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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수연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12-27

    “죽어야 할 이유가 하나 있다면,살아야 할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우울, 공황, 입원, 극단적 선택… 죽음 앞에서 깨달은 삶의 50가지 이유100만 SNS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이수연 작가 신작 에세이“작가님 덕분에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요.”4년 전 폐쇄병동에서 쓴 일기를 책으로 펴냈을 때, 작가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그녀는 독자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들과 달리 정작 자신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매일같이 죽음 곁을 배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오늘, 작가는 말한다.“살아있어 줘서 고마워요. 이제야 알았어요. 죽어야 할 이유가 하나 있다면, 살아야 할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는 걸.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매일 새로운 기회는 찾아온다는 것을.”『나는 당신이 ____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는 인생의 절반을 우울증, 공황장애, 거식증과 함께 살아온 작가가 하루하루를 살아내면서 발견한 일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이유를 기록한 에세이다. 기존의 저서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어낸 뜨거운 고백이라면, 이 책은 자신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함께 살자고 손 내미는 따스한 제안이다. 상처를 감추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아갈 용기를 얻는 것. 작가의 말처럼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죽음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이 책을 통해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죽음을 생각해봤다면제 이야기가 당신에게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아프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공감 힐링 에세이스물셋, 남들은 대학에 다니거나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을 나이였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열정과 설렘으로 꿈을 키워갈 시기… 하지만 저자를 찾아온 건 “우울증과 식이장애, 공황장애 쓰리콤보였”다. 결국 하던 일을 그만뒀다. 의사의 권유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몇 달씩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그렇게 폐쇄병동의 빼곡한 창살에 갇힌 채 저자의 20대는 사라졌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해야 할 시기가 그렇게 사라졌다.무엇이 문제였을까? 어린 시절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덧난 걸까. 친구 하나 없는 고등학교를 열일곱에 자퇴하고 집을 나온 게 잘못이었을까. 믿었던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게 문제였을까. 아니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번아웃이 온 걸까. 그래, 아픈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수차례 생을 등지려 했을 것이다.하지만 중요한 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늘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 곁을 배회하지만 저자는 살아서 일을 하고, 살아서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서 꾸준히 SNS에 자신의 모습을 올린다. 아프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글쓰기 교실을 열어 자기처럼 마음 아픈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위로하며, 손을 마주 잡는다. 도대체 무엇이 작가를 이 비극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걸까. 『나는 당신이 ____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는 죽음 끝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삶의 이유를 깨달은 이수연 작가가 당신에게 보내는 50개의 편지 모음 에세이다.“그 누구도 나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중요한 건 이해하기 위한 마음이 아닐까?”상처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기 위한 마음가짐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는 동안 저자는 “세상에 단 하나라도 자기를 이해해주는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아픈 마음을 오롯이 이해해줄 수 있는 존재가, 아픈 마음을 함께 치유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가까운 친구도, 같이 사는 가족도 마음을 나누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너는 항상 그런 식이지”라며 날카로운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저자는 그렇게 사람을 잃고 입을 닫았다. 차라리 상처가 없는 척, 나라는 존재가 없는 척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게 더 편했다. 그러면 최소한 자기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는 않으니까.그러던 중 주치의가 글을 쓰면 뭉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릴지 모른다며 저자에게 ‘편지’ 써보길 권했다. 저자는 부모님을 떠올렸다. 사랑했기에 더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래서 더 원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리고 편지를 쓰면서 깨달았다. 미워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내게 상처준 이들을 미워하고, 또 그런 자신을 미워하는 게 마음을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를. 차라리 용서하는 게 마음 편했다. 결국 편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사랑하는 엄마에게.”이때부터 저자는 타인의 완벽한 이해를 바라기보단 마음 그 자체를 보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 마음을.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솔직하게 상처를 드러내고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다.“나는 외로운 사람이었지만,그렇게라도 살고 싶었던 거야”공감을 넘어 희망으로, 자살 생존자의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50가지 방법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번개탄은 연기 때문에, 끈을 매단 행거는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자살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오늘 저자는 말한다. 너무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살고 싶었노라고. 죽을 마음으로 후회 없이 살다 보니 하루하루가 새롭고 소중했다고. 그렇게 살아낸 기록을 편지 형식으로 엮어낸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삶을 색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우연과 작은 도전의 기쁨을, 2장에서는 슬프고 우울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3장에서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의 여유를, 4장에서는 인문고전과 문학작품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를, 5장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진솔한 고백과 내일을 향한 제안을 전한다. 책 안에 담겨 있는 자살 생존자의 일상과 삶에 대한 다짐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책을 덮자마자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평상시 적용해볼 만한 마인드셋까지, 한 통 한 통 저자가 보낸 편지를 읽다 보면 삶에 스며드는 사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스물셋,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를 폐쇄병동에서 보낸 이수연 작가는 어느덧 서른이 되었다. 그리고 살아있다. 여전히 아프지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같이 살자면서.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공감을 넘어선 제안이다. 저자가 죽을 결심으로 하루를 살아냈던 것처럼 당신도, 아프겠지만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달라는 부탁이다. 부디 이 책이 당신에게 조금 덜 외로운 하루를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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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 권지안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 권지안 에세이
    • 권지안(솔비) 지음
    • 열림원
    • 2023-12-27

    “내 안에 숨어 있는 무수한 나를 궁금해하고, 나에게 질문하며 매 순간 최선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인생의 다음 챕터를 열어가는 사람, 권지안이 전하는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용기 내어 달려보는 법K-Pop 가수이자 방송인, 솔비. 회화‧조각‧설치미술 예술가, 권지안.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듯 보이는 둘은 한 인물이다. 저자는 솔비로 살아오며 불안과 변화의 연속인 삶 가운데 스스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아프고 위축되는 시간을 오래 겪었다. 더 이상 무너지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것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기회가 됐다. 미술 작가, 권지안으로서의 삶이었다. 그림을 그리면서는 상처받은 과거, 남과 비교되는 현재, 성공할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드는 데 집중하며 삼십 대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십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저자는 자신이 바라던 사람으로 성장했다. 자신과 대화하며 자신만이 갈 수 있는 길을 꾸준히 찾은 결과였다.『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에는 상처로 깨어지고 부서지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인생의 다음 챕터를 성실히 넘기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이끈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겼다. ‘나’라는 콘텐츠의 디렉터가 되어 내가 행복한 길을 스스로 만들어나간 저자의 이야기에서 도전과 용기,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오늘도 여전히 수많은 어려움과 고민 앞에 서 있는 독자에게, 자신과 대화하며 길을 찾는 권지안식 생각법을 권한다.“남과 비교하며 남이 가는 길을 따라가려고 하기보다내가 좋은 길, 내가 행복한 길을 걷는 용기를 내보면 좋겠다”데뷔 초, 방송국에 도착했는데 한쪽에서 매니저 실장님이 PD를 붙잡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CD를 건네고 있었다. “저희 솔비 잘 부탁드려요. 한번 출연시켜주세요.” 앞에 선 PD의 얼굴에서는 귀찮음이 잔뜩 묻어났다. “걔 잘해?”라는 말에서도 부정적 뉘앙스가 풍겼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저자는 아쉬운 소리를 하는 실장님에게 “한 달 안에 꼭 PD들이 나를 찾게 만들게요”라고 진담 섞인 농담을 건넸다. 그때부터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눈에 띄겠다는 각오로 방송에 임했다. 그리고 정말 한 달 만에 1년 스케줄이 꽉 찬 연예인이 되었다.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신이 났다. 주변에서도 너무 좋다는 말뿐이었다.어느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너는 왜 그런 캐릭터로 방송을 하는 거야? 사람들이 다 네 욕만 해”라고 말을 꺼냈다. 혼란스러웠다. 자존심이 상하고 슬펐다. 알고 있던 반응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그런 상태로 시간은 착실히 흘러 삼 년쯤 지나자, 바쁜 일정에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바라던 내 모습은 무엇이었나?’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애써 모른 척했던 지난 시간들은 결국 화살이 되어 돌아와 긴 슬럼프가 시작되었다.내가 자만했다. 나를 잘 안다고 자만하고, 내가 괜찮다고 자만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세세하게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에 나는 누더기 같은 마음을 가진 못난이가 되었다. _‘나다운 것이 뭔데?’ 중에서저자는 영영 돌이킬 수 없어지기 전에 스스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기로 결심하며 새로 시작한 것이 그림 치료였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갑자기 예술가가 되려는 거냐며 가족과 친구들에게조차 응원받지 못했지만, 저자에게는 그 모든 반응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절실함이 있었다. 그림만이 자신을 버티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창구였기 때문이다.처음에는 지금의 기분을 일기로 쓰면서 동시에 그림으로 그렸다. 자신을 찾아가는 단계였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힘들어하는 다른 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사회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 점차 자신만의 문제에 빠져 질식할 것 같은 시간이 줄고 생기도 되찾게 됐다.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잘 이해되지 않는 타인의 기준을 버리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삶의 기준을 세우면서 저자는 불행에서 서서히 벗어났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들여다보고, 깊숙한 데서 흘러나오는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러자 못난이처럼 보였던 삶의 모양이 점차 만족스럽게 갖춰지지 시작했다.『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쉬지 않으며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려 애썼던 권지안의 지난 시간들을 모은 책이다. 가면을 여러 개 쓰고 살아가는 것 같은 왜곡된 자신의 모습, 불확실한 미래, 타인에게서 받은 상처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묵묵히 버틴 덕이다. 때때로 부서지고 버려지더라도, 자신을 알아가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는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분명히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기 위해 꾸준히 도전해온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주며 저자는 그 사실을 투명하게 증명해낸다.“서로가 서로를 조금 더 인정해주면 좋겠다” 권지안이 지금껏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잘하던 거 계속하면서 그냥 평범하게 남들처럼 살면 안 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려운 방향을 선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래서 종종 일부러 숨어 지내거나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단절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문득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내가 잘못한 게 있기는 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피하거나 숨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용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상처 입지만, 다른 누군가 따스하게 잡아주는 손길에 또 다시 힘을 얻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에게 따스한 손길이었던 미술이라는 건강한 방식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이어가고자 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걸어갈 때 일어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확인한다.그 모든 것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 서로가 서로를 조금 더 인정해주면 좋겠다.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라는 말을 생각으로 끝내기보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나는 다름에 대한 인정이 누군가를 살리는 힘이 되고, 새로움을 탄생시킬 것이라 믿는다. _‘사과는 그릴 줄 아니?’ 중에서『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에서 권지안은 자신이 늘 그래왔듯 각자의 영역에서 100퍼센트의 진심을 다하는 이들에게 무한한 존중과 응원을 보내며, ‘이해’와 ‘함께’의 가치를 온기 담아 이야기한다. 나아가 지난 시절의 자신처럼 소외되고 움츠리고 있을지 모를 누군가에게도 다정한 손길을 건네며 용기를 북돋는다. 고통의 시간이야말로 성장이 시작되는 타이밍이라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는 저자의 깊은 바람이 담긴 이 책에는, 미술 작가 권지안으로서 그간 작업해온 그림, 조각, 설치미술, 비디오아트 등 30편이 넘는 작품도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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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감사는 늙지 않아 - 글 쓰는 71세 환경미화원 할머니의 일상과 행복 나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의 감사는 늙지 않아 - 글 쓰는 71세 환경미화원 할머니의 일상과 행복 나눔
    • 정연홍 지음, 백미정 기획
    • 대경북스
    • 2023-12-27

    늦깎이 할머니 작가의 따뜻한 일상과 인생 나눔정연홍 작가는 55세의 나이에 남편을 두고 무작정 집을 나와 독립을 선언했다. 곰팡내 나는 월셋방을 얻고 환경미화원 일을 하며 새롭게 삶을 꾸렸다. 엄마의 독립을 이해하면서도 월셋방에서 지내는 엄마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딸은 퉁명스럽게 물었다.“엄마! 여기 곰팡이 냄새가 너무 심한데 그래도 좋아?”“그럼, 좋지. 천국이 따로 있니? 내 마음이 편한 곳이 천국이지.”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며느리로, 누군가의 엄마로 반평생을 살아왔던 정연홍 작가는 그렇게 오롯이 자신을 위한 삶을 선택했다.오전 일을 마치고 휴식 시간,안 되는 게 없고 못 하는 게 없는 이야기꽃을 피운다.월급을 받으면 1인당 만 원씩 모아놓은 돈으로피자도 시켜 먹고 찜닭도 시켜 먹는다.잠시 낮잠을 청하기도 한다.누구나 다 마시는 커피 한 잔,누구나 다 하는 자식 자랑,누구나 좋아하는 간식 시간,누구나 원하는 낮잠.자랑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함이 모여웃음이 되고 오늘을 꽉 채워 준다.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시간, 풍족하지 않아도 웃음이 있고 여유가 있다. 나이는 속일 수 없어 피부에 주름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청소하는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는 일은 하나의 의식이 되었다. 정연홍 작가의 손길과 발길로 깨끗해질 아파트는 정 작가만의 성역이다. 오며 가며 마주치는 이웃들의 미소와 인사가 행복을 더해준다. 이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특별할 것도 없는 매일매일이지만 감사할 일들이 있다. 그렇게 감사할 일이 생기면 펜을 들어 글을 적는다.아침에 눈을 떠 텔레비전을 켠다. 텔레비전 소리를 들으며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 같은 위안을 받을 수 있어감사하다.학교 다닐 때는 엄마가 싸 주던 도시락을, 이제는 71 세가 된 내가 싸서 학교가 아닌 일터로 간다. 길마다 햇살이 내 친구가 되어 주어 감사하다.건강한 몸이 있으니 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그렇게 틈틈이 적은 글들이 모여 노트 두 권이 되었다. 제법 빽빽하게 적혀진 글들을 보니 책으로 엮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글 쓰기를 가르치고 초보 작가들을 돕는 백미정 작가를 소개로 알게 되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 들여 적은 글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전송하면, 백미정 작가는 그 글을 입력하고 날 것 그대로의 언어와 감정에 토닥이며 살을 붙이고, 붙어 있는 두 가지 인생사를 줄 지어 정리해 주었다. 그렇게 책 한 권 분량의 원고가 완성되었고 《나의 감사는 늙지 않아》라는 제목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정연홍 작가는 책을 출간하는 소망을 이루었지만 그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평생의 꿈을 이루는 일이지만 꿈 역시 수많은 인생의 모양 중에 하나잖는가. 흘러갔던, 흘러가고 있는, 흘러갈 인생에 명확한 점 하나 찍는 일일 뿐이다.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 도전하는 것, 그래서 가끔 독자들의 희망이 되어 주는 것, 그 과정 속에 상 같은 것이 주어진다면 좋은 일이고. 인생 조금 더 산 마음과 글이 독자들에게 닿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기쁜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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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누수 일지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의 누수 일지
    • 김신회 지음
    • 여름사람
    • 2023-12-27

    1인 여성 가구의 피, 땀, 눈물 어린 여름의 기록!《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아무튼, 여름》《심심과 열심》의 작가, 김신회의 축축하고 수상한 본격 누수 체험기내가 바라는 건 뭘까. 약간의 얼룩과 자국을 남긴 도배를 보수하기 위해 거실 전체를 새로 도배하는 것? 생각만 해도 지친다. 이웃과 법적 싸움을 벌이는 것? 상상만 해도 기 빨린다. _본문 중에서‘나’는 성실하게 글을 써 마감하고, 원고를 엮어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것으로 ‘나름 잘살고 있다’고 자부하며 살아온 전업 작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누수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이제껏 본 적도 없는 온갖 드라마를 경험한다. 세상 물정이라고는 모르고, 싫은 소리도 할 줄 모르는, 책임감과 용기마저 부족한 회피형 성격의 ‘나’는 생애 처음으로 피해 상황을 해결하며, ‘빌런 이웃’과의 분쟁에 대처한다. 그리고 조금씩 변화해간다. ‘인생 쪼렙’인 ‘나’는 난데없는 ‘누수 (희)비극’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우리는 지금 어떤 ‘누수’를 겪고 있을까?그동안 모든 경험은 삶의 거름이 된다고 믿어왔는데누수만큼은 예외다.집에 물이 새면 삶이 줄줄 샌다. 아, 내 인생 자체가 누수됐어!_‘작가의 실제 일기’ 중에서작가가 누수로 인해 무엇을 잃고 얻었는지 따라가다 보면, 이 ‘누수 일지’가 꼭 작가만의 누수 일지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는 지금 각자 어떤 ‘누수’를 겪고 있을까? 잘 헤쳐나가고 있는 걸까? 매해 5월이면 중쇄를 찍는 작가의 책 《아무튼, 여름》(2020, 제철소)이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면, 《나의 누수 일지》는 여름에게 보내는 내용증명. 여름에 대해 가장 할 말 많은 ‘여름 작가’의 《나의 누수 일지》는 《아무튼, 여름》과는 또 다른 여름의 맛과 정서를 전한다. 신랄하지만 정감 가는, 속 터지면서 결국 속 풀리는 이야기는 한여름 밤의 시원한 맥주 한잔처럼 상쾌한 기쁨과 위로가 되어준다.■ 출판사 서평《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2017, 놀)로 4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여름 사람’ 김신회 작가가 《가벼운 책임》(2020, 오티움) 이후 2년 3개월 만에 신작 에세이 《나의 누수 일지》로 돌아왔다. 《나의 누수 일지》는 작가의 15번째 에세이집이다. 난데없는 누수로 인한(!) 일상의 회복 그리고 자아 발견에세이를 쓴 지 올해 17년을 맞는 작가는 팬데믹 기간 중 무기력과 슬럼프를 겪으며 아무 글도 쓰지 못하는 날들을 보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맞닥뜨린 집의 누수로 인해 일상의 위기를 겪게 된다. 시끄러워진 속을 달래기 위해 매일의 일을 두서없이 기록해온 ‘나’, 하지만 윗집과의 누수 분쟁을 해결하는 동안 자신이 꼭 피해자는 아니라는 것을, 결코 좋은 이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생에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과 모순을 알게 된 ‘나’는 마침내 이웃과 마주할 용기를 낸다. 과연 ‘나’는 ‘누수’로부터, ‘윗집 이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에세이와 소설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산문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사실을 기반으로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팩션(Fac-tion) 에세이’를 시도한다.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숨 가쁘게 읽히는 책에는 1인 여성 가구의 애환, 전업 작가로서의 기쁨과 슬픔, 개 보호자로서의 일상, 그리고 이웃과의 분쟁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집에 누수가 되면 인생이 누수된다!’는 작가의 포효는 마냥 울적하고 암울하지만은 않다. 울고 싶은 일 앞에서마저 결국 웃기고야 마는 김신회 작가 특유의 위트와 자조 넘치는 글은 집의 누수를 넘어 인생의 누수를 건너고 있는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눈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것이다.매일 속풀이 하려 적어 내려간 글이 책 한 권이 될 줄은 몰랐다. 누수 때문에 죽을 것 같았는데, 누수 때문에 결국 살았다.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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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 김상래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3-12-27

    단 한 번의 삶을 온전하게, 가치 있게 사랑하기 위하여인생의 모든 시절을 그려내다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느껴지지만, 한 번쯤은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차려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희미해지고 있는 어제의 기억들 또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에 대한 기대 사이를 천천히 오가다 보면 단 한 번뿐인 내 삶의 궤적과 윤곽을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1999년생 대학생부터 1970년생 게임회사 대표까지, 변호사, 카페 사장,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전문가, 칼럼니스트 등 나이도, 하는 일도, 경험도 다양한 열두 명의 작가들이 ‘인생의 모든 시절’을 담아낸 책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가 멜라이트에서 출간되었다. 특정한 주제로 여러 작가들의 글을 모은 에세이 앤솔러지는 드물지 않지만, 이 책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인생의 모든 시절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모인 열두 명의 작가들은 유년 시절을, 청년 또는 중년이라는 오늘의 모습을, 그리고 언제인가 맞이할 노년을 성찰한 서로의 모든 글을 읽고 조언하고 격려하는 과정을 치열하게 오랫동안 거쳤다. 각자의 고유한 사랑과 기대, 상처와 치유의 서사를 또렷하고 진솔하게 그려낸 서른여섯 편의 글들은 단지 한 개인의 삶을 기록한 것을 넘어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독자들 역시 이 글들에 비추어 자신의 ‘시절들’을 돌아보고 상상하는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는 우리 인생의 모든 시절을 담은 책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담아내는 자서전과는 달리, 총 열두 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자리에서 인생의 모든 시절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누군가는 여전히 치열한 청춘의 한가운데서, 누군가는 중년에 이르러 가는 시점에서, 누군가는 이제 노년에 다가가는 마음으로, 인생의 모든 시절을 이야기했다. 열두 명의 작가들이 펼쳐놓은 ‘모든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누구든 자신의 ‘모든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레 젖어 들어가게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세상에서 가장 큰 하늘을 바라보며 자라다1부 〈세상에서 가장 큰 하늘〉에서는 작가들 각자가 따뜻하면서도 아련하게 또는 저릿한 감정으로 꺼내본 유소년 시절 추억과 경험을 만날 수 있다. 보배 작가의 〈저장된 기억의 조각들〉에는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뛰어놀고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들의 사랑과 배려를 마음껏 받으며 자랐던 흐뭇한 추억이 가득하다. 작가는 이때의 ‘반짝거리는 고유한 경험 조각들’이 어른이 된 지금 든든한 버팀목이자 힘이 된다고 털어놓는다. 황진영 작가는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에서 감정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돕는 ‘자비 명상’을 통해 ‘초등학교 1학년의 나’를 만나본 경험을 털어놓는다. 이제는 자신이 엄마가 된 지금, ‘착한 아이 콤플렉스’와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을 들여다보고 어린 시절의 ‘내가 지고 있던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낀다.〈내가 간절히 듣고 싶었던 질문〉에서 이지안 작가 역시, ‘내 마음을 살피고 물어봐주는 어른’이 간절히 필요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이제는 자신이 ‘아이에게 가까운 어른’, 눈을 맞추며 아이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물어주는 어른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나는 소년이었던 때가 매일 그립다〉에서 정지우 작가는 ‘안겨 있었기 때문에’, 즉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유롭게 모험할 수 있었던 소년이었던 때를 그리워하기도 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는 약한 존재를 보호해야 하는 어른이 된 지금, ‘서로에게 소년을 돌려’주는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시간의 모퉁이를 돌아서 만난 지금의 나2부 〈시간의 모퉁이를 돌아〉에는 청년의 오늘, 중년이 되어 조심스럽게 돌아보는 지난 청년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중년이 된 소회 등이 다채롭게 담겨 있다. 〈그 시절의 배경음악〉에서 정인한 작가는 꿈과 성취만이 청춘의 모든 것이라고 믿었지만 녹록치 않았던 스물세 살의 어느 날들을 담담하게 추억하며, 불안과 불확실성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후 다다른 곳 역시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서은혜 작가는 〈어른의 시간〉을 통해, ‘장애를 가진 부모 사이에서 비장애인으로 나고 자라며’ 경험한 가난과 결핍, 그리고 복잡한 감정들과 싸우는 데 골몰했던 청년 시절을 지나 깨닫게 된 지금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어른이 된 지금, 자신의 언어로 감각해나가며 ‘그림자까지도 끌어안는’ 시간에 서 있는 것이다.이설아 작가는 〈부모로 빚어지는 시간〉에서 중년의 부모가 되어 깨닫게 된 ‘내 부모의 가려진 시간’을 말한다. 세 아이를 입양하고 양육하는 가운데, 자녀를 위해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고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했던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했고, 아이와 부모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른으로 빚어짐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사막에 두고 온 것〉에서 정희권 작가는 오래전 호주에서 보냈던 한 시절을 소환한다. 서툴고 미성숙했던 청년이 경험한 짧지만 강렬했던 어떤 만남을 통해 인생에서 ‘청춘’이라는 사막을 통과하며 기대했던 것과 포기해야 했던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게 한다.내일의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줄 용기3부 〈내일을 사랑하는 용기〉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노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을 묶었다. 누군가에게는 곧 다가올 미래, 또 누군가에게는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먼 훗날과 ‘늙음’을 각자의 방식과 관점으로 상상하거나 기대하는 글들이다.김상래 작가는 〈노년의 한옥〉이라는 글에서 창이 크고 해가 잘 드는 한옥에서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가족과 안온한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소개한다. 어린 시절 온기 가득했던 집과 청년 시절 불안정했던 주거 경험을 통해 품게 된 꿈이다.영원 작가는 〈멈춰라 순간아, 너 정말 아름답구나〉에서, 괴테의 《파우스트》를 통해 늙음과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노년을 상상해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모호해서 힘겨운 지금의 청년 시절을 지나 당당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먼 훗날의 자신을 그려낸다.〈점등〉은 고민과 불안으로 잠들지 못하던 허태준 작가가 우연히 만난 한 노인에 대한 글이다. 자신은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타인을 위해 불을 밝혀주는 그를 떠올리며 아직 오지 않은 미지의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다. 정연 작가의 〈단 하나의 의무〉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언어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남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글로 이 책에서 작가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외에도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의 서른여섯 편의 글들은 모두 자신의 지난 삶과 지금의 모습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안아주며 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다채로운 색으로 채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독자들 역시 각자의 고유한 시절을 생각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어 써 내려가며 삶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약간의 희망 같은 것이 있다면, 이 이야기들을 통해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았구먼’ 하고 남의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고, 읽는 분들이 저마다 각자의 시절을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언젠가는 저 또한 당신의 ‘모든 시절’을 들을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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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 마민지 지음
    • 2023-12-27

    EBS 국제다큐영화제 한국 작품 최초 수상작영화 <버블 패밀리>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영원히 부자일 것 같던 우리 집은, 망했다!” ‘K-장녀’이자 IMF키즈가 바라본 땅과 지독하게 얽힌 우리 가족,요지부동산搖之不動産 패밀리의 흥망성쇠기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은 ‘땅’ 그러니까 ‘부동산’과 지독하게 얽힌 한 가족의 흥망사를 다룬 에세이다. 이야기의 바탕이 된 영화 <버블 패밀리>는 ‘제14회 EBS국제다큐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영화의 감독이자 책의 저자인 마민지는 이른바 ‘K-장녀’이자, 유년 시절 IMF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청년 당사자이기도 하다. 한때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부동산 사업으로 인해 ‘상류층’ 대열에 합류했었던 시절의 기억부터 갑작스럽게 마주한 경제적 몰락과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까지, 저자는 약 30년에 걸쳐 가족이 겪어온 흥망성쇠를 1980년대 한국의 도시개발사와 함께 엮어 신랄하고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날은 우리 집이 망한 날이었다.” 이야기는 저자가 초등학생이었을 적, 가장 강력하게 뇌리에 남은 어느 날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언제부턴가 잦아진 엄마와 아빠의 싸움, 집에 찾아와 아빠를 찾는 낯선 사람들, 이게 무슨 일인지 도통 이야기해주지 않는 부모님. 그러다 하루는 기어코 집의 모든 전기까지 끊어지고 만다. 어린 저자에게 이 모든 일들은 무척 혼란스럽다. 우리 집은 분명히 쾌적하고 풍요롭기만 했었는데. 넓은 신축 아파트에서, 고급 자동차를 타고, 자주 이웃들을 집에 초대해 대접하고, 백화점에 쇼핑을 다니는 게 일상이었는데. 순식간에 집은 작아지고, 생활비는 부족해지고, 사람들의 발길은 끊기며, 부모님의 사이는 냉랭해진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부모님은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이는 ‘부동산’과 관련된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저자는 청소년 시절 내내 그런 부모님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오랜 시간 쌓여온 이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한 대학 수업의 과제를 통해 ‘구술생애사’로 부모님의 생애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게 된 것이다. 부모님이 언제 처음 부동산과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인지, ‘집 장사’ 일은 어떻게 흥했다가 어떻게 망하게 된 것인지, 아직도 땅에 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두 사람의 입을 통해 생생히 듣는다. 구술생애사뿐만 아니라, 1980년대 당시 한참 부동산 개발 호황이었던 시대적 상황에 대한 논문, 기사, 사진 등의 역사적 사료를 통해 이야기의 배경을 촘촘하게 뒷받침하며 시대적 배경 속에 두 사람을 위치시키어 이야기를 직조해나간다. 성인이 되어 드디어 집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또 다른 형태로 ‘집 문제’는 저자를 괴롭힌다. 학생이 감당하기엔 턱없이 비싼 월세에 환경마저 열악한 자취방을 옮겨 다닌다. 대학 공부를 하며 생활비와 월세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생활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진 부모님의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주택 관련 지원 절차를 찾아보지만, 절차는 복잡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원수는 한정되어 있으며 충족시켜야 할 지원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그렇게 언제나 반복해서 시련을 주고야 마는 ‘땅’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이어나간다. 책은 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능란한 글솜씨와 위트로 풀어내고 있지만 사실 이 \'땅\'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buy) 집은 넘쳐나지만 정작 살(live) 집은 부족한 대한민국 부동산의 현실은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 건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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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첫 차 수업 - 차, 이제 시작해 볼까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의 첫 차 수업 - 차, 이제 시작해 볼까요?
    • 김진방 지음
    • 얼론북
    • 2023-12-27

    차와 함께 더 즐거운 생활, 차를 마시며 더 깊어지는 인생“인생이 차처럼 그윽하고 양갱처럼 달았으면 좋겠습니다.”다정하고 친절한 차 입문서이 책은 차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차 입문서’다. 인류가 차를 어떻게 마시게 됐는지를 알려주는 차의 역사에서 시작해, 차관에 다녀야 하는 이유, 차만이 가진 매력, 차를 우리는 방법, 다구와 다완을 고르은 법, 자사호 등 차 도구가 지닌 매력, 각 계절에 어울리는 차의 종류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차 입문서이지만 현학적이지도 않고, 지식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저자는 차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서 시작해 차의 매력에 빠지게 된 사연, 차를 통해 만난 인연 등을 다정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그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차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차 마시는 생활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차의 문외한도 차 생활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은근한 자신감이 생긴다.차 마시는 즐거움, 모르는 사람이 없게 해주세요연합뉴스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저자는 어느 혹한의 겨울날, 취재에 지친 몸을 데워주는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게 되며 차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다행히 주위에 차를 잘 아는 지인이 있어 그의 이끌림으로 차에 세계에 입문한 그는 갖가지 차를 맛보며 차만이 지닌 매력을 조금씩 알아간다. 그렇게 차를 탐닉하던 어느 날, 저자는 어느새 자신이 차 선생님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J 선배에게 차를 처음 배웠던 것처럼 어느새 나도 그 친구의 차 선생님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내가 차 선생님이 됐을 때 비로소 ‘내가 차를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기도 하다. 차가 주는 기쁨과 호사가 이토록 깊고 넓은데, 이 즐거움을 혼자만 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정신은 뒷짐을 지고 마음은 천천히 걷지요그렇다면 저자는 차의 어떤 점에 이끌려 다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일까? 저자는 차를 마실 때마다 “안온하고 편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따뜻한 물이 내 몸속으로 천천히 들어오는데, 아니 스민다고 해야 맞을까? 아무튼 그것이 내 몸과 마음의 어느 부분을 아주 따스하게 데우고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도 저자가 차를 마시는 중요한 이유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차를 준비하고 차를 내리고 차를 마시는 그 시간은 온전히 고요하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며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라고.“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게 불현듯 다가오는 정지된 시간, 찰나의 정적, 고요한 빛…… 그 순간은 어쩌면 지극히 시적인 멈춤 같은 것이기도 한 것인데,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이것이 차를 계속 찾게 하는 마력이라는 것을 다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본문 중에서)차를 마시기 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이 책은 차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 두어야 할 차에 관한 지식도 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차를 마시는 데 사용하는 다구는 명나라 창업 군주인 주원장(1328~1398)의 등장과 함께 나타났다. 그가 단차의 제조를 금하고 산차로 차를 만들도록 칙령을 반포하면서 차를 우리는 법이 포차법으로 바뀌었고, 그 결과 차를 마시는 사람이 스스로 차를 우려 마시는 게 일반화됐다. 이와 함께 차호를 비롯해 다구가 등장했다. 차 중의 차로 일컬어지는 보이차에 관해 설명하는 대목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홍콩, 대만, 중국, 한국의 보이차 문화를 비교해 가며 보이차가 어떻게 고급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지, 각국의 다인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보이차를 마시는지를 살핀다. 이처럼 이 책은 차 입문자라면 꼭 알아야 할 다양한 상식을 기자답게 일목요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준다. 이토록 다양한 차가 있었군요이 책에는 많은 차들이 등장한다. 뛰어난 향과 회감(回甘)으로 ‘황후의 차’로 불리는 이무, 오리똥 향이 난다는 봉황단총, 보이차 맛의 표준으로 꼽히는 7542, 스모키한 향이 일품인 정산소종, 우롱차의 명품으로 꼽히는 대홍포, 한국 녹차의 최고봉 춘설차 등. 우리가 흔히 접하던 녹차, 홍차와는 다소 다른 차지만, 차를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 마셔봤을 법한 차다. 저자는 이 차들에 얽힌 내력과 함께 이들 차를 직접 맛보고 난 후의 감상을 세세하게 들려준다. 일종의 ‘테이스팅 노트’인 셈인데, 저자의 인상적인 감상평을 읽는 것만으로도 차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가 있다.차를 통해 느끼는 인생의 묘미 그리고 재미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진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차를 마시고, 차를 즐기다 보면 더 좋은 생활과 더 만족스러운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차를 마시며 자신의 내면과 자신의 생활을 돌아본다. 봄에는 청아한 맛의 서호용정을 마시며 인생의 산뜻함을 느끼고, 여름에는 백호은침을 맛보며 여름만의 눅진한 정취에 빠져든다. 가을에는 대홍포를 마시며 운무 가득한 숲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겨울에는 보이숙차를 마시며 오직 보이차만이 주는 매력에 흠뻑 젖어 든다. 차가 아니면 느끼지 못했을 인생의 묘미 그리고 재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차를 마시며 인생을 더 깊이 감각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러난다. 차를 고르고, 차를 우리고, 차를 나누고 즐기다 보면 우리는 더 느긋하고, 여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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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생처음 시골살이 -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난생처음 시골살이 -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 은는이가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3-12-27

    “살아온 날들 중에 요즘이 제일 좋아.” 떠나보지 않으면 나를 만날 수 없고살아보지 않으면 그곳을 알 수 없지.지금 우리는 시골로, 삶으로 한 발 더 깊이 들어가는 중입니다리틀 포레스트, 러스틱 라이프, 오도이촌 같은 말이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적한 공간, 문을 열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자연,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원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엉뚱한 이유로 시골행을 택한 부부가 있다. 그들이 시골로 향한 이유는…… 다름 아닌 ‘집’이었다. 남편은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아내는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로망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도시에서 나고 자란, 뼛속까지 도시인인 그들은 그렇게 용감하게도(혹은 무모하게도) 하루아침에 치킨 배달도 안 되는 시골에 둥지를 튼다.변변한 자본도 없이, 이렇다 할 연고도 없이 ‘일단 난방비가 많이 안 드는 남쪽으로!’라는 기준 하나만 가지고 집 지을 땅을 찾는 모험을 시작한 그들 앞에는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생각지도 않았던 시골살이 여정에서 그들은 낙관주의를 둘러쓴 낭만을 만끽하고(‘세상에, 여기저기 널린 것이 다 먹는 나물이라니!’, ‘내가 덖은 차가 이렇게 맛있다니, 나 금손인가?’, ‘시골에서 이렇게 개 키우고 요가 하면서 살면, 이효리가 부러울쏘냐?’), 생전 처음 겪는 불편함에 당황하기도 하고(‘시골 모기 너무 강력한 거 아닙니까?’, ‘3시 반 이후에는 읍내로 나가는 버스가 끊긴다고?’, ‘마을에 쓰레기 수거차량이 안 들어온다고?’), 시골에 흔치 않은 젊은이인 탓에 쑥덕거림과 오해를 사기도 한다(‘여편네가 밥은 안 하고 어딜 저리 싸돌아다니나’, ‘어느 나라에서 온 노동자인가?’, ‘신용불량자인가?’, ‘애를 낳아야지, 쯧쯧’). 어느 날은 봄빛처럼 마음이 한껏 부풀었다가 다음 날이면 겨울 추위 못지않은 꽃샘추위가 찾아온 것 같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하루. 그 안에서 부부는 차근차근 집만이 아니라 삶도 지어나간다.빠르고 바쁘고 편리한 도시, ‘집은 역시 아파트’를 외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짝, 아니 크게 이탈한 그들에게 시골은 몰입과 발견과 모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시골에서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스치듯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자연 속에서 나를 잊고 몰입하고, 낯선 환경과 느릿한 여유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며,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숨 고르며 모색하는 책 속 발걸음을 따라가보기 바란다. 머릿속에만 있던 시골 생활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무엇이 내게 행복과 긍정을 가져다주는지 새삼스레 알 수 있을 테니.‘내 손으로 집을 지을 결심’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My First & Only House, 집을 짓고 삶을 짓다인테리어 시공을 하면 10년은 늙고, 집을 지으면 수명이 단축된다고들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시골에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다는 건 완전히 차원이 다른 고생길이다. 시골에 빈 집이 많다고는 하지만 적절한 크기에 적절한 가격의 터를 찾기는 어렵고(시골 땅은 보통 평당 가격이 낮으면 천 평, 만 평 단위로 팔고 크기가 아담하면 가격이 훌쩍 올라간다), ‘이거다!’ 싶어서 가보면 지도나 사진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치명타가 숨어 있기 마련. 그렇기에 시골집이나 땅을 사려면 번번이 허탕을 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과 뚝심이 필수다. 땅만 구한다고 고생 끝, 행복 시작일까. 그럴 리가. 그때부터 또 다른 가시밭길이 열린다. 한번 해놓으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꼼꼼함이 필수인 데다 업계에 만연한 납득하기 어려운 관행에 예상치 못한 지출까지, 뭐 하나 쉬운 일이 없고 매일이 스펙터클한 사건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때 얻는 성취감과 자존감도 남다르다. 집 짓기만이 아니라 시골살이는 전반적으로 스스로 움직여서 필요를 채워야 한다. 어렵고 답답할 때도 많지만, 다른 누구에 의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그 맛이 시골살이의 또 다른 매력 아닐는지.“여기 시골에서 내 시간의 주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가치로 하루를, 한 달을, 인생을저자 부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명 ‘은는이가’에도 이러한 주체성이 담뿍 담겨 있다. 어떤 단어라도 ‘은/는/이/가’를 만나면 주어로 완성되듯 다른 것에 나를 내맡기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가자는 다짐을 표현한 셈. 이 같은 지향성은 책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천생 도시인이, 그것도 은퇴 후 지긋한 나이가 되어서가 아니라 한창 젊을 때 시골에 자리를 잡고 산다는 건 다양한 외부의 시선과 평가와 우려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비슷비슷한 친구들의 인생 경로, 세상과 부모의 기대에서 벗어나야 하니 말이다. 이는 어쩔 수 없이 불안을 동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책은 숨 가쁜 그 대열에서 한 발 떨어져서 자신의 속도로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해방감에 대해 넌지시 말한다. “시골은 돈이 아니라 시간을 벌기에 참 좋은 곳”이라면서. 그렇게 번 시간에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자기만의 단단한 가치를 만들고, 땅속에 뿌리를 내린 듯한 안정감을 느끼고, 고유한 무늬를 가진 인생을 한 땀 한 땀 이루어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남는 장사 아닐까.“삶은 끝나지 않는 여행”완결이 아닌 과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면……지금 이곳에서 충실하게, 서툴지만 자유롭게공간은 중요하다. 어디에 사느냐는 그 사람의 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어느 곳에 정착했다고 해서 우리 삶은 그대로 고착되지 않는다. 삶은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고 수많은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책과 같기 때문이다. 험난한 과정을 뚫고 자신들에게 꼭 맞춤한 집을 짓고도, 낯설기만 하던 시골 생활에도 원만히 적응하고도 저자의 삶은 여전히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그때가 아니라 지금의 버킷리스트를 채우고 지워나가기에 여념이 없다. 대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허투루 이곳이 아닌 저 너머를 꿈꾸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지금 이곳에서 충실한 가운데, 나에게 더 어울리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뻗어나가고자 궁리한다.책은 대체로 좋고 가끔 나쁘고 때때로 이상한 시골 마을로 이끄는 일종의 초대장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될 것은 대책 없는 낙관이나 냉소 섞인 비관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행복, 다양성을 포용하는 시선,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인생의 방향 같은 것이리라.‘언젠가는’을 ‘지금 내 곁으로’ 데려다주는 [난생처음 시리즈] 6권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데 선뜻 시도하기는 어려운 것들이 있죠. 먼저 경험하고, 그 속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언젠가는’이 조금이나마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난생처음>은 ‘언젠가는’을 ‘지금 내 곁으로’ 데려다주는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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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이 좋아요, 차를 마셔요 - 차를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날이 좋아요, 차를 마셔요 - 차를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 요즘다인 지음
    • 청림Life
    • 2023-12-27

    “언제 어디서든, 차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_차가 선물하는 행복한 나날, 찻잎이 선사하는 자연 회복제바쁜 도시 문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작은 방 안에서 여유도 없이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우리는 자신을 깊이 돌보지 못한 채 주어진 하루하루를 보내기 급급하다. 마음 붙일 곳 하나, 온전한 취미 하나도 가지기 힘든 나날 속에서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일상의 쉼표가 필요하다면, 숨 가쁜 달리기를 벗어나 잠시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오늘부터 차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취향으로서 즐기는 다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해 준비한 한 잔의 차에는 누구에게서도 얻을 수 없는 다정한 위로의 힘이 있다.“차 한 잔의 여유가 소중한 이유는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내 삶에 차 한 잔을 들여놓을 수 있는 영혼의 자리를 마련하기 때문일 터입니다.” (51쪽)차를 꾸준히 즐기는 다인들은 차를 마시며 느끼는 감각과 그 시간에 담긴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때로는 차를 마시며 삶에서 지나쳤던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저 좋을 때를 더 좋게 할 무언가, 힘들 때 위로를 줄 수 있는 무언가로서 우리 곁에 존재하는 차의 세계는 한결같고 따뜻하다. 고르고, 우리고, 마시며 얻는 든든한 한 잔의 수확은 지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차를 마시면서 나를 웃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고, 삶을 은은하고 단정한 향기로 채울 수 있다. 그러니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차를 시작해 보자. 이 작은 습관은 나를 존중하는 유연한 취향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말린 찻잎이 뜨거운 물에 부풀어 오를 때,비로소 내 마음에도 안정이 찾아왔다”_일상을 유영하는 다도의 시간해가 아름다운 낮에 마시는 차, 야근 후 피곤한 상태에서 마시는 차, 자연이 멋스러운 야외에서 마시는 차. 같은 차라도 맛과 느낌은 매번 다르다. 다도 또한 마찬가지다. 티백으로 된 차를 즐기든, 사발에 담아 차를 마시든, 잠옷을 입고 편하게 홀짝이든 그것이 나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면, 형식에 상관없이 여전히 ‘차(茶)’ 안에는 ‘도(道)’가 있다.차의 종류와 우림법, 계절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티타임은 일상의 감각을 깨운다. ‘차는 분위기가 40퍼센트’이기에 어떤 상황에서 차를 마셨는지에 따라 그날 하루가 특별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나에게 집중하며 홀로 마시고, 때로는 자연을 벗 삼아, 때로는 정겨운 차 이웃과 함께 마시는 다채로운 시간들. 차만이 주는 각별하고 소중한 감각들. 어떤 방식이든 좋으니 자유롭게 차를 마시며 일상을 유영해 보자. 말린 찻잎이 뜨거운 물에 부풀어 오르듯, 차를 마시는 생활도 자연스레 그 멋진 모습을 부풀려 갈 것이다.“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되는 대로 시작해도 되는 것이 취미의 기쁨이자 즐거움입니다. 그냥 그렇게 얼렁뚱땅 도전해 본 시작이 야외 다회의 에피소드, 친구들과의 즐거운 교류, 새롭고 놀라운 티 룸과 티 코스의 추억이 되어, 매일을 살아가는 나의 삶을 다채롭게 물들일 테니까요.” (50쪽)“차가 처음인데, 어떻게 마셔야 할까요?”_차 입문자를 위한 맞춤 가이드 북카페에 가서 밀크티나 말차, 티백 제품 등을 주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차를 시작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찻집을 방문하게 되면 막상 어떤 차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다구부터 사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더욱이 다구는 종류도 많고, 이름도 낯설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이렇게 걱정도 고민도 많은 초보자를 위해, 오랫동안 차 생활자로 살아온 저자가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았다. 나에게 맞는 다구를 고르는 기준부터, 차마다 다른 맞춤 우림법, 특별한 차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팁까지, 유용하고 풍성한 구성으로 가득 채웠다. “차가 처음인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 차는 어떻게 우려야 가장 맛있을까?” “이 다구는 어떤 크기가 적당할까?” 선뜻 시작하기 어려웠다면 책장을 넘겨보자. 책 속에 머물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다구를 구매하고 차를 우리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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