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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 - 교실에서 바로 쓰는 초등 전 과목 AI 융합 교육 가이드북, 챗GPT 활용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 제공 (커버이미지)
    [사회]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 - 교실에서 바로 쓰는 초등 전 과목 AI 융합 교육 가이드북, 챗GPT 활용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 제공
    • 이준록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4-02-19

    인공지능 활용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를 위한그대로 따라해 보는 디지털 수업 안내서인공지능 수업은 모두가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최대한 어렵지 않게 시작해 보아요! 이 책은 이론과 실제에 강한 현장 교사 9인이 머리를 맞대고 쓴 인공지능 활용수업 실전 입문서입니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디지털 교실을 이제 나도 해 보자!’ 생각하고 있는 교사들이 걱정 없이 믿고 따라가 볼 만한 나침반 같은 가이드북입니다. 선생님들이 손쉽게 인공지능 활용수업을 시작해 볼 수 있도록 본 도서의 저자진은 최대한 재밌는 수업 활동을 담은 수업사례들을 개발하고 이를 쉽고 자세하게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췄거든요. 게다가 수업에서 바로 열어 활용할 수 있는 PPT와 활동지도 추가로 제공해 드립니다. 이 책을 따라서 국수사과음미체, 도덕, 실과, 영어 전 과목 수업에서 인공지능 융합 수업을 아주 손쉽게 진행해 보세요!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 활용!초등 전 과목 융합수업 실전 솔루션3~6학년 아이들은 해마다 인지 발달이 크게 달라져요. 그에 따라 교육 과정도 학년마다 차이가 꽤 있지요. 이 책은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 들을 아이들의 인지발달 수준에 알맞게 구분해 배치하고, 전 교과의 주요 주제와 성취완기준에 맞춘 재밌는 활동들을 구안해 수업사례로 만들어 제시했어요. 요즘 가장 핫한 인공지능인 생성형 AI(챗GPT)를 활용한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도 부록에 실려 있어요. 인공지능 활용 수업을 시작해 보고자 하는 모든 선생님뿐만 아니라 미래교육,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모든 학생들이 너무너무 쉽고 재미 있고 신나게 수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길잡이책으로 활용해 보세요. 책 앞날개 QR로 PPT와 활동지도 간단히 다운로드해 활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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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 쿠팡에서 사람이 죽었다 (커버이미지)
    [사회]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 쿠팡에서 사람이 죽었다
    • 박미숙 외 지음
    • 민중의소리
    • 2024-02-19

    쿠팡화된 소비패턴, 쿠팡 당해버린 야간 유통물류 서비스노동자의 삶을 다시 회복할 때이다.2020년 10월 쿠팡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28살 장덕준 씨가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심근경색이었다. 그는 주당 평균 58시간, 사망 직전엔 62시간 일했다. 그의 죽음은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유명한 쿠팡의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55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쿠팡의 이면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쿠팡 노동자들은 여전히 산재와 과로사 위협에 노출돼 있다.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는 쿠팡의 피해실태를 중심으로 서비스산업 전반에 고착화된 노동착취와 고강도 야간노동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저작이다. 이 책은 작업환경과 노동환경 개선, 법제도적 규제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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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카페라는 세계 - 엄마들이 모인 공간은 정녕 '마녀들의 소굴'인가 (커버이미지)
    [사회]맘카페라는 세계 - 엄마들이 모인 공간은 정녕 '마녀들의 소굴'인가
    • 정지섭 지음
    • 사이드웨이
    • 2024-02-19

    “한국 사회를 이해하려면 맘카페를 보라”― 최성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엄마들의 커뮤니티, 맘카페란 도대체 어떤 공간인가?어쩌다가 이 공동체는 그토록 혐오의 대상이 되었나?엄마들이 ‘맘충’으로 내몰린 한국 사회에서,왜 우리는 맘카페 내부를 정확하게 들여다봐야 하는가?엄마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맘카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활화산처럼 뜨겁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육아, 생활, 교육, 지역 정보를 비롯해 자신의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나누는 이곳 맘카페는, 어느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공간이 되어버렸다. 2000년대 중반 이 사회에 맘카페가 등장한 이래, 이 커뮤니티만큼 전 국민의 속 시원한 욕받이가 된 공간이 또 있을까? 오늘도 뉴스나 신문, 인터넷 어딘가에서는 맘카페의 ‘악행’이 퍼다 날라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가차 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갑질과 집단이기주의, 교권 침해와 소아과 줄폐업, 선동과 가짜뉴스, 혐오가 판치는 온상, 이기적인 모성의 집합체…. 우리 사회에선 맘카페를 바라보며 이런 말들을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사람들은 맘카페가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고 비판하고, ‘장삿속’에 물들었다고 몰아붙이고, 때로는 이 공간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폐쇄할 것까지 촉구하기도 한다.맘카페는 정말로 그렇게까지 이상한 공간인가? 도대체 맘카페는 어떤 공동체인가? 아무도 이 공간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맘카페의 자극적인 글이나 캡처본으로 이곳을 혐오하기 일쑤인 한국 사회에서, 『맘카페라는 세계』의 저자 정지섭은 맘카페를 정확하고, 생생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생활을 두루 거친 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작가는 5년 넘게 맘카페를 운영해 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 집단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에 착수한 것이다. 2010년대 후반 직접 맘카페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는, 맘카페라는 공간의 본질과 특성, 이 공동체의 구체적인 운영 원칙과 작동 방식, 맘카페의 정치화와 상업화 논란, 맘카페에 많은 엄마들이 빠져들고 의지하는 이유, 이곳이 점점 더 ‘고립된 성’처럼 변해가는 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 내부에서 펼쳐진 수많은 소동들과 파란만장한 사건들로 겹겹이 이어진다. 나아가 저자는 맘카페에 대한 혐오가 여성과 엄마에 대한 혐오, 모성과 출산에 대한 혐오, 그리고 이 사회의 불행한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놓는다. 말 그대로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論)’이라고 할 만하다.모두가 대한민국의 극심한 저출산을 통탄하지만, 이제는 엄마들조차 “자식은 절대로 낳지 마세요.”라는 말하는 세상이 되었다. 모두가 육아를 잘 아는 듯 이야기하고, 엄마들을 쉽사리 ‘맘충’이라 손가락질하며, 아이들이라는 존재 자체를 점점 더 불편하게 여기는 추세는 뚜렷하다. 정지섭은 맘카페에 대한 무지와 편견과 혐오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이 공간을 무작정 변호하거나 편들고자 하지도 않고, 이제는 분명 ‘위력의 공간’이 된 맘카페를 냉철하고도 치열한 시선으로 샅샅이 되짚는다. 작가는 엄마들의 모성이 지닌 다층적인 측면을 검토하고, 이 공간의 신뢰와 동질감이 낳는 역설적인 성격과 부작용을 복기하며, ‘내 편’의 동조를 간절히 바라면서 자신을 언제나 이 세상의 ‘약자’로 상정하는 분위기를 비판한다. 요컨대, ‘엄마’가 된 여성들은 결코 완벽하지 않고, 그것은 맘카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존재’로 여기며, 그들에게 완벽한 육아를 강박적으로 요구하거나 몇몇 사례로 조리돌림을 일삼고, 맘카페를 마치 ‘마녀들이 쑥덕이는 소굴’처럼 여기는 일은 분명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와 병폐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 전면적인 혐오의 분위기에서 여성이 ‘엄마’가 되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이것이 “한국 사회를 이해하려면 맘카페를 보라”(최성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라는 말이 정확한 이유이며, 우리가 한국 사회에서 엄마와 육아와 가족이라는 가치를 근원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맘카페라는 공간엔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압축되어 있기에. 맘카페에는 타인의 시선을 향한 비교와 의존이,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불안감과 고독이, 갑질과 집단이기주의가, ‘엄마’라는 페르소나의 카멜레온 같은 다양함이, 자녀와 부모의 동일시 현상이, 육아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가, 외적 가치에 매몰된 가족이라는 문화적 제도가 박혀있다. 동시에 거기엔 타인에 대한 신뢰와 보은의 정서, 이웃을 향한 따뜻한 관심, 가족 구성원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 모성의 이타적인 가치, 그리고 이 사회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스며들어 있다. 맘카페는 결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고 해악적인 공간이 아니다. ‘맘카페라는 세계’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중요한 블랙박스인 것이다.5년여간 맘카페 운영자로 활동 중인 저자의심층적인 분석과 성찰,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論)’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 인터넷에는 중요한 공동체가 탄생했다. 자녀가 있는 엄마들이 육아, 교육, 지역, 살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맘카페’가 그것이다. 약 20년의 역사를 거친 이 인터넷 커뮤니티는 2023년 현재 네이버에만 약 1만 2천 개 이상이 존재한다. 많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맘카페의 구성원이 되고, 이 공간에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다른 여성들과 가감 없이 나눈다. 그렇게 맘카페는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 되었다. 그 기간 중에 와 처럼 수백 만 회원을 보유한 대형 맘카페도 탄생했고, 비상업성을 유지하며 지역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맘카페도 많아졌다. 다양한 목적의 광역 맘카페들도 속속 탄생해서 세를 불려갔고, 상업적인 성격이 강해진 맘카페도 많아졌으며, 또 상업화 논쟁 때문에 와해된 곳도 늘어났다. 분명한 것은, 이런 역동적인 흐름 속에서도 맘카페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엄마들의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공간은 지난 10여 년간 ‘엄마들의 모든 삶의 주제를 포괄하는 거대한 장’이 되었다.동시에 맘카페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의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공간이 되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수년간 언론에서는 ‘맘충’이라는 단어와 함께 맘카페에 올라오는 사건을 꾸준히 조명했고, 방송이든 신문이든 인터넷 어딘가에서든 ‘갑질’, ‘마녀사냥’, ‘조리돌림’, ‘집단이기주의’ 등등의 자극적인 말들이 ‘맘카페’라는 단어와 맞물려 쓰이는 일은 흔하디흔했다. 사람들은 맘카페가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고 비판하고, ‘장삿속’에 물들었다고 몰아붙이고, 때로는 이 공간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폐쇄할 것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맘카페란 어떤 공간인가? 어쩌다가 이 공동체는 엄마들이 그렇게 의지하는 공간이 되었으며, 동시에 그토록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지탄을 받는 대상이 되었는가?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생활을 두루 거친 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정지섭 작가는, 5년 넘게 맘카페를 운영해 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 집단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과 심층적인 탐구에 착수했다. 그간 아무도 깊이 주목하려 하지 않고 피상적인 혐오만을 일삼았던 이 공간을 정확하고, 생생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論)’, 『맘카페라는 세계』는 이제 세상에 나와서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맘카페는 대체 어떤 공간이며, 그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이 공간의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성격을 샅샅이 돌아보다저자는 이 책의 1부 ‘나는 어쩌다가 맘카페의 운영자가 되었는가’에서 먼저 자신이 어떻게 맘카페에 빠져들었고, 이 공간을 직접 만드는 일에 참여했으며, 맘카페를 관리하는 운영자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먼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30대를 맞이한 뒤 결혼하고 출산해서 엄마가 된 자신의 과거를 꼼꼼하게 복기한다. 정지섭은 엄마가 된다는 것, 엄마의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크고 근본적인 충격을 주는지, 현대사회의 여성들에게 이 ‘인생의 대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차분하게 들려준다. 대가족 시대와는 달리 오롯이 혼자서 양육을 책임져야 하는 지금, 자신의 ‘육아 동지’라 부를 수 있는 맘카페 이용자들의 존재는 엄마들에게 깊은 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정지섭은 첫아이를 낳은 후 이 공간을 마치 친언니들의 모임처럼 생각하고, 맘카페 중독자로 지내다가 이곳의 끈끈한 신뢰를 악용하려는 얄팍한 상술, 기계적인 광고와 처음 마주친다. 그리곤 이 공동체의 본래 취지를 지켜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던 것이다.정지섭은 맘카페가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되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또 그건 지금 엄마들이 맘카페를 찾고 있는 이유와도 꼭 같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다면 이제 그곳, 맘카페라는 공간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바라볼 차례다. 맘카페라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운영되는가? 맘카페에는 매일 어떤 글들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거기 모여 어떤 이야길 나누고 있는가? 저자는 맘카페 설립 후 5년여간 거기에서 겪었던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되짚으면서 이 맘카페라는 공간을 찬찬히 조망한다. 바로 이게 2부 ‘맘카페를 깊이 들여다보면’에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저자에 따르면, 강력하고 치밀한 규정과 회원등급이라는 일종의 보상 체계, 구성원들의 끈끈한 동질감에서 비롯된 신뢰와 보은의 정서, 현실 세계와 깊숙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는 회원들의 활동 정체성 등은 이 공간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러한 측면에서 비롯되는,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와 확연히 구분되는 ‘맘카페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지금까지는 이 공간에 관해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책의 3부 ‘둥글둥글한 세계’는 저자가 맘카페의 독특하고 유별난 특성을 보여주는 장이며, 그러므로 『맘카페라는 세계』의 가장 핵심적인 파트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오랫동안 맘카페를 관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건대 이 공간의 가장 중요한 불문율은 ‘둥글둥글함’이라 이름 붙일 수 있으며, 바로 이 특성에서 맘카페의 여러 입체적인 측면들이 파생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둥글둥글함은 맘카페 이용자들끼리 서로를 향한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고, 날카롭고 공격적인 말을 멀리하며, 가급적이면 서로에게 동조하는 ‘순한’ 공간을 지향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왜 그런가? 정지섭에 따르면, 이는 맘카페의 회원들이 ‘엄마’라는 페르소나를 장착하고 이 사회의 ‘여성다움’을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맘카페의 이런 둥글둥글한 문화 속에서 이른바 ‘프로불편러’ 혹은 ‘지나친 공감의 역설적인 측면’이 드러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둥글둥글한 세계를 지향하고, ‘싫어요’보단 ‘침묵’을 선택하는 공간‘약함’과 ‘선함’을 내세우다 이내 ‘프로불편러’와 ‘갑질’이 등장했던 공간맘카페에는 그 내부의 구성원들끼리 서로에게 동조하고 공감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심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꺼리고, 집단의 소속감과 균일함을 유지하게끔 하는 압력이 매우 크다. 이 공간에서는 트러블메이커가 되어 소외될 위험에 빠지는 것보단 차라리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응집의 에너지는, 맘카페 외부를 향해서 날카롭게 겨누어지는 집단적인 영향력으로 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지섭은 4부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에서 맘카페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시선 중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인, 이 공간이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다뤄나간다. 엄마들이 모인 맘카페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해 왔고, 또 그런 움직임은 때때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로 기능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처럼 맘카페의 정치적 에너지가 갖는 순기능적인 측면을 보여주면서도, 때로는 맘카페 구성원들이 다수의 여론을 등에 업고 ‘나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무분별한 공격성을 띠기도 했던 게 사실이었다고 지적한다. 아니면 아예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들만 취사선택해 듣기 위하여 “불편하신 분들은 패스해 주세요.”라는 말을 광범위하게 쓰는 것 또한 맘카페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이렇듯 ‘정치화’된 맘카페에 대한 세간의 비판적 인식은, 맘카페를 점점 더 이질적이고 폐쇄적인 곳으로 여겨지게 만들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이 사회 속의 맘카페가 처한 현실을 묻는다. 그는 5부 ‘고립된 성(城)’에서 세상이 왜 맘카페를 그토록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또 그런 시선을 피해 맘카페는 왜 더욱 높고 견고한 성벽을 쌓는 악순환에 빠지는지를 분석한다. 맘카페의 고립을 논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이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엄마 혐오’를 지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맘카페의 자극적인 글이 악의적인 편집을 거쳐, 혐오를 분출하려는 의도에서 퍼지는 일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누구든 가릴 것 없이 이 공간을 그저 돈벌이로 활용하고자 하는 상업화의 광풍과 가짜 맘카페의 난립도 심각한 문제다. 동시에 맘카페의 회원들이 ‘약자’라는 정체성에 대한 과도하게 몰입하고 있다는 점,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우리 사회의 엄마들은 여성과 엄마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에 과부하가 걸린 채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 또한 맘카페의 고립을 부채질하고 있다.그런데 어쩌면 맘카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두가 각자 자신들만의 성을 찾아 거기 안착한 뒤 높은 벽을 쌓고 있는 건 아닐까? 모두가 불안해하고, 서로에 대한 무지를 키워가고 있으며, 그러한 무지와 몰이해는 곧 혐오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그래서 정지섭은 책의 6부 ‘전면적인 혐오의 확산’을 통해 맘카페의 고립과 이 사회의 전면적인 혐오에 대한 논의는 결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맘충’이라는 말이 이 사회에서 빠르게 퍼진 2015년부터 대한민국 출산율이 더욱 가파르게 급락했다는 두 사실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맘카페라는 공간과 ‘맘’들을 향한 혐오의 기원과 양상을 추적한다. 작가는 우리 사회의 엄마-혐오는 ‘경제력이 단절된 여성이 호의호식하는 것에 대한 혐오’와 다름 아니며, 이는 결국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 절하이자 ‘육아는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대우를 받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한다. 정지섭은 우리에게 묻는다. 대한민국의 인구 소멸이 우려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엄마가 되고 빨리 아이를 낳아주기만을 바라지만, 이렇듯 혐오가 만연한 분위기에서 대체 누가 엄마라는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겠느냐고. 이제는 엄마들조차 “자식을 절대 낳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세상이 되었으며, 엄마로서의 자존감은 완전히 박살나버린 게 이 사회의 현실이라고.작은 신뢰와 선의의 힘, 육아의 기쁨과 행복…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블랙박스, 맘카페그렇다면 희망은 있는가? 과연 한국 사회에서 ‘임신은 불행한 것’이고, ‘육아는 저주받은 것’인가? 모성은 이기적이고 몰지각한 본성일 뿐이며, 엄마들이 모인 맘카페는 ‘갑질 공동체’라는 손가락질에 계속 시달리게 될 것인가? 이 사회의 극심한 혐오와 저출산의 쌍두마차는 앞으로도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인가? 정지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하며 이 책의 마지막인 7부 ‘행복의 문’을 적고 있다. 저자는 국가 차원에서 ‘여성에게 엄마가 되는 행복’을 소홀하게 대해왔던 정책적 측면, 출산과 육아를 내면의 정서적 기쁨과 행복이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의 ‘가시적인 성과’ 혹은 ‘목표 달성의 수단’처럼 여겨왔던 문화적 측면, 아직도 ‘엄마가 반드시 주 양육자여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고정관념과 ‘성장 과정에서 남녀가 성별로 분리되어 자라도 괜찮다’는 남녀유별의 시각 같은 의식적 측면 등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우리의 미래를 고민한다. 저자는 육아가 남자와 여자의 역할로 나뉘는 문제처럼 치부되지 않기를 바라며, 자녀를 양육하는 일과 가정 안의 정서적 관계에서 개인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촉구하고 있다.정지섭은 이 책 『맘카페라는 세계』의 마지막에서 자신의 ‘새댁’ 시절을 회고한다. 출산한 지 50일쯤 되고 나서 첫아이와 처음 외출을 한 날, 유모차를 끌고 가던 자신에게 훈수를 두며 잔소리를 하던 할머니들이 그땐 정말 싫었다고, 내 애는 내가 알아서 키우는데 생판 모르는 할머니들께서 웬 오지랖인가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작가는 몇 년간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할머니들의 ‘작은 선의의 마음’은 맘카페에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선의를 갖는 이유와도 닮아있으며, 서로에 대한 걱정의 마음으로 자잘한 질문을 지나치지 않고 댓글을 달아주는, 이웃으로서의 신뢰와 선의를 띤 모습과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 신뢰라는 값진 미덕을 우리는 그간 너무 저평가한 건 아니었을까? 아무도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하고,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이 극심한 저출산의 시대에, 왜 우리는 맘카페를 들여다봐야 하는가? 맘카페 내부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맘카페 바깥의 사회가 여길 들여다보는 방식에서 우리는 한국의 어떤 지점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왜 지금 맘카페인가? 정지섭은 만약 결혼과 출산이란 선택지 앞에서 혼란을 겪었던 10년 전의 자신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인생에서 육아가 가장 행복한 경험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아직 이 공간에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작가처럼 육아의 행복과 기쁨을 놓지 않으려는 엄마들이 무수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작은 선의를 베풀며. ‘맘카페라는 세계’는 역시 우리가 그냥 지나쳐선 안 되는 중요한 블랙박스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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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상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02-19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 ‘문 선배’그가 5년여의 침묵 끝에 들려주는 안희정 몰락의 진실, 그리고 반성문 2018년 3월 5일 월요일 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전 수행비서의 미투 피해 사실 폭로와 함께 몰락했다. 촉망받는 정치인의 민낯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그 충격의 시간으로부터 만 5년 이상이 지나 이제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지 오래인 시점에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인 ‘문 선배’다. 오랫동안 익명의 ‘문 선배’로 불려온 이는 바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안희정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문상철 씨다. 그는 왜 이제야 비로소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일까? 저자는 미투 피해자의 첫 조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피해를 막지 못한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자책감에 5년 이상 말과 글을 잊고 살아왔다. 또한 2년여의 재판 과정을 거치며 안희정의 사람들에 의해 많은 상처를 받으며 그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꿈꾸었던 시간 모두를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었다. 그랬던 저자가 오랫동안 홀로 품어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한 것은 안희정과 함께한 시간과 경험이 자신만을 위한 개인의 사유재가 아닌 다수를 위한 공공재라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안 전 지사와 함께한 시간을 수없이 복기하면서 그의 정치적 도전과 실패가 지닌 함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즉, 미투 사건은 트리거였을 뿐 안희정은 이전부터 서서히 몰락의 시간을 걸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몰락의 길은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걸어갈 수 있는 길임을 깨닫고, 동일한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인 안희정의 도전과 실패에 관한 생생한 목격담이자 반성문이며, 더 이상 제2, 제3의 안희정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공공의 기록물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 책의 인세 수익 전액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정치권력의 속성을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되었을 당시의 안희정은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에 그는 결재서류를 없애고 전화기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정치·경제·외교·문화·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봉하의 스타’에서 더 나아가 생각하는 정치, 공부하는 정치, 페이퍼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 데이터 기반의 정책을 만드는 정치 등, 그와 함께 정치의 본질을 알아가며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무릇 정치인의 기본을 보는 듯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안희정은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되어가며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을 뿐 아니라 팬덤에 의해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질되어간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자본의 달콤함과 보상심리에 관대해지고, 그렇게 일그러진 권력은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 되어갔다. 사고방식과 행동, 태도가 서서히 변질되고 잠식되면서 마침내 부패하고 붕괴하는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서술은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자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해 정치권력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는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 그리고 이후 미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밀착 카메라처럼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피상적으로 알았던 안희정 몰락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안희정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 있지 않다. 저자는 다시는 이와 같은 정치인이 나오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것을 권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통찰 가득한 제언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한 편의 글만으로도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자가 점검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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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커버이미지)
    [사회]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 데럴드 윙 수.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지음, 김보영 옮김
    • 다봄교육
    • 2024-02-19

    소수자를 향한 은밀하고 교묘한 편견과 차별,더는 보이지 않는다며 눈감을 수 없다.미세공격의 원인에서 해법까지최고 권위자가 최신으로 정리한 ‘미세공격’ 이론의 결정체를국내 최초 번역본으로 만나다‘미세공격’이란 특정 집단(유색인, 여성, 성소수자 등)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개인들을 향해 적대감, 경멸, 반감 등 모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발언 또는 행동을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그러나 흔히 일어나는 이러한 공격은 언뜻 무해하거나 순수해 보여도 오랜 시간 공격 대상에게 상처로 누적되어 그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자아존중감을 낮추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이 책은 미세공격에 관한 최신의 질적, 양적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통합해 미세공격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조직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거대공격’을 미세공격과 대비함으로써 미세공격의 실체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미세공격의 가해자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미세공격을 저지르는지, 미세공격의 대상은 어떤 피해를 얼마나 입는지 등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미세공격이 끼치는 영향을 신선한 사례와 검증된 연구 결과를 가지고 밝힌다.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과 상담 및 치료 장소에서 만나는 미세공격을 분석해 심리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등 관련 분야 연구자 및 실무자에게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더불어 미세공격과 거대공격 모두에 대응할 전략(미세개입)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실용적 역할 또한 다하고 있다.• ‘미세’는 작다거나 무해하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 속 편견과 차별이 미세공격#사례 1면접관인 부사장은 면접을 보러 온 캐슬린을 “캐시”라고 불렀다. 캐슬린이 불쾌감을 꾹 누르고 회사의 채용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자, 부사장은 “일자리를 왜 그렇게 원하죠? 당신 같으면 언제든지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텐데요.”라고 농담조로 답했다. 캐슬린의 굳은 표정을 보고 부사장은 정색하며 말했다. “그 자리에 걸맞은 자격을 가장 잘 갖춘 사람이 뽑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캐슬린은 불쾌했고, 자신이 채용되지 않으리라고 느꼈다.#사례 2늦은 시간,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자말[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뒤이어 로비층에서 아주 잘 차려입은 백인 여자가 탔다. 엘리베이터가 출발하고 나서 자말을 본 그녀는 곧바로 들고 있던 지갑을 움켜쥐고 목걸이를 손으로 가렸다. 미안함을 느낀 자말이 그녀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는 경계를 풀지 않았다. #사례 3남성 이성애자 상담사에게 정신 건강 상담을 받으면서 제시[레즈비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성적지향을 밝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자 상담사는 별로 놀랍지 않다면서 “개에게 매력을 느끼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에 소개된 사례(가명 사용)다. 차례로 성차별, 인종차별, 성적지향차별이 이루어진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 공통점은 1)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일이라는 것, 2) 무례를 범한 사람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또 상대방이 그로 인해 상처를 입었는지 모른다는 것, 3) ‘정상’이라고 스스로 그리고 사회가 평가하는 다수가 그 반대의 소수에게 행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공격하려는) 의도가 없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소수집단을 향한 무시와 모욕’. 이것을 칭하는 용어가 ‘미세공격microaggression’이다. ‘미세micro’는 작다거나 무해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공격 행위가 개인과 개인 사이, 즉 미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이며, ‘공격aggression’은 의도의 유무와 관계없이 타인을 배제하거나 타인의 평판을 훼손함으로써 상대방에 위해를 가하는 간접 공격을 뜻한다. 미세공격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이자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체스터 미들브룩 피어스Chester Middlebrook Pierce가 미국인 흑인을 다룬 연구에서 “미묘하고 의외이며 종종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비언어 교류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정의한 것으로 등장했다. 이 개념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는 인종차별 미세공격에만 초점이 맞추어졌지만 이제는 사회의 여러 소외집단(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종교적 소수자, 빈곤층)과 다양한 상황(교실, 공공장소, 직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미세공격 이론은 심리학, 교육, 법, 의료, 공공정책 등 여러 전문 분야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인쇄 매체,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주류 담론은 물론 블로그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2017년에는 메리엄웹스터 영어사전에도 ‘미세공격’이라는 단어가 등재되었을 만큼, 이 용어는 미국 영어의 공식적인 어휘가 되었다. • 최고의 권위자가 최신으로 정리한 ‘미세공격’ 이론의 결정체미묘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기에 그것이 공격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든 무례한 메시지들을 미세공격이라 정의하고 그에 대해 치밀하게 파고들어 깊이 있게 연구한 저자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중국 이민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데럴드 윙 수Derald Wing Sue(대표 저자)는 어린 시절 동양인이라서 놀림을 받던 기억을 인간 행동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승화해 다문화 연구 분야의 가장 중요한 학자 중 한 사람으로 우뚝 섰다. 그는 동생 스탠리 수와 함께 아시아계 미국인 심리학회를 창립했으며, 다문화 상담과 다양성 훈련 분야에서의 공적으로 소수민족심리학회의 멘토링‧리더십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07년에 발표한 논문 “일상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미세공격: 임상실무에서의 함의Racial 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 Implications for Clinical Practice“는 6900회 이상 인용되었고, 이 책의 초판인 《미세공격: 인종, 성별, 성적지향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 Race, Gender and Sexual Orientation》(2010)의 출판 이후 이 주제에 관한 학술지 논문과 관련 서적이 2만 편 넘게 출판되었다. 데럴드 윙 수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진 수많은 조사연구, 개념/분석 모형, 사례 연구, 구술 자료, 사설 및 칼럼 등을 반영하여 2판 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을 2020년에 출간하였는데, ‘다봄’이 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해 이번에 내놓은 것이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이다. 번역은 굴지의 인문‧사회과학서 전문 번역가 김보영이 맡았다. 초판을 바탕으로 하되 전면 개정, 업데이트한 2판에서는 다양한 소외집단과 여러 환경에서 나타나는 미세공격의 표출 형태와 작동 방식, 영향에 관한 최근의 연구 결과와 학계에서 현재 주목하는 바를 분석한다. 2판에서 주목할 점은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Lisa Beth Spanierman의 합류다. 스패니어만 박사는 인종차별이 미국의 백인에게 부과하는 심리사회적 비용과 미세공격이 피해자에게 끼치는 유해성, 인종 정의를 지지하는 백인 협력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전문가다. 개정판에서 그녀의 전문성은 신선하고 사회 변화에 발맞춘 시각을 제공했으며, 새롭고 중요한 주제를 도입하고 미세공격 연구를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저자들은 인종차별, 성차별, 젠더리즘, 이성애주의, 계급차별, 장애인차별 등 각종 형태의 억압에 더하여 트랜스젠더 및 젠더퀴어에 대한 미세공격, 종교적 미세공격, 계급주의 미세공격, 상호교차적 미세공격 등 새롭게 등장한 형태들까지도 책 안에 담았다.• 유기적인 구성과 사례 중심의 기술로 현실에서 유용한 대안 이론서《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은 4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미세공격의 심리와 작동 원리>는 미세공격 이론의 개념적 틀을 제공하고, 여러 소외집단 구성원들에게 가해지는 미세공격의 표출 형태와 작동 원리, 영향을 설명한다. 2부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미세공격이 끼치는 영향>은 미세공격 피해자의 내적 투쟁 및 그들의 신체와 정신의 안녕에 일어나는 피해를 이해하기 위한 모델을 제공한다. 미세공격 가해자와 미세공격이 그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6장은 지금까지 피해자 중심의 연구에만 머물렀던 미세공격 연구를 가해자에게로 넓히며 연구의 질과 폭이 한 단계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3부 <실천: 조사연구, 교육, 상담>은 세 가지 상이한 관점에서 미세공격을 논의하는 세 장으로 구성된다. 7장은 미세공격에 관한 조사연구는 무엇을 밝혔으며, 미세공격 연구에 어떤 연구 방법이 사용될 수 있는지를, 8장은 교육자가 미세공격 문제를 다루거나 가르치는 일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를, 9장은 정신 건강 전문가가 다양한 문화 배경을 지닌 내담자를 상대할 때 미세공격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각성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를 다룬다. 한 장으로 이루어진 4부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무장해제하기>는 피해자, 협력자, 방관자가 미세공격을 무장해제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직접적으로 제시한다.이렇듯 책은 미세공격의 개념부터 작동 원리, 대응 방법까지 열 개의 주제를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미세공격을 입체적으로 통찰할 수 있게 구성했다. 또한 각 장을 관련 사례로 시작함으로써 독자들이 미세공격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분위기,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까지 구체적으로 접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거기에 시사적인 사회․정치적 사건과 오늘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건을 예로 들어 현실에 기반한 이론서임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개선과 예방을 위한 개입을 촉구하기 위하여 각 장의 마지막 절인 ‘향후의 과제’에 독자들이 우리 사회의 미세공격 빈도와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개입의 지침과 전략, 전술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10장 전체를 할애하여 미세개입의 개념 틀과 구체적 전술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소외집단 구성원들을 겨냥한 미세공격에 관한 조사 데이터와 이론을 소개하고 개인, 조직, 사회 수준에서 미세공격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이 미세공격이 무엇인지만 설명하는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실질적 대안서라는 뜻이다. • 피해자에게는 거부할 권리를, 가해자에게는 스스로를 멈추게 하는 채찍을미세공격은 모든 소외집단을 겨냥하여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주변화된 집단들은 사회의 바람직함과 사회의식의 가장자리에 존재한다. 사회는 그들을 부정적으로, 즉 바람직하지 않은 존재로 바라보거나 그들의 존재와 삶의 경험을 망각할 수 있다. 장애 유무, 계급(빈곤), 종교에 따라 규정되는 여러 집단은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체계의 가장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배제, 불평등, 사회적 불공정을 경험한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미세공격이 일어날 때, 거기에는 공격 대상이 소외되어 있다는 사실, 그들이 열등하고 바람직하지 않고 비정상이라는 그 사회의 암묵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 미세공격을 저지르는 사람은 자신의 공격이 자신의 무의식 속에 쌓인 사회화된 가치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모른다. 그러므로 그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공격인지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의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는 우리가 모르고 저질렀던 무례와 모욕과 경멸과 반감과 적대의 표현에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혹은 선의로 포장되어 이루어진 수많은 만행이 ‘미세공격’이라는 이름을 얻고 비로소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이 됨으로써 공격을 하는 가해자와 공격을 당하는 피해자가 분명해졌고, 이로써 가해자는 사과와 반성을 하고 피해자는 아픔을 드러내고 호소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는 행동 지침을 마련해 준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공격 대상은 그러한 상황을 피하거나 당해도 어찌할 줄 몰랐다. 미세공격의 여러 유형을 제시하고 각 유형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 무엇인지 이 책은 그 방법을 피해자의 손에 쥐여준다.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이 왜 가해인지 정확히 짚어주고, 사전 예방책과 사후 수습법을 가르쳐준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방관자에게는 미세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적극적 협력의 방안 또한 마련해 준다. 출발은 미국이라는 나라였으나 책을 펼치면 우리 사회의 모습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서 독자들은 놀랄지도 모른다. 그 얘기인즉슨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너무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저질렀던 혹은 우리가 당했던 미세공격을 어떻게 근절할 수 있을지, 나와 우리 그리고 사회 전체가 그것에 맞서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하는 모두가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을 적절하고 유용한 지침서로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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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 프레지던트 -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커버이미지)
    [사회]미스터 프레지던트 -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 탁현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02-19

    1,825일, 1,195개의 국가 행사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인 의전 비하인드 스토리문재인 정부 의전비서관이었던 탁현민 전 비서관의 회고록이다. 국가 기념식과 해외 순방, 남북 행사 등 1,825일 동안 대중에게 감동을 준 행사 1,195개를 기획한 저자는, 각종 흥미로운 뒷이야기와 대통령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이 책을 통해 풀어낸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비서관이 정부의 여러 행사를 되돌아보는 책이니만큼 대통령직에 대한 의미는 물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기획자의 각종 노하우도 살펴볼 수 있다.“지금 대한민국 대통령께서 입장하고 계십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문재인 대통령의 1,825일,탁현민이 전하는 5년의 순간들문재인 정부 시절 1,195개에 달하는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를 기획했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 5년을 돌아본 회고록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홍범도 장군 귀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등 대중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던 정부 의전은 물론, G7 정상회의, 대통령과 BTS의 유엔총회 연설 같은 대한민국의 가장 눈부셨던 순간의 한편에는 어김없이 기획자 탁현민이 있었다. 이 책에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순간에 대한 뒷이야기와 함께, 청와대와 대통령에 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저자는 국가와 정부, 대통령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영국의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와 같은 외신은 저자 탁현민에 대해 “정치는 정책만큼이나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것이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외 이미지를 모든 측면에서 관리했다. 대통령이 사진이 찍힐 만한 순간마다 문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메시지에 부합하도록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Politics is as much about presentation as policy…… Mr Tak controlled every aspect of Mr Moon’s public persona, ensuring every photo-op sent the right message and that his words and actions always met the moment)”고 평가하기도 했다. 책 제목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작곡가 김형석 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헌정한 곡 이름에서 따왔다. 헌정곡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는 미국의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 영국의 〈갓 세이브 더 킹God Save the King〉과 같은 의전곡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든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에 쓰인 작품이다. 권력의 시대를 넘어 국가와 대통령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5년을 상징하는 곡이기도 하다. 〈미스터 프레지던트〉의 악보는 이 책의 속표지로도 활용됐다.“대통령의 일정이 곧 대통령의 철학이고, 국가가 무엇을 기념하는지가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준다”이 책에서 저자는 “지난 5년간 수행했던 모든 일은 정치의 범주 안에 있었다. 좋은 정치란 진실과 진심을 담아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5년은 결국 저자가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 대통령의 철학과 생각을 어떤 이야기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이었다. 이 책의 1부와 2부에는 이를 위해 노력했던 대통령 일정과 행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1부 〈1825일, 1195개의 대통령 일정〉에서는 ‘밀리터리 덕후’였던 대통령이 전투기에 탑승하게 된 계기를 비롯해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임명식, 임기를 마칠 무렵 대통령이 손석희 전 JTBC 대표와 진행했던 대담의 뒷이야기,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다섯 곳의 사관학교 졸업식을 모두 방문하게 된 대통령 이야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부 〈대한민국 국가 기념식〉에는 홍범도 장군 귀환, 5·18 기념식, 현충일 추념식 등 대중에 깊은 감동을 주었던 국가 기념식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겼다. 국가 행사에서 무엇을 기념하고, 무엇을 추념할 것인가, 매년 반복되는 같은 의미의 행사에 어떤 새로운 형식과 이야기를 담아낼 것인가. 저자는 국가 기념식의 첫 번째 과제가 ‘그날’의 의미를 잊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서는 그날에 담긴 이야기가 무엇인지 찾아서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야기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을수록 그날의 의미는 잊히지 않고 기억되며 살아 숨 쉬게 된다. 2부를 통해 독자는 우리가 지난 역사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기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물론, 대통령직의 존재 의미도 되돌아볼 수 있다. 평화의 순간, 그리고 문화의 힘이 책의 3부 〈평화, 먼 길 간다〉에서는 평화의 문턱까지 갔던 남북 관계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남측으로 내려온 북측 인사의 역사적인 청와대 방문부터 10년 만에 이루어진 남측의 평양 방문 공연이었던 〈봄이 온다〉의 연출 과정, 두 정상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 환송까지 모든 순간이 역사였던 판문점 회담, 그리고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공연 〈먼 길〉까지 각 에피소드가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특히 〈15초 암전〉 에피소드에서는 고요와 침묵의 순간을 평화에 투영한 저자의 놀라운 연출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4부 〈대통령 순방 수행기〉에서는 높은 문화의 힘을 전 세계에 알렸던 해외 순방과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상회담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어진다. 특히 2021년 유엔총회는 저자가 꼽은 문재인 정부 외교 일정 중 최고의 순간으로, 한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표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한국 아티스트가 유엔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와 메시지를 발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높은 문화와 외교의 힘을 보여준 에피소드다. 아울러 〈브랜드K 론칭 쇼〉, 〈아세안 푸드 스트리트〉 같은 에피소드에서는 저자의 탁월한 기획력을 살펴볼 수 있다.품격과 스토리가 담긴행사 기획이란 무엇인가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정치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각종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를 연출해온 ‘공연 기획자’ 탁현민. 그는 기획과 연출에 있어 행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품격과 스토리, 그리고 진정성이 있는 행사를 만들어 내는 것,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이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노하우가 생생하게 녹아있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기록이자, 나아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기획자들을 위한 실무적인 조언이 담긴 ‘S급’ 족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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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커버이미지)
    [사회]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4-02-19

    “안타까운데…” “원망스러운데…”사회는 변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틀렸다! 사회는 ‘더 나쁘게’ 변했다. 『민낯들』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이 말뿐인 사회를 잠시 멈춰 세운다. 사회학자인 오찬호는 때마다 선언을 반복하면서 아픔을 소비하고 흘려버리는 우리의 민낯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사회가 원망스러운데, 딱 거기까지”이고, “안타까운데, 딱 거기까지”에 그치는 무신경함에 막막함과 좌절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우물쭈물 아픔을 흘려보내는 사이, 거친 혐오와 편견의 언어가 파고드는 모습이 저자의 눈에 포착된다. “그것만 중요해?” “왜 나쁜 것만 말해?”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까?” “너만 힘들어? 유난 떨지 마.” “자기 업보지 뭐….” 사람들은 손쉽게 분노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잊는다. 한 사건은 더 큰 다른 사건에 묻히고, 예전 사건은 따끈따끈한 최근의 사건에 가려 잊히기를 반복한다. 사회가 변하지 않으니, 연약한 개인들의 고함 소리는 번번이 벽에 가로막힌다. 故 변희수 하사의 황망한 죽음 이후에도 성 소수자는 여전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가수 故 최진리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터넷 공간의 악플은 점점 더 악랄하게 진화해 가고 있다. 故 김용균 씨의 산재 사망 사고 이후에도 목숨을 맡긴 채 아슬아슬하게 일해야 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지나치게 쉽게 망각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은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끝나고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때가 오면, 우리는 팬데믹에 대한 기억을 지워 갈 것이다. 사회의 약한 고리가 어떻게 무너졌으며, 혐오와 증오가 어떻게 일상화되었는지 깡그리 잊을 것이다.이 책에 등장하는 열두 사건은 우리 사회에 던져진 위기 신호나 다름없다. 이는 전근대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회, 각자도생의 철학이 만연한 사회의 당연한 귀결이다. 암담한 것은 개인의 끝 모를 고통이 폭발 직전까지 누적된 상태인데도, 언젠가는 나아지리라는 흐뭇한 미래 전망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절망도 잦으면 보는 사람의 감각이 무뎌지는 걸까? 사람들의 반응도 단편적인 원망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저자는 그 안타까움과 원망스러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자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 괴상한 일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사회는 그저 제자리걸음인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자꾸만 뒷걸음질 치며 퇴행할 것이기 때문이다.‘살아남는 법’이 부유하는 사회에서는‘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다.그 끝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1부 “말줄임표”는 여섯 가지 안타까운 죽음을 다룬다. 한 개인이 죽음으로 떠밀려 갈 때까지 사회가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이기에, 이들의 죽음은 지극히 사회적이다. 인간 존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고통스럽게 생을 이어가다 불현듯 사고를 당하거나 사망당한 이들은 ‘사회적 타살’의 피해자나 다름없다. 故 변희수. 정상과 비정상으로 사람을 구분 지으며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당연시 여기는 한국 사회의 희생자이다. 故 최진리.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혐오 표현을 일삼는 악플러들에 의해 난도질당해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나 다름없다. 故 김용균.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하청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끔찍한 사고사의 피해자이다. 故 최숙현. 폐쇄적 체육계의 전형적인 폭력 사건에 휘말려, 그나마 존재하는 보호 장치도 소용없이 주변인들의 방관 속에 끝내 목숨을 잃게 되었다. 故 성북 네 모녀. 선별적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벼랑 끝 죽음이다. 故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명. 현재까지 몇 명인지조차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대(對)국민 살인사건의 무고한 피해자들로, 국가의 직무 유기와 기업의 오만함 속에서 스러진 목숨들이다.1부의 부제는 “죽음도 별수 없다”이다. 어쩌다가 한국 사회는 죽음도 별수 없는 차갑고 냉혹한 얼굴을 하게 되었을까? 저자는 무고한 이들의 죽음에도 심드렁한 우리 앞에 피해자의 아픔을 꺼내 놓고, 그들의 고통이 개인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끝없이 환기한다. “흔하기에,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그저 별수 없는 세상의 한 조각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구조가 이런 흔함을 상시적으로 등장시키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이들의 죽음에 모두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인권의 사각지대를 찾는 시도를 어떻게든 폄하하려는 편협한 시각, 과격하고 무례한 언행을 멋있다고 여기는 착각,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넘쳐 나는 사회로부터, 그 구조적인 문제로부터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절망을 정확히 절망이라 명명하고 얼버무리지 않는 사회학자 오찬호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여기’가 문제라면, ‘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2부 “도돌이표”에서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재난 및 이슈 여섯 가지를 복기한다. 돌이켜 보자면 그전에도 유사한 사건은 많았으며, 사회적 파장이나 세부 내용은 천차만별일지라도 그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되풀이되었다. 온라인 성범죄는 n번방 사건이 처음이 아니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참사 역시 잊을 만하면 반복되었다. 전례 없는 공중보건 위기로 꼽히는 코로나19 팬데믹조차도 양극화되어 있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일거에 드러낸 하나의 계기였을 뿐, 바이러스가 사회를 새로운 위기로 몰아넣은 것이 아니다. 차별과 혐오가 번성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바이러스 강타 이전에 이미 구축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돌이켜 보는 사건들은 사회 곳곳에 잠복되어 있던 모순을 백일하에 드러낸 일종의 방아쇠인 셈이다. 저자는 그 방아쇠가 증폭시킨 모순이 무엇인지, 여섯 사건의 이면을 하나하나 들춰 낸다. 어떤 사건의 밑바닥에는 ‘살아남는 자’에게만 주목하고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냉혹한 사회의 모순이 은폐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다른 사건의 뿌리에는 성차별적 시선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또 다른 사건의 깊숙한 곳에는 불평등한 시스템의 무서운 폭력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꼬집는다. 이들 사건은 순서대로 코로나19 팬데믹, 낙태죄 폐지, 조국 사태를 일컫지만, 그 자초지종을 정확히 따져 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언급된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고 우리 앞에 다른 모습으로 찾아와 사회를 시끄럽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2부의 부제는 “우리는 망각에 익숙하다”이다. 저자가 사건의 외피가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를 되씹고 반추하는 이유가 부제에 잘 나타나 있다. 부제가 지적하는 것처럼, 우리는 아무리 나쁜 뉴스도 비일상적인 불행도 쉽게 잊은 채 과오를 반복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고통스럽게 통과하면서도 푸석해진 공동체에 대한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서로에게 “더 날카로워질 것”이고, n번방 사건을 겪고서도 온라인 성범죄에 “또 둔감해질 것”이며,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낙태를 두고서 “계속 수군댈 것”이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또 다른 참사를 되풀이하며 “끝없이 먹먹할 것”인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당부한다.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이 사회는 사람이 만든 거고 그걸 바꾸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주하기 싫어도 마주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일단 화들짝 놀라고, 아직도 이런 일이 있냐고 탄식하고,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모색하는 고민의 연속만이 사회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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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 공부 - 개나 소나 자유 평등 공정인 시대의 진짜 판별법 (커버이미지)
    [사회]민주주의 공부 - 개나 소나 자유 평등 공정인 시대의 진짜 판별법
    • 얀-베르너 뮐러 지음, 권채령 옮김
    • 윌북
    • 2024-02-19

    ★ 아무리 봐도 고장 난 듯한 이 시대의 민주주의, 답이 있을까? ★ 『누가 포퓰리스트인가』 저자 얀-베르너 뮐러의 폭넓고 간명한 정치 분석 ★ 뉴욕대학교 정치학과 유혜영 교수, 정치평론가 김민하 추천 선거의 승패가 끝이 아니다! 지금이 바로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공부할 때정치적 판단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시대다. 극히 적은 득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 점이다. 그러나 첨예한 가운데서도 ‘민주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인류가 발명한 정치 체제 중 그래도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는 공감대가 굳건하고, ‘진짜 민주주의’에서는 누구든 자기 의견이 세상에 반영되리라는 믿음이 있다. 이렇게 누구나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민주주의자를 자처하지만, 위기 상황이라는 진단 역시 널리 퍼져 있다. 특히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치른 끝에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세상이 제자리걸음하거나 더 나빠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비관적 예측이 이어진다. 내가 지지하는 쪽이 이번에 이겼건 졌건, 권력을 잡아서는 안 될 이들이 언제든 다시 득세해 이 사회를 망치는 데 민주주의가 되려 악용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는 소위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또 계층, 성별, 세대를 막론하고 널리 공감을 받는 고찰이다. 한때는 괜찮았던 민주주의가 고장 난 걸까? 아니면 애초에 민주주의 자체가 그렇게까지 좋은 시스템이 아닌 걸까? 우매한 대중을 원인으로 꼽건, 탐욕스러운 기득권을 탓하건 사람들마다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을 이유가 충분하다.이런 가운데 출간된 『민주주의 공부(Democracy Rules)』는 정말 제대로 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싶은 시민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들을 짚어주는 책이다. 이 ‘아사리판’이 민주주의의 최선이 맞는지, 선거는 매번 왜 이 모양인지, 심판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세상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까딱하다 전쟁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대체 다들 뭐가 문제인지… 허울 좋은 민주주의 뒤에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걱정인 이들에게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분석과 통찰을 제시한다.‘포퓰리스트 분석’으로 일가를 이룬 프린스턴대 정치학자의 위트 있는 필력오늘을 위한 날렵한 정치 분석당장 아무 페이지나 랜덤으로 펼쳐 보아도 곧바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 만큼 『민주주의 공부』는 우리에게 와닿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뉴스와 정치적 사안을 지켜보며 느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포퓰리즘’, ‘국민’, ‘대의제’, ‘장난 정당’, ‘전투적 민주주의’ 등에 관한 유익한 정보와 간명한 기술로 주요 개념과 이론적 틀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민주주의의 3요소로 자유, 평등과 함께 ‘불확실성’을 꼽는 부분은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저자만의 고유하고 핵심적인 지적이다. 민주주의가 ‘자유로운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진 제도임을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동시대 정치에 대한 독자의 이해도를 높인다.얀-베르너 뮐러 교수는 20세기 후반 새롭게 대두된 ‘포퓰리즘’ 및 ‘포퓰리스트’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유용한 판별법까지 내놓아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정치사상 연구자이자 이론가다. 간결하게 핵심을 찌르는 문장마다 날렵한 위트가 스며들어 있다. 특히 좌우를 막론하고 포퓰리스트들이 보여온 언행이나, 민주주의 사회를 자처하는 전 세계 정치판의 천태만상은 ‘아, 우리만 이러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복잡한 감상을 선사한다.뮐러는 민주주의가 어떤 체제이고 또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즉 민주주의가 어떻게 오용되고 또 강화될 수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모든 측면에서 핵심을 파고든다. “급박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강요받은 행진이 아닌 즐거운 산책처럼 읽히는 책”이라는 《뉴욕 타임스》의 평처럼 사고력과 관찰력, 분별력을 즐겁게 일깨우는 책이다. 승자와 패자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 인프라언론, 정당, 선거 - 바로 알고 멀리 보기이 책은 특히 언론과 정당을 민주주의의 ‘필수 인프라’로 꼽으며 현재의 처지에 주목한다. 오늘날 전통적 미디어가 기존의 지위와 자원을 빠르게 상실해가는 곤경에 처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있는 그대로 서늘하게 진단하면서, 뮐러는 언론이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들여 짚으며 대안을 모색한다. 정당과 언론은 민주주의 정치에 전장을 열고 다원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넘어 ‘민주주의 정치의 시간표를 그리는’ 역할을 한다(135-137쪽). 정당은 일정한 주기에 따라 경선을 실시하고, 신문과 방송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뉴스와 논평을 제공함으로써 수많은 유권자에게 ‘혼란 속 질서’를 가져다준다. 아침 신문, 저녁 뉴스 같은 형태로 전 국민의 상당수를 모여 앉게 했던 전통 미디어의 형태가 흐려지고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뉴스 주기와 인터넷을 통한 끊임없는 정보 폭탄 세례 형태가 보편화되면서 이 사회의 ‘정치적 집중의 순간’ 자체가 완전히 재편되었다.이 사실은 특정한 날짜에 모든 시민에게 공통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주기적으로 일깨우는 의식인 선거의 효율과도 연결된다. 선거는 승자뿐 아니라 패자에게도 자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승자가 정치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길 기회를 갖는다면, 패자 역시 선거라는 제도 덕분에 다시 돌아올 기회를 정확히 알고 준비할 수 있다. 기술환경의 복잡한 변화로 인해 언론과 정당, 나아가 선거제도가 처한 난관에 대해 이 책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며, 우리는 정보와 의견의 출처, 그리고 정당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야말로 민주주의 특유의 발전 가능성과 가변성이 최선을 다해 발휘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우리만 이 난리가 아니구나!’한국을 넘어 동시대 전 세계 정치판을 이해하기 위한 한 권의 책『민주주의 공부』가 다루는 시공간적 대상은 방대하다. 시대적으로는 민주주의 제도의 기원으로 꼽히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아고라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공간적으로는 저자의 고향인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무엇보다 트럼프가 깊은 자취를 남긴 미국의 정치를 종횡무진 오간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제각기 상통하는 특수하고도 보편적 주제로 고군분투 중이고, 수억 수천만 명이 각자 자기 나라의 민주주의의 불완전함에 불만을 품고 있다. 2016년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세계 민주주의 정치판에 강렬한 이슈들을 남겼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전 세계의 정치 현실을 관통하는 민주주의적 갈등의 결을 읽으며 정치판을 읽는 시야를 넓히고 미래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민주주의’ 사회를 자처하지만, 가장 오래되었거나 앞서간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양극화와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21세기. 같은 시대 세계 각 지역의 정치 현실을 하나로 꿰는 보편성의 렌즈를 통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논하는 이 책은 진짜 민주주의를 구분하는 기본 원칙에서부터,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횡행하는 포퓰리스트 정치 세력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어떻게 서서히 파괴하는지를 정확히 짚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무엇인지, 희망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넌지시 일러준다. 두 차례의 중요한 선거가 치러지는 2022년, 상대적으로 짧은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희망편’과 ‘절망편’을 압축적으로 경험 중인 한국의 독자들에게 유용한 통찰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어느 문장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선거의 승패에 일희일비하다가 ‘결국 거기서 거기잖아!’ ‘세상이 나빠지기만 하잖아!’ 분노하기를 반복하는 형식적 민주주의가 아닌, 민주주의 체제의 본질과 잠재력을 최대한 살려 희망편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지금 우리 정치에서 희망을 보지 못해 답답한 사람들이 해법을 찾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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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커버이미지)
    [사회]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 제이슨 브레넌 지음, 홍권희 옮김
    • 아라크네
    • 2024-02-19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악마의 옹호자민주주의는 정말 완벽한 체제일까? 누군가는 이러한 질문 자체를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투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수많은 나라가 기어코 쟁취하기 위해 노력해 온, 우리가 아는 가장 평등하고 자유로운 정치체제다. 세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향해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사람들은 보통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이루어야 할 가치로 생각한다.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조차 없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훌륭한 정치체제이기는커녕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하는 정치학자가 있다. 무능한 민주주의를 비판한 제이슨 브레넌은 정치체제를 하나의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라는 도구가 우리를 해롭게 한다면, 그것을 과감히 버리고 우리를 이롭게 할 더 유용한 도구를 손에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유권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브레넌의 분류는 우리나라 정치 뉴스에서도 종종 인용된다.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큰 선거 뒤에 유권자를 호빗이나 훌리건으로 칭하는 정치 뉴스를 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유권자 구분의 원형을 제공한 것이 브레넌이다. 브레넌은 이 책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를 통해서 유권자의 유형을 호빗, 훌리건, 그리고 벌컨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더 나은 세상을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브레넌의 체제 도전적인 주장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다수의 사람이 당연하게 여기는 의견에 반대를 던지며 더 깊이 있는 토론을 끌어내는 사람을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라고 한다. 브레넌은 이 책에서 스스로 악마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수많은 이들이 완벽하다고 여기는 민주주의를 돌아보고 고찰할 수 있게 한다.민주주의를 해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철학적 고찰이 책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는 유권자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을 시작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반대를 시도한다. 먼저 호빗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 속 호빗족에게서 빌려 온 것으로,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 지식도 많지 않은 비투표자를 말한다. 이어서 훌리건은 스포츠의 광적인 팬을 뜻하는 그 훌리건과 동일한 의미다. 다만 이 책에서는 정치의 광적인 팬으로 쓰인다. 이들은 정치에 관해 확고한 신념을 지녔지만, 정치 지식을 편향된 방식으로 소비한다. 꾸준하게 투표하는 대부분의 유권자와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 그리고 정치인 대다수가 바로 훌리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벌컨은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뾰족한 귀의 벌컨족에게서 빌려 온 것으로, 아주 이성적인 유권자를 뜻한다. 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편향적이지 않으며, 증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브레넌에 따르면, 이상적인 민주주의 이론은 시민이 벌컨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브레넌은 대부분의 시민은 호빗 아니면 훌리건이며, 스스로 벌컨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사실은 훌리건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정치 참여는 호빗을 훌리건으로 바꾸고 훌리건을 더 나쁜 훌리건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정치 참여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성적인 유권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사실상 벌컨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는 결국 호빗과 훌리건이 주도하는 규칙이기 때문에 이론처럼 완벽하게 운영될 수 없다. 우리는 평등한 1인 1표를 통해 국가를 운영할 공직자를 공정하게 선출한다고 믿지만, 다수의 유권자가 잘못된 정치 지식이나 편향된 생각을 바탕으로 투표하여 모두에게 해로운 공직자를 선출하게 될 뿐이다.이 책은 민주주의를 혐오하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민에게 당신은 호빗인가 훌리건인가 묻기 위한 것도 아니다. 브레넌 역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대부분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민주주의는 우리 생각처럼 완전무결한 체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브레넌은 민주주의에 관한 수많은 학자의 연구 문헌을 분석하고 가장 최근의 정치 이론을 꼼꼼히 살피면서,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어 나가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문제 제기의 결과물브레넌은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에피스토크라시epistocracy, 즉 ‘지식인에 의한 통치’를 제안한다. 에피스토크라시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참정권 제한제’는 충분한 지식을 갖춘 이들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는 것이다. 혹은 ‘복수 투표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복수 투표제를 시행하면 민주주의처럼 모든 시민이 투표할 수 있지만, 더 유능한 시민에게는 투표권이 추가로 주어진다. ‘선거권 추첨제’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선거권 추첨제에서는 어떤 시민도 투표권이 없으며, 선거 직전에 추첨을 통해 예비 유권자를 선발한다. 물론 이러한 제도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숙의와 합의가 필요하며, 특정한 사람에게 선거권을 주기 위해서는 유권자 능력 시험 등의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민주주의에 반대한다』에는 수많은 정치학자의 문헌이 등장하고, 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문제 제기가 뒤따른다. 브레넌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도 최신의 정치학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 일상적이고 친숙한 인물과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점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파이프 수리에 관한 배관공의 판단력이 더 뛰어나며, 항공기 조종사의 조종 능력이 더 뛰어나듯이,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도 분명 더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판단력을 갖춘 전문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가정이 등장한다.에피스토크라시가 정말 민주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 자체를 반드시 지켜야 할 숭고한 이념으로 여길 이유가 없다는 브레넌의 생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때때로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 자체를 가장 정의로운 일 중 하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역시 시민의 삶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물건을 고를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값어치 있는 물건일수록 고민은 더 깊어진다. 자동차나 집을 사기 위해 장단점을 고려해 보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왜 자동차나 집보다 중요한 정치체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시간이 흐르면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더욱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출시되는 것처럼,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체제는 결코 등장할 수 없는 걸까?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한 정치체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도구를 잘 마련하는 것일지 모른다. 이 책은 모두가 공평하다고 여겨지는 시민사회 속에서 불합리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공감을 불러올 만하다. 또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분열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꼭 한번 숙고해 볼 만한 담론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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