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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커버이미지)
    [사회]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 하미나 (지은이)
    • 동아시아
    • 2022-02-24

    질병과 낙인 너머,공동의 우울에 관한 가장 치열하고 다정한 탐구불안과 우울의 파편을 모아 2030 여성들의 언어로 ‘우울증’을 다시 쓰다2003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은 2017년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줄곧 OECD 국가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우울증’은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었고, 꾸준히 사회문제로 호명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정신질환을 진단받는 2~30대 여성이 많아지고,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다.정신과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당사자들의 수기가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질병을 제거하거나 부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질병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하미나 작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모든 질병 서사는 그 자체로 귀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든 우울이 자꾸 한 사람의 경험으로만 비춰질 때,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살피기 어려워진다. 우울증이 개인의 고통으로만 비칠 때, 그에 대한 해석은 개인의 환경과 특성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2~30대 여성들은 대체 왜 우울할까? 저자는 ‘제2형 양극성장애’(조울증)를 진단받은 당사자로서, 우울증을 앓는 2~3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아 우울증을 둘러싼 여러 질문에 당사자의 이야기로 직접 답하고자 한다. 조울증을 진단받고 살아가며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정신과에서 겪었던 어딘가 불편한 경험들, 여성 운동 단체 ‘페미당당’에서 활동하며 마주한 여성을 향한 폭력과 그에 맞서 싸우다 자주 분노하고 무력해지고 우울해졌던 순간들, ‘우울증 측정 도구’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며 공부했던 정신의학 지식들, 그리고 31명의 인터뷰이를 만나 긴밀히 소통하여 그러모은 이야기들. 2년에 걸쳐 진행한 이 모든 작업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우울증’이라는 이름의 고통을 당사자들의 언어로 다시 정의해 나간다. 파편화된 우울의 조각을 공동의 경험으로 복원하여 우울증을 공론화할 수 있는 사회적 장을 마련하고, 보다 평등한 관점에서 우울증을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앤 보이어는 “질병의 역사는 의학의 역사가 아니라 세상의 역사다”라고 말했다. 하미나 작가는 의학적 질병과 사회적 낙인 너머, 여성의 고통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다. 여성들이 증언해 준 고통과 폭력의 역사를 옹호하기 위해 치열하고 사려 깊게 풀어낸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김희경의 추천의 글처럼 “고통을 이해하는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여성의 우울은 어떻게 ‘질병’이 되었나?세상은 누구의 고통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우리는 우선 자신의 고통부터 믿어야 한다”‘우울증에 걸린 여성’은 오랫동안 일방적인 치료와 분석의 대상이었다. 하미나 작가는 이 오랜 일방통행의 관계에 반기를 들고, ‘우울증에 걸린 여성’으로서 ‘우울증’이라는 거대한 의학 지식이 만들어져 온 역사를 파헤친다. 모든 지식이 그러하듯,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의학 역시 특정한 사회적 맥락 안에서 만들어지고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우울증과 자주 동반하여 나타나는 신체형 장애의 뿌리인 ‘히스테리아’를 다시 검토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성 환자들이 대다수였던 ‘히스테리아’라는 병명의 어원은 ‘자궁’이다. 고대 이집트 고문서에서는 “마비 증세를 보이며 신체질환을 호소하거나 그 원인을 찾지 못하는 여성의 질병”을 “자궁의 굶주림”으로 진단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신의학이라는 학문의 문을 연 장 마르탱 샤르코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시 히스테리아의 원인을 탐구했지만, 그들에게 여성 환자는 연구를 위한 ‘재료’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은 여자들의 고통을 ‘믿지 않았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의 1부는 정신의학의 역사에서 출발해 우울증을 진단·측정·치료하는 시스템에는 자본, 전문가 집단, 지식의 생산자였던 백인·남성들의 고정관념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는 것을 차례차례 짚는다. 그렇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라 기대되는 현대 의학은 여성의 우울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정신의학 교과서는 여성 우울증의 원인으로 ‘호르몬’을 꼽는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 변화에 따른 월경 주기를 가지기 때문에 기분 변화도 더 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 방식은 우울을 경험하는 여성의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을 지운다. 여성은 감정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취약한 존재가 되고, 의학적 설명 외에 자신의 고통을 둘러싼 배경을 살피기 어려워진다. 하미나 작가는 호르몬은 충분한 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유병률이 높은 질병은 현대 의학 안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병명을 진단받지 못해 우울과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엄살로 여겨지고 침묵을 강요당한, 여전히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고통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우울증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이해받지 못했던 고통에 다시금 이름을 붙이고 자리 없는 아픔에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의 관점에서 누구의 아픔을 어떻게 들여다보아야 할까.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질병 당사자로서, 동시에 연구자로서 연대하며 답하고자 한 시도가 응축된 기념비적인 첫 저작이다.환자가 아닌 행위자로, 대상이 아닌 주체로우리의 경험을 지식으로 만들어 가는 시도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속 우울증 여성 당사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서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다. 하미나 작가는 당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질병을 받아들이고 회복해 나가는지를 조명한다. 여성들은 의학적 자원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적절히 활용하여 자기 몸의 전문가로서 치료에 참여한다. 이 책은 가장 대중적인 약물 치료부터 종교, 무속신앙, 정신분석학에 기반한 상담 치료 등 인터뷰이들의 다양한 치료 경험을 전하며, 우울증 연구와 치료의 ‘대상’으로만 그려졌던 여성 환자들의 주체성을 되살린다.인터뷰이들의 질병 서사가 한자리에 모일 때, 우리들 ‘사이’의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저자는 “우리의 고통을 해석할 자원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우리에 의해서 다시 쓰이고 말해지고 발견되어야 한다”라는 말에서 출발해, 그간 진료실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한국 사회에서 2~30대 여성들이 우울을 겪게 되는 배경을 구조적으로 짚어 나간다. 2부에서는 당사자들이 추적해 나간 우울의 원인을 〈가족〉, 〈연애〉, 〈사회〉로 나누어 소개한다. 하미나 작가가 만난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가족 제도 안에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필요 이상의 노력을 하며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애써”왔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내몰려진 여자들은 당장 필요한 돌봄을 받기 위해 남성 연인을 동아줄이라 여기며 관계를 맺었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입고 고립”된 경우도 많았다. 또한, “사회가 강요하는 규범과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의 균열 사이에서 가난하고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이며, 이 사회의 ‘표적’이 되어 성적인 폭력에 노출”되기도 했고, “보상이 따르지 않는 사회에서 고립감과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다.여성들이 고통을 마주해야만 했던 배경과 맥락이 유사하다면, 그것은 개개인의 사적인 서사를 넘어 보다 넓은 장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피해자가 자살한 게 아니라, 사실은 그 여자의 손을 빌려 행해진 타살”이라는 인터뷰이의 말처럼, 여성의 우울은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어 왔지만 명백한 사회의 현상이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에 담긴 사회적 자원을 통해 우울증이라는 고통에 접근할 때,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치유와 회복이 가능해질 것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탐구하고새로운 공동체와 돌봄 관계를 발명하는이야기의 결말을 바꾸는 여자들하미나 작가는 치열하게 자신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배우자고 말한다. “일상에서 연약함을 치워버리고 골칫거리로 여기는” 사회에서, 고통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3부에서는 우울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들이 어떤 고민과 어려움을 마주한 채 회복의 길에 들어서고자 고군분투하는지를 보인다. 인터뷰이들은 자신의 고통을 설명하기 위한 자원을 찾고자,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아픔을 겪는 타인을 돕고자 끊임없이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죽음이 가장 논리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했던 시기를 지나,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고민한다. 혼자서 아픈 연인을 돌봐야 한다는 무게감에 짓눌리면서도, 돌봄의 현장에 머물며 여러 선택 앞에서 흔들릴지언정 도망치지 않는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는 연인을 돌보며 그가 자신의 고통을 조금 더 다양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내고, 보살핌이 통제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소통하며 서로를 돌본다.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타인과의 관계를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7장. 자살〉) 기꺼이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일은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까?(〈8장. 돌봄〉), 과거의 상처를 묵인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나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9장. 회복〉) 하미나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위와 같은 질문을 덧대고 답하며, 자기 삶의 결말을 바꾸어 가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지식으로 만들어 간다.이 책은 우울증에 관한 사회적·과학적 자원을 제공하여 우울증 당사자들이 ‘의사-환자’라는 전통적인 관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정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우리 사회가 그 이야기의 옹호자가 될 때, 고통을 이해하는 보다 평등한 관점이 세워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연구자가 연구실에서 써 내려간 보고서가 아니며, 환자 개개인의 경험을 담은 수기 또한 아니다. 우울의 조각을 연결하여 찾아낸 가장 적확한 언어로 우울증을 탐구하는 이 책은, 질병 이후의 삶을 함께 일궈나가기 위한 뜨거운 선언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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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커버이미지)
    [사회]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4-02-19

    “안타까운데…” “원망스러운데…”사회는 변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틀렸다! 사회는 ‘더 나쁘게’ 변했다. 『민낯들』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이 말뿐인 사회를 잠시 멈춰 세운다. 사회학자인 오찬호는 때마다 선언을 반복하면서 아픔을 소비하고 흘려버리는 우리의 민낯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사회가 원망스러운데, 딱 거기까지”이고, “안타까운데, 딱 거기까지”에 그치는 무신경함에 막막함과 좌절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우물쭈물 아픔을 흘려보내는 사이, 거친 혐오와 편견의 언어가 파고드는 모습이 저자의 눈에 포착된다. “그것만 중요해?” “왜 나쁜 것만 말해?”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까?” “너만 힘들어? 유난 떨지 마.” “자기 업보지 뭐….” 사람들은 손쉽게 분노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잊는다. 한 사건은 더 큰 다른 사건에 묻히고, 예전 사건은 따끈따끈한 최근의 사건에 가려 잊히기를 반복한다. 사회가 변하지 않으니, 연약한 개인들의 고함 소리는 번번이 벽에 가로막힌다. 故 변희수 하사의 황망한 죽음 이후에도 성 소수자는 여전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가수 故 최진리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터넷 공간의 악플은 점점 더 악랄하게 진화해 가고 있다. 故 김용균 씨의 산재 사망 사고 이후에도 목숨을 맡긴 채 아슬아슬하게 일해야 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지나치게 쉽게 망각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은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끝나고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때가 오면, 우리는 팬데믹에 대한 기억을 지워 갈 것이다. 사회의 약한 고리가 어떻게 무너졌으며, 혐오와 증오가 어떻게 일상화되었는지 깡그리 잊을 것이다.이 책에 등장하는 열두 사건은 우리 사회에 던져진 위기 신호나 다름없다. 이는 전근대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회, 각자도생의 철학이 만연한 사회의 당연한 귀결이다. 암담한 것은 개인의 끝 모를 고통이 폭발 직전까지 누적된 상태인데도, 언젠가는 나아지리라는 흐뭇한 미래 전망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절망도 잦으면 보는 사람의 감각이 무뎌지는 걸까? 사람들의 반응도 단편적인 원망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저자는 그 안타까움과 원망스러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자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 괴상한 일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사회는 그저 제자리걸음인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자꾸만 뒷걸음질 치며 퇴행할 것이기 때문이다.‘살아남는 법’이 부유하는 사회에서는‘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다.그 끝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1부 “말줄임표”는 여섯 가지 안타까운 죽음을 다룬다. 한 개인이 죽음으로 떠밀려 갈 때까지 사회가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이기에, 이들의 죽음은 지극히 사회적이다. 인간 존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고통스럽게 생을 이어가다 불현듯 사고를 당하거나 사망당한 이들은 ‘사회적 타살’의 피해자나 다름없다. 故 변희수. 정상과 비정상으로 사람을 구분 지으며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당연시 여기는 한국 사회의 희생자이다. 故 최진리.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혐오 표현을 일삼는 악플러들에 의해 난도질당해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나 다름없다. 故 김용균.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하청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끔찍한 사고사의 피해자이다. 故 최숙현. 폐쇄적 체육계의 전형적인 폭력 사건에 휘말려, 그나마 존재하는 보호 장치도 소용없이 주변인들의 방관 속에 끝내 목숨을 잃게 되었다. 故 성북 네 모녀. 선별적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벼랑 끝 죽음이다. 故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명. 현재까지 몇 명인지조차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대(對)국민 살인사건의 무고한 피해자들로, 국가의 직무 유기와 기업의 오만함 속에서 스러진 목숨들이다.1부의 부제는 “죽음도 별수 없다”이다. 어쩌다가 한국 사회는 죽음도 별수 없는 차갑고 냉혹한 얼굴을 하게 되었을까? 저자는 무고한 이들의 죽음에도 심드렁한 우리 앞에 피해자의 아픔을 꺼내 놓고, 그들의 고통이 개인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끝없이 환기한다. “흔하기에,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그저 별수 없는 세상의 한 조각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구조가 이런 흔함을 상시적으로 등장시키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이들의 죽음에 모두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인권의 사각지대를 찾는 시도를 어떻게든 폄하하려는 편협한 시각, 과격하고 무례한 언행을 멋있다고 여기는 착각,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넘쳐 나는 사회로부터, 그 구조적인 문제로부터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절망을 정확히 절망이라 명명하고 얼버무리지 않는 사회학자 오찬호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여기’가 문제라면, ‘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2부 “도돌이표”에서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재난 및 이슈 여섯 가지를 복기한다. 돌이켜 보자면 그전에도 유사한 사건은 많았으며, 사회적 파장이나 세부 내용은 천차만별일지라도 그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되풀이되었다. 온라인 성범죄는 n번방 사건이 처음이 아니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참사 역시 잊을 만하면 반복되었다. 전례 없는 공중보건 위기로 꼽히는 코로나19 팬데믹조차도 양극화되어 있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일거에 드러낸 하나의 계기였을 뿐, 바이러스가 사회를 새로운 위기로 몰아넣은 것이 아니다. 차별과 혐오가 번성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바이러스 강타 이전에 이미 구축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돌이켜 보는 사건들은 사회 곳곳에 잠복되어 있던 모순을 백일하에 드러낸 일종의 방아쇠인 셈이다. 저자는 그 방아쇠가 증폭시킨 모순이 무엇인지, 여섯 사건의 이면을 하나하나 들춰 낸다. 어떤 사건의 밑바닥에는 ‘살아남는 자’에게만 주목하고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냉혹한 사회의 모순이 은폐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다른 사건의 뿌리에는 성차별적 시선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또 다른 사건의 깊숙한 곳에는 불평등한 시스템의 무서운 폭력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꼬집는다. 이들 사건은 순서대로 코로나19 팬데믹, 낙태죄 폐지, 조국 사태를 일컫지만, 그 자초지종을 정확히 따져 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언급된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고 우리 앞에 다른 모습으로 찾아와 사회를 시끄럽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2부의 부제는 “우리는 망각에 익숙하다”이다. 저자가 사건의 외피가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를 되씹고 반추하는 이유가 부제에 잘 나타나 있다. 부제가 지적하는 것처럼, 우리는 아무리 나쁜 뉴스도 비일상적인 불행도 쉽게 잊은 채 과오를 반복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고통스럽게 통과하면서도 푸석해진 공동체에 대한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서로에게 “더 날카로워질 것”이고, n번방 사건을 겪고서도 온라인 성범죄에 “또 둔감해질 것”이며,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낙태를 두고서 “계속 수군댈 것”이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또 다른 참사를 되풀이하며 “끝없이 먹먹할 것”인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당부한다.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이 사회는 사람이 만든 거고 그걸 바꾸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주하기 싫어도 마주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일단 화들짝 놀라고, 아직도 이런 일이 있냐고 탄식하고,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모색하는 고민의 연속만이 사회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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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 공부 - 개나 소나 자유 평등 공정인 시대의 진짜 판별법 (커버이미지)
    [사회]민주주의 공부 - 개나 소나 자유 평등 공정인 시대의 진짜 판별법
    • 얀-베르너 뮐러 지음, 권채령 옮김
    • 윌북
    • 2024-02-19

    ★ 아무리 봐도 고장 난 듯한 이 시대의 민주주의, 답이 있을까? ★ 『누가 포퓰리스트인가』 저자 얀-베르너 뮐러의 폭넓고 간명한 정치 분석 ★ 뉴욕대학교 정치학과 유혜영 교수, 정치평론가 김민하 추천 선거의 승패가 끝이 아니다! 지금이 바로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공부할 때정치적 판단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시대다. 극히 적은 득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 점이다. 그러나 첨예한 가운데서도 ‘민주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인류가 발명한 정치 체제 중 그래도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는 공감대가 굳건하고, ‘진짜 민주주의’에서는 누구든 자기 의견이 세상에 반영되리라는 믿음이 있다. 이렇게 누구나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민주주의자를 자처하지만, 위기 상황이라는 진단 역시 널리 퍼져 있다. 특히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치른 끝에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세상이 제자리걸음하거나 더 나빠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비관적 예측이 이어진다. 내가 지지하는 쪽이 이번에 이겼건 졌건, 권력을 잡아서는 안 될 이들이 언제든 다시 득세해 이 사회를 망치는 데 민주주의가 되려 악용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는 소위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또 계층, 성별, 세대를 막론하고 널리 공감을 받는 고찰이다. 한때는 괜찮았던 민주주의가 고장 난 걸까? 아니면 애초에 민주주의 자체가 그렇게까지 좋은 시스템이 아닌 걸까? 우매한 대중을 원인으로 꼽건, 탐욕스러운 기득권을 탓하건 사람들마다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을 이유가 충분하다.이런 가운데 출간된 『민주주의 공부(Democracy Rules)』는 정말 제대로 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싶은 시민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들을 짚어주는 책이다. 이 ‘아사리판’이 민주주의의 최선이 맞는지, 선거는 매번 왜 이 모양인지, 심판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세상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까딱하다 전쟁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대체 다들 뭐가 문제인지… 허울 좋은 민주주의 뒤에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걱정인 이들에게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분석과 통찰을 제시한다.‘포퓰리스트 분석’으로 일가를 이룬 프린스턴대 정치학자의 위트 있는 필력오늘을 위한 날렵한 정치 분석당장 아무 페이지나 랜덤으로 펼쳐 보아도 곧바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 만큼 『민주주의 공부』는 우리에게 와닿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뉴스와 정치적 사안을 지켜보며 느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포퓰리즘’, ‘국민’, ‘대의제’, ‘장난 정당’, ‘전투적 민주주의’ 등에 관한 유익한 정보와 간명한 기술로 주요 개념과 이론적 틀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민주주의의 3요소로 자유, 평등과 함께 ‘불확실성’을 꼽는 부분은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저자만의 고유하고 핵심적인 지적이다. 민주주의가 ‘자유로운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진 제도임을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동시대 정치에 대한 독자의 이해도를 높인다.얀-베르너 뮐러 교수는 20세기 후반 새롭게 대두된 ‘포퓰리즘’ 및 ‘포퓰리스트’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유용한 판별법까지 내놓아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정치사상 연구자이자 이론가다. 간결하게 핵심을 찌르는 문장마다 날렵한 위트가 스며들어 있다. 특히 좌우를 막론하고 포퓰리스트들이 보여온 언행이나, 민주주의 사회를 자처하는 전 세계 정치판의 천태만상은 ‘아, 우리만 이러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복잡한 감상을 선사한다.뮐러는 민주주의가 어떤 체제이고 또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즉 민주주의가 어떻게 오용되고 또 강화될 수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모든 측면에서 핵심을 파고든다. “급박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강요받은 행진이 아닌 즐거운 산책처럼 읽히는 책”이라는 《뉴욕 타임스》의 평처럼 사고력과 관찰력, 분별력을 즐겁게 일깨우는 책이다. 승자와 패자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 인프라언론, 정당, 선거 - 바로 알고 멀리 보기이 책은 특히 언론과 정당을 민주주의의 ‘필수 인프라’로 꼽으며 현재의 처지에 주목한다. 오늘날 전통적 미디어가 기존의 지위와 자원을 빠르게 상실해가는 곤경에 처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있는 그대로 서늘하게 진단하면서, 뮐러는 언론이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들여 짚으며 대안을 모색한다. 정당과 언론은 민주주의 정치에 전장을 열고 다원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넘어 ‘민주주의 정치의 시간표를 그리는’ 역할을 한다(135-137쪽). 정당은 일정한 주기에 따라 경선을 실시하고, 신문과 방송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뉴스와 논평을 제공함으로써 수많은 유권자에게 ‘혼란 속 질서’를 가져다준다. 아침 신문, 저녁 뉴스 같은 형태로 전 국민의 상당수를 모여 앉게 했던 전통 미디어의 형태가 흐려지고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뉴스 주기와 인터넷을 통한 끊임없는 정보 폭탄 세례 형태가 보편화되면서 이 사회의 ‘정치적 집중의 순간’ 자체가 완전히 재편되었다.이 사실은 특정한 날짜에 모든 시민에게 공통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주기적으로 일깨우는 의식인 선거의 효율과도 연결된다. 선거는 승자뿐 아니라 패자에게도 자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승자가 정치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길 기회를 갖는다면, 패자 역시 선거라는 제도 덕분에 다시 돌아올 기회를 정확히 알고 준비할 수 있다. 기술환경의 복잡한 변화로 인해 언론과 정당, 나아가 선거제도가 처한 난관에 대해 이 책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며, 우리는 정보와 의견의 출처, 그리고 정당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야말로 민주주의 특유의 발전 가능성과 가변성이 최선을 다해 발휘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우리만 이 난리가 아니구나!’한국을 넘어 동시대 전 세계 정치판을 이해하기 위한 한 권의 책『민주주의 공부』가 다루는 시공간적 대상은 방대하다. 시대적으로는 민주주의 제도의 기원으로 꼽히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아고라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공간적으로는 저자의 고향인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무엇보다 트럼프가 깊은 자취를 남긴 미국의 정치를 종횡무진 오간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제각기 상통하는 특수하고도 보편적 주제로 고군분투 중이고, 수억 수천만 명이 각자 자기 나라의 민주주의의 불완전함에 불만을 품고 있다. 2016년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세계 민주주의 정치판에 강렬한 이슈들을 남겼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전 세계의 정치 현실을 관통하는 민주주의적 갈등의 결을 읽으며 정치판을 읽는 시야를 넓히고 미래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민주주의’ 사회를 자처하지만, 가장 오래되었거나 앞서간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양극화와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21세기. 같은 시대 세계 각 지역의 정치 현실을 하나로 꿰는 보편성의 렌즈를 통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논하는 이 책은 진짜 민주주의를 구분하는 기본 원칙에서부터,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횡행하는 포퓰리스트 정치 세력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어떻게 서서히 파괴하는지를 정확히 짚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무엇인지, 희망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넌지시 일러준다. 두 차례의 중요한 선거가 치러지는 2022년, 상대적으로 짧은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희망편’과 ‘절망편’을 압축적으로 경험 중인 한국의 독자들에게 유용한 통찰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어느 문장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선거의 승패에 일희일비하다가 ‘결국 거기서 거기잖아!’ ‘세상이 나빠지기만 하잖아!’ 분노하기를 반복하는 형식적 민주주의가 아닌, 민주주의 체제의 본질과 잠재력을 최대한 살려 희망편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지금 우리 정치에서 희망을 보지 못해 답답한 사람들이 해법을 찾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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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커버이미지)
    [사회]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 제이슨 브레넌 지음, 홍권희 옮김
    • 아라크네
    • 2024-02-19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악마의 옹호자민주주의는 정말 완벽한 체제일까? 누군가는 이러한 질문 자체를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투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수많은 나라가 기어코 쟁취하기 위해 노력해 온, 우리가 아는 가장 평등하고 자유로운 정치체제다. 세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향해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사람들은 보통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이루어야 할 가치로 생각한다.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조차 없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훌륭한 정치체제이기는커녕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하는 정치학자가 있다. 무능한 민주주의를 비판한 제이슨 브레넌은 정치체제를 하나의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라는 도구가 우리를 해롭게 한다면, 그것을 과감히 버리고 우리를 이롭게 할 더 유용한 도구를 손에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유권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브레넌의 분류는 우리나라 정치 뉴스에서도 종종 인용된다.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큰 선거 뒤에 유권자를 호빗이나 훌리건으로 칭하는 정치 뉴스를 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유권자 구분의 원형을 제공한 것이 브레넌이다. 브레넌은 이 책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를 통해서 유권자의 유형을 호빗, 훌리건, 그리고 벌컨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더 나은 세상을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브레넌의 체제 도전적인 주장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다수의 사람이 당연하게 여기는 의견에 반대를 던지며 더 깊이 있는 토론을 끌어내는 사람을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라고 한다. 브레넌은 이 책에서 스스로 악마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수많은 이들이 완벽하다고 여기는 민주주의를 돌아보고 고찰할 수 있게 한다.민주주의를 해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철학적 고찰이 책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는 유권자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을 시작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반대를 시도한다. 먼저 호빗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 속 호빗족에게서 빌려 온 것으로,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 지식도 많지 않은 비투표자를 말한다. 이어서 훌리건은 스포츠의 광적인 팬을 뜻하는 그 훌리건과 동일한 의미다. 다만 이 책에서는 정치의 광적인 팬으로 쓰인다. 이들은 정치에 관해 확고한 신념을 지녔지만, 정치 지식을 편향된 방식으로 소비한다. 꾸준하게 투표하는 대부분의 유권자와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 그리고 정치인 대다수가 바로 훌리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벌컨은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뾰족한 귀의 벌컨족에게서 빌려 온 것으로, 아주 이성적인 유권자를 뜻한다. 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편향적이지 않으며, 증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브레넌에 따르면, 이상적인 민주주의 이론은 시민이 벌컨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브레넌은 대부분의 시민은 호빗 아니면 훌리건이며, 스스로 벌컨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사실은 훌리건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정치 참여는 호빗을 훌리건으로 바꾸고 훌리건을 더 나쁜 훌리건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정치 참여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성적인 유권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사실상 벌컨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는 결국 호빗과 훌리건이 주도하는 규칙이기 때문에 이론처럼 완벽하게 운영될 수 없다. 우리는 평등한 1인 1표를 통해 국가를 운영할 공직자를 공정하게 선출한다고 믿지만, 다수의 유권자가 잘못된 정치 지식이나 편향된 생각을 바탕으로 투표하여 모두에게 해로운 공직자를 선출하게 될 뿐이다.이 책은 민주주의를 혐오하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민에게 당신은 호빗인가 훌리건인가 묻기 위한 것도 아니다. 브레넌 역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대부분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민주주의는 우리 생각처럼 완전무결한 체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브레넌은 민주주의에 관한 수많은 학자의 연구 문헌을 분석하고 가장 최근의 정치 이론을 꼼꼼히 살피면서,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어 나가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문제 제기의 결과물브레넌은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에피스토크라시epistocracy, 즉 ‘지식인에 의한 통치’를 제안한다. 에피스토크라시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참정권 제한제’는 충분한 지식을 갖춘 이들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는 것이다. 혹은 ‘복수 투표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복수 투표제를 시행하면 민주주의처럼 모든 시민이 투표할 수 있지만, 더 유능한 시민에게는 투표권이 추가로 주어진다. ‘선거권 추첨제’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선거권 추첨제에서는 어떤 시민도 투표권이 없으며, 선거 직전에 추첨을 통해 예비 유권자를 선발한다. 물론 이러한 제도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숙의와 합의가 필요하며, 특정한 사람에게 선거권을 주기 위해서는 유권자 능력 시험 등의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민주주의에 반대한다』에는 수많은 정치학자의 문헌이 등장하고, 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문제 제기가 뒤따른다. 브레넌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도 최신의 정치학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 일상적이고 친숙한 인물과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점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파이프 수리에 관한 배관공의 판단력이 더 뛰어나며, 항공기 조종사의 조종 능력이 더 뛰어나듯이,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도 분명 더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판단력을 갖춘 전문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가정이 등장한다.에피스토크라시가 정말 민주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 자체를 반드시 지켜야 할 숭고한 이념으로 여길 이유가 없다는 브레넌의 생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때때로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 자체를 가장 정의로운 일 중 하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역시 시민의 삶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물건을 고를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값어치 있는 물건일수록 고민은 더 깊어진다. 자동차나 집을 사기 위해 장단점을 고려해 보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왜 자동차나 집보다 중요한 정치체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시간이 흐르면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더욱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출시되는 것처럼,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체제는 결코 등장할 수 없는 걸까?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한 정치체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도구를 잘 마련하는 것일지 모른다. 이 책은 모두가 공평하다고 여겨지는 시민사회 속에서 불합리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공감을 불러올 만하다. 또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분열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꼭 한번 숙고해 볼 만한 담론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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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정부 대학정책 (커버이미지)
    [사회]박근혜 정부 대학정책
    • 교육부 대학정책실 엮음
    • 성문기획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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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 사회학의 주요 흐림과 핵심 개념을 한눈에 읽는 동서양의 사회학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 (커버이미지)
    [사회]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 사회학의 주요 흐림과 핵심 개념을 한눈에 읽는 동서양의 사회학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
    • 다케우치 요우 지음, 윤경희 옮김
    • 더디퍼런스
    • 2024-02-19

    사회학의 정의와 개념부터 주요 사회학자들까지!입문자와 상급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사회학 필독서 30고전 또는 명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지혜와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또한 우리의 존재 이유를 밝혀주고 좀 더 의식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의 양식이기도 하다. 이런 고전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통찰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다. 하지만 처음 고전이나 명저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수많은 책 가운데 어떤 것부터 봐야 좋을지 망설이게 된다. 또 고심 끝에 한 권을 펼쳐 들었다가도 좌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에 인물과 사건 하나하나에 발목을 잡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결국 고전이나 명저 자체를 꺼리게 되는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원서를 읽기에는 장애물이 너무도 많다고 여기며, 해설서나 입문서로 가볍게 트레이닝한 뒤에 원서로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또 해설서가 항상 입문하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원서를 읽은 뒤에 해설서를 읽으면 ‘이렇게 읽을 수도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거나, 혹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읽고 연구하는 모임에 참가한 듯한 느낌도 가질 수 있어 중급자와 상급자에게도 독서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세상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 속에서 그들 자신의 삶을 바꿔내는 데 도구가 될 수 있다면, 사회학의 쓸모는 무한하다”고 말했다. 주요 사회학 개념과 사상, 주요 사회학자들까지 한 권에 만나볼 수 있는 이 책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사회학을 공부하는 이들은 물론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때로는 저자 자신의 경험이나 사회․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사회학자들의 연구 결과나 이론을 설명하고 있어 방대한 양의 전문적 지식을 담고 있는 해설서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동안 사회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들에게 사회학 명저를 좀 더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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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란의 멕시코 - 존 리드, 멕시코혁명을 기록하다 (커버이미지)
    [사회]반란의 멕시코 - 존 리드, 멕시코혁명을 기록하다
    • 존 리드 지음, 박소현 옮김
    • 오월의봄
    • 2024-02-19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이렇게 쓰려면 어떻게 기록해야 했을지.”르포문학의 고전 중의 고전존 리드가 기록한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헌사“이 혁명은 말입니다. 잊지 마세요.이 혁명은 부자들에 맞선 빈자들의 싸움입니다.”“우리는 자유를 위해서 싸워. 정의를 위해서도 싸우지.”존 리드, 진실을 쓰는 기자 존 리드. 1917년 현장에서 러시아혁명을 목도하고 쓴 《세계를 뒤흔든 열흘》로 불멸의 이름을 남긴 기자다. 이 작품은 러시아혁명에 대한 가장 훌륭한 르포르타주로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 널리 읽히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그가 멕시코혁명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 최초로 완역해 출간한 《반란의 멕시코》는 르포 기자로서 존 리드의 출발을 알리는 뛰어난 작품이다. 존 리드가 1913년에 이 기록을 남겼으니 정확히 110년 만에 한국에 출간되는 셈이다.존 리드는 1913년 12월 뉴욕 잡지 《메트로폴리탄》의 특파원 신분으로 멕시코로 향한다. 당시 멕시코는 혁명의 열기로 불타 있었다. 그는 3개월을 넘는 기간 동안 멕시코 북부의 사막, 산악, 평원 지대를 누볐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자꾸만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을 취재하겠다고 자청했다(“넌 진짜 운 좋은 거야. 진짜 전투를 보게 됐잖아. 이제 굉장한 기사를 쓸 수 있게 됐어.” “이건 굉장한 경험이야. 뭔가 쓸 게 생겼어.”). 그는 전투 현장만을 기록하려고 간 게 아니었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땅을 잃은 농부, 한 끼 먹을 음식을 늘 걱정하는 가난한 민중들의 삶이었다. 그는 내내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삶을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서 그의 글에는 삶의 움직임들로 넘쳐난다. 멕시코 민중들의 따뜻한 동지애, 유머, 낙천적인 모습들, 혁명에 대한 생각, 춤과 노래, 무모한 대담성, 여성의 현실 등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멕시코 땅에 대한 묘사는 가히 백미라 할 만하다. 즉 존 리드에게 《반란의 멕시코》는 ‘멕시코와 멕시코 민중에게 바치는 헌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를 멕시코로 보냈던 《메트로폴리탄》의 에디터 칼 호비는 “이보다 더 좋은 글은 없을 것이다”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읽다 보면 알게 된다. 이렇게 쓰려면 어떻게 기록해야 했을지. 르포의 기본은 대단한 통찰력과 문장력이 아니다. 성실하고 꼼꼼한 기록이다. 취재하는 동안 어느 한순간도, 어느 한마디도, 사소한 대화나 행동도, 상대의 표정과 목소리의 변화도, 상황이 펼쳐지는 장소와 풍경도, 보고 듣고 감각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기록을 멈추지 않는 것. 탁월한 르포는 그 사소하고 지난한 기록들이 쌓인 뒤에야 촘촘한 그물로 엮일 수 있다. 수첩과 펜을 손에서 떼지 않는 일. 그 단순한 기본이 르포문학의 고전을 쓸 수 있었던 그의 진짜 실력이라고 나는 믿는다.”(이문영, <추천의 글> 중에서)“다들 무엇을 위해 싸웁니까?”“다들 무엇을 위해 싸웁니까?”존 리드가 혁명군 병사들을 만날 때마다 묻는 말이다. 멕시코 병사들은 진지하게 말하기도 하고 농담조로 받아치기도 한다. “이 혁명은 말입니다. 잊지 마세요. 이 혁명은 부자들에 맞선 빈자들의 싸움입니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서 싸워.” “왜냐. 싸우는 게 좋아서지. 광산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니까!” “나는 싸우는 게 일하는 것만큼 힘들지 않아서 싸웁니다.” “저이가 싸우니까요.” 역으로 질문을 받기도 한다. “자네는 우리랑 같이 싸울 건가?” 존 리드는 “아니. 나는 기자야. 기자는 싸우지 못하게 돼 있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실존적인 질문이 이어진다. 혁명의 현장에 와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그들과 함께 싸울 것인가? 후반으로 갈수록 이런 질문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왜 싸우는지 알기 때문이고, 자신이 무엇을 기록해야 할지 알기 때문이다. 배우지 못한 멕시코 민중보다 우월한 지식인이자 기자,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이 드러날 법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런 걸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싸우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 하나하나를 소중히 기록한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혁명 지도자도 아니고, 혁명 그 자체도 아닌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우정을 쌓아나간다. “나는 이 순수한 이들을 향한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306쪽)존 리드는 멕시코혁명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했다고 썼다. 그리고 이 《반란의 멕시코》를 통해 급진적인 언론인으로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그는 1914년 러들로 학살 현장인 미국 콜로라도주로 향한다. 러들로 학살은 존 데이비슨 록펠러 소유의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들과 그 가족들이 파업을 벌이자 콜로라도주 방위군과 회사에 고용된 민병대가 수십 명의 광부와 그 가족들을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존 리드는 이 사건을 취재해 <콜로라도 전쟁>이란 글을 남겼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취재하기 위해 유럽으로 향했고, 이 전쟁은 “상인들의 전쟁”일 뿐이지 “우리들의 전쟁은 아니다”라고 썼다. 1917년 볼셰비키가 권력을 잡았을 때는 러시아 페트로그라드에 있었고, 그 현장을 목격하고 《세계를 뒤흔든 열흘》이란 유명한 작품을 남겼다. 이렇게 세계사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는 늘 현장에 있었고, 민중의 시선으로 평화의 시선으로 이 사건들을 바라보고 글을 썼다. “존 리드. 짧은 생애를 뜨겁게 살았다. 특정 매체와 좁은 출입처에 묶이지 않고 세계사적 현장을 옮겨 다니며 보고, 쓰고, 참여했다. 총알 날아다니는 사막과 세계대전의 전쟁터, 노동자들의 전쟁 같은 파업과 이념의 지형도를 바꾼 혁명 등 그의 출입처는 전 세계였고 그의 소속 매체는 그 자신이었다. 그의 기록하는 자세와 추구했던 저널리즘과 꿈꿨던 세상은 가난하고, 권력과 거리가 멀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이문영, <추천의 글> 중에서)존 리드는 1920년 모스크바에서 티푸스에 걸려 사망했다. 33세의 젊은 나이였다. 1981년 워렌 비티는 존 리드의 일생을 담은 영화 <레즈>를 만들었다. 멕시코혁명의 중요성《반란의 멕시코》가 담고 있는 멕시코혁명은 당시에는 그 세계사적인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사건이었다. 1917년의 러시아혁명이 갖는 세계적 영향력이 강력한 나머지 그보다 앞선 1910년의 멕시코혁명의 중요성이 가려졌다. 하지만 멕시코혁명은 ‘제3세계 농업 국가에서 발생한 최초의 사회혁명’이었다. 이 혁명은 20세기 내내 식민지는 물론이고, 독립국이지만 제국주의 열강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신식민지’ 곳곳에서 발생하게 될 사회적 격동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었다. 1910년부터 무려 10여 년 동안 진행된 멕시코혁명의 파란만장은 크게 4막으로 나뉜다. 1막에서 독재체제에 맞선 민중봉기로 민주정부가 수립되지만, 2막에선 민주정부에 맞선 쿠데타가 발생해 대통령이 살해된다. 3막에선 쿠데타 세력과 민중 지도자들이 결전을 치르고 마침내 혁명은 승리로 귀결된다. 하지만 4막에서는 혁명 세력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민중 지도자들이 비운의 최후를 맞는다. 짜임새가 탁월한 한 편의 고전 희비극과도 같은 멕시코혁명의 드라마는 20세기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혁명의 예고편처럼 보인다.멕시코혁명이 발발한 직접적인 계기는 33년간 전횡을 일삼던 포르피리오 디아스의 약속 파기였다. 독재자 디아스는 “이제 멕시코 민중은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해놓고도, 프란시스코 마데로가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자 그를 구속해버렸다. 이에 마데로는 탈옥을 감행했고, 민중봉기로 독재를 타도하자고 호소했다. 마데로의 호소에 화답한 이들 중에는 북부 산악의 산적 판초 비야, 남부 평원의 농민 에밀리아노 사파타가 있었다. 제1막은 무장투쟁이 승리해 늙은 독재자 포르피리오 디아스가 파리로 도주하면서 마감된다. 그는 도주 직전 “마데로가 호랑이 한 마리를 풀어놓았군”이라고 시니컬한 조롱을 남겼다고 한다. 혁명의 제2막은 1911년 11월 마데로가 멕시코 민중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시작된다. ‘민주주의의 사도’라고 칭송받는 마데로였지만 막상 집권 이후에는 이렇다 할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언론과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의회에 행정부를 견제할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정치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토지 분배를 기다리던 농민들을 실망시켰고,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던 노동자들이 경찰과 시가전을 벌이는데도 속수무책이었다. 군대와 경찰 등 독재체제의 유산을 개혁하지도 못했다. 결국 1913년 2월 마데로 대통령은 자신이 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한 독재체제의 잔당 빅토리아노 우에르타의 손에 부통령 피노 수아레스와 함께 살해됐다. 디아스가 언급한 ‘호랑이’가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마데로의 비극은 자신의 봉기 호소에 응답한 민중의 뜻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그는 혁명의 근본적 원인에 둔감했다.독재자 디아스 집권기는 멕시코의 상류층 과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동맹을 맺어 멕시코를 근대국가·산업국가로 변모시키려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은 대지주에겐 ‘황금시대’였지만, 농민과 노동자들에게는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었다. 디아스 정부의 토지 소유권 확립 정책은 농민들에게 큰 원성을 샀다. 이 정책은 경자유전의 관례로 보유해온 농민 혹은 농민공동체의 토지를 대지주들이 모조리 강탈하도록 부추겼다. 이 책에도 등장하는 치와와주의 테라사스 가문은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더한 면적보다도 더 큰 사유지를 보유했고, 그 땅을 횡단하는 데 기차로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자기 토지를 잃고 농업노동자가 된 농민들은 대지주가 농장 구역 내에 설치한 직영상점의 고리대금업으로 다시 착취당했다. 농노와 다를 바 없던 이들은 ‘페온’으로 불렸는데 멕시코혁명의 주역들이자 이 책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디아스 정부의 노동운동 탄압도 악명이 높았다. 1906년 6월 국경도시에서 구리 광산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을 때, 멕시코 정부는 “미국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미국 군대를 파견하라고 요청했고, 멕시코 경찰과 공조하여 파업 노동자들을 유혈 진압했다. 그해 12월 한 방직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했을 때는 약 600명의 노동자를 학살하고 이들의 주검을 바다에 유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농민과 노동자들이 혁명군의 주역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통령 마데로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데로의 비극적인 죽음이 그를 멕시코혁명의 순교자로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2차 혁명군이 마데로파라 불리기도 한다.이제 혁명은 가장 극적인 사건들이 펼쳐지는 제3막으로 넘어갔다. 마데로가 살해되자마자 코아윌라 주지사 베누스티아노 카란사는 쿠데타 정부를 ‘찬탈자’라고 비난하고, 헌법에 입각한 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헌정주의 혁명’을 주창했다. 여기서 ‘헌정군’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이 시기에 혁명은 시작부터 내부에 품고 있던 이중적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는 독재체제를 해체하는 정치 개혁의 비전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회경제혁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열망이었다. 이는 멕시코의 미래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두 가지 비전이었다. 카란사가 대표하는 정치 개혁 세력은 대체로 강력한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민족국가를 건설하고자 했고, 판초 비야와 에밀리아노 사파타 등 사회혁명의 지도자들은 사회정의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지역자치공동체를 추구했다. 그런데 카란사와 같은 보수주의자들에겐 사회혁명의 의지가 없었고, 비야와 사파타에겐 국가권력에 대한 의지와 비전이 없었다. 에밀리아노 사파타는 ‘토지와 자유’를 내걸고 대농장을 불태운 뒤 농민들에게 토지를 분배했다. 그는 1914~1915년까지 모렐로스주에서 농촌자치공동체를 조직했다. 1912년에 당시 군 총사령관 우에르타에 의해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던 판초 비야는 대통령 마데로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 뒤 1913년 4월까지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 은신했다. 마데로의 사망 소식을 들은 비야는 8명의 부대원을 데리고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멕시코로 잠입했다. 그는 곧 치와와 산악지역에서 목장과 농장의 농업노동자들인 페온, 노동자들을 규합해 군대를 조직하고 ‘북부사단’이라 명명했다. 비야는 그해 11월 마침내 치와와주의 수도 치와와시에서 연방군을 몰아냈다. 멕시코에 귀환한 지 8개월 만의 쾌거였다. 곧 비야는 30만 명의 치와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범한 정치 실험’에 몰두했다. 비야는 대지주를 타도한 뒤 토지를 분배했고, 고리대금업자들을 몰아냈으며, 치와와 곳곳에 학교를 세웠다. 한편, 패주한 연방군은 텍사스 프레시디오와 마주한 멕시코 국경도시 오히나가로 도피했다. 바로 그즈음, 1913년 12월 말에 미국인 기자 존 리드가 멕시코혁명을 취재하기 위해 급파되었다. 존 리드는 오히나가에 고립된 연방군 대장과 인터뷰하기 위해 리오그란데강을 건넜다. 이 책은 이때부터 2차 혁명의 성사 여부를 결정지은 토레온 전투까지를 다루고 있다. 토레온은 멕시코 북부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서 멕시코시티로 가는 길목에 있었다. 그곳에서 ‘북부사단’의 화력과 연방군의 최정예부대가 결전을 벌였고 비야의 가난한 민중 군대가 2주간의 혈투 끝에 승리를 거뒀다. 즉 《반란의 멕시코》는 멕시코혁명의 제3막, 즉 제2차 혁명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를 다루고 있다. 치와와주에서 연방군을 몰아낸 판초 비야의 ‘북부사단’이 토레온 전투에서 승리를 거둬 멕시코혁명을 최종 승리로 이끄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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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커버이미지)
    [사회]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 캐서린 샌더슨 (지은이), 박준형 (옮긴이)
    • 쌤앤파커스
    • 2022-02-24

    “가장 큰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외침이 아닌,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다.”- 마틴 루터 킹불의와 혼돈의 시대에서 용감하게 침묵을 깨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실천적 지침서2017년 4월, 한 남성이 항공기 좌석에서 거칠게 끌려나가는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며 공분을 일으켰다. 당시 69세의 의사 데이비드 다오는 예약을 과도하게 받았다면서 좌석 포기를 종용하는 항공사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공항 보안국 요원 세 명이 다오를 강제로 끌고 나갔고, 이 과정에서 다오는 코뼈와 치아 두 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사람들은 다오가 받은 부당한 대우에 집중했지만, 간과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당시 다수의 승객은 그 상황을 휴대 전화로 촬영해 나중에서야 SNS에 분노를 피력했을 뿐, 물리력을 행사하는 보안국 요원을 제지하지 않고 침묵했던 것이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목격하더라도 ‘누군가 나서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굳이 자신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한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책임의 분산으로 인해 나타나는 ‘방관자 효과’라고 부른다. 암허스트 대학교 심리학과 학과장인 캐서린 샌더슨은 전 세계를 뒤덮고 사회적 이슈가 된 침묵과 방관, 무관심이 불러일으키는 엄청난 나비 효과를 목격하며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방관자 효과》를 집필했다. 이 책은 스탠리 밀그램의 유명한 복종 실험을 포함해 수많은 심리학 연구와 실험, 신경 과학적 뇌 반응 측정을 통해 행동하기보다 침묵을 선택하는 인간 본성을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또한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침묵이 모여 사회적으로 커다란 부정적 반향을 일으키게 되는지 경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진단과 경고에만 머물지 않고 본성을 거슬러 행동하기로 결정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실제적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조언함으로써 불의와 혼돈을 넘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실천적 지침서를 완성했다.침묵의 방관과 행동하는 양심…이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사람들은 흔히 성폭행이나 기업의 대규모 횡령 같은 중대 범죄는 ‘특별한’ 악인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캐서린 샌더슨은 불행하게도 이러한 판단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1999년, 같은 반 친구 에릭 해리스와 함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0여 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부상자를 낸 딜런 클리볼드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는 이렇게 말했다. “남들은 우리 아이가 비뚤어진 목적을 가진 괴물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악마 같은 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하지요.”왜 우리는 악인만 나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추정할까? 친구나 가족 그리고 자신은 좋은 사람이고, 그런 짓을 저지를 리 없다고 믿어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이들도 직장 동료를 추행하고, 학교 친구를 따돌리는 등 일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끔찍한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믿는 이가 부추겨서, 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발을 들이면서 도덕적 기준에 대한 감각을 잃고 결국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따돌림과 버나드 매도프가 일으킨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는 모두 침묵 속에서 시작되었고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역사에 기록된 수많은 범죄와 악행을 저지른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행위는 다수에 의해 쉽게 무시되거나 간과되었다. 나쁜 행동이 실현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악인들의 개인적 결정이 아닌, 다수의 선한 사람들이 침묵하지 않고 나서서 행동하지 못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방관자 효과》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이른바 ‘괴물’을 찾아내 막는 것만으로는 끔찍한 행동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선한 사람을 나쁜 선택으로 이끄는 원인을 찾아내고 주변에서 목소리를 내야 그릇된 행동을 막거나, 적어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의와 혼돈이 지배하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 세기 전 마틴 루터 킹이 남긴 연설은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킹 목사가 말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침묵의 방관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낼 행동하는 양심이 될 것인가.“이 사회적 전환기에 벌어진 가장 큰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격렬한 외침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었음을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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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만인의 대변인 변호사 전수미 - 이 땅 목소리 없는 분들을 위한 전수미 변호사의 힘센 투쟁기 (커버이미지)
    [사회]백만인의 대변인 변호사 전수미 - 이 땅 목소리 없는 분들을 위한 전수미 변호사의 힘센 투쟁기
    • 전수미 지음
    • 그란데
    • 2024-02-19

    전수미 변호사는 ‘싸우는’ 여성이다. 이 땅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거리에서, 유튜브에서 연신 윤석열 대통령을 저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다르크’라는 별명도 얻었다.몇 해 전엔 국회에서 “나도 성폭행을 당했다”며 미투를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결혼한 몸으로, 아이까지 있는 엄마로 그녀가 미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성폭행을 당한 북향(탈북민) 여성을 공익 변호하다가 피하려 하고, 숨어버리려 하는 북향 여성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였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양심의 소리를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친한 이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어릴 적부터 강한 자에겐 강하고 약한 자에게 한없이 약한 강강약약의 전수미 변호사. 이 때문에 ‘대책없이 용감하다’는 얘기도 듣고, 힘겹게 변호사 자격증을 따서 돈도 안되는 프로보노(무료 공익변론을 하는 변호사) 활동을 하다 보니 ‘바보 전수미’, ‘0원 짜리 변호사’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용산참사 때는 정부와 여당의 ‘재난의 정치화’ 운운 앞에 다들 쉬쉬하는 가운데, 제자와 외국인 유가족들의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국가손해배상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새만금세계잼버리대회 개영식에 참석해 목격했던 대통령 내외의 늦은 출연과 그로 인한 아이들의 피해를 참을 수 없어 촛불집회에서 폭로하기도 했다.그러나 지렁이 같은 미물에조차 관심을 갖는 소녀 감성의 연약한 여성이다.“나는 비가 오는 아침이면 밖으로 나가는 버릇이 있다. 며칠 전에도 비가 왔고, 나는 이른 아침 우산을 받쳐 쓰고 집앞 아스팔트 골목에 쪼그려 앉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대책없이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오는 지렁이들 때문이다. 이 녀석들을 죄다 안전한 흙으로 다시 옮겨놓아야지만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기 때문이다.”(저자 서문 중에서)북한인권 변호사. 그녀의 직함 앞엔 이처럼 ‘북한인권 변호사’가 붙는다. 북한에서, 중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조차 여러 폭력에 노출된 북향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20년 가까이 싸워왔기 때문이다. 약한 자들을 위해 강한 자들과 싸우고, 목소리 없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가 되었던 그녀의 삶은 자연스레 숱한 사고와 고난으로 점철되어 있다. 북한인권 변호사 전수미의 거친 삶은, 평화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차별없는 세상은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오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 땅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싸우는 전수미 변호사를 우리 모두가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천사에서 “전수미 변호사는 북향민, 장애인, 여성 등 우리 곁 힘든 이웃에 귀기울였다. 약자의 곁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닦아 드렸고, 변호사로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 냈다”고 칭찬했다.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장애인, 탈북민, 이주민 등 소외지역의 작은 목소리들을 대변하는 일은 전문 지식, 다정한 인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빛나지 않으나 고결한, 그 일을 묵묵히 수행해온 전수미 변호사가 이 땅의 더 큰 재목으로 우뚝서길 응원한다”며 박수를 보냈다.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전 변호사에 대해 “‘평화와 통일을 이루면’이라는 가정을 훌쩍 뛰어넘어 ‘평화와 통일을 하면’으로 뛰어드는 사람”이라며 “그녀는 평화와 인권의 투사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를 평생 천착해온 나의 든든한 동지 전수미의 좌충우돌 분투기를 한반도를 넘어 인류의 평화를 갈구하는 여러분께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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