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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면창 탐정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인면창 탐정
    •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12-27

    나카야마 시치리, NEW 시리즈! 인면창 탐정 탄생!블루홀식스는 창립 이래 매년 미스터리. 추리소설 출판 종수가 압도적 1위인 출판사이다.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저우둥’, ‘하야사카 야부사카’, ‘후루타 덴’ 등 국내 미출간 작가들의 작품들과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없었던 ‘오승호’(고 가쓰히로), ‘우사미 마코토’ 작가의 작품들을 블루홀식스의 사명(使命)으로 알고 출간하여 왔다.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꾸준히 출간하여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작가가 되었다. 이 또한 블루홀식스 출판사만의 성과이자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인면창 탐정』을 출간하였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새로운 시리즈로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조합의 명콤비의 티키타카가 재미있다.외딴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는 상속인!“복신에서 역병신이라니, 엄청난 반전인데요.” 『인면창 탐정』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새로운 시리즈로, 유산을 둘러싼 상속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을 인면창과 상속감정사 미쓰기 롯페이 명콤비가 해결해가는 이야기다. ‘인면창’(人面瘡)이란 인체에 난 사람 얼굴 모양의 부스럼을 뜻한다. 이 부스럼이 곪은 뒤에 구멍이 여러 개 생기는데 그 모양이 마치 사람 얼굴과 비슷하다고 해 ‘인면창’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동양 기담이나 소설에서 주로 요괴로 등장하는데, 『인면창 탐정』에서는 미쓰기의 몸에 기생하는 눈치 빠른 탐정으로 출현한다. 미쓰기가 ‘인 씨’라고 부르는 이 인면창은 그가 어릴 때 생긴 상처에서 생겨나 지금까지 줄곧 함께해 왔다. 숙주가 흡입하는 모든 정보를 숙주보다 훨씬 잘 기억해 어떤 사건에도 당황하지 않고 예리한 시각으로 판단력을 발휘한다. 험한 입담으로 자주 미쓰기를 놀리기도 하고, 화나게도 하지만 미쓰기가 인면창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앙숙 같기도 하고 환상의 콤비 같기도 한 이 조합의 관계성을 보는 것이 각별한 재미이다. 이들이 휘말린 사건은 미쓰기가 상속 감정 업무차 들린 사쿠마 마을에서 발생한다. 도시 생활과는 거리가 먼, 외딴곳의 폐쇄적인 마을은 여전히 가부장제와 남존여비사상, 봉건제 등 구시대적 유물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마을의 유지인 혼조가의 총수 구라노스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혼조가의 유산 분할이 화두로 떠오르며, 유산 가치를 감정하기 위해 미쓰기가 이곳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 원활한 감정을 위해 하나하나 유산을 살펴보는 중 별거 없어 보였던 산에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고, 이때를 기준으로 혼조 가족의 구성원들이 하나둘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인 씨는 어떤 기지를 발휘해 사건을 파헤칠까? 또 숙주인 미쓰기는 인 씨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상속 감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이들이 점점 밝혀내는 혼조가의 어두운 이면과 비밀은 과연 어떤 것일까? 마지막으로 『인면창 탐정』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과 『악마의 공놀이 노래』 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으로, 요코미조 세이시를 오마주했다고 한다. 요코미조 세이시풍의 나카야마 시치리의 새로운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의 팬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팬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명탐정은 어깨에 있다!?“아주 딱 내 취향이야. 좋아 죽겠어. 이런 요코미조 세이시 같은 전개.”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치리의 작품은 가독성이 있고 쉽게 읽힌다. 그는 특히 가독성을 살리기 위해 내용의 사건성과 스토리에 따라 완급을 조정한다고 한다. 가령 ‘!’의 수 등으로 일일이 컨트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테미스의 검』에서는 느낌표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덧붙이자면, 작품의 주제에 따라 ‘!’과 ‘?’의 개수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라면 원고지 한 장당 몇 개로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씩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를 자랑하는데, 그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시치리는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관한 이야기를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하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작업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소설을 쓸 때는 5백 장이라면 5백 장, 머릿속에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편집자님께 요청받아 3일 동안 구상합니다. 플롯을 2천 자로 정리해 편집자에게 전달할 때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머릿속에 완성되어 있습니다. 그 후에는 그걸 다운로드만 하면 되는 것이라 편합니다. 그러니 다른 원고를 바꿔 쓰면 기분전환이 되는 겁니다.” 기분전환조차 다른 원고를 쓰면서 할 정도라고 하니 작품에 대한 그의 집념과 열정은 그 누구 못지않을 것이다. 이번 작품도 무조건 재미있는 작품을 써달라는 편집자의 요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침 요코미조 세이시의 명작 『이누가미 일족』을 오마주했던 본인의 데뷔작 『안녕 드뷔시』가 떠올랐고 다시 한번 오마주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인면창 탐정』이 탄생했다. 일본에서는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인면도』가 출간되었다고 하니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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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3-12-27

    “베란다에서 이불 털다 창밖으로 추락함. 후유장해 진단금 3억” 주인공 ‘김지섭’은 보험조사원으로 (손해보험사의 위임을 받은 손해사정 회사의 보험조사원) 보험금 지급 결정을 위해 사고 현장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사고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하는 일을 한다. 그는 고객에게 뇌물을 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조사 결과를 조작해서 보고하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물. 어느 날 고객 ‘박연정’의 사고를 조사하면서 김지섭은 묘한 의문에 빠진다. ‘박연정은 이불을 털다 창밖으로 떨어진 것일까? 스스로 뛰어내린 것일까?’ 사고를 조사할수록 김지섭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섬뜩한 진실에 한발씩 다가서게 되고…….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더욱 지능화된 ‘보험사기’ 1조 원 시대 도래숨소리조차 빨아들이는 긴장감 넘치는 범죄 미스터리로맨틱 판타지 『은하수의 저주』 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작가 김정금의 변신은 여러 면에서 신선하다. 2023년 현재 보험사기 1조 원 시대.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보험사기’란 꽤나 굵직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입체적이고도 리얼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거액의 보험금을 향한 인간의 탐욕과 잔혹함을 철저하게 고발한다. 물론 범죄 미스터리 소설답게 독자들의 숨소리조차 빨아들이기 위한 고급 장치들도 여럿 숨겨두었다. 독자들은 숨겨진 단서들을 하나씩 모아 퍼즐을 맞춰가는 내내 이야기에 푹 빠져 끝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라. 당신 주변에 보이는 이는 누구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참. 사람이 돈 때문에 저러고 싶을까도 싶고, 한편으론 딱하기도 하더라니까.” - 본문 중에서누군가 치밀하게 짜놓은 덫에 걸리다“…뛰어내리고 싶어서 뛰어내린 게 아니란 말이에요.”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 9층에서 추락한 ‘박연정’. 그녀의 사고 조사를 맡은 보험조사원 ‘김지섭’은 이 사건에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을 감지하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김지섭은 사고를 조사하면서 이내 그녀의 사고 배후에 누군가 있음을 알아내는데……. 지금껏 이토록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실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보험사기’를 그려낸 작품은 없었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독자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너머에 있는 작품이다. 더욱 지능화된 보험사기 1조 원 시대 도래사각지대(死角地帶)를 노리는 ‘보험사기’2023년 현재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가 1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보험사기’가 더 이상 특별한 몇몇의 이야기가 아님을, 누구나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있지만 없고,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이들의 삶에 주목한다. 모든 범죄는 가장 약하고 외로운 이들로부터 시작되기 마련. 이들을 통해 가장 낮고 약한 곳의 외로운 자들이 누구보다 먼저,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까발려진다. 개인에서 나아가 한 가족을 파멸로 이끄는 보험사기의 비극을 여과 없이 그려낸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매우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우리가 주변에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만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사유를 부추긴다. 두 마리 토끼를 잡다철저히 이상적이면서 동시에 너무나 흥미진진한 범죄 미스터리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단순히 사회소설로서만 소개하기는 아까운 미스터리 소설이다. 각각의 장면마다 숨겨진 반전과 급박한 장면 전환으로 독자들의 예상은 끊임없이 뒤집히며 그 누구도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잘 짜여진 플롯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반부는 빠른 호흡의 범죄 미스터리 소설이었다면 후반부터는 보이지 않는 범죄자에게 쫓기는 스릴러로서의 색깔도 작품의 매력 포인트이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철저히 이상적인 사회소설이면서 동시에 흥미진진한 범죄 미스터리 소설로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다.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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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
    • 가지나가 마사시 지음, 김은모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12-27

    대낮 공원에서 벌어지는 테트로도톡신 연쇄살인‘매의 눈’ 시라타카 아마네는 그 무엇도 놓치지 않는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가지나가 마사시 대표작 ★★★ 드라마 <하쿠타카 시라타카 아마네의 수사파일> 원작소설 대낮 공원에서 발견된 피에로 분장을 한 시신시신의 볼에 쓰인 ‘1/TTX’라는 글씨는 또 다른 살인의 시작이었다!대낮의 이노카시라 공원 벤치에서 피에로 분장을 한 시신이 발견된다. 시신의 한쪽 볼에는 ‘1/TTX’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TTX는 복어 독으로 알려진 테트로도톡신을 나타내는 기호. 실제로 피해자의 사인은 테트로도톡신 중독이었다. 그렇다면 1이라는 숫자는 무얼 의미할까? 이것이 첫 번째 희생자를 가리킨다면 이번 사건은 연쇄살인의 시작일지 모른다. 그리고 나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날카로운 후각으로 사건을 해결로 이끌어 무사시노 경찰서에서 ‘매의 눈’으로 통하는 시라타카 아마네는 범행 수법의 특이점에 주목해 단서를 찾아가던 중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의 한 사건과 마주한다. 한 생명을 구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며 극한까지 능력을 키워 매와 같은 경찰이 되도록 만들어준 바로 그 사건을.『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가지나가 마사시의 대표작으로, <하쿠타카 시라타카 아마네의 수사파일>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도쿄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영상을 보는 듯 속도감 있는 문장, 경찰 수사에 대한 정교한 묘사라는 가지나가 마사시의 특장이 어느 작품보다 잘 드러난 미스터리 소설이다. 독성이 청산가리의 천 배에 이르는 테트로도톡신 중독사범인은 의식이 살아 있는 피해자들에게 대체 뭘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사건이 발생하자 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아마네가 속한 무사시노서의 형사 조직범죄 대책과는 경시청 수사1과와 합동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테트로도톡신은 독성이 청산가리의 천 배가 넘는 맹독으로 섭취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마비되다가 결국 호흡 곤란으로 질식하게 된다. 숨이 붙어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의식이 뚜렷한 것이 특징으로, 어떻게 보면 매우 잔혹한 살해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장 탐문 수사에서도 범인을 특정할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가운데 아마네는 범인이 써놓은 ‘1/TTX’라는 암호에 대해 억측에 가까운 추리를 내놓는다. ‘TTX’라는 기호가 복어의 네 개의 이빨을 뜻하는 학명에서 유래한 것이므로 ‘1’은 피해자 네 명 중 한 명을 의미할지 모른다는 추론이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한다. 또다시 테트로도톡신에 의한 살인. ‘2/TTX’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보아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이 틀림없다. 첫 번째 피해자는 35세의 파티시에. 두 번째 피해자는 43세의 건축사무소 운영자. 둘 사이에는 기치조지가 생활반경이라는 점 외에는 어떤 접점도 없다. 첫 번째 피해자는 피에로 분장을 한 상태로 공원 벤치에 방치되었는데, 시민들은 그것이 퍼포먼스인 줄 알고 지나쳤고 피해자는 죽음에 이르렀다. 두 번째 피해자는 이노카시라 자연문화원에서 테이블에 엎드린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저 낮잠을 잔다고 생각하며 지나갔다. 범인은 왜 이런 방법을 선택한 것일까. 단지 죽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런 귀찮고 위험한 방법을 취할까. 마지막까지 의식이 남아 있는 피해자들에게 범인은 대체 뭘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그러는 사이 세 번째 살인이 일어난다. 3/TTX. 이번 피해자 역시 인적이 많은 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범인이 남긴 단서도, 다른 피해자와의 공통점도 없다. 피해자를 선택한 이유, 살아 있는 동안 방치한 이유, 일부러 사람이 많은 곳을 선택한 이유,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다. 그때 아마네는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세 피해자의 공통분모를 포착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의 슬픈 사건과 함께. 아마네를 강인한 경찰로 키워준, 차마 잊을 수 없는 소녀 유괴살해사건 ‘레이나 유괴살해사건’. 아마네에게 그 이름은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2년 전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유괴되어 1년 후 살해된 비참한 사건은 범인의 자살로 종결되었다. 유괴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수사에 참여한 아마네는 사진으로밖에 보지 못한 레이나에게 자연스레 여동생 같은 감정을 품게 되었고, 구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되새기며 수사에 임했다. 레이나의 집에도 여러 번 찾아갔다. 정보 수집과 전달이 주된 임무였지만, 나중에는 피해자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에 더 비중을 두었다.당시 아마네는 공개수사를 하자고 제일 먼저 제안했다. 몸값이 목적인 유괴가 아니라 돌발적이고 무계획적인 범행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도부는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범인을 궁지에 몰 거라는 신중론을 내세우며 아마네의 의견을 묵살했고, 결국 초동수사에 실패하고 범인의 행적을 놓치고 말았다. 그 결과 실낱같은 기대는 무참히 배신당했고 소녀는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아마네는 레이나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알아낸 사실은 발언하고, 절대 타협 없이 수사에 임한다는 과제를 자기 자신에게 주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매의 눈’으로 불리게 되었다. 아마네의 마음 한쪽에 언제나 자리 잡고 있는 그 사건이 복어 독 연쇄살인으로 인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피해자에 대한 아마네의 예측 역시 빗나가지 않는다. 예측불허의 반전과 몰입감무관심과 선입견,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사회에 던지는 작가의 메시지독자가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못 멈추기를 바랄 만큼 가독성을 중시한다는 가지나가 마사시는 이 소설에서도 직설적인 문장으로 영상을 보여주듯 독자에게 시라타카 아마네의 활약을 선사한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사건 등 여러 요소를 다루면서도 이야기가 타이트하게 전개되는 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독자를 배려하는 문장 덕분일 것이다. 마지막 ‘4/TTX’에서 휘몰아치는 반전은 최고조의 몰입감을 안겨주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관심과 선입견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남의 일에 관여하기 싫다는 심리에서 비롯된 사고방식이다. 그런 한편으로 쓸데없이 관심을 끌기 위해 배려 없는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한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도 모르고서.반면 이러한 사람들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 시라타카 아마네다. ‘정의의 사도는 약자를 구하고 악당을 쓰러뜨린다’는 생각으로 경찰관이 된 아마네는 현실에 좌절하면서도 극한까지 능력을 키운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수사에 임할 때는 타협하지 않는 신념, 그리고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아마네는 사건을 해결로 이끈다.과학수사가 중시되는 요즘은 날카로운 감으로 ‘억측’을 쏟아내는 아마네 같은 경찰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별난 시각이 사건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하여 해결의 물꼬를 트는 경우를 우리는 현실에서도 종종 만난다. 거기에 강단 있고 사명감이 투철한 경찰이라면 말해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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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 안의 세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초록 안의 세계
    • 이서도 지음
    • 안전가옥
    • 2023-12-27

    가장 안전해 보이던 식물의 공격이라는 전복적 스릴러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작, 세상 모든 스릴러 ‘노크’ 시리즈‘장르 전문 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이 선보이는 새로운 라인업 ‘노크’의 세 번째 작품.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안전가옥의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작이자, 이서도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다. 《초록 안의 세계》는 우리 옆에 조용히 존재하던, 때로는 존재하는지조차 잊어버리는 식물들의 습격으로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는 전복적인 설정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식물을 피해 숨어든 가정이나 학교조차 지옥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정작 인간 자신들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전개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독자들까지 숨 죽이게 하며, 끝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지옥을 발견하는 디스토피아 소설그러나 다시,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바치는 이야기실력 있는 피아니스트였지만 지금은 피아노 학원에서 일하는 연서. 평범한 하루의 끝인 퇴근 무렵, ‘식물의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니, 남부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받는다. 혼란스러워할 틈도 없이, 꿈틀거리며 다가온 식물에게 동료가 희생되는 모습을 목도한다. 그렇게, 한 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던 재난이 연서의 삶을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식물의 공격을 피해 돌아간 집에서도, 안전한 보호소라고 하는 학교에서도 잔인하고 냉혹해진 현실이 기다린다. 바깥은 두려운 미로였지만 안은 지옥이었다, 바로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낸 지옥. 지금까지는 가장 안전해 보이던 식물의 공격 앞에, 인간들은 마치 그동안 보아 오던 식물처럼 무력해진다. 그리고 잔인해진다. 나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이기심이 또 다른 지옥,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지옥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연서는 그 안에서 주저앉지 않는다. 이미 그 전부터 재난과도 같았던 삶, 슬픔과 좌절 속에 자신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역설적으로 그 재난 속에서 피어난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아 주고 함께하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초록 안의 세계》가 펼쳐 보이는 세상이 독자들에게 생생한 두려움을 선사하는 것은,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평온함을 느껴 왔던 ‘식물’이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늘 조용히 옆에 있어 주고, 그래서 한 번도 의심해 보지 않았던 존재의 배신은 무엇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깨고 극복하려는 것이 진정한 용기일 것이다. 《초록 안의 세계》에서 이서도 작가는 상상할 수 없는 재난보다는 막막한 현실에 주저앉지 않을,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찾는 사람들을 그려 내려 했을 것이다. |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작 범죄, SF, 판타지, 하이틴 스릴러까지,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는 세상 모든 스릴러를 만난다-노크 시리즈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안전가옥은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을 통해 총 여덟 명의 신인 작가를 선정했다. 단독으로 소설 단행본을 출간한 적이 없는 작가가 대상이었으며, 무엇보다 참신한 스릴러 작품들만을 선별했다. 스릴러 장르의 대가 서미애 작가의 특강과 안전가옥 스토리PD들과의 멘토링, 현직 작가들의 스릴러 작법 특강 등이 이어졌다.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 품고 있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신선한 플롯은 이 과정을 통해 좀 더 짜임새 있고 선명한 스토리라인으로 발전되었다. 노크 시리즈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티프를 가장 공포스럽고 위협적인 분위기로 확장하는 스릴러 소설들이다. 대리운전, 학교 폭력, 바다, 식물, 지하철, 기후위기, 초파리, 휴가와 같이 평범한 소재가 한순간에 우리 일상을 위험에 빠트리는 요소로 뒤바뀌면서 독자들을 한층 더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범죄 스릴러, SF 스릴러, 판타지 스릴러, 하이틴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신인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스토리텔링이 장르 소설 독자들의 서가를 ‘노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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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생지, 개미지옥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출생지, 개미지옥
    • 모치즈키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3-12-27

    ‘2022년 게이분도 서점 문고 대상’ 1위,일본 판매 13만 부 돌파!《백야행》과 《화차》의 명성을 넘어설사회파 추리소설의 경이로운 역작‘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수상 작가가 마침내 완성한미스터리의 최고 경지, 《출생지, 개미지옥》두 명의 젊은 여성이 살해당한다. 두 여성은 모두 성매매를 생업으로 삼고 어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미혼모였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식품공장에 ‘세 번째 희생자를 내기 싫으면 돈을 준비하라’라는 협박문이 도착한다. 성매매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만 피해자의 배경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까 우려한 TV 보도 프로그램은 피해자가 성매매 종사자이자 어린 자녀를 학대한 미혼모라는 사실을 교묘하게 숨기고 ‘자녀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무고한 엄마들의 비극’으로 사건의 성격을 각색해 뉴스를 뽑아낸다. 그런데 방송 도중 자신을 범인이라 주장하는 자가 스튜디오로 연락을 취해 ‘죽은 여자들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라, 그렇게만 한다면 돈 따윈 필요 없다’라고 지시한다. 돈이 필요 없다면, 이 살인사건에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는 말인가. 두 건의 살인사건을 통해 범인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프리랜서 기자 ‘기베 미치코’는 성매매 여성 연쇄살인사건과 식품기업 공갈협박사건의 연결성에 착안에 피해자 주변인의 증언을 모으고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복잡한 동기를 파헤치며 수사본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건 뒤편의 진실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 나간다.《출생지, 개미지옥》은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룬 대도시의 빈촌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을 팔고 범죄에 손을 대는 일련의 생존 투쟁을 처절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세습되는 빈곤과 복지 제도의 빈틈이 초래한 아동 방임, 고등교육의 기회 박탈, 나날이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 음지에서 ‘거래’되는 여성의 신체와 성 노동자의 취약성 등 여러 사회 문제가 교차하는 가족 공동체의 모습과 그 안에 속한 개인의 비극을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식을 빌려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둡고 묵직한 주제의식과 치밀한 서사를 너끈히 견인하여 압도적인 박력으로 끌고 나간 《출생지, 개미지옥》은 일본의 평론가 오모리 노조미로부터 “소설의 구성과 모티브는 《백야행》과 《화차》를 연상케 하나 이 작품이 선사하는 충격은 여느 걸작에 뒤지지 않는다!”라는 격찬을 받았고 추리소설 독자들로부터 탄식 어린 감탄을 이끌어낸 동시에 대중 및 서점 관계자들에게까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게이분도 서점 문고 대상’ 1위를 당당히 거머쥐었으며 현재까지 13만 부라는 판매 수치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빈민가 출신 범죄자 vs 명문대 출신 엘리트 청년성매매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은 누구인가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의 어느 날, 미간을 관통당한 채 발견된 두 구의 시체.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성매매에 몸담고 있으며 어린 자녀를 방임, 학대한 미혼모로 밝혀진다.한편 프리랜서 기자 기베 미치코는 한 식품기업의 악성 클레임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정체불명의 블랙컨슈머가 3년 동안 도시락에 이물질이 들어간 사진을 보내며 입막음의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공장에 ‘세 번째 피해자를 내기 싫으면 돈을 준비하라’라는 협박문과 함께 신원불명 여성의 나체 사진과 체모 몇 가닥이 도착한다. 체모가 얼마 전 살해당한 성매매 여성의 것으로 밝혀지자 수사본부는 성매매 여성 연쇄살인사건과 식품기업 공갈협박사건 사이의 연결점을 토대로 수사를 시작하는 한편 언론, 특히 방송사는 피해자의 직업과 아동학대 사실을 숨긴 채 그들의 사연을 미담으로 포장해 보도에 열을 올린다. 그런데 방송 도중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자에게서 전화가 걸려 온다. ‘죽은 여자들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라, 그렇게만 한다면 돈 따위는 필요 없다.’ 마치 검거를 각오한 듯 곳곳에 심어둔 단서와 영문을 알 수 없는 전화까지, 정말로 돈을 받아낼 목적이라면 어째서 이렇게 허술한 걸까? 이 협박범의 진의는 대체 무엇일까?피해자의 주변 조사를 거듭하던 미치코는 마침내 ‘요시자와 스에오’와 ‘하세가와 쓰바사’라는 두 청년의 이름에 다다른다. 도쿄 변두리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좀도둑질 및 특수절도를 일삼으며 자라온 범죄자 스에오와, 의사 부모 밑에서 태어나 창창한 앞날을 보장받은 명문대 출신의 건실한 청년 쓰바사. 범인의 정체는 일견 자명해 보인다. 그러나 쓰바사의 정체는 도박빚을 갚기 위해 여학생들을 성매매 업소에 팔아넘기는 극악무도한 인간이었다. 반면 미치코는 스에오의 삶의 궤적을 파고들수록, 그 주변인을 찾아가 스에오에 대한 증언을 확보할수록 그가 정말 두 여성의 미간에 총알을 박아 넣은 악인인지 혼란을 느끼는데…….벗어날 수 없는 빈곤과 폭력, 그 지옥 속에서아이들은 몸을 팔고 범죄에 가담한다미치코는 스에오와 여동생 메이 그리고 주변의 여성들이 생존해야 했던 척박하고 잔인한 환경의 진실 속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면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비인간적이고 노골적인 폭력의 현장의 윤곽을 잡아간다.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간단한 계산도 할 줄 모르는, 안전한 가정과 기본 교육의 부재 속에 방치된 여성들은 자신을 ‘산’ 남자가 ‘돈만 추가로 쥐여주면’ 어린 딸을 남자에게 팔아넘긴다. 그렇게 자란 딸들은 다시 거리로 나가 몸을 팔고, 아비 모를 자식을 낳아 제 아이들을 학대한다. 스에오는 바로 그런 지옥의 한가운데에서 태어났다.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돌봄에서 소외된 아이들, 폭력에 노출된 채 범죄와 인접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다시 폭력을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고리. 그러나 스에오는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타고난 총명함과 성실함을 발휘해 학업에 몰두하는 한편 일곱 살 터울의 여동생의 양육자 역할을 대신하며 어머니의 빚을 갚기 위해 악행과 위법의 경계선에서 줄타기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주변의 선한 어른들은 스에오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스에오는 그 손을 잡으며 여동생만큼은 어머니의 삶을 답습하게 하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고군분투했다. 그의 삶을 알아갈수록 미치코는 물론이거니와 독자 또한 동네 어른들처럼 스에오가 인간성을 버리지 않았길 바라는 연민의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인권이 존재하는,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받는 양지의 세계에 닿기 위한 스에오의 몸부림은 남매를 어디로 데려갔던 것일까. 이윽고 미치코는 수사본부가 끝끝내 잡아내지 못했던 사건의 참혹한 진상에 다다른다.“가난을 연민하는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인가?”선악 개념으로 단죄할 수 없는 인간의 절박한 동기,그 끝에 도달한 자가 목도한 충격적 반전모치즈키 료코는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한 인간의 비극을 생생하고 끈질기게 묘사하면서 사회 안전망 제도의 사각지대를 예리하게 조명한다. 아무리 탈출하려 발버둥 쳐도 더 깊은 수렁으로 가라앉기만 하는 개미지옥.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어도 끝끝내 정상적인 사회 일원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또 다른 범죄를 낳는 폭력의 굴레는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처럼 작동한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의 승자는 누구인가. 살아남은 자가 곧 승자라고 볼 수 있는가. 세상은 두 용의자 중 한 사람을 성매매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하고, 미치코는 남은 한 사람을 찾아가 진실을 추궁한다. 그리고 지독한 잔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가슴 아픈 결말로 담담히 나아간다.《출생지, 개미지옥》의 반전은 여타 추리소설처럼 기막힌 트릭으로 독자의 예측을 엇나가는 지적 싸움의 수준을 가뿐히 넘어선다. 방대한 분량에 쌓아 올린 각 인물들의 동기와 가슴 아픈 서사가 맞물려 독자가 인물에게 가지는 일반적인 기대를 배반할 뿐만 아니라 ‘도덕과 정의, 약자에 대한 연민은 인간을 구제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과 함께 엄청난 정서적 충격을 선사한다. 경악스러운 진실을 목도한 미치코의 마지막 ‘선택’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독자의 가슴에 남겨 놓는다.날카로운 통찰력, 맹렬한 서사,뛰어난 문학적 성취로 오래도록 기억될 이야기“뚜렷한 메시지와 탄탄한 이야기로 구성된 사회파 추리소설을 기다렸다면반드시,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다.” - 천감재(옮긴이)저자 모치즈키 료코는 개인의 힘만으론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 폭력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비극의 구체적 현장을, 마치 개미들의 생태를 연구하는 관찰자처럼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묘사한다. 응시할수록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들지만 그렇다고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발밑에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 독자에게 눈물을 강요하는 과장된 묘사를 철저히 배제한 채 고통을 재현하는 저자의 역량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탁월한 균형감을 발휘한다. 감정과 판단을 내려놓고 객관적인 관찰자의 태도로 촬영물에 근접하는 모치즈키 료코의 카메라는 그러나 요란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요시자와 남매와 그 주변 여성들의 삶에서 가슴 아픈 장면들을 포착한다. 숨 돌릴 틈 없이 신경을 자극하는 장면의 빠른 전환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전개도 없는 이 어둡고 집요한 이야기가 독자의 시선을 마지막까지 묶어둘 수 있는 까닭은 저자가 발휘하는 노련한 이야기꾼으로서의 감각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듯 다른 각자의 불행에 놓인 인물들의 입체적이고 복잡한 심리를 치우침 없이 전달하고, 사건보단 사연에 집중하며, 각 인물들의 동기를 탄탄하게 구성하여 한 명 한 명의 드라마를 엮어나가는 솜씨는 자그마한 잔재주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서사와 장면의 힘만으로 독자의 몰입을 강화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이 무섭도록 둔탁한 이야기의 중량감은 불편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출생지, 개미지옥》은 그 모든 진상을 목격한 자의 뇌리에 확실히 자리매김하여 오래도록 대체할 수 없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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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유를 파는 찻집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치유를 파는 찻집
    •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12-27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 미스터리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치유를 파는’ 그녀에게어느 날, 살인 예고장이 도착했다!찻집 쇼와당의 사장인 키리코는 엉뚱하고 신기한 매력을 가진 미인이다. 커피를 잘 내리지 못해 찻집 일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긴 채 자신은 흔들의자에 앉아 흘러간 노래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한가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녀의 숨겨진 직업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치유사’다. 어떤 어려운 의뢰라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그녀에게도 가슴 아픈 과거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녀에게 살인 예고가 적힌 편지가 도착한다! 키리코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TV드라마 원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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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12-27

    《칵테일, 러브, 좀비》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조예은 작가의 호러 청춘 로맨스!복수를 꿈꾸며 돈을 탐하는 소녀와 존재의 이유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소년,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굳은 의지로 똘똘 뭉친 두 아이가 강행하는 진실한 복수의 서사광범위한 재개발사업으로 크게 변화한 2025년의 야무시. 3년 전 야무시 최대 최고급 아파트 ‘씨더뷰파크 야무’에서 묻지 마 테러로 독이 든 떡을 먹고 아홉 명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으로 엄마를 잃고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진 채 의지할 가족도, 삶의 목적도 상실한 화영에게 구원처럼 내려온 말이 있었다. “돈은 때론 구원이 되기도 해. 그리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단다.” 복수를 하고 구원을 받기 위해, 진실을 알아내고 효율적으로 목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돈, 2000만 원. 화영은 ‘야무의 수챗구멍’이라 불리는 음침한 레인보우 아파트에 저렴한 월세로 몸을 의탁한 채 거짓말도 서슴지 않으며 오로지 2000만 원을 위해 달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일자리를 한꺼번에 잃은 화영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그리고 협조하지 않으면 월세를 올리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낚시’에 나서기로 한다. 낚시란 청소년을 미끼로 내세워 익명 중고 거래 사이트나 랜덤 채팅창을 통해 사람을 낚아내어 위협하고 현금을 뜯어내는 일이다. 범죄에 휘말려 복수를 그르칠까 한사코 낚시를 거부해 온 화영이었지만, 궁지에 빠진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런 화영 앞에 문득 나타난 곰 인형, 해피 스마일 베어. 해피 스마일 베어가 한창 인기를 누리던 시절, 화영은 엄마가 부업거리로 가져온 그 곰 인형들의 눈을 꿰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엄마를 잃고 돌아온 텅 빙 방에서 화영을 반겨 준 것도 단 한 마리 남아 있던 해피 스마일 베어의 플라스틱 눈동자였다. 그래서 화영은 가로등 아래 버려진 낡고 해진 곰 인형을 끝내 외면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곰 인형이 생명의 은인이 될 줄이야! 낚시를 나간 화영은 여관 방에서 타깃을 마주한 순간 깨달았다. 자신이 강도질을 위한 미끼가 아니라 인신매매의 피해자였음을. 어떻게든 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난리를 치던 와중에 “화영의 영원한 친구 해피 스마일 베어”가 손도끼를 휘둘러 남자를 쓰러뜨린 것이다! 말하고 움직이는 곰 인형이라니, 흉기를 든 곰 인형이라니, 이건 꿈일까? 어안이 벙벙한 화영에게 곰 인형이 말을 건넨다. “이건 꿈이 아니야.”“어딘가 커다란 구멍이 생겨 버린 두 사람이서로의 구멍을 살과 피와 솜뭉치로 채우는 이야기”_’작가의 말’ 중에서《칵테일, 러브, 좀비》,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등을 통해 독보적인 ‘조예은 월드’를 구축해 온 작가가 호러 스릴러에 청춘 로맨스를 끼얹은 장편소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로 돌아왔다. 주인공 화영은 복수를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다 인신매매로 죽을 뻔한 위기에 빠진다. 그런 화영을 구해 준 존재는 다름 아닌 곰 인형, 해피 스마일 베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곰 인형에 빙의한 도하다. 복수 외에는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화영과 살아남았으나 살아남은 이유를 찾지 못해 몸을 잃어버린 도하가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가 이 소설의 핵심 서사다. 작품의 배경인 야무는 재개발사업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린 지방 도시이자 자본주의적 욕망으로 점철된 곳이다. 이 도시의 부동산을 기반으로 엄청난 부자가 된 도하의 아버지, 가출 청소년을 이용해 돈을 버는 브로커, 돈만 주면 어떤 살인이든 실행하는 킬러……. 어른들의 끝없는 욕심으로 가득한 이 도시에서 보호자 없는 아이들이 갈 곳이란 버려진 아파트와 길거리 정도뿐이다. 답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는 현실에 내몰린 아이들은, 그리하여 어른들의 돈을 훔쳐 일말의 구원을 꿈꾸거나 아무도 원하지 않는 듯한 생명을 팔거나 포기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런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기어코 희망과 해피엔딩을 기대하게 한다는 것이 ‘조예은 월드’의 기막힌 매력 아니던가. 이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인 두 아이는 서로가 서로를 구해 보기로 결심하고 행동에 나선다. 도하는 화영의 복수를 돕고, 화영은 잃어버린 도하 몸의 행방을 찾아 주기로 한다. 두 아이의 겁 없는 도전이 스릴 넘치게 펼쳐지는 가운데, 휘황찬란한 새 건물과 아파트에 짓눌려 있던 야무의 어두운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며 독자들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결말로 이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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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괴자들의 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파괴자들의 밤
    •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12-27

    YES24 크레마클럽 인기 연재작 《파괴자들의 밤》 종이책 전격 출간!다섯 편의 강렬하고 이상한 ‘여성 빌런’ 이야기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단골 주인공이자 명탐정인 미스 마플의 이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스 마플은 시골에 사는 평범한 노인으로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명탐정이다. 독거노인이지만 당당함과 열린 마음을 가졌고, 사람을 연민하면서도 인간을 믿지 않는다. 냉정하고 까칠하면서도, 선함을 지니고 있고, 누구보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사건을 추리해 내는 인물이다.이런 ‘미스 마플’의 이름을 빌린 소설 클럽이 한국 장르 문단에 있다. 한국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들이자 다정한 마음으로 늘 섬뜩한 이야기를 써내는 서미애, 송시우, 정해연, 홍선주, 이은영이 모여 만든 ‘미스 마플 클럽’이다. 그리고 이들이 한 권의 책에 모였다. 이상하고 강렬하게, 거침없이 세상을 흔드는 ‘여성 빌런’들의 기이한 다섯 편의 이야기인 테마소설집 《파괴자들의 밤》이다. 여성 캐릭터라고 해서 ‘씩씩한 캔디’나 ‘털털한 훈녀’, ‘센 언니’ 정도를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파괴자들의 밤》 속 ‘여성 빌런’은 여성인 동시에 악당이다. 선한 악당도 있지만, 말 그대로 그저 악당도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악녀가 아닌 순도 100% 진짜 강렬하고 이상한 악당들이다. 다섯 편의 소설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도대체 그 여자는 왜 살인을 해야만 했을까?”그리고 그 답은 모두 소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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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골드러시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평양골드러시
    •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12-27

    북한 땅에 묻어둔 조상의 금괴를 찾기 위해현대판 헨젤과 그레텔이 일으킨 발칙한 소동, 배신과 반전“통일만 돼 봐라. 우리 아버지가 묻어둔 금괴 찾으러 갈 거다.” - 본문 중에서평양 지주였던 아버지가 묻어놓은 금괴를 피난 오느라 챙겨오지 못한 것이 못내 한이라던 할머니. 부모를 대신해 우리 남매를 길러주신 할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손자인 인찬에게 당부를 한다. “니 증조부가 묻어둔 금괴를 찾아오너라.” 허황된 얘기라 생각했는데 웬걸? 장례를 치르면서 인찬은 금괴가 묻힌 정확한 주소를 발견한다. 그것은 흙수저 인찬에게 하늘이 주신, 아니 할머니가 주신 ‘기회’였다.쥐꼬리만 한 월급, 은행 대출금, 구질구질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줄기 빛을 본 인찬은 동생 인지에게 함께 금괴를 찾으러 가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남매는 현대판 ‘헨젤과 그레텔’이 되어 북한 땅에 잠입한다. 땅에 떨어진 과자가 아니라 땅에 묻힌 금괴를 찾으러! 살 떨리는 검열과 감시 속에서 시작된 게임. 제한시간은 단 3일! 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언제나 거기엔 협상과 배신이 있다. 평양의 보물찾기, 과연 남매는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까?평양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어른이’의 보물찾기흙수저로 힘들게 살아온 남매에게 아무도 모르는 재산이, 그것도 북한에 남아 있다면? 이미 전작을 통해 작품의 참신함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고호 작가의 신작 『평양 골드러시』는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본 그 발칙한 상상에 출발한다. 주인공 인찬이 할머니 집 마당에 묻혀 있다는 금괴를 찾기 위해서 평양 한복판까지 겁도 없이 제 발로 걸어 들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보물찾기’라고 하면 으레 어린이들이 소풍 가서 선물이 적힌 쪽지를 찾는 것부터 떠올리듯이, ‘보물’을 찾는 모티프는 아주 고전적이며 스테디하다. 아이든 해적이든 ‘보물’을 찾는 행위 자체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본능적 도전의식과 원초적 모험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라도 먼저 보물을 찾는 사람이 보물을 차지할 수 있기에 엄청난 속도전과 위험이 수반되는 것도 당연지사. 작가는 주인공이 금괴를 손에 넣기 위해 겪어야 하는 스펙타클하고 급박한 여정을 지금의 ‘북한’이라는 다소 생소한 배경을 토대로 박진감 넘치게 풀어내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는 살아있는 역사너무나도 생생한 평양과 북한 사람들의 모습『평양 골드러시』는 광복 직후 공산화되던 북한을 배경으로 증조부 세대, 피난 실향민이던 할머니 세대와 요즘 30대인 인찬의 세대까지를 아우르며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배경으로 한다. 동시에 서울에서 강릉, 신의주, 평양을 오가며 자유로운 시공간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금을 쫓는 남매의 탐욕과 모험 너머로 작품 곳곳에 나타난 북한의 모습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평양 골드러시』는 실제 북한의 상황을 묘사한 듯 치밀하고도 섬세하게 북한의 어둡고도 힘겨운 상황을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전달한다. 역시 북한 전문 소설가 고호답다 할 만하다. 맛깔난 평남 사투리도 작품의 현장성과 향토성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금괴를 향한 주인공의 골드러시는 숨 가쁘게 전개되며, 평양행 기차에 올라탄 독자들은 보물찾기의 매력 속으로 쉴 새 없이 빨려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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