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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커버이미지)
    [문학]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4-02-19

    무의식의 충동과 격투, 숭고한 사명이 빚어낸 스물아홉 개의 목소리!문학평론가 장석주가 뽑은 현대 시인 29인의시편에서 삶의 깊이와 방향을 다시 살펴본다. 이 시대에 시는 왜 필요한가.시는 한 시대의 삭막함과 불행에 맞서며동시에 그것을 뛰어넘는 힘과 용기를 준다.시는 문명을 이룩하는 상상력의 원천이다.시는 미래의 언어다.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은 시작된다. 시대가 삭막할수록, 그리고 미래가 암울할수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좋은 시는 외롭고 허기진 우리를 살게 하면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가르쳐주는 이정표와 같다. 시는 먹을 수도 쓸 수도 없는 것이라지만, 그 어떤 것보다 집요한 관찰과 무수한 고뇌, 통찰로 한 글자 한 글자가 빚어지기에 지층을 뚫고 올라와 찰나를 증언한다.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이 멋진 안내자는 우리에게 해갈할 물을 주고, 여행의 목적과 방향을 알려준다. 자본주의에 밀려 시의 효용을 불신하는 이 시대에 우리의 정신은 더 가난해지고 심지어 퇴보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세기 인류 문명을 이룩하고 발전시켜 온 시를 외면한 탓이 크다 하겠다. 이에 장석주의 시평론집 《지금은 시가 필요할 때》는 시의 효용을 다시 전면에 들고 나와 시가 이 시대와 개인을 어떻게 보살피고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지 말한다. 저자인 장석주 시인도 책에서 “인간은 상상하고, 숙고하고, 꿈꾸는 능력으로 얻은 상징 능력으로 이전에는 알지 못하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지의 지평으로 들어선다. 상징의 이해와 세계의 심연을 여는 키를 갖게 된 인간은 그만큼 더 유능해졌다.”라고 말하며 시의 유용함을 거듭 강조한다. 세계의 심연을 여는 키를 가진 인간이 얼마나 유능했는지는 역사가 증언해 주고 있다. 시는 하나에서 하나를 얻는 산수식이 아니다. 상징과 은유를 총동원해 인간의 정신을 깨우고 하나에서 열을 만들어내는 상상으로 세상을 확장하고 생동하는 기운을 가득 불어넣는다. 세계를 바라보는 천 개의 눈:시는 미래의 언어다참여 시인의 대가 김수영은 시를 “세계의 개진”이라고 말하였다. 시가 세계를 쪼개고 그 안을 펼쳐 보여주는 것이란 뜻이다. 지금 이 시대, 길을 잃은 우리에게 시가 왜 필요한지를, 그리고 시인의 소명이 무엇인지 다시 일깨워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낯익은 것에서 낯선 것을 보는 능력, 의외성을 가진 이미지들, 무의식에서 솟는 돌연한 감정들, 다양한 울림을 가진 목소리들, 이제까지 없던 음악, 어디서 오는지 모를 에너지, 순진무구한 주문, 기다림과 숙고와 완전한 몰입, 이런 것이 없이는 시도 없다. 이런 성분 없이 나왔다면 시란 언어의 무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시는 불행과 격투를 마다하지 않는 시, 낡은 사물이나 생각을 바꾸는 상상력으로 가득 찬 시, 청춘의 착란 속에서 빛나는 미래 비전을 담은 시다.”(들어가기〈시가 나를 찾아왔다〉중에서)시인은 세계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다. 움직임이 없는 것들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소멸하고 굳어가는 세상에 생명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볼품없는 것들에 노래와 향기를 심는 존재가 바로 그들이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에 수록된 김승희, 이기성, 이병일, 유진목, 이원, 유계영, 오은 등 스물아홉 분의 시편에서도 우리는 시인들의 상상과 고뇌, 그리고 창조자와 같은 놀라운 헌신과 능력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는 가벼운 평론이라 해도 좋고, 시담, 시 에세이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이 다양한 목소리에서 우리 독자들이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열린 세계’로 용기 있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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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을 듣는 법 - 듣는 형식과 표현하는 언어를 알면 감동이 더욱 커진다 (커버이미지)
    [문화/예술]음악을 듣는 법 - 듣는 형식과 표현하는 언어를 알면 감동이 더욱 커진다
    • 오카다 아케오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24-02-19

    멋진 음악을 듣고 “정말, 좋았어요!”라는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얼마나 아쉬운가!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음악의 세계,듣는 형식과 표현하는 언어를 알면 음악의 감동이 더욱 커진다!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음악을 듣고, 자유롭게 느낄 권리가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도 않고 어떠한 기준도 없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음악을 듣는 가장 큰 기쁨은 다른 사람들과 체험을 공유하고 마음을 주고받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데 콘서트장에서 멋진 음악을 듣고 “정말, 좋았어요!”라는 대화밖에 나눌 수 없다면 얼마나 아쉬운가!『음악을 듣는 법』은 우리가 음악을 듣고 받아들일 때 분명한 ‘방법론’이 있다고 보고, 음악을 듣는 형식과 그 감상을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고찰하는 책이다.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은 대부분 서양 클래식 음악이다. 실용음악과 달리 클래식 음악은 단순히 ‘듣는’ 즐거움에서 나아가, ‘고찰하고’, ‘논하며’, ‘알아가는’ 차원의 즐거움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암묵적인 학습법과 틀리기 쉬운 포인트, 정통해가는 다양한 단계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취향을 세련하고 지식의 깊이를 더해가는’ 방법론을 살펴본다.저자 오카다 아케오는 일본의 대표 음악학자로, 여러 권의 음악 관련 서적을 출간하였고, 이 책으로 뛰어난 음악 비평서에 수여되는 요시다 히데카즈상을 수상했다.다양한 수신기를 켜고 음악과 나의 주파수를 맞추기저자는 곰브리치의 ‘미술 감상은 작가와 작품에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이라는 개념을 빌어와,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는 자신이 습득해온 모든 ‘듣는 형식’을 총동원해 음악과 자신의 주파수를 맞추며 어떤 반응이 일어나길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듣는 형식’은 비단 ‘이런 음악은 이런 패턴으로 듣는다’라는 음악 자체의 형식,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에 반응(감동)하는 청중의 반응 양식뿐만이 아니다. 음악을 공연하는 장소, 음악을 말하는 논리, 나아가 음악의 문화적 배경도 포함된다.이 책은 우리가 음악을 듣고 이야기할 때 스위치를 켜놓은 다양한 수신기(‘듣는 형식’)를 하나하나 살펴봄으로써 음악을 더 풍부하게 즐기고, 감상의 깊이를 쌓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1장에서는 음악을 체험하는 ‘감성 차원’에 관해 고찰한다. 언어로 생각하기 이전의 음악 청취, 최대한 언어를 개입시키지 않고 음악을 듣는 법에 대해 살펴본다. 2장에서는 음악을 어떻게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다. 3장의 주제는 ‘언어로서의 음악’으로, 음악 자체를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는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4장과 5장에서는 각각 ‘역사’와 ‘사회’의 맥락에서 음악 듣기에 관해 논한다.단순히 듣는 즐거움에서 나아가취향을 세련하고 지식의 깊이를 더해가려면“음악 장르를 ‘안다’라는 것은 하나의 문화에 뛰어들어 그 암묵적인 아카이브에 대한 사정 전반을 속속들이 깨치는 것이다. 역사를 알고 가치체계와 그 메커니즘과 함축을 이해하고 어휘를 습득하는 것, ‘음악을 듣는 법을 안다’란 바로 이런 것이다.”-294쪽이 책에서 말하는 ‘음악을 듣는 법’은 ‘음악을 듣는 매뉴얼’과 ‘음악을 듣는 마음가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자는 음악을 듣고 언어로 표현할 때 분명한 방법론이 있지만, 그것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음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음악에서 무엇을 추구하는가?’, ‘음악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려 하는가?’ 같은 근본적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단순히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서 나아가 취향을 세련하고 지식의 깊이를 쌓고 싶다면, 이런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규칙 없는 규칙을 알아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이 책은 주로 클래식 음악을 다루고 있지만, 예술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고 취미를 즐길 때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 저자가 말하는 ‘잘 듣는 사람이 되기 위한 매뉴얼’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타인의 의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일일이 ‘어땠어요?’ 하며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세평에는 주의한다. ‘간판에 거짓이 있는’ 사례는 의외로 많다.• 자신의 버릇을 안다. 그리고 객관적 사실과 자신의 취향은 어느 정도 구분해서 듣는다.• 절대적인 걸작을 제외하고 많은 음악은 ‘이야기꾼’의 좋고 나쁨에 따라 재미있게 들릴 수도,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음악에 대한 언설을 경시할 수는 없다.• 음악에는 ‘본래의’ 맥락이 있고, 전승 과정에서 형성된 맥락이 있으며, 다른 문화/시대에 이식되어 더해진 맥락이 있다. 자신이 어느 맥락에서 들으려고 하는지 의식하며 들어보자.• 어떤 장르에 정통한 친구를 사귄다. ‘이 각도에서 들으면 이렇고, 저 각도에서는 이래’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듣는 법의 가능성을 가르쳐달라고 하자.• 어느 하나를 정해놓고 계속 관찰하는 식으로 들어보자. 예를 들어, 같은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를 계속 찾아본다. 머지않아 완성도의 미묘한 차이가 보일 것이다. ‘듣는 귀’를 만들려면, 이름난 음악가들의 연주를 맛보듯 감상하기보다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음악은 봐야 안다. 본래 음악이란 날것인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것으로, 귀로 듣기만 하는 음악은 아무래도 온몸으로 동조하기 어렵다. 특히 처음에는 라이브 위주로 듣는 게 좋다.• ‘끝까지 듣고 싶다’라는 느낌을 소중히 할 것. 도중에 중단하는 게 왠지 망설여진다면, 바로 그것이 당신을 위한 음악이다.• 음악에 관한 책을 읽으면 감상의 폭이 비약적으로 넓어진다. 다만 다른 사람이 사용한 어휘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말을 찾기까지 가설의 발판 같은 것이다.• 관심 가는 음악이 있으면 그 나라 언어를 조금 배운다. 음악을 통해서 말을, 말을 통해서 음악을 더 알게 될 것이다.• 그 장르의 아카이브를 안다. ‘장르’로 확립된 음악이면 반드시 관객이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가공의 도서관이 있다.• 장소를 즐긴다. 음악은 반드시 어떤 ‘장’ 안에서 울려 퍼진다. 음악과의 가장 행복한 만남은 ‘음악’과 ‘나’와 ‘장’이 딱 어울렸다고 생각되는 순간에 있다.• 스스로 음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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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니의 공황장애 분투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써니의 공황장애 분투기
    • 찬하 지음
    • 맑은나루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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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락의 시간 - 안희정 몰락의 진실을 통해 본 대한민국 정치권력의 속성 (커버이미지)
    [사회]몰락의 시간 - 안희정 몰락의 진실을 통해 본 대한민국 정치권력의 속성
    • 문상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02-19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 ‘문 선배’그가 5년여의 침묵 끝에 들려주는 안희정 몰락의 진실, 그리고 반성문 2018년 3월 5일 월요일 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전 수행비서의 미투 피해 사실 폭로와 함께 몰락했다. 촉망받는 정치인의 민낯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그 충격의 시간으로부터 만 5년 이상이 지나 이제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지 오래인 시점에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인 ‘문 선배’다. 오랫동안 익명의 ‘문 선배’로 불려온 이는 바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안희정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문상철 씨다. 그는 왜 이제야 비로소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일까? 저자는 미투 피해자의 첫 조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피해를 막지 못한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자책감에 5년 이상 말과 글을 잊고 살아왔다. 또한 2년여의 재판 과정을 거치며 안희정의 사람들에 의해 많은 상처를 받으며 그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꿈꾸었던 시간 모두를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었다. 그랬던 저자가 오랫동안 홀로 품어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한 것은 안희정과 함께한 시간과 경험이 자신만을 위한 개인의 사유재가 아닌 다수를 위한 공공재라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안 전 지사와 함께한 시간을 수없이 복기하면서 그의 정치적 도전과 실패가 지닌 함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즉, 미투 사건은 트리거였을 뿐 안희정은 이전부터 서서히 몰락의 시간을 걸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몰락의 길은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걸어갈 수 있는 길임을 깨닫고, 동일한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인 안희정의 도전과 실패에 관한 생생한 목격담이자 반성문이며, 더 이상 제2, 제3의 안희정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공공의 기록물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 책의 인세 수익 전액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정치권력의 속성을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되었을 당시의 안희정은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에 그는 결재서류를 없애고 전화기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정치·경제·외교·문화·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봉하의 스타’에서 더 나아가 생각하는 정치, 공부하는 정치, 페이퍼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 데이터 기반의 정책을 만드는 정치 등, 그와 함께 정치의 본질을 알아가며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무릇 정치인의 기본을 보는 듯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안희정은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되어가며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을 뿐 아니라 팬덤에 의해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질되어간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자본의 달콤함과 보상심리에 관대해지고, 그렇게 일그러진 권력은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 되어갔다. 사고방식과 행동, 태도가 서서히 변질되고 잠식되면서 마침내 부패하고 붕괴하는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서술은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자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해 정치권력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는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 그리고 이후 미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밀착 카메라처럼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피상적으로 알았던 안희정 몰락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안희정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 있지 않다. 저자는 다시는 이와 같은 정치인이 나오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것을 권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통찰 가득한 제언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한 편의 글만으로도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자가 점검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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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커버이미지)
    [사회]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4-02-19

    여성 언어의 분화와 남성 권력의 반격이 뒤엉킨 시대에한국 페미니즘의 길을 찾는 새로운 도전!“지금은 여성주의 담론을 혁신할 때다”다시 페미니즘 최전선에 선 정희진의도발적이고 발본적인 성정치학 논전!독창적인 여성학자, 다학제적 연구자, 도발적인 서평가 정희진이 한국 사회 일상을 뒤덮은 성정치학의 문제들을 새롭게 재구성해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길을 묻는다. 2005년 ‘페미니즘 교과서’ 《페미니즘의 도전》을 통해 남성 언어로 길들여진 한국 사회에 균열을 내며 여성주의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낸 저자가 18년 만에 다시 여성주의 담론의 전복적인 사유를 펼친다.2015년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여성에게 페미니즘은 삶의 기본값이 되었지만, 남성 문화는 한국 사회의 낡은 권력 담론을 내려놓지 못한 채, ‘혐오’에 가까운 반격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성 운동 안에서도 ‘여성’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트랜스젠더, 난민, 장애인을 비롯한 다른 소수자들을 배척하는 이들이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등장했다. 불화와 간극이 깊어지는 시대, 페미니즘의 언어는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현실을 바꿔야 할까?《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은 자본의 질주 속에 각자도생하는 인류세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더욱 복잡해진 젠더 권력과 여성주의 담론을 분석한다. 성차별, 페미사이드, 세계 최저 출생률, 여성 할당제를 비롯한 첨예한 ‘젠더 갈등’ 이슈들부터, ‘피해자 중심주의’ ‘성적 자기 결정권’ ‘여성성의 자원화’ 같은 여성주의 담론에 이르기까지, 당대 성정치학의 논쟁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재해석한다.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허물고, 경계를 사유하며, 기성 담론의 전복적인 재해석을 시도하는 페미니즘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페미니즘의 도전》이 사회 정의로서 여성주의를 ‘소개’했다면, 이 책은 변화된 여성주의, 정체성의 정치 위주의 담론을 분석한다. 특히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변화해 온 한국 사회의 성 문화(섹슈얼리티)를 살펴보고 더불어 기존의 논쟁 구도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 이 책이 쉽게 읽히지 않는, 논쟁의 불씨가 되는 텍스트이기를 바란다. 여성학, 여성 운동은 모든 담론과 마찬가지로 언어의 경합을 통한 생산적인 갈등 없이는 진전도 없다. 한국의 여성주의가 나아감 없이 여성의 생존의 목소리가 왜곡되어 미소지니의 타깃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나는 여성의 공부, 다른 언어, 남성 사회가 못 알아듣는 언어가 최고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남성 사회의 질문에 답하지 말고, 그들이 못 알아듣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자. _ ‘머리말’에서“우리는 모두 불편함에서 배운다”전진하는 페미니즘을 위한 비판적 제언현재 한국 사회에서 ‘젠더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강남역 사건과 신당역 사건, 미투 운동, ‘여성가족부 존폐’ 논란, 징병제 등 성차별과 성범죄, 성 문화에 관한 남녀의 인식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과 혼란의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모두가 불만스러워하고 고통을 호소하지만, “내 편 아니면 적”으로 극단화되고 양극화된 현실에서 젠더와 섹슈얼리티 문제는 논의하기를 꺼리거나 아니면 정쟁의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공전하고 있는 한국 사회 성정치학적 논제에 불씨를 지핀다. 이 책에서 정희진은 당대의 논쟁적인 젠더 이슈를 중심으로 하여 한국 남성 문화의 억압적이고 뿌리 깊은 젠더 권력을 하나하나 들추어낸다. 동시에 정희진의 시선은 여성주의와 여성 운동 내부로 향해 여성, 성 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페미니즘 담론의 정체와 후퇴에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이 책은 성차별이 ‘젠더 갈등’이나 ‘성 대결’로 둔갑하는 사회, 여성성과 남성성 모두 개인의 생존을 위한 자원으로 동원되는 사회, 페미니즘이 ‘남성 혐오’ 이념 혹은 여성의 ‘정체성의 정치’로 오인되는 사회에서, 새로운 담론의 장을 형성하는 가장 혁신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여성주의자 사이의 이견이 활발하게 논쟁으로 발전할수록남성 개인도 사회도 성숙해진다”정희진은 당대의 젠더 문제를 여성주의 담론의 위기로 바라본다. 여성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페미니즘을 ‘정체성의 정치’로 환원하는 태도나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아도 여성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여성의 인식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더불어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적 자기 결정권’을 비롯해 지금까지 여성 운동을 이끈 핵심 이념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중심주의’가 여성 피해자에게 유리한 전략인지, 피해자로서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고착화하는 건 아닌지 질문한다. ‘성적 자기 결정권’ 개념은 더 논쟁적이다. 특히 여성성은 기존에는 차별과 억압의 ‘원인’이었지만 신자유주의 시대에 일부 여성에게는 자원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희진은 이를 해석해내고 비판하는 적극적인 여성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이 책에서 여성과 여성주의를 향한 정희진의 ‘내부’ 비판은 때때로 가혹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는 역설적이게도 “여성주의자 사이의 이견이 활발하게 논쟁으로 발전할수록 남성 개인도 사회도 성숙해진다”는 그의 강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정희진은 여성주의 담론의 혁신을 통한 현실의 변화 가능성을 꿈꾼다.남녀의 섹슈얼리티 인식의 불균형 격차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여성들은 섹슈얼리티 억압에 맞서 남성을 설득하는 데 지쳤다. 이 과정에서 “페미냐”라는 심판을 당하고 고초를 겪는 심문(審問)과 신문(訊問)에 시달린다. ‘페미’는 새로운 레드 콤플렉스가 되었다. _ ‘머리말’에서“여성학, 여성 운동은 모든 담론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인 갈등 없이는 진전도 없다”《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젠더 권력과 섹슈얼리티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가장 논쟁적인 이슈를 들여다본다. 2016년 강남역 사건과 2022년 신당역 사건의 가시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를 비판하는 것이 미소지니(여성혐오)인지, 2018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미투 운동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특히 저출산/저출생을 ‘사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적 영역(직장)과 사적 영역(집)에서 ‘이중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여성의 의식화된 대응으로 평가한다.2장은 ‘일상’의 섹슈얼리티 이슈 전반을 다루면서, 특히 한국 남성의 젠더 고정관념을 문제 삼는다. 남성을 위한 섹스 대용품인 ‘리얼 돌(real doll)’이 성적 고정관념을 어떻게 반복하는지, 성폭력 범죄를 구조적 문제나 가해자의 행위보다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집착하는 것이 왜 문제적인지, 군사주의 문화에서 남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것이 왜 남성의 인권 문제에서 중요한지 설명한다. 3장은 기존의 이성애, 시스젠더(cisgender)를 규범으로 하는 성별 정체성 담론을 해체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 무성애와 유성애의 연속선상에서 다양한 성애의 모습을 설명하고, ‘인터섹스(간성間性)’의 인권과 스포츠 선수의 성별 논란을 다룬다. 이를 통해 누가 남성이고 여성인지, 그 차이를 누가 나누는지 문제 제기하며, 차이가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차이를 규정한다는 영원한 진리를 되새긴다. 4장은 성매매와 성폭력을 중심으로 삼아 ‘성적 자기 결정권’ 개념의 의미를 분석한다. 성별에 따라 성적 자기 결정권이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여성의 몸을 공간화해 온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들여다보고, 동시에 이 개념이 왜 여성의 경험을 설명할 수 없는지, ‘생명권’ 대 ‘자기 결정권’ 구도는 왜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오는지 살핀다.부록으로 실은 〈죽어야 사는 여성들의 인권〉은 저자가 25년 전 대학원생 시절에 쓴 한국 기지촌 여성 운동사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페미니스트’로서 최초의 정체성과 위치성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며, 그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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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나잇 스완 (커버이미지)
    [문학]미드나잇 스완
    •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02-19

    제44회 일본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9관왕 달성!소설과 영화가 동시에 빚어낸 감동 역작!일본 넷플릭스 1위, 독자 선정 영화 베스트 1위서점과 극장을 동시 휩쓴 <미드나잇 스완> 신드롬전 세계 평론가와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 감독상, 배우상 등을 휩쓴 최고의 화제작 <미드나잇 스완>의 동명 소설이 한국에 출간됐다.우리에게는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일본의 탑배우 구사나기 츠요시와 이 영화 한편으로 최고의 스타덤에 오른 신예 핫토리 미사키가 주연한 <미드나잇 스완>은 제44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9개 부문을 휩쓸며 그해 최고의 영화로 손꼽혔다. 이어 유수한 해외 영화제와 외신기자협회, 비평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개봉되었고, 2023년 5월 일본 넷플릭스에 론칭하자마자 단숨에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영화의 감독이자 작가인 우치다 에이지는, 영화 제작과 동시에 소설을 집필, 같은 시기에 일본에 출간하며, 극장과 서점에서 <미드나잇 스완>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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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의 계절에 잠시 (커버이미지)
    [문학]서로의 계절에 잠시
    • 천선란 외 지음
    • 큐큐
    • 2024-02-19

    “숲의 끝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불안정하고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반짝이던지난 계절의 안부1년에 한 권, 국내 작가들과 함께 엮어내는 퀴어문학 시리즈 큐큐퀴어단편선이 여섯 번째 책을 선보인다. 큐큐퀴어단편선은 2018년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를 시작으로, 2019년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2020년 《언니밖에 없네》, 2021년 《팔꿈치를 주세요》, 2022년 《나의 레즈비언 여자친구에게》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삶과 사랑을 세상에 내보였다. 2023년 출간되는 《서로의 계절에 잠시》에는 천선란, 이반지하, 오호두, 서장원, 정보라, 박선우 작가가 함께했다.《서로의 계절에 잠시》에는 퀴어가 겪고 있는 고립감과 무력감, 혼란과 상처의 시간을 쓸쓸하지만 담담하게 그린 여섯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었다. 여섯 개의 이야기는 상처의 기억을 간직한 채 오늘을 마주하고 있는 마음의 풍경을 살피고 안부를 묻는다. 검은 혀를 가진 코딧 사이에서 차별당하지 않고 살아남으려 붉은 혀를 검게 칠하는 지구인 ‘세실라’의 분투기 <검은 혀>(천선란), 숨 막히는 엄마와의 동거를 피해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흐르는 원어민과 교포들이 가득한 영어 캠프에 교사로 지원한 ‘제이’의 여름을 그린 <잉글리시 캠퍼>(이반지하), 노래하지 않는 박새 ‘모노’가 긴 모험 끝에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 이야기 <모노의 봄>(오호두),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센터에서 만난 ‘수인’과 ‘나’의 특별한 수업을 담은 <흰 밤>(서장원), 동지 ‘강’의 죽음을 두고 그의 자취를 따라가는 <지향>(정보라), 갑자기 휴식기를 갖자는 애인의 결정을 ‘사랑의 방학’이라 부르며 극복해 보려 애를 쓰는 과정을 그린 <사랑의 방학>(박선우)이 수록되었다. “너는 코딧이야. 너는 코딧이야. 너는 코딧이란다…….”검은 혀를 가진 코딧 사이에서 살아남으려 혀를 검게 칠하는 지구인 ‘세실라’- 천선란, <검은 혀>지구인과 비슷한 외양이지만, 검은 피를 가져 혀과 입술이 검은 코딧. 지구인은 코딧의 행성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지만, 혀의 색으로 서로를 구분 짓는 은근한 차별은 여전하다. 코딧으로 살기 위해 매일 아침 붉은 혀를 검게 칠하는 ‘세실라’는 그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붉은 혀를 내보였다는 이유로 모두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학생과 마주한다. 혼란에 휩싸인 채 단골 바에 간 세실라는 그곳에서 붉은 혀를 태연하게 날름거리는 한 여자를 만난다.종을 표기하지 않아도 지구인과 코딧은 피의 색이 다르다. 지구인은 가죽을 벗기면 붉겠지만, 코딧은 검다. 지구인의 피는 붉고, 코딧의 피는 검다. 그 선명한 차이는 입술과 혓바닥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입술은 언제나 갖은 색으로 감추어져 있다. 모두가 빨갛고, 노랗고, 검고, 파란 색깔을 입술에 덧칠한다. 입술은 가장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으로 다름을 감춘다. 그러니 그저 혓바닥 하나. 입을 여는 순간 지구인은 자신의 붉은 속살을 내비칠 수밖에 없다.-천선란, <검은 혀>, 16쪽“쟤네 백인 아니고, 믹스야.”청춘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영어 캠프 교사들의 뜨거운 여름- 이반지하, <잉글리시 캠퍼>‘나’는 원어민과 교포들로 가득한 영어 캠프에 단기 일자리를 얻었다. 예쁘고 잘생기고 늘씬한 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서로를 향한 뜨거운 눈빛들이 오간다. 은근한 질시와 차별까지도 뒤섞인 묘한 공기 안에서 견제와 수작은 일상이 되고, 뜨겁게 끓는 청춘의 에너지는 곧 폭발할 듯 넘실거린다. 그의 잇새에서 새어 나온 프(F)— 소리는 애(A)— 소리를 지나, 기어이 단단한 트(T)— 소리로 마감되었다. 웬만해선 단어의 마지막 철자까지 정성 들여 발음하는 일이 없는 페드로였지만 이번만은 아니었다. FAT 소리가 완성되는 동안 그의 입가 근육은 슬로우모션이 걸린 스포츠음료 광고 모델의 미소처럼 느리고 아름답게 움직였다. 나는 아마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바로 헐거운 추리닝 바지 고무줄이 여전히 내 뱃살을 잘 붙들고 있는지, 고추장색 티셔츠 밖으로 굴곡이 생기진 않았는지를 빠르게 확인했다. 본능적으로 티셔츠 끝을 쭉 당겨 판판하게 만들고 재빨리 고개를 들자, 페드로는 아직 자신이 보낸 미소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단속하듯 한 번 더 입술을 단단히 말아 물고, 있는 힘껏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FAT 쪽에서 있는 힘껏 분리되어 페드로 쪽에 속하고 싶었다.- 이반지하, <잉글리시 캠퍼>, 51~52쪽“숲의 끝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노래하지 않는 박새 ‘모노’가 숨겨진 자신을 찾는 이야기 - 오호두, <모노의 봄>박새인 ‘모노’는 봄이 와도 노래하지 않는다. 모두가 짝을 찾아 떠나는 봄, ‘모노’는 날지 못하는 박새 ‘우즈’와 함께 남아 있다. ‘우즈’는 ‘모노’에게 노래하지 않는 박새 ‘디드’를 찾아가길 권하고, 그렇게 찾아간 ‘디드’는 멋진 춤을 보여주지만 새호리기에게 잡혀가고 만다. ‘모노’에게 숲의 끝으로 가라는 말을 남긴 채로. ‘모노’는 숲의 끝에 도달해 진짜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모노는 도망쳤다. 디드는 새호리기에게 목덜미를 물리지 않은 새처럼 다시 노래했다. 그 노래는 멀어졌고 더 이어지지 못했다. 모노는 쌍둥이 계수나무에 간 일을 후회했다. 그러나 디드는 쌍둥이 계수나무에서 겁도 없이 춤추고 노래한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모노는 궁금해졌다. 디드를 노래하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숲의 끝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오호두, <모노의 봄>, 86쪽“나는 겪지 않아도 될 일을 너무 많이 겪은 것 같아요.”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센터에서 만난 ‘수인’과 ‘나’의 특별한 수업_서장원, <흰 밤>센터에서 수업을 하는 ‘나’는 술에 의존해 하루를 보낸다. 그런 모습을 ‘수인’에게 들키고 만다. ‘수인’은 겨울에 ‘나’의 수업을 들은 청강생이다.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센터의 수업에 ‘수인’은 자녀 자격으로 청강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수인’이 청강한 수업은 ‘발음교정수업’이었다. ‘나’는 곧, ‘수인’이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사고’를 겪었음을 짐작한다.“저는 괜찮으니까 마음 편히 드셔도 돼요.”나는 잠시 수인의 차분한 얼굴을 바라봤고, 가방에서 술병을 꺼내 잔에 조금 부었다. 테이블 위로 잠시 동안 알코올 냄새가 맴돌다 증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수인이 베트남에서 나고 자랐으려니 짐작하고 있었다. 발음이 좋지 않은 이유도, 이런 말을 무람없이 꺼내는 것도 한국의 말과 의례에 익숙지 않은 탓이라고 내 나름대로 이해한 것이다. 수인은 김이 오르는 머그잔을 양손으로 잡은 채 시선을 내리깔고 있었다. 나는 위스키를 탄 커피를 천천히 마셨다. 머리 위의 스피커에서 청명한 종소리가 삽입된 캐럴이 흘러나왔다. - 서장원, <흰 밤>, 129쪽“내가 혹시 먼저 죽으면 내 장례 치러줄 수 있어?”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은 동지 ‘강’, 죽음 후 선명해지는 그의 자취_정보라, <지향>‘나’는 ‘강’을 평등행진에서 만났다. 그 후에 퀴어문화축제에서 다시 만난다. ‘나’와 ‘강’은 서로에게 매혹당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성 혹은 동성을 욕망하지 않는다. 우리 둘은 함께 데모하는 사이다. 우리는 규정할 수 있는 것들만 정상적인 삶으로 인정하는 세상에 대항하며 더 많고 더 다양한 선택지를 위해 데모한다. 나아가는 삶을 위해 몸부림치던 ‘강’은 죽는다. ‘나’는 ‘강’이 손수 만든 피켓을 보며 ‘강’과의 시간을 다시 되짚는다.나는 강이 지향했던 세상을 지향한다. 그것은 ‘지속성, 안정성, 확정된 의미를 약속하지 않는,’ 혹은 약속할 필요가 없는 미래이다. 아무런 약속이 없어도 강이 세상에 존재했던 시간은 의미를 가진다. 나는 그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다. 강이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은 지속하지 않고 미래가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 궁극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약속도 가질 수 없는 모든 존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엄할 수 있기를 나는 원한다. 그것이 강이 원한 세계이다.- 정보라, <지향>, 162쪽“폴리아모리든 오픈릴레이션십이든 엔딩은 다 똑같아. 결국에는 헤어져.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커플에게 예고도 없이 찾아온 ‘사랑의 방학’_박선우, <사랑의 방학>평온하던 커플이 한 달의 휴지기를 갖기로 한다. ‘나’는 이를 ‘사랑의 방학’이라 명명하고 나름의 공존과 평화를 찾으려 하지만 그것이 큰 착각이었음을 곧 깨닫는다. 외파될 것이라 의심하고 추궁했던 사랑이 내파될 위기에 처한 ‘나.’ 과연 이 커플은 사랑의 방학을 무사히 견뎌내고 다시 찬란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까?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을까?마지막으로 H를 꼭 끌어안은 채 잘 지내라고, 한 달 후에 보자고, 그동안 건강하라고 인사할 때만 해도 나는 내가 이 지경으로 무너져 내릴 줄 몰랐다. 손을 흔든 뒤 돌아서서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동안만 해도 뭐, 그래, 서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1400일 넘게 무탈히 만났으니 한 달 정도는 휴지기를 가져봐도 좋겠지, 방학, 사랑의 방학이라고 하자, 러브 베케이션, 그리고 너도 나의 빈자리를 느껴봐야 소중함을 깨닫게 되겠지, 그래야 진정한 사랑에 눈뜨겠지, 라고 멋대로 낙관했으니까. 대로변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에 셔츠 자락이 부드럽게 휘날리는 걸 느끼면서 묘하게 후련한 듯 조금은 설레기까지 했으니까. - 박선우, <사랑의 방학>, 172쪽은 설레기까지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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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 식물 - 아피스토 식물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처음 식물 - 아피스토 식물 에세이
    • 아피스토(신주현) 지음
    • 미디어샘
    • 2024-02-19

    어쩌다 사무실 절반을 식물로 채워버린 식물집사 이야기식물 유튜버의 아피스토의 에세이 《처음 식물》이 출간되었다. 저자 아피스토는 수초와 열대식물, 정글플랜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들을 자신의 공간에서 키우는 식물집사로 유튜브 <아피스토TV>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삽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출판편집자이기도 하다. 《처음 식물》은 어쩌다보니 사무실 공간의 반이 식물방이 되어버린 저자가 식물을 키우면서 겪은 이야기와 식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친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그는 식물의 건강한 한때를 기억하기 위해 식물을 처음 들이면 의식처럼 사진을 찍는다. 식물이 아플 때 처음 사진을 들여다보며 초심을 다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식물보험’인 셈이다. 또한 그는 식물방이 있는 건물에 ‘11층에 식물로 덮힌 이상한 곳이 있다’는 소문이 돌자, 아예 공간을 통째로 식물로 덮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그후 1년이 지난 뒤 그의 식물방 천장에는 스킨답서스가 울창하게 덮였고, 벽 한쪽에는 열대의 덩굴식물들이 벽타기의 각축을 벌이게 되었다. 한편 죽어나간 수많은 식물의 이름표를 모으다가 어느 날 문득 죄책감이 들자, 죽은 식물들을 위로하기 위해 식물이름표 위령비를 만들어 위로하기도 한다. 때로는 엉뚱해 보이는 식물집사의 생활이지만, 이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갈무리되어 그의 유튜브 영상의 소재가 되었다.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식물의 성장 기록을 영상에 담아 그 과정을 공유했다. 그는 값비싼 식물이나 희귀식물 정보보다는, 꾸준히 오랫동안 식물을 키우며 식물에 대한 애정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에게 가장 아끼는 식물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가장 오래 키운 식물입니다. 그 식물은 스킨답서스예요”라고 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아피스토의 에세이 《처음 식물》은 식물 키우기라는 정적인 취미가 가장 동적인 치유와 위로의 소통 창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작은 식물방이 맺어준 식물집사들의 친밀한 이야기그는 식물 키우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촬영용 아이폰 하나만 챙겨 들고 어디든 달려간다. 재개발예정단지에서 유기식물을 구조하는 작가의 이야기, 7년간 제주 일대를 헤맨 끝에 집마당에 100년 된 팽나무를 키우게 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능소화나무 아래 세워둔 아버지의 녹슬어가는 외발자전거 이야기까지. 그의 이야기 속에는 언제나 식물과 사람이 있다. 결국 식물을 키우는 일이란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특히 1년간 10명의 식물집사들과 각자의 공간에서 같은 종류의 식물을 함께 키우면서 느낀 점을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적인 취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년간 열 명의 식물집사와 함께 식물을 키워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식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한편에서는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함께 식물을 키운다는 건> 중에서)에세이 《처음 식물》은 자신만의 내밀한 식물방이 가장 적극적인 외부와의 소통공간이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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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을 지나가다 (커버이미지)
    [문학]겨울을 지나가다
    •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4-02-19

    “작가 조해진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바치는 헌사”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신작 소설박준 시인 · 김혼비 작가 추천!“그의 소설은 희망이다. 미래에 꺼내 쓸 빛을 품고 있으니까.”_김혼비(에세이스트)“이토록 작은 사실들을 그러쥐고 작가는 그리고 우리는 다시 허름한 사랑을 시작합니다.”_박준(시인)어둠 속을 차근차근 더듬어 미래에 꺼내 쓸 빛을 품고 있는 이야기작년 늦봄, 엄마는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했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올해 9월에는 급기야 모든 치료를 포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 J읍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엄마. 이제 남은 시간은 석 달 정도라니, 그런 엄마를 ‘나’도, 동생 미연도 만류할 수는 없었다. 영상 편집기사인 ‘나’는 작업에서 모두 하차하겠다는 뜻을 회사에 전하고,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엄마를 돌보며 임종을 지킨다. 일사불란하게 장례를 치르고, 소란한 말들과 풍경들이 지나간다. 효녀라고, 요즘 시대에 이런 딸이 어디 있느냐고 누군가 내뱉는 말들은 지나가지 못한다. 발화하지 못한 항변으로 가슴속을 맴돈다. 엄마를 간호한 시간은 고작 두 달이고 그마저도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근심하느라 “엄마가 직면한 현재의 불안과 고통을 자꾸만 잊었다”고, 실은 “엄마를 회피한 날이 더, 더 많았다”고. 그리고 ‘나’는 모두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뒤, 엄마 집에 남기로 결심한다.모든 건 잊힌다고, 세상에 잊히지 않는 것은 없다고,엄마는 그렇게 말했다.그 밤, 나는 엄마 무릎을 베고 달콤하고 긴 잠을 잤다엄마는 자신의 골분을 납골당이 아니라 집 마당에 묻어달라고 말해왔다. 흙으로 돌아가 거름이 되면 좋겠다고, “이 세상엔 두 딸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고 싶지 않다”면서. 하지만 묘비도 관도 없이 엄마의 골분 전부를 마당에 묻을 수 없었던 ‘나’는 일부는 엄마 뜻대로 마당에 묻되, 나머지는 동생과 나누어 각자의 공간에 두기로 한다. 미연이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서울로 돌아가자 이제 ‘나’는 홀로 남게 되고, 어느 날부터인가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털신을 신는다. 거기에 더해 엄마가 쓰던 비누와 로션을 바르고, 엄마가 생전에 운영하던 식당의 문을 열어 칼국수를 만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엄마에게 보호받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J시의 적요한 안개와 새들의 울음소리,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아직은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는, 그리고 그 힘으로 걸어나갈 수 있을 거라는 위로를 얻는다. 주인공에게는 엄마를 잃은 제 몫의 슬픔을 나눠 갖는 동생 미연이 있었다. 조심스레 자신의 상처를 내보인 목공소 남자 영준도 만났다. 절망에만 웅크려 있지 않게 하라고, 엄마의 유언이라도 받은 듯이 ‘나’를 집 밖으로 이끄는 강아지 정미도 내내 곁을 지켰다. 엄마와 친분을 쌓았던 미용실 혜란 아주머니와 살뜰히 챙겨주었던 이웃 노파가, 엄마의 칼국수를 찾는 외지 손님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나’ 또한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정성을 다해 따듯한 음식을 내어준다. 마치 엄마의 삶을 차지했던 크고 작은 사건들과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천천히 복기하듯이. 엄마는 사라지고 없지만, 그만큼 더 선명해지는 엄마의 흔적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남아 있다는 걸 느끼며. 엄마를 중심으로 한 애도의 마음들은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아픔을 돌보려는 마음들로, 부드러운 온기를 품고 겹쳐 있었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칼국수처럼 “담백한 포만감”으로 채워져가는 엄마의 ‘빈집’은 이제 곤충의 탈각과도 같이 허물을 벗는 공간, 주인공이 용기를 내어 또 다른 세상 밖으로 걸음을 내딛게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엄마와의 작별을 마주할 “마음의 근육과 뼈가 만들어질 만큼의 시간”이. 혹독한 추위를 견딘 후 “살아 있고, 살아갈 것임을 알리는” 여린 싹의 출현처럼, ‘나’는 “닫혀가는 겨울과 열리는 봄의 시간”을 천천히 그리고 쉼 없이 통과하고 있었다. 작가는 이 책 말미의 독자에게 부치는 편지에서 “겨울은 통로”라면서, “때때로 우리의 마음을 황량하게 하지만, 통로 끝은 어둡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눈과 얼음이 녹아 다시 비로 내리고, 비가 내린 땅 위에 싹이 틔고 꽃이 피어오르듯, 세상은 순환과 반복을 거듭할 것이기에. 조해진이 마련해둔 상실과 애도의 계절을 함께 지나가며, 우리는 또 그렇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어주어 고맙고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게 미안합니다.한 가지, 기억해주시겠어요?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_조해진(「겨울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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