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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과 죄책 - 일본 군국주의 전범들을 분석한 정신과 의사의 심층 보고서 (커버이미지)
    [인문]전쟁과 죄책 - 일본 군국주의 전범들을 분석한 정신과 의사의 심층 보고서
    • 노다 마사아키 지음, 서혜영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12-27

    이 책을 읽기 전에 ‘악의 평범성’을 말하지 말라!집단범죄 가해자 심리분석의 결정판. 김동춘, 우석균, 정희진 강력 추천!나치 전범들은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단죄되고, 오랜 추적 끝에 검거되어 처벌받기도 했다. 서독은 처음에는 자신의 죄를 외면했지만,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에 사죄한 이후 1980년대부터는 적극적으로 나치의 역사를 가르쳤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 노다 마사아키는 독일 사회가 과거를 뉘우치지 않았다면 유럽 각국이 독일의 통일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전쟁터에 남겨졌던 군인들만 처형당하고 수용소 생활을 했을 뿐, 주요 전범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사회 전체가 과거를 외면한 채, 군국주의를 추구하던 군인들이 물질주의를 추구하는 ‘회사인간’으로 변모했을 뿐이라고 분석한다. ‘권위적인 남성으로서 자만에 찬 일생을 산’ 아버지는 군의관으로 참전했지만, 전쟁에 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저자는 아버지의 전쟁을 조사하고 아버지뻘의 노병들을 인터뷰하며 인간성 회복의 길을 찾아 나섰다.유대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한나 아렌트는 성실하고 평범해 보이는 그의 잔학행위를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했다. 심리학자 밀그램은 평범한 사람들이 권위에 복종해서 타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강한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입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도 8장에서 밀그램 실험의 의의를 분석하고 일본군에게 적용한다. 그러나 이 책 전반에서 저자의 분석은 권위에 복종하는 개개인의 심리가 아니라, 수직적인 위계질서 속에서 인간을 도구화하며 감정을 마비시키는 일본 사회와 문화를 향한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 몰아넣고, 선망과 굴욕의 경계에서 공격성을 고조시켜 그것을 조직의 힘으로 바꾸는 메커니즘’은 현대 한국과 같다.식량과 물자 보급 없이 약탈을 전제로, 자국보다 훨씬 더 거대한 영토와 인구를 지닌 중국을 상대로 한 ‘15년 전쟁’에서, 동남아시아 각국과 태평양의 섬들에서 벌인 태평양전쟁에서, 전쟁이란 더 이상 ‘총을 든 군인들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정규전보다는 비무장 주민들을 학살하고 고문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731부대가 아닌 일반 부대에서도 군의관들이 일상적으로 농민들을 생체 해부하고, 초보 병사들은 살아 있는 포로들을 상대로 총검술 연습을 했다. 그런데도 일본군의 ‘전쟁신경증’ 발생률은 베트남전 참전 미군이나 아프가니스탄전쟁 참전 소련군에 비해 극도로 낮았다(17장). 다만 일종의 거식증인 ‘전쟁 영양실조증(104쪽)’으로 미라처럼 말라 죽어가는 군인들이 있었다.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는 ‘정신주의’를 강조하며 정신적 상처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환자들의 고통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났다.저자가 인터뷰한 전범들은 용기를 내어 전쟁범죄를 고백하고 반전 평화운동을 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이었지만, 전쟁 당시 직접 자기 손으로 생체 해부하고 여성들을 고문하고 아이들을 학살하면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전혀 겪지 않았고 악몽을 꾸는 일도 없었다. 난징대학살을 폭로한 군인들의 일기에서는 2만 명의 포로를 학살하면서 감정의 동요 없이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도취하거나 쇠고기 튀김 등 식욕을 나타낸 기록들이 보인다(451~452쪽). 감정이 왜곡된 사람들은 깊은 감정을 느끼는 대신 감상에 쉽게 빠지거나 갑자기 감정이 폭발하곤 했다. 저자는 전범들에게 당시에 어떻게 느꼈는지, 살해한 대상의 얼굴을 기억하는지 등에 대해 잔인하리만큼 집요한 질문을 던지며 그들이 ‘상처 입을 수 있는 인간’ ‘슬픔을 느끼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건조하고 절제된 문체로 담담하게 전달한다.동명의 원서 『戦争と罪責』 초판은 1998년 출간되었고, 2000년 『전쟁과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이 책 『전쟁과 죄책』은 초판을 번역한 서혜영 번역자가 2022년 출간된 문고판을 기준으로 표현을 다듬고 설명을 추가하는 한편, 저자가 한국과 관련해서 펼친 활동을 중심으로 새로 집필한 한국어판 서문과 초판 발행 후 독자 편지나 강연 등을 통해 느낀 점을 담은 2022년 문고판 후기를 수록했다.한국어판 서문에서 그는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중국의 조선족, 탈북민, 사할린의 조선인, 재일한국인과 재일조선인, 북미 한인 등 수많은 한인과의 만남을 되돌아보며, 일본의 한반도 침략에서 비롯된 한민족 디아스포라로 세계 각지에 흩어진 한인들이 서로 깊이 교류하고 디아스포라를 뛰어넘는 문화를 창조하기를 염원한다. 그 시작점은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서로 대화하는 것이다. “이 책은 서구 제국주의를 본떠, 한반도, 중국, 남아시아 사람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던 일본 천황제 군국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의 정신을 황폐하게 했는지, 다시 타자와 교류하는 정신을 되찾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 내면을 분석한 것이다.” 나치에 대한 자료와 분석은 넘치는데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논의는 극히 드물다. 한국 근현대사는 일본 군국주의와 떼려야 뗄 수 없다. 한국 독자들은 가해 군인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다가 우리 자신의 모습과 마주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여성학자 정희진은 군국주의 문화가 남성성을 어떻게 형성했는가에 주목, “이 책은 남성성이 실체가 아니라 규범임을 증명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 군사력 등 공사 영역에 걸쳐 세계 최고의 무장 국가인 한국사회의 필독서”라며 강력추천했고,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운영위원장은 “전범들의 정신분석에서 출발해 일본 사회 정신분석에까지 나아간다. 충격적인 동시에 감동적이고 희망의 울림이 있는 역작”이라고 격찬했다. 『전쟁과 사회』 『대한민국은 왜?』 등의 저서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조명해온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과거 저자와 만나 대담할 때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에 관해 이야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어쩌면 죄책 없는 일본보다 죄책 없는 한국이 훨씬 더 중병에 걸려 있는지도 모른다”는 뼈아픈 소감을 토로했다.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이코패스 같은 잔학행위를 저지르게 되었을까?군국주의 문화가 만들어낸 일그러진 우리들의 초상!밀그램 실험은 집단에 동화되고 강력한 권위 뒤에 숨어 스스로의 판단과 양심을 유보하는 인간의 약점을 드러낸다. 『전쟁과 죄책』은 그러한 보편적인 인간적 약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본군 전범들의 정신세계를 한 명 한 명 깊숙이 들여다본다. 그들은 왜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았을까? 왜 피해자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했을까? 어떻게 군대에서도 그렇게 잘 적응하고, 패전 후에도 성실한 직장인으로 잘 적응하고 살았을까?전범들은 어려서부터 가족 속에서, 마을에서, 학교에서 천황제 이데올로기로 세뇌당하며 군국소년으로 길들여졌다. 정체성이 형성될 때부터 천황과 국가를 위해 나머지를 희생시키는 강자의 논리를 내면화해, 효율과 타산의 관점으로만 인간을 대하게 되었다(358쪽). 그런 성장 과정 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은 더더욱 공감하지 못하는 ‘상처 입지 않는 인간’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갔다. 가령 저자는 어려서 부모와 조부모를 포함, 다섯 명의 가족과 사별했던 도미나가를 인터뷰하며 어린 소년의 무력감, 그 무력감을 돌보려 하지 않는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반성이나 회의 없이 ‘그대로 전쟁에 빨려 들어가는 청년’을 키웠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타자의 슬픔을 감싸 안는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평화는 없다고 생각한다(249쪽). 어려서 자신의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했던 도미나가는 중국인 포로를 참수하라는 명령을 받고 난생처음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동료와 부하들 앞에서 볼썽사납지 않게 보이는 데만 급급해한다. 그리고 단번에 목을 치는 데 성공하자, ‘이제 제대로 된 군인이 됐다는 실감이 났다’고 한다(220쪽). 군의관으로서 생체 해부를 하게 된 유아사 역시 그런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나 ‘실습 재료’가 된 농부에 대한 동정심보다는 동료들 앞에서 체면이 깎이지 않는 데만 집착한다(38쪽). 자신과 같은 계급,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들과의 관계만이 중요하다. 특히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란 선량한 청년 쓰치야(12~13장)의 변신은 섬뜩하다. 가난하고 못 배운 청년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헌병대에서 물고문을 처음 접하고 그만두려고 하다가 승진 후 그만두자고 생각이 바뀌고, 나중에는 ‘특고(정치·사상 분야를 담당한 경찰)의 신’이 되어 온갖 사건을 조작하고, 딱 죽지 않을 만큼만 최대치의 고통을 가하는 ‘고문의 달인’이 되어 버린다.이 책에 등장하는 전범들이 대체로 업무를 수행하며 잔학행위를 저질렀던 데 반해, 자발적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른 나가토미는 가학적인 남성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교과서적으로 보여준다. 몸이 약하고 민감한 소년을 억지로 ‘강한 남자’로 키워낸 폭력적인 가정환경과 학교 교육이 주입한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쉽게 사디즘으로 전화되었다. ‘그의 감정은 이데올로기적인 질서를 갖게 된다. 명예나 수치와 관련된 감정은 비대해지는 반면, 자신이나 타인의 슬픔과 기쁨에는 냉담해진다. 타자와 대등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인간관계는 늘 상하관계가 된다(279쪽).’이들의 모습은 왜 이렇게 익숙할까? 식민지 경험과 한국전쟁, 군부 독재를 거치며 군사문화가 자리 잡은 한국 사회의 병리 현상도 일본과 다르지 않다. 현대 한국의 민간인 학살은 만주국의 항일세력 토벌과 방식이 흡사하다. 만주국 판사로 자유를 탄압하다가 푸순전범관리소에 수용되었을 때는 마르크스주의를 선전하는 데 앞장서고 귀국 후에는 극우 논객으로 변신한 이모리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다. 저자는 그렇게 자기 자신을 조작하고, 타인도 조작 대상으로 보는 이모리 같은 사람들이 일본의 엘리트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질타한다(296쪽). 그들은 상황에 따라 편리하게 사상을 바꾸며 스스로를 세뇌한다.감정이 마비된 전범들은 패전 후 중국의 전범관리소에서 비로소 자기를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된다. 일제에 협력한 중국인들은 가차없이 처형당했지만, 저우언라이 총리의 관용 정책에 따라 일본 전범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142쪽). 영화 <마지막 황제>에 나온, 꼭두각시 만주국 황제 푸이를 수용했던 푸순전범관리소가 중심이 되어 전범들의 사상 개조에 주력했다. 중국 당국은 전범들의 자백과 피해자들의 고발장을 대조하고, 전범들이 죄를 인정하고 진정으로 뉘우치는지 살펴 1956년 전범 대부분을 기소 면제로 석방하고, 유기형을 선고한 사람들도 1964년까지는 모두 귀국시켰다(148쪽). 중국 귀환자들 상당수는 공산 국가에서 세뇌당한 사람들이라는 비난 속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전쟁범죄에 대한 증언을 지속하고 중국을 방문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등 죽는 순간까지 속죄하고자 했다. 물론 이모리처럼 사회의 기대에 과잉 적응하는 엘리트는 끝내 다른 길을 걸었다.끝까지 양심을 지킨 극소수의 사람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인간성 상실을 막기 위한 사회적, 개인적 조건이 책에는 부도덕한 전쟁에 휘말렸으나 끝까지 양심을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군의관 오가와(2~3장)와 병사 오노시타(14장)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비교적 선량한 사람들도 죄의식 없이 전쟁범죄를 저지르던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 타협하지 않고 건강한 정신을 지킬 수 있었을까?총검술 연습을 위해 포로를 참수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몇몇 승려 출신 군인이 있었다. 속세의 질서보다 더 높은 차원의 종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부도덕한 명령을 거부한 사례는 밀그램 실험에서도 나타난다. 오가와 역시 기독교적 가치를 추구하며 전쟁의 광기 속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었다. 이것은 종교인이 비종교인보다 더 도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일본 기독교 주류는 군국주의와 타협하고 전쟁을 정당화했다. 종교적 가치와 현실의 괴리를 인식하고 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고뇌하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종교의 힘으로 양심을 지킨다.무엇보다도 오가와와 오노시타가 타락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을 수단으로 보지 않고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 만주에서 태어난 오가와는 만주를 사랑하고 그 땅의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는 일본이 저지른 죄를 대속하고자 더 많은 고통을 맛보려고 군의관으로서 장교가 될 수 있었으나 일부러 일반 병사로 입대했고, 패전 후에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병든 일본군과 중국인 곁에 머물렀다. 중국국민당 치하에서 전범으로 처형당한 일본군들의 주검을 수습하며 무의미한 전쟁으로 자신들을 내몬 국가와 상관을 질타하는 그들의 유서를 읽었다. 그는 귀국 후 의료봉사를 펼치며 살았지만, 전쟁을 일으켰던 지배층이 청년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전몰자들의 유해를 야스쿠니신사에 합사하며 신격화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선다.오노시타는 일본 군대가 약탈과 방화, 강간을 일삼는 강도 무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된 후 동료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거리를 두었다. 그는 우월감이나 열등감 없이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대했다. 중국에서는 중국어를, 필리핀 네그로스섬에서는 비사야어를,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어를 익히며 그들과 더불어 살기를 바랐다. 귀국 후에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우익의 압박과 비난 속에서도 군인연금을 받지 않고 강도 무리에 속했던 과거를 금전으로 보상받기를 거부했다.저자는 부도덕한 권위에 복종하지 않기 위한 선택지를 몇 가지 제시한다. 우선 막강한 권위인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편 양심적 병역 거부를 허용한다. 그러나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병역 거부를 허용하기 어려우므로 이 방법은 한계가 있다. 제3의 선택지는 비인도적인 명령을 거부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국가의 세속적 권위를 넘어서는 권위(종교적 권위)를 따르거나 자신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교단이나 교회는 대개 권력과 타협해 왔으므로 종교가 있든 없든,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236~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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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촉 - 스킨십의 심리와 의학적 효능 (커버이미지)
    [인문]접촉 - 스킨십의 심리와 의학적 효능
    •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김종인 옮김
    • 황소자리
    • 2017-12-07

    ★ “바르텐스 박사, 당신은 정말 대단한 천재입니다.” ―Der Stern☆ “놀라운 책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더 많이 접촉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지금껏 당신이 몰랐던 접촉의 여러 효험과 일상에서 활용할 힌트를 발견할 것이다.”―Luxemburger Wort ★ “과학 저널리스트인 베르너 바르텐스는 언제나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글은 재미있고 유용하다.” ―Fur Sie☆“강력추천! 누구에게든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www.teetalk.de 촉각, 최초이자 최후의 감각…,사랑이자 치유이며 궁극의 행복에 이르는 길!모든 동물에게는 감각기관 있다. 이 안테나가 촉수를 뻗어 외부와 접촉하며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같은 종의 다른 동물과 대화한다. 이러한 접촉이 없다면 동물들은 짝짓기를 할 수도, 적의 공격을 감지할 수도, 공동체를 형성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접촉은 동물의 첫 번째 언어이자 궁극의 생존조건이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삶의 모든 단계에서 우리는 접촉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뇌과학과 의학, 심리학이 밝혀낸 접촉의 놀라운 효능부터 스포츠와 IT, 일상 영역으로 파고드는 접촉 산업의 현주소까지,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촉수는 어떤 상태에 있는가? 현대인의 촉각은 제대로 작동하며, 접촉의 효용가치는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고 있을까?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광범위한 답변서이다. 독일의 저명한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 베르너 바르텐스는 촉각의 탄생부터 사회적 역할, 의학적 기능 등 접촉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망라해 이 책을 써내려갔다. 의료현장에서 터득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사례를 토대로 접촉이 우리 삶에 주는 이익을 심리·의학·진화론적 맥락에서 설명하는 한편 스포츠와 의료, IT 영역으로 파고드는 접촉 산업의 현주소에 이르기까지 접촉의 다양한 측면을 발랄하게 조망한다. 만지고, 쓰다듬고, 안고…,그리워라, 접촉의 기억들!‘접촉하다’라는 단어는 여러 나라 언어에서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이 말은 직접적으로 만지는 행위를 이른다. 손을 잡고, 끌어안고, 부드러운 이불 속으로 들어가 기분 좋은 촉감을 체험하는 것. 동시에 이 단어는 어떤 느낌이나 상황에 압도당하는 순간, 그러니까 감정적·심리적인 상태를 은유한다. 그런데 속속 드러나는 신경과학과 의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육체적 접촉과 정신적 접촉 간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행복한 풍경을 볼 때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옥시토신 호르몬은 연인과 키스할 때 더 왕성하게 뿜어져 나온다. 속상한 상황과 마주할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낮선 누군가가 갑자기 내 몸을 만질 때도 똑같이 분출된다. 뇌가 정신적 접촉과 육체적 접촉을 비슷한 자극으로 간주하고, 동일한 신경 통로를 통해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정신적 접촉’은 비유가 아니라 직유인 셈이다. 나아가 뇌과학은 신체 접촉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고양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거듭 증명해내고 있다.“내 품에 안기렴. 나의 손길이 너를 치유할지니!”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접촉의 실제적 가치와 치유 효과를 강조한다.1970~1980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던 때였다. 막강한 의료 개입으로 사람의 손길 없이 조산아들을 돌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이 갖춰지고, 병원 인큐베이터에는 ‘건드리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붙었다. 그러나 기술적인 진보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물론 예외가 있었다. 몇몇 아이들이 조산의 위험으로부터 멋지게 회복한 것이다. 처음에는 의사들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병원의 추적조사 끝에 몇몇 야간 간호사들이 규정을 위반하고 우는 아기들을 팔로 안아 달래며 쓰다듬어 주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조산아용 집중치료실은 부모가 원하면 어제든 아기를 안고 쓰다듬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21세기 과학자와 의사들은 신생아에게 부모의 손길이야말로 그 어떤 의료적 처치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비단 아이들만이 아니다. 최근 버지니아 대학교 제임스 코언 교수는 사람들이 손을 잡는 이유와 이 단순한 행동이 지닌 믿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유익을 뇌 스캐너를 통해 상세하게 밝혀냈다. 여러 차례의 연구에서 코언은 손을 잡는 행동이 주관적인 공포감을 현격하게 낮추고 혈압을 비롯한 신체 기능에도 탁월한 효과를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맥락에서 실시한 다른 실험결과, 파트너로부터 애정 어린 접촉을 받지 못하는 남성은 대조군에 비해 스트레스의 생물학적 흔적이 쉬이 사라지지 않으며 심장장애와 심근경색,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접촉이 생명체의 생장을 돕고, 수명까지 연장시킨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속속 증명되고 있다. 심지어 바퀴벌레조차 접촉이 결여되면 발달장애가 오고 난세포를 만들지 못하는 등 시름시름 앓다 죽는다.‘밀어서 잠금 해제’접촉,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거듭나다안타까운 건 접촉에 대한 현대인의 모순적인 태도다. 청결을 중시하는 풍조가 확산하면서 우리는 타인과의 스스럼없는 접촉을 꺼리게 됐다. 그런 한편으로 호의적 접촉에 대한 욕구는 나날이 커진다. 세계 각국의 설문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바, 현대인의 절반은 접촉 결핍을 강하게 호소한다.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태생적으로 인간은 접촉을 통해 치유와 안녕을 얻도록 설계된 피조물이므로.이러한 틈새를 파고든 것이 이른바 접촉 산업이다. 현재 독일 웰니스 산업규모는 연간 700억 유로(87조 5천억 원가량)에 이르고 심신치료와 마사지, 커들 파티 등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성황을 이룬다. 이게 다가 아니다. 촉각의 파워는 21세기 IT 산업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니 엄지와 검지의 마술 같은 연동을 이용해 새로운 세상을 활짝 열어젖힌 아이폰이 그 선두주자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단, 포옹만은 공짜다저자 바르텐스는 최신의 학문적 인식들을 토대로 접촉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나게 들려준다. 특유의 쉽고 명랑한 문장으로 접촉의 기원과 효능, 접촉 산업의 현재와 미래까지 전망하는 이 베스트셀러 작가는 스위스 여성 학자의 말을 빌려 독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한다. “지금 당장, 두 팔로 파트너를 안으세요. 그러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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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커버이미지)
    [인문]정보와 커뮤니케이션
    • 이문학
    • 유페이퍼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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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의 쓸모 - 흙 묻은 손이 마음을 어루만지다 (커버이미지)
    [인문]정원의 쓸모 - 흙 묻은 손이 마음을 어루만지다
    • 수 스튜어트 스미스 (지은이), 고정아 (옮긴이)
    • 윌북
    • 2022-02-24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 선정 2020년 최고의 책✔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정신과 의사이자, 30년간 정원을 가꿔온 저자가 밝혀낸 삶을 바꾸는 식물의 힘✔정신의학, 신경과학, 심리학을 가로지르며 ‘정원의 쓸모’를 밝히다30년간 정원을 가꿔온 정신과 의사, 식물의 마법을 밝혀내다식물을 키우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이 책의 저자 수 스튜어트 스미스는 유명 정원 디자이너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처음으로 식물을 키우게 된다. 그는 식물을 돌보고 정원을 만들어가면서 식물과 정원이 마음에 주는 효능이 ‘약물 치료’, ‘심리 치료’와 비등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프로이트를 연구하는 심리 치료사이면서, 다양한 정신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과 만나는 정신과 의사라는 지점은, 저자가 발견한 ‘식물의 치유’를 독특한 시점으로, 동시에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밝힐 수 있게 해주었다.《정원의 쓸모》는 식물이 주는 치유의 힘을 과학적, 심리학적, 정신의학적으로 밝히는 책이다. 단지 ‘식물을 가꾸면, 마음이 정화된다’를 넘어 식물이 우리 뇌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이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이 정원에서 왜 안전감을 느끼는지, 정원을 가꾸는 과정인 다양한 파괴적인 속성이 어떻게 성장을 위한 파괴로서 인간 본성을 치유하는지 그동안 추상적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책에서 현실의 언어로 구체화된다. 교도소에서 식물을 가꾼 수감자들의 재범률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비행 청소년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폭력성을 줄이고, 자신감을 얻은 과정들을 보여준다. 우울증, 트라우마, 공황, 불안, 중독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기르면서 어떻게 그 마음이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식물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낸다. 이 책은 식물이 인간의 마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현실 적용 사례까지 밝혀내는 인간 마음을 위한 ‘정원의 쓸모’를 알려준다. 개인의 마음을 넘어, 사회적인 프로그램으로서의 원예의 가치까지 고찰해나간다. 정원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하다.손과 몸을 사용하면 정신은 자유로워진다식물을 가꾸는 일은 근본적으로 손을 사용하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비밀의 화원》 속 어둡고 부정적이었던 주인공 메리가 정원에서 땀을 흘리고, 방치된 곳을 변화시키면서 몸과 마음이 바뀌었던 것을 기억하는가?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는 움직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변화를 주고,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손과 몸으로 일하며 자유로워지는 것은 신경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몰두했을 때 ‘자신을 잊어버리는’ 느낌을 자주 말한다. 이런 몰입 상태에는 전전두엽 피질 활동이 둔화되는, 즉 일시적 전두엽 활동 감소가 일어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덜 감시한다. 이것이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과거에 집착하거나 과도한 자기검열에서 벗어나게 해주어,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정원 가꾸기는 야외 활동과 몰입 활동이 결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한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전혀 없다. 정신의학, 신경과학, 심리학을 가로지르는 지적 여정이 책은 식물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지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단순히 ‘식물이 정신 건강에 효과가 있다’를 넘어선다. 식물이 우리 마음에 작동하는 방식을 저자는 다양하게 분석해낸다. 정신분석적인 관점에서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잡초 뽑기, 가지치기 같은 정원 일은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정원에서는 이 파괴적인 행위가 성장을 위한 일들이 된다. 또한 정원은 ‘환상’을 충족해주는 공간이다. 정신분석학자 위니콧이 아동기의 환상 속 전능감이 인간에게 필요하다고 말한 것처럼 정원은 성인이 되어서도 환상의 충족을 가능하게 해주는 공간이 된다. 씨앗이 부리는 번성의 마법, 그리고 무언가를 자라게 하는 경험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북돋워준다.정원이 가지는 또 다른 특징은 ‘안전감’이다. 인간은 진화학적으로도 타인을 관찰할 수는 있되, 나는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는 공간을 안전하다고 여겨왔다. 사냥을 하고 야생에서 살았을 때의 본성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러한 본성을 현대인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충족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은 모두가 알고 있듯 그리 안전하지 않다. 대신 정원은 인간의 본성에 맞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현실과의 고리를 유지하면서도 야외에 나가 건강한 활력을 주면서, 안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식물을 자라게 하는 ‘창조성’에도 주목한다. 이 창조성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근원이며, 동시에 자신감을 준다. 어떠한 예술 활동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조 활동이므로,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다. ‘생명’을 자라게 했다는 자신감은 자기 존중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이는 좌절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가장 평등한 공간, 정원정원은 가장 평등한 공간이다. 전통적으로 서양에서 가꿔온 정원을 생각하면, 자연을 거스르거나,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소였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정원은, 도시 속에서 자연을 가져올 수 있는 최소의 공간이자, 인간의 마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개방적인’ 장소다. 정원을 고상한 취미생활이라든가, 부의 상징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정원은 어떤 공간보다 인간 사회에서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있는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낮은 소득 때문에 겪게 되는 정신 건강의 불평등은 녹색 공간에 접근함으로써 최대 40퍼센트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공적 공간으로서 정원의 쓸모는 사회적으로도 더 논의되어야 한다.“자연은 우리 사회 구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꽃, 나무, 채소는 개인의 부나 계급과 무관하게 자란다. 식물은 대체로 자가 복제를 하기 때문에 정원에는 돈의 꾸준한 흐름도 필요 없다.”저자가 말하는 정원의 쓸모는 그래서 더 유의미하다. 정원의 속성은 인간을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주류 사회와 다르게 자연으로 다가가는 ‘급진적’인 성격이 존재한다. 도시 속의 정원은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데도 아주 효과적이다. 지역 속의 중심 공간이 되는 동시에, 일터와 집이 아닌 제삼 공간이 되어 인종, 계급 등의 갈등을 통합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저자는 특히 공동체적 성격으로서의 정원 가꾸기 프로그램을 주목한다. 정원에서는 음식을 재배하고 나누는 아주 기본적인 행위가 공유되기 때문에 그들의 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사람들은 큰 위안을 받는다. 정원은 인간 본성에 새겨진 자연에 대한 본능을 충족해주고 위안을 준다. 자연과 식물을 통해 위안을 얻는 인간의 본성을, 식물을 키움으로써 모두를 위한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회복할 수 있다. 정원은 우리가 되찾아야 할 오래된 미래다. 인위적이고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을 위한 원예, 쓸모를 위한 정원을 우리 곁으로 가져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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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 중독 -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커버이미지)
    [인문]정의 중독 -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 나카노 노부코 (지은이), 김현정 (옮긴이)
    • 시크릿하우스
    • 2022-02-24

    왜 나는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고 힘들어할까?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나를 괴롭히는 감정적 고통에서 벗어나라★★★ 20만 독자가 선택한 아마존 재팬 베스트셀러당신은 어떨 때 타인을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가? 연인이나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 상사에게 갑질과 성희롱을 당했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별 생각 없이 SNS에 올린 사진이 생판 모르는 사람의 심기를 건드려 ‘경솔하다’ ‘잘못했다’ 등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나에게 상처를 준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운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타인을 용서하지 못해서 괴롭고, 그런 자기 자신을 용서하기가 힘든 상반된 감정에서 고통받는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갉아먹는 괴로운 일이다.SNS 등 온라인에서 선을 넘은 비난과 욕설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난의 대상은 연예인, 일반인, 기업 등등 다양하며, 비난 이유는 명백한 잘못에서부터 단순 실수, 무지에 의한 논란, 근거 없는 오해까지 여러 가지다. 비난의 말들을 살펴보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지도 않았고 당사자와 관계도 없는데, 강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마구 쏟아낸 말들이 아주 많다. ‘저런 짓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호되게 벌을 받아야 해’, ‘난 옳고 쟤는 틀렸으니까 심한 말을 퍼부어도 괜찮아’…. 이또한 일면식도 없는 상대에게 공격적인 말을 퍼붓고 완전히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용서할 수 없는’ 감정이 폭주한 상태다. 책 《정의 중독》은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감정을 뇌과학의 관점으로 풀어내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행복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일본의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나카노 노부코는 벌할 대상을 찾아 헤매고 타인을 절대 용서하려 하지 않는 상태를 정의에 취해 버린 중독 상태, 이른바 ‘정의 중독’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누구나 정의 중독 상태에 빠질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뇌는 비난받아 마땅한 대상을 찾아 벌하는 데 쾌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정의의 철퇴를 가하면, 뇌의 쾌락중추가 자극을 받아 쾌락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 쾌락에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정의감에 중독된 뇌는 항상 벌할 대상을 찾아 헤매고, 타인을 절대 용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 중독 행위로 인해 쾌감을 느끼는 동시에, 상대를 미워하고 매도하는 자신을 후회하거나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한다. 저자는 타인의 실수를 비난하여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순간의 쾌락을 얻는다 해도, 매일 타인의 언행에 강한 분노를 느끼는 것은 결코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뇌 구조를 이해한 뒤,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한다.모든 사람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할 수만 있다면 타인에게 필요 이상의 분노와 불만, 미움의 감정을 품지 않고 평온하게 사는 편이 자신을 위해 좋은 것은 분명하다. 책 《정의 중독》은 그러한 삶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해소하여 마음 편히 살아가기 위한 비결을 알려 준다. 양날의 검이 된 SNS인터넷 시대에 더 불편해진 관계들‘내가 무조건 옳다!’ 모두의 마음속에 잠재된 정의 중독왜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할까? 청순한 모범생 이미지로 잘나가던 여성 탤런트가 불륜을 저질렀다, 식당 종업원이 문제될 만한 영상을 장난으로 SNS에 올렸다, 대기업이 광고에서 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물론 불륜은 법적으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식당 영업을 방해할 만한 영상을 올리는 행위는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또 광고에서 특정 사람들을 차별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지도 않았고 당사자와 관계도 없는데, 강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이 생긴다면? 유명인의 불륜 스캔들이 보도될 때면 “어떻게 저런 짓을! 저건 절대 용서하면 안 돼”라며 비난을 퍼붓고, 누군가의 문제 영상이 올라오면 그가 일반인이더라도 그는 물론 가족들의 신상 정보까지 공개해 버린다. 또 기업의 광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당 상품과 관계없는 부분까지도 죄다 들추어내 따지고 든다.타인을 용서할 수 없는 감정의 발로는 뇌 구조와 큰 관련이 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주장하는 상대를 가만두지 않는다거나 특정 팀을 응원하는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는 정의 중독의 아주 흔한 예다. 직장에서의 권력형 갑질 역시 경험에 근거한 본인만의 정의를 끼워 맞추고 벗어나지 않도록 강요하는 정의 중독의 양상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를 구속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상사나 선배의 입장에서 경험이 부족한 부하 직원이나 신입 사원을 보면,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거지?’ ‘내가 신입일 땐 저거보단 잘했는데’ 하고 속이 터질지도 모른다. 상대를 위해 가르쳐 주려던 의도였더라도 ‘난 옳고 넌 틀렸어’라는 사고 회로에 갇히면 그것이 바로 정의 중독 상태이며, 상대방 입장에서 봤을 때 권력형 갑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TV에서 부모가 자식을 학대했다는 끔찍한 뉴스를 접할 때 시청자인 우리는 그야말로 무관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정의를 확보한 상태에서 ‘나는 저렇게 아이를 학대하지 않아’라고 생각한다. 속으로 ‘미친 놈, 저런 건 봐주면 안 되지! 자기도 당해봐야 돼! 저런 건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해!’라고 생각하며 신상을 털거나 SNS에 과격한 의견을 쓰는 행위, 그것이 바로 정의 중독이다. 정의 중독의 사고 패턴은 한번 생기면 멈출 수 없기에 위험하다. ‘저런 짓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호되게 벌을 받아야 해’ ‘난 옳고 쟤는 틀렸으니까 심한 말을 퍼부어도 괜찮아’. 사람이 본래 갖고 있던 냉정함, 자제력, 배려심, 공감력 등은 모두 사라지고, 평소와 너무도 다른 공격적인 인격으로 변해버린다. 자신과 다른 것을 모두 악(惡)으로 간주하며, ‘몰상식한 인간’이라 규정짓고 어떻게 공격할지 고심하게 된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 각각의 집단마다 다른 정의 기준을 가지고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 속한 외의 것은 받아들이지 않고 공격하는 습성을 지녔다. 자신의 집단을 지키기 위해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 행위를 정의라 생각하고, 사회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로 인식한다.이런 상황을 가시화한 것이 바로 인터넷의 출현, 특히 SNS의 보급이다. 실제로 타인을 대면하는 현실 세계에서는 잘 참으면서,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비대면 세계에서는 공격적으로 변해 인신공격성 댓글을 쓰는 이른바 ‘악플 테러’를 한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는 대신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는 욕구의 표현인 셈이다. 나와 상반된 의견을 가진 대상을 어떻게든 찾아 싸움을 걸면 그만큼 자신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정의의 수호자’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SNS에서는 비슷한 성향의 집단에서 원하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게 된다. 어느새 자신은 옳고, 자신의 주장이 곧 정의이며, 그것이 세상의 진리라고 믿는 확증 편향이 나타난다. 누구나 정의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며, 결코 개인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정의 중독 행위에 쾌감을 느낌과 동시에 상대를 매도하는 자신이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괴로움 역시 밀려온다. 상대를 실컷 욕하고 난 뒤, 돌아서서 후회하거나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이다. 서로 헐뜯고 매도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증오심만 점점 커져 가는 세상. 타인의 실수를 비난하여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순간의 쾌락을 얻는다 해도, 매일 타인의 언행에 짜증내며 분노를 느낀다면 결코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없다. 내 감정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내 탓이 아니라 뇌 탓이다미움의 감정에서 벗어나 평온한 마음으로 사는 법 타인에게 비난받아 상처를 입는 것, 타인을 비난하여 쾌감을 얻는 것, 그러한 마찰이 두려워 소통 자체를 꺼리거나 의사 표시를 자제하는 것 모두 결국은 여러 관계 사이에서 상호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사람에게서 상처받지 않지 않으려면 아무와도 관계 맺지 않고 혼자 살거나 가치관이 잘 맞는 사람만 만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과 관계 맺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용납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바보 같다’며 끊어 내거나 미워하지 말라고 이 책은 말한다. 그보다는 ‘내가 혹은 내 뇌가 용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자신의 인생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책 《정의 중독》에서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의 중독에 빠진 삶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해소하여 마음 편히 살아가기 위한 쉽고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우선 ‘내가 혹은 내 뇌가 용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정의 중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생활 속 뇌 습관도 제시한다. 새로운 길로 걸어보고, 안 먹던 음식도 먹어보는 등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습관을 들여 ‘메타인지’를 높이는 것이다. 메타인지 능력이 없는 사람은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타인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동시에 자신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려면 좋은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메타인지 능력이 완성되는 30세 즈음까지는 계속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인생에서 젊은 시절, 특히 20대 시기에 만난 사람, 존경했던 사람의 영향이 큰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다. 완전한 사람은 없다. 그것은 나 자신도, 타인도 마찬가지다. ‘저 인간은 바보다’ ‘저 인간 미쳤나 봐’라고 느낄 때의 그 ‘저 인간’에게도 인격과 감정, 생각이 존재한다. 저자는 자신과 다른 그 무언가를 바로 부정하지 말고 일단 받아들인 뒤 포용해 보기를 권한다. 상대의 발언을 평가하고 부정하기 전에 왜 상대가 그런 말을 했는지, 거기에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정의 중독》의 저자는 한번 그 감각을 느끼고 나면 ‘내가 정의다’라는 생각은 더 이상 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지성의 빛’이라고 말한다.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고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에게 책 《정의 중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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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 문해력을 높이고 언어 감수성을 키우는 우리말 핵심 표현 100 (커버이미지)
    [인문]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 문해력을 높이고 언어 감수성을 키우는 우리말 핵심 표현 100
    • 강성곤 지음, 이크종 그림
    • 노르웨이숲
    • 2024-02-19

    내가 무심코 쓰는 말이 잘못된 표현일 수 있다!올바른 맞춤법과 정확한 표기 그리고 차별하지 않는 중립적 표현까지.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언어 감수성을 키워주는 책 ‘걸맞은’과 ‘걸맞는’, 뭐가 맞을까?, ‘너머’와 ‘넘어’는 어떻게 다를까? “고등어 두어 마리만 주세요”라고 말할 때 두어는 어느 정도를 지칭하는 것일까? ‘난이도가 높다’라는 말, 바른 표현일까? ‘여류 작가’, ‘처녀작’이라는 말을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공식석상에서 나를 예의 바르게 소개하는 방법은 뭘까? 사과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절할까? 문해력이 화두다. 보통 문해력을 얘기할 때 맞춤법을 틀리지 않고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까지가 주로 얘기된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고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문해력의 본질은 소통이다. 소통의 핵심은 바로 상황과 맥락에 맞게, 그리고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말하고 듣기, 읽기와 쓰기다. 이러한 이유로 언어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해왔고 이것이 언어의 자연스러운 속성이다. 최근의 시대 정신은 소수자와 약자를 차별하지 않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이다. 일례로 최근 영미권 최대 출판 그룹인 하퍼콜린스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와 ‘미스 마플’ 시리즈에 담긴 일부 인종차별적 표현을 아예 삭제하거나 다른 단어로 바꾼 것이 화제가 된 일이 있기도 하다. 요컨대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은 정확하게 말하고 있는지, 그리고 소수자와 약자를 차별하지 않고 말하고 있는지, 상황과 맥락에 맞게 말하고 있는지, 나 뿐만 아니라 방송·신문 등 미디어 언어까지 우리 주변의 언어 생활에 민감하게 촉각을 세우자라고 제안하고 있는 책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에서 다루는 우리말 표현 100개는 맞춤법, 띄어쓰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입말을 중심으로 자주 틀리는 표현, 뜻을 알고 바르게 써야 하는 표현들 뿐만 아니라 차별과 혐오가 담겨있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표현들까지를 가려 묶었다. 또 이왕이면 덜 썼으면 하는 일본어·영어식 표현의 잔재들을 꼬집고 있으며 숫자 세는 법, 사과 잘 하기 등 일상 속에서 좀 더 세련되게 말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ㅔ’와 ‘ㅐ’, ‘거’와 ‘거:’ 등 한국어의 정확한 음가찾기와 음가내기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들며 표준발음 연구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것은 이 책의 차별화 지점 중 하나다. 베테랑 아나운서의 경험과 이론 그리고 유쾌한 그림이 만난우리의 언어 생활에 대한 건강한 문제 제기 저자 강성곤은 1985년 KBS에 입사해 2022년 정년퇴임하여 37년간 공영방송 아나운서로 일해왔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저자는 “국어를 사용하는 가장 예민한 관찰자요 철저한 검수자”이며, ‘말하기’와 ‘읽기’ 영역에서 본보기의 역할을 부여받았다라고 밝힌다. 이러한 아나운서의 사회적 역할과 소임에 대해 민감한 저자는 현장을 너머 KBS한국어진흥원의 모태인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교육팀장을 시작으로 국립국어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외부 기관에서도 표준어·맞춤법·방송언어 관련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활발히 했다. 무엇보다 KBS한국어능력시험 출제 및 검수위원으로서 2004년 첫 회부터 2020년까지 함께 하면서 한국어와 맞닿은 다양한 국면을 직접 경험하고 체화하며 바른 한국어 사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벼려왔다는 것이 강성곤 저자의 특별한 지점이다.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은 이러한 저자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의 언어 생활에 대한 건강한 문제 제기를 한다. ‘유명세’, ‘회자’, ‘희귀암’ 등 우리가 관성적으로 쓰고 있는 표현에 대하여 원래 말뜻을 알고 적절하게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직격탄을 날리다’와 같은 거칠고 사나운 표현이 방송에 자주 출몰하는 것을 지적하며 이는 ‘정면 대응하다’와 같은 다른 표현으로 바꿔 말할 것을 제안한다. 또 온도 눈금인 섭씨, 화씨와 같은 외래어도 그 말의 유래를 따져보면 중국이 섬세하지 못하게 이름붙인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며 이미 우리 생활에 정착된 외래어라도 고쳐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를 언급하며 이는 「미운 새끼 오리」나 「미운 아기 오리」로 바꿔 말하고 표기해야 한다는 꼬집는 대목은 문제적이다. 누군가가 ‘아기 오리’가 아닌 ‘오리 새끼’를 선택할 때에 매개된 힘 있는 자의 시선 그리고 단어 위치 하나에도 어감이 달라지는 것을 알아채리는 언어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이크종이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임익종의 익살스러운 삽화로 100편의 언어 장면들을 소환하며 우리들의 언어 생활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베테랑 아나운서의 우리말에 대한 일갈을 읽는 것은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이 어울린 교양있는 언어 생활에 대한 상을 세우는 데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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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커버이미지)
    [인문]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4-02-19

    《타임》, 《NPR》, 《시카고 트리뷴》 등 주요 매체 20여 곳에서 2019년 ‘올해의 책’을 휩쓴 베스트셀러“이 책의 훌륭한 점에 대해 말하자면 2박 3일에 걸쳐 이야기해도 부족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책의 존재, 이 작가의 존재에게서 진실한 위로를 받았다.” _하미나(『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정신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관한 책이 이렇게 직접적이고, 꾸밈없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드물다.” _대니 샤피로(『계속 쓰기』 저자)오늘도 조현병에 맞서마음의 현을 맞추고 있습니다스키조프레니아(schizophrenia)는 한국에서 오랜 기간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다가 2012년 국회에서 병명을 개정하는 법령이 공표되면서 ‘조현병’으로 불리게 되었다. ‘조현’이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잘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조현병을 설명할 때 가장 비유하기 좋은 질병 모델은 당뇨병이다. 발병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며 완치도 불가능하지만 약을 통해 증상을 통제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조현병은 뇌에서 발생하는 질병이며 세간의 편견과 달리 다중인격·인격분열과 연관이 없고, 〈뷰티풀 마인드〉 주인공 존 내시가 그랬듯 망상과 환각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조현병은 자펙스펙트럼장애처럼 조현병스펙트럼장애의 한 유형이고 다른 유형으로는 조현정동장애, 망상장애 등이 있다.우리 개개인을 악기라고 한다면 함께 모여 사는 이 사회를 오케스트라라고 말할 수 있다.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악기와 같은 조현병 환자들은 그럼에도 오케스트라 일원으로서 다른 악기들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현을 조율하려는 나날들을 보낼 수밖에 없고, 그 애쓴 흔적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이 책은 단순히 질병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현병을 앓는 가족을 살해한 엄마와 동생의 사건을 조명하고, 조현병을 가진 소녀가 괴담을 믿음으로써 다른 친구를 칼로 찌른 사건을 살펴보면서 정신질환을 충분한 숙고 없이 범죄의 원인으로 환원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안일한 행동인지를 꼬집는다. 그리고 예일대 재학 중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결국 퇴학당한 경험을 들려주면서 정신질환을 겪는 학생들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고발한다. 또한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의 행동과 말이 의료진에 따라 곡해되고 달리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며, 한국에서도 논란이 많은 정신질환자의 비자발적 치료에 관한 공론장을 제공한다.직접적이고 꾸밈없으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 책은 조현병을 포함해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정신질환자가 스스로를 잘 돌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생하게 들려준다.뼈아픈 개인사와 날카로운 탐구를 통해정신질환에 대한 사유를 확장시키는 책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상승세였던 정신질환 진료 환자 수가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취업 한파를 넘어 취업 빙하기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20대 환자 수의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신질환은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척도가 되어 가면서 그 관심과 중요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은 경험을 토로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으며, 시청자는 그들의 병에 공감하고 연민의 시선을 건넨다. 하지만 같은 정신질환인데도 어떤 병을 앓고 있다고 하면 거리를 두고 외면하고 비난함으로써 그 병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못하게 만든다. 바로 조현병이 처한 한국 사회의 현주소다.조현병은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흉악 범죄의 원인이라는 편견 탓에 조현병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1.4%인 반면,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0.1%에 불과하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만 따지면 0.1%보다 훨씬 낮은 셈인데,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가 우리 기억에 얼마나 삐뚤게 각인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오히려 정신질환자들의 범죄 원인은 특정 병을 죄악시함으로써 의료적 개입을 차단해서 결국 당사자가 그 병에 잠식되도록 방치하는 사회 풍토에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사자의 경험을 전해 들음으로써 간접 체험을 하는 것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과 감정의 세계를 언어화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도 버거운 작업이며, 특히 파멸적인 질병인 조현병을 겪는 사람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기능 조현병 환자로서, 동시에 뛰어난 소설가로서 이 드물고 어려운 일을 해낸다. 조현병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고통과 현실을 마치 소설 속 장면처럼 촘촘하고 생생하게 묘사하는 한편,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는 DSM(미국정신의학회가 작성한 정신질환의 진단 기준) 등 정신의학 지식을 분석적이고 적확한 언어로 설명하고 그 쟁점을 고민하게 만든다.하마터면 존재하지 않았을 책,거절과 외면을 딛고 피어오르다저자의 데뷔 소설인 『천국의 국경』은 2017년 문학잡지 《그랜타》에서 선정한 ‘40세 미만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21인’에 뽑히는 등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화려한 찬사를 받기까지 그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여러 출판사에서 총 41번의 거절을 받았고 끝내 에이전트마저 포기해서 스스로 원고를 투고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조율하는 나날들』 또한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저자가 3년에 걸처 에이전트에게 조현병에 관한 책을 써 보고 싶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후에, 그레이울프프레스가 주관하는 논픽션상에 공모하여 당선됨으로써 마침내 출간될 수 있었다. 이에 저자는 책을 낸다는 것은 운(luck)의 영역이면서도 끈질김(stubbornness)의 영역이라고 말한다.저자는 출판사에서만 거절을 받은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게 거절당하고 외면당하는 나날들을 살아왔다. 이 책은 거절과 외면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꼿꼿이 피어난 이야기들로, 정신질환으로 인한 고통과 좌절 속에서 몸부림치면서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저자의 의지를 절절히 느낄 수 있다.현재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글을 쓰고 있으며, ‘the unexpected writing academy’라는 글쓰기 수업을 통해, 정신질환을 가졌든 아니든 자신만의 장애물과 사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일상에서 각자의 속도에 맞춰 마음의 현을 맞추도록 돕고 있다.변화무쌍한 열세 조각으로 꿰매고 엮은 아름다운 세계「진단」에서는 8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마침내 조현정동장애라는, 자신에게 맞는 진단을 받기까지의 여정과 정신의학의 바이블이라 일컫는 DSM의 역할과 한계를 정신질환자의 시선에서 명확히 짚어 낸다.「악령 들린 자들의 병리학」에서는 조현병을 앓는 가족을 살해한 엄마와 동생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강제 치료에 대한 논의와 그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입장을 살펴본다. 「고기능」에서는 “정신에 문제가 있는 환자이지만, 나도 그저 ‘당신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자신이 명문대를 나왔고, 사업을 했으며, 결혼도 했다는 것을 말함으로써 ‘고기능’ 정신질환자로 보이기를 바라는 속내를 밝힌다.「예일대는 널 구해 주지 않아」에서는 예일대 재학 중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결국 퇴학까지 당한 일화를 들려주며 현재 정신질환을 겪는 학생들이 궁지에 몰린 현실을 직면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서는 양극성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캠프에 보조 교사로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정신질환자로서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 대한 뼈아픈 고민을 들려준다.「병동에서」에서는 병에 따라 계급이 정해지는 정신병원 속 사회와 외부인은 알 수 없는 폐쇄병동의 민낯을 드러낸다. 「슬렌더맨, 아무것도 아닌 자, 그리고 나」에서는 두 소녀가 ‘슬랜더맨’이라는 괴담을 신봉하여 다른 친구 한 명을 칼로 찌른 사건을 파헤친다. 저자는 자신이 어렸을 적 경험한 비슷한 사례를 들려주면서 범죄의 원인을 단순히 정신질환으로 환원하려는 시각을 경계하면서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다층적인 시각에서 재구성하여 탐구한다.「현실, 영화」에서는 〈루시〉 같은 공상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정신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현실에 어떤 파장이 일어나는지를 보여 준다. 「존 도, 정신증」에서는 SNS에서 한 남자의 수배 글을 본 뒤 과거 연인에게 강간당한 트라우마가 환각·사고장애·망상·긴장증·사회인지 결함의 형태로 나타나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린다.「지옥의 나날들」에서는 자신이 이미 죽었다고 믿는 코타르 증후군을 겪으며 죽음이라는 희망조차 가질 수 없었던 지옥 같은 나날들의 이야기를 회고한다. 「추락의 욕구」에서는 창밖으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 사진가 프렌체스카 우드먼의 삶과 작품을 통해, 뛰어내리는 사람들과 그 행위의 의미에 대해 다룬다.「치마요」에서는 조현병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만성 라임병’이라는, 주류 의학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진단을 통해 몸과 마음, 고통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경계 너머로」에서는 조현병을 어떤 유용한 능력에 접근하는 도구로 바라보면서 철학, 종교, 영성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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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에 대한 여덟가지 이론들 (커버이미지)
    [인문]종교에 대한 여덟가지 이론들
    • 대니얼 팰스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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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절의 기술 - 철학은 어떻게 삶을 버티게 하는가 (커버이미지)
    [인문]좌절의 기술 - 철학은 어떻게 삶을 버티게 하는가
    • 윌리엄 B. 어빈 (지은이), 석기용 (옮긴이)
    • 어크로스
    • 2021-03-03

    “철학이 다루는 것은 삶의 기술이어야 한다”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에픽테토스…위대한 스토아 철학자들이 알려주는 최선의 인생 전략“철학이 다루는 것은 ‘삶의 기술’이어야 한다.” 에픽테토스의 말이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같은 2천 년 전 스토아 철학자들은 전쟁과 재난으로 좌절을 겪는 동시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인생이 우리에게 건네는 좌절이라는 레몬을 (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바꿔주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2천 년 전보다 복잡하고 불확실하다. 하지만 ‘인생에서 좌절은 피할 수 없고 좌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만을 바꿀 수 있다’는 건 불변의 법칙이기에, 스토아 철학의 지혜는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좌절의 기술》은 스토아 철학자들이 개발한 전략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침서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좋은 삶을 위한 가이드(A Guide to the Good Life)》를 쓴 라이트 주립대학교 교수이자 탁월한 스토아 철학 연구자 윌리엄 B. 어빈의 역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처벌을 앞두고도 유머를 발휘한 율리우스 카누스나 평소처럼 담담했던 아그리파누스 같은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야기에서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좌절에 맞선 여러 사람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그리고 좌절에 대처하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스토아 철학의 전략을 전해주는데, 이 책에서 1세기 스토아 철학의 전략은 20세기 심리학의 기법을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살면서 누구도 좌절을 피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좌절을 잘 다룰 수는 있다. 피할 수 없는 좌절을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열쇠가 바로 좌절의 기술이다. 인생이 안기는 여러 문제로 힘겹다면, 좌절의 기술을 연마했던 스토아 철학자들의 지혜를 만나 보자. 이 책이 세상을 더 낫게 하진 못할지라도 당신의 인생만큼은 바꿀 것이다.“인생에서 좌절은 상수고, 변수는 우리의 태도다”고대 스토아 철학자들부터 현대의 사람들까지회복력 있는 단단한 사람들의 비밀좌절을 겪을 때 망가질 수 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좌절 후에도 빠르게 회복하는 사람이 있고, 심지어 타격을 입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책에서는 회복탄력성을 발휘해 좌절에서 회복했던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3세 베서니 해밀턴은 평소처럼 서핑을 하러 나갔다. 그때 회색 물체가 불쑥 나타나 소녀의 왼팔을 물어뜯었다. 베서니는 이미 서핑 대회에서 열 개도 넘는 트로피를 받았고, 상어의 공격을 받기 전까지는 프로 선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 그는 이제 서핑 대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고 발생 후 26일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시험 삼아 서핑을 해봤다. 몇 번 넘어지긴 했지만 한 팔만으로도 서핑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기법을 수정해나가면서 성공적으로 파도에 올라탔다. 2년 후 해밀턴은 전미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프로로 전향한 후에도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베서니 해밀턴은 닥친 불행에 분노나 자포자기로 대응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이 강조하는 삶의 태도다. 처벌을 앞두고도 담담했던 아그리파누스와 유배지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았던 고대 철학자 무소니우스 루푸스, 심각한 강간상해를 당하고도 평범한 일상을 회복했던 앨리슨 보타, 신체 능력이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삶에 대한 의욕을 놓지 않은 루 게릭, 소위 ‘식물인간’ 상태에서도 왼쪽 눈을 이용해 책을 썼던 장 도미니크 보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구분하고, 분노하거나 절망하거나 포기하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이자, 그들이 단단하게 회복력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비밀이었다.“오늘날 자기계발서는 스토아 철학에 대한 각주다”고대 스토아 철학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왜 지금 스토아 철학이어야 하는가스토아 철학은 오늘날 자기계발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라이언 홀리데이의 여러 저서를 비롯해 《신경 끄기의 기술》, 《시작의 기술》, 《불행 피하기 기술》, 《타이탄의 도구들》 같은 많은 베스트셀러가 스토아 철학의 영향 아래 있다. 2020년 1월 BBC 온라인판에서는 〈철학자들이 당신의 2020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유(Why philosophers could be the ones to transform your 2020)〉라는 제목 아래 스토아 철학자들을 비롯해 옛 철학자들이 자기계발서를 통해 현대의 구루로 소환되고 있는 현상과 배경을 분석하기도 했다. 인생에 긍정적인 일만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부정적인 일이 더 많이 벌어진다. 무엇보다 이제 세계가 계속 발전하고 풍요로울 거라는 환상과 낙관은 사라졌다. 현대 사회는 금융위기, 기후변화, 전염병 등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에겐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좌절에 대비하기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스토아 철학은 전쟁과 위기의 시기에 태어났고, 그 와중에 내면의 평화를 얻는 전략을 제공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사람들을 망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물에 관한 그들의 판단이다.” 살면서 벌어지는 문제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지만, 그 문제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내면과 태도는 우리가 다스릴 수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내면을 다스리기 위해 만든 생각 도구는 현대 심리학에서 ‘앵커링’과 ‘프레이밍’이라 부르는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앵커링을 이용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떻게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을지 상상하고, 상상한 상황을 기준으로 현재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결론 내리곤 했다. 그들은 좌절이 평정심을 깨뜨리지 않도록 프레이밍 역시 적극 활용했다. 가령 세네카는 “좌절을 만난다는 것은 신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역설적인 증거”라고 여겼다. “신은 자녀들이 고난과 괴로움과 상실의 고통을 알게 됨으로써 참된 힘을 얻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좌절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부정적 감정을 억제하고 좌절을 오히려 도전해볼 만한 일로 인식했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좌절에 대처하는 전략의 정수를 담은 이 책 《좌절의 기술》은 불확실한 세상이 안기는 좌절에 대응할 당신의 능력을 키워줄 것이다.“삶의 전투력을 키우는 철학적 사고법”위대한 스토아 철학자들에게 배우는 좌절의 기술 4좌절의 기술 1 최악의 상황을 미리 상상해본다는 것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은 자기 삶이 더 나빠질 수 있는 경우들을 주기적으로 꼭 상상했다. 그들은 현재 상황을 그들이 상상한 상황과 비교함으로써 지금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결론 내리고 현재의 삶에 감사하고는 했다. 이것을 우리 삶에 적용해보자. 가령 아끼는 누군가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다고 상상해본다. 다음에 그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내 곁에 당연히 있는 존재가 아니며, 그 사람이 계속 살아 있다는 사실에서 작은 기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좌절의 기술 2 좌절은 다르게 바라볼 때 끝난다세네카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이 어떻게 저질러지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역시 말했다. “만약 그대가 외적인 어떤 것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다면, 그 고통은 그 사물 자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그대의 평가에서 기인했다. 그리고 이런 고통에 관해서라면 그대는 어느 순간에라도 그것을 무효화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리의 잠재의식이 부정적인 프레임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가 의식적으로 상황을 다른 식으로 설명함으로써, 좌절을 중립적이거나 아름다운 프레임에 집어넣음으로써 부정적 감정을 막고 오히려 긍정적 감정을 생겨나게 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 책 7장에서는 우리가 좌절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여러 프레임을 제안한다.좌절의 기술 3 좌절 직후 5초가 중요하다스토아 철학자들은 사람들이 좌절을 만나면 좌절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밀고 그 사람에게 화를 내는 인간의 경향성을 파악했다. 그런데 그들은 재빠르게(저자에 의견에 따르자면 ‘5초 안에’)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이 과정을 멈출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다. 우리가 좌절을 만났을 때 그 좌절을 우리의 회복탄력성과 창의성에 대한 시험, 스토아의 시험이라는 프레임에 집어넣음으로써, 우리는 부정적 감정이 생기는 걸 방지할 뿐 아니라 그 좌절을 우리가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좌절의 기술 4 불편이 편안에 이르는 길이 된다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이 각자가 가진 안락 지대의 크기와 형태를 결정한다. 우리가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불편한 일에 스스로를 의도적으로 노출하면 불편한 일을 만났을 때 편안하게 느낄 수 있고, 그렇게 우리의 안락지대는 확장된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것을 깨닫고 주기적으로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을 일부러 찾아서 했다. 세네카는 기간을 정해 가난한 사람처럼 살았고, 무소니우스 루푸스는 평소 단순하고 검소한 생활을 실천했던 까닭에 유배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었다. 저자는 13장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가 삶에 적용해볼 수 있는, 안락 지대를 넓히기 위한 자기 훈련 방법을 잘 제시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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