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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로의 책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의 못다한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위로의 책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의 못다한 이야기
    • 매트 헤이그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02-19

    “이 책을 읽는 당신이 평온하기를 바랍니다.”전세계 300만 독자가 사랑하는 작가 매트 헤이그가당신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책! * 300만 부 판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에세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 3주 연속 베스트셀러!* , ,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베스트 논픽션’ 선정!* 지금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매트 헤이그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문장들!“여기 내 인생의 구명 뗏목이 되어준 생각들을 소개합니다.나를 가라앉지 않게 해준 이 생각들이 당신을 안전한 육지로 이끌어주기를 소망합니다.”“내 머리맡을 지키는 책. 눈뜨자마자 또 읽고 싶다!”_B*(아마존 독자)“힘든 날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완벽한 단어를 찾는다면 이 책을 펼치시길!”_S*** D******(굿리즈 독자)“지금 우리의 삶을 그려내는 섬세한 시선의 관찰자!”_“‘인생은 아름다워’를 실감하게 해주는 말들로 가득하다.”_“추운 겨울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핫초콜릿 같은 책!”_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책!지금 전세계 독자들은 ‘매트 헤이그 앓이’중!이 책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통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매트 헤이그의 에세이다. 니체, 헬렌 켈러, 찰스 디킨스, 앤 라모트 등 여러 사상가, 시인, 소설가, 철학자들의 인상적인 말과 문장, 명상하며 깨달은 것들, 즐겨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와 즐겨 먹는 요리에 이르기까지 149편의 짧고 긴 글을 SNS나 다이어리에 쓰듯 자유롭게 기록했다. 저자가 책의 앞머리에서도 밝히듯, 이 책은 원래 저자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쓰고, 모은 글들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노라면 따뜻한 말 한마디 스스로에게 해준 적이 언제였나 되새기게 되면서 어느새 그의 문장에 공감하며 나 또한 위로받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화제성 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출간 전부터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보다 높은 사전예약률을 보여 화제가 됐다. 출간 즉시 미국 3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30만 부 이상의 판매가 일어났다. , , 등 많은 미디어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아마존 독자평에서도 ‘머리맡에 두고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읽고 싶은 책이다!’, ‘나를 안아주는 것 같은 책!’, ‘나의 새로운 인생책을 발견했다!’라는 호평들이 이어졌고, 북리뷰 사이트인 ‘굿리즈(Good Reads)’에서는 별 4개 이상을 부여한 독자가 3만 명이 넘었다. 이 덕에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베스트 논픽션’에도 선정되었다. 이렇게 전작 소설 못지않은 극찬이 이어지며 전세계 팬들의 ‘매트 헤이그 앓이’는 계속되고 있다. 실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라 불릴 만하다. 유난히 마음이 지친 날, 세상에 혼자라고 느껴지는 날, 위로의 말 한마디가 절실한 날, 친구의 따뜻한 조언이 필요한 날 이 책을 펼쳐보자.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나를 위한 위로의 선물이 될 것이다.우리는 모두 ‘있는 그대로 이미 충분한 존재’행복은 나를 받아들일 때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 같은 것내가 나를 용서하면 세상은 더 좋은 곳으로 변한다!이번 책은 특히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 마음의 병, ‘우울’을 직면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닫기까지 그가 거쳐온 생각과 감정들을 고스란히 문장에 녹여냈다.《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읽어본 독자라면 매트 헤이그 특유의 철학적이면서 감성적인 문장들에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인데, 그도 그럴 것이 저자가 자신의 지난 경험을 소설의 주인공 노라에 투영했기 때문이다. 차이점이라면 ‘후회의 책’을 발견하기까지 주인공 노라는 많은 아픔을 겪지만, 현실의 우리는 ‘위로의 책’을 발견하고 평온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따뜻한 응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마치 소설에서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작가가 이 책을 빌려 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특별한 주제 없이 이어지지만 그 안에 담긴 핵심 메시지는 같다. ‘우리는 모두 태어난 것 자체로 가치 있으며, 나 자신을 이유 없이 사랑하자’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불안을 느끼고 그런 면에서 우린 모두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외로움을 치료하게 한다. 아울러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나로 살아라’, ‘나쁜 일이 일어나도 그게 끝은 아니다’ 등 용기와 희망의 기운을 불어 넣어준다. 그는 책 내내 담백하고 울림 있는 언어로 수많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우리의 삶을 찬양하지만 억지로 미화하지는 않는다. 절망과 불안의 가운데에서 흔들리지만 희망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 사이를 오가는 그의 글은 바쁘게 사느라 지친 현대인을 위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을 영원한 위로의 문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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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으로 떠난 스물하나 - Le véritable voyage de découverte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유럽으로 떠난 스물하나 - Le véritable voyage de découverte
    • 고승민 지음
    • 좋은땅
    • 2024-02-19

    ‘오히려 좋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여행이 알려 준 삶의 가치인생이란 순탄하게만 흐르지 않는다는 것,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저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예기치 못한 삶의 파도에 속절없이 휩쓸리고 만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이런 생각에 지배되기도 한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편하지 않을까…….’ 여기 그 질문에 대해 단호히 ‘아니’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 《유럽으로 떠난 스물하나》는 고승민 저자는 ‘그럼에도 나아가는’ 선택을 한다. 《유럽으로 떠난 스물하나》는 저자의 유럽 여행기이다. 저자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꿈을 잠시 접어야 하는 2년의 공백 기간을 마주하게 된다. 모든 게 끝인 것만 같았던 그 순간 저자에게 찾아온 유학은 단순 학습의 의미를 넘어, ‘삶의 여행’이란 거시적인 가치로 다가와 다시금 인생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곳곳을 여행하며, 저자는 갖가지 삶에 대한 성찰을 터득해 나간다. 낯선 타국은 배움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고통과 외로움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이기도 하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자신의 자리임을 말하지 못하고 좁은 의자에서 쪽잠을 자며 이동했던 날처럼 말이다. 하지만 프랑스 한 시골 마을에서 찾은 현지인의 사랑과 환대가 있기도 하다. 갈증 없는 순간이란 없다. 다만, 그 갈증은 또 다른 삶의 순간으로 자연스레 채워지곤 한다. 낯선 타국이 주는 어려움을 낯선 타국이라서 가능한 사랑으로 채우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 저자처럼 말이다. 어쩌면 삶이란 완성된 어떤 것이 아닌, 채워 나가는 과정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삶을 위해 멈추지 않은 저자였기에 다음과 같은 성찰이 가능했을 것이다. “인생에는 불현듯 불어오는 바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때는 그것을 억지로 거스르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하게 여행에서 발견한 것들은 한 글자씩 써 내려 가면서 나는 깨닫게 되었다. 그저 불어오는 바람대로, 흘러가는 흐름대로 살다 보면 그곳에도 나름의 길이 있고 기쁨이 있고 깨달음이 따른다는 것을.” (299페이지)이처럼 여행으로 다져진 저자의 단단함은 ‘오히려 좋다’는 넓은 마음으로 도달하게 된다. 순탄하지 않겠지만, 괜찮아, 이 또한 경험이고 성찰로 끝맺을 테니. “과거로 돌아간다고 할지라도 그 순간에 직면한 나를 말리지는 않을 것”(8페이지)이라 확신하는 저자는 이제 어떠한 삶의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 흔들려도 좋다는 생각으로 파도에 뛰어들 것이다. 그 자체가 삶의 가치임을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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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혹하는 유물들 - 나를 사로잡은 명품 30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유혹하는 유물들 - 나를 사로잡은 명품 30
    • 박찬희 지음, 임지이 그림
    • 빨간소금
    • 2023-12-27

    박물관에 미친 사람, 박찬희박물관연구소장의 유물 에세이. 국립중앙박물관을 흔히 역사박물관으로 알고 있지만, 거대한 ‘명품 백화점’이기도 하다. 박물관 전시실로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주먹도끼’ 한 점. 수많은 주먹도끼 가운데 이 한 점이 뽑힌 까닭은 무었일까? 다른 것들에 비해 ‘크고 잘생기고 아름다운’ 명품이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와 이명기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도 마찬가지. 이 그림은 ‘터럭 하나라도 다르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조선 초상화 그리기 원칙을 여느 초상화보다 집요하게 따르고 있다. 62세 서직수의 눈썹과 수염이 어떻게 얼마나 났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 금동반가사유상은 말해 무엇할까. 『유혹하는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명품들 가운데 저자를 사로잡은 30여 가지를 집중 조명한다. ‘명품 중의 명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유물’ 이야기인 셈이다.이 명품들 앞에 선 우리 모습은 과연 어떨까? 의외로 많은 관람객이 유물 자체보다 ‘유물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캐느라 분주하고, 과제로 박물관에 온 학생들은 유물보다 ‘유물 설명문’을 보느라 바쁘다. 어쩌면 이런 모습, 즉 ‘유물로 역사 공부하기’가 ‘박물관은 재미없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 유물이 품은 역사를 캐기 전에, 유물 설명문을 보기 전에 유물의 아름다움을 우선 감상하는 건 어떨까? 만질 수는 없지만,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면서 명품을 가슴으로 느껴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하면 아마도 유물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데 정답이란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유혹하는 유물들』은 이런 방법으로 명품과 접속해 그 아름다움에 빠진 사람의 고백록이다.국립중앙박물관=명품 백화점국립중앙박물관을 흔히 역사박물관으로 알고 있지만, 거대한 ‘명품 백화점’이기도 하다. 박물관 전시실로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주먹도끼’ 한 점. 수많은 주먹도끼 가운데 이 한 점이 뽑힌 까닭은 무었일까? 다른 것들에 비해 ‘크고 잘생기고 아름다운’ 명품이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와 이명기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도 마찬가지. 이 그림은 ‘터럭 하나라도 다르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조선 초상화 그리기 원칙을 여느 초상화보다 집요하게 따르고 있다. 62세 서직수의 눈썹과 수염이 어떻게 얼마나 났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 금동반가사유상은 말해 무엇할까.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실의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각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유물들이 두루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 유물도 만날 수 있다. 『유혹하는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런 명품들 가운데 저자를 사로잡은 30여 가지(정확히는 38점)를 집중 조명한다. ‘명품 중의 명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유물’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자마자 유혹당한 것이 있고, 처음엔 그저 그랬는데 뒤늦게 아름다움에 빠져든 것이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사랑하게 된 것도 있다. 박물관을 수백 번 드나들며 거듭해 만난 이 유물들에 저자는 자기만의 이름표를 달아주며 애정을 쌓아나갔다. 예를 들어 그에게 금동반가사유상은 ‘사유를 사유하는 시간’이고 농경문 청동기는 ‘마법 목걸이’다.우선, 유물의 아름다움에 빠져든 사람의 고백록이 명품들 앞에 선 우리 모습은 과연 어떨까? 의외로 많은 관람객이 유물 자체보다 ‘유물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캐느라 분주하고, 과제로 박물관에 온 학생들은 유물보다 ‘유물 설명문’을 보느라 바쁘다. 어쩌면 이런 모습, 즉 ‘유물로 역사 공부하기’가 ‘박물관은 재미없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 유물이 품은 역사를 캐기 전에, 유물 설명문을 보기 전에 유물의 아름다움을 우선 감상하는 건 어떨까? 만질 수는 없지만,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면서 명품을 가슴으로 느껴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하면 아마도 유물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데 정답이란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유혹하는 유물들』은 이런 방법으로 명품과 접속해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 사람의 고백록이다. ‘금동반가사유상’에 관한 묘사 한 부분을 보자. “힘을 주어야 할 부분은 놓치지 않고 힘을 주었다. 오른쪽 뺨에 댄 손가락들, 특히 새끼손가락을 보는 순간 내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간다. 사유하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살짝 올린 오른쪽 무릎의 탄력적인 곡선과 날카롭게 솟은 몇 줄의 옷주름이 팽팽한 긴장감을 일으킨다. 사유에 몰두하다 자기도 모르게 다다른 절정의 순간을 약간 구부러진 오른쪽 엄지발가락으로 묘사했다. 예리하게 관찰하고 표현한 걸 보면 ‘명품은 디테일에 강하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62~63쪽) 이렇게 이 책은 저자가 유물에 유혹당하고 스며드는 여정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유물에 대한 지식 대신 유물과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점을 눈여겨봤는지, 어떤 점이 끌렸는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담았다. 또한 임지이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그림을 더해 누구나 즐겁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박물관에서 어슬렁거리기, 멍때리기 : 유물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박찬희박물관연구소장 박찬희는 박물관에 자주 간다. 어림잡아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전시를 보러, 회의를 하러, 글을 쓰러, 머리를 식히러, 가끔은 가지 않으면 허전해서. 그에게 박물관은 그만큼 재미있고 매력적인 곳이다. 보통은 박물관에서 혼자 전시실을 어슬렁거린다. 별다른 목적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마음 움직이는 대로 간다. 그러다 멈추고 보고 다시 간다. 소요(逍遙)하기라고 할까. 박물관을 소요하는 건 산책과 비슷하다. 전시실은 작은 숲이고, 유물은 나무다. 숲을 산책하며 만나는 뜻밖의 일로 점점 내 안이 가득 차는 것처럼 박물관도 그렇다. 어슬렁거리다 보면 뜻밖의 순간을 만난다. 불현듯, 우연처럼 다가온다. 바로 유물에 매혹당하는 순간이다. 볼 만큼 봐서 새로울 것 없다고 여긴 유물에서, 오랫동안 명품으로 평가받은 유물에서, 유명세와는 거리가 먼 유물에서, 처음 보는 낯선 유물에서 그 순간을 맞이한다. 이럴 때면 유물과 내가 강력하게 이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든 것이 멈춘 듯, 유물 속으로 갑자기 빨려들어 가는 듯 경이롭다. 무방비 상태로 매혹당한다. 그러면 애쓰지 않고 그저 그 앞에 잠시 조용히 머무른다. 그러는 사이 유물이 나에게 스며든다. 감동을 넘어 위로와 공감을 받기도 한다. “푹신한 둥근 의자에 앉아 두 불상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모닥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불멍이 있는가 하면 불상을 보고 멍하니 있는 ‘불멍’도 있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224쪽)언제 이런 순간이 올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꼭 일어난다는 거다. 다시 박물관을 가는 진짜 이유다. 그 순간부터 유물들은 박물관만의 유물이 아니다. 내 인생의 박물관 유물 목록에 오른다. 이때부터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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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 - 사진 찍는 간호사가 포착한 병원 응급실의 낮과 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 - 사진 찍는 간호사가 포착한 병원 응급실의 낮과 밤
    • 이강용 지음
    • 2023-12-27

    생사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응급실 사람들의 긴박한 순간들그 속에서 ‘사진 찍는 간호사’가 포착한 감동과 공감의 장면들‘레벨 원Level 1’은 응급 중증도 분류에서 가장 위급한 단계를 가리킨다. 이 책의 제목 “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는 심정지나 중증외상 환자 등 즉시 소생이 필요한 레벨 원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간호사들이 하는 말이다.저자 이강용은 실제로 응급실에서 7년간 “레벨 원”을 외치며 일한 간호사다. 코로나19 때 그가 찍은 의료진 사진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상을 받으면서 ‘사진 찍는 간호사’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전시회를 열고, 다수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병원과 의료진의 현실을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힘썼다. 이강용의 노력이 <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라는 사진 에세이 한 권으로 또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은 응급실과 병원 곳곳에서 위급한 환자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현장 사진과 세심한 글로 기록했다. 1, 2, 3부, 그리고 5부는 각각 ‘손’ ‘등’ ‘눈’ ‘얼굴’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1부는 의료진의 ‘손’이 한시도 가만 있을 수 없는 응급실의 일상을 담았다. 간호사, 의사, 응급구조사 등 구성원 모두 각자 맡은 일을 찾아 동시에 바삐 움직이는 손이지만 가끔은 불안해하는 환자의 손을 꼭 잡아주며 안심을 시켜주는 손이기도 하다. 응급실, 특히 소생실의 응급 상황을 엮은 2부에서는 급히 뛰어다니는 의료진의 땀에 젖은 ‘등’이 계속 눈에 띈다. 일반인에게는 아수라장 같지만, “동선이 부딪히지 않게 호흡을 맞추고” “실수가 생기지 않게 복명복창을 하는” 소생실은 꼭 필요한 움직임과 소음으로만 꽉 차 있다. 3부는 불과 “얼마 전에는 상상도 못 한 모습”으로 변한 코로나19 시기의 병원 곳곳 사진들이다. 두 ‘눈’밖에 보이지 않는 보호장구를 입고 서로 헷갈릴까봐 “얼굴 아래 이름을 커다랗게 적어”둔 채로 환자를 살리고 돌보는 의료진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이 사진집에서 가장 먹먹한 울림을 주는 곳은 사진 자리를 아예 비워둔 4부다. 소아암을 이겨낸 저자 자신의 경험담부터 환자들과의 가슴 찡한 에피소드, 그리고 현재 의료 현실의 단면까지, 차마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는, 사진 몇 장으로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어서다. 우리가 지나쳐온 의료진이 밝은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본 5부는 이 책의 마지막 여운과 함께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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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도하지 않았지만 - 전영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의도하지 않았지만 - 전영 에세이
    • 전영 지음
    • 인사이트브리즈
    • 2024-02-19

    전영 작가의 글은 서해의 저녁바다다.무릎걸음으로 걸어와 귀를 연다.그녀가 갈 떄, 광막한 옷자락에 버려진 세상의 말들이 출렁인다.작가는 직관으로 현상을 읽고, 빠르게 자신을 투영했다가 빠져나온다. 그 다음이 궁금한데 그런 자신을 그저 골똘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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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목숨 다 바쳐서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이 목숨 다 바쳐서
    • 주태익
    • 유페이퍼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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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 니나 리그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북라이프
    • 2018-09-21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_이기주(저자) “이 책은 무엇보다 아름답고 경이롭다.”_남궁인(의사, 저자)★출간 즉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선정 2017년 추천 도서★★《뉴욕타임스》 북리뷰 에디터 추천 도서★ “하루하루가 우리에게 약속된 날이다.하나의 밤을 견뎌 또 다른 밤을 맞이하기 위해간절한 마음으로 살아낸 날들이다.”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찬란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전하는 인생의 의미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서른여덟 살의 나이에 전이성 유방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살다간 한 작가의 마지막 삶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그녀는 암이 진행된 제1기, 제2기, 제3기, 제4기까지 약 1년 6개월간, 사랑스럽고 생기 넘치는 두 아들과 언제나 정직함과 유머를 잃지 않았던 남편, 가족과 지인들,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친구들 등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일상의 풍경을 놓치지 않고 이 책에 담아냈다. 시인이자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5대손인 저자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도 죽음 앞에서 지키고자 했던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뛰어난 필력으로 그려내 미국에서는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본 독자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며 2017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고 수많은 독자들과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죽음은 삶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야기는 ‘작은 종양’이라는 의사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시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평범하게 가정을 꾸려가며 살던 니나 리그스는 2015년 유방암 검사 결과를 전해 듣고 이 나쁜 소식을 어떻게 하면 아무렇지 않게 가족들에게 전할까 고민에 빠진다. 그러고는 엄마의 몸에서 암이 발견되었던 몇 해 전 그날을 떠올린다. 친할아버지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셨고 친척들 가운데 몇 명이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만큼 그녀의 집안은 유방암 가족력이 있었다. 불길한 집안 내력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결국 유방암 판정을 받자 조금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불확실한 것이 많다는 사실뿐이다.”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 6개월. 그녀 앞에 놓인 삶의 시간이었다. 초반에는 치료가 가능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 공격적인 암은 그녀의 삶을 빠르게 잠식해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의 실체는 그녀의 삶 속에 모습을 드러내고 어린 아들이 당뇨병 진단을 받는 일까지 벌어진다. 그리고 다발성 골수종 투병을 해온 엄마의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다. 담담하게 일상을 채워가는 것, 그것이 삶에 대한 예의다 니나 리그스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은 채 한 발씩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그녀는 “나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완벽한 날 한가로이 여유를 누리다가, 어느 순간 따스한 바람 속에서, 마른 잔디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 속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 한겨울 추위와 슬픔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라며 시종일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서정적이고 섬세하고 표현했다. 계속되는 항암화학요법과 부작용에 힘들어 하는 중에도, 사전의료 의향서와 유언장을 작성할 때도, 유방절제술을 받았을 때도,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져 괴로운 순간마저도 재치 넘치는 유머와 삶에 대한 애정으로 이 모든 것을 마주했다. 저자는 에머슨과 철학자 몽테뉴의 글에서 자신만의 위안을 찾았다. 에머슨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자연 속에서, 그리고 우리 일상이라는 보다 작은 세계에서 아름다움과 마법을 찾아나갔다.”라고 생전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그리고 몽테뉴 역시 삶이란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저자는 책 속에서 이렇게 적었다. “내가 양배추를 심고 있을 때, 죽음에 대해 전혀 떠올리지 않고 있을 때, 내가 죽은 후 남겨질 미완의 정원마저 걱정할 새 없이 죽음이 내게 찾아오길 바란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로삶을 채워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 “너무 두려워 말고 이 책을 읽으세요.”2017년 2월, 니나 리그스가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에 한 말이다. 그녀는 시한부 삶 속에서도 지나친 감상이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솔직하고 담백한 어조로 아이들의 할로윈 의상과 새로 산 소파 등의 일상 이야기부터 랄프 왈도 에머슨과 몽테뉴의 에세이까지 아우르고 있다. 유방암 투병으로 고통을 겪고 슬픔을 느끼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다. 암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닌, 암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사랑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니나 리그스에게 닥친 불치병과 죽음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지만, 결국 이 책은 비극적 죽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사랑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허락된 시간 속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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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의 호시절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이강의 호시절
    • 이강 지음
    • 북드림
    • 2024-02-19

    같은 어린 시절을 살아온 7080 세대에게는 따스한 추억을!젊은 사람들에겐 레트로가 가져오는 문화적 공감을!창작자 여러분께는 옛 시절 묘사의 좋은 레퍼런스를!알록달록 색동 이불과 베개낡은 찬장과 세간살이들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엄마의 밥상그리고 마음속 한편의 추억을 불러내는 꼬맹이 적 이야기들....무심히 지나쳤던 우리네 이야기로 빚어낸 가슴 따뜻한 K-컬처 그림 에세이.“삶을 지탱해 준 것은 거창한 말이나 돈이 아니라, 언제든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는 사소한 사물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상의 사물들이 내 삶에 녹아 철학이 되었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바탕이 되어주었다.”알록달록 이불과 베개, 찬장과 자개장, 반짇고리와 골무, 알루미늄 밥상과 양은 냄비, 봉제 인형과 오색 구슬…. 1970~80년대를 상징하던 살림살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유년 시절의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신선한 문화가 되기도 한다.그 시절 어느 가정에나 있었을 일상의 사물을 끈기 있게 그리고 있는 작가 이강. 한 세대 이전의 살림살이들에 온기를 불어넣은 그의 작품들은 7080 어린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잔잔한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문화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K-컬처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문화의 새로운 단면을 보여주는 소중한 콘텐츠이다.『이강의 호시절』은 K-컬처와 레트로라는, 대중이 열광하는 두 측면 모두에서 주목받는 작가 이강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때론 선머슴 같은 익살스러움으로 때론 한없이 촉촉한 감성으로 풀어내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에서 작가의 그림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그림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인지 쉽게 공감하게 된다.누구나 내면 깊은 곳에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추억. 이강 작가의 그 추억은 어릴 적 마당 넓은 시골집과 더 시골인 할머니 댁이었다. 동생들과 함께 장롱이며 서랍장 위를 누비고 다닐 정도로 씩씩했던 이강도, 오색찬란한 이불, 베개, 반짇고리에 온 정신을 빼앗겨 정신없이 몇 시간씩 바라보며 화가의 싹이 자라나던 이강도 모두 그 시골집 풍경 어딘가에서 살아난다.고향집 얘기, 엄마 밥상 얘기, 할머니 이불 얘기, 날마다 무언가를 사들이는 아버지 얘기, 마당 곳곳의 나무들 얘기에 이르기까지 어린 이강의 눈으로 바라본 그 시절 생활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몽글몽글 추억이 피어나고 토닥토닥 위로가 찾아온다. “그림이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때론 위안받을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별것 아닌 그 예술의 목표가 동년배에게는 따뜻한 추억을,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문화의 힙함을 전달하는 가장 한국적인 작가를 만들어낸 힘이다.팍팍한 현재를 잠시 잊고 옅은 웃음을 머금게 하는 추억 여행, 그것이면 족하다. 『이강의 호시절』은 그 추억 여행으로 가는 길에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여행 안내자와 같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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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걸로 살아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이걸로 살아요
    • 무레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블북
    • 2023-12-27

    “‘확실한 취향’ 만큼 우리를 매혹시키는 건 없다” -백영옥(『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저자) “물건 하나로 행복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카모메 식당』무레 요코의 신작『이걸로 살아요』!“이 냄비에 밥을 지으면 앞으로 즐거움이 늘겠구나”한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읽게 되는 ‘요코 중독’을 조심하라영화 『카모메 식당』이 그렇듯, 『이걸로 살아요』 역시 잔잔한 일상의 편안함이 물처럼 흐른다. 그 속에서 유영하듯 찬찬히 글을 읽고 나면 어느새 마음은 훈훈해지고 얼굴에는 여린 미소가 머문다. ‘요코 중독’을 조심하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일본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무레 요코가 주는 힘이다. 이렇다 할 사건도, 별다른 갈등도, 입체적인 캐릭터도 등장하지 않는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은 별것 아니지만 특별하다. ‘이상하게 중독성 강한’ 무레 요코의 일상에 관한 기록은 밥솥으로 시작한다. 가마솥을 본뜬 형태로 만든 앙증맞고 동그스름한 냄비가 그것이다. 치명적인 귀여움에 끌려 충동구매한 냄비에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동영상까지 찾아보며 열심을 낸 결과, 정말 맛있는 밥이 완성되고, 그녀는 ‘앞으로 즐거움이 늘겠구나’라며 기뻐한다.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소재로 이렇듯 담백하고 재미나게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으려면 웬만큼 자기 삶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는 힘들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온전한 기쁨을 찾는 저자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분명하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날이 계속될 때 마치 달달한 초콜릿처럼 심적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무레 요코의 글을 만나보자. 한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읽게 되는 ‘요코 중독’의 늪에 빠지면 어떠하랴. 그 속에서 시간이 걸려도 즐거운 일들, 아날로그로 사는 즐거움 등 그녀만이 줄 수 있는 건강하고 경쾌한 에너지를 잔뜩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한데.“너무 추워서 담요를 짊어지고 왔습니다”털털함과 천연덕스러움, 너스레에 담긴 무레 요코만의 유머 코드습한 여름을 지혜롭게 나고자 삼베 타월을 베개에 씌우고 잔 다음 날, 저자의 얼굴에는 타월 자국이 고스란히 남는다. 그게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외출할 일이 없으면 그냥 내버려둔다는 털털함. 구매한 부엌칼을 겹겹이 감싼 포장지가 아깝다고 하면서도, 구매한 사람이 어딘가에서 부엌칼을 휘두르려 해도 간단히 꺼내지 못하도록 한 점에서는 ‘올바른 대응’이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천연덕스러움. 136장의 타일로 이루어진 부엌 벽(이걸 세고 있는 무레 요코를 상상해보라)을 절대 한 번에 다 닦은 일이 없다고 실토하는 솔직함. 목도리보다 부피가 큰 숄을 두른 자신의 모습이 ‘추워서 담요를 짊어지고 왔습니다’ 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꼴사납다고 하면서도, ‘욘사마 매듭’을 비롯해 다양한 연출법을 고민하며 멋스럽게 걸치기 위해 ‘정진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넉살.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곳이 더러워 청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루고 미루다 보니 어느새 환갑이 지나버렸다고 너스레를 떠는 부분에 이르면 대체 무레 요코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녀만이 보여주는 유머 코드의 압권은 옛날 서점 풍경이다. 옛날에는 서점에서 책을 서서 보면 반드시 먼지떨이가 등장했다(이건 우리나라도 똑같다). 서점 주인이 입으로는 아무 말 안 해도 먼지떨이로 책장을 탁탁 두들기기 시작하면 ‘이제 좀 집에 가’ 하는 사인이었다. 같은 반 남자애가 “그 책방은 먼지떨이 아저씨가 금방 온다니까” 하며 불평했던 기억까지 떠올리는 부분에서는 웃지 않을 수가 없다. 그때를 기억하는 세대나 그렇지 않은 세대 모두에게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뚜렷하게 그려지는 바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므로.“만년필에 컨버터로 감벽색 잉크를 넣는 일이 못 견디게 즐겁다”독특하고 분명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일상을 엿보는 즐거움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취향’만큼 우리를 매혹하는 건 없다. 글 쓰는 일이 본업인지라, 컴퓨터로 원고를 쓰면서도 손글씨를 쓰는 즐거움만은 놓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무레 요코. 그녀가 좋아하는 색 잉크를 넣은 만년필로 감사 인사를 쓰기 위해 사 모은 편지와 엽서, 편지지류는 4단짜리 서랍장에 꽉 차 있을 정도다.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어 평생 간직하려고 마음먹은 앙고라 털목도리는 초등학생 때 직접 뜬 것이고, 부모님에게 선물로 받은 타탄체크 목도리는 무려 53년이 된 것이지만 유행이 돌아오면 두르고 나갈 생각이다. 마음에 드는 생활 속 힌트나 재미난 요소가 있으면 잡지를 오리거나 인터넷 사진을 프린트해 스크랩 봉투에 모아두는 것 또한 작가의 취미 중 하나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은 후, 우표와 귀여운 포스트잇, 잡지에서 잘라낸 못생긴 고양이 사진이 잔뜩 담긴 양철 상자를 열어 모아둔 것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면서 싱글거리는 작가를 상상해보라. 무레 요코는 그러면서 자신이 너무 많은 물건을 지니고 있다고 고백한다. 넘쳐나는 물건들은 수시로 필요한 사람에게 주거나 바자에 내놓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쉽게 처분하지 못하고 오래 망설인다. 추억이 담겨 있고, 일상에서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주 특별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물건 혹은 어딘가에 넣어두고 가끔 꺼내보는 물건들에 설렌다면 일상은 그만큼의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물건과 사람 사이에서도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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