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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의 게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구제의 게임
    • 가와이 간지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8-09-21

    베스트셀러 『데드맨』의 작가, 가와이 간지 회심의 역작파란 하늘, 푸른 잔디, 새하얀 모래, 저 너머엔 빨간 단풍, 그 모든 게 비치는 연못…….그지없이 아름다운 홀에서 그지없이 참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2012년 『데드맨』으로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천재 작가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고, 2017년 역주행 베스트셀러 돌풍을 일으키며 저력을 다시 확인케 한 작가, 가와의 간지의 최신작. 작가정신에서 선보이는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골프장에서 일어난 엽기적 살인사건 뒤에 도사린 복잡한 진상과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구제의 게임』은 4,500년 수령의 거목 ‘신의 나무’와 18번 홀 그린을 둘러싼 연속 살인사건을 해명해나가는 한편, 세계 최강 프로골퍼들의 우정과 골프를 매개로 한 삶의 철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걸작 미스터리다. 근미래 도쿄의 카지노 특구, 낙후된 지역의 댐 건설, 일본 고전 만담(라쿠코)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소재와 본격미스터리, 사회파미스터리, SF 등 장르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여준 작가는 이번『구제의 게임』에서 기존 미스터리물에서는 거의 본 적 없는 골프라는 희귀한 소재와 세계 메이저 골프 대회가 열리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등장인물 또한 거의 대부분 외국인인 파격적인 설정을 장치해두었다. 그 안에서 선의 뒤에 자리한 ‘악의’와 ‘욕망’이라는 인간 내면의 깊숙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면서, 미스터리 장르의 기본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더한 개성적인 면모를 한껏 발휘하고 있다.작가정신에서는 이번 『구제의 게임』 출간을 기념하여 작가 사인과 친필 메시지를 수록했으며, 책 말미에 ‘독자가 작가에게 직접 묻는’ 서면 인터뷰 <15문 15답>을 실었다. 인터뷰에서는 『구제의 게임』에 관한 숨은 이야기를 비롯해, 출판 편집자이면서 미스터리 작가로서 살아가는 가와이 간지의 진지하고 진솔하면서도 유쾌한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데드맨』, 『드래곤플라이』, 『단델라이언』으로 이어지는 ‘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 이야기, 현실에 비현실적 ‘환상’을 결합하는 기법인 일루전(illusion) 효과, 소설 창작자를 위한 조언, 앞으로의 집필 계획 등 그를 사랑하는 미스터리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페이지다. “신에게 사랑받는 자, 곧 신의 제물이 되리라”원주민 학살의 비극이 전해지는 4,500년 된 ‘신의 나무’와 기적의 우승 뒤에 도사린 예측 불허의 충격적 진실이 얼마나 잔혹하고 무거운 벌인가. 그러나 이 벌의 무게는 내가 지금까지 신에게 받아온 찬란한 영광의 무게이다. 신의 저울은 늘 수평을 유지한다._399쪽미국 캘리포니아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그 안에 자리한 홀리파인힐 골프장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는 ‘골프 신의 총애를 받는 남자’ 닉 로빈슨이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위기를 맞는다. 첫 타를 숲속에 박고, 공을 찾지 못하면 로스트볼 처리가 되어 벌타를 받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공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는 원주민 학살과 관련한 불길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4,500년 수령의 거목 ‘신의 나무’가 우뚝 솟아 있었다. 이 신령한 나무는 오르면 벼락을 맞고 떨어지다가 옆의 나무기둥에 몸통이 관통되어 끔찍한 죽임을 당한다고 한다. 로빈슨과 캐디 토니 라이언은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 마침내 승리를 쟁취하지만, 이튿날 로빈슨은 골프 역사에 영원히 남을 기록을 세운 채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이듬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예선을 1위로 통과한 20대의 천재 프로골퍼 잭 아키라 그린필드와 그의 캐디인 팀 브루스는 첫 승에 도전한다. 그러나 경기를 이틀 앞둔 화요일, 관전기와 클럽 세트 기증을 위해 US오픈을 찾은 닉 로빈슨의 캐디 토니 라이언이 18번 홀 그린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이 사건을 맡은 크리스토퍼 휴즈 형사는 골프장을 봉쇄한 뒤 수사에 착수한다. 우연찮게 수사에 합류하게 된 잭은 사건의 진상을 풀어가면서, 지난해 닉 로빈슨의 우승 뒤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4,500년 된 신의 나무 앞에서 밝혀낸다.“신의 나무의 재앙입니다. 인간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하겠어요?”‘신의 나무’에 깃든 끔찍한 재앙의 부활인가, 사이코패스에 의한 잔혹한 연속 살인극인가『데드맨』에서 머리, 몸통, 팔, 다리 등 각각의 신체 부위가 사라진 여섯 구의 시체가,『단델라이언』에서 사일로 안 공중을 나는 듯한 모습의 시체가 등장했다면, 『구제의 게임』에서도 엽기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충격적인 형상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18번 홀 그린의 깃대에 복부가 관통되어 팔다리를 네 방향으로 개구리처럼 뻗은 기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시체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지면으로부터 약 20센티미터의 간격으로 떠 있다는 것. 게다가 깃대의 주요 부분 지름은 19밀리미터, 제일 날카로운 끝부분도 10밀리미터인 데다, 그린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 둥글게 처리되어 있다. 따라서 몸통을 꿰뚫기에 적합한 도구가 아닐뿐더러, 설령 뚫었다고 하더라도 몸통을 관통한 깃대를 들어 올려 그린 위의 컵에 꽂는다는 것도 보통의 인간 힘으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어 골프장 근처 낭떠러지 아래 복부가 관통된 또 다른 시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진다.『구제의 게임』에서는 이 전대미문의 불가해하고 비합리적인 사건을 도대체 누가, 왜, 그리고 어떻게 저질렀는지를 추적해나간다. 이번에도 가와이 간지는 숨 막히는 사건 전개와 진화심리학의 치밀한 논리적 추론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면서 반전과 감동을 가미한 엔터테인먼트로 완성해냈다. 특히 자신만의 ‘이상적인 골프’를 지향하며 매 홀마다 버디를 노리는 유쾌한 천재 골퍼 잭과 그런 그에게 잔소리를 퍼부으면서도 늘 곁에서 응원하는 든든한 캐디 팀을 비롯한, 선수와 캐디들의 자긍심과 뜨거운 우정이 빛을 발한다. 또 절체절명의 난관과 위기, 기적적인 승리 등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선수들 간의 미묘한 심리 등이 섬세하게 그려져 마치 골프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듯한 생생함을 선사한다. 남자 프로골프 세계 4대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골프의 제왕’이라 불리는 잭 니클라우스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2인자’ 필 미켈슨, 일본 최고의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 등을 모델로 한 듯한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는 것도 리얼리티를 더하며 몰입도와 재미를 높인다. 골프 용어와 규칙 등을 잘 알지 못해도, 그 의미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잘 녹아 있어 이 소설만이 선사하는 색다른 전율과 지적 유희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이자 ‘구제’의 게임……”세계 톱클래스 골퍼들이 그려나가는 걸작 미스터리이 소설에서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이자 ‘구제의 게임’이라고 설명된다. 규칙 확인을 위해 경기위원이 있을 뿐 심판은 없기에 골퍼는 자신의 마음속 정의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물론 잘못을 범하면 벌타를 받지만, 잘못의 경중에 따라 패널티를 감수하고 계속하면 된다. 즉, 양심에 따라 경기하고 그 대가를 묵묵히 감당하는 것, 골프는 스코어에 상관없이 정직하고 겸손한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의미가 담긴 경기 종목이다. 그리하여 골프의 세계에서는 승리 대신 패배라는 이분법 논리가 아니라, 승리보다 값진 ‘구제’의 룰이 존재한다. 우리의 삶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벽에 부딪쳐 스스로의 신념을 배반하게 되는 좌절의 순간마다, 마치 골프처럼 구제를 받고 다시 게임을 시작할 수 있기를 작가는 염원하고 있다. ‘신의 나무’로 대변되는 절대적 존재 앞에 낱낱이 드러나는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그 결말을 충격적인 방식으로 환기하는 놀라운 미스터리,『구제의 게임』이 이제 시작된다! 골프는 훌륭한 스포츠야. 바람, 풀, 나무, 물, 모래, 흙. 늘 자연과 함께하는 스포츠잖아.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려서 실수해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아.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지._188쪽● 일본 서평 전문 사이트 ‘독서미터’ 리뷰★★★★★ 골프 미스터리의 최고 걸작. 파격적인 골퍼 잭, “콜롬보가 자신이 인정하는 몇 안 되는 형사”라는 휴즈 형사 등…… 이 작가 소설의 등장인물은 정말 매력적이다. ★★★★★ 골프를 소재로 사건을 어떻게 전개할까 생각했지만, 과연 가와이 간지다.★★★★★ 읽지 않으면 ‘올해의 미스터리’에 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라는 카피에 끌려 읽은 책.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수수께끼!★★★★★ 골프를 소재로 한 희귀한 미스터리인 데다 무대는 US오픈이 열리는 미국으로 꽤 진입 장벽이 높은 설정이었지만, 믿고 읽는 작가 가와이 간지이기에 기대했다. 기발한 착상, 합리적 해결은 여전하고, 작가가 역시 시마다 소지의 정통 후계자임을 재확인했다. ★★★★★ 개성 있는 캐릭터들에 매혹되어 단숨에 읽었다. 미스터리 요소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결말은 감동적이었다. ★★★★★ 골프에 관한 지식은 물론 전혀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에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골프에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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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 벨벳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블랙 벨벳
    • 온다 리쿠 지음, 박정임 옮김
    • 너머
    • 2018-09-21

    동서양 문화의 교차점에서 맞이하는 간바라 메구미의 세 번째 미스터리여행.‘블랙 벨벳’이라는 정체 모를 존재에 담긴 세계의 비밀과 그 연결고리를 연다!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는 지인 다다 나오키의 부탁으로 실종된 한 생물학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T공화국으로 떠난다. 그 전에 안타레스라고 하는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도 소문으로만 떠돌던 꿈의 진통제 ‘D.F’ 거래를 미끼로 T공화국으로 초대받는다. 그렇게 T공화국으로 떠난 간바라 메구미가 처음 맞닥뜨린 사건은 찾아달라고 부탁을 받은 생물학자 아키코 스턴버그가 도심 한복판에서 살해당하는 현장이었다. 급히 이 사실을 다다 나오키에게 알리려 했지만 그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을 초대했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안타레스와 D.F의 존재 여부, 그리고 온몸이 검은 이끼로 뒤덮인 채 발견된 사체 이야기는 간바라 메구미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특히 연구 때문에 올 수 없어 간바라 메구미에게 아내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남편 조엘 스턴버그의 출현은 더더욱 퍼즐이 모아지기는커녕 더 흩어질 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안타레스의 요구대로 간바라 메구미 일행은 T공화국을 여행하게 되지만, 기대했던 안타레스와의 만남은 이어지지 않은 채 오히려 마약 거래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접한다.해결의 실마리는 아키코 스턴버그의 남편이 조엘 스턴버그가 아닌 나오즈미 스턴버그인 것으로 알게 되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씩 퍼즐을 이어나간다. 또한, 다다 나오키와 나오즈미 스턴버그와 아키코 스턴버그가 관계가 있고 이들이 모종의 연극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 더불어 안테레스와 D.F, 온몸이 이끼로 덮인 사체 이야기도 실체가 없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또 메구미가 소속된 다국적기업 위저드사와 T공화국과의 사이에 무엇이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의 끄트머리에 등장하는 ‘블랙 벨벳’―의식을 되찾은 다다 나오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어떤 사실의 존재를 알리려고 하는 복선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간바라 메구미의 퍼즐이 마침내 하나로 모이게 된다.간바라 메구미 시리즈 세 번째인 이 작품에서는 《메이즈》에서 안락의자 탐정이었던 미쓰루가 재등장하고,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 추억 속 기억으로 나온 고교 시절 연인 다치바나 히로후미의 등장에 따른 간바라 메구미의 미묘한 옛 감정이 나타나는 등 시리즈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쓰루나 다치바나의 등장이 생각지도 않은 또 하나의 반전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블랙 벨벳》은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의 완성을 더 해주고 있으며, 이것이 시리즈의 끝이 아니라 이야기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여지를 안겨주고 있기도 하다.흩어진 퍼즐을 이어줄 연결고리의 중심《블랙 벨벳》을 비롯한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심은 세계의 비밀과 음모, 미스터리한 일들에 얽힌 어떤 사실의 존재를 밝히는 과정에 있다. 작품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허무함이 없는 것은 아니나 사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불확실성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불확실한 세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중심은 그 어느 것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실에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세계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걷을 수 있는 출발선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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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링 카인드 (커버이미지)
    [장르문학]킬링 카인드
    •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8-09-21

    범죄소설을 문학적 경지로 승화시킨 아일랜드 최고의 스릴러 작가 존 코널리의 대표작 종교적 광기에서 비롯된 악마적 범죄를 쫓는 탐정 찰리 파커의 새로운 이야기 아내와 아이를 연쇄살인마에게 잃고 복수를 위한 일념으로 전진하는 형사 찰리 파커의 이야기를 다룬 1999년작 《Every Dead Thing》으로 셰이머스 상을 수상하고 브램 스토커 상, 배리 상 후보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한 존 코널리. 그로부터 20여 년이 가깝게 지난 현재 그는 15편의 찰리 파커 시리즈를 발표했고 출간할 때마다 영미권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리즈로 인정받으며 문학적,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두었다. 《킬링 카인드》는 2001년 발표된 찰리 파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일련의 비극적 사건 후 비로소 메인 주 시골에 외따로 떨어진 할아버지의 집에서 안정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다양한 사립탐정 활동을 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역 명사이자 정치가인 잭 메르시에의 부탁을 받고 옛 연인이었던 그레이스 펠티에의 자살사건을 조사하게 된 찰리 파커. 그는 제보를 통해 그레이스가 종교 관련 논문을 집필 중이었으며 그 논문이 최근 보도된 이글 레이크 침례교도들의 유골 발견과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생전 그레이스가 조사하던 지역 사이비 종교단체 펠로우쉽의 수장 카터 파라곤, 절친한 사이였지만 그레이스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은 친구 마시, 그리고 그레이스 자살 현장을 발견하고도 의심스러운 증언만 늘어놓는 경찰들, 거기에 그레이스가 메르시에의 숨겨둔 딸이란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찰리 파커는 점점 더 깊은 의구심을 품는다. 여기에 펠로우쉽이 보낸 묘한 인상의 살인청부업자 퍼드까지 가세하면서 파커의 사건은 꼬이기 시작한다.40년 전 사라진 수십 명의 이글 레이크 침례교도의 시신들이 우연찮게 발견되면서 시작하는 《킬링 카인드》는 그 첫 대목부터 심상치 않은 종교 소재의 스릴러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오래전 헤어진 옛 연인 그레이스에 대한 연민에서부터 비롯된 찰리 파커의 수사는 단순한 자살사건을 넘어 지역을 지배하는 종교 단체에 접근하고 정치적 거물을 건드리고 수십 년 전 벌어진 피의 학살까지 파고든다. 존 코널리의 ‘찰리 파커 시리즈’가 기존의 탐정 스릴러와 완전히 차별화되는 점은 스릴러라는 장르 안에 초자연물과 호러를 곁들였다는 것이다. 현실적이지 않은 장르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들도 찰리 파커 시리즈에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코널리의 뛰어난 문장과 서정적인 서술에 기인한다. 《Every Dead Thing》에서 죽은 자들과의 소통 능력을 알게 된 찰리 파커가 다음 편 《다크 할로우》에서 그 능력을 제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다가, 《킬링 카인드》에서 죽은 자들이 왜 자신에게 접근하며, 그들에게 깊이 공감하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은 작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통해 실제의 일처럼 다가온다. 여기에 전편에도 등장한 파커의 동료 루이스와 앙헬, 보스턴 마피아 알 지, 파커의 연인이자 범죄심리학자인 레이첼은 어두운 스릴러에 다양한 유머와 이야깃거리를 선사하며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서문에서 존 코널리가 매우 공을 들여 창조했다고 밝힌 새로운 악당 ‘퍼드 씨’는 압도적인 캐릭터성으로 독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킬링 카인드》는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어떠한 찰리 파커 시리즈를 먼저 읽어도 독립적인 작품으로서 기능한다.”는 존 코널리의 자신만만한 서문처럼 기존 독자들은 충분한 기대를 갖고 접근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찰리 파커 시리즈에 빠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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