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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 윌리엄 모리스 산문선 (커버이미지)
    [인문]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 윌리엄 모리스 산문선
    • 윌리엄 모리스 (지은이), 정소영 (옮긴이)
    • 온다프레스
    • 2022-02-24

    K씨,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회사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라고 하셨지요. 퇴사, 전업, 창업에 대한 글과 책이 워낙 다양하니,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을 덧붙이진 않겠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스스로 던져볼 법한 질문이 있어서 여기에 옮겨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에 한 예술가가 어느 강연에서 던진 물음입니다.이렇게 질문해봅시다. 당신이 그렇게 바라마지 않던 것을 다 얻게 되면 그때는 뭘 해야 할까요? 새로운 사회가 열렸음을 선포하는 전령사의 나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 가운데 우리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엇이어야 할까요? 우리의 일, 매일 하는 일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예전에는 바랄 수도 없었을 긴 여가시간을 갖는 것뿐일까요? 또,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할까요? 내내 잠만 잘까요? 이것이 바로 많은 잘못이 바로잡히고 세상의 모든 지저분한 노동을 혼자 감당하는 미천한 계급이 존재하지 않게 될 때 모두가 대답해야 할 질문입니다. (29~30면)『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윌리엄 모리스 산문선』은 영국의 수공예가 윌리엄 모리스의 주요 강연을 엮은 책입니다. 수많은 이력을 가졌던 윌리엄 모리스를 단지 ‘수공예가’라고만 소개할 순 없는 노릇이겠지요. 그는 19세기 후반 건축 실내장식에 참신한 전환을 불러온 건축가였고, 스테인드글라스에서부터 태피스트리에 이르는 공예품에 새로운 패턴을 도안한 디자이너였으며, 옥스퍼드 대학으로부터 문학 교수로 초빙되었지만 이를 거부했던 시인이자 소설가이기도 했고, 영국 내셔널트러스트 설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생태주의자이기도 했으며, 20세기 초 영국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누구나 지금과는 다른 삶을 꿈꿉니다. 어떤 이는 일확천금을 꿈꾸기도 하고 어떤 이는 건강을, 또 다른 이는 명예를 거머쥐길 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종종 빼먹는 질문은 ‘변화 이후의 삶’입니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애를 써서 하나의 성과를 낸 뒤에, 혹은 인생 일대의 기회를 맞이했을 때에 맥없이 망연자실할 때가 있는 것이지요. 윌리엄 모리스의 오래된 저 질문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2020 언택트 시대에 윌리엄 모리스 읽기150년 전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살았던 윌리엄 모리스는 당시 세계의 최첨단을 구가한 영국의 산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습니다. 특히 당대 자본가들이 이윤만을 추구하면서 대량생산 체제를 취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품었지요. 단순히 이에 비판적이기만 했다면 그의 말을 이렇게 새로 펴낼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자본과 산업이 미래지향적이지 않음을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자본가들이 근시안적인 사고로 눈앞의 이윤만을 좇지 말고, 먼 미래를 내다보며 산업의 근본적인 토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윌리엄 모리스가 내놓은 것은 바로 ‘예술’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예술은 기예(기술, art)이라고 정의됩니다. 모리스는 이 같은 정의와는 전혀 다르게, 예술을 “인간이 노동하며 느끼는 즐거움의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즐거움을 표현해야만 우리는 일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며 이로써 “그 물건을 만드는 제작자와 그 물건을 쓰는 사용자의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리스에 따르면, 자연 속의 다른 생명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태곳적부터 이 같은 행복을 얻기 위해 애써왔고, 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사람들은 두루 이 행복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량생산 체제의 현대사회는 ‘노동하며 누리는 즐거움’을 철저히 배격한 채 이윤만을 추구했던 것이지요.모리스는 현대 자본주의가 언젠가는 끝나리라 보았고 그 대안으로 ‘예술’ 즉 즐거운 노동을 위한 사회를 이야기합니다. 모리스 자신이 수백 명의 직공을 고용한 사업가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단지 중세 도제식 생산체제로 돌아가자는 복고주의가 아니라 중세의 수공업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생산체제의 대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0년 언택트 시대에, 우리 개개인이 모리스의 이 같은 주장에서 착안하여 실천할 수 있는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일과 행복을 합치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즉 내가 생산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를, 직장 바깥의 공간에서는 어떤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왔는지를 생각해보자는 말씀입니다. 이때 우리는, 자신의 일생 내내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왔고 이를 영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퍼트렸던 윌리엄 모리스의 조언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가 ‘즐거운 노동’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 아름다운 것들은 대체 누가 만들었는가온다프레스가 처음 이 책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을 만들기로 했을 때는 1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모리스의 디자인 패턴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모리스의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그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작품을 만들었는지를 궁리하면서 이 책을 만들었지요.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모리스의 목소리가 2020년 현재의 예술을 넘어 노동, 사회 전반에 큰 울림을 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물건을 만드는 일을 빼면, 제 삶을 지배하는 중요한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현대문명에 대한 증오입니다.”(169면) 모리스의 이 같은 고백에서 드러나듯이 그는 현대문명을 형편없는 체제로, 그와 반대로 중세를 훌륭한 체제로 보았습니다. 모리스의 이 같은 중세 예찬은 2020년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섭니다. 우리에겐 중세가 그저 ‘암흑시대’일 뿐이기 때문이지요.하지만 모리스의 예술관이 우리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다시금 떠올려봅시다. 모리스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만들어내는 모든 것, 생활 속에서 향유하는 모든 것을 예술로 보았고, 이는 중세 시대의 거의 모든 보통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하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모리스에게는 공예를 중심으로 한 ‘생활예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예술이었습니다. 선사시대 이래로 예술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공간과 물건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었지요. 사람들이 사용해야 하는 물건에 즐거움을 입히는 일, 그것이 바로 장식이 수행하는 하나의 위대한 역할입니다. 이러한 예술이 없다면 우리의 휴식은 공허하고 무료할 것이고, 노동은 한갓 심신을 소모하는 일로 그저 견뎌야 하는 것이 될 겁니다. (104면)이 책에서 모리스가 말하는 ‘생활예술’은 다른 말로 ‘대중예술’ ‘장식예술’입니다. 좁게는 건축의 한 요소로서의 예술, 즉 “집 짓는 기술, 페인트칠, 소목일, 목공, 금속세공, 도예, 유리공예, 직조 등”을 가리키지요. 넓게는 우리가 일상에서 늘 가까이 접하는 것들을 아름답게 꾸미는 예술 분야를 두루 포괄하고요. 모리스는 이 같은 예술의 생산자들이 특별한 기술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보통의 노동자, 즉 우리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훌륭한 박물관을 누비고 다닐 때에는, 인간의 머리에서 탄생한 그 아름다움에 찬탄이 가슴 가득 차올랐겠지요. 그것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위대한 예술가가 도안을 그렸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평민’들이 일상적인 노동의 과정에서 만든 거죠. 그 작품에 찬사를 보낼 때 우리는 곧 그런 인물에게 찬사를 보내는 셈입니다.그 노동을 그들이 귀찮고 하기 싫은 일로 여겼을까요? 그 섬세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빚어내면서, 그 기묘한 동물과 꽃을 창조해내면서 즐거워 미소 짓는 일이 많았을 겁니다. 일을 하는 동안 그들은 적어도 불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41~42면)150년 전 어느 사회주의자로부터 듣는 시의적절한 조언안타깝게도 현대문명이 도입한 대량생산 체제는 이 같은 즐겁고 행복한 노동을 지루하고 괴로운 노동으로 대체해버렸습니다. 자본가들은 대규모 공장단지에 기계를 들이고 사람들을 기계의 부속처럼 다루기 시작했지요. 이에 맞서 러다이트 같은 대규모 기계반대 운동이 벌어졌지만 그렇다고 모리스가 현대성 전부를 거부한 보수적 복고주의자였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기계를 씀으로써 우리 노동의 격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 유연한 사회주의자였습니다. 모리스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엄청난 규모의 지겨운 일” 즉 우리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침에도 불구하고 목표도 없고 즐거움도 없이 이뤄지는 일들을 당장에 그만둘 수 있도록 하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윌리엄 모리스의 이 같은 변혁적 관점들은 독일의 바우하우스, 영국의 뉴레프트 운동 등으로 그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다만 그의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예술관과 노동관은 그의 디자인 패턴이 누리는 전 세계적 인기에 비하면 덜 알려진 편이지요. 우리가 150년 전 빅토리아 시대의 한 예술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하며, 또한 예술은 우리를 위해 “합리적이고 충만한 삶의 진정한 이상”을 세워줄 것이기 때문이지요. 예술이 우리의 노동을 아름답게 만들고, 더 향상되고 확산되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이나 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따분한 일과 고달프게 그 일에 매인 삶이 거의 끝나게 될 겁니다. 그러면 누구라도 노동의 저주를 떠들어댈 명분도 없고 축복 같은 노동을 회피할 핑계도 없겠지요. 이 과업을 이루는 일만큼 세계의 진보에 기여하는 것도 없을 겁니다. 이런 일만큼은 어떻게든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정치적·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생겨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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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 일도 하지 말라 - 인간을 살리는 쉼에 관한 21가지 짧은 성찰 (커버이미지)
    [인문]아무 일도 하지 말라 - 인간을 살리는 쉼에 관한 21가지 짧은 성찰
    • 이오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02-19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일하지 않는 시간에 온다”사람보다 일이 주인이 된 세상에서나다운 삶을 지켜내기 위한 안식 지침서“주69시간제 허용, 저녁 없는 삶, ‘판교의 등대’ 부활…”다시금 더 많은 일을 강요받는 시대에서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 쉼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거쳐 오늘날 GDP 규모로는 세계 10위권 안에 든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타이틀이 있다. 바로 ‘최장의 노동시간을 보유한 OECD 국가’라는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시간 감축의 세계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보다 199시간이나 더 많다. 일찌감치 주40시간제를 도입한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 비해 한국은 주52시간제 정착이 늦었을뿐더러 최근에는 다시 주69시간제가 논의되는 실정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공약했던 ‘저녁 있는 삶’이라는 구호는 이제 공허한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때마다 정도는 조금씩 달라졌을지 몰라도, 한국 사회는 ‘일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강박에 오랫동안 시달려왔다. 그러나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경주를 하듯 하루하루 내달리기 바빴던 우리의 일상에 반드시 필요한 구호가 있다면 도리어 그것은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다’일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있는 힘껏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잠시 멈춰 숨을 쉬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단지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해왔던 일을 멈추는 순간 시작되는 ‘진짜 삶’의 지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우리는 왜 마음껏 쉬지 못할까?”과로에 시달리는 우리의 조건을 직시하다WHO와 ILO의 공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장시간 노동으로 한 해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하는 국가로 이는 OECD 국가들 중 상위 10위권에 육박하는 수치다.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이 같은 현실을 짚어나가며 우리가 쉬지 못하는 이유를 역사적‧사회적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우리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워커홀릭’ 한국인이 탄생한 이유를 학생 시절 누구나 경험했던 ‘학습노동’과 ‘공부 중독’에서 찾으며 논의를 시작한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낙오된다’는 현대인들의 불안의 심리구조를 중세에서 근대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표출된 개인들의 부르주아적 욕망을 통해 탐구한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고용불안정 및 일자리에 대한 위협과 함께 ‘탈세계화’라는 새로운 질서가 우리의 일상에 끼칠 영향에 대해 밝히며, 경제위기가 심화될수록 쉼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드러낸다.“쉼을 가능케 하는 ‘나다운 삶’의 조건”불안에서 벗어나 나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법쉴 틈 없이 무한 경쟁을 요구하는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아낌없이 일의 전당에 자신을 바친다. 그 일은 꼭 회사에서 요구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가 가하는 무언의 압박(성적 올리기, 스펙 쌓기, SNS 활동, 자기계발 등)이기도 하다. 저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성공해야 살아남는다는 초자아적 명령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태도’로 안내한다. 신학을 전공하고 정신분석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무제한적인 것(부, 물질, 이익 등)에 대한 욕망을 조절할 때 모두가 함께 쉬는 사회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나 자신을 완벽하게 만족시켜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각자도생으로 찢어진 사회를 넘어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공동체 또한 가능해진다. 획일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더 높은 지위를 얻게끔 유도하는 ‘승자독식’의 욕망을 넘어 이 책은 실패와 방황까지도 끌어안고 인정할 수 있는 삶의 태도로 우리를 안내한다.“어떻게 제대로, 잘 쉴 것인가?”일상의 좁은 틈 사이로 인생을 주도하는 안식의 힘“쉼은 일을 멈추는 ‘결행’으로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대안이 되지 못한다.” 저자는 이렇게 지적하면서 유대교에서 오랫동안 지켜왔던 안식의 의미를 밝힌다. ‘일상의 막간’이 아니라 ‘인생의 정점’으로서 안식일은 평일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해, 곧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시간이다. 쉼의 시간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시간이자 오롯이 우리 자신이 만들어가고 또 채워나가야 할 시간이다. 시간 관리의 대상이었던 나를 시간 관리의 주체로 바꾸고, ‘일의 노예’였던 나를 ‘일의 주체’로 바꾸는 시간인 셈이다.저자는 양적으로 측정하는 시간 개념인 ‘크로노스’를 넘어 질적으로 충만한 시간을 획득하는 ‘카이로스’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고대인들이 이집트 해방과 동시에 십계명 등으로 안식일의 규정을 만든 것처럼, 구체적인 휴일의 방침을 정하고 쉼의 규칙을 세울 것을 권고한다. 평일보다 즐거운 휴일을 위해 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제안하고, 인문‧사회‧문화를 알아가는 공부를 통해 나를 알고 세상을 바꾸는 삶을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익명의 정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라는 ‘자유의 명령’은 주객이 전도된 현재 상황을 바꾸는 가장 긴급한 지혜이자 나다운 인생을 지켜나갈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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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 호스피스 의사가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깨달은 삶의 의미
    • 레이첼 클라크 (지은이), 박미경 (옮긴이)
    • 메이븐
    • 2022-02-24

    “이 책을 읽고 이상하게도 살고 싶어졌다. 그것도 너무나 뜨겁게!”영국의 존경받는 호스피스 의사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살았던 환자들과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들가디언 선정 2020 읽어야 할 책, 선데이타임즈 top 10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김소영 책발전소 대표, 이해인 수녀 추천죽음을 앞둔 환자들로부터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웠다고 자부하던 호스피스 의사가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비로소 깨달은 삶의 의미를 담았다. 사람들은 흔히 호스피스에서 일하는 게 힘들고 우울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정반대라고 대답한다. 호스피스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용기와 연민, 사랑하는 마음 등 인간 본성의 선한 자질이 가장 정제된 형태로 존재한다. 자신의 아픈 심장보다 치매에 걸린 아내가 혼자 남겨질 것을 더 걱정하는 마이클,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브리지 게임을!”이라며 끝까지 일상을 이어 간 도로시, 손자의 여섯 번째 생일까지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이먼, 80년간 숨겨 온 비밀을 마지막 순간에 털어놓고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죽은 아서…. 별것 아닌 삶에 모든 것을 바치는 어리석고 아름다운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후회 없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더불어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겪으며 깨달은 사랑의 의미, 즉 이별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헌신하려는 용기야말로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의 운명이라는 깨달음을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나이 들어도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우리에게 전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에 대해, &gt옵저버&lt는 “의학 관련 회고록이 거의 5분에 한 권씩 나오는 와중에 이 책은 단연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훌륭하다”라는 찬사를 보냈고, &gt가디언&lt은 “이 책에서 나를 울컥하게 만든 부분은 죽음에 관한 구절이 아니라, 살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법을 배우는 구절이었다”라고 평했다. 선데이타임즈 top10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평가하는 2020 코스타 바이오그라피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가디언 선정 2020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되었다. “별것 아닌 삶에 모든 것을 바치는 어리석고 아름다운 사람들에게”-나이 들어도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우리에게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이 전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호스피스보다 두려움과 금기로 둘러싸인 건물은 없다. 흔히 호스피스 병동을 삶의 이야기가 뚝 끊기는 벼랑으로 여기고, 이곳에 오면 곤두박질치며 죽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호스피스 전문의인 저자에게 묻는다. “그런 일을 어떻게 견디세요?”하지만 호스피스에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삶을 이어 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말기 환자들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남은 삶의 순간을 깊이 음미한다. 호의와 미소, 품위와 기쁨, 친절과 예의, 사랑과 연민 등 인간 본성의 선한 자질이 가장 정제된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얄궂게도, 의사이자 인간으로서 자신을 성장시켜 준 곳이 바로 대다수가 꺼리고 두려워하는 호스피스였다고 말이다.환자들도 호스피스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에도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루는 갑상선 암을 앓고 있는 60대 환자 사이먼이 종양으로 인해 기도가 눌리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구급차를 타고 호스피스에 실려 왔다. 기도가 막히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인간이 지닌 모든 정신적인 힘이 공기에 대한 필사적 갈망 앞에서 힘없이 무너진다. 사이먼 역시 자신이 금방 죽을 거라는 확신을 품고 이곳에 도착했다. 저자는 공포에 떠는 사이먼에게 몇 주밖에 남지 않은 그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예상과 달리 고통스러운 증상들은 약물로 거의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 점차 기력이 떨어져 낮잠을 오래 자게 된다는 점, 그래서 정말 중요한 일을 위해 체력을 아껴 둬야 한다는 것 등등. 사이먼은 처음으로 죽음의 형태와 방식과 시기를 가늠한 후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내가 우리 꼬맹이 생일날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지. 고맙소, 레이첼. 진심이오.”사이먼은 가족을 떠난 사위를 대신해 아버지 역할을 해 주고 싶은 외손자가 있었고, 그것이 남은 삶에서 가장 중요했다. 결국 그는 남은 시간과 에너지를 끌어모아 외손자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치러 준 이틀 뒤, 두려움도 후회도 없이 조용히 삶을 마감했다.죽어 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하루에도 놀라우리만치 감미로운 순간들이 존재한다. 살아 있는 한 여전히 웃고 감탄하고 사랑하고 기뻐할 수 있으며, 더욱 농축된 상태로 삶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들에게서 오히려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우는 이유다. 보통의 삶은 어떻게 위대해지는가-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비로소 깨달은 삶의 의미와 사랑의 가치금요일 밤의 혼잡한 응급실 한편에 80대 환자 마이클이 두 팔로 가슴을 감싸듯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는 안절부절못한 채로 웅얼거리듯 말끝을 흐리며 팔을 풀었다.“아, 내가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문제는 바로 이겁니다.”놀랍게도, 그가 양손에 조심스럽게 받치고 있던 것은 바로 심박 조율기(심장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를 막기 위해 가슴에 삽입하는 기구)였다. 몇 주 전, 심박 조율기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간단한 시술을 받은 뒤 생긴 염증을 방치한 끝에, 곪아 터진 흉터 밖으로 심박 조율기가 삐져나와 갈비뼈가 바깥으로 노출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심장과 관련된 문제를 이렇게까지 방치하다니, 의사로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클에게는 자신의 심장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60년을 해로한 아내였다. 메리가 3년 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이후로, 마이클은 줄곧 메리의 보호자 노릇을 해 왔다. 혼자서 아내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달래 주었다. 그런 그가 입원해 버리면 누가 메리를 돌봐 주겠는가. 응급실에 누워 있는 동안에도 그는 자신의 심장보다 영문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고 있을 메리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 마이클이 그랬듯이, 죽음이 코앞에 다가와 두려움에 벌벌 떠는 동안에도 환자와 보호자는 기를 쓰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죽음의 별인 호스피스에서 수없이 목격한 바,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에 사랑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통증, 섬망, 메스꺼움, 열 등 육체적 고통은 약물로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평생 소중히 간직했던 것들을 두고 떠나는 아픔과 뜨겁게 사랑했던 세상과 단절되는 괴로움은 오직 타인과 맺은 관계로만 치유할 수 있다. 인간적인 삶의 핵심에 바로 사랑이 있다.따라서 사랑을 선택한 사람은 상실로 인한 고통을 피할 수 없다. 애통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에 따른 고통이자, 사랑의 대가이며, 절대로 완화될 수 없다. 저자는 그 사실을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서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윌트셔 시골에서 지역 보건 전문의로 평생 일해 온 아버지는 의사로서나, 인간으로서나 저자에게 본보기가 되어 주었다. 그런 아버지가 말기 암 선고를 받자 완화 의료 분야에서 쌓아 온 전문성과 판단력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동안 죽음 앞에서 꿋꿋하게 버티는 법을 세상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 왔는데, 정작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제서야 조만간 떠나보내야 할 사람의 소중한 생명에 매달리는 가족들의 퀭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슬픔도 사랑처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슬픔의 고통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사랑하지 않는 것임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여행이 남긴 것들반대로 죽음의 당사자인 아버지는 암세포에 정복당하는 동안에도 움츠러들거나 얼굴을 감싸 쥔 채 괴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봤다. 아버지는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에서 더 이상 잃을 게 없었다. 그래서 거친 산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흰꼬리수리의 비상, 마늘 버터에 푹 절인 바닷가재 요리, 붉은 사슴과 석영… 아버지에겐 모두 마지막이었기에 더욱 감격스럽고 소중했다. 아버지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서 매 순간을 기쁜 마음으로 음미했다. 죽기 전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남은 나날을 ‘왜 나지? 도대체 왜 나야?’라고 따지면서 낭비할 수도 있어.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는, 아니 우리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어 가고 있어. 하지만 죽음의 문턱을 넘기 전까지는 여전히 살아 있잖아. 그러니까 나는 그저 묵묵히 내 삶을 살아갈 거야.”죽음은 누구에게나 가 본 적 없는 미지의 길이다. 환자는 물론 지켜보는 이들도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죽음 앞에 선 자가 다가올 운명을 당당히 받아들이면,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살아 있는 동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러한 태도가 전파하는 울림은 상당하다. 게다가 그 사람이 바로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더욱 그렇다. 저자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남은 나날을 더 깊이, 더 뜨겁게 음미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며, 조금이나마 더 나은 의사이자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후회 없는 삶, 그리고 인간다운 죽음을 위한 이야기들-저널리스트에서 호스피스 전문의까지, 병 너머 인간을 보려 한 어느 의사의 치열한 고민과 따뜻한 실천이 책에는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알카에다, 콩고 내전 등 다양한 주제의 시사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저널리스트가 호스피스 전문의로 선회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널리즘은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마다 수백만 명에게 이야기가 도달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강력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유도하고 조종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영혼을 갉아먹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민 끝에 저자는 직접 사람을 구하는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늦은 나이에 의대에 진학했다.그러나 의료 현장에도 비인간적인 분위기가 팽배하긴 마찬가지였다. 물론 저자는 생명을 살리는 의학의 역할과 이를 위해 불철주야 매진하는 의사의 삶에 매료되었다. 남들이 버거워서 피하고 싶어 하는 응급실 근무를 자처할 정도였다. 하지만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목적에 몰입한 나머지, 병원에 환자의 삶은 사라지고 없었다. 사람 대신 고쳐야 할 장기가 있었고, 환자들의 삶은 수치와 질병으로 위축되었다. 격무에 지친 의사들은 환자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에 무감했고,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은 손쉽게 내동댕이쳐졌다. 병원에서 그냥 넘길 수 없을 만큼 추하고 잔혹한 죽음을 수없이 목격한 저자는, 병을 고치는 것만큼이나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완화 의료를 전문으로 삼기에 이른다. 저자는 말한다. 죽어 감과 살아감은 이항 대립이 아니며, 그 둘은 공존할 수 있다고. 병원은 죽어 가는 남편의 곁에 아내가 누워 따스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곳, 사랑하는 아빠를 떠나보내기 전에 함께 영화를 보려고 피자를 사 들고 오는 10대에게 문을 활짝 열어 주는 곳, 반려동물을 마음껏 데려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환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온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녀야말로 우리가 꼭 만나고 싶었던 의사의 전형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마존의 어느 독자는 이런 평을 남겼다. “만약 내가 집에서 죽을 수 없다면, 레이첼이 일하는 호스피스에서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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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브라함 출생의 비밀 (커버이미지)
    [인문]아브라함 출생의 비밀
    • 이용설 문광호
    • 유페이퍼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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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반성문 (커버이미지)
    [인문]아빠 반성문
    • 조영진 지음
    • 세이코리아
    • 2024-02-19

    좋은 아빠란 뭘까?아이에게 늘 최고의 아빠가 되어주려고 하지만사실은 아빠도 아프고, 아빠도 힘들고, 아빠도 슬프다.한국정신건강상담사협의회 회장 조영진 교수가 우리 시대 아빠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관계 회복 솔루션사랑이 상처가 되는 아빠와 아이를 위하여세상에 엄마 이야기는 많지만 아빠 이야기는 드물다. 어머니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따뜻함이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는 것과는 달리, 아버지에 대해서는 뭔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고마운데, 솔직히 상처받은 적이 많지.”아마 많은 사람들이 아빠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요약한 말일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아버지란 가족을 책임지는 기둥이자 스승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 아빠가 되면 ‘좋은 아빠’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열심히 애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오늘은 밟아본 적 없는 내일이고, 이건 아빠 역할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장신대 조영진 교수는 상담심리학자이자 특히 ‘아빠’의 마음에 주목하고 수많은 ‘아빠’들을 만나온 ‘아빠 마음 전문가’다. “소위 ‘나쁜 아빠’들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그런 아빠들을 만나 상담하면서 그들의 절망과 분노, 후회와 반성,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내면의 아픔과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들었지요. 그런데 그분들이 당장 느끼고 있는 고통의 저변에는 아이를 향한 커다란 사랑이 있었어요.”신간 『아빠 반성문』은 조영진 교수가 세상 모든 아빠들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빠’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열심히 애써왔던, 그런데 그 애씀이 오히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상처와 아픔을 주는 결과를 마주하고 어찌할 바 모르고 있는 많은 아빠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려 너무 힘주지 마세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좋은 아빠가 아니라 ‘그냥 아빠’입니다. 당신 자체로서 아이 옆에 있어주면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책 제목이 ‘아빠 반성문’인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다는 뜻이다.그렇게 ‘아빠’는 ‘아파’가 된다첫 아이를 품에 안는 순간, 아빠들은 양 극단의 감정을 동시에 경험한다. ‘아빠가 되었다’는 최고의 기쁨과 ‘갑자기 아빠가 되어버렸다’는 극한의 두려움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것이다. 그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 아빠들의 선택은 대부분 비슷하다. ‘이 아이에게 최고로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아빠의 비극이 시작된다.나로 인해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게 갖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아빠의 어깨를 짓누르고, 이는 곧잘 아이를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변한다. 밥투정하는 아이에게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산만함을 지적하고, 함께 놀면서도 규율과 정의를 가르치려 든다. 그러나 아직 어린 아이에게 아빠가 가르치려는 사회적 규범이 제대로 전달될 리 없다. 아이는 점점 무서워지는 아빠를 멀리하기 시작하고, 한번 멀어진 관계를 회복할 기회는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아이와 아빠는 그저 행복을 느끼기에도 아깝기만 한 시간을 흘려보낸다. 결국 아이에게도 아빠에게도, 나아가 가족 모두에게도 아픔이 되고 만다.나의 아빠, 아빠인 나, 내 아이의 아빠를 위로하다이 책에는 가족, 특히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려다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내고야 만 여러 아빠들이 등장한다. ‘다 너를 위해서’라며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 사랑과 관심이 완전한 통제로 나타나 아이의 사생활과 자유를 억압하는 아빠, 떼쓰는 버릇을 고친답시고 다섯 살 난 아이와 기 싸움을 벌여 이기려 드는 아빠,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아이와 아내에게 덧씌워 가족을 미워하게 된 아빠, 나약한 모습을 숨기고자 오히려 화를 내다가 아이의 두려움을 산 아빠, 아이가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만 같아 매섭게 훈육하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아빠 등등. 조영진 교수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특별히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지 않아도 아빠들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눈물의 자리를 찾아 들어간 것이다. 이는 그 자리가 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무의식의 여정이다. 조영진 교수는 그 이야기 속에서 내담자의 진실을 포착해낸다. 무의식 내면에 억압된 기억, 여전히 아프도록 영혼의 상처로 남은 트라우마, 자아가 위기를 느끼고 상황에 대한 이해를 왜곡시킨 방어기제 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아픔이 되고 있는지 알아내고 내담자가 이를 극복하도록 돕는다.앞서 예시로 든 아빠들의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이것이 곧 우리 아빠, 우리 자신, 우리 남편,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상담을 통해 아빠들의 숨겨진 아픔을 발견하여 보듬어주고 진정한 아빠가 되어가는 길을 알려주었던 저자의 시선과 말은, 그래서 우리에게도 크나큰 위로를 주고 이해와 공감의 길을 열어준다. 이 책을 단지 아빠만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좋은 아빠 말고 그냥 아빠면 충분하다지금은 어딘가 말 걸기 어렵고 위압적인 ‘아버지’ 대신 함께 놀고 언제든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근한 ‘아빠’가 더욱 필요한 시대다. 그러나 가족 안에서 아버지 또는 아빠라는 역할은 늘 일정 부분 외부의 위험을 막아주는 든든한 울타리여야 하고, 아이가 사회인으로서 살아나갈 기본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자연히 아빠들은 밖에서는 늘 능력 있고 빈틈없어야 하며, 집에서는 아이를 가르치고 단속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조영진 교수는 단언한다. “좋은 아빠는 필요 없다. 그냥 아빠면 충분하다.”저자가 아빠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은 ‘아빠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을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는 그저 아이임을 인정하고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나름의 방법을 이해했을 때, 아빠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아빠’ 가면을 벗어던지고 아이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곁에서 마음을 함께 나누는 ‘그냥 아빠’가 되어줄 수 있다. 책임감과 사명감 대신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들여다보기 시작할 때, 관계의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이 책에 등장하는 아빠에는 저자인 조영진 교수도 포함된다.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 그래서 아빠가 어떤 존재인지 보고 배우지 못해 ‘아빠’라는 새로운 역할이 더 벅차고 부담스러웠다는 고백, 상담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내담자와 상담하는 것이 직업이면서 아빠로서는 늘 실수투성이라는 진솔한 반성 등이 여러 아빠들의 이야기와 얽혀 ‘지금 한국의 아빠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들게 한다. 저자의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와 솔직한 진정성, 아빠, 엄마, 아이를 넘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심리학적 분석은 독자에게 감동과 함께 나와 가족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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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아이 공부 - 인문 고전으로 하는 (커버이미지)
    [인문]아빠의 아이 공부 - 인문 고전으로 하는
    • 오승주 지음
    • 글라이더
    • 2018-09-21

    인문 고전 속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는다!아이들과 나누는 일상을 인문 고전이라는 거울로 성찰한 아빠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인문 고전 속에서 아이를 읽다!일도 가족도 모두 잃을 뻔했던 위기의 가장이었던 저자는 “아빠랑 놀고 싶은데, 아빠는 나가 버려!”라는 네 살배기 첫째 아들의 한마디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단을 내린다. 직업을 바꾸고, 고향 제주로 이주하고, 집안일에 열정을 다하면서 가족은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였다. 아빠는 아이의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동양고전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뿐만 아니라 아이와 나누었던 이야기와 경험했던 일의 의미가 인문 고전과 매우 관계가 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빠가 읽었던 모든 인문 고전을 아이와 가족을 생각하면서 다시 새롭게 읽으며 31권의 동서양 인문 고전에서 자녀 교육에 관한 고민들을 엮어냈다. 수년간 공부방을 하면서 만난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 도서관과 학교 강의 현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부모님들의 고민들은 인문 고전을 읽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아빠와 아이 사이에는 틈이 있다!맞벌이부부가 많아졌고, 쉬는 날은 아빠도 육아를 돕는 경우가 많아졌다지만, 사회에서 외면당하면 답이 없는 아빠들은 회사 일에 중심을 더 두게 된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이 오면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할 사람은 “엄마”라는 인식이 아직도 사회 전반에는 팽배하다. 남녀평등 문제 밖에서 답을 찾자면, 아이를 직접 낳고 우유를 먹이며 아이와 가장 먼저 유대관계를 쌓는 사람은 엄마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빠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이와 직접 연결된 엄마는 아이에게 그만큼 집착이 강할 수도 있지만, 엄마와 아이 사이에서 이를 중재하고, 아이의 문제에 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아빠’이다. 그렇다면 아빠는 좀 더 폭 넓은 방식으로 아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이의 마음이 단단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인간적인 거리를 두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아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육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거나, 일반적인 아이의 심리를 다루는 책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인문 고전이 아빠의 육아에 훨씬 도움이 된다.부모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곳에서 아이가 숨 쉰다!이 책에는 고전 속 많은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백석의 시에도 등장하는 좋은 아버지, 방탕한 삶을 살다 아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버지, 아이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아버지, 감언이설을 하는 아이를 곁에 두고 진실을 고하는 현명한 아이를 내쫓는 아버지 등. 모든 아버지가 아이를 사랑하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작품의 수만큼 다양하다. 또한 아버지의 다양한 모습뿐 아니라,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 『어린 왕자』를 통해 아이와의 대화법을 고민하고, 『서유기』를 통해 가족 간의 역할과 순기능에 대해 정의한다. 『암흑의 세계』에서는 아이 내면의 어둠을 어루만지는 법을 읽고, 『사기열전』에서는 존재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찾는다. 뿐만 아니다. 각 꼭지 말미에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 만난 부모들의 질문을 담고, 그에 대한 답을 해당 고전에서 찾아 정리했다. 아빠 육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책!자기와의 싸움이라고 말하면서 왜 부모는 아이와 싸울까? 수없이 부딪치고 깨지고 넘어지면서 부모가 되었으면서 왜 아이 앞에서는 철옹성처럼 완강히 버틸까? 그것은 부모가 아이가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도 인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애써 부정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의 공부는 끝이 없고 부모가 되어도 공부는 멈추지 않아야 하지만, 아이 앞에서 부모의 공부는 마치 정지한 듯 보인다. 부모가 태어날 때부터 성장하면서 만들어진 자기만의 문제는 아이를 낳고 나서도 없어지지 않지만,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전가한다. 문제의 원인은 부모 자신이건대 아이가 문제의 원인으로 갑자기 바뀌는 것이다. <인문 고전으로 하는 아빠의 아이 공부>는 부모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공부는 멈추지 않았으며, 아이는 공부를 위한 좋은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문 고전은 아이의 사소한 말과 행동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부모의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인문 고전은 로켓이 분리되듯 없어지고 순수하게 아이의 말이 별처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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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선교신학 인문 (커버이미지)
    [인문]아시아 선교신학 인문
    • 황홍렬 지음, 부산장신대학교 세계선교연구소 엮음
    • 동연출판사
    • 2024-02-19

    “오늘날 아시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서구 신학은 가난과 종교성이라는 아시아의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고 들어와야 한다”는 스리랑카의 가톨릭 신학자 알로이시우스 피어리스의 말은 아시아 선교신학의 정언명령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아시아인들에게는 가난과 억압의 현실이 가장 구체적인 선교와 신학의 현장이며, 아시아의 종교와 문화, 민중 해방을 위한 투쟁의 역사가 그들의 선교와 신학을 위한 자원이며 대화 파트너다.이 책은 한국 신학계가 서구 신학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여, 우리의 아시아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아시아적 선교신학을 추구해야 한다는 고민을 담고 있다. 서구 신학 중심의 신학 연구 및 교육은 우리 신학의 정체성 형성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세계 선교 방식 역시 선교지의 교회와 에큐메니칼 협력 선교를 무시하고 일방적이며 현지 목회자와 신학자들의 고민으로부터 배우려는 자세를 찾기 어렵다.한국 신학이 아시아의 현실과 신학적으로 씨름하며 아시아 교회로, 아시아 신학으로 거듭나도록, 이 책은 아시아 선교의 현황과 아시아 각국 선교신학자들에게 귀 기울이고 오늘날 아시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지 성찰할 것을 촉구한다. 전통적인 신학과 교회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응답하는 이 책은 우리가 새롭게 그리스도를 만나고, 새롭게 이웃을 만나고, 그리하여 새롭게 교회를 세워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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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커버이미지)
    [인문]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 파트릭 벤 수쌍&이자벨 그라비옹 지음, 건양대학교 웰다잉 융합연구회 옮김
    • 북랩
    • 2017-12-07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진심을 담아 말씀하세요.”가족의 죽음을 겪은 아이를 위로하고 상실감을 극복하도록 돕는 슬픔 관리 매뉴얼 우리 시대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거부하고 있고 상실과 이별의 개념을 점점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이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혼란으로부터아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아이가 겪는 슬픔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런 시련 속에서 아이와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부모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걸 알았을 때 아이에게 사실을 말해야 할까?”, “아이가 병에 걸린 사람을 보러 병원에 가기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작별인사를 하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가?”, “아이에게 어떻게 죽음을 알릴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에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번역 / 건양대학교 웰다잉 융합연구회2013년 한국연구재단의 학제간 융합연구지원사업연구 수행을 위해 구성되었다. 2013년 ‘의료인문학에 기반을 둔 죽음교육프로그램 개발’과 2014년 ‘한국인의 사회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료인문학 기반 완성적 죽음교육프로그램 개발’연구 사업(3+2년)을 수행하고 있다. 인문·사회, 보건·의료 영역의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죽음 관련 교육, 인력양성, 교육체계 및 사회 시스템 구축 등 국가 단위의 죽음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목적으로 학술논문 발표, 저·역서 발간, 세미나 및 워크숍 개최와 같은 다양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김광환 _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보건학박사)김문준 _ 건양대학교 인문융합학부 교수(철학박사)김용하 _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경영학박사)박아르마 _ 건양대학교 자기주도성학부 교수(문학박사)송현동 _ 건양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철학박사)심문숙 _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교수(간호학박사)안상윤 _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경영학박사)이무식 _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의학박사)이종형 _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이학박사)최문기 _ 건양대학교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심리학박사)황혜정 _ 건양사이버대학교 보건의료복지학과 교수(의학박사)송유림 _ 건양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보건학석사)안유희 _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이서희 _ 건양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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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와 함께 역사 공부하는 법 - 시야를 넓게, 생각을 깊게 (커버이미지)
    [인문]아이와 함께 역사 공부하는 법 - 시야를 넓게, 생각을 깊게
    • 강창훈 (지은이)
    • 유유
    • 2021-03-03

    아이들에게는 수능필수과목, 어른들에게는 필수교양상식 피할 수 없는 역사 공부 가장 쉽고 자연스럽게 하는 법 역사 공부의 중요성이 나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십여 년 전 한국사는 문과생, 그중에서도 특정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아이들만 선택해 공부하던 과목이었지만 2016년부터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며 문?이과에 관계없이 모두 배워서 시험까지 치러야 하는 주요 과목이 되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라면 좋든 싫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한국사를 배워야 했는데, 2019년부터는 ‘2015년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며 그 시기가 2년 더 앞당겨졌다. 열 살 때부터 10년간 한국사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역사 공부를 피할 수 없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다룬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것도 역사야”라고 넌지시 소개할 수 있는 친숙한 소재가 아주 많다. 쉴 틈 없이 방영되는 사극 드라마, 매년 개봉하는 영화, 집 근처의 박물관, 웹툰으로 재탄생한 실록, 여기저기 보이는 세계지도까지, 모든 것들이 ‘역사적’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저자 역시 이런 소소한 소재들로 어렸을 때 역사에 재미를 붙여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다가 아이들을 위한 역사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부모로서 도처의 역사 소재를 어떻게 활용하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유익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그 자연스러운 공부를 통해 어떤 즐거움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 고민의 과정을 알뜰살뜰 정리해 이 책에 담아냈다. 더 넓게 보고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역사 공부지금의 나와 다른 것을 긍정하는 가장 좋은 습관우리는 역사를 왜 배워야 할까? 역사 공부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역사 공부의 의미와 필요성을 묻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저자는 역사 공부야말로 차이를 긍정하는 습관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대체로 위인전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을 처음 만난다. 이때 책에 담긴 이야기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기만 하면, 책 내용으로만 인물의 모습을 기억하며 그것이 평생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때 부모가 먼저 책을 살펴보고 인물의 위대성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입체적으로 다룬 책을 골라 아이와 함께 읽으면, 자연스럽게 인물에 대한 작은 토론도 할 수 있고 아이가 한 인물에 대해 하나의 인상만 가지고 책을 덮는 일을 막을 수 있다. TV에서 일제강점기, 임진왜란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 드라마가 방영될 때 “저게 정말 있었던 일이냐”고 묻는 아이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함께 찾아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그 짧은 한두 시간이 아이에게 역사를 외우지 않고 이해하는 습관을 기르는 훌륭한 계기가 된다. 중심이 되는 사건을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며 대화를 시작하면 모든 일에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는 생각의 힘을 기를 수도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토기나 석기 보는 것을 지루해하는 아이에게 “네가 저 시대에 살았다면 저 석기를 어떻게 썼을 것 같냐?”는 질문을 던지면 상상력을 발휘해 역사 공부하는 방법을 심어 줄 수 있다. 같은 시대를 다룬 여러 장의 역사지도를 함께 놓고 “이번에는 중국의 관점에서 보자, 이번에는 서양의 관점에서 보자,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보자”며 지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면 아이는 자연히 편향된 시선으로 보면 잘못 볼 수 있다는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 더군다나 나도 어려워했던 역사를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것은 분명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해박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괜찮은 접근법을 보여 주고 함께 시도해 보는 일은 역사에 문외한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저자가 미주알고주알 풀어 놓은 아들과 나눈 수많은 ‘역사적’ 대화를 참고해 차근차근 아이와 함께 역사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낯설고 어려운 역사에 친근해지는 것은 물론, 차이를 인정하는 생각 습관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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