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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스웨이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식스웨이크
    • 무르 래퍼티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23-04-14

    지금 전 세계를 강타 중인, 가장 압도적인 미스터리 SF! 외로운 밀실 우주선, 승무원은 여섯 명의 클론. 그 모두가 살해당했다!2018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 딕상, 로커스상 최종 노미네이트!2019 일본 성운상 최종 후보 선정! 독일, 터키, 중국, 대만, 일본 등 전 세계는 지금 식스 웨이크 열풍! 서기 2493년, 4백 년 항해 예정의 항성 간 이민 우주선 승무원인 마리아 아레나는 마른 피로 얼룩진 클론 재생 탱크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이런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곧 마리아는 새로 깨어난 클론이 자기뿐만 아니라 여섯 명 승무원 전원임을 깨닫게 되고, 클론 재생실에는 칼에 찔려 죽은 승무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외로운 밀실 우주선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게다가 모든 승무원이 죽었다면 살인자는 누구란 말인가….항성 간 이민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게임,SF와 미스터리, 스릴러를 엮은 전 세계 화제작!항성 간을 항해하는 대형 우주선의 이야기는 SF가 사랑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주로 지구를 닮은 별에 도착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이민자들을 수송하는 이야기죠. 항성 간 이동은 보통 수백 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폐쇄된 공간에서 몇 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 리 없다는 심리적 편향 혹은 불안이 ‘우주 이민선’이라는 소재의 꾸준한 인기 비결입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는 우주선 안에서 그냥 대를 이어가며 살아가는 방식이 있죠. 그렇게 몇 대를 거듭하다 보니 자신들이 본래 출발했던 목적을 잊어버리고 문명이 거의 중세 수준으로 퇴보해버렸다는 이야기는 수많은 ‘우주 이민선’ 시리즈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이후로(마치 그 소설이 실제 실패 사례였던 것처럼) 이 여행에는 냉동 인간이 필수적인 요소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좁은 곳에서 평생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럼 배는 누가 조종할까? 물론 AI가 발명된 세계라면, 혹은 그에 가까운 고도의 항법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세계라면 컴퓨터에 모든 걸 맡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에 모든 걸 맡길 수 있을까요. 적어도 그와 토의할 실제 인간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선장이라는 존재 말입니다. 그리고 유지관리를 할 다른 몇 명의 인간도 말이죠.여기, 최신식 우주 이민선 이야기인 《식스웨이크》가 있습니다. 잠시 하나의 기준을 생각해보죠. SF는 동종 업계의 선배들이 남긴 과업을 이어받아 더 나은 발상을(외삽을) 해냈을 때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그에 따르면 《식스웨이크》는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한 작품입니다. 이민 우주선의 유지 관리를 맡는 6인의 승무원은 클론 인간입니다. 클론이라고 해서 인간을 막 찍어내듯 대량생산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인간의 ‘클로닝’을 진행하는 이유는 딱 하나뿐입니다. 클론의 이전 육체가 사망하는 것이죠. 그러면 가장 최근에 백업된 그의 기억을 새 육체(DNA가 이전 육체와 완벽히 일치하는, 즉 똑같은 인간의 더욱 젊은 육체)로 이식해 되살려 냅니다. 사이버펑크가 애호하는 방식의 불멸이죠. 기억과 지식과 성격이 육신을 갈아타면서 영영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미 이런 식으로 수백 년을 살아온 클론 인간들은 장기간에 걸친 우주 비행도 상대적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노쇠화가 올 경우 ‘사망’하고 새로 태어나면 됩니다. 새 육신은 언제나 건강하며, 마인드 백업은 마지막으로 정신이 건강했던 시절로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확실히 합리적인 방식처럼 보입니다. 좋은 설정에 플러스 1점. 그리고 그 설정을 완전히 배신하는 도입부에 플러스 1점. 소설은 시작하자마자 엉망진창입니다. 시체가 가득한 클론 재생실에서 새 클론들이 동시에 태어나고,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이전의 나’가 피투성이로 죽어 있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왜 죽었을까? 기억이 없습니다. 백업된 기억은 지구를 출발할 때 즈음에서 멈춰 있었으니까요. 누가 최신 백업 데이터를 지운 겁니다. AI와 연결된 이 데이터를 지운 범인은 AI의 감시를 어떻게 피했을까요? 기술적으로는 어렵지만, 논리적으로는 간단한 방식이었습니다. 감시자를 꺼 버렸죠. 그러니까 《식스웨이크》는 제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는 우주선에서 막 새로 태어난 여섯 명의 승무원들이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 중의 누군가가 과거에 동료들을 죽였고, 기억 백업을 삭제했고, AI까지 다운시켰습니다.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요.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기억이 우주선이 출발할 무렵이었으니, 그보다 수십 년이 뒤에 벌어진 이 난장판의 범인이 누구였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겁니다. 범인 자신마저도요. 새로 태어난 여섯 명의 승무원들은 서로를 의심하는 동시에 자신이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합니다. 비록 기억이 없더라도, 자기가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할 만한 사람은 세상에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 배의 승무원들은 각자 비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낮은 단계의 비밀은, 이들이 모두 전과자라는 사실입니다.이 기묘한 설정 속에서 살인극(일종의 밀실 살인이죠)의 범인을 찾는 과정은 곧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과거를 탐색하는 일로 이어집니다. 《식스웨이크》에는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플래시백들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단 최신 기억이 없는 승무원들이 범행 동기를 찾기 위해 자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행위 자체가 자연스럽습니다. 이 플래시백들은 클론 인간의 발전 과정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의 배경 설명을 완수하고, 이와 동시에 우주선 내의 학살극에 대한 퍼즐 조각을 하나씩 제공합니다.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동기’를 제공합니다. 여섯 명의 승무원 중 다수가 동료들을(혹은 그들 중 일부를) 죽일 만한(혹은 그래야만 했을 법한) 이유가 있습니다. 배경과 인물 설정이 잘 연결돼 있고, 인물 설정이 살인 미스터리에 꾸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설정과 스토리가 긴밀하게 조직된 작품을 만나본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뭐 굳이 구구절절 옛날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이 설정들이 다 회수되면서 이야기 진행에 쓰이는 걸 보면 아주 깔끔합니다. 마술 같은 정리정돈 솜씨를 보여주는 작가의 역량에 플러스 1점.그리고 이 퍼즐이 다 조합되면서 완성되는 그림이 퍽 멋있습니다. 범인은 너야! 하고 신나게 끝내는 일본 신본격 스타일의 초현실적인 전개도 아니고, ‘그 사람도 한때는 악인이 아니었다…’는 식의 흔한 드라마도 아닙니다. 딜레마와 윤리의 문제가 작동하며, 이 문제는 곧 《식스웨이크》의 가장 중요한 설정과 직결돼 있습니다. 소설이 쌓아올린 드라마가 소설의 주요 장치에 질문을 던지는 거죠. 좋은 의미에서, 무척 모범적인 전개입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여러분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없어서 아쉬울 나름입니다. 플러스 1점.확실히 《식스웨이크》는 발상 자체가 기발하거나 특별히 철학적인 함의를 지닌 작품은 아닙니다. 위대함을 추구하는 SF와는 다르죠. 하지만 이 소설은 마치 잘 만들어진 공예품 디자인을 보는 것 같습니다. 깔끔하고 실용적이며, 목적에 걸맞게 설계되어 군더더기가 없는 물건 말이죠. 21세기의 SF 팬 여러분, 자기가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는 똑똑한 작품, 항성 간 이민 우주선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게임 《식스웨이크》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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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덕왕후 - 조선 건국의 어머니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덕왕후 - 조선 건국의 어머니
    • 박영목 지음
    • 시간의물레
    • 2023-04-14

    때로는 파묻혔다 세상에 다시 드러나는 것이 역사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여 즉위할 때 강씨(康氏)는 유일한 왕비다.1371(공민왕 19)년 열다섯에 이성계를 만나 1392년 조선을 건국할 때까지 고려 말의 격변기를 헤쳐 나가거나 대처하는 지혜와 결단력이 뛰어난 철의 여인이다.원(元)나라에서 귀화한 변방의 별 볼일 없는 장수가 벌열이 즐비한 중앙에서 어찌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을까? 강씨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아무리 출중한 무장이라도 이성계는 한낱 변방을 지키던 원나라 만호의 아들에 불과했다. 이런 이성계 앞에 강씨가 혜성같이 나타난 것이다. 신천강씨(信川康氏)가 전성기에서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여도 고려의 명문거족이다. 남달리 지혜로운 강씨는 자신의 가문과 결탁하여 이성계의 무재를 더욱 빛나게 했다. 이성계를 통하여 자신의 꿈과 가문의 옛 영광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이성계는 강씨를 통하여 원나라에서 돌아왔다는 주위의 차가운 시선을 떨치고 어떻게든 권토중래하리라 결심한다. 강씨와 이성계의 의중이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면서 이성계는 자신이 몰랐던 고려 거가대족의 실상을 알아간다. 관직에서 물러나 쉬는 동안 강씨는 남편에게 서책을 가까이 하도록 권하는가 하면, 한편으로 친정의 친척들과 어울리게 하여 인간관계의 외연을 넓히게 하였다.이런 과정을 통하여 동북면의 거친 무장이 송도의 세련된 장군이 된다. 강씨를 빼고는 이성계를 말할 수 없다.조야에서는 이성계보다 젊고 정치적 안목이 뛰어난 강씨를 더 어려워했다. 한 치의 허점을 보이지 않는 언행과 상대를 편안하게 대하는 마력에 모두가 붙좇았다.강씨는 사람 보는 안목이 높았다. 인재를 모으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권의 실세와 인척(姻戚)을 맺음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수완을 보였다.불자로 대덕고승과 친분을 맺어 이성계의 막강한 후원자를 만들었다. 정계와 불교계를 넘나들며 조정에서 일어나는 일과 시속의 사정에 정통했다. 이성계가 결단하는 일은 조야를 꿰뚫어보는 강씨의 조언으로 이루어졌다. 조정은 친정과 인척, 시속은 스님을 통했다. 조야에 망라한 정보망을 항상 가동하고 있었다.당시 풍속에는 정실이니 부실이니 하는 개념이 없었다. 향처(鄕妻)와 경처(京妻)가 다 적처다. 이를 당시에는 병처(竝妻)라고 하였다. 강씨는 첩이 아니다.조선을 건국한 최초의 왕비다. 강씨와 이방원은 서로 다툴만한 관계가 아니다. 이방원은 강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신덕왕후 생전에는『조선왕조실록』어디에도 이방원과 대화한 기록이 없다.이방원은 신덕왕후(神德王后)가 무서워 서책이나 사냥으로 소일했다. 1396(태조 5)년 신덕왕후가 죽고 난 2년 뒤 이방원이 난을 일으켜 아버지를 왕위에서 끌어내리고 조선 최초의 세자 방석과 그의 형 방번 그리고 매형 이제를 죽인다.그리고 형 방과(芳果)를 허수아비 왕으로 앉힌다. 명나라에서 정종에게 고명(誥命:임명장)과 인장(印章:국새)을 내릴 것이라는 정보에 형마저 왕위에서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왕위에 오른다.태종은 자신의 입지를 위해 신덕왕후를 첩으로 만들었다. 첩의 아들 방석은 세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통성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신덕왕후의 행적을『조선왕조실록』에서 아예 통째로 없앴다.신덕왕후에 대한 책이 한 권도 없다. 신덕왕후가 건국하는 것을 보지도 못한 한씨 신의왕후(神懿王后)에게 쫓겨난 것이다.『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는 몇 줄 안 되는 기록과 여기저기 흩어진 사료를 모아 신덕왕후를 되살려 보았다. 그러나 ‘조선건국의 어머니 신덕왕후’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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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 봉우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들의 봉우리
    •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이기웅 옮김, 김동수 감수
    • 리리
    • 2023-04-14

    숨쉬기조차 힘든 표고 8,000미터,하늘과 맞닿은 ‘신들의 봉우리’를 걷고 있듯 생생하게 그려낸 산악 소설의 마스터피스!히말라야 등반 역사상 최대 미스터리 사건이라 불리는 맬러리와 어빈의 에베레스트 초등정 여부를 모티프로 풀어낸 산악 소설. 일본에서 720만 부가 판매된 ‘음양사’ 시리즈의 작가 유메마쿠라 바쿠가 구상부터 집필까지 20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해냈다. 수차례의 취재를 통해 표고 8,000미터 고공을 압도적 스케일로 생생히 그려내면서 산에 모든 것을 내던진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정상을 향한 인간의 열망과 산악인의 정신을 농밀하게 담아냈다. 새로운 한국판은 등반기술과 이론에 기반한 한국 전문 산악인의 감수를 거쳐 리얼리즘에 만전을 기했다.“산악 소설의 새로운 고전이 탄생했다!”제11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제16회 일본모험소설협회 대상 수상!“산이 거기에 있으니까.” 조지 맬러리가 남긴 이 말은 우리가 산을 오르는 이유에 가장 명확한 대답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맬러리는 1924년 영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일원으로 에베레스트 북릉을 오르던 중 등반 파트너 앤드류 어빈과 함께 사라졌는데, 이들이 실종된 시점이 정상에 오른 뒤였는지, 오르기 전이였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고, 이는 히말라야 등반사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최대의 미스터리를 모티브로 구상에서 집필까지 20년에 걸친 시간을 들여 세상에 나온 소설이 바로《신들의 봉우리》(리리刊)다. 전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유메마쿠라 바쿠의 대표작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완성한 극한의 리얼리즘소설가 지망생이던 20대부터 ‘언젠가 산에 관해 쓰고 싶다’ 말했던 유메마쿠라 바쿠. 어느 때보다 완벽을 도모하기 위해 책을 집필하기 전 그는 히말라야에 직접 올랐고 삼장법사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기도 했으며, 알래스카 고원 기행 등의 거친 모험에 도전하기도 했다. 집필을 마친 후 유메마쿠라 바쿠는 ‘이 책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며 더 남은 말은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 저자가 실제로 몸을 갈아 넣으면서 얻어낸 극한의 리얼리즘으로 표현한 《신들의 봉우리》는 출간 이후 산악 소설의 새로운 고전이 탄생했다는 평을 얻었고 제11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제16회 일본모험소설협회 대상을 수상했다.이제 다 쓰고 몸 안에 남아 있는 건, 없다.전부 썼다. 전부 토해냈다.역부족이었다 싶은 데도 없다. 구석구석 온 힘을 다 기울였다.몸 안에 쌓아둔 걸 전부 다 꺼내고 말았다. 이 이야기에 변화구는 없다. 직구, 온 힘을 다 쏟아 부은 스트레이트.이제 산에 대한 이야기는 두 번 다시 쓸 수 없으리라.이게 최초이자 최후이다.그런 이야기를 쓰고 말았다.이만한 산악 소설은 아마 더 이상 나오기 힘들겠지.그리고 아무나 쓸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이제 항복할 텐가.참나._808p“최초로 정상을 정복한 자, 누구인가?”에베레스트 등반사 최대의 미스터리를 둘러싼 모험!주인공 후카마치 마코토는 카메라맨으로 일본 에베레스트 원정대에서 촬영을 담당했다. 등반에 실패한 후 우연히 들른 카트만두의 한 등산용품점에서 맬러리가 1924년 등반에서 촬영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코닥 카메라를 얻게 되면서 조지 맬러리의 행적을 좇기 시작한다. 과연 1924년 조지 맬러리와 앤드류 어빈은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것일까? 전 세계 산악계를 뒤흔들 최대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바로 그 카메라에 담겨 있다. 하지만 누군가 카메라를 훔쳐가고 후카마치는 그 행방을 좇는 중 한때 일본 산악계의 전설로 불리던 하부 조지를 만나게 된다. 일본으로 돌아가 하부에 관해 조사하면서 점점 산에 대한 하부의 집념에 빠져든 후카마치는 다시 네팔로 그를 찾아간다. 하부 조지, 전설의 등반가이자 자신이 죽게 한 파트너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자. 그가 목표로 삼은 것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에베레스트 남서벽 동계 무산소 단독 등정이었다. 영원한 물음 ‘왜 사람은 산에 오르는가?’ 어떤 생물의 생존도 불허하는 8,000미터 고공에서 지금 그 답을 토해낸다.산이 거기에 있어서가 아냐.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산에 오르는 거야._5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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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의 망치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신의 망치
    •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아작
    • 2023-04-14

    냉소적인 영웅들의 세계영화 를 떠올리며아서 클라크의 《신의 망치》를 읽다 보면 영화 가 자꾸 떠오릅니다. 자연 재난이라는 스펙터클을 인간 군상의 드라마로 치환하는 솜씨가 뛰어난 영화였죠. 을 비롯해 TV 드라마 연출에 일가견이 있었던 미미 레더 감독의 특기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개봉 당시에 꽤 흥행했고 수익도 괜찮았습니다만, 똑같이 소행성 지구 충돌을 다루면서 거의 동시에 개봉한 경쟁작 과의 비교에서 밀리고 말았습니다. 이 모든 면에서 이겼습니다. 돈도 더 많이 벌었고,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도 더 많이 됐고(는 0개였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도 나왔고, 과학적인 오류도 훨씬 많고 다양했습니다. 확실히 은 더 보기 편한 영화였습니다. 따로 이해할 필요가 없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였죠.반면에 는 조금 낯설고 복잡합니다. 주요 이야기는 세 가지로 분리돼 있으며, 이 이야기들은 나중에 특별히 합쳐진다거나 하는 반전도 보여주지 않고 각자 나아갈 뿐입니다. 세 개의 드라마 에피소드를 합친 뒤 시간순으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 같죠. 게다가 이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전형적인 영웅과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다들 숭고한 선택을 하기는 하는데, 감독은 그 숭고한 순간들을 감정적으로 증폭시키기를 주저하는 듯합니다. 마치 할리우드 말고 진짜 인생에 대해(혹은 장래에 전성기가 도래할 ‘미드’풍으로) 얘기해보자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에 나오는 영웅들은 모든 시련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그 밖의 운명은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고대 비극의 흔적이 묻어 있죠(그리스풍 비극의 최고조를 보여준 《미스트》의 결말이 얼마나 많은 비난을 받았는지 생각해보면 고대 영웅 서사와 비극 사이의 커다란 간격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는 어쨌든 할리우드 산 재난 스펙터클 영화였습니다. 여름에 극장에 가는 사람들이 기대한 건 더 간략하고 집중된 한방이었고, 이후 만들어진 재난 블록버스터들은 모두 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의 원작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신의 망치》아서 클라크의 《신의 망치》는 의 원작이기도 하고, 또 아니기도 합니다. 《신의 망치》의 영화 제작 권리를 획득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소설을 토대로 제작한 영화가 니까 《신의 망치》는 원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영화의 크레딧에는 응당 있어야 할 원작 소설에 대한 표기가 없습니다. ‘Based on\'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점이 더 많은, 사실상 독립된 작품으로 여겨진다고 해서 협의 하에 크레딧에서는 빠졌다고 하는군요.《신의 망치》가 먼 미래를 다루었다는 점만 빼면, 확실히 두 작품의 기본적인 설정은 비슷합니다.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의 크기도 비슷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한 최종 해결책도 비슷하고, 그 결과도 비슷하죠.그러나 두 작품이 가장 닮은 부분은 일종의 겸허함일 것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할 일을 인간 스스로가 나누어야 할 때 필요한 덕목이겠죠. 스스로를 향한 냉소를 겸비한 덕목이랄까요. 이는 아서 클라크의 소설들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우주는 넓고 운명은 이해하기 어렵고 인간은 너무 작지요. 천재적인 업적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보여준 《낙원의 샘》은 아서 클라크가 성경의 코헬렛(전도서)에 대한 응답으로 쓴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는 ‘궤도 엘리베이터’처럼 유사 이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런 걸 만든 인간은 다른 모든 인간이 겪는 허무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입니다. 그 대단한 일을 해낸 순간은 쏟아지는 세월에 휩쓸려 꿈처럼 밀려나고, 세상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골라 가져가지요. 아서 클라크의 세계에서 과학은 발전해가는 원리로서 역사와 보조를 맞추지만, 그 위대한 과학의 여정에 뛰어들었던 각각의 인간은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그래서 적절한 영웅 서사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아서 클라크는 이상하게 시시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보입니다. 이 ‘그랜드마스터’는 보통 소설 작법이 권장하는 캐릭터 메이킹에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하죠. 《신의 망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물들은 자기 할 일을 하고 나면 다들 흘러가고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버트 싱 선장은 젊은 시절 짧게 누린 영예가 얼마나 멋졌는지,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영예가 얼마나 덧없는지도 잘 이해하는 인물이며, 인류의 존망을 결정하게 될 우주선의 선장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순순히 구별합니다. 그는 영웅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사람이며, 또한 영웅은 자신이 아니라 운명이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지난 삶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을 눈앞에 두고서도 좀처럼 흥분하지 않습니다. 운명에 대해 겸허함과 순종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성직자 또는 철학자들처럼 보일 정도입니다(그러고 보니 《우주로부터의 귀환》 같은 책을 보면 우주를 경험한 인간은 많이들 그렇게 변한다고도 하네요). 클라크와 닮은 사람들이죠. 특히 백 살 생일을 소행성 위에서 맞은 늙은 지질학자는 묘하게 클라크와 닮은 유머 감각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의외의 결론 같지만) 《신의 망치》는 아서 클라크 입문용으로 추천합니다앞서 이야기한 특유의 세계관을 포함해, 아서 클라크의 말년 작품인 《신의 망치》는 그간 작가가 이야기했던 주제들(특히 종교)을 집약한 요약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소설은 그 작가의 팬에게 먼저 어필하게 마련이죠. 《신의 망치》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아서 클라크의 팬이라면 이 소설 속에서 그의 지난 대표작들이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을 수 있겠죠.그런데 저는 거꾸로 《신의 망치》를 오히려 이 작가에 대한 입문 작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서 클라크가 관심을 둔 분야들을 골고루 조금씩 맛볼 수 있으면서도 기존의 대표작들에 비해 훨씬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때문이죠. 그의 대표작들은 메인 스토리나 등장인물에 힘을 몰아주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지루해하는 독자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분량이 적은 《신의 망치》는 그만큼 주 스토리 라인을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요 인물들을 더 자주 비춰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신의 망치》는 아서 클라크 특유의 세계관에 연착륙하기 유리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아서 클라크 특유의 허무하면서도 희망찬 (그래서 역설적이고 기묘한) 휴머니즘은 전혀 작법이 다른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를 떠올리게 하는 바가 있습니다. 보네거트는 아직도 사랑받는데 클라크는 왜 거기에 미치지 못할까요.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잘 읽지는 않는… 그런 건 사랑받는 게 아니니까요. 만약 이 작가가 궁금하지만 그의 대표작들이 너무 낯설게 느껴진다면 《신의 망치》로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구의 멸망을 둘러싼 긴박한 이야기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고 스펙터클하며, 심적 건강을 유지할 만큼만 냉소적인 영웅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익숙한 방식으로, 아서 클라크의 매력적인 세계가 당신을 맞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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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벨: 영원의 그물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아마벨: 영원의 그물
    • 배지훈 지음
    • 아작
    • 2023-04-14

    “모든 이가 영원히 살면 정말 유토피아가 펼쳐질까?”김보영, 김창규, 배명훈 등을 배출한 과학기술창작문예 제3회 중편 부문 당선작가 배지훈의 데뷔 15년 만의 첫 장편소설!한국 하드 SF의 계보를 잇는 전설의 귀환! 인간의 두뇌를 스캐닝해서 영원한 삶을 영유할 수 있는 시대, 그 시대가 시작된 지 백수십 년이 지나고 그 기술, ‘클리니컬 이모털리티’를 이용해 육체를 바꿔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지구. 모든 사람들이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습니다. 사이보그 형사 아마벨은 잔혹한 시위진압 현장에서 이모털리티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소년과 소녀를 구하게 되지만, 치료 도중 소년이 무참히 살해당합니다. 그 배후에는 스캐닝으로 컴퓨터 속에 들어가 영원한 삶을 누리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아마벨과 소녀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작품을 소개하는 것보다 먼저 ‘공모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근래 한국 SF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데에는 단연코 수많은 작가들의 노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겠으나, 그 숨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에는 그간 여러 공모전의 역할이 작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즘에야 등 SF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은 물론, (정부 단체의 지원을 받아 무려 과학기술출판협회에서 주최하는 ‘공상 과학 소설’ 공모전까지 등장한 걸 보면) 다른 장르 소설 공모전의 경우에도 SF의 비중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만, 15년 전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지 싶습니다.주관 및 후원의 문제로 ‘신춘문예’는커녕 ‘SF’라는 이름조차 제대로 내세우지 못한 2004년의 첫 한국 창작 SF 공모전의 이름은 , 단편과 중편 부문을 나누어 진행된 이 공모전은 그나마 3년을 넘기지 못하고 2006년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짧다면 짧은 그 세 번의 공모전에서 배출된 작가들이 김보영, 김창규, 박성환, 배명훈, 정소연 등이며 그 작가들이 한국 SF에 끼친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공모전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중 중편 부문만을 놓고 보면, 1회 수상작가가 김보영(수상작 ), 2회 김창규(수상작 )이었는데, 마지막 3회 중편 부문 수상작가가 바로 배지훈(수상작 )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 《아마벨》은 와 작가의 또 다른 중편 의 세계관을 잇는 배지훈 작가의 데뷔 15년 만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과학기술창작문예가 배출한 작가 중 정소연 작가가 첫 개인 소설집을 내는 데 11년, 김창규 작가가 12년이 걸린 것을 생각하면 그보다 조금 더 걸렸구나 하겠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도 과작(寡作)으로 소문난 배지훈 작가의 소설집을 묶는 데는 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봄,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주제를 다룬 이 소설 《아마벨: 영원의 그물》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이 독보적인 작품을 독자들에게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와 로 이어지는 세계가 ‘아마벨’이라는 새로운 주인공 경찰을 만나 비약적으로 확장되는 것은 물론, 근래 한국 SF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없는 황금기 고전 SF의 풍취까지 갖추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요.작가의 말에서 밝힌 대로, 《아마벨: 영원의 그물》을 읽기 위해 세계관을 공유하는 중편 나 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 매력적인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야기들이 궁금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는 얼마 전 앤솔러지 《나와 밍들의 세계》(황금가지, 2021)에 수록 출간되었고, 은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으니 (https://webzine.munjang.or.kr/archives/117351)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한국 SF 장에서 배지훈의 이름을 다시 만나게 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는 그간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나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등을 번역해 독자들에게 소개해왔는가 하면, 에 같은 걸작 단편을 발표하며 꾸준히 하드 SF의 명맥을 이어 왔습니다. 사실 작가는 우리 곁에 늘 있었죠. 그리고 어찌 보면 배지훈이라는 작가를 만나게 되기까지 너무 늦었다기보다, 한국 SF가 다양성을 통해 더 큰 전성기를 준비하는 지금이 이 작가를 만날 가장 적절한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벨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까마귀 프로필 사진을 사용하는 모 님”얼마 전 리디북스에 발표된 전삼혜 작가의 단편 를 읽다가 웃음이 터진 적이 있어요. 소설은 이순신을 닮은 면접자가 소동을 부리고 간 후 ‘위인들의 얼굴 분석 딥러닝’을 통해 관상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블랙코미디인데, 이런 대목이 등장했거든요. 성별 할당제랍시고 여성 위인을 많이 넣으라는 말 자체는 나도 동감하는 바였다. 어쨌거나 여성 위인도 많으니까. 단지 그 위인들의 사진과 이름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이지. 천만다행으로 트위터에 한 이용자가 매일매일 그날 태어난 여성 위인에 대해 소개를 해놓은 아카이브를 찾게 되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까마귀 프로필 사진을 사용하는 모 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전삼혜, 웃음의 포인트는 느닷없이 ‘까마귀 프로필 사진을 사용하는 모 님’으로 소환된 분을 나 역시 알고 있다는 것이었고, 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그분은 벌써 몇 년째 그 일을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해오고 있다는 것이었죠. 그분이 그 일을 언제 어떻게 왜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까마귀 프로필 사진 밑에는 간략하게 소개글이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번역가, 과학소설가.’응? 누구지? 아마 그런 궁금함을 느낀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텐데, 무슨무슨 상을 오래전에 받으셨구나 하는 별 감동 없는 끄덕거림이 와, 하는 감탄으로 바뀌며 까마귀 프로필을 다시 보게 된 건 몇 해 전 에 수록된 단편 을 읽고 나서였을 거예요. 아니, 이건 (좋은 의미로) 최신 해외 SF 번역판인가, 하면서 다시 보니 한국 작가의 창작 SF가 맞았고, 그날로부터 그 작가의 이름이 제대로 뇌리에 새겨졌죠. 배지훈. 배. 지. 훈.작가의 번역작 역시 예전에 읽은 적이 있었더라고요. 알고 보니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의 한 작품을 옮긴 분이었고,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미래사 시리즈 중 가 그의 번역작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기도 했죠. 그래, 이런 천재가 여기 한 명 더 있었구나, 하고요.창작과 번역을 겸하는 작가들이 국내외로 드물진 않지만, 지난 십수 년간 한국 SF에서는 김창규, 정소연 작가가 창작에서 누구보다 빛을 발하면서도 번역을 통해 해외 SF 명작들을 소개하는 데 힘써 온 것으로 유명하죠. 이수현, 고호관 작가처럼 번역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뤄왔으면서 창작에서도 가끔 혜성처럼 반짝이는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고요. 어느 한 가지만도 쉽지 않은 일을 둘 다 잘해내는 분들을 보면 그 능력치와는 별개로 SF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일이겠구나, 싶어요. 그런데 작가의 천재성과 열정, 그리고 꾸준함이 있다고 해서 독자와 대중의 인정까지 쉽게 받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흔한 말로 때를 만나야죠. 김보영 작가가 어느 칼럼에서 썼듯이 정소연 작가가 개인 소설집을 내는 데 11년이 걸렸고, 김창규 작가는 한술 더 떠 12년이 걸렸어요. 그만큼 한국 SF 작가로 산다는 일이 녹록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 배지훈 작가가 2006년 제3회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에서 김보영, 김창규 작가의 뒤를 이어 당선된 후 본인 이름으로 된 단독 저서를 내게 되기까지는 15년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물론 앞서 말한 대로 그사이 번역도 했고 간간이 중단편을 발표해오긴 했지만, 사람들 눈에 배지훈 작가는 그간 몇 년간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매일 그날 태어난 여성 위인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까마귀 프로필 사진을 사용하는 모 님’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부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은 후 알게 되길 바랍니다. 아, 여기 또 하나의 전설이 귀환했구나, 한국 하드 SF의 계보를 이어가는 작가를 다시 발견하게 되었구나, 하고요. 의 세계를 완성하는 《아마벨》의 탄생소설의 배경과 시작은 이렇습니다. 인간의 두뇌를 스캐닝해서 영원한 삶을 영유할 수 있는 시대, 그 시대가 시작된 지 백수십 년이 지나고 그 기술, ‘클리니컬 이모털리티’를 이용해 육체를 바꿔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지구. 모든 사람들이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습니다. 사이보그 형사 아마벨은 잔혹한 시위진압 현장에서 이모털리티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소년과 소녀를 구하게 되지만, 치료 도중 소년이 무참히 살해당합니다. 그 배후에는 스캐닝으로 컴퓨터 속에 들어가 영원한 삶을 누리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아마벨과 소녀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배지훈 작가가 에도 썼듯이 《아마벨: 영원의 그물》을 읽기 위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나 을 먼저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 이야기들과 달리 ‘아마벨’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완성된 장편소설이니까요. 전작 중편들의 세계를 공유하면서도 장편소설로서 이 작품이 매력을 획득하고 또 다른 서사를 갖는 데는 주인공 아마벨의 공이 없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 서평은 주인공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그 소임을 다하고자 해요. 한국 하드 SF의 계보를 잇는다, 라고 거창하게 바로 앞에 쓰긴 했지만 (그리고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게 지금 또 뭐가 그리 중요한가요. 어쨌거나 91.9퍼센트 기계 몸을 가지고 있는 사이보그 형사인 아마벨은 구(舊) 러시아 출신의 형사예요. 몇 번의 크고 작은 전쟁 끝에 개별 국가는 사라지고 지구연방으로 통합되었지만, 지역적 색채가 아주 없진 않죠. 용병으로 2백 년 넘게 활동해 온 아마벨은 이제 수원 경찰서에서 근무를 해요. 소설에서 따로 설명은 없어서 아마도 고려인 출신이었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하면서 읽었지만, 수백 년이 지난 한국 사회는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더 세계화되었을 테니 왜 러시아 출신의 아마벨이 한국까지 왔을까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촌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게다가 이름은 또 왜 ‘아마벨’일까요. 이 역시 소설에 따로 설명이 있을 리 없고, 저자에게 따로 물어본 적도 없지만, 짐작키로 테헤란로 포스코센터빌딩 앞 조형물 ‘아마벨’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1997년 미국 작가 프랭크 스텔라가 만든 조형물의 원제목은 ‘꽃이 피는 구조물’이었지만, 작품 제작 도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친구의 딸 이름 ‘아마벨’로 제목을 바꿨다고 해요. ‘진흙 속 연꽃처럼 고철로 만든 꽃 한 송이’ 라고요. 게다가 사고가 난 비행기 부품 일부를 작품 지료로 사용하기도 하고요.소설에서 두뇌 스캔 기술로 지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영생을 살게 됐지만, 그 이전에 기계 몸으로 사이보그가 된 아마벨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에요. 아마벨은 그저 고철이 된 몸을 계속 고쳐가면서 살 수밖에 없는 몸이거든요.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지만 91.9퍼센트 사이보그라고 해서 아마벨이 살고 있는 세계가 아마벨을 로봇 취급한다거나, 그래서 갈등을 겪는다거나 하진 않아요. 이미 그런 진도는 다 지나갔고, 중요한 건 무엇보다 생존이죠. 영생을 산다 해도, 온몸이 사이보그라 해도 생계의 문제에선 벗어날 수 없고요.출생부터 이름까지 독자로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좋은 SF 작품들이 흔히 그러듯 캐릭터의 외양 묘사엔 그다지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요(주인공의 성별에 대한 단서도 처음에 전혀 없어서 내용이 한참 진행이 되고 나서야 알 수 있거든요), 이런 불친절이 독서를 방해하는가 하면, 실은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더 풍부한 상상을 하도록 이끌기도 해요. 몇 번의 생이고 다시 살 수 있고, 나노 기술로 어떤 외양이든 변경이 가능한 사회에서 외양 묘사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도 싶고요.아무튼 《아마벨: 영원의 그물》은 인간 지분이라고는 8.1퍼센트밖에 남지 않은 형사 아마벨이 우연히 휘말리게 된 사건을 겪으며 스스로의 인간성에 대해 많은 것들을 고찰하면서도, “오랜만에 만나는 박진감 터지는 밀리터리물”이라고 소개해도 손색없을 만큼 총성과 전투가 난무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다 해결된 듯한 순간에 독자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반전까지 빼놓지 않고요.포스코사거리의 ‘아마벨’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사를 통해 보면 작품 설치 후 한동안 ‘아마벨’ 때문에 말이 많았었나 봐요. “고철 덩어리다” “흉물스럽다” “이해하기 어렵다” 등등요. 심지어 철거 논란까지 있었다니 사람들의 반감이 얼마나 대단했었나 싶네요. 그런데 그렇게 또 세월이 흐르고 얼마 전 나온 기사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흉물 논란 딛고 100억대 복덩이로”. 역시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사실 장편소설 《아마벨: 영원의 그물》은 집필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2006년 데뷔 이후 배지훈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되기까지 15년간 절치부심한 시간들을 생각해봅니다. 그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이 유니크한 소설이 독자 여러분께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한국 SF 장에서 배지훈의 이름을 다시 만나게 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도 모르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한국 SF가 다양성을 통해 더 큰 전성기를 준비하는 지금이 바로 이 작가를 만날 가장 적절한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벨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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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멜리아와 네 개의 보석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아멜리아와 네 개의 보석
    • 배혜림 외 12인 지음
    • 몽실북스
    • 2023-04-14

    1. 죽음마법 학교 아멜리아의 오총사 중 한 명인 송아름이 학교에서 피투성이가 된 주검으로 발견된다. 자살이라고 한다. 자살? 손아름이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송아랑은 책임감도 있고, 재치 있게 농담도 잘하고, 친화력이 좋은데 얼굴까지 예쁘고, 항상 명랑했다. 그래서 부유하지만, 부모님의 기대치가 높아 모난 성격으로 항상 외톨이였던 김민규, 새침데기로 질투가 많은 이봄, 어린 시절 유치원 친구였던 이현우, 소심한 우등생이지만 말이 없는 외톨이 서지연을 절친한 친구로 만들어 준 송아름이기에 송아름의 자살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송아름은 왜 죽임을 당해야 했을까?2. 네 개의 보석송아름의 자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오총사 중 남은 네 명은 아름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학교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던 네 개의 보석을 천신만고 끝에 찾게 된다. 하지만 보석의 사용 방법을 알 수가 없다. 말하는 동상에 물어보았지만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질색하며 입을 닫아 버렸다. 네 개의 보석을 찾았던 허름한 창고 근처에서 모인 네 명은 근처에 있던 소리 지르는 나무의 도움으로 보석 중 하나인 루비가 반응하여 봄이가 아름이로 변하는 것을 보고 보석의 능력을 알게 된다. 나머지 3개의 보석인 에메랄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의 능력은 무엇일까?3. 비밀아멜리아에 전설처럼 존재하는 네 개의 보석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교장은 크게 분노한다. 하지만 학교의 힘을 유지하는 사라진 보석을 어떻게든 찾아야만 했기에 전설처럼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네 개의 보석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는 공고문을 붙이게 된다.한편 오총사 중 네 명은 보석의 능력을 이용하여 아름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되면서 우리도 아름이처럼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포기하지 않는다.아멜리아의 충격적인 비밀은 무엇일까?4. 흑마법아멜리아의 사라진 보석을 찾고자 붙인 공고에서 제시한 혜택으로 인해 네 명의 친구 중에 배신자가 발생 할 뻔하지만, 오히려 김혜림 선생님을 아군으로 얻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고, 네 명의 우정은 더욱 굳건해진다.김혜림 선생님과 네 명은 보석의 힘을 빌려 말하는 동상을 통해 학교가 흑마법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멜리아”라는 책과 네 개의 보석의 힘으로 아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악한 음모를 알게 된다.아멜리아의 추악한 음모는 무엇일까?5. 이별김혜림 선생님과 오총사 중 네 명은 힘을 합하여 아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던 추악한 음모를 막았다. 그리고 네 개의 보석을 없애 버리는 과정에서 아름이를 만나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실종 된 아이들의 영혼을 받아 원래의 자리로 돌리면서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아름이의 죽음으로 아멜리아와 모든 학생은 흑마법에서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보석을 가졌던 네 명은 모든 사실을 기억하지만, 보석을 가지지 못한 모든 사람은 그동안 아멜리아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은 마법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미스터리, 판타지, 모험을 기반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마법 아이템이 주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현직 국어 선생님과 학생 12명의 저자가 한 편의 장편 소설을 완성한 독특한 소설로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저자 소개 현직 중학교 국어 교사인 배혜림 선생님과 학생 12명의 상상력이 의기투합하여 재미있는 책을 만들자고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통상 저자가 12명이면 12편의 단편 소설집이 된다. 하지만 은 저자가 12명이지만 한 편의 장편 소설로 탄생한 독특한 소설이다. 그리고 한 친구는 삽화를 그려 넣었다.출판사 리뷰은 마법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미스터리, 판타지, 모험을 기반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마법 아이템이 주는 재미를 더한다. 처음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현직 국어 선생님이 기획하고 중학생 12명이 동아리 활동으로 한 편의 장편 소설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독특하다고 생각이 되어 원고를 받아보게 되었다.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원고를 읽으며 재미있다는 느낌과 기성 작가에 절대 뒤지지 않으면서 마술학교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미스터리, 모험을 어른들의 굳은 사고가 아닌 청소년의 상상 날개를 제대로 펼치는 작품인 것 같아 출판을 결심하게 되었다. 저자로 참여한 학생 12명과 모든 청소년의 상상의 날개를 펼쳐주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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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타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아스타틴
    • 장강명 지음
    • 에픽로그
    • 2023-04-14

    장강명 작가 신작 SF 『아스타틴』 출간 보도자료 -목성과 토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계략… 장강명 판 《왕좌의 게임》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르적 재미에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진지한 질문 얹어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 에픽로그의 문고본 ‘디스에픽 노벨라’ 시리즈 21번째 책 -젊은 작가의 색다른 시선과 기성 작가의 새 도전 담는 ‘포켓북 실험’ 4년째 장강명 작가의 신작 중편소설 『아스타틴』이 출간되었다. 문고본으로 출간된 『아스타틴』은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으로 한국 소설계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장강명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본격적인 SF 소설이다. 이 작품은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장르 소설들을 출간하고 있는 1인출판사 ‘에픽로그’에서 출간되었다. ‘아스타틴’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인의 경지에 이른 최초이자 마지막 인간의 이름으로, 작중에서는 마치 신과도 같은 절대적인 존재로 다뤄진다. 주인공 사마륨을 비롯해 원소의 이름을 딴 열다섯 명의 등장인물들은 아스타틴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후계자로, 다음 세대의 ‘진짜’ 아스타틴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관계다. 『아스타틴』은 ‘열다섯 명 중 단 한 명만이 살아남는다면 그 사람이 바로 아스타틴이 된다’는 새로운 게임의 룰에 맞춰 후계자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경쟁을 그린다. 후계자들 간의 암살과 동맹, 배신, 그리고 각성을 다룬 『아스타틴』은 장강명 판 《왕좌의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대 대한민국의 현실적인 단면들을 치밀하게 묘사해 온 작가 장강명은 『아스타틴』에서 수십 개의 위성을 거느린 행성 목성과 그 주변을 넘나들며 화려한 전투와 치밀한 계략을 선보인다. 액션의 이면에는 인간을 뛰어넘은 초인에 대한 고찰과, 과학기술이 만든 절대권력 계급사회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우주를 누비는 활극을 주로 다루는 장르 ‘스페이스 오페라’는 SF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장르로, 이미 《스타워즈》 시리즈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영화를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왔다. SF의 팬이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인 셈이다. 『아스타틴』을 출간한 출판사 에픽로그는 2014년부터 SF를 중심으로 미스터리, 판타지 같은 한국 작가들의 장르 소설들을 출간해 오고 있는 1인출판사다. 20대 젊은 작가들의 색다른 시선을 담은 작품이나 기성 작가들의 실험적인 소설을 주로 출간한다. 특히 2015년에는 과천과학관이 주최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과학소설상 ‘SF어워드’에서 장편 부문과 중단편 부문 모두에서 대상을 수상해 파란을 일으킨 SF 장르 전문 출판사이기도 하다. 『아스타틴』을 포함한 에픽로그 출판사의 ‘디스에픽 노벨라’ 시리즈는 ‘주머니 속의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테마로 200자 원고지 300매 분량의 중단편, 단편 연작을 출간하는 시리즈다. 2017년 4월 현재까지 총 21권을 출간하여 문고본 소설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긴 분량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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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틀란티스 소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아틀란티스 소녀
    • 전혜진 지음
    • 아작
    • 2023-04-14

    “다양한 여성들의 빛나는 서사”한국 페미니즘 SF의 기수, 전혜진이 그리는 보드라운 퇴보와 멸망!무례하고 폭력적인 세상을 전복시키는 우아한 다정함!세계 최다 발행 SF 잡지 《科幻世界》 글로벌 공모전 수상작가 전혜진의 첫 SF 소설집!동북아시아의 한국 여성 작가가 써서 더욱 강력한 이야기다. 작가가 ‘화를 내며 감정적으로 썼다고’ 불평할 일은 없을 듯하다. 이 단편은 어떻게 봐도 충분히 ‘이성적으로 자제’한 결과물이니까. 당대 사회의 의식과 가치관에 전면적인 질문을 해본다는 면에서 SF의 혁명성과 전복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이 소설은 그 예시로 아무 흠이 없다.— 박문영, 소설가수많은 작가들이 수많은 책을 쓴다.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20년 동안 기다려 왔으나 아무도 써주지 않은” 책들을 전혜진 작가는 근래 왕성하게 발표해 왔다. 한반도 전체가 거대한 ‘노 키즈 존’임을 통렬히 비판한 장편소설 《280일: 누가 임신을 아름답다 했던가》(구픽, 2019)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임산부로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가 하면, 30년간 읽어온 한국 SF 순정만화를 재조명한 에세이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구픽, 2020)를 발표하며 놓쳐서는 안 될 순정 SF 만화들을 기록했다. 그뿐인가, 옛 귀신 이야기들 속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여성, 귀신이 되다》(현암사, 2021)와 불가능한 꿈을 실현한 29명의 여성 수학자 이야기 《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지상의 책, 2021)를 연달아 내놓았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여성 과학자들을 다룬 《우리 반 마리 퀴리》(리틀씨앤톡, 2020), 《우리 반 에이다》(리틀씨앤톡, 2021)까지 발표했다. 작가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오롯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오롯함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이 소설집을 먼저 읽은 박문영 작가는 그 원동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얼떨떨할 정도로 성실하고 충만한 열두 편의 단편을 읽고 나면, 손발에 근력이 생기는 것 같다. 있는 힘을 다해 싸우려는 마음, 의로운 마음.” 그 싸움은 때로 에서처럼 과격해지기도 하지만, “작가가 ‘화를 내며 감정적으로 썼다고’ 불평할 일은 없을 듯하다. 이 단편은 어떻게 봐도 충분히 ‘이성적으로 자제’한 결과물이니까. 당대 사회의 의식과 가치관에 전면적인 질문을 해본다는 면에서 SF의 혁명성과 전복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이 소설은 그 예시로 아무 흠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작가가 그리는 이 세계는 보드라운 퇴보와 멸망을 향해 간다. 그리고 그 세계를 전복하는 데 전혜진은 주저하지 않는다.이 책은 2007년 전혜진 작가가 《월하의 동사무소》로 데뷔한 이후, 첫 소설집 《홍등의 골목》(온우주, 2013) 수록작을 포함해 14년간 작가가 집필한 50여 편의 중단편 소설을 모두 검토하여 선별해 엮은 첫 ‘SF’ 소설집이다. ‘SF’를 강조하는 이유는, 작가가 근래 발표한 각종 픽션과 논픽션의 끝이자 시작에, 여기 모은 소설들이 있기 때문이다. 전혜진은 무례하고 폭력적인 세상에서 현실을 철저히 파헤치고, 과거를 돌아보며 그 계보를 찾아 왔다. 그리고 현실에 머물지 않고 과감히 이를 전복하는 이야기들을 써 왔다. 그 이야기들이 SF인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여기 모은 전혜진의 SF들은 그 우아한 투쟁의 기록이자, 또 잘 벼른 칼날이다. 불합리한 성차별과 인습의 탯줄을 기어이 끊을. 우리에게 너무하는 세상에서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짧은 시다. 시의 제목이자 첫 구절인 ‘The World Is Too Much with Us’는 보통 이렇게 번역된다. ‘세상은 우리에게 너무하다.’ 사람들이 잘 택하지 않는 직역과 의역도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너무 많다.’ ‘세상은 우리에게 벅차다.’ ‘우리는 속세에 과하게 파묻혀 있다.’ 갖가지 맥락의 문장들을 모아보면 어쩐지 의 세계가 떠오른다. 과거가 현재를 뒤덮은, 더는 뭘 만들어 낼 필요가 없는 곳 말이다. 힘도 마음도 조화도 잃어 무엇에도 감동하지 못하는 인류를 씁쓸히 바라보는 워즈워스, 1770년생 영국 시인이 느낀 괴리에는 묘하게도 SF적인 순간이 있다.*전혜진이 그리는 세상도 “보드라운 퇴보와 멸망”()이 가득하다. 그곳도 이곳처럼 ‘완만한 종말’()을 향해 간다.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지만 결국은 과거의 문화를 답습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사람들의 도시”()에서는 할 일이 없다. 아늑한 공회전 속에서 생활은 인공지능이, 취향은 알고리즘이 구획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 속 이들은 이곳에서 의아함을 느낀다. ‘여전히 악취가 나는데?’‘이전과 똑같이 징그럽고 혹독하지 않아?’ ‘아니, 계속 이렇게 지내려고?’ 물음은 적의로 이어진다. 이 감정은 정당한 분노이니까. 인재와 재해, 차별과 학대.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에도 어지러운 일은 반복된다. 허망한 죽음이 연이어 나오는 그의 이야기들은 인간의 심신이 사실 얼마나 덧없고 허약한지 내내 일깨워준다. 동시에 소설 속 죽음이 비극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 세계의 죽음이 종료를 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삶은 끝나도 의식은 다시 흐른다. 탈 신체가 자연스러운 여기서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이 주요하게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할 시간도 사건 이후다. 살지도 죽지도 않은 채 어딘가에 끼인 존재들은 비극, 희극, 부조리극을 자유롭게 오간다. 임종을 엄숙하게 다루는 방식을 벗어난 서사엔 체념 대신 활기가 돈다.열두 편의 이야기는 크고 작은 사건을 통과하며 막힘 없이 나아간다. 정체 구간도 우회로도 없다. 작가가 소설 외에도 만화를 오래 다뤄왔기 때문일까. 컷이 이어지듯 전개가 선명해 상황을 인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배경은 탄탄하고 아이디어는 알맞다. 장면들은 짜임새 있고 대화에는 생기와 위트가 흐른다. 이야기는 곧장 속도를 내며 쾌적하게 항해한다. 튼튼한 틀을 갖춘 각각의 단편은 작가가 말하려는 바를 온전히 담아낸다. 여기 자리한 이들은 언뜻 의기소침해 보이지만 실은 “의지가 강하고, 심지가 굳고,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그래서 어쩔 도리 없이 툴툴대며 사건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있는 힘을 다해 싸우려는 마음, 의로운 마음, “더 많이 알고 싶고 읽고 싶고 느끼고 싶은 그 마음”(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이 그들 안에 꿈틀대기 때문이다.*첫 수록작 은 짧은 분량이지만 단편들을 아우르는 질의가 담겨 있다. 무겁지 않은 톤 안에 몸과 의식, 거기 얽힌 소유권에 대한 서늘한 구절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은 무례하고 폭력적인 세상에서 누군가의 호명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지 알려주는 이야기다. 이석증을 앓는 ‘나’와 의족을 단 ‘그 애’와의 우정이 조금씩 움트는 과정이 세심하다. 를 매운맛 K-SF로 부를 수 있을까. 주인공이 관문을 통과하는 동안 맞닥뜨리는 현실상은 표독하다. 작가는 특유의 또렷한 필치로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곳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감정을 약물로 조절하는 사회는 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다른 SF와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안 오길 바라는 미래와 오길 바라는 미래가 조금씩 섞여 있다. 신경계 약물 ‘아타락시아’를 사용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에게 고통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다시금 고민해보게 된다. 의 수신인은 혈육 하나이지만, 사실은 지금의 두나가 어린 두나에게 쓰는 편지에 가깝다. 엄마에게 받은 정서적 학대를 거의 스스로 치유해내는 중인 두나를,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려 애쓰는 그를 다독이지 않을 수 없다. 에서 윤현이 내려야 할 판단은 쉽지 않다. 어둡지도 환하지도 않은 세상, 풍요롭고 앙상한 여기서 그는 무엇을 위해 분투해야 할까. 윤현이 만날 이를 궁금해하며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생각하고 방황하려는 욕구에 관한 질문까지 만나게 된다. 은 동북아시아의 한국 여성 작가가 써서 더욱 강력한 이야기다. 작가가 ‘화를 내며 감정적으로 썼다고’ 불평할 일은 없을 듯하다. 이 단편은 어떻게 봐도 충분히 ‘이성적으로 자제’한 결과물이니까. 당대 사회의 의식과 가치관에 전면적인 질문을 해본다는 면에서 SF의 혁명성과 전복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이 소설은 그 예시로 아무 흠이 없다.표제작 는 신과 인간, 자연과 문명, 반복과 변주를 다룬 거대한 영웅담이다. 유구하고 장대한 신화 아래 짓이겨지기 쉬운 잔무늬들에 대한 애정이 빛난다. 다양한 여성들이 서사를 이끄는 이 소설집에서, 대모험을 앞둔 소녀들의 갈등이 인상 깊다.보편적으로 병든 사회는 얼핏 아무 탈 없이 멀끔해 보인다. 가 그리는 사회처럼. 이곳의 양육자들은 아이를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묻지 않는다. 편의와 안전을 위해 타인의 심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연해진 세상이기 때문이다. 공평의 뜻을 묻던 아이는 소설이 끝나는 지점부터 큰 과제를 안게 된다. 수치와 책임이 낯선 단어가 되어가는 곳에서 은 시민으로서, 어른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이다. 웃지 못할 재난에 처한 세상이 너무 친숙해 곤혹스럽지만, 결말에 다다르면 모든 도약에는 희생과 포기가, 계보와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통감할 수 있다. 은 도심에서 원폭이 터지며 시작하는 이야기다. 이곳엔 수술 전 의식을 업로드해둔 사람 열여섯이 등장한다. 큰 사건을 작게, 작은 사건을 크게 만들며 대칭을 일부러 거꾸러트린 매력이 돋보인다. 는 와 같은 서간체 소설이다. 청두의 너에게 쓰는 편지는 애틋하고 따스하다. 궤도 엘리베이터와 달과 풍등이 밝힌 밤하늘은 고결한 선의로 빛난다. 전혜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미래상엔 애상이 더 감돈다. 잘 잊히지 않을 문구도 있다. 이를테면 이런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는 우아한 다정함이 있었어. 그래서 나는 다시 마음을 먹었지. 너를 닮은 이곳을 결코 아포칼립스 이야기의 배경으로는 만들지 않겠다고 말이야.” *전혜진이 초점을 맞추는 존재들은 자신을 ‘미운 오리 새끼’로 여긴다. 이들은 다른 이를 질투하고 동경하다 주눅이 든다. 그러나 너무 하기만 한 세상에서 의구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이들은 바로 이 ‘무녀리’들이다. 그러니 부족한 게 아니라 넘쳐서 휘청였던 것뿐이다. 뭔가가 끊임없이 궁금해서 세상의 미추를 빨리 알아봤을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이야기들의 높은 해상도를 어떻게 설명할까. 얼떨떨할 정도로 성실하고 충만한 열두 편의 단편을 읽고 나면, 손발에 근력이 생기는 것 같다. 있는 힘을 다해 싸우려는 마음, 의로운 마음. ‘분전’과 ‘의협’이란 단어가 꼭 어울릴 소설집이다. — 박문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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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리스 더 원더 킬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앨리스 더 원더 킬러
    •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04-14

    2014년 제50회 메피스토상 수상 작가2015년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신인상 수상 작가환상과 모험의 어드벤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가상현실’을 접목한 본격 미스터리!\"We\'re All Mad Here.\"2014년 제50회 메피스토상 수상 작가이자 2015년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신인상 수상 작가인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앨리스 더 원더 킬러》가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반전의 제왕! 이야기의 힘!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과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시즈쿠이 슈스케, 저우둥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미스터리를 출간해온 블루홀식스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미스터리 소설이다.《앨리스 더 원더 킬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가상공간에서 제한시간 24시간 안에 다섯 가지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신감각 본격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마지막 대반전에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원작 앨리스 시리즈의 팬이라면, 혹은 본격 미스터리 마니아라면 이 책을 읽고 분명 만족할 것이다. 맘껏 즐겨보시기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X 신감각 퍼즐 미스터리내 사전에 수수께끼란 없습니다. “나는 수수께끼를 죽이는 앨리스, 명탐정 ‘앨리스 더 원더 킬러’니까요.” 《앨리스 더 원더 킬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가상공간을 접목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독자를 놀라게 하는 신감각 본격 미스터리다. 아버지처럼 멋진 탐정이 되고 싶은 앨리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앨리스의 어머니. 이런 상황 속에서 앨리스는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해 아버지에게서 ‘수수께끼’를 선물 받는다. 선물은 바로 토끼 귀 모양 헤드기어 ‘화이트 래빗’을 끼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가상공간에서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다. 앨리스는 24시간 안에 다섯 가지 수수께끼를 전부 풀어야 한다. 현실세계에서 앨리스를 안내하는 것은 코모란트 이그리트라는 청년, 가상공간에서는 흰토끼다. 이렇게 해서 가상공간에서 구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의 모험이 시작된다. 모험의 마지막에는 기상천외한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첫 번째 수수께끼는 밀실 탈출 게임, 두 번째 수수께끼는 아기 유괴 사건, 세 번째 수수께끼는 다잉 메시지를 남긴 살인사건. 네 번째 수수께끼는 알리바이 트릭을 이용한 살인사건. 마지막 다섯 번째 수수께끼는 흰토끼와의 술래잡기다. 각각의 수수께끼들은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에피소트들을 변형해 재구성한다. 원작 앨리스를 읽은 독자라면 더욱 즐겁게 이 에피소드를 맛볼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독자라도 《앨리스 더 원더 킬러》를 경유해 원작을 엿보는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리 게임이 진행될수록 각 수수께끼의 퍼즐 조각들이 점점 맞춰지고 결국 하트 여왕으로 수렴된다. 잘 맞춰진 완성된 수수께끼 끝에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 깔끔하게 회수되는 복선, 되돌아보게 되는 자아의 내적 욕망, 기발한 아이디어, 참신한 트릭, 완벽한 논리, 이 모든 것들을 《앨리스 더 원더 킬러》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밌게 읽으셨던 분, 소름 돋는 전율을 만끽하고 싶으신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참신한 트릭! 기발한 전개! 신감각 본격 미스터리!“앨리스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하야사카 야부사카는 1988년 오사카 출생으로 교토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교토대학교 추리소설 연구회 출신이며 2014년 《○○○○○○○○ 살인사건》으로 제5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했다. 메피스토상은 일본 고단샤의 문예지 <메피스토>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미발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상이다. 이 상은 특별한 수상 기준 없이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며 매해 수상작의 수도 일정치 않다. 하야사카 야부사카는 이러한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본격 미스터리 작가로 급부상하기 시작한다. 2017년에는 《누구도 나를 심판할 수 없어》로 제1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앨리스 더 원더 킬러》는 이러한 작가가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가상현실과 접목해 본격 미스터리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하야사카 야부사카는 저자 후기에서 《앨리스 더 원더 킬러》의 집필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장 먼저 트럼프 병사 중에서 범인을 특정하는 순서를 생각해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추리소설의 찰떡궁합은 환상적이었다. 작품 초기 구상 단계에서 탐정 역할은 고단샤에서 출간한 시리즈의 탐정인 가미키 라이치였고 제목도 ‘이상한 나라의 라이치’였다. 그러다 첫 번째 문제와 세 번째 문제를 만들고 주인공도 앨리스라는 소녀로 변경했다. 당시 제목은 ‘앨리스 조련하기’였다. …… 그런데 마침내 본 작품의 전체적인 틀이 만들어지면서 한 편의 장편소설로 결실을 맺었다. 그제서야 앨리스가 어떤 소녀인지 눈에 보였다. 앨리스 더 원더 킬러.” 이렇게 해서 ‘앨리스 더 원더 킬러’가 탄생하게 된다. 덧붙여서 작가는 《앨리스 더 원더 킬러》야말로 드물게도 가장 후회가 적은 작품이라고 평한다. 한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새로운 걸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왕도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을 여는 것에서 창작의 기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점점 새롭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쓸 것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편하고 쉬운 길, 안전한 길을 두고도 새롭고 기발하고 참신한 길을 가려는 작가의 의지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이러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앨리스 더 원더 킬러》 같은 작품이 탄생하는 게 아닐까. 작가 쓰가토 하지메는 《앨리스 더 원더 킬러》를 극찬한다. 그 이유로 가상현실과 본격 미스터리의 궁합이 좋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의 말장난 또한 본격 미스터리에 친숙하게 녹아든다는 점을 꼽는다. 이어서 언어유희(퍼즐 구축)에 있어서는 하야사카 야부사카가 “현대 본격 미스터리의 선두주자”라고까지 덧붙인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일부 작품은 변태적인 요소로 유명하지만 공정하게 수수께끼를 풀려는 자세는 신중하고 진지하며 우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본격 미스터리의 정의나 공정 정신을 신성시하기까지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문예평론가 호소야 마사미츠는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도전적인 자세가 트릭이나 아이디어와 결합할 때 가상공간을 무대로 한 《앨리스 더 원더 킬러》 같은 작품이 탄생한다고 비평한다.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극찬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계속 진보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하야사카 야부사카가 새로운 미스터리 세계를 창조하도록 하기 위해서.” 앞서 살펴봤듯이 이토록 주목받는 신예가 국내에 상륙했다. 국내 독자 여러분들도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작품을 마구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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