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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커버이미지)
    [사회]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 안드리아 자피라쿠 지음, 안진희 옮김
    • 롤러코스터
    • 2024-02-19

    “우리가 가르치는 이유는 가르쳐야만 하기 때문이다”‘교육계의 노벨상’ 세계 교사상Global Teacher Prize 수상자 안드리아 자피라쿠의 첫 책!빈민가의 다문화 학교 교사, 35개 언어를 배워 학생들에게 다가서다영국의 미술 교사인 안드리아 자피라쿠는 2018년, 전 세계 173개국 3만5000명의 후보자 중 단 한 명에게 수여되는 ‘2018 세계 교사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교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 교사상’은 글로벌 교육기업 GEMS 창업자 서니 바키가 세운 바키 재단이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전 세계에서 추천을 받은 뒤,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고, 수상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 동시에 자신의 교육적 성과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활동을 해나가게 된다.(2020년에는 우리나라 장흥 정남진산업고 윤정현 교사가 최종 파이널 리스트 10인에 선정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2018 세계 교사상 수상자 안드리아 자피라쿠는 영국에서 범죄율이 높고 빈곤한 지역으로 꼽히는 런던 브렌트 구의 앨퍼턴 공립학교 미술 교사로, 빈곤 가정과 이민자 가정 출신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안전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활동을 공로로 인정받았다. 특히 자피라쿠는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 및 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35개 언어의 간단한 기초를 배우기도 했고, 학생들이 범죄로 빠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기도 했다.이 책은 자피라쿠가 2003년부터 교사로 일해오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으로, 특히 그녀가 만난 학생, 학부모, 교사들 이야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끌어내며 위축된 마음을 위로하고 지지해준 과정, 교사를 교육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교육환경 등 세계 공통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교육 현장의 현실과 이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담았다.우리에게 공교육은 무엇인가,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우리의 교육 당국은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은 오로지 입시 결과로만 판단하며, 시험성적과 교육예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실제 학생과 교사들의 삶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학교의 교사들은 “학생 보호의 최전선으로 내몰리며” 온갖 민원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영국 역시 이와 비슷한 교육 현실에 놓여 있고, 자피라쿠는 그 속에서 싸워나가며 교육의 무엇인지, 공교육이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우리가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영국의 교육정책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에 집중되어 있음을 지적한 자피라쿠는 세계 교사상을 축하하기 위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미술이 수학과 함께 ‘학생들이 가장 동등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과목’임을 강조하며, 예술 교육에 힘써야 하고 그것이 빈곤한 지역의 학교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실제로 학습 장애가 있고 영어를 모르던 이민 가정 출신의 한 아이는, 세심한 미술 교육을 통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자신감 있는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기대도 하지 않던 졸업시험에 통과하기까지 했다. 또한 자피라쿠는 학생이 게임과 SNS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학부모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이민자 가정 부모의 종교적 신념으로 고통받는 아이를 위해, 경찰과 협력하고 다른 교사들의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오늘날 학생들이 마주한 삶에 대한 경고,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놀라운 사람들에 대한 감동적인 통찰이 책은 자피라쿠의 헌신적인 교육과 그로 인한 희망과 성공을 강조하지 않는다. 자피라쿠는 실제로 학생이 학교 안팎에서 겪은 문제들을 끝내 해결해주지 못했고, 학생이 결국 학교를 떠나는 일도 있었다. 또한 중간 관리 교사가 되고 나서, 학생들을 제대로 통제하고 가르치지 못하는 동료 교사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데 실패하기도 한다. 자피라쿠는 교육 당국이 예산과 시험성적만이 아닌, 학교와 교육을 둘러싼 환경과 구조적인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과중한 업무량으로 초과근무에 시달리고(실제로 2012년 통계에 의하면 교사 교육을 받은 예비 교사의 3분의 1이 교사를 포기한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교사들의 현실을 강조한다. 또한 학생들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진짜 중요한 문제-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지, 가정폭력을 당하지는 않는지,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들을 교육 당국이 들여다봐야 하며, 그것이 학생들의 진정한 ‘웰빙’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안드리아는 상금 100만 달러를 모두를 위한 예술 교육에 환원하여, 전문 예술가들을 영국 전역의 소외된 학교에 파견하는 비영리 단체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s in Residence’를 설립했다 영국 정부의 예산 삭감과 커리큘럼 변경이 예술 교육을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학생과 그들이 처한 삶을 살피고, 동료 교사들과 함께 새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안드리아의 이야기는 오늘날 학생들이 마주하는 삶이 실제로 어떠한지 보여주는 경고이다. 또한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놀라운 사람들에 대한 감동적인 통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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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불 선진국 - 연대와 공존, 사회권 선진국을 위한 제언 (커버이미지)
    [사회]가불 선진국 - 연대와 공존, 사회권 선진국을 위한 제언
    • 조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02-19

    약자의 희생 위에 선 나라, 대한민국지속 가능한 선진국이란 무엇인가대한민국은 짧은 기간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룩하며 이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기존 선진국들이 몇 세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국가 역량이 성장한 것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가파른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이면에는 개선해야 할 수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제 한국의 민주주의는 성숙한 단계로 진입했다. 하지만 사회·경제 분야에서는 선진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시대착오적이고 불합리한 사회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불평등과 차별 문제, 무한 경쟁에 따른 적자생존 등이 그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선진국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도외시해왔으며, 소외되는 약자층의 희생을 딛고 서 왔다.법학자이자 연구자로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이자 문재인 정부 공직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사회권 강화’를 이러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핵심 카드로 꼽는다. 인권 제고와 사회 인식 전환, 크고 작은 불평등 문제 해소 등이 그것이다. 풀어 말하면 노동, 주거, 복지, 생계, 의료 등의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약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의미한다. 저자는 사회권 강화를 통해 이제는 ‘국뽕’을 넘어 선진국 대한민국에 필요한 사회·경제적 제도 개혁을 고민하자고 제안한다.문재인 정부의 성과와미완에 그친 재조산하1장 〈문재인 정부의 성과〉에서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최초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킨 정부라고 평가한다. 특히 촛불혁명의 정신에 기초해 정치적 민주주의를 부활시키고 권력기관을 개혁했다고 말한다. 또한 청년 정책의 제도화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층 자산 형성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소득주도성장 등을 통해 양극화를 개선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 안전망을 개선했으며, ‘문재인 케어’를 통한 취약 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향해 한걸음 내딛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2장 〈미완의 재조산하〉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한계를 지적한다. 먼저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집값이 폭등해 대중적 분노가 일었고, 소득과 자산 격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해 계층 상승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와 사망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두가 집 걱정 없는 나라를위한 주거권 강화저자는 재조산하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과제로 우선 ‘자기 소유의 집’을 시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주택정책의 초점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안정적 주거를 제공하는 데 맞추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3장 〈주택 및 지대 개혁〉에서 보통 시민들이 집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 나라의 주거 모델을 살펴보면서,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닌 다양한 주거 형태를 공급해 시민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 폐지 논란에 대한 저자의 입장을 밝히고, 토지공개념 3법과 국토보유세 신설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4장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에서 저자는 지방 분권과 지방 균형 발전을 달성해 주거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 수도권 집값을 잡는 근원적 해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을 많이 짓더라도 수도권으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더 늘어난다면 집값 문제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사법기관 지방 이전, 행정수도 강화, 4대 메가시티 구축, 지방대학 혁신 및 육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오래된 미래, 경제민주화와 노동권 강화5장 〈노동 인권과 민생 복지 강화〉에서는 노동권 강화에 대해 다룬다. 여러 대선 후보의 노동 관련 공약들을 짚어보면서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의 확립, 노동시간 단축과 사회연대임금제의 필요성 등을 역설한다. 아울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도입된 중대재해처벌법의 긍정적 변화를 살펴본다. 이어 ‘위험작업 거부권’과 ‘작업중지권’ 등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 노동 소득 비중 하락과 소득 불평등 심화라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소득과 ‘기본 자산’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6장 〈경제민주화〉에서는 우리 헌법이 용인하는 자본주의는 재벌로 대표되는 경제 권력이 시장을 지배하고 경제력을 남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체제라고 역설한다. 이른바 각 경제 주체가 상생하기 위해 시장에서 갖는 힘의 차이를 직시하고 보정하는 자본주의다. 이를 위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근절하고,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교섭권’을 제고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익공유’가 경제 전반에 걸쳐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없는 나라마지막으로 7장 〈차별을 넘어 공존으로〉에서 저자는 지속 가능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적인 부는 급증했지만,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성과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탈북민 등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극심하다. 따라서 저자는 이들에 대한 권리 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엄혹한 시기,내일을 위한 나라를 꿈꾸다《가불 선진국》을 통해 저자는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와 6·25 전쟁, 그리고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체제를 겪은 후 선진국이 되었음에 자부심을 갖자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외적인 발전을 넘어 내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심각해지는 자산 및 소득 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 이미 확보된 ‘자유권’ 보장을 기본으로 ‘사회권’ 보장을 ‘자유권’ 보장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이 단기적인 선진국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선진국에 들어설 것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이 책에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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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다문화 정책 어젠다 (커버이미지)
    [사회]대한민국 다문화 정책 어젠다
    • 김봉구 지음
    • 온스토리
    • 2024-02-19

    다문화 사회에서 다문화 국가로대한민국 희망의 미래를 제안하다!『대한민국 다문화 정책 어젠다』는 다문화 사회의 현실을 기록한 『다문화 현장 이야기』(2015년 출간)에 이어, 차츰 다문화 국가로 향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며 다문화 정책을 제안하는 책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펼친 다문화 정책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지침을 마련해보고자, ‘성숙한 공생’을 꿈꾸며 집필한 책이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인구 대비 5%인 250만 명으로, 우리는 이미 다문화 사회에 살고 있다. 향후 외국인 500만 시대가 예상되는 만큼, 지금은 인구 대비 10%가 외국인인 다문화 국가로 이행하는 중요한 시기다. 외교부는 750만 명의 재외동포를 위해 재외동포청을 신설했으며, 법무부는 250만 명의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해 이민청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 100만 시대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등 장기체류자는 해마다 100만 명씩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인원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 인구절벽, 지역소멸과 맞물려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증이 없어도 지역 주민으로 인정하는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했으며, 노동부와 법무부는 이주노동자 취업비자를 4년 10개월에서 10년까지로 연장해 영주권을 부여하는 진일보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에서 다문화 국가로 가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20여 년간 다문화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시급한 정책 제언들을 이 책에 알뜰하게 담아내고 있다.공생의 다문화 국가로 가는 길무엇보다 중요한 ‘정책’을 제안하다!누구보다 이주민들 가까이에서 그들을 위해 두 발로 뛰고 있는 대전 외국인 복지관장 김봉구 목사의 다문화 사역은 유명하다. 앞서 『다문화 현장 이야기』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다문화 사회의 현주소를 알리고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번 『대한민국 다문화 정책 어젠다』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 어젠다다. 재외동포청, 다문화청, 이민청을 포괄하는 세계평화부 신설과 상금 20억 원의 한반도평화상 제정, 매년 15조 원 규모의 혁신적인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통한 아시아 평화경제공동체 구현, 국내 250만 외국인 주민들의 인권과 권익 향상 등을 실현하기 위해 오랜 세월 다문화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정책들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외국인 주민 문제는 여러 부처에 산재하기 때문에 컨트롤 타워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들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현실에서 『대한민국 다문화 정책 어젠다』는 모두가 윈윈하는 공생의 다문화 국가로 가는 길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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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 - 정치와 죽음의 관계를 밝힌 정신의학자의 충격적 보고서 (커버이미지)
    [사회]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 - 정치와 죽음의 관계를 밝힌 정신의학자의 충격적 보고서
    • 제임스 길리건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24-02-19

    “우리가 어느 쪽에 투표하는지에 삶과 죽음이 달렸다.”* 이 책은 2012년에 출간된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2015년에 출간된 《위험한 정치인》의 개정판입니다.“보수가 집권하면 언제나 사람들이 더 많이 죽는다.”한 세기에 걸친 폭력적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다수십 년간 폭력 문제를 연구해 온 정신의학자가 어느 날 통계를 분석하다 기묘한 수수께끼에 부딪혔다. 그가 분석한 자료는 19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자살률과 살인율 통계였다. 한 세기 동안 일관되게 자살률과 살인율이 동시에 높이 솟구쳤다가 동시에 급격하게 떨어졌던 것이다. 대체 왜 자살률과 살인율이 같이 움직이는 걸까? 슬프거나 ‘미쳐서’ 자살하는 사람과 범죄적 동기로 남을 해치는 살인자가 어째서 동시에 확 늘었다가 확 줄어드는 걸까?이 수수께끼에 도전한 사람은 바로 미국의 정신의학자 제임스 길리건이다. 그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눈에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었던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보수 정당, 즉 공화당 출신이 대통령이 될 때마다 온 나라가 자살과 살인이라는 ‘치명적 전염성 폭력’으로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0년간 미국의 인구 변화와 실업, 불황, 불평등 같은 경제적 · 사회적 변수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각종 통계와 기존 연구 성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집권 정당과 자살률 · 살인율 사이에 명백한 인과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른 정치인들보다 더 위험한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거나 좋은 일을 전혀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그들이 추구하는 정책이 죽음을 불러오기 때문이다.”사람들은 왜 자신을 불평등과 폭력이 늘어나는 세상으로 몰아가는 보수 정당에 자꾸만 표를 던지는 것일까? 어째서 그 정당과 그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은 불평등과 폭력을 키우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일까? 무엇이 유권자의 99퍼센트가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게 나라 전체 재산의 40퍼센트 이상을 몰아주게 만드는가? 이 책은 이런 의문에 하나씩 차근차근 답한다.저자는 시종일관 치밀하고 냉정한 논리로 정치와 죽음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자살과 살인이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날카롭고 신랄하며 때로 위트 넘치는 문장은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국가를 바라는 모든 시민, 유권자, 그리고 정치가들을 위한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폭력의 원인을 연구하던 정신의학자, 충격적 진실을 발견하다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집권할 때는 미국의 자살률과 살인율이 증가하고, 진보 정당인 민주당이 집권할 때는 감소한다. 1900년부터 2007년까지 107년 동안 미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 자료를 토대로 증명된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연의 탓이라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컸으며, 전쟁과 공황 같은 역사적 격변이나 대통령 개인의 성향 차이를 비롯한 다른 변수를 뛰어넘을 만큼 강력한 일관성을 보였다.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의 정책에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결정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이 충격적인 발견을 내놓은 사람은 미국의 정신의학자 제임스 길리건이다. 40년 이상 폭력의 원인과 예방을 연구해 온 폭력 문제 전문가인 그는 통계 자료를 분석하다가 우연히 이 사실을 발견하고 두 눈을 의심했다. 혹시 자신의 발견이 왜곡된 것은 아닌지 검증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를 비롯해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검토하고, 조사 대상 시기를 세밀하게 쪼개보거나 여러 가지 계산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또 하나 놀라운 발견은 자살률과 살인율이 동시에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쪽을 끌어올리는 어떤 원인이 다른 쪽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한다. 일반적 통념으로 보면 살인과 자살은 서로 상관없는 사건이다. 살인은 나쁜 범죄자가 저지르는 일이고, 자살은 슬프거나 ‘미친’ 사람이 저지르는 일이니 함께 오르내릴 이유가 없다. 그러나 통계 수치는 우리의 통념을 뒤집는다. 살인과 자살은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라 동일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동시에 움직이는 사회 현상임이 명백히 드러난다.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저지르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살인과 자살을 근본적으로 같은 종류의 폭력으로 보고, 저자는 살인과 자살을 하나로 묶어 ‘폭력 치사’라고 부른다.자살을 개개인의 정신 질환으로 보고 살인을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윤리적 결함으로 보는 것은 이 두 가지가 부분적으로는 사회・경제・정치적 압력으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정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도외시하는 태도다. 유전이라든지 인생 경험이라든지 개인의 성격 구조 같은 허다한 개인적 변수가 개인이 자살이나 살인을 저지르는 경향을 높이거나 줄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폭력 치사가 전염병 수준으로 일어나는 것은 정치와 경제를 포함한 사회 환경에서 생겨난 변화 탓이다. ― 3장 보수는 경제에 강하고, 진보는 경제에 약한가?(120쪽)통계 수치가 보여주는 상관관계가 현실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파헤치고자 저자는 정치․경제․사회적 분석에 뛰어든다.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개인적 삶에서 정신적 고통이나 장애의 원인을 찾아내는 의사로 살아온 자신이 이런 분석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저자는 고백한다.나는 의사지 경제학자나 정치학자가 아니다. 나의 관심사와 내가 훈련받고 경험한 분야는 삶과 죽음의 문제였지 불황과 선거 문제가 아니었다. …… 폭력으로 인한 죽음의 원인과 예방을 연구하다가 뜻밖에 특정한 정치・경제 현상이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거나 그런 행동을 예방하거나 치유하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을 때, 나는 누구나 그랬을 테지만 깜짝 놀랐다. ― 7장 정치가 삶과 죽음을 가른다(219쪽)의학은 원래 가치 판단을 하는 학문이 아니다. 그러나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의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인간 생명이라는 가치, 혹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지켜야 할 때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은 정치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생명을 말하는 책이고, 죽음을 부르는 정치에 대한 예리한 고발이자 생명을 구하는 정치를 찾아 나서는 절실한 호소문이다.보수는 경제에 강하고, 진보는 경제에 약한가?자살률과 살인율의 증감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실업이다. 실업률이 높아질수록 살인율과 자살률이 높아지며, 실업과 연관된 경제 변수인 빈곤, 불평등, 불황 또한 폭력 치사 발생률과 정비례한다.문제는 공화당 집권기에 민주당 집권기보다 실업, 빈곤, 불평등, 불황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공화당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반면, 민주당은 과도한 규제와 복지 정책 탓에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는 소질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통념과는 정반대다. 공화당 집권기에는 민주당 집권기보다 실업률이 더 높았고, 불황이 더 자주, 심하게, 오래 지속됐으며, 1인당 국민총생산(GNP) 역시 덜 성장했다.불평등을 줄이려는 정책이 경제를 번영시킨다두 정당의 경제 성적표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차이는 정당의 경제 정책이 저마다 다르다는 데서 비롯한다. 공화당은 최상류층에게 부를 몰아주는 정책을 펼치고,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 상위 1퍼센트에게 부를 몰아준다면 나머지 99퍼센트는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공화당 정부 때는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부유층의 소득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고, 민주당 정부 때 나타난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의 소득 증가율과 비교해도 크게 낮았다. ‘광란의 20년대’에 공화당이 이루어놓은 부의 양극화를 뒤집은 것은 1933년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뉴딜 합의였다. 이것은 어려운 사람에게 처음으로 지급된 소득 보조금(사회 보장비, 실업 수당 등), 실업 감소, ‘최저 임금’과 병행하여 최고 소득세를 90퍼센트까지 끌어올려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은 사실상의 ‘최고 임금’ 제도 도입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이런 제도들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은 일부 경제사학자들이 소득과 재산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데서 ‘대압착(Great Compression)’이라고 부르는 결과를 낳았다. 대략 1940년부터 1970년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가장 번영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가장 평등하고 가장 비폭력적인 …… 시대를 누렸다. ― 3장 보수는 경제에 강하고, 진보는 경제에 약한가?(96~97쪽)하지만 1969년에 공화당이 정권을 되찾으면서 평등의 시대가 끝나고, 1980년대의 레이건 시대에 와서는 불평등이 192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990년대에 클린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불평등이 심화하는 속도는 전임 공화당 대통령들 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클린턴이 실업을 줄이고 최고 소득세, 근로 장려세(직업이 있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돈을 주는 마이너스 소득세), 평균 임금, 최저 임금을 끌어올림으로써 국민 전체의 재산과 소득 중 일부를 부유한 자에게서 가난한 자에게로 재분배하는 효과를 낳는 정책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덕분이었다.왜 99퍼센트의 못 가진 사람들이 1퍼센트를 위한 정당에 표를 줄까?이처럼 살인과 자살을 늘릴 뿐 아니라 경제 성적표도 신통찮은 정당이 공화당이다. 그런데도 미국 국민은 도대체 왜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것일까? 저자는 불평등과 폭력을 키우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공화당이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모순된 구조를 밝혀낸다. 불평등은 폭력 범죄를 늘린다. 범죄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면 미국인은 인권과 복지를 중시하는 진보적 정책을 비난하고 보수 성향의 후보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범죄자를 단호하게 응징하는 정책에 동의하고, 범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에게 복지 혜택을 ‘거저 주는’ 데 거부감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중상류층과 중하류층이 최하류층을 미워하게 만드는 ‘분할 정복’ 전략을 발판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폭력 범죄의 주된 희생자는 못사는 사람이므로, 폭력 범죄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잘사는 사람은 어차피 경비원이 지키는 공동 거주 구역 안에서 살거나 비싼 돈을 주고 사설 경비업체를 고용하므로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 범죄율과 폭력 발생률이 높아질수록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서로를 증오하도록 농락당하며 자기 주머니를 진짜 털어 가는 사람은 자신들 가운데 있는 비교적 소수인 무장 강도가 아니라 더 소수인 아주 잘사는 사람들과 그들을 대변하면서 돈을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손에서 최상류층의 손으로 옮기는 공화당 정치인임을 깨닫기 어려워진다. ― 3장 보수는 경제에 강하고, 진보는 경제에 약한가?(103~104쪽)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전략을 이렇게 규정한다. “공화당은 범죄자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공화당은 인종 문제로 분열될 때만 이긴다. …… 낙태나 동성애 같은 인종 아닌 문제로 이기려 들면 번번이 진다. 공화당이 범죄를 물고 늘어지는 건 그래서다. …… 그러면 이긴다. 공화당은 그걸 안다.” ― 3장 보수는 경제에 강하고, 진보는 경제에 약한가?(105~106쪽)분할 정복의 열쇠는 높은 범죄율분할 정복에는 높은 범죄율이 도움을 준다. 공화당은 범죄자를 단호하게 다스리는 정책을 내세우지만, 그런 정책은 실제로 오히려 범죄를 부추긴다. 공화당 출신의 닉슨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수감률은 무려 7배나 늘어났다. 엄격한 마약 단속, 청소년을 성인 교도소로 이송하는 정책, 아동 체벌 합법화, 개인의 총기 소유 합법화를 비롯한 공화당의 정책이 폭력을 부채질한다는 연구 결과를 저자는 하나하나 짚어준다.예를 들어 아동을 심하게 처벌하면 아동의 폭력 성향이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숱하게 나와 있지만, 공화당 정권은 아동 체벌 합법화를 계속 추진하며 공화당 의원과 지지자들은 이런 정책을 강력히 지지한다. 1984년부터 1994년 사이에 14~17세 미국 청소년의 살인율과 살인 희생률이 3배로 뛰었는데, 대부분 권총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개인의 총기 소유가 법으로 금지되는 것은 요원하다. 공화당은 권총 규제에 반대하는 핵심 로비 집단인 미국총기협회를 지지하고 미국총기협회는 공화당을 후원한다.그래서 공화당은 실제로는 범죄율을 증가시키면서도 겉으로는 범죄를 엄격하게 처단해서 범죄율을 끌어내리고 싶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범죄 대처에 미온적이라고 민주당을 비난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만약 범죄율이 높지 않다면 공화당은 범죄를 강력히 응징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표를 휩쓰는 전략을 잃어버릴 것이다.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폭력을 이해하려면 사회적 원인과 더불어 폭력을 저지르는 개인의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희생자가 자신이든 타인이든 결국 폭력을 휘두르는 주역은 개인이므로, 무엇이 개인을 폭력으로 이끄는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폭력을 이해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한다.저자는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으로 수치심을 지목한다. 사람들은 수치심 때문에 참을 수 없이 괴로울 때 자기 안에 있는 수치심을 남한테 떠넘겨 수치심에서 벗어나려고, 혹은 수치심을 느끼는 고통을 처음부터 피하려고 남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사람들이 남을 해치는 것은 더 약한 사람, 그래서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남임을 증명하려는 심리 때문이다.한편 수치심은 살인뿐 아니라 자살도 유발한다. 남을 해침으로써 수치심을 해소하려는 충동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은 공격성의 화살을 남이 아니라 자신에게 겨누기도 한다. 수치심이 자극하는 타인에 대한 폭력적 충동은 때로 자기 자신에게라도 터뜨려야 겨우 남에게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살인과 자살은 둘 다 수치심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수치심을 많이 느끼는 사회에서는 살인율과 자살률이 동시에 올라간다.사람들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운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 자살의 전모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죄의식이라는 또 다른 감정도 고려해야 한다. 죄의식은 자신을 꾸짖는 감정이다. …… 수치심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하며 이런 행동은 어떤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살인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죄의식의 심리적 기능은 수치심이 자극하는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저지하는 것(곧 막는 것)이다. 그런데 수치심이 자극하는 타인에 대한 적대적이고 폭력적인 충동은 때로 자기 자신에게라도 터뜨려야 겨우 타인에게 화살이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 4장 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127~128쪽)수치심은 우파 정치의 핵심 정서다수치심의 윤리는 우월한 사람은 명예를 만끽하고 열등한 사람은 수치심을 느끼는 위계화한 사회 체제를, 죄의식의 윤리는 아무도 남들에게 우월감을 못 느끼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지는 굴욕을 맛보지 않도록 평등주의를 옹호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기독교 사상, 심리학과 인류학에서 두 갈래의 가치 체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정치에서 수치심은 우파 정치의 핵심 정서이고 죄의식은 좌파 정치의 핵심 정서다. 현대 미국의 우파 정당 공화당과 좌파 정당 민주당에서도 두 가지 윤리의 차이는 고스란히 드러난다.이렇게 판이한 태도의 정치적 실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내세운 대조적 기치에서 볼 수 있다. 루스벨트는 말했다. “진보의 성패는 많이 가진 사람의 풍요에 우리가 더 얹어주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너무 적게 가진 사람에게 우리가 충분히 베풀어주는가 여부에 달렸다.” 반면에 레이건은 (공화당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미국을 보고 싶어 하는 당이다.” 루스벨트는 …… 실제로 경제 정책과 정치 활동을 통해 그런 목표를 이루었다. 레이건은 아직도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강자(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비교 대상이 없으면 무의미한 개념)를 챙겼고 불평등을 늘리는 쪽을 옹호했다고 볼 수 있다.(부자 감세, 빈민에 대한 복지 혜택 축소, 기업 규제 축소, 노조 억제 같은 경제 정책과 정치 활동을 통해서 바로 그런 목표를 이루었다.) ― 4장 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133~134쪽)보수 정당 지지자 대 진보 정당 지지자2000년 11월 7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는 미국의 43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였다. 다음 날 아침, 미국인은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놀라운 지도를 보았다. 나라가 정치적으로 ‘적색 주’와 ‘청색 주’로 갈린 것이다. 적색 주들은 부시를 찍었고 청색 주들은 고어를 찍었다.이것은 단순히 정치적 대립이 아니라 더 폭력적인 문화와 덜 폭력적인 문화의 대립이기도 했다. 공화당이 지배하는 지역에서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시대와 마찬가지로 폭력이 늘어나고, 민주당이 지배하는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지배하는 시대와 마찬가지로 폭력이 줄어든다. 2004년에 적색 주의 폭력 치사 발생률은 10만 명당 19.6명으로 나타났고 청색 주에서는 14.2명으로 나타났다. 적색 주에서는 청색 주에 비해 사형과 수감 비율도 월등히 높다. 1976년에서 2009년 사이에 적색 주에서는 1,177명이 사형당한 반면 청색 주에서 사형당한 사람은 54명이었다.적색 주의 대부분은 미국 남부와 서부 지역이다. 남부와 서부에는 인종 차별,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결투와 린치 같은 관습이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이러한 폭력적 문화의 바탕에 바로 수치심의 윤리가 뿌리내리고 있다.미국 남부 같은 사회는 좀 더 ‘극단적인’ 수치 문화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 예나 지금이나 수치심과 폭력 행동을 낳는 데 크게 이바지하는 관행들을 지켜 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 사회 계층의 강화다. 노예제는 이런 사회 계층화의 극단적 모습이었으며 인종 계층화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높은 수감률과 선거권 박탈 같은 수단을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같은 국민 안의 일부 집단을 신분 위계 안에서 더 낮은 자리로 끌어내리는 것은 그들에게 수치심과 굴욕감을 안기는 일이다. …… 그렇게 하면 남부에서 볼 수 있듯 폭력의 정도가 더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 6장 보수 정당 지지자와 진보 정당 지지자(168쪽)적색 주와 청색 주의 차이는 수치심의 윤리와 죄의식의 윤리의 차이와 비슷하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 차이와도 비슷하다. 적색 주처럼 수치심의 윤리가 지배하는 문화에서는 수치심에 휘둘리는 인격이 자라나고, 수치심에 휘둘리는 인격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열등함의 조건들을 만들어내는 정책을 내놓는 공화당 행정부를 재생산한다. 적색 주와 청색 주의 사례는 지지 정당, 문화, 인격이라는 세 가지 변수의 밀접한 연관성을 또렷하게 보여준다.내 가족의 생명이 나의 한 표에 달렸다《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은 다른 정치인들보다 더 해로운 정치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정책이 죽음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대통령 개인의 인격보다 사회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때 유권자들의 투표 기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개인이 아니라 사실은 그가 속한 정당을 찍는 것임을, 좋든 싫든 그 정당과 결부된 모든 이념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사실 선거 운동의 틀을 두 후보의 순전히 개인적인 대결로 몰아가려는 목적 중 하나는 두 당의 실제 정책 차이가 무엇인지에 유권자가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 그래야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성취했고 어떤 추문과 결부되었는지를 놓고 개인들에게 논쟁이 집중되고, 두 정당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두 정당이 정치와 경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에는 집중되지 않기 때문이다. ― 7장 정치가 삶과 죽음을 가른다(217쪽)한편 폭력 행동이 일어난 다음에 치료 또는 징역과 같은 사후 처방전을 제공하는 것보다, 폭력을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위험 요인과 폭력을 예방하는 보호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중요하다는 것 또한 이 책이 전해주는 소중한 교훈이다.19세기에 우리는 청결한 식수 공급과 하수 체계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의사, 약, 병원보다 죽음을 예방하는 데 훨씬 효과적임을 깨달았다. 20세기에 우리는 식중독에 걸리고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 식품이 오염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 훨씬 싸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배웠다.같은 맥락에서 21세기에 우리는 자살, 살인이라는 전염병을 막고 다스리려면 그런 전염병과 직접적으로 결부된 불평등, 치욕, 절망이라는 병인을 줄여서 청결한 정치·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그런 위험 요인에 이미 노출된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처벌하는 데 우리의 한정된 자원을 쏟아붓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배울 필요가 있다. ― 7장 정치가 삶과 죽음을 가른다(22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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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 (커버이미지)
    [사회]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
    • 마고 투르카 지음, 김모 옮김
    • 롤러코스터
    • 2024-02-19

    걱정 만렙, 흐지부지 대왕미술교사 마고의 유쾌하고 솔직한 뇌졸중 이야기30대 미술교사 마고는 어느 날 아침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기운이 없고 생각이 뒤죽박죽 엉키는가 싶더니 간단한 단어조차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다. 뭔가가 확실히 잘못됐다. 힘겹게 구급차에 실려 그대로 병원으로 이동, 마고는 뇌경색으로 인한 허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는다. 서른셋의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그의 인생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서른셋, 어느 날 나에게 ‘작고 귀여운’ 뇌졸중이 찾아왔다《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는 서른셋에 갑작스럽게 뇌졸중을 겪은 마고 투르카가 자신의 투병과 재활 과정을 유쾌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그래픽노블이다. 흔히 뇌졸중이라고 하면 노년에 겪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질병은 늘 예상치 못한 때에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뇌졸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심각한 뇌질환이라는 점에서 환자와 그 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충격은 상당하다. 치료를 하더라도 다양한 후유증이나 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삶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마고 역시 난데없이 등장한 뇌졸중 앞에서 많은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혼란은 곧 마고만의 방식으로 정렬된다. 열정적인 의료진과 헌신적인 가족, 병실에서 만난 동료(?) 환자들과의 교류 속에서 변화는 천천히 자신의 삶 속에 자리 잡는다. 그는 무거운 질환과 싸우는 암울한 환자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된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응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기록하기로 한다. 질병이 안겨준 큰 변화들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다시 자신의 삶을 찾아 나가고자 하는 젊은 뇌졸중 환자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나의 자그마한 뇌졸중(@mon.petit.avc)’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묶여 한국에 도착했다. “뇌졸중이 왔어요.”“아, 그게 다인가요?”증상을 인지하고 구급차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더러운 꼴로 병원에 갈 수는 없다며 샤워를 하고, 병실에서 첫날 밤을 지내면서 처음 맞이한 ‘요강’에 당황하면서도 자신의 유연성에 감탄하며 어떻게든 볼일을 해결(?)하고, 누가 미술 선생님 아니랄까 봐 의사에게 시각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반 고흐와 다빈치의 작품을 들먹이는 이 명랑한 뇌졸중 환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수시로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는다. 뇌졸중이 왔다는 의사의 말에 “아, 그게 다인가요?”라고 되물어 오히려 의사를 당황시킬 정도로.“지금 (제 말) 이해하신 거죠?!”“네, 그럼요! 안 죽었어요! 아직! 멀쩡해요!”누구나 한 번쯤은 질병 앞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경험이 있을 테지만, 마고에게 뇌졸중은 그저 고통이나 장애만을 남긴 불청객이 아니다. 조금은 낯설지만 내 삶의 일부로써 함께해야 한다면, 그는 기꺼이 그러한 ‘상태’를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작은 뇌졸중’을 데려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니 마냥 주저앉아 절망에 빠져 있을 필요가 없다. 비록 문장을 만드는 데에 이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로와 세로를 동시에 읽을 수 없어 단순한 일정표조차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계단을 오르기는커녕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어 고된 재활훈련을 해야 하지만,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앞에서 마고는 늘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간다.물론 사소한 일에 느닷없이 눈물이 터지기도 하고, 어린 아들을 예전처럼 안아줄 수 없을까 봐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자신의 투병생활이 남편의 삶까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아 미안하고 걱정스럽다. 다시 교단에 서지 못하는 건 아닐까, 열정적인 미술교사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하고 두렵다. 그럴 때마다 그는 다정한 병실의 동료들과 마음을 나눠주는 친구, 가족들로부터 다시 힘을 얻어 ‘걱정 만렙 마고’에서 ‘열정 만렙 마고’로 돌아온다. 모든 게 바뀐 나의 현실그러나 다를 게 없는 나의 인생마고가 겪는 투병 생활과 재활 과정은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낯선 사람과 하나의 공간과 시간을 나눠 쓰며 겪는 괴로움 또는 즐거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해 하나부터 열까지 의료진과 스탭들의 손을 빌려야 하는 곤란함, 발음교정와 물리치료, 작업치료, 신경 심리 상담 등 하루 종일 재활을 위한 전문가들과 보내야 하는 시간들이 그의 일상을 꽉 채운다. 밤마다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도저히 같은 병실을 쓸 수 없는 병실 동료가 있는가 하면, 햇살같이 밝은 성격과 무한한 다정함으로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선사하는 병원의 우주 대스타 솔랑주와 병실을 나눠 쓰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치료실까지 가는 길을 매번 까먹어서 선생님이 매번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는 호사(?)를 누리지만, 이제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는 것은 그만하고, 스스로 해내고 싶다. 물리치료실에서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 아들을 떠올리며 새삼 아이의 노력에 공감하기도 한다.병원에서의 생활을 상상하면 마냥 누워 있거나 고된 치료 과정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그가 뇌졸중 진단을 받은 직후부터 재활센터 생활을 마치기까지 약 6개월간의 시간을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다를 바 없다. 어떤 날은 매일 똑같은 일과가 기계적으로 반복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장난스레 그린 그림 한 장으로 크게 웃기도 한다. 어떤 날은 장애를 얻고 달라진 자신의 처지를 생생하게 실감하는가 하면, 어떤 날은 내 삶이 여전히 나의 것으로 온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어떤 것은 너무나 사소하고 어떤 것은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것 같은 두려움을 몰고 오기도 한다. 우리 삶의 매 순간들이 그러한 것처럼.뇌졸중 환자 마고의 유쾌하고 담담한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질병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역시 함께 달라짐을 느낀다. 복지제도와 의료환경, 문화적 배경이 다른 프랑스의 사례이기에 가능한 일들도 있지만 그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보다는 질병을 대하는 슬기로운 자세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이의 눈물겨운 고군분투에 마음이 기운다. 끊임없이 타인과 소통하고 연대하며 그의 뇌졸중이 진짜 ‘자그마한’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 깃든 희망과 새로운 용기의 원천이 된 작가 마고 투르카를 있는 힘껏 응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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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인 7색, 해외학교 교사 체험기 -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재외국제학교의 A부터 Z까지 (커버이미지)
    [사회]7인 7색, 해외학교 교사 체험기 -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재외국제학교의 A부터 Z까지
    • 우강제 외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24-02-19

    재외학교의 학생들은 어떨까?내가 잘 적응하고 생활할 수 있을까?재외학교에 가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재외학교를 지원하려는 선생님들은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 책은 중국과 싱가포르, 베트남의 한국학교에서 근무하고 온 선생님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고 있습니다. 해외학교의 지원 준비부터 면접, 합격 후 출국 준비와 현지에서의 생활 그리고 귀국 후 의 생활까지, 해외 한국학교에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집필하였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근무한 경험을 담았기에, 이 책에는 가장 최신 자료들이 들어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외학교를 준비하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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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는 양심이 없다 - 인간의 죽음, 존재, 신뢰를 흔드는 인공지능 바로 보기 (커버이미지)
    [사회]AI는 양심이 없다 - 인간의 죽음, 존재, 신뢰를 흔드는 인공지능 바로 보기
    • 김명주 지음
    • 헤이북스
    • 2024-02-19

    인공지능에게 배신당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인공지능 윤리의 권위자 김명주 교수가 전하는 미래 AI 시대의 기회와 위기!★ AI 윤리의 교과서이자 필독서. 미래 AI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 사회가 함께 읽어야 할 책!★ 네이버, 카카오, KT 등 국내 최고 IT 기업의 인공지능연구 책임자들의 강력 추천!“인공지능이 인류의 마지막 기술일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 스티븐 호킹 박사는 아주 짧지만 명확한 경고의 메시지를 반복하여 전했다. MS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위즈니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수장들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똑같이 내고 있다. 닉 보스트롬, 스튜어드 러셀, 프랭크 윌첵, 맥스 태그마크 등 노벨상 수상자나 세계 유수의 대학교수들도 “인공지능이 인류 사상 최대의 성과인 동시에 최후의 성과이자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정보화사회에서 미래의 지능정보사회로의 대전환을 이끄는 4차 산업혁명의 혁신 신기술 가운데 최고의 핵심 기술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70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존재감과 위력을 전 세계인들이 대중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지는 겨우 10년 남짓 됐지만,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의 어두운 그늘에 대한 심각한 경고가 집중적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2016년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이긴 사건으로 인공지능이 우리의 생각보다 얼마나 더 똑똑할 수 있는지를 목격하며 큰 충격을 받았고 곧바로 인공지능의 엄청난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계획이 정부는 물론 기업과 대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이후 5년이 지나서야 2021년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사건으로 우리가 인공지능을 자칫 잘못 다룰 경우 얼마나 불안하고 불편하며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됐다.검찰과 경찰을 대상으로 컴퓨터범죄 수사 기법을 교육해오며 정보 보호와 디지털 윤리가 갈수록 중요함을 느낀 김명주 교수는 인터넷윤리실천운동을 전개하면서 인문학 및 사회과학 전문가들과 더불어 2년 넘게 연구하여 2018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 <Seoul PACT>를 만들었다. 인공지능에 의한 부작용과 역기능, 위험성을 모두 법으로 포괄해내기에는 시간적으로 따라잡기 힘들 만큼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빠르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미치는 사회 영역 역시 전문가들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해 모두를 한곳에 집약해 소수가 관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처음 시작 단계부터’ 발전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야 하고 사회적 담론을 최대한 형성해야 하는데, 그 핵심이 ‘인공지능 윤리’이기 때문이다.네이버, 카카오, KT 등 국내 최고 IT 기업의 인공지능연구 책임자들이 AI 관계자들의 교과서, AI 연구 개발자들의 필독서라며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가 이 책 《AI는 양심이 없다》가 담고 있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회적 대전환이 시작되면 부작용과 역기능, 심지어 심각한 위험성이 드러난다고 해도 다시 원래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AI 관계자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읽어야 하며, ‘미래 AI 시대에 대한 방어적 준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저자는 인공지능이 열어줄 미래에 대한 올바른 방향 제시와 더불어 구체적인 준비도 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비가역적인 사회 대전환이 따라오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문제와 상황에 대해 소수의 전문가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지다. 저자는 미래에 인공지능에게 배신당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지혜를 찾고자 했다. 이 지혜를 ‘윤리’라는 단어 안에 함축했다. 윤리는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사람에게 요구된다. 그리고 이 윤리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양심’으로 인하여 발현한다. 반면에 인공지능은 ‘양심’이 없다.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등장하는 윤리적인 문제의 근원은 바로 이것이다. 책 제목도 이렇게 정해졌다.‘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고, 앞으로도 흔들어댈 것이다’미래 AI 시대의 사회 변화에 대한 이해력과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흔히 기술을 가치중립적이라고 한다. 이용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기술은 유익할 수도 있지만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는 기술 자체에 흥분하고 기대감을 높이며 몰입하지만, 뒤따라 찾아온 부작용과 역기능은 우리를 배신하며 참 많이 힘들게 한다. ‘왜 시작 단계에서부터 우리는 기술의 숨겨진 그늘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단지 편리함과 이익에 눈이 멀어 어슴푸레 드러난 기술의 역습 기미를 우리는 왜 가볍게 여겼을까?’ 이 책 《AI는 양심이 없다》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어김없이 우리를 여기저기에서 흔들어대기 시작한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이라 할 만큼 비가역적인 사회 대전환을 이루는 혁신 신기술 ‘인공지능’에서 이 질문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저자는 우리를 상대로 인공지능이 이미 흔들어대거나 조만간 흔들 이슈를 사례별로 정리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당했다. 책의 1장 “‘죽음’을 흔드는 AI”에서는 고인이 남긴 디지털 흔적과 디지털 유산을 통해 디지털 부활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사후 디지털 고용과 명예훼손, 사자의 퍼블리시티권과 경제적 이득, 프로파일링과 잊힐 권리, 사망자 계정과 사후 프라이버시 등 고인의 죽음을 흔드는 손으로서의 AI 문제를 다룬다. 2장 “‘존재’를 흔드는 AI”에서는 가상 인플루언서, 가상 아나운서, 가상 가수, 아바타와 메타버스 등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 가상 인간의 출현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뢰성 문제와 디지털 윤리에 대해 논한다. 3장 “‘신뢰’를 흔드는 AI”에서는 이루다와 알파고부터 시작하여 왓슨, 콤파스, 버추얼휴먼, 휴머노이드,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신기술인 인공지능이 가져온 혁신의 이면에 드러난 차별과 편견, 의인화와 위조, 적대적 공격과 불신 등 윤리적 문제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다룬다. 마지막 4장 “흔들림 너머 AI 바로 보기”에서는 인공지능에게 왜 윤리가 필요한지,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법보다 올바른 윤리가 먼저 형성되어야 하는지 당위성을 설명하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써 ‘인공지능 윤리’의 원칙과 각 분야에서 적용해야 할 윤리 기준들이 무엇인지 이해를 돕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우리 안에 자리 잡아온 인공지능 이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우려에 대해 구체적인 실체가 무엇인지, 우리가 흔들림 없이 인공지능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파악하게 해준다. 저자는 ‘죽음, 존재, 신뢰’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이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대했던 근간을 인공지능이 하나씩 하나씩 흔들어댈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며, 예상되는 흔들림을 정확하게 바로 보면서 이 흔들림을 넘어설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이 아직은 본격화되지 않은 기술이기에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이 조금 남아 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윤리적 상상력과 함께 머리를 맞댈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확보하라!미래 AI 시대를 준비하는 최적의 솔루션 ‘인공지능 윤리’3차 산업혁명과 정보화사회에서 발생해 성장한 ‘인터넷 윤리’는,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에서는 ‘인공지능 윤리’로 연장선에 있지만 보다 확대되고 심화된 내용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의인화 현상은 인터넷 윤리에서 이미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남용과 중독 문제, 개인 정보와 프라이버시 정보 유출 문제를 더 심화시키며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보 격차’ 또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해소는 주로 국제적으로나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온 인터넷 윤리의 핵심 주제였다. 정보기술의 접근성 및 활용 수준에 따라 개인별로 새로운 생산수단 확보와 직업 종사 기회가 갈리게 되므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인공지능 신기술에 의해 기존의 정보격차보다 더 심화된 새로운 격차 발생이 예고되자 아예 ‘인공지능 격차’라고 부르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후발적 조치의 성격이 강한 법보다 ‘인공지능 윤리’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게 필요한 이유다.그렇다면 인공지능 윤리의 기본 원칙에는 무엇이 있어야 할까? 저자가 여러 전문가들과 더불어 연구하여 2018년 국내 최초로 만든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 <Seoul PACT>의 경우를 들여다보자. 인공지능의 특성을 기반으로 도출된 네 가지 기본 원칙인 공공성(publicness), 책무성(accountability), 통제성(controllability), 투명성(transparency), 즉 영단어 첫 글자를 딴 ‘PACT’다. 이는 이듬해인 2019년에 OECD가 발표한 <인공지능 윤리 원칙>과 거의 일치한다. 2020년 말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국가 인공지능 윤리 기준>도 유사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윤리 기준과 원칙을 출발점으로 하여 구체적인 실무 지침 그리고 나중에는 인공지능 법까지도 만들어진다.전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 제품 또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이용자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이끌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지능정보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모든 구성원이 인공지능 이용에 있어서 갖춰야 할 시각과 자세를 미리 알아두는 것은 꼭 필요하다. 저자는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인공지능 시대,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하며 행동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밑그림도 각자 그려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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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홀릭 - 세계를 뒤흔든 대한민국의 힘 (커버이미지)
    [사회]K홀릭 - 세계를 뒤흔든 대한민국의 힘
    • 장대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02-19

    “대한민국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무한한 기회와 뜨거운 열정의 나라, 코리아의 매력 속으로세계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카페에 지갑을 두고 가도 훔쳐가지 않는 K양심을 접한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시민의식에 깜짝 놀란다. 또 한국에서는 ‘IT기술을 접목한 대중교통 시스템’과 어디서나 쉽게 제공되는 ‘무료 와이파이’를 누리는 것이 일상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았다. K팝·K드라마 등 K콘텐츠와 K문화는 물론 K스포츠와 K기업들의 활약을 조명하고,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에도 굳건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세계의 레퍼런스가 된 한류!《K홀릭》은 총 5부로 구성됐다. 첫 번째 주제는 ‘외국인이 신기해하는 한국인의 삶’이다. 1부에서는 글로벌 소셜 미디어에 이른바 ‘리액션 영상’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K푸드와 배송 문화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빠르고 쾌적한 무선 인터넷 환경, 접근성이 높은 K의료서비스, IT기술이 접목된 대중교통 등을 다뤘다. 2부 주제는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이다. BTS뿐만 아니라 각 부문 곳곳에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인들이 많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 손흥민과 김연아부터 ‘시간 여행자’ 피아니스트 임윤찬, 댄스팀 저스트 절크,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이승훈 선수, 박항서 베트남 축구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활약상을 담았다. 그밖에도 작은 거인 이종욱 WHO 결핵퇴치국장,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 김필립,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 허준이 교수 등을 소개한다.3부에서는 K드라마, K팝, K웹툰 등 세계가 주목하는 K콘텐츠를 살펴본다. 우리나라가 처음 만들어 대중화한 창의력 넘치는 콘텐츠 포맷 ‘웹툰’과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태권도, 192개 나라를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K여권의 파워도 짚었다. 4부에서는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과학기술을 지원 국가로 성장한 한국의 모습을 담았다. 5부에서는 세계를 대상으로 활약하는 K방산, K자동차, K배터리, K건설, K반도체 등 한국 기업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5부에서는 아직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K강소기업도 소개했다. 외국인이 놀라는 K양심동방예의지국답게, 한국에서는 물건을 두고 자리를 비울지라도 훔쳐가는 법이 없다. 한국인의 윤리의식은 세계인에게 믿음을 준다는 의미에서 든든한 인적 자원이다. 책의 1부에서는 TV 예능 프로그램 〈한쿡사람〉의 관찰카메라 실험 일화를 소개했다. 약 4시간 동안 빈 테이블 위에 지갑이 놓여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바로 옆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실험 도중 한 남성 손님이 지갑을 집어 들기는 했지만 카운터에 지갑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외국인 방송 출연자들은 주인 없는 지갑에 무심한 한국인을 보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생소한 이른바 ‘K양심’은 외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새겼다.세계가 인정하는 K콘텐츠의 힘 한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는 물론 웹툰과 게임 등 IP를 활용한 다양한 K콘텐츠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K웹툰이 K팝에 이은 또 다른 한류의 축이 되는 추세가 확연하다.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방송 프로그램・영화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 국경을 허물고 크게 성장하면서 드라마・영화・예능・애니메이션 등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가 전 세계 안방을 휩쓸고 있다. 책의 3부에서는 넷플릭스 측으로부터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의 투자 약속을 끌어낸 K콘텐츠의 힘에 대해 자세히 살핀다.베트남 과학기술 종합연구소의 이름에 ‘K’가 들어가게 된 사연은?4부에서는 베트남판 KIST가 설립된 일화도 소개한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1968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과학기술 종합연구소다. 베트남 파병의 대가로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1,000만 달러를 쏟아부어 만들었다. KIST는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로 불린다. 당장 상용화 가능한 응용과학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낳았다. 이런 KIST의 눈부신 발전을 유심히 지켜본 국가가 있었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KIST가 한국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아래 KIST와 같은 종합연구소 건설을 계획한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거꾸로 원조를 하게 된 것이다. V-KIST라는 이름은 베트남 정부가 원해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종합연구소의 이름에 다른 국가명이 들어간 유일한 사례다. 그만큼 V-KIST는 대한민국에게도 의미가 각별하다. 저는 비즈니스로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습니다. 외국 석학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기적의 대한민국’입니다. “한국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소비재 브랜드들을 갖고 있다. K팝의 인기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단하다. 한국은 역동성 있고 혁신적이며 아주 흥미로운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이죠.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계인으로부터, 그보다 먼저 우리 스스로로부터 ‘기적의 나라’로 평가받고 ‘자랑스러운 나라’로 인식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_ ‘서문’ 중에서지금 세계는 한류의 전성시대다. 그야말로 모든 단어에 K가 붙고,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콘텐츠를 소비한다. 세계인들의 반응이 과장되어 있다거나, 일회에 그칠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힘은 더 특별하고 지속적이다. 《K홀릭》을 통해 세계에 ‘대한민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많이 생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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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의 도시 - 우리 시대 노점상을 말하다 (커버이미지)
    [사회]가난의 도시 - 우리 시대 노점상을 말하다
    • 최인기 지음
    • 나름북스
    • 2024-02-19

    노점상은 ‘잡상인’이 아니다비하를 거부하고 저항의 주체가 된 ‘노점상’영구적인 판매시설이 아닌 곳, 특정 인도나 공유지, 사유지에 자리를 마련해 포장마차 등으로 옮겨 다니며 장사하는 사람. 너무 익숙해서 간과했던 거리의 노점상에 관해 다각도로 분석하고 함께 살기를 모색한다. 노점상은 열심히 생계를 꾸리는 이웃 시민이자 빈곤한 사회적 약자이지만, 노점상의 삶과 미래에 관한 사회적 인식은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이다. 행정기관이 무리한 통제를 가하고 관리 대상으로 삼으려 할 때도 1980년대 이래 노점상은 스스로 조직하고 단속에 맞서 저항하며 사회 변화에 동참해왔다. 이 책은 첫 장에서 도시의 변화 발전과 더불어 노점상의 역사, 노점상 단체의 역사를 훑어본다.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세력화하기 시작한 노점상 투쟁의 기록은 곧 민중운동의 기록이기도 하다.이어서 1989년부터 2017년까지의 노점상 열사들의 죽음을 파헤쳤다. 1989년 마차를 빼앗아간 공무원들 앞에서 분신하고 “이 몸 불살라 노태우 정권에 경고한다”는 유언을 남긴 거제도 노점상 이재식, 장애인 시설을 전전하다 겨우 시작한 리어카 노점을 빼앗기고 1995년 분신한 서초구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 인천 아암도 노점상 행정대집행을 막으려 망루에서 농성하다 구타당하고 묶인 시신이 되어 바다에 떠오른 이덕인, 1999년 단속에 완강하게 저항하며 주변 노점상들을 돕다가 표적 단속된 후 몸에 불을 붙인 대전역 노점상 윤창영, 중증 장애인으로서 기초생활수급제도의 문제를 알리려 농성하다 2002년 세상을 떠난 최옥란, 본격적인 노점 관리가 시작된 2007년 막무가내 단속을 당하고 세상을 등진 고양시 붕어빵 노점상 이근재, 2017년 단속반에게 당하던 도중 쇼크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갈치 노점상 할머니 박단순 등 이제껏 조명받지 못한 여러 희생의 면면은 쓰리도록 닮았다.청계천 복원과 디자인도시 서울을 위해 사라진 노점상들규제와 관리 대신 생존권을 보장할 제도가 필요하다“전국 4만5,000곳 노점상에게 최고 50만 원을 지급하겠다”라며 소모적인 찬반 논쟁을 부추긴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소득안정지원자금) 지급 계획은 1%인 515곳 지급으로 결국 ‘엉터리 통계’라는 빈축을 샀다. 부랴부랴 사업등록 요건을 폐지하고도 9,319명이 지급받는 데 그쳤다. 정부 관계자가 “노점상에 관한 기초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없다”고 인정할 만큼 정부와 사회는 사회적 약자인 노점상을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관리 통제할 대상으로만 삼았다. 그러나 노점상을 불법으로 몰아붙이며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엄연한 사회 구성원인 이들과 함께 살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 이 책의 기조다. 이를 위해 저자는 도로법, 식품위생법, 소득세법 등 노점상과 관계된 법률을 검토하고 비현실적 조항이나 지자체별 일관성 없는 법 적용을 지적한다.특히 2002년 이명박 시장 시기의 청계천 복원 사업 이후부터 2006년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서울’을 거쳐 박원순 시장으로 계승된 서울시의 노점관리대책은 여러 파행과 갈등을 낳았다. 환경 미화와 잘 짜인 도시 경관을 명목으로 노점상은 ‘정비’ 대상으로 전락했고 2009년 서울 전 지역 노점상이 강제 이주 대상이 되었다. 박원순 시장 시기인 2017년 ‘상생’을 내세워 나온 ‘노점상 가이드라인’ 이후엔 시에서 지원하는 푸드카 야시장이 관광 명소가 되는 한편 허가받지 않은 포장마차가 단속으로 내팽개쳐지는 두 가지 풍경이 공존하고 있다. 좌판 크기, 품목, 영업시간, 운영기간, 거주지와 재산 등 엄격한 규제가 중심이 된 노점관리대책과 이에 따른 단속으로 서울시 노점 숫자는 2016년 7,718곳에서 2021년 9월 기준 5,873곳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노점 증가를 막기 위해 서울의 각 구청은 예산 수억 원을 들여 단속을 벌였고, 이를 전국의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에서 언제든 노점상, 빈민의 희생이 발생할 위험은 지난 30년과 마찬가지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규제 수단으로만 작용하는 현행법 대신 노점상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으로 이 책은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노점상의 노동을 권리로 보장할 것, 사회적 약자인 노점상에 대한 복지 지원, 노점상을 문제 해결의 한 주체로 인정할 것,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점상 당사자의 노력, 활발한 노점상 운동, 가난한 사람들과 민주 시민과 노점상의 연대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이윤만을 좇으며 경쟁으로 치닫는 불평등한 사회에선 안정적인 삶을 기대할 수 없고 노점상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실재하는 수많은 노점상 상거래 행위자를 불법의 낙인으로부터 구제하고, 거리 질서 유지라는 공익적 요소와 생존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포함한다는 취지로 ‘노점상 생계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제안했다.치열한 거리의 이웃과 함께 살기 위해가난한 도시에서 차별 없는 사회로첨단 과학과 신기술로 오로지 경제 발전을 거듭하는 듯 보이는 도시 안에서 다수의 사람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위소득 50% 이하 인구 비율을 집계한 한국의 상대빈곤율은 16.7%로 국민 6명 중 1명에 해당하며 OECD국가 중 4번째로 높다.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더 심각해서 44.7%로 1위이고 이는 OECE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한다. 그리고 빈곤한 사람들이 최후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 노점상이다. 도시연구소와 빈곤사회연대가 실시한 노점 운영 가구 대상 경제상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월 평균 가구 총소득은 182만2,000원이었고 집을 소유한 가구는 38.7%였다. 전체 월평균 가구소득(2021년 4분기)이 464만2,311원, 전국 평균 자가 점유 비율(2020년)이 57.3%임을 고려할 때 이는 노점상이 가난한 이들임을 증명하는 지표다.가난은 단순한 소득을 넘어 주거환경, 문화, 심리적 측면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노점상은 이러한 현실 외에도 단속과 사회적 편견이라는 고통까지 떠안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나 코로나19의 확산과 같은 변수 때문에 더욱 생계를 꾸리기 어렵다. 소수가 부를 독점하고 대물림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민이 영원히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이들은 먹고살기 위해 도시에 스며들어 내내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시민, 우리 지역 주민으로 살아가지만, 배제를 기반으로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사회와 행정에 가로막힐 때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이 된다. 그러니 노점상, 도시 빈민은 차별 없는 사회를 바라는 우리 모두가 연대할 이웃 시민이자 동료다.처음부터 거리는 보행의 의미를 넘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곳이었고 소통하며 삶을 나누던 장소였다. 이제 도시와 공간은 권력과 돈을 중심으로 재편되어 많은 사람에게 제약을 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30년 경력의 빈민운동가인 저자는 그간의 저작에서 노점상, 철거민, 장애인, 도시 빈민 등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를 애정 어린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저자는 노점상의 모든 것을 다룬 이번 책을 “무인도에서 유리병에 글을 담아 띄워 보내는 절박한 심정으로” 세상에 내놓는다고 했다. 매일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노점상과 빈민운동가들에게 방패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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