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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 망치 - 2005년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유리 망치 - 2005년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09-21

    『검은 집』 작가 기시 유스케의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초집중·초몰입하게 만드는 고층빌딩 밀실살인사건의 진실!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이자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시 유스케의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유리망치』가 도서출판 창해에서 출간되었다.이 책은 기시 유스케가 『푸른 불꽃』 발표 후 4년 6개월 만에 선보인 본격 미스터리이다. 본격 미스터리란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가 대상이어야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가 밀실을 통해 구현되면 아무리 복잡한 트릭이라도 밀실의 침입과 탈출에 관심이 집중된다. 단순한 형태로 독자에게 수수께끼를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밀실살인은 독자와의 두뇌 게임이라는 미스터리의 고전적인 명제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주식 상장을 눈앞에 둔 간병 서비스 회사 사장이 사망한 채 발견된다. 빌딩의 최상층에 위치한 사장실은 암호를 모르면 올라갈 수 없는 엘리베이터와 고성능 감시카메라, 방탄유리로 무장한 창문 등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완벽한 밀실이었다. 더군다나 사장실 앞에서는 비서들이 근무 중이었다. 정황상 사장실과 이어진 집무실에서 낮잠을 자던 히사나가 전무가 범인으로 체포된다. 하지만 그 어떤 증거도 없다. 사장을 살해한 흉기와 살해방법을 가늠할 만한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전무는 시종일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전무의 변호를 맡은 아오토 준코는 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 케이와 함께 밀실트릭을 풀어가기 시작하는데……. 『유리망치』는 크게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이 시간 단위로 전개되며, 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밀실트릭을 풀기 위한 에노모토와 준코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밀실트릭의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는 듯한데……. 2장에서는 무대가 바뀌고 등장인물도 바뀐다. 드디어 ‘범인’이 등장하는 것이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던 그가 어찌하여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가’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을까? 무엇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까? 기시 유스케는 2장에서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 인간 내면에 깃든 나약함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나간다. 이 책의 범인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며 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판단능력이 부족하고 사소한 쾌락에 눈이 먼 부모로 인해 인생의 출발점부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결국 야쿠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부모가 자식을 선택할 수 없듯이, 자식 역시 부모를 선택할 수 없으니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와 그가 원하는 세계 사이에는 투명하면서도 무서우리만큼 단단한 벽이 자리했다. 따라서 벽을 부수고 바람구멍을 내든지, 일부에게만 가능한 보이지 않는 문을 찾아 저쪽 세계로 탈출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유일한 대상은 바로 돈이었다. 1장을 지배하는 것이 치열한 긴장감과 지적 유희라면, 2장을 지배하는 것은 애절함과 안타까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 케이와 변호사 아오토 준코 콤비의 데뷔작『유리망치』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참신한 매력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콤비가 등장한다. 방범 컨설턴트이자 전·현직 도둑인 에노모토 케이와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 아오토 준코다. 에노모토는 셜록 홈스, 준코는 왓슨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기시 유스케는 특히 준코의 캐릭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왓슨 역할을 만들어낼 때 그는 두 가지 규칙을 적용한다. 첫째, 지적 수준이 독자와 같을 것. 둘째, 탐정 역할에게 질문하는 입장일 것. 그렇게 해야 독자에게 홈스의 생각을 통역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변호사 준코는 이 책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한편, 미혼남녀로서 아오토 준코와 에노모토 케이의 미묘한 감정기류는 이 책을 읽어가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에노모토 콤비가 등장하는 기시 유스케의 작품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더욱 인기를 끌었는데, 이 책 이후 『도깨비불의 집(2008)』, 『열쇠가 잠긴 방(2011)』이 출간되었다. 역시 기시 유스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치밀한 두뇌 플레이이 책은 큰 틀에서 밀실트릭을 구사하고 있다. 밀실트릭은 추리소설의 영원한 테마이자 모든 추리작가들이 한 번쯤 꼭 도전해 보고 싶어하는 분야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밀실트릭을 구사하는 미스터리 소설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첫째, 더 이상의 밀실트릭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저기에서 밀실트릭이 등장하면서, 새롭고 참신한 밀실트릭을 짜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그로 인해 밀실트릭을 구사한 많은 작품이 억지스럽다거나 결과적으로 밀실이 아니라는 지적에 시달리곤 했다. 둘째, 그동안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했다는 점이다. 감시카메라를 비롯해 최신 기기들이 등장한 지금, 완벽한 밀실을 만들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밀실트릭 같은 세밀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보다, 범죄의 동기를 밝혀내는 심리 미스터리나 사회적 부조리에 주목하는 사회파 미스터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기시 유스케가 누구인가? 한 작품을 쓰기 위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연구하고 조사하는 작가 아닌가? 그의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이 책 또한 치밀한 자료 조사와 수많은 연구로 완성된 탄탄한 리얼리티, 특유의 무결점 논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중반이 넘어가도록 범인을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밀실트릭을 기반으로 한 작가와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통해 기분 좋은 지적 유희를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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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거짓말이 들통나기 전에 (커버이미지)
    [문학]이 거짓말이 들통나기 전에
    •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 비빔북스
    • 2018-09-21

    후미진 골목길 지하에 작은 찻집이 있다한적한 일본의 어느 도시, 후미진 골목길 지하에 작은 찻집이 있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수상한 찻집. 찻집의 어느 자리에 앉으면 원하는 시간으로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다만 몇 가지 성가신……, 아주 성가신 규칙이 있다.하나. 과거로 돌아가도 이 찻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둘. 과거로 돌아가서 어떠한 노력을 할지언정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셋. 과거로 돌아가는 자리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다. 그 손님이 자리를 비켜야만 앉을 수 있다.넷. 과거로 돌아가도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일 수 없다.다섯. 과거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커피를 잔에 따른 후 그 커피가 식을 때까지에 한한다.성가신 규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전설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의 발길이 이어진다.찻집의 이름은 ‘푸니쿨리 푸니쿨라’.사랑하는 마음이 빚어낸, 서툴지만 따뜻한 네 가지 ‘거짓말’소설가 도스토옙스키는 “인생에서 무엇보다 어려운 일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거짓말’의 목적은 다양하다. 자신을 잘 보이기 위한 거짓말, 남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 거짓말은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위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거짓말한 것을 후회한다.소설 《이 거짓말이 들통나기 전에》에서 찻집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찾은 네 명의 남자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거짓을 말하고 있다. 친구의 딸에게, 돌아가신 엄마에게, 과거의 연인에게, 그리고 죽은 아내에게.하지만 이들의 거짓말은 자신을 위해 남을 속이는 거짓말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아픔을 뒤로 한 채 ‘거짓’을 말하고 있다.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그때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남자들. 그들의 간절한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하여 그들은 과연 진실의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까?2018년 9월 일본 개봉 영화 〈커피가 식기 전에〉 시리즈 최신작시리즈의 전작인 《커피가 식기 전에(국내 출간 명 ‘푸니쿨리 푸니쿨라’)》는 일본에서 70만 부가 넘게 판매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고, 2017년 일본 서점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2018년에는 도서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가 전격 발표되며 또다시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아리무라 카스미가 주연을 맡고 켄타로, 하루, 하야시 켄토, 후카미 모토키, 마츠시게 유타카 등 일본을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캐스팅된 동명의 영화는 2018년 9월 일본에서 개봉할 예정이다.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이 거짓말이 들통나기 전에》는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찻집을 찾아온 네 명의 남자들이 전하는 가족과 사랑, 그리고 후회에 관한 이야기다.22년 전 세상을 떠난 친구를 만나러 간 남자의 이야기,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들의 이야기, 결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연인에게 찾아간 남자의 이야기, 아내에게 선물을 건네지 못한 노형사의 이야기.손수건을 준비하고 책장을 넘겨 보자. 가슴 절절한 사랑의 무게를 느껴 보자.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는 나의 행복이 먼저 필요하다는 소소한 진리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깊고 무거운 일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자,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만나러 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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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동 클린센터 -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이선동 클린센터 -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 권정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8-09-21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작귀신 보는 유품정리사 이선동, 영혼들의 해결사가 되다!“지금은 살아있으니까 모르는 거예요.우리 곁에 항상 그들이 있다는 걸요.”죽은 자들을 통해 일깨우는 놀라운 감동과 휴머니즘이선동은 죽은 자들을 본다!그에겐 천형이지만, 원혼들에겐 마지막 희망이다.조부모,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온 불행한 청년 이선동. 그가 가진 끔찍한 능력은 귀신이 보인다는 것! 클린센터 유품정리사로 취직하면서 더욱 자주 죽은 자들과 조우하고, 선동은 그들을 철저하게 외면하며 살아간다.그러다 자신을 길러준 피붙이 같던 동철 아저씨의 자살 소식을 접하는데……. 그의 영혼을 통해 어린 시절 조부모가 살해된 기억을 되찾게 되고,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그게 가장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에 빛나는권정희 작가의 스릴과 감동의 드라마 선동은 귀신을 볼 줄 알지만 그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숨긴다. 그리고 귀신에게도. 자신이 보인다는 사실을 알면 귀신들은 그를 졸졸 쫓아다니며 괴롭힐 것이고, 만약 사람들에게 귀신을 볼 줄 안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동은 큰 꿈도, 미래도, 희망도 없는 사람이지만 딱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용하고 평범한 삶이다.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평범하게 살고 싶다니 아이러니하다.그리고 또 다른 인물, 정규. 정규는 사법고시를 몇 년이나 준비했지만 떨어지고, 클린센터에서 일한다. ‘시체청소부’라고 말을 했지만, 그의 누나는 정규가 처음 월급을 타왔던 날 뛰면서 기뻐한다. 정규는 눈치는 좀 없지만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다. 평범하지 않은 직업을, 그는 평범하고도 성실하게 수행한다.여기에 어려서부터 선동을 길러준 동철 아저씨의 딸 보라가 새로운 직원으로 가세한다.말이 좋아 유품정리사지, 시체청소부에 더 가까운 일을 하는 이선동 클린센터. 동철 아저씨가 자살하고, 그의 딸 보라가 살인사건을 의심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동철 아저씨의 죽음이 주인공 선동의 조부모의 죽음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단서가 나오면서 선동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이선동클린센터의 귀신 보는 소심한 능력자 이선동, 인간적이지만 한편으로 속물적인 만년 고시생 정규 그리고 당돌한 여직원 보라. 억울한 죽음들을 구원하려는 세 사람의 스릴과 감동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알고 보면 모두가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것죽음을 잘 다루기란 쉽지 않다. 죽음은 대체로 엄숙하고 비극적이며,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더욱이 죽음에 유머를 담는 것은 자칫 위험하며,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이선동 클린센터』의 미덕은 ‘죽은 자’를 보는 ‘산 자’를 통해 죽음을 곁에 두는데도 독자를 불편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대신 죽음 자체에 내재된 공포는 이야기 속에 양념처럼 배어 있어 독자를 시종 두근거리게 만든다. 작가 권정희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묵직한 반전의 스토리를 작품 내내 깔고 가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선동과 정규 그리고 보라가 보여주는 소소한 일상의 유머들은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정말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킨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평소와 달리 죽음, 고독사 그리고 유품정리사라는 단어와 적절한 거리를 두고 그것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소설의 일부였다는 반전도 함께.영화, 드라마 제작자들이 인정한 놀라운 반전의 스토리! 『이선동 클린센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 작품이다. 영화, 드라마 등 각계의 영상 제작 전문가들로부터 이견 없이 영상화에 가장 적합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았다. 권정희 작가는 시인, 소설가, 기자, 카피라이터, 방송작가, 웹툰 스토리작가의 풍부한 이력과 다양한 글쓰기의 경험을 집약해 ‘귀신을 보는 유품정리사’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기발한 스토리를 창작해냈다.죽음에는 리얼리티가 없다. 그러나 소설에 몰입하다 보면 마치 서울 어딘가에 ‘이선동 클린센터’라는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리얼리티를 느끼게 된다. 실제로 이선동이 나와 동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지 모른다. 독자들에게도 이 소설은 영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으로도 꼭 보고 싶은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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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소년 (커버이미지)
    [문학]잊혀진 소년
    •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09-21

    일본 최고 ‘형사드라마의 여왕’이 쓴 야심작!사법체계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과 통찰 돋보여“아무 잘못도 없는데, 몇 년이나 감옥에 있었다는 말인가요?”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유명 인사의 손녀 유괴 사건과23년 전에 잊혀진 소년 실종 사건의 접점을 찾아라!일본 최고 형사드라마 『파트너』 작가의 본격 사회파 추리소설현재 일본 최고 ‘형사드라마의 여왕’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각본가 오타 아이의 소설이 국내 독자들을 처음 찾는다. 《잊혀진 소년》은 23년이란 세월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아동 실종 사건과 유괴 사건 현장에 동일하게 남겨진 표시, ‘슬래시, 슬래시, 이퀄, 버티컬 바(/ / = |)’를 둘러싼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는 경찰과 탐정의 콤비, 그리고 그들의 매력적인 사이드킥(조수)의 활약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건이 전개될수록 늘어만 가는 의문들, 결말을 짐작할 수 없는 반전의 연속,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형사재판 대원칙의 모순과 오남용 되는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 등 오타 아이는 일본 최고 형사드라마의 작가답게 시종일관 범죄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뛰어난 필치가 일본 문학 번역의 대가 김난주 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국내 독자들에게 무거운 감동을 선사한다.23년의 공백을 두고, 두 아이가 사라진 장소에 남겨진 정체불명의 표시, // = |‘슬래시, 슬래시, 이퀄, 버티컬 바’“우리 아빠는 살인자야.”하루하루가 찬란했던 13살 여름의 어느 날, 순직한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처음 사귄 친구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들은 소마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형사가 된 지금까지도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동갑내기 친구였던 나오가 그로부터 며칠 뒤 강가에 버려진 나뭇가지에 알 수 없는 표시를 남긴 채 갑자기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23년 후, 형사 소마는 여아 실종 사건 현장에서 어릴 적 친구 나오의 실종 현장에 남겨졌던 똑같은 표시를 발견하고, 두 사건의 해결을 위해 정체불명 표시의 비밀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작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야리미즈 역시 23년 전 사라진 아들 나오를 찾아달라는 어머니 가나에의 의뢰를 받게 된다. 야리미즈는 아르바이트 직원 슈지와 함께 조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거대한 벽에 부딪히는 기분에 휩싸인다. 더구나 의뢰인 가나에까지 사건 의뢰 직후에 실종돼 버린다. 같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마와 야리미즈, 그리고 슈지는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며 물음표투성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한다. 세 사람의 끈질긴 추적으로 인해 23년 전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면모가 서서히 드러나는데 …….“나도 전에는 법조계에 몸담았던 사람이라, 형사재판의 대원칙 정도는 알고 있네.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 그러나 자네는 정말 세상이 그런 사회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 열 명의 진범을 놓쳐도 상관없는 그런 사회 말일세. 그렇게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사회를, 세상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지 말이야.” ― 본문 중에서매일이 한없이 즐거워도 모자랄 13살 소년에게, 23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금, 우리 사회는 개인이 저지른 범죄를 올바르게 조사하고, 올바르게 처벌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사는 세계는 과연 균형을 이루고 있을까? 잔혹한 현실에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저항하는 한 소년의 비밀은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독자들의 마음을 압도한다.실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변과 부조리, 지금 쓰지 않으면 늦는다!작가로서의 사명감으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다일본 최고의 형사드라마 시리즈의 각본가로 아쉬울 것 없는 대성공을 거둔 오타 아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대체 무엇이 그녀에게 소설을 쓰게 만들었을까?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취재하고, 고발하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은 분명하다. “요즘 들어 세상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듯합니다. 언론, 미디어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특히 더 심해졌습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는데, 그런 장면이 드물게 되었죠. 확실히 사회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사회의 중요한 정보들이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심히 걱정됩니다. 이런 정보들이 조작되었다면 잘못된 지도를 갖고 산을 오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잘못 든 길 끝에서 절벽을 마주하기는 싫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작가로서의 사명감이 담겨 있기 때문인지, 철저한 자료 조사와 취재를 통해 글을 쓰고 치밀하게 등장인물을 만들어 가는 그녀의 작품은 벌써 일본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큰 인기와 함께 출판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사리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소재, 작가가 만들어 둔 여러 복선과 치밀한 장치, 그리고 잔인한 진실의 배후에 숨은 범인의 존재는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마지막 장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끝까지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작가 필치는 ‘자신이 고쳐 쓴 지도’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지도 위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경찰, 검찰, 판사가 결탁한 기소편의주의의 허와 실, 정의의 무기인가, 악마의 거래인가 ㅡ ‘원죄(冤罪)’의 민낯을 드러내다!현대 사회는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위해 열 명의 범인을 포기할 수 있는가? 저자 오타 아이는 13살 소년의 입을 빌려 한 가지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현대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은 작품 내 ‘원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억울함을 대변한다. 무고한 개인이 수사를 진행한 경찰에 의해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행의 자백을 강요받는다. 강요로 인한 자백은 날조되거나 은폐되어 재판장에서 유죄 판결의 결정적 증거가 된다. 범인 체포라는 다수의 심리적 안도를 위해 한 개인이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 원죄는 경찰의 강압 수사, 검찰의 무성의한 기소, 사무적인 재판과 판결, 이 모든 과정에서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연하게 맞물려 돌아가듯 한 명의 무고한 희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원죄(冤罪)’, 이 말은 죄를 짓지 않은 무고한 사람이 경찰과 검찰, 그리고 재판부의 유기적인 범죄 조작으로 죄를 뒤집어쓴 경우를 뜻하며, 이 소설 《잊혀진 소년》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는 원죄 사건은 무릇 소설 속 픽션이 아니다.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 ‘삼례 나라 슈퍼마켓 강도 사건’로 대표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한편으로 조용히 넘어간 원죄 사건의 수가 그보다 더 많음을 시사한다. 범인 체포라는 다수의 심리적 안도를 위해 경찰의 강압 수사, 검찰의 무성의한 기소, 사무적인 재판과 판결, 이 모든 과정에서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연하게 맞물려 돌아가듯 한 명의 무고한 희생을 만들어 낸다. 거대한 국가 권력이 여러 차례의 검증 기회를 무시하고 조직적으로 누명을 씌우기 때문에, 원죄 피해자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사법 시스템의 덫에 걸린 채 절망에 서서히 무너져 간다. 이 작품은 원죄로 인한 누명을 쓰고 나서 평범했던 일가족이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는지, 그 비극적 파탄을 통해 현대 사법 체계의 오류를 밝히고 있으며, 이상과 현실, 선과 악, 사회와 개인, 현대 사법체계의 실제적 문제 등을 제시한다.주요 등장인물• 소마 료스케 _ 도쿄 진다이 서 교통과에 소속된 형사로, 근무 중 순직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되었다. 때론 융통성이 없어 보일 정도로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원칙주의자다.• 야리미즈 나나오 _ 도쿄의 민영 방송국 직원, 고스트 라이터 시절을 거쳐 지금은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미즈사와 가나에에게 23년 전 사라진 아들 미즈사와 나오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시게토 슈지 _ 몇 년 전, 묻지마 살인 사건에 휘말렸다가 야리미즈와 소마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야리미즈를 도와 흥신소 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미즈사와 나오 _ 23년 전 여름, 소마와 같은 동네로 이사 와 친하게 지내던 열세 살 소년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의문의 표시를 남긴 채 자취를 감춰 버린다.• 미즈사와 다쿠 _ 미즈사와 나오의 세 살 터울 동생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열혈 소년이다. 앞니가 빠진 아기 도깨비 같은 얼굴이 특징이다.• 미즈사와 가나에 _ 나오, 다쿠 형제의 엄마로, 남편과 이혼한 뒤 홀몸으로 두 아이를 키워 낸 강한 엄마다. 야리미즈에게 아들을 찾아달라고 의뢰하고, 자신 역시 모습을 감춘다.• 시바타니 데쓰오 _ 미즈사와 가나에의 전남편으로, 둘째 아들을 임신 중인 아내를 남겨두고 살인 혐의로 체포된 후 징역 9년의 유죄판결을 받는다.• 도키와 리사 _ 도키와 마사노부의 손녀로, 성테레사 부속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다. 하얀 피부에 큰 눈이 사랑스러운 소녀로, 도서관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실종되었다.• 도키와 마사노부 _ 최고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으로, 현재는 범죄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에 널리 알려진 범죄 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오카무라 다케히코 _ 도키와 리사 유괴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경찰청 형사부 참사관으로, 이번 사건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다.• 데라이시 겐이치로 _ 도쿄 고등재판소 부장판사직에서 물러난 후, 지금은 대학교 법학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구라요시 노조미 _ 과학경찰연구소 소속 연구원으로, 도키와 리사 유괴 사건을 지원하기 위해 진다이 서로 파견되었다.이 책에 대한 일본 독자 리뷰무엇보다 나를 압도했던 것은 진실 뒤에 숨겨진 슬픔과 고통이었다‘거대한 악’을 다루는 방식이 억지로 권선징악으로 끝맺으려 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사실적인 작품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人事部長) 중‘원죄(怨罪)’로 인해 비참하게 무너진 한 가족의 모습을 통렬하게 그린다. 경찰, 검찰, 판사 등 현대 사회의 사법 체계를 둘러싸고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와 사회파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는 소설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LUNAVE) 중23년 전 실종된 소년의 행방을 찾아 달라는 기묘한 의뢰를 받은 탐정.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뒤섞이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면, 다음 수수께끼가 등장하며, 모든 수수께끼가 풀릴 때까지 쉬지 않고 읽게 되는 수준 높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ラテンマン) 중치밀한 구성과 투명함이 느껴지는 문장이 훌륭하다. 서스펜스와 감동을 잘 버무려, 역시 각본가다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小松巖) 중세 아이들의 우정에 가슴이 아팠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 돌릴 새도 없이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무척 매력적으로 그려져, 소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졌다.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역작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will) 중TV 드라마를 통해 작가의 화려하면서도 서정적인 작풍에는 익숙하다 생각했었지만, 이 작품만은 읽을수록 가슴이 아프고 소설 속 부조리에 전율하게 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yuzumisoan) 중23년 전 여름에 벌어진 한 소년의 실종에 대한 수수께끼로 사건은 시작한다. 첫 장에 등장한 수수께끼부터 매력적이다. 오감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뛰어난 문장력과 예상을 거듭 뒤집는 반전, 현장감 넘치는 긴박한 클라이맥스 구성까지 ……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게 된다. 무엇보다 나를 압도했던 것은 진실 뒤에 숨겨진 슬픔과 고통이었다. 사회의 부조리에 맞선 한 소년의 결의는 마지막 장을 읽고 난 후 오래도록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ID_十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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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커버이미지)
    [문학]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 임영태 지음
    • 마음서재
    • 2018-09-21

    오늘의 작가상, 1억원 고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임영태 작가 7년 만의 신작 소설“인생은, 살아가는 것이다”오늘의 작가상과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임영태 작가가 오랜 침묵을 깨고 7년 만에 신작 소설을 선보였다. 작가는 이번 소설이 《비디오를 보는 남자》(1995년),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2010년)에 이은 삼부작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에선 지방 소읍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초로의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시대의 욕망과 정서가 모여드는 풍속적 공간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일관된 글쓰기를 보여주며, ‘살아가는 일’에 대한 더욱 깊어진 성찰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작을 뛰어넘는다. 작가 생활을 한 지 올해로 25년. 그동안 낸 소설책이 신작까지 합쳐서 11권. 요즘같이 책을 쉽게 내는 시대에 작가의 말마따나 ‘과작’이다. 스스로 “꽤나 더듬거리며 쓰는 사람”이라 말하는데 그의 소설은 여전히 인간의 내면을 치열하게 탐색하며 인생의 비의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7년이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사유와 성찰은 더 무르익었다.예술가에게 가난은 지독한 굴레다. 작가는 40대 중반에 역시 소설가인 아내와 도시를 떠나 충북의 제천 박달재 기슭에 정착해 몇 년간 농사를 지었고, 지금은 국도변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간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작가의 ‘일상’이 그대로 투영된 작품이다. 소설에선 지방 소읍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한 초로의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먹고사는 일에 무심했으며, 그런 것에 저당 잡혀 사는 인생을 시시하게 생각했던 주인공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비로소 깨닫는다. 인생은 결국 살아내는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내느냐에 비천과 긍지가 갈린다고.작가는 “참 따뜻하고 좋은 소설”(소설가 이순원)을 쓰고, “잔잔하게 묘사된 일상 곳곳에서 때로 감동의 그림자를 만나”(번역가 김석희)게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작에서도 작가는 주인공의 반복되는 일상을 덤덤히 그리면서도 끊임없이 타자와 소통하는 그를 통해 실존적 고뇌를 간결한 문체로 따뜻하게 풀어낸다. “희대의 배신도, 숭고한 헌신도먹고사는 일을 둘러싼 발걸음이다.”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에서 그는 “특히 생존 욕망과 가치 추구의 괴리”를 들여다본다. 소설 속 주인공은 발명에만 매달리며 세상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를 꿈꿔왔는데 나이 들어서 먹고살 길에 막막함을 느낀다. 이사 간 지 석 달 만에 전셋집을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됐고, 동생에게 돈 빌리러 갔다가 말 한마디 못 꺼내고 허탈하게 돌아온다. 하루는 오래 알고 지내던 형의 부고 소식을 듣는다. 정우 형과 ‘나’는 ‘뻐꾸기’라고 불리는 무리에 속해 있다. 뻐꾸기는 술을 좋아하고, 남이 시키는 일을 절대 하지 않으며, 남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늘만 있다는 생각으로 살면서 자기의 말로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정우 형을 추모하며 ‘나’는 깨닫는다.돌아보면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니 평범하기라도 했다면…… 허술하고 조급하고, 때로 시건방지기까지 했다. 늘 추상적으로 더듬거렸을 뿐 발 딛고 사는 세상의 어느 것 하나 성실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소박한 휴식조차 만들어주지 못한 구차한 사내일 뿐이었다. _p.176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는 시급 6,500원을 받는다. 그의 아내 역시 집 근처 편의점에서 주간 아르바이트를 하니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일은 일주일에 고작 한 번뿐. 초로의 부부가 살아내야 하는 현실은 고단하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은 애틋하기 그지없다. 눈 내리는 밤, 편의점 앞길을 쓸다가 길 건너에 있는 자신의 집 대문 앞도 쓰는 남자. 그곳에는 사랑하는 아내가 잠들어 있다. 자기 몫의 돌을 굴려 올리며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시시포스들에게 보내는 위로“모든 삶이 참으로 눈물겹다.”삶의 무게가 현실을 짓누르고 있지만 ‘나’는 편의점에서 일하며 활력을 찾는다. 계산대에 서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자신의 모습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나 엔터프라이즈호의 커크 함장에 비유하기도 한다. 편의점에 오는 모든 손님이 ‘나’는 고맙기만 하다. 이제야말로 ‘일’이라는 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니 모든 삶이 참으로 눈물겹다. 무슨 일이든 끝나지 않는 일을 나는 못 견뎌했다. 컨베이어 벨트처럼 하염없이 흘러오는 것, 엔딩이 없이 내일도 모레도 되풀이되는 일들, 이제는 그런 것에 아득해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한 끝나는 일이란 결코 없다. _p.202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오는 편의점처럼 살아가는 일이란 ‘하염없이 흘러오고’, ‘내일도 모레도 되풀이’된다. 그렇기에 살아가는 일이란 지극히 사소하고, 지독히 아득한 일이다. 저마다 자기 몫의 돌을 굴려 올리며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시시포스들에게 작가가 보내는 연민이자 위로와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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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문학]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8-09-21

    한중일 세 나라가 ‘세상에 없는 요리’로 맞서다!7년 만의 심사위원 만장일치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흩어진 독자들을 분명 다시 모을 수 있는 작품!”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혼불문학상은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되었고, 1회 『난설헌』, 2회『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 6회 『고요한 밤의 눈』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은 “한국문학이 아직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삶의 영역”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한편 그것을 밀도 있게 포섭해내는 역량과 기량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2017년 제7회 혼불문학상의 열기는 뜨거웠다. 총 282편으로 전해보다 응모작이 다소 늘었고, “전통이라는 거대한 뿌리 속에서 오늘날을 읽어내고 동시에 과거의 역사를 오늘날까지 면면히 계승되어온 통치성의 구조 속에서 맥락화”하는 수준 높은 작품이 다수였다. 이 가운데 “최근의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서서히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만주국”을 배경으로 “한중일의 역사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세 나라 간의 공존가능성을 타진한, 그리고 그것을 높은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유례없는 극찬을 받은 『칼과 혀』가 심사위원 전원의 흔쾌한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수상자 권정현 작가는 2002년 충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16년 단편소설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로 제8회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인 요리사 첸과 관동군 사령관 모리, 조선 여인 길순, 세 사람의 시점으로 쓴 『칼과 혀』는 일제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내적으론 미의 본질, 나아가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수작이다.”(심사평 중에서)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한중일 세 나라 인물의 탁월한 형상화! 이 소설은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 세 명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첸은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으로 “등은 꼽추처럼 목과 붙어 있으며 어깨는 공처럼 둥글고 배에도 살이 늘어져 있”는 볼썽사나운 생김새를 지니고 있지만, 손에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이다. 그가 독살하려는 자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야마다 오토조)로,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전쟁의 공포를 잊기 위해 궁극의 맛과 미륵불의 미(美)에 집착하는 유약한 겁쟁이 성격은 실제 야마다 오토조가 백만 관동군을 지휘하지 못하고 소련군에게 모두 항복시켜 칠십만 관동군을 포로로 잡히게 한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한 것이다. “모리(야마다 오토조)는 실존인물이다. 마지막 관동군 사령관으로 역사에 기록된 그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 겁쟁이였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실화가 내게는 소설적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때때로 오토조가 되어 생각했다. 나에게 백만의 관동군이 있다. 본토엔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황제가 항복했다. 150만 이상의 소련군이 국경을 넘어오고 그 모든 장면은 꿈처럼 아침마다 의식을 뒤흔든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주 천천히, 부관이 가져온 아침식사를 들며 다음 할 일을 생각해보지 않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권정현 작가는 “한국문학사의 어떤 결여 혹은 빈틈”이라 할 수 있었던 이 역사적 사실을 “시대적으로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는” ‘요리’라는 현대적 소재로 이야기에 녹여내 “단연 이채롭고 낯선 소설”을 써낸 것이다.“도마 위에서 벌이는 목숨을 건 쇼를 즐기고 있다.나는 내 칼이 재료가 아니라 그들의 심장을 구원하길 바란다.” 사령관 암살 계획을 세우고 황궁 주변을 서성거리던 첸은 헌병대 간부에게 잡힌다. 궁정 주방에서 일하기 위해 온 요리사라고 항변하는 첸 앞에 사령관 모리가 나타난다. 총살형으로 죽게 될 거라는 헌병대 간부의 위협과 달리 뜻밖에 사령관 모리는 첸이 광둥 제일의 요리사라는 걸 증명하도록 목숨을 건 불가능한 요리 시험을 내린다.“조건이 있지. 요리 재료는 단 한 가지! 기름은 물론 어떤 양념도 사용해선 안 된다. 조리기구도 제한한다. 오로지 재료를 익힐 불과 음식을 다듬을 칼의 감각에 의지하도록. 요리 시간은 단 1분, 재료는 신경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 (39쪽) 첸은 단 1분의 제한시간 동안 칼과 한몸이 되어 구운 송이버섯 요리 ‘향식(餉食)’을 만들어 대령해 죽음을 면하고 장교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첸은 점점 비밀 자경단원이 아닌 요리사로서 모리에게 궁극의 맛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런 첸의 요리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길들여져가는 모리는 군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풀려나 첸의 아내가 된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조선인 여인 길순을 궁으로 들인다. 비로소 “날카롭고도 위태”한 삼자 대결의 새 국면이 펼쳐진다.“혀가 잘린 요리사 하나를 알고 있다. (…) 그 사내는 거의 매일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위해 한 가지 요리를 만들어 올리지. 세상에서 가장 정성스럽게, 가장 맛있게, 자신의 존재를 요리하고 있어.” (226쪽)동아시아적 상상력을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과감하고 도발적인 소설! 한중일 각 나라를 대변하는 첸, 모리, 길순은 모두 ‘칼과 혀’와 밀착된 삶을 산다. 민족 간 싸움의 무기로서 ‘칼과 혀’로 서로를 해치려고 하지만, 각자 소중한 음식에 관한 추억―첸과 아버지의 칭탕거우러우(개고기찜), 모리와 어머니의 분고규(豊後牛, 규슈 지방의 전통 쇠고기 요리), 길순과 고향 요리 청국장―의 상징으로서 또 다른 ‘칼과 혀’로 서로를 이해하고 위무하기도 한다. “가끔 인간의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문 하나가 저 부엌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어느 부엌이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린 배를 채울 무언가가 숨어 있게 마련이지. 죽이고 죽는 전쟁쯤은 잠시 잊어도 좋은 그곳.” (230쪽) 소련군이 진군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모리는 의식을 치르듯 삼시세끼를 부지런히 먹고 마시고, 심지어 “먹는 즐거움”을 느낀다. 화덕이 있는 장교식당과 극락사의 공양간처럼 중요하게 등장하는 ‘부엌’이라는 공간은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문”, “죽이고 죽는 전쟁쯤은 잠시 잊어도 좋은” 곳이다. “천상의 향기가 풍기는 듯” 생생한 묘사로 “연이어 식탁 위에 오르는” 구운 송이버섯, 포탸오창(佛跳墻), 쉐창(血腸), 새우딤섬 요리, 홍샤오러우, 지부니(冶部煮), 문어죽, 흰 쌀죽 등 십여 가지의 다채로운 한중일 요리들이 그 부엌에서 만들어진다. ‘부엌’이라는 공간은 죽은 재료가 새로운 하나의 생명으로 거듭나 서로의 입속으로 들어가 소화되듯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한중일 “증오의 역사”에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무대이다.“나의 하루는 먹는 것으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난다. 먹는다는 것은 내게 잠시나마 이 전쟁과 직위를 잊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 요리가 우리를 구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121쪽)허기 속에서 허겁지겁 배를 채우는 하루,칠십여 년 전과 다르지 않은 오늘을 보여주다 권정현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교양 삼아 읽었던 『동아시아의 민족이산과 도시』 『기억 속의 만주국』 『미식 예찬』 『악마의 정원에서』 <만선일보>” 등 책과 신문 들에서 영감을 받고 참조하여 이 소설을 썼음을 밝힌다. “수고로움 속에 한 끼의 식탁이 차려지고 누군가는 허기 속에서 허겁지겁 배를 채우”는 1945년 전쟁 통의 어느 하루가 2017년 오늘날의 하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느 월요일 저녁의 봄 호수공원에서 누군가 맥주를 마시고 누군가 폭죽을 터뜨리고 또 벤치에 혼자 앉아 숨죽여 우는 어느 여인을 보면서 문득 깨닫는다. “작품에 대한 취재도 능력의 하나이지만 그 모든 것들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게 적절히 버무리고, 그 작업과정에서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 것은 거의 천부적 자질이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만주라는 붉은 땅”에서 역사의 현재를 짚어내는 권정현 작가의 예리하고 섬세한 눈은 “한중일 민중 사이의 소통 가능성을 은밀하게, 그러나 위대하게 제시한다. 한국소설사에서 한중일 역사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세 나라 간의 공존가능성을 타진한, 그리고 그것을 높은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경우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거니와, 그런 점에서 보자면 『칼과 혀』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소설임에 틀림없다. 좀 더 과감하게 말하면 지구가 하나의 공동체가 된 이 지구시대에 걸맞은 소설적 모험이며 동시에 한국소설 전반이 드디어 지구시대라는 새로운 영토에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표지다.”(심사평 중에서)“나는 여전히 말하고 싶다. 이제 우리의 내기는 끝이 났다고. 나는 무엇도 요리하지 않았고 당신은 무엇도 먹지 않았다. 우리는 다만 외로웠을 뿐이라고. 나는 요리를 했고 당신은 접시를 비웠다. 불과 싸우던 나의 시간도, 맵거나 짜거나 달콤하거나 시었을 온갖 요리의 맛들도, 우리를 아프게 했던, 시대가 만들어낸 순간의 고통일 뿐이라고. 한 접시의 요리가 깨끗이 비워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318-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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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레오파트라의 꿈 (커버이미지)
    [문학]클레오파트라의 꿈
    • 온다 리쿠 지음, 박정임 옮김
    • 너머
    • 2018-09-21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 허구와 사실이 교착하는 절대 비밀의 세계에서보이지 않는 실체 \'클레오파트라\'를 둘러싼 음모와 진실에 다가선다!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간바라 메구미는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 남단에 있는 하코다테역에 내린다. 메구미가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는 불륜의 사랑에 빠진 쌍둥이 여동생 가즈미를 도쿄로 데려가기 위해서다.하지만 메구미가 홋카이도에 도착한 첫날 가게 된 곳은 바로 가즈미의 불륜 상대이자 메구미의 의학부 선배인 와카쓰키 사토시 박사의 장례식장이었다. 와카쓰키 사토시 박사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사로 처리되었지만 메구미는 타살의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더불어 메구미가 박사와 만나려 했다는 사실과 박사의 수첩에 적힌 \'클레오파트라\'라는 알 수 없는 메모를 알게 된 가즈미가 갑작스레 종적을 감추자 오랜만에 만난 쌍둥이 남매의 반가움도 잠시, 둘은 서로에 대한 의혹이 쌓여만 간다. 그리고 박사의 수첩에 남겨진 \'클레오파트라\'라는 메시지와 \'바이러스 헌터\' 메구미를 좇아 다양한 사람들이 홋카이도로 모여든다. 그럴수록 존재 자체가 금기시된 \'클레오파트라\'의 실체는 미궁에 빠지고, 메구미는 박사의 지도에 표시된 곳을 찾아다니며 베일에 싸인 퍼즐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간바라 메구미 두 번째 모험을 다룬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역사적 사실과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무서운 상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2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1934년의 대화재―실제로도 삿포로시의 3분의 1이 소실되었다고 한다―는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를 암시하는 복선이 된다. 그리고 가즈미와 와카쓰키 박사가 거주했던 집의 화재는 시간을 뛰어넘어 1934년의 대화재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려준다.\'마마\'라고 불리기도 한 무서운 전염병인 천연두는 과거의 유물로 인식되면서 현재 백신의 생산까지 중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천연두 바이러스는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생화학무기로 변질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비단 소설 속 배경이 아니라 실제로도 안고 있는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따라서 H시에 있을지도 모르는 개연성만으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의 정체에 많은 관심과 메구미를 좇아 몰려든 이유가, 픽션이 아니라 사실감 있게 전해오는 것도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한편, 이 작품에는 \'클레오파트라\'와 더불어 우리가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냉동 귤 이야기\'가 있다. 냉동 귤은 한 장의 편지와 함께 시골 역 앞의 매점 아이스박스 바닥에서 발견되었다. 편지에는 \'이 귤은 곧 이 세계이다. 그래서 귤이 녹으면 세계는 큰 재앙에 빠지게 되며 영원히 얼린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냉동 귤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손에서 손으로 계속해 전해지며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는 냉동 귤은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의 종말을 맞이하는 순간에 이르게 된다.오늘날 급격한 세계화와 더불어 국경의 의미마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냉동 귤 이야기\'와 비슷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는 그런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운 좋게\'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하면서 작가 자신의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클레오파트라\'나 \'냉동 귤\'로 대표하는 무언가가 자칫 세상을 종말에 이르게 할 수도 있음에도 이 세상이 아슬아슬하게나마 유지하고 있는 것은, 소수 절대권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절대다수의 힘이 그 위험한 줄을 쉽게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희망\'은 그렇게 출발하고 항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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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펫숍 보이즈 (커버이미지)
    [문학]펫숍 보이즈
    • 다케요시 유스케 지음, 최윤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8-09-21

    “자기 전에 한 편씩 읽습니다.그러면 안심하고 잠들 수 있거든요.”제59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의코믹하고 따뜻한 미스터리 청춘 소설이곳은 펫숍.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우리의 직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다케요시 유스케는 2013년 『계승자』라는 작품으로 제5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일본의 추리 작가이자 사서이다. 그는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을 읽으며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어선 안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구원”받았다고 이야기하는 작가는 소설을 쓰는 이유에 대해 “소설은 손쓸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이야기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거나 대사 하나로 위로를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이러한 희망을 절실히 전달하고 싶었을까. 그의 세 번째 작품인 『펫숍 보이즈』는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국엔 처음 소개되는 작가지만 기존 작품들이 정통 미스터리에 가까웠다면 『펫숍 보이즈』는 코지 미스터리 형식으로 아주 평범한 등장인물들이 힘을 모아 사건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유머와 감동을 선사한다.배경은 가미조 지역에 위치한 유어셀프 펫숍. 이곳에서 취준생 가쿠토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동갑내기 아르바이트생 고타는 좀 실없어 보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수의학도였기 때문에 동물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다. 그들의 교육을 맡고 있는 가시와기 씨는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는 펫숍의 직원으로, 이 셋은 동물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으로 똘똘 뭉친다. 닮은 점이 또 하나 있다면 사건을 해결하기엔 어쩐지 좀 모자라 보인다는 거다. 그렇지만 그들은 어마어마하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인간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가며 펫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풀어나간다.펫숍의 직원과 단골손님, 그리고 불현듯 등장한 의문의 인물 들이 얽히는 여섯 가지 사건은 모두 동물과 관련되어 있다. 아메리칸 숏헤어나 사모예드처럼 익숙한 동물도 있고, 잉꼬의 일종인 유리매커우나 도롱뇽의 일종인 일본얼룩배영원처럼 낯선 동물도 있다. 주인공인 가쿠토처럼 동물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취업, 사랑, 가족관계, 군중 심리, 자아 성찰 등 보통 사람들의 평범하고도 중요한 문제가 사건들 속에 녹아 있기 때문에 한 편 한 편 읽어갈 때마다 펫숍의 인물들과 친구가 되고 반드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펫숍 보이즈』 한국어판에는 『재수의 연습장』의 저자 재수가 그린 일러스트가 담뿍 섞여 있다.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해 SNS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재수 작가는 『펫숍 보이즈』에 등장하는 인물과 동물 들을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작품 속의 한 장면을 포착해 나름의 방식으로 그린 웹툰 형식의 그림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다케요시 유스케는 『펫숍 보이즈』 속 재수 작가의 그림을 보고 원작의 등장인물의 포인트를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럽게 살려낸 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펫숍 보이즈』의 띠지에는 소설 속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스티커와 인물 소개를 함께 실었다. 『펫숍 보이즈』는 미리 읽은 독자들의 한마디처럼 “하루 종일 느긋하게 쉬게 된 날에 읽으면 좋은 코지 미스터리”인 동시에 “못 견디게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무엇보다 아래의 한마디는 『펫숍 보이즈』를 더없이 잘 설명해준다.“자기 전에 한 편씩 읽습니다. 그러면 안심하고 잠들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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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의 높은 산 (커버이미지)
    [문학]포르투갈의 높은 산
    •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8-09-21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 이후 15년 만에 완성한 또 하나의 경이로운 여정!* NPR 선정 올해의 책(2016)* <뉴욕 타임스> <오스트레일리안 인디펜던트 북셀러> <글로브 앤 메일> <토론토 스타> <맥널리 로빈슨> 베스트셀러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 부 돌파를 기록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예리하고 통렬한 시선, 절묘한 함의 속에 숨은 반전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온 그의 네 번째 장편소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출간되었다. 지극한 사랑 뒤에 지독한 슬픔을 겪은 세 남자가 상실, 그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파이 이야기』 이후 최고작…… 단연코 얀 마텔 작품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소설”(《워싱턴 포스트》), “이 세상의 모든 기묘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충만한 작품”(《타임스》), “강렬한 서사를 지닌 동시에, 우리가 공유하는 세계의 미스터리에 대한 의식을 깨우는 데 주력하는 작품”(《글로브 앤 메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소설에서 얀 마텔은 1904년부터 1981년까지 포르투갈과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세기에 가까운 장구한 세월 동안의 인간사를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괴이하고도 몽환적으로 펼쳐 보인다. 각 부마다 한 편의 완성된 소설로 읽히는 세 이야기 속 인물들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포르투갈, 침팬지, 여행이라는 운명적 모티프를 통해 서로 깊숙이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서사를 따라 베일에 싸인 소설 속 미스터리가 점차 해소되는 흥미진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얀 마텔이 그동안 일관되게 천착해온 주제들,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진실과 허구 등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파이 이야기』를 집필할 즈음인 1996년, 얀 마텔은 ‘1939년의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NPR(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의 인터뷰에서 “『파이 이야기』에서 시작된 믿음에 관한 탐구”를 이번 작품에서도 계속 이어가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파이 이야기』가 극한의 상황에서 역경을 딛고 신과 믿음에 대한 참된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해가는 한 소년의 모험기를 그렸다면,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서는 믿음이 산산이 부서져버린 참혹한 운명 앞에 마주한 세 남자가 그것을 다시 회복해나가는 여정을 그렸다고 볼 수 있다. 믿음과 이성의 균형을 맞추어가는 요원하고도 긴급한 문제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파이 이야기』에서 시작된 ‘믿음과 이야기’라는 화두를, 완전히 새롭고 기발한 상상력과 한층 더 깊어진 사유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확장된 차원으로 이끌어낸 또 하나의 걸작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우리는 무엇인가?”아무것도 남지 않은 혼란한 세계에서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으로 향하는 자들의 내적 투쟁의 서사사랑이자 안식이자 생의 이유였던 ‘집’을 잃다그가 뒤로 걷는 것이, 세상을 등지고, 신을 등지고 뒤로 걷는 것이 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반발하면서 걷는다. 인생에서 소중한 모든 것을 빼앗긴 마당에, 반발 말고 달리 뭘 할 수 있겠는가?_22쪽1904년 포르투갈 리스본. 일주일 만에 사랑하는 연인과 아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겪은 토마스는 가혹한 운명을 내린 신에게 ‘반발’하기 위해 1년째 뒤로 걷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미술 박물관 학예사인 그는 고문서에서 기독교를 발칵 뒤집어놓을 만한 기이한 십자고상에 대한 기록을 발견한다.십자고상을 만든 인물은 17세기 중반을 살았던 율리시스 신부로 아프리카 노예들에게 세례를 주기 위해 상투메 섬에 부임한 사제다. “하늘에 위계가 있듯 지상에도 위계가 있다”고 믿는 당시 기독교 사회에서 철저히 이방인 취급을 받던 그는 노예들의 비참과 인간의 잔학함에 치를 떨다 십자고상을 조각하기에 이르렀다. 지독히도 외롭고 고독한 와중에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집념을 불태운 율리시스 신부. 토마스는 “이곳이 집이다”라는 구절이 빼곡히 적힌 그의 일기를 읽고 ‘집’을 향한 광적인 강박에 사로잡힌 신부의 고통에 찬 열정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결정한다. 그것이 바로 신이 자신에게 한 짓의 대가를 치를 복수가 되리라 확신하면서.율리시스는 그 이름이 암시하는 것처럼(‘오디세우스’의 라틴어명) 신부 온갖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집’으로 귀환하는 오디세우스의 모습과도 오버랩된다. 토마스 역시 마차와 수레가 주를 이루던 당시에 “배기량 3,054cc의 직렬형 4기통 엔진”을 갖춘 프랑스 르노 자동차를 몰고 새로운 안식처로의 귀환을 위한 여정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희극과 비극을 가파르게 오가는 삶이라는 난장의 한복판이 생생한 감각으로 펼쳐진다.시작과 끝,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집으로’ 향하다모든 죽음은 살해로, 사랑하는 이를 부당하게 빼앗긴 것으로 느껴지죠.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의 살해를 맞닥뜨리죠. 바로 자신의 죽음 말이에요. 우리 모두는 자신이 피해자인 살해 미스터리에서 살아요._198쪽1938년 포르투갈. 새해로 넘어가는 시각, 부검 병리학자인 에우제비우는 병원에서 두 여인의 방문을 맞이한다. 첫 번째 여인은 마리아, 바로 그의 사랑하는 아내다. 열렬한 신앙과 빛나는 지성을 가진 그녀는 복음서와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터리 소설 간의 유사성을 비교한다. “이성은 현실적이고, 보상이 빠르고 그 작용은 명확해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성은 맹목적이지요. 이성은 그 자체로는 우리를 어디로도 이끌지 못해요, 역경을 앞두고는 특히 그렇죠.”(200쪽) 그리고 마리아는 이성과 신앙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문제, 즉 인간의 연약함을 구원해주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이야기’임을 피력한 뒤 사라진다. 뒤이어 찾아온 또 한 명의 마리아. 아내와 같은 이름을 가진 노부인은 남편의 가방 안에 시신을 넣고 먼 길을 달려와 부검을 의뢰한다. 특이한 점은 부검을 통해 남편이 왜 죽었느냐가 아니라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려달라는 것. 에우제비우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부인의 지시대로 부검을 진행한다.한 해의 마지막이자 새해의 첫날, 시작과 끝, 삶과 죽음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이 뒤틀린 인과관계는 어느 한순간 그러한 개념들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부수며 현실 너머의 환상적인 공간으로 인도한다. 또한 2부에서는 에우제비우의 아내 마리아, 그리고 또 다른 마리아인 노부인의 솔리로퀴(soliloque), 즉 독백에 가까운 연극적 효과를 통해 주로 소설이 전개되는데, 이를 통해 성서, 철학, 문학을 폭넓게 넘나드는 얀 마텔 특유의 박식함과 사유는 물론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직접적인 메시지가 유려하게 펼쳐지며, 1부와 3부를 교묘히 연결하는 소설적 장치로서 작용한다.온전하고도 충만한 ‘집’을 찾아가다오도는 그의 삶을 차지해버렸다. 피터는 침팬지의 기품에 감동받았고,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것은 사랑이다._366쪽1981년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는 얼마 전 40년간 함께해온 아내와 사별했다. “한때는 그의 전부였던 것들. 아내, 아들, 손녀, 토론토에 사는 누이동생, 일가친척들, 친구들, 커리어?한마디로 그의 인생”(290쪽)이 사라진 자리엔 이제 아들을 제외하곤 “물질적인 유물”만이 남았다. 마침내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의 출생지이자 부모의 고향인 포르투갈 북동부의 투이젤루로 찾아간 그의 옆에는 이제 평범하지 않은 동반자인 침팬지가 함께한다. 오도는 오클라호마 출장 중에 우연히 방문한 유인원 연구소에서 만난 수컷 침팬지로, 클래라의 죽음 이후 그를 마치 “열린 문” 같은 눈으로 바라봐주었다. 피터는 오도와 지내면서 과거와 미래, 회한과 미련 속을 맴도는 인간 종인 자신과 달리, 오로지 현재의 순간에만 집중하고, 감정의 찌꺼기 따윈 없으며 본능과 욕구에 충실한 오도라는 존재에 매혹당한다. 숫자로 변환되는 시간 개념을 버리고 사분면마다 바뀌는 빛의 결에 의지하고, 침대에 눕고 의자에 앉는 대신 바닥에 주저앉아 생활하며, 수납과 정리도 침팬지 식의 독특한 정리법에 따른다. 게다가 피터는 소위 하등하다는 오도의 상태,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시간 자체를 음미하는 법, 잃어버린 행복을 갈망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오도는 그의 삶을 차지해버리고, 둘은 그 무엇도 방해하지 않는 평온 속에서 온전하고도 충만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슬픔은 그를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이끌었다.”사랑과 절망, 삶과 죽음, 이상과 갈망을 껴안고 나아가는 경이로운 여정포르투갈의 높은 산, 즉 포르투갈 북동부 지역인 트라스 우스 몬트스엔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산’이 없다. 3부에서 피터가 침팬지 오도를 데리고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찾았을 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고산이 아니라 드문드문 바위가 놓인 사바나 지대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포르투갈의 높은 산’인 것일까? 그 아이러니한 명명법에는, 존재의 역설이, 실제적 장소라기보다는 신화적 장소, 즉 상상적 허구이고 판타지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우리의 현실에 맞닿아 있다는 놀라운 발견이 담겨 있다. 그 심원한 장소의 발견은 인류의 발전으로 인해 멸종했다고 알려진 이베리아 코뿔소의 ‘등장’과도 같이, 믿음에 대한 우리의 가치 판단 체계를 뒤흔들고 무너뜨린 뒤에야 드러나는 무엇이기도 하다.이 소설은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다름 아닌 인간의 의지라고 할 때, 인간이 한없이 연약해지는 순간은 바로 그 균형이 조화롭지 못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부서진 믿음의 실마리를, 믿음과 불신 사이의 깨어진 균형을, 나아가 존재의 구원을 우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이 소설이 전하는 ‘이야기’ 안에서 우리 각자가 찾아야 할 몫일 것이다. 얀 마텔에 따르면 인간 존재의 정체성은 “이야기를 통해 나오고, 이야기를 통해 예증되며, 이야기를 통해 이해”되기 때문이다. 혼란한 상실의 세계 속, 존재의 미스터리에 담긴 놀라운 비밀이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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