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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7-12-07

    “최고의 이야기에는 진실이 담겨 있다”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누군가에 의해 감시 받고 조작되는 현실, 침묵하는 당신은 우리 편이야… 스파이가 된 걸 환영해!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고요한 밤의 눈』이 출간됐다. 혼불문학상은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됐고, 1회 『난설헌』, 2회『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혁신적인 작품으로 한국소설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2016년 제6회 혼불문학상에는 총 270편이 응모되었다. “『혼불』에 깃든 현대적인 의미, 그러니까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오는 통치성의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충실히 계승하는 작품”이 여럿 있었다. 이 가운데 “감시사회나 다름없는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는 『고요한 밤의 눈』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수상자 박주영 작가는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시간이 나를 쓴다면」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6년 첫 장편소설 『백수생활백서』로 제30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고요한 밤의 눈』은 “스파이 소설이면서 스파이 소설이 아니며, 스파이들의 암약”을 다루지만 그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루하고 절망적인 삶을 보여주는 소설로 “퍼즐처럼 널려 있는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그 퍼즐의 참의미를 발견하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하며 독서의 참의미와 참 즐거움”을 안겨준다는 평을 받으며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으로는 평론가 류보선, 소설가 이병천, 은희경, 하성란이 참여했으며 심사위원장은 소설가 현기영이 맡았다. 15년간의 기억을 잃었다…깨어났을 때, 나는 스파이가 되어 있었다“자네의 진짜 삶이 스파이로서의 삶이네. 이 삶에는 가족도 사랑도 휴식도 없어. 우리에게는 일과 삶이 다르지 않고, 일이 곧 삶이지. 이 사회의 가치가 자네의 가치고, 이 사회의 목적이 자네의 목적이고, 이 세상은 자네의 목적을 실현할 수단이네.”_10쪽이 소설은 어떤 기록에도 올라 있지 않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D가 실종된 정신과 의사인 언니를 찾아 나서고, 15년의 기억을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나 누군가가 알려주는 그대로 스파이의 삶을 살며 조정당해야 하는 남자 X의 의심으로 시작된다. 그는 성인이 된 후에 자신이 어떤 스파이였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잊었다. 그는 답을 찾고 싶다. Y가 회사에서 부여받은 역할은 X의 대학시절 친구다. 그녀는 휴가를 가서도 회사를, 승진의 기회를 생각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 지금 당장의 문제는 이런 것이다. 회사에서 호출이 오기 전까지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53쪽)B의 직책은 중간 보스이다. 대의를 위해 싸울 줄 알았던 스파이였다고 스스로를 평하는 그에게 요즘 젊은 스파이들은 이기적으로 보인다. 그는 요즘, 세상이 자신이 싸워 쟁취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은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과연 세상을 돕고 있는 것일까.” 중년의 스파이는 고뇌한다. 소설가 Z는 창작기금을 받아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마저도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스파이들은 이 무명의 소설가를 감시한다. 때마침 그에게 비밀스런 독서클럽의 초대장이 온다. 소설 속 인물들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혁명과 구원의 길을 『패자의 서』에서 찾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의 목적에 다가간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인 스파이들은 “구조적 모순의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신념에서 고심참담한 지적 시련을 앓고 있는 중이다.”(현기영)『고요한 밤의 눈』은 “뭐라 이름붙이기 힘든 식별 불가능한 스파이 집단을 등장시킨다. 한 사회를 움직이는 이너서클 같기도 하고, 아니면 현재의 상징질서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원리와 그 각각의 구성 요소를 인격화시켜 놓은 듯한 집단의 일원들을 『고요한 밤의 눈』은 스파이라 부른다. 아마도 이들을 스파이라 부르는 것은 이들이 왜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해야 하는가 묻지 않고 오로지 주어진 일을 위해, 그러니까 ‘목적 없는 수단’을 반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_심사평세상 사람들이 삶을 운명이라 부를 때,우리는 그것을 작전이라 부른다 이 세상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아무 준비도 없이 버튼 하나로 죽을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없는 곳이 없는 줄 아나? 그곳에는 음성탐지기, CCTV가 있으며 얼굴 인식과 단어 감식을 한다. 불평분자로 찍히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아무도 그 죽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사람들이 그렇게 죽으니까._185쪽 “『고요한 밤의 눈』은 곳곳에 장치를 두어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조지 오웰이 예견한 미래 1984년이 지난 지 오래이지만 2016년에도 거대한 음모가 존재하는 그 미래가 계속되고 있다고 깨닫게 되면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하성란) 소설 속 스파이들은 말한다. 일반 시민이 “나눌 수 있는 대화는 매달의 카드대급과 아파트 대출금, 미래에 대한 건 돈 걱정뿐이어야”(145쪽) 한다고. 또 그들은 “세상이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온갖 스펙을 쌓고 회사가 선호할 거라고 믿는 것으로 나열한 이력서를 수백 군데에 낸 후 이미 공부하고 준비하고 연습한 대로 수십 군데에 면접을 보는 일련의 과정 자체”(166쪽)를 이십대에게 순응하도록 만들고, “고군분투하는 건 앞으로도 자기가 가진 걸 잃기 않기 위해서 뿐”(168쪽)이라 믿는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은 ‘목적 없는 수단’을 반복하며 그 감옥에 스스로 갇힌다.”(심사평)이러한 악의 순환을 깰 중요한 성찰을 이 소설은 제시한다. 그 방법으로 사회의 시스템에 길들여지고 이를 반복하여 자신을 소진시키며 얻어낸 “자신들의 욕망과 진리를 하나의 기억의 저장소에 모으고 공유하고 전파할 것을 제시”한다. 이 기억의 저장소가 세상을 바꾸고자 마음을 먹은 스파이들이 찾아 나선 『패자의 서』이다. 그러면 사회의 부조리한 구조 너머의 삶이 가능해질 것이라 믿는 것. “이 정도면 근사하지 않은가. 제법 밀도가 높지 않은가.”(심사평)“이 세상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기억과 양심, 진실, 그리고 그것을 가진 사람도…”우리는 모두 스파이이고 각자가 해야 할 일을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하나이거나 하나가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세상, 그 세상의 이면에 우리가 있고, 우리의 이면에 또 누군가가 있다. 누군가 우리를 모른 체 하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등 뒤를 모른 체한다.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하지만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결국 우리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 언젠가 뒤돌아서 등 뒤를 보아야만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순간이 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_132쪽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은퇴한 늙은 스파이는 말한다. “이 시대는 차라리 노인이 낭만적인 시대야. 적어도 나는 희망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지. 그것이 나중에 변질되었다손 치더라도. 하지만 요즘? 젊을수록 어떤 희망도 본 적이 없으니까.”(253쪽) 『고요한 밤의 눈』은 성(性)과 세대가 각기 다른 스파이들이 겪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에피소드가 모자이크처럼 흩어져 있다. “문제적인 모자이크 소설이 그러하듯 『고요한 밤의 눈』은 퍼즐처럼 널려 있는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그 퍼즐의 참의미를 발견하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하는 독서의 참의미와 참 즐거움을 안겨주는 소설”이다. 그만큼 “내용과 형식, 전체와 부분, 서사와 묘사의 유기적 조화가 압도적이고 현대성에 대한, 그리고 인류의 오랜 통치성에 대한 성찰”도 만만치 않다. “아무래도 『혼불』에 대한 새로운 깊은 해석과 ‘혼불문학상’의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되는 모양이다.”(심사평) 승자가 역사를 쓴다면, 패자는 무엇을 쓸까?“슬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어디에도 없지만, 슬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이제 끝내야만 한다.”『고요한 밤의 눈』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작.감식당하여 정체성을 잃고 ‘내가 아닌 나로 사는’ 무기력한 존재”(현기영)그럼에도 침묵하는 사회구성원들이야말로 스파이가 아닐까,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소설 속 스파이들처럼 ‘나로부터’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신념이 모였을 때, 세상은 뒤집힌다. 승자가 역사를 쓸 때, 패자는 진실을 기록한다. “최고의 이야기에는 진실이 담겨 있는 법입니다. 역사가 승자들에게 의해 쓰이는 건 상식입니다. 그렇다면 패자들은 무엇을 쓸까요. 진실을 쓸 때까지 멈추지 마십시오.” 강렬한 메시지이다.(은희경) “아마도 우리 역사의 대부분은 그 승자들이 조작하고 편집하고 날조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패자는 무엇을 쓸까요? 패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남길까요? 승자들이 인멸한 증거를 상상력으로 극복하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유포시키겠죠.” _282쪽박주영 작가는 “지난 몇 년 동안 극심한 슬럼프였다. 뭘 해도 되지 않았고 아무것도 진행이 되지 않는…… 그런 가운데 절망적인 죽음들이 이어졌다.” 죽음과 무책임하게 돌아가는 사회의 구조 속에서 작가는 “이런 세상에서 어쩌다가 소설가가 되었을까를 생각했고 그냥 모든 것을 멈추기로 했다.” 하지만 쓰는 것은 멈추지 못했다. 작가는 생각했다. “나에게 써야만 하는 소설이라는 것이 있을까.” 승자가 역사를 쓸 때, 패자는 문학에 진실을 담는다. 『고요한 밤의 눈』에서 진실을 기억하고 있는, 퍼즐처럼 흩어져 있는 『패자의 서』를 좇는 스파이들처럼, 작가는 “죽음을 기억하고 살아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그 죽음들을 생각하면 매 순간이 후회스럽지만 언제까지 후회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말한다. “슬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어디에도 없지만 슬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이제 끝내야만 한다.”(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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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원에 피어난 사랑 - 여성의 숭고함과 위대함은 참되다 (커버이미지)
    [문학]고원에 피어난 사랑 - 여성의 숭고함과 위대함은 참되다
    • 루이제 린저 지음, 박정윤 옮김
    • 한비미디어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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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 이브닝, 펭귄 (커버이미지)
    [문학]굿 이브닝, 펭귄
    • 김학찬 지음
    • 다산책방
    • 2017-12-07

    “13년간 숨어 있던 그놈이 깨어났다!”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펭귄의 탄생과 성장입시 경쟁, 학자금 대출, 최저시급 아르바이트, 비정규직…고개 숙인 청춘들의 성(性)스러운 자기고백『풀빵이 어때서?』로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 “진중하면서도 균형 잡힌 문제의식으로 현실세계를 진단하고 이를 재기발랄한 이야기로 재창조해내는 귀한 재주를 가진 신예”라는 평을 받은 김학찬 작가의 장편소설 『굿 이브닝, 펭귄』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됐다. 남자의 성기에 ‘펭귄’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하는 기발한 발상, 발랄하고 위트 있는 문장과 함께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추억에 응답하다 보면, 묘하게도 오늘을 살고 있는 청춘들의 불안과 두려움, 고민들이 떠오르며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기발한 발상, 균형 잡힌 문제의식재기발랄한 이야기꾼 김학찬의 신작 장편소설!세계 30억 마리 펭귄의 불안과 두려움, 기쁨과 슬픔에 대한 생생한 증언!“대체 생각이란 걸 하는지 의심스러운 남자가 주변에 있다면, 정확하게 본 것 맞다. 그들은 사춘기 이후 펭귄으로만 사고한다.” _본문 중에서 『굿 이브닝, 펭귄』은 대부분의 남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펭귄’과의 첫 만남으로 시작한다. 열세 살 남자아이가 자신의 발기된 성기를 처음 발견하고 느끼는 당혹감. “급하게 고개를 들었다. 뭔가 어색했다. 가벼운 현기증도 났다. 오줌도 조금 마렵고. 바이킹을 타는 것 같았다. 바이킹이 내려갈 때 허리 아래에서 느껴지는 좋고도 싫은 느낌.”(10쪽) 학교 운동장에서 국기가 내려가던 시간, 처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펭귄은 “굿 이브닝”이라는 첫 인사를 남기고 스르르르 작아진다. “몸이 몇 배로 커졌다가 줄어드는 모습은…… 이게 바로 변신인가? 역시 나도 언젠가는 변신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펭귄이 서 있던 자리에는 익숙한 고추가 남아 있었다.”(10~11쪽) 그리고 문제의 사정. “북극곰도 있을 줄이야. 펭귄이 시키는 대로 움직일 때는 마냥 좋았지만 끝나고 나면, 펭귄이 사라지고 나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마음이 불편해졌다. 거대한 순백색…… 덩치는 크면서 어딘가 느리고 어눌한 북극곰.”(34쪽) 누구나 ‘사춘기’로 불리는 이차성징을 겪는다. 남자의 사정과 여자의 초경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몸의 변화들이다. 그런데 ‘자고 일어났더니 이불에 피가 묻어 있다거나, 화장실에 갔더니 팬티에 꽃이 피었다’ 등의 명백한 당황을 통해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을 아는 여자와 달리, 남자의 사정은 좀 다르다. “발기고 사정이고 남자는 인지하지 못한다. 어느 순간 문득 펭귄과 손을 잡고 걸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첫 사정은 암묵적이다. 가족들이 첫 생리를 시작한 딸을 축하하는 일은 텔레비전 광고에서라도 있지만, 첫 사정을 기뻐하는 모습은 상상도 해본 적 없다. 생리는 성숙의 신호다. 그러나 사정은 이제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닐지 모르는 놈이 되었다는 증거다.”(12쪽) 그렇게 펭귄이 깨어난 후 화자인 ‘나’는 행복했던 낙원에서 추방되어 펭귄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다. 한밤중에 일어나 학교 운동장에 가서 자위를 하는가 하면, 중학생 때는 ‘진짜 여자가 보고 싶다’는 펭귄의 말에 교회에 다니고, 고등학생 때는 ‘진짜로 하고 싶다’는 펭귄을 달래느라 야동에 빠진다. 입시 경쟁을 뚫고,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여자가 과반인 대학에 침투한 ‘나’와 펭귄은 과연 이 땅에서 “연애를 하고,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가 이십대 후반이 되고, 결혼을 생각하고, 청혼하고,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둘쯤 낳고, 때가 되면 나이에 맞게 다 그렇게……”(139쪽) 살 수 있을까? 입시 경쟁, 학자금 대출, 최저시급 아르바이트, 비정규직…90년대 중후반 학창시절을 보낸고개 숙인 청춘들의 성(性)스러운 자기고백 보고 있으면 힘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표정의 우리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어쨌든, 어떻게든 살아가려면, 자기혐오는 잠깐으로 끝내고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누구도 자신을 영원히 미워할 수는 없었다.” _본문 중에서 『굿 이브닝, 펭귄』에는 H. O. T., 삐삐, 마니또, 판치기, 플로피 디스켓, IMF 사태, 1999년 지구 종말론 등 90년대 중후반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추억할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단어는 ‘IMF’다. 진짜 달러 한번 본 적 없는 중학생인 ‘나’에게 IMF는 그저 “새로 외워야 할 영어 단어” 정도였지만 자면서도 끙끙대던 화자의 아빠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정신이 완전히 나가거나, 그 전에 회사를 그만두거나.” 결국 명예 없는 명예퇴직을 한 아빠는 ‘나’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아는 사람의 소개로 다시 직장을 잡는다. 야동을 보는 아들을 현장에서 붙잡아 앉혀두고 하는 아빠의 말은 IMF가 뼈에 새겨진 사람의 한탄이다. “회사가 어떤 줄 상상이나 하고 있느냐, 아직까지 우리는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성공이란 말이다,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 것이다. 아니, 회사에서 잘리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성공이다……”(125쪽) 다니던 회사가 망해버려 다시 실직자가 된 아빠는 그래도 새벽에 일어나서 신문을 읽고 양복을 입고 나간다. “항상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신문을 읽던 아빠가, 무릎을 꿇고 바닥에 두 손을 짚고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할복하는 사무라이 같은 자세였다.”(219쪽) “애초에 금을 모은다고 될 일도 아니었고,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 일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IMF 체제가 종료된 후에도 그 여파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생존 자체를 바꿔버렸다. 소설 속 화자가 가까스로 진학한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학생회가 근본적인 질서의 개혁을 주장하는 사이에, 재단은 신문사가 일 년에 한 번 발표하는 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 대학을 손질했다. 거친 손질 때문에 학생들은 적응만 하기에도 버거웠다. 언론도, 재단도, 기업도, 정부도 각자의 기준대로 손질을 시작했다.”(221쪽) “취직과 무관한 일들은 무가치해졌다. 기업들은 취업을 볼모로 잡다한 것들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영어 성적을 준비하고 나면 한자 시험을 쳐야 했고, 한자 급수를 받고 나면 봉사활동과 인턴 경험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기업들에게 온갖 것들을 내줘야만 했다.”(222쪽) 마트 캐셔로 일하는 엄마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시급은 올라봐야 최저임금이었고, 최저임금은 최대임금이었다. 최대임금을 받는데도 엄마의 경제활동이 없으면 가정이 굴러갈 수가 없었다.”(220쪽) 조금은 자극적일 수 있는 페니스 이야기로 시작한 『굿 이브닝, 펭귄』이 뒤로 갈수록 손 잡아주고 싶은 따뜻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이런 상황들이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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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꿈꾸는 탱고클럽
    •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12-07

    독일 화제의 베스트셀러전 세계 언론과 독자들이 입소문으로 강력 추천한 소설 “초절정 냉혈한 바람둥이가 뜻밖의 날벼락으로 아이큐 85 천방지축 아이들의 춤 선생이 되다!”도대체 무슨 일이?!!!가버 셰닝은 출중한 외모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엘리트 훈남이다. 그는 완벽한 업무 능력을 갖춘 기업 컨설턴트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가진 취미는 바로 춤! 금요일 밤마다 홀딱 벌거벗은 채 자신의 펜트하우스에서 혼자만의 춤을 즐기며 그는 생각한다. ‘사람은 옷을 벗었을 때 멋있어야 옷을 입어도 멋있는 법이라고, 여자들 눈에는 특히 더더욱!’ 외모면 외모, 능력이면 능력, 돈이면 돈, 춤이면 춤, 모든 것을 다 가진 매력적인 이 남자를 여자들이 가만 놔둘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가버는 차를 타고 가다가 한 중년 부인을 치는 교통사고를 내고 만다. 특수학교 교장인 피해자는 사고에 대한 보상을 하려면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다섯 아이에게 춤을 가르쳐 여름축제에 공연을 올려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한다. 그것도 아이큐가 85도 안 되는 데다 춤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제멋대로인 천방지축 아이들에게! 평소의 그라면 선물 공세로 혼을 빼놓건, 돈으로 매수를 하건 이런 일에 쉽게 휘말리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사고 당일, 하필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여인이 자신의 회사 회장의 젊은 사모였다는 결정적인 약점을 잡히면서,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울며 겨자 먹기로 특수학교 아이들에게 춤 수업을 가르치게 된 가버. 하지만 제 각기 다른 문제와 사연을 가진 다섯 명의 아이들을 뒤치다꺼리 하느라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고, 상황은 점점 통제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이들은 탄탄대로였던 그의 삶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사내 경쟁자는 드디어 그를 회사에서 내보낼 절호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가버는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고, 급기야 그전까지 완벽한 인생인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가르치던 한 아이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자 그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으려하는데…. 두 달 후, 그는 과연 이 아이들과 무사히 여름축제 공연을 성공할 수 있을까? 엘리트 불량 댄스교사 가버의 고군분투 인생성장기탱고를 통해 성장하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기적의 하모니《꿈꾸는 탱고클럽》은 2014년 독일에서 출간 당시 독자들의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잘나가는 엘리트지만, 자기 자신밖에 몰랐던 냉정하고 차가운 한 남자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되는 스토리로, 회사와 학교를 줄다리기하듯 오가는 이중생활과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왔던 주인공 가버는, 이제껏 한 순간도 남의 인생에 개입하거나 배려하거나 책임지는 것 따위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뜻밖의 불청객이자 복병이 날아들어 그를 무장 해제시킨다. 그것도 다섯 명씩이나!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누구보다도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다섯 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저마다의 개성과 사연을 갖고 있다. 어릴 적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친척에게 성폭행까지 당한 상처로 말문을 닫아버린 리자, 모든 것을 금지하는 부모 밑에서 폭식 말고는 스스로 해본 일이 없는 제니퍼, 부모의 이혼 후 똑똑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더욱 산만해진 비니, 뭐든 주먹 다툼으로 해결하는 남자형제들 사이에서 섬세하고 여린 품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마빈, 마약중독자였던 부모가 죽은 뒤 조부모 밑에서 자라게 된 병약한 펠릭스까지. 가버는 예상치 않게 자꾸 마주하게 되는 아이들의 상처 속에서 꼭꼭 감춰두었던 자신의 상처가 불쑥불쑥 튀어나오자 적잖게 당황한다. 지금까지 아무 상관도 없던 이 괴상한 아이들 때문에 현실이 꼬이는 것도 모자라, 애써 지우고 살았던 과거의 흔적까지 떠올려야 하다니… 그는 알 수 없는 혼란으로 구토와 공황 증세를 겪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짜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경쟁자들을 가차 없이 잘라냈던 냉혈한이, 여자들을 하룻밤 즐기는 상대로만 생각해왔던 바람둥이가, 남을 향한 이타심 따위는 꿈조차 꾸지 않았던 이기주의자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 감동의 성장드라마이자, 세상과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편견과 잣대에 짓눌려 있던 아이들이 탱고라는 춤을 통해 상처를 딛고 일어서게 되는 기적의 휴먼드라마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두근두근 설레고, 따끈따끈 온기가 느껴지는 ‘심장’을 가진 소설 시종일관 재기발랄한 웃음과 말캉말캉한 눈물을 유발하는 이 소설의 묘미는 굉장히 완벽할 것 같았던 가버라는 캐릭터가, 사실은 한없이 모자라 보이는 아이큐 85의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에서 ‘탱고’가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 탱고는 독자로 하여금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시각적인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소재이자, 주인공 가버와 다섯 명의 아이들을 가까워지게 만들고 새로운 삶에 눈 뜨게 하는 교감의 매개체이며, 세상 속 편견과 잣대-가진 자와 못가진 자, 성공한 삶과 실패한 삶,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장벽을 허무는 장치이기도 하다. 탱고라는 춤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기본으로 하고 있듯이, 그 속에서 서로의 삶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보듬어가는 이들의 기적 같은 변화는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는 영화 대본을 활발히 써왔던 시나리오 작가답게 통통 튀는 가벼운 문체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과 드라마틱하고 위트 있는 상황 설정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소설”이라는 수식어처럼, 읽는 내내 두근두근 설레고 훈훈한 미소를 멈출 수 없게 하다가 불쑥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매력이 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과연 상처 없이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쉽고 평탄하기만 한 인생은 없듯이,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하지만 인생은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딛고 일어서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온기의 선물이다.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상처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들여다보게 하고, 아이들과 가버의 변화만큼 독자들도 치유 받게 하는, 재미와 감동을 보여준다. 누군가와 진실된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던 가버가 아이들을 통해 진짜 두근거리는 심장, ‘마음’을 갖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았듯이, 이 소설은 잊고 있었던 누군가에 대한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훗날 스승과 제자가 아닌, 진정한 ‘친구’가 된 가버와 아이들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소중함을 기분 좋게 상기시키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모두가 위로받고 한 뼘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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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 좋으면 (커버이미지)
    [문학]나만 좋으면
    • 마광수 지음
    • 어문학사
    • 2017-12-07

    ‘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솔직한 에로티시즘으로 표현한 책마광수는 대한민국에서 ‘에로티시즘’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나만 좋으면』에 수록된 5편의 중, 단편들은 \'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결코 천박하지 않게, 솔직한 에로티시즘으로 잘 표현해낸 작품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작가 마광수.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아직까지도 귀족과 천민으로 나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요즘 여대생들의 자유분방한 성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어른이(어른 + 아이)\'들을 위한 야한 동화와 마광수 특유의 상상력을 볼 수 있는 SF 소설도 수록되어 있다.‘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솔직한 에로티시즘으로 표현한 책이 책의 저자 마광수는 성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발언들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89년에 수필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소설 『권태』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 ‘마광수 신드롬’을 일으켰고, 성에 관한 사회의 위선과 이중 잣대에 도전하는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마광수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감히 소리 내지 못했던 개인의 욕망과 감수성을 끄집어내기 시작했고, 그것은 거시의 문학에서 미시의 문학으로, 전체의 대의에 관한 이야기에서 개인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서는 출발점이 되었다.‘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솔직한 에로티시즘으로 표현한 책, 『나만 좋으면』마광수는 대한민국에서 ‘에로티시즘’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나만 좋으면』에 수록된 5편의 중, 단편들은 \'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결코 천박하지 않게, 솔직한 에로티시즘으로 잘 표현해낸 작품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작가 마광수.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아직까지도 귀족과 천민으로 나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요즘 여대생들의 자유분방한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어른이(어른 + 아이)\'들을 위한 야한 동화와 마광수 특유의 상상력을 볼 수 있는 SF 소설도 수록되어 있다.이 책에 수록된 작품 「화혼(花魂)」과 「나들이」는 몽환적 분위기를 풍기는 유미주의적 작품으로서, \'어른이(어른 + 아이)\'들을 위한 야한 동화다. 특히 「화혼(花魂)」은 중국 청나라 때 문인 포송령(蒲松齡)이 쓴 「향옥(香玉)」의 모티프를 패러디하여 쓴 것으로 꽃의 요정들과의 사랑 이야기를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풀어냈다.마광수의 이번 소설집 『나만 좋으면』에서 특히 이전의 작품들과 경향을 달리하는 작품은 중편소설 「귀족」이다. 요즘 남자대학생들의 취업난과 학생들 사이의 빈부 격차, 그리고 외모 문제에 대한 솔직한 접근, 여성의 지위 향상을 상징하는 \'호스트 바\' 등이 등장하여, 지금도 역시 귀족과 천민으로 나뉘는 사회상과 남녀 역차별을 남자 고학생의 시선으로 고발하고 있다.대학에 들어간 뒤, ‘연애’는 나하고 거리가 멀었다. 연애를 하려면 최소한의 데이트 자금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게 나한텐 어림도 없는 것이다. 대학처럼 빈부 격차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동네도 없을 것이다. 돈 있는 집 애들은 옷차림부터 다르다. 옷만 보면 빈부 차이가 역력히 드러난다.얼굴이 예쁘장하고 스타일이 늘씬한 년들은 대체로 귀족 집안 아이들이다. ‘돈’이 곧 ‘멋’이다. 화장품만 해도 값이 엄청 비싸다. 또 성형수술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 그건 남학생도 마찬가지다. 기초화장이라도 하고 머리도 매만지려면 돈이 든다. 나는 로션 하나 사용해본 적이 없다. 돈이 없어서다. 청담동같이 으리번쩍한 동네의 카페에서 일할 때는 데이트하며 시시덕거리는 대학생 연놈들을 다 때려죽이고 싶었다. ‘최고급’으로 온몸을 휘감고 1만 원짜리 커피 한 잔 값을 껌값처럼 쓰는 애들. 나는 내가 귀족이 아닌 천민임을 절감했다.대학 생활 한 학기를 마치고 나서 나는 하늘에 대고 맹세했다. 평생 ‘여자’를 사랑하지 않기로 말이다. 여자는 돈만 쫓아다니는, 싸가지 없는 도둑고양이 같은 동물이다. 걔네들은 남자의 ‘마음’을 절대로 사랑하지 않는다. 걔네들은 남자의 ‘능력’만 사랑한다. 능력은 두말할 것 없이 ‘돈’이다. 나는 맹세하고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평생토록 여자라는 동물을 사랑하지 않기로.- 116~117쪽 발췌 - 또한 표제작인 경장편소설 「나만 좋으면」에서는 요즘의 일부 여대생들의 자유분방한 성생활과 쾌락주의적 성관(性觀), 그리고 나이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가 에로틱한 사랑을 나누는 당찬 스토리가 당돌하고도 경쾌한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 마광수의 소설이 아니고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발랄, 유쾌, 상쾌한 서사구조가 돋보인다.우리 과(科)에서 남학생들한테 나는 ‘스쿨버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1학년 한 학기를 마치고 나서부터다. ‘스쿨버스’란 누구나 공짜로 올라탈 수 있다는 뜻이다.그런 별명이 처음엔 우리 학과 안에서만 나돌더니 이젠 내가 속해 있는 단과대학 전체로 퍼져나갈 정도가 되었다. 지난번에 문득 전화로 불러내어 벼락치기 섹스를 한 윤우 형 역시 나를 쉽게 스쳐 간 여러 남자들 중의 하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내가 그런 별명으로 불려도 우리 과 남학생들이나 여학생들이 나에게 별로 눈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들 그것도 하나의 개성이나 취향이려니 하고 별 간섭을 해오지 않는다. - 267쪽 발췌 - 「‘U. F. O’의 정체」는 마광수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어른이’들을 위한 동화적 SF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마광수는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혹자는 과감한 내용과 표현에 당황할 수도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결국 모든 내용은 ‘허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상하고 선비 같은 마음을 내려놓는다면 작가가 펼치는 ‘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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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사랑을 저어하랴 (커버이미지)
    [문학]누가 사랑을 저어하랴
    • 이완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12-07

    사랑이 끝날 때마다 나는 오랫동안 아팠고 그리고 오랫동안 방황했다.섬세한 내면 묘사와 필력으로 주목받았던 이완우 작가의 신작, 『누가 사랑을 저어하랴』짐짓 아닌 체하면서도 넌지시 속셈을 드러내는 발칙한 수작. 아마도 그것은 어린 날 작가가 개울가에서 동무들을 모아놓고 꿈꾸었던 이상향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남들이 하는 것은 하지 않는 발칙한 작가의 발칙한 꿈.그래서 발칙한 이 소설에, 이 소설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관심이 간다.-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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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군의 아들 (커버이미지)
    [문학]단군의 아들
    •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7-12-07

    홍암 나철 선생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 “단군은 신화가 아니라 민족의 역사다”이국 만리 만주 땅에서 우리 동포들은 어떻게 하나로 뭉칠 수 있었을까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참으며 어떻게 항일 투쟁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단군의 자손이라는 자주민족의 정통성을 어떻게 이어올 수 있었을까이 소설은 홍암弘巖 나철(羅喆, 1863-1916) 선생의 일대기이면서 일제강점기 동안 단군조선을 부정, 말살하는 식민사관에 의해 민간 전승 신화로 묻혀간 단군을 우리 역사 속으로 이끌어낸 역사교양소설입니다. 나철 선생과 선생이 살았던 한일합병 전후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 단군은 우리에게 무엇이며 단군조선시대 또한 우리 역사에 어떠한 표상이었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나철 선생은 민족의 실존에 관한 뿌리, 민족혼의 바탕을 우리의 역사 시작인 단군에서 찾았습니다. 그리고 고려 때까지 이어져 오던 신교(神敎, 단군교)를 7백 년 만에 겨레의 얼을 담은 민족 종교로 중광(重光, 부활)했습니다. 이에 역사 주권을 지키는 것이 곧 자주민족의 길임을 깨달은 많은 애국지사들이 선생이 중광한 대종교에 동참하였습니다. 김교헌, 윤세복, 이회영, 서일, 김좌진, 박은식, 신채호, 주시경, 신규식, 정인보 선생 등 학자와 언론인, 독립투사들이 대종교 교도로서 국내에서는 우리글과 말을 지키고 만주에서는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습니다. 단군은 신화가 아니라 한국 민족의 역사이며 단군조선은 허구가 아니라 한국 민족의 역사 시작이라는 점에서 일제는 국내와 만주에서 30만 대종교 교도를 탄압하고 간부들을 처형했습니다. 나철 선생은 스러지는 민족정기와 교단을 지키기 위해 구국의 심정으로 순교하기에 이릅니다. 만주의 청산리 대첩은 선생의 죽음에 자극받은 서일의 북로군정서와 홍범도의 대한독립군이 일본군에 거둔 승리입니다. 대부분이 대종교 교도였습니다. 다가오는 10월 3일 개천절은 나철 선생이 단군의 개극 입도(나라를 열고 도를 세움)를 기리는 명절인 개천절을 경축일로 정하고 상해임시정부가 국경일로 정한 데서 시작된 것입니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기에 항일 투사와 지식인들이 단군조선을 민족의 역사 시작으로 보고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음입니다. 이는 홍암 나철 선생이 지금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독립운동의 대부, 단군 사상의 실천자 홍암 나철 선생 이야기가 담긴 정찬주 작가의 장편소설『단군의 아들』에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립니다. 민족혼과 단군 국조 사상일본은 자국 학자들을 동원해 침략의 논거를 준비했다. 도쿄제국대학 교수 하야시 다이스케林泰輔는 1882년에 『조선사』라는 역사서를 내놓았다. 한국을 정벌해야 한다는 논거를 제공하는 허무맹랑한 역사서였다. 한국의 역사는 기자조선과 한사군 등 중국의 지배를 받아 시작되었고 단군 고조선의 역사는 신화 전설일 뿐이며 한국과 일본의 조상은 동족으로 한국의 북쪽은 중국이, 남쪽은 일본이 지배했다는 『일본서기』의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한 정한론征韓論을 기술한 역사서였다. 1883년에 발간된 요시다 도고吉田東伍의 『일한고사단日韓古史斷』도 정한론과 식민사관의 논리를 제공하는 역사서였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당하고 10년 후 나인영(대종교 중광 후의 이름은 나철) 선생은 일본의 한일협약안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내 우호세력을 만나지만 한일의정서는 체결되고 일본은 대한제국을 속국으로 만들기 위한 을사조약을 서두른다. 이때 선생은 단재 신채호를 알게 된다. 친일 매국노들에 의해 조약이 체결되자 선생은 박제순,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이재극 등의 을사 육적 주살을 주도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패하고 소갈증을 치료하던 중에 『단군교포명서』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단군은 우리 민족에게 누구이고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홀연히 깨우친다. 단군의 얼이 우리 민족의 혼백이고 우리 민족이 단군의 자손임을 깨달은 나인영 선생은 1909년 2월 5일 7백 년 만에 단군교를 중광하면서 비로소 나철로 개명한다. 나철 선생은 역사 주권과 국권 회복의 길을 아우르는 민족종교로서의 위상을 확립해나간다. 오늘날 조선이라 함은 단군조 중엽의 배달국을 한자로 바꾼 말이요, 배달목이라 함은 단군의 광휘목光輝木이란 말이요, 태백산이라 함은 단군산이라는 뜻이요 패강浿江이라 함은 단군의 강이란 말입니다. 임검任儉이라 함은 임금이란 말에서 나온 것으로 신인神人이란 뜻이었습니다. 또 서울西鬱, 즉 국도란 말은 단군조 말에 천도한 부여국 가운데 한 지명이었습니다. 튼튼한 물건을 단단檀檀이라 하고 매우 위태한 것을 탈脫이라 한것도 모두 불교 유입 때 나온 말로 단단탈탈가檀檀脫脫歌가 그 한 예입니다. 또 의복에 있어 하얀 영금領襟을 다는 습속은 단군을 사랑한다는 태백산 표장標章이었고, 아이들이 머리에 맨 단계檀戒는 발해국에서 부모들이 단군에게 아이의 출생을 고하고 아이의 무병장수를 비는 글을 오색 헝겊에 싸서 아이의 머리에 매고 영계靈戒를 받던 풍습이었습니다.그리고 집집마다 집안에 모신 성조신成造神 역시 단군이었던 것인데 모두 잊어버린 것이니 한심합니다. 매년 10월 집집마다 단군을 모실 때 단군상을 걸었는데 그 그림은 신라의 명공 솔거가 그렸다고 고려시대의 평장사 이규보가 우리에게 전한 바 있습니다. 이규보는 ‘고개 너머 집집마다 신조상의 절반은 모두 당대 명공이 그린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오늘날 마을마다 있는 선령당仙靈堂의 선령은 단군의 명을 받아 산을 뚫고 강을 막던 팽오彭吳 그분이었던 것입니다. 농부들이 들에 나가서 점심을 먹을 때 먼저 밥 한 숟갈을 땅에 버리면서 고수레라고 소리치는 것도 단군의 명을 받아 일하던 고시高矢에 대한 제사에서 유래하였습니다.지금 만주 철령 등지에 왕왕 수풀 속에 고묘古廟 유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곳 사람들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태고족의 단신제壇神祭 유허라고 합니다. 단壇은 단檀의 잘못인데 이것은 고구려 때 단군교가 가장 성할 때 단군을 숭배한 확실한 증거입니다. 또 임진왜란 때 일본 사무라이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우리나라 도공 18개 성씨 가족을 납치하여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에 정착시켰는데 그 18개 성씨들이 본국에서의 고습을 그대로 따라 하기를 단군 성신을 봉숭하여 집집마다 제사 드렸다고 합니다.-274~276쪽개천절 창시 1910년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속국이 된 치욕의 해. 단군교가 중광되고 1년 반만에 신도수가 2748명으로 늘어나자 나철 선생은 일제의 탄압이 닥칠 것을 짐작하고 교명을 대종교로 개명한다. 대종교에는 선생의 스승이자 후원자인 김윤식, 박은식, 신채호, 신규식, 주시경, 김두봉과 같은 독립운동 1세대들이 포진하고 있어 일제의 감시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생은 대종교 의식으로 7가지 조례를 정함에 음력 10월 3일 단군 성조의 개극 입도를 기리는 경절을 개천절로 선언하고 경축일로 정해 해마다 경축 행사를 연다. 상해임시정부는 개천절을 광복의 뿌리로 삼아 국경일로 정하여 민족의식을 고취시킨다. 개천절은 현재 대한민국이 국경일로 기리는 10월 3일 개천절이다. 대종교의 의식 규례는 단군을 천조라 칭하고 있어 일본 천황의 조상인 황조보다 위에 두었으며 개천절을 명명하여 조선 민족의 역사 시작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또한 『신단민사神檀民史』를 쓴 규장각 부제학 김교헌이 대종교에 입교함으로써 단군 국조 사상에 역사적 위상을 더한다. 나철 선생은 김교헌과 윤세복을 데리고 단군이 천제를 지낸 마니산 참성단에 올라 천제를 지낸 뒤 총본사를 조선의 고토인 만주로 옮기니 신채호 등의 국학자와 주시경 등의 한글학자, 김좌진 등의 독립투사들과 이상룡, 신규식 등의 상해임시정부 위원들이 대종교 교도로서 항일 투쟁의 힘을 하나로 모은다. 북간도에는 가난과 일제의 수탈을 피해 이주한 동포들이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며 살고 있었고 이회영, 이상룡, 이동녕, 홍범도 등 독립투사들이 항일투쟁을 하고 있었다. “대종사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네까?”주시경이 나철에게 물었다. 나철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대종교 신자라면 금과옥조처럼 지켜야 할 의식 규례가 있어야 헐 것 같아부러서 초안을 맹글었네. 한번 읽어볼랑가?”나철은 자신이 작성한 7가지 조항으로 된 대종교 의식 규례초안을 보여주었다. 그 일곱 가지 중에서 나철이 큰 의미를 둔 것은 3조항과 7조항이었다. 3. 개천절(원명 ; 개극절)은 강세일降世日과 개국일開國日이 같은 10월 3일이라 이를 합칭한다. 7. 천조天祖는 삼신일체이니 환인과 환웅과 환검이라 함은 천조단군 일위의 신을 분칭한 것이다.3조항은 환웅이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 신시神市를 연 강세일과 환웅의 아들 단군이 단군조선을 건국한 개국일이 10월 3일로 같은 날이니 둘의 이름을 합쳐서 개천절로 부르겠다는 나철의 선언이었다. 그리고 7조항은 환인과 환웅, 환검(단군)은 각각 삼신이지만 또 하나의 일체로서 단군이 되기도 한다는 삼신일체 사상을 나철이 강조하고 있음이었다. 나철은 단군을 천조라고 처음으로 칭하고 있기도 했다.교당에 모인 모두가 나철이 왜 개천절이라고 이름 지었으며, 의식 규례에 포함시켰는지를 이해했다. 개천절이 있는 한 나라를 빼앗겼을망정 사람들이 조선 민족 역사의 시작을 잊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기호가 말했다.“대종사 성님, 그런께 개천절은 우리 민족 역사의 근원을 잊지 말자는 날이 되겄그만요.”“우리덜이 개천절의 뜻만 잊지 않아도 일제 침략은 결코 성공허지 못할 것이네.”“대종사님께서 명명한 개천절이야말로 광복운동의 뿌리이고 샘이라는 생각이 듭네다.”주시경은 나철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자신이 펼치고 있는 한글운동보다 한 차원 높은 것이 대종교의 시교였다. 한글 운동이 조선의 말을 지키는 것이라면 대종교의 단군 선양은 조선의 역사를 지키는 신앙이었다.-332~324쪽나철 선생의 순교와 청산리대첩 중국은 간도의 동포들이 개간한 농토를 몰수하고 30만 교도의 대종교를 압박한다. 이주민들과 망명 인사들이 상해와 북경으로 흩어지는 가운데 나철 선생은 형식상 총본사와 간도 교구를 해산한다. 그리고 교구를 김교헌과 윤세복, 서일 등에 맡기고 항일투쟁의 의지가 식어가는 서울로 돌아온다. 지리멸렬한 항일투쟁과 교단의 존속을 위해 나철 선생은 “나의 조천(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광복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며 구국의 심정으로 순교를 결심한다. 장소는 구월산 삼성사. 3일간 단식 수도 끝에 폐기절식으로 조천하니 이에 자극받아 대부분 대종교 교도인 서일의 북로군정서와 홍범도의 대한독립군은 청산리 백운평 골짜기에서 일본군에 대승리를 거둔다. 신규식은 나철 선생을 보내는 만장에 ‘조선조 5백 년간 둘도 없는 선비요, 대종교 4천 년 이후 제일의 종사다’라고 하였고 2대 대종사 김교헌의 제자인 최남선은 선생의 조천을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친 육신제’라고 표현했다. “조천朝天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하늘로 돌아간다는 뜻이지라우.”“그라제. 사람은 누구나 하늘로 돌아간다. 다만 어찌케 가느냐가 다를 뿐이여.”“으째서 고런 말씸을 허십니까요?”“꺼져가는 모닥불에 불을 살릴라고 헌다. 나의 조천이 사람덜에게 두고두고 광복의 불씨가 돼분다믄 을매나 좋겄냐?”“대종사님, 오직 고런 방편밖에 ㅤㅇㅡㅄ습니까요?”“니는 누구헌티도 내 조천을 말해서는 안 된다.”“조천허시는 날을 벌써 택일했습니까요?”“아니다. 단군 천조님의 덕음을 아직 듣지 못했다.”나철은 다시 한 번 더 당부했다.“발설해서는 안 된다. 명심허그라.”“예, 대종사님.”“내가 갈 디는 고향 선산이 아니니 그리 알그라.”“그라믄 으디로 가신단 말씸입니까요?”“환웅님께서 하늘을 연 백두산이 보이는 디로 옮겨 묻그라.”-390쪽유언에 따라 관은 만들지 않았다. 유해는 송판 위에 뉘어졌고 부들자리로 덮었다. 그리고 발인제는 삼성사 마당에서 8월21일 오전 10시에 행했다. 유해는 교도들이 운구했다. 안악면으로 갔다가 다시 칠십 리 길을 운구하여 사리원역에 도착했다. 서울 남대문역에서 하차해서는 남도 교구 교당까지 상여를 이용하지 않고 지게로 검소하게 유해를 옮겼다. 더운 날이 경과함에 따라 유해는 박달나무 관에 안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8월 26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교도들의 조문을 받았다. 9월 1일에 나철이 대종사 신형으로 추승을 받자, 유해는 이때부터신해神骸로 불렸다. 이후 신해는 장남 정련 책임 하에 전리 강석화, 김서종과 함께 화룡현 청파호를 향해 운구했다. 10월 6일 청파호에 도착한 신해는 11월 20일 장례식까지 거의 한 달 보름 동안 청파호 교당 수도실에서 문상객을 맞았다. 조문 기간 동안 만주의 모든 조선인들은 청파호 교당으로 모여들었고 하나가 되었다. 모두가 단군의 자손들이었다.신해가 화장터로 가는 동안 만장이 나부꼈다. 신규식은 두 장의 추도 만장을 통해 ‘조선조 5백 년간 둘도 없는 선비요, 대종교 4천 년 이후 제일의 종사다.’ ‘우리 민족의 기상 쇠하지 않았으니 그 뜻을 이을 자 끊이지 않으리.’라고 기렸다. 대종교 2대 교주가 된 김교헌의 제자인 최남선은 나철의 순교는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친 육신제肉身祭였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나철의 순교로 인해 지리멸렬하던 민족 전선이 비로소 통일된 정신적 지주, 또 구심점을 갖게 되었다고 평가했다.-414~4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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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의 행로 (커버이미지)
    [문학]달의 행로
    • 권비영 지음
    • 북오션
    • 2017-12-07

    문학의 죽음을 말하는 요즘 《덕혜옹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고, 영화화된 작가가 소설집을 내놓았다. 소설집에서 작가는 단편미학의 정점에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가가 11년 만에 내놓는 중·단편 소설집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의 피란만장한 삶의 되살린 장편소설 <덕혜옹주>는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했다. 종종 소설을 픽션 즉 허구라 치부하지만, 소설에서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잊혀진 역사적 인물을 현실 속에 불러 독자들에게 새롭게 조명시켜 살려놓고는 한다. 소설의 대중적 호응에 힘입어 영화화가 결정되어 <덕혜옹주>가 8월 3일 개봉된다.한국영화 <부산행>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흥행의 쌍끌이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고 한다.특히 주연인 손예진의 연기가 이목을 끌고 있어 개봉 전에 화제성을 몰고 왔다.대중적으로 크게 성공을 거둔 저자는 불쑥 11년 만에 창작집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아마 갈증이 아니었을까?연극배우들이 대중적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흥행에 성공해도 연극무대에 서는 심정과 같다고 할까? 대중적 인지도와 상업적 소설의 성공이 작가에게 성공을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소설이 허구의 문학이지만 인생의 궁극에 질문의 화살을 겨눈다.인생의 정답은, 만남의 의미는, 사랑의 질곡은, 파란만장한 삶은 왜 초라한 결실이어도 왜 위대한지 소설만이 독자들에게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중·단편 소설은 문학의 정수이자 본질일지도 모른다.장편소설이 인생의 축소판으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인생의 파노라마를 그린다면 중·단편은 인생의 단면을 통해 삶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 묻곤 한다.삶의 궁극의 본질, 저자는 이 5편의 소설에서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한다.삶의 본질을 타자와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다“타인을 읽어내는 일이 곧 나를 읽어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곧 인생을 읽어내는 것이며 인간을 읽어내는 일이며 인간의 역사를 쌓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삶이 무엇인지 점점 모르겠다. 희망이라거나 혹은 절망이라거나 하는 따위의 감정도 사치다 싶을 만큼 삶의 골짜기는 깊다. 고독하고 눅눅한 생에 때로는 햇살 날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유한한 생에 대한 연민 때문일까? <저자의 말 중에서>저자의 말처럼 5편의 창작집을 통해 저자는 인생의 궁극의 본질을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탐색한다.‘산동네 그 집에 있었던 일’에서 부부 사이 그리고 주인공 딸과 부모와의 관계‘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와 ‘소녀에게’에서 엄마와 딸‘달의 행로’에서 자매 관계‘그녀의 초상’에서 부부 사이까지 저자는 5편의 중·단편을 통해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어그러진 인간관계에서 서로는 절망을 보면서 희망을 키워간다. 그 절망은 엄마일 수도 아빠일 수도 언니일 수도. 있다. 우리는 어차피 누구나 다 고민을 짊어지고 산다.저자의 현실에서 본뜬 허구 속 현실은 때론 독자에게 공감과 희망의 울림을 줄 수도 있다.그 관계에 대한 모색이야말로 거울처럼 나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이라고.. 그러기에 5편의 중·단편에서 장편에서 볼 수 없는 많은 관계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는 인간관계를 푸는 과정임을 보여준다.장편소설만 득세하는 요즘 잘 짜여진 단편은 쉽게 정답을 얻지 못하지만 정답 퍼즐에 다가가는 느림의 진전이 속도를 강요하는 시대의 흐름에 작은 반전의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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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완벽한 1년 (커버이미지)
    [문학]당신의 완벽한 1년
    •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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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07

    ‘미 비포 유’를 뛰어넘는 플롯,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 2016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 -“말해봐요. 죽은 내 남자친구의 다이어리를 왜 당신이 갖고 있는지.”“당신에게 인생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요나단 그리프는 오랫동안 이 질문을 잊고 살았다. 아내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았고 아버지는 치매에 걸렸다. 그러나 대저택과 유명 출판사를 소유한 그는 번거로운 일들을 돈으로 해결하며 오직 평온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데 만족한다. 1월 1일도 언제나처럼 새벽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그는 30년 전 자신을 떠났던 어머니의 서체를 닮은 글씨들이 가득 적힌 새해의 다이어리를 우연히 손에 넣는데……. “당신에게 인생의 의미란 무엇입니까?” 한나 마르크스에게 이 질문의 답은 너무나 명확했다. 좋은 것을 보는 것,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 가끔은 우연에 삶을 맡겨 보는 것. 하지만 운명은 한나의 인생을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데……. 치밀한 플롯과 탁월한 심리묘사로 유명한 비프케 로렌츠(샤를로테 루카스)의 최신간 《당신의 완벽한 1년》은 사랑과 이별, 죽음과 운명, 인생 모든 것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다. 살면서 처음으로 누려본 완벽한 1년,새해 첫날 벼락처럼 그를 찾아온 마법의 선물!1월 1일, 여느 때처럼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요나단 그리프는 자신의 자전거 핸들에 다이어리가 들어 있는 가방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첫 장에 ‘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고 적힌 그 다이어리에는 ‘3월 16일에는 뤼트 카페에서 케이크 먹기’처럼 새로 시작하는 1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가 구체적으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손으로 쓴 글씨가 요나단의 마음을 자극한 이유는 그 글씨들이 떠나버린 어머니의 글씨체와 닮았기 때문이었다. 다이어리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1월 2일 저녁 7시에 가야 할 장소가 적혀 있다. 그곳에 가면 다이어리의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달 전, 한나 마르크스는 꿈이 이루어져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오랫동안 친구와 준비한 일이 성공의 조짐을 보이고, 남자친구 지몬이 곧 청혼하여 결혼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몬의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직장과 건강을 잃고 의욕마저 상실한 그는 병원에서 암 선고를 받아 절망에 빠진다. 한나를 너무나 사랑한 지몬은 그녀의 짐이 되길 원치 않아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주겠노라고 이별을 선언한다. 갑작스럽게 닥친 비극적 상황을 그냥 받아들일 수 없었던 한나는 지몬을 위한 새해 다이어리를 준비한다. ‘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고 이름 지은 다이어리에 새로운 한 해 동안 둘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를 작성하며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병세가 갑자기 심해진 지몬은 한나가 새해 선물로 준 다이어리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줘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1월 1일 아침ㅡ 그 다이어리는 낯선 사람의 자전거 핸들에 걸려 있다…….출간 전 16개국(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 판권 수출2016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당신의 완벽한 1년》은 각기 다른 사고방식의 남녀가 사랑하고 이별하는 모습들에서 인생과 운명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아내를 다른 사람도 아닌 ‘베프’에게 빼앗긴 남자, 지나친 무한 긍정주의로 병든 남친을 이해해주지 못한 여자, 개성과 장단점이 뚜렷한 남녀가 서로 다른 시공간을 살다가 결국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쳐서 책을 읽다가 차마 덮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한 번에 읽어 내려갈 수 있는 로맨스소설이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면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아픈 상처를 위로하게 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불완전한 두 인간이 만나 다투고 포용하며 마음을 키워가는 ‘사랑’이야말로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임을 이야기한다. 또한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용서와 관용이 자신의 ‘내적 평안’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교훈까지도 은근하게 제안한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 어딘가 괴팍하고 부족하여 친근하게 느껴지는 주인공들은 이 책을 읽는 ‘나’, ‘우리’와 다르지 않다. 또다시 새로운 1년을 맞아 몸과 마음을 다잡고자 하는 이 시기에 읽기에 그 어떤 지침서보다 유익하며, 어떤 오락보다도 재미있을 단 한 권이다.독자 서평놀라움으로 가득하고 독자들을 그야말로 사로잡는 책이다. 삶의 의미와 일상에서 벗어나 인생의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The Booklettes다 읽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생이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가면서 즐거운 일들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우리는 하루하루 의무적으로 자기 할 일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 Bloggerhochzwei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단연 최고의 책이다.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고 주인공들과 함께 웃고 울었으며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이 많다. -sonja이 책은 인생의 여러 가지 단면들을 보여준다. 슬픔과 기쁨, 일과 실직, 질병, 부와 가난. 그리고 자신이 받아들이기만 하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해 중 언제 읽어도 완벽한 재미를 선사한다. - schlumeline샤를로테 루카스는 우리 안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잠재력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인생이 가장 놀라운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땅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 Svanvithe여러 가지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마법 같은 책이다. 인생은 사소한 것들을 신경 쓰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짧고 운명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 두고 있는지 알 수 없다. - Sue Timeless마음에 파고드는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읽으면서 감정의 청룡열차를 탄 기분이었고 주인공들과 함께 즐거워하기도 하고 함께 고통을 느끼기도 했다. 저자는 훌륭한 인생의 지혜, 인용문, 생각해볼 만한 주제들을 이 소설에 가득 담아서 다 읽고 난 후에도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 MartinaSu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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