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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커버이미지)
    [사회]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 김정일 지음
    • 지식공작소
    • 2023-12-27

    강남은 거대한 정신 병동이다인터넷 살인 예고 글 “바람직한 현상이다”… 김정일 의학박사 메디컬 에세이서 밝혀최근 ‘묻지 마 범죄’ 관련 시사점 … 정신병과 치료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야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아프다 … 강남의 ‘이상한 삶’에 대한 진단과 처방“기가 막힌 현실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다.”김정일 의학박사는 최근 ‘묻지 마 범죄’ 이후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이 폭증하고 있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슨 위험천만한 발언인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방구석에 숨어 있지만 말고 이렇게라도 튀어나와야 경찰에도 붙잡혀 가고 구속 생활도 하면서 부족했던 사회 경험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은둔형 외톨이로 위험을 숨기고 있는 것보다 위험을 드러내는 것이 그나마 치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9월 7일 발간되는 김정일 박사의 메디컬 에세이 《강남은 거대한 정신 병동이다》는 ‘분당 칼부림 사건’(프롤로그)으로 시작해 ‘피프티피프티 메시지’(에필로그)로 끝난다. 강남의 위험하고 이상한 삶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주로 다루었지만 근래 일어난 사건사고까지 정신의학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해법을 제시한다. 호신 도구를 고르기 전에 생각해 둘 것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 신림동 칼부림 사건, 날로 심각해지는 데이트 폭력, 어디 그뿐인가? 학교에서는 어린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다. 상상도 못했던 사건에 놀란 사람들로 뒤숭숭하다. 백주대낮에 벌어진 참상에 사람들은 저마다 호신용 도구를 구입하고 지인들에게도 구입하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호신 도구를 고르기 전에 한 가지 생각해 둘 것이 있다. 이 참혹한 사건의 당사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나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소한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심각한 정신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로 방 안에 틀어박혀 있던 자녀가 언제 뛰쳐나가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 최근 묻지 마 범죄의 범인들은 조현성 인격 장애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조현병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발생하는 흔한 병이다. 이 병이 자기를 향하면 자살이나 자해가 되고, 밖을 향하면 살인이나 폭행, 강도가 된다. 환각, 경계선 인격 장애, 마약 중독 같은 정신 질환도 크게 늘고 있다. 정신 건강과 돈은 비례하지 않는다그런데 지금 이런 정신 질환이 대한민국 경제 1번지 서울 강남에서 확산되고 있다.정신 건강과 돈은 비례하는 게 아니다. 부자 아빠가 자기 아이를 ‘더 잘하라’고 두들겨 패고, 의사 아들을 결혼시킨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겠다고 난리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만 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혈연관계까지 팔아먹고 거짓말, 사기, 배신, 복수가 난무한다. 돈과 거짓말을 둘러싼 가족 간의 전장은 상상을 초월한다. 선배와 후배, 친구와 지인 사이에서도 돈을 둘러싼 정신병적 현상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까지 프로포폴 주사에 피부과, 성형외과, 정신과를 다니며 힘들게 번 돈을 몽땅 털어 넣는다.서울 강남에서 정신과 의원과 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일 의학박사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상담했던 강남의 ‘이상한 삶’을 정신의학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진단과 처방전을 내놓는다. 그는 “위가 비어 있으면 채워야 하고, 방광이 차 있으면 비워야 한다. 차고 비우는 데 이상이 생기면 몸의 질병이 생긴다. 정신 질환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차 있으면 평온하고 마음이 비어 있으면 고통을 받는다. 마음을 채우고 비우는 데 이상이 생기면 마음의 질병이 생긴다”고 말한다.‘묻지 마 범죄’, 사후 약방문식 경찰 투입으로 해결 안 돼최근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묻지 마 범죄’는 대부분 정신병이 원인이다. 사건 장소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신과 치료 대상자들을 잘 선별하고 관리해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마리화나가 없었다면 스티브 잡스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정신과 약을 잘 쓰면 재벌도 될 수 있다. 고통스런 삶을 살다가 한순간 범죄자로 돌변할 것인가, 약물 치료로 기운을 얻어 성공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김정일 박사는 “정신병은 가족이 고치는 거다. 가족이 사랑으로 집중하면 반드시 기적 같은 굉장한 일이 일어난다”며 “강남 사람들의 위험하고 이상한 삶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신의 삶에 유익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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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이슬람주의·포퓰리즘의 올무 (커버이미지)
    [사회]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이슬람주의·포퓰리즘의 올무
    • 김덕일 지음
    • 렛츠북
    • 2024-02-19

    민주주의를 둘러싼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결장총통-칼리프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실체《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의 멸망과 튀르키예 공화국의 탄생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공화국의 근대화와 민주화를 위한 험난한 여정 속에서 세 번의 쿠데타, 중심부와 주변부 및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사이에 대결, AKP 집권 이후에는 ‘새로운 튀르키예’라는 구호 아래 튀르키예가 겪고 있는 인권, 시민적 자유, 민주주의의 퇴보, 외교 참사, 경제위기를 폭넓게 다룬다.그렇다면 현재 튀르키예의 정치적 행보 및 사회적 흐름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저자는 우선 튀르키예를 ‘형제의 나라’ 혹은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로 보는 관점을 내려놓고 책을 읽길 권한다. 그리고 이 책은 세속주의를 침해하며 이슬람주의라는 이념에 편향된 정치인의 포퓰리즘이 어떻게 튀르키예라는 한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을 후퇴시키는지 낱낱이 밝힌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이 꼭 알아야 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지양하고 지향해나가야 할 것들에 대한 답을 분석적이고 명쾌하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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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급이란 무엇인가? - 갖가지 불평등의 원인을 이해하는 열쇠 (커버이미지)
    [사회]계급이란 무엇인가? - 갖가지 불평등의 원인을 이해하는 열쇠
    • 린지 저먼 (지은이), 최병현 (옮긴이)
    • 책갈피
    • 2022-02-24

    이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생각은 상식처럼 퍼져 있다. 그래서 불평등을 폭로하고 나름으로 그 원인을 진단하는 책은 이미 많다. 그렇지만 이 사회의 동학을 꿰뚫어 보며 그것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불평등을 양산하는지 밝혀내는 책, 그래서 이 불평등을 없앨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계급론으로 이를 설명한다. 특히, 계급 문제를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쓴 쉽고 명쾌한 입문서로,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사회 계급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 준다.이 책의 저자인 린지 저먼은 영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회주의자로,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00만 명이 참가한 2003년 반전 시위를 이끄는 등 2000년대 초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이 시작할 때부터 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디언>과 여러 좌파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며 계급·여성해방·개혁주의에 관해 많은 글과 책을 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계급 불평등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역사적 사례를 풍부하게 들며 독자들이 마르크스주의 계급론에 쉽게 접근하도록 안내한다.이 책은 다섯 장으로 이뤄져 있다. 노동?주택?주식?건강 등 우리가 삶의 여러 측면에서 체감하는 계급 불평등을 날카롭게 폭로하는 것에서 시작해, 흔히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계급을 구분하는 것이 잘못임을 지적하며 계급이 무엇이고 왜 어떻게 형성됐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1장). 노동계급, 자본가 계급, 중간계급이 각각 누구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하는지 살펴보며 계급 문제를 둘러싼 주요한 쟁점을 다룬다(2~4장). 노동계급이 정말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노동조합의 구실과 한계는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5장). 그리고 여러 통계 자료를 들어 현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데, 이 책이 쓰인 이후의 최신 통계 자료가 각주로 달려 있어 이 책의 분석이 여전히 유효함을 잘 보여 준다.오늘날 한국에서 많은 사람, 심지어 좌파도 제조업 비중의 하락을 노동계급의 쇠퇴로 본다든지, 비정규직의 증가나 그 효과를 과장하며 노동계급이 저항할 힘을 잃었다고 본다든지, 서비스업 비중과 여성 노동의 증가를 노동계급의 약화로 여긴다든지, 화이트칼라 피고용인의 증가를 중간계급의 확대로 본다든지 하는 오해와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계급 문제를 깊이 있게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하다.계급이란 무엇인지, 오늘날 계급 문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던 독자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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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이 없는 나라 -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 (커버이미지)
    [사회]교육이 없는 나라 -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
    • 이승섭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12-27

    “학생들은 불행하고 부모들은 억울한안타까운 우리 교육!”지금은 교육발 인구감소,지방소멸을 끝낼 마지막 기회다! 입시만 있고 교육은 없는 나라, 잘못된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 우리 사회. 이 어려운 난제를 향하여 교육학자가 아닌 KAIST 공대 이승섭 교수(전 부총장)가 입을 열었다. 과학기술의 변화상을 누구보다도 맨 앞줄에서 보아온 KAIST 교수로서, 신입생들의 불행을 곁에서 보아온 입학처장 그리고 한국의 학부모로서 깊은 고민 후에 얻은 결론과 함께. 이미 시작된 새로운 세상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중고등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실행하려면 대학 입시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많은 정보를 알고 주어진 문제를 빨리 풀어야 앞서나가는 세상은 오래전에 분명히 지나갔다. 지난날 우리 교육은 빠른 추격자, 즉 패스트 팔로어라는 국가 상황에 발맞춰 나름대로 성공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학생들은 학교를 전쟁터라 부르고, 부모들은 사교육으로 가정이 흔들린다. 대한민국은 어느새 퍼스트 무버가 되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창의적이고 건강한 교육은 없다. 우리는 ‘교육이 없는 나라’다. 저자는 모든 교육 문제의 출발점은 고3까지만 쓸데없이 어렵게 공부하고 이후는 학습 자체를 멈춰버리게 만드는 과열된 입시와 대학 서열화라고 짚어낸다. 1% 인재가 들어가서 2%, 3%가 되어 졸업하는 명문대는 진짜 명문대인가? 부모의 교육열이나 사교육 과잉은 잘못된 제도를 따라가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저자는 현재의 학교가 식민지 시대나 다름없기에 교육 문제는 “나라 탓”을 하자고 한다. 그래야 달라질 수 있다. ‘교육이 살아 있는 나라’가 되려면? 궁극적으로 대학 차별화를 해서, 지방 대학을 포함한 여러 대학들이 나름의 장점을 키우게 하고 학생들도 각 대학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 중심 대학과 연구 중심 대학으로 나누는 등 저자는 의대 쏠림 현상을 비롯해 서울대 ‘순혈주의’에 대한 해법, 최근의 반도체 학과 신설에 대한 우려까지 거론한다. ‘용을 잡고 싶은 아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해 한 권의 철학 에세이처럼 생각거리가 가득한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독자들의 비판과 지적을 환영한다고 썼다. 저자는 깊고 검은 웅덩이에 파문을 일으키려는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썼다.교육이 없는 나라, 입시만 있는 나라부모는 억울하고, 학생은 불행하고, 미래마저 암울한 우리교육아이들이 행복하지 못하고 과중한 입시 부담에 시달리며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느라 가정경제마저 짓눌리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아이가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평균 연 1천만 원 이상 사교육을 한다는 통계도 있다. 단시간에 나라를 일으키는 비결로 세계에 자랑하던 우리의 교육열은 이제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짐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교육을 위한 교육’은 없고 오로지 ‘입시만을 위한 교육’이 있을 뿐이다. 지금부터 1년 안에 지구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그날에도 아이 숙제를 다그치고 있을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진정 가르쳐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엘리트가 몰리는 KAIST의 교수가 본인 전공도 아닌 교육서를 썼는가?KAIST 부총장으로서 본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저자 KAIST 이승섭 교수는 KAIST에서 학생처장, 입학처장,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하면서, 학생이자 교수이자 학부모이자 입시 담당자로서 겪어온 우리나라 교육과 입시를 다방면으로 경험해왔다. 교육학자는 아니지만 교육자의 한 명으로 지금과 같은 혹독한 입시에 책임이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우리 교육 문제의 원인, 사회와 교육에 입시가 끼치는 영향, 그리고 그 해법을 오랫동안 고민해 이 책 한 권에 담았다.우리 교육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입시라고 저자는 말한다. 입시 문제의 난이도가 간혹 입시 난이도로 이해되는 상황으로 인해 혹은 변별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입시 문제를 어렵게 낼 경우 학생들은 불필요하게 어려운 문제만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깊이 생각하거나 그 개념을 이용해 새로운 것에 적용하는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고, 오히려 사교육이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을 더욱더 사교육으로 몰아가는 부작용도 생기게 된다. 입시는 사교육 문제뿐 아니라 일류 대학에 대한 집착, 청소년 행복 지수 저하, 과도한 학습 피로도를 유발한다. 설상가상 교육 문제의 폐해는 대학생 시절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이 이미 교육에 지쳐버린 터라 자기계발을 소홀히 하면서 OECD 국가 중 인지 능력이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게 된다. 이처럼 교육 문제는 교육 분야를 넘어 우리 사회의 발전까지 저해한다.과연 지방대 소멸은 학생 인구 감소에 따른 필연일까?대학 교육과 대학 입시를 정상화할 방법은 있다!지금 지방 대학들은 인구절벽과 거센 ‘인서울 바람’ 속에 붕괴의 위기에 놓여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대학의 서열화 현상이 지방의 대학들을 외면하고 입시가 과열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진정한 실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학벌 사회는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손해다.그래서 저자는 우리 교육의 해결 방안으로 ‘대학 차별화를 통한 대학 교육과 대학 입시의 정상화’를 제안한다. 일렬종대로 서열화된 대학들을 ‘연구 중심 대학’, ‘교육 중심 대학’, ‘혼합형 대학’ 등으로 차별화하고, 각각의 역할과 기능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의 지원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대학의 차별화가 이루어지면 대학 입시는 우리 사회에서 인생을 결정짓는 ‘그 무엇’에서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정하는 단순한 통과 의례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고, 그제서야 우리 사회는 중고등학교에서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게 되며 사교육은 본연의 학업 보충의 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학은 계층 차별화의 도구가 아니고 국민들의 지적 수준과 직업 소양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장소 그리고 자신의 노력만으로 계층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 된다. 명문 대학은 물론 비명문 대학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면 자신의 꿈을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으며, 오늘날 붕괴의 위기에 놓여있는 지방의 대학 교육 생태계가 대학 차별화라는 발상의 전환과 지자체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을 살리는 새로운 가치 창출의 동력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이제는 패스트 팔로어보다 퍼스트 무버의 시대4차 산업혁명시대, AI, 챗GPT 시대에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앞사람을 따라 산을 오르는 등산객처럼 선진국 뒤를 성실히 따르는 빠른 추격자 즉,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교육 제도를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의 상황 속에서 우리 교육은 나름대로 성공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는 어느덧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산행의 선봉에 선 리더로 신중히 방향을 판단해야 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우리는 퍼스트 무버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패스트 팔로어의 성공담과 경험만을 알려주며 여전히 개미처럼 살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제는 퍼스트 무버에 걸맞은 교육으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 빠르게 진보하는 과학기술과 그로 인해 더욱 빠르게 격변할 미래 사회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산업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전략이지만, 무턱대고 교육에 적용하는 것은 자칫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30~40년 뒤 우리 아이들은 이미 5차를 넘어 6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을 것이고 그때에는 어쩌면 5년마다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결론적으로 필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교육이라는 주제에 다소 부정적이다. 교육, 특히 초중등 교육은 눈앞에 벌어지는 변화와 현상에 빠르게 대응하기보다는 보다 더 멀리 보면서 앞으로 일어날 어떠한 변화에도 잘 적응하고, 오히려 새로운 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더 이상 우리의 교육이 4차 산업혁명이나 AI 같은 시류 혹은 빠른 변화에 쉽게 좌우되고, 그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매번 실속 없이 종종걸음으로 뒤만 쫓아가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교육은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배움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흥미와 엉뚱함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미래의 주역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저자가 꿈꾸는 교육이 살아 있는 나라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사회’가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가는 사회’. 저자는 18세 학생들이 치르는 대학 입시가 인생을 결정짓는다는 과거 세상과는 결별해야 한다고 외친다. 교사는 지금 첨단이라고 생각하는 과거의 지식을 머릿속에 잔뜩 집어넣기보다 학생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찾아 나갈 수 있는 능력과 마음가짐을 심어주어야 한다. 학교는 공장처럼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연구소처럼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하고 실패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 지금의 어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미래의 길 위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영재성을 마음껏 발휘해 30년 후에 대가가 되고 개인의 행복은 물론 더 나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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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행복제안 스토리북 (커버이미지)
    [사회]국민행복제안 스토리북
    • 국민권익위원회 엮음
    • 국민권익위원회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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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가 말했다 (커버이미지)
    [사회]그녀가 말했다
    • 조디 캔터, 메건 투히 (지은이), 송섬별 (옮긴이)
    • 책읽는수요일
    • 2022-02-24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고발하며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단 하나의 기사3년간의 취재, 수백 건의 인터뷰 끝에 탄생한퓰리처 상 수상 탐사보도 이면의 생생하고 치열한 기록그들이 일으킨 행동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시작뉴욕타임스, 애틀랜틱, 아마존, NPR ‘올해의 책’ 선정 도서플랜비 엔터테인먼트 제작, 캐리 멀리건 주연의 영화화 확정!“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도 당했다.”2017년, 성적 학대를 당한 여성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며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흐름과 반향을 만들어낸 미투 운동. 『그녀가 말했다(She Said)』는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뉴욕타임스〉의 두 기자, 조디 캔터(Jodi Kantor)와 메건 투히(Megan Twohey)의 숨가쁜 취재 과정과 피해 여성들의 용기와 행동, 그것으로 인한 변화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우리는 2017년 10월 5일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및 성적 착취에 대한 기사를 발표했고, 놀라운 마음으로 둑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속해 있는 언론의 세계에서 이야기, 즉 기사는 목적이고, 결과이자, 최종 생산물이다. 그러나 세상 전체를 바라본다면 새로운 정보를 담은 기사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대화의 시작, 행동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시작이다.”_조디 캔터, 메건 투히배우 지망생이나 갓 입사한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권력형 성범죄,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기업문화와 법 체계의 문제〈뉴욕타임스〉가 하비 와인스타인 관련 특종을 터뜨리기 전부터, 그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루머는 줄곧 끊이지 않았다. 수상 후보에 오른 여자 배우들은 더 이상 와인스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오스카 시상식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공공연한 농담처럼 회자될 정도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단순한 바람기로만 보았다. 그간 와인스타인에 관한 루머를 파헤치려던 기자들도 있었지만 모두 기사를 써내는 데는 실패했다.하비 와인스타인은 교묘했다. 그는 배우 지망생이나 자신이 운영하는 영화사에 갓 입사한 여성들만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문제가 생길 시 회사 공금으로 합의금을 지불했다. 그러는 한편 캠퍼스 내 성폭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배급하고, 여성 행진에 함께 참여하는 등 대중 앞에서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다. 〈뉴욕타임스〉의 두 기자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가 취재에 착수하며 만난 첫 번째 취재원이었던 배우 로즈 맥고언은 기사화하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1997년 선댄스 영화제 기간에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후 매니저에게 그 사실을 알린 뒤 변호사를 고용했고, 그 결과 와인스타인으로부터 합의금 10만 달러를 받았으나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모든 스튜디오에서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고 돈으로 입막음해요. 기밀 유지 협약서를 안 쓰는 사람이 없어요. 선을 넘으면 안 돼요, 곧바로 대체되니까.” 그녀가 말했다.조디와 메건은 취재 도중 가해 행위에서 일종의 패턴을 발견했다. 역겨울 만치 되풀이되는 호텔 방 이야기. 갓 입사한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 일을 빌미로 섹스를 요구하는 끔찍한 거래, 그리고 진실을 아는 자들의 기나긴 침묵. 와인스타인은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지배하는 권력을 가진 남성 그 자체였다. 그는 일하고, 성공하고 싶었던 열정적인 젊은 여성들의 자존감을 철저히 짓밟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할 법 체계는 아이러니하게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변화를 가로막았다. 성추행 합의 시에 작성해야 하는 기밀 유지 서약서는 공정한 법적 거래라기보다는 은폐를 연상시키는 표현들로 이루어졌다. 피해자들은 피해 사건 관련 증거를 전부 넘겨야 했고, 언론사의 인터뷰에 응해서도 안 되었다. 두 기자는 성폭력에 맞서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무기 중 어떤 것은 성폭력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하비 와인스타인이 23년형을 선고받기까지침묵을 깨고 기사화에 동의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용기취재를 이어가던 기자들은 와인스타인 관련 기사를 터뜨리려면 확실한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증거나 증인 없이는 고전적인 “그가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식의 논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피해자의 고백을 가해자는 부인할 것이고, 증거가 없으니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의 편을 들며 결론 없는 논쟁을 이어갈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증거는 피해자들의 공식 발언이겠지만, 문서의 형태로 남은 합의금 거래가 증거로 더해진다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에, 전·현직 직원들과 피해자들을 통해 관련 법적 기록과 이메일, 회사 내부 문건 등을 획득하기 위해 애썼다. 지금까지 와인스타인 보도에 성공한 이는 아무도 없으니, 완벽하게 보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그러나 〈뉴욕타임스〉의 취재 움직임을 파악한 하비 와인스타인이 엄청난 명성의 변호인단과 사립탐정을 고용하며 기사 발행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수를 썼고, 그 때문에 기사 집필이 결정된 9월 29일부터 첫 기사 발행을 마친 10월 5일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의 6∼7장은 흡사 첩보물과도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런 그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는 마침내 약 3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와인스타인에 대해 제기된, 기존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혐의들을 밝혀냈다. 취재 과정에서 취재를 이끈 두 기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한 팀을 이루며 움직이고 판단했던 동료 기자들의 헌신, 그리고 기사 발행 전 와인스타인 측에 취재 자료를 미리 공개해 답변을 구하는 모습 등은 유서 깊은 언론사의 정통한 취재 과정을 확인시키며 “탐사보도에 관한 신(新)고전이 될 만한 책”이라는 서평을 실감하게 한다.물론 무엇보다 오랜 고민 끝에 침묵을 깨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그것의 기사화에 동의한 피해자들의 용기가 아니었으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프로젝트였다.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기사화에 동의하기로 한 로라 매든, 배우 경력이 위태로워질 위험을 무릅쓰고 인터뷰에 응한 배우 애슐리 저드와 귀네스 팰트로, 합의서에 서명하고 침묵해야 했지만 법적 제재의 가능성을 감수하고 인터뷰에 응한 런던의 제작자 젤다 퍼킨스까지. 말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들의 용기가 다른 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신뢰였다. “제가 과거에 당신이 겪었던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가 당신의 경험을 통해 함께 다른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미투 운동 이후 세상은 얼마나 변화했을까?그것의 목격자는 바로 우리다.하비 와인스타인과 관련한 〈뉴욕타임스〉의 첫 기사가 나간 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소셜미디어에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게시했다. 각자 자유 의지로 앞으로 나섰고, 와인스타인 관련 취재에 필요했던 수개월에 걸친 신뢰 쌓기나 설득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이 변화의 핵심은 과거의 일에 대해 책임을 지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여성들 중 더 많은 수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기업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조사에 착수했으며 대표를 해고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기준을 세우지 못한 상태인 데다,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대중들의 의견 일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기업 이사회에서부터 술집에 모인 친구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가이드라인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었다.이듬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을 무렵 조디와 메건은 새로운 질문에 집중하게 되었다. 미투 운동 이후 실제로 얼마만큼이 변화했는지, 그 변화가 지나치게 큰지, 아니면 아직도 불충분한지 하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대답이 될 만한 하나의 사건을 마주한다. 2018년 미국 대법관 최종후보자였던 브렛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이었다.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하비 와인스타인 고발 기사로 인해 ‘미투 운동’이 촉발된 이후 그 1년간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되짚어볼 수 있는 지점으로 작용한다. 과학자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블레이지 포드는 대법관 인준을 앞두고 있던 브렛 캐버노로부터 고등학생 시절 성폭행 당한 사건을 기사화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뷰에 응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으며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 청문회에 나서서 당시 사건을 증언하기로 마음먹는데,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오가는 주저함과 후회, 다짐과 정의감 등 복합적인 감정이 증언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결국 캐버노는 대법관으로 인준받았지만,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흐름과 영향력이 결코 멈추지 않음을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두 기자는 취재 시 기사화에 동의해준 귀네스 팰트로와 애슐리 저드와 같은 여배우를 비롯해 포드 박사, 여러 여성 피해자들을 한곳에 초대해 아직까지는 불완전한, 그러나 위대한 변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데, 그들의 대화와 다짐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 흐름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우리가 또 다른 목격자임을 확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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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우리는 법원으로 갔다 - n번방 가해자 재판 방청연대기 (커버이미지)
    [사회]그래서 우리는 법원으로 갔다 - n번방 가해자 재판 방청연대기
    • 팀 eNd 지음
    • 봄알람
    • 2024-02-19

    최악의 디지털 성범죄, 통칭 ‘n번방 사건’그 가해자들은 어찌 되었을까발로 뛰고 손으로 쓰며 지켜봐온‘n번방 사건 가해자 재판’ 방청 기록“우리는 그놈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을까 봐 무서웠다. 내 두 눈으라도 도움을 보태고 싶었다. 단 한 명이라도 더 잡혀 처벌받기를 바라며 계속 법원에 갔다.”✓n번방 주요 가해자 재판 방청 기록✓n번방 주요 가해자 관계도✓n번방 가해자 형기 일람표✓방청연대 가이드✓탄원서 양식✓재판 방청 기록 양식✓디지털 성범죄 대처 방법“n번방에서 감방으로” 몇 명이나, 얼마나 갔어?‘n번방’이라는 끔찍한 성범죄가 세상에 알려진 뒤 대한민국은 분노로 들썩였다. 수십 만의 시민이 “가해자 26만 명 전원 신상 공개” “가해자 강력 처벌 촉구”를 외쳤다. 그러나 실제로는 얼마나 잡혔을까. 극소수의 주범만이 집중 조명되었고 가해자 전원은커녕 적극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주요 범죄자들의 죄질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여성들은 직접 법원으로 갔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편에서 재판을 듣고 기록하고 지켜보기 위해서, 이 정보를 세상에 알리고 기억해 범죄자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법원도 경찰청도 처음 가봤다”는 저자 ‘팀 eNd(엔드)’는 학생이거나 생업이 따로 있는 보통의 시민들이다. 서로 이름도 신상도 모르는 그들은 오로지 ‘n번방 가해자 강력 처벌’이라는 일념으로 뭉쳐 전국 각지의 법원에서 만났다. 서울, 인천, 수원, 춘천, 안동, 제주, 군사법원까지, 재판을 다니고 탄원서를 내고 인터뷰를 하고 성명문을 썼다. “코로나로 시끄러웠던 그해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 우리 eNd 팀원들이다.”n번방이 크게 알려지고 고작 몇 년 만에 세상은 그 일을 잊은 듯 조용해졌지만 사실 우리는 ‘그 범죄자들’이 어찌되었는지 궁금했다. SNS나 기사로 가끔 보는 정도로는 부족했다. 이 책은 틀림없이 우리가 원했던 기록이다. 그리고 ‘보통의 여성들’이 발로 뛰며 적어내려간 이 기록은 많은 이가 함께 읽고 함께 기억할수록 더욱 값지고 강력한 변화의 씨앗이 될 것이다.잊을 수 없는 ‘n번방’2019년 초부터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벌어진 성착취 범죄 사건 ‘n번방’. 가해자들은 주로 미성년자를 협박해 ‘노예’로 만들어 엽기적인 성적 학대를 자행하고 그 영상을 공유해 수익을 올렸다. 비슷한 수법의 범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수십수백 개의 방에 수천수만 명의 가해 남성이 참여하고 있었으며 성착취물을 보기 위해 이 같은 형태의 방에 돈을 내고 입장한 남성의 수는 무려 26만여 명으로 추산되었다. 2019년부터 ‘추적단불꽃’이 이들을 추적하여 ‘당사자 아니면 신고 못 한다’ ‘텔레그램은 못 잡는다’ 등 수사 공조의 난관을 넘어 n번방을 세상에 알렸고 2020년 초 마침내 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흉악한 죄질의 각종 디지털성범죄만큼이나 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만연했던 한국에 이런 ‘강력 처벌 촉구’의 목소리들은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가져오리라 여겨졌다.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는 해시태그가 SNS상에서 널리 퍼졌고 가해자의 처벌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이들이 생겨난 것이다. 피해자의 편에서 재판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책은 그들 중 하나였던, 평범한 한국 여성들의 연대기다. 저자인 팀 eNd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라며 재판을 방청하러 법원에 갔다. 이 사건이 쉽게 잊히지 않도록, 재판부의 ‘선처’ 속에 흐지부지 끝나버리지 않도록 성명문을 내고 탄원서를 모집하고 시위를 조직하고 재판 정보를 알렸다. 그러나 여전히 처벌받지 않은, 검거조차 되지 않은 가해자는 너무나 많고 주요 가해자조차 이미 출소를 앞두고 있다. 이 현실을 살아가는 서로를 위해 이 기록을 엮었다. “출판은 우리의 마지막 프로젝트”라 말하지만 이 나라에 살아가는 한, 팀 eNd의 뜨거운 연대와 투쟁은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살아 있는 동안에는 절대 끝나지 않는 싸움일 거예요. 그래도 언젠가는 승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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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 과로사·과로자살 사건에 부딪힌 가족, 동료, 친구를 위한 안내서 (커버이미지)
    [사회]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 과로사·과로자살 사건에 부딪힌 가족, 동료, 친구를 위한 안내서
    •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지은이)
    • 나름북스
    • 2022-02-24

    애도하고, 치유하고, 도약하다과로 권하는 사회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말하기 다음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극복하고 나아가기를 바라는 연대의 기록 “그만두라고 말하지 못했다”과로로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이토록 절실한 이야기현대 한국사회가 건강한 삶과 ‘워라밸’을 외친다지만, 지치고 아파도 근면 성실하게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여전히 미덕으로 통한다. ‘열심히 일하다 죽은’ 사건이 연일 보도되는데 ‘일 중독’과 ‘빨리빨리’가 한국인의 경쟁력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이 와중에 과중한 일 때문에 죽음을 맞는 사람은 점점 늘고, 드러나지 않은 무수한 과로사와 과로자살 사건 뒤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에 내던져진 유족들이 있다. 갑작스럽게 닥친 가족의 과로죽음은 남은 사람들을 다양한 종류의 고통으로 몰아넣었지만, 이들은 과로 때문에 가족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나아가 더는 이런 죽음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한고비 한고비를 돌파해 왔다.자조모임을 꾸려 서로 의지하고 도운 유가족들은 이 책에서 자신과 동료들의 사례를 직접 썼다. 모임 내에서 심리 치료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얻은 이야기, 떠올리기 어려웠던 사건 당일부터 산재 신청 과정 등 다양하게 휘몰아치는 감정과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지원을 위해 유가족모임에 참여 중인 법률 전문가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글을 보탰다. 모임에서 만난 유족들은 가족의 과로사, 과로자살 이후 남겨진 사람의 상태가 매우 닮았다는 것을 알았다. 경찰 조사에서의 곤경과 장례 절차,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와의 갈등,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해 도움을 얻거나 물어볼 곳이 전혀 없었다는 점까지 공감한 이들은 홀로 힘겨워할 다른 유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들이 겪은 모든 절차와 심경을 책에 담았다.평온하던 일상에 과로사, 과로자살이라는 암초를 만난 유가족은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허둥지둥하고 나면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거나 가족을 탓하는 주위 사람들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또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성 재해와 달리 죽음 이후에 업무 관련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로사, 과로자살의 특성상 유가족들은 이를 입증해야 하는 기나긴 시련에 놓인다. 그러나 과로사와 과로자살은 개인의 나약함 때문에, 가족이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며 과로 권하는 사회가 빚은 사회적 죽음이다. 그래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남겨진 이들의 울분을 자세히 밝히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 과로죽음 이후 처리해야 하는 절차와 과정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과로사와 과로자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도 이 책에 담겼다. 지은이들은 “다시는 과로죽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지만, 비슷한 일을 겪게 될 유가족, 동료, 친구들이 있다면 우리보다는 덜 분노하기를 바라며, 조금 더 존중받기를 바라며 이 책을 내놓는다”라고 밝혔다.경찰 조사부터 부검, 산재 보상과 소송까지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에 관한 거의 모든 조언과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부터 죽음 이후의 절차,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과 판정까지 과로사, 과로자살에 관한 현실적 대처를 망라한 이 책은 앞서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유가족들이 하고 싶은 말과 현재의 심경까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조언과 증언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과로의 정의와 과로사, 과로자살의 규모를 다룬 후 과로사와 과로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때 기준이 되는 법률의 해당 부분을 싣고 해설했다. 2장에서는 과로사 혹은 과로자살 소식을 접한 직후 유가족들이 겪은 상황과 마음을 솔직하게 정리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경찰 조사, 부검, 장례를 치르며 기력을 소진하고, 절망과 상실감은 물론 죄책감이나 고인에 대한 원망까지 생겨 혼란했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사망 신고, 재산 조회, 연금과 보험, 상속, 긴급복지제도 등을 안내했다.아울러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진정으로 고인을 애도할 수 있고 그것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격려한다. 그래서 3장에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과 승인 과정을 자세히 다룬다. 가족이 일 때문에 죽었다는 걸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과제 앞에서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좌절하며 고인의 일과 삶을 되짚는 유족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 회사에 대응하는 법, 언론과 여론 상대하기, 노무사나 변호사 선임하기,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만나기 등의 경험을 나누며 산재 신청 방법과 자료 수집,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사 과정, 산재 승인되었을 때와 불승인되었을 때 각각의 대처를 수록했다.한 사람의 죽음이 과로 때문이었음을 인정받는 것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남은 동료들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가 일했던 일터가 한 사람을 파괴할 정도의 문제가 있었다는 말인데 이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유가족들은 일터에 남겨진 동료들과도 암담한 마음을 나누기 위해 과로사나 과로자살이 발생한 일터 사례를 직접 찾아 인터뷰했다. 4장에 드러난 게임회사 직원이나 병원 간호사의 과로죽음 사건은 과로의 메커니즘과 폭력적인 기업 시스템, 과로죽음을 양산하는 사회 구조를 재차 확인시킨다. 남겨진 동료들은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직접 행동에 나서는 등 크고 작은 연대로 변화를 강구하고 있었다.“과로를 멈춰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선명한 주장은 우리 사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다. 5장에서는 과로사, 과로자살을 줄이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야간노동을 최소화하며, 기업 문화의 변화와 정부 규제가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함께 목소리 낼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힘을 키우고 과로의 위험성, 노동권을 교육해야 한다는 희망을 담았다.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사라진 유족들에게 긴급한 경제적 지원과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행정 절차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도 서술했다. 특히 오로지 유가족 개인에게 부여된 과로죽음 입증의 책임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험에서 도출된 문제 제기다. 소극적인 기관들 사이에서 ‘알아서’ 증거를 찾아다녀야 했던 막막했던 기억은 전반적으로 산업재해자 당사자에게 입증 책임을 무겁게 지우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꼬집는다.산재를 승인받아도 그렇지 못해도 유가족들에게는 살아남아 잘 치유하는 과정이 남았다. 6장에서는 올바른 끝맺음을 위해 심신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유가족들의 일상과 삶의 노력을 서술했다. 가족의 죽음이라는 갑작스러운 암초를 딛고 당당히 인생을 재설계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주 값진 변화다. 가족이 없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을 잘 영위하며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유가족들의 모습은 과로죽음 유가족은 물론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다. “과로해서 죽을 수 있다, 우리가 증인이다”과로 권하는 사회를 바꾸고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과로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과로사에 대한 정확한 조사나 통계도, 예방 대책도 없다. 의학적 용어가 아니라 정식 사망 원인이 될 수 없는 ‘과로사’의 규모는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질환 사망자 중 업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된, 즉 산업재해로 승인된 숫자로 짐작할 뿐이다. 뇌심혈관질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것은 2019년에 503명이었다. 업무상 재해로 승인되는 비율이 신청 건수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직업군, 자영업자와 특수고용노동자 등의 과로사는 포함되지 않으니 이보다 훨씬 많은 과로사가 매년 발생한다는 뜻이다.과로자살의 경우 파악이 더 어렵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사망 사건이 업무상 재해로 근로복지공단에 신청, 승인된 수치를 통해 추측할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 35건이 업무와 관련 있는 자살 사망으로 인정받았는데, 자살의 산업재해 신청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은 상황에서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과로의 대표적인 양상이 장시간 노동이며 업무에 의한 심리적 부담은 평가하지 않으니 질적인 측면에서의 과로는 사각지대에 있다. 그래도 ‘과로자살’은 오늘날 ‘과중노동에 의한 자살’의 의미에서 더 나아가 ‘업무로 인한 자살’, ‘업무와 관련된 자살’까지 통칭하게 되었다. 절대적인 장시간 노동이 없었더라도 일하다가, 일 때문에, 일터에서 주는 압박 때문에, 상사에게 받은 모멸감 때문에 발생한 자살은 모두 과로자살이다.이 책에서는 과로사, 과로자살을 ‘장시간 노동 등 과중한 업무 부담 및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일하는 사람의 사망 및 자살’로 정의하고, 이때 장시간 노동 등 과중한 업무 부담 및 심리적 부담을 ‘일하는 사람이 건강을 유지할 수 없고, 가족 및 사회생활을 원활히 유지할 수 없는 정도의 업무’로 정의한다.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잃는 결과를 낳기 전이라도 가족생활을 양보해야 하거나 원하는 만큼의 사회생활, 취미생활,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은 이미 ‘과중한’ 업무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게다가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계속해서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과로사’라는 용어가 익숙한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 일본, 대만뿐이다. 노동자의 건강보다 죽을 때까지 일해서 성과를 내는 일을 더 중시한 결과다. 과로사, 과로자살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쓴 일본에서는 2014년 과로사방지법을 제정했고, 자살을 포함한 정신장애의 업무 관련성을 평가하기 위해 ‘업무에 의한 심리적 부하 평가표’도 마련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과로죽음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공론화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과로죽음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저자들은 입을 모은다.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에 생긴 관심인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는 재난 참사 피해자가 권리의 주체임을 강조한다. 피해자를 참사와 관련된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할 주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 사고에서 ‘살아나올 권리’부터 진실, 정의, 안전, 회복까지의 권리를 과로사, 과로자살 유가족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과로사, 과로자살 유가족은 특히 정의의 권리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재난 참사의 책임자가 간접적이고 폭넓은 데 비해 산업재해인 과로사나 과로자살은 명백한 사고 책임자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구조를 방치한 채 회사를 경영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이 분명하다. 그러니 피해자 및 가족에게도 안전하지 않은 일터를 그대로 운영한 자들이 ‘사과’하고 그 죽음이 과로사, 과로자살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온전한 회복과 애도가 시작될 수 있다. 책임 있는 자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정의와 회복의 권리에서 중추가 된다. 이 책이 과로죽음에 맞닥뜨린 가족, 동료, 친구들의 권리가 진정으로 바로 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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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균, 김용균들 -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커버이미지)
    [사회]김용균, 김용균들 -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 권미정.림보.희음 지음,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기획
    • 오월의봄
    • 2024-02-19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내보이는 첫 번째 책 산재, 그리고 산재 이후의 남겨진 이야기 김용균을 다시 부르는 방법 한국 사회의 일터에서는 한 해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한다. 2018년 12월 10일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24살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도 그 비현실적 숫자의 하나가 되었다. 그가 화력발전소에서 일한 지 3개월만의 일이다. 비용과 안전을 저울질하는 이 사회의 단면이 드러났고, 산재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며, 위험을 외주화해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그것을 전가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이름은 고유명사이나,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위험의 외주화, 산재 사고 피해자를 지시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선보이는 첫 단행본인 《김용균, 김용균들》은 다시 이 김용균이라는 이름에서 시작한다. ‘기업의 살인’과도 같은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3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용균이라는 한 사람의 죽음과 죽음 이후를 기억하고 살아내고 있는 김용균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김용균을 호명했다. 김용균 씨의 주검을 발견한 후 산재 트라우마와 함께 삶을 살아내는 또 다른 생존자이자 피해자인 하청업체 동료 이인구 씨, 김용균 씨의 어머니이자 산재 피해자 가족이자 유족으로, 또 노동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김미숙 씨, 발전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로 김용균투쟁이 자신의 싸움이 된 이태성 씨가 그들이다.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죽음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함께 싸웠는지, 그 싸움의 구체적 면면들은 어땠는지가 그들 각각의 기억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시 기록되었다. 특히 이 책은 김용균 씨의 산재 사고의 진상과 함께, 김용균 씨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목해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산재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더 다각화하고 산재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겪은 삶의 크나큰 변화와 살아내기 위해 이어가고 있는 그들 각자의 싸움에 무게를 둔 것은 산재의 당사자는 산재를 직접 겪은 피해자만이 아니며, 산재 사건은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단절된 한 건의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피해 당사자와 유족만을 중심에 두고 산재 사건에 접근하는 기존의 관점을 넓히려는 시도임과 동시에 산재가 사회에서 고립된 별도의 사건, 즉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시도다. 또한 산재 사고가 어떤 시점에 깔끔하게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긴 그림자와 상흔을 남기며 장기간의 싸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점 역시 함께 드러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산재 이후에 남겨진 이야기: 살아서 그 죽음을 겪어내는 사람들 이인구 씨는 김용균 씨와 같은 하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이었지만, 발전소 정규직으로 30년을 일하다 발전소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다시 입사한 경력직 ‘오비(OB)’ 직원이다. 노조에는 호의적이었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고, 분위기 좋은 곳이 있으면 아내와 함께 데이트도 곧잘하던,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보다 안정적이라는 발전소 정규직으로 살아온 \'평범한\' 삶이었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동료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이후 삶이 크게 변했다. 이렇게 큰 참극을 겪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 수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 정규직 시절에 정규직들의 처지에만 관심을 쏟았던 과거를 반성하고, 발전소 민영화를 막아내지 못해 김용균 씨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데 책임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는 중대재해를 목격한 사람으로서, 산재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산재 피해자이자 생존자다. 산재 사건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되었던 대표적인 피해가 바로 이 산재 사고의 목격자들이 겪게 되는 심각한 정신적 외상 문제다. 이인구 씨는 동료의 주검을 발견하며 큰 충격적 경험을 했지만 그에 대해 보호를 받기는커녕, 마지막에 김용균 씨와 통화를 했다는 이유로 마치 피의자처럼 취급되어 경찰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잘못은 기업과 구조에 있는데 동료 노동자들은 죄책감까지 느껴야 한다. 심한 경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기도 한다(2020년 현대중공업 끼임 사고). 이인구 씨 역시 심한 이명과 불면에 시달렸다. 다만 이인구 씨를 비롯해 당시 김용균 씨와 함께 일했던 화력발전소 노동자들 여럿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산재 처리가 되어 해당되는 치료를 일부 받을 수 있었다. 김용균 씨 사건에 앞서 있었던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 이후 사고를 겪은 이들에 대한 정신적 어려움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직업 트라우마에 대한 공적 지원 체계가 조금은 자리를 잡은 덕이다. 김미숙 씨는 김용균 씨의 어머니다. 산재 피해 유가족이다. 자식이 스스로 잘못해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몰아가려는 회사의 모습을 보고 시작된 싸움이 또 다른 김용균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싸움으로 이어졌다. 자식의 죽음으로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었고, 자신과 가족에게 집중했던 삶에서 타인의 삶에 연대하는 삶으로 옮아갔다. 부당한 노동현실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 됐다.다만 저자들이 기록한 김미숙 씨는 정형화된 유족 혹은 \'노동자의 어머니\'의 모습은 아니다. 당연히 유가족이라고 해서 언제나 슬플 수는 없고, 온종일 길 위에서 싸우고 있을 수만도 없다. 그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족은 이래야 한다라는 편견에 맞서야 한다고 분명히 생각한다. 김미숙 씨는 흔들리기도 하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웃고, 이따금은 다시 공허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평범\'했던 과거의 삶과 싸우며 살아가는 지금의 삶을 저울질하지 않고 모두를 긍정한다. 자식 잃은 어머니가 되기도, 길 위에서 싸우는 몸이 되기도, 누군가의 손을 맞잡는 연대자이자 활동가가 되기도 하며 자신의 싸움을 해나간다. 이태성 씨는 발전 비정규직 노조 동료다. 또다른 발전소 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이고 노조 활동가였고, 김용균 씨와 서로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비정규직 문제를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에 발전 비정규직 대표로 참석하기로 되어 있던 날 새벽에 김용균 씨의 죽음을 알게 됐고, 그 기자회견에서 그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김용균의 죽음을 세상에 처음 알리게 됐다. 그 역시 가까운 후배를 산재로 잃었고, 산재 신청조차 하지 못했던 수많은 동료들의 얼굴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터진 울음이었다. 김용균의 죽음을 그대로 흘릴 수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그리고 김용균을 그대로 보낼 수 없었던 건 다른 발전 비정규직들도 마찬가지였다. 큰 싸움의 경험도 없었고, 팔뚝질조차 어색했던 발전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미친 듯이 싸웠다”. 노조를 포함한 수많은 주체들이 두 달여를 싸웠다. 당정 협의도 이루어졌고, 장례도 치렀다. 국무총리 산하의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져 조사도 마무리됐다. 그런데도 발전소는 변한 듯 변하지 않았다. 특조위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정규직 전환은 합의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이루어지지 않았고 발전소 내 작업환경 및 처우 개선도 미진한 상황이다. 김용균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위한 형사재판에서 사측은 또다시 말을 바꿨다. 원청은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했고, 왜 그렇게 노동자들이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산재로 인한 후배의 죽음이 후배의 과실로 기록된 것을 알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팠던 이태성 씨는, 이제 투쟁을 그만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의 죽음을 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함께 싸울 때 길도 생기고 힘도 생긴다는 걸 김용균투쟁으로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다. 다시, 김용균이 책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뿐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소를 둘러싼 문제의 시작과 범국민 추모제 등에서의 김미숙 씨의 발언, 그리고 여러 주체들이 함께했던 김용균투쟁에서 특히 집회를 기획하고 진행하거나 시각 작업을 맡았던 문화활동가들의 목소리도 같이 엮어 김용균 사건 자체도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려 노력했다. 김용균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대명사가 되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또 다른 김용균들이 함께 싸웠다는 것을 기록하고 산재가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그리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비극이라는 점을 전하고자 했다.산재로 사망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회적 사건이 되는 산재가 많지 않은 비극적 현실에서도 김용균 씨의 죽음은 이 사회를 울렸다. 국무총리 산하의 특조위도 구성되어, 김용균 씨의 산재 사망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인재였고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원하청이 분리되어 연속된 공정의 업무를 보게 만든 노동구조와 위험한 노동환경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계가 명백할지라도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개정되었고 중대재해처벌법도 제정됐다. 하지만 김용균 씨 사건과 똑같은 구조적 이유로 벌어지는 산재 사망사고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도, 동국제강에서도, 건설 현장에서도, 대우조선에서도 불안정 노동자인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보도되지 않은 죽음은 더 많을 것이다. 심지어 김용균 씨 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2022년 2월에서야 선고된 1심 결과에서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전 대표는 무죄 판정을 받았고, 원·하청사에게 선고된 벌금과 기타 피고인들에 대한 처분 역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그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처벌을 완화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지금 김용균을 다시 호명하고 그 죽음과 이후의 투쟁을 기록하는 것은 김용균이라는 한 사람뿐 아니라 같은 구조 속에서 목숨을 잃고 다친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그 길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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