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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 (커버이미지)
    [문학]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
    • 투오마스 퀴뢰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세종서적
    • 2018-09-21

    ‘핀란드 유머의 제왕’ 투오마스 퀴뢰의 최신작“어서 와, 이런 나라 처음이지?”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사수하라!!핀란드에서 날아온 까칠한 노인의 유쾌한 한국 여행기핀란드 전 국민을 사로잡은 까칠남 ‘그럼프 노인’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여행 소설로 한국을 방문하다!인구 500만의 핀란드에서 50만 부 이상이 판매된 ‘그럼프 시리즈’의 작가이자 ‘핀란드 유머의 제왕’이라는 평가를 받는 투오마스 퀴뢰의 최신작은 한국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의 집필을 위해 작가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치밀한 사전 조사를 했고, 2017년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해서 시민과 올림픽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여러 장소들을 답사했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거리와 공원, 산과 언덕, 음식의 맛과 향, 한국인의 태도와 생각 등이 낯설지 않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작가의 그런 노력 때문이다. 또한 이 소설이 한편으로는 유머러스한 풍자소설로 읽히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의 성찰이 깃든 여행 에세이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설의 주인공 그럼프가 한국의 서울과 평창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통해, 우리는 위트와 풍자가 지니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꼬장꼬장하고 고집 세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스한 노인 그럼프, 그는 고향을 벗어나본 적이 거의 없다. 집을 나서는 건 치매에 걸린 아내를 보러 요양원에 가거나 때가 되어 검정색 차 뒤 칸에 실려 나갈 때뿐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밤잠을 설치게 한 걱정거리가 생겼으니, 서울이란 도시의 한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어린 손녀 때문이다. 뚱뚱한 어린 독재자와 오렌지색 대걸레 머리를 한 양키 대통령의 날선 위협이 연일 TV에 오르내리는데 과연 내 손녀는 그런 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또 동계올림픽은 무사히 치러질까? 그래, 내가 나서야 해! 그렇게 소농이자 목수이며 스키 장인인 그럼프는 한국행을 결심하고, 음식도 문화도 사람도 낯선 요상한 땅으로 날아온다. 과연 그는 계획대로 손녀를 잘 만나고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그의 무모한 도전이 시작된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이방인의 시선으로 한국을 느끼다칠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한국의 서울은 너무나 먼 거리였지만, 헬싱키 공항을 떠나는 것 자체가 그럼프에겐 도전이었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비행기에 입석이 없는 것도 불만인데, 수하물 검색대의 직원과 감자와 모자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무인 여권심사대의 기계를 통과하느라 곤욕을 치른다. 비행기 좌석에 도착하니 그럼프의 자리엔 ‘고장’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인 ‘이 씨’에게서, 올림픽에 관한 조언을 해달라며 평창으로 초대받는 그럼프. 그렇게 그럼프와 이 씨, 그리고 서울에서 만난 손녀와의 평창으로의 동행이 시작된다. 그럼프가 보기에, 서울의 교차로 한 곳엔 핀란드 전체보다 더 많은 신호등과 차량이 섞여 있고, 핀란드의 모든 휴게소들을 합한 것보다 큰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의 변기엔 미사일 발사버튼을 방불케 하는 제어판이 달려 있다.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나라, 편의점 문을 24시간 여는 나라, 개미집처럼 복잡한 지하철에서 아무도 길을 잃지 않는 나라 등, 이 모든 것이 그럼프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이다.평창경기장에 방문한 그럼프는 아이스링크를 방문하고, 한국의 스타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의 놀라운 연기를 감상하며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스키점프대를 점검한다. ‘이 씨’의 운전기사의 집을 방문해서는 복잡한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맛보고, 아직도 분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의 아픔을 목격한다. 다시 서울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는 북한의 배불뚝이 독재자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서 동서 간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막중한 일이다. 과연 그는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서울과 평창을 오가며, 나누고 느끼고 공감하다!‘겨울 스포츠의 나라’인 핀란드의 국민 작가가 쓴 글답게 이 책에선 동계올림픽에 관련된 여러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이 수시로 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한 핀란드와 한국의 역사가 교차되고, 그럼프가 살아온 과거와 한국에서의 현재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치밀하게 얽히면서 글의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말한다. 핀란드와 한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전쟁의 아픔을 경험했고, 가난한 시절을 보냈으며, 농업 국가에서 첨단 기술의 나라로 재건했다. 그만큼 세대와 계층 간의 소통은 어려워지고 갈등은 더욱 커진 것이 ‘발전’이란 이름의 이면에 가려진 그늘이라고. 이 소설은 그런 점에서 스포츠 정신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촉구하는 한편, 두 문명 간의 만남과 이해 그리고 세대와 계층 간의 소통과 화해를 꾀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으로도 읽힌다. 이 점에서 그럼프라는 캐릭터는 소통과 화해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과거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해학과 풍자로 문명에 대해서 그리고 가족의 사랑에 대해서 뼈 있는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기술문명의 시대에 자칫 우리가 잃어버릴 수 있는 가치들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하고 이질적인 문화와 세대의 공감과 화해를 꾀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보편적인 이야기가 지니는 진정한 힘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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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엔딩으로 만나요 (커버이미지)
    [문학]해피엔딩으로 만나요
    •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8-09-21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여자와 아픈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의 동상이몽 “인생 재활” 분투기! 가뜩이나 슬프고 험한 일들이 많은 세상에 굳이 끔찍한 결말로 끝나는 이야기까지 보탤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지어낸 이야기라면, 결말을 바꿔서 더 아름답고 바람직한 마무리로 이야기를 매듭짓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확고한 소신으로 ‘더 나은 결말’이라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 중인 엘라 파우스트. 그녀는 운명의 반쪽이라 확신하는 남자를 만나 청혼을 받고 다음 해에 멋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몸소 ‘해피엔딩’을 실현하고 있는 엘라에게 느닷없이 들이닥친 청혼자의 배신과 이별 통보, 그리고 우연한 충돌사고로 얽혀버린 오스카라는 남자. 과거에 대한 대부분의 기억을 잃고 막대한 재산과 기본적인 생활상식, 알쏭달쏭한 성격만 남은 오스카와 그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주고 기존의 평온했던 보금자리를 되찾으려는 엘라의 흥미진진한 숨바꼭질 게임이 펼쳐진다. 파면 팔수록 점점 더 암울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오스카의 과거에 맞서 엘라는 그의 불행한 인생에 어떻게든 ‘해피엔딩’을 선물하려 하는데……. 엘라의 주장대로 결국 “끝에는 다 잘될” 수 있을까? 그리고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결말이 반드시 ‘해피엔딩’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읽자마자 단숨에 빠져드는 몰입도 최고의 소설!“끝에는 다 잘될 것이다. 잘되지 않았다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엄마와의 아픈 기억을 아름다운 동화로 추억하고 싶어하는 엘라의해피엔딩 전파 스토리!엘라는 지금 행복하다. 평온하고 안락한 지금 이대로 인생이 계속된다면 분명 그토록 바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관리사라는 사회적 커리어와 오랜 친구와의 우정까지 포기하고 선택한 완벽한 남자 필립의 청혼을 받았고 곧 멋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해피엔딩 스토리를 고집하는 엘라의 성향을 뻔히 알면서도 남자친구가 부주의하게 새드엔딩 영화를 추천하는 바람에 약간 신경이 곤두서긴 했지만 그 정도 실수는 적당히 넘겨줄 참이다. 결말을 바꿔 쓰면 되니까.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인기 블로그 ‘더 나은 결말’에 새로운 결말을 올리면 팔로워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줄줄이 이어질 테니까.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완벽한 결혼상대라고 생각했던 필립이 어이없는 뒤통수를 치고 적반하장 격으로 잠정적인 이별까지 통보해왔다. 충격적이긴 하지만 아직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어디선가 어긋나버린 이 상황을 바로잡고 예전의 행복한 인생길로 되돌아갈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평소의 확고한 소신처럼 ‘잘되지 않았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엘라와 부딪쳐 넘어지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오스카는 알고 보니 어마어마한 재력가다. 외모도 출중하고 나름 매력적이지만 간혹 까칠한 기질과 냉정한 면모를 보이는 등 성격은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오스카의 기억상실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서 엘라는 오스카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주려 하지만, 과거를 캐면 캘수록 그 남자의 인생은 ‘끔찍한 불행’과 맞닿아 있다. 그 불행한 현실을 사실 그대로 알려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엘라는 이런 고민을 거듭한 끝에, 평소의 소신에 따라 오스카의 인생에 아름다운 결말을 선사하려 한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해피엔딩을 선물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리고 끝에는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만날 수 있을까? 행복하고 아름다운 ‘해피엔딩’에서 “모든 시작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우연한 사랑이 빚어낸 한 여인의 성장 스토리! “왜 그 오스카라는 사람을 그렇게 필사적으로 도우려고 하는데? 모르는 사람이잖아.”“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 엘라는 적당한 말을 찾기 위해 애썼다. “왜냐하면 그 사람한테는 나 말고 아무도 없기 때문이야.” -438쪽어떤 사람에게 이유 없이 자꾸 오지랖이 넓어지고 도움의 손길이 저절로 뻗친다면, 그건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을 시작하기엔 엘라가 저질러놓은 일들이 도를 한참 넘어버렸다. 물론 오스카를 보호하고 돕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엘라의 주장과 달리 늘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줄 순 없다. 특히 가족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더더욱! 아름다운 결말, 해피엔딩을 위해 거침없이 내달렸지만 결국 엘라 앞에 남은 건 예상과 너무나도 다른 현실이다. 이 난관을 엘라는 어떻게 헤쳐 나갈까? 엄마가 남겨준 유산인 ‘해피엔딩’과 손목에 새겨 넣은 세미콜론에 대한 신념으로 엘라는 지금껏 그래왔듯 이번에도 끝까지 해피엔딩을 고수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샤를로테 루카스는 전작 《당신의 완벽한 1년》에서 그랬듯, 이 소설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들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는다. 치밀한 구성과 기발한 순발력으로 소설 말미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가히 천부적 이야기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참고로, 소설 중간에는 저자의 깜짝 선물도 숨겨져 있다. 1년 전 출간되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당신의 완벽한 1년》의 남녀 주인공이 슬쩍 등장해, 1년 후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의외의 깨알 재미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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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리커버 특별판) (커버이미지)
    [문학]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리커버 특별판)
    •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8-09-21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이자 세계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 얀 마텔그의 소설의 시작과 미래를 보여줄 대표작 3종 리커버 특별판 출간소설이라는 예술이 죽어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얀 마텔의 소설을 읽어보라._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의 역사』의 저자)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는 그의 대표작 3종(『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셀프』, 『20세기의 셔츠』)의 리커버 특별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특별판에서는 그의 소설 미학을 오롯이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산뜻한 표지와 미니멀한 판형으로 재단장하고, 각 권마다 시인 김혜순, 여성학자 정희진, 소설가 조경란, 서평가 이현우 등 이 시대의 영향력 있는 명사들의 추천사를 실어, 지금 우리가 얀 마텔의 작품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조명했다. 첫 소설집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은 얀 마텔 스스로 “내게는 세계 초연의 기쁨과 흥분을 간직한 작품”이라 할 정도로 깊은 애착을 감추지 못한 책이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의 제재는 죽음, 영감靈感, 음악과 기억 등으로 다양하지만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에 대해, 또한 희망에 웃고 죽음에 우는 우리네 인생살이에 대해 대체로 진지하게, 가끔은 희극적으로, 때로는 눈물을 섞어 그려내고 있다. “어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은 정말 잊을 수 없다”며 감탄한 소설가 조경란의 말처럼, 이 소설집은 그를 세계 문단에 대체 불가능한 작가로 각인시킨 월드 프리미어 데뷔작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개입하며, 작은 일일지라도 함께 도모하는 이야기”, 절망과 공허의 삶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유한한 우리의 삶이 결코 끝나지 않도록 기억 속에 영원히 아로새겨 줄 가슴 따뜻한 소설인 동시에 얀 마텔이 어떻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창조해왔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다.“어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은 정말 잊을 수 없다!”얀 마텔을 대체 불가능한 작가로 각인시킨 월드 프리미어 데뷔작이 책을 덮고 나서 어쩌면 당신은 얀 마텔이 농담인 척 들려주는 생의 이면들, 그것을 다루는 문장의 방식 때문에 웃게 될지 모른다. 동시에 눈물 한 방울을 주룩 흘리게 될지도.어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은 정말 잊을 수 없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이 그렇다._조경란(소설가)성공한 작가의 초기작을 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더구나 그 작가가 태평양 한복판의 구명보트에서 호랑이 한 마리와 동거하게 된 인도 소년 파이(『파이 이야기』)와 어느 날 갑자기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어버린 ‘나’라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그려낸(『셀프』) 얀 마텔이라면 즐거움은 더욱 배가된다. 무엇보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은 얀 마텔이라는 비범한 작가의 상상력과 작가적 역량이 초기부터 남달랐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는데, 이 소설집에 수록된 네 이야기들은 한 사람이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소재와 문체, 스타일 등이 모두 달라 단편 하나의 성공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작가의 재기와 결기가 돋보인다. 예컨대 표제작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에서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와 20세기 역사에서의 희망과 절망의 순간을 병치시키는가 하면, 「죽는 방식」에서는 한 사형수의 죽음이라는 틀림없는 상황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에서는 페이지를 왼쪽과 오른쪽, 세로로 분할해 각각 다른 화자의 이야기를 펼쳐놓기도 한다.얀 마텔이 어떻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창조해왔는가에 대한 해답마텔은 이 소설집에 수록된 네 편의 이야기들을 특유의 진지한 주제의식과 지성적이고 반어적인 위트, 결코 핵심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문장으로 절묘하게 요리한다. 각 이야기들은 스토리텔러로 손꼽히는 마텔의 작품답게 모두 배경과 상황, 설정이 다르며, 줄거리의 곡절 또한 독자의 주의를 송두리째 빼놓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 편의 스타일이 하나같이 판이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평범한 소설 형식은 거부하겠다는 듯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다채로운 서술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문자 그대로 스타일의 향연을 취하고 있는데, 기법에만 경도된 치기 어린 작가의 그것이 아닌, 주제와 긴밀하게 호응하며 작품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 필수 요소로서의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작가의 관심사는 이처럼 화려한 스타일의 과시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의 제재는 죽음, 영감靈感, 음악과 기억 등으로 다양하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들은 깊은 절망 속에서 오롯하게 떠오르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매조지되고 있다. 얀 마텔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희망은 죽어가는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 포화가 쏟아지는 베트남 전장에서 울려 펴지는 바이올린 선율을 통해, 영원히 잊지 못할 지난날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통해 그 얼굴을 바꾼다. 절망과 공허의 삶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은 우리 시대 가장 돋보이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얀 마텔이 어떻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창조해왔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다. “아무리 후진 인생이라도 상관없어.살아 있기만 한다면.”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삶은 끝나지 않는다……‘죽음’에서부터 ‘영감靈感’과 ‘음악’, ‘기억’에 이르기까지 농담인 척 들려주는 눈부신 생의 이면들『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은 죽음과 소멸의 안타까운 뒤안길에서 조용히 그러나 충분히 제 목소리를 내는 희망의 찬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소설집이다. 이미 『파이 이야기』를 통해 종교와 믿음이 퇴색된 현대사회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신념의 의미를 진지하게 묘파한 바 있는 작가 얀 마텔은 데뷔작인 이 소설집에서 같은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한다. 그러나 마텔이 그리는 세계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밝은 곳만은 아니다. 오히려 다소 어둡고 쓸쓸한 편이다. 그가 파악하는 20세기의 역사는 피로 얼룩져 있고, 영혼을 뒤흔드는 협주곡을 작곡한 음악가는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해 청소부 신세다. 또 한 사형수는 교수형, 자살, 심장마비 등의 다양한 죽음을 겪지만 결코 구원을 받지는 못하며,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 부부는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이별을 맞는다. 그러나 마텔은 이 끝 간 데 없는 죽음과 절망, 공허 속에서 희망을 발견해 독자 앞에 제시한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에게 바치는 우정과 헌신을 통해, 포화가 쏟아지는 베트남 전장에서 동료들에게 한 순간이나마 평화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음악가를 통해, 죽음을 앞둔 사형수가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전언을 남기는 것을 통해, 남편을 잃었지만 소중한 기억 속에서 영원히 그를 보듬는 아내의 사랑을 통해.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헌신의 감동적인 드라마「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표제작이자 유일한 중편이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 폴의 몸과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을 보다 못한 주인공 ‘나’는 친구의 영혼을 유지시키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공동으로 소설을 쓸 것을 제의한다. 두 사람이 만든 소설은 헬싱키에 사는 가공의 로카마티오 가족에 관한 것으로, 가족은 20세기 역사의 흐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한다. 한편, ‘나’와 폴은 로카마티오 일가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20세기 역사를 조사하면서 피로 얼룩진 20세기 역사와 에이즈로 부서져가는 폴의 상태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한다. ‘나’와 폴, 그리고 독자는 고통과 피와 눈물로 얼룩진 20세기 역사와 천형인 에이즈의 공포와 위력을 동시에 지켜보면서 비감에 젖게 된다. 그러나 과연 이 세계에는 절망만이 존재할까? 20세기 역사에도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 다섯 쌍둥이의 탄생을 비롯한 아름다운 순간은 있었고, 에이즈로 고통받는 폴에게도 친구 ‘나’와의 우정이라는 소중한 마음이 있었다. 이 작품이 비극적이면서도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것은 우정과 헌신, 희망과 믿음이라는 가치들이 비극적 사건 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전쟁의 상흔을 음악으로 치유하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 빌딩 청소부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 J. 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대학 졸업을 앞둔 캐나다 학생이 워싱턴 D.C를 방문한다. 우연히 허름한 극장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석하게 된 그는 그곳에서 영혼을 뒤흔드는 협주곡을 듣게 된다. 깊이 감동한 학생은 콘서트가 끝나고 협주곡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존 모턴이라는 음악가의 뒤를 무작정 쫓다가,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된다. 존 모턴은 빌딩의 야간 청소부였던 것이다. 학생은 존 모턴과 대화를 나누며 그의 지난 인생에 대해 듣게 된다.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였던 존 모턴은 집중 포위 공격을 당하던 격전지 한복판에서 내면의 평화를 위해, 동료 병사들에게 위로와 안정의 한순간을 주기 위해 바이올린을 켰던 것이다. 가장 참혹한 절망의 순간에도 음악에 날개를 달아 숭고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존 모턴의 절절한 의지가 가슴을 깊이 울리는 명단편이다.사형을 기다리는 한 죄수가 죽음에 이르는 여러 가지 방식들에 대한 보고서 「죽는 방식」이 작품은 교도소장이 사형수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을 띄고 있다. 교도소장은 18번째 편지부터 1096번째 편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편지를 보내 사형수의 다양한 종말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수록된 편지글의 기본 형식은 대동소이하며, 몇 가지 세세한 부분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형수에게 제공된 마지막 식사, 사형수와 신부와의 면담 시간, 교수대를 본 사형수의 반응, 마지막으로 죽는 방식 등이 그렇다. 사형수는 평온하게 교수형을 당하는가 하면, 형 집행 전에 자살하기도 하며, 공포로 인해 심장마비로 죽기도 한다. 이처럼 한 사형수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방식의 죽음은 보편적인 인류의 그것을 상징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집에서 조용히 누워 죽음을 맞기도 하고, 사형을 당하기도 하며, 사고의 희생자가 되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죽는 방식」의 사형수처럼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뿐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장면은 교수대를 보자마자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사형수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주며 살리려고 기를 쓰는 의사가 나오는 부분이다. 얀 마텔 특유의 블랙유머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손색이 없다.기억의 소중함, 그 아름다움에 관한 환상적인 이야기「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 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이 작품은 형식적으로 가장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단편으로, 물건을 버리는 법이 없는 할머니와 물질주의를 경멸하는 ‘나’의 이야기다. 무엇보다 먼저 눈을 사로잡는 독특한 이 작품의 형식은 한 페이지를 세로로 분할해 왼쪽 면은 할머니의 이야기가, 오른쪽 면은 나의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 나누는 대화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책장에 재현해놓은 듯한 이런 형식은 얀 마텔의 기발한 실험 정신의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할머니의 잡동사니 속에서 우연히 찾아낸 거울 만드는 기계, 그런데 그 기계의 원동력은 누군가의 기억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안타까운 사별의 순간까지를 담담하게,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순간에는 격정적으로 토로한다. 기억이 더해질수록 기계는 요란하게 돌아가고 마침내 매끄러운 은빛 거울이 완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나’는 인간적인 것 이외에는 바라지 않고, 소유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물질 혐오자이다. 그러나 소중한 기억이 거울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모든 물질에는 사용자의 기억이, 그 영혼이 스미어 있음을 배우게 된다. 일종의 환상소설에 가까운 신비로운 분위기에 여운이 오래 남는 보석 같은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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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남 오빠에게 (어나더커버 특별판) (커버이미지)
    [문학]현남 오빠에게 (어나더커버 특별판)
    •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8-09-21

    국내 최초 페미니즘 테마 소설 『현남 오빠에게』리커버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 출간한국 사회에서 글을 쓰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30~40대 작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냈던 페미니즘 테마 소설 『현남 오빠에게』가 리커버 한정판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실사 이미지로서 현장감을 살려낸 표지 이미지와 함께, 먹과 선만을 사용한 일러스트 커버는 책 전반을 감도는 응축된 주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불필요한 수식을 제거한 심플한 선은 가장 현실적인 여성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가장 솔직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성차별이 만연한 이 시대 명실공히 뜨거운 현장 보고서가 되어준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그리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등 여성 작가 7인이 함께한 『현남 오빠에게』 속 주인공들은 늘 누군가의 ‘며느리’, ‘아내’, ‘엄마’, ‘딸’로만 취급되어 살아온 ‘김지영’ 씨의 부당한 성차별의 기록에서 한 걸음 나아가, 또 한 명의 ‘김지영’으로 살기를 거부한다.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 촉발된 다양한 페미니즘 선언과 운동이 펼쳐진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겐 가슴에 오래 머무르는 ‘이야기’로 “울컥 치미는 반가움과 그리움”이, 이들의 애인과 남편, 가족과 친구 등에게는 또 다른 공감과 위로, 성찰의 소중한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리커버 일러스트레이터의 말 지금 이곳에 서서, 나일 수도 누군가일 수도 있는 무척이나 평범한 여성이 걸음을 멈추고 한 점에 우뚝 섰다.여성이 서 있는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은 그녀가 속한 세상이기도 하고, 당신이 펼친 책이기도 하다.가볍게 펼친 책은 피식 웃기도 해가며 술술 읽히다가 어디쯤 뜨끔하기도 했다.가까이 존재하는 당신과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어쩌면 모든 것의 시작은 관심에 있지 앉을까. 대단한 것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평범한 개인의 관심이 모여 우리가 되는 시작은 지금 펼친 책에서 시작할 수도 있으므로. _일러스트레이터 한차연 “지금 여기, 주목받는 여성 작가 7인의 울림 있는 목소리!”“저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믿지 않지만 또 절대 불가능한 결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조남주(소설가, 『82년생 김지영』 저자) “이 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세상과 자신 중에 틀린 쪽이 아마도 자신이라고 생각할 뻔한 어떤 여성을 구해줄 것이다.” ― 이민경(페미니스트,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저자)여성의 삶을 정가운데 놓은서로 다른 일곱 편의 이야기 다양한 문화 권역으로 ‘페미니즘’ 이슈가 한창인 현재, 한국 사회에서 글을 쓰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3-40대 작가들이 국내 최초로 ‘페미니즘’이라는 테마 아래 발표한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성차별이 만연한 이 시대 명실공히 뜨거운 현장 보고서가 되어준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그리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등 여성 작가 7인이 함께했다. “이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나란한 방향으로 놓여 있기만 해도 마음을 놓기에 충분했다.”(발문 중에서) 늘 누군가의 ‘며느리’, ‘아내’, ‘엄마’, ‘딸’로만 취급되어 살아온 ‘김지영’ 씨의 부당한 성차별의 기록에서 한 걸음 나아가, 또 한 명의 ‘김지영’으로 살기를 거부하는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 촉발된 다양한 페미니즘 선언과 운동이 펼쳐진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겐 가슴에 오래 머무르는 ‘이야기’로 “울컥 치미는 반가움과 그리움”을, 이들의 애인과 남편, 가족과 친구 등에게는 또 다른 공감과 위로, 성찰의 소중한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일기장에조차 옮겨본 적 없지만한 번쯤 혀뿌리까지 치밀었던 말 「현남 오빠에게」는 조남주 작가가 『82년생 김지영』 이후 처음 발표하는 소설이다.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이 낯설기만 했던 스무 살 ‘나’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준 남자친구 ‘현남 오빠’에게 의지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점 “다 너를 위한 거야”와 같은 말로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현남 오빠’에게 문득문득 어떤 불편함을 느낀다. “여성이라면 강력한 기시감에 혹시나 나도 현남 오빠를 만났던가 헷갈릴” 만큼 평균적인 한국 남자 ‘현남 오빠’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현남 오빠에게」는 ‘나’가 여성으로서 일상에서 느끼는 어떤 불편함, 어떤 꺼림칙함을 ‘폭력’이라고 느끼기까지의 긴 시간을 돌이켜보고 용기 내어 고백하는 생생한 심리 소설이자 서늘한 이별 편지다.“오빠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를 돌봐줬던 게 아니라나를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더라.” (「현남 오빠에게」 중에서) 참고 참았다가 쌓인 울분을 끝내 터뜨리고 마는 ‘나’의 속 시원한 외침은, 남자로 태어나 모든 사회 권역에서 한결같이 ‘기본값’이 되는 ‘남성’ 등장인물의 이름을 지우고 ‘여성’ 등장인물에 이름을 붙여주었던 『82년생 김지영』에서 한 발짝 나아가 ‘현남 오빠’로 상징되는 성차별 앞에서 당당히 마주서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당신의 평화」(최은영)와 「경년更年」(김이설)은 각각 서른 중반을 지난 여성 ‘유진’과 어느새 갱년기에 접어든 두 아이 엄마 ‘나’의 이야기다. 「당신의 평화」는 “언제나 제일 먼저 불려 다니면서도 막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과는 거리가 먼” 맏딸 ‘유진’이 그녀의 엄마 ‘정순’에게서 받은 오랜 집착과 애증 어린 마음의 앙금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애인이었던 ‘그’와 오래전 헤어지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유진’과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엄마 ‘정순’의 감정을 헤아리며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가부장제의 두 얼굴을 슬프게 마주하게 된다. 「경년更年」에서 또래 여자아이를 ‘엔조이’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열다섯 살 ‘아들아이’와 이제 초경을 시작한, 아이돌을 좋아하는 열두 살 철없는 ‘딸아이’를 둔 엄마 ‘나’는 여자를 대하는 아들의 태도에서 어떤 딜레마를 겪는다. “열세 시간 진통 끝에 낳”았고 “젖과 청춘을 먹여 키운” 소중한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반 발짝 떨어져 ‘아들’의 행동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엄마 ‘나’의 모습은 이 사회에서 ‘아들을 둔 엄마’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져준다. “나는 누구에게든 마음껏 미안하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지예야, 수민아, 가영아, 혜빈아, 소영아……” (「경년更年」 중에서) 아들아이가 만난 여자아이들의 이름을 가만히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는 온갖 성차별적인 시선과 평가가 두려워 “스스로를 속이고 살아”온 모든 딸들의 이름, 무엇보다 갱년기 여성으로서 어느 날 그녀가 잃어버린 바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간절한 목소리다.세상의 규칙을 뒤집는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최정화)와 「이방인」(손보미)은 “여성성이 필요할 때에만 등장하고 사라지는 여성”이 등장하는 이야기 규칙을 뒤집는 이야기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에서 ‘붕괴된 건물 촬영기사’라는 낯선 직업을 가진 여성 ‘율씨’는 습진을 앓아 붕대를 감은 자신의 오른손을 끊임없이 흘끗대는 ‘과장’의 시선을 견딘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기이한 강박과 자기검열에 시달리던 그녀가 마지막에 내려다본 자신의 낯선 오른손은 어쩌면 “내가 나 자신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오염된 일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때로 남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남성의 목소리로 세상을 말하는 것에 더 익숙한 나 자신”(작가의 말)을 발견하는 섬뜩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방인」은 ‘경찰’이 직업인 여성 ‘그녀’가 주인공으로, 늘 ‘남성’ 위주로 진행되는 느와르 서사를 매력적으로 비튼 이야기다. “나는 이러한 소설의 ‘여성’ 주인공은 섹스어필을 해서도 안 되고, 사랑에 빠져서도 안 되고, 다른 누군가?특히 남성?의 도움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제한은 사실, 우스운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풍의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들은 섹스어필을 하고, 사랑에 마음껏 빠지고, 여성의 도움을 수도 없이 받기 때문이다.”라고 손보미 작가는 말한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문의 연쇄 실종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도시에서 과거의 실수 때문에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그녀’와 안간힘을 다해 그녀의 재기를 도우려는 동료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긴장감 있는 이야기가 실은 언제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드라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구병모)과 「화성의 아이」(김성중)는 한층 다른 차원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되돌아갈 수 없는 어느 낯선 섬에서 벗을 수 없는 구두와 오픈숄더 타입의 원피스를 입은 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냥꾼들에게 쫓겨 다니며 목숨을 위협받는 주인공 ‘표’의 이야기다. 이 상황이 현실인지 그저 홀로그램일 뿐인지, 한 번도 “상식이 작용하지 않는 세계의 틈으로 내던져진 적 없는” 사람의 생생한 공포를 그려내는 이 소설은 구병모 작가 특유의 신화적인 상상력에 힘입어 유구한 “여성 살해의 역사”를 암시하고 있다. 「화성의 아이」는 화성으로 쏘아진 열두 마리의 실험동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와 “중력도 통과하고 은하계도 통과하고 백색과 적색의 모든 행성을 통과”해온 죽은 개 ‘라이카’, 그리고 버려진 탐사로봇 ‘데이모스’ 세 인물이 화성에서 만나 서로 친구가 되는 이야기다. 알고 보니 ‘나’는 임신한 암컷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라이카’와 ‘데이모스’는 ‘나’의 “새로운 생명”이 세상 밖으로 무사히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생물이든 비생물이든 상관없이 함께 연대하며 온기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여성에게 여성이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출산’에 대한 아름다운 우화라고 할 수 있다.“나는 이 모든 풍경에, 익숙한 이미지와 친구들로 이루어진 내 둥지에 와락 안심이 된다. 그러자 너로 인해 발생한 나의 말, 다정한 말을 아이에게 건네고 싶어진다. 나는 온 우주에서 오직 너만을 걱정한단다. 얘야. 모든 별들은 어머니이고 우리는 춥지 않단다.” (「화성의 아이」 중에서)또 다른 출발을 알리는새로운 신호 “두려움을 이기고 단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로 이 소설을 썼다”는 최정화 작가의 말처럼 ‘페미니즘 소설’을 쓰는 일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은 작가 7인 모두에게 적잖은 부담이었다. 그러나 “할 수 없다고 여겨진 이야기를 쟁취해내는 일만큼이나, 언제나 해왔던 이야기의 위치를 옮기는 일도 우리에겐 중요할 것”이며 그만큼 이 일곱 편의 이야기가 이룬 성취는 적지 않다. 작가 7인이 합심하여 인세의 일부를 여성인권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단지 ‘이야기’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또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자란 확신으로도 결국은 스스로를 믿기로 선택한 선대의 용기”를 이어받은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귀퉁이에 등장하는 조연의 모습에서 자신과 닮은 데를 찾고 반가워하”는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이어 쓰고, 거꾸로 쓰고, 새로 쓰고, 다시 쓴다면” 언젠가 또 다른 이야기들이 쌓이고 다져져 새로운 땅을 만들어줄 것이다. 다른 곳을 꿈꾸던 이들과 그곳으로 천천히 이동하던 이들이 여태껏 그래왔듯 말이다. “여성의 삶들을 정가운데 놓은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또 다른 출발을 알리는 새로운 신호가 되어줄 것”(발문 중에서)이다.“서로에게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스스로 해방될 수 있는 사랑, 그런 사랑이 가능한 세상을 꿈꾼다. 흘릴 필요가 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꾼다.”― 최은영(소설가, 『쇼코의 미소』 저자)* 이 책의 작가 인세 일부와 판매 수익금 일부는 여성인권단체에 기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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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시간을 팝니다 (커버이미지)
    [문학]내 시간을 팝니다
    • 손성희 지음
    • 좋은땅
    • 2017-12-07

    저자는 본 책을 통해 시간의 소중함을 역설하고자 한다. 대가 없이 주어진 것 같지만,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소중함. 더 늦기 전에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내야 한다. 『내 시간을 팝니다』는 문장마다 저자가 의도한 내용이 담겨 있으니, 그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것 또한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그 재능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내 시간을 팝니다』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가 큰 사고로 인해 자신이 시간을 팔 수 있다는 능력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이다.『내 시간을 팝니다』에서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손성희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손성희 작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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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의 세계 - 무명화가 '공'의 성장기를 그린 미스터리 심리 소설 (커버이미지)
    [문학]O의 세계 - 무명화가 '공'의 성장기를 그린 미스터리 심리 소설
    • 노선희 지음
    • 북랩
    • 2017-12-07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어느 날,불현듯 종적을 감춘 어머니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그리고 미술학원장‘ 까따리나’와의 만남과 이별.불완전하지만 성장해 가는 주인공‘ 공’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의미스테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어촌 마을에서 도시로 상경해 그림을 대하듯 생을 바라보는 주인공 허공의 실화와 같은 이야기이다. 주인공 허공은 미술 학원에서 일자리를 구한다. 미술학원장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자기보다 11살 나이가 많은 과거에 조역으로 연기 생활을 했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한 번도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게다가 매우 까탈스럽고 예민하다. 귤 하나를 까먹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감수성만큼은 예술인 그녀에게 지어준 예명은 ‘까따리나’였다. 허공은 ‘까따리나’가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불현듯 종적을 감춘 어머니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지만, 자신은 만족한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기우처럼 그녀와 함께 있는 의문의 남자를 목격하게 되고, 결국 ‘까따리나’는 영원히 사라진 듯 자취를 감춘다. 하지만, ‘까따리나’와의 이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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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의사들 (커버이미지)
    [문학]가난한 의사들
    • 김바오로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12-07

    이 소설은 가난한 의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물론 의사가 가난하다고 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여기서 가난하다는 것은 경제적 가난뿐 아니라 정신적 가난 모두를 의미한다고 볼 수가 있겠다. 경제적 가난이란 줄어드는 환자수와 낮은 의료수가 그리고 과도한 세금으로 인한 병원경영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고 정신적 가난이란 국가사회적으로 통제된 공간에서 억압적이고 불합리하게 살아가는 의사들의 목마른 영혼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필자는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아과) 전문의로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사라면 그렇듯이 학창시절 별 탈 없이 공부만 하고 집과 학교만 왔다 갔다 한 소위 모범생이었다.그러다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역시 공부만 하고 학창 시절 지금의 아내와 만나서 결혼했다.학교생활이나 수련의전문의과정이야 별문제 없이 지났지만 문제는 개원 후였다.생각해 보면 개원 후 십여 년 동안 병원을 여러 번 이전했으며 지금은 대도시를 떠나 중소도시에서 개원하고 있다. 물론 빈번한 이전의 원인은 험한 세상에 잘 적응을 못한 본인 탓이라 하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급하게 행동한 것도 있고 환자들의 행태를 너무 모르고 준비 없이 개원했던 것 같다. 무턱대고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려 드니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결국 개원의 성공은 자리에서 시작해서 자리로 끝난다는 것도 배웠다.그만큼 병원의 위치가 중요하다는 말이다.일반 사람들은 개원만 하면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버는 줄 알지만 자꾸 이전하니 벌어놓은 돈도 없고 현재는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조용히 적응해서 살려고 하고 있다.지금 생각해 보면 필자는 소위 개원 체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동안 문득 보고, 듣고, 직접 겪어 보고, 느낀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로 곱게 꾸며진 의료계에도 이렇게 어려운 면들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바르게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의사들의 손상된 인권과 진료권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그렇게 해서 이 사회가 고생하는 의사들의 손을 잡고 진정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해 주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힘든 의사들을 조금이나마 더 인간적으로 이해하며 서로 심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또 한 많은 의사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자신과 주변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힘든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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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아지 풀 (커버이미지)
    [문학]강아지 풀
    • 최성옥 지음
    • 별빛문학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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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발 (일반판) (커버이미지)
    [문학]고발 (일반판)
    •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12-07

    전 세계가 주목한 2017년 최고의 화제작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가 목숨을 걸고 써서 반출시킨 소설!“이 책은 세계적인 문학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_가디언★★★★★ 2017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문학전문지 <더밀리언즈> 선정)★★★★★ 20개국 18개 언어권에 판권이 팔린 세계적인 화제작★★★★★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 주요 국가 동시 출간★★★★★ 영국 펜(PEN) 번역상 수상(『채식주의자』의 데버러 스미스 번역)★★★★★ 2017년 3월 말 『고발』 출간 기념 국제 컨퍼런스 개최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가 목숨을 걸고 써서 반출시킨 소설!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제작“이 책은 전 세계적인 문학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_가디언“이 소설의 출간은 세계 출판계의 일대 ‘사건’이다.” _리브리 에브도‘북한의 솔제니친’이라 불리는 반체제 작가 반디(필명)의 소설집 『고발』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됐다.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3년 만이다. 2017년 3월 영미권을 비롯한 전 세계 동시 출간에 맞춰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한 『고발』은 세련된 표지와 더불어 작가의 최초 원고를 충실하게 살려 작품이 지닌 문학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탈북 작가가 아닌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라는 점과 원고의 반출 과정 등이 화제를 모았으나 작품이 지닌 가치와 의의, 문학성 등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었다. 이렇게 냉담했던 국내 반응과 달리 이 작품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뜨거웠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반체제 작가 솔제니친에 비견되며 2016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 전 세계 20개국과 판권 계약을 맺었다. 문학전문지 <더밀리언즈>는 ‘2017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로 『고발』을 뽑았으며, 『채식주의자』의 번역가로 잘 알려진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한 영국판은 2016년 영국 펜(PEN) 번역상을 수상해 문학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2017년 3월 말에는 『고발』을 번역, 출판한 전 세계 20개국 출판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린다.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에 대한 독특하고 충격적인 책인간애로 가득찬, 진실한 작가의 책“북한에 사는 가족들의 일상으로 곧장 빠져들게 한다.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인간애와 부드러움으로 빛난다.” _알레테이아몰래 피임약을 먹고, 자신이 출근한 뒤에 또 밥을 짓는 아내를 의심하는 남편, 여행증 없이는 이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노모의 임종을 지키려는 아들, 창밖으로 보이는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초상화에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큰아버지로 모시는 이에 대한 믿음과 당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재원, 배우인 아들이 보여준 현실의 부조리극 앞에 혼란스러워하는 아버지…. 『고발』에 수록된 일곱 편의 이야기에는 북한 체제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핍진하게 그려져 있다. 작가 반디는 이런 평범한 남녀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끔찍한 부조리를 보여줌으로써 절망과 암흑의 끝에서도 지속되는, 지속되어야 하는 인간애와 희망을 역설한다. 『고발』은 완전히 고립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초상화다. 동시에 인간은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유지할 수 있고, 생각의 자유를 요구하는 용기는 그것을 억누르는 힘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감정’과 ‘저항’을 표현하는 『고발』은 인간애로 가득찬, 진실한 작가의 책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높은 문학성과 저항정신“이 작가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손으로 쓴 원고가 그 나라를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몰라도 이 단편들은 전체주의를 다룬 세계문학의 고전들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_루스북녘땅 50년을말하는 기계로,멍에 쓴 인간으로 살며재능이 아니라의분으로,잉크에 펜으로가 아니라피눈물에 뼈로 적은나의 이 글사막처럼 메마르고초원처럼 거칠어도,병인처럼 초라하고석기처럼 미숙해도독자여!삼가 읽어다오‘북한의 솔제니친’이라는 명명 뒤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대표되는 솔제니친의 ‘문학성’과 더불어 추방당하면서도 펜으로 저항의 행보를 이어갔던 ‘저항정신’이 담겨 있다. 그러나 솔제니친과 반디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솔제니친은 자신의 이름을 숨길 필요가 없었지만 반디는 이름을 숨겨야 한다는 점이다. 반디는 솔제니친처럼 공개적으로 정권을 비판하거나 자신의 실명을 걸고 세계를 향해 호소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가 비밀리에 남한으로 반출시킨 원고와 함께 보낸 위의 제목 없는 시(詩)에서 왜 자신을 가리켜 ‘말하는 기계’ ‘멍에 쓴 인간’이라고 했는지, 왜 ‘피눈물에 뼈로 적은 나의 이 글’이라고 했는지가 명확해진다. 그 외에도 『고발』에 수록된 일곱 편의 이야기는 안정적인 구조, 부조리극적인 풍자 방식과 신랄한 위트,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설정과 생생하게 그려낸 다양한 인물군, 은유와 상징, 회상 등 풍부한 문학적 장치, 군더더기 없는 진실한 문장 등 모두 뛰어난 작품성을 지녔다. 실제로 해외의 언론과 독자들은 『고발』을 읽고 솔제니친, 조지 오웰, 카프카, 체호프, 고골, 모파상, 이오네스코, 불가코프 등 세계문학의 거장들을 언급한다. 집필된 지 20여 년이 지난 작품에 보내는 세계의 관심과 찬사는 이 소설이 시대를 뛰어넘는 높은 문학성을 성취했음을 입증한다. 읽는 맛이 살아 있는 한국어 문장『고발』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읽는 맛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한국어 문장에 있다. 다산책방에서 새로 출간하는 『고발』은 작가의 최초 원고를 충실하게 살렸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낯선 표현과 단어들에는 주석을 달았으며 가독성을 위해 북한식 표기는 한글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최소한으로 수정했다. ‘돌따서다(가던 길을 되돌아서다)’ ‘들장 내다(어떤 일의 끝장을 보다)’, ‘꿈만하다(대수롭지 않게 여겨 크게 마음쓰는 것이 없다)’ ‘고패 치다(어떤 물건이 세차게 올랐다 내렸다 하다)’ ‘씨까스르다(쓸까스르다: 남을 추기었다 낮추었다 하며 비위를 거스르다)’ ‘겁석(어떤 대상이 몹시 가벼워 보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갑자르다(힘이 들거나 뜻대로 되지 않아 낑낑거리다)’ 등 북한에 보존된 풍부한 우리말 표현을 읽으며 독자들은 모국어의 아름다움과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디스토피아 소설의 최고봉.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_독자 Kostas Papadatos솔제니친과 비교하는 것은 결코 과찬이 아니다. _독자 helhiv‘진지한’ 작품을 쓰는 작가들은 많다. 수상 경력이 화려하고, 위대한 작가라고들 하는 작가들 말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반디’에 미치지 못한다. 분명한 재능이 있는, 스타일이 살아 있는 성난 작가다. _독자 Gustavo Vazquez Ramos이 소설은 현대적이고, 진실되며, 의미심장하다! 세계의 흐름과 휴머니티에 최소한의 관심이 있다면 읽어야 한다. 피로 얼룩지는 공포는 전혀 없지만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그 자체로 무시무시하다. 망설이지 말고 읽어라! _독자 Amazon Customer믿을 수 없는,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당신은 쓴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잊지 못할 책이다. _독자 cats26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를 지지하고, 그와 함께 저항하며 싸우는 것이다. _독자 D?b?zed연단에 선 투실투실한 지도자가 핵폭탄과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노는 이미지 말고 그 누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알겠는가. 충격적인 책이다. _독자 francois briere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있고, 철저하게 비극적이다. _독자 Nenia Campbell 자유의 불빛을 보여주는 용감하고 대담한 작가의 비범한 작품. _독자 Miguel Correia 다른 탈북 작가들의 소설 같은 회상이 아니라 실제 삶을 토대로 쓴 소설, 다른 곳이 아니라 ‘북한에서’ 쓰인 소설이다. 작품을 쓰고 반출시키기까지 그가 감수했을 위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_독자 Sarah 새로움, 겸손함, 진실함으로 가득찬 책이자 일상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무자비한 폭력에 관한 책이다. _독자 Client d\'Amazon 『고발』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가장 어두운 밤에도 자신을 태워 길을 밝히는 촛불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고, 증오와 두려움 앞에서 우리는 사랑으로 싸워야 한다고 말이다. 모든 페이지에 담긴 생각과 희생은 이 이야기들에 독자가 책임을 느끼게 하며,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이 책을 퍼뜨리게 한다. _독자 Ailin 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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