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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병호의 성경 공부 - 성경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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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공병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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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신당하는 말 - 권력은 왜 피해자를 신뢰하지 않는가 (커버이미지)
    [사회]불신당하는 말 - 권력은 왜 피해자를 신뢰하지 않는가
    • 데버라 터크하이머 지음, 성원 옮김
    • 교양인
    • 2024-02-19

    “성폭력 생존자의 신뢰성을 폄하하는 법적, 문화적 힘에 대한 설득력 있는 분석. 통찰력과 공감이 가득한 책.” _ 퍼블리셔스 위클리피해자가 입을 열어 진실을 말하는 순간, 신뢰성 재판이 시작된다 성폭력 사건에서 유무죄를 가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피해자의 진술? 증인? 확실한 법의학 증거? 유능한 변호사나 검사? 문제는 신뢰성이다.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순간 신뢰성 재판으로 넘어간다. 피고인에 대한 무죄 추정 원칙을 넘어설 만큼 확실한 증거도 이 재판에선 종종 무의미하다. 이 재판에서 여성 피해자에게 주어지는 기본값은 불신이다. 신뢰성 판단은 막강한 권력이다. 고발인과 피고발인 모두에게 공정해야 할 신뢰성 판단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왜곡되기 일쑤다. 그로 인해 여성 피해자의 신뢰성은 끊임없이 폄하되고 남성 가해자의 신뢰성은 부풀려진다. 피해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잘못은 피해자의 책임이 되며, 고통스러운 피해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신뢰성 인식은 어떻게 왜곡되는가? 피해자는 어떻게 불신당하고, 책임을 뒤집어쓰고, 무시당하는가?왜 여자의 말은 신뢰받지 못하는가? 이 기념비적인 책에서 검사 출신 법학자인 데버라 터크하이머는 성폭력 피해자를 무시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형사 사법 체제의 결함을 전문가의 눈으로 날카롭게 분석하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여성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사건을 고발한 후 경찰 수사, 검찰의 기소, 재판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피해자의 신뢰성이 폄하되고 사건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는 패턴이 있음을 밝혀 보여준다. 강간 피해자가 대성통곡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경찰의 오만한 무관심,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 모르게 양형 거래를 한 검사의 기만, 성폭행 현장에서 체포되었는데도 명문대 재학생인 강간범의 미래를 걱정해 형량을 대폭 감형해준 판사의 선택적 공감은 일탈적 사례가 아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유형화된 방식의 흔한 사례일 뿐이다. 신뢰성은 결국 권력의 문제다. 가해자에게 기울어진 법이라는 권력, 여성의 말을 불신하는 남성이라는 권력, 백인의 말을 더 신뢰하는 인종이라는 권력, 하층 계급보다 상층 계급의 말을 신뢰하는 계급이라는 권력. 결국 힘이 없는 주변부 출신 피해자일수록 그들의 신뢰성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이 책은 매우 생생하게 보여준다.젠더 폭력 사건 전담 검사였던 저자는 이 책에서 하비 와인스타인과 알 켈리 같은 유명인의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많은 실제 사례, 성폭력 생존자・변호사・검사・경찰・심리학자・사회학자・활동가 들과 나눈 인터뷰, 법을 근거로 삼아 성폭력 사건에서 신뢰성 판단을 왜곡하는 힘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원인, 권력의 역할을 분석하고 그 힘을 해체할 방법을 찾는다. 나는 처음에는 특수 피해자 담당 검사로 일했고 이후에는 법학자로 경력을 쌓아 가는 내내 신뢰성 구조가 성폭력 가해자에게 어떻게 면죄부를 마련해주는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끝장내려면 신뢰성에 대한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이 믿음은 내 일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한 경험과 관찰을 거쳐 얻은 것이다.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문제의 일부이지만 해법의 일부이기도 하다. 누군가 털어놓는 피해 고발에 더 공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재정비한다면 법 개혁과 문화 변화는 뒤따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신뢰성 구조를 해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은 신뢰성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_ 머리말(17, 19쪽)‘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어지게 만드는 법적 현실“성폭력을 당했다며 거짓말하는 여자” ― 국경을 초월하는 불신의 논리 최근 한국 법무부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해 온 성폭력 관련 법률 개정안 다섯 가지에 대해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중 강간죄 구성 요건을 ‘폭행,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문(2023년 2월 8일) 자리에서 직접 ‘피고인이 억울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며 실질적 반대의 이유를 밝혔다. 이 주장은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대통령 선거 공약과 일맥상통한다. 또 인터넷에서는 ‘억울한 성범죄 고소’에 대응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이른바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성폭력 사건의 무고죄 비율이 40퍼센트”에 이른다며 ‘여자의 말 한마디로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공포를 부추긴다. 죄 없이 강간으로 고발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기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걸까? 무고죄로 처벌받는 (여성) 고발인이 40퍼센트라는 말은 사실일까? 그러나 통계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17년과 2018년에 검찰에 의해 성폭력 범죄로 기소된 인원수(중복 가능성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71,740명)와 성폭력 무고죄로 기소된 인원수(556명으로 추정)를 비교해 무고 사건은 성폭력 사건의 0.78퍼센트에 불과했음을 밝혔다(‘검찰 사건 처리 통계로 본 성폭력 무고 사건의 현황’, 2019년). 또한 성폭력 무고로 고소된 사례 중 유죄로 확인된 사례는 전체의 6.4퍼센트에 그쳤다. 즉 “성폭력 범죄 피의자 중에서 억울하게 무고당한 사례는 극히 적었다.” 정치인, 법조인, 연예인 등 남성 유명인에게 성폭력 혐의가 제기될 때마다 어김없이 무고가 아니냐며 여성 피해자를 의심하는 여론이 들끓는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미국의 검사 출신 법학자 데버라 터크하이머의 《불신당하는 말》은 이런 현상이 국경을 초월해 여성들의 보편적 현실임을 확인시켜준다. 많은 사람들이 사건을 털어놓는 고발인이 거짓말을 하거나 착각했을 가능성을 과장하는 경향을 분명하게 보인다. 성폭력 관련 민형사사건 실무를 수십 년간 맡았던 한 변호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고 싶지 않다는 입장에서 출발한다”고 내게 설명했다. … 경찰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형사들이 성폭행 신고의 40~80퍼센트가 허위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불신의 태도를 보여주듯 중서부의 한 경찰은 연구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몇 퍼센트일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3분의 1 이상, 아마 40에서 45퍼센트 가까이는…… 진실성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93쪽) 허위 신고가 발생하는 빈도는 우리 대부분이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훨씬 적다. 경찰 분류에만 한정하지 않고 그외의 자료를 두루 살피는 것이 가장 믿을 만한 연구 방법인데, 이러한 방법을 채택한 연구에 따르면 허위 신고율은 2~8퍼센트에 불과하다. 최근의 한 메타 분석은 이 비율을 5퍼센트 정도로 본다. 우리는 신고가 허위일 가능성을 (종종 심하게) 과대평가할 뿐만 아니라, 혐의를 의심할 때 헛다리를 짚는 경향마저 있다. 지인이 연루되어 있고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사건이 보통 허위로 치부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사건이 진실일 가능성이 제일 높다. (94쪽) 사건의 진위 여부가 아니라 피해자의 과거를 문제 삼는 이유 한국 법무부는 ‘성폭력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과거 성(性) 이력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성폭력처벌법에 신설한다는 개정안에도 반대했다. 이 조항의 신설이 필요한 이유는 《불신당하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발인(가해자) 측이 고발인(피해자)의 과거 이력을 이용해 책임을 전가하고 피해자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주 오래되고 흔한 수법이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일을 법이 허용할 뿐 아니라 부추긴다는 사실이다. 많은 경우에 법은 여성 피해자가 아니라 남성 가해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형사사건에서 증언하러 나온 강간 고발인은 성적 이력을 근거 삼아 반대 심문을 당할 수 있다. 강간 재판에서 이런 식의 공격이 워낙 판쳐서 1970년대에는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의도로 강간 피해자 보호법(rape shield law)이 새로 등장했다. 하지만 해당 법의 보호는 절대적이지 않다. 몇몇 주에서는 합의된 성관계 이력을 증거로 인정하는데, 이 이력이 판사가 생각하는 용납 가능한 여성의 섹슈얼리티 관념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여성이 벌 받을 수도 있다. (172쪽) 고발인이 진정한 피해자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려고 수년간 법원은 고발인의 온갖 과거 이력을 증거로 인정해 왔다. 어린 시절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거, 10대에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거, 문제가 있는 결혼 생활을 한 적이 있다는 증거, 딸을 키우는 데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증거, 누드 사진을 공개하도록 허락했다는 증거. (175쪽)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말하기까지, 수사 기관에서 사건이 기소되기까지, 법원에서 가해자에게 유죄를 선고하기까지 수많은 벽에 부딪힌다. 피해자는 아무리 열심히 말해도 쉽게 신뢰받지 못한다. 피해자가 제출한 많은 증거와 상식이 가해자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며 제출한 증거 하나둘에도 쉽게 와르르 무너진다. 더욱이 피해자가 과거 어떤 일에 종사했는지, 사회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성생활을 하며 살아왔는지, 가해자가 조금이라도 오해하지 않도록 철벽을 치며 제대로 행동했는지 같은 문제가 사건을 압도한다. … 미국과 한국의 문화와 현실적 여건은 다르지만, 피해자가 마주한 현실의 난관은 다르지 않다.” - 추천사_이은의 변호사(319~320쪽)성폭력 사건은 결국 신뢰성 싸움이다 - 의사 결정을 왜곡하는 신뢰성 구조 성폭력 사건에서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주장이 맞설 때,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어떻게 판별할까? 이것은 곧 ‘신뢰성’ 판단의 문제가 된다. 데버라 터크하이머는 이 책에서 피해자의 신뢰성을 폄하하고 가해자의 신뢰성을 과장해 우리의 신뢰성 인식을 왜곡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관해 말한다. 아무리 선량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도, 심지어 피해자 자신도 그 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문화에, 법 시스템에, 우리의 심리에 깊이 뿌리 내린 숨은 편견과 고정 관념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터크하이머는 그 보이지 않는 힘의 군집을 가리켜 ‘신뢰성 구조(credibility complex)’라 부른다. 신뢰성 판단은 막강한 권력이다. 신뢰성은 그 자체로 권력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뢰성을 판단할 때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하는 이의 가치를 평가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권력을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문제 있는 방식으로 휘두른다. …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신뢰성 구조라고 정의하는 힘의 군집에 영향을 받는다. 이 힘들은 우리의 판단력을 오염시켜서 고발인의 신뢰성을 폄하하고 피고발인의 신뢰성을 과장하기 쉽게 만든다. 가장 취약한 여성들은 가장 극단적으로 신뢰성이 폄하되는 반면, 직위나 지위로 보호받는 남성들은 거대한 신뢰성 증폭의 덕을 본다. (13쪽) 신뢰성 과장의 경우, 피고발 남성이 특히 권력 있고 신망받는 자리에 있을 때 우리는 그의 거짓된 부인을 너무나도 기꺼이 포용한다. 멍청하거나 순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남자들에게 의지하고 이들이 진술하는 현실을 신뢰하는 문화와 법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남성들의 권위를 문제 삼는 일은 흔치 않다. 그리고 권력을 통해 신뢰성을 축적한 이런 남성들의 부풀려진 신뢰성은 더 큰 권력을 낳는다. 신뢰성 구조는 기존의 위계질서와 함께 이 위계질서가 허용하는 성적 특권을 보호한다. (89쪽) 리베카 솔닛의 말처럼 “언어는 힘”이다. 어떤 현상이나 감정,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그것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없고, 그것을 다룰 수 없으며, 그것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 《불신당하는 말》에서 터크하이머는 ‘신뢰성 구조’라는 말을 통해 성폭력 문제를 완전히 새롭게 이해하게 해준다. ‘신뢰성’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볼 때 비로소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 고발 이후 일상에서, 법정에서 겪는 많은 일들을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신뢰성 구조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때 비로소 신뢰성 구조를 해체할 길을 찾을 수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취약성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권력은 가해자가 폭력의 결과를 걱정할 필요 없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성범죄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기에 결국 성범죄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위계질서는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는다. 젠더는 성폭력,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이 현실이 앞으로 이 책에서 들려줄 이야기들을 빚어낸다. (10쪽)피해자를 불신하고 가해자를 보호하는 법 저자는 검사와 법학자로서 쌓은 경험을 바탕 삼아 형사 사법 체계가 고발인의 신뢰성을 폄하하는 방향으로 구조화되어 있음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피해 사실을 고발한 뒤 경찰의 수사와 검사의 기소, 재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신뢰성 구조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은 신뢰성 구조를 움직이는 또 다른 큰 힘이다. 공동의 가치와 태도를 빚어내는 법의 기능은 눈에 띄지 않을 때가 많다. 법학자 나오미 메지는 “법은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마저도 작동한다”고 말한다. … 특정한 행동을 처벌하는 형법, 어떤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령, 이런 법을 해석하는 사법부의 견해, 법원에서 어떤 증거가 허용되는지 결정하는 규정, 민형사소송을 관장하는 절차가 모두 법이다. 이런 법의 근원들 모두 신뢰성 구조에 중요하다. (15쪽) 피해자를 탓하는 법 법이 자발적으로 취한 여성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미국 전역의 입법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침서인 1962년의 《모범형법전》은 비자발적으로 취한 여성과 성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이 형법전은 자발적으로 취해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살피지” 못하는 여성과 성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는 반대했다. … 자발적으로 취한 피해자를 대하는 기묘한 태도는 오늘날에도 법에 퍼져 있다. 절반 이상의 주에서 자발적인 취함과 비자발적인 취함을 구분한다. 이런 주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모르게 어떤 물질을 투여한 경우에만 가해자에게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합의되지 않은 삽입은 취한 피해자의 책임이다. (160~161쪽) 직장 내 성적 괴롭힘을 가볍게 여기는 법원 법원은 아무리 그 행동이 모욕적이었어도 육체적 폭력이 없는 괴롭힘은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한 여성은 자신의 직장 경영자가 여성 직원의 엉덩이 크기를 품평하고, 여성 직원에게 음모에 관해 질문하고, 여성 직원의 키스 마크에 관해 발언하고, 자신은 “피부색이 어두운 여자들”을 좋아한다고 언급하고, … 돈을 내고 “남편에게서 빼앗아 올 수 있다”고 원고에게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방 법원은 2018년에 쓴 판결문에서 여성들이 제기한 혐의는 “성적으로 적대적인 노동 환경이라는 주장이 성립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심각하거나 만연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200쪽)피해자를 홀대하는 법 집행관들 사법제도 내에서 신뢰성이 폄하당한 성폭행 피해자는 독특한 피해를 경험한다. 경찰과 검사 같은 법 집행 책임자들이 그 혐의는 더 진행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때 이 배신은 피해자의 가치에 대한 강력한 진술이기도 하다. 법 집행관들은 고발인이 아닌 가해자를 보호함으로써 생존자들에게 당신들이 당한 일은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낸다. … 우리는 경찰과 검사 들이 재판이나 유죄 인정 같은 형사소송 마지막 단계에 가기도 전에 대다수의 고발을 묵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를 ‘사건 축소’라고 한다. 범죄학자 멀리사 모라비토와 동료들은 2019년 한 연구에서 전국적으로 경찰과 검사 들이 놀랍도록 높은 비율로 성폭행 고발을 묵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57~258쪽) 우리는 왜 피해자의 말을 믿지 않으려 하는가? - 신뢰성 판단을 좌우하는 내적 충동 우리는 왜 성폭력 피해자의 말을 쉽게 믿지 않으려 하는가? 심지어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피해자를 탓하고 가해자의 미래를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신뢰성 인식을 왜곡하는 사회적, 문화적, 법적 요인뿐 아니라 그 밑바탕에 깔린 심리적 원인까지 살펴봄으로써 문제를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인간의 마음은 문화의 산물이자 문화의 생산지다. 신뢰성 구조에서 개인 심리는 성폭력 주장을 둘러싼 집단의 반응을 거울처럼 그대로 비춰 보이는 동시에 집단의 반응에 불을 지핀다.”(14쪽)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심리적 이유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우리의 안정감을 위협할 때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유혹이 압도적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강간 고발인과 동질감을 느낄 때 “강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유발하는 인지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우리 자신과 고발인을 “분리”할 수 있다. 우리는 피해자와 거리를 둔 채, 우리와 너무 유사한 누군가와 모든 감정적 연결을 끊어서 평안을 얻는 길을 모색한다. 자신의 심리적 안녕을 보호하는 한 가지 방법은 고발인이 한 일에 초점을 맞춰서 성폭력을 고발인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저 여자가 나와 다르면 나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피해자에게 닥친 일의 책임이 그 사람 자신에게 있을 때, 피해자를 제외한 우리 모두에게 이 세상은 덜 무서워 보일 수 있다. (146쪽) 성폭력 주장을 묵살하게 만드는 현상 유지 편향성폭력 주장을 묵살하려는 문화적 경향은 끼어들지 않으려는 인간의 충동과 궤를 같이 한다. 상황이 한결같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이런 일반적인 선호를 행동경제학 분야에서는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고 부른다. 인지심리학의 통찰을 경제학에 통합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우리에게는 현 상태를 지키려는 강력한 동기가 내재해 있다고 설명한다. 손실 회피 편향이라고도 불리는 이 편향은 “현 상태에서 최소한의 변화만을 추구하는 강력하고 보수적인 힘”이라고 카너먼은 말한다. (185쪽)피해자에게 관심을 두는 것은 고통을 나누는 일 정신과 의사 주디스 루이스 허먼은 “가해자들은 구경꾼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해자는 악을 보거나 듣거나 말하고 싶지 않은 보편적인 욕망에 호소한다. 반면에 피해자는 구경꾼에게 고통의 짐을 나눠 져 달라고 요구한다.” 성폭행이나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진술이 믿을 만할 때 깊은 불안이 야기된다. 허먼은 피해 사실을 알림으로써 “피해자는 행동하고 참여하고 기억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만일 우리가 피해자에게 일어난 일이 큰 의미가 없다고 재구성하면 이 일을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벌어질 불안정을 피할 수 있다. (186쪽) 불신당하거나, 비난받거나, 무시당하거나 - 피해자의 신뢰성을 폄하하는 세 가지 방식저자는 성폭력 피해자가 사실을 고발하자마자 신뢰성 구조가 즉각 작동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어떤 여성이 성폭력을 주장하며 나설 때 신뢰성을 폄하하려는 광범위한 사회적 충동이 절정에 달한다. … 자신의 경험에 신뢰성 폄하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못해도 대부분의 고발인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안다. 많은 이들이 앞에 나섰다가 묵살당하고,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바로 이런 가능성 때문에 침묵한다.”(24쪽) 저자는 수많은 실제 사례와 관련 연구를 바탕 삼아 여성 피해자와 그가 내놓은 주장의 신뢰성을 근거 없이 깎아내리는 (그러나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세 가지 신뢰성 폄하 메커니즘을 밝힌다. 피해 주장이 신뢰할 만하다고 여겨지려면 우리는 그 주장이 설명하는 행동이 비난받을 만하고, 그것이 관심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성폭력 혐의를 제기하고 나선 어떤 사람이 다음 세 주장을 내세운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일이 일어났다, 그 일은 잘못이다, 이 문제는 중요하다. 각각의 주장은 모두 중대하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사랑하는 사람이나 공식 대응자가 부인할 경우 이 고발인은 묵살당한다. (24~25쪽) 고발인이 믿을 만하다고 인정받으려면 세 가지 주장 하나하나가 모두 신뢰받아야 한다. 성폭력 고발에 담긴 세 주장의 모든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혐의는 사실이 아니거나, 비난할 정도가 아니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묵살당하게 된다. 세 가지 폄하 메커니즘은 중첩될 수 있고 종종 함께 엉켜서 작동하지만, 단독으로도 혐의를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불신의 메커니즘 -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일 극단적인 신뢰성 폄하는 고발인의 말을 하위 범주에 두어 증거가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고발인의 사건 진술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법정에서 피해자가 진술하는 증언은 사건의 증거가 맞다. 심지어 증언이 가장 강력한 증거일 때가 많다. 어떤 명제가 참일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일상의 모든 정보가 증거다. 증거는 강력할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다. 즉 믿음을 얻기에 충분할 수도 있고 불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발인의 말을 증거에 미치지 못하는 무언가로 분류하는 것은 고발인 진술 특유의 성격을 오해한 것이며, 혐의가 묵살되도록 쐐기를 박는 짓이다. (98쪽)비난의 메커니즘 - “그 일은 너의 잘못이다” 연구에 따르면 수많은 여성들이 가해자가 아니라 자신에게 성폭력 피해의 책임이 있고 심지어 자신은 그런 일을 당할 만했다고 여긴다. 성폭행 피해자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 니콜 존슨은 실제 현장에서 이런 현상을 “항상” 목격한다고 내게 말했다. 존슨은 생존자들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때 종종 받는 첫 질문은 (여전히) “술을 얼마나 마셨나요?” 아니면 “그 남자랑 같이 집에 갔나요?”라고 말한다. 이토록 취약한 폭로의 순간에도 생존자들은 “당신이 행한 어떤 일 때문에 당신이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을 들은 피해자들이 자신이 달리 무슨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148~149쪽) 무시의 메커니즘 - “그 일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성폭력을 축소하려는 충동은 특히 직장에서 강력하다. 육체적이지 않은 많은 성적 괴롭힘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은 악행을 그냥 넘긴 이유로 이 충동을 지목한다. 성범죄를 오락거리 정도로 여기는 문화적 경향에 편승해서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우습거나 무해한 일로 하찮게 취급하는 피해자도 있다. 유머와 성적 괴롭힘 연구에서 한 참여자는 “아무것도 개인적인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제일 좋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눈물을 멈출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195쪽) 생존자는 어떻게 치유의 길에 이르는가?- 생존자의 회복, 그리고 신뢰성 구조 해체하기 신뢰성 구조를 해체하려면, 신뢰성 폄하와 신뢰성 과장을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존자들에게 그들이 바라고 누려 마땅한 지지와 인정을 건넬 때 우리는 그들의 주장을 침몰시키는 힘(신뢰성 구조)을 약화”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7장과 맺음말은 신뢰성 구조의 해체와 생존자의 치유를 위해 우리 개인과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피해자의 고발을 신뢰하기 전반적으로 현 상태를 의미 있게 교란하는 작업 ― 진정한 신뢰성의 발견 ― 은 가해자가 생존자에게서 빼앗아 간 것 가운데 많은 부분을 복원할 수 있다. 생존자의 권력, 안전감, 통제감, 타인을 신뢰하는 능력, 존엄, 공동체의 동등한 성원으로서 지니는 가치. 고발인이 성폭행을 폭로할 때마다 이 모든 것들이 위태로워진다. 우리는 고발을 신뢰함으로써 생존자의 정당한 몫을 다시 채운다. (273쪽) 회복적 정의 모델의 명암 회복적 정의 실천은 성폭력에 대한 더 큰 문화적 용인과 결합할 위험이 있다. 회복적 정의 실천은 가족과 친구들의 참여에 크게 의지하므로 이보다 더 큰 공동체를 물들인 것과 동일한 선입견에 취약하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닌 참여자라 해도 누구의 고통은 중요하고 누구의 고통은 중요하지 않은지 사회적으로 널리 공유하는 관점을 자기도 모르게 강화할 수 있다. … 회복적 정의 실천은 성폭력을 야기하는 문화적 규범은 의도적으로 공략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규범들과 이를 지탱하는 불평등을 재생산할 수 있다. (285쪽) 가해자에게 책임 묻기 가해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은 생존자에게 거의 보편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책임의 기능은 일반적인 기대와 다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해자가 고통을 겪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 …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자신의 권리와 존엄을 멸시한 일로 질책받음으로써 자신이 공동체에서 지지받고자 했다.” 법 이론가들은 이를 처벌의 표현적 기능이라고 부른다. (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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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의 요새 - 사유의 미로를 통과하는 읽기의 모험 (커버이미지)
    [인문]생각의 요새 - 사유의 미로를 통과하는 읽기의 모험
    • 고명섭 지음
    • 교양인
    • 2024-02-19

    “책읽기는 생각 읽기이고 마음 읽기다”검은 숲속을 헤매는 배고픈 여행자의 책읽기 문명의 전환을 이끄는 발본적 사유의 기록‘오컴의 면도날’로 절개하는 사상가들의 생각낡은 진리가 힘을 잃고 버려지는 시대, 불안이 세상을 삼키고 혼란이 마음을 짓누르는 시대……, 궁핍한 시대는 새로운 생각을 부른다. 《생각의 요새》는 니체와 마키아벨리, 원효와 수운 같은 시대의 궁핍을 뚫고 일어선 혁명적 사상가들, 새로운 앎을 향해 나아간 이탈과 반역의 정신들을 소개한다. 특히 이 책은 문명 전환기를 맞은 우리 시대에 서구 근대성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토대로 하여 인식의 대전환을 이끄는 사상가들을 불러들인다. 이 사상가들은 지구적 환경 위기와 총체적 문명 갈등의 원인을 인간 · 남성 · 정신을 중심에 둔 근대 서구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찾는다. 사물과 인간을 동등한 행위자로 보는 신유물론의 급진 생태학, 프랑스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학자 엘렌 식수의 ‘여성적 글쓰기’, 페미니즘 과학연구자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 같은 21세기 사유의 최전선에 선 사상가들의 생각과 개념이 오컴의 면도날 같은 간결하고 선명한 언어로 절개돼 드러난다.《하이데거 극장》, 《니체 극장》의 저자 고명섭101권의 책숲을 통과하여 오르는 사상의 성채 “훌륭한 책은 독자의 뇌를 흔들어 깨운다. 뉴런에 충격을 가해 깜짝 놀라게 한다. 새로운 생각이 담긴 훌륭한 책은 독자를 사유의 새 길로 이끈다. 책을 읽다가 독자는 문득 자기가 낯선 길로 들어섰음을 깨닫게 된다. 훌륭한 책은 문장들을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책을 통째로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한다면 그 책은 틀림없이 훌륭한 책일 것이다. 결정적으로, 훌륭한 책은 독자의 대결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생각의 요새》는 우리를 사유의 새 길로 이끄는 책, 대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책 101권으로 이루어진 사유의 성채다. 진리와 주체를 다시 불러낸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수학 예찬》, 20세기 언어철학의 거인 비트겐슈타인의 《전쟁 일기》, 텍스트의 무의식을 파헤치는 ‘해체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 정치를 ‘적과 친구’로 나눈 법학자 카를 슈미트의 《정치적 낭만주의》, ‘이념 요새’를 쌓은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적 체계들》, 근대 물리학의 혁명가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 근대 형법의 초석이 된 체사레 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을 비롯해 철학 · 종교 · 사상 · 과학 · 문학에 이르기까지 인류 정신에 길을 낸 저작들을 만난다.책읽기는 생각 읽기이고 마음 읽기다. 책읽기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 들어가 내면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이다. 마음 안에 펼쳐진 깊고도 넓은 세계를 답사하고 풍광과 지형을 탐색하는 일이다. 어떤 저자의 마음에서는 어두운 밤의 짐승처럼 폭풍우가 울부짖으며 몰아친다. 어떤 저자의 마음에서는 들판 너머 열린 맑은 하늘로 새들이 노래하며 날아오른다.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마음을 물들인다. 생각을 깨뜨리는 생각, 낯선 것을 불러들여 익숙한 것을 치는 생각은 한가로운 봄날 아지랑이 같은 마음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검은 숲속을 헤매는 배고픈 여행자와도 같은 마음, 깊이를 모를 어둠 위로 파도가 으르렁거리는 난바다 같은 마음에서 생각을 도발하는 생각, 생각을 붙들어 깨우는 생각은 일어난다. 오지 아니면 심연에서 태어난 생각이 우리를 흔들고 세상을 흔든다. 두려운 마음으로 지하세계를 다녀온 오디세우스처럼 책읽기는 저자의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 거기서 솟아 나오는 생각을 보고 겪고 느끼고 그 생각에 놀라는 일이다. 그런 책읽기는 책읽기로 끝나지 않고 생각을 잉태해 출산할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책읽기야말로 곤궁한 마음에 생각의 씨를 뿌리는 일이다. _‘프롤로그’에서철학의 최전선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생각의 요새》는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부터 프랑수아 줄리앙의《탈합치》, 알랭 바디우의 《수학 예찬》, 리처드 로티의《우연성, 아이러니, 연대》까지 현상학, 해체주의 철학, 언어철학, 정신분석학, 신유물론을 대표하는 저작들을 통해 우리 시대 사유의 최전선을 다룬다.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는 ‘합치하는’ 삶을 살았다. 최초의 남녀는 자신들의 존재에 의문을 품지 않았고 에덴동산이라는 완벽한 적응의 세계와 분리되지도 않았다. 그들은 모험하고 실존할 ‘바깥’을 볼 수 없었다. 사과를 먹고 난 뒤에야 인류의 조상은 처음으로 의식의 길에 접어들었고 자신들이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담과 이브는 낙원에서 추방당함으로써 비로소 실존하기 시작했다. _《탈합치》, 프랑수아 줄리앙, 29쪽슬로터다이크는 생물학적 면역체라는 인간 규정을 사회와 정신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다시 말해 인간을 사회적 면역체로, 나아가 정신적 면역체로 이해한다. 사회적 차원에서 보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을 만들고 ‘연대’를 이루어내는 것이 인간이라는 얘기다._《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 페터 슬로터다이크, 40쪽바디우에게 특히 거북하게 다가오는 것은 ‘인권의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방어하고 부르주아 의회 민주주의를 변호하는 철학이다. 이 철학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삼아, 서구에 동조하지 않는 지역을 부정하고 침탈하는 제국주의 행태에 도덕적 정당성의 성수를 뿌려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한 철학자들이 그런 사람들이다._《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 알랭 바디우, 54쪽고대 이래 유물론은 물질이 자기 내부의 힘과 역량 없이 외부의 영향을 받아 작용하고 변화한다는 가정을 공통 토대로 삼는다. 이 유물론의 눈에 비친 물질은 수동적이고 무력하며 비창조적이다. 신유물론은 과거 유물론의 이런 가정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물질의 작용과 변화는 외부에서 오는 영향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물질이 자신의 역량을 능동적으로 발휘함으로써 작용과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는 것이다. 능동성과 창조성이야말로 신유물론이 주시하는 물질의 새로운 특성이다._《신유물론 입문》, 문규민, 86∼87쪽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지적 상상력이 책은 인간 · 백인 · 남성을 중심에 둔 서구의 근대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학자와 사상가들,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혁명적 저작을 소개한다. 사회학 이론에서 난공불락의 성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적 체계들》, 독일 현대 사회학의 창설자 막스 베버의 《이해사회학》, 나치당 가입 이력이 있는 ‘위험한 사상가’ 카를 슈미트의 《정치적 낭만주의》를 꼼꼼히 읽고 지그문트 바우만, 엘렌 식수, 도나 해러웨이 같은 사상가들을 살펴본다.슈미트는 정치적 낭만주의의 치명적인 취약점으로 ‘수동성’을 찾아낸다. 낭만주의는 스스로 일관성 있는 이념을 제시해 세상을 적극적으로 바꿔 나가는 내적인 힘이 없어, 그때그때 위세를 떨치는 정치 세력에 들러붙는다. 낭만주의자는 상상 속에서는 세계를 창조하는 절대자가 되지만, 현실에서는 더 큰 힘에 무릎 꿇고 그 힘에 봉사하는 무력한 자로 드러난다._《정치적 낭만주의》, 카를 슈미트, 132∼133쪽제임슨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극복하는 문제를 건너뛰는 근대성 담론은 참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근대성 담론을 재발명하려는 쓸모없는 시도는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임슨의 관심은 근대, 곧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데 필요한 상상력의 힘을 찾는 데 쏠려 있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욕망으로 근대성이라는 주제를 전면적으로 대체하는 일이다.” _《단일한 근대성》, 프레드릭 제임슨, 163쪽인종은 백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유색인종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 백인 자신들을 향해 쓰이지 않는다. 백인은 인종의 하나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 그 자체다. “다른 사람은 인종이고 우리는 그냥 인간이다.” 이것이 백인들의 생각이다. 그리하여 백인은 언제나 특수성을 넘어선 보편성자체로 자신을 드러낸다. _《화이트》, 리처드 다이어, 166쪽해러웨이는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와 같은 인공물과 자연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돼 함께 생산한다는 사실을 ‘공-산’이라는 말로써 드러낸다. “혼자 일하는 장인도 도구들과 함께 제작하고, 홀로 선 소나무도 햇빛, 물, 땅 속의 균류·영양소와 함께 자신의 생명을 생산한다.” 이런 ‘공-산’의 사유에서는 생명과 사회의 최소 단위로서 ‘개체/개인’ (individual), 다시 말해 ‘더는 나눌 수 없는(in-dividual) 독자적 존재’는 인정되지 않는다. _《해러웨이, 공-산의 사유》, 최유미, 175쪽시대를 초월하는 인류의 고전 읽기이 책에서는 모든 사유의 원천이자 생각의 뿌리인 인류의 고전을 만난다. 인민주권 사상의 원천인 마르실리우스의 《평화의 수호자》, 민주주의의 의미를 성찰하는 플루타르코스의 《모랄리아》, 이탈리아 지성사의 숨은 거인 잠바티스타 비코의 자서전을 함께 읽는다. 고전은 아무리 퍼내도 그 해석의 물이 마르지 않는 깊은 샘물이며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을 조망하는 시야를 열어주는 통로라고 저자는 말한다. 조로아스터가 본 세상은 선과 악의 두 세력이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는 거대한 전쟁터였다. 인간들은 이 싸움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올바름, 곧 ‘아샤’를 선택하면 선한 신과 한편이 되는 것이고, 아샤를 저버리면 악령과 한패가 되는 것이었다. 인간의 선택이 중요했던 것은 선한 신들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아서 악을 무찌르려면 인간의 힘을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선의 편에 선 사람은 악의 괴롭힘으로 인한 슬픔과 고난을 견뎌야 했다. _《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메리 보이스, 194쪽마르실리우스는 세속권력의 단일성을 입증해 가는 과정에서 모든 권력의 토대를 ‘인민’ 또는 ‘시민 전체’에서 찾았다. 시민 전체로서 인민이 권력의 바탕이며 법을 제정할 근원적 권한을 소유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런 추상적 이념에서 인민주권과 사회계약이라는 근대 정치사상의 원칙이 자라났다. _《평화의 수호자》, 파도바의 마르실리우스, 244쪽인토르체타는 《중용》을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용어를 사용했고 《중용》의 내용을 풀이하는 과정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이용했다. 《중용》 번역이 단순히 문자의 옮김이 아니라 동아시아 사상을 서양 사상으로 옮기는 일이었음을 알려준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번역 작업을 통해 중국 철학이 서양의 계몽주의 발흥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_《인토르체타의 라틴어 중용》, 프로스페로 인토르체타 역주, 253쪽어떤 법관도 법에서 정하지 않은 형벌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내려서는 안 되며, 어떤 재판도 공익을 핑계로 삼아 법이 정한 선을 넘어서는 형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베카리아는 가혹한 형벌은 계몽 이성과 박애 정신에 어긋나며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에도 반한다고 말한다. 법을 다루는 자들의 편견과 자의로 법과 법정이 어지럽혀지는 것이 베카리아 시대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베카리아의 원칙은 법의 정신이 훼손당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여전히 호소력을 발휘한다. _《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 체사레 베카리아, 264쪽동아시아 문명을 관류하는 사상의 힘《생각의 요새》는 유교와 불교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사상을 다룬다.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불교 사상가 원효, 조선 성리학의 대표 주자 퇴계와 율곡, 동학사상의 새벽을 연 수운 최제우 같은 사상의 거인들을 소개한다. 또 중요하지만 난해해서 읽기 어려운《주역》《도덕경》《금강경》《열자》 같은 경전들의 독법을 안내한다.주역이 발흥한 시기는 동주 시대의 혼란기였다. 세상이 끝없이 어지러웠기에 주역에는 깊은 ‘우환 의식’이 배어 있다. 세상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기대는 것이 점이라는 방식의 ‘물음’이었다. 그러므로 점은 실존의 한계 상황, 시대의 한계 상황에서 하늘에 뜻을 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_《도올 주역 강해》, 김용옥, 306쪽불교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재를 법(法)이라 하고, 주관적으로 인식한 세계를 상(相)이라 하는데, 문제는 이 ‘상’이 사람마다, 마음마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마음은 사적인 관심과 욕망으로 세계를 왜곡한다. 비유하자면, 중력장이나 블랙홀이 우주 공간을 구부러뜨리듯이, 마음은 각자의 관심·욕망으로 실재를 왜곡한다. 이렇게 주관적으로 왜곡된 상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_《붓다의 치명적 농담》·《허접한 꽃들의 축제》, 한형조, 333∼334쪽하이데거에게 현존재의 실존은 ‘던져져 있음’으로 요약된다. 삶 한가운데 던져진 상태에서 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실존이다. 하이데거는 탄생 이전도 죽음 이후도 논외로 한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사태를 다르게 본다. 삶의 괴로움에는 분명히 삶 이전의 원인이 있고 그 괴로움을 넘어서는 죽음 이후의 목적이 있다. 권순홍은 불교의 가르침에 기대어 그 원인을 욕망에 붙들려 사는 ‘갈애’에서 찾고, 그 목적을 괴로움에서 영원히 벗어나는 ‘열반’에서 찾는다. _《불안과 괴로움》, 권순홍, 342∼343쪽한반도 근현대사상사의 흥미로운 점은 동학이 보여준 대로 종교가 변혁 사상 형성에 주도적인 구실을 했다는 사실이다. 서구의 근대 사상이 기독교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세속화 운동 속에서 성장한 것과 달리, 한반도에선 서양 제국주의 침략에 대응하여 민족종교가 발흥한 것이 이런 차이를 빚었을 것이다. _《개벽의 사상사》, 백영서 외, 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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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신의 역사 - 신의 탄생과 정신의 모험
    • 카렌 암스트롱 지음, 배국원 외 옮김
    • 교양인
    • 2024-02-19

    카렌 암스트롱을 세계적인 종교학자로 탄생시킨 우리 시대의 고전!신의 의미와 종교의 본질을 밝히는 최고의 안내서!“절망에 빠지기보다는 희망을 찾기 위해아프고 고통스러운 삶일지라도 가치가 있다고 믿기 위해인간은 신을 찾아왔다”★★★★★ 전 세계 38개국 번역 출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출간 이후 30년간 아마존 종교 분야 베스트셀러!“인간은 자기가 누구인지 깨닫자마자신을 찾고 숭배하기 시작했다”인간의 정신은 왜 그토록 신에게로 향하는가?인류의 역사는 ‘신’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신 안에서 안식을 얻기 전까지 모든 영혼은 불안하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이나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사르트르의 선언은 인간의 삶에서 신이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은 고통스러운 삶 한가운데서 위안과 위로를 주는 존재였고, 억압적 관념에 인간을 묶어놓고 자유와 해방을 가로막는 존재이기도 했다. 인간의 정신은 왜 신에게로 향하는 걸까? 기원전 2000년경부터 현재까지 4천 년간 수많은 문명과 나라가 소멸하고 태어나는 격렬한 역사의 진동 속에서 신의 의미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세계적인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대표작 《신의 역사》는 출간 이후 30년 동안 종교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군림해 온 명실상부한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암스트롱은 이 책에서 세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초점을 맞춰 인간이 ‘신’을 어떻게 사유하고 상상해 왔는지 탐구한다. “인간은 왜 신을 찾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고대 바빌로니아의 창조 신화에서부터 19세기 포이어바흐, 니체, 프로이트의 ‘무신론’에 이르기까지 인류사를 뒤흔든 신에 관한 모든 혁명적인 사유를 조명한다.“인간은 언제나 자기 시대에 유용한 신을 창조해 왔다”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현대 이슬람 신비주의까지,인류사를 수놓은 찬란한 사유의 향연!카렌 암스트롱의 비교종교학 연구가 집대성된 작품인 《신의 역사》는 위대한 사상가, 철학자, 신학자 들이 고통과 불안의 시대 한복판에서 겪은 고뇌, 환희의 결정적 순간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최초의 바빌로니아 신화는 신의 이름으로 인간이 이해할 수 없던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을 노래했다. 이사야와 예레미야, 붓다를 비롯한 탁월한 사상가들은 신과 영성을 통해 자비와 동정심, 사회 정의를 추구했고, 비슷한 시기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적 사유를 통해 합리적 우주로서 신을 발견했다. 중세의 위대한 신비주의자들은 인간 내면을 탐사해 합리적 이해를 뛰어넘는 황홀한 환상을 체험했다.근대 이후 과학 문명 시대에 이르러 데카르트, 칸트, 뉴턴은 “신은 세상일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지만, 파스칼과 블레이크는 인간 세계와 동떨어진 초연한 신은 결코 우리에게 위안과 위로를 줄 수 없다고 믿었다. “자연의 모든 것이 신”이라고 생각한 스피노자, “신은 곧 세계의 정신”이라고 여긴 헤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니체까지 창조적 사유의 정수가 한데 모인 이 놀랍도록 지적인 책은 ‘목적 상실의 시대’로 불리는 오늘날, 삶의 의미와 종교의 역할을 질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 어린 인식의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카렌 암스트롱의 지적 탐구의 원천,본문의 누락된 내용을 빠짐없이 되살린 ‘전면개역판’!“종교 분야에서 최고로 지적인 해설자”(알랭 드 보통), “가장 명쾌하고 폭넓은 식견을 지닌 저명한 종교 역사가”(〈워싱턴포스트〉), “이슬람에 관해 지극히 객관적인 이해를 전달하는 연구자”(후안 캄포, 《이슬람 백과사전》 저자) 카렌 암스트롱의 지적 탐구의 원천이자 그의 핵심 사상을 담은 대표작 《신의 역사》가 교양인에서 출간된다. 종교와 영성에 관한 가장 심오하고도 탁월한 통찰이 담긴 《신의 역사》는 1993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30년간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이슬람,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꾸준히 사랑받으며 종교 분야의 최고 권위서로 손꼽히고 있다. 교양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한국어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원문 대조로 오역을 하나하나 바로잡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존 번역본에서 누락된 내용을 빠짐없이 되살리고 원문의 유려한 글맛을 최대한 살려 다시 옮긴 25년 만의 ‘전면개역판’이다. 이로써 독자들은 기존의 번역본과는 전혀 다른, 새로 탄생한 《신의 역사》 정본을 읽을 수 있게 됐다.4천 년 신을 향한 인간 정신의 모험사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대순으로 서술되어 있다.1장에서 5장은 기원전 2000년경부터 기원후 8세기까지 메소포타미아, 로마, 레반트 지역에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신이 탄생하던 순간들을 그린다. 성서와 쿠란, 탈무드의 핵심을 꿰뚫어 가며 ‘아브라함의 종교’라는 같은 뿌리에서 얼마나 다른 영성이 자라났는지 살피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대 그리스 합리주의 철학, 아우구스티누스의 교부 철학, 정체불명의 사상가 위-디오니우스의 신비주의에서 상상한 신의 의미를 담아낸다.6장에서 8장은 9세기부터 16세기까지 중세를 지배한 이슬람 철학과 그에 깊은 영향을 받은 서방의 스콜라 철학,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 최고조에 이른 신비주의와 15~16세기 루터와 칼뱅의 종교개혁 사상을 다룬다. 특히 당시 유럽을 평정한 이슬람 세계가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진정한 계승자로서 과학, 의학, 수학, 문학, 철학에서 꽃을 피웠으며, 그 흐름이 라틴 세계의 지식인들에게 이어져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이 탄생했고 결과적으로 유럽 르네상스의 기원이 되었음을 명쾌하게 보여준다.마지막으로 9장부터 11장에서는 17~18세기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신학, 19세기에 등장하기 시작한 무신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파스칼과 데카르트, 스피노자, 헤겔, 니체, 프로이트 등 위대한 철학자들이 새로운 시대정신 속에 이룩한 종교와 영성에 관한 사유를 검토하며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신은 어떤 모습일지 질문한다.본문 내용“인간은 한 번도 동일한 신을 믿은 적이 없다”시대의 필요에 따라 변화해 온 신의 의미카렌 암스트롱은 이 책에서 신을 찾아온 인류의 오랜 역사를 되돌아보며 “인간은 언제나 자기 시대에 유용한 신을 창조해 왔다”고 선언한다. 인간은 신이 논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타당해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의 고통과 불행,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기에 신을 믿었다.바빌론의 유수에서부터 나치의 홀로코스트까지 유대인은 숱한 박해와 추방, 절멸의 위기 속에서 자신들을 구원해줄 신을 끊임없이 상상해 왔고, 기독교 교부들은 인간 예수를 신이라고 확신하며 새로운 ‘인격신’ 개념을 창조해 발전시켜 왔다. 무슬림은 이슬람 제국의 흥망성쇠와 굴욕적인 식민지 경험 속에서 언제나 자신들에게 힘이 되는 신을 열망해 왔다. 이 책은 시대와 변화를 초월해 존재하는 형언할 수 없는 신의 실재 그 자체의 역사가 아니다. 아브라함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신을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의 역사이다. 인간의 신 개념은 역사가 있다. 다양한 시점에서 그 개념을 사용한 각 집단 사람들에게 항상 조금씩 다른 의미였기 때문이다. …… ‘신’이라는 말에는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개념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모순되고 심지어 상충하기까지 하는 의미들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유연성이 없었더라면 신이라는 관념은 결코 인간의 위대한 생각 중 하나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_ 머리말, 24~25쪽늘 그렇듯 새로운 신학이 성공하는 이유는 합리적으로 증명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절망에 빠지는 것을 막고 희망을 고취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낯선 땅으로 추방당해 혼란에 빠져버린 유대인들은 야훼 숭배의 단절성을 더는 이질적이고 불편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는 그들이 처한 상황을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_ 2장 유일신의 탄생, 128~129쪽“인격신은 결코 종교의 이상이 될 수 없다”인격신을 넘어 초월의 신으로암스트롱에 따르면 신이 인간처럼 보고 듣고, 창조하고 파괴한다는 ‘인격신’에 관한 믿음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인간을 닮은 신에 관한 상상은 세 종교가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이며, 14~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서구가 인본주의 가치를 받아들이게 된 토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상 위대한 사상가들은 언제나 신이 인간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이자 욕구와 두려움의 투영이 될 것을 경계해 왔다. 그들은 이러한 위험성에 인격신이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의식했기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월의 신’을 추구했다. ‘초월의 신’은 인간이 지닌 편견과 아집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동정심과 자비를 불러일으키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었다. 인격체인 신 그리고 인류 역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신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신’을 터무니없는 폭군이나 심판자로 만들거나 인간의 기대를 충족하는 존재로 만들기란 너무도 쉬운 일이다. 우리는 각자 개인적인 견해에 따라 ‘신’을 토리당원이나 사회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혁명가로 만들 수 있다. _ 5장 이슬람의 신, 302쪽인격신은 심각한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인격신이 그저 우리 자신을 형상화한 우상, 곧 인간의 한정된 욕구와 두려움과 욕망의 투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이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우리가 미워하는 것을 미워하며, 편견을 부정하기보다 용인한다고 추정하곤 한다. 신이 재앙을 막지 못하거나 오히려 비극을 바라는 것처럼 보일 때, 신은 냉혹하고 잔인하게 보일 수 있다. 재난이 신의 뜻이라는 손쉬운 믿음은 근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까지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 _ 7장 신비주의자의 신, 376쪽세상의 악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선한 신과 전쟁의 신전지전능한 신이 모든 것을 창조하고 주관한다면 이 세상에 악은 왜 있는 것일까? 신이 악의 창조자라면 선하다 말할 수 있을까? 인간에게 선하고 너그러운 행동을 요구하는 신과 종교적 갈등과 폭력의 단초가 되는 신이 어떻게 같을 수 있을까? 암스트롱은 삶에 만연한 고통과 불행의 문제는 언제나 종교의 중요한 주제였다고 강조하며, ‘악’을 이해하려는 뛰어난 사유들에 주목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이 최초의 인간인 아담의 죄(원죄) 때문에 모든 인류에게 영원한 저주를 내렸고, 이로 인해 인간은 늘 악의 수렁 속에서 신음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기독교 내에서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마르키온은 선한 신과 악한 신을 통합하는 길을 포기하고 두 신을 철저히 분리하는 이원론을 주장했다. 유대 신비주의자들은 독특하게도 ‘악’의 탄생 신화를 통해 인간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사유하고자 했다.선한 신이 어떻게 이처럼 명백하게 악과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을 창조했을 수 있는가? 또한 마르키온은 정의를 행한다는 열정으로 민족 전체를 살육하는 잔인하고 광포한 신이 등장하는 유대교 경전을 읽으며 경악했다. 이 유대인의 신, 곧 “전쟁을 즐기고, 태도가 일관되지 않고, 자가당착적인” 신이야말로 이 악한 세상을 만든 신이라고 마르키온은 결론지었다. _ 3장 이방인을 위한 빛, 190쪽아우구스티누스의 후기 저작에도 깊은 슬픔이 가득했다. 로마 제국의 몰락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원죄’에 관한 교리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의 원죄 교리는 이후 서구인의 세계관에서 핵심이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이 아담의 죄 때문에 모든 인류에게 영원한 저주를 내렸다고 믿었다. _ 4장 기독교의 신, 236쪽믿음을 향한 두 갈래의 길이성의 신과 신비의 신인간은 어떻게 신을 발견할 수 있는가? 암스트롱은 수천 년 종교의 역사에서 전통적으로 믿음을 향한 두 갈래의 길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하나는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부터 이어진 합리주의 전통으로 이성을 통해 신의 뜻을 해석하려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내면을 탐구해 신성한 힘을 체험하려는 신비주의적 전통이다. 이븐 시나(아비센나), 마이모니데스, 아퀴나스, 데카르트는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물 같은 ‘이성’을 통해 신 존재를 합리적으로 증명하려 했다. 그러나 유대 신비주의 문헌인 《조하르》와 《바히르》,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즘에서는 신에 관한 언어적 표현은 언제나 불완전하다고 여겼으며, 비유와 상징이 가득한 신화를 창조했다. 동방 기독교는 성서에 표현된 분명한 가르침 외에 신의 진리에 관해서는 ‘침묵’을 강조했다.종교 경전에는 문자 그대로의 뜻 외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적 의미가 담겨 있다. …… 실재를 인간의 언어로 묘사하려는 시도는 마치 베토벤의 후기 현악 사중주 가운데 한 곡을 구두로 설명하려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일이다. [카파도키아의 교부인 카이사레아의 주교] 바실리우스가 말했듯이, 규정하기 어려운 종교적 실재는 오직 전례의 상징적 표현 혹은 (그보다 적절한) 침묵에 의해 제시될 수 있을 뿐이다. _ 4장 기독교의 신, 222쪽동방 기독교인들은 합리주의를 불신하게 되었는데, 개념과 논리를 초월하는 신에 관한 논의의 도구로 합리주의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형이상학은 세속 학문에는 유용할지 몰라도 신앙을 위태롭게 할 수 있었다. 철학은 인간 정신을 대변하는 한낱 장광설에 불과하며, 오로지 종교적 신비 체험으로만 이해될 수 있는 신에 대해 그저 침묵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_ 6장 철학자의 신, 362쪽실패에서 태어난 기독교의 신승리에서 성장한 이슬람의 신십자군 전쟁, 13~14세기 레콩키스타, 9·11 테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오랜 앙숙 관계인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사실 ‘아브라함의 종교’라는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형제 종교이다. 두 종교는 어쩌다 ‘피로 물든’ 갈등의 역사를 쓰게 되었을까? 신을 향한 믿음과 종교적 활동에 관해 얼마나 다른 태도를 보이는가?암스트롱은 두 종교가 인간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음에 주목한다. 기독교는 ‘메시아’로 믿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죄인처럼 죽은 굴욕과 실패에서 탄생했다. 예수는 아무런 죄가 없으나 태초부터 타락의 원죄를 지닌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죽었다는 영성을 발전시키면서, 기독교인들에게 이 세상의 가치는 열등한 것이 되었고 신은 일종에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반면 이슬람교는 이전에는 한 번도 통일된 적 없던 분열된 아랍인들이 거대한 제국을 이룩한 빛나는 승리의 역사 속에서 탄생했다. 알라는 특히 승리를 가져다주는 신이었다. 무슬림에게 세속의 정치는 열등한 것이 아니라 신의 뜻을 이루는 적극적인 종교 활동이었다.기독교에서 예수의 실패와 굴욕이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처럼, 이슬람교에서는 성공이 그런 역할을 했다. 세속적인 성공을 불신하는 기독교의 경우와 달리, 무슬림 개인의 종교적 삶은 정치와 무관하지 않았다. 무슬림은 자신들이 신의 뜻에 따라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헌신한다고 생각한다. 무슬림의 영성에서 움마의 정치적 건전성이 차지하는 위상은, 기독교인의 삶에서 특정한 신학적 선택지(가톨릭, 프로테스탄트, 감리교, 침례교)의 위상과 거의 같다. 만일 기독교인이 무슬림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이상하게 여긴다면, 난해한 신학적 논쟁에 대한 자신들의 열정이 유대인이나 무슬림에게 똑같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_ 5장 이슬람의 신, 295쪽서구에서 기독교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 그리스도에 근거해 고통과 수난의 의미를 밝혀주는 종교였으나, 이슬람은 성공 지향적 종교였다. 쿠란은 정의, 평등, 부의 공정한 분배 같은 신의 뜻에 따라 사는 자들은 실패할 수 없다고 가르쳤고, 이슬람의 역사는 이 가르침을 실제로 입증하는 것 같았다. 예수와 달리 무함마드는 패배자가 아니라 눈부신 성공을 거둔 사람이었다. 그의 업적은 7세기와 8세기에 이슬람 제국이 경이로운 발전을 이루며 더 강화되었다. 이 성공은 자연스럽게 신에 대한 무슬림의 믿음을 보증하는 것처럼 보였다. _ 10장 신의 죽음, 627쪽우리 시대에 신은 여전히 가치가 있을까?새로운 신의 창조를 위하여한 세기도 전에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언했지만, ‘신’은 여전히 우리에게 뜨거운 문제로 남아 있다. 19세기 이후 시대 사조로 받아들여지며 유행하고 있는 무신론은 역설적으로 인간이 결코 신을 떨쳐내지 못하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만 같다. 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 것일까? 과학주의와 인본주의가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이 시대에도 삶을 고양시키고 자기 한계를 넘어서게 만드는 가치로 역할할 수 있을까? 시대에 걸맞은 신의 창조를 위해 종교가 나아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인격신 개념은 도덕적, 지적, 과학적, 영적인 모든 이유에서 오늘날 점점 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 서구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던 최고 존재로서 형이상학적 신 개념 또한 만족스럽지 않다. 철학자들의 신은 진부한 합리주의의 산물에 불과하며, 전통적 신 존재 증명은 더는 설득력이 없다. 계몽주의 시대 이신론자들이 철학자들의 신을 널리 받아들인 것이 현재의 무신론으로 이어진 첫걸음이 되었다. 옛 천신처럼 인간과 사회에서 너무 멀어져 쉽게 ‘하는 일 없는 신’이 되어 이제 우리의 의식에서 사라지고 있다. _ 11장 신의 미래, 673~674쪽오늘날의 신 개념이 더 유효하지 않다면 그것은 버려질 것이다. 그러나 …… 인간은 삶의 경이와 표현할 수 없는 의미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 항상 자신을 위한 믿음을 창조해 왔다. 오늘날 사회에 팽배한 목적 상실, 소외, 문화적 혼돈과 폭력은 현대인들이 이 시대에 걸맞은 신 개념을 창조하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_ 11장 신의 미래, 6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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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2
    •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02-19

    마지막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의 연속!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당신이 예측한 것은 모두 틀렸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누군가는 나의 죄를 알고 있다.★ 네이버 미스터리 화제작 ★ 출간 전 영상화 확정 남편의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딱 5년 만의 일이다. 이제는 자유다. 주민센터의 회전문을 밀고 나오면서 효신은 속으로 씩 웃었다. 그동안 기다렸던 애태움이 단번에 사라지는 듯했다. 보험금을 받을 생각에 들뜬 그녀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바로 남편 재우가 살아있다는 비보였다. 경찰의 말을 믿지 못하는 효신. 사실 그녀는 남편(실제 종대)을 죽인 후, 애인 필주와 함께 가평 빌라에 시체를 유기했기 때문이다. 경찰의 말에 청송 요양원을 방문한 그녀는 남편이라고 말하는 재우라는 사람을 만났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이다. 아니, 그녀가 알고 있는 남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어머니 난희와 경찰 등 모든 사람이 그를 재우로 인정한다. 할 수 없이 재우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효신은 불안한 마음으로 동거를 시작한다. 재우가 의심스러운 효신은 그의 뒷조사를 시작하고 이를 위해 연인(내연남) 필주는 청송 요양원에 위장 취업한다. 그런데 누군가 그녀보다 먼저 죽은 남편의 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며 찜찜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과거의 기억을 잃었다는 재우는 은근슬쩍 효신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그녀는 그에게 왠지 모를 매력을 느낀다. ‘이 남자… 믿을 수 없는데, 이상하게 끌린다.’ 한편, 효신이 출근하면 지하를 통해 옆집을 방문하는 재우. 사실 두 집은 듀플렉스 하우스로 지하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보경과 찬희, 범이가 있다. 이들은 죽은 진짜 남편인 종대와 함께 사기를 도모해 온 범죄자들이었던 것. 효신을 이용해 한탕 하려고 했던 그들은 이제 죽은 종대의 복수를 하고 효신의 사망 보험금을 타기 위해 다시 모인 것인데…. 돌아온 죽은 남편의 진실을 밝히려는 효신과 효신의 진실을 밝히려는 재우. 둘 중 누가 진실을 먼저 밝혀낼 수 있을까?“[정효신 씨 되십니까? 경기 북부지방 경찰청 남양주서 이윤세 경장입니다.] “경찰청이요? 경찰이 왜 저를?”[남편분 성함이 김재우 씨, 맞죠?] “네? 그렇긴 한데…….”[김재우 씨를 찾았습니다.] 뭐, 뭐라고? 남편을 찾았다고? 아니야, 그럴 리가……. 그럴 수가 없어.[정효신 씨, 듣고 계십니까? 실종된 남편분을 찾았다고요.] 말도 안 돼. 남편은 죽었는데, 내가 이 손으로 죽여버렸는데……, 어떻게?- 16P《죽은 남편이 돌아왔다》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을 죽인 여자와 그 앞에 자신이 죽은 남편이라며 나타난 남자의 이야기를 각각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1부는 주인공 효신의 관점에서, 2부는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재우의 관점에서. 그리고 다시 효신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살아남기 위해 혹은 복수하기 위해, 서로를 속이고 배신하는 과정이 반전에 반전을 더하며 치밀하게 짜인 이 이야기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아!’하는 탄성이 나올 것이다. 두 권을 읽어야만 온전히 맞물리는 이들의 이야기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빠른 전개와 몰입감, 그리고 생생하고 솔직한 묘사 덕에 순식간에 읽히면서도, 마지막 한 장면까지 절대 긴장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아무리 숨기려 해도 누군가는 나의 죄를 알고 있다. [등장인물 소개] · 정효신: 건설 분양 대행사 계약직 직원. 자신의 이익에 민감하고 사람을 속이는 데 능수능란해 영업 실적이 꽤 높다. 남편을 죽인 후에도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보험금에 욕심을 내 시체를 유기할 정도. 다정다감한 남자에게는 매우 약해서 재우의 매력에 쉽게 빠진다. 타인의 감정에 무디고 자신의 감정에는 예민하다. · 김재우: 수많은 범죄에도 전과 기록이 없을 정도로 일처리가 조심스럽고 능수능란한 해커. 직업과 이름을 수시로 바꿔가며 늘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사는 사기꾼. 매끈한 몸매 덕분에 효신에게 육체적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필주: 효신의 후배이자 연인(내연남). 우유부단하고 나약하며 사랑에 맹목적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순간의 쾌락에 몰두하는 편. 효신의 남편 시체 유기에 가담한 조력자.· 박종대: 효신에게 살해당한 실제 남편이자 재우의 절친, 보경의 남편이다. 중고차 딜러를 가장한 보험 사기가 주특기이며. 급전을 해결하기 위해 재우로 위장해 효신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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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1
    •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02-19

    마지막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의 연속!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당신이 예측한 것은 모두 틀렸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누군가는 나의 죄를 알고 있다.★ 네이버 미스터리 화제작 ★ 출간 전 영상화 확정 남편의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딱 5년 만의 일이다. 이제는 자유다. 주민센터의 회전문을 밀고 나오면서 효신은 속으로 씩 웃었다. 그동안 기다렸던 애태움이 단번에 사라지는 듯했다. 보험금을 받을 생각에 들뜬 그녀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바로 남편 재우가 살아있다는 비보였다. 경찰의 말을 믿지 못하는 효신. 사실 그녀는 남편(실제 종대)을 죽인 후, 애인 필주와 함께 가평 빌라에 시체를 유기했기 때문이다. 경찰의 말에 청송 요양원을 방문한 그녀는 남편이라고 말하는 재우라는 사람을 만났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이다. 아니, 그녀가 알고 있는 남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어머니 난희와 경찰 등 모든 사람이 그를 재우로 인정한다. 할 수 없이 재우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효신은 불안한 마음으로 동거를 시작한다. 재우가 의심스러운 효신은 그의 뒷조사를 시작하고 이를 위해 연인(내연남) 필주는 청송 요양원에 위장 취업한다. 그런데 누군가 그녀보다 먼저 죽은 남편의 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며 찜찜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과거의 기억을 잃었다는 재우는 은근슬쩍 효신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그녀는 그에게 왠지 모를 매력을 느낀다. ‘이 남자… 믿을 수 없는데, 이상하게 끌린다.’ 한편, 효신이 출근하면 지하를 통해 옆집을 방문하는 재우. 사실 두 집은 듀플렉스 하우스로 지하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보경과 찬희, 범이가 있다. 이들은 죽은 진짜 남편인 종대와 함께 사기를 도모해 온 범죄자들이었던 것. 효신을 이용해 한탕 하려고 했던 그들은 이제 죽은 종대의 복수를 하고 효신의 사망 보험금을 타기 위해 다시 모인 것인데…. 돌아온 죽은 남편의 진실을 밝히려는 효신과 효신의 진실을 밝히려는 재우. 둘 중 누가 진실을 먼저 밝혀낼 수 있을까?“[정효신 씨 되십니까? 경기 북부지방 경찰청 남양주서 이윤세 경장입니다.] “경찰청이요? 경찰이 왜 저를?”[남편분 성함이 김재우 씨, 맞죠?] “네? 그렇긴 한데…….”[김재우 씨를 찾았습니다.] 뭐, 뭐라고? 남편을 찾았다고? 아니야, 그럴 리가……. 그럴 수가 없어.[정효신 씨, 듣고 계십니까? 실종된 남편분을 찾았다고요.] 말도 안 돼. 남편은 죽었는데, 내가 이 손으로 죽여버렸는데……, 어떻게?- 16P《죽은 남편이 돌아왔다》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을 죽인 여자와 그 앞에 자신이 죽은 남편이라며 나타난 남자의 이야기를 각각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1부는 주인공 효신의 관점에서, 2부는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재우의 관점에서. 그리고 다시 효신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살아남기 위해 혹은 복수하기 위해, 서로를 속이고 배신하는 과정이 반전에 반전을 더하며 치밀하게 짜인 이 이야기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아!’하는 탄성이 나올 것이다. 두 권을 읽어야만 온전히 맞물리는 이들의 이야기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빠른 전개와 몰입감, 그리고 생생하고 솔직한 묘사 덕에 순식간에 읽히면서도, 마지막 한 장면까지 절대 긴장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아무리 숨기려 해도 누군가는 나의 죄를 알고 있다. [등장인물 소개] · 정효신: 건설 분양 대행사 계약직 직원. 자신의 이익에 민감하고 사람을 속이는 데 능수능란해 영업 실적이 꽤 높다. 남편을 죽인 후에도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보험금에 욕심을 내 시체를 유기할 정도. 다정다감한 남자에게는 매우 약해서 재우의 매력에 쉽게 빠진다. 타인의 감정에 무디고 자신의 감정에는 예민하다. · 김재우: 수많은 범죄에도 전과 기록이 없을 정도로 일처리가 조심스럽고 능수능란한 해커. 직업과 이름을 수시로 바꿔가며 늘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사는 사기꾼. 매끈한 몸매 덕분에 효신에게 육체적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필주: 효신의 후배이자 연인(내연남). 우유부단하고 나약하며 사랑에 맹목적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순간의 쾌락에 몰두하는 편. 효신의 남편 시체 유기에 가담한 조력자.· 박종대: 효신에게 살해당한 실제 남편이자 재우의 절친, 보경의 남편이다. 중고차 딜러를 가장한 보험 사기가 주특기이며. 급전을 해결하기 위해 재우로 위장해 효신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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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타람브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디타람브
    • 전현규 지음
    • 메타
    • 2024-02-19

    인류의 미래는 새로운 세계에서 계속된다 세상은 기후 위기로 인해 극심한 식량난에 빠지고, 인류는 현실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가상 세계 디타람브로 이주한다. 그러나 막대한 이주 비용과 디타람브 접속 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이들은 현실에 남아 배급되는 식량으로 근근이 버티며 힘겹게 삶을 꾸린다. 팽창한 인류를 줄이기 위한 지구의 자정작용처럼 느껴지는 재난, 마치 심판과도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인류는 미련할 정도로 같은 일을 반복한다. 배를 채울 식량도 없는 상황에 술을 만들어 마시고, 미래가 없음을 앎에도 돈을 모으고 막연한 희망을 꿈꾼다. 불을 향하는 부나방처럼 끊임없이 반복하는 불합리한 행동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가상 현실에 한층 매력을 더한다. 가상 세계에서 펼쳐지는 처절한 생존 게임SNS 속 세계는 언제나 아름다워 ‘보인다.’ 모두가 웃으며 즐겁고 멋진 것들을 향유하며 누린다. 그런 면에서 소설 속 디타람브는 SNS와 유사하다. 더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푸른 하늘과 맛있는 음식, 행복한 삶을 제한 없이 누리는 이 공간은 그 공간에 닿지 못한 이에게 시기심이 들게 하고 비참하게 만든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사실 그 모든 것이 허구라면 어떨까, 행복의 뒷면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이 날마다 펼쳐지고, 아내는 사랑하는 남편을 기억하지 못하고,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길이 쭉 뻗은 외길이라면, 그럼에도 여전히 그 세계는 아름다워 ‘보일까?’『디타람브』는 마치 깨뜨리기 위한 행위 자체가 목적이듯 견고히 쌓은 서사를 철저히 깨뜨린다. 그리고 조각으로 독자가 생각하는 뻔한 결말 위를 긋는다. 그 안에 자리한 비밀은 독자에게 상상도 못 할 반전을 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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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 절제술 (커버이미지)
    [문학]날개 절제술
    • 서윤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02-19

    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21미지를 헤집는 당돌한 상상력불가능함으로 만드는 가능한 세계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스물한 번째 안내서.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주목받는 신예 서윤빈의 소설집 『날개 절제술』이 출간되었다.“한국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SF” “독창성과 신선함에 읽는 내내 압도”됐다는(한국과학문학상 심사평) 평을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끈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날개 절제술』은 ‘날개 절제술’을 받는 천사(「날개 절제술」), 방전된 휴대폰에서 시작된 정체불명의 소음(「리튬」), 미래를 비추는 망원경(「다이윗미」)까지, 장르와 소재의 경계를 무력화하는 서윤빈의 당돌한 상상력을 담고 있다. 비로소 쓰여진 운명적 진화론신의 시선에서 기계의 소음으로,그리고 우주로……갑자기 세상에 등장한 천사, 「날개 절제술」은 천사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한다. 흔히 하나님의 지령을 받은 사자(使者), 신과 인간의 중간에 위치하는 ‘천사’를 떠올린다면 서윤빈의 ‘천사’를 접하고는 당황할 수 있다. 서윤빈의 천사, ‘아이’는 여느 인간과 다르지 않게 태어났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제왕절개라는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수술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외적으로 그들이 인간과 다른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날개’의 존재와 성장하면서 생기는 천사의 고리가 전부지만, 이 소설에서 그것들은 제거되어야 하는 성분으로 규정된다. 또한 ‘선의’와 ‘사랑’이라는 천사의 성격마저 이기심을 가르치고자 ‘차세대 경영인 학원’에 보냄으로써 교정하고자 한다. 이렇듯 세간의 인식은 천사를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 결여된 존재로 취급한다. 소설은 ‘아이’의 탄생에서 시작해 ‘아이’가 다시 자신의 아이, 천사를 낳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 거대한 수미상관의 구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천사들이 날개와 고리라는 신체적 특성뿐만 아니라 운명을 유전하며 그들의 삶이 그렇게 또 반복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날개 절제술’이란 날개가 절제되듯이 그들의 삶 역시 주체적 의지가 소거된 채 정해진 대로 흘러갈 것임을 암시하는 것일까.잘려 나가는 날개를 보며 아이는 자기가 태어났을 때 일어났을 일을 상상했다. 미친 듯이 우는 자기 모습과 볼품없이 쪼그라드는 날개를. 마취 기운이 돌면서 서서히 감기는 산모의 눈꺼풀을. 갈라진 자궁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탯줄과 거기에 달린 조그만 두 번째 날개를. (39쪽)“당신 무엇하다 입니까? 세상 필요하다 당신입니다.”또 하나의 진화, 미지의 이야기「리튬」은 철물점을 운영하는 ‘나’가 딸의 집에 퍼지는 알 수 없는 소음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나’는 한때 라디오 공장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이력이 있으나, 라디오의 쇠퇴는 그가 설 자리를 지워버렸다. 더 이상 무언가를 만들고 파는 일 대신 물건을 고쳐서 먹고사는 ‘나’를 딸은 탐탁지 않아 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커다란 소음불편 앞에서 딸은 ‘나’를 찾는다. 딸의 집에 퍼지는 소음은 “싸구려 탈수기가 돌아가는 소리”나 “마이크를 스피커에 가까이 가져다 댄 것 같은 소리”처럼 서로 상반되나 집요하게 딸과 사위를 괴롭힌다. ‘나’는 소음의 정체를 추적하다 그것이 딸의 집에 있는 방전된 휴대폰들에서 기원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화면을 켠다면 10분도 채 버티지 못할 에너지”로 “온종일 함께 공명”하고 있는 휴대폰들. ‘나’는 그 기묘한 현상이 “그저 우연한 오류의 반복”이 아니라 어떤 ‘진화’이자 ‘몸부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발견한 것의 의미를 깨닫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아니 정확히는 그 의미를 인정하기까지는 하루가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은행이 파산했을 때, 아내가 집을 떠났을 때, 혹은 개조한 워크맨 너머로 총격과 비명이 들려왔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65쪽)날개 달린 우주선을 타고다시 한번 스윙바이「다이윗미」는 우리은하 끝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B’라는 인물에 대한 관찰기이다. 관찰자인 ‘나’는 과거 ‘B’와 같은 기술대학원을 다닌 인물로, 소설 속에서는 누구나 망원경과 어떤 시간 계산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렇게 망원경으로 ‘B’의 먼 미래를 관찰하는데, 이 소설의 설정상 한 인물이 볼 수 있는 미래는 특정한 어느 누군가의 아주 먼 미래뿐이라 ‘나’가 볼 수 있는 미래 역시 오직 ‘B’의 것뿐이다. 다시 말해, 이 소설에서 ‘나’의 현재와 ‘B’의 미래는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나’가 ‘B’를 관찰하는 시점에서 이미 ‘B’의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익숙하다면 익숙할 수 있는 SF의 문법 속에서 서윤빈은 한발 더 나아간다.B는 조난자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으나 끝내 서윤빈을 찾을 수 없었다. B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망원경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B의 망원경이 비추는 것은 인상을 팍 쓰고 잘 이해되지 않는 소설을 끙끙대며 읽어 내려가는 한 독자의 모습뿐이었다. 우주로 나간 이후 B의 망원경은 그 독자만을 비췄다. 독자는 단 한 번도 B에게 도움이 된 적이 없다. (90쪽)‘B’는 어느 날 임무를 수행하다 ‘긴급 통신’을 받는다.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원자 수준으로 붕괴할 예정”인 “서윤빈”의 것이다. 하지만 ‘B’는 “서윤빈”을 찾을 수 없고, 다만 ‘B’의 망원경이 비추는 것은 “인상을 팍 쓰고 잘 이해되지 않는 소설을 끙끙대며 읽어내려가는 한 독자의 모습뿐”이다. 소설 속에 작가 본인을 등판시키는 데다 심지어는 이 소설을 읽는 ‘독자’까지 지면 위로 올림으로써 서윤빈은 소설의 세계관을 다차원적으로 확장한다.해설을 쓴 노태훈 평론가는 서윤빈을 “소설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서사의 개연성을 “담보”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응시하고, 무언가를 오래도록 바라보”는 서윤빈의 “‘관찰’하는 힘”은 ‘독창성과 신선함’이라는 이전의 평가에서 한 번 더 성장한 모습이다. 『날개 절제술』은 작가 서윤빈의 흥미로운 시도 세 편이 모인 소설집이다.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천사’ ‘휴대폰에서 기원한 진화’ ‘타인의 미래를 보는 망원경’까지, 기존의 장르와 문법에 묶이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만의 세계를 풀어나가는 서윤빈의 당돌한 상상력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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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이혼합니다 (커버이미지)
    [문학]이제 이혼합니다
    •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02-19

    “58세 여성의 꿈을 응원합니다”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격 ‘이혼’ 이야기이제 ‘이혼’이 인생의 불명예가 아닌 세상이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이혼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아직까지 남성 중심적인 편견이 세상의 중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혼합니다》는 그 편견을 뚫고 자유를 위한 비상을 시도하는 ‘50대’ 여성의 이혼 분투기다. 58세의 평범한 주부 스미코는 그 시대 우리네 엄마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어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며 가정을 건사하고 자신의 일은 뒷전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여자의 삶’을 살아왔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부터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돈도 벌지만 가사와 육아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인 남편에게서 무시와 굴욕을 느끼던 생활에 환멸과 한계를 느끼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자유’를 꿈꾸게 된다. 그 자유를 위한 선택이 주인공에게는 ‘이혼’이었던 것. 저자 가키야 미우는 결혼난, 저출산, 고령화, 재해, 주택 대출 등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치고 있는 사회 문제를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너무도 리얼하게 풀어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생생한 인물 묘사와 거침없고 솔직한 대사로 우리가 차마 꺼내놓지 못한 속내를 그대로 저격하면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람들이 늘상 쓰고 살아가는 가면을 거침없이 벗겨내고 좀 더 솔직하게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상과 삶의 고민들을 여러 각도에서 샅샅이 작품에 투영하여 심경 변화와 감정선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불합리한 현실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꼬집는 작가의 시선이 매력적인 소설. 《이제 이혼합니다》는 여성만이 아닌 남성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삶, 자유를 위한 도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할 것이다.자유를 위한 아름다운 도전그것이 ‘이혼’이기에 더욱 빛나는 소설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삼 다른 여자가 생기거나 자신 몰래 빚을 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혼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니! 주인공은 세상의 상식이 자신을 이상한 여자라고 비웃을까 두려워 오래도록 망설이며 참아왔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갈등과 고민을 뒤로하고 전격 이혼에 나선다. “아내”와 “엄마”라는 쇠사슬을 벗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로 결심한 것. 《이제 이혼합니다》는 50대 베테랑 주부의 이혼 도전을 그린 유쾌한 소설이다. 누군가에겐 ‘이혼’이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삶의 자유다. 그 누구의 삶에서도 자신을 속박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마련인데, 소설 속 주인공에겐 그것이 억압적인 결혼생활이었을 뿐.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독박 육아, 꿈꾸던 이상과는 다른 결혼 생활의 현실과 남편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한다. 아직도 ‘여성’의 세상은 오지 않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스미코는 그야말로 오랜 시간 동안 ‘이혼’을 선망하던 여성으로, 드디어 삶의 자유를 획득하기로 결정하는데…. 《이제 이혼합니다》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앞으로의 인생을 조금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고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을 이 세상의 모든 스미코를 응원하는 소설이다. 이제 당신의 응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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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뎀션 (커버이미지)
    [문학]리뎀션
    • 김광현
    • 유페이퍼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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