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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체와 차라투스트라 (커버이미지)
    [인문]니체와 차라투스트라
    • 해밀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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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커버이미지)
    [인문]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은이), 제임스 롬 (엮은이), 안규남 (옮긴이)
    • 아날로그(글담)
    • 2021-03-03

    칼리굴라와 네로의 시대를 지켜본 세네카,개인과 사회를 파멸로 이끄는 분노의 실체를 기록하다세네카는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다. 클라우디우스(41~54년) 황제 시절 간통 혐의로 코르시카에 유배되었다가 49년에 네로의 스승이 되어 핵심 권력층으로 복귀한 후 권력과 부를 누리다 65년에 황제 암살 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자결을 명령받고 목숨을 잃었다. 뛰어난 웅변가로서 다양한 주제의 저작을 남겼는데 그중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읽히는 책이 『분노에 대하여De Ira』다. 그렇다면 세네카는 왜 ‘분노’에 주목했을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포악한 독재자의 대표 격인 칼리굴라와 네로의 통치를 가까이에서 목격했으며 그가 목숨을 잃은 것도 ‘분노의 포로’ 네로 황제 때문이었다. 그는 『분노에 대하여』에서 “분노야말로 가장 파괴적인 감정”이며, “분노만큼 인류의 희생을 초래한 역병은 결코 없다”고 했다. 온갖 잔혹 행위로 악명을 떨친 칼리굴라의 피비린내 나는 4년간의 재위 시기 동안 원로원 의원을 지내며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자신이 가르쳤으나 결국 폭군의 대명사가 된 네로가 내뿜는 분노의 광기를 지켜보았다. 세네카는 분노야말로 주변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 파괴해버릴 세상 모든 악의 원천이라고 보았다. “실로 분노는 무너져 내리는 건물과도 같다. 자신이 무너지면서 파괴해버린 것 위로 자기 자신도 같이 산산이 부서져 흐트러지기 때문이다.”(1.1)“너의 분노는 일종의 광기다. 별 것 아닌 일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세네카가 『분노에 대하여』를 남긴 지 2,000여 년이 흘렀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가 남긴 조언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할까? ‘분노조절장애(간헐적 폭발성 장애)’라는 심리학 용어가 일상에서 흔히 쓰일 만큼 분노의 감정은 여전히 우리 삶을 지배한다. 『분노에 대하여』에서 세네카가 이야기하는 분노의 실체, 분노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낯설지 않게 와 닿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 분노를 유발하는 다른 것들을 살펴보자. 음식과 술, 이것들을 위한 화려한 장식과 격식, 모욕적인 말, 무례한 태도, 말을 안 듣는 짐 나르는 짐승, 굼뜬 노예,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자연의 많은 해악 중의 하나로 만들어버리는 말에 대한 의심과 악의적 해석. 내 말을 들어라. 그것들은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일들 때문에 심각하게 분노한다. 사실 그것들은 어린애들을 치고받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것들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것들을 아주 심각하게 취급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별 의미가 없거나 중요하지 않다. 내가 너의 분노를 일종의 광기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네가 별 것 아닌 일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3.34)세네카가 든 사례를 지금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들로 바꿔서 생각해보자. 신호도 없이 갑자기 끼어 든 자동차, 버스에서 먼저 내리겠다며 사람들을 팔로 밀치는 아저씨, 다른 사람에게 내 험담을 하는 친구… 이런 순간을 맞닥뜨릴 때마다 우리는 붉어진 얼굴로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며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지금 느낀 모욕을 당장 찾아가서 똑같이 되갚아주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가 끝날 것처럼 안절부절못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안다. 며칠, 아니 몇 시간만 지나도 분노의 감정은 사그러들고 오히려 순간의 화를 이기지 못해 내뱉은 천박한 말과 경솔한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세네카는 이렇게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를 광기에 휩싸여 “무가치한 것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우리 모두는 악한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는 한 명의 악인일 뿐!”스스로 분노의 희생자가 된 고대 철학자가 현대인에게 전하는마음의 분노를 다스리는 실천적 방법 세네카는 이 책에서 분노의 실체를 밝힐 뿐 아니라 개개인이 분노를 다스리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는 분노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보고, 자신의 무지나 오만을 경계하며, 자신이 어느 부분에 취약한지(어떤 지점에서 쉽게 화를 내는지)를 파악하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는 악한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는 악한 사람일 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허물은 어디에나 존재하므로 “서로에게 더 친절하게 대해야만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멈춰버린 2020년, 사람들은 공포, 불안, 우울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는 가운데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지?’라는 억울한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그리고 억울함은 타인에 대한 분노로 이어져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비난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 때문에 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세네카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지도 모른다.“우리는 분노의 제1원인에 맞서 싸워야 한다. 분노의 제1원인은 부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간단하고 명백해 보이는 것이라도 곧바로 믿어서는 안 된다. 더러는 거짓이 진리의 외양을 하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가져야 한다.”(2.22) 『화에 대하여』에서 이 시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문구만을 가려 뽑은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는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마음 쓰지 않고 일상에서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은 현대인들을 위한 책이다. 세네카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로 매일 밤 그날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며 자기 자신을 재판관 앞에 세우라고 했다(3.36). 세네카처럼 매일 밤 묵상을 하며 화를 다스리기 어렵다면, 이 책을 가까이 두고 화가 날 때마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보라.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마음이 단숨에 분노로 도약하”(3.1)는 것을 멈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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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당 선언 (영한 대역본) (커버이미지)
    [인문]공산당 선언 (영한 대역본)
    • 홍익희
    • 유페이퍼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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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체 입문 (커버이미지)
    [인문]니체 입문
    • 베르너 슈텍마이어 (지은이), 홍사현 (옮긴이)
    • 책세상
    • 2021-03-03

    책세상 ‘니체 전집’ 후속 기획, ‘니체 아카이브’ 시리즈 첫 권가장 니체적인 니체 입문서‘니체 전집’을 출간한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새롭게 기획한 ‘니체 아카이브’ 시리즈의 첫 권. 국제적인 니체 학술지《니체 연구Nietzsche-Studien》의 공동발행인인 베르너 슈텍마이어가 소개한 최신의 니체 입문서다.이 책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니체를 ‘요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니체 자신의 말처럼, 그의 ‘살갗 안으로’ 들어가 니체의 사유 그 자체를 개관한다. 12개 장 가운데 니체의 생애를 소개한 1장에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니체의 문장을 본문에 녹여내 니체가 철학하는 방식과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데 주력한 것은 그 때문이다.니체의 ‘살갗 안으로’ 들어가 묻는다“나는 얼마나 니체를 견뎌낼 수 있는가?”니체에 따르면, 철학자는 하나의 이론을 만들어내기 전에 이미 그 몸속에 철학이 들어 있고, 필요할 경우에만 철학에서 어떤 하나의 이론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누군가가 어떤 이론을 제시하는 걸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하나의 철학적 이론은 참이거나 거짓이 아니며, 어떤 철학자의 이론은 그가 극복하고자 하는 그 무엇의 징후인 것이다. 그러므로 니체에게 절대적 보편타당성에 대한 철학적 요구는 월권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사상에 기초해 니체는 어떤 다른 위대한 철학자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새롭고 다양한 형식의 철학적 글쓰기를 시도한다. 이런 점은 니체 입문자로 하여금 니체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한 그 어떤 궁극적이고 확고한 발판도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니체는 자신이 체계로 남을 수 없다는 운명을 알고, “나는 하나의 뉘앙스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만큼 독자가 자기 스스로 방향을 설정해야 할 필요와 욕구는 강해진다. 니체의 독자는 니체를 읽을 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스스로에게서 발견한다. 나는 얼마나 니체를 견뎌낼 수 있는가. 최종적 확실성으로 보이는 모든 것에 대해 니체가 던지는 의심을 얼마나 멀리까지 함께 따라갈 수 있는가. 그리고 더 이상 니체를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궁극적인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깨닫는 지점은 어디인가. 니체 읽기는 이런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이다. ‘힘에의 의지’, ‘위버멘쉬’, ‘영원회귀’ … 니체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니체의 철학함은 인간 삶의 방향 설정이 형이상학 없이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실험이며, 이 실험은 니체 자신뿐 아니라 독자들까지도 대상으로 한다. 그런 점에서 니체에 ‘입문’하는, 즉 니체의 ‘살갗 안으로’ 들어가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니체의 저서를 읽는 것이다. 그러나 스무 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 목록은 니체를 어렵게 느껴지게 한다. 그의 텍스트가 담은 ‘문학적’인 면 또한 니체의 사상이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점들이, 온갖 권위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려 한 니체에게 오히려 귄위를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니체 자신이 대상으로 삼은 ‘독자’를 니체가 밀어내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점에서, 가장 니체적인 니체 입문서로 쓰였다. 저자는 니체를 ‘위버멘쉬’, ‘힘에의 의지’, ‘영원회귀’ 같은 몇몇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개념들을 통해 니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니체의 비판적 사유 태도 자체로부터 이 개념들이 이해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전제로부터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니체가 살아온 환경과 그의 경험이 마치 한 권의 전기를 보는 것처럼 생생히 전개된다. 이는 니체의 성격이나 윤리적 태도가 어떠했는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니체의 사유가 오직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이해하지 않고는 니체를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니체에 대한 정치적 해석, 즉 분별력을 잃은 최초의 파시스트적 전사로서의 니체를 강조하려는 해석들이 애초부터 개연성이 전혀 없음 또한 분명히 확인시켜준다. 이어서 2장에서는 이러한 삶의 경험들이 니체의 철학적 저작에 대해 지니는 의미를 니체 자신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드러낸다. 이어지는 장들은 마치 니체 안으로 들어간 저자가 니체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니체의 사유가 원전의 문장을 통해 드러난다. 이는 니체를 ‘학설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 아닌, 니체의 의도처럼 ‘가르침에 반대하는 가르침’으로 보여주려는 저자의 시도다. 저자가 이 책에 주석을 거의 달지 않은 것, 역자 또한 이러한 의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주석을 최소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는 ‘니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가 아닌, ‘니체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를 드러내려는 의도이며, 니체에 대한 2차 저작으로서 가장 ‘니체적인’ 형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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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삶의 관점을 바꿔주는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찾은 인생의 해법! (커버이미지)
    [인문]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삶의 관점을 바꿔주는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찾은 인생의 해법!
    • 변지영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11-30

    “내 인생을 뒤흔들어 놓은 건 쇼펜하우어였다!” _니체 시대를 뛰어넘는 쇼펜하우어의 탁월한 통찰이 주는 힘! 밤낮없이 일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도 왜 늘 불안한 걸까? 항상 더 가지려 애를 쓰지만 정작 원하던 것을 얻어도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삶, 무엇이 문제일까?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하기보다는 내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주위 사람들보다 많이 뒤처지거나 모자라는 건 아닌지 항상 비교하거나 비교당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유독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에 집착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불필요한 존재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불안의 노예가 되었다. 결국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늘 바꾸고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저자는 이런 현대인들의 불안과 고민에 대한 답을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찾고자 했다. 이성보다는 본래 타고난 의지를, 지식보다는 예술을, 논리보다는 직관을 강조했던 쇼펜하우어는 ‘비합리적’인 우리가 어떻게 덜 고통 받으며,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평생 탐구했다.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는 이런 쇼펜하우어의 지혜를 빌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메시지들을 담아낸 책이다.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인생의 길목에서 휘청거릴 때, 아등바등 살아도 내일은 달라질 게 없다 생각될 때, ‘남들처럼’이 아닌 ‘나답게’ 살고 싶을 때, 삶의 관점을 바꿔주는 쇼펜하우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나를 만나러 가는 여정은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다.“삶에서 이뤄야 할 진정한 성취가 있다면, 그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온전한 나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치열하게 살아도 불안하기 만한 당신에게 필요한 쇼펜하우어의 101가지 독한 인생론! 철학의 ‘치유적’ 기능에 관심을 두고 꾸준히 집필과 상담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는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돕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말한다. 특히 쇼펜하우어는 이성과 의식이 아니라 감정과 무의식이 인간의 행동을 이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철학자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들여다보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 우리는 그것을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배울 수 있다. 철학사에서 쇼펜하우어 학파가 존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문학, 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 그 어떤 철학자보다도 넓게 영향을 미쳤다. 실존주의 철학의 대표적 주창자로 알려진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았다. 프로이트, 톨스토이를 비롯해 아인슈타인, 비트겐슈타인, 에밀 졸라, 토마스 만 등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바그너와 브람스, 말러 등의 음악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쇼펜하우어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인간을 바라보던 기존의 주류 철학에 저항해 “이성은 인간의 충동을 합리화하는 부수적인 기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살면서 원하지 않지만 반복하는 행위들,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은 쇼펜하우어적으로 말하면 ‘의지’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의지’는 끊임없이 삶을 욕구한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권력에 대한 욕구로, 친밀감에 대한 욕구로, 성공에 대한 강박으로 나타난다. 드러나는 문제들은 다양하지만 그 뿌리에는 살려고 버둥대는 ‘맹목적인 의지’가 있다. 우리는 이 ‘의지’가 물감을 뿌려놓은 ‘표상’이라는 그림을 보며 그것이 곧 세상이라고 착각하며 울고 웃고 욕망하며 좌절한다. 그래서 인생은 그 자체가 고통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이렇듯 인간 고통의 근원을, 내면의 밑바닥을 이야기한다. 그는 ‘얻어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 것, 내려놓아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불안해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하고, 다 갖추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믿으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뼈아픈 일침을 가한다. “삶은 오직 현재에만 있다. 미래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완전히 살고 있지 않음을 두려워하라!”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철학《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는 쇼펜하우어의 대표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소품과 부록》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침이 될 핵심 내용 101가지를 엄선하고 저자의 해설을 더했다. 쇼펜하우어는 막연한 위로나 희망 따윈 말하지 않는다. ‘삶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며, 오직 잘 극복해야 하는 것’이기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함으로써 현실과 기대치의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데 진정 필요한 건 두 발을 딛고 있는 현실에 눈높이를 제대로 맞추는 것이다. 문득 내 인생,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쇼펜하우어의 냉철한 통찰이 삶을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쇼펜하우어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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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커버이미지)
    [인문]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 에픽테토스 (지은이), A. A. 롱 (엮은이), 안규남 (옮긴이)
    • 아날로그(글담)
    • 2021-03-03

    ‘현대 독자가 질문하고 고대 철학자가 답하다!’프린스턴대 ‘현대 독자를 위한 고대의 지혜’ × 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진실된 우정은 어떻게 쌓을 수 있으며 열린 마음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근본적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나 더 높은 차원의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는 고대 철학에서 그 답을 찾는다. 이 시리즈는 프린스턴 대학교 출판부가 기획하고 고전 철학을 연구하는 저명한 학자들이 세네카, 키케로 같은 고대 철학자의 삶과 글에서 찾아낸 지혜를 엮은 <현대 독자를 위한 고대의 지혜 시리즈>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2,000년이 흘러도 여전히 유의미한 인생의 기술을 만날 수 있다.《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는 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노예로 태어났으나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학자가 된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과 『대화록』에서 현대의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만을 가려 뽑고, 현대의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남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욕망,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대한 분노나 슬픔 등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을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로마 시대 노예 출신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자유에 대해 논하다에픽테토스(약 AD 55~135년)는 노예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로마에서 노예로 일하며 지냈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같은 동시대의 쟁쟁한 철학자들에 비하면 대중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그의 이름 에픽테토스의 의미가 ‘획득된’이라는 점만 보아도 그의 출신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에픽테토스는 끝내 자유민이 되었고, 로마와 그리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약 2,000여 년이 흐른 오늘날, 그의 이름은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꼽힌다.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존재했던 노예제로 인해 자유는 “당시 사람들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할 만큼 고도의 긍정적인 가치(p.8)”를 지녔다. 그의 제자였던 아리아누스가 에픽테토스의 강의에 깊은 감명을 받아 거의 그대로 옮겨 적은 『대화록』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을 예리하고 인상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그가 치유법을 제시하는 두려움, 불안, 질투, 분노, 원한, 슬픔 등의 감정은 고대 로마 제국에 살든 현대 국가에 살든 누구나 경험하는 것(p.10~11)”이다. 그래서 여덟 권으로 이루어진 『대화록』은 요약한 『엥케이리디온』은 16세기에 최초로 편집, 인쇄된 이래 수많은 언어로 번역, 중역되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욕망, 분노, 슬픔에 휘둘리는 현대인을 위해 고전에서 가려 뽑은마음의 자유를 되찾는 방법! 에픽테토스는 어려운 철학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마치 말하듯 단순하고 평이한 언어로 자유의 가치를 전한다. 에픽테토스는 많은 이들이 과도한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을 시험하며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고, 그 결과 최고의 잠재력인 자유의지를 상실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의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철학적 성취가 된다.“신발의 척도가 발이듯, 몸은 각자의 욕망의 적절한 척도이다. 이 원칙을 지키면 척도를 지킬 수 있지만, 이 원칙을 넘어서면 종국에는 척도를 잃게 된다. 발이 한계를 벗어나면 신발도 한계를 벗어난다. 처음에는 금박 입힌 신발이 오고, 그 다음에는 자주색으로 수놓아진 신발이 온다. 일단 척도를 넘어서면 더 이상 한계는 없어진다.” --- 『엥케이리디온』 20SNS를 통해 스스로를 과시하는 행위가 유행하고, 남들보다 물질적으로 더 부유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높은 가치를 지니는 현대에는 욕망이나 집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현대인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접하는 광고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삶의 태도를 지향하라는 메시지를 매일 같이 전달한다. 그러나 에픽테토스의 말에 따르면 남보다 더 부유해지는 것, 어떤 사람보다 더 유명해지는 등의 일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결국 “내 것이 아닌 것을 욕망하는 한 나는 방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대화록』 4)다.무엇이 자유의 성취를 어렵게 하는가?“자유를 가져올 수 있는 힘과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힘은 내 안에 있다.”에픽테토스에게 자유는 단순히 인간으로서의 권리나 정치적 권리가 아니다. 이는 내적 성찰의 산물이자, 오로지 우리 자신만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에픽테토스는 이를 얻기 위해 “스스로에게 달려있는 것과 달려있지 않은 것”(『엥케이리디온』 1)을 구분할 것을 주문한다. 그는 “자유롭기를 바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달려있는 것은 무엇이건 바라서도 회피해서도 안 된다.”(『엥케이리디온』 14)고 말한다.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자유는 오늘날 조언할 때 흔히 쓰는 “현실을 직시해”, “철 좀 들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 “순리에 맡겨”, “참견 말고 네 일이나 신경 써” 같은 말과 비슷한 내용이다. 외부의 상황에 휘둘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일일이 화를 내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이라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넘기라고 말이다.“명심하라. 욕망은 원하는 것의 획득을 추구하고 혐오는 원하지 않는 것의 회피를 추구하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불행해지고 원치 않는 것과 만나면 비참해진다. 그러니 만일 자연을 거스르는 것 가운데 네게 달려있는 것만 피할 수 있으면 원하지 않는 일은 하나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병이나 죽음, 가난을 피하려 든다면 비참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모든 것을 피하려 들 것이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는 것 중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에 대해서만 회피를 추구하라.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에 대한 욕망은 지금 당장 버려라. 어떤 것이든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면 너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고 우리에게 달려있는 욕망해도 좋은 것마저 얻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원하는 것의 추구와 원하지 않는 것의 회피에 집중하되, 무리하지 말고 조건부로 이러한 태도를 실행에 옮겨라.” --- 『엥케이리디온』 2『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는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그가 살던 고대의 맥락 속에서 살펴보면서 스토아적 자유의 현대적 의미를 제시한다. 남들보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욕망과 같은 아주 일상적인 일부터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죽음 같은 극한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삶의 마음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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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겔의 음악 미학 (커버이미지)
    [인문]헤겔의 음악 미학
    •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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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커버이미지)
    [인문]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 모리스 메를로 퐁티 (지은이), 김화자 (옮긴이)
    • 책세상
    • 2022-02-24

    ◈ 몸의 현상학_사유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 세계로메를로 퐁티의 철학적 입장은 사변이 아닌 세계의 사태성에 입각해 본질을 연구하고자 한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는 몸과 정신의 분리를 전제로 초월적 의식의 귀환을 추구한 후설의 현상학을 뛰어넘어 몸과 대상 간의 상호 공동작용에 의해 지각 현상이 실현된다는, 이른바 ‘몸의 현상학’을 폄으로써 자신만의 독자적 철학세계를 구축해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사유하면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우리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각하면서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의식에 억눌려온 몸과 감각이 복권된 셈이다. 메를로 퐁티의 몸의 현상학은 그의 예술론에서 더욱 심화되어 나타나며, 예술의 존재 형식은 철학의 그것으로 변용되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된다. ◈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_언어와 회화의 표현성그는 언어가 의미를 전달하고 지시하는 수단이라는 기존의 도구적 언어관에서 벗어나, 언어는 이성에 의해 단 하나의 의미로 환원될 수 없다고 전제한다. 따라서 존재의 발원적인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서 침묵적일 수밖에 없는 무언의 언어는 회화나 문학 같은 창조적인 예술작품의 표현 방식이며, 예술 작품이란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될 수 없는 존재를 가시화하는 방식, 즉 표현이라고 정의한다. 메를로 퐁티는 현대 회화에 대한 말로의 분석을 수정한다. 회화의 재현성에 반대하고 회화와 언어의 표현 형식이 동일하다는 데 착안한 말로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한편, 말로가 화가의 주관성을 강조하고 현대 회화가 비현실의 세계를 구현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의 관련성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한다. 예를 들어 퐁티는 세잔의 그림을 분석하면서 거기서 드러난 형태의 왜곡은 비현실 세계의 구현이라는 말로의 관점과는 무관한 세계의 실제적 가능성으로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그에게 있어서 개념이 아닌 침묵, 사유가 아닌 표현, 일의적 의미가 아닌 다의적 의미라는 예술의 존재 형식은 철학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다. 이러한 그의 예술적·철학적 입장은 근대 철학의 근간을 뒤흔든 해체론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 장르 통합적인 현대 예술, 그리고 규범과 가치들이 혼란에 빠진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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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와 미래 사이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연습 (커버이미지)
    [인문]과거와 미래 사이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연습
    • 한나 아렌트 지음, 서유경 옮김
    • 한길사
    • 2023-12-27

    “논리가 건전해지기 위해서는 자아가 현전해야 하듯,판단이 타당해지기 위해서는 타인들이 현전해야 한다.”『과거와 미래 사이』는 역사·전통·권위·자유 등의 전통적인 정치 개념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사유가 담긴 여덟 편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한나 아렌트 탄생 100주년 펭귄 기념판으로 약 20년 만에 복간되면서 아렌트 제자 제롬 콘의 서문과 2023년에 발맞춘 옮긴이의 해제와 후기가 추가되었다.이 책은 ‘전체주의’ ‘사유’ ‘행위’ ‘상투어’ ‘탄생성’ ‘다수성’ 등 아렌트 정치사상의 핵심 용어를 상세하고도 집약적으로 설명한다. ‘아렌트 개념어 사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아렌트 사상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자 그의 사상의 발전을 예견하는 중요한 문헌이다.나아가 서구철학의 이분법에 대한 아렌트의 해체주의적 연구 방법론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저작이기도 하다. 아렌트는 이 책에서 플라톤에서부터 마르크스에 이르는 이분법적 서구철학 전체에 대한 통렬한 해체주의적 비판을 통해 세계를 독해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지워진 개념들을 발굴해 새로운 현재의 용도를 발명해낸다.“자멸(自滅), 이것이 19세기에 일어난 전통에 대한 세 가지 반란의 결과 가운데 키르케고르·마르크스·니체가 공유하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피상적인 특징일 것이다”(124쪽).■ 인간다움을 재정의하다역사와 전통, 권위와 자유 등 전통적인 정치 개념에 대한 논의 속에서 아렌트는 인간실존의 존재론적 이분법을 문제 삼는다. 즉, 그동안 분리되어온 다수 인간의 ‘정치적 삶’과 단독자 인간의 ‘철학적 삶’의 불가분의 관계에 주목한 것이다. 아렌트에게 인간실존은 ‘철학적 삶’이 나타내는 사유와 ‘정치적 삶’이 나타내는 다수성의 복합체였다. 아렌트가 단독자로서의 인간만을 다루는 철학자로 불리길 스스로 거부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다운 삶, 그것은 ‘각자’의 정신 안에서 ‘서로’를 전제하고 ‘행위’하는 삶이다.“심지어 성자들의 삶조차도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삶이다”(Socialis est vita sanctorum, 182쪽).“누군가가 사유 활동을 개시하는 순간 세계를 직면해야 한다”(34쪽)는 아렌트의 주장에서처럼, “인간은 고독한 사유함에서조차 결코 혼자일 수 없다”(36쪽). 아렌트에게 사유란 인간이 세계와 타인을 상대로 행위하는 것과 똑같은 구조가 다만 인간 정신 내부에서 펼쳐지는 것이었다.이 책에 포함된 여덟 편의 에세이는 아렌트가 말한 바로 이러한 바로서의 “사유하는 방법상의 경험을 얻는 것을 목적”(94쪽)으로 한다. 아렌트는 섣부르게 사유의 대상을 규정하거나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그의 목적은 우리가 이 세계에서 “어떻게 운신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94쪽).■ ‘시간’ 개념과 인간실존왜 책 제목이 ‘과거와 미래 사이’인가. 스스로 정치사상가임을 자처한 아렌트이기에 ‘과거’와 ‘미래’라는 형이상학적 시간 개념은 언뜻 어색한 주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제목에서 주목해야 하는 단어는 ‘사이’다. 과거와 미래의 사이, 즉 ‘현재’에 대한 이야기 속에 이 책의 핵심이 들어 있다.인간은 ‘현재’를 인식하는 유일한 존재다. 플로티누스는 “과거는 지금 끝나는 시간이고, 미래는 지금 시작하는 시간”(18쪽)이라는 표현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점’으로서 ‘지금’을 말했다. 즉 통일체 또는 연속체로 인식될 수 있는 시간에 하나의 지점, 즉 ‘공간’을 만들어내며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하나의 공간으로서 ‘현재’는 이제 물리적으로 점유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이로써 인간은 현재를 인식해 세계에 자신의 ‘좌표’를 찍는다. 좌표 찍기는 그 사람이 태어날 때 시작되고, 죽을 때 종결된다. 이 ‘역사적 과정’은 철저하게 개인화된 여정으로 교환가치로 평가받을 수 없는 “독특한 비매품”(490쪽)이다. 인간은 자신을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 틈입시키면서 자신의 현재를 창조하고 확장해간다. 이 과정이 사유이며, 인간실존의 조건이다. 즉, 인간의 실존과 시간의 발생은 동시다발적인 사건이다.“오직 사람만이 시간 속 틈입이 허용되기 때문에, 오직 사람이 자신의 위치에 서 있는 한에서만 무심한 시간의 흐름이[과거·현재·미래의] 시제로 나뉜다”(88-89쪽).■ 한나 아렌트의 ‘호모 데우스’(Homo Deus)이러한 인간의 틈입으로 현재가 시작되는 순간, 즉 탄생(태어남)의 순간은 곧 한 인간실존의 시작이기도 하다. 무수히 태어나는 다수의 인간은 탄생과 동시에 자신만의 좌표 찍기를 ‘시작’하게 된다. 일차적인 생물학적 탄생 이후에도 인간은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이차적 탄생, 즉 ‘정치적 탄생성’(political natality)을 갖는다.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이 새로운 시작(선택)의 능력, 즉 행위 능력 또한 바로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의 조건’이다. 아렌트의 실존에 사유와 행위가 분리될 수 없는 이유다.모든 개별 인간은 아렌트의 이러한 인간실존적 조건들, 즉 최초의 탄생에서 비롯된 행위와 사유의 능력을 갖는다. 모든 행위는 새로운 시작을 내포하므로 무수한 예측 불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사유는 무수한 변수들 ‘사이’를 또다시 부유하고 횡단한다. 각자의 좌표를 찍어가는 이곳에 ‘절대적 진실’이 없음은 당연하다. 아렌트에게 인간사의 영역은 다양한 ‘상대적 진실들’로 넘쳐나는 공간이며 이 영역의 본질은 ‘증명’이 아닌 ‘설득’에 있다.“그리스인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법—서로를 개별적인 사람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같은 세계를 서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 즉 동일한 것을 아주 다르게,그리고 대개는 상반된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149-150쪽).넘쳐나는 ‘상대적 진실들’ 사이에서 불멸성을 획득하는 방법은 바로 ‘기억과 전승’에 있다. 아렌트가 여덟 편의 에세이에서 말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전승할 것인가. 인간의 사명이란 바로 끊임없이 탄생하는 개별 인간에게 회자되고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공통의 세계, 공통의 기억을 ‘창조’하는 것이다. 서로를 전제한 우리 각자가 모여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그렇게 ‘과거와 미래 사이’에 공통의 좌표를 찍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의 창조자인 동시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자, 한나 아렌트가 말한 ‘호모 데우스’(Homo Deus), 그는 바로 공론장의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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