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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하는 잠들고 (커버이미지)
    [문학]산하는 잠들고
    • 거페이 지음, 유소영 옮김
    • 더봄
    • 2023-04-14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급변하는 중국 백년사, 3대가 꿈꾸는 이상향, 강남!《강남삼부작》은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거페이(格非)가 10여 년의 창작 과정을 겪으며 2011년 세 권으로 완결하여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2004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2007년),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2011년) 등 세 권은 개별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연대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인공 남녀의 이상적인 삶 또는 사회에 대한 욕망과 절망적 회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계된다.거페이는 자신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강남삼부작의 주요 소재는 애정이다. 애정 이야기를 앞 무대에 세우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나머지 목표는 그 뒤에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실제로 《강남삼부작》은 남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복사꽃 그대 얼굴》은 강남 퇴직관리 집안의 아가씨인 루슈미와 혁명당원 장지위안의 애틋하면서도 내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고, 《산하는 잠들고》는 메이청 현의 현장인 탄궁다와 그의 비서 야오페이페이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강남에 봄은 지고》는 시인 탄돤우와 팡자위 부부의 혼인생활과 사별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그러나 설사 애정이 중심이라고 할지라도 핵심 주제는 역시 루슈미와 그녀의 아들 탄궁다, 그리고 손자인 탄돤우를 대표로 하는 이들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절망이다. 우리는 이를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스스로 ‘유토피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굳이 ‘강남(江南)’이란 말을 소설 제목에 붙였다. 이는 작가 자신이 강남의 수향(水鄕)인 단투현 딩강향(丁崗鄕)의 집성촌인 류자촌(劉家村) 출신인 까닭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강남’ 또는 ‘강남’ 문화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한편 《강남삼부작》은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격절시키고, 생략한다. 마치 인물이나 사건의 전후 사정이 아니라 주제에 몰입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 《산하는 잠들고》의 배경은 전편인 《복사꽃 그대 얼굴》의 배경인 푸지에서 메이청으로 바뀌며, 세 번째 작품 《강남에 봄은 지고》의 배경은 다시 허푸로 바뀐다. 물론 그곳은 모두 저장(浙江), 즉 중국 강남에 소재한 지역이다. 소설의 중요 인물인 루슈미와 탄궁다, 탄돤우는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지만 실제 생활을 같이 하거나 애증을 나눈 적이 없다. 이렇듯 상호 독립적이지만 화자서(花家舍)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각기 다른 리듬과 선율, 화음 등을 변화시켜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변주곡(變奏曲)이라고 할 수 있다.《산하는 잠들고》 : 20세기 중반 중국인이 꿈꾼 이상향, 강남!《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는 1950~60년대의 중국 강남을 배경으로,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과 이어진다. 루슈미의 아들 탄궁다는 신 중국에서 메이청 현의 현장(縣長)이 되어 ‘사회주의 신농촌’에서 ‘도화원’의 이상을 꿈꾼다. 탄궁다의 웅대한 포부는 좌절을 겪고 탄궁다 의 어린 비서 야오페이페이는 강간을 피하다 살인자가 되어 도망가지만 보이지 않는 끈에 묶인 듯 원을 그리듯 제자리로 돌아온다. 탄궁다는 ‘화자서(花家舍)’로 좌천당한 후 자신이 수년간 오매불망 꿈꿔 왔던 ‘무릉도원’이 이미 그곳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상향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표정도 없고 웃음도 없다.《산하는 잠들고》는 루슈미가 감옥에서 낳은 아들 탄궁다의 개인사이다. 하지만 20세기 50~60년대 중국 대륙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 특히 건국 후 사회주의 건설을 목적으로 1958년부터 1960년 사이에 중국 공산당이 전개한 농공업 증산 정책인 대약진 운동과 무관하지 않다. 이른바 ‘과도기총노선’이라는 정책을 제시한 공산당은 1953년부터 1968년까지 세 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농업, 공업, 상업 등의 분야를 완전히 사회주의로 개조하고자 했다. 메이청의 현장으로 부임한 탄궁다는 이에 발맞춰 메이청에서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했다. 그래서 자신의 고향인 푸지에 댐을 건설하고 메이청에는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에 들떴다. 그것은 자신의 어머니가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상향에 대한 도전이었다.문득 그의 눈앞에 집집마다 수백, 수천의 꽃등을 환하게 밝힌 아름다운 전경이 떠올랐다. 사회주의 유토피아가 펼쳐질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떠올리자 그의 눈빛이 아득해지며 점차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산하는 잠들고》, 26P그러나 그가 심혈을 기울여 축조한 댐이 홍수로 무너져 사람들이 죽자 그는 결국 부과풍(浮夸風)과 공산풍(共産風) 등 다섯 가지 큰 죄(五大罪)를 지은 까닭으로 현장 자리에서 쫓겨나고 만다. 이유는 이러했다. “5년 내에 공산주의를 실현하자는 제안은 우경모진주의의 심각한 착오를 범한 것이라 지적했다. 이렇게 큰 메이청 현을 개인적인 자산계급의 무릉도원으로 생각하여 12만 메이청 인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자산계급적 허영심을 만족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사회주의 유토피아가 자산계급의 허영심으로 전복되는 순간이다.여기에서 우리는 작가의 경고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사회주의 유토피아는 개인적 이상향의 국가적 실현이다. 그러나 국가는 필연적인 이상향의 실패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개인의 허영심으로 몰고갈 뿐이다. 이렇듯 개인은 집단, 국가, 사회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그는 관직에서 쫓겨나고 화자서로 유배된다. 그곳은 어머니가 갇혀 있던 곳으로, 왕관청의 이상세계이자 도적의 소굴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꿈꾸었던 이상향과 같은 곳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이상향이 된 셈이다. 하지만 그곳은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와 같은 ‘101’에 의해 감시당하고 조종되는 곳이었다. 결국 그는 그곳의 감시망에 걸려 현상수배를 당한 연인 야오페이페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다. 죄목은 은닉죄와 반혁명죄였다. 탄궁다는 메이청의 제2모범감옥에 수감되었다가 1976년(문화대혁명이 끝난 해) 간경화로 사망하고 만다.역사는 이렇듯 반복되면서 또 하나의 비극을 잉태한다. 이는 이상향으로서의 화자서가 결국 머지않아 훼멸될 것이라는 화자서인민공사 서기이자 또 하나의 이상주의자인 궈충녠의 말에서 예감된다. “나는 화자서를 만들었지만 결국은 내 손으로 그것을 부숴버릴 수밖에 없어”라고 했던 그의 말은 왕관청의 말과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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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 카드 게임 (커버이미지)
    [문학]살인 카드 게임
    • 제임스 패터슨 지음, 조은아 옮김
    • 북플라자
    • 2023-04-14

    추리소설계의 거장 제임스 패터슨이 쓴 인기 미드《인스팅트》원작소설!참혹한 살해현장에 범인이 남기고 간 트럼프 카드! 새로운 카드가 나올 때마다 사람이 죽는다!내 소개를 하지. 이름은 딜런. 저명한 심리학 교수지. 어느 날, 아름답고 당찬 여형사가 학교로 나를 찾아왔지. 그녀는 대뜸 내게 피 웅덩이 위에 쓰러진 피해자의 사진을 보여주었어. 맙소사, 사진 속 모습이 얼마나 참혹한지 역겨움이 들 지경이었어. 그녀는 범인이 시신 옆에 트럼프 카드 ‘킹’을 두고 갔다고 설명했어. 남기고 간 카드로써 다음 희생자를 예고하는 연쇄 살인 게임이 시작된 거야. 나는 그녀를 도와 범인을 잡는 수사에 참여하기로 했지. 그런데 빌어먹을! 놈은 그런 우리를 비웃듯이 교묘한 방법으로 살인을 계속 저질렀어. 과연 이 살인 카드 게임의 종착지는 어디일까?명실상부한 추리 소설계의 거장 제임스 패터슨의 세계로 지금 당신을 초대합니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살인현장에 떨어진 한 장의 트럼프 카드, 그 카드가 다음 살인의 희생자를 예고한다는 발칙한 설정에서 출발하는 <살인 카드 게임>! 2018년 3월부터 방영 중인 인기 미드 <인스팅트>의 원작인 이 소설은 제임스 패터슨 작가 특유의 과감한 전개와 재치 있는 문장으로 압도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그와 더불어 ‘인간의 죄’, ‘법의 올바른 심판’ 같은 철학적인 문제까지 곱씹어 생각해볼 수 있는 범죄 스릴러 소설의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명실상부한 추리 소설계의 거장 제임스 패터슨의 세계로 지금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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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동 하우스 - 있지만 없었던 오래된 동영상 (커버이미지)
    [문학]삼성동 하우스 - 있지만 없었던 오래된 동영상
    • 김경래 지음
    • 농담과진담
    • 2023-04-14

    “그리고 조심해라. 노트북. 맨날 잃어버리잖아.” “이거 왜 보도하려고 하는 겁니까?” 유튜브 1,500만 조회! 한국 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 같았던 논쟁적인 사건이 드디어 소설로!“이 소설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어떤 ‘우상’을 극복하는 이야기다!”금기의 사건, 저주받은 특종을 본격적으로 다룬유쾌하고 경쾌한 ‘블랙 코믹 스릴러’!유튜브 조회 1,500만 특종! 한국 언론에 리트머스 시험지 같았던 논쟁적인 사건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사건이 드디어 소설로그렇게 비범하지도 않은, 그렇게 타락하지도 않은 기자에게 아주 특별한 제보가 온다. 그 제보는 기자들에게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었다. “이거 취재할 수 있겠어?” 그리고 소설은 두 축으로 흘러간다. 대기업 회장님의 비밀 동영상을 찍으려는 일당과 그 동영상이 유통되면서 벌어지는 은밀한 거래들. 이 사건을 보도하려는 언론과 그것을 막으려는 시도들. 3년 동안 떠돌았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이 소설은 한국 사회에 실재하는 거대한 우상과 그 주변에 만연한 공포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2016년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유튜브 조회수 1,500만의 특종을 바탕으로 하는 블랙 코믹 스릴러! 이 사건을 직접 취재한 김경래 기자가 소설로 탄생시킨 현실보다 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야기. 상상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 무엇보다 놀랍도록 재미있는 소설이다.소설은 그 시대, 그 사회의 ‘우상’과 맞서는 일이다대한민국에는 우상이 여럿 존재한다. 그중 가장 거대한 우상은 무엇일까. 『삼성동 하우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우상이자 공포인 ‘삼성’의 실체를 드러낸 사건, 이른바 ‘이건희 회장 동영상’을 다룬 소설이다. 이 동영상은 2013년 서울 논현동 안가와 삼성동 자택에서 성매매 여성이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을 빌미로 여러 범죄자들이 수십억의 돈을 반복적으로 갈취했지만 삼성은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 동영상은 여러 경로로 퍼져 나갔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하기 전까지 적어도 언론사 세 곳에 관련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취재하지 않았다.언론학자 강준만은 이라는 글에서 “한국인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포지셔닝을 마친 삼성의 위상, 그게 더 무서운 권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기자가 이 사건을 보도한 이유도, 저자가 이 소설을 쓴 이유도 이것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말한다. ‘두당 5백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했다는 건 ‘미담’이 아니냐고. 꼭 보도해야 했냐고. 보통 ‘농담’이라는 단서를 달지만 ‘백 퍼센트 농담’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쉽게 얘기해보자. 성매매 동영상이 존재하고 팩트가 확인됐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이 관여했다. 만약 이 사건의 주인공이 정치인이거나 연예인이었다면, 혹은 다른 그룹의 회장이었다면 어땠을 것인가. 몇 년 동안 언론계에 유령처럼 떠돌았던 동영상을 아무도 보도하지 않았던 기이한 상황을 ‘삼성’이라는 이름을 빼고 설명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특정 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상’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상징’을 해체하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에 실재하는 어떤 ‘공포’에 맞서는 이야기다.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과 용기, 무엇보다 놀랄 정도로 재미있다”수많은 추천인들이 이 소설을 ‘블랙 코믹 스릴러’라고 규정했다. “기자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망조다. 그래서 기자를 그만뒀다. 그리고 이야기를 썼다. 이 소설은 당연히 소설이다. 20년 넘게 기사를 썼지만, 이야기와 상상의 힘을 나는 믿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설은 기사로는 불가능했던 혹은 부족했던 답변이다.무엇보다 원래 ‘이야기’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다. 수많은 사연과 맥락, 손에 잡힐 듯 묘사된 인물들의 생생함이 촘촘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권력에 맞서 저널리스트로 활약할 때도 보여주었던 경쾌하고 자유로운 저자의 유머러스함이 이야기를 만나 더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을 빌려서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끈질김과 용기에 박수와 감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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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속 게임 (커버이미지)
    [문학]상속 게임
    • 제니퍼 린 반스 지음, 공민희 옮김
    • 빚은책들
    • 2023-04-14

    462억 달러 상속이 걸린 위험한 동거# 올해 읽어본 책 중 가장 재밌다!# 미국의 M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드라마 제작 확정#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빈털터리 소녀에게 462억 달러(약 55조 원)가 상속된다. 왜 이 엄청난 금액이 상속되었을까? 이 소녀가 무사히 상속받을 수 있는 조건은 이 재벌이 남긴 저택에서 1년간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저택은 수수께끼로 가득하고, 원래 상속을 예정자였던, 지금은 상속받지 못한 4명의 손자도 동거인이다. 외모면 외모, 능력이면 능력 모든 것이 완벽한 이 4명의 손자에게 반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소녀에게 이들은 상속을 둘러싼 적이자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야 할 동지일 뿐이다.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완벽하게 조합돼 나이브스 아웃, 꽃보다 남자, 다빈치 코드의 장점만 살려 놓았다는 평을 듣는 엔터테이닝 소설이고, 곧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모든 오락거리가 들어 있는 소설미국 최고의 출판 소식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상속 게임’을 주목한 만한 도서(스타리드 리뷰)로 선정하며 “나이브스 아웃 스타일의 강렬한 도입부는 충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평했다. 빈털터리 소녀에게 얼굴도 모르는 재벌이 462억 달러를 상속한다는 도입부는 충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하다.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여기에 박애주의자 첫째, 냉철한 둘째, 로맨틱한 셋째, 엉뚱 발랄한 넷째 손자가 등장하면서 ‘꽃보다 남자’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의 흐름을 보여주다가, 상속금을 노린 총격 사건이 일어나는 스릴러 소설이 되었다가, 저택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은 추리 소설과 닮았다. 이렇게 익숙한 여러 장르가 섞였지만, 그중 장점만을 드러내며 스토리텔링을 흡인력 있게 이어나간다는 면은 신선한다. 미국에서는 “이 스토리를 영화로 만든다면 누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까?”란 설문이 돌기도 했다. 그만큼 주인공 에이버리와 네 명 캐릭터는 생동감이 있다. 에이버리만 없었다면 원래 이 손자들이 이 재산을 상속받아야 할 관계이기에 마냥 발랄한 청춘남녀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는 아이러니도 재미를 더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호감이 싹트기도 하지만 서로를 경계한다. 재미있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 덕분에 드라마로 제작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소설의 후반부로 가면서 가족이 밝히지 않으려 한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책은 오락 소설로서의 정수를 보여 주는 작품이기에 한번 잡으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2021년 9월 현재 아마존 YA 소설 New Experience 부문의 거의 전 부분을 ‘상속 게임’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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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실한다는 것 (커버이미지)
    [문학]상실한다는 것
    • Steven K. Lee지음
    • 지식과감성#
    • 2023-04-14

    <상실한다는 것>은 세상의 탐욕과 거짓에 관하여 수긍하지 않고, 자신만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며 살아가려 노력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엘리트 집단에서도 항상 우수한 모습을 보이던 완벽주의자인 그가, 사랑과의 직면으로부터 자기 자신도 설명할 수 없던 감정과 결과에 관하여, 새로운 형태의 삶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특히 이 작품은 관찰자의 시점에서 시작하여, 주인공의 일기장을 통해, 그의 과거를 읽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주인공의 문체의 특징인 직설적인 묘사와, 감정표현은 독자들의 이해나 몰입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이야기 속, 주인공의 긴- 방황이 끝날 때쯤, 우리 모두가 자신은 순수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던 시절을, 자주 사용하지 않아 집안 어딘가에 잃어버린 노트를 찾는 것처럼, 자신이 잊고 있던 감정을 찾아 꺼내어 보게 될 것이다.절대로 놓지 않기로 다짐했던 감정들과거 속에서 벗어나면 내 모든 기억들은 거짓이 된다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잃어야 모든 것을 상실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어쩌면 그 과정 속에 영원함이 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흔히 소중한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이 부재해야만 그 가치를 깨닫는다.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소 접하는 감각과 생각. 즉, 보거나, 듣거나, 혹은 생각하거나, 그러한 생각을 기본적인 바탕으로 사고를 형성하거나, 그것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그런 행위적인 것들, 배경과 바탕으로 습득한 모든 지식과 정보들, 우리는 그것들을 자신의 현시점의 경험에 덧붙이며 살아간다. 또한, 새롭거나 다른 방면으로 접근하는 경험과 직면하게 됨으로써, 이전까지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에 대하여, 처음부터 다시 알아가야 하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이들은 처음 겪었던 마음이나 다짐을 상실하게 된다. 습득된 지식만을 내세운 채, 그 외의 것들은 전부 잊는다. 분명 처음부터 모두가 그러한 마음가짐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새롭게, 그리고 점차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활자는 오만과 자만에 깊게 빠지게 된다. 한번 그곳에 빠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 누구의 이야기도 들리지 않을 테니까. 온전히 자기 자신만의 다짐으로 마음을 돌려먹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달라질 것 없는 그런 삶으로 변해버린다.“삶의 끝은 죽음이 아니야.누군가에게 잊혀지는 순간이야.”영원성과, 그 부재에 관한 고찰 그리고 변해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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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별 (커버이미지)
    [문학]새로운 별
    • 아야세 마루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3-04-14

    『치자나무』로부터 4년,제166회 나오키상 후보작!『새로운 별』은 제166회 나오키상 후보작으로, 제158회 나오키상 후보작, 제5회 고교생 나오키상 수상작인 『치자나무』의 작가 아야세 마루의 작품이다. 아야세 마루는 스며드는 듯 잔잔하고도 섬세한 필치를 선보이며, 일본 문단을 이끌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새로운 별』은 대학 시절, 같은 합기도부에 소속되어 있던 네 사람이 10년이 지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채 재회하는 이야기다. 대학 시절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그들은 각자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별’에 떨어진다. 아이를 잃은 아오코, 암에 걸린 가야노, 집에 틀어박힌 겐야, 가정에 불화가 생긴 다쿠마. 이렇게나 처한 상황과 사정이 다른 네 사람에게 여전히 유효한 공통점은 대학 시절 때 함께했던 합기도 하나다. 그런 그들이 다시 만난다고 해서 인생이 달라질까? 스스로 해결하기도 급급해 보이는 사정을 가진 네 사람이, 과연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저마다 끌어안은 문제를, 다른 사람과 나누며 견뎌낸다“답답한 일인 만큼, 가야농이랑 아오상 둘이서만이 아니라 넷이서 견뎌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거든. 어려울 때 기지를 발휘할 수 있고, 누군가 힘들어지면 교대할 수도 있잖아. 둘이선 주위를 살피기 어려워도, 넷이서라면 기회를 놓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고. 불러줘서 다행이라는 건 그런 뜻에서 한 말이야.”견뎌낸다, 하고 입을 움직인 뒤 겐야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견뎌낸다. 저마다 끌어안은 문제를, 불합리함을, 불안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견뎌낸다. 「바다의 조각」 중에서네 사람은 매주 같은 합기도장에서 만나, 아무런 조건도, 상황도 따지지 않고 몸과 몸만을 부딪쳐 가며 운동을 한다. 각자의 장점이 살아 있는 기술은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 함께 운동할수록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분명 변한 것이 없는데 모든 것이 변했다. 네 사람은 각자의 사연을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서로의 아픔이 그들의 일상에 스며들도록 한다. 병에 걸린 가야노의 재활을 위한 합기도 수련을 세 사람이 돌아가며 돕는다거나, 아이를 잃은 아오코와 아이와 다투는 가야노는 서로에게 힘이 되며, 살아 있음에도 죽어버린 마음으로 살던 겐야와 투병 중임에도 누구보다 활력 넘치는 가야노는 닮아 있는 듯 다르며, 구김살 없이 살아와 자신을 어떻게 보호하는지도 모르던 다쿠마가 친구들에게서 자신을 위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그들은 아이를, 건강을, 삶을, 가정을 잃었다. 동시에 헤어졌던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인생에 뚫어졌던 큰 구멍을 친구들이 채웠다. 그들은 서로 함께 살아가고 서로를 생각하며, 각자가 이겨낸 시간을 존중하면서, 빈자리를 메우기 시작한다. 그들은 그렇게 ‘빈자리’와 ‘없음’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있음’과 ‘없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 소리 없는 집에서 홀로, 유리제 탁상시계 시계판 주위에 새겨진 백합꽃이며 마룻바닥이 긁히지 않도록 의자 다리에 씌운 펠트 커버를 바라보다, 어딘지 모르게 낯선 행성에 널브러져 있는 듯한, 수상쩍고도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불시착한 모래땅에서 고개를 들어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보곤, 남편과 아이를 바라지 않는 삶을 생각했다. 바닥에 손을 짚고 머리를 숙인 남편의 정갈한 목덜미와, 젖을 빠는 아기의 입놀림이 뇌리를 스쳤다. 눈꼬리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하지만 이 눈물은 그저 조건 반사일 뿐이다. 잃어버렸다, 커다란 것을 도려냈다,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결국 나는 무엇을 잃은 것일까.양달에 들이민 두 손이 따뜻했다. 졸음을 이기지 못해 눈을 감으니, 손은 저절로 익숙한 형태를 쫓았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머리통, 납작한 등허리와 기저귀의 빳빳함, 피부로 스며드는 애틋한 체온. 그 아이에게―나기사에게 닿은 시간은 정신을 잃을 만큼 괴로웠고, 그럼에도 근사했다. 하나의 생명이 눈앞에서 열을 내뿜고 있었다. 잊지 않았고, 분명 눈감는 순간까지 잊지 못하리라.그렇다면 나는, 잃은 게 아니라 얻은 것 아닐까. 「새로운 별」 중에서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매번 무언가를 잃었다고 느낀다. 특히나 ‘새로운 별’에 떨어지는 상황에선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잃었다는 건, 가진 적이 있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에겐 그것을 가졌을 때의 기억과 추억이 남는다. 가진 적 없었다면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을 감정과 경험하지 못했을 관계를, 우리는 가지게 된 것이다.▣ 서로에게 기대어 삶을 회복하는 이야기『새로운 별』의 저자 아야세 마루는 한 인터뷰에서 어른이 되어갈수록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상대에게 폐를 끼친다고 여겨지고,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만 같아 모두 어려워하지만, 저자는 더 이상 그러지 말자고 얘기한다. 혼자서 견디고 버틸 수 없는 일도 있다. 인생에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일을 겪는, 마치 ‘새로운 별’에 떨어진 것만 같은 일 앞에서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 기대어 상실을 마주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새로운 별』은 결국 삶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상실을 생각해본 적 없는 시절을 지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시절을 이야기한다. 운명처럼 받아들이기까지 우리가 겪어야 하는 고통과 슬픔을, 서로의 삶에 기대어 견디고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분명 그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낯선 별에 홀로 떨어져 모든 걸 감당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을 것이라고 전한다. 혼자였다면 견디지 못했을 일들을, 여럿이 서로에게 기댄다면 언젠가는 견디고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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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3-04-14

    우리 삶이 교차되던 그 순간 행복은 내가 아닌 너를 찾아갔다‘나폴리 4부작’ 제2권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전 세계 43개국 출간 예정*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노미네이트* 2016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15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노미네이트* 2015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 1위’* 2015 가디언지 ‘작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 2015 BBC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두 여성의 60여 년간의 우정을 그린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가 릴라와 레누라는 주인공의 유년기와 사춘기를 그렸다면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청년기를 다룬다. 그들의 청년기는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성장하면서 느끼는 내면의 두려움, 사랑에 대한 두려움, 선택과 결정,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러나 그 두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다. 인간의 감성을 샅샅이 파헤친 지극히 가벼운 소설 같지만 거대한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하고 전통적인 플롯 안에 다층적인 주제를 담아낸 ‘나폴리 4부작’에 전 세계가 여전히 열광하는 이유다.여전히 ‘페란테 열병’을 앓다엘레나 페란테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필명을 사용해 글을 쓰고 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과 2015년 스트레가상 최종후보로 지명됐을 때도 페란테는 오직 서면으로만 자신의 소감을 밝힐 뿐 시상식장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페란테는 작가에 관한 모든 것은 소설 안에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작가가 등장하지 않아도 작품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으며 작가가 등장하는 순간 오랜 시간 동안 집약된 집단 지성의 결과인 소설의 가치가 약화된다는 것이다.작가의 의지가 이렇게 확고한데도 이탈리아 탐사보도 전문기자 클라우디 가티는 페란테의 전속출판사 ‘에디치오니 e/o’의 재무내역을 조사해 독일문학 번역가 아니타 라자가 페란테라고 주장했다. 클라우디 가티의 보도는 전 세계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작가 해밀턴 놀란은 페란테의 정체를 밝히는 행위야말로 언론의 의무가 무엇인지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가디언』지의 데보라 오르는 “작가의 정체를 알지 않으려는 독자의 권리를 가티가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소설가 에리 데 루카는 “가티는 자신의 익명성을 지키려는 사람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탈세자의 재산을 조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이에 영미권에서 페란테 출판권을 갖고 있는 유로파 에디션의 편집장 마이클 레이놀드는 “우리는 가티가 페란테의 가면을 벗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과 관련해 작가에게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우리는 이 논란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작가의 정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추측에 대해서 우리는 부인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을 것이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페란테의 정체와 관련된 논란이 더욱 뜨거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나폴리 4부작’이 페란테의 자전소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페란테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데도 전 세계 독자들은 “페란테를 내버려두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페란테 열병’을 앓고 있다. 나 자신을 제어할 수 없다. 처음 ‘나폴리 4부작’ 제1권을 읽었을 때 나는 책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소리.풍경 등 작가가 아름답게 묘사한 모든 장면에서 감정의 포로가 되었다. 결국 난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_정치가)페란테처럼 여성이 되어가는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한 소설가는 없었다. 페란테는 한 여성이 딸로 태어나 소녀가 되고 사랑에 빠지고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격렬히 그려낸다. (존 프리먼_비평가)몇몇 비평가는 ‘나폴리 4부작’을 여성 작가가 썼다고 믿지 않는다. 그 정도로 ‘나폴리 4부작’에는 성?폭력?정치에 대한 남성적 묘사가 가득하다. (조조 모예스_작가)지나간 모든 흔적을 지우다‘나폴리 4부작’은 『나의 눈부신 친구』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로 구성된 인생과 우정, 역사가 담긴 대서사시다. ‘나폴리 4부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불행한 결혼을 암시한 제1권의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릴라는 구두수선공 아버지 일을 도와 체룰로 구두를 만들어낸다. 그 구두를 비싼 값에 산 식료품점 주인 스테파노는 릴라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나 릴라의 어릴 적 열정이 담긴 구두는 남편의 사업 수단이 되어 카모라(나폴리의 마피아 조직)와 연관된 솔라라 형제에게 넘어간다. 이를 결혼식장에서 알게 된 릴라는 신혼여행에서 분노를 터뜨린다. 그러나 남편 스테파노는 오히려 릴라의 뺨을 때리고 폭력을 휘두르며 아내 릴라를 강간한다. 이처럼 릴라가 천박하고 부유한 남편의 우리 안에 갇혀 아름다우면서 추하고 선하면서도 사악해지는 동안 레누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자신보다 늘 뛰어났던 릴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반면 릴라는 레누가 옹졸하고 남성우월적인 동네에서 벗어나게 된 것을 부러워한다.릴라의 삶은 계속해서 내 삶에 투영된다. 내 말에서는 릴라가 한 말의 메아리가 느껴지고 내 결연한 행동은 릴라의 행동을 재각색한 것이다. 내 부족함은 릴라의 과함 때문이었고 내 과함은 릴라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470쪽)결국 피사의 아르노 강이 지나는 솔페리노 다리에서 레누는 자신의 내면에 늘 존재했던 릴라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릴라의 흔적이 담긴 공책을 모두 버린다.나는 솔페리노 다리에 멈춰 서서 차가운 안개 속에 희미하게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다 다리 난간에 상자를 올려놓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상자를 밀었다. 마침내 상자가 강물 속으로 떨어졌다. 릴라의 말과 생각, 자신에게 상처를 준 주변의 모든 이에게 아픔을 되갚고야마는 독한 근성, 사람, 물건, 사건, 지식 할 것 없이 나를 포함해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모든 것을 장악하는 능력을 담은 상자는 그 자체가 릴라인 양 강물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책과 구두, 달콤한 추억과 폭력으로 인한 상처, 결혼식과 신혼 첫날밤, 신혼여행 후 라파엘라 카라치 부인으로서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 일어난 모든 일과 함께. (19쪽)레누가 릴라의 공책을 버린 아르노 강은 이탈리아 문학에서 신화적 장소에 해당한다. 이탈리아 소설가 알레산드로 만초니는 『약혼자들』에서 옷을 헹구는 장소로 아르노 강을 선택한다. 흔적을 지우는 장소로 알려진 이 아르노 강에 레누는 릴라의 공책을 버린 것이다. 즉 페란테의 세계에서 아르노 강은 릴라의 예술작품이 소멸해버리는 곳이다. 릴라가 20여 년간 써온 모든 글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이로써 레누는 자신과 릴라를 비교하지 않고 진정한 ‘엘레나 그레코’, 즉 자신 본연의 목소리와 글을 찾기로 결심한다. 두려움의 끝에서 나아가다『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가장 큰 주제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표면상으로 봤을 때 두려움에서 벗어난 주인공은 레누처럼 보인다. 자신은 릴라의 흐릿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레누는 선천적 한계를 벗어던지고 대학에 입학해 결국 나폴리라는 동네를 벗어나서 작가로서 성공한다.나는 평생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말을 잘못 할까봐, 너무 과장된 어조로 말할까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까봐, 옹졸한 마음을 들킬까봐,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할까봐 평생 두려움에 떨며 살아갈 것이다. (563쪽)또 레누는 자신이 두려워했기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레누는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니노를 릴라에게 빼앗긴다. 결혼도, 남편도, 세상의 이목도 두려워하지 않는 릴라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준 니노를 위해 부유함과 안락함을 버린다. 니노와의 도피에 이어 자신이 임신한 아이가 니노의 아들임을 남편 스테파노에게 당당하게 밝힌다. 모든 것이 아슬아슬하다. 위험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이들은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평생을 구석에 처박혀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불현듯 왜 내가 아닌 릴라가 니노를 차지하게 됐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감정에 몸을 내맡길 줄 모른다. 감정에 이끌려 틀을 깨뜨릴 줄 모른다. 내겐 니노와 단 하루를 즐기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릴라와 같은 강인함이 없었다. 나는 항상 한 발짝 뒤에서 기다리기만 했다.릴라는 그런 나와는 달리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갈망할 줄 알았다. 원하는 것은 망설임 없이 취할 줄 알았다. 열정을 다할 줄 알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모멸감도 비웃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얼굴에 침을 뱉어도, 흠씬 두들겨 맞아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릴라에게 사랑은 상대방이 자기를 원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쟁취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릴라는 니노를 가질 자격이 있었던 것이다. (404쪽)이렇게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릴라도 끊임없이 내면의 두려움과 싸우며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 릴라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계의 해체’ 현상이다.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는 릴라가 매우 사랑하는 오빠 리노가 폭죽놀이를 통해 자신의 폭력적 내면을 드러내 보인다. 이를 릴라는 리노의 ‘경계가 해체’되었다고 표현한다. 릴라의 두려움은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도 이어지는데 그 대상은 바로 남편 스테파노다. 신혼여행에서 스테파노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면서 ‘흐물흐물’해진다. 릴라는 내면의 욕망과 분노, 비열함 때문에 남편이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할까봐, 또 남편에게서 흘러내린 더러움에 릴라 자신도 흡수될까봐 두려워한다. 평생 릴라는 ‘경계의 해체’ 현상이 사물보다 사람에게 더 심각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그 형태가 허물어져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장 두려워했다. 지난날 가족 중에서 가장 사랑했던 오빠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기운을 잃었고 스테파노가 약혼자에서 남편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망가지는 것을 보고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 (496쪽)릴라가 스테파노에게 흡수되어 자신의 경계를 잃지 않기 위해 처음으로 선택한 방법은 도피였다. 릴라는 ‘사랑’의 감정을 깨우쳐준 니노와 함께 부유하고 안락한 집을 떠나 도망간다. 그러나 도피는 딱 23일간이었다. 그렇지만 릴라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집을 나선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 햄 공장에 취직해 또 다른 길을 찾아나선다.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도 릴라는 ‘이전’과 ‘이후’를 분리하며 이전 세대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써왔다. 원수였던 카라치 집안을 용서하고 심지어 카라치 집안의 장남과 결혼했다. 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좌절하지만 구두를 디자인하면서 자신 의 길을 찾아낸다. 그리고 결혼생활이 파탄나도 릴라는 멈추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반면 스테파노는 변하지 못한다. 스테파노는 파시즘을 상징하는 아버지 돈 아킬레의 모습을 보이며 같은 길을 간다. 솔라라 형제는 여전히 기득권 세력이 구축해놓은 시스템에 기생하며 동네 사람들을 착취한다. 지식인으로 대표되는 니노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도망가고 그의 아버지이자 시인인 도나토 사라토레는 제1권에서와 같이 여전히 자신의 성적 욕망만을 위해 살아간다. 이렇게 변화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답습하거나 퇴보하는 인물들이 ‘나폴리 4부작’에서 대부분 남성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여성이 여성을 구원하다교양소설(Bildungsroman) 또는 성장소설이라는 장르로 정의되는 ‘나폴리 4부작’은 릴라와 레누라는 두 여성의 삶을 그린다. 그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그들의 청년기를 다룬다. 전통적으로 유럽문학의 교양소설은 예외 없이 남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페란테는 ‘나폴리 4부작’의 주인공 두 명을 모두 여성으로 설정했다. 이는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페란테가 남성적 문학전통에 반기를 든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교양소설이라는 장르가 자기 자신과 세계를 분명히 알고 현실에 도전하는 젊은이를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릴라와 레누의 삶이 긴박하게 변화되고 그들이 도전을 거듭하리라는 것은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그들의 도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두 여성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혐오에 맞섰기 때문이다. 보통 한국에서 여성혐오로 번역되는 미소지니(misoginy)는 여성에게 물리적으로 가하는 신체적?성적 폭력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혐오나 멸시, 반(反)여성적 편견까지 포함한다. 여성혐오가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릴라가 남편에게 강간을 당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지 릴라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동네의 모든 여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아왔다. 낯선 남자는 우리 몸에 손가락 하나 댈 수 없지만 부모님과 남자친구나 남편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우리의 뺨을 때릴 수 있다고 배우면서 자라왔다. 그들은 우리를 사랑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를 제대로 교육시키고 알아들을 때까지 다시 가르치기 위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68쪽)레누조차도 이러한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릴라가 레누에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며 분노하는 상황에서 레누는 이렇게 생각한다. 남자가 사랑과 존경의 여부를 떠나서 자신의 소유라는 이유만으로 쾌락을 위해 멋대로 여자를 굴복시키고 범했다고 해서 꼭 너처럼 짜증을 내고 비참해할 수밖에 없는 거니. (69쪽)남성의 폭력이 일상화되던 그때, 릴라처럼 불쾌함을 드러내는 사람이 오히려 유별났다. 여인들은 “자신들을 사랑하고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내들에게 신나게 얻어맞은 다음”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남성적 사회에서 자란 레누, 즉 젊은 여성들조차도 자신들이 겪고 있는 여성혐오에는 무감각했다. 즉, 페란테는 남성뿐 아니라 폭력의 피해자였던 여성도 자신의 여성혐오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지적한다.페란테는 이러한 여성혐오에 대한 대안으로 여성의 연대를 말한다. 레누는 성장하면서 오직 아내나 어머니로만 존재하던 여성에 대해 새롭게 인지한다. 동네의 여인들이 “남편과 아버지와 남자 형제들의 육신에 잠식되어” 여성성을 잃었다고 생각하며 나이 든 여성에 대해 연민과 이해의 시선을 던진다. 그뿐만 아니라 레누는 릴라가 어릴 때 쓴 『푸른 요정』을 읽고서야 자신이 쓴 소설의 심장이 릴라의 소설이었음을 깨닫는다. 나폴리라는 끔찍한 동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레누를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릴라였던 것이다.릴라의 이야기와는 다른 성인의 관점에서 쓴 내 이야기이지만 그녀의 이야기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이다. 어린 시절 뜰에서 함께 놀면서 그녀와 함께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해체하고 다시 조합해내던 상상의 산물이었다. 나는 릴라를 껴안고, 입을 맞추면서 말하고 싶었다. (636쪽)여성을 바라보는 페란테의 관점에 대해 『NPR』은 “이탈리아의 계급적 편견과 남성우월주의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평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여성혐오에 대항한 여성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여성을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 페란테는 자신의 삶에 순응한 기존 여성과 달리 새롭게 길을 나서는 릴라를 통해, 또 레누를 구원한 사람이 릴라였음을 통해 여성이 여성을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삶을 찾아가다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름은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었다. 이름이 주어짐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얻게 되고 의미를 얻기 때문에 존재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성경』의 「창세기」에서도 새롭게 이름이 주어진다는 것은 그 존재의 새로운 출발이나 인생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했다.오랫동안 ‘부’를 위해 살아온 릴라는 스테파노를 떠나면서 ‘카라치 부인’으로서의 삶을 중단한다. 물질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어린 아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한 릴라의 이름은 ‘체룰로 부인’으로 바뀐다. 릴라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밤에는 엔초와 함께 컴퓨터를 배워가며 새로운 사업을 준비한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야말로 실은 가장 아름다운 일”임을 체득한다.레누는 ‘엘레나 그레코’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한다. 결혼한 뒤 남편의 성을 따라 책을 낼 거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엘레나 그레코’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쭉 출간할 거라고 말한다. 이처럼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두 여성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내용의 중심에는 그들이 자신의 성과 이름을 유지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들어 있다. 그들의 도전이 역사를 바꾸어나간다. 자신의 이름조차도 밝히지 않은 채 필명을 쓰는 페란테가 그들의 이름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페란테가 인생에서 이름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가 크다고 여기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이름은 개인의 인생을 담고 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역사는 개별적 삶을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문학만이 개인의 삶을 기록할 뿐이다. ‘나폴리 4부작’ 속 릴라와 레누는 세계의 근현대사 한가운데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세대와 이전 세대를 분리하고 이전 세대의 오류를 바로잡아 새로운 길을 나아간다. 물론 그들은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두려움을 이겨내며 담담히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 서로를 의지하고 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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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의 열기 (커버이미지)
    [문학]새벽의 열기
    •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23-04-14

    ‘어떻게 얻은 자유인데, 어떻게 지켜낸 목숨인데…’“의사가 시한부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사랑의 기적으로 척박한 현실과 죽음까지 극복한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가 이뤄낸 감동 실화스물다섯 살 미클로스는 헝가리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스웨덴의 한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주인공 미클로스는 절망 대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불가능한 꿈을 꾼다. 결혼도 하고, 난치병 결핵도 치료하겠다는 것! 새벽만 되면 어김없이 38.2도까지 오르는 열기는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는다. 의사가 무슨 말을 하든, 의자에 앉았을 때 의자 다리 두 개로만 버틸 힘만 있다면 살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리고 미클로스는 결혼이라는 희망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신붓감을 찾아 나섰고, 자신처럼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헝가리 여인 117명 모두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렇게 만난, 병약한 헝가리 남자 미클로스와 우연과 우연이 날실과 씨실처럼 짜여 답장을 보내게 된 헝가리 여자 릴리는 6개월 동안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그리고 이 편지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주인공에게 언젠가 다시 희망적인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고, 그 믿음은 숭고한 사랑과 치유를 거쳐 위대한 기적을 일으켰다.불가능해 보이는 사랑과 그 안에서 피어난 희망의 결실헝가리 유명 감독의 영화 <새벽의 열기> 원작소설이 책 『새벽의 열기』는 저자 가르도시 피테르의 첫 장편소설이자, 자신이 만든 영화 <새벽의 열기>의 원작소설이다. 이 책은 3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전 세계가 사랑한 감동적인 실화로, 절망 속에서 희망과 사랑을 찾아 삶을 개척한 피테르 감독의 부모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50년 동안 편지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부모님은 결혼하기 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6개월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저는 오십 년 동안 이 편지의 존재를 알지 못했죠.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후에 저에게 파란색과 붉은색 실크 리본으로 묶인 두 개의 편지 다발을 건네주셨습니다. …… 저는 오랫동안 이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십 년 후 저는 첫 번째 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이 소설은 절망 속에서 희망과 사랑을 찾아 삶을 개척한 부모님의 이야기입니다.”저자 가르도시 피테르는 헝가리의 유명 영화감독으로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시카고 국제영화제에서 골든휴고상을 수상하였다. 이밖에도 스무 개가 넘는 국제영화제에서 여러 부문에 걸쳐 수상하였다.2019년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헝가리가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이 되었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로 내한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가르도시 피테르가 초청되었다. 한국의 문학평론가 허희와 함께 <새벽의 열기>에 대해 소설과 영화를 이야기하는 특별한 행사와 작가 사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코엑스 메가박스 더부티크에서 <새벽의 열기>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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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커버이미지)
    [문학]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3-04-14

    “그 사건 이후로 우리는 더 이상 어린 아이일 수만은 없었다.”『최후의 계엄령』, 『빙벽』의 작가 15년 만의 신작 장편난폭한 시대에 던져진 저마다의 운명, 상처와 사랑!고원정이 돌아왔다. 한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시집으로. 『샛별클럽 연대기』는 15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장편소설이지만, 한 작가로서 순수한 열정과 포부를 담은 작품으로는 『한국인』 이후 22년 만이다. ’85년 「거인의 잠」으로 등단한 이후 그는 정치와 역사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80년대 금기의 영역인 군 의문사를 추적하는 대하소설 『빙벽』이 대형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라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다. 역사다큐멘터리 등을 진행하는 방송인으로서도 크게 활약했던 그였다. 이 소설은 그 모든 기억을 반납하고 오랜 문학적 탐색 끝에 내놓은 회심의 복귀작이라 하겠다. 소설은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야기는 1963년 지방 소읍의 한 초등학교(국민학교) 교실에서 시작한다. 학예회를 통해 ‘샛별클럽’의 일원이 되었던 초등학교 2학년 열 명의 친구들. 동화처럼 순수했던 아이들의 유년은 예기치 않았던 사건으로 인해 불미스럽게 흘러간다. 한 동네에서 벌어졌던 친일과 월북, 반공과 저항의 사건들의 영향권에서 아이들은 제작기 어떤 운명을 예감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어린아이로 남을 수는 없게 된다. 저자는 반공을 국시(國是)로 삼았던 시절에 성장기를 보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치들을 소설 전반에 배치하고 있다. 군가를 동요처럼 부르고 자라던 아이들의 동심이 오염되어 가는 과정 자체가 한국 사회의 불우한 성장기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아이들은 이른 나이에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 되거나, 편승하거나 저항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소설은 그동안 그가 천착해온 권력의 횡포와 구성원의 운명이라는 강렬한 주제의식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 소설에도 ‘유신’부터 ‘촛불’에 이르는 정치적 사건들이 배경에 깔리지만, 그 사건들 속을 살아가는 개별적 존재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건은 개별적이나 상처는 보편적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 어쩌면 모두 희생양일지도 모를 시대 속에서 너무 일찍 조숙해져버린 아이들의 슬픔이 먹먹하게 다가온다. 등장인물의 행적에 한국 현대사의 얼룩이 그대로 묻어나며, 그 가운데 누구는 꼭 내 주변의 아무개를 떠올리게 할 만큼 예리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50년을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에 품었던 한 남자의 순정에 관한 이야기다. 정치소설도 성장소설도 연애소설도 아니지만, 시대의 비애와 인간에 대한 연민, 순정한 사랑에 대해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소설이다.⚫ 편집자가 묻고 작가가 답하다 이 시점에서 고원정 작가를 이야기할 때, 무엇보다 그간의 잠행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를 대신해 편집자가 물었다. 작가의 답변으로 서평을 대신한다.- 작가로서의 긴 공백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많은 사람들이 저의 오랜 침묵을 궁금해하지만, 무슨 엄청나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작가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조금씩 흔들렸고, 우물쭈물하다 보니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있었습니다. 한창나이인 1990년대를 너무 분주하게 살았던 게 원인이라면 원인이었지요. 신문·잡지 연재소설을 2~3편씩 동시에 쓰기도 했고, TV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이런저런 잡문들, 많은 이들과의 크고 작은 만남, 거의 매일 이어지던 술자리들…. 그런 와중에도 꾸준히 내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국 터무니없는 치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 고이지 않는 샘물을 퍼내기만 하는 사람이 어떻게 좋은 작품을 쓰겠습니까?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숙성된 글을 쓸 수 없었고, 기계적으로 마담을 맞추기에 급급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런 약속조차 잘 지키지 못했고, 끝내는 미숙하고 졸렬한 속성의 문장마저도 펜 끝에서 잘 나오지 않게 되었지요. 출판관계자나 독자들에게나 부끄러운 기억이 많습니다.” - 여러모로 힘드셨을 텐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다른 돈벌이가 없는 전업작가에게는 이런 상황이 곧 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집니다. 어리석게 그 어떤 대비책도 마련해두지 않았기에, 한 가장으로서도 최악의 시간들이 십여 년 이상 이어졌습니다. 다시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제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을 보면 짐작이 갈 겁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세월을 지내왔는지. 그래도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버틸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내 가족들의 힘으로 다시 펜을 잡았습니다. 저 또한 이때를 기다리면서 공부와 메모를 계속했고, 등산, 산책, 농구로 체력을 길러두었습니다. 걷기도 많이 걸었습니다. 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의 산과 들과 강과 내와, 마을…. 7년 동안 걸은 거리가 37,000킬로미터쯤 됩니다. 시에 쓴 것처럼 지구 한 바퀴가 멀지 않았지요. 그 길에서의 혼자만의 대화, 추억, 몽상, 끝없는 메모는 위안이면서 창작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남은 생이 어떻게 흘러가든, 걷고 쓸 수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신작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집필하셨나요? 새로운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장편 『샛별클럽 연대기』를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애초의 구상은 다섯 권이었지만 ‘미친 짓’이란 소리를 들었지요. 세 권짜리로 쓰기 시작했고, 온갖 시행착오 끝에 한 권으로 마무리했습니다. 200자 원고지로 천 매, 그 천 매 넘게 썼던 원고를 모두 버리고 완전히 개작하기만 네 차례…. 1만 매 이상의 작업 끝에야 1,200매 남짓한 작품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 막막하고 절망적인 시간들을 견디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시를 썼습니다. 그 또한 쉽지는 않았습니다. 쓰고 버리고, 고치고 고치고 버리다 다시 쓰고…. 수십 차례 퇴고를 거듭한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말할 수 있습니다. 능력의 부족은 어쩔 수 없으나, 이 두 권의 책에 쏟은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다고.참고로 소설 속에 황순원 선생님 등 몇 분이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고인이 되신 지 오래인 그분들께 바치는 사랑과 존경의 헌사임을 밝혀둡니다.- 시집은 좀 의외인데요?시집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사실상’이라는 단서를 다는 이유는 문학소년 시절의 습작을 모은 시집을 1992년에 출간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와 소설을 같이 써왔고, 경희대에서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할 때도 시로 당선을 했었지요. 소설가로 데뷔하고 활동하는 중에도 늘 시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재기가 아니라 새로 데뷔하는 것이라 마음을 다잡고도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 두 권의 책으로 제2의 작가 인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걷고 또 걸으면서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들이 많고도 많습니다. 쓰고 또 쓰겠습니다. 야구경기의 투수라 치면, 아직 어깨가 싱싱합니다. 문학과 출판이 일사만루의 위기라고들 합니다만, 저는 원래 정면승부를 즐기는 선수였습니다. 한 번 더 모든 것을 걸어보겠습니다. 소년 시절처럼 설레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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