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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뤼아르 시 선집 (커버이미지)
    [문학]엘뤼아르 시 선집
    • 폴 엘뤼아르 지음, 조윤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프랑수아즈 사강부터 장뤼크 고다르까지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시인 엘뤼아르의 작품 세계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결정판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 시인 폴 엘뤼아르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엘뤼아르 시 선집』이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본 선집은 을유세계문학전집 121번째 작품으로, 엘뤼아르의 방대한 시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초기작부터 대표작 및 마지막 작품까지 총 40권의 시집에서 130여 편의 시를 선별한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쓴 전쟁과 평화에 관한 시, 다다 운동에 참여하면서 쓴 실험시, 초현실주의 절정기에 탄생한 시,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을 통과하며 쓴 참여시로 다채롭게 변모해 갔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는 친근한 언어로 쓰인 후반기의 시들이 주로 소개된 까닭에 초현실주의의 전성기에 쓰인 전반기 시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본서는 엘뤼아르가 치열하게 살아간 삶과 그가 남긴 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시대와 생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엘뤼아르의 시적 특성을 순차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폴 엘뤼아르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국내 첫 시 선집양귀자의 소설 제목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엘뤼아르의 시 「모퉁이」의 전문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슬픔이여 안녕』은 엘뤼아르의 시 「약간 일그러진 얼굴」에서 영감을 얻었고,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 〈알파빌〉은 엘뤼아르의 시집 『고뇌의 수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엘뤼아르의 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이런 인기나 명성과 달리, 국내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명시 모음집에 그의 시 한두 편이 이따금 소개되거나,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이야기할 때 엘뤼아르의 시 「자유」가 언급되는 정도였다. 시인의 작품 세계가 워낙 방대하고 다채로운 까닭에 시집 한두 권으로 그를 대표하기가 어려운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이에 을유문화사는 엘뤼아르의 시 세계를 연구하여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조윤경 교수를 역자로 선정해 국내 최초로 그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시 선집을 출간했다. 폴 엘뤼아르가 우리 곁을 떠난 지 꼭 70년 만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이자 저항 시인으로 알려진 엘뤼아르는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사랑의 시와 가장 치열하고 투쟁적인 실천시를 동시에 남겼다. 개인적인 사랑과 인류애, 시와 현실적 참여를 결합하면서 현실에 대한 시적 대응을 치열하게 모색한 작가라 볼 수 있겠다. 본 선집에는 초기작부터 대표작 및 마지막 작품까지 총 40권의 시집에서 130여 편의 시를 선정해 수록했다.사랑 시부터 참여시까지, 엘뤼아르 시의 정수를 시대별로 총망라 본서를 편역한 조윤경 교수는 엘뤼아르의 시적 변화 과정을 보여 줄 수 있는 시들을 시기별로 골고루 엄선했는데, 프랑스어로 출간된 엘뤼아르의 여러 시 선집을 참고하고 문학사나 연구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시들을 검토하여 1차로 선별했다. 그리고 그동안 엘뤼아르에 관해 연구하면서 개인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던 시들을 2차로 추렸다. 이번 선집을 통해 연구자나 학생, 일반 독자 모두 엘뤼아르 시의 정수를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시대별로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시인의 작품 세계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사랑’은 연인 관계를 넘어 더 큰 함의를 내포한다. 그는 사랑에서 특히 윤리적 개념을 강조하여 사랑의 순수함, 충실함, 인류애, 자연 친화력, 상호 관계성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그래서 시 전체에서 사랑을 매개로 ‘나’와 ‘너’를 종합하려는 욕구, 이를 통해 가장 광범위한 ‘우리’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때의 ‘나’와 ‘너’의 관계는 사랑하는 두 연인에서부터 자신과 세계, 현실과 이상, 지상과 천상, 자아와 타자, 외면의 자아와 내면의 분신, 화자와 청자, 시인과 독자 등으로 상황에 따라 무한히 변화한다. 후반기의 참여시도 사랑 시의 연장이라 볼 수 있는데, 엘뤼아르가 형상화하는 사랑에 위대함과 인류애를 부여해 주며 영속된다. 나, 너, 우리가 드러내는 관계성은 시인이 꿈꾸는 삶과 행복의 근본 조건이 되고, 개인과 전체를 함께 염두에 두면서 항상 열린 관계성을 지향하는 시인의 의식을 나타낸다. 새로운 시선, 낯선 구조, 참신한 표현이 돋보이는 시 세계를 원문과 함께 최상의 번역으로 만나다 “시인은 영감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엘뤼아르는 ‘다르게’ 살고 ‘다르게’ 보는 것을 소명으로 삼았다. 그의 시 언어는 소박하고 평이하며 투명하지만, 단어들 간의 뜻밖의 조합이나 경구들의 쇄신 등으로 다르게 보기를 구현한다. 또한 시인은 간결한 언어를 좋아하여 수많은 명사 어구, 격언, 속담, 아포리즘 등 짧은 형식의 시구들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꿈과 현실, 현실의 표면과 이면 사이의 연결을 모색한다. 그래서 일상적인 말에 숨어 있는 시적 잠재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해독하기 어려운 난해함이나 낯선 이미지를 품고 있다. 이는 엘뤼아르의 시가 읽을 때마다 새롭고,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껏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엘뤼아르의 작품은 참신한 표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옮긴이 조윤경 교수는 “엘뤼아르의 시들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나는 이제 움직이지 않아 얼음 위의 비단’ 다음에 ‘처럼’을, ‘그녀’와 ‘그녀의 언약하는 입술’ 사이에 ‘와’를, ‘악덕’과 ‘미덕’ 사이에 ‘과’를 얼마나 넣고 싶었는지” 모른다며, 그러나 그의 시는 “조사나 접속사 같은 군더더기가 생략됨으로써 단어와 단어의 관계가 더욱 밀착되거나 반대로 직접적으로 충돌하여 충격적인 낯선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언어에 극도의 중요성을 부여하여 시어의 선택, 배열, 통사의 구조를 새롭게 하는 엘뤼아르의 시를 한국어로 옮겨 놓으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그래서다. 하지만 이렇듯 충돌로부터 빚어지는 생소함이 엘뤼아르의 시 세계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 선집은 표현의 적확성과 문체의 가독성뿐 아니라 이러한 엘뤼아르의 시적 특성까지 잘 살려 내고자 했으며, 독자들이 시인의 세계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원문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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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커버이미지)
    [문학]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02-19

    ★ BBC TV 드라마 제작중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1위 ★★ 2020년 브리티시 북 어워드 올해의 책 ★범죄소설의 새로운 트렌드를 연다!어느 착하고 명석한 여고생의 살인사건 해결일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세련된 스릴러.” 《가디언》『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샐 싱 미스터리 편』은 여고생 ‘핍’을 주인공으로 하는 미스터리 3부작 가운데 제1권으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를 아우르는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이라 평가받으며 영미권 최대 서평 사이트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goodreads choice award 영어덜트 소설 1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또한 이 작품으로 홀리 잭슨은 2020년 영국 대형서점 워터스톤스의 아동문학상, 영국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 메달상 후보에 올랐으며, 결국 그해 영국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가디언》 지는 홀리 잭슨을 앞으로 주목할 만한 작가로 꼽기도 했다.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A Good Girl’s Guide to Murder』은 현재 BBC TV 드라마(6부작) 제작중에 있으며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굿 걸, 배드 블러드Good Girl, Bad Blood』 편이 곧 국내 번역 출간 예정이다. \"팽팽한 긴장감, 강력한 흡인력, 우아한 구성까지 모두 갖춘 스릴러\" -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왜?\'라는 범죄 동기를 궁금해하는 이들을 사로잡을 긴장감 넘치는 범죄 미스터리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 팬이라면 이 책 역시 좋아할 것\" - 미국 영화 전문지 《콜라이더》(Collider)“반전을 거듭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그리고 매우 영리한 소설.” - 『비밀을 지키는 것에 대한 진실』 저자, 서배너 브라운\"홀리 잭슨의 책을 펼치자마자 정신 없이 읽어넘겼다. 영상화에 적합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소설임을 단번에 알았다\" - 드라마 제작사 문에이지(Moonage Pictures) 총괄 프로듀서 매튜 리드(Matthew Read)\"창의적이고 영리하며 눈을 뗄 수 없는, 그리고 영상으로 옮기기에 완벽한 소설\" - BBC3 총책임자 피오나 캠벨(Fiona Campbell)“흥미진진한 소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잘 짜인 줄거리, 흥미롭고 다양한 등장인물, 팽팽한 긴장감, 서서히 진행되는 로맨스, 거기에 유머 감각까지 갖춘 책.” - 《북트러스트》“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과 갖가지 동기로 독자를 예상 못 한 방향으로 끌고 간다. 긴장감을 즐기는 추리소설 독자에겐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 《커커스리뷰》 영국의 작고 조용한 마을 리틀 킬턴, 5년 전 종결된 동급생 살인사건을 새롭게 풀어가는 케임브리지 지망 여고생의 수행평가 프로젝트!“무슨 인터뷰인데?” 라비의 진갈색 눈썹과 눈 사이의 거리가 더 좁아졌다. “그…… 5년 전 일 관련해서요.” 라비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라비의 입술은 곧 화라도 낼 것처럼 오므라들었다. “왜?” 라비가 물었다.“왜냐면 전 선배의 형이 범인이라고 생각 안 하니까요. 제가 그걸 증명해 보일 거고요.” (p. 14)5년 전 여고생 앤디 벨이 샐 싱에 의해 살해됐다. 경찰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샐 싱을 범인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살인사건으로 떠들썩했던 바로 그 작은 마을에서 자란 여고생 핍은 범인을 확신할 수 없다. 이미 종결된 이 사건을 졸업반 과제로 선택한 핍은 마을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정체를 절박하게 감추려 하는 자가 있음을 서서히 밝혀내기 시작한다. 진짜 살인범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 과연 그는 핍이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진실을 외면했던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마지막 스피치! ​어느 평범한 여고생의 학교 과제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교하게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솜씨가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만든다. 한 명 한 명 드러나는 용의자 파일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학교 제출용 프로젝트 중간보고서 형태로 정리가 된다. 누구 하나 의심스럽지 않은 사람이 없고 수사망을 좁혀갈수록 핍 주위로 위험과 협박이 도사리는 가운데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설은 단순하게 영원히 파묻힐 뻔했던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건 해결 후 핍의 과제 발표 스피치야말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제를 상기시킨다. 청소년 문학에 속하지만 마약, 데이트 강간 약물, 미성년자 강간 등의 문제를 거침없이 드러낸 이 소설은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줄 뿐만 아니라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개인과 한 가족, 나아가서는 마을 전체와 지역 사회를 불행에 빠뜨린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제가 이 과제를 하면서 저 자신은 물론 친구들,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뜨렸단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이 과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지만, 그 변화가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닌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제가 알지 못하는 것도 많습니다.” 핍은 잠시 말을 멈췄다. “왜 아직도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언론과 이 마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까요? 그건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언론은 저더러 앤디 벨의 진실을 파헤친 영재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런 기사들에서 샐과 라비 싱 형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죠. 제가 이 과제를 하기로 결심한 건 샐 싱 때문이었습니다. 샐 싱의 진실을 찾기 위해서였어요.” (p. 511)사건은 종결됐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여고생 핍의 과제 파일에 담긴 살인사건의 진범은?이 동네에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자가 있고, 내가 추적의 범위를 좁혀가자 그자는 겁을 먹었다.그냥 이대로 계속 추적해야 한다.비록 그게 쉬운 길은 아니지만 말이다. (p. 187)영국의 한 작고 조용한 마을 리틀 킬턴. 5년 전에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유령의 집이라도 보듯이 피해 다니며 백안시하는 가족이 있다. 당시 미모의 금발 여고생이던 앤디가 실종되고 그녀가 실종된 다음 날, 남자친구인 샐이 자기 아버지에게 범행 사실을 고백하는 문자를 남긴 뒤 자살한 채로 발견됨으로써 그 사건은 샐이 범인인 살인사건으로 종결되었다. 이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은 샐의 가족들을 슬슬 피해 다니며 수군댄다.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말소리는 목에 탁 걸려서, 혹은 아예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도 못하고 흩어져버려서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법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고 그 집 앞을 지나갈 때면 아이들은 요란스레 무리를 지어 갔다. 감히 어느 누구 하나 그 집 문 앞으로 달려가 손끝 하나 대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집은 사실 귀신 들린 집이 아니었다. 그 집엔 예전과 다름없이 세 명의 가족이 매일매일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전깃불이 저절로 깜박이고 공중에 의자가 날아다니는 그런 집이 아니었다. 그저 외벽에 ‘쓰레기 가족’이라고 스프레이로 낙서가 되어 있는 집, 유리창은 어디선가 날아든 돌에 깨져 있는 그런 집일 뿐이었다. (p. 10)이 작은 마을에서 케임브리지를 지망하는 매우 총명하고 명석한 여고생 핍은 개인 프로젝트로 샐이 살인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 종결된 사건을 새롭게 조사한다. 핍은 제일 먼저 샐의 남동생 라비를 찾아가고, 형의 범행과 자살에 줄곧 의문을 품어온 라비는 결국 핍과 함께하게 된다. 조사를 진행해갈수록 양파껍질 벗겨지듯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용의자 리스트에 의심 인물이 늘어만 가는데…… 그리고 급기야 핍에게 사건 조사를 그만두라는 협박 메시지가 날아든다. ‘마지막 경고다, 피파. 그만둬.’ 핍은 검은 잉크로 인쇄된 그 쪽지를 더는 읽어보지 않고 다시 접어 역사 교과서 표지 안에 끼워 넣었다. 핍은 두 손으로 책을 꺼낸 다음 사물함 문을 닫았다. 이제 분명해졌다. 누군가 핍에게 겁을 주려 하고 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핍을 지켜보고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협박은 먹혔다. 핍은 이제 두려움에 잠도 설치고 지난 이틀 밤은 어두운 창밖을 내다보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핍도 낮에는 밤보다 합리적이었다. 정말로 핍이나 핍의 가족을 해칠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이미 핍이든 누구든 해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협박을 받았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샐과 라비를, 카라와 나오미를 포기할 순 없다.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왔고, 앞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p. 360~361)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핍과 라비, 두 사람은 때로는 불법적이고 위험천만한 시도까지 불사하며 진실에 근접해간다. 그럴수록 더더욱 핍의 신변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5년 전 사건의 진실이 베일을 벗기 직전까지 왔다. 이제 피파는 정말로 두렵다. 과연 이 사건을 끝까지 계속해나갈 수 있을까?그나저나 정말 핍이 앤디 벨 사건을 여기서 이대로 접을 수 있을까? 샐 싱이 한 짓이 아닌 걸 알면서, 진짜 살인범이 핍과 같이 킬턴을 누비고 다니는 걸 뻔히 알면서 그 사실을 과연 모른 척할 수 있을까? 모른 척해야만 한다. 아닌가? 지난 10년간 핍이 사랑했던, 그리고 핍 이상으로 그 사랑을 되돌려주었던 바니를 생각해서. 그리고 핍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그래야 했다. 라비의 안전을 위한 길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만 접어야 한다고 라비를 어떻게 설득하지? 라비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숲에서 발견될 다음 희생자가 라비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을 계속 짊어지고 갈 순 없다. 이젠 안전하지 않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앤디 벨 일을 여기서 관두기로 결심하니 부서진 노트북 조각조각이 가슴에 와 박힌 듯 아팠다. 숨을 쉴 때마다 그 조각들이 핍의 가슴을 찌르고 갈라놓는 것 같았다. (p.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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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덟 나와의 만남 (커버이미지)
    [문학]여덟 나와의 만남
    • 서율 지음
    • 지성과문학
    • 2024-02-19

    이 책은 여덟 명의 다른 나를 만나며 세상을 탐험하는 모험 소설이다. 탐험 속에서 세상의 비밀과 자기 존재의 비밀을 밝혀나간다. 독자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소설 속 세계를 탐험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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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우의 여름 - YEONWOO's Summer (커버이미지)
    [문학]연우의 여름 - YEONWOO's Summer
    • 이연우 지음
    • 바른북스
    • 2024-02-19

    존재의 상실이 주는 무게감을 가벼운 문장으로 풀어간 유쾌한 소설죽음과 실종 등 존재의 상실이 주는 무게감을 가벼운 문장으로 풀어간 유쾌한 소설로 독자들에게 가벼운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삶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무거운 주제를 해학적으로 비틀어 주면서 존재의 상실이 주는 고통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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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는 녹색등에 시작된다 (커버이미지)
    [문학]연주는 녹색등에 시작된다
    • 장동락 지음
    • 좋은땅
    • 2024-02-19

    -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새롭게 시작된 연주- 빛과 어둠, 죽음과 부활이 교차하는 오토바이 레이싱의 세계!『연주는 녹색등에 시작된다』는 오토바이 레이싱 선수들의 열정과 아픔, 서킷에 담겨 있는 인생을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낸 리얼리티 소설이다.오토바이 레이싱은 높은 속도로 다른 경주차들을 추월하는 것이 기본이기에 매 경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시작 또한 주인공 석현의 친구 준서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죽음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석현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오토바이 레이서인 준서를 위해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이 소설의 구조는 죽음이라는 어둡고 슬픈 소재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희망이라는 밝고 기쁜 소재로 끝을 맺는다. 석현이 준서의 시신을 싣고 가는 배에서 큰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우연히 어떤 남자를 만나 위로를 받는다. 마지막 레이싱 후 석현은 한 라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그 라디오 DJ가 바로 배에서 마주쳤던 남자였음을 알게 된다. 석현은 〈You raise me up〉이라는 음악을 신청한다. 준서의 죽음은 석현에게 크나큰 상실이었으나 돌아보니 준서 덕분에 일어설 수 있었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석현의 슬픔과 기쁨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며 이야기의 시작과 끝의 대칭을 이루고 있다.같은 맥락에서 준서는 ‘죽음’으로 시작하였으나 ‘부활’로 끝을 맺는다. 준서의 오토바이는 준서가 사망한 경기에서 반파되었다. 그러나 석현은 준서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거의 쓰지 못할 거라던 오토바이를 고쳐서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준서의 땀과 눈물이 밴 오토바이가 다시 ‘부활’하게 한 것이다. 어두움과 밝음, 죽음과 생명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는 이 소설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마지막에 석현이 〈You raise me up〉을 신청한 것처럼, 어두움과 슬픔이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나중에 돌아보면 그 어두움과 슬픔이 나를 붙잡고 힘들게 하였어도 결국 그것이 나를 일으켰고, 성장하게 했으며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준 것임을 알게 된다. 지금의 어려움은 장차 있을 빛을 위함이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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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쇠수리공 (커버이미지)
    [문학]열쇠수리공
    • 김문교
    • 페스트북
    • 2024-02-19

    이방인은 낯선 땅에서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한다. 하나는 새로운 공동체에 섞여들어 삶을 영위하는 것, 다른 하나는 정체성 간의 혼란을 정리하는 것이다. 전자가 생활 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면, 후자는 자신의 색깔을 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한 장소에서 평생을 머문 이조차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이방인은 나름의 대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작가는 익숙지 않은 땅에 던져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비추며,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를 찾아가는지를 조명한다. 사실 꼭 \'이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일상에서 낯섦을 마주한다. 이 책에 담긴 세 단편을 통해 살아가는 방식과 철학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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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의 신이 된 김 차장 - 성공확률 제로에서 히어로까지 (커버이미지)
    [문학]영업의 신이 된 김 차장 - 성공확률 제로에서 히어로까지
    • 김건형 지음
    • 대경북스
    • 2024-02-19

    영업의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의 자전적 비즈니스 소설영업의 불모지 파키스탄에서 LG 핸드폰을 국민 브랜드로 만들기까지이 책은 저자 김건형이 대우전자 본사 수출 영업, LG전자 해외 법인/지사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겪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자전적 비즈니스 소설이다.저자 김건형은 1989년도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5년간의 군 복무를 마친 후 1995년 대우전자에 입사했다. 대우전자 중동 아프리카 지역 TV 및 청소기 수출팀에서 5년간 근무했으며, LG전자에서는 23년간 PC 모니터, 핸드폰 사업본부에서 주로 해외 영업 및 LG GSM폰 시장 개척, 사업 개선 태스크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28년간 대우전자, LG전자 해외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언제나 ‘고객은 왕’이라는 고객 중심의 마인드 셋(mind-set)과 ‘영업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는 것’이며, ’선택과 집중’ 등 영업 철학을 몸소 실천해 왔다. 해외 영업 활동의 대부분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내면서 사회 문화적 특성과 현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한 차별화 마케팅 & 영업 전략 수립, 실행에 최우선을 두었다.김건형의 인생 최고 하이라이트는 부토 여사 암살로 촉발된 폭탄 테러가 난무했던 ’07~’08년의 파키스탄 LG 핸드폰 현지 영업을 담당하면서 일궈낸 성과였다. 동종 업계(GSM 핸드폰 사업)에서 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브랜드가 1년 반 만에 시장 점유율 26%를 차지하고, ‘국민 브랜드’로 등극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획기적인 사례다.이 책은 영업의 불모지 파키스탄에서 수많은 자살 폭탄 테러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Zero 베이스에서 시작해 시장 점유율 26% 달성, LG GSM이 ‘파키스탄 국민 브랜드’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저자 김건형과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우정을 그려내고 있다.이 책에는 현지인의 생활 습관과 문화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티프 아슬람’이라는 가수를 핸드폰 셀럽으로 활용한 ‘스타 마케팅’ 기법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사례, 뮤직폰 출시에 맞춰 LG Music Festival 개최, Nokia의 지방 대상들을 LG VIP 딜러로 회유하기 위해 ‘6고초려’한 일 등 ‘성공 신화’를 창출하게 한 수많은 노력과 사실에 기반한 영업 노하우가 세세하게 담겨 있다.사업 초반기의 조직 구축부터 제품 로드맵 운영 전략, 가격 및 수익성 관리, 재고 관리, 딜러 네트워크 확대 전략, 다양한 차별화 마케팅 기법 실행, 서비스 센터 운영 등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외에도, 경쟁사 딜러를 회유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 중에 발생하는 인간적 관계 형성과 갈등, 필자의 리더십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저자 김건형을 스스로를 가리켜 ‘불나방’이라고 부른다. ‘불나방’의 사전적 의미는 ‘나비목 불나방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성공률이 낮은 유혹에 매력을 느껴 뛰어드는 사람’을 비유할 때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저자 스스로 28년간의 직장 생활 그 자체가 바로 가능성 제로에 도전하는 ‘불나방’과 같은 삶이었음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불나방이라고 지칭한 것이다.저자 김건형은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성공신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주고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속마음을 밝혔다.지금도 수십, 수백 만 개의 사업장에서 제품은 다르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해외 영업 분야 혹은 내수 시장에서 매출 증대를 위해 개인적 희생을 마다 않고 노력하는 당신께 이 책이 하나의 그루터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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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우당탕탕 못 말리는 보통 가족 (커버이미지)
    [문학]오늘도 우당탕탕 못 말리는 보통 가족
    • 유타 님피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02-19

    1. 평범하고 싶은 사춘기 소년과 개성으로 빛나는 가족들의 환장 컬래버!휴머니스트 청소년문고 곰곰의 두 번째 소설 《오늘도 우당탕탕 못 말리는 보통 가족》이 출간되었다. 2021 함부르크문학상 아동청소년 부문 수상작으로 가족, 장애, 우정, 다양성 등을 키워드로 십 대 소년의 고민과 깨달음을 위트 넘치는 문체로 풀어낸 성장소설이다.휠체어 경주 대회에 참가할 만큼 자신만만한 아빠, 눈에 띄는 거구에 엉터리 발명으로 소동을 일으키는 엄마, 반짝이부터 깃털까지 늘 공작새처럼 화려한 트렌스젠더 고모와 살아가는 카를리. 개성 넘치는 가족이 지긋지긋한 이 사춘기 소년의 소원은 제발 좀 평범해지는 것! 어느 날 카를리는 댄스파티에서 매력적인 소녀 요나를 만나 빠져드는데… 리듬감 최고인 요나가 청각장애인이라는 걸 알고 당황한다. 게다가 남다른 비밀을 숨겨 왔던 단짝 친구 로빈의 진실이 드러나자, 카를리는 혼란에 빠진다. 우당탕탕 바람 잘 날 없는 날들 속에서 카를리는 ‘보통’이 될 수 있을까? 2. “과연 정상이란 게 있는 걸까?”삶은 각자의 모습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짧은 모험《오늘도 우당탕탕 못 말리는 보통 가족》은 ‘정상성이 뭘까?’라는 철학적 주제를 가족, 친구, 학교 등의 일상적인 관계에서 풀어내며 주인공 카를리가 겪는 고민과 갈등을 숨김없이 드러내면서도 시종일관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남과 다른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지긋지긋해하고 보통이 되고 싶어 하는 카를리의 모습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소속감을 찾는 여느 청소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과의 갈등, 처음 경험하는 연애 감정, 단짝 친구와의 관계에서 좌충우돌하는 사춘기 소년의 생생한 하루하루가 유머러스하면서도 시니컬한 ‘단짠’ 매력으로 펼쳐져 독자들을 빠져들게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못 말리는 사람들 아닐까? 청소년기에는 외모나 장애, 성정체성과 같은 특징을 존중하며 관계 맺는 경험을 하고 그러한 다름이 누군가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주인공 카를리의 일상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동안 독자들은 정상성의 의미를 유쾌하게 반추할 수 있다. 저자는 훌륭한 친구나 가족이 되기 위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을 따를 필요가 없으며,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사람도 약점이 있음을 사려 깊은 방식으로 보여 준다. 그리하여 삶은 ‘정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모습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짧은 모험임을 성찰하게 한다. 다양성은 결함이 아니라 ‘평범’의 또 다른 형태임을 깨닫게 하는 밝고 재미있는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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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지금, 썸머 - 나의 여름 방학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우리 지금, 썸머 - 나의 여름 방학 이야기
    • 김다은 외 지음, 양양 그림
    • 책폴
    • 2024-02-19

    “고마워, 내 여름을 그토록 빛나게 해 줘서.” 영화감독 ․ 교사 ․ 기자 ․ 일러스트레이터 ․ 소설가 ․ 번역가로 살아가는 여덟 명의 작가가 고유한 자기만의 채도로 담아낸 여름의 빛깔!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읽고 공감하는 영어덜트 서사의 새로운 프리즘, ‘위 아 영’ 시리즈 02“당신에게 여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계절인가요?” 인생이 좋은 날로만 가득하지 않고 불행으로만 둘러싸여 있지도 않듯, 여름의 모든 순간은 시시각각 빛과 어둠을 동시에 비춘다. 고개 들면 예상치 않았던 볕을 뜨겁게 마주할 수도 있고, 웅크리고 앉아 문을 닫으면 더운 감각 없이 그저 사방이 어둑해지기도 한다. 여름은 누구에게든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모두의 여름은 같지 않고, 한 사람의 지난여름과 이번 여름은 특별하지 않은 경험에도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당장 어제의 여름과 내일의 여름도 그러할 것이기에, “여름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의 답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다. 매 순간 바뀌는 여름 풍경처럼 마음의 결도 다르게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여름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성장’이라는 키워드이다. 어릴 적 “여름에 훌쩍 큰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면 (과학적 신빙성은 없을지라도)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아니, 기나긴 방학 동안 자라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으려나. 유독 여름은 동서고금 대다수의 ‘썸’이 애틋하게 달아오르고, 여름을 위해 ‘휴가’와 ‘과일’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듯하며,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청춘’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은 계절이다. 한편, 땡볕에 생명이 위태로운 날도 있고 끝을 알 수 없는 장마에 축축 몸이 늘어져서는 차라리 한파를 견디는 게 낫다고 푸념이 이어지기도 하니, 여름은 정말이지 ‘성장’의 여러 층위를 꼭 닮아 있다. 『우리 지금, 썸머』는 이처럼 ‘자라나는 삶의 모습’을 진솔하고 용감하게 그려 나간다. 라디오PD로 오래 일하다 기자로 일하는 김다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장경혜, 201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 류시은,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박산호, 소설가이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이현석, 기자 박다해,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우리들의 문학시간』을 펴낸 작가 하고운, 독립 영화 \'유월\'의 영화감독 이병윤(Beff). 서로 다른 여덟 명의 작가가 따로 또 같이 돌이켜 본 그 여름의 날들……. 우정과 사랑과 상실의 순간, 계절을 지나온 애틋한 마음, 상처받고 상처를 주기도 했던 날들, 환대와 존중의 태도를 배운 고마운 경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방학의 풍경이 잊고 지낸 계절의 틈새를 차곡히 채워 간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 동안 옴니버스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어도, 누군가의 일기장을 들춰 보는 기분이 들어도, 가까이 위로와 공감을 건네주고픈 마음이어도, 한 사람의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바람을 품어도, 그냥 당장 바다에 수영하러 달려가고 싶어져도…… 모두 다 좋다. 독자 여러분의 여름도 어제와 다른 풍경을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므로. 각자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을지라도 우리 모두는 어찌 되었든 이 계절의 문턱을 힘껏 밟고 좀 더 멀리 걸어갈 것이므로. 이제 새로운 여름이 또 한 번 시작되니까. 우리의 여름을 닮은, 그때의 여름을 담은, 수채화 같은 이야기 “여름의 기분이 시작될 때, 우리는 이미 그리워할 준비를 하는지도 모른다.” 「나의 지나간 여름에 대하여」의 김다은 작가는 라디오PD로 오래 일하다 기자로 일한다. “대구에서 태어났다는 무용한 자부심으로 대한민국 어디에서 살아도 여름은 기똥차게 견뎌 낼 수 있다고 믿는” 작가의 기억은 외갓집, 경상북도 영덕군 오포3리 해수욕장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 가까웠던 외갓집에서 보낸 여름에서 시작된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함께 여름 방학을 보낸 사촌들. 이후 사춘기가 되어 대구 집에 외할아버지가 놀러 왔을 때나 좀 더 시간이 흘러 마주하는 또 다른 기억. ‘나의 지나간 여름’은 지금 곁에 없는 어떤 상실의 순간들일 테지만 결핍이나 후회가 아니기에 더욱 뭉클하게 와닿는다. 「여름의 끝과 시작」의 장경혜 작가는 그림책을 짓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착실히 ‘한 사람의 몫’을 해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일상이다. 어떤 일이든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기분으로 마감에 쫓기며 지내는 탓이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장경혜 작가는 다시 떠오르고 싶지 않은 뜨거운 여름을 기억해 낸다. ‘냄새 나는 아이’로 찍혀 버렸던 열다섯 살의 여름. 어쩌면 그해 여름에서 비롯된 상처가 지금까지 아물지 않은 것일까. 장경혜 작가는 조심스레 그해 여름을 우리에게 털어놓는다. 돌이키기 쉽지 않은 순간들을 되뇌며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좀 더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기를 응원하는 이야기다. 「더 깊은 곳으로 풍덩」의 류시은 작가는 201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소설을 쓴다. 작가의 생애 첫 여름 방학은 통영에서 시작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여름은 있었을 테지만 작가에게는 ‘한여름의 노랑’을 닮은 친구와 “구슬 아이스크림 같은 기억”을 온전한 기쁨만으로 쌓아 간 시절이 진정한 여름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태풍이 잦아들고 상쾌한 바람만 남은 여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엘리베이터, 집 안 가득 남향의 거실에 볕이 들어오던 곳. 걱정 없이 깊이, 더 깊이 바다 속으로 헤엄치고 놀아도 ‘혼나지 않을 것 같은’ 날들.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생애 한 시절은 이후 얼마나 잊히고 얼마큼 깊숙이 남아 있을까. 「여름 그리고 사람」의 박산호 작가는 다수의 영어권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어렸을 땐 여름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조용히 채도를 낮춘 채 천천히 고요해지는 겨울로 마음이 기운다.”는 작가의 고백은 여름을 추억하는 분위기에도 자연스레 맞닿는다. 여름 방학, 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나의 첫 친구’. 그리고 중3 여름 방학 수련회에서 만난 ‘나의 첫 설렘’. 계절을 통과하며 처음 마주한 경험들을 돌이켜 보면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지 않은 일이 없다. 함께 나눈 시간이 있기에 기억이 되고 경험이 되어 인생에 쌓여 가니 말이다. 물 흐르듯 시간의 흐름 속에 찬찬히 펼쳐지는 이야기다. 「우리가 함께 보낸 여름」의 이현석 작가는 소설가이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로 일한다. 작가의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전혀 상상하지 못한 미래다. 그래도 “길을 잃을 때마다 멀리서 펄럭이는 깃발이 될 순간”을 고이 간직하게 된 시기이니 상상하지 못한다 해서 나쁜 건 아닐 듯싶다. 당시 이현석에게 깃발을 건네준 이가 바로 강 선생님이었다. “책다운 책” 만들어 보자며 가슴을 뛰게 했고, 강요나 훈계 없이 “한번 해 봐라.” 아이들을 지지했던 강 선생님. 그 덕분에 함께 뭉친 친구들과 좋아하는 것을 기꺼이 서로 나누고, 마냥 낄낄거렸던 고3 입시 전 마지막 여름 방학이 애틋하게 그려진다. 「여름을 걷는 시간」의 박다해 작가는 『한겨레신문』 기자다. 뜨겁고 서늘한, 여름의 온도차를 온몸으로 체감한 열여덟 살의 박다해 작가는 그야말로 ‘극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인천에서 천안으로, 다시 서울로 9년 동안 세 곳의 초등학교, 두 곳의 중학교를 거쳤는데 한마디로 “불안함을 양발 아래 딛고 지내던 여름”이었다. 학교와 학원과 집을 오가느라 날마다 한강을 건넌 그는 서울의 서로 다른 풍경을 바라보며 ‘왜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걸까’ 질문을 쌓아 간다. 늘 주변에 맴도는 것 같았던 이질감은 생을 관통하는 화두가 된다. 여름을 걸으며 세상 속으로 한 발 한 발 성큼 내디딘 그 시간들은, 얼마큼의 온도였을까. ?「렘브란트의 여름-부산 덕천동 이야기」의 하고운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작가가 글을 좋아하고 책 읽기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그의 외삼촌 댁, 부산 덕천동에서 비롯된다. 친척 집에 가는 일이 방학 동안의 빅 이벤트나 다름없던 시절, 여름이 되면 작가는 예정이 언니가 사는 부산 외삼촌댁에 가자고 조르곤 했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더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곳. 그저 ‘나’를 ‘나인 채’로 충만하게 존중하고 사랑하고 지지해 주었던 존재들. 자연스레 환대와 존중의 태도를 배운 어린 시절은 이후 작가를 지탱하는 단단한 용기이자 자존의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제목을 되뇔수록 가슴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까닭도 그래서일 테다. 「무지개가 피었다」의 이병윤 작가는 유튜브 조회수 590만 회를 넘어선 독립 영화 \'유월\'을 만든 영화감독이다. 단 한순간도 몸을 가만두지 않는 ‘소년 유월’의 이야기를 구상하기까지 작가는 어떻게 지내왔을까. 그의 어린 시절은 ‘별난 아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어딜 가든 누구에게나 그런 소리를 익숙하게 들어온 아이(이병윤)는 그러나 학교와 군대를 거치며 ‘나다움’이 무엇인지 점차 잃어버린다. 그러던 어느 여름, 우연히 접한 ‘춤’이라는 매개를 통해 다시금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데……! 누가 뭐라 하건 내가 나로 온전히 존재할 때 그것이 한 사람의 색깔이자 빛이라는, 작가의 진심이 한여름처럼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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