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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몰트 사나이 2 (커버이미지)
    [문학]싱글몰트 사나이 2
    • 유광수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23-04-14

    이것이 스릴러다!1억 상금의 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가 유광수의 야심작!베일에 싸인 ‘그림자’를 추적하는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열정의 칵테일!<진시황 프로젝트>, <윤동주 프로젝트>의 강태혁 형사가 돌아왔다! 공황장애로 불안정한 전직 형사 강태혁에게 찾아온 은밀한 수사 제안! 연관성 없이 이어지는 정교한 목적 살인의 범인을 찾아가는 초대형 스릴러 『싱글몰트 사나이』. 이 책의 저자인 유광수는 연세대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면서, 한중일 민족주의자들의 대결을 그린 역사추리소설 <진시황 프로젝트>로 상금 1억 원의 제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이후 <왕의 군대>, <윤동주 프로젝트> 등의 추리소설로 독자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아 이번 ‘H&B 스릴러-미스터리 컬렉션’의 첫 포문을 열게 되었다.목적 살인의 퍼즐을 관통하는 거대한 음모!과거엔 능력 있는 형사였지만 지금은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대학교 시간강사인 강태혁. 그는 늘 자신감 있고 밝은 학생인 전민주가 왠지 모르게 거슬린다. 강의에 대한 항의 때문에 강태혁은 반강제로 전민주와 요양원에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한 치매 환자는 전민주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다급하게 그를 끌어당겨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데…한편 서울 강남 코엑스에 들어선 블루문 호텔 스위트룸에서 국산 그룹의 김동욱 회장이 날카로운 메스에 목이 잘린 채로 발견된다. 매섭고 냉정한 일처리로 ‘얼음공주’라 불리는 기무사 요원 윤소영은 국산그룹 회장 살인사건 파일과 이를 파헤칠 적임자 명단을 받게 된다. 사실상 한 명을 겨냥한 인선... ‘왜 하필 그 자를?’의자에 묶인 채로 고문 끝에 살해당한 목사콜걸과의 정사 후 목이 찔려 죽은 국산그룹 회장살해 의혹을 남긴 채 죽은 학교 모델 전민주가산유통 사장의 심장마비 인수그룹 회장의 어이없는 실족사...연관성 없이 이어지는 정교한 목적 살인의 범인은 누구인가!살인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 그림자를 추적하는 전직 형사와 기무사 요원의 추리 게임!‘H&B 스릴러-미스터리 컬렉션’ 편집위원고인환, 유광수, 이동원, 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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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의 전쟁 (커버이미지)
    [문학]쌀의 전쟁
    • 추명성 지음, 장승연 캘리그래피
    • 아우룸
    • 2023-04-14

    국가 이기주의에 기초한 신자유주의적 세계 질서 속에 처한 우리 쌀의 미래를 다룬 문제작 「쌀의 전쟁」!쌀!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있는 우리의 주식인 쌀!넘쳐 나는 먹거리들 속에 설 자리를 잃어버린 지 오래지만, 쌀을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넘쳐 나는 쌀!잃어버린 농촌의 대명사인 벼농사! 4차 산업의 등장으로 더욱더 관심 밖으로 밀려난 쌀!욕망에 매몰된 정치인들의 술수에 휘둘려진 쌀!이런 시대적 환경 속에서 쌀을 이야기하는 것이 고리타분한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일이지만, 그 쌀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날이 곧 현실이 될 수도 있을 오늘, 쌀의 앞날이 가져다줄 미래의 파장을 살펴보면서, 잊혀져 가는 쌀 문제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 문제작 「쌀의 전쟁」.소설의 인기는 생각지 않고, 그저 쌀의 앞날만을 생각하며 우리 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장편 소설 「쌀의 전쟁」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20년의 봄!우리 쌀의 앞날을 함께 생각하며 「쌀의 전쟁」을 세상에 내놓는다.풍요로운 삶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식량문제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도래할 문제이다.산업이 발전하면서 배고프던 보릿고개 시절의 얘기는 고리타분한 소리가 된 지 오래다.스마트폰, pc 등으로 우리는 손쉽게 먹고 싶은 것을 배달해 먹는 수준에 이르렀다.모두가 4차 산업 it 등에 첨단 산업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1세대 산업인 식량 산업에무감각한 것도 현실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다가올 식량난을 경고하고 있다.지금 당장 농촌에 가보면 종사하는 분들의 연령이 이미 고령으로 접어든 상태이다.그나마 젊은 세대들의 귀농이 약간의 위로가 될 순 있지만 그마저도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메뚜기 때 등 다양한 재난도 우리의 식량 공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산업이 붕괴되면 하찮게 여기던 식량이 무기화될 수 있다.저자 추명성은 식량난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농촌의 현실을 반영한 쌀의 전쟁을 집필하였다.실제로 농촌에 거주를 하면서 많은 농민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이 소설은 주인공의 고난과 성공 번영, 그리고 무기화되는 식량(쌀)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묘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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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모 없는 하소연 (커버이미지)
    [문학]쓸모 없는 하소연
    •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23-04-14

    (2015), (2016), (2017) 와 같은 작품들로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김민준 작가의 새로운 ‘소설’ 자존감을 잃어가는 현대인을 위한 따뜻한 이야기.소설 어린 식물의 시선으로 기록된, 인간의 삶에 대한 솔직한 독백들. 소설 속에서 삶이 지나치게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꽃을 피울 수 없는 열등한 식물은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묘한 감정을 주고 받게 되는데……. 따뜻한 침묵과 진정한 자기애, 서로를 상처 입히지 않을 진실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동화같은 이야기. 나의 유일한 친구, 그녀의 이름은 하소연이었다. 그녀는 늘, 나를 바라보며 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정말이지 나는 참 쓸모 없어.” 내게는 목소리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것에 차분히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 전부였으나 그렇게 대답도 없는 식물에게 한바탕 속마음을 쏟아내고 나면 하소연은 한결 평온한 표정을 드리우곤 했다. 이것은 그녀와 나에 대한 이야기다. 별안간 밤마다 울음을 터뜨리며 하소연을 털어놓는 한 여자 아이와 그 마음을 탐닉하는 아직 꽃 피지 못한 어린 식물에 관한 이야기. _서문 중에서 내가 추억하는 고독의 윤곽은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 정확하게 원이 되지 못하고 비스듬히 무게중심이 내려 앉은 형상. 잠들지 못해 셀 수 없이 많은 뒤척임을 겪고 난 뒤에 깨달은 느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감히, 훼손되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그날 밤만은 인간처럼 눈물을 흘렸을 지도 모른다. 그것이 나의 첫 외로움이었다._본문 중에서 나긋나긋한 어투로 인생이 부질없다고 말 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먹구름같은 것은 껴 있지 않았다. 그녀가 뱉은 문장이 처음으로 힘있게 느껴지던 것은 그 순간이 처음이었다. 삶은 빗방울처럼 덧없이 흩어져 버리는 것이라 속삭이면서 그녀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 졌다. _본문 중에서작업노트 일부시詩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시詩를 썼고 사랑愛이 뭔지도 모르면서 사랑愛을 했다. 실은 세상에 이미 알고서 행하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시詩는 채우는 일인가 싶었는데, 실은 여백으로 남겨두는 일이더라. 사랑愛이 오직 삶의 정답인 줄만 알았더니, 마침내 끊임없는 물음으로 남았네._작업노트2대개, 사랑이 아픈 이유는 가지려고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소유하려 하면 할 수록 멀어지는 것이 사랑이다. 만약에 사랑이라는 사물이 존재했다면 오늘 날, 그 단어가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_작업노트11진눈깨비, 끝내 눈이 되지 못하고 내리는 불완전한 구체, 비도 바람도, 눈도 아닌 무엇, 닿으면 녹아 버릴까 이내 다가서 지도 못하는 그 쓸쓸하고 어눌한 속마음 같은 고요. 어느 날, 당신의 뒷모습._작업노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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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의 비극 - 상 (커버이미지)
    [문학]아메리카의 비극 - 상
    •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욱동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04-14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우리 시대 작가들 가운데 최고다”스콧 피츠제럴드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시어도어 드라이저의 대표작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정점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로 『아메리카의 비극』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는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자본주의 상승기에 있던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이 담겨 있다. 『아메리카의 비극』에서 드라이저는 19세기 말엽 프랭크 노리스가 미국 문학에 처음 도입한 자연주의 전통을 이어받아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문학 세계를 선보인다. 특히 그의 첫 작품인 『시스터 캐리』를 발굴하고 출판하도록 독려한 사람이 다름 아닌 프랭크 노리스라는 점이 흥미롭다.일찍이 저널리스트로 출발한 드라이저는 미국 사회의 누추한 모습과 불평등을 비롯한 여러 어두운 현실을 직접 지켜보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다. 다년간 현장 곳곳을 누비며 형성된 저자의 날카로운 문제적 시각이 돋보이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현대 사회가 부를 향유하는 소수와 힘겹게 살아가는 다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이러한 냉철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작품은 환경과 유전, 본능에 지배받는 인간의 비극성을 생생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 내고 있다. 사회경제적 결정론과 우연적 사건은 주인공 클라이드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작품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에게 자유의지를 행사하며 누추한 삶을 개선할 여지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사회적 부조리와 개인의 모순을 극적으로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은 오늘날 미국판 『죄와 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아메리카의 비극』에는 20세기 초엽의 미국 전체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길거리 전도사부터 시골 농부, 사업가, 법조인에 이르기까지 등장인물의 스펙트럼이 무척 넓다. 지리적 배경도 애디론댁산맥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을 포함하다시피 한다.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이 작품을 당시 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거울이라 생각했다. 『아메리카의 비극』은 그러한 그의 의도에 부합하는 대작이다. 영화 <젊은이의 양지> 원작 소설이자 미국판 『죄와 벌』드라이저는 자신의 다른 작품들처럼 『아메리카의 비극』 역시 1906년에 실제로 일어난 악명 높은 ‘질레트-브라운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1906년 뉴욕주 북부 애디론댁산맥 빅무스호수에서 그레이스 브라운이라는 젊은 여성이 뒤집힌 보트와 함께 시체로 발견됐는데, 이 사건의 범인으로 연인인 체스터 질레트가 체포된 이 사건에 영감을 받은 작가는 해당 기사 내용을 오랫동안 간직하며 작품을 구상하다 192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집필에 착수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메리카의 비극』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 클라이드 그리피스가 로버타를 호수로 유인하는 장면 등은 모두 실제 사건의 영향을 받았다. 작가는 주인공의 이름마저 실제 사건의 범인인 체스터 질레트의 머리글자인 C와 G를 따서 만들었다. 이처럼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다른 소설에 비해 사건이나 인물 간의 관계가 훨씬 사실적이다. 드라이저는 이 작품에서 미국인들이 소중하게 생각해 온 가치인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에 깊은 의문을 품는다. 처음 아메리카에 도착한 청교도들에게 신대륙은 종교 자유와 풍요로움의 기회를 가진 땅이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사회 구조가 부를 향유한 사람은 계속 그 지위를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류층에 편입되기 힘든 계층의 고착화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하류 계층에 속한 사람들로서는 상류 계층에 편입한다는 게 그야말로 ‘꿈’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소설에서 보이는 인물 간의 갈등은 모두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기에 이 작품은 현대 독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아메리카의 비극』은 1920년대 두 차례 걸쳐 희곡으로 각색되어 무대에 공연되기도 했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1931년 조세 폰 스턴버그 감독이 같은 제목의 영화 <아메리카의 비극>을 선보였으며 이후 1951년에 조지 스티븐스 감독이 몽고메리 클리프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젊은이의 양지(A Place in the Sun)>라는 제목으로 다시 영화화했다. 특히 <젊은이의 양지>는 아카데미상 6개 부문을 수상할 만큼 소설 못지않게 영화로도 작품성을 크게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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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의 비극 - 하 (커버이미지)
    [문학]아메리카의 비극 - 하
    •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욱동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04-14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우리 시대 작가들 가운데 최고다”스콧 피츠제럴드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시어도어 드라이저의 대표작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정점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로 『아메리카의 비극』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는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자본주의 상승기에 있던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이 담겨 있다. 『아메리카의 비극』에서 드라이저는 19세기 말엽 프랭크 노리스가 미국 문학에 처음 도입한 자연주의 전통을 이어받아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문학 세계를 선보인다. 특히 그의 첫 작품인 『시스터 캐리』를 발굴하고 출판하도록 독려한 사람이 다름 아닌 프랭크 노리스라는 점이 흥미롭다.일찍이 저널리스트로 출발한 드라이저는 미국 사회의 누추한 모습과 불평등을 비롯한 여러 어두운 현실을 직접 지켜보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다. 다년간 현장 곳곳을 누비며 형성된 저자의 날카로운 문제적 시각이 돋보이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현대 사회가 부를 향유하는 소수와 힘겹게 살아가는 다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이러한 냉철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작품은 환경과 유전, 본능에 지배받는 인간의 비극성을 생생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 내고 있다. 사회경제적 결정론과 우연적 사건은 주인공 클라이드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작품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에게 자유의지를 행사하며 누추한 삶을 개선할 여지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사회적 부조리와 개인의 모순을 극적으로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은 오늘날 미국판 『죄와 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아메리카의 비극』에는 20세기 초엽의 미국 전체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길거리 전도사부터 시골 농부, 사업가, 법조인에 이르기까지 등장인물의 스펙트럼이 무척 넓다. 지리적 배경도 애디론댁산맥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을 포함하다시피 한다.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이 작품을 당시 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거울이라 생각했다. 『아메리카의 비극』은 그러한 그의 의도에 부합하는 대작이다. 영화 <젊은이의 양지> 원작 소설이자 미국판 『죄와 벌』드라이저는 자신의 다른 작품들처럼 『아메리카의 비극』 역시 1906년에 실제로 일어난 악명 높은 ‘질레트-브라운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1906년 뉴욕주 북부 애디론댁산맥 빅무스호수에서 그레이스 브라운이라는 젊은 여성이 뒤집힌 보트와 함께 시체로 발견됐는데, 이 사건의 범인으로 연인인 체스터 질레트가 체포된 이 사건에 영감을 받은 작가는 해당 기사 내용을 오랫동안 간직하며 작품을 구상하다 192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집필에 착수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메리카의 비극』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 클라이드 그리피스가 로버타를 호수로 유인하는 장면 등은 모두 실제 사건의 영향을 받았다. 작가는 주인공의 이름마저 실제 사건의 범인인 체스터 질레트의 머리글자인 C와 G를 따서 만들었다. 이처럼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다른 소설에 비해 사건이나 인물 간의 관계가 훨씬 사실적이다. 드라이저는 이 작품에서 미국인들이 소중하게 생각해 온 가치인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에 깊은 의문을 품는다. 처음 아메리카에 도착한 청교도들에게 신대륙은 종교 자유와 풍요로움의 기회를 가진 땅이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사회 구조가 부를 향유한 사람은 계속 그 지위를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류층에 편입되기 힘든 계층의 고착화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하류 계층에 속한 사람들로서는 상류 계층에 편입한다는 게 그야말로 ‘꿈’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소설에서 보이는 인물 간의 갈등은 모두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기에 이 작품은 현대 독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아메리카의 비극』은 1920년대 두 차례 걸쳐 희곡으로 각색되어 무대에 공연되기도 했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1931년 조세 폰 스턴버그 감독이 같은 제목의 영화 <아메리카의 비극>을 선보였으며 이후 1951년에 조지 스티븐스 감독이 몽고메리 클리프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젊은이의 양지(A Place in the Sun)>라는 제목으로 다시 영화화했다. 특히 <젊은이의 양지>는 아카데미상 6개 부문을 수상할 만큼 소설 못지않게 영화로도 작품성을 크게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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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칸 더트 (커버이미지)
    [문학]아메리칸 더트
    •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04-14

    나는 그들과 함께 학살의 현장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고,피 말리는 선택의 순간에 고뇌했으며, 열차의 지붕 위에서 가쁜 숨을 내쉬었다.도저히 작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오프라 윈프리★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 영화화 확정, 〈블러드 다이아몬드〉 찰스 리빗 각본 ★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타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많은 매체의 ‘원픽’ 소설! 잔혹한 카르텔이 벌인 살육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모자의 처절한 여정, 그 속에서 알게 된 그날의 비밀……!리디아의 조카이자 대녀의 열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는 성인식인 킨세아네라 현장에 들이닥친 세 명의 괴한. 그들은 얼음이 담긴 잔에 맺힌 이슬이 채 마르기도 전에 열여섯 명의 가족을 싸늘한 시신으로 만든다. 리디아는 총성이 멈춘 뒤 발견한 남편 세바스티안의 시신 위에서 “나 때문에 내 일가족이 죽었다”는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 순간 리디아는 기자인 남편이 쓴 카르텔에 대한 기사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리디아는 사랑하는 열여섯 명이 순식간에 쏟아진 냉정한 총알에 맞아 죽었다는 사실에, 남편의 시신이 대부분 온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그들은 가슴에 마테체를 꽃아 팻말을 달아두었을 수도,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더는 사람의 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을 훼손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멀쩡하게 죽였다는 것은 카르텔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기형적 친절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한 형사는 “제가 살아 있다는 걸 알면 다시 사람을 보낼 거”라는 리디아의 말에 배후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느냐고 묻는다. 그는 이 참혹한 상황에서 농담을 하자는 것일까? 아카풀코에서 이 정도 학살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하비에르 크레스포 푸엔테스. 이 도시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인지 다들 알고 있다. 입 밖으로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뿐.리디아,이제는 당신 손에도 피가 묻었군. 당신과 나의 고통을 정말로 유감스럽게 생각해. 우리는 이 슬픔으로 영원히 하나가 되었어. (…)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 영혼의 여왕이여. 당신의 고통은 금방 끝날 테니.하비에르(81쪽)사건 직후 은밀히 피신해 있던 곳으로 날아든 하비에르의 편지. 그는 리디아가 어디에 있든 결국 찾아낼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루카를 데리고 사라져야 한다. 지금 당장. 아카풀코를 떠나야 한다. 그가 절대 찾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리디아를 “영혼의 여왕”이라 불렀던 하비에르. 그들의 관계는 왜 이렇게까지 파멸에 이르게 되었을까. 세바스티안이 하비에르에 대한 기사를 쓴다며 걱정했을 때도 아무 일 없을 것이라 장담했건만. 매 순간 목숨을 건 선택이 이어지는 엘 노르테를 향한 여정에서 알게 된 그날의 진실은 리디아를 깊은 슬픔과 두려움, 분노에 빠트리는데……. 라 베스티아, 즉 “짐승”이라 불리는 난민 열차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게 된 리디아와 루카의 앞날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 모자는 목숨을 건 여정 끝에 “아메리칸 더트(미국 땅)”를 밟을 수 있을 것인가.대다수의 살인 사건이 미제로 남고, 카르텔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 곳21시간마다 한 명씩 죽어가는 접경 지대의 암울한 현실……‘난민’이라는 이름과 ‘불법’이라는 고정관념, 참혹한 현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사선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아메리칸 더트》의 저자 제닌 커민스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자의 손녀이자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중남미 난민들을 둘러싼 선입견 뒤에 존재하는, 그동안 간과되어 온 한 사람, 한 사람에 주목한다. 특히 《아메리칸 더트》를 통해 난민 중에서도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리디아는 부엌에서 저녁 요리를 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들의 사연을 들었다. 엄마들은 유모차를 밀며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고, 어린아이들은 바닥에 구멍이 뚫린 분홍색 크록스를 신고 걷는다. (…) 그들은 폭력과 가난, 정부보다 더 강력한 갱단에서 도망쳤다. (…) 그들은 미국에 가거나 아니면 가는 도중에 길에서 죽기를 원했다. 고향에 있어 봐야 살아남을 확률은 더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서 북쪽으로 걸어가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불러주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오자 리디아는 갑자기 감정이 복받쳤다. (…) 하지만 사실은 사소한 감정이었다. 마늘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집안일에 대한 짜증으로 금세 지워져 버렸다. 저녁에는 밋밋한 음식을 먹게 될 터였다.(448~449쪽)카르텔의 살육을 피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게 된 리디아는 라 베스티아 지붕에 올라야 하는 난민이 되기 전에는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어려움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사연에 잠시 마음 아파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저녁 식사에 쓸 마늘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곤 했다. 커민스는 이렇게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쉽게 간과했던 난민의 처절한 삶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한 번쯤 돌아보도록 만든다.커민스는 저자의 말을 통해 “이전에도 종종 매도당했던 수많은 세대의 이민자들이 그들과 우리의 밝은 미래에 기여했는데도 그런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말을 통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으로 유입된 2,700만여 명의 전례 없는 이민자 물결이 미국의 토대를 세웠고, 그들의 땀으로 지금의 풍요가 일구어졌음을 되새기게 한다. 그러면서 ‘난민’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어쩌면 끝내 듣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수천만의 사연을 기리는 방법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이들과 지금도 목숨을 건 여정을 하고 있을 난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아메리칸 더트》는 경제 대공황 당시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긴 채 오클라호마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조드 일가의 삶을 다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에 비견되기도 했고, 소설가 돈 윈슬로는 “21세기의 《분노의 포도》로서 장차 고전이 될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아메리칸 더트》는 숨 돌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흡인력을 보여주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 이제는 우리의 숙제이기도 한 난민 문제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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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모를 것이다 (커버이미지)
    [문학]아무도 모를 것이다
    •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04-14

    2022 부커상 최종후보, 《저주토끼》를 탄생시킨정보라의 환상세계, 그 뿌리를 들여다보는 초기 걸작선경계를 휘저으며 가지를 뻗어 나가는 마술적인 이야기의 향연“불량률이 매우 낮은 타일 작업장처럼 좋은 이야기들이 구워져 나온다.광택이 있고 단단하고 아직 식지 않은 소설들이 차곡차곡.” ─ 정세랑, 소설가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르며 한국 독자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의 주목을 받은 정보라 작가의 초기 걸작선. “호러, 판타지, 비현실 등 다양한 요소를 혼합하면서도 일상에서의 공포와 압박에 본능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다”는 심사위원단 평을 받았던 《저주토끼》의 문학적 뿌리라 할 만한 환상문학 계열의 작품들을 모았다. 특히 마술적인 환상성이 돋보이는 9편의 초기 발표작과 1편의 미발표작을 먼저 엄선했다.수십 편의 초기 단편 작품 가운데, 장르를 혼합하고 실험하면서 환상세계 속에 절묘하게 냉엄한 현실 인식을 드리운 작품들을 선별했다. 정보라는 〈작가의 말〉에서, 어릴 때부터 동화나 민담 같은 신비로운 이야기를 좋아했고 그런 형식을 띤 자신의 작품이 비유나 알레고리라는 평을 많이 듣지만, 오히려 자신은 “극사실주의 작가”라고 단언한다. 이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탈린의 폭압이 시작되기 전 혁명 직후 10여 년 동안 예술이 정말 자유로웠던 시기, 슬라브 문학의 자유와 환상성에 매혹되어” 영향을 받았다던 고백과 언뜻 모순처럼 들리기도 한다. 작가는 “이야기의 효용 자체가 ‘비현실’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많은 경우 화가 나서 글을 쓰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복수 전문 작가가 된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시리즈는 그 내적 들끓음과 치열한 실험의 연대기다. 《저주토끼》로 갑작스레 수면 위로 부상한 듯 보이지만, 정보라는 장르소설 독자에겐 이미 오랜 애정의 대상이었다. ‘정도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20년 넘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쌓아온 작품세계는 한 번에 톺아보기엔 그 스펙트럼이 폭넓고 깊숙하다. 퍼플레인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시리즈는 ‘정도경’이라는 작가를 미처 만나지 못한 채 ‘정보라’를 만난 독자들을 위한 초대장이다. 시리즈의 첫 책인 《아무도 모를 것이다》는 일명 ‘보라 월드’의 세계관을 거슬러 되짚어보는 ‘문학적 프리퀄’이랄까. 환상과 현실, 신화와 역사를 뒤섞어 역동적으로 뻗어 나가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매혹적이고 때론 섬뜩하게 독특한 감흥을 선사하며, 독자들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세계가 주목한 ‘보라 월드’의 문학적 프리퀄,정보라의 숨은 걸작을 찾아서“주목받지 못하던 때, 내 마음대로 써보자는 생각으로” 환상문학 웹진 〈거울〉에 ‘정도경’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 글을 꼬박꼬박 챙겨 읽었던 소설가 정세랑은 “얼마나 많은 새벽, 정보라의 단편을 보며 위로받았는지 모른다”며 일찍부터 “그 이야기의 이상한 에너지”에 이끌렸음을 고백하기도 했다.사실 SF, 추리소설, 호러, 스릴러 등 장르적 특징이 뚜렷한 대중 장르 소설이 순수문학에 비해 국내에서 홀대받던 시절에 비하면, 《저주토끼》가 사변소설(speculative fiction)로 일컬어지며 국제적 주목을 받은 건 일대 사건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정보라에 주목하는 건 세계 문학상이 그의 작품을 호출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든 은밀히 좋아할 법한 괴담과 로맨스와 누아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공간이지만 어디선가 마주친 것 같은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 그의 이야기 솜씨가, 인간이라면 태곳적부터 벗어날 수 없던 질문들을 낯설고 새로운 형태로 던져주기 때문이 아닐까? 정보라의 작품을 주로 번역해온(《아무도 모를 것이다》 가운데 〈가면〉도 그중 하나로 미국 Valancourt Book of World Horror Vol.2에 수록되었다) 안톤 허는 “역설적인 감정들이 공존하는 정보라 작가의 문장은 제인 오스틴이나 조지 손더스와 같은 영미권 작가들의 문장과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 징그러우면서도 풍자적인, 경악스러우면서 해학적인, 슬프면서 아름다운.”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쩌면 이런 양가적 문체가 ‘마술적 사실주의’ 혹은 ‘환상적 리얼리즘’ 계열로 읽히는 정보라의 작품세계와 일맥상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부커상 최종후보 선정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고, 작가의 여러 면모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수많은 인터뷰와 기사가 공개되었지만, 역시 소설가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은 그가 쓴 소설일 터. 이 숨은 걸작들이 정보라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신작 못지않은 기쁨을 선사하리라 믿는 이유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가 정보라의 팬들에게, 그리고 팬이 될 미래의 독자들에게 ‘나만 아는 정보라 소설’을 찾을 수 있는 선물상자가 되길 바란다. 갇혀 있던 오래된 이야기가 풀려날 때되살아나는 환상이 건네는 이상한 위로작가는 이 단편집을 향해 “오래되고 단단히 갇힌 이야기”라고 썼다. 집필 시기가 오래되었고 그로 인해 당시 여러 고정관념에 작가 자신이 갇혀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성찰하며 쓴 말이지만, 동시에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실제로 말 그대로 어딘가에 갇혀 있(었)기도 하다.오래전에 썼던 이야기들을 다시 읽으며 가장 처음 느낀 것은 내가 참으로 단단하게 성별이분법과 정상성의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어딘가에 갇혀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이야기들을 그렇게나 많이 썼는지도 모르겠다. ─ 420쪽, 작가의 말〈나무〉의 주인공은 땅에 심겨 나무가 되어버린 친구에 대한 죄책감으로 마을을 벗어나지 못한다. 〈머리카락〉의 인물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내린 씨앗 비가 틔운 머리카락 때문에 방 안에 갇힌 채 생활한다. 〈가면〉의 주인공은 환영이 주는 쾌락에 중독되어 스스로 방 안에만 머문다. 〈Nessun sapra〉의 인물들 또한 정신병원에 갇힌 사람들이다.그렇게 높은 가지에 나란히 앉아서 두 소년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숲 너머 지평선을 겹겹이 둘러싼 산과 그 바깥의 세상, 더 넓고 흥미로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 14쪽, 〈나무〉〈나무〉는 “숲 너머 지평선을 겹겹이 둘러싼 산”에 갇혀 살던 ‘그’가 그 모든 일을 겪고 “바깥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일어나는 일들은 비극적이지만, 악몽 같은 기억을 품고 책임을 느끼며 바깥으로 나가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태도는 우리에게 먹먹한 여운과 함께 기이한 위안을 준다. 이처럼 정보라의 이야기들은 읽는 이에게 (정세랑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위로”를 선사한다.바깥세상으로 나아간 〈나무〉의 ‘그’처럼, 이 단편집에 실린 “오래되고 단단히 갇힌 이야기”들 또한 다시금 바깥으로 나와 독자를 만난다. 작품이 시간의 한계에 갇히지 않는 방법은 독자와 만나 끊임없이 해석되는 길뿐이다. 오래되고 단단히 갇힌 이야기가 풀려나 읽힐 때, 그 이야기는 마법같이 다시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것이다.아름답고 무자비한 세상에 단호하고 비정하게 세운 정의《아무도 모를 것이다》의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세계는 시종일관 ‘정보라’스러운 기이하고 오싹하면서도 씁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설화가 연상되는 고전적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나무〉와 〈산〉부터, 현대나 미래 어디쯤일 듯한 〈머리카락〉〈가면〉〈비 오는 날〉 그리고 SF에 가까운 〈물〉〈금〉〈휘파람〉과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의 역사적 배경을 빌려 온 〈Nessun sapra〉와 〈완전한 행복〉까지. 다양한 색깔의 작품들이 교차하는 구성을 따라 작가가 쌓아온 풍요로운 작품세계를 돌아보면, “정보라의 장점 중 하나는 고전적인 고딕 장르뿐만 아니라 펄프, 포르노, 패러디와 같은 하위 장르들을 접합시키며, 경계를 넘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는 문학평론가 전청림의 말 또한 실감할 수 있다.잘못이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하여 용서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용서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므로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선이나 자비가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정의였다. ─ 416쪽, 〈완전한 행복〉정보라가 들려주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에는 사뭇 엄격하고 비정한 태도가 서려 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는 처음을 여는 〈나무〉부터 끝머리를 장식하는 〈완전한 행복〉까지, 《저주토끼》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복수’라는 테마를 작가가 오래전부터 변주해왔음을 보여준다. 용서받을 자격이 없는 자를 함부로 용서하지 않는 것. 정세랑 작가의 말처럼, 이러한 단호한 태도가 읽는 이에게 “아주 보기 드문 종류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현실이 더 호러이고, 그로테스크하며, 부조리하다”고 작가가 늘 강조해왔듯이, “전쟁이 빨리 끝나고 나쁜 놈들이 얼른 몽땅 죽어서 전부 늑대에게 뜯어 먹히기를 소망한다”는 ‘작가의 말’까지도 참 그이답다. 기이하고 불온한 이야기의 마력퍼플레인 PURPLE RAIN‘퍼플레인’은 갈매나무 출판사의 장르문학 브랜드입니다. 기이하고 불가해한 이야기, 전복적이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퍼플레인만의 장르소설을 펴내고자 합니다. Line-up❶ 《양꼬치의 기쁨》, 남유하 ❷ 《붉은 실 끝의 아이들》, 전삼혜 ❸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❹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한국 문학에 새로운 비를 내릴 퍼플레인의 행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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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원하지 않은 (커버이미지)
    [문학]아무도 원하지 않은
    •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지음, 박진희 옮김
    • 황소자리
    • 2023-04-14

    “죄를 지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때로 무고한 사람이 그 형벌을 대신 받기도 했다.”전 세계 35개 언어로 출간된 스릴러의 여제! 아이슬란드 한겨울보다 싸늘한 이야기를 들고 그녀가 돌아왔다아이슬란드가 배출한 스릴러 여제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가 돌아왔다. 이르사의 독립 스릴러 중 하나인 이 소설 《아무도 원하지 않은(아이슬란드어 원제Kuldi:, 영문판 제목: The Undesired)》은 낮은 목소리로 공포를 고조시키는 작가 특유의 색채가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1970년대 초 아이슬란드의 시골마을 소년보호소에서 일어난 두 아이의 죽음은 40년 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뒤흔들까? 작가는 시간의 풍화 속에서도 결코 무뎌지지 않는 죄악의 맨 얼굴을 찬바람 몰아치는 아이슬란드 밤풍경을 그려내듯 싸늘하고 가차 없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폭설로 온 세상이 덮였던 1974년 3월 초. 아이슬란드 북부 크로쿠르 소년보호소 원장의 자동차 뒷좌석에서 10대 소년 두 명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 유독가스 질식사. 차량 배기구는 눈으로 막혀있었고, 지역 치안판사는 이 불운한 사고와 관련해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단 한 줄의 부고조차 없이 처리된 죽음. 그리고…, 40년 넘는 시간이 아무렇지 않게 흘렀다.“이상하네. 사진 속 아이들이 아빠를 따라다녀.”이혼남 오딘의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6개월 전, 전처 라라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죽은 이후 열한 살짜리 딸 룬을 키우기 위해 직장까지 옮겼다. 정부 조사위원회로 이직한 후 지루한 날을 보내던 오딘에게 모처럼 흥미를 돋우는 일이 떨어졌다. 40년 전 문을 닫은 크로쿠르 소년보호소에서 정부의 귀책사유가 발생할 학대나 인권유린이 일어났는지를 조사하는 것. 과거 몇몇 아동보호 시설에서 심각한 학대가 자행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정부가 같은 시기 보호소들의 운영 실태를 추적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졌지만 크로쿠르와 관련해 제기된 민원은 없었다. 단 하나, 그 무렵 에이나르와 토비라는 소년이 자동차 배기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고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 앞서 이 업무를 진행하다 심장마비로 죽은 동료 로베르타의 책상에는 두 아이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 속 소년들의 눈길과 마주친 순간, 오딘은 직감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엇갈리며 교차하는 두 개의 시선, 점점 고조되는 쓰디쓴 아이러니. -Publishers Weekly(미국)이야기는 과거사를 추적하는 오딘과, 40여 년 전 그 밤 퉁퉁 부은 눈으로 모든 것을 지켜보았던 알디스의 시선이 교차하며 끝 모를 내리막길로 질주한다. 하지만 가늠하기 힘든 딸의 상처에 휘둘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경으로 내몰리면서도 오딘은 이 악몽이 어디서 유래하는지 짐작조차 못 한다. 실상이 규명된다 한들, 그가 뭘 할 수 있겠는가? 아니 충격적인 진실이 제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 미쳐버리지 않을 자, 누구란 말인가? 작가는 특유의 냉정한 문장으로 인간 내면의 비루한 풍경을 흑백 석판화처럼 찍어낸다. 칼과 피비린내 없이도 등골 서늘한 공포를 완성하는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속삭이는 듯하다. 그러니까 당신 안의 슬픔과 악마성을 현명하게 단속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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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브락사스의 정원 (커버이미지)
    [문학]아브락사스의 정원
    • 이평재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04-14

    천사와 악마를 공유하며 이 세상을 지배하는 불완전한 신, 아브락사스 싫든 좋든 아브락사스의 정원을 거니는 게 인간의 운명일까?고품격 로맨스 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열 번째 작품나무옆의자에서 펴내는 로맨스 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 열 번째 작품으로 중견 소설가 이평재의 『아브락사스의 정원』이 출간되었다. 인간의 욕망, 사랑과 죽음 등의 문제를 신화적 환상과 탐미적 문체로 탐구해온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작가가 데뷔 초인 15년 전에 쓰고 마음에 들지 않아 덮어두었던 초고를 오늘의 완숙한 시선으로 전면 수정하여 완성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만큼 추하고 내주는 만큼 빼앗아가는 비정한 세상의 양면적 풍속도와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 쓰는 한 청년의 초상을 헤세의 『데미안』에 등장하는 알을 깨고 나오려 하는 새와 아브락사스 신에 빗대어 풀어내고 있다. 작가 특유의 신화적 상상력과 환상이 여전히 배면에 어른거리고, 더함도 모자람도 없는 문장은 탄력이 넘친다. 천사와 악마,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불완전한 세상에서 휘청거리는 인간의 운명과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삶의 의지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불완전한 세상의 비정한 풍속도와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 쓰는 한 청년의 초상여름이면 하얀 아사면 셔츠에 남색 슬랙스를 즐겨 입는 기연은 톱스타다. 그러나 그에게도 너무 버거워 편린처럼 흩어져 있는 기억들이 있다. 그는 이제 주술에 걸린 듯 그 편린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혼잣말을 하기 시작한다. 새는 알에서 깨어나려고 버둥거린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기연에게 지난 2년은 온갖 고통을 겪으며 버텨온 끔찍한 시간이었다. 스스로도 왜 그런 고통에 빠져들게 되었는지 의아할 만큼. 그 모든 일은 장이 운영하는 카페 데미안에서 시작되었다.모델지망생이었던 그는 아버지의 부도와 새어머니의 잠적으로 모든 것을 잃고 ‘장’이 운영하는 카페 데미안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데뷔와 성공을 꿈꿨다. 그러던 중 같이 일하던 카페 직원 마리를 사랑하게 되고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충일한 행복을 느낀다. 마리와의 사랑이 깊어지고 카페 일이 잘 풀릴수록 데뷔와 성공에 대한 그의 갈망은 더 커져간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다. 카페 데미안에서 유명 인사들의 비밀스러운 모임이 있던 밤, 그는 장의 주선으로 최고의 패션디자이너 다이애나에게 발탁되어 화려하게 데뷔한다.그러나 꿈꾸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그의 삶은 그가 원했던 것과 점점 멀어진다. 다이애나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으로 그의 삶을 조종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를 사랑하고 옭아맸다. 당연히 마리와 관계를 이어가기도 어려웠다. 그럴수록 그는 더욱 마리의 품을 그리워하고 거기에서 위안을 얻지만 그렇다고 다이애나를 떠날 수도 없었다. 이제야 그토록 원하는 무대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는데 다이애나를 거역하면 그 모든 게 허사였다.다이애나의 눈을 속이며 위태롭게 마리를 만나오던 그는 생애에 가장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비서실 실세로 국장이라 불리는 자의 별장에 불려가 해시시에 취해 흐느적거리다 꼼짝없이 국장의 변태적 성욕의 대상물이 된 것이다. 그날 이후 그는 불면에 시달리다 고통을 잊지 위해 약을 찾고, 약의 후유증으로 무시무시한 환청과 환각에 사로잡힌다.그는 가까스로 몸을 추스르고 활동을 시작한 후에도 또다시 다이애나를 속이고 마리를 만난다. 이제 다이애나는 신화 속 여신 아르테미스처럼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자에게 잔혹한 형벌을 내리려 하고 있다. 그는 카페 데미안에서 다아애나의 연락을 기다리며 생각한다. 왜 하필이면 지금, 그 끔찍했던 장면들이 떠올라 퍼즐처럼 맞춰지는 걸까. 이제는 정말로 마리와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모든 것을 버리고 마리에게 가든지.아브락사스의 정원을 거니는 게 인간의 운명일지라도설산의 새처럼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의 삶소설은 권력과 연예산업의 거래, “가지고 놀다가 귀찮아지면 아예 망가뜨려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스타제조기라 불리는 연예기획자들의 횡포,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기라면 기고, 누우라면 눕고, 빨라면 빨고” 시키는 대로 다 해야 하는 이 세상의 생리를 되풀이해 환기한다. 국장이라는 자에게 포커 게임을 가장해 거액을 상납하는 장이나, 기연을 보고 한눈에 반해 캐스팅한 다이애나 모두 그런 거래관계에서 예외는 아니다. 기연은 다이애나를 통해 자신도 그 세계에 진입하게 되었을 때 얻으려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결국 그 생각은 현실이 된다. 그는 떠오르는 별이 됐지만 그만큼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고,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마리를 잃었다.기연은 마리와 첫 섹스를 하던 날 그녀가 걸어준 그림 액자가 사라진 것을 보고 마리가 영영 떠나버렸음을 실감하고 눈물을 쏟는다. 그는 액자 속 그림을 하나하나 떠올려본다. 앞쪽 창가에 세 개의 하얀 알이 담긴 새 둥지가 있고, 창문 밖 저 멀리 독수리 같은 새와 결합된 웅장한 설산이 있는 그림. 그리고 『데미안』을 다섯 번이나 읽었다는 마리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아브락사스는 천사와 악마를 공유하면서 이 세상을 지배하는 불완전한 신의 이름이라는. 그러니 싫든 좋든 아브락사스의 정원을 거니는 게 인간의 운명이라는.기연은 이제껏 자신이 마리의 그 말을 방패 삼아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관대하게 용서하며 죄책감 없이 지내온 게 아닌지 되돌아본다. 그는 비로소 설산의 함의를 이해할 것 같다. 아브락사스의 정원을 거니는 게 인간의 운명일지라도, 설산의 새처럼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그게 아니라면 인간의 삶은 너무 슬프지 않냐고. 기연의 이런 자각은 그림에 대해 마리가 한 말과도 정확히 연결된다. “나는 힘든 일이 생기면 이 그림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곤 해. 내가 이 앞의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알이라고 생각하고, 저 뒤 배경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두렵지 않거든. 이제 곧 알에서 깨어나 독수리가 되어 설산을 향해 힘차게 날아갈 테니까.”작가는 설산 그림을 통해 운명에 잠식당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와 희망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기연은 그 희망을 품고 세상을 향해 다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소설 속에서 마리가 『데미안』을 다섯 번 읽고 자기 해석을 내놓았듯이, 이평재 작가 역시 『데미안』을 다섯 번 읽었을 때 소설가가 되었고, 몇 년 후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후기에서 밝혔다. 15년 전 첫 장편으로 쓴 초고가 이제야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 독자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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