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목록

전체 2720건(286/303 페이지)
전자책 목록 수 변경영역
  • 우리의 남극 탐험기 (커버이미지)
    [문학]우리의 남극 탐험기
    • 김근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12-07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김근우 신작요즘 세상에도 탐험을 떠나는 인간이 있다!세상 끝으로 떠난 두 남자의 언빌리버블한 탐험기‘지금 여기’가 아닌 그 어딘가를 찾던 두 남자의 황당무계하고도 코끝 시큰한 남극 탐험기『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로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 김근우의 신작 장편소설 『우리의 남극 탐험기』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한국의 무명작가 ‘나’가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 박사와 남극을 탐험하고 와서 쓴 탐험기 형식을 띠고 있다.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이라는 이름에서 20세기 초의 위대한 탐험가를 떠올린 독자라면 이 소설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섀클턴 박사는 탐험가 섀클턴 경과 미들네임까지 일치하는 동명이인이고, 박사와 ‘나’를 남극으로 인도한 이가 바로 섀클턴 경이다. 소설의 전반부에서는 섀클턴 박사와 ‘나’가 각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왜 그들이 남극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시간 순으로 서술한다. 그리고 1998년 잠시 동안 한 공간에 있었던 그들이 2015년 한국의 지하철에서 극적으로 다시 만난 이후부터 두 사람의 본격적인 남극 탐험기가 펼쳐진다. 흥미로운 것은 1907년 인류 최초로 남극 횡단에 도전한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 탐험대의 이야기가 박사와 ‘나’의 탐험기 속에 절묘하게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다.김근우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아이러니와 패러독스 넘치는 문장으로 “말이 되는 일만 일어나는 세상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바른 말만 해야 되는 세상에서 마음을 흔드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말이 되게’ 들려준다. 뻔하고 경직된 세상에 청량제처럼 날아든 그의 이야기는 황당무계하면서도 진실하고 어처구니없으면서도 코끝 시큰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길 수 있다면 싸울 필요도 없지만 이길 수 없다면 싸워야 하는 거야.”섀클턴 박사는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1947년에 태어난 그는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생후 두 달도 되지 않아 두 눈의 시력을 잃는다. 상류층 명문가 출신으로 집안의 아낌없는 보호와 지원 속에서 자라지만 ‘남과 다르다는 죄’로 인한 배척과 멸시와 조롱은 소년 시절 내내 그를 따라다닌다. 마음속에 세상에 대한 원한이 쌓이려 하던 열한 살의 어느 날, 그는 섀클턴 경의 목소리를 듣는다. “넌 여기서 뭘 하고 있니?” “이길 수 있다면 싸울 필요도 없지만 이길 수 없다면 싸워야 하는 거야.” 박사는 그 말에 완전히 사로잡힌다.타고난 두뇌와 강인한 의지로 열일곱 살에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한 그는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한다. 신의 장난인지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결국 그는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 스물세 살에 박사학위를 받고 케인스주의 경제학자가 된 후에는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공격당하고 버림받는다. 그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고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다 1998년의 어느 날 또다시 섀클턴 경이 나타나 말을 건넨다. “이봐, 친구. 나와 함께 남극으로 가자고!” 박사의 인생에 비하면 ‘나’의 인생은 시시하고 썰렁했다. 중학교 때까지 야구 선수를 하다 그만둔 까닭에 공부는 문맹 수준이어서 어찌어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 무명 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한 ‘나’는 어느 날 강지진이라는 이상한 국문과 교수의 강의실에서 섀클턴 박사의 목소리를 듣는다. “자네는 지금 왜 여기 있나?” 중학교 때 야구장에서 들었던 바로 그 목소리. 이후 이 목소리는 ‘나’의 인생을 줄곧 따라다닌다. ‘나’는 강 교수의 조카와 사랑에 빠지지만 이유 없이 그녀를 차버린다. 그 후 의경으로 지원해 시위 진압 도중 부상을 당했을 때는 우파와 좌파 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꼼짝 못 하는 신세가 된다. 복무를 마치자마자 경제학과를 자퇴하고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모 대학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갑자기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일어 소설 한 편을 완성한다. 이 작품이 모 출판사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얼떨결에 작가가 된다. 이후에 쓴 장편소설은 모 문화재단의 장편소설상까지 받는다. 그러나 이후에 더 나은 작가가 되려고 노력해서 쓴 작품들은 줄줄이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외면당한다.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린다. 때로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수록 확실해지는 것은 지금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처럼 박사와 ‘나’는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데도 끊임없이 같은 질문에 봉착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지금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 어딘가로 떠나야 한다.” 이것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공통된 화두였다. 마침내 그들은 2015년 한국의 지하철에서 만나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다. “마침내 만났군요.” “그래, 마침내 우리가 남극으로 떠날 때가 온 거지.” (172쪽)“말이 되는 일만 일어나는 세상이니까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야.”68세의 박사와 32세의 ‘나’는 섀클턴 경이 인도한 대로 남극으로 떠난다. 21세기의 탐험은 과학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섀클턴 경의 시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러나 극지의 엄혹한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섀클턴 박사는 고령에 시각장애인이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떠났다. 물론 준비는 철저히 했다. 그들은 킹조지 섬에서 미리 빌려놓은 보트를 타고 남극대륙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몰래 남극대륙의 파머 반도에 도착한 두 사람은 남극점을 통과해 대륙을 횡단하는 야심찬 탐험을 시작한다. 인류라고는 오직 두 사람밖에 없을 것 같은 눈과 얼음의 땅. 뼈가 갈라지는 것 같은 추위 속에서도 그들은 한껏 해방감을 느끼며 스노모빌을 운전해간다. 그러나 초반의 순조롭던 여정은 곧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닥치고 급기야 폭설과 혹한으로 오도 가도 못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이윽고 포기는 매너가 아니라며 다시 길을 나서려 할 때 그들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곰이 나타난 것이다. 남극에 등장한 북극곰이라니. 게다가 말하는 곰이라니!여행을 하다 보니 남극까지 오게 됐다는 여자 북극곰에게 그들은 치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탐험의 동료로 맞아들인다. 아니 동료가 되기를 간청한다. 그들에게 치피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치피는 어마어마한 힘과 속도로 박사를 태우고 무거운 짐까지 끌며 앞으로 나아간다. 치피 덕분에 남극의 험한 산도 넘을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치피와 나눠 먹다 보니 식량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데다 손발의 동상도 점점 악화되어갔다. 결국 탐험을 계속하느냐 마느냐로 ‘나’와 치피는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그때 또다시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펭귄 수백 마리가 그들을 향해 날아오는 게 아닌가. 날아다니는 펭귄이라니! 치피는 펭귄을 보고 환호한다. 펭귄 고기라면 얼마나 훌륭한 한 끼 식사인가. 과연 그들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남극을 횡단할 수 있을까? 더 큰 고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소설 전반부에서 박사와 ‘나’의 인생을 병치시켜 서술했듯이 두 사람의 탐험 이야기는 100년 전 섀클턴 탐험대의 이야기와 맞물려 전개된다. 100년 전 원대한 목표를 품고 나선 그들의 탐험은 시작부터 좌절되었다. 그들에게는 도와줄 곰도 펭귄도 없었다.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들뿐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수개월 동안 버텨낸 대원들과 불굴의 의지로 전 대원을 구한 위대한 실패자 섀클턴 경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적의 한 표상으로 기념된다. 그러니 섀클턴 박사가 경의 뒤를 따르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터다. 이제 박사와 ‘나’는 진정으로 자기 길을 가야 한다. 이길 수 없기에 싸우고, 실패할 것이기에 도전한 이 ‘바보’들의 이야기 역시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기이하고 특별한 실패의 기록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극에서의 탐험은 끝났지만 인생의 탐험은 또다시 시작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은둔여행자 (커버이미지)
    [문학]은둔여행자
    • 양수련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12-07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이우왕자 1 - 조선의 마지막 왕자 (커버이미지)
    [문학]이우왕자 1 - 조선의 마지막 왕자
    • 차은라 지음
    • 끌레마
    • 2017-12-07

    모든 것이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우리에게도 이런 왕족이 있었다!평생 일제에 저항하다 광복을 맞은 날 장례를 치른 비운의 왕자, 이우의 삶을 조명한 아름답고도 슬픈 소설영화 에 잠깐 등장해 수려한 외모와 비밀리에 독립군을 지원하는 강인한 면모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이우 왕자의 삶을 조명한 아름답고도 슬픈 소설 《이우 왕자》(전2권)가 출간되었다. 이우 왕자는 고종 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의 차남으로, 덕혜옹주와 고모-조카 관계이다.그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그는 열한 살에 일본에 볼모로 끌려가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에서 일했으나 끊임없이 일제에 저항하며 조선 왕족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일본 군사학교에서도 당당하게 조선말을 쓰고 조선 노래를 불렀으며, 일본 여성과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일제의 압박을 이겨내고 조선 왕족 중 최초로 조선 여자와 결혼했다. 상해 임시정부로 망명을 시도했던 의친왕의 저항정신을 이어받아 독립 후 민중이 주인 되는 나라를 꿈꾸었으며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간절히 바라던 조선 독립을 눈앞에 두고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되어 서른넷의 나이로 사망,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은 날 장례를 치렀다. 그리고 이우를 보좌하던 일본인 부무관 요시나리 중좌(중령급)는 이우가 사망하자 할복하여 그를 따라 죽는다. 평생 조선 독립을 꿈꾸며 일제에 저항했으나 단 한 순간도 독립된 세상에 살아보지 못한 이우의 비극적인 삶은 일본인 부무관마저 따라 죽을 정도로 많이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5년간의 취재와 집필, 국내 미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완성한 역사 팩션저자는 이우의 인물됨과 드라마틱한 삶에 매료되어 5년간 한국과 일본의 사료들을 조사하고 직접 답사를 다니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그중 일본에서 제작한 과 라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에서 국내에 미공개된 새로운 내용들을 찾아내 소설화했다. 또한 이우가 일본 군사학교를 다니던 시절 유일한 한국인 동기생이 쓴 일본 책에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기 바로 전 날, 이우의 행적과 그의 죽음에 관한 수수께끼들을 풀어냈다.의 제작자인 일본인 마츠나가는 이우의 죽음을 뒤따른 요시나리에게 흥미를 느꼈으며 ‘이우가 어떤 인물이었기에 일본인인 요시나리가 따라 죽었을까’라는 의문으로 이우를 추적해갔고 이 다큐멘터리에서 이우가 독립지사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었음을 밝힌다. “한일합방에 의해서 조선왕조의 사람들은 일본 황족에 준하는 대우를 얻었지만, 그중에 일본 육군 중령의 신분을 가지면서도 독립지사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던 이우의 생애를 쫓는다.” ―에서(마츠나가 에이미, 히로시마쥬코크, 1994)이처럼 여러 사료들을 바탕으로 소설로 탄생한 《이우 왕자》는 이우의 항일 행동과 인품을 드러내는 여러 일화들이 담겨 있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나라를 빼앗긴 마지막 왕자의 고독하고 치열한 심리적 갈등과 내면을 엿보게 된다.일제강점기 조선 왕실과 독립운동가들의 초상,이우와 독립군 딸과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 소설에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시대상 속에서 일제에 협력하며 안락한 삶을 누리던 사람들, 일제의 핍박 속에서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하던 조선 민중들 그리고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람들의 다양한 초상이 등장한다. 또한 근대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경성의 역동적인 모습과 다양한 볼거리도 나온다. 경성여고보(현 경기여고)에 다니는 여학생들과 신여성들의 생활상, 친일파들의 기회주의적인 삶의 행태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상해 임시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독립군의 딸인 정희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정희는 독립에 대한 열망을 품고 아버지를 따라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인물로, 이우와 강한 교감과 연대감을 나누며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펼친다. 이우와 정희가 석파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홀로 외로운 싸움을 감당하는 두 인물의 처지와 겹쳐져 감동을 자아낸다.저자는 “정희는 나라와 민족에 대한 순수한 사랑,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내는 강단, 조선 해방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실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초상이다. 또한 그녀의 마지막은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실제로 죽어나가던 모습이다. 정희를 통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일부나마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이우왕자 2 - 조선의 마지막 왕자 (커버이미지)
    [문학]이우왕자 2 - 조선의 마지막 왕자
    • 차은라 지음
    • 끌레마
    • 2017-12-07

    모든 것이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우리에게도 이런 왕족이 있었다!평생 일제에 저항하다 광복을 맞은 날 장례를 치른 비운의 왕자, 이우의 삶을 조명한 아름답고도 슬픈 소설영화 에 잠깐 등장해 수려한 외모와 비밀리에 독립군을 지원하는 강인한 면모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이우 왕자의 삶을 조명한 아름답고도 슬픈 소설 《이우 왕자》(전2권)가 출간되었다. 이우 왕자는 고종 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의 차남으로, 덕혜옹주와 고모-조카 관계이다.그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그는 열한 살에 일본에 볼모로 끌려가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에서 일했으나 끊임없이 일제에 저항하며 조선 왕족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일본 군사학교에서도 당당하게 조선말을 쓰고 조선 노래를 불렀으며, 일본 여성과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일제의 압박을 이겨내고 조선 왕족 중 최초로 조선 여자와 결혼했다. 상해 임시정부로 망명을 시도했던 의친왕의 저항정신을 이어받아 독립 후 민중이 주인 되는 나라를 꿈꾸었으며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간절히 바라던 조선 독립을 눈앞에 두고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되어 서른넷의 나이로 사망,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은 날 장례를 치렀다. 그리고 이우를 보좌하던 일본인 부무관 요시나리 중좌(중령급)는 이우가 사망하자 할복하여 그를 따라 죽는다. 평생 조선 독립을 꿈꾸며 일제에 저항했으나 단 한 순간도 독립된 세상에 살아보지 못한 이우의 비극적인 삶은 일본인 부무관마저 따라 죽을 정도로 많이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5년간의 취재와 집필, 국내 미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완성한 역사 팩션저자는 이우의 인물됨과 드라마틱한 삶에 매료되어 5년간 한국과 일본의 사료들을 조사하고 직접 답사를 다니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그중 일본에서 제작한 과 라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에서 국내에 미공개된 새로운 내용들을 찾아내 소설화했다. 또한 이우가 일본 군사학교를 다니던 시절 유일한 한국인 동기생이 쓴 일본 책에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기 바로 전 날, 이우의 행적과 그의 죽음에 관한 수수께끼들을 풀어냈다.의 제작자인 일본인 마츠나가는 이우의 죽음을 뒤따른 요시나리에게 흥미를 느꼈으며 ‘이우가 어떤 인물이었기에 일본인인 요시나리가 따라 죽었을까’라는 의문으로 이우를 추적해갔고 이 다큐멘터리에서 이우가 독립지사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었음을 밝힌다. “한일합방에 의해서 조선왕조의 사람들은 일본 황족에 준하는 대우를 얻었지만, 그중에 일본 육군 중령의 신분을 가지면서도 독립지사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던 이우의 생애를 쫓는다.” ―에서(마츠나가 에이미, 히로시마쥬코크, 1994)이처럼 여러 사료들을 바탕으로 소설로 탄생한 《이우 왕자》는 이우의 항일 행동과 인품을 드러내는 여러 일화들이 담겨 있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나라를 빼앗긴 마지막 왕자의 고독하고 치열한 심리적 갈등과 내면을 엿보게 된다.일제강점기 조선 왕실과 독립운동가들의 초상,이우와 독립군 딸과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 소설에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시대상 속에서 일제에 협력하며 안락한 삶을 누리던 사람들, 일제의 핍박 속에서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하던 조선 민중들 그리고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람들의 다양한 초상이 등장한다. 또한 근대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경성의 역동적인 모습과 다양한 볼거리도 나온다. 경성여고보(현 경기여고)에 다니는 여학생들과 신여성들의 생활상, 친일파들의 기회주의적인 삶의 행태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상해 임시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독립군의 딸인 정희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정희는 독립에 대한 열망을 품고 아버지를 따라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인물로, 이우와 강한 교감과 연대감을 나누며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펼친다. 이우와 정희가 석파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홀로 외로운 싸움을 감당하는 두 인물의 처지와 겹쳐져 감동을 자아낸다.저자는 “정희는 나라와 민족에 대한 순수한 사랑,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내는 강단, 조선 해방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실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초상이다. 또한 그녀의 마지막은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실제로 죽어나가던 모습이다. 정희를 통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일부나마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이웃집 커플 (커버이미지)
    [문학]이웃집 커플
    • 샤리 라피나 지음, 장선하 옮김
    • 비앤엘(BNL)
    • 2017-12-07

    궁지에 몰리면 당신은 과연 무슨 짓을 하게 될까?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아이가 사라졌다. 왜 사라졌는지, 누가 데리고 갔는지 알 수 없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가장 의심이 가는 건 아이의 부모인 산후우울증에 걸린 앤과 재정적 파산 위기에 놓인 마르코! 그러나 이웃집 부인 신시아와의 은밀한 관계, 앤의 새아버지인 리처드와의 갈등, 숨어 있던 제3의 인물 등장 등 부부를 둘러싼 비밀과 예상치 못한 반전, 상상조차 하기 힘든 가공할만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비밀과 거짓, 술수로 뒤얽힌 인간의 탐욕은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변호사와 영어 교사로 일하다 소설가로 데뷔한 샤리 라피나는 납치된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부를 통해 위선과 사기, 음모와 배신으로 가득찬 한 가정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스릴러 데뷔작 《이웃집 커플》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았다. 《이웃집 커플》은 현대 미국 가정의 허위와 위선, 부조리와 욕망을 그 특유의 건조한 단문에 담아 보여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과 그의 짧은 소설들을 이리저리 직조해 영화로 만들어낸 로버트 알트만의 복잡하면서도 선명한 작품을 동시에 읽는 즐거움을 준다. 여기에 미국 범죄드라마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스토리 전개와 인물들 간의 생생한 갈등, 그리고 사건의 내막을 알아갈수록 더욱 고조되는 긴장감으로 인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할 것이다. 아기가 사라진 이 순간,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앤과 마르코 콘티는 화목한 가정, 아름다운 집, 사랑스러운 딸 코라까지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중산층 부부다. 그러나 이웃집 부부 신시아와 그레이엄이 연 파티에 초대를 받은 날, 그들의 삶은 산산이 부서진다. 콘티 부부가 이웃집 파티에 참석하고 있던 시각, 갓난아기인 코라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6개월 된 아기를 빈집에 혼자 두고 옆집 파티에 간 부부는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되고, 심지어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용의선상에 오르기까지 한다.담당 형사인 라스바크는 부부의 조작극이 아닐지 의심하고, 마르코는 앤의 부모 돈을 노리고 누군가가 아이를 납치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상금을 건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더욱 복잡한 내막이 드러나고 라스바크 형사는 공포에 질린 부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앤은 산후 우울증에 걸려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로 자신이 아기를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르코는 앤의 부모님과 금전 문제로 갈등 중이다. 앤의 부모는 마르코의 사업에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현재 마르코는 재정 위기 상태에 놓여 있다. 자존심을 꺾고 장인 리처드에게 돈을 좀 더 융통하려 했지만 장인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마르코의 자존심을 깔아뭉갠다. 마르코는 절박하고 위태로운 상황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옆집에 사는 신시아는 아이가 사라진 날 파티에서 자신을 유혹하고는 그 사실을 경찰에 알린다. 사건을 담당한 라스바크 형사는 산후우울증에 걸린 앤, 재정 위기 상태에 놓인 마르코, 사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앤의 새아버지 리처드, 그리고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옆집 부인 신시아까지 모두가 의심스럽다. 수사 과정에서 앤과 마르코 부부가 각자 감추어 온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부부를 둘러싼 가공할만한 진실이 드러나고, 거짓과 위선, 사기로 뒤얽힌 이 집안의 가족사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결말로 치닫게 된다. 과연 납치된 아이는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놀라운 흡입력으로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기게 하는미국 범죄 드라마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추리 심리스릴러아기가 사라졌다. 왜 사라졌을까? 누가 데려갔을까? 아기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납치당한 것일까? 사고로 죽은 것은 아닐까? 납치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기는 살아 있을까? 살아서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동안 독자들은 차츰 복잡하고 정교하고 치밀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핏줄과 결혼으로 얽힌 가족이, 그 가족 간의 관계가 이토록 얄팍하고 위태로울 수 있을까?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두 가정, 그리고 너무도 가까운 이웃 사이에 사기와 음모, 배신과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함정에 빠뜨리는가 하면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한다.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면서는 잠시도 방심해선 안 된다. 언제 사건의 흐름이 바뀌고 누군가의 평화로운 얼굴에 추악한 거짓이 드러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체를 드러내는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 독자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감춰진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무너졌거나 무너지고 있는 가족이라는 신화, 사랑이라는 신화의 초라하고 앙상한 폐허가 쓸쓸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12-07

    2016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에 이은 또 한 번의 돌풍빼어난 흡입력과 속도감, 강렬하고 생생한 긴장감!진실을 보는 눈이 사라진 시대에 정의란 무엇인가?대형 문학상 연속 수상! 한국문단에 강렬하게 등장한 신예 작가 도선우『미실』(김별아),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스타일』(백영옥), 『보헤미안 랩소디』(정재민), 『살고 싶다』(이동원),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김근우) 등 한국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문제작들을 발굴해온 세계문학상, 제13회 대상 수상작인 도선우 장편소설 『저스티스맨』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2017년 1월 세계문학상 수상작이 결정되고 대상 수상자의 이력이 알려진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심사위원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수상자가 다름 아닌 지난해 겨울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신예 작가 도선우였기 때문이다. 갓 등단한 신인이 불과 몇 달 사이에 연거푸 대형 문학상의 영광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가 등단하기까지의 과정도 화제가 되었다. 책이나 글과는 거의 무관한 삶을 살아오다 어느 날 한 권의 소설로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한 후 문학 작품에 빠져들었고, 읽기는 쓰기의 욕망으로 이어져 8년 동안 40여 차례 문학상에 응모했다 떨어졌다는 이야기. 그 끈질긴 집념에 응답을 받듯 그는 2회 연속 문학상을 수상하며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한국문단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제 도선우는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가장 기대되는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작가이며, 『저스티스맨』은 그의 행보를 더 큰 신뢰감으로 지켜보게 만드는 빼어난 작품이다. 『저스티스맨』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문제를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추리소설 기법으로 예리하게 짚어낸 소설이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이었던 임철우 작가는 “첫 부분 몇 쪽을 읽고 났을 때, 직감적으로 이것이 대상을 받겠구나 하고 확신했다. 그만큼 잘 짜인 스토리의 흡입력과 속도감이 빼어났다. 추리소설 기법을 통해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는 이 소설은 시종일관 강렬하고 생생한 긴장감을 성공적으로 유지해낸다. 그렇지만 이 소설만의 진짜 특별한 매력은 또 다른 쪽에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세계, 그 가공의 세계에 존재하는 익명성의 악, 그리고 그 악의 폭력성과 맹목성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진지한 통찰력이 그것이다.”라며 이 작품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추리소설 기법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낸 소설동일한 방식으로 일곱 건의 살인이 일어난다. 피살자들은 모두 이마에 두 개의 탄알 구멍이 난 상태로 발견된다. 피살자들 간에는 어떠한 접점도 없고 살해 동기도 알 수 없다. 경찰의 수사는 속수무책이고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극에 달한다. 더 이상 경찰을 신뢰할 수 없다며 누리꾼들이 나서고, 그들 중 저스티스맨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자가 등장해 온갖 자료와 논리를 동원해 살인의 인과관계를 밝혀나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게시물이 오르는 동안 순식간에 오십만이 넘는 누리꾼이 저스티스맨의 카페에 가입하고, 어느 순간 저스티스맨과 연쇄살인범은 동시에 절대적인 추종자를 거느리게 된다. 소설은 중반 무렵까지 이 일곱 건의 연쇄살인에 얽힌 사연과 저스티스맨의 논평,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과 설전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긴박하게 전개된다.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피살자들이 연루된 사건들과 그들의 범죄적 행위는 인터넷 시대 폭력의 양상을 소름끼치도록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첫 번째 사건이 바로 ‘오물충’ 사건이다. 한 소심한 20대 직장인이 어느 날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노상에서 구토와 배변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 고등학생이 술 취한 어른들의 만행을 고발하여 정의를 구현한다는 사명감에 취해 관련 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린다. 이 게시물은 ‘오물충의 만행’이라는 제목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 당사자의 개인정보가 줄줄이 공개되더니 급기야 고등학교 졸업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라온다. 게다가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가 이를 자극적으로 기사화함으로써 ‘오물충’은 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마녀 사냥에 가족마저도 그를 외면하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그는 끝내 타국으로 도피하고야 만다.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혹은 가학적 쾌락을 위해 저지른 무책임한 행동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한 이들은 모두 연쇄살인범의 심판을 받는다. 이어 원조교제를 한 고등학생의 자살 사건에 관계된 인물들, 펜션을 운영하는 모녀의 꿈을 한순간에 짓밟은 이들의 이야기가 차례로 등장하는데, 이들의 행위 역시 현실의 유사한 사례들을 떠올리게 하며 참담한 마음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누리꾼의 마녀 사냥과 영웅 만들기다수가 권력이 되고 권력이 진실이 되는 세상 연쇄살인에 대한 치밀하고 논리적인 가설로 수십만의 회원을 거느린 저스티스맨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온갖 논쟁과 설전, 회장과 회원의 관계, 대세에 따른 여론의 변화 등은 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으로 인터넷 문화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살인 사건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추론해내는 저스티스맨은 회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 그의 의견은 법이고 반박하는 사람은 다수의 지지자들로부터 뭇매를 맞는다. 연쇄살인범 또한 그들에게는 마땅히 죽어야 할 놈들을 죽이는 영웅적인 존재로서, 언젠가부터 그들은 연쇄살인범을 킬러라고 부르며 경외심마저 드러낸다. 그런데 일곱 건의 살인 이후 또 다른 세 건의 살인이 현재 시점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면서 누리꾼들은 혼란에 빠진다. 살인자에 대한 세간의 분위기가 바뀌고 자신들이 더는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그들은 삽시간에 킬러의 안티 세력으로 돌변하다. 맹목적인 정의감에 사로잡혀 누군가를 영웅시하고, 다수의 힘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들의 씨를 말리고, 소수가 되면 언제든 태도를 바꿔 안전한 다수 속에 포함돼 목청을 높이려는 이들의 모습을 『저스티스맨』은 마치 한 편의 소동극을 보는 것처럼 신랄하면서도 위트 있게 그린다.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인터넷에 뜨는 기사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언제 어디서나 조그만 전자기기 화면에 머리를 박고 있느라 더 이상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 시대의 낯설지 않은 풍속도다. 스스로 판단하려는 의지를 잃어버리고 휩쓸려 다닐 때 폭력적인 도취와 마녀 사냥이 발생하기 쉬우며, 진실을 보는 눈도 잃게 되지 않겠냐는 이 소설의 물음을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다. 어설픈 정의감과 비열한 폭력을 밀어내는 순수한 악, 그 참을 수 없는 매혹! 『저스티스맨』은 추리적 기법을 도입한 소설인 만큼 연쇄살인범이 누구인가를 끝까지 궁금하게 만들고, 마지막에는 소설 전체를 다시 복기하게 하는 비장의 무기까지 마련해두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이고 이채롭게 만드는 것은 살인자의 철학이다. 이 소설에서 킬러가 말하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규정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며 작가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킬러는 자신의 행동을 인간 본성에 내재한 ‘순수한 악의’ 또는 ‘악의 정통성’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태초의 정통성을 지닌 악은 인간을 속박과 굴레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강렬한 힘을 지녔는데, 그 힘은 너무나 매혹적이고 위험하므로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숨겨놓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것이 비열하게 뒤틀린 모습으로 세상 곳곳에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 비열한 악이 바로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끊임없이 자행되는 폭력일 것이다. 하여 킬러는 비열한 악을 응징하고 진짜 악을 실행하는 순간을 하나의 예술로서 자신의 프레임에 담는다. 마치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처럼. 세계문학상 심사위원을 맡았던 구효서 작가는 이를 두고 “선이 그러하다면 악 또한 인간의 순수한 본질이거나 숭고의 한 측면이라고 말하려는 거야? 모르겠어. 도선우는 만만치가 않아. 하여튼 연민과 동정 혹은 섣부른 정의나 도덕 따위로 처바른 위선이 진짜 선에 의해 척결돼야 할 대상이라면, 악 축에도 못 끼는 비열한 사이비 악독함도 진짜 악에 의해 격멸당해야 마땅하다고 말하는 것 같긴 해. 봐, 줄줄이 죽여버리잖아. 보통의 연쇄살인이 아니야.”라고 인상적으로 평했다. 살인 행위를 법 집행을 대신하는 정의로운 행위로 간주하지 않고 사이비 악에 대응하는 순수한 악으로 보는 시선은 저스티스맨의 태도와 비교된다. 누리꾼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권력화되어 스스로 만든 정의감에 도취된 저스티스맨은 그럴수록 정의로움과는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스스로 정의를 말하는 이들치고 진실로 정의로운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이토록 비열한 폭력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묻게 된다. 도선우 작가는 세계문학상 수상 직후의 인터뷰에서 “감추어져 있거나 가면을 쓰고 있는 폭력을 폭로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폭력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전작 『스파링』이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를 비판한 작품이라면, 『저스티스맨』에서는 “그 사회 속에서 무심하게, 그러나 수시로 벌어지는 개인의 폭력”에 초점을 맞춘 것도 그러한 작가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폭력을 다루는 배경에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애의 갈망”이 담겨 있다는 점이 그의 소설을 더욱 뜨겁고 미덥게 만든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저주토끼 (커버이미지)
    [문학]저주토끼
    • 정보라 지음
    • 아작
    • 2017-12-07

    세상 몹쓸 것들을 제대로 응징하는, 어여쁜 저주 이야기한국 호러 SF/판타지 대표작가 정보라의 4년 만의 신작 소설집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친구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친구네 집안은 마을 유지인 술도가. 바른 마음으로 좋은 전통주를 제조해서 팔려고 애쓰는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사람들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약삭빠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물, 접대, 뇌물은 뒷전이고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그에 반해 저질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대충 섞어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이라고 선전하던 경쟁회사는 급기야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의 술에 “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간다”는 흑색선전을 퍼트리고, “그 술을 마시면 눈이 멀고 불구가 된다”며 비방을 일삼았지만 호소할 방법이 없다. 결국 매출은 떨어지고 공장은 가동을 멈췄으며, 긴 소송 끝에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은 몰락하고 만다. 이에 보다 못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의 다섯 번째 저서가 4년 만에 나왔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세상의 몹쓸 것들은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피해자(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에게 용서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용서하지 말자.” 저주 토끼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억울하게 죽은 친구를 위해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머리어느 날 물을 내리고 화장실을 막 나오려 하는데, 변기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그때부터 변기에 사는 ‘머리’는 평생 주인공의 화장실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알을 스는 것도 아니고 무는 것도 아니면 그냥 두지 그러니.”차가운 손가락불현듯, 검은 천으로 눈앞을 가려놓은 상황에서 눈을 뜬 주인공. 작은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눈이 먼 것일까? 그때 어디선가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선생님, 괜찮으세요?” 절대 암흑 속에서 주인공은 목소리만을 따라 힘겹게 어둠 속으로 나서지만,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 몸하다‘몸하다: 월경이 나오다, 월경을 치르다.’ 20일째 월경이 그치지 않아 산부인과를 찾은 주인공. 의사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겼다며 피임약을 권하고, 두 달을 먹으라는 피임약을 여섯 달을 먹은 주인공은 드디어 기적적으로 월경이 멈춘다. 하지만 한 달 후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오려다 눈앞이 핑 돌아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병원을 찾은 그녀에게 담당 의사는 무표정하게 말한다. “임신입니다.” “하지만 전 미혼이고, 남자친구도 없는데요!”안녕, 내 사랑‘반려자’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 직업인 주인공. 3개월의 시험 가동 기간이 끝난 뒤 주인공은 로봇 반려자가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고령화를 더 급속히 진행시켜서 로봇을 더 많이 팔기 위한 개발회사들의 음모”라는 항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자신이 만든 ‘반려자’를 직원 할인가로 구매한다. 하지만 그녀와 로봇의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데…. 소개한 작품을 비롯해 총 10편의 유머와 호러가 조화로운 SF/판타지 작품들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 《저주 토끼》는 쓸쓸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외롭다. 세상은 대체로 사납고 낯설고 가끔 매혹적이거나 아름다울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근본적으로 야만적인 곳이며, 등장인물(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들은 사랑하거나 기뻐하기보다는 주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분노하고 욕망하고 분투하고 배신하고 배신당하거나 살해하거나 살해당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교류한다.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로우며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방식을 통해서,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혼자 제각각 고군분투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그것이 조그만 희망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전 세계 세기의 연쇄 살인마들 (커버이미지)
    [문학]전 세계 세기의 연쇄 살인마들
    • 이수광 지음
    • 북오션
    • 2017-12-07

    살인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성경에 등장하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살인의 시작일 것이다. 인류가 영장류에서 진화해 원시시대에는 생존을 위해 공격과 살생을 한 것이 지금은 인류가 사회적 동물이 되고 문명과 도덕성을 갖추게 되면서 이런 일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돌연변이처럼 살인의 본성이 되살아나 연쇄 살인마와 대량살인마가 등장한다. 우리는 이런 살인마를 막기 위해 사회제도를 동원하고 있지만, 이들을 꾸준히 관리하거나 보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살인사건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살인은 왜 일어나는가?인류 최초의 살인의 시작인류 최초의 살인은 카인에게서 시작되었다. 카인은 장자 상속권을 동생인 아벨에게 뺏겨 이를 되찾으려고 친동생을 돌로 쳐 죽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카인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다.카인이 아벨을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하나님은 아벨이 바친 제물인 양은 받아들였지만, 카인이 바친 제물인 농작물은 하나님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심리에는 열등감이 작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우리는 ‘카인 콤플렉스’라고 부른다.예전에는 살인의 원인을 욕망, 광기, 분노, 질투, 쾌락 등으로 보았지만, 요즘 발생하는 살인은 자기의 쾌락을 위해 저지르는 일도 많다. 살인마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그래서 살인마는 더 위험하다.살인사건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살인마는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이 생겨서 우리는 살인마를 한눈에 알아볼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살인마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살인마는 살인할 때 어떤 뚜렷한 이유나 동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살인 동기가 불분명하고 소녀나 부녀자 등 힘없는 사람을 주요 타깃으로 노린다. 왜냐하면, 살인마보다 힘이 약하고 살인자의 성적 욕망과 성적 유희까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살인마는 우리 이웃에 있고 언제 어둠 속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가로등이 희미한 골목,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한적한 시골길에서, 햇살이 쨍쨍한 주택가에서도 살인마는 언제나 우리를 노리고 있다. 예전에도 여전히 살인사건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과학이 발달하지 못해 미궁에 빠진 연쇄 살인 사건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학일 발달한 만큼 살인도 점점 잔인하고 영악하게 발생한다. 하루에도 몇 건씩 발생하는 살인사건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대변한다. 그래서 살인은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은 접고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살인마를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을 누르며 사는 우리,인간의 본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살인마그리고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살인사건때때로 우리는 악마를 마주하게 된다. 이 악마에게는 악마라는 표식이 없어 겉으로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다. 연쇄 살인은 습관이고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살인사건은 우리 힘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살인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마음속으로 살인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교육과 사회적 규범을 통해 살인은 옳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그래서 우리는 살인에 대한 본성을 누를 수 있지만, 살인자들은 이 본성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살인마가 없는 사회를 만들려면 살인의 본성이 폭발하지 않는 사회, 소외된 계층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미국 드라마 중 〈크리미널 마인드〉라는 것이 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형사들은 전문 프로파일러로, 발생한 사건을 바탕으로 범죄자들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한다. 미국 드라마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 현실과 100% 일치하지는 않지만, 범죄 심리, 범죄자, 살인, 연쇄 살인 등에 대한 소재는 국적을 불문하고 볼 만한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가 인기 있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우리가 누구나 관심 있어 하는 ‘스릴러’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 대적할 만한 우리나라의 스릴러 영화 〈추격자〉와〈악마를 보았다〉도 마찬가지로 살인사건과 범죄, 스릴러를 소재로 했다.해마다 여름이 되면 공포 스릴러물이 등장하는데, 《전 세계 세기의 살인마들》은 단순한 공포 스릴러물이 아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연쇄 살인마와 사건들을 소개하고 분석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을 소개하자면, 시체 애호증의 살인마 에디 게인, 영국의 전설적 살인마 잭 더 리퍼, 화이트칼라도 연쇄 살인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테드 번디, 잊혀진 식인종 카를 덴케, 악녀 벨 거너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시대를 경악하게 만든 살인자 김대두, 중국을 경악하게 만든 살인자 양 신하이 등 전 세계를 놀라게 한 15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연쇄 살인마는 뿔 달린 도깨비나 귀신이 아니라 안마사를 부르는 손님일 수도, 공개 구혼을 청한 여자일 수도, 길을 묻는 친절한 사람일 수도, 잘생기고 공부 잘하는 킹카 대학생 등 평범한 사람이기에 이 사이코패스들을 구별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 그들이 서성대고 있을지 몰라 공포스럽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특별판) (커버이미지)
    [문학]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특별판)
    • 이응준 지음
    • 작가정신
    • 2017-12-07

    “그는 11월의 전갈자리에서 태어났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추한 것은, 날개 달린 짐승이 바닥에 얼음처럼 누워 죽어 있는 모습이다.”잔인한 어둠에 갇힌 한 사내의 몰락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은 낭만적 상상력에 근거하여 환멸의 낭만주의로 나아갔던 그의 작품(창작집『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과 장편 『느릅나무 아래 숨긴 천국』)과 마찬가지로 외로움, 부재, 죽음으로부터 촉발된 쓸쓸한 상황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동경으로써 돌파해 나가려는 작가 특유의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간군상들은 모두 이 시대가 낳은 소외된 이방인을 대표한다. 퇴락한 재벌 2세로 마약과 섹스에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주인공 효신, 정신병자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광기로 인해 악령을 섬기는 T, 결혼을 앞둔 친구의 애인과 동침하는 그의 약혼녀 G, 마약과 매춘의 중개업자 노릇을 하며 사람들의 방탕한 생활을 도와주고 있는 스티브. 이들은 모두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조차 모르는 채로 일탈적이고 파괴적인 삶의 충동에 스스로를 내맡기면서 불가항력적인 어둠의 세계로 질주해간다. 이러한 경험의 파도 속에서 위태로운 항해를 하는 배에 탑승한 인물들은 우상 ‘카’를 부둥켜안고 서서히 침몰해간다. 이 세계의 물질적인 욕망과 그것의 폭력성을 시사하고 있는 우상 ‘카’는, 실제로 원래 존재하지 않았으나 등장인물들이 존재한다고 여기고 숭배하자 그들을 강력하게 휘둘렀다.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광기에 의해 악령을 섬기게 되고, 이 악령은 그러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어두운 자기 자신으로 군림하게 된다. 그나마 주인공이 태어나서 처음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었던 행위라고는 오직 베트남의 우중충한 하늘을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다 자신의 목구멍에 총구를 집어넣어 더러운 삶을 마감한 것뿐이다. 생애를 오로지 지옥으로서만 낭비하는 이 인물들을 묘사하면서, 작가는 가식 없는 모습을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도리어 비극을 살다가 종국에는 비극적으로 떠나갈 수밖에 없다는 부조리를 역설한다.세계의 붕괴 속에서, 단절이 아니라 소외를 견뎌내면서 고독한 자신을 증명해낸 다섯 작가들,소설향 특별판무심하게 다가오는 작은 폭력의 힘(<숲속의 빈터>), 언어와 서사의 무의미(<하품>), 본능적인 감각의 유혹과 허기(<아주 사소한 중독>), 타락과 파괴에 대한 치명적인 숙명(<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성장 없이 치르는 성년식(<죽은 올빼미 농장>).작가정신 소설향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현장에서 활발하게 창작하는 신진에서 원로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들이 쓴 중편소설을 한 권의 단행본으로 펴내는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이러한 출판 기획은 중편소설의 현주소를 정리함으로써, 장편과 단편으로 편중되어 있던 한국 소설의 구획을 갱신하는 동기가 되었다. 실제로 단편이라는 지루한 반복을 벗어나고 싶은 일탈 욕구와 장편이라는 무거운 중압감을 피하고 싶은 부담감은 작가들의 창작에 큰 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향 시리즈를 통해 출현한 수많은 중편소설들은 단순히 출판 경향의 변화만이 아니라 소설 문학의 내적 변화마저 시도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표적인 작품인 최윤의 <숲 속의 빈터>, 정영문의 <하품>, 함정임의 <아주 사소한 중독>, 이응준의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백민석의 <죽은 올빼미 농장>에 새로운 옷을 입혀 내놓는 것은, 소설향 시리즈의 현재적 의미를 재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번에 소설향 시리즈 중에서 특별판으로 다시 선보이는 다섯 편의 소설은, 인간의 말초적인 심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데올로기 체제의 붕괴로 ‘개인’에 함몰될 수밖에 없었던 현대인의 내면을 분석하고(백민석의 <죽은 올빼미 농장>), 말과 이야기가 가진 허위에 눈뜨기 위해 수 없는 무의미에 집착하는 ‘개인’ 속의 ‘개인’을 찾는 장르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정영문의 <하품>). 또 정치와 사회와 이념의 무게에 짓눌려 외면해왔던 감각을 철저한 극단적인 폐허로 가는 파국(이응준의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혹은 감정과의 중독적인 관계(함정임의 <아주 사소한 중독>)로 드러내는가 하면, 일상의 사소한 변화가 주는 커다란 파문을 과거 역사와의 연결로 상징화(최윤의 <숲속의 빈터>)한다. 이처럼 다섯 편의 소설들은 각기 서로 다른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으나, 저마다 역사의 이념적 무게 너머에 감추어져 있던 심리에 탐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시 읽어볼 만한 주요 한국 문학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