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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스라그 연대기 1 -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 - 상 (커버이미지)
    [문학]바스라그 연대기 1 -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 - 상
    • 차이나 미에빌 지음, 이동현 옮김
    • 아작
    • 2018-09-21

    “낯설다! 기괴하다! 그런데 아름답다!”SF와 판타지, 호러를 뒤섞은 압도적인 기묘함,“아마존닷컴 올해의 최고 판타지” 선정 작품! 압도적으로 기묘한 세계로의 초대. 두 개의 위성을 가진 달이 뜨는 몽환적인 바스라그의 세계, 스모그에 찌들고 군부를 등에 업은 부패한 정치인들이 시민을 무력으로 억압하는 거대 도시국가 뉴크로부존을 배경으로, 반영웅 인간들과 기이한 종족들이 펼치는 숨가쁜 모험. “톨킨은 판타지 문학의 엉덩이에 돋은 종기”라며, 동화 같은 판타지 문학의 전복을 선언했던 뉴위어드(기괴문학)의 기수 차이나 미에빌. 인종주의와 성차별이 만연한 기존 판타지 월드를 비판하며 과학소설보다 더 과학적이며, 공포소설보다 더 괴기스러운 바스라그의 세계를 창조했다.벌레 머리를 가진 케프리, 온몸에 가시가 박힌 선인장 인간 캑터케이, 물로 인형을 만드는 개구리 인간 보디야노이 등이 마법을 쓰는 인간들과 뒤섞여 사는가 하면, 마치 자본주의 괴물처럼 사람들의 꿈과 욕망을 먹고 사는 거대 나방이 도시의 밤을 지배하며 사람들을 혼수상태에 빠트린다.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을 시작으로 《상흔》, 《강철의회》로 이어지는 3부작 모든 도서가 독일의 휴고상인 ‘쿠르트 라스비츠 상’을 받았고, 아서 C. 클라크 상과 영국판타지문학상, 로커스 상 등을 휩쓸며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것이 차이나 미에빌이다!”아서 C. 클라크 상, 영국판타지문학상, 독일 쿠르트 라스비츠 상 수상작!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판타지문학상 후보작! 이 거대하고 복잡하고 매우 탄탄한 소설에서 차이나 미에빌은 다가올 미래의 픽션을 새로이 정의하고 창조했다. — 닐 게이먼, 소설가 낡은 판타지에 대한 전복 선언,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괴물과의 싸움1. 뉴위어드(New Weird)란 무엇인가?2003년 4월 29일, 호러/다크 판타지 성향 작품들이 주로 실리던 영국 잡지 〈서드 얼터너티브〉의 온라인 게시판에 게시물이 하나 올라왔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 도발적인 주장도 없는 몇 가지 질문들의 조합에 불과한 이 글 아래로 수많은 SF/판타지 작가와 평론가, 독자들이 달려들어 몇 달 동안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글쓴이는 영국의 소설가인 M. 존 해리슨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뉴위어드. 어떤 작가들이 쓰는가? 이것은 무엇인가? 실체는 있나? 새롭기는 한 건가? 몇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제2의 뉴웨이브’보다 나을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구호인가? 그냥 잡탕소설이라고 하면 안 되나? 늘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의 의견이 듣고 싶다.”뉴위어드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처음으로 소개된 것도 바로 이 논쟁을 통해서였다. 논쟁 자체는 뉴위어드의 정의보다 그 성격과 방향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었는데, 이는 초기부터 참가자들이 뉴위어드의 개념이나 문학적 기원에 관해 상당 부분 의견 일치를 이루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을 지칭하는 ‘뉴’위어드라는 단어는 이미 이전에 ‘올드’위어드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여기서 ‘올드’위어드란 다름 아닌 클라크 애시튼 스미스, 로버트 E. 하워드, 그리고 특히 H. P. 러브크래프트를 위시한 1930년대 펄프 잡지 작가들이며, ‘위어드’란 단어도 그들이 자주 기고하던 펄프 잡지인 〈위어드 테일즈(Weird Tales)〉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이들이 장르의 전면적인 질적 개혁을 의식적으로 지향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20세기 초 펄프 작가들의 영향 아래 있음을 공공연하게 표방하면서 J. R. R. 톨킨과 그의 작품 《호빗》,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을 모방하는 주류 판타지 소설들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초기 펄프 소설들의 특징인, SF/판타지/호러 등 하위장르로의 분화가 분명하게 이루어지기 이전의 역동성까지 고스란히 되살려냈다. 이들의 작품 대부분은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개연성이 전혀 없는 이차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판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세계를 구성하는 각종 물질과 현상의 이면에 깔린 법칙에 체계적, 분석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는 과학소설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기저에 깔린,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퇴폐적이며 기괴한 분위기는 온전히 공포소설 특유의 것이다.특히 공포소설과의 근연성은 뉴위어드를 지금까지의 사이언스 판타지와 분명히 구별 지어주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뉴위어드의 기저에 〈위어드 테일즈〉를 비롯한 초기 펄프 소설 시기 공포-괴기의 감성이 짙게 배어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덧붙여, 그 무자비하리만치 잔인하고 노골적인 유혈 묘사나, 왜곡된 형태로 재조립된 생체에 대한 기호는 제프 밴더미어가 지적한 대로 1980년대 클라이브 바커의 《피의 책(Books of Blood)》과 소위 ‘스플래터펑크(splatterpunk)’라고 부르는 일군의 새로운 공포소설들에서 힘입은 바 크다. 이런 공포소설의 감성은 뉴위어드의 판타지를 더 이상 도피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없게끔 만들었다.“동화에 관한 자신의 에세이에서, 톨킨은 위안(consolation)이 동화, 지금은 판타지라고 부르는 것의 주된 목적이라고 했다. 위안을 주는 판타지라니,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소리다. 독자가 위안을 받아서는 안 된다거나, 작품이 해피 엔딩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책의 목적이 본질적으로 위안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도전하거나 전복시키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이는 안정지향적이며, 미학적으로 완전히 경직된 사고방식이다. 난 그런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판타지는 위안을 거부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판타지의 미학을 위안에 저항하는 데 사용한 초현실주의야말로 최고의 판타지다.”아울러, 뉴위어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주목할 만한 작품을 두 편 더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에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 삽화가로 더 잘 알려진 머빈 피크가 쓴 판타지 시리즈 으로, 그론 백작가의 77대손인 타이터스 그론이 마침내 자유를 찾아 영지인 고멩가스트 성(城)으로부터 뛰쳐나가서 바깥세상과 맞닥뜨리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고멩가스트를 배경으로 삼은 것은 앞의 두 권뿐이기 때문에 사실 고멩가스트 3부작이라는 명칭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멩가스트의 시각적 이미지가 그만큼 강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퇴락한 성채와 허물어진 건물들로 가득 찬 압도적인 규모의 거대한 성채이자 도시국가인 고멩가스트는 후일 뉴위어드 계열 작품 속에서 빈번히 묘사되는 어둡고 퇴폐적인 도시들의 원형이 되었다.다른 하나는 M. 존 해리슨의 〈비리코니엄 사이클(Viriconium cycle)〉로, “오후의 문명“이라고만 언급되는 불명확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가공의 도시국가 비리코니엄을 배경으로 한 일군의 이야기들이다. 처음 이 세계는 잭 밴스의 《죽어가는 지구(the Dying Earth)》 같이 현재로부터 시간상 아주 먼 미래처럼 여겨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도시의 이름마저 경우에 따라 ‘유리코니엄’이나 ‘브리코’로 계속 미묘하게 변하는 등 점점 더 모호해지며, 심지어 세 번째 장편 《비리코니엄》에서는 주인공인 화가 오즐리 킹이 작품 속에서 진정한 “현실 세계”로 현대 런던을 그려내는 장면을 통해 비리코니엄의 세계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까지 한다. 이는 톨킨 이후의 작가들이 각종 가공의 지도나 연대기 등을 통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대해 견고한 실재감을 부여하려고 애썼던 것과는 정반대로, 뉴위어드 특유의 몽환적인 색채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뉴위어드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사용된 것은 앞서 언급한 2003년의 논쟁이 처음이었지만, 뉴위어드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은 이미 2000년을 전후하여 상당수 등장한 상태였다. 특히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작가가 차이나 미에빌로, 그는 과학기술과 마법이 공존하는 폭압적인 도시국가 뉴크로부존을 배경으로 한 비참한 모험담을 다룬 이 책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Perdido Street Station》(2000)을 발표하여 상업적/비평적 성공을 거두며 평단과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듬해 제프 밴더미어는, 강대하고 기이한 권능을 지닌 버섯인간 종족 그레이캡을 지하로 몰아내고 그 지상에 건설하였으나 불가사의한 위협과 멸망의 암시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가공의 도시 앰버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빼어난 단편집 《The City of Saints and Madmen》(2001)을 통해 메타픽션식 전략이나 소설의 암호화 같은 다양한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을 도입하는 실험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마이클 시스코는 죽음으로부터 소생하여 사막의 도시 샌베네피시오로 파견된 뒤 죽은 자들의 기억을 헤집어 세계의 근본 질서를 형성하는 언어를 추출하려 하는 “신학생”의 탐색을 카프카 풍의 모호하고 환상적인 필치로 다룬 《The Divinity Student》(1999)를 내놓았다. 뒤이어 K. J. 비숍의 《The Etched City》(2003)나 스텝 스웨인스턴의 《The Year of Our War》(2004)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뉴위어드의 서재를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앤디 콕스가 발간하는 잡지 〈더 서드 얼터너티브〉와 밴더미어가 편집하는 앤솔로지 《리바이어던(Leviathan)》 역시 이런 계통의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했다.하지만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산되며 동시대의 문화적 현상으로 발전한 사이버펑크와 달리, 뉴위어드는 대중적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둘 다 본질적으로는 장르의 질적 혁신을 지향한 내적 움직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이버펑크가 분명한 주장과 방향성을 제시한 명백한 운동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뉴위어드는 연속성과 차별성은 갖추되 운동으로서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았던 결과, 그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하여 영향력이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뉴위어드로 분류되는 작가들의 작풍은 제각각인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만한 이데올로그나 선언문(menifesto) 같은 것도 없었다. 더욱이 사이버펑크의 확산의 배경에 깔린 인터넷의 보급과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진행이라는, 공시적(共時的) 압력으로서의 과학기술 및 정치사회적 배경도 부재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뉴위어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컸다. 초창기부터 뉴위어드로 자처했던 차이나 미에빌의 회고에 주목하자.“뉴위어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굉장히 답답하다. 뉴위어드가 쓸모없다면, 어설픈 분류체계라면… 좋다, 그 점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하지만 사람들은 어쨌거나 분류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가 늘 무언가를 분류하려 든다는 점에서, 그런 태도는 다소 이상하다. 이건 지질학에서 딱지를 붙이고 ‘이것은 이런 종류의 암석이다’라고 하면 끝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문학적 분류는 일종의 도구니까 쓸모가 있는 한 써먹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뉴위어드가 애매모호한 진실 같은 것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의미를 드러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던 거다. 그것이 자기 패러디를 반복하면서 무의미해지는 시점이 오자, 그만둔 거고.갈수록 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분명히 느낀다. 당신들이 뉴위어드가 어쩌고저쩌고하는 이야기들이 웃긴다고 생각하든 유용하다고 생각하든 간에, 내가 뉴위어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집어치운 것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중략) 잔뜩 힘이 들어갔던 이 영국발 열풍은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지속되다가, 이제 잠잠해지려 하는 것 같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류에서 깨달을 무렵이면, 이미 그건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모든 문학적 운동이나 경향이 그렇듯, 작가들이 문학적 재생산을 거듭하면서 독자들이 처음 느꼈던 충격에 적응하자, 뉴위어드 또한 이제는 초기의 역동성을 잃고 양식화(樣式化)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008년에 나온 밴더미어 부부의 새 앤솔로지 《The New Weird》의 서문 ‘뉴위어드, 아직 살아 있나?’에서, 제프 밴더미어는 뉴위어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밴더미어의 서술에 긍정한다면, 특정한 양식을 공유한 문학 운동이라기보다 작가 개개인의 심적 상태에 가까웠던 뉴웨이브와는 달리, 적어도 뉴위어드는 어쩌면 독자적인 하위장르로 존속할지도 모를 독특한 양식을 유산으로 남긴 셈이다.“뉴위어드는, 과학소설과 판타지의 요소를 결합시킨 배경에 복잡한 현실 세계의 모형을 취사선택함으로써 전통적인 판타지 세계에 대한 낭만화된 관념을 뒤엎으려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차 세계를 다룬 소설의 한 형태이다. 여기에 뉴웨이브나 그 동시대 작가들(은 물론 머빈 피크나 프랑스/영국의 퇴폐주의 같은 선구자들)에게서 받은 영향은 물론, 어조나 문체, 효과를 위해 초현실적 공포소설의 정서적 특성들도 은연중에 들어가 있다. 뉴위어드는 비록 변형된 상태일지언정 현대 세계를 날카롭게 자각하고 있지만, 언제나 공공연하게 정치성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현대 세계에 대한 자각의 한 형태로서, 뉴위어드는 상상력을 고무하기 위하여 ‘기괴함에 대한 경도(傾倒)’에 의지하나, 이는 이를테면 늪지대에 세워진 흉가나 남극의 동굴 같은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런 작가의 경도(혹은 신뢰)는 다양한 형태를 띠는데, 심지어 일부는 작품의 실재감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법도 차용한다.”정리하자면, 뉴위어드는 판타지가 톨킨과 그 계승자들의 정치적/미학적 보수성과 클리셰 과용 때문에 “오염”되었다고 보고, 이를 “오염” 이전의 상태, 경직된 장르 구분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목적으로 지금까지 SF에서나 가능했던 장르 문법을 전복시키려는 급진적인 움직임을 판타지에서 재현하고자 한 최초의 시도였다. 비록 탈정치적인 전개로 말미암아 운동으로서의 결집력과 방향성 부족으로 그 성과가 장르 외부까지 널리 확산되지는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채 남겨져 있던 판타지의 또 다른 혈통을 복권함으로써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 이 장르에 역동성을 불어넣었으며, 결과적으로 새로운 하위장르가 될지도 모를 양식을 낳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덧붙여 설명하자면, 한창 유행했던 시기로부터 10년이 훌쩍 넘은 현재 뉴위어드의 유산(혹은 여파)라고 할 만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전술한 스타일로서의 뉴위어드를 최근 에픽 판타지 쪽에서 차용하여 장르 내로 포섭하려는 경향이다. 마크 섀런 뉴튼이 쓴 〈붉은 태양의 전설(Legends of the Red Sun)〉 시리즈(2009~)는 곧 닥쳐올 빙하기 앞에 놓인 고대 왕국의 수도 빌자머를 배경 삼아 뉴위어드의 장치들을 ‘죽어가는 지구’ 이야기와 결합한 작품으로 에픽 판타지 작품들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생태학적 측면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다. 그 밖에 ‘거인의 시체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너무나 미에빌스러운 배경에 코믹스 슈퍼히어로물의 요소를 섞은 마이크 R. 언더우드의 장편 《Shield and Crocus》(2014)나, 마법과 과학과 괴물들이 혼재하는 류릭 데이비슨의 사이언스 판타지 소설 〈Calie-Amur〉 시리즈(2014~) 역시 미에빌의 영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다만 뉴위어드 풍 에픽 판타지 소설들의 경우 특정 작가(미에빌)로부터의 협소한 영향력이 너무 두드러져 대체로 독창성이 부족하며, 뉴위어드까지만 해도 아직 어느 정도 남아 있던 괴기성(weirdness)이 많이 휘발되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오히려 더욱 주목해 볼 가치 있는 다른 하나의 경향은, 2010년 전후로 특히 공포소설 쪽에서 두드러진 현상인 괴기소설(weird fiction)의 귀환이다. 물론 괴기소설의 재조명이 전적으로 뉴위어드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적어도 주류에서 다루어질 만큼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출판 환경의 변화(독립출판의 활성화, 전자책의 보급 및 크라우드 펀딩 등)로 괴기소설을 창작,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토머스 리고티 같은 거장이 특유의 허무주의/염세주의적 관점이 깊게 배어든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여 이 분야의 문학적 기준을 끌어올린 업적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케이틀린 R. 키어넌, 레어드 배런, 조지프 S. 풀버, 사이먼 스트란차스, 리처드 개빈, 존 랭건, 제프리 토머스, W. H. 퍼그마이어, 젬마 파일즈와 리비아 리웰린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재능 있는 작가들이 괴기소설의 영역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으며, 특히 스캇 니콜레이가 주창한 도그마 2011(Dogme 2011)이나 2011년 세계환상문학상 상패 사건 등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유산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머잖아 공포소설 분야의 내부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도 기대해 봄 직하다.  2.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 자본주의라는 괴물과의 싸움《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은 차이나 미에빌이 데뷔 장편 《쥐의 왕(King Rat)》에 이어 2000년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으로, 아서 C. 클라크 상과 영국판타지문학상 장편 부문을 수상하면서 비평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뉴위어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작품이다. 본작은 이후 발표된 두 권의 연작들과 연결되어 다음과 같이 〈바스라그 연대기〉를 이룬다.〈바스라그(Bas-Lag) 연대기〉《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Perdido Street Station)》(2000)•장편(본작)《상흔(The Scar)》(2002)•장편《강철의회(Iron Council)》(2004)•장편〈잭(Jack)〉(단편집 《제이크를 찾아서(Looking for Jake)》(2005) 수록)•단편두 번째 책인 《상흔》에서는 아이작의 전 여자 친구로 잠시 언급된 벨리스 콜드와인이 슬레이크 나방 사건의 결과로 인한 시 정부의 추적을 피해 바다 건너 식민지로 달아나다가 해상 해적 도시 아마다로 나포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을 다룬다. 한편 세 번째 책인 《강철의회》에서는 프리메이드와 철도 노동자들에게 탈취당한 대륙횡단 철도 ‘강철의회’ 호가 첫 권의 시점으로부터 20여 년 뒤 뉴크로부존 내부에서 진행 중인 노동자 혁명에 호응하기 위해 도시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단편 〈잭〉은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에서 잠시 등장했던 프리메이드의 지도자 사마귀팔 잭의 일대기를 다룬 단편으로 본편 이후 야가렉의 마지막 행적을 접할 수 있다.전작 《쥐의 왕》이 긴박한 전개와 격렬한 전투 장면, 정글 뮤직으로 대표되는 동시대 하위문화의 현장감 같은 장점에도 등장인물에 대한 얄팍한 묘사나 한계가 명확한 정치적 입장 표출로 약간 아쉬움을 남긴 것과는 달리, 〈바스라그 연대기〉의 첫 작품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에서는 분량이 대폭 늘어난 만큼 공간적 배경인 뉴크로부존을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행동이 더욱 깊이 있게 묘사되고 있으며, 작중에서 등장하는 각종 장치와 그 의미가 더욱 세심하게 구축되어 있다.작중에서 여러 가지 서사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지만, 그 핵심을 이루는 내용은 바로 슬레이크 나방을 추적, 박멸하는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특정 계급과 그 양태에 대응시킨 마르크스주의적 해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뱀파이어나 좀비 같은 유명 몬스터와 비교할 때, 슬레이크 나방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작중에서 모틀리가 나방들을 “공장 설비”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잘 드러나듯) 이들이 드림싯이라는 마약을 생산함으로써 뉴크로부존 (지하) 경제의 일부를 구성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일종의 생산 수단에 해당하는 나방들은 스티븐 샤비로가 지적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 그 자체를 문학적으로 체현한 “자본주의자 괴물(capitalist monsters)”이 되는 셈이다. 이런 해석은 다음 두 가지 작중 장치로 뒷받침된다. (i) 현실의 부르주아가 프롤레타리아들을 임노동자로 끌어들이면서 자유로운 노동 능력을 사고 팔리는 재화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슬레이크 나방 역시 뉴크로부존 희생자들의 정신, 그리고 꿈을 빨아들여 시민들을 중독시키는 마약으로 물화시킨다는 것, (ii) 자본 그 자체의 탐욕이 내부의 모순을 가중시켜 체제를 지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처럼, 나방들의 무한한 먹이 수요와 도시의 제한된 공급이 슬레이크 나방의 생태계를 유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따라서 하여금 위기 기관이 가중시킨 내적 모순으로 증폭된 인공 정신을 슬레이크 나방으로 포식하도록 함으로써 폭사시킨 것은 지극히 마르크스주의적 해법이라 할 수 있다.나방들과 마지막 대결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이 작품 전체에서 유의미한 사건이 진행되는 공간적 배경으로 사용되는 부분이 얼마 되지 않으면서도 작품 전체의 제목으로 당당히 사용되는 것도 그곳이 물리적인 면에서 모든 도시 전력망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면에서는 이 도시 뉴크로부존 그 자체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아이작이 나방들을 비롯하여 시 정부의 군 병력 및 모틀리의 리메이드 부대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비록 도시의 현실 정치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뉴크로부존이라는 도시와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자본주의적 체제에 대해 승리하였음을 의미한다.비록 이렇게 작품 내에서 각종 구조와 상징을 세심하게 쌓아 올리고 있으나, 이것들은 작가의 정치적 의식에 대한 문학적 구현으로 보아야 할 뿐 작품 자체가 어떤 식으로든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투영한 메타포라고 볼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독자가 수로크에 투하된 토크 폭탄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의 원자폭탄을, 잇달아 정복 전쟁을 일으키며 제국주의적 확장에 나선 뉴크로부존을 통해 미국을 연상하게 되더라도, 본작이 현실 세계의 근현대사를 은유하거나 풍자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의미이다. 미에빌이 톨킨에 대해 극도로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이렇게 ‘현실에 대한 은유’로 작동하는 판타지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는 건 다소 아이러니하다.— 이동현,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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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스라그 연대기 2 -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 - 하 (커버이미지)
    [문학]바스라그 연대기 2 -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 - 하
    • 차이나 미에빌 지음, 이동현 옮김
    • 아작
    • 2018-09-21

    “낯설다! 기괴하다! 그런데 아름답다!”SF와 판타지, 호러를 뒤섞은 압도적인 기묘함,“아마존닷컴 올해의 최고 판타지” 선정 작품! 압도적으로 기묘한 세계로의 초대. 두 개의 위성을 가진 달이 뜨는 몽환적인 바스라그의 세계, 스모그에 찌들고 군부를 등에 업은 부패한 정치인들이 시민을 무력으로 억압하는 거대 도시국가 뉴크로부존을 배경으로, 반영웅 인간들과 기이한 종족들이 펼치는 숨가쁜 모험. “톨킨은 판타지 문학의 엉덩이에 돋은 종기”라며, 동화 같은 판타지 문학의 전복을 선언했던 뉴위어드(기괴문학)의 기수 차이나 미에빌. 인종주의와 성차별이 만연한 기존 판타지 월드를 비판하며 과학소설보다 더 과학적이며, 공포소설보다 더 괴기스러운 바스라그의 세계를 창조했다.벌레 머리를 가진 케프리, 온몸에 가시가 박힌 선인장 인간 캑터케이, 물로 인형을 만드는 개구리 인간 보디야노이 등이 마법을 쓰는 인간들과 뒤섞여 사는가 하면, 마치 자본주의 괴물처럼 사람들의 꿈과 욕망을 먹고 사는 거대 나방이 도시의 밤을 지배하며 사람들을 혼수상태에 빠트린다.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을 시작으로 《상흔》, 《강철의회》로 이어지는 3부작 모든 도서가 독일의 휴고상인 ‘쿠르트 라스비츠 상’을 받았고, 아서 C. 클라크 상과 영국판타지문학상, 로커스 상 등을 휩쓸며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것이 차이나 미에빌이다!”아서 C. 클라크 상, 영국판타지문학상, 독일 쿠르트 라스비츠 상 수상작!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판타지문학상 후보작! 이 거대하고 복잡하고 매우 탄탄한 소설에서 차이나 미에빌은 다가올 미래의 픽션을 새로이 정의하고 창조했다. — 닐 게이먼, 소설가 낡은 판타지에 대한 전복 선언,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괴물과의 싸움1. 뉴위어드(New Weird)란 무엇인가?2003년 4월 29일, 호러/다크 판타지 성향 작품들이 주로 실리던 영국 잡지 〈서드 얼터너티브〉의 온라인 게시판에 게시물이 하나 올라왔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 도발적인 주장도 없는 몇 가지 질문들의 조합에 불과한 이 글 아래로 수많은 SF/판타지 작가와 평론가, 독자들이 달려들어 몇 달 동안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글쓴이는 영국의 소설가인 M. 존 해리슨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뉴위어드. 어떤 작가들이 쓰는가? 이것은 무엇인가? 실체는 있나? 새롭기는 한 건가? 몇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제2의 뉴웨이브’보다 나을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구호인가? 그냥 잡탕소설이라고 하면 안 되나? 늘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의 의견이 듣고 싶다.”뉴위어드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처음으로 소개된 것도 바로 이 논쟁을 통해서였다. 논쟁 자체는 뉴위어드의 정의보다 그 성격과 방향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었는데, 이는 초기부터 참가자들이 뉴위어드의 개념이나 문학적 기원에 관해 상당 부분 의견 일치를 이루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을 지칭하는 ‘뉴’위어드라는 단어는 이미 이전에 ‘올드’위어드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여기서 ‘올드’위어드란 다름 아닌 클라크 애시튼 스미스, 로버트 E. 하워드, 그리고 특히 H. P. 러브크래프트를 위시한 1930년대 펄프 잡지 작가들이며, ‘위어드’란 단어도 그들이 자주 기고하던 펄프 잡지인 〈위어드 테일즈(Weird Tales)〉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이들이 장르의 전면적인 질적 개혁을 의식적으로 지향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20세기 초 펄프 작가들의 영향 아래 있음을 공공연하게 표방하면서 J. R. R. 톨킨과 그의 작품 《호빗》,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을 모방하는 주류 판타지 소설들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초기 펄프 소설들의 특징인, SF/판타지/호러 등 하위장르로의 분화가 분명하게 이루어지기 이전의 역동성까지 고스란히 되살려냈다. 이들의 작품 대부분은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개연성이 전혀 없는 이차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판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세계를 구성하는 각종 물질과 현상의 이면에 깔린 법칙에 체계적, 분석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는 과학소설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기저에 깔린,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퇴폐적이며 기괴한 분위기는 온전히 공포소설 특유의 것이다.특히 공포소설과의 근연성은 뉴위어드를 지금까지의 사이언스 판타지와 분명히 구별 지어주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뉴위어드의 기저에 〈위어드 테일즈〉를 비롯한 초기 펄프 소설 시기 공포-괴기의 감성이 짙게 배어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덧붙여, 그 무자비하리만치 잔인하고 노골적인 유혈 묘사나, 왜곡된 형태로 재조립된 생체에 대한 기호는 제프 밴더미어가 지적한 대로 1980년대 클라이브 바커의 《피의 책(Books of Blood)》과 소위 ‘스플래터펑크(splatterpunk)’라고 부르는 일군의 새로운 공포소설들에서 힘입은 바 크다. 이런 공포소설의 감성은 뉴위어드의 판타지를 더 이상 도피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없게끔 만들었다.“동화에 관한 자신의 에세이에서, 톨킨은 위안(consolation)이 동화, 지금은 판타지라고 부르는 것의 주된 목적이라고 했다. 위안을 주는 판타지라니,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소리다. 독자가 위안을 받아서는 안 된다거나, 작품이 해피 엔딩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책의 목적이 본질적으로 위안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도전하거나 전복시키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이는 안정지향적이며, 미학적으로 완전히 경직된 사고방식이다. 난 그런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판타지는 위안을 거부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판타지의 미학을 위안에 저항하는 데 사용한 초현실주의야말로 최고의 판타지다.”아울러, 뉴위어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주목할 만한 작품을 두 편 더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에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 삽화가로 더 잘 알려진 머빈 피크가 쓴 판타지 시리즈 으로, 그론 백작가의 77대손인 타이터스 그론이 마침내 자유를 찾아 영지인 고멩가스트 성(城)으로부터 뛰쳐나가서 바깥세상과 맞닥뜨리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고멩가스트를 배경으로 삼은 것은 앞의 두 권뿐이기 때문에 사실 고멩가스트 3부작이라는 명칭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멩가스트의 시각적 이미지가 그만큼 강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퇴락한 성채와 허물어진 건물들로 가득 찬 압도적인 규모의 거대한 성채이자 도시국가인 고멩가스트는 후일 뉴위어드 계열 작품 속에서 빈번히 묘사되는 어둡고 퇴폐적인 도시들의 원형이 되었다.다른 하나는 M. 존 해리슨의 〈비리코니엄 사이클(Viriconium cycle)〉로, “오후의 문명“이라고만 언급되는 불명확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가공의 도시국가 비리코니엄을 배경으로 한 일군의 이야기들이다. 처음 이 세계는 잭 밴스의 《죽어가는 지구(the Dying Earth)》 같이 현재로부터 시간상 아주 먼 미래처럼 여겨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도시의 이름마저 경우에 따라 ‘유리코니엄’이나 ‘브리코’로 계속 미묘하게 변하는 등 점점 더 모호해지며, 심지어 세 번째 장편 《비리코니엄》에서는 주인공인 화가 오즐리 킹이 작품 속에서 진정한 “현실 세계”로 현대 런던을 그려내는 장면을 통해 비리코니엄의 세계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까지 한다. 이는 톨킨 이후의 작가들이 각종 가공의 지도나 연대기 등을 통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대해 견고한 실재감을 부여하려고 애썼던 것과는 정반대로, 뉴위어드 특유의 몽환적인 색채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뉴위어드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사용된 것은 앞서 언급한 2003년의 논쟁이 처음이었지만, 뉴위어드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은 이미 2000년을 전후하여 상당수 등장한 상태였다. 특히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작가가 차이나 미에빌로, 그는 과학기술과 마법이 공존하는 폭압적인 도시국가 뉴크로부존을 배경으로 한 비참한 모험담을 다룬 이 책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Perdido Street Station》(2000)을 발표하여 상업적/비평적 성공을 거두며 평단과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듬해 제프 밴더미어는, 강대하고 기이한 권능을 지닌 버섯인간 종족 그레이캡을 지하로 몰아내고 그 지상에 건설하였으나 불가사의한 위협과 멸망의 암시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가공의 도시 앰버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빼어난 단편집 《The City of Saints and Madmen》(2001)을 통해 메타픽션식 전략이나 소설의 암호화 같은 다양한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을 도입하는 실험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마이클 시스코는 죽음으로부터 소생하여 사막의 도시 샌베네피시오로 파견된 뒤 죽은 자들의 기억을 헤집어 세계의 근본 질서를 형성하는 언어를 추출하려 하는 “신학생”의 탐색을 카프카 풍의 모호하고 환상적인 필치로 다룬 《The Divinity Student》(1999)를 내놓았다. 뒤이어 K. J. 비숍의 《The Etched City》(2003)나 스텝 스웨인스턴의 《The Year of Our War》(2004)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뉴위어드의 서재를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앤디 콕스가 발간하는 잡지 〈더 서드 얼터너티브〉와 밴더미어가 편집하는 앤솔로지 《리바이어던(Leviathan)》 역시 이런 계통의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했다.하지만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산되며 동시대의 문화적 현상으로 발전한 사이버펑크와 달리, 뉴위어드는 대중적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둘 다 본질적으로는 장르의 질적 혁신을 지향한 내적 움직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이버펑크가 분명한 주장과 방향성을 제시한 명백한 운동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뉴위어드는 연속성과 차별성은 갖추되 운동으로서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았던 결과, 그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하여 영향력이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뉴위어드로 분류되는 작가들의 작풍은 제각각인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만한 이데올로그나 선언문(menifesto) 같은 것도 없었다. 더욱이 사이버펑크의 확산의 배경에 깔린 인터넷의 보급과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진행이라는, 공시적(共時的) 압력으로서의 과학기술 및 정치사회적 배경도 부재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뉴위어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컸다. 초창기부터 뉴위어드로 자처했던 차이나 미에빌의 회고에 주목하자.“뉴위어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굉장히 답답하다. 뉴위어드가 쓸모없다면, 어설픈 분류체계라면… 좋다, 그 점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하지만 사람들은 어쨌거나 분류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가 늘 무언가를 분류하려 든다는 점에서, 그런 태도는 다소 이상하다. 이건 지질학에서 딱지를 붙이고 ‘이것은 이런 종류의 암석이다’라고 하면 끝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문학적 분류는 일종의 도구니까 쓸모가 있는 한 써먹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뉴위어드가 애매모호한 진실 같은 것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의미를 드러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던 거다. 그것이 자기 패러디를 반복하면서 무의미해지는 시점이 오자, 그만둔 거고.갈수록 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분명히 느낀다. 당신들이 뉴위어드가 어쩌고저쩌고하는 이야기들이 웃긴다고 생각하든 유용하다고 생각하든 간에, 내가 뉴위어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집어치운 것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중략) 잔뜩 힘이 들어갔던 이 영국발 열풍은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지속되다가, 이제 잠잠해지려 하는 것 같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류에서 깨달을 무렵이면, 이미 그건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모든 문학적 운동이나 경향이 그렇듯, 작가들이 문학적 재생산을 거듭하면서 독자들이 처음 느꼈던 충격에 적응하자, 뉴위어드 또한 이제는 초기의 역동성을 잃고 양식화(樣式化)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008년에 나온 밴더미어 부부의 새 앤솔로지 《The New Weird》의 서문 ‘뉴위어드, 아직 살아 있나?’에서, 제프 밴더미어는 뉴위어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밴더미어의 서술에 긍정한다면, 특정한 양식을 공유한 문학 운동이라기보다 작가 개개인의 심적 상태에 가까웠던 뉴웨이브와는 달리, 적어도 뉴위어드는 어쩌면 독자적인 하위장르로 존속할지도 모를 독특한 양식을 유산으로 남긴 셈이다.“뉴위어드는, 과학소설과 판타지의 요소를 결합시킨 배경에 복잡한 현실 세계의 모형을 취사선택함으로써 전통적인 판타지 세계에 대한 낭만화된 관념을 뒤엎으려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차 세계를 다룬 소설의 한 형태이다. 여기에 뉴웨이브나 그 동시대 작가들(은 물론 머빈 피크나 프랑스/영국의 퇴폐주의 같은 선구자들)에게서 받은 영향은 물론, 어조나 문체, 효과를 위해 초현실적 공포소설의 정서적 특성들도 은연중에 들어가 있다. 뉴위어드는 비록 변형된 상태일지언정 현대 세계를 날카롭게 자각하고 있지만, 언제나 공공연하게 정치성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현대 세계에 대한 자각의 한 형태로서, 뉴위어드는 상상력을 고무하기 위하여 ‘기괴함에 대한 경도(傾倒)’에 의지하나, 이는 이를테면 늪지대에 세워진 흉가나 남극의 동굴 같은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런 작가의 경도(혹은 신뢰)는 다양한 형태를 띠는데, 심지어 일부는 작품의 실재감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법도 차용한다.”정리하자면, 뉴위어드는 판타지가 톨킨과 그 계승자들의 정치적/미학적 보수성과 클리셰 과용 때문에 “오염”되었다고 보고, 이를 “오염” 이전의 상태, 경직된 장르 구분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목적으로 지금까지 SF에서나 가능했던 장르 문법을 전복시키려는 급진적인 움직임을 판타지에서 재현하고자 한 최초의 시도였다. 비록 탈정치적인 전개로 말미암아 운동으로서의 결집력과 방향성 부족으로 그 성과가 장르 외부까지 널리 확산되지는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채 남겨져 있던 판타지의 또 다른 혈통을 복권함으로써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 이 장르에 역동성을 불어넣었으며, 결과적으로 새로운 하위장르가 될지도 모를 양식을 낳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덧붙여 설명하자면, 한창 유행했던 시기로부터 10년이 훌쩍 넘은 현재 뉴위어드의 유산(혹은 여파)라고 할 만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전술한 스타일로서의 뉴위어드를 최근 에픽 판타지 쪽에서 차용하여 장르 내로 포섭하려는 경향이다. 마크 섀런 뉴튼이 쓴 〈붉은 태양의 전설(Legends of the Red Sun)〉 시리즈(2009~)는 곧 닥쳐올 빙하기 앞에 놓인 고대 왕국의 수도 빌자머를 배경 삼아 뉴위어드의 장치들을 ‘죽어가는 지구’ 이야기와 결합한 작품으로 에픽 판타지 작품들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생태학적 측면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다. 그 밖에 ‘거인의 시체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너무나 미에빌스러운 배경에 코믹스 슈퍼히어로물의 요소를 섞은 마이크 R. 언더우드의 장편 《Shield and Crocus》(2014)나, 마법과 과학과 괴물들이 혼재하는 류릭 데이비슨의 사이언스 판타지 소설 〈Calie-Amur〉 시리즈(2014~) 역시 미에빌의 영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다만 뉴위어드 풍 에픽 판타지 소설들의 경우 특정 작가(미에빌)로부터의 협소한 영향력이 너무 두드러져 대체로 독창성이 부족하며, 뉴위어드까지만 해도 아직 어느 정도 남아 있던 괴기성(weirdness)이 많이 휘발되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오히려 더욱 주목해 볼 가치 있는 다른 하나의 경향은, 2010년 전후로 특히 공포소설 쪽에서 두드러진 현상인 괴기소설(weird fiction)의 귀환이다. 물론 괴기소설의 재조명이 전적으로 뉴위어드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적어도 주류에서 다루어질 만큼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출판 환경의 변화(독립출판의 활성화, 전자책의 보급 및 크라우드 펀딩 등)로 괴기소설을 창작,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토머스 리고티 같은 거장이 특유의 허무주의/염세주의적 관점이 깊게 배어든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여 이 분야의 문학적 기준을 끌어올린 업적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케이틀린 R. 키어넌, 레어드 배런, 조지프 S. 풀버, 사이먼 스트란차스, 리처드 개빈, 존 랭건, 제프리 토머스, W. H. 퍼그마이어, 젬마 파일즈와 리비아 리웰린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재능 있는 작가들이 괴기소설의 영역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으며, 특히 스캇 니콜레이가 주창한 도그마 2011(Dogme 2011)이나 2011년 세계환상문학상 상패 사건 등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유산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머잖아 공포소설 분야의 내부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도 기대해 봄 직하다.  2.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 자본주의라는 괴물과의 싸움《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은 차이나 미에빌이 데뷔 장편 《쥐의 왕(King Rat)》에 이어 2000년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으로, 아서 C. 클라크 상과 영국판타지문학상 장편 부문을 수상하면서 비평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뉴위어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작품이다. 본작은 이후 발표된 두 권의 연작들과 연결되어 다음과 같이 〈바스라그 연대기〉를 이룬다.〈바스라그(Bas-Lag) 연대기〉《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Perdido Street Station)》(2000)•장편(본작)《상흔(The Scar)》(2002)•장편《강철의회(Iron Council)》(2004)•장편〈잭(Jack)〉(단편집 《제이크를 찾아서(Looking for Jake)》(2005) 수록)•단편두 번째 책인 《상흔》에서는 아이작의 전 여자 친구로 잠시 언급된 벨리스 콜드와인이 슬레이크 나방 사건의 결과로 인한 시 정부의 추적을 피해 바다 건너 식민지로 달아나다가 해상 해적 도시 아마다로 나포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을 다룬다. 한편 세 번째 책인 《강철의회》에서는 프리메이드와 철도 노동자들에게 탈취당한 대륙횡단 철도 ‘강철의회’ 호가 첫 권의 시점으로부터 20여 년 뒤 뉴크로부존 내부에서 진행 중인 노동자 혁명에 호응하기 위해 도시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단편 〈잭〉은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에서 잠시 등장했던 프리메이드의 지도자 사마귀팔 잭의 일대기를 다룬 단편으로 본편 이후 야가렉의 마지막 행적을 접할 수 있다.전작 《쥐의 왕》이 긴박한 전개와 격렬한 전투 장면, 정글 뮤직으로 대표되는 동시대 하위문화의 현장감 같은 장점에도 등장인물에 대한 얄팍한 묘사나 한계가 명확한 정치적 입장 표출로 약간 아쉬움을 남긴 것과는 달리, 〈바스라그 연대기〉의 첫 작품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에서는 분량이 대폭 늘어난 만큼 공간적 배경인 뉴크로부존을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행동이 더욱 깊이 있게 묘사되고 있으며, 작중에서 등장하는 각종 장치와 그 의미가 더욱 세심하게 구축되어 있다.작중에서 여러 가지 서사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지만, 그 핵심을 이루는 내용은 바로 슬레이크 나방을 추적, 박멸하는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특정 계급과 그 양태에 대응시킨 마르크스주의적 해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뱀파이어나 좀비 같은 유명 몬스터와 비교할 때, 슬레이크 나방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작중에서 모틀리가 나방들을 “공장 설비”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잘 드러나듯) 이들이 드림싯이라는 마약을 생산함으로써 뉴크로부존 (지하) 경제의 일부를 구성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일종의 생산 수단에 해당하는 나방들은 스티븐 샤비로가 지적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 그 자체를 문학적으로 체현한 “자본주의자 괴물(capitalist monsters)”이 되는 셈이다. 이런 해석은 다음 두 가지 작중 장치로 뒷받침된다. (i) 현실의 부르주아가 프롤레타리아들을 임노동자로 끌어들이면서 자유로운 노동 능력을 사고 팔리는 재화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슬레이크 나방 역시 뉴크로부존 희생자들의 정신, 그리고 꿈을 빨아들여 시민들을 중독시키는 마약으로 물화시킨다는 것, (ii) 자본 그 자체의 탐욕이 내부의 모순을 가중시켜 체제를 지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처럼, 나방들의 무한한 먹이 수요와 도시의 제한된 공급이 슬레이크 나방의 생태계를 유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따라서 하여금 위기 기관이 가중시킨 내적 모순으로 증폭된 인공 정신을 슬레이크 나방으로 포식하도록 함으로써 폭사시킨 것은 지극히 마르크스주의적 해법이라 할 수 있다.나방들과 마지막 대결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이 작품 전체에서 유의미한 사건이 진행되는 공간적 배경으로 사용되는 부분이 얼마 되지 않으면서도 작품 전체의 제목으로 당당히 사용되는 것도 그곳이 물리적인 면에서 모든 도시 전력망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면에서는 이 도시 뉴크로부존 그 자체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아이작이 나방들을 비롯하여 시 정부의 군 병력 및 모틀리의 리메이드 부대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비록 도시의 현실 정치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뉴크로부존이라는 도시와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자본주의적 체제에 대해 승리하였음을 의미한다.비록 이렇게 작품 내에서 각종 구조와 상징을 세심하게 쌓아 올리고 있으나, 이것들은 작가의 정치적 의식에 대한 문학적 구현으로 보아야 할 뿐 작품 자체가 어떤 식으로든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투영한 메타포라고 볼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독자가 수로크에 투하된 토크 폭탄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의 원자폭탄을, 잇달아 정복 전쟁을 일으키며 제국주의적 확장에 나선 뉴크로부존을 통해 미국을 연상하게 되더라도, 본작이 현실 세계의 근현대사를 은유하거나 풍자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의미이다. 미에빌이 톨킨에 대해 극도로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이렇게 ‘현실에 대한 은유’로 작동하는 판타지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는 건 다소 아이러니하다.— 이동현,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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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어타운 (커버이미지)
    [문학]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09-21

    아마존, 뉴욕타임스 1위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신작 장편소설!『오베라는 남자』를 뛰어넘은 배크만의 새로운 대표작! _아마존 올해의 책 추천평 중에서★★★ 2017 아마존 올해의 책★★★ 2017 굿리즈 올해의 소설★★★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전격 영화화 결정★★★ 2017 인디고Indigo 선정 올해의 책★★★ 2017 독일 Der Leserpreis 선정 올해의 소설★★★ 2017 스웨덴 올해의 책 최종 후보작★★★ 2018 미국 Audie Awards 최종 후보작눈부신 스토리텔러이자 인간 감정의 마스터『오베라는 남자』를 뛰어넘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새로운 대표작!꼭 읽어야 할, 이 시대의 모던 클래식!“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쇠락한 작은 마을, 베어타운가슴에 곰을 품은 사람들의 좌절과 용기,눈물과 감동으로 얼룩진 희망에 관한 이야기2018년,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단 한 권의 소설!『오베라는 남자』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감동소설의 대가 프레드릭 배크만이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새로운 이야기 『베어타운』으로 돌아왔다. “『오베라는 남자』를 뛰어넘었다” “이 시대의 디킨스다”라는 언론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은 이전 작품들의 웃음과 감동을 넘어 더욱 깊어진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에 대한 통찰과 희망을 담고 있다.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배크만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베어타운』은 “꼭 읽어야 할 이 시대의 모던 클래식”이라는 평과 함께 아마존 올해의 책 Top 3, 굿리즈 올해의 소설 Top 2로 선정되며 또 한번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소도시다. 온 마을이 아이스하키에 매달리는 이곳은 과거의 영광도 하키로 이루었고, 몰락도 하키에서 비롯됐다. 그들에게 찾아온 마을을 되살릴 단 한 번의 기회는 극적으로 전국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묵직한 꿈을 몇몇 청소년의 어깨에 싣는다. 온 마을을 짊어진 아이들 사이에서 마을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르게 된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베어타운』에서 공동체를 하나로 엮는 희망과 그 공동체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비밀, 대의를 위해 잡음을 모른척하려는 이기심과 대의에 반하는 선택을 하는 한 개인의 용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현재 한국 사회와도 놀라울 정도로 맞아떨어지는 사회의 축소판으로서의 베어타운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적나라하게 비추며, 간절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실감 나는 캐릭터와 강렬한 사건으로 단숨에 읽어 내리게 하는 이 작품은 인간의 나약한 면모를 때론 냉철하게, 때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며, 오래도록 독자들의 뇌리에 남을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어려운 문제, 단순한 해답. 공동체라는 것은 무엇일까?그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다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베어타운에 살고 있다. _독자평 중에서 『베어타운』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추었던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달리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를 녹여낸 마을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잊혀져가는 숲속의 작은 마을은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과 놀라우리만치 닿아 있다.먼저, 몰락한 마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공동체에서 버티는 심정으로 지내는 주민들, 그들의 희망을 둘러싼 이기심과 부조리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공동체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또한 이 이야기는 지금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미투 운동과도 통하는 점이 많다. 성차별적 언행이 자연스러운 보수적인 마을 속에서 그려지는 권력을 쥔 남성의 모습, 마을의 희망을 짊어진 소년을 위한 그릇된 침묵과 반발 등은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다. 결국 피해자가 짊어지게 되는 짐 또한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부상했다 추락하는 아이스하키팀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온갖 종류의 문제점들이 도드라지게 부각되는 사회의 이야기로 발전한다. 이곳에는 실업, 빈부 격차, 차별, 여성혐오, 호모포비아, 훌리건이 있지만 사랑과 우정과 의리도 존재한다. 영상이 그려지듯 능숙하게 전환되는 신,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배크만의 흡입력은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독자를 베어타운 속 세계로 이끈다. 배크만은 이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어린 고등학생들이 오로지 전국청소년하키선수권대회 4강에 진출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웅 대접을 받으며,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에 따라 윤리와 정의는 뒷전으로 물린 베어타운의 모습은 하키라는 단어를 공부로 대체하면 지금 우리 사회와 섬뜩하리만치 닮은 구석이 많다. 왜 진실을 얘기하는 사람이 케빈인지 아니면 아맛인지 고민했는지, 왜 마야의 주장으로는 부족했는지 나중에서야 문득 깨달은 검은 재킷의 사나이는 요사이 우리 사회를 강타한 미투 운동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전 세계를 사로잡은 배크만 표 공감소설, 그 두 번째 챕터프레드릭 배크만의 데뷔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그는 『오베라는 남자』 출간 전에 이름을 알린 작가도 아니었고 스웨덴이라는 작은 나라의 칼럼니스트에 불과했다. 블로그에 연재하던 이야기를 소설로 출판해보라는 방문자들의 권유에 『오베라는 남자』가 책으로 탄생했고, “가장 매력적인 데뷔”라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퍼지며 일약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스웨덴의 칼럼니스트가 쓴 첫 소설은 전 세계 40개국에 판권이 팔리고 28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소설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미국에서 역시 돌풍을 일으키며 77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고 2017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페이퍼백)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독자들은 “읽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며 배크만의 작품에 공감했다.가장 매력적인 데뷔이다. 당신은 웃고, 눈물짓고,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모든 것이 귀여운 곳, 스칸디나비아에 가고 싶어질 것이다. _『people』따뜻하고, 재미있다. 거기에 견딜 수 없이 감동적이다. _『Daily Mail』읽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 _아마존 독자 Jules배크만의 작품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따뜻한 감성과 유머, 그리고 ‘오베’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이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오베라는 남자』에 59세 남자 ‘오베’가 있었다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는 일곱 살 소녀 ‘엘사’가 있다. 그리고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는 겉보기엔 누구보다도 까칠하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도 상냥한 63세 여자 ‘브릿마리’가 등장한다. 매번 매력적이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연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던 프레드릭 배크만은 이번엔 다양한 캐릭터를 동시에 등장시키는 더 치밀하고 섬세한 이야기를 택했다.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이야기꾼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배크만은, 스웨덴에서 후속작을 발표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내가 『베어타운』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고? 어떤 면에서 사랑하는지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다. 『베어타운』은 폭행으로 갈기갈기 찢긴 한 가족을 다룬 가족극이다. 큰소리로 얘기할 것인지 아니면 입을 다물고 있을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어느 소녀의 성장소설이다. 한 십대가 다른 십대의 머리에 산탄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려 한다는 구절로 시작되는 스릴러다. 소도시의 사고방식을 조심스럽게 논하는 한편, 촘촘히 얽혀 있는 사회를 바꾼 소수의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이야기다. _아드리안 리앙, 아마존 북리뷰이 책에 쏟아진 찬사▶ 도저히 내려놓을 수가 없고,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아마존 독자 Jim ▶ 작가가 나를 위해 쓴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_아마존 독자 PonyUp▶ 당신이 이렇다면 이 책을 읽어라!1) 청소년기가 당신에게 너무 힘들었다면2) 피해자 탓을 하는 게 당신을 화나게 한다면 3) 살아오며 주변의 압박을 느꼈던 걸 기억한다면 4) 집단에 맞지 않고 다른 사람들 속에서 휴식처를 찾기 어렵다면5)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면 -아마존 독자 T. Beeler ▶ 책을 읽으며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모두의 손에 이 책을 쥐여주고 싶다. -한국독자 b**▶ 읽다보면 현재 한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흡사한 사회적 현상과 문제들을 엿볼 수 있다. -한국독자 k****ya▶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을 터칭한다. 내 전부를 요구하지만 내 인생 자체이기에 걸어볼 만한 그 무엇, 당신은 찾았는가? -한국독자 boh*****_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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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변신 1 - 신인간
    • 이원호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18-09-21

    역사를 다시 쓴다.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변신,말단 조폭에서 백제무장으로 변신,왜국 여천왕(女天王)의 남편이 된 박영준의 파란 만장한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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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신 2 - 사라진 세상 (커버이미지)
    [문학]변신 2 - 사라진 세상
    • 이원호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18-09-21

    역사를 다시 쓴다.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변신,말단 조폭에서 백제무장으로 변신,왜국 여천왕(女天王)의 남편이 된 박영준의 파란 만장한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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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신 3 - 백제영주 (커버이미지)
    [문학]변신 3 - 백제영주
    • 이원호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18-09-21

    역사를 다시 쓴다.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변신,말단 조폭에서 백제무장으로 변신,왜국 여천왕(女天王)의 남편이 된 박영준의 파란 만장한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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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나 - 서울 하늘 아래 (커버이미지)
    [문학]빛나 - 서울 하늘 아래
    • J.M.G.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서울셀렉션
    • 2018-09-21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서울의 풍경과 이야기를 담다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 프랑스 문학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 독학으로 한글을 깨칠 정도로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그가 쓴 《빛나 - 서울 하늘 아래》은 외국 작가가 썼다는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친숙하고 정교하게 서울, 서울사람, 서울풍경을 그려낸다. 바로 지금 여기, 서울 하늘 밑에서 벌어지는 우리 삶의 이야기이다. 르 클레지오는 2001년 첫 한국 방문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한국을 오갔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1년간 석좌교수로 지내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흥미와 애정을 느꼈다. 그는 서울이 최선과 최악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최첨단 시설과 고층건물이 최악이라면, 최선은 번화가 뒤에 숨은 좁은 뒷골목과 한적한 언덕길, 단아하면서도 기품서린 북악산과 나지막한 야산들, 북한산과 그 산자락에 자리한 작은 카페들이다. 그는 늘 서울을 무대로 하는 소설을 쓰겠노라 말했는데, 바로 이 작품 빛나 - 서울 하늘 아래》이다.하나의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이야기가 엮인 액자소설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인생과 관계성의 드라마이 소설의 주인공 빛나는 대학에 갓 입학한 열아홉 살 전라도 어촌 출신 소녀이다. 르 클레지오와 마찬가지로 소녀는 거대도시 서울이 낯설고 복잡하고 외롭다. 빛나는 우연히 불치병을 앓는 여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집 안에 갇힌 채 죽음을 기다리는 살로메는 빛나와 함께 그의 이야기 속으로 상상 여행을 떠난다. 빛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모두 다섯 편이다. 한국전쟁으로 북에 있는 고향을 떠난 조 씨와 비둘기 이야기, 신비로운 메신저 키티가 전해주는 쪽지를 통해 이웃 간 연대와 관계성을 회복하는 이야기, 버려진 아이 나오미와 그녀를 품고 살아가는 한나가 또 다른 생명의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이야기, 아이돌 스타가 되지만 탐욕과 거짓말에 희생당하는 가수 나비 이야기, 그리고 얼굴 없는 스토커를 통해 빛나가 느끼는 일상의 공포와 도시에서의 삶 이야기이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작가가 그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한국의 전통, 종교, 역사, 세대 갈등, 남북문제, 정치 사회 문제, 음식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녹아 있다.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서울의 구석구석을 여행한다. 신촌과 이대입구의 골목길, 방배동의 서래마을, 강남, 오류동, 용산, 홍대, 당산동, 오류동, 과천의 동물원, 충무로, 종로, 명동, 영등포, 여의도, 인사동, 안국동, 경복궁, 창덕궁, 청계천, 북한산, 남산, 잠실, 한강…. 작가의 시선은 서울의 구석구석을 파고든다. 그가 다닌 동네들, 그가 만난 사람들, 그가 들은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을 작품 안에 녹여 그만의 서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빛나의 이야기들은 어느 순간 서로서로 연결된다. 현실이든 상상이든, 실제로 일어난 일이든 지어낸 것이든 간에, 이 이야기들은 우리 자신 혹은 이웃의 이야기, 더 나아가 서울 하늘 아래 서로 연결된 우리 이야기가 된다. 지금 여기 우리의 삶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소설서울은 위대한 소설을 얻게 되었다《빛나》에서는 서울이라는 대도시 한가운데 존재하는 이웃 간의 따뜻한 인간애가 정겹고 소박한 언어로 표현된다. 작가가 항상 특별하게 생각했던 한국인 특유의 ‘정’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옮긴이의 말〉 중에서르 클레지오는 거대도시 서울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도시 풍경을 묘사하고 낱낱의 이야기들을 연결하면서 우리 안에 존재하는 따뜻한 인간애를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묘사한다. 그의 다른 소설들처럼 《빛나 ? 서울 하늘 아래》도 슬프다. 도시 구석구석에 먼지처럼 켜켜이 쌓여 있는 절망과 슬픔, 소외와 좌절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이야기에 목말라 하는 여인,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빛나의 이야기들을 통해 역설적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삶을 지키고 살아내려는 굳센 용기를 읽는다. 저 세상을 향해 영혼이 날아가기 전까지는, 소리도 지르고 몸을 떨기도 하면서 완강하게 저항하며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작가는 절망과 좌절을 통해 생은 더욱 빛나고, 미래는 희망차다고 말한다. 르 클레지오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우리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와 용기이다.한글판 및 영문판 동시 출간, 전 세계에 서울을 알리다이번 소설은 한글판 《빛나 - 서울 하늘 아래》와 함께 영문판 《Bitna: Under the Sky of Seoul》으로도 동시 출간되었다. 제주 우도를 배경으로 한 르 클레지오의 소설 《폭풍우》와 더불어, 이 두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이 한국의 매력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Jean-Marie Gustave Le Cléz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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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커버이미지)
    [문학]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 코니 윌리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8-09-21

    이유 없이 설레고 들떴던 예전의 크리스마스,그 가슴 뛰던 순간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포함, 장단편을 넘나들며 지난 30여년간 주요 문학상을 50여 차례나 수상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명예의 전당 헌정자, 영미권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코니 윌리스가 그동안 써온 크리스마스 단편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만 골라서 엮은 2017년 최신간 소설집. “크리스마스는 진짜 크리스마스답게, 언제나 내내 크리스마스처럼.” 요즘 크리스마스는 도대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야 할지 몰라서,크리스마스 이브의 시간을 혼자 견뎌야 해서,또 그다음에 올 모든 날 역시 혼자 견뎌야 해서,모든 게 이 모양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든 견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코니 윌리스의 진짜 크리스마스 이야기.코니 윌리스의 유머러스한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위한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 <퍼블리셔 위클리> 달콤하면서도 날카롭고, 변덕스러우면서도 진심이 어려 따뜻하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 <커커스 리뷰>오로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인공지능 로봇 소녀 에밀리. 인간의 직업을 빼앗거나 ‘욕망’하는 자체가 원초적으로 배제되었다는 과학자의 장담과 달리, 작은 키에 들창코, 분홍빛 뺨을 가진 이 순수한 인공지능 소녀는 남몰래 뉴욕의 상징과도 같은 ‘로켓 무용단’ 단원이 되길 꿈꾸는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순수함과 열망을 인공지능에게서 발견한 브로드웨이의 전설이자 주인공 클레어 하빌랜드는 과연 이 인공지능 소녀를 위해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전야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A. 수록작 소개우선 이 작품집을 대략적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니 윌리스가 누군지 모르셔도 상관 없습니다. 이 단편집은 재밌습니다. 아주 우울한 이야기만 빼면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거의 모든 분위기를 다 수록한 선물세트 같아요. 코니 윌리스는 크리스마스에 무고한 생명들을 너무 많이 희생시킨 안데르센을 싫어하거든요. 수록작들의 장르도 다양합니다. SF와 코미디와 환상소설은 물론, (비교적) 진지한 드라마와 추리소설과 가벼운 호러물까지 준비돼 있습니다. 수록된 단편들을 간략히 소개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기적> 회사에서 있을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여성에게 한여름의 캘리포니아 한량처럼 생긴 환경보호론자 크리스마스 유령이 찾아와 벌어지는 소동극. 작품 후반부의 작은 \'기적\'들은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이 단편은 그 황당함을 이미 자신의 구조 속에 녹여 놓았습니다.<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프로그래밍 상의 실수로 무용단에 들어가기를 열망하게 된 인공지능 로봇 소녀와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미워하지 못하는 중견 여배우의 이야기. 유머와 애수의 비율을 잘 조합한 코니 윌리스 표 드라마.<우리 여관에는 방이 없어요> 크리스마스 공연을 앞둔 날 밤에 교회로 찾아온 두 이방인과 이들의 정체를 알게 된 성가대원이 노숙자를 경계하는 부목사와 경찰로부터 도망치는 교회 잠입 액션 코미디 + 판타지. 환상특급 시리즈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각색할 만함.<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 어느날 지구로 찾아와 아무것도 안 하고 사람들을 노려보기만 하는 외계인들과 소통하려는 인류의 눈물겨운 노력을 다룬 코믹 SF. 크리스마스라는 주제와 관계 없는 코니 윌리스의 다른 작품들을 포함해서도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코펠리우스 장난감 가게> 코니 윌리스 소설 주인공 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성격이 나쁜 사람이 등장하는데, 역시 그런 거였군요. 폐소공포증 성향이 있는 분은 공포물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단편집에서 미약하나마 호러 성향을 갖고 있는 유일한 작품.<장식하세닷컴> 각종 \'온라인 주문/배달\'에 잠식된 문화를 비꼬면서 고전 문학을 끊임없이 칭송하는 로맨틱 SF 코미디.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면 이런 근사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요. 아, E. M. 포스터도 필수입니다.B. 닥터 크리스마스러브 (코니 윌리스와 크리스마스 중 하나 이상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이야기)어두운 12월이 낮에 그늘을 드리우고우리 가을의 기쁨을 앗아가면쓰레기 같은 시든 눈더미로햇빛이 짧고 비스듬히 떨어지면차갑고 무익한 마음이 솟구쳐...- 월터 스콧의 서사시 《마미온》 5장, 코니 윌리스의 단편 <말하라, 유령>에서 재인용역대 크리스마스 이야기들 중 가장 멋진 도입부를 가진 작품은 무엇일까요. 코니 윌리스는 《작은 아씨들》을 꼽았습니다. 바닥 깔개에 누운 조가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투덜거리는 장면이죠. 크리스마스 정신을 한 문장 속에 축약한다면 바로 저 대사일 겁니다. 다른 누군가와 서로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주고 받는 행위에는 크리스마스가 담고 있는 여러가지 마음이 한데 녹아 있죠. 물론 여기에는 그림자도 포함돼 있습니다.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므로, 선물을 받지 못하는 이는 크리스마스다운 크리스마스로부터 탈락한다는 사실이죠. 크리스마스는 좋은 것이지만 그 좋은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성탄절을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고독하거나 가난하거나 너무 바쁘거나 아프거나 만나기 싫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거나 해서요. 세상은 불공평하며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기대하지 않는 쪽이 현명합니다. 위험부담이 없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되기는 하지만, 그게 그렇게 큰 흠으로 여겨지지는 않으니까요. 상황이 좋으면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아니면 가급적 무시하는 쪽이 편합니다. 크리스마스를 \'나\'에게 종속시키는 거죠.저는 요즘 사람들이 갑자기 크리스마스 정신(또는 지역에 따라 이를 대체할 만한 추석 정신 등)을 망각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오히려 잘 알고 있지요. 늘 잘 알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현실과 이상적인 크리스마스 사이가 얼마나 넓게 벌어져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크리스마스가 뭔지를 알아야 하니까요.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정신이 무언지도 알고, 이날을 맞이한 모두가 사랑과 관용을 주고받지는 못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기 예수가 태어났을 때조차도 예외가 아니었죠(헤롯 왕이 예수를 제거하고자 그 지역의 영아들을 모두 죽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크리스마스 관련 작품에 \'기적\' 또는 그와 비슷한 단어들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의 어느 하루가 나머지 삼백육십사 일과 다르다고 믿기 위해서는 놀라운 사건이나 그에 준하는 다짐이 필요하겠죠.그런데 이런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를 크리스마스에게 종속시킨 사람들이죠.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믿고 싶지 않을 때조차 믿고 있습니다. 거부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좋은 거니까요. 때로는 심각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인간으로서 서로 미덕을 주고받는 게 마땅하고도 옳다는 사실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부정하지 못하니까요. 코니 윌리스의 모든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다 이렇습니다. 세세한 성격은 서로 다르지만 하나같이 선하죠. 심지어 스스로가 그런 인물임을 자각하지 못할 때조차도 그렇습니다(이쪽이 더 매력적이죠. 《둠즈데이 북》이 그랬듯이요). 이 인물들을 다 모아 놓으면 \'크리스마스 정신의 수호자들\'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겁니다. 아니면 \'그리스도를 본받아\' 라거나요.(여기서 코니 윌리스의 악역 캐릭터 설정이 유독 평면적인 이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코니 윌리스의 소설에서 선인과 악인이 캐릭터 대 캐릭터로 평등하게 충돌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악은 주인공에게 장애물과 시련을 안겨주는 일종의 배경 장치로 쓰입니다. 신의 뜻에 의거한 선한 의지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산상수훈에서 천로역정을 아우르는 기독교 문학의 전통이죠)그럼 이렇게도 볼 수 있겠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코니 윌리스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통해 추구하는 선한 목자의 정신이 실제 현실과 명시적으로 접촉하는 날이라고요. 소설 속에서 늘 그려온 세계관을 이날만큼은 세상 사람들과 함께 직접 떠들어도 괜찮다고요. 왜냐하면 이날은 세상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모두에게 권장하는 예외적인 하루, 신성한 카니발이니까요. 기적처럼 반짝이는 24시간이죠. 얼마나 행복할까요. 코니 윌리스가 크리스마스 매니아가 된 건 우연이 아닙니다.C. 이 선물을 받아 주세요네. 코니 윌리스는 크리스마스를 정말 좋아합니다. 얼마나 좋아하냐면 크리스마스를 다룬 중단편만으로 한국어 기준 800여 페이지를 채울 정도로 좋아합니다. 다른 증거도 있습니다. 단편들 속에 코니 윌리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이 수시로 등장하고,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그 작품이 왜 좋은지 미주알고주알 알려줍니다. 평소에도 코니 윌리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을 자기 작품 안에서 곧잘 소개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더합니다. 완전 흥이 올라 있는 게 느껴질 정도예요. 명망 높은 작가가 \'이거 봤어? 너무 좋은데 아직 못 봤어? 음… 내가 특별히 목록을 알려줄 테니까 한 번 보지 않을래?\' 라고 옆에서 계속 떠듭니다. 웃기죠. 좀 메타적으로 웃깁니다. 물론 소개된 작품들은 (제가 접한 작품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다 매력적이긴 하지만요.또한 크리스마스 자체가 늘 다양한 소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점도 코니 윌리스의 입맛에 딱 맞지요. 사람들은 명절을 앞두고 수많은 선물과 카드와 가족 소식지와 음식을 준비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사고는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이 모든 난리통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 특별한 명절이 행복을 선사해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사람들의 마음 한켠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난장판 같은 현실과 드높은 이상 사이의 간격이 무척 넓은데, 그게 크리스마스라면 무리한 설정이 아니지요. 이번 단편집의 포문을 여는 작품 \'기적\'이 이러한 특성을 십분 활용합니다. 얼핏 황당하다 싶은데, 이게 몇몇 크리스마스 이야기들의 원형을 패러디했음을 떠올려 보면 또 웃깁니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면 절대 쓸 수 없는 플롯이니까요. 그만큼 코니 윌리스가 크리스마스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거겠죠. 이 단편집은 말하는 고릴라와 외계인과 각종 사회정치적 문제와 광신도와 음모론자들을 등장시키지만, 이 특이한 소재들은 유서 깊은 크리스마스 이야기들의 전통에 안착합니다. 기발하지만 안전합니다.매튜 본의 발레 공연을 볼 때처럼, 크리스마스만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매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출한 재밌는 소설집을 읽고 싶으시다면 코니 윌리스의 크리스마스 단편집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크리스마스를 좋아하기도 할 뿐더러 진심으로 크리스마스 정신을 (크리스마스가 아닐 때에도) 지지하는 작가의 이야기니까요. 짧게 줄이자면 \'따뜻한 마음\'이 책 속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이 작품집에 수록된 단편 <말하라, 유령>은 월터 스콧 경의 서사시 《마미온》을 두 번 인용하며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빛과 그림자를 각각 보여줍니다. 이 글의 도입부에 실린 게 그 중 하나죠. 나머지 하나는 아래와 같습니다.예로부터 우리 기독교인들은,한해가 찬찬히 지나 또다시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면,몹시도 좋아하며 환대했다네리본으로 장식한 넉넉한 갈색 그릇에향기로운 술을 담아 한 순배 돌리고... (마미온 16장)어두운 12월이 우리 가을의 기쁨을 앗아가고, 차갑고 무익한 마음이 솟구칠 때, 그 즈음의 어느 날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물론 모두가 리본으로 장식한 갈색 그릇을 건네받지는 못하겠지요. 그러나 그또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중의 일부입니다. 코니 윌리스는 다 알고 있습니다. 누가 기쁜 앤지 슬픈 앤지, 그리고 그들 각자에게 필요한 선물은 무엇일지... 여러분이 크리스마스에 필요로 하는 어떤 종류의 마음이건 이 책 안에 있을 겁니다. 이 작가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전문가니까요. 이 웃기고 슬픈 이야기들이 희망을 유지시키거나 더 크게 키워줄 거예요. 그러니 이 책과 함께…,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부디 조금 더 행복한 성탄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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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소한 자비 (커버이미지)
    [문학]사소한 자비
    •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8-09-21

    가장 압도적인 데뷔 3부작 드디어 완간!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휴고상,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트리플크라운 달성!휴고상,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 영국SF협회상, 영국판타지문학상, 로커스상, 일본 성운상, 프랑스 상상문학상, 한국 우수과학도서상 등 전 세계 SF 문학상을 휩쓴 전무후무한 데뷔 3부작, 드디어 완간! 폭스 TV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폭력적인 영토 확장의 끝에, 결국 내전에 휩싸인 라드츠 제국. 한 점 장비에 불과하던 함선의 보조체가 불러일으킨 우주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우주정거장과 주민을 볼모로 벌어지는 라드츠 군주와 인공지능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 그 와중에 새롭게 나타난 외계 종족과 3천 년 전 사라졌다가 발견된 함선, 스스로의 주인이 된 인공지능들까지 뒤엉켜 전쟁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되는데….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데뷔작을 위한 가장 완벽한 결말, 라드츠 시리즈를 완성하는 웃음과 희망의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앤 레키는 여성이 미래의 이야기에 어떻게 자리잡을지에 관한 모든 어리석은 논쟁을 거부했다. 이것은 그저 단순한 소설적 설정이 아니다. 이것은 쿠데타다!- N. K. 제미신, 2016년/2017년 연속 휴고상 수상 작가라드츠 제국 시리즈에 대한 사소한 가이드라드츠 3부작 시리즈의 각 편 제목은 작품 내에 등장하는 함선 등급에 따릅니다. 1편이 《사소한 정의》이고 2편은 《사소한 칼》이고 3편은 《사소한 자비》죠. 라드츠 제국의 군용 함선들 중 가장 크고 위력적인 함선이 저스티스(Justice)급이고, 그 아래가 소드(Sword)급, 그 아래가 머시(Mercy)급입니다. 재미있는 배치죠. 보통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더 스케일을 키우게 마련인데 이 시리즈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액션의 분량이 점점 줄어든다는 뜻일까요? 정말 그렇기도 합니다. 특히 《사소한 자비》는 거대한 규모의 파괴를 묘사할 기회가 있었지만, 일부러 그 기회를 흘려보냅니다. 작품이 갈 길을 분명히 한다고 할까요. 이 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만 안다면, 그리고 그걸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슬픔으로 인해 미쳐버린 인공지능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사소한 칼》은 머시급 함선 한 척만 달랑 배정받은 함장 브렉의 분투를 다루었습니다. 그녀는 본래 인간이 아니었죠. 저스티스 토렌 호의 인공지능이었습니다. 라드츠 제국의 지도자에 따르면 ‘슬픔으로 인해 미쳐버린 인공지능’이었죠. 그녀는 인공지능이었다가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첫 번째 존재였고, 그 존재 양식의 변화에는 슬픔과 후회가 커다란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브렉은 전례가 없이 기존의 내가 아닌 다른 방식의 존재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녀는 개척자죠. 그녀는 스스로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종종 말하지만, 《사소한 칼》은 끝내 브렉에게 삶의 이유를 가져다줍니다. 세상의 익숙한 체계 속에서 여러 이유로 튕겨 나온 아웃사이더들이 그녀의 곁에 포진하고, 브렉은 가장 깊은 곳에서 길을 잃은 자로서 다른 길 잃은 자들의 대장이 됩니다. 물론 그녀는 여전히 살아남아 특별히 이루고 싶은 게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처럼 길을 잃었으나 여전히 용기를 잃지 않은 다른 이들을 지켜주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브렉은 ‘사소한 정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절감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거의 미쳐버렸을 정도로요. ‘사소한 불의’는 그녀의 트라우마입니다. 그리고 사소한 불의는 늘 세상의 아웃사이더들과 약자들에게 주어지거든요. 브렉은 이들의 앞에 섭니다. 거기가 이 우주에서 그녀가 있을 위치입니다. 마음의 거처랄까요. 이제 브렉은 이 마음의 거처에서 살아가는 거라고 《사소한 칼》은 말합니다. 브렉은 더 강해졌지요. 그녀와 함께한 이들도요.‘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성공적인 응답그래서인지 《사소한 자비》의 도입부는 사뭇 당당합니다. 우리 편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성공적으로 응답함으로써 강해졌지요. 그러니 적들도 그만큼 더 강해져야 할 겁니다.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전작 《사소한 칼》에서의 상대가 아소엑 행성계의 권력자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제국의 군주 아난더와 직접 상대하게 됩니다. 강력한 함대를 끌고 온 아난더에게 머시급 함선 한 척으로 대항할 수는 없겠지요. 전면전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브렉은 라드츠 제국 내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브렉이 메인 캐릭터가 된 이후를 다룬 《사소한 칼》은 읽어야 합니다)과 ‘인공지능이었던 인간’인 자신의 특별하고도 고독한 정체성을 무기로 내세웁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정체성은 실로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브렉은 인간이면서 인공지능이고, 따라서 둘 다 아니기도 합니다. 그녀는 존재론적인 그림자와 벽틈에 숨어 있는 닌자 같아요. 전작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은 브렉은 이제 세계 속에서 자신이 차지한 위치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데 이릅니다. 브렉은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고 받아들이면서 세계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이해하게 되었죠. 그리고 이를 통해 세상 속에서 자신이 존재할 영토를 발견합니다. 나의 정체성이 온전히 작동할 수 있는 공간 말이죠. 인공지능으로 살았던 시기를 제외하면 인간으로 살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브렉은 어린이의 심리 발달 과정을 따라 성숙한 인간이 됩니다(물론 이런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오리지널 인간이 넘쳐납니다).빛나는 장면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브렉과 마주한 아난더 군주는 브렉의 본래 정체성이 함선의 인공지능이었고, 그건 자신이 지시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브렉은 자신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브렉은 반문합니다. 그렇다면 인간도 그들의 생물학적 창조자(어머니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요.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는 인공지능이 왜 인간처럼 ‘스스로 존재함’을 긍정할 수 없을까요. 치명적이고도 우아한여기까지 나아간 브렉은 아난더에게 결정적인 반격을 시도합니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같은 마음을 지닌 존재이지만, 아난더가 먼저 말했듯 발생학적으로는 인간이 아니지요. 크르르나 프레즈거 외계인처럼, 존재 양식이 다른 지성체인 겁니다. 그러니 인공지능은 인간으로 이루어진 라드츠 제국의 시민이 될 수 없고, 따라서 라드츠 군주의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고 브렉은 주장합니다. 그녀가 발견한 ‘나 자신’은 외교 정치적 측면에서 그 어떤 신형 병기보다도 치명적이면서 우아한 무기입니다. 《사소한 자비》에서 브렉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목숨을 건 모험을 시도하지만, 그 무기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변해갑니다. 정교한 체스 게임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 있어요(어쩌면 시리즈 각 편의 제목에 등장하는 함선의 등급이 계속 내려가는 건 이를 상징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 게임의 끝은 더 커다란 변화를 준비합니다. 이 부분은 직접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3부작의 결말에 어울리는 멋진 마무리입니다.이 시리즈의 정교한 구성은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줍니다. 특히 캐릭터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좋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캐릭터가 성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브렉의 경우 자신이 새롭게 발견한 것들을 통해 새로운 난관을 해결함으로써 그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했는지를 이야기 속에서 확인시켜줍니다. 이야기 구조를 꾸려가는 방법을 궁금해하시는 분들께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귀여움이 있습니다음, 그리고 귀여움이 있습니다. 라드츠 3부작의 장점 중 하나죠. 드러내 말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장교가 가진 고급 다기 세트를 다룬다는 자랑스러움을 몸짓을 통해 자랑하는 병사, 마음이 상한 연인(이자 동료 장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는 이에게 진심 어린 상담을 해 주는 동료들(여기에는 쿨해서 더 귀여운 함선의 인공지능도 포함됩니다)이 있죠. 그리고 개그를 담당하는 새로운 캐릭터가 나옵니다. 인간 개체의 존재 방식에 혼란스러워하는 프레즈거 통역관의 대사와 행동들은 SF다운 개그가 뭔지 확실히 보여줍니다. 늘 심각한 브렉 함장을 둘러싼 인물들은 작품의 긴장을 적절히 풀어주면서 이야기에 리듬을 부여해 주죠. 그러니 라드츠 3부작은 그냥 즐겁게 읽으시면 됩니다. 굳이 이런 얘길 하는 이유는, 이 시리즈는 주요 스토리만 설명하면 너무 무겁고 폼나는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부담 없이 시작해 보시면 이 멋지고도 빈틈이 많은 캐릭터들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함께 끝까지 나아갈 겁니다. 아직 이 시리즈를 시작하지 않으셨다고요? 1편의 제목은 《사소한 정의》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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