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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나무들의 추억 (커버이미지)
    [문학]붉은 나무들의 추억
    • 전기현 지음
    • 좋은땅
    • 2023-04-14

    잔잔하게 진행되다가 순간적으로 빨라지는 글의 호흡다채로운 인물과 배경 구성단편소설집 ‘붉은 나무들의 추억’은 저자 전기현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는 저자가 직접 스토리를 창작한 단편들을 모은 문학 장르이다.책에는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다섯 가지 이야기가 실렸다. 책 제목과 같은 ‘붉은 나무들의 추억’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도시와 한참 벗어나있는 현대인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낭만주의적 단편이며, ‘어떤 내기’는 부패한 경찰과 범죄자 간의 첨예한 대립과 줄다리기를 담은 서스펜스 추리물이다. ‘데 라스 코르테스 신부님의 수업’은 삶에 관한 인간의 깊은 고뇌를 강의 형태로 풀어냈으며, ‘사딕’은 재능과 우정, 사랑의 가치를 담은 단편인데, 드라마틱하면서 설화적인 내러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단편 ‘나그네를 위한 비’는 나그네와 목수 간에 오가는 심도 깊은 철학적인 대화를 통해 삶과 고통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 속에는 각기 다른 개성 있는 인물들이 여러 국적을 넘나든다. 작품 속 인물뿐만 아니라 작품의 배경 역시 다채롭게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이 각기 다른 삶 속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달라지는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단편집을 읽는 재미를 한층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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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로맨스 북클럽 (커버이미지)
    [문학]브로맨스 북클럽
    • 리사 케이 애덤스 지음, 최설희 옮김
    • 황금시간
    • 2023-04-14

    ★아마존 에디터 선정, 2019년 로맨스 소설 1위!★\"북클럽의 첫 번째 규칙은, 북클럽에 대해 발설하지 않는다.\"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북클럽의 연애고수 만들기 프로젝트현실 커플의 공감 백배 섹시 로맨틱 코미디누군가에게 \'연애를 글로 배운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연애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도 못하고, 상대방의 마음도 잘 모르며, 계속 연애에 실패하는 사람\'이라는 걸 에둘러 말하는 것일 터. 그러나 여기, 연인과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연애를 잘 하고 싶어서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 로맨스 소설 《브로맨스 북클럽》에는 오직 연애를 위해 모여서 책을 읽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여성이 주 독자층인 로맨스 소설이야말로 여성이 좋아하는 이상적인 남성의 모습과 연애의 양상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 남자들이 비밀스레 모여서 북클럽을 만든 것! 이 재치 있는 상상에서 시작된 《브로맨스 북클럽》은 현실 커플들이 가질 법한 갈등과 고민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유쾌하고 섹시하게 풀어낸다. 미국에서 출간된 후 로맨스 소설 독자들에게 바로 주목을 받아 인기를 얻었고, 2019년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로맨스 소설 1위에 오르며 한 해를 대표하는 대표 로맨스 소설에 등극했다.로맨스 소설이 남자를 구원하리라?미국 프로야구 선수인 개빈은 아내 세아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완벽한 육아와 가정주부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줄 알았던 그녀가 실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꾹꾹 참으며 모든 것을 연기했다고 한 것. 술김에 동료 야구선수 델에게 이를 고백하고, 이에 델은 믿을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자신의 북클럽에 들어오라는 것. 농담인 줄 알았던 개빈은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스포츠선수, 정치가, 기업가가 북클럽 멤버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모두 북클럽의 도움으로 문제가 많았던 연애 생활, 결혼 생활이 행복해졌다는 사실도 함께. 마지못해 북클럽에 들어가겠다고 한 개빈에게 그들은 여자들이 읽는 로맨스 소설을 하나 던져준다. 그 안에 답이 있다나?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소리인가. 하지만 진지한 친구들의 설득에 개빈은 의심 반, 불신 반으로 책을 폈다. 제목은 《백작부인 사로잡기》. 표지 속 헐벗은 18세기 영국 백작은 개빈에게 세아의 마음을 돌리는 법을 알려줄 수 있을까?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싶다면《브로맨스 북클럽》 안에서 로맨스 소설은 실생활을 이롭게 만들어줄 매뉴얼이다. 남자 주인공의 노하우를 배워서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친 남자들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지침서다. 평생 눈길도 안 줬을 책을 읽으면서 남자들은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여자의 취향도 조금씩 알게 되고, 아예 몰랐을 여자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남의 눈치 보느라 시도도 안 해본 호박 라테를 마셔보기도 하고, 핀테레스트를 뒤적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로맨스 소설을 읽으라는 북클럽 멤버들의 조언이 처음에는 황당했을지언정, 결국 그 과정을 통해 개빈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끼리 관계를 맺고 사는 사회에서 타인의 배경과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로맨스 소설의 팬인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으로 이 보편적인 메시지를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안에 훌륭히 녹여냈다. 여기에, 사회가 여성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무시하는 태도에 대해, 사회에 퍼진 \'남성성의 독\'에 대해 남성의 입으로 직접 비판하는 장면은 작가가 작정하고 날린 어퍼컷 한 방. \'취향 존중\'이 한 단어처럼 굳어진 현대 사회에서 190센터미터의 근육질 야구 선수가 밑줄 그으며 열심히 로맨스 소설을 읽는 모습은, 어색하지만 괜찮다. 그래서, 부인과의 두 번째 연애를 위해 개빈은 영국 백작에게 어떤 가르침을 받았을까? 그의 지침서 《백작부인 사로잡기》를 책 속 책 형식으로 살짝 맛볼 수 있으니, 직접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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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로크백 마운틴 (커버이미지)
    [문학]브로크백 마운틴
    •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3-04-14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보다 더 위대한 원작,독자와 평론가 양쪽 모두가 인정한살아 있는 미국문학의 거장 애니 프루 단편집 출간!오스카상과 골든글로브상을 휩쓸며 2006년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고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 『브로크백 마운틴』이 f(에프)에서 출간되었다. 당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은 골든글로브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이 유력했지만 받지 못했는데, 카우보이들의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는 것 때문에 다른 작품에 상을 빼앗겼다는 후문은 무척 유명하다. 또한 원작의 작품성을 뛰어넘지 못하는 대다수의 영화와 달리, 원작자인 애니 프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퓰리처상을 비롯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전미 베스트셀러까지 기록하며 작품성과 대중성 양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살아 있는 미국문학의 거장 애니 프루. 그녀는 미국 내에서도 흔치 않은 소재와 배경으로 작품을 쓰며, 장편과 단편 모두에서 문학적 성취를 이룬 거의 유일한 작가이다. 11년 만에 기존의 오역을 바로잡고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태어난 애니 프루의 걸작 『브로크백 마운틴』은 지리적 배경과 자연 환경을 인물보다 더욱 드라마틱하고 탁월하게 그려 내는 그녀만의 회화적 이미지들을 실감나게 옮겨놓았다. <뉴욕타임스>가 이 작품에 대해 ‘인생의 고통과 고독을 시적으로 비틀어 냈다’고 극찬한 이유이기도 한 자연과 배경에 대한 묘사는 각 단편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나란히 겹쳐지며 읽는 이의 내면에 강렬한 충격을 불러일으킨다.쪽빛의 산봉우리,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 평원, 몰락한 도시들처럼 떨어져 굴러다니는 돌덩이들, 너울너울 타오르는 하늘, 광활하고 거친 이 땅의 자연은 절로 인간의 영혼에 전율을 일으킨다. 이는 마치, 느낄 수는 있지만 귀로 들을 수는 없는 깊은 저음과도 같다. 내장에 박힌 날카로운 발톱 같다.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지옥에선 모두 한 잔의 물을 구할 뿐」의 도입에서 묘사되는 와이오밍의 대자연은 ‘위험하고도 무심’하다. 눈보라와 강풍이 몰아닥치기 무섭게 뜨거운 햇볕만 내리쬐는 날들이 이어지고, 폭풍우가 치다가 어느새 우박으로 탈바꿈하더니 토네이도가 모든 걸 날려 버린다. 와이오밍은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이 인간의 삶에 끊임없는 폭정을 되풀이하는 곳이다. 그 속에서 생존할 수만 있다면, 인간사의 비극은 그저 보잘것없고 유한한 시간 안에 잠시 스쳐 지나가는 덧없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에 살아남았다는 것은 광폭한 자연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상징이 되며, 척박한 환경에서 맨손으로 삶을 일구어 내는 것은 최고의 가치가 되어 와이오밍 사람들 특유의 자부심이자 삶을 대하는 바탕이 된다.애니 프루는 그러한 와이오밍을 형성한 공간적, 사회적, 문화적 특유성에 대해 ‘사람이 만든 것은 뭐든 유한의 시간 동안만 머물렀다 사라질 뿐이다. 중요한 건 오로지 대지와 하늘이다.’라고 결론짓는다. 11편의 작품 모두를 관통하는 이 선언적인 작가 의식은 바꿔 말하면, 인간의 삶에 있어서 고정된 질서나 변하지 않는 가치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의식과 달리 와이오밍으로 표상된 진짜 세계는 그렇게 자유롭지 않다.와이오밍은 개척 정신의 승리라는 고정된 관념과 로데오로 대변되는 거칠고 강인한 남성성의 신화로 이루어진 곳이고, 외부에서는 그것을 모험과 낭만, 자유의 이미지로 소비한다. 애니 프루는 그렇게 굳어진 고정관념과 환상에 구체적인 사람의 표정을 새겨 넣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표정에서 마초적인 상남자로 여겼던 카우보이들이 관습의 희생양이 되고, 삶에 대한 확고하고도 독선적인 가치관은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협박과 폭력이 되는 것을 보게 된다.이 작품집의 표제작이자 미국 지성인들의 잡지로 유명한 <뉴요커>에 연재된 「브로크백 마운틴」은 물론, 개리슨 케일러가 뽑은 ‘1998년 최고의 미국 단편 소설’이자 존 업다이크가 뽑은 ‘금세기 최고의 단편’으로 평가받은 「가죽 벗긴 소」, 오 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한 「진흙탕 인생」 등 총 11편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의 삶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하는 와이오밍의 날씨만큼이나 통제 불가능하다. 그 인물들이 대책 없이 거칠고 수소만큼 고집이 억세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미치는 외부 세계의 영향력이 그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이렇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세계 속에서 상처 입고 몰락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마치 전설이나 무용담처럼 느껴지는 한편, 치열하게 묘사되는 사실적인 캐릭터들에 의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까다롭게 배치된 플롯에도 불구하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적막한 허무함이나 헛웃음과 함께 눈물짓지 않을 수 없는 11편의 단편들은 애니 프루가 얼마나 위대한 스토리텔러인지 깨닫게 만든다.과연 자신의 삶은 자신이 개척하는 것일까?환경이 숙명이 되고, 숙명이 삶이 되는 곳에서생존과 폭력의 친밀한 상관관계가 들추어내는 삶의 아이러니자신을 ‘역사 애호가’라고 말하기도 한 애니 프루는 이 책에 실린 11편의 단편들 가운데 「가죽 벗긴 소」, 「블러드 베이」, 「지옥에선 모두 한 잔의 물을 구할 뿐」을 민간 설화와 회고록, 역사책에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 애니 프루는 역사적 사실을 소설화시키는 동시에, 역사가 되지 못한, 혹은 있었을 법한 삶을 소설화시킴으로써 ‘와이오밍’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성의 본질을 드러낸다.난폭한 자연이 지배하는 와이오밍은 냉담하며 무표정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다. 애니 프루가 책 머리말에 인용하고 있는 ‘보통의 현실은 이곳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은퇴한 와이오밍 목장주의 말처럼, 척박하고 무자비한 땅인 와이오밍에서 ‘목장 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환상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현실과 직면하는 일’이다. 그곳에서는 자기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못할 일이 없다. 그곳은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돌보는 것’이라는 성문화되지 않는 방침이 존재하며, ‘생존’만이 판단 기준이 되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그 질서를 따르지 못하는, 혹은 따를 수 없는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배제되고 희생된다.각 단편의 주요 인물들은 대개 남자인데, 그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파악하기도 전에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서부 개척 시대의 강인한 남성성이라는 신화를 본능적이고 맹목적으로 따른다. 심지어 「가죽 벗긴 소」에서처럼 와이오밍을 떠나 자신만의 것을 찾고자 할 때조차도 장소만 바뀔 뿐, 기존의 질서와 정해진 권위를 따르며 생존을 위해 그 가치들을 쟁취한다. 그리고 그런 생존의 방식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방향으로 이어지면서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 파멸에 이르게 한다. 각자 처한 상황과 이야기만 다를 뿐 11편의 단편 속 인물들 누구도 그런 아이러니한 인간의 숙명에서 예외가 아니다.「진흙탕 인생」의 주인공 다이아몬드는 로데오 대회에서 소를 타는 카우보이가 되려고 한다. 엄마의 만류에도 키가 작고 동정인 다이아몬드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멋진 남성성을 얻는 데에만 혈안이 된다. 하지만 로데오의 세계에서 다이아몬드는 사회가 선전하는 이미지와 달리 어떤 전문성도 키우지 못하고 부상과 실패, 폭력과 조롱만 남는 진흙탕 인생을 경험할 뿐이다. 「세상 끝자락의 레드월 목장」과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아버지’로 존재하는 모든 인물들은 거의 야생에서 볼 수 있는 수사자와 다름이 없다. ‘목장’이라는 한 왕국의 우두머리가 된 아버지들은 지극히 가부장적이며 자신의 지위를 지키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가족들과 소통은 당연히 부재하고, 온갖 폭력과 혐오감으로 자식들이 차지해야 할 입지를 없애고 상처 입힌다. 「지옥에선 모두 한 잔의 물을 구할 뿐」은 부조리한 세계의 질서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굳센 의지와 강인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목장을 일군 던마이어 일가는 자신들의 가치관이 권력이 되어 남성적이지 못한 틴슬리 일가의 아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자기 인생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인식은 일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인식은 서부 개척 시대 이래로 성문화되지 않은 와이오밍 사람들의 호전적 생존 방식과 다를 바 없음을 독자들은 점점 눈치채게 된다. 굳어진 관습과 지배적 질서에 조금의 의심도 품어본 적 없다면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자기 스스로 주도했다고 말할 수 없다. 변하지 않고 무자비한 힘을 가진 와이오밍의 자연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비록 인위적이지 않다는 면에서만 다를 뿐, 생존에 대한 욕망과 그 욕망이 빚어내는 수직적이며 폭력적인 인간 세계의 질서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고칠 수 없는 일이라면 견뎌야지 어떡해.”끊임없이 지속되는 비참한 삶, 하지만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그리고 죽음만이 삶의 유일한 탈출구인 곳삶의 조건은 변하지 않을지라도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애니 프루의 이야기 속에서 그런 낭만적 해피앤딩은 일어나지 않는다. 거친 자연에 대항하며 생존을 위해 싸우는 강인함이라는 남성 중심적 가치는 지배 질서가 되면서 그와 같지 않은 모든 것들을 파멸시키는 폭력성을 키워 간다. ‘생명’에 대해 우리는 존엄성을 이야기하지만 ‘생존’에 대해서라면, 힘의 논리가 만들어낸 서열 중심적 질서에 대해 대부분 눈 감음으로써 부당한 구조에 복무한다. 그리고 폭력의 희생자들에 대해 개인의 책임이나 약자의 고통으로 축소시킨다. 이것은 비단 자연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생존자들에게만 내재된 아이러니가 아니다. 모든 승리에는 그 승리를 신화화하고 유일한 가치로 삼고자 하는 욕망이 있으며, 그 욕망이 바로 아이러니한 인간의 숙명을 잉태한다. 그리고 언제나 희생자들은 「지옥에선 모두 한 잔의 물을 구할 뿐」의 라스처럼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소리로 웃음을 웃거나, 「외딴 해변」의 조제너처럼 ‘보통 사람들이라면 대게 스스로 사그라지게 둘 만한 것들도 통제 불가능한 대재앙’으로 만들어 버리며, 「브로크백 마운틴」의 에니스처럼 “고칠 수 없다면 견뎌야지”라고 체념한다.애니 프루는 추악하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비극적이라는 말로는 부당한 세계를 그려 보이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소리 내는 법이 없다. 작가는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관점에 얽매이기보다는, 열심히 살아도 가난밖에 남는 것이 없고, 무엇을 시도한들 패배만이 예정된 ‘열등한’ 인물들을 통해 아주 분명하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서열 중심적인 힘의 문화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한정짓고 억압하고 박탈하는지 드러냄으로써, 도시화와 문화를 덧입었을 뿐, 똑같은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 이질적으로 채색된 리얼리즘의 세계를 비춰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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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러드 오피스 (커버이미지)
    [문학]블러드 오피스
    • 말러리안 지음
    • 델피노
    • 2023-04-14

    평범하고 익숙하던 사무실이 심상치 않다. 고성과 갑질이 난무하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서 숨조차 쉴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인다. 일상을 되찾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블러드 오피스」는 우리 주변의 흔하디흔한 보통 회사, 평범한 회사원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는 예기치 않은 상황의 발생으로 오래가지 못한다. 조용하던 사무실에서는 온갖 소동이 벌어지고, 자유로운 의견을 주고받던 회의 시간에는 욕설과 폭언, 갑질만 난무한다. 때마침 세상을 강타한 팬데믹. 이 때문에 직원들은 회사를 벗어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점점 모두를 끝없이 검은 터널로 몰아가며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만든다.이미 사무실에서는 무자비한 폭력이 계속되지만, 이 상황에 언론은 냉담하고 공권력은 무기력하기만 한데……. 모두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은밀한 저항이 시작되며 이야기는 점차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또한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상의 실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말쑥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교양있는 말투를 쓰는 직장인의 모습. 아니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거친 털을 세우며 다른 이를 겁박하는 모습. 어떤 것이 실체에 더 가까운 모습일까? 「블러드 오피스」는 우리가 평범하다고 느끼는 일상은 실상 수많은 폭력과 파쇼에 잠재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일상을 잠식하고 나아가 송두리째 바꿔 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모두가 공감하는 ‘사무실’, ‘회사’라는 소재에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시종일관 긴장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한 ‘오피스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또한 현재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 작가의 시선을 통해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현장감 있는 필력으로 묘사하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근무하고 있는 회사, 사무실!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사건들에 대해 기발하고 독보적인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낸 오피스 아포칼립스! 누구에게나 익숙한 회사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어둡고 부조리한 사건들, 거기에 더해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아낸 오피스 아포칼립스라는 새로운 장르가 찾아왔다. 이 소설은 직장인들이 흔하게 접하는 소재들로 시작한다. 야근, 보고서, 직장상사, 그런 가운데 발생하는 파벌과 갈등까지 회사라는 조직에 몸담고 있다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흔한 소재들이다. 어느 조직이 그렇듯 어김없이 회사에도 권력과 부조리가 등장하고, 그런 회사 내 권력은 속성상 폐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폐쇄적인 권력이 부조리, 불합리 등의 부정적인 요인과 결합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작가는 그런 속성적 요인으로 회사에 널리 만연되어 있는 몰상식, 부도덕, 폭력성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전근대적이며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며, 거대자본이 집중된 오너 경영 기업집단일수록 그런 성향은 더욱 강하다. 또한 그 권력의 정점에서는 일반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많은 불합리한 사건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폐쇄적인 환경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 특유의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오피스 아포칼립스라는 흥미로운 장르가 새롭게 탄생했다. 수직적인 권력구조에서 일방향성을 가진 채 강요되는 부조리들은 하위로 내려갈수록 그에 대한 저항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고, 이는 전체적으로 불합리를 누적하게 만든다. 그런 불합리는 폐쇄적인 집단일수록 객관화하거나 공론화되기 어려우며, 이는 결국 조직 전체에 누적되면서 일반인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쉽게 벌어지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만연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장르적인 소재로 끄집어냈으며, 그 주제 의식을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소설적 실험을 시도하면서 독자들이 보다 쉽고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그런 가운데 작가 특유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징들이 소설 곳곳에 흥미롭게 반영이 되어있으며, 소설이 전개될수록 그 끝을 알 수 없는 반전과 긴장감으로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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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론 세이브 (커버이미지)
    [문학]블론 세이브
    • 이진서 지음
    • 피톤치드
    • 2023-04-14

    2018 경기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문학 부문 선정작 자본주의 시스템 바깥에서 배회하는 유령 같은 존재들좀처럼 포획될 수 없었던 그들의 목소리중년의, 중년에 의한, 중년들을 위한 이야기 한 중년 실업자가 전쟁터 같은 삶의 현장에서 홀로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를 포함해 총 8편의 단편 소설을 묶었다. 등단에 지속적으로 실패하는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를 다룬 , 같이 일하는 팀원을 퇴사시키지 못하면 오히려 본인이 퇴사해야 하는 처지에 선 중년 팀장의 이야기를 그린 그리고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지만 정작 자신은 단 1원도 못 쓰고 생을 마감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등을 수록했다. 웃기지만 슬픈(‘웃픈’)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는 주인공들의 필연적 상황을 우연이라는 겉옷을 입혀 써 내려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삶, 하지만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뭔가를 지향하려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두 개의 이름 : 80년대 초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와 학생 간 폭행 사건이 확장하여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을 고발■ 인중 끊어진 여자 :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한 남자의 우여곡절 결혼 상대 찾기 도전기.■ 낚아내지 못한 자를 위한 변명 : 문학 공모전에 번번이 낙방하는 한 작가 지망생의 열혈 투고 이야기. 바다낚시에서 감성돔을 낚을 확률이 높을까, 아니면 문학 공모전에 당선하는 확률이 높을까. ■ 블론 세이브 : 몇 번의 실직 후 재취업에 성공한 한 중년 가장의 직장 내 고군분투 생존 분투기■ 물의 기운 : 한 중년 신사의 주술로 인해 여복(女福)이 터진 어느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 메가리 낚시 : 한 실업자의 힘든 취업 문제를 메가리(전갱이) 낚시에 빗대어 쓴 소설. 벵에돔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메가리로 살아야 하는 법을 배워야만 하는 어느 중년 실업자의 슬픈 이야기.■ 굿바이, 리만 브러더스 : 형제처럼 지내던 팀 동료 두 명을 퇴사시키지 못하면 오히려 내가 퇴사해야 하는 고약한 상황에 몰린 최 팀장, 미국 발 리먼 브러더스는 최 팀장의 목까지 날려버릴 수 있을까. ■ 다음 생을 기다리며 :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당첨금 한 푼 써보지도 못한 채 불의의 사고로 사경을 헤매던 중 죽음의 경계에서 한 저승사자를 만나 환생하는 이야기. 학교 폭력이 일상이던 1980,90년대를 지나온 중년 , 이제는 자본주의의 폭력에 상처입다바야흐로 실업자의 시대 슬픈 현실, 위로가 필요한 찌질한 중년들을 위하여!이 소설집은 주로 실업을 다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화자에서부터 명예퇴직을 당한 중년 남성에 이르기까지 소설들의 화자가 주로 (준)실업자다. 작가는 중년에 접어든 가장의 실직을 빈번하게 소재로 활용한다. 표제작 〈블론 세이브〉는 작가가 가진 세계관을 잘 응축한 작품으로, 네 번째로 직장을 잃은 실업자이자 세 자녀를 두고 있는 사십 대 중반의 가장 ‘백수(BS)’가 등장한다. 〈낚아내지 못한 자의 변명〉에서는 세 번째 퇴사를 당하는 중년 남성이 등장하고, 〈매가리 낚시〉에서는 명예퇴직을 당하여 아내와 아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남성 화자가 등장한다. 자본주의 안에서 실업은 그야말로 치욕이자 죄악이다. 그 결과, 실업자는 이 세계 바깥으로 추방되어 마땅한 이방인, 유령, 회색인으로 취급된다. 이렇듯 불온하게 운용되는 이 세계를 향해 작가는 다음과 같은 윤리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노동의 영역으로부터 이탈된 자들이 이대로 익사되는 것을 방관할 것인가. 붕괴되어버린 사회의 윤리적 기초를 재건할 여지는 없는 것인가. 〈굿바이, 리먼 브러더스>는 우리가 사는 세계의 ‘게임의 법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당장의 실적을 위해서 형제와 다를 바 없이 지냈던 자에게 퇴사를 종용해야 하는 이 무서운 법칙 속에서 ‘나’는 인간적 유대감과 공생에의 의지가 언제든 휘발될 수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 이 세계를 약육강식의 장(場)으로 간주하는 작가의 세계관은, 실업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 개의 이름〉은 우승열패,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논리가 80년대 이후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최루탄 냄새가 교실로 스멀스멀 스며들고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공권력이 작동하는 사회와 교사의 폭력이 일상화되어 있는 교실을 병치시킴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의미를 소설적으로 의미화했다. 최루탄 냄새가 교실로 스며든다는 것은 폭력의 네트워크가 무한히 확장되는 사회적 풍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시도 때도 없이 두들기고, 단지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상급생이 하급생을 때리며, 급기야 대입 원서를 위해 교사가 학부모의 촌지를 착복하는 이 세계는 약자를 거세해나가는 방식으로 ‘온전하게’ 운용된다. 이렇듯 작가는 사회를 온전하게 작동시키려는 명목 하에 자행되었던 폭력의 역사를 폭로하고 고발한다.- 문학평론가 이만영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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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블루 노트
    • 이묵돌 지음
    • 냉수
    • 2023-04-14

    “꼭 해야 하는 게 있다면 그런 거겠죠. 우울할 땐 최선을 다해서 우울해할 수밖에 없어요. 있는 힘껏…….” 상실이 이끌어 낸 우울이라는 파도를 넘어 담담히 일상을 살아나가겠다는 다짐우울한 20대의 초상, 이묵돌 단편선 시리즈 텀블벅 1600% 달성 한 순간 한 순간은 별 볼 일 없었지만, 모아 놓고 보면 분명히 작게 빛나는 것이 있다. 지금은 너무도 우울하고, 창백하고, 시퍼렇게만 보이는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따뜻하게 보이기도 한다. 전작 『시간과 장의사』를 통해 상실로 가득찬 20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 낸 작가 이묵돌이 우울에 관한 글을 선보인다. 페이스북 페이지/인스타그램 “이묵돌”에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쓴 공개 엽편들과 미공개 단편까지 서른 두 편의 글을 수록했다. 이번 단편선 시리즈에는 운문 88편을 모은 『적색편이』도 함께 펴냈다.1부 Blue Diamond에서는 우울한 현실을 조망한다. 같은 인간이지만 누군가는 다이아몬드가 되고 누군가는 연필심처럼 인식되는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패배와 좌절감을 그려 놓았다. 이어 Blue Haze라 이름 붙인 2부에서는 외부의 영향을 받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 안에서 잘 견디며 살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 3부 Blueprint에서는 , , 세 소설에서 ‘개미’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4부 서간체 연작소설 Blue Not’에서는 타인의 이름을 빌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우울한 편지를 쓰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속마음을 꺼내 놓는다. 에세이인가 싶을 만큼 현실적인 소재, 소설 속 상황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생생하고 빠른 전개, 언제 시작했는지 모르게 끝나 버리는 이야기. 하지만 이묵돌의 작품엔 늘 뒤가 있다. 좋은 장편 소설들에서 느낄 수 있는 장면 혹은 문장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것보다는 글을 읽은 뒤 남은 여운을 삶으로 가져와 곱씹고 간직하게 된다는 점에서 약간은 새로운 스타일이 아닐까. 그래서 ‘이묵돌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출현’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문학의 목적 중 하나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타인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약간의 이해를 하는 데 있다. “현재 20대의 생각과 처지를 알고 싶다면…이 책을 읽는 게 백 번 낫다고 생각한다”(네이버 InSpirit)는 후기를 통해 볼 수 없었던 삶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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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비둘기의 날개
    • 헨리 제임스 지음, 조기준.남유정 옮김
    • 아토북
    • 2023-04-14

    헬레나 본햄 카터 주연, 영화 <도브>의 원작!치밀한 심리 변화 묘사, 매우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글쓰기 기법으로 극찬받는 소설!1902년에 출간된 《비둘기의 날개》는 아주 오래된 내 기억을 보여주지만 그렇게 젊은 시절의 기억도 아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써온 소설의 상황 대부분은 생생하게 떠오르지 않는 그 시기로, 겨우 기억해낼 수 있다. 본질은 인생을 살아가는 능력이 있고, 일찍 병에 걸리고 단명할 운명이지만 동시에 세상에 매혹되어 잠시라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했던 젊은이의 생각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고, 사라지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이 더 미세한 변화를 ‘주려고’ 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으며, 그 주제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묘사된 이미지는 기껏해야 그 문제의 절반만 나타낼 것이다. 나머지는 노력하는 모습, 그로 인한 모험, 이득이나 손실, 어떻게든 실현된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이런 일들은 처음부터 큰 노력이 필요했다.― ‘서문’ 중에서 영국인 케이트 크로이와 머튼 덴셔는 약혼한 사이로, 너무나 결혼하고 싶지만 경제력이 없어 어려움에 처한다. 머튼이 기자 일로 여행을 떠난 사이, 케이트는 부유하지만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으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미국인 밀리 실을 알게 된다. 머튼이 돌아오자 케이트는 머튼에게 밀리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보살피라고 충고한다. 그녀의 의도는 머튼과 밀리를 결혼시켜 결국 머튼을 부유한 홀아비로 만든 후 자신이 머튼과 결혼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밀리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했던 마크 경이 복수심에 머튼과 케이트의 관계를 밀리에게 폭로한다. 밀리의 건강은 악화되고 요양차 베네치아로 떠나지만 결국 세상을 떠난다. 밀리는 머튼에게 케이트와 결혼하라고 재산을 남긴다. 그러나 머튼은 그 돈을 쓰지 않는 조건으로 케이트에게 결혼하자고 제안한다. 케이트는 이를 거절하고 결국 케이트와 머튼은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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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탄 (커버이미지)
    [문학]비탄
    •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 뮤진트리
    • 2023-04-14

    가족 안에서의 갈등과 불화를, 그로 인한 고독과 삶의 무상함을, 긴 독백으로 풀어낸 탁월한 실존적 코미디.너 내게 ‘행복’이란 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좀 설명해주렴. 일흔 살을 넘긴 한 사내가 아들에게 이야기한다. 그의 아들은 행복한 젊은이이다. 누나가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는 동생이고 새엄마 눈에는 이제야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제 길을 찾아가는 아들이고 이웃들 눈에는 요즘 트렌드대로 자유롭게 사는 젊은이이다. 그런 아들과 불화하는 사람은 오로지 이 책의 주인공 사뮈엘뿐이다. 서른여섯 살의 그 아들은 하릴없이 세계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아주 오랜만에 집에 다니러 온 참이다. 사실 사뮈엘이 불화하는 건 아들뿐만이 아니다. 하나뿐인 딸, 두 번째 아내 낭시, 가정부 다시미엔토 부인, 이혼한 첫 아내, 오랫동안 좋은 친구였던 아르튀르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중 절반 이상과 불화한다.그가 좋아하는 것도 있다. 자신의 전부인 정원, 단 한 시간이라도 뭔가에 홀린 상태로 살고 싶은 격렬한 감정, 조바심을 내며 욕망해야하는 삶, 목숨을 걸고 뭔가를 창조하고 싶은 기개, 바흐의 <푸가의 기법> 중 콘트라푼크투스 14번, 그리고 삶의 마지막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주느비에브의 웃음소리.일상의 평범한 사건들 속에서 삶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레자는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개인 간의 소통과 공감의 부재, 그로 인한 소외와 고독을 소설의 언어로 박진감 있게 풀어놓는다. 레자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설령 범죄자라 하더라도 기꺼이 귀를 기울여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사뮈엘 역시 시종일관 못마땅함을 드러내고 실망을 토로하고 한숨 쉬며 투덜거린다. 세속적인 성취에 무심한 채 유유자적 세상을 떠도는 아들도 마뜩찮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간신문을 읽고 말리의 불법체류자들을 돕는다고 나서는 아내가 못마땅하며, 파리에 살면서 이스라엘에 아파트를 사고 유대인 트레킹 클럽에 가입하는 친구와 사위를 비난하고, 가정부 다시미엔토 부인과 자신은 속한 층이 다르다며 차별적인 발언을 겁내지 않는다. 그가 위악적으로 말하는 것뿐인지 실제로 괴팍하고 악한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 몫이다. 그가 아들에게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혼자 170여 쪽 내내 떠들어대는 동안 아들은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대답 없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매일같이 그를 조여오는 세상에 대하여, 그 조여듦에 맞서 끊임없이 싸웠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시작부터 진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쟁은 그게 어떤 거든 안락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죽음에 관하여, 삶의 어떤 시기에 갑자기 닥치는 낙담에 대하여, 그것에 맞서 싸우기 위해 머리를 염색했다고 털어놓는다. 세상은 자기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다고, 한 사람의 고독과 또 한 사람의 고독을 연결하는 다리 같은 건 정말 드물다고, 욕망과 관계된 것은 모두 절박하고 무한하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도 불사한다. 그는 어떻게든 아들의 반응을 끌어내려 애쓰지만 아들의 눈 속에서 몰이해를 읽고 그 자신의 노쇠를 읽는다. 그래서 마음먹는다. 몇 십 년 만에 우연히 꽃 관련 행사장에서 만난,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가 사랑했던 여자 주느비에브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기로.인간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는 레자식 은유와 통찰이 돋보이는 이 모놀로그는 기본적으로는 섬처럼 따로따로 존재하는 사람들 간의 고독에 관한 것인 동시에, 기성화 된 도덕에 대한 꼭 필요한 비판이기도 하다. 레자는 사뮈엘이라는 사내를 통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우리를 주인공의 의식 속으로 이끌면서 계속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긴 독백으로 풀어내는 이 책 <비탄> 속의 이야기는 나이듦과 분노에 대한 호소력 있고 세련된 탐구이자 탁월한 실존적인 코미디이다.<뮤진트리에서 펴낸 야스미나 레자의 책>《함머클라비어》이십대 후반에 이미 극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를 받은 작가가 마흔 즈음에 발표한 단편소설집. 자신과 주변의 인물들을 바라보며 일상의 삶 속에 포진된 무상성無常性, 체념의 결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18명의 인물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공기 같은 가벼움과 기품과 세련미와 위트로 풀어낸 소설. 행복이란 무엇인가? 종양처럼 삶을 조금씩 잠식해가는 타성과 체념 속에서 사랑을 말할 수 있는가?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 리노?》2016년 르노도 상 수상작. 상실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초상을 범죄 소설 형식으로 풍자한 소설. 디너파티의 수다처럼 가볍지만, 서늘한 아포리즘이 빛나는 문장들. 그리고, 툭 건드려오는 삶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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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하인드 도어 (커버이미지)
    [문학]비하인드 도어
    • B. A.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모모
    • 2023-04-14

    여성 심리 스릴러물의 독보적 여왕B. A. 패리스의 충격적 데뷔작이 새롭게 돌아왔다!전 세계 100만 부 판매, 40개국 번역!출간 즉시 B. A. 패리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심리 스릴러누구나 부러워하는 완벽한 부부의아무도 모르는 끔찍한 세계……여성의 심리를 파고드는 스릴러 장르의 귀재로 손꼽히는 작가가 있다. 바로 B. A. 패리스다. B. A. 패리스는 가까운 사람에 의한 심리적 폭력을 날카롭게 포착해 서스펜스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가정 심리 스릴러’라는 자신만의 미스터리 장르를 구축했다. 출간하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 영미 스릴러 분야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매김한 B. A. 패리스의 전설적인 데뷔작 《비하인드 도어》가 모모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비하인드 도어》는 서사 초반부터 독자의 주의를 휘어잡는 급반전 상황의 설정,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구성, 영리하게 설계된 마지막 반전까지 심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열광할 만한 웰메이드 스릴러 소설이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평범한 삼십 대 여성 그레이스의 인생에 잘생기고 능력 있는 ‘완벽남’ 잭이 등장하면서 《비하인드 도어》는 시작한다. 그러나 인생 최고의 행운인 줄로만 알았던 그녀의 결혼이 실은 사이코패스가 먹잇감을 옭아매고자 정교하게 짜놓은 거미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달콤한 행복에 젖어 무장 해제된 상태에서 사이코패스인 남편의 놀이동산에 입장한 그레이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동생 밀리가 그곳에 오기 전까지 그녀는 과연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당신이 믿는 그 사람은 사이코패스다”문이 닫히는 순간 열리는 비밀스러운 공포에 대한 이야기잭과 그레이스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부부다. 잭은 승률 100퍼센트로 유명한 가정법률전문변호사인 데다 아내를 아끼는 다정한 남편이고, 그레이스는 코스 요리며 정원 가꾸기며 가사에 능수능란할 뿐만 아니라 군살 하나 없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아내다. 하지만 이 부부의 실상은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한 연기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아름다운 저택은 문이 닫히는 순간 소름 끼치는 폭력의 세계로 돌변한다. 신혼여행지에서부터 잭은 호텔 방 밖에서는 잉꼬부부 행세를 하다가 호텔 방 안에서는 그레이스를 테라스에 가두었다. 부부가 사는 저택에 잭은 종종 저녁 파티를 열어 이웃을 초대하지만 이웃이 돌아가고 나면 침대만 달랑 놓인 방이나 소름 끼치는 지하실에 그레이스를 감금한다. 그레이스는 가장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이 사이코패스라는 공포,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장소에 옴짝달싹할 수 없게 감금되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다. B. A. 패리스는 가장 신뢰하는 존재와 가장 안전한 공간이 낯설게 돌변하는 상황을 설정해 일상을 공포의 세계로 탈바꿈시킨다. 사랑받는 완벽한 아내가 끔찍한 폭력의 희생자이며, 아름다운 저택은 감옥이고, 매 맞는 여자들을 헌신적으로 변호하는 법률가이자 가족을 세심하게 돌보는 남자가 사이코패스라는 기막힌 설정에 더하여, 안과 밖 혹은 내면과 외면이 상반되는 상황 설정은 고립된 존재인 그레이스가 느낄 절망과 공포를 배가시킨다. B. A. 패리스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악랄한 존재에 의해 얼마나 손쉽게 함락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보이는 것과 감춘 것 사이를 파고드는 공포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인물의 세심한 감정선을 통해 보여준다.숨통을 조이는 듯한 긴장감과 짜릿한 해방감을동시에 선사하는 킬링타임용 스릴러《비하인드 도어》는 오락용 서스펜스에 대한 독자의 기대를 흠뻑 충족시켜주는 탁월한 장르 소설이다. 그레이스의 안락한 일상이 공포의 세계로 얼굴을 완전히 바꾸는 설정은 독자의 주의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자꾸 당하기만 하는 그레이스의 모습은 독자를 분통 터지게 하고 급기야 사악한 잭이 아닌 무력한 그녀를 탓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래서 반전이 더욱 더 반가운 법. 북받치듯 울화를 쌓아가다가 반격이 시작되면 마침내 일상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듯한 통쾌함을 맛보게 된다. 영국 최고의 심리 스릴러 작가의 솜씨는 읽는 이가 실제로 그레이스의 상황에 처한 듯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만들고, 누구나 그레이스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을 자극해 책을 덮은 뒤에도 으스스한 공포의 여운이 남게 한다.섬세하고 치밀한 방법으로여성이 폭력에 맞서는 통쾌함!잭은 타인의 공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다. 잭이 그레이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사이코패스가 어떻게 평범한 사람에게 심리적 폭력을 가하는지 그 교묘한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잭은 그레이스에게 ‘원할 때마다 얼마든지 공포를 주입할 수 있는 사람, 계속 숨겨둘 수 있는 사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이 너라서 타깃으로 선택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잭은 그녀와 결혼해 친구, 가족, 직장 동료와의 연결 고리를 전부 끊어 놓는다. 그레이스가 잭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비단 감금이라는 물리적 구속 때문만은 아니다. 부모와 친구에게서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단절감, 이웃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으리라는 불신감, 사랑하는 여동생 밀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악마 잭에 대한 그녀의 반항심을 저지한다. 이처럼 잭이 그레이스에게 가하는 심리적 구속은 그녀를 물리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이중잠금장치 역할을 한다. 사이코패스와의 결혼 생활에서 그녀에게 남은 한 줄기 희망이자 삶의 이유는 딸처럼 키운 동생이자 다운증후군을 앓는 밀리다. 사랑하는 밀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는 강해진다. 사이코패스보다 더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하고 악마보다 더 강한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용기를 낸다. 한편 남들 눈에는 미숙하기만 한 밀리와 모두가 에인절 부부를 부러워하는 와중에 혼자서 의심의 눈길을 보냈던 에스터가 그레이스의 탈출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비하인드 도어》는 소설 속 그레이스 뿐만 아니라 현실 속의 평범한 그레이스들에게 힘 있고 똑똑하고 잔인한 자들의 폭력을 물리치고 생존권을 되찾을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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