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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식 밖의 이야기 - 과학부터 역사까지 기상천외한 22가지 지식 더하기 (커버이미지)
    [인문]상식 밖의 이야기 - 과학부터 역사까지 기상천외한 22가지 지식 더하기
    • 막시 라부쉬 지음, 성세희 옮김
    • 유노책주
    • 2023-12-27

    왜 여자들만 겨드랑이 털을 면도하게 되었을까?자웅동체의 달팽이는 어떻게 짝짓기할까?면역학자는 왜 기생충을 자기 몸에 넣었을까?“세상은 넓고, 모르는 것도 많다!”세계적인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가장 위대한 업적은 ‘왜’라는 아이 같은 호기심에서 탄생한다. 마음속의 어린아이를 포기하지 마라”. 또한, 영국의 시인 사무엘 존슨은 “호기심은 활발한 지식인이 죽을 때까지도 변함없이 갖는 성격적 특성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호기심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호기심은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말한다고 한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인류는 이 호기심으로 시작해 수많은 지식을 찾고, 발견하고, 만들고, 연구해 가며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 지식과 이해를 향한 갈망은 인간의 발전과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 이제부터라도 무심코 지나쳤던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향해 호기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상식 밖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알면서도 “왜?”라고 되묻지 않은 과학의 이면부터 미처 모르고 있던 역사의 숨겨진 이야기까지 총 22가지 기상천외한 지식을 만나 보자.“재밌어서 밤새 읽었을 뿐인데지식의 세계가 두 배로 커졌다!”《상식 밖의 이야기》에는 과학, 의학, 문화, 종교, 역사, 예술, 기업, 인터넷, 음식, 인물 등 총 10가지 분야의 톡톡 튀는 지식들을 한 권에 담았다. 누구나 아는 유명인의 상상도 못한 반전 스토리를 가득 담은 〈링컨은 사실 평등주의자가 아니었다?〉, 가끔 궁금하면서도 찾아보지는 못했던 〈동물들의 상상을 초월한 짝짓기 방법〉, 우리가 기존에 알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채식으로 지구를 살린다는 착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담았다.‘잡학다식하다’라는 말은 여러 방면에 걸친 잡다한 지식들을 많이 알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미처 몰랐던,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심지어 모르는 것조차 몰랐던 다양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골고루 접해 보기를 바란다. 또한, 대화 중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싶을 때, 호감을 사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친구와 재미있는 잡담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이 지식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내가 모르던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충족하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음은 물론, 나아가 지식의 영역을 넓힘과 동시에 교양을 쌓고 세상을 보는 눈을 더 크게 키우게 될 것이다.“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열렬한 호기심이 있을 뿐이다”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인 막시 라부쉬는 ‘호기심’이라고 보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아인슈타인 역시 자기 자신을 두고 ‘그저 호기심이 많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자는 넘쳐흐르는 호기심으로 알게 된 여러 이야기를 혼자만 알고 있기 어려웠다며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상식 밖의 이야기》에는 과학, 의학, 문화, 종교, 역사, 예술, 기업, 인터넷, 음식, 인물, 총 10가지 분야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1장에는 과학과 의학 분야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보통 실험실에 틀어박혀 알 수 없는 자료를 들여다보는 지루한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과학자들의 기발하고 개성 넘치는 작명법,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고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던 동물들의 짝짓기 방법, 우리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윤택하게 바꾸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실험체로 사용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의사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백신과 치료제 등을 개발하여 수많은 목숨을 구한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엮었다.2장에서는 우리가 접해 본 적 없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 이야기다. 여러 언어가 합쳐 한 언어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설명하고, 우리에게는 낯선 다양한 장례 문화와 종교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한다.3장은 우리가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역사를 말한다. 나폴레옹, 링컨, 마더 테레사 등 누구나 아는 유명한 사람들의 숨기고 싶을 만한 반전 이야기와 말 하나로 흥하고 망하고 관심을 사고 흥미를 식게 한 사람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남성들만의 세상으로 여겨졌던 전쟁터에 당당하게 나섰던 여성들의 역사를 담았다.4장은 예술의 영역을 살폈다.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상징성을 드높인 옐로우북, 레드북, 그린북 등의 이야기를 모으고, SF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옥타비아 버틀러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차별을 향한 저항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공포 영화를 기획하며, 촬영하며, 개봉 후 생긴 오싹한 기담들로 마무리한다.5장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장 선점을 다투던 기업들과 인터넷 세상 속 이야기를 다룬다. 베이컨을 메인으로 한 미국식 아침식사가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와 여성들이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리와 겨드랑이 털을 밀게 된 사연을 담았다. 음악이나 영화를 저장하고, 보관하고, 휴대하기 위한 저장매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꽃 튀는 경쟁과 숨기고 삭제할수록 더 유명해진다는 인터넷 법칙 등을 알려준다.6장에서는 다양한 음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 나라별로 사랑받는 대표적 안주들을 소개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은 피자의 다양한 사연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육식과 채식, 그리고 지구 환경과의 관계의 아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설명한다.7장에서는 한편으로는 웃기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하는 여러 인물들 이야기다. 지구 속이 텅 비었다는 ‘지구공동설’을 지지하고 증명하려던 사람들, 10대라는 어린 나이에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한 어리지만 강했던 리더들, 그리고 유명한 남편보다 더 다재다능했던 아내들의 이야기로 마무리지었다.상식의 프레임 밖에서 만난흥미진진한 세상 속 에피소드!보통 우리가 아는 상식은 너무 흔해서 오히려 지루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실제 일어난 사실’들임에도 어디에서 들어본 것도 같고, 아니면 처음 듣는 것도 같은 이야기들이다. 한마디로, 흔하지 않다. 저자는 꽤 비극적인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이를 읽는 독자가 우울하지 않도록 최대한 풍자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또한, 저자가 선택한 주제와 그에 관련된 증거들을 제시하고 이어가는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그 상식들에 대해 생각하고, 이후에 또 생각해 볼 새로운 지식으로 저장하게 한다.좀 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찾거나 남들이 잘 모르는 세상사를 아는 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잡학지식책이 되어 줄 것이다. 더 나아가, 겉으로 드러난 상식을 넘어 더 넓고 깊은 세상을 탐구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 꼭 한 번쯤 읽어 볼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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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받은 관계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 나르시시스트를 떠나 행복한 나를 되찾는 10단계 치유 솔루션 (커버이미지)
    [인문]상처받은 관계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 나르시시스트를 떠나 행복한 나를 되찾는 10단계 치유 솔루션
    •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4-02-19

    “이 책은 우리 스스로 유해한 관계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심리서가 처음인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자상한 가이드북”- 하지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건국대학교 교수)★ 아마존 베스트셀러 『가스라이팅』 저자의 신작 ★★ 『사이콜로지 투데이』 기고 칼럼 3800만 뷰 돌파 ★★ 미국 정신건강협회 공인 상담사 ★연인, 부모와 자식, 친구, 직장 동료…어디에나 있는 유해한 관계를 어떻게 알아볼까?2019년에 일어났던 한 사건이 그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바로 물놀이를 가장해 전 남편을 살해한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이다. 처음에는 단순 치정 사건인 듯 보였지만, 사건을 파고들수록 그 이면에 있던 피해자를 향한 오랜 심리적 조종이 서서히 밝혀졌다. 이 사건뿐 아니라 ‘사이비 집단의 성폭행’, ‘허벅지 둔기 살인 사건’ 등 최근 이슈가 된 굵직한 사건들 이면에도 ‘가스라이팅’이라는 보이지 않는 문제가 숨어 있었다.‘가스라이팅’이란 〈가스등〉이라는 연극에서 유래한 용어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의 지배를 강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얼핏 들으면 뉴스에서나 들릴 법한 먼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비단 연인 관계만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친구, 직장 동료 간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유해한 관계에 빠진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겪은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더한 일도 당했는데 내가 너무 엄살을 피우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유해한 관계 안에 머무른다.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세상에 100퍼센트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를 내내 무시하다가 한 번씩 선물을 사주기도 하고, 거짓말을 일삼던 배우자가 가끔 달콤한 말을 속삭이기도 한다. 이것이 우리가 자신에게 독이 되는 관계를 인지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부모의 지속적인 비아냥거림, 자신을 과대하게 포장하는 배우자의 말도 얼마든지 유해한 관계의 증거일 수 있다.유해한 관계에서 벗어났다고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미국 공인 정신 건강 전문가로서 20여 년간 개인 상담실을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을 상담해온 저자는 첫 책 『가스라이팅』에서 유해한 사람을 알아보고 그들의 심리적 지배에서 벗어나는 법을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더 이상 유해한 관계에 갇혀 있지 않고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하지만 이런 관계를 끝낸다고 삶이 곧바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성난 파도처럼 삶을 덮쳤다. 잘못된 관계가 남긴 마음의 상처, 낮아진 자존감 등 심리적 문제뿐 아니라 실직에서 비롯된 경제적 손실, 육체적 질병과 같은 실제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관계가 끝난 후에도 수많은 문제가 피해자들을 괴롭혔다. 실제로 유해한 관계에서 벗어난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때때로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면서 자책했다. 용기를 내 유해한 관계를 끊어냈지만 그다음에 어떻게 자신을 돌보아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밀려오는 공허함에 혼자라고 느껴질 때,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두려울 때, 자꾸만 자신을 탓하게 될 때 어떻게 자신을 돌보고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변화는 언제나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된다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책저자는 유해한 관계를 끝내고 회복의 과정을 겪는 동안 자신을 돌보기 위한 방법을 10단계에 걸쳐 알려준다. 어떤 관계가 유해한 관계인지 알아보고 연락을 끊는 방법부터 자신을 용서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더 나아가 봉사를 통해 삶의 목적의식을 되찾는 방법까지 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를 모두 담았다. 특히, 전 배우자와 공동 육아를 해야 하거나 관계를 끝내면서 반려동물과 이별해야 하는 경우처럼 다른 곳에서는 다루지 않는 구체적이고 섬세한 문제까지 살피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책 곳곳에서 제시하는 와 는 누구나 쉽게 적용하며 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유해한 관계를 경험한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피해자를 돕고 싶은 사람이나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도 가득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슬픔을 겪고 있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를 때 이 책을 읽어보자. 당신이 그들의 상황을 바꿔줄 순 없지만 그들을 돕고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상담해온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물론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은 가명이다). 직장과 가정에서 유해한 관계를 겪으며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된 이들이 다시 용기를 내 자신을 다정하게 대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꾸리고,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가는 이야기다. 그들도 해냈는데 당신이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당신은 할 수 있다. 아니, 당신은 더 잘해낼 수 있다. 먼저 그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당신에게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줄 테니 말이다.저자의 표현대로 회복의 과정에는 ‘결승선’이 없다. 회복의 과정이 언제나 앞을 향해 가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후퇴하는 것 같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듯한 순간도 있다. 하지만 기억하자. 앞에 놓인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상황은 좋아질 수 있다. 아니, 반드시 좋아질 것이다. 이 책과 치유와 함께 회복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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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 프로이트가 조언하는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나는 법 (커버이미지)
    [인문]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 프로이트가 조언하는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나는 법
    • 강은호 (지은이)
    • 생각정원
    • 2022-02-24

    “나를 괴롭히는 수많은 감정들과의 작별”이제는 나를 사랑하고픈 당신을 위한 애도의 4단계새로운 삶을 원하지만 매번 같은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사소한 실수로도 잠 못 이루는 사람,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 전혀 다른 이유로 고민하는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는 바로 ‘애도와 상실’이다.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자아 심리학의 본거지인 뉴욕에서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을 깊게 공부한 저자 강은호 박사는 자신을 정말 사랑하기 위해 ‘애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애도는 타인을 떠나보낸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시간의 흐름, 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실망, 심지어 이루지 못한 소망들까지 모두 상실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의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삶이 계속되는 상실이라면, 애도 역시 우리가 사는 동안 멈출 수 없는 작업이다. 저자는 애도의 4단계(부정, 분노, 슬픔, 수용)를 통해 나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과 작별하고, 내 안의 상처를 다시 살피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애도의 4단계는 어떤 순서가 아니라 상실을 마주한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일 뿐이다. 단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를 이해하는 것으로 활용해도 된다. 이 책을 통해 정신분석적 방법을 따라가면서, 내가 처한 현실을 부정하며 죄책감과 자책감에 짓눌리지 않고 아파할 수 있도록 이끈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충분히 슬퍼하고 온전히 분노하고 나면 상처의 근원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또한 어느 누구에게도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나를 위해 울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의 의미를 깨달으며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애도의 1단계(부정): 아파하되 자책하지 말 것세대와 지역을 넘어 전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소설 《피터 팬》. 밝고 명랑한 주인공 ‘피터 팬’과는 다르게, 《피터 팬》을 탄생시킨 작가인 제임스 배리는 악몽 같은 어린 시절을 견뎌야만 했다. 열 남매 중 아홉 번째로 태어난 제임스 배리가 일곱 살 때 형 데이비드가 스케이트 사고로 사망한다. 그의 엄마는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던 제임스는 자주 엄마의 방문을 기웃거렸고, 그때 엄마가 자신을 죽은 형으로 착각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후 제임스 배리는 엄마를 위해 죽은 형의 옷을 입고, 목소리와 걸음걸이까지 흉내 냈다고 한다.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실체 없는 유령과 경쟁하던 그는 성인이 되어 결국 알코올 의존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죽은 형을 대신해 살았던 제임스. 사랑받지 못한 과거의 아이는 트라우마로 남아 성인이 된 제임스를 괴롭혔던 것이다.《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의 저자 강은호 박사는 애도되지 않은 상실은 위험하다고 말하며 제임스 배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상실에 대한 애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상처 때문에 고통스러울 때, 그 상황에서 ‘이랬어야 했는데’ 또는 ‘그 일을 하지 말아야 했어’라고 생각한다. 프로이트는 이를 ‘심리적 재경험’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실제로 이는 그때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한 자신에 심한 죄책감과 자책감으로 이어진다. 약간의 죄책감과 자책감은 우리 삶에 필요하다. 그 감정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자기 성찰로 이어지고, 그것들은 다음 단계를 위한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죄책감과 자책감이 과도해지면 스스로를 가혹하게 대하고, 더 큰 상처를 입히게 된다. 이 감정들에서 쉽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애도의 과정은 단시간으로 끝날 수 없다. 저자는 정신분석을 통해 각자 마음의 속도를 존중하며 애도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애도의 2단계(분노):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할 것어린 시절에 아무런 문제도 없고, 가족도 화목했으며, 성적도, 대인 관계도 너무 좋았던 한 여성은 어느 날 갑작스러운 무기력함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된다. 그녀는 아무것도 문제가 없는 듯했지만, 정신분석 상담을 진행하며 자신이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상처를 알아가게 된다. 그간 그녀가 상처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자신 안의 분노와 불안을 무시하고 살았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감정은 때로 솔직하게 마음의 상태를 전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제대로 느끼고 표현한 경험이 드물다. 그래서 우리 대부분은 상처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내게 된다. 이 장에서 저자는 아내가 죽은 후 유품을 정리하지 않은 채 아내가 있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는 남자 등, 자신이 느껴야 할 것들을 느끼지 않고 지나친 사람들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설명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과거와 현재가 단절되어 있다. 대인 관계에서 반복적인 어려움을 겪거나 지속적인 우울, 불안, 각종 신체 증상 등을 겪고 있으면서도 어디에서 이 증상들이 기원하는지 모른다. 심리적 단절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문제에 대해 상당 부분 심리적인 눈멂 상태에 있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그에 따르면 성장하면서 방어기제들이 발달하고, 이 방어기제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은 문제들을 의식의 저편으로 밀어낸다. 그러나 의식 저편으로 억압된 것들은 다시 돌아오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풍선을 강한 힘으로 누르면 내려가지만, 결국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특정한 성격 유형이 형성되기도 하고, 다양한 증상들이 유발되기도 한다.문제가 되는 성격적 패턴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바로 애도다. 무의식적인 죄책감, 변화에 대한 불안 등은 이러한 애도 과정을 쉽지 않게 만드는 대표적인 이유들이다. 애도 과정은 그래서 꽃길로만 여겨지지 않을 때도 있다. 한 걸음씩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다 보면, 분명 어느 시점에는 좀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애도의 3단계(슬픔): 오직 나를 위해 울 것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가 상실한 것들과 쉽게 헤어지지 못한다. 아니, 상실했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상실을 받아들이고, 흘려보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상실한 것, 상실한 후에 남은 것들과 만나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다. 상실의 아픔을 되새길 때, 우리는 분명 더 크고 깊은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슬픔을 무기력하고 나약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슬픔은 애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신분석 역사에서 큰 줄기 중 하나인 ‘클라인 학파’를 창시한 멜라니 클라인은 상실에 대한 적응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친 현실과 트라우마, 상실 등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들에게 세상은 편집증적 공포와 분노,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는 곳이다.애도가 진행되면 다음 단계인 ‘우울 상태’로 나아간다. 우울 상태는 자신의 한계와 상실을 슬퍼하면서 현실 속에서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단계다. 이 우울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충분히 깊게 슬퍼하는 것이다.사고로 형을 잃고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남성, 잠과 꿈에서 문제가 생긴 여성 등,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린 이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잃어버린 시간과 사람들은 과거의 편린들이 아니다. 그것들과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너무나 소중하다. 상실이 우리를 통과할 때 부서지거나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마음껏 울고 슬퍼할 필요가 있다.애도의 4단계(수용): 비로소 자유로울 것우리 삶의 지반은 고통일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세상에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부모를 만나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방식과 조건으로 삶을 시작한다. 이러한 세계에서 과연 ‘자유로움’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 자유로움은 무엇일까. 화내고 싶을 때 아무한테나 화풀이하고, ‘무대포’로 살아가는 것일까.이 책에서 말하는 자유로움은 ‘수용(받아들임)’에 가장 가깝다. 이 수용은 외부적인 제약이나 조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이를 잘 알고 있다. 최소한 머리로는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애도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우리는 쉽게 ‘모두 잊고 훌훌 털어버리라’고 말하지만, 이 위로는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습관처럼 배어 있는 나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상에서 또 다른 훈련이 반복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휴화산 같은 존재다. 분출하지 않고 고요해 보일지라도 그 분화구 한참 아래 어딘가에는 거대한 마그마가 꿈틀거리고 있다. 그 마그마가 자연스럽게 일정 정도 식지 않는 한, 언제든 폭발하거나 분출할 가능성이 늘 있는 것이다.애도를 통해 자기 무의식에 대한 탐색의 여정을 충분히 거친다고 해서 휴화산이 사화산이 되지는 않는다. 사화산은 말 그대로 죽음의 상태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일정 정도의 욕망과 갈등과 결핍 속에서 살아간다. 대신 그러한 문제들이 어떤 식으로 내 안에 존재하는지, 의식의 생각과 감정, 행동, 대인 관계, 삶의 패턴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충분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화산은 분출할 수밖에 없다. 다만 예고 없는 격렬한 화산 폭발은 주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정신분석의 과정은 이러한 내면의 탐색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우리의 욕망과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법을 익혀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정신분석의 지향점 중 하나는 나의 이러한 내면을 상황과 때에 맞추어 적절한 언어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체득하는 것이다. 나에게 어떤 생각과 감정이 있다고 말해야 상대도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얼마나 들어줄 수 있는지, 혹은 그 과정에서 어떤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생략되면 자신의 욕망과 생각은 마음 깊숙한 곳에 억눌려진다. 단 한 번도 언어화되지 못했던 욕망과 생각은 표현해본 적이 없기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알지 못한다.욕망은 원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한다는 것은 일종의 결핍을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마음은 받아야 했던 사랑, 채우지 못했던 욕망을 빚으로 생각한다. 받을 빚이 있어서 돌아온 것들이 채권자가 되는 것이다. 애도의 마지막은 수용이다. 수용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지금 내 마음에 채권자가 있다면, 이제는 볼 수 있어야 한다.우리는 이제 성장했다. 무력했던 어린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억눌렀지만, 이번에도 돌려보낼 수는 없다. 프로이트가 말했듯 억압된 것들은 시간이 흐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감정을 억누르고 모른 척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애도의 과정을 생략한다고 해서 상실했다는 사실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이제 어떤 것들이 눌려 있는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왜 눌려 있는지를 차근차근 알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순수하고 천진했던 그 마음을 버리고, 가면을 쓰기 시작했을까. 가면을 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가면을 벗고 내 본연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왜 어려울까. 어쩌면 가면이 피부처럼 붙어버려서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내 본연의 모습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애도는 바로 이러한 질문들에 대답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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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커버이미지)
    [인문]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 비비언 고닉 지음, 이영아 옮김
    • 마농지
    • 2024-02-19

    “그래서, 당신 이야기가 뭔가요?”자기 서사의 거장 비비언 고닉의 ‘자전적 글쓰기’ 수업글쓰기와 글 읽기, 자아 탐구 또는 자기 폭로에 대한 정직한 통찰 이슬아 작가, 마리아 포포바 추천 “나는 이 책으로 나를 가르친다. 글쓰기의 입문자와 대가 모두에게 유효한 책.” _이슬아 (작가)“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우리 시대의 고전.” _마리아 포포바 (『진리의 발견』 저자) 자기 서사의 거장,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비비언 고닉의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담은 책이다. “30년 전, 남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은 소설을 썼다. 요즘 사람들은 회고록을 쓴다.” 고닉의 보고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더 가열하게 자기 이야기를 쓴다. 다양한 매체에 기대어 수많은 자기 서사가 분출하고, 수많은 글쓰기 책이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회고록의 전범으로 꼽히는 『사나운 애착』의 저자 고닉은 ‘자전적 글쓰기’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그동안 내가 깨달은 점이 있다면,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고닉은 에세이와 회고록, 비평 등에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자 대학에서 수십 년간 논픽션 강좌를 이끈 글쓰기 선생이다. 그가 글쓰기를 가르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한다. 대신 읽는 법을 가르칠 수는 있다고, 경험을 이해하고 나를 발견하는 법을 안내할 수는 있다고 말이다. 이 배움의 여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를 묻는 ‘방법’이다. 제대로 묻기 위해 고닉은 여러 작가들의 에세이와 회고록을 아름다운 문장과 통렬한 사유로 분석한다. 이 탐구가 고닉이 생각하는 자전적 글쓰기의 핵심을 드러낸다. 진실한 서술자(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하며, ‘상황’에서 ‘이야기’를 떼어내야 한다는 것.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이렇게 물어야 한다. 서술자는 충분히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가? 신뢰할 만한가? 작가는 핵심 통찰로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있는가? 독자를 사로잡을 만한 탐구가 글에 담겨 있는가? 서술자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어떤 점을 발견하고 폭로하는가? … 그래서, 네 이야기가 뭔데? 독자와 함께 묻고 답을 찾으면서 이 책은 자전적 글쓰기 안내서, 자기 서사의 본질을 조명하는 해설서, 우아하고 예리한 문학비평 에세이를 오간다. 조지 오웰, 조앤 디디온,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장 아메리, 마르그리트 뒤라스, W. G. 제발트… 고닉을 사로잡은 작가들의 빛나는 글은 또 하나의 선물이다. ‘상황’에서 ‘이야기’를 떼어내기“「대기실에서」라는 시에서 엘리자베스 비숍은 1차대전 시절 치과에 앉아…겁 많은 이모가 숨죽여 토해내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듣던 일곱 살의 자신을 묘사한다. 이것이 상황이다.” 독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인상적인 장면이지만, 고닉에 따르면 자전적 글쓰기는 ‘상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상황에 담긴 것, 상황을 토대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이야기는 한 아이가 난생처음 경험하는 고독이다. 엘리자베스 자신의, 이모의, 그리고 세상의 고독.” 『고백록』에서 아우구스티누스가 들려주는 기독교로 개종한 사연, 이것은 상황이다. 이 사연에서 그는 “미성숙한 자의식에서 논리 정연한 자의식으로, 무지의 상태에서 진리의 상태로 옮겨” 가는데, 이것이 이야기다. 자기 발견과 자기 인식의 이야기가 시대의 간극을 넘어 우리를 감응하게 한다. 우리 삶이 아무리 특별해도 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쓰는 글은 상황에 머문다. 경험의 원재료, 중대한 사건들, 심지어 우리가 줄거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우리가 그것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발견하지 못한다면 글은 어느 지점에서 정체한다. “이야기란 작가의 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 감정적 경험, 혹은 통찰과 지혜, 혹은 작가가 전하고픈 말이다.” 상황에서 이야기를 떼어낼 수 있을 때 자전적 글은 독자에게 가닿을 수 있다. 페르소나를 창조하기, 나의 두려움과 나의 비겁함을 이해하기이야기를 전하는 이는 서술자이다. 자전적 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불안정한 민낯의 자아로부터, 상황을 해석하고 진실을 말할 서술자를 창조해내야 한다. 작가의 대리인이 아니라, 나인 동시에 내가 아니며,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었을 이야기를 하는 내 안의 타자. 그는 사람들과 사건들에 ‘거리 두기’를 함으로써 이야기에 자유로운 관점을 부여한다. 이 서술자가 페르소나이다. “그의 어조, 그의 시각, 문장의 리듬, 관찰하거나 무시할 대상은 주제에 맞게 선택된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가장 크게 보여야 하는 것은 서술자 혹은 페르소나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작가는 서술자가 믿을 만하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고닉은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를 통해 이 점을 강조한다. 현실의 오웰은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그가 작가로서 창조해낸 서술자는 진실한 존재이다. 오웰의 페르소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당대의 정치를 문제 삼으면서 우리가 그를 알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아버지와 나』라는 흥미로운 회고록을 남긴 J. R. 애컬리는 “거리 두기를 성취하고, 자신에게 정직해지고, 신뢰할 만한 서술자가 되는 데” 30년이 걸렸다.그런데 서술자는 무고한 존재가 아니다. 고닉에 따르면, 서술자가 자기 고백이 아니라 자기 연구에 몰두할 때 작품이 구축된다. 여기서 필요한 요소는 자기 폭로이다. 나의 두려움과 비겁함과 자기기만을 이해해야 역동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드라마가 깊어지려면, 괴물의 외로움과 무고한 자의 교활함이 보여야 한다.” 조앤 디디온의 에세이 「침대에서」는 자기 폭로가 어떻게 뛰어난 논픽션을 빚어내는지 보여주는 예이다. 디디온은 흔들리는 페르소나를 만들어내고, 수치심을 품은 이 페르소나는 일상의 불안이 얼마나 무자비하게 우리를 잠식하는지, 거리 두기-자기기만-마지못한 시인으로의 태도 변화와 함께 그 진실을 드러낸다. 회고록, 더욱 깊어지는 자아와 페르소나 탐구 “저널리즘에서 에세이, 회고록으로 갈수록 논픽션 페르소나의 탐구는 더욱 깊어지고, 더욱 안으로 향한다.” 에세이가 어떤 주제를 탐구하는 데 페르소나를 이용한다면, 회고록은 그 주제를 이용해 나를 탐구하는 글이다. 회고록의 주제는 자기 인식이지만, 고닉이 보기에 진공 상태의 자기 인식이란 있을 수 없다. 회고록 작가도 세상과 교류하며 경험을 쌓고 지혜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고닉은 다양한 회고록 작품들을 솜씨 있게 엮어 자아 개념과 페르소나의 탐구가 깊어지는 모습을 추적한다. 에드먼드 고스의 『아버지와 아들』은 주변 사건에서 내적 자아의 투쟁으로 방향을 틀며, 애그니스 스메들리의 『대지의 딸』에서는 가혹한 삶의 조건 속 페르소나의 자기혐오가 도드라진다. 제프리 울프의 『기만의 공작』은 나와 꼭 닮은 아버지를 심리적 대응 관계에 있는 존재로서 탐색하고 있다. 세 작가의 자아 개념에 대한 통찰이 그들의 회고록을 증언이 아닌 문학으로 만든다. “1907년 고스는 아버지를 떠나야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70년 후 울프는 자신이 곧 아버지가 되었기에 아버지를 떠날 수 없음을 안다. 스메들리는 20세기의 지혜를 안다. 우리는 대우받는 대로 된다는 것. 자유를 향한 기다림은 불안정하고, 해방되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위태롭다.” 뒤라스의 욕망과 제발트의 고요함 고닉에게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W. G. 제발트는 회고록 작가이다. 뒤라스의 『연인』과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에서는 고독에 대한 불안이 작가들의 페르소나가 된다. 뒤라스의 소녀는 욕망이 자신의 무기임을 알고 있다. 그 안에서 인간관계의 본질을 이해하지만, 또 거기에 인간관계를 갈구하는 데 대한 수치심이 뒤섞여 있다. 언제나 혼자이며, 쾌락을 추구할 때 가장 외롭기에 그는 욕망에 헌신한다. “하지만 자기 안의 서술자를 발견한 뒤에야—도덕관념이라고는 전혀 없이 아노미를 살아 숨 쉬는 실체로 품고 있는 마약쟁이의 목소리를 통해—자신이 아는 바를 명료하고 단순하게 말할 수 있었다.” 고닉에 따르면, 제발트의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목소리는 작가 자신의 것이다. 목소리의 주인인 서술자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글을 쓴다. 『토성의 고리』에서 인간의 부재는 불길하다기보다 자연스럽다. 서술자가 내면의 감옥에 있음에도, 제발트가 내적 세계에 평온히 머물기에 훌륭한 글이 탄생한다. 서술자는 고독에 깃든 광막한 고요함에 그저 집중한다. 그리고 넓고 깊은 인간의 고독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고닉이 발견한 이 작품의 아름다움이다. “회고록 작가들은 우리 모두가 처한 상황으로 들어와, 우리가 지금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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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커버이미지)
    [인문]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 김만권 (지은이)
    • 혜다
    • 2022-02-24

    팬데믹, 뉴노멀, 4차 산업혁명, 부의 불평등, 늘지 않는 일자리, 플랫폼 노동...세상은 대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빈곤, 혐오, 모멸의 시대에 인간의 존엄은 어떻게 지켜 낼 수 있는가?이 책은 그에 답하고자 한다!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위기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든 이들이 체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질병뿐만이 아니다. 팬데믹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문제점 역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과 부의 양극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전통적인 사회보호망을 잃은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황폐해질 수 있는지, 생존을 위해 전쟁하듯 살아가는 우리들의 하루하루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우리들의 미래는 암울한 전망들로 가득하다. 경제 성장은 멈춘 지 오래고, 실업률은 떨어질 줄 모른다. 대학을 나와도 남는 건 빚뿐이고, 영혼까지 끌어모아도 서울에 전세 한 칸 구하기 어렵다. 정규직은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팬데믹으로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설상가상으로 인공지능, 산업용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기술의 발전까지 우리의 일자리를 노리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세상을 급격히 변화시키는 산업혁명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노동자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갔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기술 발전은 초국적 기업의 배만 불리고 있다. 동시에 노동의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지며 노동자들은 ‘0시간 고용’, ‘클라우드 노동’, ‘컨시어지 노동’, ‘플랫폼 노동’ 등 충분한 삶의 질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고용 형태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2 기계 시대라고도 불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런 경제적 어려움은 사회적 안전망이 사라지며 찾아온 것이기에 더욱 치명적이다. 디지털의 얼굴을 한 시대의 노동과 가난은 이제껏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정치철학을 전공한 후 대학에서, 거리에서 수많은 강의를 해 온 저자는 먼저, 이런 현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설명하고, 현재 기술의 발전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진단하며, 마지막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안들을 제시한다. 기계와 긍정적 파트너십을 맺고,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것을 막으며, 평범한 다수가 보호 속에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책 속에서 저자는 이런 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면, 인간은 그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존엄을 지켜 낼 수 있을 거라고, 마치 세상에 종말이 온 것 같지만 모든 종말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는 거라고….그가 건네는 따스한 손길을 잡고 함께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라!”모두가 불안하다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중산층 10명 중 8명은 자기가 빈곤층이라 여기고 있다고 한다. 31평 아파트와 중형급 자가용을 가지고 있으며, 하루 2.1잔의 커피와 6,200원짜리 점심을 먹고, 하루 평균 8.2시간 일하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65.4%가 속하는 중산층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안정적이라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이들에게 삶은 외줄타기와도 같다. 위기 속에 위기가 찾아왔다.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팬데믹이라는 새로운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점점 더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과 불안정한 사회적 안전망은 새롭게 변모한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더욱더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인류의 역사엔 여러 차례 급변의 시기와 위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의 풍요로움을 증가시키며 노동자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게 했고, 새롭게 만들어진 기술과 기계들 또한 이를 다루어 낼 수 있는 숙련된 노동력을 더 많이 필요로 했다. 안정적인 노동력의 공급이 중요해지자 기업과 국가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노동계층의 성장은 노동 3권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으며 사회는 평범한 이들의 삶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세상은 어떻게 달라졌는가?하지만 제2 기계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 불리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기반 산업들이 만들어 내는 풍요로움은 노동자들에게 적절히 분배되지 않고 몇몇의 초국적 기업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슈퍼리치들은 정치의 영역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상위 5%가 전체 자산의 50%을 가지고 있는 현실. 운동장이 기울어졌다고 하지만, 사실 그들과 우리는 아예 다른 공간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다수 평범한 우리들의 삶은 어떠한가?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 사회’는 ‘0시간 고용’, ‘클라우드 노동’, ‘컨시어지 노동’, ‘플랫폼 노동’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 ‘경계가 모호한 노동’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들은 엄연히 고용된 노동자이지만 자영업자 취급을 받으며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하나도 보장받지 못한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아예 처음부터 노동자로 인정되지도 않는다. 그런 그들을 향해 세상은 인공지능이 그나마 남아 있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거기에 팬데믹까지 덮친 상황, 평범한 이들의 일상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난 이러한 변화들은 평범한 이들의 삶을 점점 지옥도로 만들어 가고 있다. 새롭게 변모한 자본주의 아래 아무런 보호망 없이 내던져진 우리들, ‘새로운 가난’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우리가 물어야 하는 것들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 책은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5가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첫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얼마나 바꾸어 놓을까? 새로운 기계는 인간에게 닥친 새로운 고난일까, 기회일까? 인간과 새로운 기계는 서로 의존하는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까? 둘째, 기술의 발전은 자본주의의 본질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자본주의의 중심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공유 플랫폼이란 어떤 것일까? 셋째, 21세기 자본주의는 왜 극소수의 승자와 엘리트만을 위한 것이라 비난받고 있을까? 그렇다면 다수가 통치하는 민주주의는 왜 자본주의의 이런 병폐를 방치하고 있는 걸까? 넷째, 승자와 엘리트의 독식 사회에서 노동은 그에 합당한 존중을 받고 있을까? 빈곤, 혐오, 모멸의 시대에 인간이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섯째, 21세기 새로운 기술의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등이란 해결 가능한 문제일까? 만약 해결하고자 한다면 어떤 시도가 가능할까? 저자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분배 기준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이 질문들에 답하려 한다. 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라 ‘코로나19’라는 위기의 시대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서로 다가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더욱 고립될 것이다. 디지털 장비들을 사용할 돈이 없거나 그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기업은 위기를 핑계 삼아 더 많은 자유를 요구하며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사회적 안전망 없이 노동 현장에 내몰린 이들은 더욱더 소외되고 있다. 이런 환경이 지속된다면, 우리의 연대는 점점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지금 우리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위기의 시대엔 배제되는 자들이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비상구를 찾아 나가는 길에 어떤 이유로든 뒤에 남겨진 자들은 더 이상 동료 시민들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없게 된다. 결국 이 새로운 위기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신뢰가 새롭게 재구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보호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야말로 경계의 불확실성을 마주하며 대다수가 불안에 떠는 시기에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닐까? 차별 대신, 혐오 대신, 각자의 가슴속에 서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을 품는다면, 맞닿은 마음의 온기가 우릴 지켜 줄 거라 믿으며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마지막 말을 남긴다. ‘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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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공부가 온다 -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 공부법 (커버이미지)
    [인문]새로운 공부가 온다 -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 공부법
    • 안상헌 (지은이)
    • 행성B(행성비)
    • 2021-03-03

    인공지능 시대의 공부는 달라야 한다!지식 축적이 아닌 지식 활용의 시대,벤치 인사이트와 유니크니스를 키워라! 우리의 공부는 변화의 길목에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공부는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방대한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성찰하는 개인이 필요하다. 《새로운 공부가 온다》 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하는 인문학적 생존 기술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독창적이고, 대체 불가한 개인은 인문학적 사유와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벤치 인사이트’와 ‘유니크니스’의 의미를 따라가 보면, 인류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선점할 수 있는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하는 인문학적 생존 기술은 무엇인가한창 경기 중인 운동선수가 있다.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선수는 경기장을 빠져나와 벤치에 앉는다. 한숨 돌리고 전체 경기를 관망한다. 경기 중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문제와 단점이 눈에 들어온다. 벤치 인사이트는 운동선수가 필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정비하고 단련시키듯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는 성찰의 기술을 일컫는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세계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방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축적된 지식을 활용하고 접속시키는 능력이다. 이 책의 저자 안상헌에 따르면,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은 벤치 인사이트를 통해 확보될 수 있는데, 벤치 인사이트는 개인의 유니크니스를 필수조건으로 한다. 유니크니스는 타인이 갖지 못한 독특한 경쟁력을 말한다. 이 경쟁력은 공학, 예술, 인문학의 접점에서 찾은 나만의 개성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치열한 수련과 사색의 과정 없이 얻을 수 없는 독보적인 정체성이다. 유니크니스가 발달한 사람은 강력한 자기 세계에 기반을 두고 세상과 접속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벤치 인사이트와 유니크니스를 기를 수 있을까? 《새로운 공부가 온다》는 그 해답이 인간의 고유한 ‘지식본능’에 있음을 설파하며, 그 본능에 집중할 수 있는 인문학적 사유의 가치를 환기한다. 초연결사회, 범람하는 지식, 난무하는 경쟁에서최종 승자가 되는 공부에 주목하라!벤치 인사이트와 유니크니스는 인문학적 사유에서 비롯된다. 인문학적 사유는 급변하는 지식 생태계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사유를 확립하는 근간이자 독창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활용하는 기반이다. 고전은 인문학적 사유의 결정체를 담고 있는 인류 최고의 성취 중 하나다. 이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고전을 놓지 말아야 할 이유다.시대와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재해석되는 고전은 창의성과 맞닿아 있다. 창의성은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르고 낯설게 생각하기를 전제한다. 고전에는 정답이 없기에, 고전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자유다. 읽을수록 새로운 답을 찾아낼 가능성이 큰 책이 고전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인문학적 사유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저해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박탈하고, 사유의 힘을 잃은 무기력한 어른을 만들고 있다. 저자 안상헌은 이러한 교육 실정에 개탄하며,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소유적 실존 양식에 길든 학생은 수업을 꼼꼼히 듣고,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을 최대한 많이 노트에 기록한다. 그 필기를 토대로 시험에 대비해 공부한다. 이러한 공부방식은 시험 합격에 효율적일 수 있으나 개인의 사고체계를 확장하는 데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226쪽에서교육은 우리의 미래이자 가능성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의 변화를 읽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고정된 진리가 없는 세상에서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요긴한 능력이다. 공부는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알고 그것을 읽는 것이다.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것, 바로 이 점이 우리 교육이 바라보아야 할 지향점이다. 베스트셀러 저자, 인문학자 안상헌이 집대성한 미래 공부의 모든 것《새로운 공부가 온다》는 《논어》, 《장자》와 같은 동양의 고전부터 유발 하라리, 제러미 리프킨, 스티브 잡스 등 21세기 주요 석학의 저술까지 인류 지성사를 관통하는 방대한 사료를 통해 미래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하고, 오히려 독보적인 실용성을 갖는 인문학의 힘을 역설한다. 인문학은 우리의 생각을 넓고 깊게 만든다. 인문학은 사물을 하나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다르게 보기를 허용한다. 인문학을 공부할 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넓은 수용력은 사물을 다르게 보고 서로 연결시키는 창의력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은 그 어떤 학문보다 실용적인 학문이다. 지식 엔트로피 시대에는 기존의 여러 지식이 무의미해질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 지성의 미덕은 지식을 활용하고, 융합하는 데 있다. 미래사회를 장악하는 관건은 벤치 인사이트와 유니크니스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 취업이나 창업을 꿈꾸는 분들, 인생 후반전을 고민하는 직장인, 아이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은 양육자,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청소년을 포함해 인류가 지향하고, 수행해야 할 미래의 공부가 궁금한 모든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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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커버이미지)
    [인문]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 사사키 겐이치 (지은이), 송태욱 (옮긴이)
    • 뮤진트리
    • 2022-02-24

    4천만 부가 팔린 일본 국어사전을 편찬한 두 남자의 정열과 상극의 이야기.“비범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은 생활을 해서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 사전이다.”언어사전에는 수만 개의 ‘말’이 실려 있다. ‘말’은 신기한 존재다. 실체도 그림자도 없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덕스럽게 모습을 바꾸는 불완전한 전달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말에서 ‘힘’을 느낀다. 그 말은 애초에 어디서 태어난 것일까.이 책은 일본의 국민적 베스트셀러인 『산세이도 국어사전』과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을 만든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의 족적을 따라가며 여러 관련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감춰져 있던 두 사전의 탄생 비화를 밝히고 있다. 일본 쇼와시대 사전 역사의 최대 수수께끼를 푸는, 지적 흥분을 자극하는 책이다.사전은 ‘현대어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 겐보 선생, 사전의 역할은 ‘문명 비평’이라고 생각한 야마다 선생. 두 사람 모두는 거의 혼자 사전 한 권을 엮은 ‘초인’이었고, 그래서 그들이 각각 만든 사전에 새겨진 ‘말’에는 자신만의 강렬한 개성과 인격이 깃들어 있다. 두 사전에 실린 ‘연애’라는 단어의 뜻풀이를 살펴보자.연애(恋愛) 특정한 이성에게 특별한 애정을 품고 둘만이 함께 있고 싶으며 가능하다면 합체하고 싶은 생각을 갖지만 평소에는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척 마음이 괴로운 (또는 가끔 이루어져 환희하는) 상태.–『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제3판연애(恋愛) 남녀 사이의 그리워하는 애정(남녀 사이에 그리워하는 애정이 작용하는 것). 사랑(恋).–『산세이도 국어사전』, 제3판같은 단어임에도 이처럼 다른 뜻풀이에 인간과 삶과 언어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일본 사전계의 양대 거성이었던 두 사람은 도쿄 대학 동기생이고, 원래는 힘을 합쳐 『메이카이 국어사전』을 만들어낸 좋은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어떤 시점을 경계로 결별했다. 이후 같은 출판사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른 국어사전 두 권이 탄생했다. 두 사람이 세상에 내놓은 국어사전은 누적 합계 약 4000만부의 발행부수를 기록했고, 일본의 전후 모든 세대가 두 사람의 사전을 접해왔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변천하는 ‘말’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했던 두 남자, ‘빛과 그림자’였던 두 사람은 왜 결별했을까. ‘워드헌팅’ 50년. 말을 찾고, 말을 모으고, 그 말의 용례를 수집한 세월이 50년. 도쿄 대학 국문과를 갓 졸업한 24세에 사전 편찬 작업을 처음 맡고부터 50년 동안, 세상에서 쓰이는 말의 용례를 모아 한 장 한 장 카드에 기록한 용례 카드만 145만 개를 만든 사람. 소리도 없이 변하는 말의 기준을 정하고, 그 시대에 살아있는 현대어를 사전에 담기 위해 수많은 실제 용례를 모으고 냉정하게 걸러냈던,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전후 최대의 사전 편찬자’ 겐보 선생.일본 사전계의 오랜 침체의 원인이 전근대적인 관행과 방법론의 무자각에 있다고 판단하고, 당시 사전계에 만연해 있던 도용과 표절 관행을 뿌리 뽑고자 했던 ‘사전계의 혁명아’ 야마다 선생. 특색 있는 사전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의 결실로 세상에 나온 야마다 선생의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은 독특한 뜻풀이로 유명했다. 말의 의미를 끝까지 설명하기 위해 장문도 마다하지 않고 상세하게 뜻풀이를 쓴 그의 사전은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지만, 사전을 ‘찾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바꿔놓았다는 칭찬을 받은 것만으로도 당시 사전계에 신선한 도전이었다.겐보 선생은 “말은 소리도 없이 변한다”고 말했다. 야마다 선생은 “말은 부자유스러운 전달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사전은 항상 진화해야 하는, 면면히 계승되면서도 변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는 것이다. 사전에 인생을 바친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은 ‘말’의 본질을 훌륭하게 포착했다. 사전에 그들의 생각을 원 없이 담았다. 각자의 철학으로 대립하면서도 서로에게 존재감을 발하며 일본 사전사에 우뚝 서 있다. 두 사람은 ‘이율배반적인 ‘말’처럼 표리일체의 관계인 채 50년에 이르는 사전 인생을 달려 나갔다. 이 책은 두 사람의 놀라운 삶의 족적을 따라가며 감춰져 있던 그들의 이야기에 빛을 비춘 매우 의미 있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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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커버이미지)
    [인문]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 얀 드로스트 (지은이), 유동익 (옮긴이)
    • 연금술사
    • 2021-03-03

    ‘얀 드로스트, 네덜란드의 알랭 드 보통이 나타났다!’얀 드로스트는 ‘알랭 드 보통’에 의해 창립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생학교School of Life>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우리들이 무기력해지지 않고 ‘진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연습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등 여러 철학가들이 자신들의 삶 속에서 찾은 철학은 무엇이었고 또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았는지를 들려준다. “철학은 학문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얀 드로스트는 의미 있는 삶, 생기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무엇이 우리를 더 겸손하게 만들고, 또 덜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성찰하는 삶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알랭 드 보통 암스테르담 ‘인생학교’얀 드로스트의 철학 수업 에피쿠로스, 스토아학파,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푸코에게 길을 묻다. 위대한 철학자의 세계관, 인생관, 윤리, 도덕, 감정, 희망, 자유와 지혜에 대해서 듣는다.인간의 이성은 자신이 거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대답할 수도 없는 문제로 괴로워하는 운명이라고 임마누엘 칸트는 말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은 스스로 대답할 수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 누구도 우리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 철학적 질문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얀 드로스트는 말한다. “철학적 사색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나 자신과 나의 삶, 그리고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삶이 시작된다!철학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말 뜬구름 잡는 것!어떤 사람들은 철학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선과 악, 삶의 의미와 같이 철학은 항상 모호한 것들만 쫓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현실과 철학을 연관 짓지 못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비현실적이라고. 철학은 선택 받은 자들을 위한 학문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철학적 사색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빠르던 느리던 우리 모두는 한번쯤은 우리 삶과 죽음 그리고 삶 이전과 죽음 이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우리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 즉 철학적 질문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나는 누구인가?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두렵거나 슬플 때, 인생이 허무하게만 느껴질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나는 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행복은 무엇일까?철학은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다! 일상의 소소한 질문을 철학에 비춰보는 순간, 비로소 진짜 ‘나’를 만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나 자신과 나의 삶, 그리고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삶을 위한 철학, 행복을 위한 철학얀 드로스트의 철학 처방전얀 드로스트는 철학자들의 관점을 소개하면서 가끔 철학이 마치 치료제인 것처럼 이야기를 전개하기도 한다. 수업을 하는 선생님처럼 철학을 읽는 것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 몇몇 경우 약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단지 실용적이고 자기 관리를 위한 철학만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오히려 반대 주장을 펼친다. 예를 들어, ‘좋은 치료자가 실용적인 철학자’라고 말한다. 얀 드로스트는 철학을 피 흘리는 상처를 지혈해주는 붕대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책의 원제목 『Denken helpt: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처럼, 얀 드로스트는 독자에게 철학과 함께 철학적 사고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래서 행복에 대한 다양한 철학자의 시각이 가득한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행복하기 위한 명확한 답을 찾는 나 대신 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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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의 요새 - 사유의 미로를 통과하는 읽기의 모험 (커버이미지)
    [인문]생각의 요새 - 사유의 미로를 통과하는 읽기의 모험
    • 고명섭 지음
    • 교양인
    • 2024-02-19

    “책읽기는 생각 읽기이고 마음 읽기다”검은 숲속을 헤매는 배고픈 여행자의 책읽기 문명의 전환을 이끄는 발본적 사유의 기록‘오컴의 면도날’로 절개하는 사상가들의 생각낡은 진리가 힘을 잃고 버려지는 시대, 불안이 세상을 삼키고 혼란이 마음을 짓누르는 시대……, 궁핍한 시대는 새로운 생각을 부른다. 《생각의 요새》는 니체와 마키아벨리, 원효와 수운 같은 시대의 궁핍을 뚫고 일어선 혁명적 사상가들, 새로운 앎을 향해 나아간 이탈과 반역의 정신들을 소개한다. 특히 이 책은 문명 전환기를 맞은 우리 시대에 서구 근대성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토대로 하여 인식의 대전환을 이끄는 사상가들을 불러들인다. 이 사상가들은 지구적 환경 위기와 총체적 문명 갈등의 원인을 인간 · 남성 · 정신을 중심에 둔 근대 서구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찾는다. 사물과 인간을 동등한 행위자로 보는 신유물론의 급진 생태학, 프랑스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학자 엘렌 식수의 ‘여성적 글쓰기’, 페미니즘 과학연구자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 같은 21세기 사유의 최전선에 선 사상가들의 생각과 개념이 오컴의 면도날 같은 간결하고 선명한 언어로 절개돼 드러난다.《하이데거 극장》, 《니체 극장》의 저자 고명섭101권의 책숲을 통과하여 오르는 사상의 성채 “훌륭한 책은 독자의 뇌를 흔들어 깨운다. 뉴런에 충격을 가해 깜짝 놀라게 한다. 새로운 생각이 담긴 훌륭한 책은 독자를 사유의 새 길로 이끈다. 책을 읽다가 독자는 문득 자기가 낯선 길로 들어섰음을 깨닫게 된다. 훌륭한 책은 문장들을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책을 통째로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한다면 그 책은 틀림없이 훌륭한 책일 것이다. 결정적으로, 훌륭한 책은 독자의 대결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생각의 요새》는 우리를 사유의 새 길로 이끄는 책, 대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책 101권으로 이루어진 사유의 성채다. 진리와 주체를 다시 불러낸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수학 예찬》, 20세기 언어철학의 거인 비트겐슈타인의 《전쟁 일기》, 텍스트의 무의식을 파헤치는 ‘해체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 정치를 ‘적과 친구’로 나눈 법학자 카를 슈미트의 《정치적 낭만주의》, ‘이념 요새’를 쌓은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적 체계들》, 근대 물리학의 혁명가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 근대 형법의 초석이 된 체사레 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을 비롯해 철학 · 종교 · 사상 · 과학 · 문학에 이르기까지 인류 정신에 길을 낸 저작들을 만난다.책읽기는 생각 읽기이고 마음 읽기다. 책읽기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 들어가 내면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이다. 마음 안에 펼쳐진 깊고도 넓은 세계를 답사하고 풍광과 지형을 탐색하는 일이다. 어떤 저자의 마음에서는 어두운 밤의 짐승처럼 폭풍우가 울부짖으며 몰아친다. 어떤 저자의 마음에서는 들판 너머 열린 맑은 하늘로 새들이 노래하며 날아오른다.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마음을 물들인다. 생각을 깨뜨리는 생각, 낯선 것을 불러들여 익숙한 것을 치는 생각은 한가로운 봄날 아지랑이 같은 마음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검은 숲속을 헤매는 배고픈 여행자와도 같은 마음, 깊이를 모를 어둠 위로 파도가 으르렁거리는 난바다 같은 마음에서 생각을 도발하는 생각, 생각을 붙들어 깨우는 생각은 일어난다. 오지 아니면 심연에서 태어난 생각이 우리를 흔들고 세상을 흔든다. 두려운 마음으로 지하세계를 다녀온 오디세우스처럼 책읽기는 저자의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 거기서 솟아 나오는 생각을 보고 겪고 느끼고 그 생각에 놀라는 일이다. 그런 책읽기는 책읽기로 끝나지 않고 생각을 잉태해 출산할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책읽기야말로 곤궁한 마음에 생각의 씨를 뿌리는 일이다. _‘프롤로그’에서철학의 최전선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생각의 요새》는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부터 프랑수아 줄리앙의《탈합치》, 알랭 바디우의 《수학 예찬》, 리처드 로티의《우연성, 아이러니, 연대》까지 현상학, 해체주의 철학, 언어철학, 정신분석학, 신유물론을 대표하는 저작들을 통해 우리 시대 사유의 최전선을 다룬다.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는 ‘합치하는’ 삶을 살았다. 최초의 남녀는 자신들의 존재에 의문을 품지 않았고 에덴동산이라는 완벽한 적응의 세계와 분리되지도 않았다. 그들은 모험하고 실존할 ‘바깥’을 볼 수 없었다. 사과를 먹고 난 뒤에야 인류의 조상은 처음으로 의식의 길에 접어들었고 자신들이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담과 이브는 낙원에서 추방당함으로써 비로소 실존하기 시작했다. _《탈합치》, 프랑수아 줄리앙, 29쪽슬로터다이크는 생물학적 면역체라는 인간 규정을 사회와 정신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다시 말해 인간을 사회적 면역체로, 나아가 정신적 면역체로 이해한다. 사회적 차원에서 보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을 만들고 ‘연대’를 이루어내는 것이 인간이라는 얘기다._《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 페터 슬로터다이크, 40쪽바디우에게 특히 거북하게 다가오는 것은 ‘인권의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방어하고 부르주아 의회 민주주의를 변호하는 철학이다. 이 철학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삼아, 서구에 동조하지 않는 지역을 부정하고 침탈하는 제국주의 행태에 도덕적 정당성의 성수를 뿌려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한 철학자들이 그런 사람들이다._《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 알랭 바디우, 54쪽고대 이래 유물론은 물질이 자기 내부의 힘과 역량 없이 외부의 영향을 받아 작용하고 변화한다는 가정을 공통 토대로 삼는다. 이 유물론의 눈에 비친 물질은 수동적이고 무력하며 비창조적이다. 신유물론은 과거 유물론의 이런 가정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물질의 작용과 변화는 외부에서 오는 영향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물질이 자신의 역량을 능동적으로 발휘함으로써 작용과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는 것이다. 능동성과 창조성이야말로 신유물론이 주시하는 물질의 새로운 특성이다._《신유물론 입문》, 문규민, 86∼87쪽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지적 상상력이 책은 인간 · 백인 · 남성을 중심에 둔 서구의 근대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학자와 사상가들,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혁명적 저작을 소개한다. 사회학 이론에서 난공불락의 성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적 체계들》, 독일 현대 사회학의 창설자 막스 베버의 《이해사회학》, 나치당 가입 이력이 있는 ‘위험한 사상가’ 카를 슈미트의 《정치적 낭만주의》를 꼼꼼히 읽고 지그문트 바우만, 엘렌 식수, 도나 해러웨이 같은 사상가들을 살펴본다.슈미트는 정치적 낭만주의의 치명적인 취약점으로 ‘수동성’을 찾아낸다. 낭만주의는 스스로 일관성 있는 이념을 제시해 세상을 적극적으로 바꿔 나가는 내적인 힘이 없어, 그때그때 위세를 떨치는 정치 세력에 들러붙는다. 낭만주의자는 상상 속에서는 세계를 창조하는 절대자가 되지만, 현실에서는 더 큰 힘에 무릎 꿇고 그 힘에 봉사하는 무력한 자로 드러난다._《정치적 낭만주의》, 카를 슈미트, 132∼133쪽제임슨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극복하는 문제를 건너뛰는 근대성 담론은 참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근대성 담론을 재발명하려는 쓸모없는 시도는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임슨의 관심은 근대, 곧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데 필요한 상상력의 힘을 찾는 데 쏠려 있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욕망으로 근대성이라는 주제를 전면적으로 대체하는 일이다.” _《단일한 근대성》, 프레드릭 제임슨, 163쪽인종은 백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유색인종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 백인 자신들을 향해 쓰이지 않는다. 백인은 인종의 하나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 그 자체다. “다른 사람은 인종이고 우리는 그냥 인간이다.” 이것이 백인들의 생각이다. 그리하여 백인은 언제나 특수성을 넘어선 보편성자체로 자신을 드러낸다. _《화이트》, 리처드 다이어, 166쪽해러웨이는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와 같은 인공물과 자연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돼 함께 생산한다는 사실을 ‘공-산’이라는 말로써 드러낸다. “혼자 일하는 장인도 도구들과 함께 제작하고, 홀로 선 소나무도 햇빛, 물, 땅 속의 균류·영양소와 함께 자신의 생명을 생산한다.” 이런 ‘공-산’의 사유에서는 생명과 사회의 최소 단위로서 ‘개체/개인’ (individual), 다시 말해 ‘더는 나눌 수 없는(in-dividual) 독자적 존재’는 인정되지 않는다. _《해러웨이, 공-산의 사유》, 최유미, 175쪽시대를 초월하는 인류의 고전 읽기이 책에서는 모든 사유의 원천이자 생각의 뿌리인 인류의 고전을 만난다. 인민주권 사상의 원천인 마르실리우스의 《평화의 수호자》, 민주주의의 의미를 성찰하는 플루타르코스의 《모랄리아》, 이탈리아 지성사의 숨은 거인 잠바티스타 비코의 자서전을 함께 읽는다. 고전은 아무리 퍼내도 그 해석의 물이 마르지 않는 깊은 샘물이며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을 조망하는 시야를 열어주는 통로라고 저자는 말한다. 조로아스터가 본 세상은 선과 악의 두 세력이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는 거대한 전쟁터였다. 인간들은 이 싸움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올바름, 곧 ‘아샤’를 선택하면 선한 신과 한편이 되는 것이고, 아샤를 저버리면 악령과 한패가 되는 것이었다. 인간의 선택이 중요했던 것은 선한 신들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아서 악을 무찌르려면 인간의 힘을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선의 편에 선 사람은 악의 괴롭힘으로 인한 슬픔과 고난을 견뎌야 했다. _《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메리 보이스, 194쪽마르실리우스는 세속권력의 단일성을 입증해 가는 과정에서 모든 권력의 토대를 ‘인민’ 또는 ‘시민 전체’에서 찾았다. 시민 전체로서 인민이 권력의 바탕이며 법을 제정할 근원적 권한을 소유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런 추상적 이념에서 인민주권과 사회계약이라는 근대 정치사상의 원칙이 자라났다. _《평화의 수호자》, 파도바의 마르실리우스, 244쪽인토르체타는 《중용》을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용어를 사용했고 《중용》의 내용을 풀이하는 과정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이용했다. 《중용》 번역이 단순히 문자의 옮김이 아니라 동아시아 사상을 서양 사상으로 옮기는 일이었음을 알려준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번역 작업을 통해 중국 철학이 서양의 계몽주의 발흥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_《인토르체타의 라틴어 중용》, 프로스페로 인토르체타 역주, 253쪽어떤 법관도 법에서 정하지 않은 형벌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내려서는 안 되며, 어떤 재판도 공익을 핑계로 삼아 법이 정한 선을 넘어서는 형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베카리아는 가혹한 형벌은 계몽 이성과 박애 정신에 어긋나며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에도 반한다고 말한다. 법을 다루는 자들의 편견과 자의로 법과 법정이 어지럽혀지는 것이 베카리아 시대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베카리아의 원칙은 법의 정신이 훼손당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여전히 호소력을 발휘한다. _《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 체사레 베카리아, 264쪽동아시아 문명을 관류하는 사상의 힘《생각의 요새》는 유교와 불교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사상을 다룬다.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불교 사상가 원효, 조선 성리학의 대표 주자 퇴계와 율곡, 동학사상의 새벽을 연 수운 최제우 같은 사상의 거인들을 소개한다. 또 중요하지만 난해해서 읽기 어려운《주역》《도덕경》《금강경》《열자》 같은 경전들의 독법을 안내한다.주역이 발흥한 시기는 동주 시대의 혼란기였다. 세상이 끝없이 어지러웠기에 주역에는 깊은 ‘우환 의식’이 배어 있다. 세상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기대는 것이 점이라는 방식의 ‘물음’이었다. 그러므로 점은 실존의 한계 상황, 시대의 한계 상황에서 하늘에 뜻을 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_《도올 주역 강해》, 김용옥, 306쪽불교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재를 법(法)이라 하고, 주관적으로 인식한 세계를 상(相)이라 하는데, 문제는 이 ‘상’이 사람마다, 마음마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마음은 사적인 관심과 욕망으로 세계를 왜곡한다. 비유하자면, 중력장이나 블랙홀이 우주 공간을 구부러뜨리듯이, 마음은 각자의 관심·욕망으로 실재를 왜곡한다. 이렇게 주관적으로 왜곡된 상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_《붓다의 치명적 농담》·《허접한 꽃들의 축제》, 한형조, 333∼334쪽하이데거에게 현존재의 실존은 ‘던져져 있음’으로 요약된다. 삶 한가운데 던져진 상태에서 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실존이다. 하이데거는 탄생 이전도 죽음 이후도 논외로 한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사태를 다르게 본다. 삶의 괴로움에는 분명히 삶 이전의 원인이 있고 그 괴로움을 넘어서는 죽음 이후의 목적이 있다. 권순홍은 불교의 가르침에 기대어 그 원인을 욕망에 붙들려 사는 ‘갈애’에서 찾고, 그 목적을 괴로움에서 영원히 벗어나는 ‘열반’에서 찾는다. _《불안과 괴로움》, 권순홍, 342∼343쪽한반도 근현대사상사의 흥미로운 점은 동학이 보여준 대로 종교가 변혁 사상 형성에 주도적인 구실을 했다는 사실이다. 서구의 근대 사상이 기독교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세속화 운동 속에서 성장한 것과 달리, 한반도에선 서양 제국주의 침략에 대응하여 민족종교가 발흥한 것이 이런 차이를 빚었을 것이다. _《개벽의 사상사》, 백영서 외, 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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