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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래 (커버이미지)
    [문학]파래
    • 황훈 지음
    • 북랩
    • 2017-12-07

    계층과 지역 갈등으로 성할 날 없는 이 나라, 모두가 하나 되는 그날은 정녕 오지 않는 걸까?가상의 섬 ‘불암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파래’ 같은 하류 인생과 ‘김’ 같은 상류 인생 간의 끝없는 갈등과 극적인 화해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황훈의 장편소설! 소설 『파래』는 남쪽 외딴곳에 있는 가상의 섬 불‘ 암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섬 주민들은 김을 생산하고, 이를 팔아 생계를 이어 나간다. 특히 그들은 검은 김을 더 귀하게 취급하는데, 이는 파래가 섞인 파래김보다 가격이 더 나가기 때문이다. 주민들 또한 자연스럽게 김 같은 상류층과 파래 같은 하류층으로 나뉘어 대립한다.불암도에서 나고 자란 동수는 섬에서 천대받는 ‘파래’와 같은 삶을 산다. 그는 무엇을 해도 되는 일 없는 우리 시대의 흙수저를 닮았다. 하지만 검은 김보다 파래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사람들 사이에 본디 귀천이 따로 있을 리 없다. 소설은 파래가 천대받을 정도로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동수의 성장을 응원한다. 결국, 『파래』는 상류층을 상징하는 ‘검은 김’과 하류층을 상징하는 ‘파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처럼 불암도가, 더 나아가 이 사회가 진정한 사회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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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는 언제나 사랑 (커버이미지)
    [문학]파리는 언제나 사랑
    • 니콜라 바로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12-07

    ★★★ 독일 ㆍ 프랑스 베스트셀러 ★★★전 유럽을 사랑에 빠뜨린 최고의 로맨틱 판타지낭만적인 소원, 예기치 않은 만남, 필연적 끌림‘그녀의 소원 카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밝고 순수한 로잘리, 그녀는 파리의 선물 가게 ‘루나루나’의 주인이자 화가 지망생이다. 그녀의 특기는 손님들에게 예쁘고 독특한 소원 카드를 그려주는 것. 하지만 정작 자신의 소원엔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도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프랑스 최고의 아동문학 작가인 막스가 그의 동화《파란 호랑이》에 삽화를 그려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로잘리는 커다란 소동에 휘말린다.미국에서 건너온 잘생긴 변호사 로버트. 그는 《파란 호랑이》가 다른 책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만남이 잦아질수록 로잘리는 빠른 속도로 로버트에게 빠져들지만, 동화에 숨겨진 비밀로 인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파리에 있는 그림처럼 예쁜 선물가게 여주인과 미국인 변호사가 의문의 원고를 둘러싸고 벌이는 너무나 귀엽고 희망적이며 사랑스러운 이야기.비밀스런 동화 《파란 호랑이》, 책에 얽힌 이들의 마법 같은 끌림이 시작된다!출간하는 작품마다 독일을 비롯한 전 유럽의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작가, 니콜라 바로. ‘기욤 뮈소를 뛰어넘는 차세대 작가’ ‘유럽을 사로잡은 최고의 로맨스’ ‘매혹적이고 감각적인 문체의 대가’ 등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도 다양하다. 매년 니콜라 바로의 작품을 기다리는 팬들이 수만 명이며,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그의 소설을 읽고 파리행 비행기 티켓을 끊는 독자도 상당수라고 하니, 유럽에서의 그의 인기를 실감할 만하다. 이러한 작가의 대표적인 로맨스 소설《파리는 언제나 사랑》이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출간됐다.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또 한 편의 로맨스 소설의 등장일까?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은 분명 남녀가 첫눈에 반해 깊은 사랑에 빠져들기에 충분한 공간인 파리를 배경으로 하지만, 사랑은 단숨에 완성되지 않는다. 운명의 신비를 깨닫기까지 인물들이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이 소설의 주제는 ‘사랑’이지만 방법은 ‘미스터리’라고 할 만하다. 파리에서 작은 선물가게 ‘루나루나’를 운영하는 로잘리 로랑.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랑, 그녀의 특기는 손님들에게 예쁘고 독특한 ‘소원 카드’를 직접 그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소원엔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 생일이 되면 그녀는 마음속 소원을 카드에 담아 에펠탑에 오르지만, 지금까지 소원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그러던 어느 날, 한 노신사가 가게에 찾아와 우연히 카드 진열대를 쓰러뜨리면서 그녀의 소원 카드도 작동하기 시작한다. 노신사는 유명한 동화작가 막스 마르셰. 그는 로잘라에게 자신의 새 동화인 《파란 호랑이》를 위해 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책을 만들어가면서 아주 좋은 친구가 되고, 동화책은 출간되자마자 유명한 아동문학상 후보에 오르면서 로잘리도 인정받는 그림작가가 된다.그런데 얼마 후 뉴욕의 잘생긴 변호사 로버트 셔먼이 파리로 여행을 왔다가 로잘리의 선물가게 ‘루나루나’에 진열된 《파란 호랑이》를 발견한다. 그는 급히 가게로 들어서다 실수로 카드 진열대를 넘어뜨리고, 로잘리는 그것이 운명의 신호임을 믿는다. 하지만 로버트는 《파란 호랑이》가 다른 작품을 그대로 베꼈다며 소송을 걸겠다고 경고하는데……. 《파리는 언제나 사랑》은 로맨스 소설의 관습 속에 머물면서도, 그 관습을 뛰어넘는 참신한 설정들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인물들은 전형적이며 않으며, 사건들은 신비하고 흥미롭다. 사랑을 쟁취하기까지 등장인물들이 풀어야 할 비밀들이 있으며, 그 사건들을 해결하고 마침내 비밀의 전모가 드러났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들이 완성하고자 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그 사랑의 의미는 《파란 호랑이》의 주제와 절묘하게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감동을 한층 배가시킨다.진실한 사랑을 찾는 사람에게파리는 언제나 굿 아이디어!만약 파리로 여행을 떠난다면 한번쯤 꼭 들러 보고픈 로잘리의 선물가게, ‘루나루나’. 이 소설은 귀엽고 사랑스럽고 노골적인 파리 예찬으로 가득하다. 에펠탑, 드라공 거리, 불로뉴 숲 등 프랑스의 심장 ‘파리’에 있는 다양한 거리와 건축, 식당, 호텔 등에 대한 아름다운 배경 묘사는 파리를 가본 이들이나 가보지 않은 이들이나 파리에 대한 동경을 품기에 충분하도록 만든다.“파리는 언제나 굿 아이디어라고 어머니는 말했다.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사랑에 빠져 있거나 사랑을 잃었거나 상관없이 파리는 오히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했다”이 대사는 로버트의 엄마가 어린 아들에게 입버릇처럼 늘 하던 얘기다. 마법 같은 파리의 하늘은 아름다운 소원과 사랑 그리고 희망으로 충만하며, 그 낭만적인 세상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새로워질 수 있다. 이 소설을 펼쳐든 당신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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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 PLATE (커버이미지)
    [문학]판, PLATE
    • 손선영 지음
    • 트로이목마
    • 2017-12-07

    “2016년 최고로 기대되는 블록버스터급 추리소설”- 표창원 (국회의원, 전 경찰대 교수)이야기의 줄거리 일본침몰! 환태평양의 축이 흔들리며 일본 동해부터 가라앉기 시작한 지진!!2016년 11월 8일 오후, ‘일본 침몰’ 한 단어가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러나 지진은 자연 재해가 아니라 인재였다.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세계 각국의 스파이들은 급기야 허탈함에 빠지고 만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본 침몰을 둘러싼 막후에는 어떤 음모가 도사렸던 것일까!2014년 여름, 일본 첩보계의 떠오르는 에이스 ‘후쿠야마 준’에게 세 가지 명령이 떨어진다.‘지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를 어쩔 것인가. 첩보원 후쿠야마에게 휴가는 필요한가. 그리고 국부 유출로 엄단에 처해진 마사오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이때는 후쿠야마도 알지 못했다. 이 세 가지 명제가 어떻게 옷을 입고 발화해 태풍으로 변모할 것인지. 후쿠야마는 그날 이후 CIA 최고의 살수인 로즈마리와 귀화 첩보원 여통을 데리고 일본 첩보계를 평정해나가기 시작한다. 일본 첩보계의 판을 후쿠야마가 몸담은 소진사로 통일하기 위해서.‘존 스미스’는 30년 넘는 세월을 CIA를 위해 살았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CIA는 DNI에 흡수되다시피 하며 자생력을 조금씩 상실해간다. 어쩔 수 없이 존 스미스는 미국을 위하지만, 이익 역시 추구하는 ‘존 스미스 집단’을 만들기에 이른다. 하긴, 두 번째 존 스미스인 빅 존 역시 미치 애런이라는 본명을 숨긴 채 첩보원으로만 살았다. 미치 애런은 ‘존 스미스’로 미국의 역사, 과학,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정보전을 펼쳤다. 최근에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에 대한 선점을 위해 터너 에반스에게 무려 2억 달러가 넘는 작전에 착수한 상태였다. 쉼 없이 달려온 미치 애런, 그에게 딸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아니 딸을 제거하라는 작전이 넌지시 던져진다. 혼란에 빠진 미치 애런은 ‘생존’과 ‘파괴’라는 화두에 내던져진다. 국정원. 대한민국 유일의 정보단체. 이런 국정원 내부에서도 절대 현실에 관여하지 않는 부서가 존재했다. 바로 국정원4국이다. 4국은 오로지 정보의 축적에만 매진할 뿐 어느 경우에도 현실 정치와 첩보에 관여하지 않았다. 4국의 목적은 하나였다. 정보의 판을 읽고 그것을 분석해 재조립하라!장민우가 4국의 일원이 된 어느 날, 세계 정보판이 요동치는 순간에 직면한다. 소진사로 정리되기 시작한 일본의 첩보계. 한없이 파괴되거나 숨기 시작하는 미국의 정보원들. 이런 가운데 당당히 머리를 쳐든 CIA의 킬러 로즈마리. 은밀히 모습을 드러낸 중국의 국가안전부까지 끼어드는 희대의 사건이었다. 어째서일까?막전 막후, 이 사건이 어떻게 일본 침몰로 이어질지 알고 있는 첩보원은 그 누구도 없었다. CIA 국장과 세계 최고의 거부인 김기욱의 연결고리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일본 침몰을 막아라! 정보는 공개됐다. 판을 읽어라. 그리고 판을 재조립하라!과연 ‘일본 침몰’이라는 거대한 첩보판에 뛰어든 이들은 무엇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판을 읽어라, 판을 재조립해 100년을 감춰온 음모를 밝혀내라!거대한 스케일, 서로 다른 퍼즐의 완벽한 조합, 예측불허의 반전‘제2의 김진명’, ‘대한민국의 톰 클랜시’, 추리작가 손선영의 최고 역작! √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에서 비롯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역사의식 2016년 11월 8일 늦은 오후. 지축이 흔들리고, 일본 열도의 3분의 1이 가라앉는다. 일본침몰!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본침몰’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와 언어로 시작하는 소설《판, PLATE》은, 시작부터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뒤이어 등장하는 소설 속 인물의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학살’에 얽힌 꿈 이야기는, 이 소설의 ‘모티브’가 여기서 시작되었음을 말해준다.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9에 달한 대지진으로 도쿄를 비롯한 여러 도시가 쑥대밭이 되었고, 수십 만 명의 희생자가 생겨났다. 그런데 이를 틈타 조선인들이 방화를 저지르고 우물에 독약을 뿌리며,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경찰과 자경단 등이 중심이 된 일본인들이 조선인들 수만 명을 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쥬우고 엔 고짓 센(15엔 50전)’을 발음하게 해 일본인으로 위장한 조선인들을 가려내면서까지 학살을 자행했던 참혹함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작가 손선영은 당시 희생된 무고한 조선인들의 억울함을 기억하고 위로한다. 작가 손선영은 자신의 집필의도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역사는, 이를 잊은 민족에게 종종 국가의 멸망과 민족의 쇠퇴를 가져다주기도 했지요. 과거를 통해 잘못을 복기하고 잘 된 것을 재구성해 미래를 바로 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역사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역사를 잊고 살았던 것일까요? 생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어지는 굴곡의 현대사를 거친 우리에게는 역사가 생존보다 우선일 수는 없었습니다. 당장 먹을 밥과 국이 없었던 우리에게 어쩌면 역사는 거추장스러운 꼬리표이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이 되고 여러 지표에서 선진국에 육박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다분히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는 원인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배우고, 우리를 따르려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우리의 역사는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역사를 보자면, 좋은 역사도 또 아픈 역사도 있습니다. 좋은 역사는 역사교육을 통해 자부심과 긍지를 드러내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픈 역사의 경우, 그것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은유와 비유, 묘사를 통한 문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욱 좋은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소설 《판, PLATE》는 ‘관동대지진’에서 벌어졌던 ‘조선인 학살’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잘못된 광기를 가진 한 인간이 엉터리 역사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는 문학이 역사를 통해 정제할 수 있는 최고의 산물이자 가치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007, 미션 임파서블, 제이슨 본 시리즈에 버금가는 한국형 블록버스터급 소설 소설 《판, PLATE》의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은, 가히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 할 수 있다. 1923년 관동대지진에서부터 시작되는 시간적 배경은 2014년을 전후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후 2016년 현재 시점에 다다르고 2017년 가을에 이르기까지 약 100년에 이르는 시간적 배경을 담고 있다. 더불어 일본, 대한민국,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첩보활동에 관련된 인물과 이야기가 각각 펼쳐지면서 공간적 배경 또한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에 걸맞게 등장인물 또한 다양한데, 각국을 대표하는 첩보전의 주인공들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와 관련된 사건과 인물이 등장하며 복잡한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각각의 퍼즐은 조금씩 연관성을 갖고 맺어지며, 마지막에는 완벽하게 들어맞는 퍼즐 조합으로 독자들에게 감탄과 재미를 선사한다. 또 얽히고설킨 인물들 간의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면서, 독자들이 감히 상상하기 힘든 반전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완성되는 작가의 마지막 소설적 반전 장치는, 왜 소설 《판, PLATE》이 작가 손선영의 최고 역작인지, 왜 작가 손선영이 장르소설계에 ‘떠오르는 이야기꾼’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미 전작 소설《죽어야 사는 남자》나 《합작-살인을 위한 살인》으로 추리 마니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로 통하는 그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스토리의 영화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감탄을 자아내는 반전의 반전 구조로, 영화 <007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같은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급 소설《판, PLATE》을 선보임으로써, 독자들이 오랜만에 장르문학의 ‘이야기적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작가는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독자들로서는, 일본과 유럽의 추리소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장르문학 시장에서 오랜만에 한국작가가 쓴 걸출한 추리, 스릴러물을 만남으로써 대형 장르작가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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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어리랜드 (커버이미지)
    [문학]페어리랜드
    • 임정연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7-12-07

    연애도 결혼도 사회적 요구에 잠식당한 “희망난민” 시대에서 ‘낭만’ 찾기“그녀는 왜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희망난민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의 감정일지도 모르겠다.”_ 강유정(문학평론가)소설가 임정연이 그의 네 번째 책, 장편소설 『페어리랜드』를 펴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여지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흔한 소재도 맛깔나게 표현하는 임정연의 소설 세계에 흠뻑 빠졌던 사람이라면 이번 신작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새롭게 눈 여겨 볼 점은 이번 장편 소설이 바로 ‘연애소설’이라는 점이다. 연애소설의 매력인 간질간질한 달달함은 놓치지 않으면서 사회현실을 꼬집는 임정연만의 유쾌한 방식은 그대로 담아냈다.임정연의 전작들에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 조폭 노인, 피시방에 사는 가족 등 결코 평범하다 할 수 없는 인물이 등장했다면, 이번 작품에선 주변에서 다소 흔히 볼 수 있는 능력 있는 30대 미혼 여성이 주인공이다. 주목해볼 점은 아직도 사회에 만연한 미혼 여성에게 가하는 ‘노처녀 프레임’이다. 요정이 관습적인 나이·결혼·외모에 대한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도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요정은 살찐 여성을 아줌마로 통칭하고, 나이 많은 남성을 아저씨로 일반화하면서 스스로도 그런 호명 체계에 속하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요정은 연애와 결혼이 인생의 성패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매트릭스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강유정의 해설에서)낭만이 향수(鄕愁)가 된 현실 1) 새벽시장 특유의 설렘이 온몸 가득 밀려들었다. 가지각색으로 진열되어 있는 옷에서 나는 냄새와, 스낵코너에서 풍겨오는 커피냄새와 핫도그 냄새.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생동감이 느껴졌다. 이곳에 오면 살아있는 느낌이 강렬해서 좋았다. 환하게 불을 밝힌 가게들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짐을 나르는 사람들이 섞여서 뿜어내는 소란스러움 같은 것들. 멀리서 온 듯한 한 떼의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눈길로 지나쳐갔다.(42쪽)2) “옥상에서 뭐 먹는 거 색다른 경험인데. 어떻게 이런 생각했어?” “고시원이 답답하거든요. 그래서 자주 옥상으로 올라갔어요. 컵 라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지금 여기 있으니까 가슴이 탁 트이지 않아요? 학교에 가면요. 어느 구석에 놓인 자판기 커피가 맛있는 지 꿰고 있어야 낭만생활을 즐길 수 있어요.” “낭만이라. 정말 간만에 듣는 단어다.” 맑고 푸른 여름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래요?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되는 건데.” “그게 맘대로 안 되거든.” 한숨을 내쉬었다. 바람에 펄럭이는 이불 그늘에 앉아 이렇게 라면을 먹고 있으니 어린 시절의 풍경이 떠올랐다. 여름날 저녁이면 일찍 퇴근한 아버지가 미용실에 있는 엄마를 대신해 옥수수를 한 소쿠리씩 쪄주곤 했다. 그럼 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오동나무 밑 평상에 앉아 나와 민정이는 발장난을 하며 삶은 옥수수를 먹곤 했다. 우릴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길. 그것도 낭만적인 한 시절이 아니었을까.(136쪽) 원준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희망을 보상받지 못한 청춘 1세대”(강유정의 해설에서)이며, 요정은 꽤 성공한 쇼핑몰의 사장이다. ‘연애도 능력이 비슷해야’로 시작하는 ‘오지라퍼(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들의 편견을 이겨낸 원준과 요정의 만남의 매개는 바로 낭만이다. 요정이 좋아하는 새벽시장과 원준이 말하는 옥상의 의미는 매우 닮았다. 팽팽한 도시에 적응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요정과 원준이 찾는 장소는 삶의 감각을 깨우고 잠시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둘은 각자의 낭만이 담긴 공간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이 원준과 요정의 만남을 “사실적인 연애의 재현이 아니라 세상이 요구하는 코드의 반복”이라고 표현한 것은 현대사회에서 낭만이 그만큼 낯선 단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낭만을 말하는 요정에게 “소녀 취향적인 꿈”에 사로잡혔다고 평가하는 소설 속 현실은 낭만이 향수(鄕愁)의 대상이 된 현대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오지랖 작당’의 참견 마주하기낭만적 “연애 코드가 매우 높은 이념이 되어버린”(강유정의 해설에서) 다소 씁쓸한 현실임에도 이 소설은 전혀 무겁지 않다. 『페어리랜드』의 도입부에서 주변인들을 떠오르게 하는 인물들의 친근한 대화에 말려 들다보면 어느새 요정이 운영하는 사무실 분위기에 동화되고 만다. 선명한 색조를 가진 뚜렷한 인물들은 임정연 소설에 생생하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다이어트와 연애에 집착하는 박실장, 게임에 빠져 사는 홍대리, 철부지 말단직원 꼬맹이 수미와 진희는 빠르게 지나가는 대화에서도 각자의 개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이들은 요정의 ‘연애사’에는 어째 한마음으로 관여하는데, 자유로운 연애관을 가진 친구 보라, 결혼으로 압박하는 엄마, 소위 ‘엄친아’로 불리는 친구 인수까지 오지랖 넓게 작당이라도 한듯 요정을 괴롭힌다. 가까운 만큼 삶의 자잘한 스트레스를 만드는 주범들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요정의 대변인이 되어 짜증을 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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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베라는 남자 (커버이미지)
    [문학]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12-01

    “건드리면 폭발하는 오베가 왔다!”전 세계 30개국 판권 수출독일 슈피겔지 20주 연속 베스트셀러유럽 전역 100만 부 판매 달성!지금 가장 핫한 밀리언셀러의 한국 상륙!따뜻하고, 재미있다. 거기에 견딜 수 없이 감동적이다. - Daily mail휴가 때 읽기 완벽한 소설! - Evening Standard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소설이다. - 작가 Gavin Extence읽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 - 독자 Jules스웨덴의 한 블로거를 전 세계적 스타 작가로 만든 데뷔 소설!독일,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등 유럽 전역 베스트셀러 등극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올해의 책’ TOP3 차지!웬만하면 마주치기 싫은 까칠한 이웃 남자, 오베‘그것들’이 이사 온 뒤, 그의 인생에 유쾌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무엇이든 발길질을 하며 상태를 확인하는 남자. BMW 운전자와는 말도 섞지 않는 남자. 키보드 없는 아이패드에 분노하는 남자. 가장 싫어하는 광고 문구는 “건전지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웬만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까칠한 이웃 남자, 오베가 나타났다! 매일 아침 6시 15분 전, 알람도 없이 한 남자가 깨어난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반드시 커피는 내려 마신다) 아내와 한 잔씩 나누어 마신다. 커피포트에 남는 커피의 양도 언제나 일정하다. 그리고는 마을 한 바퀴를 돌며 시설물들이 고장 난 것은 없는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 ‘고장 낸’ 것은 없는지 확인한다. 40년 동안 한 집에서 살고, 같은 일과를 보내고, 한 세기의 3분의 1을 한 직장에서 일한 59세 남자 오베. 그에게 31세 젊은 관리자들이 말했다. ‘이제 좀 쉴 때도 되지 않았냐’고. 이 한 마디로 오베는 자신의 일생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난다. 그저 ‘이전 세대’가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된 상황에 반년 전 떠난 아내의 빈자리가 유난히 크다. 하지만 아내가 없다는 이유로, 그래서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모두들 자리를 비운다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그렇기에 오베는 단 한 번도 결근하지 않았다.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책임져야 할 사람도, 일자리도 없다. 오베에게는 죽을 일만 남았다. 그렇게 오베는 어느 화요일 오전,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을 하게 되었다. 부엌 싱크대 앞에 서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그는 결심한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고리를 천장에 박겠노라고. 그 고리에 밧줄을 걸고 자살할 것이다. 늘 그렇듯 오베는 이 일을 해낼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베가 막 고리를 박으려는 순간, 엄청나게 귀찮고 성가신 소리가 들려온다. 오베의 건너편 집에 지상 최대의 얼간이가 이사를 온 것이다. 게다가 오베가 딱 싫어하는 타입의 인간들이다. 남자는 도대체 흐리멍텅한 게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사는지 알 수가 없고, 여자는 시도 때도 없이 짜증을 부린다. 애들은 되바라져서 따박따박 말대꾸나 한다. 더불어 네 사람 다 굉장히 성가시기까지. 그들로 인해 오베의 계획은 사실상 시작 단계에 이르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사람을 다방면으로 귀찮게 하는 이 인간들은, 오베가 자살을 기도할 때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방해를 한다. 오베가 자살을 포기하고 싶게 만들 만큼.30초마다 웃음이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소설시종일관 유쾌하고, 불현듯 감동적인 소설이 온다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오베는 스웨덴의 무명작가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을 일약 스타 작가로 만든 데뷔 소설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의 주인공이다.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까칠하고 버럭버럭 화를 내는 오베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아내를 그리워하며 자살을 준비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살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챙기며 ‘물건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는 세상’이라며 투덜대는 모습은 또다시 배꼽을 잡게 만든다. 이웃집에 이사 온 30세 부부와 어린 딸들에게 역시 까칠한 이웃 아저씨이지만, 점점 마음을 열어가며 무심한 듯 챙겨주는 모습에 문득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거의 매일 티격태격하며 지내온 친구 루네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소중한 사람을 진국으로 아낄 줄 아는 ‘상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이웃집에 이사 온 ‘이상한’ 가족들 때문에 자살도 마음대로 못하는 오베. 과연 그는 희한한 이웃들과 성가신 고양이의 기상천외한 방해공작, 관료제의 로봇 하얀 셔츠들의 도발을 물리치고 무사히 아내 곁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자신의 일상에 생기기 시작한 균열을 받아들이고, 하얀 셔츠들로부터 루네를 지켜낼 수 있을까?스웨덴에서 온 이 재기발랄한 소설은 읽는 내내 터져 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그러다가 불쑥 코끝을 찡하게 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는 따뜻해진 마음을 어찌할 줄 몰라 옆 사람에게 ‘오베의 매력에 대해’ 말하게 하는 마법 같은 소설이다. 스웨덴의 한 블로거를 일약 스타 작가로 만든 데뷔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스칸디나비아식’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나라에서 온 새로운 까칠남!2013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나라 스웨덴에서 또 다른 이야기꾼이 탄생했다. 바로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이다. 이미 유럽과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백 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과는 다른 매력을 인정받고 있다.데뷔작 『오베라는 남자』는 인구 9백만의 스웨덴에서 7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신인 작가를 스타로 만들어준 소설이다. 이후 판권이 수출되기 시작하며 유럽에서도 단기간 내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국가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오베’의 인기는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국내 출판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특히 문학 시장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텍스트는 그야말로 넘쳐나지만, 정작 ‘읽을거리’는 가물어가는 상황이다. 이때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오베라는 남자』 이후 발표한 소설들도 큰 히트를 치며 새로운 스토리텔러의 탄생을 알렸다. 후속작 『My Grandmother Asked Me to Tell You She\'s Sorry』와 『Britt-Marie Was Here』 역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걸출한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겨울 영화로도 개봉 예정이며,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두 편은 다산책방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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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시장 (커버이미지)
    [문학]국제시장
    • 김호경 소설, 박수진 각본, 윤제균 각색
    • 21세기북스
    • 2015-12-01

    2014년 하반기 최고의 명작, 영화 <국제시장> 소설 출간!1,145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 윤제균 감독의 5년 만의 복귀작!명품 연기파 배우 황정민 . 김윤진 . 오달수 주연! 개봉 전 블라인드 시사, 만족도 4.24점/추천도 4.3점(5점 만점)의 고득점을 기록하며 제작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영화 <국제시장>이 소설로 출간되었다.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우리 아버지의 치열하고 고단한 삶을 그린 소설 <국제시장>은 가족의 온기가 그리운 겨울, 영화 이상의 감동으로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가장(家長)으로 살아온 ‘우리 아버지’의 감동 스토리!1950년 12월, 살을 에는 추위 속에 가족은 피난길에 오른다. 세 살짜리 남동생을 안은 아버지, 두 살의 막내 동생을 업은 어머니와 함께, 열두 살 덕수는 다섯 살짜리 동생 막순이의 손을 꼭 잡았다. 수십 대의 전투기가 머리 위를 지나갔고, 마을 곳곳에 폭탄을 떨어트렸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흥남부두로 몰려들었다. 막무가내로 몰려든 사람들이 부두에 정박한 군함과 군수품 수송선에 오르려 아등거렸다. 하지만 처참하고 처절한 피난민 틈에서 덕수는 막순의 손을 놓쳐버리고…… 막순을 찾으러 간 아버지 또한 흥남부두에 남긴 채 나머지 가족들을 실은 배가 출발해버린다. “가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이 먼저라 하지 않았음매! 이제부턴 니가 가장이니까니. 가족들 잘 지키기요.”흥남부두를 떠난 덕수의 가족은 부산의 국제시장에 터를 잡고 살아간다. 고모네 가게인 <꽃분이네>를 지키며, 가장이 된 덕수는 어머니와 두 동생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승규는 이번에 서울대 합격해뿟다. 그 새끼 등록금도 내야 하는데. 오데 하늘에서 돈다발 안 떨어지나.”동생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파독 광부가 되고, 여동생 결혼 자금을 만들기 위해 베트남 전쟁터로 떠나야 했던 장남.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덕수는 숱한 생사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가족에 대한 원망보다 그리움과 미안함을 떠올린다. “아바이……. 막순이, 내 동생 막순이. 아직 못 찾았슴매. 참 미안함매.아바이, 어마이, 죄송함매. 승규야, 끝순아, 미안타…….”무거운 가장의 운명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주인공 덕수는 흥남을 떠난 지 30여 년만인 1983년, 평생 마음의 짐으로 묻어두었던 헤어진 동생 막순을 찾기 위해 이산가족찾기 방송 출연에 나선다.“어마이가 식구들 옷을 지으실 때마다, 옷 끝에 실로 꽃과 나비를 그려놓으셨심더……. 막순이 손을 놓쳐가 이래 찢어진 소맷자락만 쥐고 있었심더…….” <국제시장>은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으로서 힘든 삶을 견뎌야만 했던 덕수의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내며,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내는 ‘우리 아버지’의 삶을 재조명 하고 있다. 전쟁과 이별, 가난과 배고픔이 모두의 이야기였던 그 때 그 시절, 우리 아버지의 감동 스토리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격변의 반세기를 녹인 대한민국의 이야기!소설 <국제시장>은 주인공 덕수의 삶뿐 아니라, 아프고 힘든 시간을 지나온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전쟁 . 피난 . 죽음 . 이별로 인한 수많은 아픔을 낳은 ‘1950년 한국전쟁과 흥남철수’, 이후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거리 ‘국제시장’을 무대로,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획득을 위해 펼쳐졌던 ‘1960년대 서독 파견 간호사와 광부’와 ‘1970년대 베트남 파병’을 거쳐 전 국민을 울음바다로 몰아넣었던 기적의 순간 ‘1980년대 이산가족 상봉’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의 삶은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더 단단해진 대한민국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1950년부터 2000년대까지, 총 50여 년의 세월을 녹여낸 담담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된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는 눈물겨운 추억을, 이후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에게는 이해와 공감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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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닐로의 행복한 비행 (커버이미지)
    [문학]닐로의 행복한 비행
    • 구이도 콘티 지음, 임희연 옮김
    • 세종서적
    • 2015-12-01

    진실된 삶의 소중함과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한 선.물. 같은 이야기우울하고 불안한 이 시대에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와 가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성장 동화 우리는 누구나 인생이란 행로에 서 있다. 수많은 점들이 하나의 선을 이루듯,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인생도 수많은 낯선 경험의 순간들로 이어져 있다. 직선일지 포물선일지 꼬이고 꼬인 곡선일지 모양은 다를지언정 말이다. 우주의 거리로 보면 잡티 수준의 점일 뿐인 순간들이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고 깨닫기를 거듭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 책 속의 주인공 닐로도 마찬가지다. 닐로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거대한 황새 무리와 기나긴 여정을 함께한다. 하나의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한 황새의 이동은 결코 우아하거나 아름답지만은 않다. 이 복잡하고 힘겨운 순간들을 겪어내는 닐로의 모습은 바로 인생이란 행로에서 한순간 한순간 살아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날갯짓 하나가 버겁고 둥지 밖으로 한 발 내딛기가 두려운 닐로는, 나만의 편안한 울타리를 떠나 사회로 첫발을 내딛기 위해 온갖 준비를 하는 청년들을 닮았다. 인생의 가장 설레고 행복한 사랑의 순간이 닐로에게도, 우리에게도 찾아온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행복한 시간만을 맞이하지는 않듯이, 닐로는 엄마와 사랑의 동반자인 미안과 헤어지고 황새 무리에서 이탈하게 된다. 고난과 역경의 순간, 그래서 불행할 수도 있는 시간들이다. 닐로는 길을 잃고 헤매는 중에 낯선 이들을 만난다. 악담을 퍼부으며 괴롭히는 오리들과 갈매기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의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어부 아저씨……. 그들은 우리가 삶에서 만난, 또는 만나게 될 고비의 상징일 것이다. 이 또한 우리에게는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경험은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할 문제에 부딪혔을 때 진심으로 도와준 친구들을 만난 것이다.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준 할머니, 다른 사랑을 느끼게 한 살림,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해준 배백 할아버지, 끝까지 어려움을 함께한 하디 같은 친구들 덕분에 닐로의 삶은 더없이 소중해진다. 우리의 삶이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성숙하고 유의미해지는 것처럼.닐로의 여정은 바로 우리 삶의 여정이다. 닐로가 용기를 낼 때 우리도 한 발 더 나아갈 용기를 내게 되고, 닐로가 좌절하고 아파할 때 우리는 친구가 되어 감싸안아주게 된다.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닐로를 대견해하며 우리도 멋지게 성장해나가기를 꿈꾸게 된다. 『닐로의 행복한 비행』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며, 우리 스스로 잘해왔다며 토닥여주고,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며 위로하고, 두려움을 이기고 도약할 수 있는 용기를 끌어내는, 모두에게 선물 같은 이야기다.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야 할 초보 직장인 언니에게우울한 취업 현실에 용기를 잃어버린 대학생 오빠에게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에게삶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깨닫길 바라는 딸아이에게무거운 어깨의 짐 때문에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빠에게그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잘 살길 바라는 ‘나’에게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선물합니다. 삶의 순환을 보듬어 안은 아름다운 동화‘만남, 이별, 그리움’을 거듭하는 삶의 순환을 담백하면서도 긴 울림으로 그려내다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순환들이 맞물려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별개로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 기나긴 인생의 한 바퀴는 출생, 성장, 잉태, 양육, 늙음, 죽음일 것이고, 관계의 순환은 만남, 사랑, 이별, 그리움일 것이며, 감정의 순환은 행복과 좌절, 기쁨과 슬픔의 반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순환의 고리를 아름답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관계가 축복이 되어야 하고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닐로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끄집어내도록 유도한다. 꿈, 희망, 인연, 용기, 위로, 배려, 추억, 사랑 등이 바로 그것이다. 돌고 도는 삶의 모습을 간결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낸 닐로의 여정은 그래서 더 단호하고 강하게 각인된다. 삶이 결코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가 직면한 힘겨운 순간이 결코 외롭지만도 슬프지만도 불행하지만도 않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고, 수많은 관계들 중에서 소중하게 이어가야 할 인연을 가리는 지혜도 얻게 된다. 우리 스스로 배려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가려는 의지만 있다면, 우리의 삶에는 항상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을 것이고,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줄 ‘나 자신’이 있어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삶의 역동성과 성장의 가능성을 표현한 구이도 콘티의 그림 이야기구이도 콘티의 그림은 서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이다. 거칠게 스케치한 연필선들은 사바나 동물들의 움직임에 생동감과 역동적인 힘을 전해준다. 색채 또한 수채화 느낌의 부드러운 터치이지만 절대 연약하지 않다.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에 맞춘 치밀한 강약의 힘으로 우아하고 때론 강렬하기까지 하다. 황새의 섬세하고도 우아한 날갯짓, 거대한 코끼리의 느릿한 움직임,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매의 눈매 등 그림만으로도 각 캐릭터의 느낌이 온전히 전해진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여백을 두어 연출한 구도에서는 여유가 느껴진다. 실제 우리의 삶은 각양각색의 사건.사고, 무수한 감정들의 혼합으로 너무 복잡해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기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눈과 마음을 흐리게 하는 잡다한 것들은 모두 하얀 여백으로 두고, 우리가 보아야 하고 느낄 것들만 보되 때론 여유롭게 때론 가열하게 움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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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수련 (커버이미지)
    [문학]검은 수련
    •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12-01

    섬세하고 지적이며 차원이 다른 추리문학의 백미!수련 가득한 모네의 정원에 잔혹한 시간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2014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Top 5★ 7개 추리문학상 석권 (2011년 귀스타브 플로베르 대상, 지중해 추리문학상, 코냑 추리문학 독자상, 상당크르 페스티벌 독자상, 미셸 르브룅 상, 2014년 자유비평닷컴상, 도미티 상)★ ‘비평가 추리문학상’ 등 7개 문학상 노미네이트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한 지베르니 마을. 한적한 어느 새벽, 엡트 강에서 발견된 시신으로 예술의 신이 그려낸 듯한 아름다운 마을에 핏빛 균열이 생긴다. 피해자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는 엡트 강을 장밋빛으로 물들이며 흘러가고, 포플러 장막이 둘러싼 개양귀비 흐드러진 붉고 푸른 초원에는 신성한 침묵이 감돈다. 이 마을에 세 여인이 살고 있다.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열한 살 소녀, 매혹적인 서른여섯 살의 여교사, 마녀처럼 모든 걸 알고 몰래 숨어 지켜보는 노파. 이들에게는 비밀스러운 공통분모가 있다. 그건 마을을 벗어나는 것이다. 지베르니는 인상주의 성지이자 꿈의 정원이지만 이들에게는 액자 속 그림 같은 감옥이자 운명을 얽어매는 덫일 뿐이다. 살인사건을 계기로 세 여인의 필사적인 탈출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 중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 그곳을 빠져나갈 자는 누구인가?《검은 수련》은 미셸 뷔시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출간 후 귀스타브 플로베르 대상을 비롯한 7개 문학상을 받으며 뛰어난 문학성과 함께 추리소설로서의 확실한 재미까지 인정받았다. 노르망디 출신의 루앙 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인 저자를 프랑스 최고의 추리작가로 만든 소설 《그림자 소녀》이후, 전작이었던 《검은 수련》은 그 진가를 드러냈다.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한 이 작품은 결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출간한 여러 책들 중에서도《검은 수련》을 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힌 미셸 뷔시는 오랫동안 구상하고 집필한 이 작품에 특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예술이란 소재를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로 엮어낸 몽환적인 분위기의 《검은 수련》은 퍼즐 조각을 처음부터 여기저기 던져놓지만 끝까지 읽어야만 비로소 모든 조각이 하나로 완결되고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치밀하고 탄탄한 구조, 아름다운 문체, 마음을 두근대게 하는 서스펜스와 긴장감은 책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급박하게 몰고 간다. 눈을 의심케 하는 놀라운 반전은 강렬하고 짙은 ‘인상’을 오래도록 마음에 새긴다. 미셸 뷔시는 이 소설로 프랑스 추리문학의 격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인상주의 회화가 미스터리 문학을 만나다모네가 그린 <루앙 대성당> 연작이 시간과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대상으로 탄생하는 것처럼 미셸 뷔시도 순간의 빛이 자아낸 인상으로 소설 속 인물들을 세밀하게 스케치하고 채색한다. 모네가 반평생을 보내며 <수련> 그림에 매달렸던 지베르니 마을과 인상파의 대가 클로드 모네는 책의 중심에 있다. 저자는 사건을 빌미로 모네의 생애와 그와 교우했던 화가들의 일화, 모네의 유족들에 관한 심도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모네의 <수련> 그림과 작업 방식, 인상주의 회화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도 소설 속 인물들의 입을 통해 긴장감과 함께 밀도 있게 다뤄진다. 소설은 인상주의와 관련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허구와 사실을 아우른다. 1985년 11월 27일 파리의 마르모탕 미술관에서 도난당했던 모네의 <인상, 해돋이>작품을 포함한 여러 점의 명화들은 1991년에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왔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소설 인물이 동원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모네의 집이나 루앙 미술관, 혹은 베르농 미술관 등 인상파와 연관된 장소를 매혹적으로 묘사하며 한층 더 예술적인 분위기에 젖게 만든다. 소설 제목인 ‘검은 수련’ 또한 자신의 죽음에서 영감을 얻고 그린 작품이라는 모네의 전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셸 뷔시는 이렇게 클로드 모네의 삶과 지베르니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뒤섞고, 주인공들 위로 떨어져 내리는 색채와 빛과 풍경을 추가해 한 폭의 거대한 인상파 회화 같은 추리소설을 완성했다. 꽃의 성소, 지베르니 마을《검은 수련》의 책장을 넘기며 아름다운 지베르니 마을을 발견하는 기쁨 또한 쏠쏠하다. 지베르니는 나란히 뻗은 클로드 모네 거리와 루아 국도, 그 둘을 잇는 골목들이 전부인 작은 마을이다. 글 첫머리에 지베르니를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하는 미셸 뷔시는 마을의 건물과 풍경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모네 시대에 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드나들었던 보디 호텔, 시어도어 로빈슨의 그림에 자주 등장했던 셴비에르 방앗간, 유서 깊은 생트 라드공드 성당과 클로드 모네가 잠들어 있는 공원묘지, 시청과 마을 학교, 모네가 그림을 그렸던 넓은 초원과 오르티 섬과 엡트 강, 그가 43년간 거주했던 장밋빛 저택, 꽃이 만발한 정원, 수련 연못······. 지리학 연구자다운 꼼꼼함과 정확성으로 묘사한 지형지물은 작가의 유려하고 시적인 문체를 덧입어 그림처럼 그려진다. 이 덕분에 책을 읽다보면 마치 지베르니 한복판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모네가 수련 연못을 만들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마을의 역사, 한 세기 전 이곳에 찾아왔던 시어도어 로빈슨, 스탠튼 영 같은 미국 화가들과 르누아르, 시슬레, 부댕 등 유명한 인상파 화가들의 발자취,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인상주의 회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품 전면에 등장하는 루이 아라공의 문학을 만나는 일도 흥미롭다. 초현실주의를 주도했던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아라공도 한때는 지베르니 주민이었다. 《검은 수련》에서 실제 역사와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된 지베르니는 생동감이 넘치고 소설 속 인물들은 실존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마을은 모네가 죽은 이래 옛날 모습 그대로 멈춰 있다. 모네 시대에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던 아름다운 자연과 마을은 인상주의를 테마로 잡은 놀이공원처럼 관광객들에게 옛날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불변하는 공간이 됐다. 지베르니에선 집을 고치고 정원을 손보는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이를 규제하는 법들이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지베르니를 액자 속에 갇힌 그림이자 감옥으로 여긴다. 주민들조차 그림의 일부이기에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소설에서 여주인공은 ‘이곳에선 돌과 꽃만 여행을 떠나요. 참 이상하죠? 여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데??.’라고 말하며 그림처럼 죽어 있는 마을의 모습을 암시한다. 그들에게 지베르니는 덫이기도 하다. 낭만적인 겉모습과 달리 그 속에선 음모가 난무하며 각 개인의 비밀스러운 운명이 정밀한 톱니바퀴처럼 째깍째깍 돌아갈 뿐이다. 뫼비우스 띠처럼 끝나지 않는 시간의 굴레동서양에서 시간에 대한 인식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서양에서는 기독교 사상에 근거해 시간이 직선으로 펼쳐져 있으며 앞을 향해 달려간다고 생각하는 반면, 동양에서는 불교의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돌고 돈다고 보았다. 《검은 수련》의 시간은 복합적이다. 주인공들은 대단원을 향해 숨 가쁘게 나아가는 선적인 시간 속에 있지만 그 시간은 뫼비우스 띠처럼 뒤틀려 있다. 안팎이 없고 처음과 끝이 없으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그 틈새로 겹겹이 스며든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셰르의 말처럼 강물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 보이나 그 밑의 물길은 역류하기도 하고 소용돌이치며 서로 부딪치기도 한다. 외면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검은 수련》 속의 시간도 과거의 기억과 상처들이 표면으로 떠올라 현재가 되고 미래는 다시 과거와 연결된다. 모네가 죽은 1926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13일이라는 닫힌 시간 속에서 때로는 잔혹하게 때로는 처연하게 마음을 옥죄며 긴박하게 맞물린다. 하지만 닫힌 시간은 견고하지 않고 살아 꿈틀거리며 다시 새로운 시간을 잉태한다. 언젠가 열리기 위해 존재하는 닫힌 문처럼 영원히 봉인되는 시간이란 없다. ‘절망에 사로잡힌 화가의 붓이 떨어뜨린 애도의 색조. 그 틈으로 노란 꽃부리들이 빛나고 있다.’라는 책 속 문장처럼 희망만 있다면 시간의 빗장이 다시 열리길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광기와 운명, 사랑과 휴머니즘 미셸 뷔시는 인간에게 내재한 악마적인 광기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철저히 파헤친다. 광기는 보통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지만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광인들은 후대에 높은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며 500년에 걸쳐 완공한 루앙 대성당의 설계자, 말년에 노쇠한 육체로 <수련>그림에 매달린 클로드 모네, 시신의 잘린 팔다리나 참수당한 목을 수거해 그림을 그린 테오도르 제리코 등이 그 예이다. 작가는 소설에서 이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왜 사람들은 미치광이에게 열광하는 걸까?’라고. 광기에 대한 물음은 사랑과 운명이라는 주제로 확산된다. 각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광기는 자기 몫의 운명으로 예정된 것인가? 광기 어린 집착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한 사람을 얼마만큼이나 사랑해야 완벽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듯한 자신의 운명을 깨뜨리는 건 가능한 일인가? 차가운 물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오를 때 과연 또 다른 운명을 기대할 수 있는가? 애써 살아온 날들이 복제만 거듭한 인생에 불과하다면?사랑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여교사와 자신의 재능으로 세상 전부를 가질 수 있을 거라 확신하는 어린 소녀, 그들에게 불길한 앞날을 예언하는 노파. 이들의 들끓는 삶은 작가가 의도한 교묘한 길을 따라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검은 수련》은 엇물린 사랑과 운명의 이면을 보여주지만 반짝이는 유머와 인간에 대한 따스함을 잃지 않는다. 애도와 고통의 순간 속에서도 휴머니즘은 빛을 발하고 책장을 덮는 순간 놀라운 감동이 뒤따른다. 그건 선한 본성과 사랑의 힘을 믿는 긍정에서 비롯된다. 깊은 절망이라 할지라도 한줄기 빛이 내리쬘 거라는 믿음은 어둠을 헤쳐 갈 힘이 되는 것이다. 작가는 주인공의 말을 빌려 이를 강변한다. ‘이상한 나라로 떨어지는 동화 속 앨리스처럼 추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두 눈 질끈 감고 환상의 나라를 믿어야 한다.’라고 말이다. 그렇게 해서 미셸 뷔시가 만들어낸 세상은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진정한 판타지로, 가슴 벅찬 한 편의 극화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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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친구 노무현 (커버이미지)
    [문학]내 친구 노무현
    • 김수경 지음
    • 한길사
    • 2015-12-01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모든 진실한 것들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밟고서만 오는 법이었다.”-작가 김수경미당 서정주의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한 작가 김수경, 계간 <외국문학>, 월간 <문학정신>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자, 도서출판 열음사 대표이며, 우리들병원의 설립인이자 경영인으로 알려진 김수경. 그러나 무엇보다“그녀 김수경”은 노무현이 아직 대통령으로서 공적 생활을 하지 않았던 시기에 노무현 옆에서 그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들었던 노무현의 친구다. 1990년대 초 김정길(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소개로 만나게 된 노무현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애당초 그의 정치적 신념이 그 실천의지가 진심일까 하는 의심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그의 뜻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노무현은 그녀의 친구이자, 우리 5천만 국민에게는 공동의 아픈 기억으로, 늘 잊히지 않는 사람, 부재함으로써 늘 현존하는 사람, 늘 그리운 사람이다. 스스로를 추방시켰기에 추방되지 않는 자, 스스로를 추락시켰기에 추락되지 않는 자, 우리 시대 극도의 모순과 부조리를 스스로의‘이론의 여지없는 부서짐’으로, 형언하기 힘든 ‘추상’으로 압축해버린 비극의 원형. 노무현은 우리가 가장 대면하기 힘든 진실, 그러나 대면하지 않을 수 없는 진실이 되어버렸다. <내 친구 노무현>은 기존의 노무현 평전이나 그의 행적과 활동에 바탕을 둔 사실 및 기록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과 장르의 작품이다. 우리 동시대인 누구나 기억하는 공동의 기억이자, 가장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소재 노무현을 쓰는 데 있어 작가 김수경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가능한 글의 형식을 찾는 것이었다. 가장 사적이고 가장 내밀한 이야기가 글쓰기, 출판이라는 사건을 통해 공론의 장에서 담론될 것이다. 은폐함으로써 폭로하고, 상상함으로써 실재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진실을 계시하기 위한 가장 담대하고 진지한 행위가‘놀이’처럼 진행될 것이다. 노무현 개인의 삶이 환기되고, 우연과 필연으로 교차된 노무현과 김수경의 삶이 직조될 것이다. 실재건 상상이건, 기억의 시퀀스건, 몽타주건, 그들의 이야기가 텍스트로 물화되는 순간, 타자의 수많은 독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두려움? 노무현의 죽음 이후 노무현에 대한 글쓰기는 작가 김수경 안에서 이미 운명적으로 배태되었을 수 있다. 글쓰기가 기획되고, 출판사의 원고 독려가 연일 진행되면서 그녀를 괴롭힌 것은“폭포수처럼 배란되는”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들과 함께 수반되는“노무현 글쓰기”의 부질없음이었다. “기억한다는 것은 아니 쓴다는 일은 가장 잔혹하고 끔찍한 일인지도 몰라. 그런데 그녀마저도 이 세상에다 그를 상품으로 내놓으려 하다니!그들 사이에 나눈 이런 사적인 대화를 기록하려 하다니!” 그러나“수많은 단어와 절로 이루어진 자식들을 세상 밖으로 내지르고 싶은 산욕”은 걷잡을 수 없었다. 노무현의 순진무구함, 노무현의 솔직함이“자신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문화 아니 헛된 교양”을 통해 왜곡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수시로 찾아왔다. 그녀의 글쓰기는 좌초한다. 글쓰기의 불능성 속에서 작가 김수경은 방황하고 좌절한다. 그러나 친구 노무현에게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묘비는 결국 글쓰기밖에 없었다. 노무현의 49재를 보내고, 그의 5주기를 보낼 때까지도 강렬하게 느끼지 못했던 그의 죽음을, 그의 부재를, 산욕에 들떠 글자를“두드려나갔던”,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세상이라곤 컴퓨터 화면 속 문자 일루전Illusion이 전부였던 지난 몇 달 간의 집필 기간에야 비로소 온몸으로 절감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평전? 실명 소설? 기존의 도식적 장르 개념에 김수경은 무심하다. 그런데 또 늘 장르가 문제였다. “그런데 언제나 장르가 문제였다. 그건 말이야. 목욕탕 입구에서 여탕과 남탕이 갈라지는 것처럼 명확한 게 아니란 말이지.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 상상과 실재 사이에서, 노출과 은폐 사이에서. 모든 사이의 공란에서. 그녀가 쓰려는 글을 시나리오라고 불러야 하나 소설이라고 불러야 하나, 혹은 다큐멘터리라고 불러야 할지, 회고록이라고 불러야 할지, 판타지라고 불러야 할지, 환영이라고 불러야 할지.”작가 김수경은 실재와 허구라는 이분법을 농락하듯 두 세계를 혼융하고 압축하고 입체화한다. 독자는 그 입체 속에 기이하게 빨려 들어간다. 내레이션은 시간 순차적 서사를 무시하며, 기억이 출몰하는 대로, 공간이 이동하는 대로 자유롭게 유영한다. 글은 쓰여지면 쓰여지는 대로, 쓰여지지 않으면 쓰여지지 않는 대로 쓰여진다. Mise-en-ecriture. 글쓰기 자체의 장면화. 혹은 노면露面 설계. 소설 속 주인공“그녀 김수경”은 작가 김수경이 이동하는 대로 따라온다. 소설적 현재란 없으며 오로지 글쓰는 현재, 글이 탄생하는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작가는 글쓰기 장면 자체를 노출하는 미장센을 일부러, 호기롭게, 구사한다. 완전한 나체, 철저하게 진실한 솔직함만이 소설적 진실을 태생시킨다고 작가는 믿는 듯하다. 제사題辭: 글의 내용 설명을 위해 명구를 첫머리에 인용하다.<내 친구 노무현>을 인도하는 첫 번째 제사는 카잔차키스의 단언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기에, 그래서 자유로운 자, 작가 김수경이 글을 쓸 수 있었던 다짐은 카잔차키스의 이 빛을 발하는 고뇌, 끓어오르는 초월적 활력 그 비슷한 것이지 않았을까? 또한 그녀가 인간 노무현에게서 본 진실이 바로 이 진실이었다. “그의 존재 자체가 내겐 경이였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꿀 수 없었던 꿈을 꾸게 만들었다. 마음 한구석에 처박아놓았던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게 했다. 효용의 가치뿐인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어쩌면 무용한 자들의 현현한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세상을 떠났다. 이 세상에 태어나 그토록 거짓 없는 영혼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의 행운이었다. 그의 친구였던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나는 마음으로 그 우정에 응답했고 도리를 다하려 했다. 그 또한 그랬다는 것이 고맙다.” 작가가 계시하고 싶은 진실은 또 있다. 드러내놓고 주장하지 않으나 분명히, 단호하게 말하는 진실. 그것은 노무현이라는 먹이를 포획하기 위해 그의 주위에서부터 서서히 그를 포위해가는 기이한‘사냥감 몰이’시스템이다. 이 궁극적 사냥감과 더불어 그녀 자신이 포함된, 뭇 “추방당하는 자”들에게 꽂힌 공권력의 비수,“닌자의 칼”. 1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7개의 장으로 구성된 <내 친구 노무현>은‘차례’라는 말도 과감히 생략하는 비도식의 플랜plan을 짰다. 각 장은 하나로 요약할 수 없는 파편 같은 숱한 일화와 장면들로 몽타주 montage되지만, 결국 하나의 결정적 장면, 결정적 생生이다. 심장을 쪼개듯 아프게 환기되는 기억처럼 노무현의 육성이 들려온다.“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그녀가 세무조사를 받기 시작했을 때, 그는 전화해왔다. 그녀는“수천 가지를 원망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을 목구멍 너머로 삼켰다.” 말을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노무현도 1, 2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한참을 말없이 침묵했다.1, 2분간의 침묵의 공간이 우주만큼 넓고 깊었다. 그 침묵의 끝자락에서 노무현이 말했다.“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이 장은 작가가 수차례 고쳐 쓰기를 거듭했던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바로‘그날’의 이야기다. 모멘텀. 봉하의 부엉이바위에서 그가 낙하하던 날, 산산이 부서지던 날… 거대한 충격과 애도의 물결 속. 실명들이 환기되며, 우리 모두를 그날 과거의 현재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의 두 눈이 유리창 건너편에서 그녀를 따뜻하게 다독이고 있었다. 맞아. 일종의 파수꾼 같아.”(안희정) “그녀는 한순간 옆자리에 앉은 유시민의 눈알 속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의 두 눈은 울어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유시민) 그리고“어떤 죽음의 형식도 죽음에 대한 해석도 슬픔을 넘어서지 못하는”계속해서 이상하게 터져나오는 오열. 2 Metaphysical Requiems ― 신해철에게 작가는 이 장을 쓸 때만 해도 신해철과 통화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될 무렵, 시독회 모임을 알리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받지 않는 전화. 신해철의 부재가 확정적 사실이 된 것은, 작가가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퇴고하고 있을 때였다. 신해철의 음악에 영감 받아 헌사된 Metaphysical Requiems 장은, 하여, 다시 한 번 미묘하게 수정되고 보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신해철의 고통이 전해져왔다. 그녀는 그 고통을 맨살로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폭음과 발작을, 그가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가졌던 절망적 교향곡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고조되었고 증폭되었고 또 한없이 가라앉기도 했다. 그리고 찢어졌다.” 노무현의 부재가 불러온 기억의 출몰과 함께 늘 노무현을 노트북에, 아이패드에 연일 채워가던 중, 작가 김수경은 중국에서 노무현 5주기를 맞는다. 숲을 산책한다. 그를 추모한다. 레퀴엠을 듣는다. 신해철을 듣는다. 죽음의 이미지가 숲 속에 차오른다. 노무현의 죽음으로부터 모든 정치적 담론을 걷어내고 싶은 알 수 없는 충동에 휩싸인다. 가장 고통스러운 애도, 새벽 숲의 황홀한 심포니. 승효상의 노무현 곡장. 붉은 암적색의 코르텐스틸. 내부의 철을 영구적으로 보호하는 철재.“노무현을 불멸의 반석 위로 올려놓을 철벽.” “승효상은 노무현의 철학, 노무현의 가치란 말을 할 때는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띄어 말했다.” 그녀 김수경은 승효상이 노무현에 대해 정의 내린“자발적 추방인”이라는 표현을 환기한다. 병원 원장“마누라”로 살아가던 그녀 김수경이 노무현을 운명적으로 처음 만난 부산 서면 로터리 1987년 6월 18일, 그 모멘텀. 가장 눈부신 하이라이트, 환각이든, 신열이든. “그녀의 눈에는 그들 모두가 그 순간에는 스파르타쿠스였고, 체 게바라처럼 개개인의 존재가 황홀하게 빛났단 말이지. 그들 시위대의 맨 앞 중앙에 노무현이 서 있었다. 마주친 순간은 극히 짧았다. 짧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다. 이해와 수용. 그녀는 순교자처럼 거리에 서서 포효하고 있는 사내가 노무현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3 올모스트 블루 작가 김수경은 노무현을 쓰면서 또다시 베네치아를 여행한다. 부득이한 여행, 그러나 베네치아는 얄궂게도 죽은 자들을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침묵의 무한 공간 베네치아에서 그녀는 물 위에 떠 있는 무덤들을 환유해낸다. 추방당한 자들, 한없이 내쫓기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끝간 데서 찬연히 낙하한 자들. 그녀 김수경은 노무현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고, 하로동선 모임을, 잃어버린 세대를 추억한다. 정치적 낭인들이 뭉쳐 의기투합했던 시절, 상실의 시대, 쓸쓸하고도 씁쓸한 희비극, 자조와 농담 자욱한 블랙유머, 기이한 정치 삽화. 김영삼이 주도했던 3당 합당의 진실, 그 이면의 폭로. 정치론적 통찰. 전광석화처럼 떠오르는 상은 때론 한 줄의 명사구로 불쑥 귀결된다. 그것은 절제된, 그러나 촌철살인 하는 명구다. 방향타를 잃은 듯 자유자재로 흐르던 이미지들은, 단어들은 범람하는 지점에서 얼른 숨을 고르고 절제된다. 억누른 고통, 억누른 감성, 명징한 인식, 담대하고‘뻔뻔하게’지적하고, 경쾌하게 차가운 미소를‘날리며’사라지는 그녀. 행간 속 침묵. 독자는 공모의 미소를 입가에 띤다. YS를 유일하게 따라가지 않은 김정길, 그리고 노무현, 정치가街의 한 야사野史가 시대의 희비극처럼. 촌극처럼 삽입된다. 4 저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노무현과 김수경은 마광수 사건과 우리들병원 치료비 사건으로 얽히고, 그들의 인생은 사적으로 공적으로 교직된다. “개울물이 어디선가 서로 섞이듯이 그들은 자연스럽게 사적으로 공적으로 운명적으로 인생이 섞여들게 되었다.” 노무현은 청문회 스타로 불렸던 순간부터“타자를 통해 자신을 보고 자신을 정의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되었다. 김수경은 1996년 12월 마침내 노무현에게서“저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고백을 듣는다. 마치 오랜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듯이 얼굴이 목까지 새빨개지며 그가 말했었다. 그런데 이 결심의 밑바닥에는 그가 중학교 입학금이 없어 담임선생님에게 다짜고짜 싸대기를 맞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깊이 패어 있었다. 불의不義에 대한 천성적 분노.5 뉴스 혹은 소설“나와 노무현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나?”이것이 한동안 작가를 괴롭혔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묻는다. 노무현하고 무슨 관계예요? 친구입니다. 아! 후원자시로군요. 어떻게 당신 같은 부르주아가 노무현의 친구일 수 있지요? 부르주아도 한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랑스런 국민이었답니다.” 노무현과 김수경의 관계에 대한 스스로의 탐구 속에 편입되는 그저 지나가는 투의 환기, 그러나 또렷한 영상. 발터 벤야민의 무덤. 그리고 친구 벤야민의 무덤을 찾으러 떠난 한나 아렌트. 그러나 찾지 못한. 노무현이 그녀에게 문학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다면 어떻게? “노무현과 나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봤어.인생에 대해서정치에 대해서문학에 대해서영화에 대해서동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참 이상하지?” 그녀는 영화 ?변호인?이 개봉되기 전 감독 K와 이미 구상했던 노무현에 관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고백한다. 처음에는 <내 친구 노무현>이라는 이 예기치 않은 소설을 쓸 생각이 아니었다. 노무현의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써볼 생각이었다. 그 터 작업으로 K에게 노무현에 대한 기억들을 모두 꺼내놓았다. 그는 그녀 기억의 신실한 청자였다. 그런데 이 책의 집필로 K와의 작업은 잠정 유예된다. 6 A Chapter for K자신의 청자였던 K라는 장치를 통해 작가 김수경은 노무현의 가장 내밀한 부분, 인간 노무현의 감성을 매우 미묘하고 섬세하게 드러내려고 한다. 노무현의 사랑,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랑이라는 인간 보편의 심상과 열망, 욕망의 진실을 그녀는 이 장을 빌어 사유한다. 노무현의 사랑은“그토록 거짓 없고, 뻔뻔할 정도로 솔직했던”그의 면모의 또 하나의 반영이다. 노무현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공개적으로 가진 검사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실보다 더한 품위는 없습니다.” “진실보다 더 품위 있는 게 어디 있겠어?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노무현은 그가 누구에게 질문을 받으면 거짓말로 대답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인간이었거든.” 7 긴 여정 그리고 작별 “누군가와 함께 시간 속을 걸어간다는 것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몸짓으로 역사 속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는 폴 발레리의 제사로 시작하는 <내 친구 노무현>의 마지막 장은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두 사람이 일종의 합리적, 현실적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 아이러니의 형상화다. 그런데 진짜 작별은 예기치 못한‘사건’으로, 비극으로 온다. 우리 한국 사회의 기억의 공유, 상처의 공유. “두 사람은 악수를 했다.-잘 계십시오.노무현이 가볍게 목례를 하고 먼저 방을 나갔다. 그녀는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렇다. 이 소설을 이 대목에서 멈출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국 사회가 한 정치인과 한 시인 사이의 우정을 이 정도에서 멈추도록 최소한의 배려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친구 노무현>이 아직 대통령으로서 공적 생활을 하지 않았던 노무현과의 사적인 만남들에 대한 기억들이라면 이어 나올 <이것은 소설이다>는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를 그린다. 진실이며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언론들에 의해서 작성된 기사 뉴스 등의 자료와 허구를 표방한 그녀의 글 사이의 간극에서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짚어볼 것이다. 이어 나올 <62세의 이혼>은 국가, 사회가 어떻게 한 개인의 인생에 내재화되어 어떻게 얼개를 만들어 현재의‘나’라는 존재로 와 있는지 묻는다. 그것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현실적이고 존재론적인 문제에 대한 그녀 자신의 물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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