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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아직 늦지 않았을 오십에게 천년의 철학자들이 전하는 고전 수업 (커버이미지)
    [인문]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아직 늦지 않았을 오십에게 천년의 철학자들이 전하는 고전 수업
    • 김범준 지음
    • 빅피시
    • 2023-12-27

    “돈과 명예로는 절반도 해결할 수 없다”사는 게 갈수록 어렵게 느껴질 때 인생의 무게를 덜어주는 철학자들의 조언인생의 절반쯤 지나면 삶이 안정되고 쉬워질 줄만 알았지만, 인생이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누군가의 조언을 구하고 싶지만 막상 그런 이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의 답을 제시한 철학자들이 있다. 누구도 가지 않던 길을 가고, 하지 않던 고민을 하며 수천 년간 인류의 스승으로 인정받아 온 그들에게 삶의 조언을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동양 철학자 순자, 맹자, 공자, 묵자, 노자의 삶과 작품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 주는 책이다.성공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천재 물리학자 뉴턴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巨人)의 어깨에 올라섰기 때문이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 자신을 향해 질문해야 할 차례다.‘나는 지금 누구의 어깨에 올라서서 세상을 바라봐야 할까?’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천년의 철학자들이 말하는 삶의 기술1. 볼 때는 (사사로움에 흔들리지 말고) 명확히 봐야 한다.2. 들을 때는 분별해야 한다.3. 얼굴빛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하여, 화를 내거나 사나운 기색이 없어야 한다.4. 태도가 단정하고 씩씩해야 한다.5. 말은 진실하게 해야 한다. 6. 일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7. 의심이 생기면 반드시 물어 모르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8. 분할 때는 화낸 뒤의 어려움을 생각한다.9. 이득을 보거든 옳은 것인지를 생각한다.동양의 사상계를 지배했던 공자는 혼란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를 아홉 가지로 정리했다. 그가 최고의 철학자로 불리는 이유는 2,500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유효한 삶의 화두를 던지고 있기 때문 아닐까.《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순자의 말을 통해 나이가 들수록 변해 가는 세상의 이치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또 맹자와 공자의 언어로, 그토록 열망하던 돈과 명예로는 인생의 문제를 절반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묵자와 노자가 남긴 글을 빌려, 불필요한 것은 비우고 인생에 필요한 것만 채우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배우려는 사람은 나이 들지 않는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것 같고,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면 이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어렵던 인생이 쉬워질 것이다.동양 고전을 처음 만나는 이들을 위한 가장 쉬운 교양서동양 고전·철학에 대한 지식부터 명문장 필사까지 한 권에3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김범준은 특유의 쉽고 명쾌한 설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순자》, 《맹자》, 《논어》, 《묵자》, 《도덕경》을 오늘날의 눈높이에 맞게 알려준다. 또 철학자들의 삶과 남긴 글이 왜 고전일 수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교양의 차원에서 고전을 익히고, 그들의 글을 통해 살아갈 태도를 배웠다면, 마지막으로 고전 한 줄 필사를 통해 지식을 지혜로 머리와 마음에 새길 수 있다.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고, 살아갈 날들을 기대하면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데 이 책이 확실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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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커버이미지)
    [인문]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12-27

    “우리가 내놓은 답들은전부 오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고결한 철학자 ‘칼 포퍼’, 그가 마지막까지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들『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는 평생에 걸쳐 과학과 역사 이론을 검토하고 검증하며 진리에 다가가려 매진한 철학자 칼 포퍼의 마지막 저서다. 이 책에서 그는 ‘자연과학에 관한 문제들’, ‘역사 및 정치에 관한 고찰’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생의 마지막까지 탐구를 멈추지 않았던 사유를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1부 ‘자연과학에 관한 문제들’에서는 그의 과학철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반증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아인슈타인의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역학 이론의 모순을 검증하고 자신의 중력 이론을 논박할 사례를 집중적으로 찾아냈고, 포퍼는 아인슈타인이 엄격하고 비판적인 태도로 그의 이론이 다른 모든 자연과학 이론과 마찬가지로 ‘해결책을 위한 잠정적 시도’라고 정의하는 데에서 깊이 공감하며, 과학은 ‘100퍼센트의 참(진리)이 아닌 참(진리)에 근접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2부 ‘역사 및 정치에 관한 고찰’에서는 칼 포퍼가 주창하여 지금도 국내외의 많은 정치인이 언급하는 ‘열린사회’에 대한 개념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 시절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였지만, 사상적 근거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증하지 못하는 이 사상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발견하고, 마르크스주의와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해왔다. 칼 포퍼는 사회의 미래가 결정되어 있고 불변의 이념만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회를 ‘닫힌사회’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검증과 비판으로 변화가 가능한 ‘열린사회’만이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사회임을 죽는 날까지 주장한다.“아무리 도출된 답이 만족스러워도 절대로 그것이 최종 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훌륭한 답은 많지만 최종적 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답들은 전부 오류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부터 현대 물리학, 사회과학 이론까지, 지식을 탐구해온 그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지식에 대한 겸손의 자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조금씩 진리를 향해 나아갈 뿐이라고 말하는 그의 인생철학은 확실한 정답만을 좇는 이 시대에 다시 되새겨야 할 태도다.“우리는 오직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습니다”20세기 ’최고의 철학자‘가 전하는 삶을 바라보는 지혜 1994년 칼 포퍼가 타계할 때 전 세계는 “‘마지막 철학자’가 죽었다”며 애도했다.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운영하는 재단의 이름인 ‘오픈 소사이어티(Open Society)’를 스승 칼 포퍼의 ‘열린사회’에서 따왔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동시대의 가장 중요한 철학자로 칼 포퍼를 꼽는다”라고 극찬했다. 그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말한다. “나는 철학자가 되겠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가 해결한 대상으로 여긴 문제들이 철학을 포함해 여러 분야를 공부할 수밖에 없도록 이끌었습니다. 나는 처음 탐구한 과학 문제와 진정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을 얻은 뒤 곧바로 철학 역사 문제들과 또 사랑에 빠졌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철학을 가르치는 철학자로 진화해 있었습니다.”책의 제목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처럼 평생 문제를 해결하는 삶을 살았던 칼 포퍼. “오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오직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습니다”라는 그의 조언은 문제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창조적이고 행복한 생으로 가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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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은 사랑이며 싸움이다 - 존엄하게 살기 위한 인문학 강독회 (커버이미지)
    [인문]삶은 사랑이며 싸움이다 - 존엄하게 살기 위한 인문학 강독회
    • 유창선 지음
    • 사우
    • 2018-09-21

    “책 읽기는 지극히 고독한 행위지만, 그 고독을 이겨내는 힘을 준다.” 존엄하고 품격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다시 책을 들다 이 책의 저자 유창선은 오랫동안 시사평론가로 방송과 신문 등 여러 매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우리 사회에서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할 말은 하는’ 사람들은 방송에서 배제되었다. 그렇다고 진실을 외면한 채 세상이 원하는 말을 하면서 살 수는 없었다. “나 자신과 불일치하는 것보다는 전 세계와 불화하는 것이 더 낫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그에게 인생의 좌표였다. 자신의 말과 글, 사는 모습이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세상과 불화하는 쪽을 선택한다. 느닷없이 찾아온 고독의 시간, 그는 그동안 바깥으로만 향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게 된다. “언제까지 외부 환경에 휘둘리는 삶을 살 것인가. 내 삶의 주인은 나인데, 어째서 나 아닌 사람들이 내 삶을 결정짓는단 말인가.” 시대를 무기력하게 한탄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힘을 스스로 키우기 위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 후로 몇 년 동안 수험생처럼 동네 독서실에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책에 파묻혀 보낸 고독한 시간이었지만 “진즉에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해 책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2500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와 작가들도 하고 있었다. 삶의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여는 글’ 중에서 삶의 의미를 묻고 답을 찾아가는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지나 이제 조금은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되었다. 그 경험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저자는 내면의 힘을 키워준 책 12권을 소개한다. 단순히 인문학 고전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자신의 내면 풍경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오늘 이곳에서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밀도 있게 보여준다. 그러니까 이 책은 자신의 진실을 지키고 존엄을 잃지 않으려고 분투하는 한 지식인의 자기 탐구 기록이기도 하다. 책 읽는 사람이 시공간을 초월해 위대한 사상가와 온몸으로 만날 때 그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당신의 영혼을 흔들고 찌를 12권의 책읽고 사유하는 사람만이 싸우고 사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다루고 있는 책들은 그리 만만치 않다. 니체, 한나 아렌트, 미셸 푸코, 카프카, 움베르토 에코, 롤랑 바르트 등의 저작들은 혼자서 독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저자는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인문학적 기반 위에서 넓고 깊게 읽어냄으로써 독자들의 친절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덕분에 독자는 꼭 읽어보고 싶었지만 난해해서 포기했거나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주옥같은 명저를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저자가 고른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유’다.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학살의 실무 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이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사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다. 유대인 학살이라는 인류사의 엄청난 비극에서부터 최순실 게이트까지 사유하지 않을 때 얼마나 참혹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우리는 목격했다. 아렌트에 따르면 “사유한다는 말은 항상 비판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것은 늘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유는 비판이고 행동이다.사유하는 힘을 일깨워주는 책을 만난 사람은 예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절망의 시대에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품격 있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진리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사유하게 된다. 사유하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의 품격을 지키고, 누구도 존엄을 잃지 않고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운다. “혼자 고독 속에서 하는 사유는 결국 활동적인 삶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싸움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이런저런 욕망의 유혹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문장 하나에, 방송하는 사람은 말 한마디에 진실이 담겨 있다. 때로는 하나의 문장, 한 마디 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걸어야 할 때도 있다. 그것이 양심이고 힘이다. 소소한 과정에서 유혹을 이겨내고 자기의 진실을 지켜냈을 때 그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본문 중에서우리 모두가 앎과 삶의 일치라는 숙제를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품격 있고 존엄한 삶은 자신의 욕망과 끊임없이 싸우고 일상에서 진실을 지켜나갈 때 가능하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길이다. 싸우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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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은 왜 의미 있는가 - 속물 사회를 살아가는 자유인의 나침반 (커버이미지)
    [인문]삶은 왜 의미 있는가 - 속물 사회를 살아가는 자유인의 나침반
    • 이한 지음
    • 미지북스
    • 2015-11-30

    불완전한 시대를 살아가는 자유인들의 나침반사유의 근육, 성찰의 언어로 찾은, ‘속물 사회에서 자유인으로 살아남는 법’삶은 무의미한 것일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삶은 왜 의미 있는가』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속물 사회’로 규정한다. 속물이란, 사람의 가치가 사회에서 그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로 결정된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속물은 자기보다 못생긴 사람,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 자기보다 무능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로 자기 삶의 가치를 측정하고 삶의 방향을 세운다. 저자는 속물의 삶이 의미 있는 삶인지 묻는다. 그리고 속물의 삶이 의미 없는 삶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이성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삶의 기초적인 의미를 찾는다. 의미 있는 삶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며, 우리가 노력하는 한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고 말이다. 타인의 권리를 해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치로 채울 때, 우리는 더 이상 속물의 평가에 휘둘리거나 짓눌리지 않고 자유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 [출판사 리뷰]“광채 없는 삶의 하루하루에 있어서는 시간이 우리를 떠메고 간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가 이 시간을 떠메고 가야 할 때가 오게 마련이다. ‘내일’, ‘나중에’, ‘네가 출세를 하게 되면’, ‘나이가 들면 너도 알게 돼’하며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살고 있다. 이런 모순된 태도는 참 기가 찰 일이다. 미래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 말이다.” -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에서삶의 의미는 존재하는가?우리는 이리저리 분투하며 살아가다가 우리의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을 때, ‘인생이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곤 한다. 때로는 허무주의적인 생각으로 괴로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당장 눈앞에 해야 할 일들을 감당하느라 이런 생각을 잠시 마음 한 켠으로 치워버리기도 한다. 과연 인생에는 의미가 없는 것일까?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보통 ‘인생이 의미 있다’는 대전제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그래서 그들은 인생은 무의미하다고 추상적으로 규정한 다음 인생의 모든 개별적인 활동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자고, 느끼고, 계획하고, 노동하고, 사랑하고, 공부하고, 돌보고, 이야기하는 모든 활동들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무의미 논증‘).그러나 삶이 의미 있는지 질문하고 고민할 때,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참여자’로서 질문하고 고민한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먼 우주의 관점이나, 인간을 관찰하는 초월적인 존재의 관점에서 삶의 의미를 질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삶의 의미에 대한 대답도 삶을 살아가는 관점에서 나와야 한다. 즉 ‘삶은 의미 있는가?’라는 질문은 앞으로 더 살아갈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되어야 한다. 바로 이 관점, 참여자이자 실천자의 관점에서 인생의 무의미를 주장하는 회의주의는 힘을 잃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삶의 참여자이자 실천자로서 삶의 구체적인 활동인 ‘먹고, 자고, 느끼고, 노동하고, 사랑하고, 이야기하는 모든 활동’을 매일 직접 경험하며 그것을 의미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삶의 의미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삶의 참여자이자 실천자로서 내일을 더 살기로 결심하는 구체적인 경험이 존재한다면,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전제는 거짓이 되는 것이다. (‘유의미 논증’). 유의미 논증은 무의미 논증보다 논리적으로 더 탄탄하다. 왜냐하면 논증은 더 확실한 것을 전제로 삼아 덜 확실한 것으로 진행될 때 더 탄탄하기 때문이다. 무의미 논증은 우리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추상적인 진술을 내세운 다음. 우리가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는 활동의 가치들을 부인하도록 만들지만 유의미 논증은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이다. 인생의 내용적 가치와 배경적 가치인생에 의미가 존재한다면, 구체적으로 인생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가치’를 구현하는 경험에서 삶의 의미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가치에는 크게 내용적 가치와 배경적 가치 두 가지로 구분된다.내용적 가치는 자신과 타인의 쾌락을 증대하고 고통을 감소하는 것, 자연과 인간의 노력이 투여된 ‘좋은 것(good, 학문, 문학, 예술 등)’을 음미하고 그것에 기여하는 것, 사람들과 애착과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내용적 가치는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채운다. 배경적 가치는 타인을 그 자체로 목적인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그에 따라 의무를 이행하고 배려하는 것, 그리고 이를 보장하는 사회 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자기 몫의 책임을 다하는 것(정치적 책임)이다. 배경적 가치는 나의 인생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생에서도 내용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배경적 가치는 내용적 가치의 전제이자 제약이 된다. 예를 들어 예술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부당하게 해를 입히는 경우 그 창작 행위는 의미가 박탈된다. 배경적 가치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자아실현이나 행복과 같은 ‘개인의 삶’에 몰두하는 것만이 의미 있는 삶이라는 주장과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공공의 문제’에 참여하는 것만이 의미 있는 삶이라는 주장이 양극단에서 서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자의 주장은 자기에 매몰되어 사회의 위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데 몰두하면서 공공의 문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선자라고 비난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정당한 현실로 수용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후자의 주장은 자기를 부정하고 희생을 감수한다는 생각에 억울해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며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지옥’으로 손쉽게 규정해버리는 편향을 낳는다. 양극단의 두 관점은 개인이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아무런 실천적인 해답을 제시해주지 못한다. 과연 우리는 개인의 관심과 공공의 문제를 동시에 돌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의 삶과 여건에 맞는 기꺼운 방식으로 내용적 가치와 배경적 가치를 추구할 때, 자존감과 의미로 충만한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속물의 세계관 : 남보다 얼마나 우월한가현대사회는 속물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속물적 세계관은 우리로 하여금 가치와 절연된 인생을 살아가도록 요구한다. 속물의 세계관은 허공의 충동과 의무감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킨다. 속물적 세계관이 만들어내는 명령은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삶속에 깊숙이 들어와 영향을 끼친다. 이성에 근거하여 삶의 의미를 독립적으로 사유하고 가치를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속물적 세계관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주인 없는 삶, 의미 없이 낭비된 삶으로 전락할 수 있다. 속물이란 무엇인가? 속물은 특별한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속물에게는 어떤 활동이나 속성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활동이나 속성에서 남들보다 얼마나 우월한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등 요리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고, 타인의 권리와 복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이타적인 인간이라고 인정받고 그러지 못하는 사람을 깎아내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속물의 꿈은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양립 가능하지 않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려면, 자신보다 아래에 있어서 자신을 우러러볼 사람들이 언제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속물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속물의 꿈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일은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속물적인 위계에서 상위의 지위는 구조적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속물은 속물을 만들어 낸다.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속성인 부, 권력, 명예, 외모 이외에도 타인을 줄 세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속물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보잘것없는 직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못생겼다는 이유로, 경멸받고 상처받은 사람은 학력 속물, 교양 속물, 심지어 도덕 속물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부유할수록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을 경멸한다면, 교양 속물은 이 말에 돈이 많아도 교양이 없다면 그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반응할 것이다. 속물은 일반적으로 정형화된 삶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한다. 입학시험을 치르고, 대학교에 다니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집을 사고, 자식을 기르는 정형화된 삶의 길을 사람들이 잘 따르는지 감시한다. 누구나 당연히 이 단계들을 거쳐야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물이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 속물은 정형화된 삶을 무난히 따르지 않는 자들을 경멸하는 한편, 자신도 자칫 경멸당할까 봐 불안해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경멸당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남보다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처럼 보인다. 게다가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서는 데 성공한다면, 타인의 존경을 얻고 그들을 경멸하면서 만족감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고통과 좌절이 실재한다고 해서 그 전제인 속물적 욕구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손 씻기에 강박증이 있는 사람은 당장 손을 씻으면 고통을 해소하고 만족을 느낄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손을 씻으려는 욕구는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욕구가 삶의 의미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어떤 욕구가 속물 근성에서 비롯하는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속물 근성은 끝없는 지위 경쟁을 본질로 한다. 어느 지위에 올라서도 다음 경쟁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인생의 모든 시간을 경쟁적 활동에 쏟아부어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속물은 홀로 탁월한 것을 음미할 태도나 여유가 없다. 속물들은 겉보기에 그들의 인생이 대단히 분주하고 가득 찬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허하다. 각자에게 맞는 기꺼운 삶의 방식삶의 의미는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가지고 있는 기질과 능력, 처한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인정해야 삶을 기꺼운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 외국어를 남들보다 잘하고 싶지만 소질이 부족해 배우는 속도가 느린 사람은, 자신의 처지에 괴로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기질과 능력, 여건을 인정하지 않아서 불필요하게 괴로워하는 것이다. 자신이 남들보다 외국어를 잘하는가 못하는가를 따지고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속물 근성이다.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사는 것이 목표라면, 외국어 실력이 내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만약 그렇다고 판단한다면 나에게 효과적인 외국어 학습 방식을 찾아 나의 여건이 허락하는 정도에 맞추어서 실력을 쌓으면 된다. 남들보다 배우는 것이 느릴 수 있지만, 느리다는 사실 자체는 내 삶의 의미와 무관하다. 형편에 맞게, 자신이 타고난 속도에 맞추어 외국어를 효과적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사람마다 기질과 능력, 여건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에 대한 폭정’을 휘두른다. 상상력이 빈곤한 이런 사람들은 타인의 활동을 우습게 보고, 함부로 교정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속물이다. 속물 근성은 빈곤한 상상력을 낳기가 쉽기 때문이다. 속물들은 속물의 삶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깔아뭉갬으로써 자기 삶의 방향을 확인하려 든다. 자신이 경멸하고 아첨하고 눈치 보느라 생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도 속물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속물이 아닌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최선인 삶을 스스로 결정할 능력과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도 자신의 삶을 타인이 대신해서 또는 강제로 결정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만일 주위의 다른 사람이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 새로운 체험과 지식으로 시야를 확장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다. 어떤 경우에도 마음에 대한 폭정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냉소와 절망을 넘어 정치적 책임으로쾌락을 늘이고, 고통을 줄이고, 진리와 아름다움 같은 ‘좋은 것’을 향유하고, 나누고, 기여하고, 타인과 애착과 유대를 형성하는 활동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그런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이 선택지로 앞에 놓인다면, 누구나 그런 삶을 선택할 것이다. 나아가, 이런 활동을 보장하는 사회적이고 외부적인 조건을 지키고 보장하는 활동도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 이 활동이 바로 ‘정치적 책임’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정치적 책임을 수행하는 일을 주저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 사람들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반응은 냉소와 절망이다. 지성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는 사람들은 자주 실망감을 느낀다. 민주주의의 토대가 허물어지는 일을 수시로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양심적인 시민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이룰 수 있는 일의 간극에서 심각한 무력감을 느낀다. 그 결과 자신의 정치적 권리가 박탈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체념하거나, 민주주의처럼 집단적인 문제는 다른 사람의 책임이라고 치부하고 자신은 관전하고 품평하는 태도를 취한다. 냉소와 절망은 우리가 사회 안에서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한, 계속해서 사회의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태도이다. 상호작용으로 인한 변화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에 축적되어서 마침내 겉으로 보이는 변화로 전환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도 변화를 불러온다. 그 변화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해치고 퇴락시키는 변화이다. 따라서 우리가 언제든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치적 책임을 수행할 이유가 된다. 구성원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구조적 부정의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만약 책임을 이행하지 안고 시간과 정력, 권한 같은 자원을 자신만을 위한 일에 쓴다면, 그는 배경적 가치를 위반하고 그 대신 내용적 가치를 추구한 것이다. 두 가지 가치가 인생에서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것은 전체적으로 보아 가치가 없는 일이다. 즉, 다른 사람이 구조적 부정의로 인해 억울한 고통을 당하고 신음하는 상태로 내버려지는 대가로 자신이 내용적 가치를 추가로 조금 더 추구하는 것을 ‘가치’로 공적으로 승인받을 수는 없다. 정치적 책임은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 부인할 수 없는 책임이다. 이 책임을 이행하는 사람만이, 성숙한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부조리한 실존에 던져진 부담을 직시하되 현실을 합리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 현재가 완벽하지 않은 것도, 부담을 감수하지 않으면 현재가 나아지지 않는 것도 부조리하다. 정의롭지 않은 이 세계에 우리가 던져진 것은 부조리하다. 그리고 부정의한 세계가 상당한 부담과 노력 없이는 정의로운 세계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부조리하다. 이 세계는 이성에 의해 세워지지 않았으며, 이성에 앞서 존재한다. 이것 자체가 이미 부조리한 일이다. 그러나 부조리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부조리에 대한 반항, 즉 자신이 지향하는 상태로 나아가려고 행위하지 않는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한 시대를 살아가는 자유인들의 나침반‘현재에 충실하라.’는 오랜 격언은 가치를 경험하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흔히 현재만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 격언을 오해해서, 내일 죽음이 닥친다면 오늘 무엇을 할지를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과거는 지났고, 미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현재만이 실재한다는 말장난이 이 조언의 근거이다. 그러나 과거는 우리가 만들어온 인생의 서사로 현재에 실재하고, 미래는 서사를 이어가기 위해 방향을 설정하는 현재와 뚜렷하게 관련이 있다. 우리 대부분은 내일 죽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일 죽을 것처럼 행위하는 것은 어리석다. 합리적 기대를 기초로 미래를 계획한다고 해서 현재에 충실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미래에 대한 계획 아래 현재에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자리를 잡고, 활동에서 느끼는 감각 안에 온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인은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가치를 이성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언어로 이해하고 따른다. 가치 없는 것 때문에 가치 있는 것을 포기하여 삶을 낭비하는 일을 좌시하지도 않는다. 자유인은 함부로 후견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에 관한 판단을 내맡기지 않고, 타인의 판단을 찬탈하려고 하지 않는다. 동등하고 자유로운 존재로서 접촉하고 소통하는 동료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고, 이를 위해 정치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인간은 언제나 불완전한 시대를 살아간다. 삶의 객관적인 가치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권리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불완전한 여건에 실망하더라도 속물의 세계관이 명령하는 길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그리하여 진심으로 기꺼운 마음으로 걸어가는 의미 있는 인생의 길은, 불완전한 시대에도 그 빛을 숨기지 못하는 발자국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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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 귄터 그라스, 파트릭 모디아노, 임레 케르테스… 인생에 대한 거장들의 대답 (커버이미지)
    [인문]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 귄터 그라스, 파트릭 모디아노, 임레 케르테스… 인생에 대한 거장들의 대답
    • 이리스 라디쉬 지음, 염정용 옮김
    • 에스
    • 2018-09-21

    죽음을 이야기할 때 삶의 본질에 더욱 가까워진다!당대 유럽 최고 지성과 문학계 거장들의 인생에 대한 고별사 두 번의 세계 대전으로 경제적·정치적 주도권이 미국으로 옮겨 갔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문화와 예술에서 여전히 세계의 중심지이다. 전쟁과 학살은 삶의 터전과 생명만 붕괴시킨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고와 가치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예술 전반에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위한 형식 실험이 이어졌다.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문화와 학문도 전쟁과 학살을 막을 수 없었고, 특히 언어는 오히려 전쟁과 학살을 부추기고 선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기에 언어에 대한 성찰은 유럽 문학과 지성사에 필연적인 수순이었다.진흙 속에서 진주가 빚어지듯 현대 예술과 문학은 치유할 수 없는 생채기로 뒤덮인 유럽 작가들의 내면에서 피어난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오늘날 가장 탁월하면서도 유효한 문학을 낳았다.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에 수록된 19명의 작가들은 모두 잔인했던 폭력의 시대를 지나왔다. 독일 시인 페터 륌코르프의 말대로 세상이 ‘안온하고 친숙하’지 않았기에 이 작가들은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억압하지 않는 문학이 주는 자유 속에서 인간과 삶에 대해 탐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 임레 케르테스, 파트릭 모디아노, 클로드 시몽을 비롯해 유럽 문학을 세계의 문학으로 이끈 비평가 조지 스타이너,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등 죽음을 앞두고 있는(혹은 이 인터뷰를 끝으로 삶을 마감한) 고령의 작가들 중 전쟁과 무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대 유럽 문학과 지성사에 빠질 수 없는 이 이름들은 이미 자신 안에 수많은 무덤이 생기는 세월을 지나왔다. 자기 자신은 폭력적인 죽음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미 죽음을 개인적인 결론으로 받아들인 인물들인 셈이다.『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는 1990년부터 2015년에 이르는 긴 기간 동안 한 시대와 문학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작가들과 나눈 인생 최후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독일의 대표적인 주간신문이자 진보적 지식인이 주요 독자층인 의 문예부 편집자이자 비평가인 이리스 라디쉬는 많은 경험을 하고 삶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 고령의 작가들이 살았던 각자의 시대를 고찰하고 유럽 문화사의 중요한 테마와 국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삶의 끝에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을 주저 없이 던진다. 나는 누구였는가? 혹은 삶의 끝에서 변하지 않고 남는 본질적인 것은 무엇인가? 독자들은 고령이 된 작가들과 나눈 ‘죽음’에 대한 이 대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사유의 길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우리는 죽음에 관해 아무것도 몰라요. 어쩌면 그것은 출생과 똑같은 기적이겠지요. 어쩌면 죽음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일 겁니다. -안드레이 비토프우리는 늘 단면들만 볼 뿐이지요. 인생 전체는 매우 기이한 것입니다. 마지막에 가서 한꺼번에 그 전체를 본다면 그것도 매력적일 겁니다. -파트릭 모디아노나로서는 내 이야기를 이해해 준 한두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임레 케르테스이제 나는 죽음에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고, 그것 역시 흥미로울 겁니다. -조지 스타이너화려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노년에 느끼는 허무함은 미디어를 통해 익히 보아온 모습이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고령의 작가들에게 죽음은 불확실한 것일지언정 불안한 일이 아니다. 죽음이란 클로드 시몽에게는 모든 것과 작별하는 아쉬움이고, 러시아 소설가 비토프에게는 ‘가장 위대한 기적’이며, 저명한 비평가 조지 스타이너에게서는 외로움이 묻어나긴 하지만 ‘흥미로운’ 일이다. 이미 병색이 깊어 삶에 지쳐 버린 임레 케르테스에게 죽음은 ‘이것으로 충분합니다.’라고 말할 만큼 무척 편안한 사건으로 보이고, ‘인생 전체는 매우 기이한 것’이라고 말하는 파트릭 모디아노에게도 죽음은 ‘미정’의 상태로 삶이 미스터리한 것과 마찬가지의 속성을 보인다. 또 그와는 반대로 모든 것에 대한 욕망이 사라져 버린 라이히라니츠키에게 죽음은 유일하게 ‘확실한 앞날’이다. 불명확한 것일수록 사람의 마음을 두렵기 만들기 마련이지만, 대체로 고령의 작가들에게 죽음은 이미 자기 안에 있는 것이자 신비한 것이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독자들은 그들이 이미 죽음과도 같은 일을 맛보았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초연해진 것이 아니라, 삶에서 찾아낸 비밀만큼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움이 생겨난 것임을 깨닫게 된다.대부분 70~80대에 이른 작가들과 나눈 인생 최후에 대한 이 고별의 대화록은 인생의 최후와 그 의미에 대해 조언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고령이 된 인터뷰 대상자들 거의 모두가 자신과 세상 사람들을 상대로 더 이상 입증할 것이 없었다. 또 자화자찬할 필요도 누구를 감쌀 필요도 없었다. 가면은 벗어 버려도 좋았다.’ 그저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노년이 된 현재의 자신을 미화나 포장 없이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독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건넨다.죽음이 임박하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떻게 바뀌는가? 한때 중요했던 일이 그렇지 않게 되었는가?어떤 질문들에 대해 더 단호하게 그리고 어쩌면 더 정직하게 답변하는가?늙을수록 쓸모없어진다는 현대인의 효용론에고령의 거장들이 삶으로 증명하는 노년의 존재론!저자는 죽음과 함께 모든 작가들이 현재 처한 노년기의 삶에 대한 질문도 빠뜨리지 않는다. ‘늙는 것에 관해 사람들은 마치 엄청난 손실을 입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수명의 상실, 삶에서 남은 시간의 상실, 생명력의 상실이라고요.’라고 말하며, 현대인들이 인생을 적자사업으로 여기는 현실을 지적하는 저자는 이어서 고령의 작가들에게 나이가 드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몇몇 작가의 경우에는 이 질문에 대해 허무와 외로움이 묻어나는 대답을 들려주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의 늙음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특히 여성 작가들에게 ‘늙음’은 아무 의미도 아닌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나는 무언가 변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나는 늙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가끔 나는 나의 삶이 이제 막 시작된다고 생각하곤 해요. -프리데리케 마이뢰커나는 늙는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는 내면적으로는 현실에서 나이를 먹는 것만큼 빠르게 늙지는 않아요. -자라 키르쉬마이뢰커와 키르쉬는 자신의 내면에 여전히 어린아이가 있음을 인식한다. 이것은 내면이 성숙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게 아니다. 두 작가의 이러한 자기 인식은 인간의 육체는 시간 속에 한정되어 있지만, 인간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늙지 않는다는 신비에 다가가게 한다. 그리고 이 신비는 3분 30초 동안 심장이 멈춰 있었던 헝가리 작가 나더쉬 피테르의 ‘이제는 시작과 끝을 거론하는 것이 단지 문화적 고정 관념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이들의 인식과 체험은 육체의 늙음이 정신적 후퇴를 뜻하지 않으며, 오히려 육체의 활력이 만든 전진적인 삶을 되돌아보고 현실을 진실되게 직시하는 정신의 깊은 활동이 이루어짐을 증명한다. 육체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줄어들지만, 늙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 즉 더 늘어난 것이 있는 셈이다.젊음을 잃은 대신 노년기에서만 겪을 수 있는 새로운 열정도 존재한다. 귄터 그라스는 자연의 변화에 따라 적응하는 동물들의 행동에 어떤 법칙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변화를 더욱 뚜렷이 감지하는 자신의 늙음을 경이롭게 생각한다. 신체적인 제약은 있을지언정 노동의 기쁨과 창작의 즐거움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독문학자 루트 클뤼거는 오랜 시간 어머니와 갈등했지만 고령이 되어서야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과거의 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조지 타보리 또한 클뤼거와 비슷한 뜻의 말을 통해 자신이 가진 기존의 생각에 의문을 던진다. 어떤 사건에 대한 생각이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는 것은 노년의 변덕이 아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정신적으로는 먼 과거로 뻗어 나가는 기억들에 대한 새로운 인상이 생겨나면서 부수적인 장막이 거두어지고 본질에 더 깊이 다다르는 것이다. 그리고 늙음은 상실이 아니라 또 다른 것을 얻는 단계임을 우리는 뚜렷이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흔히 성숙함 혹은 충만함이라고 부른다.우리가 아주 늙은 몸이 되어서도 여전히 경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마음에 듭니다. -귄터 그라스흥미로운 점은 내가 최근 들어 과거에 관해 너무나 많이 생각해 보고, 지난 일에 관한 나의 견해를 무척 자주 바꾼다는 겁니다. -루트 클뤼거내가 옳고 좋다고 여겼던 모든 것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의문시되었습니다. -조지 타보리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질문에 페터 륌코르프 또한 “우리는 이것 한 가지만 알면 됩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단정한다. 그리고 루트 클뤼거는 ‘고양이는 온종일 잠을 자지요. 거기서 우리는 삶의 참뜻은 그냥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가혹한 삶을 살아왔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단순한 이 통찰은 언제 닥칠지 모르지만 죽음만큼 확실한 결과 앞에 시간을 허비하고 타협할 이유가 없다는 노년의 과격함을 엿볼 수 있다. 노년의 시기란 ‘미래’는 오지 않는 시간이며 오직 현재만이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미래에 이루어질 어떠한 약속으로도 위안받을 수 없는 노년의 작가들은 헛된 기만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인생을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누릴 수 있음을 삶으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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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배우다 (커버이미지)
    [인문]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배우다
    • 리디아 더그데일 (지은이), 김한슬기 (옮긴이)
    • 현대지성
    • 2022-02-24

    “우리의 생이 시작되는 바로 그 순간, 우리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매일 매순간의 한계를 알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하십시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금 하십시오. 미루어 놓은 내일이라는 날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 요한 바오로 6세아직 죽음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저자 리디아 더그데일은 하룻밤 사이 어느 암 환자가 세 번이나 죽는 것을 목격했다. 두 번의 심폐소생술 끝에 세 번째로 살아난 환자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온몸에 멍이 든 채로 결국 숨을 거두었다. 암세포에 잠식당한 몸은 치료를 견뎌낼 힘이 없었음에도 환자와 가족들은 끝까지 치료를 고집했다. 과연 이 죽음이 그의 빛났던 삶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을까?수많은 사람이 제대로 죽지 못한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만 보더라도 많은 사람이 아무런 준비 없이 죽음 앞에 선다. 나이가 많든 적든 마찬가지다. 오래 병원을 들락거리는 사람조차 언젠가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도 영원히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착각을 부추긴다. 획기적인 수술과 시술, 연명 치료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수명은 늘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 품에서 평안하게 맞는 죽음은 더 이상 주위에서 찾기 힘들어졌다.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집에서 쓸쓸하게 죽어가며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이제는 일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할 때많은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투자, 자기 계발, 부업 이야기를 하며 당장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만 골몰한다. 죽음은 모두가 꺼리는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하면 잘 죽을까, 어떻게 하면 잘 살까 이 두 가지 질문이 다르지 않다고. 좋은 죽음이란 곧 좋은 삶에서 비롯된다고. ‘공동체’를 떠올려 보자. 살아 있을 때나 죽을 때나 인간에게 공동체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아무리 혼자 있는 것이 좋은 사람이라도 때로는 곁에 있을 사람이 필요하고, 혼자 살더라도 죽은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발견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 공동체 외에도 의료, 종교, 공공 서비스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공동체와 함께한다면 일상이 더욱 풍성해질 뿐 아니라 죽음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결코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잘 살기 위한’ 모든 일상의 소소한 노력은 잘 죽기 위한 연습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언젠가 모두가 죽음 앞에서 던지게 될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잘 준비한 마지막은 오늘 당신의 삶을 한층 더 행복하고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오직 죽음만이 가르쳐주는 것들죽음이라는 거울로 삶을 비출 때 인생은 비로소 ‘진짜’가 된다. 진정 원하는 것, 진짜 내가 드러나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명확해진다. “내가 죽을 때 가장 후회할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오늘 해야 할 일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오직 죽음만이, 그 유한함만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는 이 유한성을 상기하는 것이 좋은 죽음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허비하다 보면 막상 죽음이 문을 두드릴 때 우리는 제대로 맞이할 수 없다. 결국 후회와 아쉬움만 가득한 마지막을 맞게 될 것이다. 지금은 기운이 넘치고, 이 젊음이 영원할 것같이 느껴질지 몰라도 날마다 죽음은 우리 앞으로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사고로 거의 죽을 뻔했다 돌아온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죽음이라는 강렬한 경험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뒤바꾼다. 우리가 죽음을 공부하고 유한함을 일깨워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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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숲속 현자의 내맡김 수업 (커버이미지)
    [인문]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숲속 현자의 내맡김 수업
    • 마이클 A.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4-02-19

    “몸부림치기를 그치고 경험하기를 시작하라!”인간의 곤경으로부터 벗어나는 자기 해방의 기술출간 즉시 아마존 심리학 1위, 명상 1위에 오른 베스트셀러“삶의 근본적인 곤경을 넘어서 조건 없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모든 분께 권한다.” _성해영,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인간의 마음이라는 철조망을 뚫고 우리를 개인적인 자아 너머로 이끌어 줄 영혼의 깨달음을 제공하는 책.” _토니 로빈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저자많은 독자들이 기다려 왔던 마이클 싱어의 최신작 『Living Untethered(2022)』가 영성 분야 전문 번역가 이균형 선생의 맛깔스러운 번역과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성해영 교수의 믿음직한 감수가 더해져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2023, 라이팅하우스)』라는 제목으로 마침내 국내 출간되었다. 영성을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으로 안내하여 ‘우리 시대의 영적 스승으로 불리는(>라이브러리 저널< 리뷰)’ 마이클 싱어는 이번 신작을 통해 내면의 자유와 평화, 조건 없는 행복을 향해 떠나는 여정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당신은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그를 기꺼이 놓아 보낼 수 있는가?”영적 여정을 걷는 모든 이들을 위한 실용적인 의식 여행 가이드『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에서 마이클 싱어는 독자들에게 ‘해방된 삶(Living Untethered)’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여기서의 ‘해방’은 첫 번째, 우리를 자신의 위대한 본성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게 만드는 심리적 상처, 즉 ‘삼스카라(samskara)로부터의 해방’을 말한다. 싱어에 따르면, 우리의 삶이 늘 두렵고 아픈 이유는 삶이 당신의 아픈 곳을 때리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자신의 아픈 곳을 삶에다 투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영성이란 ‘상처받은 가슴을 치유해서 조건 없는 행복의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싱어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의 삼스카라를 받들어 모시면서,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매사가 어떻게 굴러가야 한다는 식의 관념체계를 구축해 냈다. 그리하여 삼스카라가 우리의 삶을 끌고 다니도록 방치했고, 결국 평생을 그런 요구를 만족시키느라 정신없이 버둥거리며 살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곤경이다. 싱어에 따르면, 이 혼돈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자신에게서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다. 여기서 두 번째 ‘해방’의 의미가 나온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그릇된 동일시’라는 병으로부터의 해방을 말한다. 싱어는 묻는다. “당신은 자신(Self, 참나)이라고 생각했던 그(yourself, 개인적 자아)를 기꺼이 놓아 보낼 수 있는가?” 삼스카라와 함께 풀려나오는 자신의 생각을 참나와 동일시하는 한, 우리는 이 곤경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참나는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머릿속 목소리가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지켜보는 존재다. “삶은 당신의 진정한 스승이다. 삶에 순복하라.” 영적 삶을 위한 숲속 현자의 가르침 : 내맡기기, 받아들이기, 저항하지 않기 싱어는 이 책에서 해방된 삶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내맡기기(surrender)’, 즉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수행을 제안한다. 그것은 삶의 경험에 대해 저항도 집착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것이 ‘삼스카라(심리적 상처=억압된 에너지 패턴)’로 저장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싱어에 따르면, 이처럼 삶에 대한 저항을 그치고 ‘지켜보는 의식(witness consciousness)’이 되어 한 발짝 물러나 앉아 ‘그저 보는 법(just seeing)’을 배우면 우리는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 영성이란 지켜보고 있는 대상을 자신의 성미에 맞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받아들이되 거기에 휩쓸려 들지 않는 것이다. ‘그저 놓아 보내는 것.’ 상황을 놓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당신의 반응을 놓아 보내는 것. 삶을 놓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개인적 반응을 놓아 보내는 것이다. 싱어가 이야기하는 ‘해방된 삶’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놓아 보내는 것, 붓다께서 가르치신 대로 개인적 자아를 초월하는 것,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대로 거듭나기 위해서 죽는 것이다. “당신은 강해야 할 필요가 없다. 지혜로워지기만 하면 된다.”좀 더 깊어지고 더욱 쉬워진, 마이클 싱어가 전하는 지혜의 말『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는 독자들에게 이제 ‘몸부림치기’를 그치고 ‘경험하기’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일상 속에서 꾸준히 자신을 놓아 보내고 눈앞의 매 순간을 감사함으로 받들어 모신다면, 가장 깊은 차원에서 진정으로 삶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이 책은 오랜 숙성의 시간만큼 깊어지고 더욱 부드러워진 문체와 예시로 영성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설명한다. 특히, 양극단이라 할 과학과 영성이 책 속에서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깊은 희열을 맛볼 것이다. 심오하고 초월적인 동시에 실용적인 이 책은 우리를 속박하는 생각과 감정과 습관들 너머로 향하는 영적 여정의 확실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독자들은 이 책 속에서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는 정화의 시간을 갖게 되고, 자신의 영혼이 자유로워져 가장 높은 곳에 이르도록 해 주는 지혜로운 가르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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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커버이미지)
    [인문]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 플라톤 (지은이), 김세나 (옮긴이)
    • 메이트북스
    • 2021-03-03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이 책 한 권으로 만난다!</B>기원전 5세기경 질문과 대화로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웠고, 죽음 앞에서도 초연했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함께 세계 4대 성현 중 한 명이자 서양철학의 원류이자 근간인 소크라테스 사상의 진수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단 한 권의 책도 저술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상은 수제자인 플라톤의 저서를 통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관련된 책들인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과 ‘에로스’를 예찬하는 『향연』은 『플라톤의 대화편』이라고 불리는 25편의 대화편 중 초기와 중기의 저작들이다. 이 번역본은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온전히 담아낸 플라톤의 저작 4권을 완역해 통합한 것으로, 현대의 독자들은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고전을 펼치게 되면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당황하기 십상이다. 플라톤이 지은 이 4권의 저작은 이야기가 오간 당시 상황과 등장인물을 모르면 현대의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며 읽어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내용을 읽다 보면 화자가 누구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미로에 빠지기 쉽다. 이에 이 번역본에서는 각 작품의 맨 앞에 이야기가 오간 당시 상황을 정리해 넣었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 내용도 넣어 독자들이 보다 손쉽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당시의 역사적 사실, 철학자들 특유의 추상적인 비유와 상징이 가득해 주석이 없으면 현대의 독자들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며 읽어나가기가 어렵기에 누구나 불편 없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상세한 주석을 풍부하게 넣었다. 그리고 4권의 상세한 작품 해제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생애를 정리한 연보도 책 맨 뒤에 따로 실었다.왜 사는지를 알고 싶을 때 소크라테스!소크라테스는 구체적으로 학파를 만들거나 이론을 남기지 않았고 저서를 남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내가 누구인가?”를 질문함으로써 사람으로 태어나 가치 있는 삶에 이르게 되리라고 믿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소크라테스 철학의 특징이며, 다른 성현들과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의 삶과 죽음, 즉 인생 전반에 대한 모든 가치관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학문의 차원을 넘어, 그리고 시공을 넘어 우리 삶의 든든한 축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자를 추앙하고 숭모했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내가 왜 사는지를 묻고 싶을 때 꼭 만나야 할 최고의 철학자는 바로 소크라테스다.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 옛날의 소크라테스가 그랬던 것처럼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사실 그의 이름은 너무나도 많이 들어보았지만 구체적으로 그의 사상이 무엇인지는 다른 성현들에 비해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편이다. 플라톤의 저작 4권을 통해 드러난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들로 정리된다, 첫째,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라. 둘째,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셋째, 답변보다 질문을 찾는 데 더욱더 열중하라. 넷째, 항상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라. 다섯째, 인간답게 살기 위해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을 더 소중하게 여겨라. 여섯째,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행복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일곱째, 자신이 살아온 방식대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라. 그는 성찰의 삶을 살면서 권력이나 명예 혹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내면적 가치, 즉 영혼의 정화를 통해 참다운 가치를 추구할 것을 설파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급선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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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라는 동물원 - 동물들의 천태만상, 인간 내면을 비추는 흥미로운 거울! (커버이미지)
    [인문]삶이라는 동물원 - 동물들의 천태만상, 인간 내면을 비추는 흥미로운 거울!
    • 하노 벡 지음, 유영미 옮김
    • 황소자리
    • 2018-09-21

    타로는 궁지에 몰렸다. 사형판결을 받고 4년째 수감 중이지만 지금껏 자신을 위해 단 한 마디 변론조차 못 했다. 말할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형기가 대폭 줄어들 텐데. 타로는 다섯 살 난 강아지다.이런 형편에 처했던 동물이 타로만은 아니다. 중세에는 유아살해, 수확물 손상, 미사 방해 등 갖가지 사유로 거의 모든 동물이 법정에 섰다. 중세 암흑기에나 있었던 일이라고? 천만에! 1916년 코끼리 메리는 사육사를 숨지게 했다는 이유로 철도 크레인을 이용해 교수형에 처해졌다. 곡마단 코끼리였던 톱시 역시 연쇄 살인범으로 기소돼 발명왕 에디슨이 특별 제작한 전기의자에 앉은 채 사형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동물을 둘러싼 온갖 스캔들은 동물이 아닌 인간에 대해 말해주는 측면이 강하다. 인간은 제멋대로 동물을 의인화하고 자기 욕망을 투사한다. 인간의 옷을 입히고, 인간의 흉내를 내도록 훈련시키며 실컷 박수를 치다가, 동물이 제 본성을 드러낼라 치면 무섭게 돌변해 목숨까지 앗아버린다. 인간이 자연만물 위에 군림한다는 교만과 어리석음이 낳은 비극이다. 아직도, 인간이 특별한 존재이자 창조의 꽃이라고 믿는가! 정말로? 이 책 《삶이라는 동물원Das Leben ist ein Zoo》은 우리가 익히 알거나 상상조차 못했던 동물들의 천태만상을 통해 이 세계와 자연, 그리고 인간 자신을 이야기하는 흥미로운 보고서이다. 오랜 기간 동물 관련 학술논물들을 꾸준히 읽고 시간 날 때마다 동물들을 관찰해온 저자 하노 벡은 곤충부터 물고기, 파충류와 포유류가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행동들을 경제적.사회적.진화론적 맥락에서 들려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깨닫게 한다.그러니까 당신은 새들이 사람보다 술이 센 이유를 알고 있는가? 쥐들이 예산이론에 딱딱 맞게 생을 꾸려간다는 점을, 원숭이가 인간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섹스를 사고판다는 사실을 아는가? 암컷 침팬지의 포르노에 환장하는 수컷 침팬지와, 환각식물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는 순록과, 제 목숨 부지하려 적의 아가리에 동료를 집어넣는 카라신과 담수어의 생존전략은 어떻게 보는가? 마피아적 범죄를 저지르는 갈색머리흑조와 사형에 처해진 조폭 두목 프레드, 무려 10년 간 영토분쟁을 치른 응고고 전사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그저 영악한 동물이라며 고개를 내젓고 말 수 있을까? 동물들의 천태만상, 인간 내면을 비추는 흥미로운 거울!유려한 글쓰기와 전방위적 학문이론을 겸비한 스타 작가로, 분야를 망라해 베스트셀러를 내고 있는 하노 벡은 말한다. 우리는 흔히 자연 만물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며 이 세계의 질서를 우리가 통제한다고 착각하지만, 지구라는 행성에서 터 잡고 살아가는 대다수 동물의 기원은 인간보다 훨씬 깊고 오래되었다고. 그들 역시 매일의 생존과 후대의 번성을 위해 누대에 걸쳐 고유하고 치밀한 행동양식을 발전시켜 왔다고. 그러므로 우리가 간혹 동물들에게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그들이 인간이 그렇게 훌륭하거나 동물이 제법 영특해서가 아니다. 동물이 인간과 유사하게 행동하는 것은 인간과 동물이 같은 세계에 살며, 그 세계가 거주민들에게 특정 행동양식을 명령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자, 이 세계의 게임규칙을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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