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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혼전 - 원혼을 부르는 책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환혼전 - 원혼을 부르는 책
    • 김영미 지음
    • 산수야
    • 2023-04-14

    세자 이호(李峼)와 대비전 궁녀 여리환혼전과 천구의 실체를 밝혀 대비를 살려내야만 한다!대비전 소속 궁녀 여리는 폐서고에 들렀다가 세자의 삿된 취미에 얽혀들고 만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는 조선 국본의 취미는 다름 아닌 귀신의 행방을 쫓는 것. 세자는 여리에게 내기를 제안하고, 여리는 어쩔 수 없이 응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점점 내기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궐에 천구(天狗)가 나타난다. 천구는 대유행 중인 책 ‘환혼전(還魂傳)’에 등장하는 괴물로 방울 소리와 함께 등장해 사람들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한편 환혼전에 대한 소문도 심상치가 않다. 귀신이 쓴 책이라느니, 소실된 뒷부분을 읽으면 천구가 찾아와 죽인다느니, 말들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괴이한 이야기뿐이다.그런데 천구의 등장 이후 대비가 갑작스레 의문의 병증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대비를 구하기 위해서는 환혼전과 천구에 얽힌 미스터리를 해결해야 한다. 전에 없던 복잡괴기한 수수께끼를 맞닥뜨리며 세자와 여리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공통의 목표와 미묘한 동질감으로 인해 두 사람은 내기를 끝내고 한편이 되어 미완성된 책 환혼전의 원본을 찾아 나선다.조선 왕조 사상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왕 인종세자 시절의 그가 풀어나가는 왕실 미스터리재위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왕 인종이 세상을 뜨던 날 밤, 경성에 괴물 소동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18년 전, 인종이 아직 세자였던 시절에는 궐 안에 괴물이 출몰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인종이 태어나기 얼마 전에도 궐에 기이한 짐승이 나타났다.모두 이성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나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엄연한 사실들이다. 주목할 만하게도 “조선 왕실엔 기이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즈음엔 특히 재변이 잦았”다(작가의 말). 『환혼전』은 ‘환혼전’이라는 가상의 책을 베틀 삼아 당대에 기록된 ‘거짓말 같은 사료’들을 촘촘히 그리고 튼튼히 직조한 역사 추리소설이다.작가는 당시 일어난 잦은 재변의 이유를 잦은 비극으로부터 찾았다. 『환혼전』이 추적하는 것은 기이한 사건들의 진상이다. 그러나 사건의 전말이 모두 밝혀졌을 때 종국에 우리가 깨닫게 될 진실은 공포 이면의 슬픔일 것이다. 소설 속의 세자 또한 그렇게 호기심 대신 비애를 장착하고 ‘어진 임금’, 인종(仁宗)이 될 준비를 해나간다.빈틈없는 플롯과 힘 있는 스토리 전개로 독자를 현장으로 불러내는 작가 김영미가 『김만덕』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역사 장편소설 『환혼전』을 내놓았다. 역사소설이라는 뼈대에 추리 요소를 가미한 이번 작품은 성실한 자료 검토와 작가 특유의 영화적 구성을 기반으로 정갈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소설은 어떤 사료도 배반하지 않은 채 차곡차곡 결말을 향한 발판을 마련해간다. 이야기 속에서 모든 발판들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플롯을 쌓아올린다. 작가는 역사와 추리라는 ‘장르’에 잡아먹히지도, 그것들을 잡아먹지도 않는 적정선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저 그것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 터를 하나 구축했다. 그 무한한 공간 안에서 막힘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진행은 역사와 추리라는 장르가 주는 빳빳한 긴장감을 잊게 만든다. 무엇 하나 건너뛰어 넘어갈 수 없는 크고 작은 발판 위를 밟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이야기 터 위에 불려가 역사의 현장에서 반짝이는 눈으로 단서를 주워 담고 있으리라 짐작한다.『환혼전』의 오묘한 매력은 작가가 인물과 감정 그리고 각 사건을 다루는 방식으로부터도 발생한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의 궐이며 주인공은 세자와 나인이다. 자연히 화려한 정치적 갈등과 권력 다툼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인물 간의 애틋한 연정에 관한 이야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환혼전』의 두 주인공인 세자와 나인 여리는 화려함의 중심에서 한발 비낀 위치에 스스로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상처 입고 잊혀버린 어둠들을 응시한다. 세자와 여리가 정을 쌓아나가는 방식은 로맨스라기보다 아이러니에서 발생하는 슬픔을 인식하는 이들끼리의 작지만 깊은 연대에 가깝다. 이로써 소설은 역사의 승자 혹은 패자를 조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승부처 아래 깔린 채 음지로 내몰려 역사 속에서 아예 지워져버린, “살아 있되 살아 있지 않은” 자들을 주목한다. 진득한 왕실 미스터리는 그 전모가 한 꺼풀 한 꺼풀 드러날수록 통쾌하기보다 어쩐지 서글퍼진다. 결론적으로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아무런 부조리도 전복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축축한 서스펜스 속에서도 승자가 밟고 선 그림자들을 응시하는 담담한 시선은 종국에 지금도 어딘가에서 귀신처럼 살고 있을 어둠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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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3-04-14

    한국계 최초 ‘휴고상’ 3회 연속 노미네이트 작가이윤하의 일제강점기 모티프 SF, 상흔으로 그려낸 이채로운 환상화『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 『사라진 소녀들의 숲』… 이 소설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계 작가가 지은, 그리고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소설이라는 것이다. 타국에서도 한국 이름을 지키며 살아가는 작가들. 이민진, 김주혜, 허주은…, 그리고 이윤하가 있다. 그러나 이윤하는 이 세 작가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이민진과 김주혜, 허주은이 한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배경으로 곡절 많은 역사를 진진하게 써 내려갔다면 이윤하는 SF라는 환상의 외피를 한 겹 둘러 입은 다음 한국적 요소를 가미한다. 이윤하의 작품 세계를 떠받치는 두 개의 핵심은 바로 ‘SF’와 ‘한국적 요소’다. 한국의 풍습, 한국 문화가 SF, 판타지와 합쳐져 분명 우리 것이되 이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롭고 독자적인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이윤하의 작품 속에서 한국은, 돌연 기이하고 환상적인 무엇이 된다. (그의 전작 <나인폭스 갬빗>에서 우주를 누비는 ‘구미호 장군’과 ‘김치’에 환장하는 우주인이 등장하듯이!)노미네이트되기만 해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SF계의 노벨문학상이라고 불리는 ‘휴고상’, 데뷔작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로 한국계 최초 3회 연속 휴고상 노미네이트라는 저력을 떨친 이윤하가 이번에는 우리의 역사 ‘일제강점기’를 모티프로 한 SF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로 돌아왔다.한국에서 9살 때까지 나고 자란 이윤하는 미국 이민 생활 중에도 자신의 근본과 뿌리가 한국에 있음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음력 설날에는 할머니 댁에서 떡국을 먹고, 추석에는 온 가족들이 모여 대추나무에 열린 대추를 땄다. 한국에서 보낸 유년 시절 덕분인지, 이윤하는 미국에서도 한국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이어올 수 있었다. 전작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에서 ‘구미호 장군’ 모티프와 ‘채소 절임’(이윤하가 쓴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 한국어판 서문에 의하면 ‘김치’를 뜻한다)이 스치듯 지나간다면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한국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구미호’, ‘김치’, ‘김칫독’, ‘붉은색과 푸른색의 태극 무늬’, ‘겐상도(경상도)의 농부들’과 같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익숙한 단어들이다.이윤하는 허블과의 인터뷰에서 “일제강점기는 민감한 주제라 조심히 다루고 싶었다. 한국인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조심스럽게 “할아버지가 일본에 있는 대학을 다녔으며 나는 그가 친일파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 가족이 지니고 있는 짐이다. 그래서 서양에 알려지지 않은 이 시기(일제강점기)에 대해 더욱더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라고 밝혔다.『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의 배경은 가상의 나라 ‘화국’이다. 화국은 마치 우리나라의 구한말 시기를 재현한 것처럼 그려진다. 화국은 제국에 점령당해 식민 지배를 받고 있으며, 갓 문호를 개방하여 서양 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중이다. 자연스레 혼란과 격동이 뒤섞인, 그러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구한말 ‘경성’(지금의 서울)을 떠올리게 된다. 화국을 점령한 ‘라잔 제국’은 국화(國花)가 벚꽃인 것을 비롯하여 ‘태양’을 상징으로 사용하는 등 여러모로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을 연상시킨다. 이렇듯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는 가상의 세계관을 토대로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가상 역사물이자 메타픽션이며 일제강점기는 모티프이자 강력한 은유로 쓰인다.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의 주인공 ‘제비’는 생계를 위해 처음에는 라잔의 방위성에서 라잔 제국을 위해 일하지만,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 결국에는 화국 독립운동에 뛰어든다.붓과 검, 구미호, 자동인형, 기계 용, 마법의 문양…도심 속 사대문 안을 자유로이 비상하는 기계 용이윤하만이 쓸 수 있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한국적 정취“판타지들의 총천연색 팔레트, 자동인형과 마법 문양, 구미호와 검투사, 스케치하듯 세심하게 연출된 역사적 배경에서 벌어지는 독립군의 항전까지. 온갖 이질적인 요소들을 한데 모은 환상의 용광로” -김멜라(소설가)『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의 매력은 한국적인 요소뿐만이 아니다. ‘구미호’, ‘자동인형’, ‘기계 용’, ‘마법의 문양’ 등 이질적이고 환상적인 재료들이 한데 모여 보기 좋은 한 상을 차려낸다. 주인공 제비의 절친한 친구인 ‘학’은 꼬리가 아홉 개 달렸으나 인간의 간을 빼먹지 않고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자칭 ‘현대적인’ 구미호 종족이며, 라잔의 군대를 이루는 ‘자동인형’ 병사들은 화가인 제비가 마법의 문양을 그려 넣으면 생명을 부여받아 살아 움직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비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친구, 전쟁에 쓰일 라잔의 비밀 병기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털끝 하나 해치지 못하는 평화주의자 용 ‘아라지’ 역시 제비가 그려 넣은 마법의 문양으로 인해 목소리와 생명을 얻어 자유로이 비상하는 기계 용(dragon)이다. 그렇기에 소설의 배경인 화국은 우리나라와 닮았으면서도 소설 속에서 생동하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진다.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는 근대화의 상징인 ‘전기’로 작동되는 가로등이 점점이 밝혀진, 그러나 아직은 구 왕조의 궁궐과 옛집이 남아 있는 수도의 사대문 안 한복판에, 마법으로 만들어진 기계 용이 날아다니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환상적인 풍경으로 우리를 초대한다.또한 제비의 연인이자 또 다른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베이’는 마치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검성의 현신처럼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갖춘 검투사다. 마법진으로 대지진을 일으키는 제비와 라잔 대전차 부대의 웅장한 전투 장면과 적을 상대하는 베이의 화려한 검술은 독자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스펙타클함을 선사한다. SF,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장르를 자유로이 오가며 소설을 운용하는 이윤하의 한층 더 탄탄해진 필력은 특유의 장중하고 유려한 문체와 어우러져 동양풍 SF의 정취를 깊이 자아낸다.“비로소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기는 순간이 왔다”소설가 조예은, 김멜라를 뒤흔든 두 여자의 격정 로맨스우리의 주인공들은 오로지 함께하기 위해 검을 뽑고, 저지르며, 도망친다. 중요한 건 그들이 낙원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날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예은(소설가)붓과 검을 든 두 여자의 사랑과 헌신이 별의 궤적을 그리며 나아간다. 우리는 이 사랑의 폭풍을 타고 얼마나 더 멋지게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김멜라(소설가)2015년, 서울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Love, wins’였다. 이후로 ‘Love, wins’는 퀴어 문화에서 상징적인 문구가 되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해시태그로 #lovewins를 달면서 동성 결혼 합헌 판결에 축하를 보태기도 했다.『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역시 결국에는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기는 소설이다. 주인공 제비와 베이, 두 여자의 격정적인 로맨스도 이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적국 라잔의 검투사이자 언니의 아내를 베어버린 베이를 사랑하게 된 제비의 피할 수 없는 운명과 제비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결국 자신의 신념을 꺾고 화국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베이의 로맨스가 때로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애절하게 그려진다. 제비와 베이는 동성을 사랑하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이윤하 월드에서 두 사람은 소수자의 위치를 점하지 않는다.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에서는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자유로운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서 사랑은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것이고 그렇기에 주인공들의 사랑은 소수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지 않다. 제비와 베이는 각자에게 놓인 상황 때문에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할지언정 성별을 이유로 사랑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마음껏 사랑하며 나아간다. 제비의 언니 ‘봉숭아’ 역시 라잔으로부터 ‘아내’를 잃은 슬픔을 딛고 화국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인물이며 베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들도 ‘폴리아모리’(다자연애)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제비의 지정성별은 여성이지만, 그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논-바이너리’ 젠더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다.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에 등장하는 논-바이너리들은 ‘그애’라는 지칭으로 불리며 특유의 머리 모양으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 이렇듯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에는 동성애, 이성애, 다자연애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등장하며, 그 사랑은 모두 평등하고 자유롭다. 성별 이분법에 저항하는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가진 인물도 존재한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건, 어떤 정체성을 가졌건 자신의 자리에서 있는 힘껏 존재하며, 있는 힘껏 사랑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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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합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흑백합
    •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3-04-14

    단 한 글자도 놓치지 마라모든 것이 복선이며 단서다!‘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서프라이즈 부문 1위‘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내러티브 부문 2위‘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종합 4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7위 ‘미스터리 베스트 10’ 8위‘2000년대 미스터리 랭킹’ 8위“결말로 가면서 진실을 전부 알게 되었을 때는 허를 찔린 기분으로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여러 가지 복선이 눈에 들어와 번역한 문장들을 거듭 확인해야 했다.”-역자 후기 중에서 서정적인 분위기의 청춘 소설과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엮어낸 다지마 도시유키의 마지막 걸작!순수하고 아련한 청춘 소설로, 서늘하고 어두운 미스터리로도 그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절판 이후 미스터리 독자들 사이에서 복간 요청이 꾸준히 이어져 온 다지마 도시유키의 『흑백합』이 재출간됐다. 과거 출간 당시 저자가 촘촘하게 심어놓은 복선과 실마리가 미처 드러나지 못했던 점을 보완해 번역에 공을 들이고 세세한 역자 후기를 덧붙였으며, 신비스러운 순수문학과 음울한 추리문학의 복합적인 아우라를 모두 담아낸 일러스트로 표지를 새롭게 단장해 독자들을 만난다. 여름방학 동안 롯코산에 있는 아버지 친구의 별장에 놀러 간 열네 살 소년 스스무. 동갑내기인 가즈히코와 함께 햇살이 눈부신 연못가에서 자신을 연못의 요정이라 칭하는 소녀 가오루를 만나면서 세 아이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한편 전쟁이 한창인 시기에 독일 베를린에서는 고시바 회장의 해외 시찰 일행과 아이다 마치코라는 수수께끼 같은 여성이 조우하고, 그로부터 몇 년 후 호큐전철의 차장과 히토미라는 여학생이 고베를 중심으로 비밀스러운 교제를 이어나간다. 스스무가 여름방학 동안 쓴 어설픈 문장의 일기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적인 분위기와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독자들을 첫사랑의 기억으로 이끈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줄거리 이면에는 비정하리만큼 냉혹한 어른들의 사연이 감춰져 있다. 시대적인 불행과 사회의 편견이 한 인간을 궁지로 몰아가는 과정과 막다른 상황에서 택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결말이 주는 차가운 공포감이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 아래에 처연히 흐른다. 다지마 도시유키는 고전적이면서도 영리한 서술 트릭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독자들에게 소스라칠 만한 놀라움을 안긴다.재미와 문학성, 완성도를 음미하다 보면숨은 반전에 꼼짝없이 당할 것이다!1952년 고베의 롯코산. 산 아래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더운 여름을 보내기에 제격인 이곳에, 도쿄에 사는 데라모토 스스무가 여름방학을 맞아 놀러 온다. 스스무는 아버지 친구인 아사기 아저씨네 별장에 짐을 풀고 난 후 그의 아들인 가즈히코와 호리병 연못가에 갔다가 자신을 연못의 요정이라 칭하는 가오루라는 소녀를 만난다. 셋 다 열네 살 동갑내기. 스스무와 가즈히코는 가오루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마음을 빼앗겨 “두 사람이 동시에 고꾸라졌다가 함께 데구루루 굴러 떨어진 것 같은”(p.8) 첫사랑을 경험한다. 이들은 여름 내내 롯코산 곳곳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면서 우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쌓아나간다. 그러는 사이에 고시바 이치조 회장, 롯코의 여왕, 히토미 고모, 기요지 삼촌 등 주변의 어른들이 등장해 아이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부추기는 한편 이 어른들의 이야기 또한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작품을 이끄는 큰 축을 이룬다.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는 고시바 이치조 회장 일행과 아이다 마치코의 이야기,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스럽게 사귀는 호큐전철 차장과 히토미의 사연, 폭격이 이루어지는 선로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등 어둡고 냉혹한 줄거리가 아이들의 풋풋한 이야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까닭은 작가의 노련한 필력과 단단한 문장력 덕분이다. 흐르는 물을 따라가듯 쉽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작가의 노림수에 꼼짝없이 당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청량한 청춘소설을 읽는 사이 어느새 흑백합의 비정한 향기에 사로잡힌다『흑백합』의 또 다른 매력은 과거의 혼란스러웠던 특정 시기를 대변하는 장소와 인물들에 있다. 작품의 주된 배경인 롯코산은 전쟁 후 황폐해진 세상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솟아나는 장소를 상징한다. 지금의 롯코산은 나무 심기 운동 등으로 빼곡한 푸르름을 자랑하지만 전쟁이 막 끝난 당시의 롯코산은 “산의 표면이 여기저기 희끄무레하게 드러나 있”(p.15)는 애처로운 광경이다. 철재 공출로 로프웨이 역은 철거되는 등 황폐하기 이를 데 없는 산이지만 알고 보면 들꽃이 사방에 피어 있고 연잎이 표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연못이 곳곳에 위치해 사람들의 새로운 시작을 돕는 장소로 기능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낯선 관계와 감정을 발견하고, 어른들의 사연은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을 맺는다. 이는 과거의 묵은 일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간다는 상황을 암시한다. 또한 이 작품은 추리 소설치고는 그리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지만 인물마다 지닌 매력과 신비감이 상당한 소설이기도 하다. 당차고 솔직한 성격 이면에 복잡한 가정사로 외로움을 간직한 가오루와 표현력이 다소 부족해도 가오루와 가즈히코 사이에서 묘한 감정선을 드러내는 스스무, 약간의 허세와 유머 감각이 매력적인 가즈히코 세 아이들뿐 아니라, 여행도 유학도 아닌데 베를린에 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묘령의 인물 아이다 마치코, 전쟁 시기에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며 사업을 확장해가는 고시바 이치조 회장,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으로 운영 중인 찻집이 늘 호황을 이루는 미지의 인물 ‘롯코의 여왕’, 밝은 표정 이면에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을 쓸쓸히 바라보는 히토미 고모, 어린 히토미와 애정을 나누면서 히토미의 오빠인 기쿠오를 살해하는 미지의 인물 ‘차장’ 등 단순한 듯 보이는 대화와 문장에도 여실히 드러나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작품을 한층 입체감 있게 만든다. 곳곳에 깔렸다가 말끔히 회수되는 복선,읽을수록 새롭게 발견되는 상징작가는 길지 않은 분량에도 독자를 옴짝달싹 못 하도록 붙들어놓을 만한 트릭을 곳곳에 치밀하게 심어놓았다. 인물들이 처음 만나는 장면 묘사부터 주고받는 대화, 무심히 지나치게 되는 설정까지 가볍게 읽히는 모든 문장이 알고 보면 치밀하게 구성한 반전을 수식하는 곁가지 역할을 한다. 아이다 마치코는 대체 누구이고 이 사람은 독일에서 올 어떤 관계의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롯코의 여왕은 어떤 인물인가? 현재 시점에서 히토미 고모의 곁에 과거 호큐전철의 차장이라 짐작되는 사람이 존재하는가? 두 번이나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살인의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것은 감추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거듭된 반전은 처음부터 촘촘히 배치해놓은 복선으로 확인해볼 수 있으며,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홀린 듯 처음부터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지마 도시유키는 두 소년과 한 소녀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에 독자의 주의를 묶어둠으로써 마지막에 모든 것을 뒤집는 반전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는 영리한 트릭으로 독자들의 뒤통수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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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견으로 발롱도르 4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택견으로 발롱도르 4
    • 경제설
    • ARC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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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견으로 발롱도르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택견으로 발롱도르 1
    • 경제설
    • ARC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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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자의 일기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낯선 자의 일기
    • 엘리 그리피스 (지은이), 박현주 (옮긴이)
    • 나무옆의자
    • 2022-02-24

    2020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lt;타임스&gt;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아마존 베스트셀러 ★CWA 대거 상 수상 작가 빼어난 고딕 스릴러, 끝날 때까지 옴짝달싹할 수 없다! _피플 고딕 문학의 전통을 현대 서스펜스의 감각으로 재창조한 미스터리 소설영국 미스터리의 독보적인 존재감, 엘리 그리피스의 202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 『낯선 자의 일기』가 나무옆의자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고딕 문학의 전통을 현대 서스펜스의 감각으로 완벽하게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에 영미 주요 매체들은 “심장을 조여 오는 화려하고 다층적인 고딕 이야기”(가디언), “누가 이 아름다운 고딕 이야기를 거부할 수 있으랴”(커커스 리뷰), “도입부부터 흠잡을 데 없이 빠져든다”(옵서버)며 감탄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두운 밤, 인간인지 초자연적인 존재인지 모를 인물과의 조우, 인적 드문 곳의 폐가, 그리고 의문의 죽음. 17~18세기 영국에서 인간의 공포와 수수께끼를 다루었던 고딕 소설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소설이 시작하면 고전적으로 폭풍우의 밤이 펼쳐지고 기차 객실에서 낯선 사람의 내러티브가 들려온다. 독자들이 어리둥절해하는 찰나, 작가는 초점을 현대로 바꾸어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클레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평온했던 클레어의 일상은 동료 교사 엘라가 살해되면서 한순간에 뒤바뀐다. 그리고 시체 옆에 떨어져 있는 셰익스피어 희곡 「템페스트」 속 문구가 수수께끼를 던지며, 이제 소설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가상과 현실의 공포를 탐색한다.엘리 그리피스는 아마추어 탐정인 법의학 고고학자 루스 갤로웨이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소설 시리즈(Ruth Galloway Series)로 일찍이 영국에서만 1백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또한 영국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인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Mary Higgins Clark Award)과 영국추리작가협회 대거 상(CWA Dagger Award)을 수상한 데 이어 에드거 상까지 받으며 믿고 읽는 작가라는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낯선 자의 일기』는 고딕 공포 미스터리에 위트 있고 우아한 그리피스의 특징들이 더해져 서스펜스와 스릴은 물론 지적 쾌감과 양식적인 즐거움까지 골고루 선사하는 작품이다. “지옥은 비었다. 그리고 모든 악마는 여기에 있다.”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빅토리아시대 공포 소설의 한 구절잇따르는 기이한 사건에 소설 속 공포는 현실이 된다!영국 남부 서식스의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클레어 캐시디는 열다섯 살 딸 조지아와 하얀 푸들 허버트와 가족을 이루고 있다. 40대 중반으로 커다란 키에 항상 우아하고 단정한 그녀는 밤이면 일기를 쓰며, 빅토리아시대의 고딕 소설 작가 R.M. 홀랜드의 전기를 준비한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작가 홀랜드가 생전에 살던 집이 마침 그녀가 근무하는 학교의 별관으로 쓰이고 있다. 어쩌면 운명처럼 홀랜드를 연구하며 교사로서 성실히 살아가던 그녀의 삶은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인 엘라가 살해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엘라의 시신 옆에는 의문의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지옥은 비었다.” 그것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자 작가 홀랜드의 작품 중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 「낯선 사람」의 중요 구절이기도 하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엘라와 각별한 사이였던 클레어는 가장 먼저 신문을 받는다. 담당 형사인 하빈더 카우어는 어쩐지 클레어를 못마땅하고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본다. 엘라와 주변인들의 관계에 대한 하빈더의 집요한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던 날, 클레어는 집으로 돌아와 과거의 기록을 훑어보려고 일기장을 펼친다. 그런데 일기 끝자락에 누군가 써놓은 글씨를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잇따르는 사건에 클레어는 자신의 삶이 가장 좋아하는 문학과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포에 사로잡힌다. 살인 사건이 홀랜드의 미스터리한 삶이나 의문에 찬 가족사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일기에 접근한 자는 살인범과 동일인물일까? 그러는 사이 경찰은 사건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관련자 혹은 당사자로 등장하는 클레어를 용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영어 교사 클레어와 작가가 되고 싶은 비밀스러운 욕망을 가진 클레어의 딸 조지아, 그리고 살인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경찰 하빈더 세 인물의 관점이 교차하며 빠르게 흘러간다. 등장인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반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19세기 고딕 단편 『낯선 사람』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lt;&lt;옮긴이 박현주의 작품 해설&gt;&gt;고딕 소설의 전통이 불러일으키는 문학적 전율소설을 읽을 때,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형식미에 매료되고, 현대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생활의 생생한 묘사에 공감한다. 『낯선 자의 일기』는 드물게 이 두 가지를 모두 성취한 작품이다. 소설의 도입부에 고딕 단편소설 「낯선 사람」이 인용되고, 그 후 클레어의 강의를 통해 독자들은 고딕 소설의 클리셰인 ‘3의 반복’을 발견한다. 문체상으로는 같은 문장이 세 번 반복되고, 플롯상으로는 같은 사건이 세 번 반복된다는 뜻이다. 이 소설의 서브플롯으로 작용하는 「낯선 사람」의 구조는 철저히 이에 따라 세워졌다. 화자를 포함한 세 명의 대학 신입생은 세 명의 선배들을 따라 입단식을 치르러 폐가에 가고, 거기서 두 명이 먼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에 기이한 죽음이 연이어 일어난다. 독자는 3의 법칙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일을 예측하고, 거기서 문학적 전율을 느끼게 된다.『낯선 자의 일기』의 메인 플롯도 역시 이 3의 구조를 형식적으로 따르고 있다. 40대인 클레어, 30대인 형사 하빈더, 클레어의 십대 딸 조지아, 세 사람의 관점이 소설 속에서 교차된다. 클레어의 가족은 클레어, 조지아, 그리고 허버트라는 개 셋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세 번의 사건이 등장하며 소설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이처럼 『낯선 자의 일기』에서는 변주된 고딕 소설적 형식을 통해 고전적으로 탄탄한 구조가 돋보인다. 현대 수사물에 적격인 여성 형사의 등장과 사회에서 위협받는 여성들의 연대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이 현대성을 놓치는 것도 아니다. 소설 안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인터넷 사이트 및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포함해서 여러 동시대적 레퍼런스가 등장하여 현장감을 높였다. 화자 세 명이 모두 여성이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여성이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결도 여성의 몫이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여성 형사인 하빈더 카우어이다. 하빈더는 시크교도의 가정에서 자랐고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도 신랄하게 말하듯, 비혼 여성 형사, 이민자, 성소수자 등 사회의 주변에 있는 집단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인물은 소수자의 전형성만을 가지고 정의되지 않고, 독특한 유머감각, 날카로운 관찰력, 결단력 있는 태도 등 개별성을 보여준다. 현대 수사물의 탐정으로서 누구보다도 적격인 개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고딕 소설적 설정에 현대 스릴러의 진행을 갖춘 이 소설은 또한 비블리오 미스터리의 성격까지도 지닌다. 책이나 고전 문헌에 얽힌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장르로서 『낯선 자의 일기』는 제목처럼 R.M. 홀랜드의 「낯선 사람」을 둘러싼 진실을 밝혀내며 다층적인 재미를 한 겹 더한다. 가상의 소설가 R.M. 홀랜드와 관련된 소문의 진상은 무엇일까? 그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은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유쾌한 대답들은 옛날 학교의 빈 방에 숨겨져 있다. 대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소설의 고전적인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며, 독자들은 자신도 이런 고전 탐사대의 일원이 되어 유령이 나오는 건물 속을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여성 소설적 관점에서는 주인공 세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사건 해결과 연결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클레어는 하빈더를 경계하고, 하빈더는 클레어를 질시하지만, 두 사람은 용의자 겸 피해자, 그리고 수사 당사자로서 같은 사건을 다루면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게 된다. 엄마에게 비밀을 감춘 청소년 딸인 조지아는 엄마와 함께 위험을 헤쳐 나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세대도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른 세 여성이지만, 사회에서 위협을 받는 위치라는 위기의식은 동일하고, 그러기에 연대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하지만 무엇보다도 『낯선 자의 일기』의 강점은 추리소설의 본연적 재미를 충실히 살렸다는 데 있을 것이다. 연속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범인이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면 과연 누구란 말인가? 언뜻 보기에는 인간의 힘으로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한 사건이지만, 작가는 사건 해결의 단서를 던지며 독자들이 범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유쾌하게 다른 길로 이끌기도 한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 인물들은 자기 자신의 두려움으로 앞을 보지 못하지만, 마침내 그 안개가 걷히면 환한 스코틀랜드의 호수처럼 맑은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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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국지 : 유선의 동생이 되었다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삼국지 : 유선의 동생이 되었다 1
    • 탈닌
    • ARC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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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소문
    • 오기와라 히로시 (지은이), 권일영 (옮긴이)
    • 모모
    • 2022-02-24

    “마지막 4글자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최고의 반전이라는 입소문이그 자체로 진실이 된 바로 그 소설, 『소문』 복간!2009년 국내에 처음 출간된 후 미스터리 독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반전 소설으로 꼽혔던 오기와라 히로시의 서스펜스 스릴러 『소문』이 새롭게 태어났다. 새로 런칭하는 향수 홍보를 위해 거짓 소문이 퍼진다. ‘한밤중 시부야에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 가는데, 뮈리엘 로즈를 뿌리면 괜찮다’라고 하는 도시전설과 같은 소문. 이 소문은 여고생들의 입을 타고 시부야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향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입소문 전략은 대성공을 거둔다. 그런데 소문이 현실이 되어 발목이 잘린 소녀의 시체가 하나둘 발견되는데…. [소문]의 일본판 띠지 앞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헉 소리가 나는 충격적인 마지막 한 줄.” 그리고 띠지 뒷면으로 이어지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읽기 시작하면 뒤가 궁금해져서 멈출 수가 없기에 주의 바랍니다.” [소문]은 바로 그런 소설이다. 한 번 집어들면 절대 멈출 수 없으며,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자기도 모르게 비명과 같은 신음이 터져 나오는, 그런 소설.“너, 그 소문 들어봤어?한밤중 시부야에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 간대. 그것도 양쪽 발목을 다 삭둑!그치만 뮈리엘 로즈를 뿌리면 괜찮대. 진짜라니까.”이 소설에서는 실재로 활용되는 마케팅 수법인 WOM(Word of Mouth)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악랄한 방식으로.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라 할 WOM은 플러스 이미지를 퍼뜨릴 때보다 마이너스 이미지를 퍼뜨릴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 인간의 잠재적인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는 방식일 때는 더더욱 강렬하다. 살인마가 나타나 소녀들의 발목을 가져가는데, 특정 향수를 뿌리면 무사하다는 소문을 여고생들 사이에서 퍼뜨렸을 때처럼 말이다. 신상품 런칭을 위해 경쟁 회사 향수에는 돼지 피가 들어 있다는 식의 악의적인 정보 조작조차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광고기획사의 WOM은 시부야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성공을 거둔다.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던 저자의 체험이 반영됐을 광고업계의 추악한 실태가 생생하게 묘사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동시에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상상력이 이 지점에서 탁월하게 발휘된다. ‘만약 그 거짓 소문이 진짜 현실이 된다면?’ 소녀의 발목을 자른다고 하는 살인마가 실제로 나타나서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끔찍한 살인마 레인맨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고구레와 나지마 콤비를 등장시키며 이야기의 끝을 향해 순식간에 달려 나간다. 그리고 맞이하는 충격적인 반전. 작가가 이 마지막 반전을 위해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복선을 깔아놓고 실마리를 남겨놓았는지 다시 살펴봤을 때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녀의 시체, 이마에 새겨진 R 표시,그리고 사라진 발목…….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 예상을 배신하는 범인의 정체,그리고 당신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반전이 마지막에 기다린다!일본에서 독자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반전 미스터리 랭킹을 뽑을 때마다 압도적으로 상단에 자리하는 작품인 『소문』이 12년 만에 복간되었다. 『소문』은 사실 2001년 발표 당시에는 평론가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여 매년 꼽는 베스트 랭킹에조차 전혀 오르지 못한 작품이었다. 2009년 국내에 번역·출간됐을 때도 눈 밝은 독자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나 작품의 명성에 견줄 만한 평가와 판매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마케팅 홍보 전략으로 만들어낸 거짓 소문이 실제 현실이 되어 발목 잘린 소녀들의 시체가 하나둘 나타난다고 하는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가,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마지막 반전으로 소문에 소문을 거듭하면서 『소문』은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 남는 작품으로 위치하였다. 작품의 운명이 ‘소문’을 통해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2021년 한국에 새롭게 출간되는 『소문』의 입소문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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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의 형사들 - 사라진 기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조선의 형사들 - 사라진 기와
    • 정명섭 (지은이)
    • 몽실북스
    • 2022-02-24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소설의 대가 정명섭좌우포도청의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을 내세워조선 시대 사건들을 해결하고자 한다쇠도리깨와 육모 방망이그들 앞에 해결되지 않을 문제는 없었다.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 정명섭. 그중에서도 기존에 존재하는 역사를 바탕으로 그 위에 이야기를 쌓은 역사소설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작가가 내놓은 조선시대 군관들의 이야기다. 좌포도청과 우포도청에서 각기 발탁된 한 명의 군관. 그들이 힘을 합해서 자신들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한다. 사라진 의열당 기와임금이 알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사당의 기와가 사라진다. 궁궐의 물건은 함부로 빼돌릴 수 없다. 더군다나 마마의 위패를 모신 곳의 물건이 아니던가. 효심 깊은 임금이 알았다가는 난리가 날 것이다. 좌우포도청은 지금이야말로 자신들이 힘을 합해야 할 때임을 깨닫는다. 좌, 우포도대장은 각자 한 명씩 추천을 한다.“일단 사람을 많이 풀면 입단속이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입이 무겁고 솜씨가 좋은 군관을 하나씩 뽑아서 일을 맡기는 게 어떻겠소?” _본문 중에서현장에 나가 있던 두 명의 군관들은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만을 남기게 된다. 이제 하나의 같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그들은 필연적으로 힘을 합해야 함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돈독한 사이가 될 리 없는바 티격태격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시대를 막론한 고위층의 횡포무뢰배들을 풀고 노름판을 뒤지고 의금부로 압송해서 심문하고 겨우 기와의 행방을 찾았나 했더니 이제는 그들에게 새로운 문제가 찾아든다. 그것은 바로 한 구의 시신이다. 신고할 경우 자신들이 용의자로 몰릴까 남들이 외면하던 시신이었다. 한 양반 집에서 신고해서 이곳에 실려 온 시신은 누구인가. 이십 대 여자라는 것만 알 뿐 옷도 입지 않고 어떤 물건도 가지고 있지 않은 여자의 신분을 찾는 것은 난항에 부딪힌다. 형조참의 정약용의 도움을 받아서 딱 한 지점을 지정하지만, 병조판서의 집은 호락호락하게 조사를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살인이 벌어진 장소를 수색하던 중에 병조참판 공두서 대감 댁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공 대감 아들이 칼을 들고 위협을 가하고 노비들을 시켜서 대문을 막았습니다.” _본문 중에서다시 등장하는 사라진 기와찾은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형조참의 정약용은 이종원과 육중창에게 기와 사건을 다시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여자 시신 사건을 해결한 그들은 다시 기와에 집중한다. 기와의 행방을 찾는 가운데 그들은 사건을 해결하고 잡았던 사람들이 매를 맞고 장독이 올라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사건의 중심부에 다다를수록 이것이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귀양을 보냈던 자들이 돌아와서 한양 근처에서 기거한다. 지금은 비어 있는 그곳을 자주 드나들었던 자는 두 사람. 근처에 사는 사람으로 집안일을 해주던 사람과 짚신 장수였다. 그들은 이 집주인과 어떤 관계일까. 그들이 이곳에서 꾀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따라 온 좌우포도청의 포졸들과 형조의 관리들이 집 안팎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숨어있는 자는 없었고 별다른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두 군관은 안마당을 살폈다. 그러다 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들을 찾아낸 이종원이 육중창과 얘기를 주고받고는 정약용을 불렀다. _본문 중에서역사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 탑팩션이라는 장르는 실제로 있었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이 이야기도 역시나 그러하다. 조선의 형사들로 대비되는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 역시 실존 인물이었다. 그들이 기와 사건을 해결한 것도 실존하는 사실이었다. 본문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정약용도 역시나 실존 인물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추안급국안과 실록을 토대로 그 위에 자신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덧붙였다. 그 과정이 어긋남이 없고 완벽해서 하나의 실존했던 이야기처럼 맞물린다. - 소설 속 이야기들은 모두 작가의 창작입니다. 좌포청 군관 이종원과 우포청 군관 육중창은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관련 사건들은 모두 실록과 추안급국안에 나온 실제 사건입니다. 수사 과정에 대한 묘사 역시 실록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창작해냈습니다. _본문 중에서사라진 기와로부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중간에 별개의 사건으로 한번 넘어갔다가 다시 기와 사건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기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하나의 물건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할 것이다. 역사소설은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유발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이기에 그것을 소재로 할 때는 더욱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알고 있었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알지 못했던 숨어있는 역사를 발견하는 것도 팩션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사회성까지 드러내는 그런 사건들의 집합체가 바로 『조선의 형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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