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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밥은 맛없다 1 (커버이미지)
    [문학]아침밥은 맛없다 1
    • 동해 지음
    • 수스토리컨텐츠
    • 2018-09-21

    [그녀는 공포라는 것을 처음 느꼈으며 한 남자의 보호를 받는 묘하고 에로틱한 스릴을 경험했다. 어릴 적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가 아빠 품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기분이었다. 4살 적 사라진 기억을 뇌가 다시 되살린 것이다. 이 묘한 판타지를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것이 뭔가 다른 것이 느껴졌는데 그게 대체 뭔지 모르겠다. 말없는 왕따에 괴팍한 성정, 차가운 기운, 그러나 잘생긴 한 남자가 자신 앞에 계속 어른거렸다. 그것은 공포와 함께 했다. 공포... 처음 맛보는 것으로 마치 오르가즘을 처음 느꼈을 때와 같은 강렬함이다.]\n\n\n- 1권 내용 중\n\n\n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주인공 인준에 대한 얘기는 마치 평범한 우리의 모습 같다. 소설에서는 사랑을 공포로 표현하고 있다. 맞다 사랑은 두려운 것이다. 만남이 두렵고, 헤어짐이 두렵고, 상처가 두렵다. 아예 사랑을 시작하기가 두렵다.\n또한 소설은 사랑을 망상과 연관 지었다. 사랑의 결핍은 우리의 삶 속에서 망상을 창조해 낸다. 짝사랑을 만들고 집착을 만들고 꿈이라도 좋으니 판타지를 머릿속으로 마음껏 그리다 현실과의 괴리로 고통을 받는다. 소설은 이를 한껏 보여주려는 것 같다.\n어쩜 아침밥의 맛은 행복의 척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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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밥은 맛없다 2 (완결) (커버이미지)
    [문학]아침밥은 맛없다 2 (완결)
    • 동해 지음
    • 수스토리컨텐츠
    • 2018-09-21

    [그는 덥석 그녀를 안았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 그의 포옹에 당황했지만 곧 모든 노기를 누그러뜨렸다. 그는 사무실에서 도저히 그녀와 대화를 나눌 틈이 없어 쪽지를 그녀의 가방에 넣었었다. 오늘 저녁에 자신의 집에 꼭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과 자신이 혹시 실수나 잘못한 게 있으면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운영씨를 많이 좋아하는데 실례를 범하거나 부담스러우면 편안한 친구가 됐으면 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작업 방식이다. 이런 남자들 정말 싫다. 정말 매력 없다. 이런 남자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아니라고 하면서 자꾸 그에게 기울어졌다.]\n\n\n\n- 2권 내용 중\n\n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주인공 인준에 대한 얘기는 마치 평범한 우리의 모습 같다. 소설에서는 사랑을 공포로 표현하고 있다. 맞다 사랑은 두려운 것이다. 만남이 두렵고, 헤어짐이 두렵고, 상처가 두렵다. 아예 사랑을 시작하기가 두렵다.\n또한 소설은 사랑을 망상과 연관 지었다. 사랑의 결핍은 우리의 삶 속에서 망상을 창조해 낸다. 짝사랑을 만들고 집착을 만들고 꿈이라도 좋으니 판타지를 머릿속으로 마음껏 그리다 현실과의 괴리로 고통을 받는다. 소설은 이를 한껏 보여주려는 것 같다.\n어쩜 아침밥의 맛은 행복의 척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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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이 온다 (커버이미지)
    [문학]아침이 온다
    •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8-09-21

    외아들과 함께 셋이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구리하라가(家)에 어느 날 아침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전화를 건 여성은 자신을 가타쿠라 히카리라고 밝히며 ‘아이를 돌려달라’고 말한다.어느 날 아침 \'아이를 돌려달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아사토는 구리하라 부부가 입양한 아이였다. 오랜 난임 치료 끝에 몸도 마음도 지친 이들 부부는 난임 치료를 포기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우연히 TV에서 본 \'특별양자결연\'이라는 입양 프로그램을 통해 아사토를 입양한 것이다. 구리하라 부부는 자신을 아사토의 생모 가타쿠라 히카리라고 밝힌 여성과 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여성은 아이를 미끼로 돈을 요구한다. 과거 아사토를 입양하던 날 중학생인 히카리와 직접 대면했지만, 돈을 요구한 그 여성은 아사토를 위해 매일 배를 쓰다듬고 다정한 말을 건네던 히카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과연 누구였을까?오랜 난임 치료에 몸도 마음도 지쳐 버린 구리하라 부부.열다섯 살 나이에 아이를 낳고 방황을 되풀이하는 소녀 히카리.그러나아침이 왔다.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을 걸어,빛 하나 없는 터널을 빠져나왔다.중학생 가타쿠라 히카리는 언니와 함께 엄격한 교사 부모 밑에서 자랐다. 반항심에 남자친구를 사귀고 그만 임신을 하고 만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안 부모님은 아이를 낳아 입양을 보낼 수 있는 \'특별양자결연\'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히카리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히로시마까지 가서 출산을 준비한다. 히카리는 드디어 아기를 낳아 구리하라 부부에게 입양을 보낸다. 다시 학교로 돌아간 히카리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한다. 출산 준비를 했던 히로시마를 찾아간 히카리는 그곳에서도 방황을 거듭하며 계속해서 위기를 맞게 되는데……. 연이어 화제작을 발표한 나오키 상 수상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가 이번엔 사회파·가족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 아이를 낳지 못한 여자와 아이를 낳았으나 놓아야 했던 여자. 완전히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두 여성의 인생과 갈등의 이야기가 작가의 섬세하고 잔인하리만치 세밀한 묘사로 그려진다. 작가가 펼쳐 놓는 두 여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코끝이 찡해지며,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내내 끌려가다 보면 결국 마지막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감동의 미스터리다.여성들의 심리 묘사에 탁월한 필력을 자랑하는 츠지무라 미즈키가 부부의 고통스러운 난임 치료 과정과 그 속에서의 부부의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은 단연 압권이다.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난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남편 기요카즈의 모습과, 그런 남편을 안타까워하는 사토코의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다. 난임 치료에 있는 힘껏 노력하지만 그만큼의 대가는 돌아오지 않는다. 두 사람의 생활에서는 이미 생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다시 난임 치료를 받으러 먼 오카야마까지 가려고 공항에 간 두 사람. 부부만 알 수 있는, 힘겨운 나날을 함께 보낸 부부만 알 수 있는 공기 속에서 한 사람이 먼저 결론을 낸다. 서로 차마 할 수 없었던 말을 먼저 꺼낸다.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치료를 포기하자’는 말을 문득 생각해 낸다. 아이에 대한 희망을 놔버린 장면을 읽은 순간, 그동안 읽었던 부부의 힘겨운 장면이 떠오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또한 입양이라는 사회적이면서도 지극히 가족적인 소재에 막장이 아닌 미스터리를 접목한 저자의 역량이 놀랍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난임 치료 끝에 아이를 입양한 가정을 취재하고 자료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뜻밖에도 입양 사실을 유치원 교사나 이웃 등에 알리는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 아이를 입양한 엄마가, 자신은 치료를 거쳤음에도 아이를 갖지 못했기에 아이의 생모를 질투하겠거니 짐작했지만, 실제로는 그 생모가 아이를 낳아준 덕분에 자신이 입양을 할 수 있었다며 생모까지 포함해서 자신들의 가족으로 여기는 가정이 의외로 많았다고 한다. 독자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입양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입양 가정의 사연을 성실히 그리면서도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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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시성 1 - 불굴의 성 (커버이미지)
    [문학]안시성 1 - 불굴의 성
    • 배상열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8-09-21

    2014년 명량에 이어, 2018년을 뜨겁게 달굴 화제의 역사 전쟁, 안시성“우리에게는 아직 지켜야 할 마지막 성(城)이 남았다!”88일간의 파상공세를 견뎌낸 기적의 공성전을단 하나의 소설 『안시성』으로 먼저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디지털작가대상 수상작가가소환한 젊은 영웅 양만춘과 불굴의 성 안시성의 위대한 승전!2014년 단연 화제가 되었던 역사는 명량해전을 다룬 명량이었다. 단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왜선을 상대로 조선을 구해낸 이순신의 기적. 2018년에는 50만 당나라 군대와 홀로 맞서 88일간의 공성전을 견뎌낸 불굴의 성 안시성과 안시성주 양만춘이 화제의 중심이다. 디지털작가대상 수상작가 배상열 작가의 소설 『안시성』은 젊은 영웅 양만춘이 무명용사들과 함께 50만 대군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긴박감 넘치게 보여준다. 『명량』에 이어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된 『안시성』은 2018년에 꼭 만나게 될 가장 뜨거운 우리 역사다.88일간의 공세를 견뎌내고, 당태종을 패퇴시킨,기적의 공성전 안시성 전투사라진 영웅의 복귀, 성을 지켜낸 무명용사들의 귀환!처절한 전쟁에 숨겨진 그들의 비사를 만난다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디지털작가대상 수상작가배상열 작가의 대작 역사전쟁소설645년(보장왕 4년), 당나라 태종 이세민이 5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 요동으로 쳐들어온다. 현도성, 개모성, 비사성이 어이없이 함락당하고, 요동성마저 위기에 처한다. 수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던 요동성은 고구려인들에게는 신앙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 요동성마저 당나라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다. 요동성이 무너졌다는 것은 고구려 전체가 위험하다는 뜻과 같았다. 요동성이 패배했다는 보고를 받은 안시성주는 충격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피를 토하고 죽는다.새로운 안시성주, 양만춘은 성주의 지위에 오르기엔 지나치게 젊었다. 병사들은 그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스스로도 전쟁에 대한 경험이 없어 불안함을 느낀다. 천하무적에 빛나는 이세민의 창을 막아내기에 양만춘의 방패는 어린아이가 만든 것처럼 엉성하고 무력하기만 하다. 게다가 평양에서는 과거 연개소문에게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원 병력을 보내는 것을 꺼린다.속으로는 불안할지언정, 양만춘은 부하들을 끊임없이 다그치고 훈련시킨다. 마침내 첫 접전. 이세민의 50만 대군이 안시성으로 몰아친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 과연 양만춘은 안시성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안시성』은 전쟁사에 해박한 배상열 작가의 보기 드문 공성전 소설이다. 성을 빼앗느냐, 뺏기느냐의 싸움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스펙터클하고 긴박감 넘치게 전개된다. 특히 시간과 장소를 교차시키면서 시시각각 전쟁의 양상을 보여주는 기법은 전쟁을 전체적으로 깊이 있게 조망하지 못하면 구사하기 어렵다. 소설은 성이 차례로 함락되는 장면들을 이러한 교차 기법을 통해 리얼하게 보여준다. 특히 간결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문장은 눈앞에서 전투를 보는 것처럼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소설 『안시성』에서는 전쟁 속에서 교활하고 이기적인 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소설 속 안시성은 압도적으로 열세인 외부적인 위험도 엄청나지만 성 내부에도 적지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일촉즉발 언제 성이 함락 당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양만춘을 배신하고 안시성을 이세민에게 바치려는 무리가 성 내부에 도사리고 있다. 수도 평양에서도 연개소문과 보장왕은 안시성의 승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안시성이 승리할 경우 맞게 될 역풍이 두려워 지원군을 회군시키려 한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이 내부의 적들과도 맞서 싸워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 어떻게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 태어나는지 성장하는 과정도 감동을 준다. 양만춘은 역사서에는 ‘안시성 성주’로만 기록되어 있으며, 송준길의 『동춘당선생별집』과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양만춘’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나온다. 그는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연개소문이 안시성을 공격했으나 함락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용기와 소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대당전쟁 때 몇 살이었는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어떤 식으로 살았는지는 상상력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작가는 소설에서 전쟁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젊은 영웅의 모습과 그의 성장이 곧 안시성을 지켜내는 힘이 된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인간 양만춘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또한 작가는 문태, 구해, 을치와 같은 가상의 무명용사들을 등장시켜 전투의 한몫을 담당하도록 해 더욱 긴박감 넘치는 전쟁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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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시성 2 - 위대한 승전 (커버이미지)
    [문학]안시성 2 - 위대한 승전
    • 배상열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8-09-21

    2014년 명량에 이어, 2018년을 뜨겁게 달굴 화제의 역사 전쟁, 안시성“우리에게는 아직 지켜야 할 마지막 성(城)이 남았다!”88일간의 파상공세를 견뎌낸 기적의 공성전을단 하나의 소설 『안시성』으로 먼저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디지털작가대상 수상작가가소환한 젊은 영웅 양만춘과 불굴의 성 안시성의 위대한 승전!2014년 단연 화제가 되었던 역사는 명량해전을 다룬 명량이었다. 단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왜선을 상대로 조선을 구해낸 이순신의 기적. 2018년에는 50만 당나라 군대와 홀로 맞서 88일간의 공성전을 견뎌낸 불굴의 성 안시성과 안시성주 양만춘이 화제의 중심이다. 디지털작가대상 수상작가 배상열 작가의 소설 『안시성』은 젊은 영웅 양만춘이 무명용사들과 함께 50만 대군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긴박감 넘치게 보여준다. 『명량』에 이어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된 『안시성』은 2018년에 꼭 만나게 될 가장 뜨거운 우리 역사다.88일간의 공세를 견뎌내고, 당태종을 패퇴시킨,기적의 공성전 안시성 전투사라진 영웅의 복귀, 성을 지켜낸 무명용사들의 귀환!처절한 전쟁에 숨겨진 그들의 비사를 만난다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디지털작가대상 수상작가배상열 작가의 대작 역사전쟁소설645년(보장왕 4년), 당나라 태종 이세민이 5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 요동으로 쳐들어온다. 현도성, 개모성, 비사성이 어이없이 함락당하고, 요동성마저 위기에 처한다. 수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던 요동성은 고구려인들에게는 신앙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 요동성마저 당나라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다. 요동성이 무너졌다는 것은 고구려 전체가 위험하다는 뜻과 같았다. 요동성이 패배했다는 보고를 받은 안시성주는 충격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피를 토하고 죽는다.새로운 안시성주, 양만춘은 성주의 지위에 오르기엔 지나치게 젊었다. 병사들은 그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스스로도 전쟁에 대한 경험이 없어 불안함을 느낀다. 천하무적에 빛나는 이세민의 창을 막아내기에 양만춘의 방패는 어린아이가 만든 것처럼 엉성하고 무력하기만 하다. 게다가 평양에서는 과거 연개소문에게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원 병력을 보내는 것을 꺼린다.속으로는 불안할지언정, 양만춘은 부하들을 끊임없이 다그치고 훈련시킨다. 마침내 첫 접전. 이세민의 50만 대군이 안시성으로 몰아친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 과연 양만춘은 안시성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안시성』은 전쟁사에 해박한 배상열 작가의 보기 드문 공성전 소설이다. 성을 빼앗느냐, 뺏기느냐의 싸움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스펙터클하고 긴박감 넘치게 전개된다. 특히 시간과 장소를 교차시키면서 시시각각 전쟁의 양상을 보여주는 기법은 전쟁을 전체적으로 깊이 있게 조망하지 못하면 구사하기 어렵다. 소설은 성이 차례로 함락되는 장면들을 이러한 교차 기법을 통해 리얼하게 보여준다. 특히 간결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문장은 눈앞에서 전투를 보는 것처럼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소설 『안시성』에서는 전쟁 속에서 교활하고 이기적인 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소설 속 안시성은 압도적으로 열세인 외부적인 위험도 엄청나지만 성 내부에도 적지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일촉즉발 언제 성이 함락 당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양만춘을 배신하고 안시성을 이세민에게 바치려는 무리가 성 내부에 도사리고 있다. 수도 평양에서도 연개소문과 보장왕은 안시성의 승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안시성이 승리할 경우 맞게 될 역풍이 두려워 지원군을 회군시키려 한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이 내부의 적들과도 맞서 싸워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 어떻게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 태어나는지 성장하는 과정도 감동을 준다. 양만춘은 역사서에는 ‘안시성 성주’로만 기록되어 있으며, 송준길의 『동춘당선생별집』과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양만춘’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나온다. 그는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연개소문이 안시성을 공격했으나 함락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용기와 소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대당전쟁 때 몇 살이었는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어떤 식으로 살았는지는 상상력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작가는 소설에서 전쟁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젊은 영웅의 모습과 그의 성장이 곧 안시성을 지켜내는 힘이 된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인간 양만춘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또한 작가는 문태, 구해, 을치와 같은 가상의 무명용사들을 등장시켜 전투의 한몫을 담당하도록 해 더욱 긴박감 넘치는 전쟁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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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저넌에게 꽃을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커버이미지)
    [문학]앨저넌에게 꽃을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18-09-21

    지능을 얻어 인간이 되고자 했던 IQ 70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찰리누구라도 그에게 ‘똑똑한 머리와 뛰어난 학식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해주었더라면그의 인생이 이토록 비참해졌을까...?7살 어린아이의 지능으로 지난한 삶을 살아온 32살의 빵가게 점원 찰리. 그는 자신을 대놓고 조롱하는 동료들을 ‘말은 저렇게 해도 사실은 자신을 무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긍정의 달인이다. 그만큼 사람의 정에 굶주려 있고 자신이 맹수가 우글거리는 정글에 버려진 한 마리 생쥐의 처지와 같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어리숙하고 순수한 청년이다.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 글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지적장애성인센터에서 글을 배운다. 그런 그에게 저명한 대학 교수가 뇌수술로 그의 지능을 높여주겠다는 제의를 해온다.아들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고 증오와 수치심에 찰리를 향해 칼까지 든 엄마, 그런 그를 끝내 지켜주지 못한 아빠. 반인륜적인 부모에게 버려져 끝 간 데 없는 욕망으로 점철된 세상 속으로 내쳐졌던 찰리는 어리숙해도 똑똑해지는 것만이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란 것을 안다. 세상 사람들에게 그저 한 사람의 인간이고자 했던 찰리는 교수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고 기꺼이 욕망의 실험대상이 되어준다. 자아 도취한 엘리트들과 함께 신의 영역을 침범하게 된 찰리,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려는 그에게 과연 온전한 행복과 자유가 기다리고 있을까?이 책은 SF계의 노벨상이라고 평가받는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하였다.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전 세계 30개국에 출간된 초베스트셀러로서 정식 한국어판이 황금부엉이에서 출간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제작된 이 소설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제작자들이 선택한 만큼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사회에 큰 깨달음과 여운을 주는 고전이 되었다.행복해질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은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키는 것어렸을 때 앓은 병으로 지능 발달 장애를 갖게 된 찰리. 찰리의 엄마는 그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리한 치료를 병행하다가 정상아인 딸을 낳게 되자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듯이 찰리를 버린다. 똑똑한 사람이 되어서 엄마를 찾아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푼 꿈을 안고 수술대에 오른 찰리. 수술은 대성공. 하루가 다르게 지능이 발달하여 IQ 180의 천재가 된다. 머리가 좋아지고 지식이 많아지면 세상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를 만끽하고 친구들에게 더 특별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찰리. 그러나 막상 천재가 된 찰리를 두려워하고 열등감을 표출하며 아예 배척해버리는 동료들. 찰리에게 남은 건 자신을 실험실의 표본처럼 취급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배신감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 삶에 대한 허무함뿐이다. 찰리는 먼 길을 돌아 세상의 이치와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게 된다.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좋은 소설은 모두 성장소설이다. 무지한 주인공이 조금씩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독자들이 함께하는 것, 그것이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우리는 찰리에게 감정 이입을 하면서 지능에 대해, 그리고 지능이 열어주는 가능성과 외로움에 대해 알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앨저넌에게 꽃을’은 아주 모범적인 성장소설”이라고 한국 독자를 위한 도서 추천 인터뷰에서 유일하게 이 소설을 꼽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깨닫는다는 행위는 사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창조적인 것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에게 닥친 엄청난 운명 앞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공허한 눈빛으로 밤거리를 방황하는 찰리와 하나 되어 고통스럽지만 창조적인 깨달음의 과정을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 소설이 대니얼 키스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바치는 꽃이란 것을 깨닫는 순간, 뭉클한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이 책은 SF계의 노벨상이라고 평가받는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하였다.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전 세계 30개국에 출간된 초베스트셀러로서 정식 한국어판이 황금부엉이에서 출간되었다. 1968년에 미국에서 영화 <Charly>로 제작되었고 찰리 역을 맡은 클리프 로버트슨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에서는 뮤지컬계의 흥행보증수표 홍광호 주연의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인기리에 공연되었다. 일본에서는 2002년에 드라마로 처음 제작되었고, 2015년에 리메이크 되어 탑스타 야마시타 토모히사가 찰리로 열연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제작된 이 소설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제작자들이 선택한 만큼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사회에 큰 깨달음과 여운을 주는 고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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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긋난 인연 - 영화<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원작 (커버이미지)
    [문학]어긋난 인연 - 영화<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원작
    • 오쿠노 슈지 지음, 김보예.박세원 옮김
    • 디오네
    • 2018-09-21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6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두 가정이 겪은 25년간의 실화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오후, 일생을 뒤흔들게 되는 사건이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다. 평소처럼 점심을 준비하던 토모코는 유치원생 딸이 가져온 혈액형 검사표를 보게 된다. 검사표에는 토모코 부부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 적혀 있었다. 믿을 수 없게도 지금껏 키워 온 아이가 자신이 낳은 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예상치 못한 운명에 떠밀린 것은 아이가 뒤바뀐 상대방의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토모코로 인해 사실을 알게 된 병원 측은 자동차 정비공인 테르미츠의 직장에 찾아가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오키나와에 사는 두 부부는 남의 자식을 자신의 아이인 줄 알고 6년간 정성 들여 키워 온 것이다.1960년대, 고도의 경제 성장기에 들어선 일본은 가정에서 아이를 낳던 시대에서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시대로 빠르게 변화한다. 그러나 빠른 현대화의 물결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인 비극을 남기기도 했다. 바로 병원에서 낳은 내 아이가 남의 아이와 바뀌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도 태어나서 뒤바뀐 채 60년 동안 다른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온 사람의 사연이 뉴스를 통해 밝혀지는 등 아직까지도 일본에서는 아이가 뒤바뀐 사건의 여파가 남아 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아이가 뒤바뀐 사건’의 실제 당사자인 두 가정의 이야기를 담아냈다.6년간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결국 교환되어 친부모의 곁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한 줄로 요약된 내용만 본다면 아이들은 각자의 가정에 적응하여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며 성장했을 거라고 추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두 가정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처럼 평화를 되찾았을까.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사건의 뒷이야기, 그 25년간의 실화가 책 속에서 펼쳐진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리메이크를 결정한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원작2013년에 개봉한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6년간 키웠던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짚어 보는 작품이다. 흥미로운 소재와 절제된 연출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은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내며 리메이크를 결정하기도 했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모티브가 된 이 소설은 영화와 같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아버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면, 소설은 ‘아이가 뒤바뀐 사건’에 떠밀린 부모들과 주변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다.저널리스트 출신의 저명한 논픽션 소설 작가인 오쿠노 슈지는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건의 주인공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이 작품을 집필했다. 직접 취재한 사실과 연구 내용들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꾸며 가감 없이 보여 준다. 병원에서는 왜 아이가 바뀌는 초보적인 실수가 빈번하게 된 것인지, 작품 속 부부의 아이가 바뀌게 된 순간은 언제인지, 사건이 밝혀진 이후 두 아이와 부모들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사건의 당사자인 아이들은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는지, 작가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들을 작품 속에서 상세히 풀어낸다.낳은 아이와 키운 아이를 모두 보살피고 싶은두 가족이 생각해 낸 기발한 발상이 소설에는 주인공들을 곤경에 처하게 만든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둘 중 한 가정이 더 빈곤하여 바뀐 아이의 생활이 극적으로 추락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바뀐 아이 중 한 명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지도 않는다. 다만, 일상의 균형이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찰한다. 그리하여 비극에 빠진 주인공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다시 삶의 균형을 찾아가게 되는지 지긋이 바라볼 뿐이다.소설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곤경에 빠진 두 가족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두 가족은 아이를 교환한 후에도 끊임없이 왕래를 지속한다. 키운 아이와 낳은 아이 모두를 다 돌보고 싶었던 부모들은 몇 차례의 갈등을 겪고 난 후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함께 살면서 두 아이 모두를 곁에 두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과감하게 이를 실행에 옮긴다. 이 기발한 방식의 해법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지켜보는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부모와 자식은 무엇일까?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질문을 던지는 문제적 작품이 책 『어긋난 인연』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소설의 전반부는 아이가 바뀐 사건을 알게 된 부모들의 충격과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친자식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과정을 보여 준다. 비로소 친자식을 데려올 결심을 한 두 부부는 아이들의 교환을 진행하는 동시에 아이를 바뀌게 한 병원과 법정 공방을 벌인다.중반부에서는 부모들의 성장기와 부부가 서로 만나게 된 과정이 그려진다. 이를 통해 가족을 중요시하고 혈연관계에 집착하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사회의 특징이 아이들의 교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를 드러낸다.소설의 후반부에서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벌어지는 미묘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 두 가족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있다. 이어서 작가는 아이가 뒤바뀐 후 25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이들과 두 가정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그 후일담을 전한다.작가는 피와 정, 양자택일이 불가능한 문제를 통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낳았다고 해서 당연히 부모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는 ‘아이가 뒤바뀐 사건’을 겪지 않은 평범한 가정에서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물음이기도 하다. 낳았기 때문에 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부모의 자만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문제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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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의 맛 - 2017년 18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커버이미지)
    [문학]어른의 맛 - 2017년 18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 강영숙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09-21

    한국 문학의 축복이 여기 있다!_ 《매일경제신문》 기사 중에서“인간은 약하고, ‘물질성’에 지배를 받는다. 인간도 냉혹한 자연세계의 일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른의 맛〉은 그런 불안에서 비롯된 소설이다.”_ 강영숙 소설가와의 인터뷰 중에서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 메밀꽃 피는 봉평의 가을 목전에, 최고의 한국 중단편 소설을 가려 뽑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이 출간되었다. 이효석문학재단은 시적 서사를 소설로 풀어낸 이효석 소설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한국 문학에 길이 빛날 발자취를 남긴 단편소설을 매년 선정한다.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구효서, 정홍수, 신수정, 전성태 심사위원은 2017년 7월 12일 1차 심사(예심)에서 강영숙, 기준영, 김금희, 박민정, 손홍규, 조경란, 표명희의 소설을 본심 후보작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회는 2017년 8월 11일 열린 2차 심사(본심)에서 강영숙의〈어른의 맛〉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강영숙의 〈어른의 맛〉은 사십 대 중년이 겪는 심리적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불안과 피로, 권태가 상존하는 비루한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인물이 겪는 생의 누추를 추슬러낸다. 심사위원회는 〈어른의 맛〉을 두고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이라 평했다. 강영숙 작가는 작은 디테일을 무심한 듯 분산해 배치하며 실감과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는 이야기를 짓고 거기에서 삶의 비의를 밝히려 한다. 이 비관적인 세계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작가는 하기 힘든 두툼한 이야기를 써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에는 대상 수상작 외에 2016년 대상 수상작가인 조해진 소설가의 자선작 <작은 사람들의 노래>와 본심에 올랐던 추천 우수작 6편을 함께 실어 선보인다. 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는 기준영 작가의 <조이>, 김금희 작가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박민정 작가의 <당신의 나라에서>, 손홍규 작가의 <눈동자 노동자>, 조경란 작가의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표명희 작가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이 실려 있다. 대상 수상작 말미에는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김슬기 기자가 강영숙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 및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라플린〉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다채로움을 더한다. 미세먼지에 지배받는 인간…불안한 그 내면을 들여다봤다 미세먼지의 습격이 일상이 된 서울. 기혼인 승신과 호연은 남몰래 만남을 이어가지만 이 불안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앞날에 대한 아무런 낙관도 없이 그저 기계처럼 하루하루를 견딜 뿐. 승신은 수십 년 만에 연락이 닿은 학창시절의 친구 수연의 누추한 일상을 목격하고 돌아오는 길, 자신의 입에 흙을 한 움큼 집어넣는다. 그 맛은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이 먹는, 마치 황사를 삼키는 것 같은 아몬드 비스킷의 맛이었다. 대상 수상작인 〈어른의 맛〉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분량은 앞부분보다 뒷부분이 두 배 정도 길다. 그러나 작품은 이 두 부분이 앞뒤로 나뉘어 툭 잘려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두 부분을 이어주는 인물은 승신이라는 주인공이다. 승신은 앞의 절반에서는 호연이라는 남성과 만나고, 뒤의 절반에서는 수연이라는 여성과 만난다. 앞에서는 승신과 호연의 ‘부적절한’ 관계 이야기가 펼쳐지며 이것이 승신의 현재 상황을 이룬다. 뒤에 나오는 승신과 수연의 이야기는 승신의 과거에 관한 것이자 동시에 그 과거에 의해 다시 한 번 반추되는 현재에 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은 승신이라는 여성 인물의 자기 인식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요체는 작중 결말 부분에 나타나는 “흙의 맛”에 집중되어 있다. 결말에서 승신은 오랫동안 자기를 찾았다는 옛날의 소꿉친구 수연의 의정부 집을 방문했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돌연 그녀는 흙을 먹으며, 독자로서는 예기할 수 없었던 행위를 연출한다.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임에도 소설에는 극적인 상황이 등장하지 않는다. 남자는 “만일 우리가 거기 나란히 누워 죽은 채 발견된다면 말이야,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라고 묻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황사 때문에 만나자는 약속이 쉽게 깨지기도 한다. 작가는 “황사나, 바이러스 같은 작은 것에 의해 쉽게 사랑이 깨질 수 있지 않나. 어쩌면 우리는 확고한 내면의 지배를 받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약하고, ‘물질성’에 지배를 받는다. 인간 자체도 냉혹한 자연세계의 일부라는 그런 전제가 깔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들의 내면은 텅 비어 있다. 〈어른의 맛〉은 불안에서 비롯된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2017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작 소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에는 대상작 외에도 총 6편의 우수작품상 수상작이 함께 실려 있다. 기준영 작가의 <조이>는 7년 만에 크리스마스를 한집에서 보내게 된 자매의 하룻밤을 다룬 소설로 이 간격이 만들어내는 환희와 비애의 순간을 포착하는 절묘한 솜씨를 보여준다. 작가는 그 미묘하고 가슴 저린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해냈다. 기준영은 다시 오지 않을 에피파니(顯現, Epiphany)의 순간을 포착해낸다. 기쁨도 슬픔도, 헤어짐도 다시 만나는 일도 반복해서 찾아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인생임을 소설을 통해 보여준다. 김금희 작가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망한 출판업자의 이야기다. 스웨덴에서 온 분홍색과 코발트블루 투 톤으로 오로라처럼 머리를 염색한 낸내와 주인공과의 기이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일상을 비추는 담담한 이야기 속에 번뜩이는 유머를 틈입시켜 균열을 만들어냈다. 이미 견고하게 짜인 세상에서 마치 숨쉴 틈을 발견하듯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읽는 이에게 울고 웃으며 해방감을 만끽하게 해준다.레닌그라드 연극원에 유학을 다녀온 화자의 부모는 ‘망국’이란 단어를 자주 썼다. 그 망국의 도시에서 ‘나’는 다섯 살부터 여덟 살까지 살았다. 그 시절 큰엄마라고 불렀던 보모는 ‘나’를 라이너스라고 불렀다. 내니, 라이너스, 1991년, 레닌그라드. 그런 부모가 모르는 세계가 있었다. 박민정 작가의 〈당신의 나라에서〉는 평생 발표하지 않은 사진을 찍은 비비안 마이어의 삶, 영욕이 교차한 레닌그라드, 고려인들의 척박한 삶,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연극을 올리는 정치인과 같은 현실의 소재를 정교하게 소설 속에 녹여낸다. 작가는 가상의 역사를 지어내는 사관(史官)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은폐된 범죄를 통해 이 시대의 윤리성을 고발하는 생생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손홍규 작가의〈눈동자 노동자〉는 한 청년의 죽음을 통해 애도의 윤리를 묻는 작품이다. 작가는 일터의 동료를 사고로 인해 잃은 자의 애도 시간을 천천히 쫓아간다. ‘그’가 한쪽 다리를 살짝 절며 걷는 윤호를 만난 건 유물 발굴 현장에서였다. 일당 4만 5,000원에 인부들은 호미와 괭이로 작업을 했다. 보통 일고여덟 명이었고 대개 육칠십 대였다. 윤호는 보기 드문 젊은이였다. 그리고 윤호는, 화창한 날 작업 도중 사고로 사망했다. 스물다섯 살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건 그가 아니었지만 스물다섯 살 젊은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세상을 죽지도 않고 살아온 건 그였다. 이게 죄인지 아닌지 대답해줄 수 있느냐고 묻고 싶었다. 주인공은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뇐다. “나는 너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조경란 작가는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를 통해 가족이란 구원인지, 혹은 통증인지 의문을 제시한다. 남자 둘이 사는 집, 아버지와 아들은 집안일을 도와줄 먼 친척뻘인 열아홉의 가사도우미를 들인다. 작가의 예리한 눈은 이 소설에서 타자로만 이루어진 새로운 가족의 원형을 제시한다. 애증과 갈등이 아닌 느슨한 유대로 만들어진 이들은 서로 가족이 되어간다. 소설에는 서로 다른 집에서 온 사람들끼리 저녁을 먹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새로운 식구의 탄생이다. 조경란 작가는 감각적인 문체로 당대의 풍경을 형상화했다. 느슨한 연대로 서로를 끌어안는 세 식구의 모습은 쓸쓸하면서도 감동적이다.표명희 작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에서 과장과 뒤틀림을 벗어내고 이야기를 정직하게 끌어가며 성찰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앙코르와트 유적지로 떠난 주인공 서정은, 수백 년 전 이 일대를 제패했을 찬란했던 왕조에 한 발을 쑥 집어넣고 휘젓고 다닌다. 실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친구인 회사 오너 P와 달리 공동창업자나 다름없는 서정은 직원들이 빠져나가는 걸 보는 게 힘들었다. P는 직원들을 감싸주는 편이었고, 오히려 서정은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다 서정이 전적으로 믿었던 대학 후배는 사직을 하며 주요 거래처를 낚아채 나갔다. 이를 보기 힘들었던 서정은 앙코르와트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생계를 위해 애쓰는 속물적인 촨을 대하며 서정은 자신 또한 갑과 을의 관계에서 갈팡질팡하는 속물적인 모습이었음을 깨닫는다. 주인공이 가이드에 대한 오만을 뒤늦게 깨달으며 찾아오는 성찰의 순간. 이 정직한 소설이 만들어내는 담담한 클라이맥스다. 2017 이효석문학상 심사평 2017년 제18회 이효석문학상 심사를 위해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구효서, 정홍수, 신수정, 전성태 심사위원은 2017년 7월 12일 1차 심사(예심)에서 강영숙, 기준영, 김금희, 박민정, 손홍규, 조경란, 표명희의 소설을 본심 후보작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회는 2017년 8월 11일 2차 심사(본심)를 진행하여 강영숙의 〈어른의 맛〉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예, 본심은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자기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의 수준작뿐 아니라 신예들의 문제작도 포함되어 열띤 논의의 장이 마련되었다. 새로운 미감으로 더욱 분화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현장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본심에서는 수상작과 함께 김금희, 기준영, 조경란의 작품이 깊게 논의되었다.박민정이〈당신의 나라에서〉보여주는 세대 감각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는 현대사의 여러 국면을 성찰적으로 재구성해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소설 역시 당대적 윤리의식을 앞세운 사회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역작이다. 1991년 레닌그라드로 소급되는〈당신의 나라에서〉는 학대, 성폭력의 깊은 상처를 소환하여 약자의 윤리감각으로 우리사회의 폭력성과 무감각을 대면시킨다. 손홍규의〈눈동자 노동자〉 역시 한 젊은이의 죽음을 계기로 애도와 죄의식에 휘말린 인물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고뇌가 느껴진다. 통증을 감각하고 앓는 인물, 그리고 그를 포위한 농촌의 가난한 가족 이야기가 실감 있게 포개져 묘한 색채의 소설이 되었다. 표명희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앙코르와트 여행담을 외형으로 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셈속 밝은 현지 가이드를 통해 자신의 허위의식을 깨닫는 서사가 인물이 제 인생을 간파하는 성찰로 자연스럽게 도약하는데 이 정직한 글쓰기의 힘은 은근히 강했다. 강영숙의 〈어른의 맛〉은 사십 대 중년이 겪는 심리적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불안과 피로, 권태가 상존하는 비루한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인물이 생의 누추를 추슬러낼 때는 울림이 컸다. 김금희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근래 김금희 소설의 광휘가 그대로 담긴 작품이다. 젊은 인물들의 꿈과 일상이 마모되어가는 상실감이 매우 쓸쓸할 뿐 아니라 이 특유의 정서가 직관적이고 리드미컬한 문장에 실려 위무하는 힘을 생성하고 있다. 기준영의 〈조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자매가 크리스마스 전야를 함께 보내는 이야기로 정교한 구도에서 번져오는 희미한 온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어린 시절 두 자매가 눈 내리는 밤길을 뛰며 “컷!” 하고 외치는 영화적 장면은 자매의 인생에 드리운 고난, 고통, 상처를 마법처럼 잘라내는 느낌을 주며, 작가의 장기를 요약해 보여준다. 조경란의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는 문체가 압도하는 소설이다. 핏줄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가족을 물린 자리에 남들과 맺어지는 새로운 가족 이야기를 앉히면서 풍부한 암시와 상징을 동원하고 있다. 소설의 인물들을 타자로서 대상화하지 않으려는 자의식 강한 문장들도 눈여겨보게 하였다. 예심에서는 작품의 장점이 주로 논의되었다면 본심에서는 단점이나 약점을 논의하게 되었는데 얘기를 나눌수록 장점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작품이 강영숙의 소설이었고, 심사위원들은 이견 없이〈어른의 맛〉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어른의 맛〉의 장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이다. 강영숙은 작은 디테일을 무심한 듯 분산해 배치하며 실감과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는 이야기를 짓고 거기에서 삶의 비의를 밝히려고 한다. 이 비관적인 세계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다른 세대는 하기 힘든 두툼한 이야기를 써낸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우수작품상에 모시게 된 여섯 분의 작가 분들에게,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 독자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오정희, 구효서, 정홍수, 신수정, 전성태◆ 이효석문학상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 한국 단편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우리가 지금 가장 뜨겁게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의 보고(寶庫)이다.[역대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 제17회 수상작 조해진 _ 산책자의 행복 제16회 수상작 전성태 _ 두 번의 자화상제15회 수상작 황정은 _ 누가제14회 수상작 윤성희 _ 이틀제13회 수상작 김중혁 _ 요요제12회 수상작 윤고은 _ 해마, 날다제11회 수상작 이기호 _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제10회 수상작 편혜영 _ 토끼의 묘제9회 수상작 김애란 _ 칼자국제8회 수상작 박민규 _ 누런 강 배 한 척제7회 수상작 정지아 _ 풍경제6회 수상작 구효서 _ 소금가마니제5회 수상작 정이현 _ 타인의 고독제4회 수상작 윤대녕 _ 찔레꽃 기념관제3회 수상작 이혜경 _ 꽃그늘 아래제2회 수상작 성석제 _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제1회 수상작 이순원 _ 아비의 잠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왕의 길 (커버이미지)
    [문학]왕의 길
    • 김정현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18-09-21

    오늘날 우리 상황과 놀랍도록 닮은 고대 감문국의 진실!3세기 한반도 중앙, 오늘날 김천 지역에 자리한 감문국. 주변 소수 읍락국을 다스리는 작지만 알찬 감문국은 동으로는 신라의 전신인 사로국, 서로는 막강한 백제, 아래 남쪽으로는 가야 연합체에 둘러싸인 나라이다. 감문국의 마지막 왕 금효왕金孝王과 북방 출신의 왕비 장부인障夫人은 여러 읍락의 분열과 갈등을 막고 감문국을 강한 나라로 키워나가기를 꿈꾸지만 위기를 맞이한다. 바야흐로 강력한 국가로의 통합이 이루어지던 시기.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급박한 정세에서 소국들은 합종과 연횡을 꾀하며 나라의 앞날을 도모한다. 주변 강대국의 압력 속에서 눈치를 보아가며 백성의 행복과 자립을 꿈꾸는 금효왕과 현명하고 아름다운 왕비 장부인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남쪽의 토속세력인 금효왕과 북방에서 내려온 용감하고 아름다운 여사제이자 지략가인 장부인의 사랑과 문화 융합, 포용 정신, 그리고 공주와 장군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아름답고 애절한 과정을 아직도 전승되고 있는 감문국의 빗내농악 가락 속에서 작가 김정현은 비장하게 재구성해냈다.[금효왕] 감문국의 마지막 왕. 자애롭고 현명하며 왕비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온화한 왕이다. 안으로는 힘을 기르고 밖으로 선린외교를 펼치지만 막강한 주변 나라의 압력에 고민한다.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삶을 보살피고 책임지는 일이오. 누가 권력을 가지느냐는 그 다음의 일이오. 백성이 스스로 복종하고 마음으로 따르지 않는다면 권력은 억눌러야 할 것이고, 억눌러서는 반드시 터지게 마련이오 중요한 것은 모두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활력이오. 당장 복속시키는 것보다 저들이 감문의 시장을 자신의 것이라 여겨 무시로 드나들며 우리 백성들과 정을 쌓고, 서로의 좋고 나은 점을 배워 함께 발전하는 것이오. 그런 다음에는 저절로 감문을 우러를 것이니 그때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소.”“사랑하면 모든 화평이 이루어 질 것이라 믿었는데 그것은 한 가족에나 소용되는 것이지 나라의 일에는 가당치 않았다. 나는 처음부터 왕의 재목이 아니었고, 세상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무능한 필부였다. 그나마 위안할 수 있는 것은 나를 버려 백성의 피만은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라를 잃으니 장군과 군사를 잃고도 장례를 치러주지 못하고, 부인이 죽어도 염습을 지켜보지 못하니 비통함이 뼈에 사무쳤다. 공주가 어찌될지 초조했지만 그 또한 간여할 수 없었고, 오직 죄인으로 군사에 둘러싸여 가자는 곳으로 가야할 뿐이었다. 오, 망국의 슬픔이여……. 그러나 백성은 살아남았고 잊지 못할 정신의 기억이 또렷이 남았으니 다시 나라를 세우지는 못 해도 아주 서럽지는 않을 일이었다. 무엇이 사는 것이고 무엇이 죽는 것인지. 지키는 것은 무엇이고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인지. 다스리는 것은 무엇이고 자애는 무엇인지. 강성한 힘은 무엇이고 풍요로운 부는 무엇인지……. 왕을 칭했기에 왕이라 불렸기에……. [장부인]북방에서 내려온 이민족으로 소칸의 후계자이자 하늘과 소통하는 아름다운 여사제이기도 하다. 금효왕과 함께 감문국을 이끌어가며 그의 가장 믿음직한 책사이자 동반자다.“하늘이시여, 이제 초원의 자식과 감문의 자식들이 영혼으로 하늘에 돌아가려 합니다.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 아니라 용맹한 죽음으로 초원과 감문의 정신을 영원히 전하려 함이니 너그러이 받아주소서. 기쁘게 용맹을 드높일 용기를 주시고, 단칼에 죽어 아픔을 적게 하소서. 별이 되어 가족과 이 땅을 내려다보게 하시고 그 명예를 빛나게 하소서…….”장부인의 절과 기원은 쉼 없이 이어졌다“호륵걸 오라버니, 언제나 곁을 지켜주셔서 행복했습니다. 바라보게만 한 죄, 하늘에서 용서 빌겠습니다. 초원의 형제들이여, 끝까지 아름다워 자랑스럽습니다. 감문의 형제들이여, 그 이름 영원할 것이니 눈물을 흘리지 마십시오. 이제 곧 하늘에서 다시 만나면 모두 형제가 될 터이니 참으로 즐겁습니다.”[호륵걸] 장부인과 함께 남하한 무사로서 늘 장부인을 보필하는 데 헌신적이다. 장부인의 호위무사로서 장부인의 말을 무조건 따르고 실행한다. 장부인과 금효왕, 소명공주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 장부인과 함께 정착한 감문국을 위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무사.“그래, 여기 등성이에서 죽는다! 하늘이 가까우니 영혼의 갈 길이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느냐, 우하하하!”“우린 모두 형제가 되는 겁니다!”“그래, 이제 우리는 형제다! 신명나게 싸우고 웃으며 죽자!”“예, 기쁘게 죽겠습니다!”돌덩이가 구르고, 시위가 당겨지고, 화살이 몸에 박혀도 숨이 끊어질 때까지 버티고 섰다가 마침내 쓰러지면 웃으며 소리쳤다.“감문아, 안녕히!”하나둘 목숨이 끊어질 때마다 점점 흰 구름이 몰려들어 속문산을 뒤덮기 시작했다. 하늘 한쪽에서는 낮달이 얼굴을 비치니 흰 구름에 빛이 더하는 듯했다. 마침내 산은 사라지고 하얀 구름만 가득하니 그로부터 감문의 사람들은 백운산白雲山이라 했다.[소명공주] 금효왕과 장부인의 딸로 감문의 공주지만, 소박한 성품을 지녔다. 궁궐에만 갇혀 살다 주변국을 다니며 세상물정에 눈뜨게 되어 나라를 강하게 만드는 데 관심을 갖게 된다. 원룡의 사랑을 받지만 공주의 관심과 인연은 사로국의 형솔을 향한다.[원룡] 감문국의 충신이자 뛰어난 젊은 장군. 소명공주를 향한 속깊은 애정을 갖고 있지만, 호륵걸과 함께 최후를 맞이한다.“오늘 비록 형세가 피치 못 하여 감문이 나라의 문을 닫는다 해도 감문의 정신으로 남을 항쟁 이야기 하나는 있어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살아서 사는 자가 있으면 죽어서 사는 자 또한 있는 법입니다. 무릇 장수의 이름을 받은 자는 그날부터 죽어서 사는 명을 받은 것이니 따르게 허락하십시오.”[형솔] 사로국의 무장으로 감문국에 상인 행세를 하며 정보를 캐낸다. 감문국의 금효왕을 이해하고 소명공주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감문국의 앞날을 염려한다. 감문국이 사로국에 평화롭게 귀속되도록 징검다리 역을 한다.“부왕의 자애로움에 마음 깊이 감동하고 피를 흘리지 않을 길을 찾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감히 공주님을 향해 연모의 마음을 품었지만 조국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으로서 임무와 명을 소홀히 하고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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