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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커버이미지)
    [사회]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 아만다 리틀 (지은이), 고호관 (옮긴이)
    • 세종(세종서적)
    • 2022-02-24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먹는 문제’기후변화로 더 복잡해졌지만, 해법은 있다!6천 년 전, 인류가 쟁기를 발명하며 더 많은 곡식을 거두려 했을 때부터 식량 문제는 기술과 혁신의 장이었다. 이 책의 저자 아만다 리틀은 기후변화로 위태로워진 식량 문제의 해법을 ‘인류의 위기 탈출 DNA’에서 찾는다. 채식주의를 곧잘 포기하는 평범한 우리와 닮았다. 이 책은 음식 앞에 차별받는 지구, 친환경적인 식생활 혁신이 필요한 우리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모험가들을 찾아 나선다. 건강한 식탁 문제를 고민하면서, 식량 자급률이 매우 낮은 한국 사회가 귀 기울일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내가 음식의 모험가들을 만난 곳은 미국 위스콘신주의 사과 과수원에서 케냐의 조그만 옥수수밭, 노르웨이의 거대한 연어 양식장, 컴퓨터로 돌아가는 상하이의 식품 시장 등에 이른다. 그렇게 여행하고 취재하며 로봇이나 빅데이터, 크리스퍼, 수직농장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났다. 식용 곤충, 퍼머컬처, 고대의 작물 같은 오래된 아이디어도 조사했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인간이 전통적인 농업과 급진적인 신기술을 융합해 환경을 건강하게 복원하면서도 음식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길을 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을 음식의 재료를 생산하는 새로운 접근법과 낡은 접근법을 결합하기 위한 이 모험과 혁신은 인간의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더 나아가 미래를 재정의할 수 있다. 나는 인간의 미래를 믿는다.”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아만다 리틀은 레이첼 카슨 환경북 어워드 등 여러 환경 저술상을 수상했으며,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은 지속가능한 사회에 기여한 도서에 수여하는 노틸러스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책은 기후변화와 테크놀로지가 우리의 식량과 음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 해법을 최초로 제시하며, 우리에게 닥칠 식량 위기를 헤쳐 나가는 가장 현실적인 희망을 이야기한다. 리틀은 환경 문제에 천착해온 전문가이지만,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를 먹겠다면서 야심차게 일군 텃밭을 결국 망쳤던 경험도 있다. 고대 작물 복원부터 수직농장, 로봇 제초기까지환경과 맛을 모두 잡는 음식의 모험가들세계의 첨단 기술 산업은 이제 ‘먹는 문제’에 주목 중이다. 기후변화에 강한 작물을 찾거나 작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중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플랙시테리언들도 먹을 수 있는 배양육도 개발 중이다. 식물 유전학, 수중재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 산업이 이를 현실화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이후 가장 각광 받는 사업으로 이는 먹는 문제에 대해 점점 까다로워지는 현대인들의 취향을 반영한다. 좀 더 착하게 생산되나 맛은 그대로인 음식을 만드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사과 크기를 일일이 측정해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하고 예측치를 높이려는 젊은 사과 농부는 대형 로펌을 거절하고 데이터 농업의 길을 가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제초제 대신 잡초만을 골라 제거하는 로봇을 개발 중인 엔지니어, 물을 95% 아끼는 재배 방식이 있다는 기사만 읽고 ‘실험’을 감행했다가 스타트업을 차린 교수까지 이들은 어린 시절 청정한 자연을 경험했으며 사업적 성공을 바라는 것은 물론이지만 환경 문제에도 기여하고 싶어 한다. 특히 도시 부근에서 운영하는 수직농장은 신선 농작물을 도시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극적으로 줄여 기존 농업을 보완하고 있다.퀴노아 같은 슈퍼 푸드를 찾아 도라에몽처럼 날아다니는 연구자도 있다. 도롱뇽을 잡으며 자란 마크 올슨은 9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고대에 흥했던 희귀한 종자를 수집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등에 프로펠러 하나만 매달고 숲 위를 떠다니며 관찰하다가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전 세계적으로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남미 지역은 특히 그렇다. 거친 생육 조건에서도 생산량이 좋고 영양이 좋은 고대 작물 모링가를 부활시키려는 것이다. 모링가와 같은 식물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현대의 관개 기술과 비료, 농약 없이도 극단적이고 가혹한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익혔다. “정말로 지혜로운 식물이지요. 우리 같은 과학자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이들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351쪽)‘초콜릿 공장’에서 노르웨이 바다까지,배양육 실험실에서 물의 연금술까지-걷고 맛보고, 지적으로 즐기는 위대한 여정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음식은 단연 배양육이다. 곡물로 만든 대체육(가짜 고기)도 각광 받지만, 실험실의 고기 세포에서 길러낸 배양육은 육제품 그대로다. 배양육은 소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탄소량을 거의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아만다 리틀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멤피스미트를 찾아가 배양 과정을 관찰하고, 그 비싼 ‘실험실 고기’를 먹어보았다. 그 맛은 어떨까? “일단 세포를 선택하고 나면 생물반응기에 넣는다. 생물반응기는 대단히 정교한 솥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세포는 특수한 액체를 먹고 자란다. 펌프가 먹이와 산소를 죽 같은 세포 전체(1세제곱센티미터 안에 수십억 개 세포가 있다)에 끊임없이 순환시킨다. 세포가 성숙하면서 먹이도 성장 단계에 따라 변한다. 어린 세포에는 복제할 때 특별한 영양분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는 점점 밀착해 자라면서 길쭉해진다. 성숙한 근육 세포는 서로 만나고 뭉치면서 끝과 끝이 이어지고 층층이 쌓여간다.”(263쪽)“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으니 오리고기 맛이 느껴졌다. 나는 오리고기를 몇 번밖에 먹어보지 못했지만, 대개 닭고기보다 쫄깃하고 기름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이 오리고기는 좀 질기고(턱에 힘을 주어야 했다), 심줄이 너무 많고, 희미하게 금속맛의 여운이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히 익숙한 맛이라 먹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제조 과정이 특이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게 바로 익숙함, 진짜 같음, 그리고 지극한 평범함이다.” (256쪽) 그밖에도 저자는 찰리의 초콜릿 공장을 떠올리게 하는 ‘생존식품’ 공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색종이처럼 얄팍하게 말린 야채들이 은박 봉지에 포장되는 과정이 그 죽 같은 맛만큼 기이하게 보였다. 지금 미국에서는 30년은 간다는 생존식품 세트를 사서 지하에 쟁여두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두 달가량 지속된 캘리포니아 산불, 심각해지는 허리케인에 대비하기 위해 자구책인 것이다. 한편,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에서는 농장의 잡초에 해당하는 바다이(sea lice)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며 없애려는 작업을 취재하고, 사막이나 다름없는 이스라엘이 바다를 물로 바꾸는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는 가뭄의 시대가 되었음을 확인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음부터 줄이는 법우리의 땅은 쓰레기를 품어주고, 작물을 자라게 하는 존재다. 작물을 더 많이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땅이 기운을 차리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다면 지력을 낭비하게 하는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애초에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놀라운 점은 음식물 쓰레기의 대부분은 \'먹기 전\'에 발생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못생겨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물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해마다 미국의 6,000만 가정이 크로거를 찾는데, 이는 미국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다. 일주일 동안 크로거 지점 한곳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몇 톤이나 된다.(...) 크로거의 여러 가게에서 대량으로 나오는 안전하지만 팔 수는 없는 식품을 회수하는 게 파커의 일이다. (...) 그 양은 많지만 크로거에서 쓰레기가 되어 나오는 신선식품의 총량과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278쪽). “자연에는 폐기물이 없습니다. 무엇이든 죽으면 다른 존재의 먹이가 되지요. 폐기물이라는 개념을 만든 건 인간입니다. 우리는 폐기물이라는 개념을 다시 없앨 수 있을 겁니다.”(...).“식품폐기물에는 예상치 못했던 모순이 가득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더 건강한 식품을 가장 많이 낭비한다는 점이었지요. 신선한 식품을 먹어야 한다고 집착하는 지금 우리 문화는 건강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훌륭하지만 폐기물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285쪽)“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모든 도시와 마을에서 의무적으로 퇴비화를 하는 시기가 올 겁니다. 모든 마트와 식당, 식품 공장에서 폐기물을 에너지나 동물 사료로 만들어야지요. 우리 손주들이 식품폐기물을 종이 편지나 유선전화처럼 낡은 것으로 생각하게 되길 바랍니다.”(301쪽)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커버이미지)
    [사회]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 유영수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22-02-24

    언제나 앞서간다고 생각했던 나라, 일본어제에 갇힌 일본의 맨얼굴을 들여다보다‘일본통’ 유영수 기자의 일본 선진국론 해체!그들의 문제에서 우리 문제의 뿌리를 찾다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하던 2020년 2월, 일본에서 출항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항해 도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크루즈선은 서둘러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일본 정부의 늑장 대응과 적절하지 못한 후속 조치로 2월 28일까지 705명이 확진되고 6명이 사망했다. 의료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 일본의 미흡한 대처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저 일회적인 문제에 그친 줄 알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일본 국내에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에서 한국, 대만 등 인접국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드러났다. “선진국 일본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우리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진 순간이었다.《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은 일본을 막연히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의 편견이며, 어째서 일본이 정체와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수년 동안 일본 특파원으로 활약하며 3.11 동일본대지진과 한류 붐을 지켜본 유영수 기자는 전후(戰後) 일본의 성장 동인이 오늘날에는 족쇄가 되고, 메이지유신 시대의 질서가 제대로 쇄신되지 못하면서 지금의 일본이 갈수록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다양하고 생생한 사례와 치밀한 역사적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민주주의를 도입했고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권위주의 문화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산업의 쇠퇴와 주변국의 부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나라 일본. 이 책은 우리가 따라잡아야 할 나라로 생각했던 일본이 어떻게 해서 ‘어제’에 갇혀버렸는지 살펴봄으로써, ‘선진국’ 일본의 맨얼굴을 직시하고 우리에게도 남아 있는 일본의 그림자를 깊이 성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1. 일본은 ‘자유로운 선진 법치 국가’라는 착각― 시민 개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저자는 〈Part 1. 일본은 ‘선진 법치 국가’일까〉와 〈Part 2. 개인이 보이지 않는 사회, 일본〉에서 그동안 ‘선진 법치 국가’라고 생각했던 일본의 사법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날카롭게 해부하면서 갈수록 집단주의적인 분위기에 함몰되는 일본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일본은 근대 초 서구 국가들과 같은 선에 서기 위해 근대적인 사법제도를 도입했지만, 어디까지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고 제도는 철저하게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민주주의가 도입되었어도 전근대적인 악습은 단단했다. 개인보다 집단을 강조한 결과, 일본의 시민사회는 갈수록 허약해지고 있다.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2019년 12월 말 카를로스 곤 전(前) 르노·닛산자동차 회장의 ‘악기 상자 일본 탈출극’이다.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된 그는 극적인 탈출 끝에 자신이 “정의롭지 못한 일본 사법제도의 인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본 검찰의 ‘유죄율 99.9%’는 유죄라고 확신하는 사건만 처리한다는 일본 검찰의 자부심을 상징하지만, 죄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피의자로 지목되면 인권이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일본 사법의 강력한 권위주의는 국가의 이익을 중시하는 일본 사법부의 판결에서도 잘 드러난다. 1999년 8월 〈국기(國旗)와 국가(國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자 국가가 일장기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강제할 것이라는 진보진영의 우려가 나왔다. 이를 증명하듯 “군국주의 교육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국기 게양을 거부한 교사들을 학교 측이 업무 명령 위반으로 처벌했다. 일본 사법부는 한 번도 교사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사법이 약자의 편에 서지 않는 모습은 일본의 미투 운동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19년 3월 각지의 지방법원이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잇따라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에 항의하고자 여성들이 ‘플라워 시위’를 벌였다. 여성을 동등한 시민으로 간주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뿌리가 깊다.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에 여러 민주화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냉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천황 원수, 재군비, 기본적인 인권의 제한, 가족제도 부활’을 내세우며 제국 시대의 가부장적 질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아베 정부에 들어서서는 여성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머노믹스’를 내세웠으나 사실상 파트타임 노동자를 양산하는 정책을 끌고 갔을 뿐이다.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는 이렇게 시민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일본이 ‘개인보다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라는 말은 현대 일본인을 생각한다면 어딘가 맞지 않는 것처럼 들린다. 타인의 시선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집단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몰두하는 일본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 정반대편에는 서로에게 민폐 끼치지 않는 것을 제일 덕목으로 생각하고 혼자만의 시간과 취향을 마음껏 누리는 데 인색하지 않는 일본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저자는 여러 일본인론(論)을 살펴보면서 일본 사회가 추구하는 일본인이 ‘단단한 개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 주목한다. 이는 근대 초 일본이 ‘개인’의 번역에 애를 먹었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국가/천황=공(公)’이라는 도식 속에서 집단을 개인보다 앞세운 근대 일본은 기부에 부정적이고 국가주의 교육을 강조하는 지금의 일본으로 이어진다.이는 일본의 ‘약한 시민사회’와도 직결된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민주화운동과 연결되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는 것과 달리, 일본의 시민사회는 1995년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활성화되어 시민의 생활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치 참여에 대단히 부정적인 여론도 여기에 한몫한다. 전공투를 비롯한 1960년대 학생운동의 실패, 아래로부터의 개혁에 성공해본 적 없는 역사적 경험이 맞물리며 집단의 규범에 순응하는 문화가 일반화된 것이다. 일본 우익의 역사 공세는 그와 같은 일본 사회의 분위기에 힘입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가미카제 공격으로 사망한 일본군 소년병을 애도하며 역사 기념관으로 개조된 ‘전함 미주리호 기념관’은 전쟁의 비극을 되새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 우익은 이를 ‘애국의 헌신’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하고 있다. 전쟁 책임을 일부 군인에게 돌려버리고 피해자 의식만 키우는 일본 사회는 민주주의의 쇠퇴와 떼려야 뗄 수 없다.2. 일본은 ‘정치적·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라는 착각― 건전한 비판이 무력해지고 산업의 활력도 떨어져가는 사회〈Part 3. 일본 정치는 왜 정체되고 있을까〉와 〈Part 4. 뒤처지고 있는 ‘일본주식회사’〉는 우리가 선망해온 ‘민주국가’이자 ‘경제대국’ 일본의 쇠퇴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군부 독재가 지속되고 빈곤을 서둘러 극복하는 데 급급했던 한국과 달리, 일본은 1945년 이후 민주화되어 아시아 주변국에 비해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받았고 경제적으로 월등히 성장해 ‘1억 총 중류사회’를 표방하며 풍요를 누려왔다. 저자는 그랬던 일본이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경제가 정체 상태에 들어선 이유를 세심하게 짚어본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폐색감’이 짙어지는 일본 사회가 보다 민주적인 방향으로 쇄신되지 않으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정치·경제 상황은 더욱 주목을 요한다.한국 배우 심은경은 아베 전 총리의 학원 스캔들을 다룬 영화 〈신문기자〉로 2020년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아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한 가지 씁쓸한 사실은 일본에서 아무도 작품을 맡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배우에게까지 배역이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일은 정부 비판이 너무나 어려워진 지금 상황을 잘 보여준다.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의 임명을 거부한 일로 총리를 집요하게 추궁한 공영방송 간판 앵커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를 이어가던 민영방송 앵커들도 줄줄이 경질되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의회를 도입했고 패전 후에 본격적으로 민주화되었지만, 자민당 독주 체제가 지속되면서 ‘선출되지 않는 절대권력’이 되어가는 총리와 너무나 오래 지속되는 세습 정치, 언론의 기능장애 등 온갖 병폐를 낳고 있는 것이다.사회 비판에 부정적인 정치권의 분위기는 또 다른 영화와 관련해서도 잘 드러난다.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은 아베 당시 총리로부터 축사 하나 받지 못했고 우익에게서는 맹비난을 받았다. ‘연금사기’ 사건 같이 ‘아름다운 나라’ 일본의 그림자를 드러냈다는 이유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의료보험을 도입했고 전후 경제성장과 맞물려 의료보장을 확대한 일본은 그야말로 ‘의료복지 선진국’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와 같은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정부 당국은 우왕좌왕했고 검사 키트와 선별 진료소가 부족해 의료 체계에 구멍이 나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신자유주의 개혁의 결과 의료보장비와 사회보장비가 크게 삭감되면서 재정적으로는 ‘건전’해졌지만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이들이 바로 ‘자숙경찰’이다. 자숙경찰은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르지 않는다고 간주된 사람들을 위협하는 일종의 자경단이다. 이와 같은 자경단은 억압적인 전시체제의 산물이다. 정부의 의료 공백을 비판하고 오류를 고치려고 하기보다 ‘비국민’이라는 낙인을 찍어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행태가 부활한 것은 매우 큰 위험 신호다.일본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관용이 쇠퇴하는 것은 갈수록 정체되는 경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1992년까지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일본은 이제 34위까지 떨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가 일본을 벤치마킹하며 고도성장을 추구했는데, 이제는 일본이 후발 국가보다 점점 뒤처지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일본이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 산업화에서 앞서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도쿄는 19세기에 이미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했고, 일본 전역에서 관광업이 발달했으며, 일본의 기업은 산업화 초기부터 영국 등 선진 산업국가의 기술을 빠르게 소화했다. 또한 1950~60년대 일본은 경제 관료의 활약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해 국가 재건을 완수했다. ‘만주사변의 주모자’ 이시와라 간지의 ‘전시 총력전 체제’ 구상을 이어받아 전쟁 대신 경제성장에 매진한 경제 관료는 한국전쟁 특수를 활용하며 일본을 부유하게 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그래서 일본 경제가 쇠퇴한 지금, 고도성장 시기의 경제정책을 ‘1940년 체제’로 분석하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성장이 전시체제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주장은 일본 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1940년 체제론은 안정적인 생산에 방점을 두고 경쟁을 최소화하는 기업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관료와 기업, 국민 모두가 경제성장을 향해 돌진했던 일본은 ‘일본주식회사’라 불리며 서구 국가의 감탄을 자아냈다. 패전 이전의 경제체제가 열악한 노동조건과 단기성과에 급급한 경영 행태를 보여준 것과 달리, 평생직장을 보장하는 전후의 고용 관행은 노동자 출신 전문경영자를 낳았고 사원 모두가 똘똘 뭉쳐 회사의 운명에 함께하는 집단의식이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강력한 ‘회사사회’ 일본에도 그늘이 있었다. 영어 보통명사가 될 정도로 악명 높은 ‘과로사(Karoshi)’가 대표적이다. 게다가 이제는 고도성장 시기의 고용 관행도 약해지면서 청년 노동자를 심각하게 수탈하고 버리는 ‘블랙 기업’까지 등장하고 있다. 점점 정치적인 자유가 줄어들고 산업의 활력이 떨어지는 일본을 보며 남 일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일본식 경제체제를 적극 도입하며 일본 따라잡기에 골몰했던 우리도 같은 문제에 봉착하고 있기 때문이다.3. 일본은 ‘문화적으로 앞서 있는 나라’라는 착각― ‘갈라파고스화’되며 다양성을 잃어가는 사회저자는 〈Part 5. 일본은 ‘문화 선진국’일까〉를 통해 앞서 이야기했던 일본의 집단주의적인 심성과 답보 상태에 놓인 경제가 문화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세계적인 거장을 배출하며 명성을 날리던 일본 영화계는 위축된 지 오래이고, 1990년대 문화를 선도했던 일본 드라마 또한 과거의 성공 법칙에 머물러 있다. 서점가에는 혐한(嫌韓)·혐중(嫌中) 서적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혐한 특집 코너까지 마련되어 있는 데서 일본의 문화적 다양성이 크게 떨어져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깥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온 일본에서 문화적 감수성의 쇠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현재 일본의 박스오피스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대부분 ‘극장판’ 영화와 애니메이션이다. 인기 드라마와 TV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재생산한 극장판은 제작자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입원이지만, 창작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일본의 문화산업을 잠식해왔다.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활성화된 제작위원회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일본 드라마(일드)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신선한 감각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아시아권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던 일드는 지나친 내수·고령층 위주의 기획으로 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있다. K팝의 성공을 의식하며 “K팝의 뿌리는 쟈니스(일본의 유명 기획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방어적인 일본 음악시장 역시 마찬가지다.다른 문화에 대한 방어적인 심리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유튜브 광고에 대한 반응에서도 잘 나타난다. 소수자들이 차별과 따돌림을 이겨내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을 응원하는 내용의 나이키 광고에 9만 5000건의 ‘좋아요’가 달렸지만, ‘싫어요’도 7만 3000건에 달했다. “그런 일본은 없다.”는 대중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반응은 서점가에 넘쳐나는 혐한·혐중 서적의 인기에도 반영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서구 국가와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자부했지만, 언제나 서구보다 열등한 존재임을 의식하며 서구의 인종주의적 편견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왔다. 파리 만국박람회의 인종차별적인 인간 전시를 그대로 본따 오사카 박람회에 조선인을 비롯한 여러 민족의 생활을 전시한 사례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일본의 계몽사상가로 알려진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입구론’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처럼 일본은 스스로를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 즉 ‘문명국’의 위치에 자리매김해왔다. 사회적 소수자를 받아들이는 감성의 부족은 바로 여기에 원인이 있다.그런 점에서 일본의 문화 수용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일본의 문화적 다양성이 쇠퇴하는 이유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일본어를 폐지하고 영어를 국어로 채택하자는 과격한 주장이 나올 정도로 근대 초의 일본은 서구화에 매달렸다. 특히 중국이 아편전쟁에서 처참하게 패배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지배층은 앞다투어 서양 배우기에 나섰다. 번역 사업이 크게 성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번역의 시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근대기 일본에서 적극적이고 충실한 번역은 일본을 ‘근대화의 우등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필요한 것을 알맹이만 쏙 빼먹겠다는 ‘선택적 수용’의 태도가 오히려 일본의 문화적 다양성이 확대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근대화 구호인 ‘화혼양재(和魂洋才)’는 자기화의 과정만 강조될 뿐, 이질적인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 섬처럼 고립되었다고 해서 ‘갈라파고스화(化)’라 불리는 현재의 일본 문화가 문화적 다양성을 넓히는 방향으로 바뀌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4. ‘잃어버린 시대’에 갇힌 일본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선진국 일본’이라는 환상을 넘어게이오대학에서 1년간 방문연구원을 지냈고, 2010년부터 3년 동안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3.11 동일본대지진과 한류 붐을 현지에서 생생하게 보도했던 유영수 기자는 이 책을 통해 ‘어제에 갇힌 일본’의 현재를 진단한다. 일본을 선진국으로 알고 추격하는 데 바빴던 우리는 어느새 정치적·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 사이 일본은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리만 쇼크’), 2011년 3.11 대지진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쇠퇴일로를 걷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일본은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점점 위기의 징후가 커지고 있다 해도 일본은 의회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다. 출판·만화 왕국답게 양질의 콘텐츠를 가득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의 드라마와 만화, 애니메이션은 우리 독자와 시청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그럼에도 일본은 제조업 시대의 성과에 집착함으로써 몰락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일본은 거품경제의 붕괴를 계기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지만,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보다 결과가 검증된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폐색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져간다. 1980년대까지 고도성장의 과실을 누렸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느낌이 출구 없는 세계에 대한 절망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웃나라에 살고 있으면서 식민이라는 역사적 경험으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긴밀하게 얽혀 있는 우리에게 일본은 늘 발전의 모델이었다. 하지만 우리 역시 같은 굴레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성장과 진보가 아니라 쇠퇴와 정체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은 ‘선진국 일본’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일본을 우리나라와 동등한 이웃나라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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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적 지구 시점 -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면 버리는 일이 찝찝해야 한다 (커버이미지)
    [사회]전지적 지구 시점 -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면 버리는 일이 찝찝해야 한다
    • 정원 (지은이)
    • 마음의숲
    • 2022-02-24

    ▶ ‘지구 시점’으로 일상 점검하기, 단 당신이 원하는 만큼만‘지구 시점으로 일상을 바라본다니,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는 것인가?’ 누군가 물어온다면 저자는 서슴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실제로 지구의 매커니즘은 생명체의 그것 못지않게 복잡하고 정교하기 때문이다. 생태계와 먹이사슬의 구조는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해류와 바람, 식물의 광합성과 지열 등 지구의 탄생부터 함께해온 자연 현상은 인류의 생존을 보장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구야 미안해’라는 말을 직접 내뱉지는 않더라도,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Mother Earth’라고도 불리는 지구를, 어머니처럼 사랑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 ‘지구 시점’을 적용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하나의 생명체인 지구의 입장에서 개인의 일상을 살펴보는 일이다. 그렇게 살펴보면 마음에 걸리는 행동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사소한 행동을, 일상을 조금씩 바꿔 가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부담과 강요는 없다. 당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니 불편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당신의 월급을 지키고 당신의 삶을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다.원고를 쓰면서 스스로를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는데, 그동안 저는 누가 보면 강박적이라고 할 만큼 사소한 일에도 환경을 걱정하며 살았더군요. 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고, 가능한 범위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말이지요. 그러니 이제 저를 좀 놓아주려고 합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참 아름답고 좋은 일이지만, 앞으로는 마음이 힘들 정도의 죄책감은 느끼지 않기로 했습니다._프롤로그 중에서 ▶ 일상이 복잡하고 불편하다면, 비우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누구나 한 번쯤 물건을 구매한 뒤 후회한 경험이 있다. 물건이 예상보다 사용성이 떨어져서, 충동적으로 구매한 뒤 방치되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유가 어떻건 간에 현대의 인류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일상의 불편이 지저분한 물건들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기 시작한다.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삐걱댄 것은 너무 많은 물건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간을 잡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뭘 해보려는 의욕까지 뺏어가는 건, 다름 아닌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물건이었다. 그랬다. 다다익선이라는 말은 내겐 맞지 않았다. 물건은 많을수록 불편한 것이었다._<소소익선의 진리 알아차리기> 중에서물건은 필연적으로 소모적인 성격을 띤다. 물건을 살 때도, 그것을 팔거나 버릴 때도 시간과 돈을 소모해야 한다. 물건을 살 때의 행복은 금방 사라지며, 샀는데 행복하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다. 욕망에는 끝이 없을뿐더러 당신의 자원 역시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물건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을 버리는 순간 당신과 지구 모두 ‘물건으로부터의 해방’, 즉 자유를 누리게 된다. 부디 물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홀가분해지시기를.국내의 한 심리학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국어에서 좋은 감정을 표현할 때 쓰이는 단어 중 가장 많은 사람에게 꼽힌 단어는 ‘홀가분하다’라고 한다. 이는 불편했던 무엇이 없어졌음을 의미하는 단어다. 공간에 뭔가를 채우는 대신 덜어내는 게 일상의 ‘홀가분 지수’를 높이고 단순해지는 방법이겠다 싶었다. 생각을 단순하게 하는 것보다 물건을 줄여서 주변을 단순하게 하는 편이 쉽게 사는 지름길이 아닐까._<홀가분하게 내려놓기> 중에서▶ 제로 웨이스트, 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최소한의 물건을 유지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물건이 가져다주는 피로에 시달린 개인의 행복을 되찾는 행동이라면, 제로 웨이스트는 지구의 환경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다. 그러나 이 역시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당신을 둘러싼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만의 유별나면서도 실용적인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과 에피소드를 자세히 소개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당신은 시나브로 느낄 것이다. ‘돈 드는 일도 아닌데, 생각보다 귀찮지 않은데, 쾌적한 환경이 보장된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제로 웨이스트가 필요한 이유는 쓰레기의 생산이 곧 자원의 낭비를 증명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에 있다. 인간은 지구가 베푸는 자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데, 지구는 기후 위기에 급속히 고갈되고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은 각종 연구와 지표에서 기후 위기를 촉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플라스틱 소비 감축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여러모로 유용한 플라스틱을 아예 안 쓸 수는 없는 일. 해법은 간단하다. 이 책에서 당신의 눈에 띈, 간단한 실천부터 시작하면 된다.플라스틱은 장점이 많다. 싸고 가벼우며, 견고하면서도 유연해 가공이 쉽다. 이 좋은 걸 안 쓰는 건 손해라는 생각마저 든다. 플라스틱을 가급적 쓰지 말자는 것이지 모든 플라스틱을 없애자는 주장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대체재가 있는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_<플라스틱 사용, 지금 꼭 필요한지 생각하기> 중에서▶ 가볍고 재미있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기나 하나 신경 쓰기도 버거운 삶, 때로는 실천에 대한 압박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도 그렇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말한다. 여러 번 강조한 원칙, 당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게임의 퀘스트를 클리어하듯 재미있는 것만 하라고. 즐거운 실천이 모여서 세상은 바뀌었노라고.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다. 시장에 열 번 갔을 때 다섯 번은 비닐을 챙겨가고 다섯 번은 그러지 못했다 해도, 당신은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다. 뭐라도 하려는 마음은 언제나 아름답다._<환경 행동 실천에 부담 갖지 않기> 중에서갈수록 나빠지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부담감으로 바뀌어 당신을 짓눌렀다면, 환경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심각해지고 무거워지는 분위기가 불편했다면 이 책을 통해 당신의 그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함께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는 것이 자그마한 힘이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 만한 환경에서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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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수와 검사 - 죄수들이 쓴 공소장 (커버이미지)
    [사회]죄수와 검사 - 죄수들이 쓴 공소장
    • 심인보, 김경래 (지은이)
    • 뉴스타파
    • 2022-02-24

    유튜브 조회 천만 돌파 화제작,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책으로 출간전직 검사와 증권사 대표 구속, 한명숙 사건 재조명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검찰개혁이라는 의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시리즈를 책으로 출간했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세 시즌에 걸친 <죄수와 검사> 연속 보도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20만 회, 댓글 34000개를 기록했고 MBC와 공동 기획으로 <PD수첩>에 2회에 걸쳐 방영되는 등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도서 <죄수와 검사 : 죄수들이 쓴 공소장>은 기존의 보도 내용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서사를 다시 구성하고 그에 맞춰 모든 문장을 새로 썼다. 기사에 담아내지 못한 민감한 내용과 뒷얘기를 추가하고 현재 의미도 새롭게 부여했다. 저널리즘 문체 특유의 빠른 전개와 현장을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는 책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를 넘어 스릴러 영화 같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뉴스타파 김경래, 심인보 기자다. 지난 2016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영상을 함께 보도했던 두 기자는 <죄수와 검사> 취재도 함께했다. 죄수의 말을 무기로 검찰과 싸우다 이 책은 두 저자가 지난 2년여 동안 검사들과 벌인 전쟁을 기록한 일종의 전기(戰記)다. <죄수와 검사> 보도는 수십 년 이상 굳건히 다져진 검찰 기득권의 철옹성을 조금씩 무너뜨렸다. 전쟁에서 저자들이 사용한 무기는 죄수들의 말이었다. 검찰의 수사 과정과 치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죄수들의 말, 그러나 과거에는 죄수라는 이유로 신뢰받지 못했던 죄수들의 말을 ‘검증’이라는 숫돌로 벼려 무기삼은 것이다. 검증을 거친 죄수들의 말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검찰의 도덕성과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그 결과 죄수와 검사의 자리가 뒤바뀌게 되었다. 죄를 묻는 검사의 자리에 죄수가, 죄를 숨겨야 하는 죄수의 자리에 검사가 놓이게 된 것이다.“수십 년 동안 ‘주체’이기만 했던 검사들도 때로 ‘객체’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반대로 수십 년 동안 ‘객체’이기만 했던 죄수들도 마침내 ‘주체’가 됨으로써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어쩌면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보도가 불러일으킨 가장 의미심장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죄수와 검사>는 죄수들이 뉴스타파를 통해 써내려 간, 검사들에 대한 공소장이다.” (7쪽)똘똘 뭉친 ‘불멸의 신성가족’죄수들의 첫 번째 증언, 검사의 자기 식구 봐주기다. 이 책에는 김형준 부장검사의 고교 동창 스폰서 사건에서 검찰이 검사가 받은 뇌물을 어떻게 축소하고 성매매 혐의를 어떻게 덮었는지, 전말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사건에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가 어떻게 개입했는지, 그 대가로 전관 변호사가 누린 막대한 부는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에 대한 치밀한 취재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들 ‘범 검찰가족’은 스스로를 법 위의 존재라고 여기며 언론에 의해 ‘식구’의 비위가 폭로되어도 일단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틴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수사를 하게 되면 수사 전반에 미치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식구’를 치밀하고 세심하게 배려한다.” (72쪽)“검찰의 향응 액수 계산법은, 검사가 먼저 일어나면 이걸 감안해 n분의 일을 하고, 다른 동석자가 먼저 일어나면 그런 계산 없이 단순 n분의 일을 하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하나의 원칙만 기억하면 된다. 검찰 가족에게 유리한 방식을 택한다.” (74쪽)죄수를 이용한 불법 수사, 특수부 검사의 민낯 이 책에 일관되게 나오는 주제는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특수부 검사들이 죄수를 수사에 활용하는 불법 수사 관행이다. 취재를 통해 밝혀진 바, 특수부 검사들은 죄수에게 특혜를 베풀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죄수를 수사에 활용한다.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하고 죄수의 전문성을 이용해 정보를 빼낸다. 죄수가 가진 돈을 활용해 다른 죄수들의 정보를 사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거짓 증언을 시키기도 한다. 이 책에는 특수부 검사들이 죄수를 활용해 벌인 다양한 불법 사례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불법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검사실에 출정을 나오려면 사건을 사서 검사님한테 드려아지 검사님 실적이 올라가잖아요. 그래서 사건을 사요. 작게는 몇 백만 원부터 크게는 몇 천만 원 이상까지. 사건을 사서 선물을 드리면.... 거기 (검사실) 나오면 점심시간에는 싹 다 비워줘서 거기서 드시고 싶은 거 뭐 이런 거는 다 드셨어요”- 죄수 오 씨의 애인 A 씨와의 인터뷰 중 (219쪽)“김성훈이 뭐 마누라하고 검사실에서 떡도 치고.”“검사실에서 성관계를 했다고요?“뭐 마누라니까... 몇 년 동안 갇혀있던 놈인데 하고 싶잖아요” - 사업가 김모 씨와의 인터뷰 중 (218쪽)전직 검사와 저축은행 대표를 구속하다검찰 인맥과 막강한 금력의 결합으로 수많은 개미들을 짓밟으며 금융시장에서 부를 일궈낸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 박수종과 저축은행 대표 유준원 ‘콤비’는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 가운데 하나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장기를 이용해 서로 도우며 자본시장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지만 검찰은 이들을 전혀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죄수들의 증언과 저자들의 취재로 마침내 불법이 드러났고 <죄수와 검사> 보도 이후 구속됐다. 저자들은 이들의 불법 행각과 검찰의 봐주기 수사, 그리고 검찰 구석구석에 뻗어 있는 네트워크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서울 남부지검이 법조와 금융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라면, 박수종 변호사는 법조 쪽에서 거기로 들어가는 문이고 유준원 회장은 금융 쪽에서 들어가는 문이라고 생각했다. // 유준원에게는 자본이라는 무기가, 박수종에게는 검사들과의 네트워크라는 무기가 있었다. 두 사람이 단기간에 쌓아올린 막대한 부는 두 무기의 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103쪽, 137쪽)한명숙 사건, 다시 빛을 비추다<죄수와 검사> 연속 보도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단연 한명숙 사건을 재조명한 부분이다. 검찰 조사에서는 뇌물을 줬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돌연 뇌물을 준 적이 없다고 번복했던 핵심 증인 한만호, 저자들은 한만호의 행적을 추적하던 과정에 한만호의 비망록을 발굴했다. 저자들이 발굴한 한만호의 비망록은 지난해 5월 뉴스타파가 보도하면서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한만호는 검찰의 수사 방식을 두고 ‘단추 하나 가지고 양복도 만들고 바바리도 만들고 코트도 만들었다’라고 법정에서 표현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퍼즐을 맞추는 것과 유사하다.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검찰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수백 개의 퍼즐 조각 중 몇 개를 놓고 나머지는 (찾는 게 아니라) 다른 종이를 오려 붙이는 방식일 수도 있다. 가지고 있는, 혹은 찾아낸 퍼즐 조각이 얼마 되지 않을 때, 특히 핵심조각이 없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한명숙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범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돈 전달 일시를 검찰이 특정하지 못한 것도 이런 방식의 수사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82~283쪽)더 중요한 점은 저자들의 취재로 특수부 검사들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검사가 한만호의 법정 진술을 탄핵하기 위해 동료 죄수들을 섭외한 뒤 위증을 하도록 교육했다는 의혹이다. 저자들이 취재한 검사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지난해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 중 하나였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단순한 의혹으로 끝나지 않고 검찰의 수사와 법무부 감찰로까지 이어진 것은 저자들의 치밀하고 집요한 취재 때문이었다. “보통은 여기서 취재가 마무리 된다. 죄수 H의 존재를 확인했고 (물론 이 절차까지 생략하는 언론사도 많다.) 편지를 확보했다. 그럼 기사를 쓰고 폭로하면 된다. 대략 아귀가 맞으면 지를 수 있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 아니면? H가 책임지면 된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면? 언론사는 특종을 하는 거지. 베팅만 하면 된다. 이기면 크게 따고, 지면 본전이다. 반면 우리의 취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H의 말과 글을 검증한다. 손에 잡히는 물증을 확보할 때까지 확인한다. 그저 습관일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습관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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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싶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커버이미지)
    [사회]죽고 싶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 유규진 (지은이)
    • 북랩
    • 2022-02-24

    10명 중 1명꼴로 자살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들SNS에서 자살 신호를 포착해 그 원인을 제거하라!위기 감지 및 구조에서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청소년 자해 및 자살 방지를 위한 실천 매뉴얼</B>청소년의 자해와 자살. 듣기만 해도 가슴 아픈 말이다. 꿈과 희망으로 가슴 뛰어야 할 시기, 오죽 힘들고 답답했으면 계속 살아갈 용기마저 잃어버리게 되었을까.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10.17%가 최근 2주 이내 자해나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의 만 13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들이었다. 열 명 중 한 명꼴이라는 수치도 놀랍지만, 더욱 충격적이게도 그 연령대조차 낮아지고 있는 듯하다. 이 사회는 어떻게 그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바로 그 일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SNS자살예방감시단 유규진 단장이 이 책에서 자신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개인 SNS에 올린 글, 그림, 사진, 영상 속에 보이는 자살 암시에 주목한다. 그 속에서 청소년의 심리 상태를 파악해, 위험 수준에 처해 있는 경우 구조 작업에 착수하는 일을 해 온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청소년이 자살을 결심한 이유를 제거해 주기 위한 사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것이 이 책이 제시하는 청소년 자살 예방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감시방법론’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청소년들의 자해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자해는 자살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접해 온 자살 암시예시들과, 그에 대한 대처의 기록이다.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자 애써 온 저자의 이 책이, 청소년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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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커버이미지)
    [사회]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 오찬호 (지은이)
    • 북트리거
    • 2022-02-24

    “살 만하다는 건 거짓말이다!”차별에 찬성하고 불평등에 눈감는 세상,어느 누구도 괜찮지 않은 사회를 바로 보다!곳곳에서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통계청의 『2019 사회 조사』에 따르면, 본인 세대에 개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에 불과했다. 2009년에 비해 10% 정도 줄어든 수치이다. 또한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더욱 불평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계층’이 구분될 수는 있지만, 계층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계급 사회’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는 전혀 무탈하지 않다.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는 내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이 전혀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제대로 사회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한국 사회에 누구보다 예민한 촉을 세우며 고정관념을 깨뜨리고자 노력하는 이 시대의 사회학자 오찬호가 불평등과 차별, 혐오가 일상인 우리 사회를 날카로운 눈으로 꿰뚫어 본다. 지역 격차, 소득 불평등, 교육, 부동산, 노동자…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14가지 키워드를 통해제대로 의심하는 힘을 기르다!『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는 대한민국의 여러 사회문제를 거울삼아 지금 이 시대가 얼마나 건강한지 종합 진단하는 책이다. 먼저 첫 번째 이야기(이거 봐, 세상은 역시 무탈하지 않아)에서는 환경, 지역 격차, 교육, 가족 등을 주제로, 지금까지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의심하고 고민한다. ‘교육’을 예로 들어 보자. 대체로 우리는 시험을 통한 선발이 공정하며, 그 결과에 수긍해야 한다고 받아들인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빈부 격차 역시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저자는 ‘공정한 시험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저 인류는 어제보다 더욱 공정한 시험 제도를 만들어 갈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험 결과가 엄청난 빈부의 차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짚는다. 이 외에도 저자는 환경(환경 앞에선 정말 모두가 평등할까?), 지역 차별(한국 사회에서 ‘지방’은 어떤 의미일까?), 가족(과연 ‘정상 가족’이 존재할까?) 등의 주제를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살핀다. 두 번째 이야기(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해 예의가 필요하다)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고통받는 존재인 동물, 난민, 장애인, 노동자 등을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동물에게는 정말 권리가 없을까? 왜 그렇게 난민을 혐오할까? 왜 당연한 권리를 장애인에게는 특혜라 할까? 저자는 차별과 혐오,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에 끝없이 물음표를 던진다. 혹시 동물, 난민, 장애인은 나와 멀게 느껴진다면, 노동 문제는 어떨까? 수많은 이들이 ‘노동자’ 신분이지만, 정작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노동자’를 육체노동자에 한정한 탓이다. 학창 시절에 노력하지 않은 자가 육체노동을 떠맡게 된다고 치부하기도 한다. 이렇게 평범한 노동을 경시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을까? 또한 고소득 전문직, 인기 유튜버, 기업가가 아니면 인생이 불안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결코 건강할 리 없다. 저자는 이런 세상에서는 제대로 된 사회정책을 만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세 번째 이야기(불평등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 끝까지 의심하기)에서는 부동산, 소득 불평등, 종교, 미디어, 정치와 같이 사회를 둘러싼 커다란 틀을 의심하고 세상에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최소 대기업 정규직 정도는 되어야 먹고살 수 있고(소득 불평등), 누구나 ‘수도권 똘똘한 집 한 채’를 갖기를 소망하는(부동산) 세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노오력’을 해도 내 마음처럼 되지 않기에 신에게 기도할 따름이다(종교). 평소 편견으로 가득한 뉴스와 거짓 정보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 버린 진짜 이유를 찾아내기가 힘들다(언론). 결국엔 무력감에 빠져서 투표조차 귀찮아지게 마련이다(정치). 저자는 이 모든 자세를 경계하며, 지금껏 당연하게 여겨 온 고정관념을 끝까지 의심하고 따져 봐야만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견고한 선입견을 깨고자 시도하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개인이 모이면 사회가 변화한다. 그런데 개인이 눈뜨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우리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의심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제대로 의심하는 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괜찮다고 다독이는 세상에서‘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사회구조를 바라보는 지혜를 주다!저자가 짚는 사회문제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이슈들이다. 다만 세상은 원래 그렇다거나 혹은 내 일은 아니라며 외면해 왔을 뿐이다.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는 바로 그런 자세에 경보를 울리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사회와 타인에 대한 관심 없이 나만 잘 살겠다는 태도는 우리 사회를 결국 병들게 하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차별하는 이도 어떤 집단에서는 차별당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또한 불평등을 기본값으로 둔 사회가 오랜 시간 제대로 굴러가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누구도 괜찮지 않은 사회를 염려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호소한다.차별과 불평등을 풀 수 있는 답은 결국 ‘사회구조를 보는 눈’이다. 사회구조를 보는 눈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차별과 불평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개인에게 너무나도 얄팍한 처방과 위로를 일삼는다. 그러나 이는 고충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해 주는 사회시스템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노력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우리 주위의 친숙한 문제를 낯선 시각으로 바라보며, ‘괜찮다’고 다독이는 사회를 향해 ‘그렇지 않다’고 소리칠 수 있는 힘을 길러 보자. ‘조금 더 무탈한 사회’는 그런 개인이 모인 변화의 결과로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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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 기후변화와 커피의 미래 (커버이미지)
    [사회]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 기후변화와 커피의 미래
    • 페테 레파넨, 라리 살로마 (지은이), 정보람 (옮긴이)
    • 열린세상
    • 2022-02-24

    2050년, 우리는 지금처럼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커피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아침과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일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되었고, 커피 광고에는 가장 인지도 높고 이미지 좋은 연예인이 등장하며, 사람들은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기꺼이 다른 지방까지 커피 투어를 나선다. 커피전문점과 소매시장을 합친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는 2016년 5.9조 원에서 2018년 기준 6.8조 원까지 성장했다. 한 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353잔으로 전 세계 평균인 132잔의 2.67배이며, 전문가들은 2023년에는 국내 커피 시장이 8.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도 국내 커피 시장의 이러한 성장세를 꺾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산업이 침체하고 있는 중에도 2020년 국내 커피 수입량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0년 9월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0년 1~7월 커피 수입량은 9만 355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8만 5,749톤)보다 5.37% 늘어났다.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까? 바나나가 멸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나나가 없는 세상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떨까? 세계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크게 두 종으로 나뉜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그것인데, 아라비카 커피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른바 ‘커피벨트’라고 불리는 열대의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는 향이 뛰어나고 산미가 있어 고급스러운 커피로 각광받는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아라비카 커피 재배에 적합한 땅의 면적은 계속 줄어 2050년에는 이론상 적합하다고 알려진 재배 면적의 절반인 1,600만 헥타르만이 남는다(2015년 월드 커피 리서치 발표 자료). 아라비카의 생산량 감소는 전 세계의 커피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제열대농업연구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Tropical griculture, CIAT의‌연구원‌크리스티안‌번은‌“커피‌수요가‌점점‌늘어나기‌때문에‌미래에는‌더‌많은‌경작지가‌필요하지만,‌재배‌가능‌면적자체가‌감소할‌것”이라고‌말했다.기후변화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커피 농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피 생산량 1, 2위를 다투는 브라질과 베트남은 2020년 각각 기록적인 가뭄과 폭우로 커피 수확량이 급감했다. 이렇게 커피 농업은 지구 온난화와 함께 매년 어려워지고 있으며, 수요가 공급을 따르지 못하면 자연스레 가격은 오른다. 따라서 머지않은 미래에는 식당이나 회사 탕비실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커피는 과거의 추억이 되고, 2080년에는 특별한 날에만 즐길 수 있는 사치품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커피를 찾는 여정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의 지은이들은 현재 세계 커피 업계에서 가장 ‘힙’하고 ‘핫’한 생산자로 손꼽히는 브라질 크로체 가족의 커피 농장 ‘파젠다 암비엔탈 포르탈레자Fazenda Ambiental Fortaleza, FAF’를 찾아간다. 현재 커피산업에 존재하는 문제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기후변화로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지은이들은 커피 농장을 운영하는 실비아 바헤투와 마르쿠스 크로체 부부, 그 아들인 펠리페 크로체의 입을 통해 평범한 커피농장이 최고의 유기농 스페셜티 커피를 만드는 곳이 되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와 지속 가능한 커피 재배를 향한 분투를 전하고, 업계 전문가와의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으로 커피 산업의 현재를 확인한다. 그리고 커피 멸종이라는 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법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과 보다 적은 양의 좋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이 책은 우리가 이제껏 읽어보지 못한, 커피가 우리 손에 다다를 때까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커피를 병들게 하는 커피산업의 현실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다. 지구온난화로 커피 재배에 적합한 땅의 해발고도는 점점 높아진다. 산등성이로 높이 올라갈수록 재배면적은 더욱 줄어들고, 농부들은 어려워진 환경에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결국 산 정상까지 이르게 되면 그보다 높은 곳으로는 갈 수 없다. 아라비카 외에 기후변화에 강하고 수확량도 많은 로부스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은이들이 전 세계 유명 커피 전문가들에게 직접 설문해 확인한 것처럼, 로부스타는 품질을 놓고 봤을 때 아라비카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대안이라 여기지 않는다. 생산자들과 과학자들은 품종 개량으로 지구 온난화와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품종을 만들고자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그런데 지구 온난화보다 더 현실적이고 시급한 문제들이 있다.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는 유통 시스템,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 턱없이 낮은 임금과 노예노동을 방불케 하는 노동환경 등 단기적 관점에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치중한 방법들이 커피 농업을 좀먹고 있다. “커피의‌가장‌큰‌과제는‌다음‌세대에게‌이‌일을‌물려주는‌겁니다.‌커피‌재배는‌세계‌여러‌나라에서‌지독한‌가난,‌사회의‌밑바닥을‌의미하기‌때문에‌생산자의‌자녀들은‌도시로‌떠나버립니다.‌예전보다‌많은‌정보‌유입과‌세계화의‌흐름‌속에서‌요즘‌젊은이들은‌부모보다‌선택지가‌많습니다.‌그래서‌가까운‌도시로‌나가‌서비스업에‌종사하려고‌합니다.‌생산자인‌부모들도‌자녀가‌더‌나은‌삶을‌살기를‌바라죠.”유기농으로 기후 온난화를 지연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에서 무역 사업을 하던 마르쿠스 크로체는 어느 날 아이들에게 뿌리를 찾게 해주기 위해 아내 실비아 바헤투가 상속받은 브라질의 커피농장으로 이주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주변 농장들과 별다를 것 없이 돌아가던 곳을 친환경 유기농 농장으로 바꾸는 데 주력한다. 일꾼들의 관성을 바꾸고 화학비료와 농약에 병든 땅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크로체 가족은 커피 품질도 챙기고 커피 농가의 생존과 농업의 지속 가능성까지 챙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직접 검증해낸다. 셰이드 트리를 심고, 섞어짓기를 하는 등 자연이 조화를 이룰 때 농부의 일은 줄어들고 수확물의 질이 올라가고 양도 늘어난다는 것을 수년간의 노력과 체험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에 그치지 않고 크로체 가족은 주변 농가에 친환경을 권하고 지원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아버지 마르쿠스 크로체와 함께 지속 가능한 커피 재배에 힘을 쏟고 있는 펠리페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품을‌적게‌들여‌고품질에‌양도‌많은‌작물을 재배하고‌좋은‌가격에‌팔‌수‌있는‌농업‌모델을‌개발한다면,‌따라하지‌않을‌사람들이 있을까요?‌그러면‌브라질에‌얼마나‌많은‌나무를‌심게‌될지‌생각해보세요.‌얼마나‌많은 땅이‌되살아날지도요.‌땅은‌나무보다‌이산화탄소를‌더‌많이‌흡수합니다.‌유기농으로‌지구‌온난화를‌늦출‌수‌있을‌겁니다.”커피 소비의 진화, 선택의 여지는 없다! 공짜‌커피가‌사라지고‌커피를 구매하는 데‌적정한‌값을‌치르기‌시작한다면‌어떤 일이 생길까? 로스터리와‌생산자는‌보다‌더‌좋은‌품질의‌커피,‌윤리적이고‌친환경적인‌재배환경을‌조성하는 데‌주력할‌수‌있다.‌로스터리는‌생산자에게‌지속‌가능한‌재배‌모델을 요구하고‌그에‌상응하는‌매입가를‌조건으로‌내걸‌수‌있다.‌소매상은‌마진을‌양보하지 않으면서도‌소비자에게‌더‌나은‌제품을‌제공할‌수‌있을‌것이다.‌그리고‌마지막으로‌커피‌중독자인‌우리는‌탐욕에‌눈이‌멀어‌열대우림을‌파괴하는‌대신‌나무를‌심는‌생산‌과정을‌거친,‌질‌좋고‌맛있는‌커피를‌즐길‌수‌있을‌것이다.‌사실 이는 커피 가격이 지금보다 오른다는 뜻이지만, 우리가 그동안 무심코 하수구로 흘려보낸 커피를 떠올린다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진일보가‌이루어진다면,‌우리는‌미래에도‌커피를‌마실수‌있을‌것이다.커피는 우리 모두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가장 비관적인, 혹은 가장 현실적인 미래학자들이 30년 전부터 ‘커피가 없는 미래’를 경고하는 바로 지금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미래에도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우리는 커피와의 관계를 바꾸어야만 한다. 커피 생산자와 생산 환경, 커피의 지속 가능한 재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양이 적더라도 더 나은 커피를 마시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한잔의 커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커피의 미래와 세상을 구할 희망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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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 세상 - 플라스틱은 어떻게 단숨에 세상을 사로잡았고, 어째서 지금은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었나 (커버이미지)
    [사회]플라스틱 세상 - 플라스틱은 어떻게 단숨에 세상을 사로잡았고, 어째서 지금은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었나
    • 나탈리 공타르, 엘린 세니에 (지은이), 구영옥 (옮긴이)
    • 폭스코너
    • 2022-02-24

    지금, 세상은 플라스틱에 중독되어 있다!이제 플라스틱에 대해 제대로 알고, 무분별한 사용과 개발이라는 수도꼭지를 잠가야 할 때!현 프랑스 국립농학연구소장이자 오랜 기간 유럽위원회에서 최고의 플라스틱 전문가로 활약해온 나탈리 공타르와 언론인 엘린 세니에의 ‘플라스틱 폭주와 중독’에 대한 경고를 담은 책 《플라스틱 세상》이 출간되었다. 주 저자인 나탈리 공타르는 플라스틱에 대한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과학자이다. 사실 그녀도 처음에는 당시의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이라는 신소재에 완전히 매료되어 적극적인 활용을 위한 연구로 경력을 시작했다. 불과 수십 년 만에 세상을 완전히 사로잡은 플라스틱의 폭주를 일선에서 지켜보고, 점점 속출하는 폐해와 중독성을 깨달은 후 그녀의 연구는 방향을 틀었고, 이제 플라스틱 세상에 대한 단호한 고발자가 되었다. 《플라스틱 세상》은 그녀의 오랜 연구와 그 여정을 담은 책이다. 동시에 플라스틱에 대한 가장 확실한 지식을 쉽게 설명하고, 우리가 막연하게만 이해하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의 논쟁적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책이다.플라스틱이 유리, 금속, 목재, 나뭇잎과 같은 오래된 재료들을 밀어내고 세계를 점령한 것은 순식간이었다. 불과 수십 년 만에 세상은 플라스틱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플라스틱이 세계를 매료시킨 이유와 강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째서 플리스틱의 발명가와 개발자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플라스틱의 사용 후 처리’ 같은 문제들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일까. 이 책은 플라스틱의 화학구조가 지닌 마법 같은 능력과 더불어, 경제성장과 혁신에만 눈이 멀어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연순환에 합류하지 못하는 위험을 도외시한 과정을 설명한다. 플라스틱을 매력적인 재료로 만든 바로 그 성질들이 플라스틱을 가장 위험한 유산으로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나탈리 공타르는 플라스틱에 대한 모호한 개념들을 정립할 필요를 강조한다. 재활용,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등 오늘날 플라스틱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되는 개념들은 과연 제대로 정의되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도 않을뿐더러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도 온전히 혹은 무한히 재생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집어낸다. 바이오 기반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기에는 식량자원의 고갈 문제와 같은 다른 사항들도 고려해야만 한다. 생분해의 기준 또한 모호하고 혼재되어 있어, 특정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해서 사실상 자연 상태에서는 생분해된다고 볼 수 없는 플라스틱조차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 그 개발의 수준 역시 아직은 너무 미미하다. 모호한 개념은 언제든 오용되고 남용될 소지가 있어, 이른바 ‘그린 워싱’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가령, 우리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고 안심하며 더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거나 맘 편히 사용하고, 실제로 고온에서만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을 자연순환하는 플라스틱으로 여기고 안도하며 사용하기도 한다. ‘재활용’과 ‘생분해’는 플라스틱 문제의 주요한 해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고 불완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15분 사용하고 400년 동안 오염시키다니!”미래 세대와 지구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정립해야 할 때!결국 나탈리 공타르는 《플라스틱 세상》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정립할 것을 주장한다. 해양오염에 대한 여러 이미지들 덕분에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우려는 이제 전 세계적 관심사가 되었지만, 결국 토양으로 돌아올 해양 쓰레기와 매립된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가 발 디딘 땅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플라스틱에 오염된 해산물과 토양의 소산물들을 통해, 그리고 잘게 분해되어 우리 주변을 떠도는 미세입자를 흡입하며 플라스틱은 우리의 몸속까지 침범하고 있다. 당장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함을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이 순간에도 플라스틱은 우리의 미래를 잠식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저지르는 무분별한 사용의 폐해는 우리의 다음 세대에서는 반드시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물질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비전을 정립할 것을 요구한다. 과학적 연구가 문제를 해결하는 불확실한 미래를 꿈꾸기 전에,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한다. 바로 얼마간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과 개발이라는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심코 사용하던 플라스틱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하고 인식을 재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플라스틱 문제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만큼이나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환경 이슈인 것이다.동시에 《플라스틱 세상》은 이 여정을 직접 걸어오며 나탈리 공타르가 여성 과학자로서 겪었던 어려움도 토로한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의 경고가 묵살되거나 가볍게 치부되었던 사례들이 종종 언급된다. 또 업계의 무심함과 편법, 법망을 피해가려는 교묘함에 대해서도 고발하고 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해온 연구자로서의 뚝심이 문장 곳곳에서 드러난다. 책의 마지막 장은 플라스틱 사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제한된 세상에 대한 그녀의 상상을 담고 있다. 미래 세대가 과거 세대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을 이기적인 행태로 인식하는 모습이 정말 상상에 불과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미래 세대에 온전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서, 또 머지않아 더 심각한 형태로 들이닥칠 플라스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바로 지금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할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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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 - 교제살인, 그 108명의 죽음 (커버이미지)
    [사회]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 - 교제살인, 그 108명의 죽음
    • 이주연, 이정환 (지은이)
    • 오마이북
    • 2022-02-24

    사귀던 남자에게 오늘도…안전하다고 믿었을 그 공간에서… 여자들이 죽고 있다1362페이지에 달하는 108건의 판결문, 그리고 108명의 지워진 여자들…‘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는 이 고통과 죽음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이것은 ‘교제살인’이며 사회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죽음이다■ 한국판 페미사이드 보고서: 교제살인, 그 108명의 죽음</B>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서로 사귀다가 상대를 죽인 사건’의 판결문 108건을 분석했다. 1362페이지의 판결문에는 ‘교제살인’으로 목숨을 잃은 108명의 여성이 있었다. 사귀던 남자에게,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을 공간에서 최소한 열흘에 한 명이 그렇게 죽고 있었다. 막을 수 있었던 ‘살인의 전조’와 그녀들이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이 판결문 곳곳에 흔적을 드리우고 있었다. 하지만 가해 남성들은 자신을 변명하며 형을 낮췄고,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는 사라져버렸다.대부분의 교제살인은 갑자기 일어난 비극이 아니었다. ‘애인’이라는 남자들은 수시로 그녀들의 삶을 폭력으로 짓밟았다. 물론 단 한 번의 폭력으로 죽음에 이른 사건도 있다. 그렇기에 데이트폭력은 그 자체로 교제살인이 될 수 있다. 누구나 교제살인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는 이 모든 고통과 죽음을 설명할 수 없다. 이것은 ‘교제살인’이며 ‘사회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죽음’이다. 이것은 ‘그 남자’와 헤어지려고 애쓴 여자의 책임이 아니다. 책임은 이 사회에 있다. 그래서 이 책 《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는 피해여성 ‘108명’이라는 숫자와 그 이면에 대해, ‘데이트’라는 단어에 가려진 ‘살인의 전조’에 대해, 여성들이 느꼈을 공포에 대해, 우리 사회의 직무유기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재판에 대해, 지자체·양형위원회·국회가 무엇을 바꿔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단 한 명의 여성이라도 더 생존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어떤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서 죽임을 당한 것일까? 왜 끊임없이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하고 있는 것일까? 여자친구를 죽인 그 남자들의 변명은 무엇이었을까? 이 죽음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오마이뉴스 독립편집부 이주연, 이정환 두 기자는 이러한 의문을 갖고 취재에 돌입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여성이 51명이라는 경찰의 공식 통계가 과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직접 판결문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시스템에 들어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치의 판결문을 검색했다. ‘교제’ ‘연인’ ‘살해’ ‘데이트폭력’ ‘동거’ ‘사실혼’ 등 101개의 검색 키워드를 조합했다. 그 결과, ‘교제’라고 볼 수 있는 명확한 정황이 담긴 108건의 판결문을 찾아낼 수 있었다.108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3년 동안 108일에 교제살인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최소한 열흘마다 한 명의 여성이 죽임을 당한 것이다.108건의 판결문을 출력하니 모두 1362페이지에 달했다. 판결문에는 사귀던 남자에게,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을 공간에서, 오로지 남성의 물리력으로, 목격자도 없이 세상에서 지워진 여성들이 있었다. 68명의 여성이 자신의 집 또는 남자친구의 집에서 살해당했다. 95명의 여성이 단 둘이 있을 때 죽임을 당했다. 30명의 여성이 사귀던 남자에게 목 졸려 죽었고, 23명의 여성이 폭행으로 맞아 죽었다. 이 모든 죽음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피해자 108명 모두 지극히 사소한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술을 그만 마시라고 했다고, 술에 취했다고, 돈을 아껴 쓰라고 했다고, 돈을 아껴 쓰지 않는다고 죽을 때까지 얻어맞았다. 다른 남자에게 양파를 줬다가 사망한 여성도 있었다. 가해 남성들은 재판에서 친밀한 관계에서의 의심 또는 집착, 그리고 순간의 격분을 이유로 내세우며 자신을 변호했다. 그런데 판결문에 숱하게 등장하는 문장이 있었다. “피해자가 헤어지겠다는 의사를 밝히자……”그녀들은 헤어지고 싶었을 뿐이다. 지독한 집착, 의심,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그 남자는 어김없이 다시 돌아왔다. 헤어지자고 말한 대가는 끔찍했다. 그 남자를 피해 도망갈 곳이 없었다. 아무도 없는 ‘밀실’에서, ‘괴한’으로 돌변한 남자에게,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단 한 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이 책의 저자들은 살인의 전조가 뚜렷이 드러난 가해자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것은 공권력의 책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폭력과 살인의 위험에 명백하게 노출된 피해자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공권력이 인지한 살인의 전조, 여기에 노출된 여성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 책의 목소리에 우리 사회는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 <교제살인> 특별기획은 2020년 11월~12월 19차례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보도되었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데이트폭력’이 아닌 ‘교제살인’으로 명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보도 이후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교제폭력 범죄의 경우에도 임시 조치 등을 통해 피해자 보호가 가능하도록 하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이주연, 이정환 두 기자는 <교제살인> 특별기획으로 인권보도상과 엠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다. “교제살인 판결문 108건을 분석해 교제폭력에 둔감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발하고, ‘데이트’라는 낭만적 단어 속에 숨어 있는 폭력의 참혹한 실상을 조명했다”, “교제살인의 실태와 양형, 구조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입법·사법·행정 분야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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