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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 운다 (커버이미지)
    [문학]사랑이 운다
    • 김규인 지음
    • 좋은땅
    • 2023-04-14

    이 소설은 아날로그 시대의 첫사랑을 그리고 있다. 누구나 추억으로 남아 있는 첫사랑은 아름답게 느껴지게 된다. 흔히들 첫사랑의 연인은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만나면 실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긴 20대의 아름다움만 간직하고 있던 첫사랑의 연인을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난다면 어느새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파이고, 하얀 서리가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서로는 세월무상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그러나 진정 사랑했던 연인이라면 오랜 세월이 흘러 설령 그 연인이 앉은뱅이가 되거나 불치의 병에 걸렸어도 여전히 사랑의 열정이 변함없이 간직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이 운다》는 그 아련했던 스무 살 무렵 만나 뜨겁게 사랑했던 한 쌍의 남녀가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이별이라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헤어지지만, 무려 40년 가까이 그 연인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지독한 러브스토리를 그리고 있다.모두가 어려웠던 그 시절, 가난한 남자는 영혼까지도 사랑한 여자가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운명처럼 남자 앞에 다가온 여자는 그에게 있어서 천사였고, 빛나는 태양이었다. 신이었고, 생명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남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절감하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했을 만큼 목숨보다도 더 그녀를 사랑했지만 결국 이별하고 만다.이윽고 세월이 흘러 남자는 미혼으로 살면서 첫사랑의 여인을 찾게 되지만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여자의 남편을 살해하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즈음 불치의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여자는 변호사가 되어 다시 나타난 첫사랑의 남자가 살해용의자로 몰리자 그녀 역시 남편을 살해하려고 한다.이 소설은 ‘사랑은 받을 때보다 줄 때가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이 보면 남자주인공의 사랑이 얼핏 ‘어리석은 사랑’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닫으면서 세상에는 아직까지 이런 사랑도 존재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첫사랑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남자는 첫사랑을 죽을 때까지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고 한다.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이라 더 애틋한 것 같다. 『사랑이 운다』의 주인공 세준은 38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담고 살아갔다. 결혼도 하지 않고 오직 첫사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산 것이다.젊은 날, 사랑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세준과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첫사랑의 여자는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이별을 맞았었다. 그에겐 사정이 있었지만 물질적인 부분에선 늘 위축되어 좀처럼 형편을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그의 진솔한 대답을 기다리다 지치고 말았던 것이다.그때의 사랑의 장애물이 빈 주머니였다면, 지금은 또 다른 어려움이 첫사랑과의 재회를 가로막고 있다. 그가 그토록 염원하는 그녀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녀와의 약속이 무엇이길래 그는 지켜내고자 하는 것일까. 아니, 둘은 다시 만날 수는 있을까?이 소설은 청춘을 다 바쳐 한 여자를 38년간 사랑해온 남자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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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슴을 사랑한 소년 (커버이미지)
    [문학]사슴을 사랑한 소년
    • 사무엘 비외르크 지음, 이은정 옮김
    • 황소자리
    • 2023-04-14

    오, 놀라워라! 얼음 위를 내달리는 이야기 전개, 가속도가 붙은 서스펜스, 그 위를 누비는 미친 수사관들! 500페이지를 단숨에 읽은 느낌이다. - Bjørnebok, blog “니들이 나를 잡겠다고?나, 안 보여? 이렇게 눈앞에서 웃고 있는데?”1996년 크리스마스 밤. 한 노인이 눈 내리는 산길을 조심스레 운전하고 있었다. 몰아치는 눈발로 인해 세상은 온통 흰색으로 변하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 찾아왔다. 노인이 침침한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던 그 순간, 이상한 생명체가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미친 듯이 브레이크를 밟고 보니 머리에 사슴뿔을 뒤집어쓴 아이였다. “너 누구니? 이렇게 눈 내리는 밤중에 혼자 뭐하는 거야?” 소년은 가만히 서 있었다. 머리 위로 솟아난 뿔에 쌓였던 눈이 떨어지는 순간, 아이가 파랗게 얼어버린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13년 4월. 산정호수의 맑은 물 위로 한 여자가 떠올랐다. 올림머리에 발레복을 차려입고, 토슈즈까지 신은 스물두 살의 발레리나 비비안 베르그였다. 가슴에는 여러 개의 바늘자국이 나 있었다. 주삿바늘을 통해 그녀의 심장에 주입된 것은 우리가 부동액이라고 부르는 에틸렌 글리콜. 멀지 않은 곳에서는 카메라가 발견됐다. 살인현장을 향한 렌즈에는 숫자 4가 새겨져 있었다.사건이 일어났을 때, 특별수사반의 명민한 형사 미아 크뤼거는 휴직 중이었다. 지난해 봄과 가을에 벌어졌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동안 내면의 악마와 사투를 벌이며 깊디깊은 마음의 병을 얻었던 그녀는 4개월째 쉬면서 평온을 찾아갔다. 미아 덕에 사랑하는 딸 미리암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낸 수사반장 홀거 뭉크도 휴가를 낸 후 딸을 돌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그로테스크한 사건이 벌어지자 노르웨이 경찰청은 뭉크와 미아를 소환했다. 이른 시일 내에 특별수사반을 재가동할 것. 경찰본부로 편입됐던 특별수사반원들은 복귀했고, 일주일 뒤 카리브 해로 떠나려 했던 미아도 비행기 표를 물렸다.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고 미아는 특유의 감각으로 흩어진 퍼즐들을 조합하지만, 유의미한 단서를 얻기도 전에 동일한 수법의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저항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시신들에다 카메라 렌즈를 긁어서 새긴 각기 다른 숫자들은 또 뭐란 말인가?전 세계 35개국 출간, 13개국 베스트셀러! 사무엘 비외르크의 ‘미아&뭉크’가 돌아왔다그가 돌아왔다. 첫 작품부터 독보적인 스릴러 장르를 개척하며 전 세계 출판시장을 발칵 뒤집었던 소설가 사무엘 비외르크. 이 책 《사슴을 사랑한 소년》은 전 세계 35개국에 판권이 팔린 ‘미아&뭉크 시리즈’ 세 번째 소설이다. 비외르크는 첫 소설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와 두 번째 소설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를 통해 살갗에 얼음이 박힐 듯 오소소한 공포와 얼음 위를 내달리는 것처럼 스피디한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특유의 불안한 가독성을 바탕으로 평범한 일상을 유린하는 폭력이 어디서 기원하는지를 진지하게 탐색한다.카리브 해 여행을 앞두고 설렘으로 들떴던 미아. 뭉크가 들고 온 사건파일을 들춰보던 미아의 수사본능은 곧장 살아났다. 미아의 휴가 계획은 그렇게 물거품이 되었다. 특별수사반은 기이한 살해 방식과 범인이 고의로 남긴 것으로 보이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 중 한 대목을 실마리 삼아 추적을 시도하지만 범인의 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애를 먹는다. 다만 미아가 짐작할 수 있는 건, 살아 있는 사람의 심장에 주삿바늘을 찔러넣을 만큼 냉혈한인 범인이 매우 치밀하고 계산적인 데다 범죄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추정이었다. 쾌락 살인. 발레리나에 이어 희생된 사람은 스물다섯 살의 재즈 색소포니스트 쿠르트 방이었다. 동일한 살해 수법. 허름한 호텔 방 침대에서 발견된 쿠르트 방의 시신을 향한 카메라 렌즈의 숫자는 7이었다. 그리고 조롱하듯 벽에 휘갈겨놓은 글귀가 미아의 눈에 들어왔다. ‘내가 어떻게 하는지 잘 봐.’ 수사팀이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세 번째, 네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역시 에틸렌 글리콜 중독사였다. “단 하나의 퍼즐 조각도 놓쳐서는 안 된다.” 무늬 스웨터를 짜내듯 촘촘한 구성.모처럼 회복되던 미아의 내면은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는 연쇄적 비극 앞에서 또다시 흔들렸다. “당신의 직업이 당신을 병들게 해요.” 의사들은 입을 모아 미아에게 말했다. 애정과 우려를 담은 충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아는 사건현장으로 돌아왔고 혹독한 대가는 온전히 그녀의 몫이 되었다. 불면의 밤이면 어스름한 실루엣으로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더 무겁게 그녀를 압박해 오는 어둠의 그림자. 하지만 다시 살아나 꿈틀거리는 내면의 악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미아는 목덜미를 잡아채듯 싸늘하게 감지되는 범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착한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악은 어디에서 발원하며, 무엇을 자양분으로 그 몸체를 키워가는 걸까? 우리는 선과 악을 쉽사리 판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당연한 믿음은 알고 보면, 얼마나 대책 없고 허약한가? 이 소설 《사슴을 사랑한 소년》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슬픔이 아픔이 되고, 그 아픔이 고통스런 상처로 자리잡아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악으로 흑화하는 고리들을 잘게 쪼개진 조각 퍼즐을 숨기듯 치밀한 이야기 그물망 안에 점점이 심어놓는다. 사무엘 비외르크는 냉정하고 가슴 저린 풍경으로 우리 삶의 위태로운 양상을 디테일하게 포착해낸 이 작품으로 자신의 문학적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묵직한 주제의식을 크라임이라는 장르에 성공적으로 녹여냄으로써 대중성과 문학성을 완벽하게 충족시킨 이 소설 《사슴을 사랑한 소년》은 유럽에서 발간되자마자 “크라임의 진정한 마스터 클래스.” “우리 시대에 만나기 힘든 천재작가!”라는 격찬을 들으며 다시 한 번 ‘미아&뭉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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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신의 그림자 (커버이미지)
    [문학]사신의 그림자
    •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23-04-14

    대륙의 셜록과 왓슨, 모삼과 무즈선 콤비가 돌아왔다. 계속되는 L과의 게임. 게임이 진행될수록 모삼의 고뇌는 깊어가고, L의 악랄함은 더해만 가는데……. 점점 L의 그림자에 다가가게 되는 모삼.과연 지옥의 지배자 루시퍼, L의 정체는 무엇일까?모삼과 무즈선에게 배달된 수상한 상자,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은 경찰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64 권총의 부품들이었다. 이에 그들은 D시에서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총살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D시로 향한다. 하지만 두 피해자의 접점은 좀처럼 찾을 수가 없는데……. 무즈선의 검시로 간신히 찾아낸 공통점, 이를 통해 펼쳐지는 모삼의 한층 더 현란하고 예리해진 프로파일링. 그렇게 이들 콤비는 또 한 건의 사건을 해결하지만 한층 더 악랄해진 L의 악행에 모삼 일행은 놀아나고, 모삼은 고뇌에 빠지고 만다.하지만 모삼이 오래 고뇌에 빠질 새도 없이 L은 끊임없이 모삼에게 게임 대결을 신청한다. 그리고 L이 던져주는 사건 속에는 전편에서처럼 억울하고, 아픈 사연들이 담겨 있다. 흙수저 물고 태어나 갑질 횡포에 못 이겨 범죄를 저지르고 마는 그들. L은 그들 대신 마치 지옥의 지배자 루시퍼라도 된 양, 죄인들의 머리통을 갉아 먹는다. 점점 더 대범하고, 점점 더 악랄하고, 점점 더 조급하게…….한편 모삼의 실종으로 깨달은 바가 있던 무즈선은 일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던 모친에게 연락을 취하고, 그녀를 만나러 프랑스로 향하게 된다. 무즈선을 프랑스로 보내는 것이 어쩐지 불안하기만 한 모삼은 애써 그 불안감을 떨쳐버리려고 하지만, 무즈선이 집을 비우는 동안 L의 연락도 끊기자 그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고 무즈선이 돌아오기로 한 날, 모삼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는데……. 사신 L의 그림자에 점점 접근해 가는 모삼, 그는 과연 L을 잡아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지옥의 지배자 루시퍼, L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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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악한 여왕 (커버이미지)
    [문학]사악한 여왕
    •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주정자 옮김
    • 라곰
    • 2023-04-14

    “착한 디즈니는 잊어라악당들의 스핀오프가 시작된다”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영미 소설 1위★★★★★★ 김미경TV 강력 추천★★★★★★ 디즈니 원작 오리지널 컷 수록★★★전 세계 아이들이 사랑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는 디즈니 명작들. 우리가 기억하는 건 아름다운 주인공들이지만 그들 뒤에는 주목받지 못한 악당들이 있었다. 디즈니가 기획하고 세레나 발렌티노가 집필한 《디즈니의 악당들》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디즈니 명작 속 악당 캐릭터에 주목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악당이 주인공이 되어 그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들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그들은 어쩌다 악당이 되었나질투와 집착, 자만과 오만, 증오와 분노를 말하다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집착과 질투의 캐릭터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여왕이다. 백설공주의 계모이자 미모에 집착해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인 여왕. 《디즈니의 악당들 1. 사악한 여왕》은 여왕의 과거를 통해 어떻게 왕비가 사악하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풀어낸다. 두 번째 주인공은 자만과 오만의 외로운 캐릭터 <미녀와 야수> 속 야수다. 야수는 진정한 사랑의 아이콘으로 많이 다뤄진 캐릭터이지만 저주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만 말하지, 그 어디에도 그가 어떤 이유로 저주에 걸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디즈니의 악당들 2. 저주받은 야수》는 야수가 어떻게 저주에 걸렸는지 그 비밀의 사건과 야수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야수의 내면을 그려낸다. 세 번째 주인공은 증오와 분노의 불행의 캐릭터 <인어공주> 속 바다 마녀 우르술라다. 에리얼에게 다리를 내어주는 대신 목소리와 영혼을 요구했던 바다 마녀 우르술라. 《디즈니의 악당들 3. 버림받은 마녀》는 우르술라의 아픈 과거를 통해 그의 증오심이 어디에서부터 생겨났는지 밝혀낸다.지금까지는 미움 받아 왔지만 알고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디즈니의 악당들. 총 9권으로 기획된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는 세 권을 동시 출간하여 선보이고, 차례로 다음 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4권의 주인공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초대받지 못한 요정 말레피센트, 5권은 <라푼젤> 속 가짜 엄마 고델이다. 매혹적인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디즈니 악당 세계관’의 탄생세 마녀 루신다, 루비, 마사 등 새로운 캐릭터 등장 매혹적인 악당들의 프리퀄을 완성한 《디즈니의 악당들》은 각 악당들의 스핀오프인 동시에 또 다른 디즈니 캐릭터들과 악당 세계관을 탄생시켰다. 각 권은 애니메이션 속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을 재조명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디즈니 악당 세계관 속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인 세 마녀 루신다, 루비, 마사의 이야기를 말이다. 세 마녀는 괴팍한 성미의 기이한 외모를 가진 의문의 캐릭터로 동떨어져 있던 각 애니메이션들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그들은 왕비, 야수, 바다 마녀가 행하는 악행의 결정적 순간에 등장하며, 뒤에서 그들을 조종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정체는 불분명하지만 매 권을 거듭하며 실체에 다가간다.그 외에도 세 자매의 막냇동생 키르케, 아침샛별 왕국의 튤립 공주 등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리즈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사악한 여왕집착과 질투의 캐릭터 여왕에 대한 흥미로운 재해석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1937년 개봉한 디즈니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눈보다 하얗고, 까마귀보다 검은 머리에, 루비보다 붉은 입술을 한 아름다운 백설공주를 각인시켰다. 동시에 사람들은 백설공주를 시기하는 아름답지만 차가운 인상의 여왕도 보았다. 검은 옷을 입고, 마법의 거울을 다루며, 독이 든 사과를 만들어내는 여왕의 모습은 흡사 마녀같이 느껴졌다 .《디즈니의 악당들 1. 사악한 여왕》의 주인공은 바로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인 계모, 여왕이다. 이 책은 여왕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기 이전의 삶에서 시작한다. 거울 장인의 집에서 태어난 여왕은 오랫동안 자식을 기다리던 부부에게 태어난 소중한 딸이었다. 하지만 여왕의 엄마가 여왕을 낳고 세상을 떠나자, 여왕의 아버지인 거울 장인은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장인의 명성을 듣고 집에 온 왕의 눈에 띄어 궁에 입성하고, 여왕은 자애로운 여왕이자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는 새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전쟁으로 왕은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내고, 궁에 남겨진 여왕과 백설공주는 지쳐가는데...거울 앞에서 늘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기를 원했던 여왕. 이 책은 거울 장인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에 목말랐던 여왕의 삶에 주목한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결말은 아름답지 않지만, 여왕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왕의 집착과 질투가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등장 인물 여왕/왕비 : 백설공주의 새어머니. 왕국의 이름 난 거울 장인의 딸로 아버지와 단둘이 외롭게 살았다. 거울 장인의 명성을 듣고 가게로 찾아온 왕의 눈에 띄어, 왕비가 된다. 누구보다 왕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 때문에 자신을 갉아먹게 된다.백설공주 : 왕과 첫 번째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 눈보다 흰 피부에, 루비보다 붉은 입술, 윤기 나는 까만 머리를 지닌 아름다운 아이다. 밝고 순수한 심성으로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다. 아버지인 왕과 새어머니인 왕비를 진심으로 사랑한다.왕 : 전장에선 누구보다 용감하지만, 평소에는 세상 누구보다 자애로운 성품을 가지고 있다. 왕비와 공주를 깊이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지만, 전쟁터에 자주 나서게 되며 비극이 시작된다.베로나 : 왕비의 시녀. 밝은 성격만큼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는 아가씨. 왕비와 자매처럼 가까운 사이였으나, 그 빛나는 아름다움 때문에 왕비와 멀어진다.세 마녀 : 루신다, 루비, 마사. 왕의 먼 친척 자매. 셋이 항상 같이 다닌다. 눈에 띄게 기괴한 화장과 차림새로 사람들의 이목을 기분 나쁘게 사로잡는다. 왕비에게 음흉한 속내를 가지고 접근한다. 마법과 묘약에 대해 아는 게 많다.마커스 : 왕의 숙부. 조카인 왕을 매우 아끼며, 같은 마음으로 왕비를 아끼고 걱정한다. 왕비가 힘들 때 큰 위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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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집사 (커버이미지)
    [문학]사우디 집사
    • 배영준 지음
    • 델피노
    • 2023-04-14

    마사할 카이르! (아랍어 저녁 인사)한국인의 상상력이 사우디까지 미치다「사우디 집사」는 소설의 설정부터 묘사에 이르기까지 여느 소설들과는 남다른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왕궁에서 일하는 ‘집사’라는 참신한 소재를 ‘사우디’라는 이국적 배경에서 펼쳐놓는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이고, 사우디 왕궁에 대한 묘사의 생생함과 구성의 치밀함이 사우디에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점이 두 번째 이유다. 또한 피터의 무용담을 넘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의 비밀을 파헤치는 플롯이 도무지 한국인 작가라고는 믿기 어려운 스케일이다.천재 작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이 작품을 풀어가는 비밀의 열쇠실제로 소설 「사우디 집사」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라는 회화 작품이 매우 주요하게 기능한다.세계 예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왕자가 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천30만 달러(약 5천억원)에 낙찰된 살바토르 문디의 매입자는 사우디의 바데르 빈 압둘라 빈 모하마드 왕자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바데르 왕자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신비로운 구매자라고 설명했다.작가는 사우디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이 뉴스를 계기로 집필을 시작하였으며,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화에 대한 상상력과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살바토르 문디’는 소설의 주요 소재이자 열쇠로 기능한다.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프랑스 국왕 루이 12세의 요청으로 그린 예수의 초상화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는 ‘남자 모나리자’라는 별명으로 미술계 뿐 아니라 세계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라틴어로 ‘세상을 구원하는 예수’, 즉 ‘구세주 그리스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른손 두 손가락은 축복을 내리는 동작을 취하고 있고 왼손에는 세상과 우주를 상징하는 투명한 구슬을 쥐고 있다.“바로 눈 앞에서 살바토르 문디 작품이 날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일대일로 마주한 것이다.살바토르 문디가 살아온 지난 500년의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지금 내 곁에 존재하는 것이다.” _p.56기발한 상상력으로 다시 보는 ‘살바토르 문디’하지만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살바토르 문디’는 날개를 단다. 단순히 예술사적 지식이나 작품에 대한 정보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내 앞에 펼쳐졌다. 갑자기, 누군가 내 마음의 문을 강하게 세 번 쿵! 쿵! 쿵! 두드렸고 내가 마음의 문을 열자, 거센 폭풍우 속 한가운데 고요한 폭풍의 눈처럼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살바토르 문디! 구세주가 내 안에 들어와 내 온몸을 완전히 휘감았다. _p.90우리의 삶의 자세를 일깨우고자21세기 또다른 ‘살바토르 문디’의 기적을 기다리며소설 「사우디 집사」는 단순히 흥미로운 소재를 소개하는 판타지 소설로만 멈추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든 한국이든 우리가 삶의 여정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만나더라도 그때 우리가 어떻게 삶을 마주하고 살아가야 할지, 바로 우리의 삶의 자세에 초점을 맞춘다. 피터 또한 그러했고 그의 아버지의 삶도 기꺼이 그러했다. 작가는 마지막 자밀라 공주의 대사를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하지만 원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그 찬란한 꿈을 향해 걸어간다면, 세상은 변하고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 있다고 믿어요. _p.208오랜 분쟁이 끝나지 않는 중동 지역에 ‘살바토르 문디’의 기적이 다시금 일어나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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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 (커버이미지)
    [문학]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
    • 주원규 지음
    • 인문서원
    • 2023-04-14

    남녀가 유별한 조선 땅에 태어난 천재 여성화가,차별을 뚫고 일궈낸 치열한 생의 미학을 재현한다!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역사 인물 중에 요즘 가장 ‘핫한’ 이는 사임당일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역사 속 여성에 대해서도 재평가와 재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임당 같은 경우 ‘현모양처’ 이미지가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낡은 이데올로기로 전락하게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녀의 새롭고도 진정한 면모, 즉 예술가로서의 면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조선시대라는 질곡의 시대를 살아간 천재 여성예술가로서의 삶이 새로이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여성화가 사임당의 일대기를 사실적으로 재구석한 소설이다. 사임당은 최고액권인 5만원권의 주인공이자 현모양처의 대명사로도 유명하지만, 정작 그녀의 그림이나 화가로서의 삶은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물론 조선시대에 여성으로 태어난 죄(?)다. 사임당에 관한 자료는 아들 율곡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쓴 행장이 유일하며, 심지어 이름조차 남아 있지 않다(세간에 떠도는 신인선이라는 이름은 문헌이나 자료적인 확실한 근거가 없다).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는 ‘율곡의 어머니’로만 기억되던 그녀의 나머지 반쪽의 삶을 복원하면서 화가로서,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질곡을 뚫고 피워낸 삶과 예술혼을 재구성한다.1인 4역 조선의 슈퍼우먼, 깊은 수심과 그리움을 붓 끝에 담다<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는 사임당의 일생을 소설적으로 충실하게 재현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곱 살에 안견의 그림을 모사했다든지, 열아홉 살에 한양의 이원수와 혼인했다든지, 검은 용의 꿈을 꾸고 강릉에서 현룡(이율곡)을 낳았고 일곱 남매의 교육에 힘을 기울여 큰딸 매창, 셋째 아들 율곡, 넷째 아들 우 등을 훌륭한 예술가와 학자로 키워냈다는 등의 에피소드를 군데군데 삽입하면서 46년이라는 길지 않지만 충실했던 삶의 연대기를 시간의 흐름에 맞춰 서술한다. 큰 줄기는 전기(傳記)처럼 ‘팩트’를 토대로 하면서 지은이는 사임당이 예술적 재능을 한량인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는 ‘밥벌이’ 수단으로 삼았고, 그럼으로써 가장 노릇을 하면서 오히려 많은 예술작품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력을 덧입힌다. 조선시대에 뛰어난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그러나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오늘날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인 수많은 고통들을 사임당도 고스란히 겪었을 것이다. 혼인하고도 오랫동안 친정살이를 하며 효를 다하고, 한양으로 올라와 시어머니와 남편을 수발하며, 공부에 뜻이 없는 남편 뒷바라지와 일곱이나 되는 남매들의 교육에다 식구들의 생계까지, 1인 4역을 군소리 없이 해낸 ‘조선의 슈퍼우먼’ 모습 뒤에는 그만큼 짙은 그늘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내면의 깊은 수심을 그녀는 나비와 개미 같은 미물들 하나하나까지 세심한 눈길을 주고 그 존재들을 붓으로 풀어냄으로써 달래지 않았을까.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는 사임당은 무능한 남편의 외도와 방황, 시어머니와의 갈등 등 조선시대에 혼인한 여성이 겪어야 하는 질곡들을 고스란히 겪었으나, 그것을 승화시켜 완전한 인간으로, 역사에 남을 어머니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 깊이 있는 예술가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반듯한 여군자’와 ‘섬세한 예술가’의 초상, 두 개의 퍼즐이 만났을 때 작가의 말에서 지은이는 사임당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안팎으로 소용돌이치는 격동의 역사, 그 한복판에서 우리가 사임당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조선시대를 제법 훌륭하게 살아낸 여성의 미덕 때문이 아니다. 누구의 어머니나 누구의 아내가 아닌, 한 여자, 한 예술가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의 미학을 이끌어낸 인물로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특별히 사임당이 보여준 예술혼이 조선시대 여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차별을 뚫고 일궈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사임당이 여성으로서 받을 수밖에 없던 구조적 차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준 높은 예술의 세계로 승화시킨 내적 인고의 순간들, 그 치열함을 역사는 기억해내야 한다.”역사소설이라는 장르는 역사적 실존인물에 대한 사료와 그가 남긴 업적을 실마리로 삼아 귀납적으로 추리를 해가면서 인물의 삶과 내면을 상상하고 복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장르다. 남성 작가임에도 지은이는 사임당이라는 한 여성의 섬세한 내면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그녀의 삶을 지탱하던 ‘반듯한 여군자’의 초상과 ‘섬세한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두 개의 기둥을 정교한 퍼즐처럼 끼워 맞춤으로써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한 편의 소설로 완성했다. 모던한 문체로 다시 태어난 사임당의 치열한 삶과 예술세계를 그려낸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는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가’라는 고민하게 만드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과 희망을 안겨주는 롤 모델로서 사임당이라는 캐릭터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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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를 닮은 소녀 (커버이미지)
    [문학]사자를 닮은 소녀
    • 에릭 포스네스 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04-14

    2006년 노르웨이 북셀러상, 카펠렌상 수상작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소녀, 에바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을 갈망하는 특별한 소녀의 장엄한 성장기《사자를 닮은 소녀》는 《여정의 끝에서 울리는 노래(Salme ved reisens slutt)》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에릭 포스네스 한센의 장편소설이다. 2016년 동명 영화로 제작되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 10여 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소설은 성인이 되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며 해외 곳곳에서 공연하는 에바가 무대에 오르기 직전, 그녀를 소개하는 서커스 단장의 광고 멘트로 시작한다. 익숙할 때도 되었지만 그녀는 불편한 옷을 걸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어쩐지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곧 걷힐 장막 너머의 당신을,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초대한다. 1912년, 온몸이 황금빛 털로 뒤덮인 채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운명을 안고 태어난 그해 기차역이 있는 작은 마을로.당신도 더 가까이 오세요.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벌써 만났을지도 모를 당신. 내가 보이나요? 이제 나를 볼 수 있나요? 더 가까이 오세요.-《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언덕길에 쌓인 눈이 푸른 물결처럼 보이고 신비한 오로라가 북쪽 하늘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추운 겨울밤, 루트 아르크탄데르는 특이한 외모를 지닌 여자아이를 낳고 숨을 거둔다. 남편인 구스타브 아르크탄데르 역장은 젊은 아내를 잃은 슬픔을 감당하기도 전에 또 하나의 커다란 시련을 마주해야 했다.“아이도 보셔야죠?”구스타브 아르크탄데르는 어두운 눈빛으로 한참이나 멍하니 의사를 바라보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비르게르손 부인에게 다가가 그녀의 팔에 안긴 갓난아기에게 시선을 던졌다. “세상에!” 그가 외마디 소리를 내뱉으며 고개를 돌렸다.-《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구스타브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스라소니를 닮은 갓난아기가 세상에 알려지는 걸 바라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내가 목숨과 바꿔서 세상에 내놓은 아이를 안아 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환영받아 마땅한 세례식 또한 아주 단출하고 비밀스럽게 치렀다. 이름을 지어 줘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세례식 도중에 의사 레빈이 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어머니이자 여성을 의미하며 모든 여성상을 대표하는 이름, 에바(Eva)를 떠올린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아버지 구스타브가 고용한 유모 한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세상과 단절된 채 외로운 인생 여정을 시작한다.에바는 조금씩 자라면서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아버지의 면도기로 팔에 난 털을 모두 밀어 보기도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털로 뒤덮여 연약한 피부에 거친 상처를 낼 뿐 털은 이내 빽빽하게 자라났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혼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것뿐이다. 다행히 기차역에서 근무하는 무선기사 멜비그에게 모스부호를 배우며 우정을 나누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기도 한다.지금 무엇을 보고 있니?친구라곤 한 명도 없는 작은 소녀를 보고 있니? 기차역 관사 2층에 홀로 앉아 카드 게임을 하거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소녀여.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을 비스듬히 돌린 채 앉아 있는 소녀여.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어느새 에바는 학교 갈 나이가 되었고, 아버지 구스타브는 주변의 설득을 이기지 못해 다른 아이들이 있는 바깥세상에 딸을 내보내기로 한다. 현실은 생각보다 더 냉혹했다. 에바는 아이들의 따돌림과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 수업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햇살 쏟아지는 강물의 재바른 물고기처럼 교문을 나서야 했다. 그리고 사라지는 기술도 터득하여 아무도 찾지 않는 숲속의 커다란 바위에 올라 홀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한 그곳에서 같은 반의 아르비드를 마주한다. 에바 몰래 뒤를 따라온 것이다.“다음에 여기 또 와도 될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비옷을 입고 바위에서 내려와 자전거를 숨겨 둔 덤불로 걸어갔다. 그가 바위 위에서 몸을 일으켜 시선으로 그녀를 따랐다. “여기 다시 와도 되니?” 그가 소리쳤다. 그녀는 그에게 흘낏 눈길을 던지고 대답 대신 크게 소리쳤다. “아르비드!”“응. 왜?” 그의 목소리는 깊은 호수처럼 어둡고 부드러웠다. “안녕! 잘 가!”그녀는 자전거에 몸을 싣고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달렸다. 햇살과 보슬비 사이로.-《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사춘기에 접어든 에바는 아르비드와 가까워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과 성에 눈을 뜬다. 한편 온몸이 털로 뒤덮은 원인과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의학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에 몸을 싣는다. 총회는 쉽지 않은 자리였다. 수많은 의사와 연구자들 앞에서 속옷만 걸친 몸을 보여 줘야 했고, 날카로운 면도칼로 갑자기 털을 잘라내는 순간에는 충격으로 그 자리에서 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날 밤 우연히 온몸이 비늘로 뒤덮인 안드레이 보르라는 남자를 만나 요아킴 교수가 운영하는 유람단과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단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데…….나, 에바, 이상한 외모를 지닌 이 소녀는…….-《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사자를 닮은 소녀》는 온몸이 황금빛 털로 뒤덮인 에바의 탄생부터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 홀로서기까지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이제 성인이 된 그녀가 어린 시절에 겪은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초대하며 소설이 시작하는데, 작가는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에바가 살았던 그 시대로 돌아가 그녀를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도록 1인칭과 3인칭을 자유롭게 오가며 섬세하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친다. 덕분에 독자는 같은 반 아이들의 따돌림과 마을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맞서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에바와 함께 성장하는 감정을 느낀다. 어쩌면 더 가까이 오라고 말하는 에바의 외로운 목소리를 따라 독자 스스로 그녀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더 가까이 오세요. 북유럽의 작고 외딴 시골 마을에서 온 저를 가까이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잘 보세요. 더 가까이 오세요. 곧 장막이 걷힐 거예요.-《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작가는 등장인물의 대화나 상황을 통해 인간 내면의 깊은 영역을 조심스럽게 들추어 내기도 하는데, 자신을 향한 에바의 목소리에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다. 차가운 시선과 차별이 당연시되는 세상에서 자신을 객관화하며 꿋꿋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부분이자 작가가 에바에게 전하는 목소리다. 독자의 마음도 같을 것이다.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지낸 것 같다. 물론 학교를 다녔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학교에서도 외톨이로 지냈다. 사랑을 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하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보다 그들이 예의 바르게만 행동해 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나를 사랑해도 타인의 사랑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홀로 지내는 걸 훨씬 좋아했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꿈을 버렸고, 우정이나 동지애에 관한 유치한 환상도 갖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바라지도 않았다.오히려 그 반대였다. 가능한 한 그들과 거리를 두려고 안간힘을 썼으며, 그들이 어디론가 멀리 가 버리기를 바랐다. 그들은 거기서 무리 지어 하얗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그들만의 우정, 그들만의 술책과 음모, 그들만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면 될 일이었다. 그곳에서는 성스러운 장막처럼 하늘에서 스르르 행복이 떨어져 내려 그들을 감쌀 것이다. 우정과 음모는 다루기 힘들고 성가실 뿐인데 따지고 보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소설의 등장인물은 외모에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평범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존재. 단순하고 명료하다. 평범하다는 것은 온몸에 털이나 비늘이 없는 등 보편적인 사람의 외모를 지녔다는 의미다. 여기서 벗어난 존재는 그 외로움을 이겨 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 평범한 삶 또한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에바처럼 온몸이 털로 뒤덮인 사례는 중세 이후 50여 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내면에서도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외로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하지만 작품에서 외롭지 않은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잃은 유모 한나를 비롯하여 어딘가 부족한 외로운 인물이 대부분이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다르지만 모두 같은 사람이다, 라고 말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는데, 외모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에겐 더욱 가혹한 외로움이 기다린다는 것이다.에바의 외로움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더욱 깊어지는데, 주변의 몇몇을 제외하곤 다들 신기한 짐승처럼 바라본다. 어린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위나 지식을 갖춘 사람들은 더욱 심하다. 의사나 과학자, 종교인에게 에바는 과학적 생물에 불과하며 연구를 통해 알아야 할 큰 수확물이자 단순한 별종에 불과하다. 물론 특이한 존재여도 가까이에서 오래도록 그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다면 편견을 깰 수 있겠지만, 에바의 경우 그러한 기회조차 없다. 에바의 내면은 누구보다도 강하고 아름다우며 평범하다. 그녀의 외로움은 철저히 외부에서 시작된 것이다. 고립과 차별. 세상은 그녀가 특별한 존재로 성장하는 걸 시샘하듯이 더욱 외로운 존재로 만든 것이다.사라진다는 것. 내게 사라짐은 어느 특정한 장소를 의미하기도 했다. 숲속 외딴곳에 자리한 커다란 바위. 난공불락의 성이기도 했다. (중략) 나는 그 바위를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 찾아냈다. 고대 신화에 나오는 거인들이 옮겨 놓은 바위리라.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위를 올라갔다. 단 한 번도 높은 곳에 기어오른 적이 없지만 바위에 오르는 것은 문제 되지 않았다. 바위 꼭대기의 평평한 구덩이는 부드러운 이끼로 뒤덮여서 몸을 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거기서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들 내가 자취를 감췄다고, 사라졌다고 말하겠지.-《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다행히 에바는 온갖 시련을 이겨 낼 만큼 마음이 강하고 또래보다 책을 많이 읽어서 똑똑하며 노래도 잘 부르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섬세한 마음도 지녔다. 자신에게 엄격한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을 만큼 성숙한 면모 또한 갖췄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어린아이에서 소녀, 여성이 되어 갈수록 사랑에 대한 갈망도 커져만 갔다.에바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낯설고 모호했지만 어느 순간 강렬히 다가왔고, 첫 키스의 달콤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 욕망으로 불거졌다. 하지만 짐승은 사랑을 나눈 후 슬퍼진다고 했던가. 그녀에게 사랑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감정이었지만 질투가 되고 증오가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저기에 내가 아닌 에바가 있다. 나는 그녀를 보고 있지만 그녀를 이해할 수는 없다. 에바는 사물을 철학적으로 바라본다. 그녀는 매일, 아니 이틀 또는 사흘에 한 번씩 특별 교습을 받기 위해 저녁나절 집을 나선다. 작은 복수심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끝없이 커졌다. 매일 지평선에서 조금씩 더 높아지고 더 차가워지며 더 강렬해지는 가을 하늘의 별빛처럼.-《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사실 대부분의 독자가 에바의 외모에 놀라면서 자기 방식으로 그녀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신기한 경험을 할 것이다. 에바의 외모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에바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그녀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고 온몸을 덮은 털 아래에 숨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함께 웃고 눈물 흘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사자를 닮은 소녀 에바가 거치지만 꿋꿋하게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 내면의 아름다움을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누군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벌써 만났을지도 모를 당신. 더 가까이 오세요.”-에바 아르크탄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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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와 수다 (커버이미지)
    [문학]사자와 수다
    •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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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형에 이르는 병 (커버이미지)
    [문학]사형에 이르는 병
    •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23-04-14

    “마지막 그 여자는 내가 죽이지 않았어. 누명을 벗겨줘!”연쇄살인범의 인생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듯한 이야기그들은 살인을 저지르는 전염병에 걸린 건 아닐까?2003년부터 2004년에 걸쳐 20여 명에 이르는 노인과 여성을 살해한 유영철. 동네 사람들에게 사위 삼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좋은 인상을 주는 가운데 10여 명의 여성을 납치, 강간, 살해한 강호순. 어릴 적 착하고 조용한 아이로 통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까지. 연쇄살인범들은 어떻게 자라왔고, 어떤 생각으로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일까?<사형에 이르는 병>은 연쇄살인범의 머릿속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이야기를 담은 사이코 미스터리 소설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소년의 성장 과정에서부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동기와 심리 상태,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심리 조작의 기술까지, 한편의 웰메이드 범죄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 구시키 리우는 소설 스바루 신인상과 일본 호러소설 대상 독자상까지 수상한 중견 작가로, 범죄자의 심리를 묘사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여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야기는 단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24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이미 사형을 선고받은 연쇄살인범이 평범한 대학생에게 보낸 편지. 거기에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24명을 죽인 연쇄살인마가 감옥에서 보낸 편지“마지막 그 여자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삼류 지방대생 마사야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것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가 감옥에서 보낸 편지였다. “내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한 건만은 누명이다. 그것을 증명해주지 않겠나?” 살인마는 마사야에게 유난히 친절히 대해주었던 어릴 적 동네 빵집 주인. 긴 고민 끝에 살인범의 요청을 수락한 마사야는 하이무라의 주변 인물과 사건 관계인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조사를 이어간다.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내젓는 친척,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감싸는 동네 주민들, 빵집의 단골들과, 그와 데이트를 즐겼던 여성들까지. 마사야는 점점 하이무라의 내면으로 깊숙이 빠져든다.연쇄살인범의 인생에 숨은 사건과 진실을 낱낱이 알아가면서, 마사야는 하이무라에게 서서히 매료되어 가고, 어느 날 문득 자신도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끼게 된다. 살인은 정말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는 것일까? 고뇌하던 마사야는 살인범의 어렸을 적 사진에서 믿을 수 없이 잔인한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실제 연쇄살인범들을 모델로 한 이야기한니발 렉터 박사보다 더 충격적이다!연쇄살인(連鎖殺人, serial murder): 연속적으로 살인 행위를 저지르는 범죄. 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며 일정한 간격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쇄살인범들은 대부분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잔인하고 유명한 연쇄살인범으로는 1978년부터 연쇄살인을 시작해 시체와 성애를 벌이거나 인육을 먹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저질러 영화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 렉터 박사의 소재가 됐던 테드 번디가 꼽힌다.<사형에 이르는 병>에서는 실제 존재했던 다양한 연쇄살인범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영화 ‘양들의 침묵’의 모델로도 유명한 테드 번디는 4년 동안 미국 여섯 개 주에 걸쳐 검은 생머리의 지적인 미녀를 30여 명 이상 유혹해 살해했다. 존 웨인 게이시는 호모섹슈얼로, 33명의 소년을 죽이고 자택 마룻바닥에 묻어두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는 지역 명사로 자원봉사에도 열심이었고, 피에로 분장을 하고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명랑한 남자였다.소설 속 하이무라 야마토는 이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연쇄살인범이다. 시골의 인기 빵집 주인이었던 그는 체포되는 그날까지 인기 품목이던 데니쉬와 바게트, 스콘을 구워서는 그림처럼 깔끔한 미소로 손님에게 건네주었다. 단골들에게 앙케이트를 돌려 원하는 과일을 얹은 달콤한 데니쉬를 만들고, 당뇨병으로 고민하는 손님을 위한 저당질 빵을 개발하고, 상품 포장에 있는 알레르기 표시를 알기 쉽게 수정했다. 그러는 가운데 그의 냉동 저장고에는 토막 난 시체가, 훈제실에선 낯선 고기 타는 냄새가, 마당에는 수없이 많은 유해가 파묻혀 있었다.그가 체포되었을 때 남긴 한마디는 연쇄살인범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거실 창문에서 마당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저곳에 저의 귀여운 아이들이 잠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아주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시체를 묻을 때마다 정원수를 바꿔 심었습니다. 그 나무를 셀 때마다 성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매일 처리하는 잡무의 스트레스나 업무 피로가 깨끗이 씻겨 사라졌죠. 으음, 그 정도의 즐거움은 또 없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저는 그 한때를 맛보기 위해서 살인을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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