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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 한달 간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 한달 간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 김주용 지음
    • 대경북스
    • 2023-12-27

    한 달 동안 글과 그림으로 그려나간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특수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주용 저자는 일 중독으로 인한 번 아웃에 직면한 후 아내, 그리고 어린 두 딸과 함께 말레이시아(랑카위 → 페낭 → 쿠알라룸푸르 → 말라카 → 조호르바루) → 싱가포르에 이르는 한 달 동안의 배낭여행을 떠났다.바람처럼 순리 있게 흘러가자는 의미에서 여행의 명칭은 ‘바람길 여행’으로 정했다. ‘안전, 배려, 배움, 사랑’을 모토로 네 명의 가족이 함께 기획한 말레이지아 최북단에서 싱가포르 최남단까지 이어지는 장장 900km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랑카위 체낭 해변에서의 추억, 맹그로브 투어를 하면서 새롭고 신기한 것을 보는 것보다 그곳에서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이 여행의 본질임을 깨닫는다.불교, 이슬람교, 힌두교가 공존하고 있는 올드 시티 페낭에서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경험하며, 아이들이 여러 종교와 문화에 익숙해지고 존중하는 방법을 스스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이다.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쿠알라룸프르는 현대적인 도시이며, 쇼핑의 도시이다. 그러면서도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이 공간에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살아가는 모습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문화에 배타적인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식민지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말라카에는 유럽식 건물과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네덜란드 광장을 비롯하여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교회, 성 바울 교회, 산티아고 성문 등 유럽 식민지 시대의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곳이다. 조호르바루(Johor Baharu)는 말레이시아 최남단에 있는 곳으로 싱가포르 국경과 맞닿아 있다. 조호르바루는 해상 무역이 발달하고 외국인들의 잦은 왕래로 활기찬 곳이다. 쇼핑, 공부, 놀이 등 모든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도시로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한 달 여행의 마지막 여정인 싱가포르다. 길쭉한 말레이시아 바로 밑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부산보다 작은 도시 국가이다. 싱가포르도 말레이시아처럼 다양한 민족이 사는 나라이다. 대개의 다민족 국가가 무슬림계, 인도계, 중국계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지만, 싱가포르는 이와는 다르게 국가 주도하에 아랍 스트리트, 리틀 인디아를 개발하였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싱가포르에 어우러져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한 달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흘러갔다. 말레이시아 최북단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긴 여정 동안 저자는 번 아웃되었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었다. 온 가족이 24시간 한 달 내내 함께 있었던 적은 처음이다. 여행의 시작 무렵에는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달라 다투기도 했고, 고단한 여정에서는 날이 서기도 했지만, 여행이 계속되면서 서로를 존중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가족 구성원 모두 모두 성장해가는 것을 느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선물은 가족이었다.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길을 걷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는 순간이 행복했다. 두 딸과 매일 장난치고 가족만의 규칙을 정해 게임을 하고 손을 잡고 걸어가는 그 길이 소중했다. 내 존재의 이유가 바로 우리 가족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가족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그 삶이 내가 사는 이유이다.이제는 직장에서의 삶보다 가정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퇴근하면 온전히 가족과 함께하려고 한다. 요즘도 여행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면서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 가족의 대화 주제이다.자 이번엔 어디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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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4-02-19

    “우리 사이에 적당한 빈틈이 있을 수 있다면…”-늘 멀어서 아쉽고 가까워서 힘든 나와 당신의 이야기-★《젊은 ADHD의 슬픔》의 정지음 작가 신작 에세이★ 우리를 미치게 하는 관계가끔 우리는 누군가의 멱살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 참다 참다 핀트가 나간 순간, 욕을 한 바가지 하고 싶고 주먹다짐을 하고 싶지만, 그나마 이성이 발동해 내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하고 만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타인일 때도 있지만 결국 자기 자신일 때도 있다. 지금 타인 때문에 미치겠는 건지 나 자신 때문에 미치겠는 건지 잘 모를 때 말이다. 서로의 미침을 인정하는 순간, 이해할 여지가 살짝 생긴다. 그러니 우리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절망을 위트 있게 들려주는 작가, 정지음의 두 번째 책첫 책 《젊은 ADHD의 슬픔》으로 에세이 분야에서 단숨에 열렬한 팬들의 지지를 얻은 정지음 작가가 두 번째 신작을 펴냈다. 《젊은 ADHD의 슬픔》은 우리 모두 정상이 아닌 지점을 갖고 있음을 깊이 공감하게 하면서, 한편으로 그 절망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지들을 위트 있게 들려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두 번째 책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에서는 좀 더 ‘관계’에 포커싱해,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그래서 미칠 듯한 우리 사이의 감정들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이러니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밖에요내가 뭘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게 많은 회사 생활,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전략으로 버티던 작가. 그는 어느 날 남들이 먹은 배달 음식 뒷정리까지 하게 되자, 쓰레기를 회의실 바닥에 냅다 패대기쳤다고 한다. 사람들이 달려와 도와주긴커녕 호들갑만 떨자 그도 수선만 피우며 이렇게 말했다. “너무너무 죄송해요, 실수로 그만…….” “나는 결백해 보이려고 어금니까지 입을 찢고 웃었는데, 어쩐지 다음 날부터는 애 성격 또라이 같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데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아낌없이 주는 나무(절망 편)’ 중에서)남친이 아니라 제우스라도 되는 듯 “넌 너무 과해” “넌 내가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 백 마디를 해. 제발 고분고분할 수 없어?”라는 헛소리를 시전하는 전 애인 이야기를 예로 들며 ‘왜 내 연애는 항상 이럴까’ 생각하기도 한 작가. 그럴 때 그는 차라리 비행기 속 프로페셔널한 승무원 흉내를 내보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비상구를 안내하듯이, 우리에겐 헤어지는 방법이 있으며, 사실 그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일러주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는 밀물 시간인지 모르다 파도에 철썩 얻어터진 꽃게처럼 거품을 물었다. 나는 그 입에 칫솔만 꽂으면 양치질 같겠거니 상상하면서, 대충 화해하거나 진짜로 헤어지거나 때에 맞는 결정을 내렸다.”(‘쌍방과실’ 중에서) 서로에게 유연해지기 위해서는사실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늘 상대가 혹은 나 자신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힘들까? 작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스스로의 미침을 허용하는 인간만이 타인의 광기에도 조금쯤 유연할 수 있었다. 자기가 미쳤듯이 저 사람도 미쳤음을 이해하고, 그가 미칠 힘이 떨어져 제정신이 되기를 기다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 이제는 미쳤다는 소리를 착한 일 스티커처럼 모으고 있다. 모쪼록 이해받지 못할수록 즐거운 삶이라 생각하면서, 즐거움은 고단함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면서.”(‘이상한 사람의 못된 행복’ 중에서) 그리고 관계에서 ‘성급한 과몰입의 실패’로 자신을 스스로 괴롭힐 때가 있지 않은가.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하며 쿨하다 여기지만 실상은 불가능해 보이는 타인들을 배제하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작가는 그 반대인 ‘느긋한 방치의 성공’을 목표로 노력해본 경험담을 풀어놓는다. “느긋하게 생각한다고 모두를 내 인연으로 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내를 들인 만큼 관계의 종결이 와도 편안하게 납득할 수는 있었다. (…) 나중에는 끝이라 확정지었던 인연들이 새로워지기도 했다. 완연한 끝이 아니라 휴식이 필요했던 관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놓기 위해 맹목을 발휘해야 했던 사람들이 우수수 떠올랐다. 그러자 머릿속을 헤엄치는 사람들 모두에게 장문의 안부 인사를 보내고 싶어졌다.”당신과 나 사이, 빈틈에서 발견하는 기쁨들작가는 이밖에도 우리 사이 거리감의 변화, 서로에게 필요한 질문들, 연대와 혐오 사이, 한 뼘 가까워짐으로 충분한 순간들 등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의 결들을 담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사랑한 실망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게 되고, 작가가 들려주는 ‘세계와 세계가 부딪치는 소리’들을 들으며 자신 또한 같은 소리를 경험했음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먼 나랑 이웃 너랑’ 사이에 느낀 소소한 기쁨의 순간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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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희나 - 내 안의 다정함을 깨우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 희나 - 내 안의 다정함을 깨우다
    • 오한숙희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3-12-27

    그토록 바라 왔던 평화가 일상이 된 딸과 엄마의 하루가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박혜란(《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저자, 이적 엄마)“장애를 다룬 이야기가 꼭 슬프지만은 않잖아요.”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딸, 희나와의 30년 동행기2023년 에세이 부문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사는 게 참 좋다》 《딸들에게 희망을》 《그래, 수다로 풀자》 《부부? 살어? 말어?》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오랫동안 대한민국 여성들의 멘토로 활동하던 오한숙희 작가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딸과의 30년 동행기 《우리, 희나》로 돌아왔다.여성학자로 방송인으로 전국을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작가는, 10년 전 돌연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제주로 터전을 옮겼다. 네 살 때 1급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딸 희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마지막 기회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딸을 돌보는 육아의 길은 험난 그 자체였다. 아이는 아이대로 상처받고, 자신의 삶마저도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한 것이다. 결국 교육과 치료라는 이름으로 했던 육아는 아이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엄마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우리, 희나》는 지난 세월 동안 저자가 겪은 무수한 시행착오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시선은 암울한 현실만을 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도처에서 모녀를 다정하게 끌어안아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외롭지 않게 세상의 일부로 살 수 있었음을 밝힌다.작가는 장애를 가진 자식을 키우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부모들에게 육아는 걱정한다고,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며, 무엇보다 아이는 너무나 빨리 훌쩍 커 가므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즐기라고 말한다. 모든 아이가 자신의 기질과 적성에 따라 살 권리가 있듯이, 장애를 가진 아이도 자신만의 달란트를 가진 인격체로 살아갈 주체임을 상기시킨다.《우리, 희나》는 발달장애를 가진 자식을 돌보는 한 가정의 이야기에서 다양한 존재 양식을 가진 인간을 이해하는 범주로 생각의 차원을 넓힌다. 또한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아이를 키우는 양육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개성존중의 시대라는데 자폐도 개성이 될 수 있을까?얼마 전 청년 화가 정은혜 씨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역할로 드라마에 출연했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비록 드라마 속에서였지만, 장애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90년대 중반, 희나의 자폐를 처음 알았을 때만 해도 자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너무도 초보적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정상인도 일정 정도 자폐 스펙트럼 안에 속한다는 인식과 함께, 정신 영역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진행되면서 실제 자폐 판정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줄지어 각을 세우고, 늘 가던 길로만 다니려 하거나, 음성적 언어 정보보다 시각적 이미지 정보에 의존하는 희나의 행동들이 예전에는 장애로 인한 병증으로 규정되면서 고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되어 강박적으로 못 하게 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집안 정리를 하는 데 아주 유용한 정리의 기술이 되고, 한 번 경험한 것은 잊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화법이 될 수도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상이라는 한정된 범주로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을 버리게 되자 희나라는 한 사람이 가진 개성과 장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작가는 딸 희나가 원시에서 왔거나 미래에서 온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가진 기쁨, 두려움과 같은 본연의 감정을 순수하게 드러낸다는 면에서 원[原]인류라고 볼 수 있고, 보통의 현[現]인류를 뛰어넘는 시각적 감각을 보인다는 면에서 신[新]인류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지식정보들, “나는 왜 이 책을 썼는가?”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다. 하물며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자폐아를 키우는 일은 더더욱 힘들다. 일단 자식이 자폐 판정을 받으면, 부모는 좌절하게 되고, 내 아이를 정상의 범주로 만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불나방의 시기를 거치게 된다.‘치료’ 자 붙는 건 다한다. 돈도 많이 들지만 부모도 아이도 압사할 지경이다. 그래도 치료를 그만둘 수 없다. 아이의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작가도 그런 고통의 터널을 걸었고, 만신창이가 되었다.이 책을 통해 작가는 자폐를 포함하여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실제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자폐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으면 합니다전문가의 의견은 중요하다. 그러나 시대에 따른 한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미국의 정신과 의사 레오 카너가 자폐의 원인을 냉장고 엄마라고 규정한 때가 있었다. 최초의 사회적 접촉인 엄마가 냉장고처럼 차가워서 아이가 자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1년 후 레오 카너는 이를 잘못된 판단으로 인정했지만, 지금까지도 학계의 정설인 듯 냉장고 엄마 이론이 정보로 둔갑되어 소비되고 있다.자폐아의 어머니라 불리는 로라 윙은 “자폐증은 희귀병도 난치병도 아니며, … 단지 진단의 문제일 뿐, 이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자폐 스펙트럼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작가는 전문가의 한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일련의 경험을 한 이후, 자폐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1911년에 이미 자폐를 병이라기보다 개성으로 보고 접근한 시각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지 말라, 태교는 완벽했다“임신했을 때 뭘 잘못 먹었기 때문일까?”, “혹시 이혼할 때 첫돌도 안 된 희나가 고열이 나고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 충격으로 아이가 이렇게 되었을까?” 등등 저자 또한 근거 없는 죄책감에 빠질 때가 많았다. 이제 그런 엄마들이 보이면 “과일도 이쁜 것만 골라 먹었고” “태교는 완벽했다”고 외치도록 격려한다. 조금만 약해 보여도 무시하고 겁주는 세상에서 아이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아이의 사소한 행동에도 수백 번 심장을 떨구면서 희망고문으로 (자신의) 삶을 덮어쓰기 할 부모들에게 꼭 이 책이 닿기를, 결코 짧지 않을 시간을 견뎌야 할 부모들에게 이 책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먼저 아이가 가진 스타일을 이해해 주세요희나는 물건을 배치하는 데 자기만의 순서가 있다. 48색의 크레파스도 자기가 정한 고정석에 배치했다. 색깔을 칠할 때도 하늘색, 분홍색, 노랑색, 주황색 등의 순서를 지켰다. 이러한 희나의 스타일은 같은 계열의 색이 연한 색에서 진한 색 순서로 나타나는 그러데이션 화법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모태가 되었다.아이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 병증이나 강박적 행동으로만 보지 않으면 어떨까. 희나의 색에 대한 고집이 독특한 화법을 가진 화가로 만들었듯, 자녀가 보이는 특정 스타일이 고유의 개성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니 아이가 가진 스타일을 억지로 깨려고 애쓰거나 고치려 하지 말고, 관찰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다’는 것을 무조건 ‘장애’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기를 당부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무엇보다 작가는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언어 치료실을 너무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희나를 위해 언어 치료 중단을 선언했을 때 당시 언어치료사가 이런 말을 했다. “생활연령이라는 것이 있어요. 나이가 먹으면 그만큼 경험이 쌓이기 때문에 말이나 행동의 능력이 커지거든요.” 실제로 10년 전에 비해 희나와 함께 사는 일이 훨씬 편해졌다. 왜? 희나와 일상의 일거리를 나누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증장애를 가진 희나도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언어가 늘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희나의 언어를 배워 나갔다. 이제 서른을 넘긴 희나가 그 증거다. 그러니 안심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즐겨라.■ 다정함이 답이다장애를 가지고 세상을 사는 일은 서러움과 분노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불안감을 표출하는 아이를 향해 “그러게, 왜 병신을 데리고 버스를 타!”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아이의 돌출행동에 제 자식이 피해를 입을까 미리 피하는 사람도 만난다. 작가는 우리 사회 안에는 여전히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용기를 내어 자꾸자꾸 밖으로 나아가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일이 무서워서 외출을 피한다면 ‘진짜 자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게 밖으로 나가서 날개 없는 천사를 만났고, 희나 맞춤형 공동체를 실험할 수 있었고, 쓴맛 단맛이 어우러져 삶이 재미있어졌다고 작가는 말한다.아무리 노력해도 엄마는 완벽해질 수 없고, 가정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에, 결국 공동체가 함께 장애 가족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다정함을 깨우는 것이다.저자가 생각하는 다정함은 ‘존중’이다. 우리의 속도에 희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희나의 느린 속도를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것, 장애에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방점을 찍는 것, 희나를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여 그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 상대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다정함이라는 절대적 무기를 가진 공동체에 장애와 편견이 설 자리는 없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장희나서른두 살의 희나 씨는 청소기나 쓰레기 처리기와 같은 기계를 좋아해서 청소와 쓰레기 버리기를 도맡아 하고, 각 잡고 줄 세우는 정리 정돈을 즐겨 한다. 한번 기억에 들어온 것은 잊지 않고 그대로 재생하고, 특히 시각에 대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불안과 공포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생물 무생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한다.퍼즐을 맞출 때 마지막 조각을 제 위치에 놓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는 버릇과 고양이처럼 귀를 손등으로 쓱 스치고 지나가는 버릇이 있다.쇠끼리 부딪치며 내는 소리를 싫어해서 유리와 도자기를 선호하고, 하나밖에 없는 언니가 낮에 자신에게 잘못한 일이 있으면, 자다가도 깨어서 언니의 등짝을 한 대 때리고 잠자리에 드는 뒤끝 작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셔틀 버스가 코앞에서 기다려도 자신만의 일상 매뉴얼을 지켜서 엄마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절대 내공의 소유자다.여섯 살 때부터 신문지와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를 칠하고 또 칠하던 희나 씨는 특유의 색채를 쌓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서 2020년 제주에서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우리, 희나》에는 희나 씨의 개성 넘치는 작품 9점이 수록되어 있다.특수학교 고등 과정을 마쳤고, 현재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활동센터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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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04-14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도망가지 않았다”인생 자체가 명함인 6070 큰언니들 인터뷰집일하는 나를 돌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법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창간76주년 경향대상, 텀블벅 1422% 초고속 달성 화제작! 세상이 ‘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일하는 자부심으로 당당하게 살아온 고령 여성들의 삶을 일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담은 인터뷰집이다.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는 집안일과 바깥일을 오가며 평생을 ‘N잡러’로 살았던 여성들.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나 불린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자 시작되었다.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은 수십 명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이들의 삶을 기록했다. 그저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니다.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 이들의 노동이 저평가된 구조적 맥락을 짚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며 당시 한국의 현대사적 사건들도 살펴본다. 기사 연재 당시는 물론, 소셜 펀딩 1442%를 초고속 달성하며 많은 사랑과 추가 출간 요청을 받았고, 드디어 단행본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기사와 독립출판물에 담긴 모든 이야기를 모아 단행본에 맞는 편집 구성과 디자인, 미수록된 사진까지 새로이 선보인다. 굴곡진 현대사, 파도처럼 밀려오는 나쁜 일 속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삶을 개척해온 멋진 큰언니들에게서 일하는 나를 돌볼 힌트와 자부심을 얻어보자.수상내역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2022년 2월), 한국기자협회 제 378회 이달의 기자상, 창간76주년 경향대상“세상이 몰라도 나는 알지, 당신이 얼마나 큰일을 했는지”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이 책에는 평생 일했지만 ‘명함’은 없는 6070여성- 큰언니들의 삶을 일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들이 일하며 삶을 일궈온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자신의 이름보단 늘 누군가의 엄마, 아내로 불려왔죠. 그러나 이들은 IMF 외환위기, 남존여비의 굴곡진 시대 속에서도 평생 일하며,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당당히 살아왔습니다. 집안일부터 바깥일까지 집안의 진짜 가장 역할을 하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N잡러로 활약하고 있죠. 이들이 없다면 사회는 무너져내릴 것을 데이터와 통계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일의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곤 했습니다. 조명을 비춘 적이 없고, 너무나 흔하고 당연히 여겨왔기에요. \"우리가 만난 여성들은 명함이 없다고 했다. 일을 쉰 적은 없다. 사회가 그들의 노동을 ‘일’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4쪽) 이 책은 명함은 없지만 인생 자체가 명함인 큰언니들에게 조명을 비춰 그 일의 가치와 삶의 태도를 담은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5개의 출근길로큰언니들의 일하는 삶을 따라가다책은 5개의 ‘출근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출근길에서는 새벽 4시에 출근하며 한 자리에서 20년 넘게 국숫집을 운영한 1954년생 손정애 씨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파도처럼 몰아치는 나쁜 일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온 정애 씨의 이야기로 큰언니들이 일하는 삶, 시대로 통하는 문을 엽니다. 두 번째 출근길에서는 결혼 후 집안일을 도맡아온 사람들, ‘전업주부’, ‘집사람’이라 불리는 여성들이 정말 ‘집에서 놀았는지’ 편견을 깨며, 돈 버는 일부터 손자돌봄까지 다양한 노동을 맡아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세 번째 출근길에서는 엄마와 딸이 서로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연결되는지를 살펴봅니다. 남존여비 시대에서의 일과 페미니즘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노동의 면면을 들여다봅니다. 네 번째 출근길에서는 도시와는 또 다른 가부장제 그늘에서 농촌 지역의 여성들이 어떻게 삶을 개척해왔는지 따라갑니다. 다섯 번째 출근길에서는 꾸준한 자기계발, 탈혼 등 오늘도 새로운 미래에 도전하는 큰언니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5개의 출근길에 담긴 11개 ‘인터뷰’는 1문1답, 독백 등 각 인물의 삶의 현장에 맞춘 다양한 형식으로 생생히 펼쳐집니다. 수 개월간의 취재, 인물마다 5~6번의 만남부터 때로는 1박 2일까지 이어진 인터뷰 덕분에 담을 수 있는 인터뷰의 깊이입니다. 그저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닙니다. ‘인사이트’ 코너에서는 통계와 데이터 분석으로 큰언니들의 삶의 궤적을 쫓습니다. 1963년 경제기획원 한국통계연감부터 2021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까지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각종 데이터,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여성 일자리와 관련한 법적인 변화들도 조사했어요. 데이터와 숫자, 그래프가 이들의 삶과 업의 가치를 뜨겁게 뒷받침합니다.일하는 자부심, 당당하고 따스한 삶의 태도큰언니들이 전하는 응원과 연대“재밌게 살고, 힘들게 살지 마. 살아보니까 인생이 그렇게 길지가 않아”책 속에는 일의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과 따스한 응원도 가득합니다. 큰언니들 중에는 인터뷰를 요청을 부담스러워하던 분들도 계셨다고 해요. 하지만 자신의 일과 삶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나 좀 멋있네.” 라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발견하며, 일하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데요. 문장마다 그 마음이 듬뿍 묻어납니다. 우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일하는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힌트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잖아. 그래도 좋아하는 걸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아요. 애들한테도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그냥 쉬라고 해요.”(37쪽), “누구나 목표를 세우고 과한 욕심만 안 부리면 하고자 하는 걸 이룰 수 있어요. ‘하겠다’는 생각에 빠져서 자꾸자꾸 키워가면 돼요.”(169쪽), “새로운 것을 하는 걸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진 않아요. 모르면 배우면 되겠지.”(262쪽) 파도처럼 몰아치는 나쁜 일 속에서도 굳건히 삶을 개척해온 큰언니들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와 응원을 느껴보세요.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일’에 대한 책누구나 삶의 관찰자, 기록자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취재기자, 사진기자, 교열기자, 영상PD, 데이터저널리즘 등 한 신문사에서 유례없이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모여 길어 올린 이야기입니다. 신문 기사로 처음 선을 보였으며, 소셜 펀딩으로 진행된 독립출판물은 1442% 초고속 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죠. 추가 출간 요청이 이어졌고 단행본으로 새 옷을 입고 정식 출간된 것이 바로 이 책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입니다. 다양한 직군이 모여 만든 이야기인 만큼, 책의 내용과 구성도 풍성합니다. 글 인터뷰, 데이터 분석, 큰언니들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은 사진은 물론, 생생한 현장을 담은 영상 인터뷰도 QR코드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모아 단행본에 맞는 새로운 편집 구성과 디자인, 추가 사진을 넣어 새로이 묶었습니다. ‘누구나 삶의 관찰자, 기록자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그야말로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쏟아 만든 책입니다. 이야기를 읽어 나가며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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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
    • 김연지 지음
    • 처음북스(구 빅슨북스)
    • 2015-11-30

    소개팅 어플에서 만난 남자를 사랑하게 된 거까지는 좋았다.문제는 그가 11000킬로미터나 떨어져 살고 있는 남자라는 것!일 년 반 동안 연락만 주고받다가, 그를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뉴욕까지 날아 왔다. 이쯤 되면 정성이 갸륵해서라도 영화 같은 만남이 주어질 법 한데, 뉴욕하늘 아래,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내가 날아온 시간과 거리만큼 그 역시 날아갔으니까.한편의 소설 같은 실화를 담은 독특한 여행 에세이!어느 날 해프닝처럼 찾아온 사랑을 만나러 간 뉴욕!그곳에서 과연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너와 나의 거리, 11000킬로미터연애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그 중 가장 힘든 것은 장거리 연애가 아닐까?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나지 못하고, 얼굴 보는 것도 사진이나 영상 통화로만 만족해야 한다. 연인이 외국에 있다면 시차 때문에 연락도 편하게 할 수 없다.그런데 실제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미국에 사는 남자와 소개팅 어플에서 만나 대화만으로 사랑에 빠져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고, 그 기세를 몰아 그 남자를 만나려고 일도 그만두고 뉴욕까지 날아갔다 온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의 저자 김연지 씨다.한국에서 뉴욕까지는 11000킬로미터, 비행기로 14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다. 여행비용도 만만치 않다.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과의 장거리 연애. 그리고 그를 만나러 떠난 뉴욕 여행. 듣기만 해도 흥미진진해지고,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는지가 궁금해진다. 이 소재만으로도 이 책은 기존의 여행 에세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매력을 뿜어낸다.그래서 우리는 만났을까요?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온갖 사람들의 뉴욕 여행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보통 사람들의 흔한 그것과는 다른 여행을 했다. 뉴욕행 티켓을 끊은 날 남자의 출장 소식을 듣는 여행. 숙소에 꾸역꾸역 지하철을 타고 가서 그 다음날 아침에 조깅을 세 시간이나 하는 여행. 의 캐리를 꿈꿨지만 현실은 지하철에서 쥐를 보고 기겁하는 여행. 우연히 들어간 스타벅스에서 인생을 배우고, IS 테러 때문에 일정을 급하게 바꾸고, 서울에서도 잃어버리면 찾기 힘든 핸드폰을 뉴욕에서 기적처럼 찾는, 그런 여행.이외에도 남들이 평생 살면서 한 번도 겪지 않을 법한 일을 그녀는 뉴욕에 있던 두 달간 많이도 겪었다. 이러한 흔치 않은 경험들 또한 이 책의 독특한 점이다. 저자는 전직 드라마 작가답게 \'별 일이 다 있네\'하며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이 경험들을 상큼하고 경쾌한 문체로 풀어나간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 속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뉴욕으로 오게 만든 그를 떠올리곤 한다.평범한 여행 에세이는 이미 시중에 너무 많다. 이제는 흔하디 흔한 여행 에세이들 사이에서 혼자톡톡 튀는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를 만나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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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매일 한 뼘씩 자라날 거야 - 오늘을 버텨낸 당신에게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는 매일 한 뼘씩 자라날 거야 - 오늘을 버텨낸 당신에게
    • 현이 지음
    • 페이퍼버드
    • 2023-04-14

    언제나 좋을 순 없지만최대한 즐거웠음 좋겠다이 책은 힘겹게 오늘을 버텨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기쁨을 주기 위해 시작됐다. 너무 아픈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너무 지친 누군가에게는 ‘격려’를, 너무 힘든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문장 하나하나에 마음과 진심을 담았다.행복은 언제나 나의 곁에서 주변을 맴돌고 있더라.사람마다 관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가장 중요한 것은, 크기보단 빈도이지 않을까.어쩌다 크게 한 번보다는, 작은 행복을 자주 만나고 싶다._ 본문 중에서힘들고 지칠 만큼 열심히 사는 이유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닐까.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를 만족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짜로 원하는 것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데 미처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당신의 하루를 응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지금부터라도 작은 즐거움을 찾고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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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모두 1학년이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는 모두 1학년이었다
    • 김성효 지음
    • 빅피시
    • 2024-02-19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26년 차 교육자동화 쓰는 교감쌤, 김성효 작가의 첫 에세이★★★ 나와 내 안의 어린이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 너무 귀여워서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잊고 있던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느린 것, 작은 것, 약한 것을더 사랑해주고 싶은 어른들에게어른이 되어 까맣게 잊었을지 몰라도 우리는 모두 어설프고 서툰 1학년을 지나왔다. 앞니가 빠지고, 줄넘기도 못 하고, 받아쓰기도 서툴렀지만 학교에서 꿈을 키우며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가장 즐거운 생애 첫 학년을 보냈다. 26년 차 현직 교육자로 누구보다 많은 어린이들을 만나온 김성효 작가는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다 커버린 어른들에게도 가장 행복했던 한때로 1학년의 해맑은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동안 만나온 1학년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책 속의 아이들은 교실에서 보물찾기를 하고, 다 함께 수박 화채를 만들어 먹고, ‘나의 꿈 발표회’를 연다. 줄넘기를 잘하고 싶어 밤낮으로 연습하는가 하면, 학기 초 적응 문제로 보건실 VIP가 되기도 한다. 모두가 낯설지 않은 나의 이야기다. 작가는 어린이들과 점점 멀어지는 요즘 사회에 다리가 되어줄 이야기로 이 책을 건네며, 우리가 잊고 지내온 1학년 교실 풍경을 통해 작고, 약하고, 느리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을 주문한다.“아이들만큼은 아무 조건 없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우니까요.”조금 웃어도 많이 행복하고 살짝 재밌어도 아주 많이 즐거운 1학년의 세계1학년 아이들은 한없이 어려 보이다가도, 제법 의젓한 모습으로 주변을 놀라게 만든다. “선생님도 엄마가 있어요?”라는 귀여운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는가 하면, “선생님, 수박은 참 위대한 과일이에요. 수박은 하나인데,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해주잖아요”라는 기특한 말을 툭 내뱉기도 하는 것이다. 또 조금만 웃어도 많이 행복해하고, 살짝 재밌어도 아주 많이 즐거워하는 게 1학년의 세계다. 친구와 손잡고 등교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고, 급식 줄에 서서 하는 ‘참참참’ 놀이 덕분에 학교 오는 게 너무 즐겁다고 입을 모은다.작가는 이처럼 어른의 눈에는 한없이 사소해 보이는 작은 순간들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저 먼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1학년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엉뚱한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 짓다가, 지난날의 나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가슴 뭉클해지는 사연에 눈물짓는 사이 독자들은 무디고 삭막해진 마음을 정화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받는다.“어른들도 아이들의 과장법처럼 세상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우리도 아이들처럼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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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 2024-02-19

    한 자폐인이 촘촘히 기록한, 자폐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점“자신이 경험한 자폐 스펙트럼을 놀랍도록 유머러스하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조우성 변호사_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일부 에피소드 제공“삶이 반복적으로 무너져 내릴 때, 인생을 긍정하는 지혜를 그에게서 배웠다.” 리단 작가_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저자만 6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지적 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던 저자는 지금껏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자폐인의 내면세계와 자폐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점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사실 자신이 평생 겪어온(지금도 겪는) 이야기들은 꽤 아프기도 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많지만 저자는 많은 에피소드 속에서도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사람은 어떤 한 가지 설명에 가둘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자폐증은 자기 키가 195센티미터라는 것처럼 여러 특징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각각이 살아가는 세상은 모두 독특하고 살 만하다는 것이다.아무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자신의 내면세계를활짝 열어 보인 한 자폐 지성인의 증언초등학교에 입학하기엔 너무 멍청하다고 여겨지던 아이, 늘 백치나 지적장애인 취급을 받던 청소년, 왕따를 당하고 친구들에게 자주 맞아 학교 가기 싫어했던 아이, 간단한 인사를 하거나 카페에 들어가는 일도 버거워하고 빵을 사거나 전화 통화 같은 사소한 일로도 불안해하던 그 청년. 그리고 우수한 성적으로 바칼로레아(프랑스의 ‘수능’)를 통과하고, 고대 문명에 심취하여 독학으로 10개 언어를 배웠으며(히브리어, 산스크리트어, 페르시아어, 아마르어, 아제르바이잔어, 에티오피아어, 체코슬로바키아어, 독일어, 핀란드어, 영어), 프랑스 명문대 시앙스 포(Sciences Po, 파리정치대학) 졸업 후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남자. 이 둘은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회적 능력에는 매우 서툴다. 지하철을 타거나 약속 장소에 가기 전에 여전히 험난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전화벨이 울릴 때 공황장애 비슷한 것을 경험한다. 지나가며 가벼운 인사를 하는 것도 여전히 힘들다. 공놀이를 할 줄 모를 뿐만 아니라, 왜 축구라는 게임을 하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이 평소 겪는 불안 수준과 크게 다를 바 없어서 ‘바칼로레아 구술시험’을 앞두고,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는 고백을 들으면서 그가 평소에 얼마나 큰 짐을 안고 살아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조리 있게 감(感)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사회적 맥락 파악에도 더디다. 기차 검표원이 승객에게 다가와 이렇게 묻는다. “당신 표를 볼 수 있을까요?” 그러면 자폐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오, 당신은 표를 볼 수 없습니다. 그 표는 내 주머니 안에 있으니까요.” 자폐를 지닌 사람, 그중에서도 특히 자폐를 지닌 어린이는 대체로 사회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가 더욱 부족하다. 취업 면접 시 미래의 직장 상사 앞에서 이렇게 외치기도 한다. “여기 냄새가 참 고약하네요!” (거짓말을 못 하는 것이다.) 자폐인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제기된 문제 또는 주어진 상황의 모든 측면을 생각한다.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여행의 모든 단계를 계획한다. 여행 가방을 어떤 날에 준비해야 할지 알아야 하고, 가져가야 할 물건 목록뿐 아니라 그 물건들을 어떤 순서로 가방에 넣을지도 미리 생각한다. 그러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생각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파리의 한 식당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고 하자. 자기에게 익숙한 장소라고 해도 여러 번 길을 잃고 헤맨 끝에야 식당 건물 앞에 도착한다. 그러고서 이렇게 생각한다. ‘저기에 들어갈까 말까? 어느 순간에 문을 밀고 들어가야 할까? 식당에 10시에 오라고 했는데, 식당 앞을 말하는 걸까 아니면 홀을 말하는 걸까? 5분 전에 도착해도 되나? 5분 후에 도착해도 되나? 그 두 경우에 사람들이 내게 뭐라고 말을 걸까? 그러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결국, 우리가 각자 독특하고 소중한 존재인 이유그는 자신이 세상의 어떤 틀에도 들어맞지 않음을 발견한다. 어찌 보면 서글프고 심각한 이야기들인데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유머러스하게 자신의 내면세계를 열어보인다. 지금까지 가족이나 전문가, 제3의 관찰자 입장에서 자폐인을 기록한 글은 제법 있었지만 자폐인이 인식하는 세계에 대해 자폐인이 직접 기술한 생활 속 이야기는 처음이다. 재치와 우아함, 용기, 적절한 거리감과 유머, 소양이 가득 담긴 특별한 모험담으로 자신의 자폐증상을 정리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무엇이며, 평소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능력이 정말 그렇게 인정받을 만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자폐를 지녔든 아니든(아니면 특정한 약점이 있든 아니든) 우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인간 됨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같은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서도 자폐인은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 비자폐인과 사뭇 다르다. 가령 할리우드 배우 부부에 관한 글을 읽고 난 후 저자는 그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어떤 언어의 문법적 특징은 훨씬 쉽게 기억한다.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일부 자폐인은 천재라기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갈망을 극대화한 드문 사례라고 본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특수한 관심사를 마음껏 파고들 자유가 상대적으로 많이 주어진 덕분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자폐인’이라고 하지 않고 ‘자폐증을 지닌 사람’으로 표현한다. 여행 가방을 지니고 다니듯 그다음 날에 자폐증을 집에다 놔둘 수 있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상황이 어떻든 사람은 자신의 소유를 넘어서는 존재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그가 ‘지닌’ 자폐증은 그가 10개국어를 하고, 신장이 195센티미터이며, 체코 출신 프랑스인이라는 것과 같은 여러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니까.그렇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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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 일방통행에 들어선 청춘에게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 일방통행에 들어선 청춘에게
    • 전아론 지음
    • 샘터사
    • 2015-11-30

    세상과 부딪힐 때마다 작게 빛나던, 그 아프고 예쁜 순간들에 대하여자신을 믿고 조금씩 나아가 보는 것,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다. 용기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기에 청춘은 희망으로 가득한 시절이다. 이 책은 글쓴이가 이십대를 지나오며 만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써내려간 흔적이자,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고자 애쓰는 청춘을 향한 응원이다. 청춘이 빛나고 아름다운 이유를 알게 하는 증거이자, 좀 더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도 좋을 청춘에 대한 변호다.‘좋아하는 게 특기’인 [대학내일] 편집장 전아론 에세이 좀 더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아도 괜찮은 청춘의 일기무심히 읽어나가다가 “아, 그렇구나. 나 그렇게 나쁘지 않구나”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게다가 그 위로가 터무니없는 게 아니라 묘하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어 더 좋았다. 내 스무 살 시절에 이런 선배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마저 느끼게 한다. - 짙은zitten(싱어송라이터)글쓴이는 2010년에 [대학내일] 입사 후 기획팀, 문화팀, 사진팀을 두루 거치며 2015년에 편집장이 되었다. 그동안 만든 250여 권의 [대학내일] 잡지가 말하듯, 그의 글은 이십대 무렵에 몰두해 있다. 세상에 부딪히며 하나둘 쌓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자신을 들여다본다. 다만 마냥 좋지만은 않은, 낯설고 불편한 시절에 대한 연민과 자각으로 가득하다. 그 시절의 방황과 뾰족한 감성이 잘 녹아 있어 동시대의 청춘들과 공감하기에 더없이 좋다. 글쓴이의 바람처럼 이 책을 방패 삼아 좀 더 멋대로, 하고픈 대로 살아가는 청춘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세상에서 얻은 삶의 태도에 관한 질문들이십대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마음이 뒤엉킨 시기가 아닐까. 글쓴이는 이때의 혼란한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일상에 말을 건넨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삶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어른이 되기 위해, 낯선 사회에 들어서기 위해 시퍼렇게 멍이 든 마음을 어루만진다. 사회질서에 어서 빨리 편입해야 할 것 같은데,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데, 성공하고 싶고 번듯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아직 사회가 낯설고 질서가 어렵다. 이 불편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자꾸만 외부를 내부로 끌어들인다. 쉽게 말해 남과 닮아가면서 성년이 되어가는 것이다. - 41p글쓴이는 다양한 것에 마음을 쏟는다. 좋아하는 게 특기고, 사랑하는 게 인생 목표인 그에게 독서와 글쓰기는 혼란한 마음을 붙드는 힘이 된다. 꾸준히 읽고 써온 습관이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였다. 또한 다양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필 수 있도록 도왔다. 때론 재기 발랄하고, 때론 한없이 어둡기도 하지만 그가 세상에서 얻은 질문과 대답은 요즘 청춘의 삶과 맞닿아 있다.흉터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하는 것, 두발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그와 비슷한 이유로, 연애를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것, 나쁜 기억을 만들어준 사람과 성격이나 스타일이 비슷해 보이는 사람을 미리 피해 다니는 것, 실패했던 일에 재도전을 꺼리는 것 또한 어리석다. 어쩌면 흉터가 많다는 건 더 새로운 사람, 더 다양한 공간, 더 낯선 상황, 그런 것들에 겁 없이 뛰어들었다는 얘기일 테다.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건 멋진 거니까, 적어도 나는 꾸준히 흉터투성이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194~195p청춘의 불안과 두려움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처럼 평범함을 세상살이의 미덕으로 여기는 어른들의 세상은 과연 괜찮은 걸까. 어른이라는 과제에 성급히 도달하려던 이십대의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모자람은 감추고 뛰어남은 화려하게 포장해야만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청춘의 자존감은 ‘요란한 빈 수레’ 같다.서두르지 않아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도 괜찮다. 청춘이기에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오히려 나다운 것을 찾고 발견해가는 지난한 여정을 함께 건너자고 설득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어른이라는 이미지에 보다 가까운 것은 아닐까.나이 먹는 것도 힘든데, 대체 이 많은 걸 언제 다 이뤄야 할지 모르겠다. 한창 정수리부터 쏟아지던 자유에 허우적거리다가, ‘어른’이란 과제가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깨닫게 되면 무척 당혹스럽다. 다급한 마음에 사회의 기준에 맞추려고 허둥지둥하게 된다. 남들이 알아줄 만한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결혼 적령기를 신경 쓰고, 스타일을 깔끔하게 바꾸면서 말이다. 하지만 꼭 그 과업들을 다 이뤄야 하는 걸까. 어른이 돼야 한다는 강박의 그늘 아래 나 자신을 밀어 넣는 건 아닐까. - 99p모두 알고 있다. 우리의 청춘이 생각만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글쓴이는 자신의 불안에 대해 “이게 정말 나의 불안인지, 누군가가 내게 던져놓고 간 불안은 아닌지” 의심하는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청춘의 불안은 괜찮을 거라고 위로한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생긴 불안과 두려움 대부분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좀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과 용기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리라 다짐한다.세상에 좋아 보이는 것들은 참 많았다. 남들이 다 하는 건 나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별 재능이 없는 일인데도 작은 기회가 생기면 놓치기 아까웠다. 하고 싶었던 것에는 나보다 먼저, 나보다 더 많이 성공한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 학점을 4점대로 유지하는 것,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것, 알바와 인턴에 도전하는 것, 친구들과 밴드를 하는 것, 글을 계속 쓰는 것…. 뭐 하나 놓지 않아서 더 엉망이었다. 언제나 남들의 평가를 신경 썼지만, 나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 220p좀 더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도 좋을 청춘글쓴이는 스스로 꽤 산만한 편이라고 고백한다. 산만함을 고치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힌 적이 많았지만, 태생이 산만한 자신의 성격을 억지로 고치려는 태도를 바꾼다. 스스로를 옥죄어 나온 결과들이 오히려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태도를 바꾸고 나니 자신의 산만함은 ‘덜 효율적인 대신 더 사랑스러운 삶’일 거라는 긍정으로 이어진다. 남들이 생각하는 가치나 기준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본 결과다. 이 책은 어떤 유혹 속에서도 자신의 선택을 믿고 길을 나서는 많은 청춘들을 대변하고, 위로하고, 응원한다.≪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마흔 살이 돼서야 주식 중개인이란 직업을 때려치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박완서 작가님도 마흔 살에 ≪나목≫이라는 장편소설로 등단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은희경 작가는 삼십대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죽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어 긴 휴가를 내고 노트북 하나와 함께 산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들이 그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들여다보며 괴로워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이물질을 뱉어내지 않은 조개만이 진주를 만들 수 있다. 우유빛깔의 탄산칼슘 결정이 겹겹이 쌓이는 시간만큼 괴로움도 있겠지만, 그걸 품고 있어야 뭐라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 27~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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