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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밥 이야기
    • 니시 카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09-21

    2015 나오키상 수상 작가 니시 가나코가 말하는 ‘밥, 맛’ “입으로 음식을 넣는 것, 삼켜서 몸에 거두어들이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우리 몸속에 각인된 흰밥의 특별한 기억니시 가나코의 밥 이야기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작한다. 어릴 적 아버지 일 때문에 카이로에서 살았던 그녀가 그 당시 제일 먹고 싶었던 음식은 ‘달걀밥’. 쌀에서는 벌레가 나오고 채소든 달걀이든 절대 날것으론 먹을 수 없었던 카이로의 열악한 식재료 사정상 그저 흰밥에 신선한 날달걀을 얹은 달걀밥이야말로 가장 고마운 한 끼의 식사였다. “귀국한 지 벌써 20년 지났지만, 실은 카이로에서 먹은 그 달걀밥만큼 맛있는 밥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때의 내게는 있고, 일본에 사는 지금의 내게는 없는 것. 그것은 ‘부자유’일 것이다.”(본문 16쪽) 무언가 품이 들고, 부족하고, 부자유한 그 시절 생활이야말로 평범한 한 그릇의 밥을 최고의 음식으로 만든 조리법이었다. 어릴 적 ‘이국’ 생활의 추억은 독특한 방식으로 홍차를 마시는 한 인물과도 연결된다. 카이로에 살 때,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던 가사도우미 제이나브. 그녀는 저녁 무렵 일을 마치면 주방에서 ‘에이슈’라는 빵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홍차를 마셨는데, 홍차를 마시는 법이 특이했다. “설탕을 컵이 아니라 받침접시에 놓는다. 그 받침접시에 홍차를 쪼르륵 따라 가볍게 저어 마신다. 말도 안 되게 단 홍차다.”(본문 159쪽) 그 홍차는 카이로에서 헤어질 때 하염없이 울던 제이나브의 모습과 겹치며 저자의 가슴속에 언제나 남아 있다.활자로 읽는 음식 맛은 3할 정도 더 맛있다그런데 저자에겐 글자의 힘으로 읽는 음식이 실제보다 더 오감을 자극할 때가 있다. ‘활자밥’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전에 세련된 카페에서 빵푸딩을 먹은 적이 있다. 그것도 옛날, 소설에서 만난 미지의 음식이었다. ‘이거구나!’ 하고 흥분했다. 당연히 맛있었지만, 글에서 만난 그 ‘빵푸딩’, 내 뇌에 기억된 빵푸딩 맛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본문 28쪽) 글에는 색도 향도 맛도 없다. 하지만 글로 묘사하는 음식은 뭐라 말하기 힘든 깊은 맛과 생명력이 넘치고, 근사한 향기를 풍겨서 우리의 위를 자극한다. 현실의 음식보다 훨씬 강하게. 그래서 저자에 따르면, 활자로 읽는 음식 맛은 3할 정도 더 맛있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글자로 경험하는 활자밥의 매력 못지않게 ‘이국’의 음식을 배우고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는 클라라라는 여인으로부터 베네수엘라 국민식 ‘파베욘 크리올료’를 배웠던 추억담을 떠올린다. “양파와 마늘, 파프리카로 지은 흰밥, 토스토네스라고 하는 플렌테인(파란 바나나) 튀김, 소고기와 검은콩조림, 옥수수가루로 만든 빵인 아레파스, 유카에 아보카도, 양파, 토마토에 와사카카 소스를 뿌린 것.”(본문 104쪽) 정말로 색도 선명하고 정성이 든 요리다. 베네수엘라 국민식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이국의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맛을 더욱 추억하게 만드는 레시피가 되기도 한다.‘입으로 음식을 넣는 것’의 원초적 본능을 그린 자전적 소설, 〈놈〉니시 가나코의 《밥 이야기》는 서른세 개의 에피소드에 정점을 찍는 한 편의 짧은 자전적 소설과 특별 대담으로 마무리된다. 〈놈〉은 심한 감기와 목의 통증으로 뜻하지 않게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작가 ‘하나코’의 이야기다. 목의 통증 때문에 밥 대신 링거를 맞고 며칠을 굶게 된 하나코. 목이 회복되자 그녀는 강렬한 욕망, 무언가 먹고 마시고 싶다는 원초적 자극에 따라 그동안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우유를 다섯 팩이나 연거푸 마신다. 그러고는 ‘놈’의 습격을 받는다. ‘놈’은 자신을 괴롭히는 미신적 존재가 아니라 “입으로 들어가는 것, 입에서 식도를 통해 위에 떨어져서 몸을 움직이는 원천이 되어, 하나코를 살리고, 움직이고, 결국은 이렇게 배설되어 잊히는”(본문 191쪽) 것이라는 격한 깨달음과 함께.책의 마지막엔 일본에서 ‘도쿄 요리 다케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케하나 이치코와 저자 니시 가나코와의 특별 대담을 실었다. 더할 수 없이 ‘밥’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요리를 하는 것, 먹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다케하나의 초간단 ‘도쿄 볶음밥’ 레시피는 《밥 이야기》의 색다른 부록이다. 덧붙여, 한국어판에는 일본어판 원서와 달리 이 책을 좀 더 생생하게 맛볼 수 있는 10컷의 일러스트를 그려 넣었다. 아무쪼록 글로 먹고사는 한 여성 작가의 밥 이야기에 공감의 한 표를 던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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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보노보노의 인생상담 -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다산북스)
    • 2018-09-21

    <보노보노>의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가 쓰고『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저자 김신회가 옮기다.<보노보노>는 1986년 출간되어 1988년 고단샤 만화상 수상 후 30년 넘게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네 컷 만화가 원작이다. 2017년 현재 41권까지 출간되는 동안 전 세계를 통틀어 1천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1995년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로 한동안 절판되었다가 2017년에 이르러서야 복간되었다. 그 후 2017년 3월 에세이스트 김신회가 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2017년 10만 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 에세이가 되면서 <보노보노>는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김신회가 <보노보노>를 읽고 깨우침을 얻었던 한 문장들을 골라내 자신의 삶과 맞닿은 부분을 부드럽게 풀어낸 에세이로, <보노보노>라는 만화 원작의 깊이 있는 매력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했다. 그 결과 타케쇼보 출판사에 판권이 판매되었고 <보노보노>라는 일본 만화가 한국에서 에세이로 가공되고 그 에세이가 일본에서 출간되어 역수출되는 쾌거를 거두었다.2015년 일본에서 출간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은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보노보노 공식 웹사이트 보노넷에서 모집한 고민과 답변을 토대로 집필된 책이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의 번역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집필한 김신회가 도맡았다. 대학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했을 뿐만 아니라 에세이 집필 당시 한국에 번역되지 않았던 <보노보노>의 원작 만화를 깊이 읽어내어 원작이 가진 울림을 그대로 옮겨낸 김신회는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의 번역 작업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익숙지도 않은 번역 작업을 덜커덕 하겠다고 나섰지만, 생각보다 어렵고 긴 시간을 요하는 작업량에 여러 번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위로해주었던 건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보송보송한 마음이었다. 글을 읽는 내내 배시시 미소가 흘렀고 몇 번쯤 껄껄 소리 내 웃었으며, 또 몇 번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러는 동안 새삼 깨닫게 됐다. ‘아, 이래서 내가 얘들을 좋아하는 거였어.’김신회와 이가라시 미키오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출간되면서 여름에 이가라시 미키오가 방한했다. 두 저자는 네이버 TV 생중계를 진행하며 2017년 최고의 시청수 BEST 5위를 기록했다. 그 전까지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원작자와 에세이스트는 보노보노를 깊이 좋아하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순식간에 친해질 수 있었다.김신회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통해 만난 독자들이 자신에게 질문했던 내용들이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에 담겨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자신감이 생길까요?”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외로운 이유는 뭘까요?” “일에서 보람이나 즐거움을 찾을 수가 없어요” “솔직해지지 못해요” 등 청춘들의 고민은 국적을 막론하고 같다. 쉰 명의 독자가 털어놓은 고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구하기도 하며 보노보노와 숲속 친구들은 나름의 답을 내놓는다. 그 답들은 일곱 살 아이의 말처럼 단순하지만 어쩌면 세상 사는 데 급급해 잊고 살았던 중요한 것들을 다시금 상기하게 해준다.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슬픔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에게 보노보노와 포로리는 이런 조언을 한다.보노보노: 슬픔에 익숙해지려면, 제대로 슬퍼해야만 해.포로리: 응, 슬퍼하는 게 싫다고 뭔가를 하면서 그 기분을 달래거나 얼버무리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슬픔에 익숙해질 수 없어.장래희망을 찾지 못해 고민이라는 대학생에게 보노보노는 이렇게 답한다.보노보노: 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겠지만, 되고 싶은 게 없으면 고민 안 해도 되는 거 아닌가. 결혼은 꼭 해야만 하는 거라는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보노보노는 포로리의 누나 도로리를 찾아가 이런 답을 듣는다.도로리: 만약 결혼을 안 하고 살았더라면, 계속 같은 풍경이 이어졌을 거야.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여러 낯선 풍경들을 볼 수 있었어.『보노보노의 인생상담』 속 질문들은 세상 사는 데 서툴기만 한 어른들의 고민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내밀한 질문이나 아주 사소한 질문까지도 보노보노와 숲속 친구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깊게 고민하고 통찰력 있는 답을 내놓는다. 그 대답은 단순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아 스스로 깨닫게 한다. 이 책에 대해 아쿠타가와상을 네 번이나 수상한 일본의 소설가 마츠이 유키코는 이렇게 평했다.『보노보노의 인생상담』에는 진정한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살아 숨 쉽니다. 그리고 괴로운 생각만 하는 우리들에게 이런 인생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살아갈수록 어쩔 수 없는 일이 많아지고 슬픈 일에 마주했을 때마다 어제와는 다른 갈림길에 접어들면서 삶 자체가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보노보노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투명하고 순수하다. 고민이 되어서,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인생을 상담하고 싶어서, 찾아온 사람들에 대해 이 책은 이런 답을 내놓는다. 이 한마디만으로 충분한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좋은 사람들만 고민을 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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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 - 꽃 같은 말만 하라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 - 꽃 같은 말만 하라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
    • 조이스 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09-21

    아파도 괜찮은 척 힘들어도 괜찮은 척, 속삭여야 했고 더 상처받아야 했다그녀들의 진짜 목소리 전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 에세이세상의 구석에서 ‘유색인종,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피부양자가 딸린 비혼자’라는 지표들을 달고 생존한 것이 성공이라 자축하며 산다고 말하는 그녀, 조이스 박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당찬 페미니즘적 메시지. 꽃 같은 말만 강요하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로, 외칠 수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로 굳건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그녀들에게 조금은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진실된 위로를 건네는 책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21편의 동화들이 소개되고 있다. 동화를 주제가 아닌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이 특별한 이 책은 동화를 거울로 삼아 여성이 처한 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그림자를 파헤치고, 왜곡된 점을 똑바로 꼬집어본다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다.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지만 그 어떤 책보다 페미니즘을 가장 정확하게 정의하고 잘 이해시켜주는 책,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이다.숲으로 떠나는 소녀들, 억누르고 모른 척했던 진짜 나를 되찾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빨간 모자는 위기 상황에 내몰려서 숲으로 간 게 아니다. 아픈 할머니의 부름에 부응해서 숲으로 간다. 아프다는 건 무언가 결핍되었다는 뜻이다.”기가 세면 사랑받지 못하니 따지지도 말고 목소리도 높이지 말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숲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화 속 소녀들을 자연스레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궁금했다. 왜 소녀들은 모두 숲으로 향했던 걸까?빨간 모자에 숨은 이야기를 읽어내는 건 이 질문부터 시작한다. 몸도 건강하지 않은 늙은 여자가 왜 동네에서 동떨어진 깊은 숲속에서 혼자 살까? 이는 숲이 상징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숲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일이다. (…) 숲은 금지되어 억눌러놓은 모든 것이 서성이는 곳이다. 이 금지된 것들을 형상화하는 존재가 바로 늑대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늑대는 항상 굶주려 있어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충족되지 못해 ‘굶주림’으로 형상화되는 욕망은 식욕뿐만이 아니다. 성욕 또한 굶주림에 포함된다.단순히 도피처라고만 생각했던 숲은 사실은 이성으로 억누르고, 모른 척해왔던 본능과 금기가 가득한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저자는 여자로 살아가는 것처럼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아채기도 힘들고,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쫓아하기 힘든 삶도 없다 말한다. 하지만 금기란 어떤 것인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고, 결국 하지 못하게 되면 뒤틀어져 꼬여버리는 게 금기이다. 그래서 저자는 너무나 궁금한 삶의 영역에 호기심으로 발을 들일 때마다, 금기를 깰 때마다 깊은 숲속 할머니 집에 가는 빨간 모자의 이름을 불렀다.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 위해서. 그렇게 숲에서 길을 잃고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등 자신 앞에 놓인 몫의 고난과 시련을 충분히 겪었기에, 사냥꾼도 진짜 나도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여성들이여, 세상이 무어라 할지라도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겁내하지 마라. 불처럼 타오르는 망토를 걸치고 어서 어두운 숲으로 달려가 늑대에게 기꺼이 잡아먹혀라. 그래야 진짜 나를 만나게 될 테니.”바바야가가 건네는 지혜와 생명의 불, 동화 속 아름답고 불온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능히 사랑하지 못해 수이 빛나지 못하나, 차마 사랑하려고 애쓰는 와중에 마침내 빛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나는 믿는다. 그 마음으로 이야기 속 그녀들과 이야기를 듣는 그녀들을 모두 불러본다.” 저자는 자신을 지우고 인내와 눈물로 주어진 역할들을 견뎌야 했을 때, 쐐기풀 옷을 뜨는 공주를 떠올렸다고 말한다. 온 세상에 나를 사랑하는 이가 한 명도 없는 것 같던 때에는 태양의 동쪽에도 달의 서쪽에도, 결국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며 세상을 헤매던 여자를 떠올렸다. 매번 동화 속 그녀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를 불러와야 하는 새로운 삶의 모퉁이를 접하게 될 때마다 그녀들의 이름과 이야기를 소환해 자신이 가는 길의 작은 등불로 삼았던 것이다.바바야가라는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마녀가 있다.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문명과 자연의 경계인 숲속에서 삶과 죽음의 솥을 젓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바바야가에게 지혜를 청하면 그녀는 온갖 힘든 시험을 거치게 한 후, 해골 그릇에 불길을 담아준다. 그러면 어린 소녀가 해골에 담긴 불을 길잡이 삼아 집으로 돌아온다.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에서 저자는 여러 동화 속에 담긴 진짜 이야기들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어리석고 자기밖에 몰라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던 어린 공주가 동화 속에서 쓴맛을 볼 때 어리석음과 이기심의 껍질이 무너졌고, 사랑이라는 환상에 갇혀 삶을 망치는 공주들 이야기에 환상의 겹들이 벗겨졌다. 여자들이 금은보화 같은 보물을 얻어 빛날 때 정작 빛나야 하는 것은 금과 같은 귀한 성품과 은과 같은 소중한 태도라는 것도 배웠다. 그렇게 저자는 이야기라는 숲에서 함께 길을 헤매고, 그 안에 숨은 메시지도 찾아 나누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짧게나마 한동안은 눈빛이 빛나기를, 숲속을 거닌 힘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에 빛나는 별을 모두 담을 그런 별의 눈동자를 빛내기를, 잠시 보이지 않는 세상을 가늠하고 그 보이지 않는 별들을 믿는 힘으로 세상에 돌아가 씩씩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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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 보통의 어른들에게 안부를 묻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 보통의 어른들에게 안부를 묻다
    • 최현정 지음
    • 마음의숲
    • 2018-09-21

    찌질해서 사랑스러운 그녀의 묘하고 이상한 이야기즐거움과 서러움이 공존하는 빨강머리N의 두 번째 이야기직장인과 독거 청장년의 대변인 ‘빨강머리N’을 탄생시킨 최현정 작가의 두 번째 책. 인스타그램에 1일 1툰이 올라올 때마다 ‘격공’ 세례를 받고 있는 빨강머리N의 비결은 뭘까? 현직 카피라이터 작가의 허를 찌르는 개그? 한국 청년으로 환생(?)한 재기발랄 N 캐릭터? 모두 맞는다. 하지만 단 한 가지를 꼽으라면 N을 통해 평범한 삶의 가치가 재조명되기 때문 아닐까? 일탈이 아닌 일상을, 1류가 아닌 평범한 삶을, 시끌벅적한 맛집이 아닌 방구석 혼밥을, 안락한 삶이 아닌 위험 가득한 사회 현실을 말하는 N에게 독자들이 공감하지 않기란 어렵다. 전작에서 페이지마다 익살스러운 일러스트와 촌철살인으로 청년들의 현실과 사회를 일갈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지극히 사적이면서 대단히 보편적인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펼쳐진다. 동시에, 여전히 통쾌하고, 여전히 웃프고, 여전히 재기발랄한 일러스트가 독자의 일상을 노크하며 인사를 건넨다. “난 이래, 넌 어때?”솔직해서 비루하고, 비루해서 사랑스럽다-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돌아온 N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의 《빨강머리 앤》에서 앤은 Ann이 아니라 Anne으로 불리길 고집한다. Anne가 더 기품 있고 고귀한 이름이라고 상상하기 때문. 우리가 알고 있는 앤의 이야기는 그렇게 한 소녀의 상상력에서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빨강머리 앤’은 Ann도 Anne도 아닌 N이다. 싫어도 좋아해야 하고,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는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NO!”라고 말하는 이 시대, 이 땅의 빨강머리N.- 본문 중에서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한 전작 《빨강머리N》은 몽고메리가 무덤에서 뛰쳐나올 만한 별명을 얻었다. 일명 썅툰. “아니 그러고도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지만 열렬한 독자 반응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해줬다. 작가가 혹독한 현실 세계로 끌어온 빨강머리N의 이야기에 하나같이 ‘내 얘기’라는 공감 댓글이 쏟아졌고, 네이버와 다음 스토리볼에서 연재되는 내내 메인을 장식했으며,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작가가 되어 올라오는 툰마다 이슈가 되고 있다. 겉멋 한번 부리지 않은 채 아낌없이 욕을 내지르고, 자책하다 ‘자뻑’하고, 그러다 다시 낙담하는 N은 솔직해서 비루하지만 비루해서 사랑스러운 청장년의 대변인이 되었다. 그 빨강머리N이 두 번째 책으로 다시 돌아왔다.전작에서 페이지마다 익살스러운 개그, 현직 카피라이터다운 인상적 단문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SNS 연재에서는 볼 수 없는 작가의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펼쳐진다.보통 어른의 삶이란 어떤지, 다 큰 어른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이처럼 여릴 수 있는지, 남의 돈 벌어 먹고살기란 얼마나 고된지, 여자로서 험악한 세상을 살기가 얼마나 두려운지를 때로는 웃음 나게, 때로는 눈물 나게, 간혹은 오소소 소름 돋게 묘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의 독보적인 매력, 여전히 통쾌하고, 여전히 코믹하고, 여전히 재기발랄한 그림이 매 글마다 더해져 독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가볍고도 묵직한 이 시대 보통 어른들의 자화상 - 평범한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다 평범한 사람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학교에 입학해 졸업하기까지 수없는 경쟁에 시달리는 일이, 고통스러운 업무, 유별난 사람들과 씨름하는 회사 일이, 절대 내 마음처럼 자라주지 않는 아이의 육아가, 그렇게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매일의 돌발 사건이 어떻게 평범할 수 있단 말인가.- 본문 중에서빨강머리N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다양하다. 몸개그를 보는 듯한 생생한 유머, ‘병맛’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N 캐릭터, 어른 세계를 묘사한 현실감 있는 이야기… 무엇 하나 빼놓을 게 없다. 하지만 단 한 가지를 꼽으라면 N을 통해 평범한 삶의 가치가 재조명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강머리N은 대한민국 평범한 30대다. 9시에 출근해서 칼퇴근을 도모하지만 영락없이 야근에 돌입해야 하고, 활력을 줄 만한 주말을 보내고자 하지만 피곤에 전 몸뚱어리를 좀처럼 일으키지 못한다. 식당에서는 여유자작 혼밥을 먹지만 방구석에서 집혼밥을 먹을 땐 쓸쓸해하고, 고가의 코트 앞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내려놓는다. 우리 옆집에, 내 옆자리에 언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솔직함이다. 아니 뭐 그렇게 솔직할 필요가 있나 싶을 만큼 솔직하게 남루하고 비루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요즘 핫하다는 레스토랑이나 바가 아니라 좁고 어두운 집구석에 틀어박혀 드라마 정주행이나 하는 게 행복이라 믿는다. 한 번도 아니고 질릴 때까지 봤던 것을 또 보다가 저녁 무렵에야 폐인처럼 일어나 냉장고를 뒤적인다. 인간이 얼마나 찌질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프롤로그〉, 7쪽)이 책에는 무조건 잘될 거라는 말,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거라는 말,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는 말은 없다. 대신 평범하게라도 사는 게 어디냐고 말한다. 공부하고, 회사에 다니고, 아이를 낳아 사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고 말한다.일탈은 내게 쾌락과 희망을 준다. 하지만 일상은 나에게 밥과 잠잘 곳을 주고, 한 해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부모님의 노후를 대비하고, 사랑하는 내 강아지의 사료 살 돈을 준다.(〈일탈<일상, 196쪽)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줄곧 1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배워왔다. 또한 때로 그날이 그날인 일상을 버리고 화려한 일탈을 시도해 낭만적으로 살아보라고 권장받는다. 하지만 이 책은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말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동네 슈퍼 가판대에 펼쳐진 상품성 낮은 잼용 딸기, 그 딸기를 사다가 그냥 먹었다고, 더럽게 맛없었지만 “그냥, 잼용 딸기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잼용 딸기〉, 36쪽)는 대목에서는 감탄이 절로 난다.몽고메리의 앤, 스스로 백마에 올라탄 현대여성 N으로 진화하다이번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여성으로서의 삶, 특히 홀로 사는 여성으로서의 삶의 모습이 다양한 형식으로 묘사된 점이다. 범죄 대상이 될 뻔했던 경험을 공포소설 형식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엄마의 모습을 통해 여자로서의 자기 삶을 돌아보고,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대신 직접 백마에 탑승했다고 말하며 씩 웃는 N의 모습이야말로 이 시대 여성들의 자화상 아닐까. 물론 우리의 N은 여전히 ‘솔로 천국, 커플 지옥’을 외치며 실연이라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하는 독거 처녀이기에 모든 여성의 롤모델이 될 순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맨날 집에만 있어서 남자들이 나란 여자가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 밖으로 나가야겠어”(〈웅녀〉, 259쪽)로 시작되는 연애 시도, 동화 속 왕자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백마에 탑승하는 모습을 보면 N이 어떤 인생의 질주를 펼칠지 기대되는 건 독자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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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
    • 남세진 지음, 재주 그림
    • 애플북스
    • 2018-09-21

    “늦은 나이, 애매한 경력, 희미해진 꿈을 갖고이거 말고는 답이 없어서, 이거 아니면 진짜 할 게 없어서,공시생이 되었고 노량진으로 갔다.”2016년 7, 9급 국가 공무원 지원자 수는 288,565명.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이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세상이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공시생들이 사는 세상엔 ‘세븐일레븐(7시부터 11시까지 14시간을 1년 동안 공부하면 못 붙을 시험이 없다는 뜻)’이란 말이 있지만, 사실 ‘넘사벽’인 말뿐이기도 하다. 그만큼 책상에 딱 붙어 앉아 치러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그 길고 지루한 싸움 끝에 합격의 영광을 누리는 건 채 3%에도 못 미치는 소수뿐이기 때문이다.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는 그 기약 없는 열차에 몸을 실은 20대 한 공시생의 기록이자 진솔한 고백이다. 저자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가장 현실적인 목표를 택했지만 언제 목적지에 닿을지, 열차를 잘못 탄 건 아닌지,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을 졸인다. 그리고 그 불안을 뚫고 매일 책상으로 가 하루분의 목표를 채우는 것으로 힘든 승리를 챙긴다. 공시생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겪었을 초조함과 불안한 심리를 여타 포장 없이 담담한 언어로 풀어내는 한편, 노량진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발견한 일상의 면면을 발랄한 감성으로 이야기한다. 길지 않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매번 애틋하면서도 정직한 감동을 주는 건 무엇보다 화자 자신이 직접 부대끼고 성찰한 데서 오는 공감이 크기 때문이다.하루를 성과 없이 흘려보낼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올 때, 자신에 대한 믿음이 바닥을 보인 어느 날에도 저자는 꾸역꾸역 펜을 들어 이렇게 썼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하루분의 밥. 하루분의 힘. 하루분의 기. 하루분의 꿈. 하루분의 삶.” 하루하루 쓰러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는 그 하루분의 힘을 얻기에 충분할 것이다. 공무원 준비 30만 시대, 처음으로 수십만 공시생의 마음을 읽은 책! 이 책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한민국의 공무원 준비생이 30만 명에 육박하는 오늘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보고서이자, 노량진이란 ‘공시섬·고시섬’에 표류 중인 이 시대 청춘들이 살아내는 일상을 가식도 포장도 없이 적어 내려간 솔직한 자기소개서라고 할 수 있다. 공시생의 수는 실로 어마어마하지만, 합격을 위한 길은 오롯이 혼자서 버텨야 하는 기나긴 싸움이다. 공부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 외로움을 걱정할 순간이 어디 있냐고 할 수 있지만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홀로 공부에 매진하는 일은 마음이 가장 지치는 법이다. 그래서 공시생들은 ‘공시생 일기’, ‘공시생 책상’, ‘공시생 필수 아이템’ 등을 정리해 블로그나 SNS 등에서 공유한다. 저자는 ‘공시생 기린’이란 닉네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꾸준히 하루치의 기록을 써 내려갔고, 담담하면서 단단한 마음이 느껴지는 일기에 자극도 받고, 힘도 얻은 수많은 공시생이 다녀가며 블로그는 위로와 소통의 공간이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블로그에 올렸던 공시생 일기와 공부를 준비한 1년여 기간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 거기에 네이버와 다음에서 고시원에서 사는 삶을 그린 웹툰 <쩜오라이프>를 연재하는 재주 작가의 깜찍한 일러스트가 더해졌다.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필자의 공부 노하우 꿀팁 수록 암기 바보도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까? 단권화를 만들기 가장 좋을 때는 언제일까? 강의와 기출문제에 대한 의존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저자가 몸소 체험한 시행착오 끝에 건진 필승 꿀팁을 담았다. 물론 정답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지름길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누구든 자신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기에 그 과정에 누군가의 수고로움을 조금 덜어줄 수 있는 활용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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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 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09-21

    ★★ 100만 블로거가 빵 터진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여행기 ★★“엄마, 꼭 인도여야 해?” “선영아, 내는 무조건 인도에 갈 끼다!”여행이 좋아 시간과 돈만 허락되면 무작정 배낭 메고 비행기에 오른 선영 씨. 그렇게 십여 년 홀로 잘 돌아다니다 유럽의 한 도시에서 문득 엄마가 생각났다. 사는 게 바빠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본 엄마였다. 좋은 건 자신에게 먼저 보여주고 먹여주던 엄마를 두고 혼자서만 멋진 곳을 돌아다닌 게 미안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음엔 무조건 엄마와 여행해야지. 태국이 좋을까? 아니면 스페인?’그런데 웬걸! 엄마가 인도에 가겠단다. 까칠한 골드미스 이모까지 동반해서! 인도는 베테랑 여행자도 힘들다는 곳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엄마와 이모의 첫 배낭여행지로 어울리지 않았다. 인도에 관한 온갖 소문을 들이대며 엄마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비행기 표 세 장을 끊었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데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미친 짓이었으니까!캘커타에서 맥그로드 간즈까지시트콤 같은 세 여자의 인도 방랑기!시작부터 파란만장한 세 여자의 인도 방랑기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가 드디어 출간됐다. 블로그에 연재되자마자 화제를 모은 이 이야기는 100만 블로거들의 공감을 받으며 출간에 대한 기대를 모아왔다. 환갑에 가까운 두 여사를 대동한 채 인도에 ‘툭’ 떨어진 딸의 웃지 못 할 고뇌와 부산 ‘아지매’인 엄마의 집요한 인도 탐구 생활, 그리고 한 성깔 하는 ‘골드미스’ 이모의 끊임없는 잔소리가 배꼽을 잡게 한다.우선 캘커타에 도착하면서부터가 시트콤이다. 미리 예약한 택시를 타고 숙소에 가려는데 엄마와 이모가 완강하게 승차를 거부한다. 택시의 사이드미러가 박살이 나 있어서다. 딸이 원래 인도는 이렇다고 말을 해도 두 여사는 택시에 탈 생각을 않는다. 급기야 엄마가 택시를 나눠 타고 가자며 이렇게 말한다. “셋 다 죽으면 시체는 누가 한국에 가져 가노?”바라나시에서는 망고에 대한 이모의 집착이 관전 포인트다. 이모는 눈을 뜨자마자, 그리고 자기 직전까지 망고를 먹었는데 놀라운 건 이모에게 망고 알레르기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걸 알면서도 망고를 먹어야 한다는 이모의 항변이 명언이다. “한국 가면 망고 하나가 2천 원이 넘는데 여기는 2천 원에 열 개를 주잖냐. 그럼 천 개 먹으면 180만 원 버는 거 아이가.”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맥그로드 간즈-델리 구간에서는 엄마와 딸이 멀미로 사경을 헤맨다. 그리고 드디어 델리에 도착한 그녀들이 반기절 상태로 나눈 대화 역시 코믹하다. “엄마, 나 죽을 뻔했어.”“선영아, 내가 더 죽을 뻔했다.”“아, 정말, 엄마! 내가 더 죽을 뻔했다니깐.”“내가 니보다 훨씬 더 죽을 뻔했다.” 엄마의 여행 DNA는 이상 무!시종일관 배를 잡게 하는 유쾌하고도 즐거운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는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그렇다고 감동이 빠질쏘냐! 화끈하게 웃는 사이사이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시선과 세상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코끝을 시큰하게 만든다. 특히 배낭여행이라는 일생일대의 이벤트를 통해 자신도 모르던 모습을 발견해나가는 엄마의 모습은 가슴을 벅차게 한다. 나뭇잎 하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호기심, 젊은이들은 물론 현지인들과도 격 없이 어울리는 친화력, 그리고 여행의 고단함까지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긍정 에너지’ 엄마를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온다. “인도에서 나는 나를 놀라게 하는 많은 것들을 만났고,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꼈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58년 만에 깨달았다.” 엄마의 여행 후기는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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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읽는 엄마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시 읽는 엄마
    • 신현림 지음
    • 놀(다산북스)
    • 2018-09-21

    “엄마라는 무게 앞에 흔들릴 때마다시가 내 마음을 위로해주었습니다.”20만 독자가 감동한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을 잇는엄마의 마음을 울리는 신현림 신작 에세이매 순간 흔들리고 좌절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살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38편과 가슴 따뜻한 에세이.예술가인 동시에 딸을 둔 모녀가장인 신현림 시인은 “땅끝으로 떨어지는 엄마라는 무게에 흔들리고 외로울 때마다 시를 읽고 쓰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라고 말한다. 헤르만 헤세, 셸 실버스타인, 샬럿 브론테, 헨리 롱펠로,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백석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국내외 거장의 작품부터,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시까지 그 시절 그녀에게 커다란 가르침이 되어준 시들을 하나둘 들려주며,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엄마들에게 위로와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38편의 시마다 한 편씩 더해지는 에세이는 한발 먼저 딸을 키우며 겪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 엄마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하루 한 편, 시와 함께하는 사색의 밤은 엄마의 하루를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괜찮아’라는 누군가의 말보다 더 진하고 가슴 뜨거운 위로가 될 것이다. 시는 가장 큰 행복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 여리지만 한없이 단단한 지혜의 뿌리를 내려줄 것이다.“매일 흔들리지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살고 있는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보내는 치유의 문장들”_ 하루 한 편, 엄마의 마음을 안아주는 38가지 시와 에세이‘환희와 두려움의 연속.’ 엄마가 된다는 건 그렇다. 아이를 통해 위대한 행복을 느끼다가도, 문득 내가 아이를 이해 못하고 아프게 하는 건 아닌지 괴로움에 빠진다. 가장 좋은 것만 주고도 늘 미안해서 매일 밤 가슴으로 눈물을 한 바가지씩 쏟곤 한다.저자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 모녀가장으로서 홀로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엄마로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딸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두렵고 막막했던 날들이. 그럴 때마다 지혜의 시선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시를 읽고 썼다. “시는 어느 시대에서나 정신의 양식이면서 동시에 구원의 등불”이라는 네루다의 말을 절감하면서, 엄마라는 무게에 힘이 부쳐 슬프고 외로울 때마다 한 편의 시로 엄마라는 길을 따스히 밝히곤 했다.“세상일에 치여 지친 날이면 나는 아이와 함께 시를 읽었다.시는 엄마로 산다는 것의 행복과 두려움을 미리 알고 있던 것처럼때때로 마주치는 아픔을 예견한 것처럼 내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위로해주었다.그리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따끔하고 부드럽게 웃음을 담아 일깨워주었다.”‘엄마 노릇’이란 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젊은 날의 자신처럼 매 순간 흔들리고 좌절하는 엄마들을 보듬어주고 싶어 위로의 시를 모으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38편의 주옥같은 시와 지난날의 경험이 절절히 녹아 있는 에세이를 읽으며, 내 아이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기를, 약해지는 마음을 야무지게 다져가기를, 잠시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의 평화를 얻길 기도하면서 말이다.누군가의 소중한 딸이자 현재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온 마음을 담아 써내려간 시와 에세이는 그래서 보통의 엄마들에게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준다.“엄마, 당신의 삶이 바로 한 편의 ‘시’입니다”_ 엄마라는 책임을 견디고 있는 나에게, 그리고 나를 키우며 눈물 흘렸을 우리 엄마에게 보내는 선물 같은 시‘비로소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엄마가 되고난 후 겪게 되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아닐까. 그녀는 시를 통해 우리가 엄마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너무 쉽게 놓쳐버린 것들을 하나하나 일깨워준다. 딸을 키우며 느꼈던 마음, ‘나는 한 번도 좋은 딸인 적 없다’는 그녀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는 순간, 잊고 있던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마음 깊이 깨닫게 된다.“엄마, 란 이름은 지금껏 가슴을 치고 나를 일으켜 세운다.딸이 나를 엄마, 라고 부를 때도 똑같다.그러면서 나는 나의 엄마를 떠올린다.그 사랑의 매듭이 한 편의 시로써 더 단단해지고, 사랑스러운 바람으로 넘쳐날 수 있다는 것.그것을 나는 이 책에서 보여주고 싶었다.”‘좋은 엄마’라는 정답 없는 고민을 품은 채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는 나에게, 그리고 나를 키우며 눈물 흘렸을 우리 엄마에게 따스한 시 한 편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위대한 시인들이 새겨놓은 인생의 환희와 슬픔, 그리고 지혜를 통해 지치고 고된 나의 하루를 다독이는 동시에, 아름다운 청춘과 꿈이 있었던 엄마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자들의 메시지* 전화기 너머 ‘엄마’라는 딸의 한마디에 회사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_hyuk***** 너무나 큰 사랑을 주신 우리 엄마. 이제는 제가 그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_seoh***** 매 순간 후회하지만, 아이들이라는 멋진 선물이 있어 또 힘을 내어봅니다. _fron***** 시를 읽은 기억이 까마득한데, 이 책을 읽으며 가슴 따뜻한 엄마가 되어봅니다. _kdej***** 아이를 낳던 순간, 엄마가 떠올라 울었습니다. 엄마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_lohv***** 마음을 다독이고 싶을 때 시를 읽습니다. 육아 스트레스도 시에 묻어버렸습니다. _teas***** 얼마 전 엄마가 되었습니다. 시 한 구절로 잠시나마 마음의 휴식을 얻었습니다. _h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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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시간이 너를 증명한다
    • 뤼후이 지음, 차혜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09-21

    우리 모두는 한때 열렬했고, 불안했고, 휘청거렸다지금도, 앞으로도 우리는 그렇게 스스로를 완성해갈 것이다중국 젊은 세대가 열렬히 애정하는 여성 작가뤼후이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현재 중국 젊은 세대에게 가장 열렬한 지지를 받는 여성 작가, 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세대를 가로질러 수많은 독자들과 공감하는 탁월한 문장들….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최근 중국 서점가의 신성으로 떠오른 에세이스트 ‘뤼후이’의 대표 에세이가 출간됐다.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랑과 이별, 타인과의 관계, 자존감 회복 등 복잡 미묘한 인생의 엉킨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나가는 책으로, 뤼후이의 주요 지지층인 20~30대 여성 독자뿐 아니라 수많은 독자들에게 폭넓게 사랑받으며 중국에서만 100만 부 넘게 판매되었다.개인적 감상의 나열과 ‘예쁘고 듣기 좋은 말’로 포장된 에세이들과 달리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만나서 관계 맺고 경험한 사람들의 누추하지만 아름답고, 보편적이지만 밝게 빛나는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남자 친구와 이별한 뒤 다른 삶을 시작한 여인의 황량한 마음속 풍경, 관심조차 없던 남자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그가 자신을 남몰래 짝사랑해왔음을 알게 된 친구의 변화된 인생, 이기적인 부모를 증오하는 소년과 함께 들은 노래에서 발견한 헌신적 사랑의 가치, 눈먼 남편 곁에 항상 자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려고 짙은 향수와 큰 목소리로 치장한 여자의 기구한 사연…. 이처럼 저자는 수만 번을 흔들리고 방황하면서도 때로는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 교차하는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정성껏 담아낸다. 망망대해를 떠돌던 꿈, 거센 눈보라 같았던 시련, 맹렬히 타오르던 사랑… 이 모든 ‘시간’의 조각들은 밤하늘에 쏟아지는 유성우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지만, 존재의 흔적 속에 차곡차곡 축적되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증명하는 도구가 되어준다. “사랑했고, 실수했으며, 모든 것이 지나갔다. 좋은 일, 나쁜 일, 모든 것은 과거가 되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다.”흔들리고 방황했던 시간의 조각들그 조각들이 모여 단단한 삶을 만든다《시간이 너를 증명한다》는 수학자가 복잡하고 어려운 공식을 증명하듯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고민거리들을 하나씩 ‘증명’해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각 장은 자기 앞의 생, 사랑, 관계, 자존감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사소하지 않은 생의 흔적’이 새겨진 시간들이 모여 어떻게 결국 우리의 ‘인생’이 되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이를 위해 저자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만난 사람들까지 책으로 끌어들여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재구성하는데, 그럼으로써 마치 여러 편의 짤막한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선사한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자기 몫의 시련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우아하고 당당하게 살아낸다. 포기하고 돌아서는 순간에도 그들은 자신이 노력하고 정성을 쏟았던 시간을 떠올리며 지긋이 웃는다.이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반석처럼 단단한” 마음을 갖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새로 출발하는 것은 나약한 것이 아니다. 넘어진 사람 중 일부는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니며, 넘어진 이유와 그 길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굴욕스럽게 실패했더라도 다른 길을 새로 걷다 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막다른 길에서 끝까지 버티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리하여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시침과 분침이 충실한 목격자가 되어 당신의 수고와 노력을 기록해줄 것이다.”불안하고 자책할수록 더욱 깊어지는 성찰찬란한 삶의 밑거름이 되어줄 시간의 힘과거의 모든 순간들이 모여 ‘현재의 나’라는 존재를 완성했듯이 현재의 모든 순간들이 모여 ‘미래의 나’를 완성하게 되리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나비에게는 징그러운 애벌레 시절이 있고 펭귄에게는 초라한 몰골의 털갈이 시절이 있다. 바다 밑에서 몇 천 년 동안 단잠을 잔 조개만이 고귀한 진주를 품는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지나간 잘못과 후회를 시간의 탓으로 돌린다. 이에 저자는 “시간은 조용하고 공평하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추악하고 실패할 때도 시간은 조용히 죄를 뒤집어쓰며, 선량함과 성장을 위해서는 빛나는 훈장을 걸어준다.”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는 지금 이 순간 운명적인 갈림길 앞에서 갈팡질팡하며 불안에 떠는 시간들, 지금 자신의 모습이 보잘것없다 여기며 흘려보내는 시간들마저도 훗날 찬란한 삶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책이다. 하루하루 버텨내느라 지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도 곧 지나갈 거라고, 그러니 다 괜찮을 거라고 토닥토닥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소중한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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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동안 맥주는 시원하고 밤공기는 포근할 것이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게스트하우스 -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동안 맥주는 시원하고 밤공기는 포근할 것이다
    • 장성민 지음
    • 위고
    • 2018-09-21

    ●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몇 시인지도 알 수 없는 새벽, 문득 머나먼 게스트하우스의 기억이 나를 찾아온다”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다면 목적지야 어디라도 좋다고 생각하며 20년간 여행을 떠난 약사. 그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얻은 이상한 위로에 관한 이야기. 그에게 게스트하우스는 이상한 우울-“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소득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하루”의 어느 순간 불현듯 찾아오는 우울, 그리고 그로 인한 무기력-을 달래는 유일한 방식이다.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쌓아올린 쓰레기를 알아챌 수 있는 곳, 밤이면 정원이나 사랑방에서 갈 데 없는 여행자들과 늙은 개와 동네 고양이들이 모여 친구가 되는 곳도 게스트하우스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선택하는 동안 당신이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도 별다른 노력 없이 어느 순간 그렇게 슥. 여행을 떠나기 전, 무슨 쓸데없는 짓을 했고 어떤 아픔을 겪었더라도 알고 보면 당신은 그리 나쁜 녀석이 아니며 또 잠깐의 아픔에 짓눌리지 않을 만큼 강하다는 걸 발견할 것이다. 또는 그렇게 착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말한다. 낯선 도시에서 “사랑받는 느낌이 드는 방”을 찾아내고 안도감을 느끼며, 동네탐험을 하고 늦은 밤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어쨌든 솔직하거나 솔직하지 않은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 동안” 당신은 당신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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