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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 전지적 여성 시점으로 들여다보는 테크 업계와 서비스의 이면 (커버이미지)
    [사회]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 전지적 여성 시점으로 들여다보는 테크 업계와 서비스의 이면
    • 조경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12-27

    “기술과 여성이 만나면 이런 비판과 통찰그리고 이런 희망이 가능하다!”테크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소수자에게,결국 시민 모두에게 열린 기술을 모색하다“이번 생이 안 된다면 다음 생에 여성 개발자로 태어나 쓰고 싶던 책이 바로 여기 있다. 기술과 인간의 공존을 원한다면 이 책부터 읽어야 한다.”- 임소연(《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지은이, 동아대학교 기초교양대학 조교수)챗GPT의 공개로 인공지능의 새 시대가 열린 것처럼 보이는 지금, 기술진보가 다시 한번 세상을 바꿀 기세다. 이에 편승해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다시금 상승세를 타고 있고, 많은 사람이 최신 기술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 궁리를 거듭하고 있다. 기술이 공기처럼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시대이니, 이런 현상이 펼쳐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IT 서비스와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테크 기업을 다른 시선으로 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여성 청소년들이 랜덤채팅 앱 때문에 피해를 입어도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기술의 중립성’ 뒤로 숨는다. 여성들이 젠더폭력에 맞서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해놓아도 국가기관은 이를 방치하기만 한다. 테크 업계는 ‘압박을 견뎌내는 것도 능력’이라며 가혹한 노동환경을 개인이 돌파해야 할 몫이라고 강변하고, 남성 엔지니어들의 독성 말투와 여성 개발자 차별을 ‘실력’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한다. 기술을 ‘전지적 여성 시점’으로 바라볼 때 우리 앞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다.《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는 테크-페미 활동가인 지은이가 여성-노동자로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테크 업계 관찰기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가 테크 업계와 IT 서비스 바깥으로 밀려나는, 말 그대로 ‘액세스가 거부되는’ 장면을 조망한다. 디지털 성폭력을 조장하는 IT 서비스, 터무니없이 부족한 젠더데이터, 테크 업계에 만연한 독성 말투와 48시간 안 자고 일하는 게 당연한 근로조건까지, 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배제되고 희생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들여다본다. 독자들은 테크 업계에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여전히 잘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모두를 위한 기술’을 새롭게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1. 기술은 결코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전지적 여성 시점’으로 본 IT 서비스지은이는 SI(시스템 통합) 업무를 진행하는 기업에 입사해 개발자의 길로 들어섰다. 전공보다 현장에 대한 이해와 고객사와의 소통능력을 우선시하는 채용 방침에 따라 들어온 테크 업계는 날 선 말투, 이른바 ‘독성 말투’가 횡행하는 곳이었다. “이런 것도 모르면서 개발자라고 할 수 있나요?” “이건 어차피 안 돼요.” “아무튼 못 합니다.” 업무 중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압박을 견뎌내는 것’도 모두 능력이라면서 개발자들의 독성 말투를 당연시했다. 지은이는 실적 중심, 남성 중심의 직군에서 드러나는 독성 말투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이를 무조건 개인의 인성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압박을 견뎌낼 것을 강요하는 개발자 문화와 이에 동조하고 활용하는 성과 중심의 조직이 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IT 서비스가 젠더 문제에 결코 중립적일 수 없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IT 서비스를 어떻게 설계해야 성평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보다, 수익성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중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랜덤채팅 앱이 대표적으로, 익명의 사용자와 무작위로 매칭하는 이 서비스는 위기청소년을 꾀어내 성착취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또한 현재 IT 서비스의 핵심적인 자원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도 편향적으로 걸러지고 있다. 2022년 신당역 여성 살인 사건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발했지만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가해자가 얼마든지 피해자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발생했다. 판사가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는 사회문화적인 편견도 작용했겠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데이터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범죄를 예방해야 할 국가기관이 젠더데이터를 충실하게 모으고 정리했다면, 판사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엄밀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면 사건을 막을 가능성도 높아졌을 것이다.이처럼 서비스를 어떤 관점에서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해법이 도출된다. 문제는 해법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챗봇은 방대한 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장을 생성한다. 공개 초기에 소수자 차별·혐오발언 문제를 노출했던 인공지능 챗봇은 이제 자체적인 윤리 규정을 두고 혐오발언을 걸러낸다. 그런데 부적절한 언어를 걸러내는 데이터 레이블링 작업에 제3세계 노동자가 동원될 때, 폭력과 소수자성에 민감한 이들이 챗봇을 사용하면서 상처받을 때 비로소 ‘안전한 챗봇’이 가능해진다는 걸 생각하면 난감해진다. 그렇다면 IT 서비스가 발생하는 문제를 외면하거나 완벽한 서비스는 없다고 체념해야 하는 것일까. ‘모두를 위한 기술’을 위해서는 결국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실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새로운 서비스에는 새로운 위험성이 따른다. 인스타그램에 장소 태그가 생겨나면서 사이버 스토킹의 위험이 생겨나고, 페이스북에 ‘함께 아는 친구’가 노출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이슈가 떠오른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사진을 합성해 직접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디지털 성범죄도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모든 서비스가 처음부터 이런 사건에 사전 대응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면 어떻게든 조치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순간, 서비스 제작자에게도 책임이 생긴다.- 〈02. IT 서비스에도 중립은 없다〉, 45~46쪽젠더데이터 공백은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가 가해자를 고소하자 검찰은 즉각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구속영장은 왜 기각됐을까? (…) 그러나 관행에 의거하지 않더라도 법원은 스토킹 범죄가 무엇인지, 왜 피해자들이 두려움에 떠는지, 가해자를 구속시키는 것이 왜 필요한지 ‘증명’하지 못한다. 여성 대상 스토킹 범죄의 특수성을 가늠할 만한 데이터가 사실상 공백에 가깝기 때문이다. 젠더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아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보고되었지만 수집하지 않았기에 없는 영역이다.- 〈04. 우리에게는 더 많은 젠더데이터가 필요하다〉, 66~67쪽2. 48시간 정도, 안 잘 수 있나요?― 업계 한복판에서 체감하는 테크 노동의 현실우리는 보통 개발자 하면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남성 노동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개발 작업에는 예상보다 많은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기획, 디자인, 프로젝트 운영과 관리까지 시야를 넓히면 여성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난다. 개발 영역에서 남성의 비중이 높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오직 남성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 또한 편견이다. 지은이가 개발자에서 ‘개발진’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테크 업계의 남성 중심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정작 현업에 있는 여성을 지워버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현실에 존재하는 여성 노동자를 분명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여성 노동자의 존재감이 테크 노동의 현실에서 흐릿해지는 데는 테크 업계의 너무나 열악한 근로조건도 한몫한다. 한 회사의 사내시스템 운영부서에서 면접을 본 지은이는 그날 들은 한마디를 잊지 못했다. “48시간 정도, 안 자고 깨어 있을 수 있으신가요?” ‘크런치 모드’라 불리는, 말 그대로 명줄을 갈아 넣는 고강도 노동을 하지 않으면 경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압박은 대규모 채용과 해고를 반복하는 업계의 관행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이른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라 불리며 국내 테크 업계 서열의 상층부에 자리한 기업들은 ‘실력’을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구직자들에게 실제 개발과는 거리가 먼 코딩테스트와 사실상 무급노동이나 다름없는 사전과제를 요구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겨우 입사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테크 기업의 경영자들이 낙관주의에 빠져 사업의 비전을 주장하고 난 뒤, 부진한 실적과 악화되는 재정을 만회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은 결국 대량 해고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중단되는 서비스의 시간주기가 테크 업계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셈이다.그럴 때 테크 노동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끊임없는 공부다. 수시로 바뀌는 개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개발언어를 강박적으로 학습하고, 테크 컨퍼런스에 꼬박꼬박 출석해 정보를 공유한다. 개인시간의 50%를 업무 관련 자기계발에 쓰는 사람, 컴퓨터공학 전공을 이수하기 위해 방송통신대에 등록하는 사람도 있다. 개발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이토록 분투하지만 출산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 노동자는 만성적인 시간빈곤에 시달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확산된 유연근무제는 얼핏 시간빈곤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를 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연근무는 일과 가정을 양립시킨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여성 노동자가 일-가정-학습을 ‘삼립’해야 하는 상황을 고착시킬 뿐이다. 테크 노동의 현실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사회적으로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개발자가 아니라 개발진으로 인식의 범위를 확대할 때, 개발진의 성비는 어떻게 달라질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의 처참한 개발자 성비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다. 이는 단순히 숫자만 다르게 셈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의 확장을 꾀하는 일이다. 우리는 테크 산업 안의 여성들을 더 다채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미 일터에 있는 여성들을 지워 내지 않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도록.- 〈09. ‘개발진’으로 시선을 옮길 때 드러나는 존재들〉, 145~146쪽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말에는 좀 더 복잡한 속내가 들어 있다. 테크 업계는 사회가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항상 접속해주기를, 무언가 올려주기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를. 방향성은 나중에 결정해도 된다는, 일단 서비스가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기만 하면 된다는 낙관주의에 맹목적인 한, 우리는 서비스가 불러일으키는 영향력에 무감해지고 무책임해진다.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테크 업계 노동자들조차 마찬가지다.- 〈12. 왜 테크 업계는 대량해고를 밥 먹듯 할까〉, 186~187쪽3. 시스템이라는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마음IT 서비스와 테크 업계의 이면을 여성의 시선으로 들여다볼수록 그 속에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가 소외되고 배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지은이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걸 만드는 일이 정말로 더 가치 있는 일이냐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두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만 몰두할수록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진다는 사실이다.서비스의 생산주기가 빨라질수록 노후화된 개발언어도 서비스도 늘어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유지보수다. 낡은 부분을 손보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은이는 오래전 선배에게 들었던 말 한마디를 오래 기억한다. 시스템은 그릇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그릇에 무엇이 어떻게 담기는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라는 그릇을 깨끗하게 다듬으면서 오류를 바로잡아야 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고려를 넘어 사회적인 영향력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진이 새로운 상품의 개발이라는 측면만 볼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생산물을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지 고민할 때, 무엇보다 소수자의 관점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점검하며 유지보수할 때 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기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아무도 컵을 씻지 않는다면 어떨까. 누구도 거리를 청소하지 않는다면.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사람도,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을 고치는 사람도 없어진다면. 대륙을 끊임없이 횡단하는 설국열차조차 어린아이가 노동하지 않으면 금세 멈춰버릴 만큼 허술하지 않았나. 어쩌면 나는 바로 그런 장면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유지보수되지 않아 모든 것이 멈춰 섰을 때, 우리가 미처 몰랐던 노동을 발견하는 한순간을, 노동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비로소 떠올리는 시간을.- 〈나가며_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유지보수한다〉, 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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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피해자 - 이 여성을 위한 변론을 시작합니다 (커버이미지)
    [사회]완벽한 피해자 - 이 여성을 위한 변론을 시작합니다
    • 김재련 지음
    • 천년의상상
    • 2023-12-27

    성폭력에 대한 편견과 싸워온여성 인권 변론 20년, 그 만남과 성찰 1. “성폭력에 대한 견고한 편견에 균열을 내고 싶습니다” ― 성적 자기결정권, 가해자 중심주의, 성인지 감수성이란?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 김재련은 지난 20년간 여성 인권 변론 현장을 지켜왔다. 성폭력, 가정폭력, 결혼이주여성, 아동학대 사건 변론을 1,000건 넘게 맡아 왔으며, 그중 600여 건은 무료법률구조 활동이었다. 그런 김 변호사지만 법조인으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여성 차별을 거의 체감하지 못했다.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들 사랑을 듬뿍 받았고, 여고, 여대를 다녀서 성차별 상황에 부닥친 일도 거의 없었다. 사법연수원 2년 차 시절, 우연찮게 변호사 시보 생활을 두 달간 했던 대학 선배의 제안으로 함께 일하게 된 게 김 변호사의 삶의 행로를 결정하게 된다. 한 달에 많게는 80건이 넘는 가사 사건들을 담당하면서 여성 차별과 인권 유린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의대생 성추행 사건, 태권도 사범 미투 사건을 비롯해 많을 때는 한 해 100건 넘는 무료법률구조사건을 맡아오면서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성폭력과 그 피해자들에 대한 숱한 편견을 겪었고 이에 맞서 왔다. 이 책 『완벽한 피해자』를 쓰게 된 것도 그러한 편견에 작은 균열이라도 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이런 편견 중 하나가 책 제목이기도 한 ‘완벽한 피해자’라는 피해자다움에 대한 허상이다. “피해자라면 성폭력 피해 입은 후 가해자 집에 놀러 갈 수 있겠어?, 피해자라면 그다음 날 친구들이랑 나이트 가서 놀 수 있겠어?, 피해자라면 그런 일 겪고 SNS에 활짝 웃는 사진 올릴 수 있겠어?…” 이 모든 것은 양립할 수 있고, 사건 이후 삶은 피해자의 상황, 성향, 기질에 따라 다양하게 이어진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허상을 깬다.성폭력에 대한 편견은 이것만이 아니다. ‘증거를 가지고 오면 믿어 주겠다’고 짐짓 합리적인 척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하지만 성폭력 사건은 애당초 객관적, 물리적 증거가 확보하기 어려운 게 특징이다. 그 보호법익이 성적 자기결정권이기 때문이다. 가령 단둘만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가슴을 만졌다고 하자.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다. 그런데 가슴이 밀가루 반죽이라면 그 당시 형태 그대로 증거가 남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그래서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꼼꼼하게 따지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 김재련 변호사는 바로 그래서 가해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해자 중심주의’는 피해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기보다 가해자의 의도나 상황을 우선 이해하려고 하고, 피해자에게만 피해 사실 증명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때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 말을 무조건 믿어주라는 게 아니다. 성과 관련된 사건을 상담하거나 수사하거나 재판하는 사람은 특정 단어나 장면을 근거로 판단하지 말고,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된 ‘앞뒤 맥락’을 꼼꼼히 살펴보라는 의미다. 이 책 『완벽한 피해자』에서는 20년 간 여성 인권 변론을 해온 김재련 변호사가 맡았던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이러한 편견들을 하나하나씩 구체적으로 반박한다. 2. “당신은 자신의 존엄을 스스로 지켜낸 사람입니다”― 용기 있게 상처를 드러낸 여성들에게 띄우는 김 변호사의 편지 이 책의 저자 김재련 변호사는 20년 간의 여성 인권 변론 현장에서 만나왔던 피해자들 중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직장을 바로 그만둔 사람, 아무렇지 않은 듯 직장생활하고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않은 사람, 가해자 측의 형사합의 의사를 전달하면 혹시 변호사가 상대방과 모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피해자…. 피해자도 부족한 게 많은 보통 사람이고 변호사도 흠결 많은 인간일 뿐이다. 이들 피해자들은 모두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해 성폭력에 대한 편견을 무릅쓰고 용기를 낸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재련 변호사의 모습이 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한겨울에 사건 현장인 모텔을 찾아서 의뢰인과 함께 거리를 헤매고 다녔던 이야기, 세쌍둥이 임신으로 빵빵한 배를 끌어안고 현장 검증하러 다녔던 사연, 10명의 피해자 기록을 가방에 가득 담고 지방 법원을 숱하게 왕복해야 했던 나날들. 어쩌면 이 책 『완벽한 피해자』는 김재련 변호사가 함께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아주 긴 편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 ‘나오는 말’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여성들에게 전하는 얘기들로 마무리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우선은 “저항은 당신의 권리이지 의무가 아닙니다”라는 말부터 전한다.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왜 저항하지 않았냐?”고 추궁한다. 죽기 살기로 저항하면 성폭력은 발생할 수 없다고 말하며 피해자를 의심하곤 하는 것이다. 죽기 살기로 저항하면 정말 피해자가 죽기도 하고 더러 그러다 가해자가 사망하기도 한다. 김 변호사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면 차라리 피해자가 성폭력의 순간에 저항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때론 무리한 저항의 결과가 너무도 가혹하고 그 결과를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책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라는 당부로 이어진다. 많은 피해자들이 어렵사리 용기 내어 가해자를 고소한 이후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자책하곤 하는 걸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잘못을 말하고 제대로 처벌해 달라는 것은 당신의 권리라는 것. 자책은 가해자의 몫이어야 하며 당신이 할 일은 용기 있는 결정을 한 당신 안의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라고 위로한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살아내야 합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친구를 만나고 즐겁게 여행 다니고, 클럽에 가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연애도 해야 한다.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피해자가 위축되지 않듯이 그 사고 기억이 피해자 삶을 삼켜버리지 않듯이 당신도 그 기억이 당신의 현재를 계속 지배하도록 허락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신은 당신의 존엄을 스스로 지켜낸 멋진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라고. 3. “마음의 문이 열려야 진실의 문이 열립니다”―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수사관, 검사, 판사들이 가져야 할 태도 가해자만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게 아니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고 법정에서 정의의 심판을 구하는 과정에서 때론 피해자들은 수사관, 판검사에게서 또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입곤 한다. 변호사 김재련이 이 책의 마지막 한 장을 할애해 이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 것도, 피해자 진술 조사에 동석하고 법정에서 변론하면서 이들이 가진 편견과 무지에 숱하게 부딪힌 경험 때문이다. 가령 이런 사례들. 친아빠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어린 학생을 조사하면서 피해자에게 빨리 말해 달라고 재촉했던 수사관이 있었다. 왜 그런지 물으니, 돌아온 대답. ““빨리 끝내고 가서 마라톤 연습을 해야 해서요.” 어떤 악의도 없었다 해도, 그 수사관의 말에 피해자는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수사 역량은 발 빠른 증거 수집 같은 실무 역량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것도 포함되지 않을까. 그래서 ‘존중과 공감’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수사기법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사례. 어떤 판사는 기소된 이후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에게 “증인은 여자이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남자친구도 사귀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낳을 건데, 아빠를 고소한 사실을 평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적도 있다고. 이 책 『완벽한 피해자』를 쓴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법정에 나왔을 때는, 마음의 문을 열고 자기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덜 불편하게 끄집어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판사가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긴 문장을 얘기할 필요도 없다. “오시느라고 고생했다. 힘들겠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해줘라. 혹시 진행하는 중 불편하거나 힘든 질문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달라.” 이렇게만 얘기해도, 피해자는 존중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게 수사기관과 법정은 또 다른 상처를 낳는 곳일 수도 있지만,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현장일 수도 있다. 비록 시효 만료로 패소했지만, 이 피해자의 목소리는 승소와 관계없이 과정 자체가 치유의 힘이 될 수 있음을 증거한다. “판사님 감사합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 사건 소송에서 제가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판결이 안 나왔는데도 제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 이야기, 그러니까 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게 얼마나 제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는지, 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판사님이 다 들어주셨고, 또한 법정에 가해자를 대신해서 나와 있는 가해자의 부인 역시 이 이야기를 다 들었기 때문에 저는 제가 이겼다고 생각합니다.”피해자의 마음의 문을 열어야 진실의 문이 열린다. 그 열쇠는 수사관과 검사, 판사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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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인생샷 뒤의 여자들 - 피드 안팎에서 마주한 얼굴
    • 김지효 지음
    • 오월의봄
    • 2023-12-27

    “우리는 인생샷은 알지만 인생샷 찍는 여성들은 모른다”피드와 카메라 뒤의 여성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인생샷 문화와 페미니즘적 실천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에 질문을 던지며 나아가는 여성들을 위하여“고대하던 기술과 얽힌 여자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 책에 담긴 셀카와 인생샷, 인스타그램과 얽힌 여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진과 SNS 밖 여자들의 삶과 페미니즘을 만나게 된다.”(임소연,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저자)“이 책은 인스타를 점유하는 ‘여신셀럽’, ‘탈코셀럽’, ‘페미셀럽’과 이를 바라보는 여성들 모두 유동적이며 성찰적인 논쟁과 교섭을 통해 새로운 공동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김현미,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저자)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피드를 확인하는 여성들. 그들을 향한 날 선 비난에 의문을 품고, 열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진 안팎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사진을 찍기 전 준비 단계부터 촬영 후 보정을 거쳐 SNS에 올린 후 그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일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칭하는 인생샷(인생사진)에는 사회현상이나 인정욕구로 일반화할 수 없는 사적인 동시에 공적인 복잡한 맥락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인생샷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며 서로 지지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면서 문화를 일구고 정치를 벌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여성들은 왜 인스타그램에 아름다운 인생샷을 올릴까?”에서 시작해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타인과 어떻게 만나고 있나?”로 이어지다가 “나는 어떤 타자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되었나?”로까지 확장된 것도 그래서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인생샷 뒤의 여자들》은 셀카의 문화사이자 인생샷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이며, 더 나아가 디지털 페미니즘 시대의 실천 방식을 탐색한 중요한 시도로 읽힐 것이다. 신진 연구자의 첫 저서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복합적인 논의를 품고 있는 생생한 문화비평서이다. 촬영과 보정을 거쳐 SNS 게시와 관리까지인생샷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인생샷은 “사진을 찍기 위해 기념할 날을 정하는 점”(65쪽)에서 특별한 날을 기억하기 위해 찍은 사진과 구별된다. 말 그대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 인생샷인 셈이다. 콘셉트를 정해 어느 ‘카페’에서 어떤 ‘옷’을 입고 찍을지 물색하고 결정하는 일부터, 어떤 색감이 구현되는 ‘앱’으로 사진을 찍고 얼굴과 몸 어느 부분을 ‘보정’을 할 것인지, 그렇게 찍은 100장 중 한 장을 어떤 시차를 두고 업로드할 것인지(혹은 업로드를 포기할 것인지)까지 꽤 긴 고민과 노동이 들어간다. 이 책의 1장은 인생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담고 있는데, 여기서 저자는 무엇보다 인생샷이 ‘혼자’ 완성하는 작업물이 아닌 친구, 가족, 남자친구 등과 “협업 속에서 만들어진다”(75쪽)는 점에 주목한다. 그들은 가장 적절한 위치에서 무한대로 사진을 찍어줄 뿐 아니라 원본과 보정본 사이의 큰 격차에 대한 비밀을 지켜주는 중요한 관계다. 가장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협업자’와의 연대인 것으로, 여기에는 서로에 대한 희생과 신뢰가 깔려 있다. 게다가 협업자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생샷이 진정한 의미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사진을 게시할 적합한 공간, 피드에 대한 피드백뿐 아니라 사진의 가치를 두루 알릴 만한 적절한 ‘좋아요’와 댓글 등을 제공해줄 조력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각종 SNS(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중에 인스타그램에서 유독 도드라지는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인스타그램에는 최근 올린 후 24시간에 사라지며, 누가 게시물을 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스토리 기능’이 추가되면서 예상 관객에 따라 사진을 구분해 게시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변화하는 SNS에 발맞추며 그곳에서 가장 효과를 낼 수 있는 단 한 장을 얻기 위해 수백 장의 비슷한 사진 속에서 옥석을 골라 만들어 내는 현장이 바로 인생샷과 인스타그램인 것이다.우리는 왜 사진으로 나를 표현하는가?인생샷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 이 책은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인스타그램 인생샷 문화에 참여했던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에 둔다. 대부분 중산층 이상으로 여러 지역에 고루 거주하며, 이 중에는 수천 팔로워를 지닌 이부터 지인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20대 중 무려 83%가 인스타그램을 이용”(111~112쪽)한다는 근거 아래, 한창 진로를 탐색하며 친구 관계 및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시기의 20대 여성들이 인생샷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현 위치를 확인하는 동시에 자신이 되고 싶은 ‘나’를 실현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인터뷰이들은 인생샷과 인스타그램을 대하는 저마다의 태도를 지녔다. 팔로워를 아름다움의 지표로 여기며 남성 팔로워 숫자가 얼마인지를 중시하는 ‘회지’가 있다면, 자신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듬뿍 받을 만한 여성임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럽스타그램을 하는 ‘윤희’도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감성적인 감수성”을 지닌 “재밌고 흥미로운 사람”(119쪽)으로 보이고 싶어 그에 걸맞은 셀카를 찍어 올리는 영기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공통점도 찾을 수 있다. 바로 이들 모두 ‘관객’을 상정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생샷과 인스타그램은 그들 옆에 누가 있고 그중 어떤 타인을 의식하는지 묻는 “당신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한 일종의 응답이기도 하다. 현재 자신이 소속된 집단이나 가족과 맺는 관계가 어떠한지에 따라 저만의 가치를 정립하기도 하며,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과 함께 ‘온라인 속 나’와 ‘오프라인 속 나’ 사이의 간극을 경험하는 가운데 어떤 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거듭 던질 수밖에 없다. 모순과 간극을 인정하고, 갈팡질팡하며 디지털 페미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들나선형을 그리며 논의가 확장되는 이 책은 4부에 가까워질수록 저자 자신이 쉽게 해결하지 못했던 모순을 마주하며 인터뷰이들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으로 향한다. 바로 동일한 공간에서 존재하는 인생샷 문화와 디지털 페미니즘 운동의 관계를 되짚는 일이다. 실제로 저자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여성은 인생샷을 단호하게 배척하리라고 여기기 쉽지만 (중략) 페미니즘을 지지하며 인생샷을 찍는 여성들이 있는가 하면, 페미니즘을 근거로 인생샷을 강하게 비판하는 여성들도 있”(183쪽)다고 말한다. 특히 인생샷이 페미니즘을 퇴보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여기며 등장한 ‘탈코르셋’ 여성 중에도 인생샷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의 공간이 변화한 부분이 배경으로 깔린다. 온라인 페미니즘은 페이스북에서 그 시초를 찾을 수 있지만 이후 페이스북을 비롯해 트위터가 지닌 특성과 한계(“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게시물을 ‘읽는’ 공간이라면, 인스타그램은 ‘보는’ 공간”(190쪽))를 절감하며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해갔다. 이때 페미니스트들 특히 탈코르셋 페미니스트들 중에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인스타그램에 ‘멋진’ 나를 현시해 이를 운동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생겼다. 이 중 ‘인기’를 얻는 여성이 생기면서 탈코셀렙, 페미셀렙 같은 단어도 등장했다. 물론 그들은 자신이 인생샷 문화의 일부임을 인정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과 자신을 구분했다(“나는 남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꾸미는 게 아니라 내가 만족하려고 꾸미는 거야!”(213쪽)).그 결과 이 안에는 인생샷을 완강하게 비판하는 여성, 여전히 인생샷를 찍지만 그 중요도가 덜한 여성, ‘귀여운 나’에서 ‘존나 잘생긴 나’로 스타일이 바뀐 여성(‘한별’) 등이 공존하게 됐다. 그리고 이렇게 하나로 귀결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직시하자는 것이 저자가 마지막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다. 사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서로 놓인 상이한 위치까지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기에 눈에 보이는 그 자체로 사람을 판단하기가 쉽다. 그러나 디지털 공간에서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의 어느 한 부분일 뿐으로, 사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운동을 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모순과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 모든 운동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스타그램에서만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으며, 그것이 지닌 효과도 분명하니 말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미니즘의 경우 “개인이 공격을 받거나 일상에서 큰 불이익을 얻을 위험이 적다. 또한 서로를 지지하고 믿어주는 동지들과 함께하기에 소속감과 안정감이 있다.”(281쪽) 그렇다면 이러한 모순과 한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운동을 이어가면 어떨까? 여기서 비롯되는 그 갈팡질팡을 하나의 운동 전략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저자가 책의 말미에 남긴 문장을 들려주고 싶다. “사실 ‘갈팡질팡’은 이미 정해진 결말이기도 하다. 성차별적 세계의 구성원인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무결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생 여러 세계 사이를 헤매며 살게 될 것이다.”(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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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할 자격 - 게으르고 불안정하며 늙고 의지 없는…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 (커버이미지)
    [사회]일할 자격 - 게으르고 불안정하며 늙고 의지 없는…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
    • 희정 지음
    • 갈라파고스
    • 2023-12-27

    모두 일해야 한다지만 아무나 일할 수 없는 사회,다가설 수 없는 ‘노동의 자격’에 대하여“그러게 좀 열심히 살지…” 산업재해나 과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달린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본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 다치고 사망한 이들에게 ‘열심’이란 잣대를 들이댄다. 다치고 죽은 이들이 행한 ‘열심’과 세간의 ‘열심’은 다르다. (사람들은 ‘열심히’ 살았다면 지방의 작은 대학을 졸업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졸업 후 변변한 곳에 ‘정식’ 취업을 하지 못할 리 없다고 여긴다.) 이렇듯 누군가의 ‘열심’은 ‘진정한 열심’이 아니다. 그리고 ‘진정한 열심’을 행한 것이 아니라면, 그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개인의 탓이 된다.이 책은 누구나 제 밥벌이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세상,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는 세상, 즉 ‘노동자’가 ‘사람’의 자격이 된 세상,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노동시장에서 소외될 수 없다고 믿는 세상에서 ‘일할 자격’이 진정 모두에게 보편타당한 것인지를 묻는다.“당신은 젊은가? 몸이 건강한가? 외모가 준수한가? 신체에 손상이 없는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없는가? 의지는 강한가? 생활 패턴이 안정적인가? 교우 관계가 원만한가? 최종 학력이 평균 이상인가?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있는가?”당신은 이 질문들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가? 지금의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정상) 노동자’로 살아가는 시간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노동의 시간 전체에서 아주 잠깐일지도 모른다.일할 자격이 없어 말할 자격도 없던낙인찍힌 노동자들이 바라보는 일의 세계‘사람’이라면 ‘노동자’여야 한다는 조건은 너무도 강력해서, 우리는 노동자가 되는 데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리하여 이 자격에서 박탈된 이들의 문제는 ‘노동’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이 책은 ‘성실하지 못한’, ‘생산성 없는’, ‘나태한’, ‘난잡한’, ‘늙은’, ‘불안정한’, ‘골골대는’… 일터에 들어올 자격을 박탈한 ‘낙인찍힌’ 이들의 시선으로 일의 세계를 바라본다. 노동자의 자격을 지배하는 정상 권력의 시선에서는 이러한 낙인이 정상성의 반대항이었다면, 가치의 위계를 뒤집어보는 시선에서 낙인은 정상성의 거울상이다. ‘열정적임’이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정상) 노동자’의 자격이 될수록, ‘의지박약하다’는 낙인은 꼭 그만큼 누군가에게서 일할 자격을 박탈한다. 이 책은 “낙인의 기능은 비정상을 추려내는 데에만 있지 않다”는 것, “규율과 통제를 수락하고, 이윤의 획득을 긍정적 가치로 이해하고, 자신의 몸이 그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됨을 적극적으로 수락하는” 노력을 잠시라도 게을리하는 모든 이들을 채찍질한다는 것, 그리하여 ‘(정상) 노동자’들조차도 사실상 일터의 낙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새롭게 비춘다.이 책을 쓰며 “나와 연결된” 일터의 낙인들을 우선하여 떠올려보았다는 저자는 ‘성실하지 않은 청년들’(나태한, 의지박약한), ‘혼자 양육하는 비혼모들’(얕보이는, 난잡한), ‘정신질환을 겪는 여성들’(나약한, 불안정한), ‘노년 돌봄노동자들’(골골대는, 짐스러운), ‘과체중인 사람들’(둔한, 무절제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들’(남자답지 못한, 결격사유가 있는)의 이야기를 듣고 풀어낸다.1장 ‘생산적으로 살아라?’는 성실하지 않은 청년들의 분투기를 다룬다. ‘자기관리’를 넘어 스스로를 기업처럼 운용하는 ‘자기 경영적 주체’로 살아가기를 요청받는 시기에 “차곡차곡 스펙을 쌓지 않고, 취업 준비를 유예하고, 취업해도 자꾸 퇴사하고, 사람들이 정식 일자리로 보지 않는 곳에서만 일을 구하는” 청년들이 어떻게 ‘일할 자격’과 ‘스스로를 설명할 자격’을 잃게 되는지(이들에게 사회는 ‘게으름뱅이’, ‘낙오자’ 외 다른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를 살핀다. 동시에 시장의 원리를 내면화한 ‘좋은 일자리’의 조건과 이 질서 안에서만 의미를 획득하는 ‘성실’이라는 가치, ‘성실’과 한 몸이 된 ‘불안’이라는 감정이 일의 세계를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살펴본다.2장 ‘덮어놓고 낳든, 낳지 않든’에서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자 노동자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절박하기에’ 직장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처지라고 여겨지는 이들은 불안정하고 고된 일자리에 쉽게 고용되고, 그로 인해 일터에서 쉽게 소진되고 쉽게 내쳐진다. 어떤 결정을 하든 ‘그러게 누가 낳으랬냐’라는 타박의 시선과 ‘모자란 어머니’라는 자책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지기 어려운 이들은 비혼을 말하는 여성들조차 비혼모의 삶의 종착지는 결혼이라고 여기는 사회에서 ‘미완성’, ‘난잡함’ 등의 낙인을 쓰고 노동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진정한) 어머니’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정상) 노동자’로 살아갈 수 없는 것과 어떻게 포개어지는지를 보게 한다.3장 ‘약봉지를 흔들며 걸어간 곳, 직장’에서는 정신질환 증상을 겪으면서도 “매일 같은 곳으로 출근하고, 인사권을 지닌 존재와 한 공간에서 일하며, 평판을 공유하는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직장인에 주목한다. “버티면 베테랑이 된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아무 저항을 받지 않는 “진공 상태”에 머물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남몰래 ‘광인’이 된다. 일터에서 “인정받지 못할까” 불안해하고,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약을 먹는다. 그러면서도 질환이 일의 효율을 방해할까 전전긍긍한다. “언제까지 약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의 막막한 의문을 저자는 “‘일터에 나가기 위해’ 약을 먹는 일을 우리는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묻는다.4장 ‘늙은 사람을 돌보는 늙은 사람의 노동’에는 80대 노인을 돌보는 60대 재가요양보호사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어르신’을 “애”라고 칭하며 정해진 방문일이 아닌 날에도 돌봄을 자청하는 이들이 왜 자신의 노동을 ‘일’이 아닌 ‘봉사’로 여기는지, 노인에게 가장 많이 마음을 내어주면서도 ‘늙음’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살펴본다. “만 60세 정년을 정해둔 세상에서 만 61세의 노인이 일하지 않고는 살아갈 방법이 없”는 사회에서 ‘늙는다는 것’에 대한 이 사회의 못 미더움과 배제가 돌보는 사람과 의존하는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소비자로 노인과 노인이 만나는 공간에서 관계와 노동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들여다본다.5장 ‘뚱뚱해서 게으르다고 여길까 봐’에서는 과체중인 이들의 공적 활동을 이야기한다. ‘뚱뚱한’ 몸이 ‘자기관리’의 실패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날씬함은 그 자체로 능력이 된다. 이 장에서는 ‘체중’이 ‘일할 자격’을 어떻게 가르는지, 일터 내의 입지와 이미지를 어떻게 좌우하며 일하는 이의 능력과 평판에 개입하는지를 알아본다. 동시에 “지금의 몸은 나의 몸이 아니”라고 여기기에 체중을 둘러싼 낙인은 당사자에게도 진지한 문제로 인식되기 어렵다는 점을 함께 짚으며 ‘살아 숨 쉬는 몸’을 바라보는 일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6장 ‘군대보다 편하니까’에서는 “‘군필’이라고 말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군대’라는 단어도 통용되지 않지만 병역의 의무가 수행되는 곳”에서 첫 직장(발령받은 근무지)을 갖게 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노동에 다가간다. 어딘가 아프고 손상되었다는 이유로 4급 판정을 받지만, “건강하지 않은 청년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이들은 “꾀병”을 부리며 “꿀이나 빠는” “나약한” 남성이 된다. ‘취약한’ 이들이 소환되는 ‘더 취약한’ 일터의 현실 또한 함께 짚으며 거대한 노동시장의 하부를 떠받치는 무상노동과 강제노동의 세계를 살펴본다.자격이 아닌 삶으로서 일터에 서기일터에서 부당함을 겪은 사람들을 긴 시간 취재해온 저자는 그간 “직장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사람들만을 만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장 문턱”을 넘을 수 없거나 그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의 노동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른 노동”의 가능성을 믿으면서도 “성실과 효율”이라는 이 사회의 노동 문법을 놓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저자 희정의 솔직하고 섬세한 탐구로 쓰였다. 또한, 자신을 ‘(정상) 노동자’로 호명하지 않는 사회에서 스스로를 설명하며 일하려는 인터뷰이들의 치열한 고민과 용기로 쓰였다.누구나 노동자가 될 수 있고, 되어야만 한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일할 자격’은 사실 ‘일할 능력’으로 바꾸어 불러야 적절할 만큼 끝없는 노력을 요한다. 이를 짚으며 이 책은 자격이 박탈된 ‘비정상’이기에 누군가가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문법에 소외가 필요하기에 누군가가 ‘비정상’이 된다는 것을 밝힌다. 이 책이 보여주듯 “일의 세계가 차별을 통하지 않고는 굴러가지 못하”는 세계라면, ‘일할 자격’을 박탈한 이들은 일의 세계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의 세계를 굴리는 문법을 “가장 먼저 겪는” 이들이자, 우리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보이지 않는 ‘노동의 문법’을 떼어내 보이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이 책에서 일터의 낙인을 탐구하는 과정은 사회가 각각 ‘청년’의, ‘어머니’의, ‘노인’의, ‘남성’의, ‘신체와 정신’의 정상성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과 포개어진다. 이렇듯 낙인과 정상성이 만들어지고 구성되는 것이라면 그러한 낙인과 정상성으로 굴러가는 노동의 세계 역시 만들어지고 구성되는 세계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나는 좋은 노동자일까?’라고 스스로의 일할 자격을 검열하던 것에서 벗어나 질문의 방향을 바꾸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일터의 정상성은 무엇을 향해 있을까? 우리는 언젠가 자격을 말하지 않고 일터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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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의 일기 1 - 비혼을 꿈꾸는 여성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커버이미지)
    [사회]B의 일기 1 - 비혼을 꿈꾸는 여성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 작가1 (지은이)
    • 북로그컴퍼니
    • 2022-02-24

    ‘현존하는 최고의 페미니즘 서사’ 《탈코일기》 후속작!탈코를 넘어 비혼으로 나아간 도수리의 프리퀄!2019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1억 9천만 원이라는 경이적인 액수로, 텀블벅 도서부문 최고 후원액을 기록한 《탈코일기》! 출간 즉시 ‘20대 여성의 필독서’ ‘내 인생을 바꿔놓은 명작’이란 평가를 받으며 페미니즘 물결을 이끌어온 《탈코일기》의 작가가 후속작 《B의 일기》를 출간했다. 《탈코일기》가 외형적 코르셋을 벗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B의 일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들의 심리적·정신적 코르셋으로 작용해온 ‘결혼’ 문제, 정확하게는 ‘비혼’ 이야기를 다룬다. 흥미로운 것은 《탈코일기》의 후속작임에도 오히려 10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탈코르셋 이전의 ‘도수리’ 서사를 다두고 있다는 점이다. 도수리는 《탈코일기》의 세 주인공 중에서도 가장 확고한 자기철학을 갖추고 있던 인물이다. 이제 막 탈코르셋을 한 김뱀희와 코르셋을 놓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백로아의 고민을 들어주고 지지하는 정신적 멘토로 등장했던 도수리의 10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결혼할 남자 말고, 결혼 자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어?”2011년, 대기업에 다니는 스물넷의 도수리는 6개월간 사귄 9살 연상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훤칠한 외모와 키, 늘 친절하고 자상한 성격, 경제적으로 안정된 집안. 모든 게 수리가 꿈꾸던 그대로다. 이 남자와 결혼하면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기력한 엄마에게 도망쳐 완벽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수리 앞에 “그 결혼 왜 하려고 해요?”라고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 결혼을 서두르려는 양쪽 집안의 움직임, 그때부터 목을 옥죄어오기 시작하는 기이한 위화감. 선의로 포장된 강요와 당연하다는 듯이 배달되는 희생과 양보의 논리들….독서모임에서 만난 그 여자 정도도로 인해 수리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질문하게 된다. 결혼 왜 해? … 남들 다 하니까. 누군가의 아내인 삶만이 미래였으니까.언제나 뒤로 밀려났던 사람들의 서사!이제 그렇게 살기를 거부하는 등불 같은 사람들의 연대기!《B의 일기》는 남성 중심 사회가 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이데올로기를 따라가야 안전하다고 믿는 수리와 그것을 거슬러 스스로 선택한 삶을 당당히 이어가는 도도의 이야기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현실 감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남자친구의 집에 처음 인사하러 간 날, 당연하다는 듯이 거실 바닥에 앉아 과일을 깎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게 된 수리는 무언가 부당하다 느끼지만 그 이물감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다. 이제 갓 입사한 직장을 그만두라는 압박도, 집안일과 육아는 당연히 여자 몫이라는 남자친구의 생각도 답답하지만 ‘여자는 혼자 살면 불행해진다’는 주변의 말에 끊임없이 세뇌당한다. 수리를 보며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건 배경이 2011년이라서가 아니다. 이것이 지금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나’와 ‘내 친구’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갈등 끝에 비혼을 선택한 수리의 마지막 깨달음은 그래서 독자들의 가슴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다. “우린 일등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갑이 아닌 을. 우선이 아닌 차선. 중앙이 아닌 옆.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1이 아닌 2. 3이 아닌 4.A가 아닌 B.이건 언제나 뒤로 물러났던 사람들의 서사. 언제나 두 번째로 살아야 했던 나의 기록. B의 일기!”딜리헙 사전 연재, 223만 독자의 뜨거운 찬사!외전 2편과 친필 사인본 수록된 단행본 특전! 《B의 일기》는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독립 연재공간인 ‘딜리헙’에 사전 연재되는 동안 각 장르 차트 1위를 굳건히 지켰을 뿐 아니라, 누적 조회수 223만 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응원을 받은 작품이다. 《탈코일기》 팬은 물론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소장해야 할 이 책에는 수리와 도도의 그 후 이야기를 담은 2편의 외전과 각권마다 다른 메시지를 담은 작가의 친필 사인본(초판 한정)이 인쇄되어 있다. _ 현실의 위화감을 소름돋게 잘 묘사한 작품. 세상 모든 여자들이 이걸 보게 해주세요._ 20대 후반인데 마지막 회 보고 펑펑 울었어요. 엄마 생각도 나고 제 삶이 촤르륵 떠오르더라고요. 《탈코일기》는 빨간 맛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절 위로해주는 느낌이에요. 폭풍 눈물 흘리면서 봤어요._ 작품에서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 보여줬어요. 읽는 내내 감동이었습니다._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고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선례를 만들 용기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위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_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졌어요._ 이번 《B의 일기》에서는 더 이상 우리의 담론이 탈코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큰 세계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_ 도도가 했던 말들이 정말 위로가 됐어요. _ 언젠가 저도 도도와 수리처럼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네요.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B의 일기 2 - 비혼을 꿈꾸는 여성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커버이미지)
    [사회]B의 일기 2 - 비혼을 꿈꾸는 여성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 작가1 (지은이)
    • 북로그컴퍼니
    • 2022-02-24

    ‘현존하는 최고의 페미니즘 서사’ 《탈코일기》 후속작!탈코를 넘어 비혼으로 나아간 도수리의 프리퀄!2019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1억 9천만 원이라는 경이적인 액수로, 텀블벅 도서부문 최고 후원액을 기록한 《탈코일기》! 출간 즉시 ‘20대 여성의 필독서’ ‘내 인생을 바꿔놓은 명작’이란 평가를 받으며 페미니즘 물결을 이끌어온 《탈코일기》의 작가가 후속작 《B의 일기》를 출간했다. 《탈코일기》가 외형적 코르셋을 벗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B의 일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들의 심리적·정신적 코르셋으로 작용해온 ‘결혼’ 문제, 정확하게는 ‘비혼’ 이야기를 다룬다. 흥미로운 것은 《탈코일기》의 후속작임에도 오히려 10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탈코르셋 이전의 ‘도수리’ 서사를 다두고 있다는 점이다. 도수리는 《탈코일기》의 세 주인공 중에서도 가장 확고한 자기철학을 갖추고 있던 인물이다. 이제 막 탈코르셋을 한 김뱀희와 코르셋을 놓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백로아의 고민을 들어주고 지지하는 정신적 멘토로 등장했던 도수리의 10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결혼할 남자 말고, 결혼 자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어?”2011년, 대기업에 다니는 스물넷의 도수리는 6개월간 사귄 9살 연상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훤칠한 외모와 키, 늘 친절하고 자상한 성격, 경제적으로 안정된 집안. 모든 게 수리가 꿈꾸던 그대로다. 이 남자와 결혼하면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기력한 엄마에게 도망쳐 완벽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수리 앞에 “그 결혼 왜 하려고 해요?”라고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 결혼을 서두르려는 양쪽 집안의 움직임, 그때부터 목을 옥죄어오기 시작하는 기이한 위화감. 선의로 포장된 강요와 당연하다는 듯이 배달되는 희생과 양보의 논리들….독서모임에서 만난 그 여자 정도도로 인해 수리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질문하게 된다. 결혼 왜 해? … 남들 다 하니까. 누군가의 아내인 삶만이 미래였으니까.언제나 뒤로 밀려났던 사람들의 서사!이제 그렇게 살기를 거부하는 등불 같은 사람들의 연대기!《B의 일기》는 남성 중심 사회가 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이데올로기를 따라가야 안전하다고 믿는 수리와 그것을 거슬러 스스로 선택한 삶을 당당히 이어가는 도도의 이야기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현실 감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남자친구의 집에 처음 인사하러 간 날, 당연하다는 듯이 거실 바닥에 앉아 과일을 깎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게 된 수리는 무언가 부당하다 느끼지만 그 이물감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다. 이제 갓 입사한 직장을 그만두라는 압박도, 집안일과 육아는 당연히 여자 몫이라는 남자친구의 생각도 답답하지만 ‘여자는 혼자 살면 불행해진다’는 주변의 말에 끊임없이 세뇌당한다. 수리를 보며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건 배경이 2011년이라서가 아니다. 이것이 지금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나’와 ‘내 친구’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갈등 끝에 비혼을 선택한 수리의 마지막 깨달음은 그래서 독자들의 가슴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다. “우린 일등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갑이 아닌 을. 우선이 아닌 차선. 중앙이 아닌 옆.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1이 아닌 2. 3이 아닌 4.A가 아닌 B.이건 언제나 뒤로 물러났던 사람들의 서사. 언제나 두 번째로 살아야 했던 나의 기록. B의 일기!”딜리헙 사전 연재, 223만 독자의 뜨거운 찬사!외전 2편과 친필 사인본 수록된 단행본 특전! 《B의 일기》는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독립 연재공간인 ‘딜리헙’에 사전 연재되는 동안 각 장르 차트 1위를 굳건히 지켰을 뿐 아니라, 누적 조회수 223만 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응원을 받은 작품이다. 《탈코일기》 팬은 물론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소장해야 할 이 책에는 수리와 도도의 그 후 이야기를 담은 2편의 외전과 각권마다 다른 메시지를 담은 작가의 친필 사인본(초판 한정)이 인쇄되어 있다. _ 현실의 위화감을 소름돋게 잘 묘사한 작품. 세상 모든 여자들이 이걸 보게 해주세요._ 20대 후반인데 마지막 회 보고 펑펑 울었어요. 엄마 생각도 나고 제 삶이 촤르륵 떠오르더라고요. 《탈코일기》는 빨간 맛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절 위로해주는 느낌이에요. 폭풍 눈물 흘리면서 봤어요._ 작품에서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 보여줬어요. 읽는 내내 감동이었습니다._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고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선례를 만들 용기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위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_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졌어요._ 이번 《B의 일기》에서는 더 이상 우리의 담론이 탈코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큰 세계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_ 도도가 했던 말들이 정말 위로가 됐어요. _ 언젠가 저도 도도와 수리처럼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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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의 일기 3 - 비혼을 꿈꾸는 여성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커버이미지)
    [사회]B의 일기 3 - 비혼을 꿈꾸는 여성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 작가1 (지은이)
    • 북로그컴퍼니
    • 2022-02-24

    ‘현존하는 최고의 페미니즘 서사’ 《탈코일기》 후속작!탈코를 넘어 비혼으로 나아간 도수리의 프리퀄!2019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1억 9천만 원이라는 경이적인 액수로, 텀블벅 도서부문 최고 후원액을 기록한 《탈코일기》! 출간 즉시 ‘20대 여성의 필독서’ ‘내 인생을 바꿔놓은 명작’이란 평가를 받으며 페미니즘 물결을 이끌어온 《탈코일기》의 작가가 후속작 《B의 일기》를 출간했다. 《탈코일기》가 외형적 코르셋을 벗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B의 일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들의 심리적·정신적 코르셋으로 작용해온 ‘결혼’ 문제, 정확하게는 ‘비혼’ 이야기를 다룬다. 흥미로운 것은 《탈코일기》의 후속작임에도 오히려 10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탈코르셋 이전의 ‘도수리’ 서사를 다두고 있다는 점이다. 도수리는 《탈코일기》의 세 주인공 중에서도 가장 확고한 자기철학을 갖추고 있던 인물이다. 이제 막 탈코르셋을 한 김뱀희와 코르셋을 놓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백로아의 고민을 들어주고 지지하는 정신적 멘토로 등장했던 도수리의 10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결혼할 남자 말고, 결혼 자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어?”2011년, 대기업에 다니는 스물넷의 도수리는 6개월간 사귄 9살 연상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훤칠한 외모와 키, 늘 친절하고 자상한 성격, 경제적으로 안정된 집안. 모든 게 수리가 꿈꾸던 그대로다. 이 남자와 결혼하면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기력한 엄마에게 도망쳐 완벽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수리 앞에 “그 결혼 왜 하려고 해요?”라고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 결혼을 서두르려는 양쪽 집안의 움직임, 그때부터 목을 옥죄어오기 시작하는 기이한 위화감. 선의로 포장된 강요와 당연하다는 듯이 배달되는 희생과 양보의 논리들….독서모임에서 만난 그 여자 정도도로 인해 수리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질문하게 된다. 결혼 왜 해? … 남들 다 하니까. 누군가의 아내인 삶만이 미래였으니까.언제나 뒤로 밀려났던 사람들의 서사!이제 그렇게 살기를 거부하는 등불 같은 사람들의 연대기!《B의 일기》는 남성 중심 사회가 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이데올로기를 따라가야 안전하다고 믿는 수리와 그것을 거슬러 스스로 선택한 삶을 당당히 이어가는 도도의 이야기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현실 감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남자친구의 집에 처음 인사하러 간 날, 당연하다는 듯이 거실 바닥에 앉아 과일을 깎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게 된 수리는 무언가 부당하다 느끼지만 그 이물감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다. 이제 갓 입사한 직장을 그만두라는 압박도, 집안일과 육아는 당연히 여자 몫이라는 남자친구의 생각도 답답하지만 ‘여자는 혼자 살면 불행해진다’는 주변의 말에 끊임없이 세뇌당한다. 수리를 보며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건 배경이 2011년이라서가 아니다. 이것이 지금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나’와 ‘내 친구’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갈등 끝에 비혼을 선택한 수리의 마지막 깨달음은 그래서 독자들의 가슴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다. “우린 일등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갑이 아닌 을. 우선이 아닌 차선. 중앙이 아닌 옆.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1이 아닌 2. 3이 아닌 4.A가 아닌 B.이건 언제나 뒤로 물러났던 사람들의 서사. 언제나 두 번째로 살아야 했던 나의 기록. B의 일기!”딜리헙 사전 연재, 223만 독자의 뜨거운 찬사!외전 2편과 친필 사인본 수록된 단행본 특전! 《B의 일기》는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독립 연재공간인 ‘딜리헙’에 사전 연재되는 동안 각 장르 차트 1위를 굳건히 지켰을 뿐 아니라, 누적 조회수 223만 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응원을 받은 작품이다. 《탈코일기》 팬은 물론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소장해야 할 이 책에는 수리와 도도의 그 후 이야기를 담은 2편의 외전이 담겨있다._ 현실의 위화감을 소름돋게 잘 묘사한 작품. 세상 모든 여자들이 이걸 보게 해주세요._ 20대 후반인데 마지막 회 보고 펑펑 울었어요. 엄마 생각도 나고 제 삶이 촤르륵 떠오르더라고요. 《탈코일기》는 빨간 맛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절 위로해주는 느낌이에요. 폭풍 눈물 흘리면서 봤어요._ 작품에서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 보여줬어요. 읽는 내내 감동이었습니다._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고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선례를 만들 용기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위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_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졌어요._ 이번 《B의 일기》에서는 더 이상 우리의 담론이 탈코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큰 세계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_ 도도가 했던 말들이 정말 위로가 됐어요. _ 언젠가 저도 도도와 수리처럼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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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급이란 무엇인가? - 갖가지 불평등의 원인을 이해하는 열쇠 (커버이미지)
    [사회]계급이란 무엇인가? - 갖가지 불평등의 원인을 이해하는 열쇠
    • 린지 저먼 (지은이), 최병현 (옮긴이)
    • 책갈피
    • 2022-02-24

    이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생각은 상식처럼 퍼져 있다. 그래서 불평등을 폭로하고 나름으로 그 원인을 진단하는 책은 이미 많다. 그렇지만 이 사회의 동학을 꿰뚫어 보며 그것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불평등을 양산하는지 밝혀내는 책, 그래서 이 불평등을 없앨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계급론으로 이를 설명한다. 특히, 계급 문제를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쓴 쉽고 명쾌한 입문서로,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사회 계급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 준다.이 책의 저자인 린지 저먼은 영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회주의자로,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00만 명이 참가한 2003년 반전 시위를 이끄는 등 2000년대 초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이 시작할 때부터 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디언>과 여러 좌파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며 계급·여성해방·개혁주의에 관해 많은 글과 책을 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계급 불평등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역사적 사례를 풍부하게 들며 독자들이 마르크스주의 계급론에 쉽게 접근하도록 안내한다.이 책은 다섯 장으로 이뤄져 있다. 노동?주택?주식?건강 등 우리가 삶의 여러 측면에서 체감하는 계급 불평등을 날카롭게 폭로하는 것에서 시작해, 흔히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계급을 구분하는 것이 잘못임을 지적하며 계급이 무엇이고 왜 어떻게 형성됐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1장). 노동계급, 자본가 계급, 중간계급이 각각 누구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하는지 살펴보며 계급 문제를 둘러싼 주요한 쟁점을 다룬다(2~4장). 노동계급이 정말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노동조합의 구실과 한계는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5장). 그리고 여러 통계 자료를 들어 현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데, 이 책이 쓰인 이후의 최신 통계 자료가 각주로 달려 있어 이 책의 분석이 여전히 유효함을 잘 보여 준다.오늘날 한국에서 많은 사람, 심지어 좌파도 제조업 비중의 하락을 노동계급의 쇠퇴로 본다든지, 비정규직의 증가나 그 효과를 과장하며 노동계급이 저항할 힘을 잃었다고 본다든지, 서비스업 비중과 여성 노동의 증가를 노동계급의 약화로 여긴다든지, 화이트칼라 피고용인의 증가를 중간계급의 확대로 본다든지 하는 오해와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계급 문제를 깊이 있게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하다.계급이란 무엇인지, 오늘날 계급 문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던 독자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그녀가 말했다 (커버이미지)
    [사회]그녀가 말했다
    • 조디 캔터, 메건 투히 (지은이), 송섬별 (옮긴이)
    • 책읽는수요일
    • 2022-02-24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고발하며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단 하나의 기사3년간의 취재, 수백 건의 인터뷰 끝에 탄생한퓰리처 상 수상 탐사보도 이면의 생생하고 치열한 기록그들이 일으킨 행동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시작뉴욕타임스, 애틀랜틱, 아마존, NPR ‘올해의 책’ 선정 도서플랜비 엔터테인먼트 제작, 캐리 멀리건 주연의 영화화 확정!“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도 당했다.”2017년, 성적 학대를 당한 여성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며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흐름과 반향을 만들어낸 미투 운동. 『그녀가 말했다(She Said)』는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뉴욕타임스〉의 두 기자, 조디 캔터(Jodi Kantor)와 메건 투히(Megan Twohey)의 숨가쁜 취재 과정과 피해 여성들의 용기와 행동, 그것으로 인한 변화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우리는 2017년 10월 5일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및 성적 착취에 대한 기사를 발표했고, 놀라운 마음으로 둑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속해 있는 언론의 세계에서 이야기, 즉 기사는 목적이고, 결과이자, 최종 생산물이다. 그러나 세상 전체를 바라본다면 새로운 정보를 담은 기사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대화의 시작, 행동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시작이다.”_조디 캔터, 메건 투히배우 지망생이나 갓 입사한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권력형 성범죄,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기업문화와 법 체계의 문제〈뉴욕타임스〉가 하비 와인스타인 관련 특종을 터뜨리기 전부터, 그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루머는 줄곧 끊이지 않았다. 수상 후보에 오른 여자 배우들은 더 이상 와인스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오스카 시상식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공공연한 농담처럼 회자될 정도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단순한 바람기로만 보았다. 그간 와인스타인에 관한 루머를 파헤치려던 기자들도 있었지만 모두 기사를 써내는 데는 실패했다.하비 와인스타인은 교묘했다. 그는 배우 지망생이나 자신이 운영하는 영화사에 갓 입사한 여성들만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문제가 생길 시 회사 공금으로 합의금을 지불했다. 그러는 한편 캠퍼스 내 성폭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배급하고, 여성 행진에 함께 참여하는 등 대중 앞에서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다. 〈뉴욕타임스〉의 두 기자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가 취재에 착수하며 만난 첫 번째 취재원이었던 배우 로즈 맥고언은 기사화하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1997년 선댄스 영화제 기간에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후 매니저에게 그 사실을 알린 뒤 변호사를 고용했고, 그 결과 와인스타인으로부터 합의금 10만 달러를 받았으나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모든 스튜디오에서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고 돈으로 입막음해요. 기밀 유지 협약서를 안 쓰는 사람이 없어요. 선을 넘으면 안 돼요, 곧바로 대체되니까.” 그녀가 말했다.조디와 메건은 취재 도중 가해 행위에서 일종의 패턴을 발견했다. 역겨울 만치 되풀이되는 호텔 방 이야기. 갓 입사한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 일을 빌미로 섹스를 요구하는 끔찍한 거래, 그리고 진실을 아는 자들의 기나긴 침묵. 와인스타인은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지배하는 권력을 가진 남성 그 자체였다. 그는 일하고, 성공하고 싶었던 열정적인 젊은 여성들의 자존감을 철저히 짓밟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할 법 체계는 아이러니하게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변화를 가로막았다. 성추행 합의 시에 작성해야 하는 기밀 유지 서약서는 공정한 법적 거래라기보다는 은폐를 연상시키는 표현들로 이루어졌다. 피해자들은 피해 사건 관련 증거를 전부 넘겨야 했고, 언론사의 인터뷰에 응해서도 안 되었다. 두 기자는 성폭력에 맞서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무기 중 어떤 것은 성폭력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하비 와인스타인이 23년형을 선고받기까지침묵을 깨고 기사화에 동의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용기취재를 이어가던 기자들은 와인스타인 관련 기사를 터뜨리려면 확실한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증거나 증인 없이는 고전적인 “그가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식의 논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피해자의 고백을 가해자는 부인할 것이고, 증거가 없으니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의 편을 들며 결론 없는 논쟁을 이어갈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증거는 피해자들의 공식 발언이겠지만, 문서의 형태로 남은 합의금 거래가 증거로 더해진다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에, 전·현직 직원들과 피해자들을 통해 관련 법적 기록과 이메일, 회사 내부 문건 등을 획득하기 위해 애썼다. 지금까지 와인스타인 보도에 성공한 이는 아무도 없으니, 완벽하게 보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그러나 〈뉴욕타임스〉의 취재 움직임을 파악한 하비 와인스타인이 엄청난 명성의 변호인단과 사립탐정을 고용하며 기사 발행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수를 썼고, 그 때문에 기사 집필이 결정된 9월 29일부터 첫 기사 발행을 마친 10월 5일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의 6∼7장은 흡사 첩보물과도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런 그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는 마침내 약 3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와인스타인에 대해 제기된, 기존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혐의들을 밝혀냈다. 취재 과정에서 취재를 이끈 두 기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한 팀을 이루며 움직이고 판단했던 동료 기자들의 헌신, 그리고 기사 발행 전 와인스타인 측에 취재 자료를 미리 공개해 답변을 구하는 모습 등은 유서 깊은 언론사의 정통한 취재 과정을 확인시키며 “탐사보도에 관한 신(新)고전이 될 만한 책”이라는 서평을 실감하게 한다.물론 무엇보다 오랜 고민 끝에 침묵을 깨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그것의 기사화에 동의한 피해자들의 용기가 아니었으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프로젝트였다.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기사화에 동의하기로 한 로라 매든, 배우 경력이 위태로워질 위험을 무릅쓰고 인터뷰에 응한 배우 애슐리 저드와 귀네스 팰트로, 합의서에 서명하고 침묵해야 했지만 법적 제재의 가능성을 감수하고 인터뷰에 응한 런던의 제작자 젤다 퍼킨스까지. 말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들의 용기가 다른 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신뢰였다. “제가 과거에 당신이 겪었던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가 당신의 경험을 통해 함께 다른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미투 운동 이후 세상은 얼마나 변화했을까?그것의 목격자는 바로 우리다.하비 와인스타인과 관련한 〈뉴욕타임스〉의 첫 기사가 나간 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소셜미디어에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게시했다. 각자 자유 의지로 앞으로 나섰고, 와인스타인 관련 취재에 필요했던 수개월에 걸친 신뢰 쌓기나 설득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이 변화의 핵심은 과거의 일에 대해 책임을 지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여성들 중 더 많은 수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기업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조사에 착수했으며 대표를 해고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기준을 세우지 못한 상태인 데다,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대중들의 의견 일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기업 이사회에서부터 술집에 모인 친구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가이드라인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었다.이듬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을 무렵 조디와 메건은 새로운 질문에 집중하게 되었다. 미투 운동 이후 실제로 얼마만큼이 변화했는지, 그 변화가 지나치게 큰지, 아니면 아직도 불충분한지 하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대답이 될 만한 하나의 사건을 마주한다. 2018년 미국 대법관 최종후보자였던 브렛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이었다.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하비 와인스타인 고발 기사로 인해 ‘미투 운동’이 촉발된 이후 그 1년간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되짚어볼 수 있는 지점으로 작용한다. 과학자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블레이지 포드는 대법관 인준을 앞두고 있던 브렛 캐버노로부터 고등학생 시절 성폭행 당한 사건을 기사화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뷰에 응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으며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 청문회에 나서서 당시 사건을 증언하기로 마음먹는데,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오가는 주저함과 후회, 다짐과 정의감 등 복합적인 감정이 증언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결국 캐버노는 대법관으로 인준받았지만,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흐름과 영향력이 결코 멈추지 않음을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두 기자는 취재 시 기사화에 동의해준 귀네스 팰트로와 애슐리 저드와 같은 여배우를 비롯해 포드 박사, 여러 여성 피해자들을 한곳에 초대해 아직까지는 불완전한, 그러나 위대한 변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데, 그들의 대화와 다짐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 흐름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우리가 또 다른 목격자임을 확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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