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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거벗은 교양 (커버이미지)
    [인문]벌거벗은 교양
    • 지식스쿨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02-19

    복잡한 세상이 술술 재밌게 읽히는 세상의 모든 TOP 10구독자 29만 명에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기록한 화제의 유튜브 채널인 지식스쿨을 책으로 만난다. 지식스쿨은 역사, 문화, 사회, 과학, 정치, 경제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인문학적 교양지식을 TOP 10 형식으로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주는 채널이다. 이 책에 소개된 흥미진진한 35가지 주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확한 테이터를 기반으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이해를 돕는 이미지까지 친절하게 전달하면서 재미를 더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키워주는 역사의 흔적과 사회마다 차이가 있는 문화적 차이를 각 주제마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로 분류해 서술했기에 입체적으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사회 현상, 21세기의 과학적 지식, 심지어 복잡하게 얽힌 정치와 경제적 이슈까지 한눈에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지식스쿨 채널은 세상에 숨겨진 각종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방법을 기획하면서 탄생했다. 다양한 영상들은 호기심으로 시작되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궁금했던 하나의 주제를 영상으로 풀어나간다. 그중 ‘TOP 10’ 컨셉의 콘텐츠는 호기심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숨겨진 세상의 지식을 모두와 공유하고자 하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기존의 나열식 방식이 아닌 순위로 구분해 설명하니 더 집중할 수 있고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커지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그간 지식스쿨이 영상으로 만든 TOP 10 콘텐츠 중에서도 각별히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을 특별히 엄선해 묶었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이나 화장실에서 가볍게 읽다 보면 어느덧 양질의 상식이 가득 쌓일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은 어디서나 쉽게 접하던 흔한 정보들이 아니라 그 어떤 교과서나 책에서도 미처 알려주지 않은 신박한 교양상식들로 가득해 읽어나가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 어떤 책에서도 미처 알려주지 않은 신박한 교양상식!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키워주는 역사의 흔적을 전해준다. 과거의 흔적들을 TOP 10으로 되짚으면 역사적 사실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이다. 나치 독일이 발명해 지금도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의 순위와 산업혁명 당시만 해도 일반적이었던 충격적인 관행의 순위가 TOP 10으로 정리되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2장에서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문화적 차이를 흥미롭게 알려준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기 다른 문화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호기심과 재미를 안겨준다. 전 세계 과일 중 가장 이국적이고 특이한 과일과 세계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테마파크를 순위별로 알 수 있다. 3장에서는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사회 현상을 알려준다. 세계가 빠르게 변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지니게 된 사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전 세계 국경 중 가장 이상하고 특이한 국경의 순위와 미국의 모든 주에서 영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의 순위를 TOP 10으로 확인할 수 있다. 4장에서는 21세기에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과학적 지식을 TOP 10으로 정리하였다. 현실적으로 인류의 화성유인탐사가 어려운 이유의 순위와 달이 사라졌을 때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의 순위를 TOP 10으로 알아보자. 5장은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특이했던 이슈들을 TOP 10으로 정리하였다. 정치와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독특한 일들을 엄선한 것이다. 한때 가난에 허덕였지만 현재 부유해진 국가의 순위와 중립국이 되려 했지만 최종 지위를 상실해 실패한 국가의 순위를 알 수 있다. TOP 10으로 정리한 역사, 문화, 사회, 과학,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질문들로부터 지적 호기심이 깨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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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 - 정신감정과 심신미약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 (커버이미지)
    [인문]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 - 정신감정과 심신미약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
    •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3-12-27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큰 족적을 남길 만한 책”-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치료감호소 시절 5년간 230건 넘는 형사정신감정을 진행한정신과 전문의 차승민의 정신감정과 심신미약 이야기2023년 4월, 어느 화창한 토요일 오후 대전에서 60대 남성이 만취 상태로 운전해 인도를 걷던 초등학생 4명을 차로 치였다. 그중 한 아이가 사망한 이 사건은 모든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사람들은 경악과 분노에 휩싸였다. 가해자를 향한 분노 속에는 희생된 어린 생명에 대한 한없는 안타까움과 슬픔과 함께, 이런 생각과 맥락이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파렴치하게 술 먹고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하려 드는 것 아닐까?”, “혹시 심신미약으로 감형이라도 받으면?”, “굳이 심신미약 제도 같은 건 왜 있는 거지?”그렇다면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심신미약으로 봐야 할까?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은 범법 정신질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하는 국가 기관인 동시에 ‘형사정신감정’을 수행하는 곳이다. 형사정신감정은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게 법적인 책임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진행하는데, 이것이 왜 필요하며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안다면 더 정확한 방향을 향해 분노할 수 있지 않을까?《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에서 치료감호소 내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뤄 화제를 모았던 정신과 전문의 차승민, 그가 2년 만에 두 번째 책을 들고 돌아왔다. 제목은 《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 부제는 ‘정신감정과 심신미약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이다.부제에 걸맞게 그는 정신감정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정신감정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심신건재와 심신미약, 심신상실 판정 기준은 무엇이며 판결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 자세히 기록했다. 또한 앞서의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도 심신미약으로 봐야 하는지’를 비롯해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모두 심신미약 처분을 받는지’, ‘심신미약을 받으려고 일부러 속이려 드는 환자를 어떻게 감별하는지’, ‘사이코패스도 심신미약으로 봐야 하는지’ 등 정신감정에 관해 일반 독자 시각에서 평소 궁금해할 법한 여러 질문에 답한다.저자는 “정신감정이나 심신미약 같은 주제가 생각보다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과거 조두순 사건부터 앞서 언급한 음주운건 사건까지 ‘술을 먹어서 또는 정신질환을 핑계로’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려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았으며 비단 강력범죄가 아니라도 정치인이 공화장애나 우울증을 핑계로 꼭 출석해야 하는 재판이나 조사에 나가지 않는 것도 모두 심신미약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이번에도 또 심신미약 타령이냐’ 조롱하고 분노하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 상황이야말로 정신감정과 심신미약이 우리 가까이에서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짚는다.심신미약이라고 무조건 감형받는 것 아냐…감정서에 적는 단 한 줄을 위해 한 달을 고민하는 의사들그동안 몰랐던 정신감정 제도에 관한 모든 것형사정신감정이란 담당 법관이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피의자의 정신 상태를 의학적으로 판정하는 일을 의미하는데, 형사재판에서 피의자가 범법 행위에 어느 정도 책임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을 때 진행한다. 근대 형법은 개인이 자기 행위를 책임질 수 있을 경우에만(책임능력이 있을 때만)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 전제에 따라 제정한 대한민국 형법에도 책임능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심신장애자 관련 조항이 존재한다. 심신상실 조항(형법 제10조 제1항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과 심신미약 조항(형법 제10조 제2항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 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감경할 수 있다”)이 그것이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제2항’ 심신미약 조항이 역사에 따라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1장) 저자는 1953년 10월 18일 처음 형법이 만들어진 당시에는 “감경할 수 있다”가 아니라 “감경한다”로 명시했다고 짚는다. 이 둘의 차이는 크다. 법에 명시된 ‘한다’는 언제나 해야 하는 일이지만, ‘할 수 있다’는 경우에 따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변화를 겪었을까? 2008년 미성년자를 강간했음에도 술을 먹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형을 감경받은 ‘조두순 사건’ 이후, 심신미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형을 감경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때 성폭력특별법에 ‘아동 성폭력 범죄의 경우 음주나 약물에 따른 심신미약이라면 감경하지 않도록’ 부칙이 생겨 ‘무조건 감경’이 무너졌다. 그러다 2018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으로 그해 12월 8일부터는 일반 범죄에도 심신미약 의무 감경을 폐지했다. 이 사건들로 인해 심신미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형을 감경하는 일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마디로 심신미약이라고 해서 모두 감형받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무엇보다 정신과 의사가 정신감정 결과를 냈어도 그것은 재판에서 ‘증거물 중 하나의 자료’로 활용될 뿐 증거 능력을 인정해 감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판사의 몫이다.(1장) 의사는 전문가로서 의학적 판단을 제공하고, 법적 처분은 법률가가 한다는 뜻이다. 심신미약 판정을 받았다고 무조건 감형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저자는 ‘정신감정 결과를 과연 믿을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보도하는 한 줄의 결과를 완성하기 위해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고심한다”고 답한다.(3장) 한 달간 의사뿐 아니라 임상심리전문가와 간호사 등 여러 의료진이 다각도로 면담하고 모니터링해 쌓은 근거를 기반 삼아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한 달간 감정을 진행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피감정인의 ‘병동 생활’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일상생활을 굳이 한 달간 관찰하는 이유는, 정신질환이 남들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단순한 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도록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조현병이라도 심신건재 판정 가능술에 관한 심신미약 판결은 더 엄격해져…정신감정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와 편견에도 답한다책은 정신감정과 심신미약 제도를 향한 대표적인 오해와 편견도 해소해준다. 보통 ‘정신감정과 프로파일링을 같거나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다른지 소상히 알려준다.(2장) 프로파일링은 개인의 심리와 행동 특성을 분석해 특정 상황이나 영역에서 어떤 행동을 보일지 예상하는 것을 뜻하며, 범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된다. 마케팅에서 특정 소비자를 분석하거나 경찰이 특정 계층이나 성별을 검문 대상으로 삼는 것도 프로파일링이다. 범죄 영역에서 쓰이는 프로파일링은 한마디로 범죄자의 심리 행동을 분석하는 ‘과학적 수사 기법’이다. 즉 범죄자 프로파일링의 목적은 범죄자의 정보를 알아내 진범을 잡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신감정은 수사가 아니다. 정신감정을 하는 정신과 의사에게는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사건 당시 피의자의 정신의학적 상태가 어떠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그렇다면 조현병에 관해서는 어떨까?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무조건 심신미약으로 감형받을까?(4장) 대부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심신미약 판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만약 조현병 환자가 무조건 감형받는다면 굳이 정신감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는다. 실제 정신감정에서는 조현병 증상이 ‘사건’에 영향을 주었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사건을 일으킨 당시, 조현병 증상이 범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확실해야 심신미약으로 본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같은 조현병을 앓더라도 서로 다른 정신감정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실제 사례를 들어 자세히 풀어놓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마지막으로 앞서 던진 가장 뜨거운 질문, ‘술 마시고 저지른 사람도 심신미약으로 볼 수 있을까?’에도 답한다.(5장) 저자는 정신감정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13장)은 바로 ‘사건 당시’라고 말한다. 특정 사건을 저지른 바로 그 순간 변별능력에 문제가 있었는지 아닌지를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술에 취해 저지를 범죄의 경우라도 정신감정 결과가 심신미약일 수도 있고, 건재일수도 있다고 답한다. 실제로 책에는 그 기준에 근거해 정신감정을 진행한 여러 사례가 실려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음주 범죄 사건에 관해서 판결이 더 ‘엄격’해지고 있다고 짚는다. 특히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경우에는 전2항(심신미약)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술이나 약물을 사용한 뒤 범죄를 저지른 경우 ‘스스로 원해서’ 사용한 것으로 보고 형을 감경하지 않는 추세다.정신감정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 많지만,나쁜 사람과 아픈 사람을 구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점저자는 물론 정신감정을 나쁘게 이용하려 드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2장에 진짜 환자와 가짜 환자를 감별해낼 수 있는 이유, 즉 의사를 속이기 어려운 이유가 자세히 실려 있다), 그렇다고 정신감정이 아예 가치가 없다거나 심신미약 제도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정신감정이 범죄자의 감형이나 회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니”라며 “정확한 정신감정이야 말로 나쁜 사람과 아픈 사람을 구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물론 현재의 정신감정 제도가 완벽하다는 건 아니다. 정신감정과 심신미약에 관해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는데, 정신감정이 범죄자 도피를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님에도 여전히 대중이 ‘정신감정’ 하면 거부감부터 보이는 이유를 저자는 “정신감정의 표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신뢰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준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책에 따르면, 정신감정은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일에 복무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정신감정이 치료 기회를 놓쳤던 누군가에게 치료를 개시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단초가 되는데 이 ‘치료’는 그저 그 사람 개인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라면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 자체가 재범을 막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책은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정신감정의 세계를 여러 겹 열어 보여준다. 조현병(4장), 음주로 인한 범죄(5장)뿐 아니라 치매(10장)나 자폐증(9장), 우울증과 조울증(6장), 성범죄자(8장)와 사이코패스(7장)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정신감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렵지 않게 차곡차곡 알아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모두 읽은 후라면, 매일의 뉴스 속 사건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또 심신미약 타령이냐’는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정신감정 의사가 신중하게 분석하고 감정하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 그럼으로써 덮어놓고 (진짜) 정신질환자와 범죄자를 손쉽게 동일한 카테고리에 넣으려는 시도를 보류하는 것, 이 책은 그 주요한 단서이자 마중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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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커버이미지)
    [인문]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 이소영 (지은이)
    • 어크로스
    • 2022-02-24

    우리를 지탱하는 별것 아닌 것들에 관한 이야기분노도 냉소도 아닌, ‘모래알만 한 선의’가 품은 어떤 윤리적 삶의 가능성“비관보다는 낙관을,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글” _홍성수(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말이 칼이 될 때》 저자)“별것 아닌 선의를 담은 손길과 눈빛이야말로 서로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될 수 있다” _김소영(방송인, 책발전소 대표)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내 손에 못 박은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 연민은 쉽게 지치고 분노는 금세 목적지를 잃는다. 이 책은 취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의 순간들을 그러모은 것이다. 부조리하고 가혹한 세상을 단번에 바꿀 힘은 우리에게 없지만 좀 더 나은 사람, 좀 더 나은 시민이 되어 서로의 곁이 되어주는 일은 가능하다. 제주대학교에서 법학을 강의하며 연구자로 살아가는 이소영 교수는, 완벽하고 흠결 없는 실천이 아니라 서툴고 부족한 시도를 계속함으로써 우리 각자가 가진 선의의 동심원을 넓혀가자고 제안한다.상처를 알아보는 세심한 눈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자정을 넘긴 시각, 어느 젊은 부부가 불 켜진 빵집 문을 거칠게 두드린다. 빵집 주인은 그들이 며칠 전 아이의 생일 케이크를 주문했던 손님임을 알게 된다. 전화를 걸어 케이크를 가져가라고 채근해댄 그 며칠 사이에 부부의 아이가 사고를 당해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도. 빵집 주인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사과를 전하고, 부부에게 따듯한 커피와 갓 구운 롤빵을 내어놓는다. 이럴 땐 뭘 좀 먹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라는 말과 함께. 부부는 조용히 그가 내어준 빵을 먹으며 날이 밝아올 무렵까지 그가 풀어놓는 사소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소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A Small, Good Thing)〉의 이야기다. 몇 해 전, 칼럼 연재를 제안받은 저자는 가장 먼저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타인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치유할 수도 없는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다. 빵집 주인이 그랬듯,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을 덜어줄 수는 없어도 허기는 달래줄 수 있을 거라고, 세상은 이런 식으로도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으면서. 그렇게 모인 50여 편의 이야기를 이 책 《별것 아닌 선의》에 담아냈다. 서투르지만 진심을 담아 건네는 ‘1인분’의 선의저자는 주변의 사소한 마음 씀에 기대어 생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온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전공 시험과 학원 아르바이트가 겹쳐 막막해하던 저자를 대신해 보충 수업을 맡아주었던 선생님, 눈물을 쏟으며 성당으로 가 달라는 승객을 위해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희생하고 성가가 흐르는 클래식 FM을 틀어주신 택시 기사님, 대학원생 시절 지도학생도 아닌 저자에게 ‘네가 어떤 학자로 커나갈지 지켜보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전해주신 교수님을 떠올리며 기억의 한 조각을 독자들과 나눈다. 별것 아닌 배려나 호의가 누군가에게는 휘청거리는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언한다. 그 자신이 그런 순간을 내어주기 위해 애쓰던 순간들도 소개한다. 상담 형식을 빌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고민거리를 꺼내 보이는 학생에게 조용히 ‘듣는 귀’가 되어주거나, 자책과 절망을 반복하는 ‘세심증을 앓는 사람들’을 위해 본인의 ‘폭망’ 경험을 나누기도 한다. 서투르고 어설픈 사람이지만 타인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저자의 태도는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그해 겨울 입시학원 교무실이 생각난다.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이 귓가에 맴돈다. 가난했던 나는 그 미소한 배려들이 얼마나 세심히 마련되었을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채 주는 대로 받아 가졌다. 받아 가진 자로서 무얼 하면 될지, 은혜 갚은 까치의 시점에서 골똘히 생각해본다. 생의 여정 중 맞닥뜨릴 고단한 이들에게 몸을 누일 열차 칸을 그때그때 내어놓는 것, 그리고 주는 대로 받아 갖는 누군가를 만나거든 나 또한 ‘그럼에도 재차 뭘 내미는’ 것. 이는 일생을 두고 행해야 할 작업이므로, 일단 오늘 밤엔 하늘의 별처럼 많은 고마움들 가운데 하나를 글로 옮겨 사람들과 나누기로 한다.”(26쪽)날 선 분노만이 세상을 변혁하는 힘일까조심스럽게 내딛는 한 걸음의 가치2021년 1월, 소낙눈 내리던 서울역 광장에서 한 남자가 입고 있던 방한 점퍼를 벗어 노숙인에게 입혀주며 장갑과 5만 원권 지폐를 건네는 장면이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이 실린 짧은 기사는 많은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며 단시간에 널리 공유됐다. 얼마 후 일각에서는 선한 누군가가 건넨 도움의 손길이 미담으로만 소비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일었다. 개인의 온정에 기대어 유지되는 공동체의 온기는 체제와 자본의 모순을 도리어 은폐할 수 있다는 논지였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미담’에 냉소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선의가 하나 더해진 세상이 그 하나마저 제해진 세상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조적 모순에 대한 날 선 고발만이 사회 변화를 추동하는 유일한 힘인 것은 아니다. 저자는 결벽적인 태도로 어떤 실천이 가진 빈틈을 냉소하기보다, 우연하고 지속 불가능한 방식일지라도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작은 기회들을 늘려가자고 제안한다. 때로는 어떤 시선을 의식한 위선조차도 세상을 나아가게 한다. 위선마저 하지 않는 세상이야말로 야만일 것이다. 공동체의 온기를 회복하기 위한 길은 하나가 아니다. 《별것 아닌 선의》는 이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일깨우며 오늘 내딛는 한 걸음의 가치를 역설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어나가며 삶이 부서지거나 마음이 깨어진 이들에게 귀 기울이는 방법을 ‘하나 더’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착한 척한다고 비난하면 달게 받겠다. 나는 냉소보다는 차라리 위선을 택하려 한다.”(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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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의 지도 (커버이미지)
    [인문]별의 지도
    •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4-02-19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이어령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를 시작으로 60년간 한국문화를 탐사해왔다. 그의 최후의 유작이자 한국문화론 최종 완결편이 ‘한국인 이야기(전4권, 완간)’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 시리즈로, 《별의 지도》는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책.‘꿈과 소망의 상징’ 하면 누구나 첫손에 꼽게 되는 것, 밤하늘의 빛나는 별. 《별의 지도》는 얼마 전 하늘로 떠난 작가 이어령이 지상에 남긴 하늘과 별의 이야기다.돈키호테는 별을 두고 ‘불가능한 꿈’이라고 노래했고, 철학자 칸트는 ‘경이와 경탄으로 마음을 채우는 것’이라고 자기 묘비에 적었다. 이처럼 별은 지상의 사람이 추구해야 할 가치 또는 희망의 동의어로, 우리 영혼을 인도하는 오랜 이정표가 되어왔다. 돈키호테 말마따나 그곳에 가 닿는 것이 고단하고 불가능해 보인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를 끌어당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별에 다다를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랬듯이’. 어떻게 별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저자 이어령이 제시하는 답은 이렇다. ‘시인의 마음을 가질 때’.“서로 눈과 눈을 마주치면서, 별을 보고 하늘을 보는 여러분이 시인입니다.”꼭 윤동주, 베르길리우스, 시몬 베유, 로맹 가리처럼 종이 위에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는 작가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늘로 비행하는 최초의 조종사들, 도약하는 발레 선수들 역시 시인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그리고 ‘별을 노래하는 마음을 가지고, 풀잎의 괴로움을 가지고’ 사는 모든 평범한 이들도 마찬가지로 시의 마음의 소유자다. 그 별빛에 빛나는 고독한 마음으로부터, 중력의 제약을 뚫고 하늘로 솟아오를 수 있는 추진력이 나온다. 곧 우리가 상상력이라고 부르는 힘이다.문학평론으로 한국 지성계를 뒤흔들고 이어 소설과 시로 이름을 알렸지만, 공연 기획과 IT,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작가 이어령. 모처럼 시인의 감수성으로 익숙한 자리에 섰다. 현직 기자 가운데 그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취재, 인터뷰해온 그의 ‘지음(知音)’ 김태완 기자가 스승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긴 원고, 구술, 자료를 물려받아 최종 정리했다. 저마다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모든 독자를 위한 안내서인 《별의 지도》. 인류가 품은 영원한 상상의 비밀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좋은 문학작품이자 탁월한 문학평론이기도 하다. 국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시문학들, 특히 윤동주의 유명한 시선들을 글감으로 삼는다. 그러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꿈과 이상에 대한 도전, 밤하늘에 펼치던 순수에의 동경, 상상력이 무한히 확장되던 경이(驚異)의 세계에 이르는 지도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글쓰기와 글읽기에 막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참고서가 되어줄 책이다.“황혼이 저물어야 밤이 오고, 그제야 별이 하늘에 떠오릅니다.”“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고 연설하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모습을 기억하시는지. 연인에게는 사랑의 증거, 철학자에게는 도덕의 원리, 때로는 미국의 성조기나 중국의 오성홍기처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심볼로 받아들여지는 천공의 별은 인류의 영원한 꿈의 상징이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상상력의 고향이기도 하다.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기획자, 《축소지향의 일본인》으로 대표되는 비교문화학의 거두, 여러 첨단산업 CEO의 멘토, 초대 문화부 장관 등 다방면을 누비며 활약했던 인물, 이어령. 그러나 역시 독자들에게 가장 오랫동안 익숙했던 이미지는 시인이자 문학비평가의 모습이 아닐까.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 그는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와 심성이 아로새겨진 ‘탄생과 육아’, ‘식문화’, ‘인공지능’, ‘제국주의와 동양’이라는 구체적인 테마를 다뤄 왔지만, 신작 《별의 지도》에서는 별로 표상되는 인간의 꿈과 이상,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한다.저자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해설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 시는 이별을 노래하는 시가 아닙니다’. 듣고 보면 실제로 그렇다, 미래의 일을 놓고 이야기하는 가정법(If)으로 쓰인 이 시에서 이별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별가라는 ‘선입견’이 우리를 특정한 사고의 틀 안에 가둬두고, 그 안에 담긴 열렬한 사랑을 보지 못하게 만든 것.이제까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창조하려면, 스테레오타입을 초월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만의 가치 기준을 가지는 것, 속세에 얽매이지 않는 판단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별의 마음’이라고 부르는 상상력이 그곳에서 나온다.그 별로의 여행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이어령은 자신이 일생에 걸쳐 기록해온 별의 항로도를 펼치며 동행을 제안한다. 이 항해에서 첫 번째 뮤즈 역할을 하는 시인, ‘단테의 베르길리우스’는 저 유명한 윤동주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가장 익숙하게 배운 시인 중 한 명이자, 가장 이상주의적인 시인이면서, 가장 서정적인 시인이기도 하다.‘우리는 왜 문학을 읽는가’에 대답이 될 책이어령이 윤동주의 손을 잡는 이유는 꼭 하늘로 향하려는 그의 올곧은 의지 때문만은 아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고’,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가 아울러 가졌기 때문이다. 오직 ‘하늘’의 힘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단지 이상만 존재하는 이상주의가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인간상을 낳은 것을 우리가 역사에서 자주 보아 왔듯이. 여기서 이어령이 발견하는 것은 천지인(天地人), 즉 하늘-땅-사람의 삼항 관계에서의 조화(harmony)다.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한편으로는 삶의 끌어내림에 저항하면서도 여전히 삶을, 자기보다 더 약한 이들의 삶까지 사랑할 줄 알았던 사람. 이어령은 바로 그렇기에 윤동주가 여성에게 사랑받는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평한다. ‘손뼉을 치듯’ 날개를 펴고 비상하려는 억압받은 사람들의 의지에 대해 저자는 한 장에 걸쳐 중요하게 다룬다. 저자가 영면 직전의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보리처럼 밟힌 마이너리티(소수자)가 이끌 것”이라고 밝혔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른 이들보다 더 현실의 끌어내림 속에서 사는 이들에게, 그것을 떨쳐 버릴 진취와 창의의 이념은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법이니까(앞서 호킹의 말이 특히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었던 이유겠다). 그런 마음을 가진 이들을, 저자는 시인이라고 말한다. 윤동주는 물론, 스티븐 호킹도, 안중근도,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도, 우주선을 탄 우주인들도, 그리고 별을 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시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을 가지고, 풀잎의 괴로움을 가지고, 죽는 날까지 부끄러움이 없이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래서 서로 눈과 눈을 마주치면서 별을 보고 하늘을 보는 여러분이 시인입니다.” _본문 166페이지⚫ 이어령의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소개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채집 시대로부터 정보화 시대를 넘어가는 거대한 문명의 파도타기가 시작된다2022년 우리 곁을 떠난 이어령의 유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그리고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는 총 10권으로 기획된 라이프워크다.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는 자신을 돌아보기 마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한국의 대표 지성’이라는 이름답게, 이어령은 과거, 현재, 미래의 한국인들로 시야를 넓혔다. 저자는 물론 한국인 하나하나의 얼굴이 살아있는 총체극, 이어령 생애 최후의 대작이다.‘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케이팝, 영화, 드라마 전방위에 걸친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구촌 곳곳에서 뜨겁게 일어나는 중이다. 한국 바깥에서도 알고 싶어 하는 우리 문화의 개성과 저력을, ‘한국인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생명자본’과 ‘문화유전자’ 두 키워드로 한국인의 미래상을 그리는 프로젝트다.생전 이어령 자신이 ‘백조의 곡’이라고 평한 ‘한국인 이야기’의 집필과 더불어 저자는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정의했다. 책을 펴서 덮을 때까지 그의 탁월한 스토리텔링은 물론, 그 안에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지식의 폭과 깊이, 시공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 그리고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빛났던 탐구 정신에 여전히 감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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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커버이미지)
    [인문]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 류희주 (지은이)
    • 생각정원
    • 2022-02-24

    “알코올의존, 거식증, 공황장애… 모두 다른 병명, 각자 다른 사연.그렇지만 내가 내린 공통의 병명은 ‘가족’이었다.”기자 출신 정신과 의사의 마음 관찰기정신질환은 쉽게 말하기 어렵지만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퍼져 있다. 가까이에 있지만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 무언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렇다. 바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은 때때로 정신질환을 낫게 해주는 둥지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정신질환을 촉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알코올의존 아버지의 약을 훔치는 딸. 어머니를 죽이고 차라리 정신병원에 가겠다는 아들. 사랑하는 아내와 별거하면서 30킬로그램이 빠져버린 남편. 그리고 어느 날, 한쪽 팔을 쓸 수 없게 되면서 죽음이 바로 목전에 왔다고 생각했던 한 의사의 이야기까지. (중략)과연 가족은 둥지일까, 족쇄일까.- 들어가며 중에서 여전히 남은 질문, 왜 이 병에 걸렸을까?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도대체 왜 이 병에 걸렸을까요?’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왜 병에 걸렸는지 그 원인에 대해 궁금해한다. 어떤 질환이든 발생 원인에 대해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정신질환의 경우는 더더욱 설명하기가 어렵다. 정신질환의 원인인 마음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문제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이 이어진다. 생물학적으로 분석도 하고, 심리적 관점에서 보기도 한다. 마음은 사회를 반영하기에 사회학적 관점이 도입되기도 한다. 알코올의존의 경우를 살펴보자. 병에 걸린 이유를 묻는다면 정신과 의사는 먼저 뇌에서 어떤 신경전달물질이 문제인지를 말할 것이다. 이 설명에도 환자가 뭔가 부족하다는 눈빛을 보낸다면 알코올을 섭취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긴장이 줄어드는, 그런 심리적 요소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알코올의존은 인종, 문화, 시대에 따라 다르고, 사회적으로 술을 쉽게 용인하는 문화라면 더 중독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정신질환에 대해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접근하는 생물심리사회 모델(Biopsychosocial model)에 따른 설명은 막상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으며 해결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을 길게 풀어놓은 것처럼 들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은 남는다. 도대체 정신질환에 왜 걸리는 걸까? 저자 류희주는 기자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정신과 의사로서 다양한 병원에서 일하며 많은 환자들을 만났다. 거식증, 망상장애, 조현병을 지나 현대인들의 질병인 사회공포와 공황장애까지…. 이 책 《병명은 가족》은 바로 저자가 발견한 정신질환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마음의 병을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인 관점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외에도 가족이라는 고리가 있음을 발견한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아픔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껴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본다.기자 출신 정신과 의사의 끈질긴 관찰박리성 골연골염으로 10분 이상 서 있을 수 없는, 《병명은 가족》의 저자 류희주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 한 언론사의 입사 시험을 치른다. 하지만 최종 면접 과제는 1박 2일 동안의 등산. 저자는 결국 다른 신문사에 입사해 2년쯤 기자로 일하면서, 사람들의 진짜 목소리가 듣고 싶다는 고민 끝에 정신과 의사로 일하게 된다. 저자에게는 기자라는 독특한 이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국립부곡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고,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에서 범죄자이면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치료감호소에서의 이력을 마친 지금은 시골 정신과 의사로서 평범한 이웃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저자는 정신질환 뒤에 환자로만 규정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역사(history)가 있다고 믿는다. 여기서 저자만의 빛나는 시선이 드러난다. 더 많이 듣고, 더 깊게 이해하려는 저자의 의지로 인해 독자들도 외면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의사로서의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도대체 이 사람들이 왜 아픈 것일까?’를 살피기 위해 선입견 없이 환자들의 삶으로 스며든다.식욕을 통제하면서 자신을 통제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일그러진 거울. 여든을 바라보지만 힘든 삶 속에서 누구도 원망하지 못했던 할머니의 슬픔. 세상보다 더 차갑던 가족 속에서 자란 아이가 중년이 되어서도 떨쳐낼 수 없는 고통 등. 저자는 환자들의 상황에 대해 쉽게 연민하지 않는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며, 섣불리 답을 꺼내지도 않는다. 이 책 《병명은 가족》은 정신과 의사가 사람의 마음을 관찰하며 발견한 일종의 공통분모다. 그는 이 판단을 기반으로 독자들의 생각과 시야가 더 확장되길 바란다. 또한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뒤에 숨은 삶을 전하며, 그들을 우리 이웃으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병 뒤에 무엇이 숨어 있을까?‣ 아이에게 무력함을 학습시키는 아빠의 병이 책의 1장은 정신과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워한다는 알코올의존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알코올의존으로 가족과 사회적 지위를 잃고, 병원이나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박’을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알코올의존으로 고생하지만 ‘박’은 한때 사랑받는 막내였고, 한 식당의 어엿한 주인이자 주방장이었다. ‘박’은 그의 가족이 지내는 울타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자 했지만,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아버지처럼 알코올에 빠진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회는 한 번 휘청거린 중년 남성에게 쉽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알코올의존은 사회적 무능력자로 사람을 낙인찍고, 그 낙인은 다시 알코올의존을 악화시킨다. 이후 ‘박’의 알코올의존은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된다. 그로 인해 자신의 딸을 보호해야 할 상황에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저자는 비슷한 고통에 빠진 딸과 ‘박’의 삶을 대조하며, 부모의 고통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악순환을 보여준다. 또한 ‘박’의 이야기를 통해 ‘의지로 이겨내겠다’는 중독 환자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힘이 없는지를 역설한다.‣ 다이어트니까 괜찮을 거라 믿었던 엄마의 사랑‘뼈 빼고 다 빼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익숙한 우리 시대에 ‘프로아나(Pro-ana, 거식증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족들이 등장한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날씬함이 곧 미의 기준이 된 사회에서 음식에 대한 통제는 자기관리에 능한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가장 치사율이 높은 정신질환이 ‘거식증’이라고 말한다. 크래커를 먹지 않고 계속 자르다가 결국 버리는 소녀.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굶겠다는 초등학교 3학년. 거식증 때문에 죽음에 이른 모델. 거식증은 자기관리가 아니라 한 번 걸리면 치료가 어려운 병이 된 지 오래다. 거식증은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가진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거식증을 강화시키는 심리 구조에 주목한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식욕을 통제한다. 내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이나 사회생활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지만, 몸은 내가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 심지어 마른 몸은 자기 계발이나 스펙의 일종이 된다. 거식증은 때로 자신의 의지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우리는 가족이야말로 사회적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족의 사랑도 사회적 흐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우리 과에 나보다 뚱뚱한 애는 없다며 건강이 상할 정도로 굶는 딸에게 엄마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만류하는 순간, 마른 몸만 환영받는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엄마의 눈먼 애정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딸의 머릿속에 있는 ‘뚱뚱이 거울’은 엄마의 사랑으로도 부서지지 않는다. 거식증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신질환을 마음의 문제로만 한정하는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협소한지를 느끼게 만든다.‣ 불안과 우울이 병이 되는 곳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한 사람을 부러워하며, 사회적으로 우위에 서면 정신질환과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대학 선배에게 20년 만에 연락을 받은 저자는 행복하고 평온해 보이던 선배가 자살의 위험을 느낄 만큼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사람도 우울하고 불안할까? 도대체 왜? 저자는 키르케고르와 사르트르를 지나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동시에 저자는 불안과 우울이 병적으로 변하는 시작점을 탐구한다. 20년 만에 만난 선배는 중증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완벽한 부모, 똑똑하고 사이좋은 세 자매라는 굳건한 환상 속에서 벗어난다. 저자와 함께 자신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를 탐구해가던 선배는 무심한 아빠, 큰딸에게만 집착하는 엄마, 잘난 언니들 속에서 인정받기 위해 계속해서 자신을 증명해야만 했던 과거로 돌아간다. 깨물어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선배가 엄마에게 들었던 말들은 달랐다. ‘너를 낳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너를 낳기 전에 죽으려고 했는데, 너 때문에 못 죽었다.’ 한탄처럼 내뱉은 엄마의 말들은 아이에게 ‘너만 없으면 돼’, ‘네가 내 삶의 장애물이야’처럼 가혹하게 들렸다. 상처받은 자기 자신을 달래며, 인정받기 위해 침묵해야 한다는 강박은 결국 중년이 된 선배에게 우울증으로 돌아온 것이다. 선배의 이야기는 겉으로는 명랑하게 웃지만, 마음 안에 그늘 하나쯤은 안고 사는 수많은 우리들의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것처럼 들린다. 불안과 우울은 모두의 것이지만, 그것을 병으로 만들어가는 시작점은 사회생활과 인간 관계의 기본을 알려주는 가족이 아닐까? 저자는 전체 여덟 개의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핵심을, 선배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정신과 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정신감정부터 법원 출석까지저자는 처음부터 정신과 의사를 꿈꿨던 사람은 아니다. 학부 시절에는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고, 첫 사회생활은 신문사에서 시작했다. 2년 동안 사람들과 부딪히며 저자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몸이 불편해 그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없으니, 사람들이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정신과로 전공을 정한 것이다.그러나 저자가 경험한 정신과 의사의 일상은 더 극적이다. 어머니를 죽이려다 미수에 그친 조현병 환자와 상담하며 그의 심신상태를 감정해야 한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치료하겠다는 사람보다, 당장 다른 가족에게 유산이 넘어가지 않도록 부모에게 의사결정능력이 없다고 판단해달라는 보호자를 더 많이 만난다. 이 책의 저자는 앉아서 환자를 기다리지 않는다. 새벽에 들이닥친 응급입원 환자들을 치료해야 하고, 때로는 위험한 상태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법원에 출석해서 자신의 판단 근거를 설명하며, 병원에서 만났던 환자들이 더 악화된 것을 보며 좌절하기도 한다. ‣ 아픔,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의사 수는 한정됐는데,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늘어간다. 저자가 일했던 시골의 정신과에서는 병동에서 60명 정도의 환자를 담당해야 한다. ‘정말 심각한 사람들에게 더 깊게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저자의 생각은 제한된 의료체계 속에서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은 안타까움에서 출발했다. 더 위중한 환자의 치료를 고민하던 저자가 정신질환의 실체를 탐색하다가 갑자기 팔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경험한다. 매일 차트를 작성하고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의사에게 움직이지 않는 팔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다리가 불편한 저자에게 팔까지 쓸 수 없다는 것은 또 다른 공포로 다가온다. 저자의 의학 지식은 족쇄가 되어 끝없이 병원을 오가게 하고, 결국 수술까지 진행하게 된다. 그래도 차도가 없자 저자는 자신의 죽음이 목전에 있음을 예감한다.신체적 이상을 모두 점검했지만 답을 찾지 못한 저자는 동료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다. 무력함, 그로 인한 고통과 공포를 토로하던 저자는 자신이 환자가 된 그 순간, 자신 앞에 앉았던 사람들을 생각한다. 마음을 여전히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주변인들 때문에 병원 앞에서 머뭇거렸던 환자들의 고통을 한순간에 이해하게 된 것이다.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는 경증, 이 정도는 중증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 저자는 불안과 우울을 연약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결국 치료가 가능한 상태까지도 죽음으로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자가 의대생 시절에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를 보며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열악한 의료 환경, 부족한 의사 수, 정신질환은 제약회사가 만든 병이라는 편견 속에서 좌충우돌했던 저자들은 사람들을 만나며 중심을 잡는다. ‣ 진료실, 편견이 무너져 내리는 현장저자가 수많은 사람을 만난 곳은 작은 진료실이다. 그 작은 방에서 사람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의사에게 전한다. 정신과 의사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정신과 의사는 ‘항’ 자가 붙은 약만 처방해주는 사람들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살면서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하지 못했던, 무학에 무일푼인 우리 시대의 노년 여성들은 정신과 의사가 아니면 말할 곳이 없다. 사회에서 광인으로 낙인찍힌 조현병 환자의 실제 삶은 정신과 의사가 아니면 보듬을 수 없다. 작은 마을에서 지적장애라는 이유로 폭력과 무시가 당연했던 사람의 이야기는 정신과 의사가 아니면 들을 수 없다. 정신과 의사는 냉대와 혐오로 가득한 우리 사회의 벽을 허무는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다. 《병명은 가족》의 저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드러내고자 한다. 이 구성에는 의사의 권위보다 환자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독자들에게 편견을 걷어내고, 병 뒤에 환자가 아니라 사람을 보자고 말하는 것이다.우리는 분명 회복될 수 있다2020년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정보정책연구부에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사람들이 20년간 어떤 병에 더 많이 걸렸는지를 살폈다.2000년도만 하더라도 골절, 화상 같은 신체 부위 손상과 그와 관련된 질병이 빈번했다(전체 13%). 그러나 20년 후에 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2019년에 1위를 차지한 질환군은 치매, 우울증, 조현병 등 다양한 정신질환 질병이 포함된 ‘정신 및 행동장애’ 쪽이었다. 20년 전에 3위였는데, 2019년에 1위로 등장했다. 이는 마음의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사실이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된 것이다.그렇다면 갑자기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일까? 20년 전에 3위였으니 전혀 없던 병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정신질환이 증가한 사실에 대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계속해서 스트레스는 원인이라기보다 악화될 수 있는 매개라고 지적한한다. 모두에게 정신질환이 발현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 있다. 모두가 암에 걸릴 수 있지만, 환경에 따라 발현되는 것처럼 정신질환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환경이 건강하고 스트레스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또한 스트레스가 생기더라도 얼마든지 수습할 수 있다면, 정신질환은 덜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의존, 거식증, 지적장애, 조현병, 공황장애, 사회공포와 우울, 신체증상장애. 이 책에서 다루는 여덟 가지 병들은 우리와 동떨어진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와 딸, 엄마와 아들, 아내와 남편 등, 정신질환은 가장 사랑하는 관계에서 시작된다. 또한 그 시작이 되는 이야기는 사소함에서 출발한다. 정신질환을 우리 시대의 공포로 치부하며 막연히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정신질환은 모두가 걸릴 수 있지만, 또 얼마든지 회복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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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도시 (커버이미지)
    [인문]보이지 않는 도시
    • 임우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4-02-19

    “공간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그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사람들은 익숙해진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거나, 이미 적응된 상태를 애써 바꾸려 들지 않는다. 설사 바뀌어야 한다는 걸 느낀다 해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제대로 짚어 내기 어렵다. 이 도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운전할 때 늘 보는 신호등 위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우리나라에는 왜 노래방, PC방, 찜질방 같은 ‘방’이 많은지 궁금해한 적도 없다. 너무 익숙해서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이 도시를 똑바로 바라보려 들지 않는다.한국에서 30여 년, 파리에서 20여 년 생활하며 두 문화권의 거주민이자 이방인으로서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된 저자는 도시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짚어 내고, 우리도 모르게 판에 박힌 인식을 한 꺼풀 벗겨 준다. 그리고 이 도시 아래에 숨겨진 다른 모습과 저자 눈에 포착된 여러 도시의 모습들은 서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어 준다. 보이지 않는 체제가 만든 도시이 책의 1부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 공간 속 이야기들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생활 공간의 이면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각 공간이 단순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 도시 체제 안에 있고 그 체제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앞에 잠깐 언급한 신호등 위치를 예로 들면, 한국의 신호등은 대부분 횡단보도 건너편 쪽에 있다.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가도 볼 수 있는 위치다. 반면 유럽의 신호등은 정지선 쪽에 위치해 있어서 정지선을 넘어서면 볼 수 없다. 정지선을 위반할 수 없는 위치에 신호등을 설치한 것이다. 이렇게 ‘지킬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 유럽의 도시 시스템은 수백 년간 다민족·다문화 환경으로 지낸 배경 위에 있다. 다양한 사고방식과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기에 상대방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문서로 명기하고, 물리적으로 구분한다. 생각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켜지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그들의 도시 곳곳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 우리에게는 ‘기피 공간’이지만, 유럽인들에게는 ‘가까운 공간’이 있다. 바로 공동묘지다. 한국에선 공포스러운 장소이기에 당연히 생활 공간에서 떨어진 곳에 있지만, 유럽에서는 도시 안, 집 가까운 곳에 공원 같은 분위기로 조성돼 있다.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며 자주 찾아가, 꽃이나 화분으로 가꿔 놓는 기분 좋은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이곳은 연인이 데이트하고 가족이 산책하는,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이런 분위기는 장례식에도 영향을 미쳐, 슬프지만은 않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다. 내일이라도 들르기만 하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도시 체제나 구조가 좋으니 따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20년 넘게 파리에 살면서 다수의 건축물과 도시 시설을 짓는 경험을 했지만, 이 글에서 파리가 가진 몇몇 장점을 앞세워 서울의 부족한 점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파리 또한 수많은 문제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 그것이 장점으로 보이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다른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함께 직시하게 되면 맥락도 역사 배경도 다른 도시의 속성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도 알게 된다. (…) 다른 곳과의 비교는 부족함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아지기 위한 새로운 영감을 주는 용도일 때 의미가 있다. 그것이 많은 해외 사례를 제시하면서도 이 책에서 내가 견지하고자 했던 태도였다.”라고 말한다.도시의 낯익은 얼굴과 낯선 얼굴2부 역시 대부분 일상적인 공간에 관한 내용으로, 한국의 도시·건축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관점이 담겨 있다. 여기에선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을 하나씩 예로 들어 보려 한다.우선 외부 공간인 ‘길’을 살펴보자. 서구의 길은 도시 연결 체계다. 도로의 시스템을 발전시켜 통행과 도시 서비스를 최적화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길은 영역 간의 완충 공간이다. 그리고 통행뿐 아니라 여러 기능이 공존하는 ‘도시적 공터’다. 시골 장터도, 마을 잔치도, 동네 씨름 대회도 길에서 열렸다. 우리의 길은 광장의 역할까지 했다. 길에 놓인 평상은 동네 어른들의 사랑방이었고, 골목길은 아이들의 놀이터였으며, 길거리는 공연 장소였다(‘홍대 길거리 공연’ 등 길거리 공연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광장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내부 공간인 ‘방’ 또한 한국인에게는 특별한 공간이다. 노래방, 찜질방, PC방처럼 ‘방’이 붙은 공간은 당구‘장’이나 독서‘실’같이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 느낌의 공간과 다르다. 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벽으로 구분되어 있거나 최소한 칸막이로 구분돼 있다. 그래서 좀 더 사적인 공간의 느낌을 준다. 우리는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또는 공동체 의식을 만들기 위해) 방에 함께 들어간다. 이 방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것이다. 방은 ‘남’과 ‘우리’를 구분해 주는 공간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수단이다. 교도소의 다른 이름인 감방도 방이 붙은 공간이다. 우리나라(및 동아시아, 중동 지역)의 교도소는 복도 양편으로 4~8인이 함께 쓰는 단체실이 늘어서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반면 서구식 교도소는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철창으로 된 독방을 가운데 빈 공간에서 모두 볼 수 있게 회랑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한국식 교도소에 서양인 재소자가 감금되면 교도소에 감금됐다는 사실보다 프라이버시 없이 한 방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하는 집단생활에 더 큰 심리적 고통을 받는다. 그들에게 방은 ‘우리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서구식 교도소에 한국인 재소자가 수감되면 독방에서의 고독한 생활을 타 재소자보다 더 힘겨워한다.그 밖에도 내 방, 우리 집, 우리 동네를 만드는 ‘공간 주도권’, 사회 구심적 공간과 사회 원심적 공간 등 도시 아래에 숨어 있는 모습들과 품고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 모든 이야기는 ‘사람이 먼저인 도시’를 향해 있다. 결국 도시 속에 사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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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쉼표 - 흔들리는 부모와 아이를 위한 고전 명구 마음 수업 (커버이미지)
    [인문]부모, 쉼표 - 흔들리는 부모와 아이를 위한 고전 명구 마음 수업
    • 이명학 지음
    • 책폴
    • 2024-02-19

    “부모로서의 고민이 많은 모든 분들께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_황수경 방송인, 전 KBS 아나운서“숨 고르기와 휴식이 필요한 부모님과 아이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합니다.” _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열일곱 살의 인생론』 저자tvN <유 퀴즈 온더 블럭> ‘한자 장인’ 이명학 교수 최신작 교육 일번지를 들썩이게 만든 화제의 글- ‘중동고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전문 수록! 가제본 서평단이 먼저 읽고 전해온 뜨거운 공감과 열렬한 찬사 <유 퀴즈 온더 블럭>에서 성균관대 ‘한자 장인 교수’로 화제를 모았고, 현재 강남구 중동고등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이명학 저자의 신작『부모, 쉼표』가 출간되었다. 고전 명구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삶의 지혜와 통찰을 전하는 책이다. 조급함과 불안감 대신 내 아이를 믿고, 배움의 올바른 가치를 알아 가며, 마음의 나침반이 바르게 향할 수 있도록 올곧고 따스하게 독자를 이끈다. 책에는 그동안 이명학 저자가 일간지에 꾸준히 연재했던 칼럼을 중심으로, 2021년 중동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후 매 학기 학부모님께 보내드렸던 편지와 간간이 학생들에게 보낸 글이 담겨 있다. 특히 학부모님께 “학교는 입시 성적이 아닌 ‘사람’을 키우는 곳” “올해 서울대 몇 명 갔는지 궁금해하지 말고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지자” 등의 진심 어린 호소를 띄워 대한민국 교육 일번지에 충격 어린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편지 글의 전문을 실었다. 대한민국에서 부모로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끝없는 고민들에 대해 저자는 적재적소에 마음 깊이 파고드는 고전 명구를 전하며 명료한 조언을 건넨다. 내 욕심을 덜어 내면, 아이의 진짜 속마음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그것이, 부모와 아이가 서로 마주 보고 진솔히 마음을 나누게 되는 순간 아닐까. 『부모, 쉼표』를 읽으며, 다 읽고 난 뒤에도, 눈앞의 현실에 무너지지 말고 아이를 믿는 마음 근육을 통해 긍정의 가능성을 바라보자는 저자의 이야기를 재차 새기게 될 것이다. 모두의 마음에 휴식 같은 쉼표가 마련될 수 있는 책이기를 바란다. 교육을 통해 아무리 강조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됨’입니다.입시 성적이 평가의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경쟁에 찌들어 치유할 수 없는, 병든 세상이 되고 말 것입니다. 불안 대신 평안을 마음에 품는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실 요즘 세상에서는 더더욱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휘몰아치는 사건 사고에 안타깝고 한없이 무력한 기분에 젖어들기도 하고,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반복되는 일상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좀처럼 찾아들지 않는다. 게다가 가족과 관계되는 일은 자잘한 문제가 끝없이 생겨나는데, 아이 문제는 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 보이는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사랑하자 다짐하지만 현실은 늘 날마다 전쟁이다. ‘못해 준 게 없는데, 왜 저럴까?’ ‘우리 애만 왜 이리 끈기가 부족하지?’ ‘게임이 애를 망쳐 놓았나? 아님, 유튜브?’ ‘인성이 중요하지만, 그래도 공부도 어느 정도는 해야 할 텐데.’ ‘다 필요 없고, 무사히 잘 살아가기만 해도 좋겠어.’ 이 사회를 살아가며 안팎으로 무엇 하나 마음 놓을 수 없는데,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마저 ‘갑질’이라는 단어를 더는 떨쳐 낼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우리는 저런 적 없는데.’ ‘그런 부모가 정말 있구나.’ 시종 놀람과 충격으로 실태를 마주하고 있지만, 모두가 안다. 대한민국에서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 누구도 이로부터 완전히 무해할 수 없음을. 그 어떤 이도 좋은 부모로 살아가고 있다고 떳떳하게 자신할 수 없음을. ‘부모’로서의 자아와 ‘학부모’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음을. 교사와 학생, 부모 모두가 고통 속에 지낼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학부모의 간섭이나 학생의 버릇없는 태도 때문에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말은 핑곗거리의 하나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탓할 수만은 없다는 것. 다만 무엇이든 ‘선을 넘으면’ 말할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일단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 아집이 학부모 자신과 아이를 병들게 하고 있진 않은지, ‘사람됨’을 가르치기보다 입시 준비에 어영부영 급급해 왔던 학교 교육이 오래도록 관성처럼 내려오다가 지금의 위기에 봉착한 게 아닌지, 교육 현장에 오래 몸담고 있는 저자가 서슴지 않는 직언에 따끔하고도 명쾌한 해법을 얻은 듯하다. 부모님의 체면 때문에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남에게 칭찬받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아이의 미래는, 아이의 삶입니다. 하지만 인생에 ‘정답’이 있을 수 있겠는가. 지금 내게 필요한 해법을 하나 찾았다고 해서, 다른 문제들이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정답’이라면 정답일 수 있겠다. 그 누구도 문젯거리 없이 살아갈 수는 없고, 고민이 해결되었다고 앞으로의 모든 일이 순탄하리라 장담하지 못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러하기에 저자는 지금 우리의 삶 속에 ‘고전’을 불러낸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어도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삶의 바른 가치는 언제나 하나의 큰 줄기를 타고 흐른다. 그것이 바로 고전의 힘이기에 우리는 여전히, 아니, 앞으로도 계속 고전을 읽어 나가고 그 속에서 성찰과 사유를 발견하며 생의 어려운 순간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 아닐까. 이명학 저자는 혹여 읽는 이들이 고전으로 ‘뭔가 가르침을 준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담담하게 글을 써 내려간다. 살아오며 보고 느꼈던 소회를 정리해 보는 방식으로, 1부 ‘마음의 나침반을 찾아가는, 쉼표’ 2부 ‘태도의 지혜를 발견하는, 쉼표’ 3부 ‘행복의 가능성에 가닿는, 쉼표’ 4부 ‘함께하는 우리를 꿈꾸는, 쉼표’에 이르는 동안 고전의 바다에서 가슴에 새길 만한 좋은 글을 통해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독자를 차분히 이끈다. 숲이 우거진 ‘옛길’을 찬찬히 걸으며 삶의 여유와 지혜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한 저자는 전작에서처럼, 우리가 한 번쯤 들어 봤거나 익숙하게 알고 있는 한자어 혹은 낯설거나 새로운 한자어의 속뜻도 알기 쉽게 설명하며 고전 명구를 적확히 이해하고 흥미롭게 글에 몰입하도록 한다. 어쩌면 지금의 삶이 흔들리고 불안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주변 이야기와 흐름에 무작정 휩쓸려 아이를 몰아세우고 생각이 초조해진 까닭 아니었을까. 단순히 바라보자. 다른 사람이 내 아이 흉을 보면 기분 좋을 리 없다. 왜냐, 내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그 마음으로 살아가자고 전한다. 자신의 편함과 이로움만 생각하는 욕심과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나를 살피고 타인과 세상을 따스하게 헤아리는 방향이 교육의 참된 목적이 되어야 함을 말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고 저자는 재차 힘주어 이야기한다. 한 번의 성적으로 앞으로 살아갈 창창한 인생길이 정해질 리 없음을 누구보다 인생 선배인 우리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의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듯 모든 아이가 살아갈 모든 삶의 방향을 응원하고 든든히 지켜보자는 저자의 제안이 큰 울림으로 가슴 깊이 다가온다. 커다란 것, 작은 것, 둥근 것, 찌그러진 것, 심지어 부서진 조각도 있으나 모양이나 크기가 어찌 되었든 모두 밤하늘에서 빛을 내며 반짝이듯이 아이가 지닌 그 고유한 ‘빛’을 존중해 주자고. 비단 아이들뿐일까. 『부모, 쉼표』를 읽는 동안 우리 안에도 저마다 희망과 긍정의 씨앗이 반짝, 담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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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 (커버이미지)
    [인문]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
    • 스마일펄 지음
    • 푸른향기
    • 2024-02-19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정서적 괴롭힘을 일삼은 부모를 벗어나 행복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내밀한 심리 기록물리적 학대와 마찬가지로 정서적 학대도 분명한 폭력이다.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알코올 의존증(중독) 아버지와 이를 방관하며 가스라이팅을 일삼은 어머니의 딸로 36년을 살아온 저자가 자식의 복잡한 심리 변화, 이들의 지배에서 힘겹게 벗어나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책이다.이 책의 저자는 왜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을 일삼은 어머니를 좋은 부모라고 믿고 30대 중반이 되도록 벗어나지 못했는지,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부모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정서적 독립을 이뤄가는지에 대한 내밀한 경험과 고민을 담았다. 자칫 사회적·관습적으로 불효자식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부모-자식 간의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부모와의 내적·외적 갈등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와 비슷한 문제를 겪은(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며,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치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는 부모님이 왜 이렇게 불편할까?’애정결핍과 낮은 자존감, 착한 아이 콤플렉스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든 어른아이를 위한 책『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신체적(또는 물리적) 학대가 아닌 부모의 교묘한 정서적 학대와 방임의 실상과 위험성을 말하고 있다. 정서적 학대는 물리적 학대와 달리 애매모호하게 이루어져 쉽게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의 정서적 괴롭힘에 오랫동안 노출된 자식의 심리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어린 시절의 혼란스럽고 불안정하며 애증이 교차하는 불편한 양가감정을 직면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면, 연인이나 친구 등 친밀한 관계에서 다시 정서적 괴롭힘(또는 가스라이팅) 상황에 놓였을 때 해로운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집착하는 경우가 흔하다.이는 저자가 1년 6개월이 넘는 심리치료와 자기 성찰을 거쳐 얻은 깨달음을 글로 나누고, 이제는 덮어둬도 되는 트라우마를 수십 번 꺼내고 넣기를 반복하며 책으로 출간하고자 마음먹은 이유이다. 무엇보다 ‘부모에게 상처받아 우울하고 괴로웠다’에서 그치지 않고, 비일관적인 양육 태도를 보인 통제적이고 나르시시즘 성향의 부모에게서 어떻게 벗어나 진정한 자기 인생을 살아나갈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지 상세하고 실용적인 방안을 제시한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심리상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심리 치유서이 책은 실제 심리상담에서 오간 내밀한 대화가 중간중간 등장하므로, 심리상담이 낯설거나 관심 있는 사람은 심리상담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과정으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지 간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리학의 개념과 이론을 기반으로 자신의 경험과 심리치료 과정에서 얻은 통찰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어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성을 띤 심리 치유서이기도 하다.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방임하고 회피하는 가스라이터 엄마의 구체적인 모습, 희생하는 부모가 위험한 이유, 가스라이팅보다 교묘한 인에이블링 개념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알코올 중독자가 아빠이자 가장일 때 가족에게 벌어지는 일, 대물림되는 애정결핍과 불안정애착, 아빠 같은 배우자와 결혼하는 이유를 풀어냈다. 3부에서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미성숙하고 지배적인 부모와 해로운 애착관계를 끊고 독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이 책이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 때문에 정서적·감정적으로 오랜 우울과 고통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직면하고 치유하려는 용기를 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독자 대상- 과거(또는 현재)에 부모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 알코올 중독, 가스라이팅, 또는 미성숙한 부모 때문에 괴로운 자녀- 부모와 인연을 끊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 내 편인 듯 내 편 아닌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감정적 소모를 겪는 딸- 부모의 집착과 강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복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 애정결핍, 낮은 자존감, 과도한 인정 욕구,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 말이 통하지 않고 자신을 외면하는 자녀 때문에 힘든 부모- 자녀를 정신적·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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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라는 이름 - 부모의 뇌를 치유해야 아이의 뇌가 달라진다 (커버이미지)
    [인문]부모라는 이름 - 부모의 뇌를 치유해야 아이의 뇌가 달라진다
    • 도모다 아케미 (지은이), 김경인 (옮긴이)
    • 마인더브
    • 2022-02-24

    "아빠가 저를 무섭게 때려요. 한밤에 자고 있으면 일어나라고 때리고, 깨어 있으면 발로 걷어차고 마구마구 때려요.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훈육을 위해서 그랬다!"매주 1명 이상의 아이가 학대로 죽어가고 있다. 이런 아동학대 사망 같은 가슴 아픈 이야기에 많은 대중들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경찰, 교육기관 등에 많은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분노의 감정을 갖는 것만으로 학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 등에 크게 기여하고 독창적인 연구와 개발에 적극 참여한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문부성 과학기술상을 수상한 이 책의 저자는 아동학대로 인한 아이의 뇌 변화와 신체의 변화, 학대의 가해자인 부모의 심리상태와 학대의 대물림, 그리고 이런 부적절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을 뇌 과학의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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