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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9 (커버이미지)
    [문학]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9
    •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09-21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달빛 미소 (커버이미지)
    [문학]달빛 미소
    • 줄리앙 아란다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8-09-21

    독자가 먼저 발견하고 아마존이 선택한 작가!줄리앙 아란다는 198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해안 지방인 랑드에서 성장기를 보내는 동안 대서양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다.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카나리아 제도를 여행한 그는 스무 살이 되어 처음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단편과 자전적 이야기를 꾸준히 써왔다. 그의 첫 장편소설 『달빛 미소(Le Sourire du clair de Lune)』는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아마존의 자회사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DP)’을 통해 전자책으로 발간됐다. 개인이 직접 출판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에 작품을 선보인 것이다. 독자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마침내 아마존이 설립한 출판사(아마존 퍼블리싱)와 정식 계약하고 프랑스에서 먼저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는데, 당시 프랑스에서 수많은 KDP로 작품을 발표한 작가 중 아마존 퍼블리싱과 정식 계약한 작가는 단 두 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책 『구름의 단순함(La Simplicite des nuages)』도 채택되었는데, 이는 줄리앙 아란다의 작품이 대중성과 함께 문학성 또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달빛 미소』가 출간되고 나서 프랑스의 문학비평지 <리브르 엡도(Livres Hebdo)>는 주목해야 할 신인작가로 줄리앙 아란다를 소개했다. 달을 좇는 몽상가, 뱃사람 폴. 그의 일생에 걸쳐 펼쳐진 모험과 도전,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제 내 운명을 만나러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삶의 모험에 끝이란 없다. 새로 뜨고 다시 차오르길 반복하는 저 달의 주기처럼….늘 꿈꾸었던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신이 처한 보잘것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폴 베르튄은 무슨 일이든지 다 할 각오가 되어 있다. 삶의 즐거움, 인간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으면서 그는 수많은 장애에 맞서 자신의 운명을 헤쳐나간다. 오래 전부터 남몰래 좋아해 온 아름다운 마틸드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할 것인가? 그의 삶을 바꿔놓은 그 독일군 장교에게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인가? 폴은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넓은 세상으로 나간다. 감성과 낙관주의로 가득 찬 이 작품은 화자의 삶에 리듬을 부여하는 달의 주기에 따라 프랑스에서 독일, 스페인을 거쳐 아르헨티나까지 우리를 1930년대에서 지금 현재의 시간 속으로 데려간다. 이 소설은 뱃사람을 꿈꾸는 몽상가 폴이 자신이 꿈꿔왔던 세계를 이뤄내고야 마는 기적을 그리고 있다. “길을 잃어야만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네.”삶은 이렇게 우연과 선택, 방향전환으로 이루어지는 법이다.“내가 사랑한다고… 카트린에게 전해줘.” 프랑스 브르타뉴의 어느 숲속 빈터에서 점령군이었던 독일군 장교를 만나는 그날, 폴 베르튄의 삶은 요동친다. 고향에 두고 온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죽음을 맞이한 독일군 장교,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린 폴은 평생에 걸친 모험을 떠난다. 삶은 늘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그를 이끌었지만, 끝내 단 한 번도 희망을 포기한 적 없었던 한 개인의 일생을 보여준다.폴 베르튄의 전 생애에 걸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월광>의 선율이 흐른다.신비로운 고요한 달빛 아래 펼쳐지는 폴 베르튄의 삶! “나는 내 삶 전체가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밝으며내가 더 가까이서 바라보면 활짝 웃곤 하는 커다란 분화구투성이인달의 순환주기와 흡사하다고 생각했다.”제1부 <새로 뜨는 달> : 막 떠올라 고요하고 잔잔하여 신비로운 달빛 속을 걷는 듯한 <월광> 1악장은 폴이 은밀한 사랑의 감정에 설레는 소년기를 그려내고 있다. 제2부 <초승달> : 물줄기가 음악에 맞추어 춤추듯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월광> 2악장은 폴의 군복무, 사랑하는 마틸다와의 결혼, 뱃사람이 될 때까지 그의 청년기를 그려내고 있다. 제3부 <반달> : 폭풍이 몰아치듯 긴장으로 가득 찬 <월광> 3악장은 라스팔마스 도착-마리아와의 만남-보르도 입항-잔의 출생-난파, 그리고 마르탱의 죽음을 그려내고 있다. 제4부 <보름달> : 폴 베르튄의 삶은 보름달처럼 꽉 차서 완결된다.폴 베르튄의 삶은 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게 아니었다.그의 삶은 손자의 글에 의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달이 새로 떠올라 초승달이 되고, 반달이 되고, 다시 보름달이 되듯 그렇게….추천의 말- 어둠에 숨어 있기보단 빛을 따라가길 선택한 한 사람의 일생, 아름다운 책이다.- 순환하는 달의 주기에 따라 시대를 관통하는 시간 속으로의 여행이 담겨 있다.- 삶의 여정, 시적 산문과 철학적 반성이 넘쳐흐르는 이야기!- 평범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준다.- 선과 악이라는 두 가방을 들고 떠난 여행이었다.〈아마존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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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커버이미지)
    [문학]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8-09-21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정리법 책보다 더 강렬하게 집을 정리하고 싶어졌다!”집뿐만 아니라 마음도 청소해주는 정리 전문가의 활약을 그린 장편소설 생생한 인물 묘사와 함께 탄탄한 스토리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가, 가키야 미우. 가키야 미우의 작품들은 마치 시나리오를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살아 있는 대사로 유명하고, 아내와 남편의 숨겨진 그녀가 영혼이 뒤바뀐다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남편의 그녀》는 일본 TBS 드라마로 방영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동시대인의 고민과 문제점을 소설 속에 녹여내는 작가답게 이번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에서도 마음이 병들어 집이 엉망인 사람들을 고쳐주는 정리 전문가 도마리의 활약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책에는 대기업에 다니고 주거 수준도 좋은데 쓰레기방에서 편의점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거나 직장동료의 홈파티에서 베이비시터가 되는 싱글 여성,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딸에게 집안일을 떠맡기는 목어 장인, 자식들을 독립시키고 호화로운 저택에서 혼자 살면서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자산가 노인,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집안일에서 손을 놓아버린 주부가 등장한다. 모든 케이스의 상담 의뢰인이 집주인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마지막 쳅터에서 붕괴 직전인 한 가정이 도마리의 지도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진정한 위로와 공감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아침이 없는 밤이 없듯이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없어요”겉으론 멀쩡해보이지만 속은 병들어 있는 사람들에겐 치유를집도 인간 관계도 모두 엉망인 사람들에겐 현실적인 조언을 주는 신개념 상담 소설 작은 집에 대한 열망과 함께 미니멀리즘(일본에서는 ‘단샤리’로 흔히 쓰인다)은 생활 방식 전반을 이끄는 트렌드가 되었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진짜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살아가는 방식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정신 철학으로도 확장되었다. 추리소설로 데뷔하여 여러 장르를 오가며 다양한 소재를 현실적인 문제와 혼합하는 작가, 가키야 미우의 장편 소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는 이러한 미니멀리즘이 녹아들어 간 실용 소설이다. 일본에선 흔해 빠진 정리법 책이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을 제공하는 시나리오 같은 장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문제를 산뜻하게 풀었다. 그 어떤 책보다 당장 집을 정리하고 싶어졌다”며 이 소설이 건네주는 치유와 조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불필요한 것들을 끌어안고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개념적으로는 ‘버리고 가벼워지는 삶’을 이해하고 있지만 실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되고 있다. “지금 필요하지 않아도 ‘언젠가’ 필요할 때가 오지 않을까요?”“그 ‘언제가’라는 날은 절대 안 와요.”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속 네 가지 케이스는 ‘오바 도마리’라는 유명 정리 전문가가 동일하게 등장할 뿐 각기 다른 가정의 형태를 보여 준다. 《당신의 정리를 도와드립니다》라는 베스트셀러를 내고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하는 오바 도마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하지만 생활력 강한 아줌마 캐릭터이다. 단순히 집을 청소해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을 상담해주어서 인기가 많은 그녀지만 소설 속 문제적 인물들에겐 하나같이 환영받지 못한다. 본인의 의지로 도마리를 부른 것이 아니라 가까운 가족이 집 안 꼴을 보다 못해 신청했기 때문이다. 번듯한 회사에서 말끔한 외모로 일하지만 쓰레기 집에서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새우잠을 자는 싱글 여성 하루카, 목어 장인으로 평생을 정직하게 살아왔지만 아내를 떠나보내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홀아비 덴조, 자식들을 독립시키고 혼자 3백 평 집에 온갖 물건들을 모아 놓고 사는 독거 노인 에이코, 고급 관사에 살면서 모든 집안일에 손을 놓아버렸지만 방 하나만은 잊지 않고 정리하는 주부 마미코. 딱 보기에도 정상이 아닌 그들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엉망진창인 집에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처음 도마리가 방문했을 땐 ‘뭐든 마음대로 하라고 해. 어서 집에서 나갔으면 좋겠다’‘저렇게 무례한 사람은 처음 보네. 기분 나빠’라고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도마리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과정이 흥미롭다. “집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 마음에 문제가 있다”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는 도마리의 상담 기술을 그리는 작가의 노련한 필력이 놀랍다. 도마리에 의해 더럽고 어지러운 방이 깨끗한 방으로 변해갈 때 모두가 드라마틱한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도마리가 직접 집 청소에 나서는 마지막 쳅터의 경우, 주인공인 마미코의 슬픔을 달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만약 내일이 인생에 마지막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실존 인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로 도마리의 지도는 탁월하다. 그녀는 물리적으로 집 안을 깨끗히 청소하는 것보다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있는 심리 상태에 흥미가 있는 인물이다. 도마리의 작업 일지라고 해도 무방한 이 소설은 모든 일의 원인이 바로 ‘자기 자신’에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누군가는 불륜으로 얼룩진 마음을 물건으로 채울려고 하고, 누군가는 힘들게 일한 자신을 위해 작은 사치를 부린다는 이유로 쇼핑 중독에 걸린다. 다른 누군가는 몇 년째 찾아오지 않는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 세일하는 물건을 무조건 사들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이의 물건을 버리면 기억마저 사라질까봐 끌어안고 살아간다. 도마리가 정리하는 것은 집이나 방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런 상태를 만든 사람의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다. 도마리의 충고에 따르면, 노후에 안심하려면 물건이 아니라 돈을 남겨둬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보관하는 것보다 옷을 사는 즐거움을 남겨두는 편이 낫다. 나한테 필요 없는 물건은 대체로 다른 사람 역시 필요하지 않고, 가격이 얼마였든 당장 안 입는 옷은 끝까지 안 입는다. 점점 더 멀쩡히 쓸 수 있는 것도 받아줄 곳이 없어 많은 돈을 주고 버려야 할 것이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는 요즘처럼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드문 시대에 원망을 들어도 좋으니까 진실을 말해주는 편이 진정한 친절함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소설이다.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이 없듯이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없다고 차분하게 말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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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커버이미지)
    [문학]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09-21

    우리가 멀리, 더 멀리 간다 해도마음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줄 거야★ 34개국 출간 밀리언셀러★ 52주 연속 아마존 베스트셀러★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퍼블리셔스 위클리 장기 베스트셀러★ 굿리즈 올해의 책★ 반스앤노블 올해의 책미국 멤피스, 열두 살 소녀 릴 포스와 네 남매는 그들이 나고 자란 미시시피강의 보트 위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뭍사람들에게는 진흙탕 물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포스가(家)의 아이들에게 강은 풍요로운 곳간이자 장난감이 가득한 놀이터, 항상 따뜻이 안아주는 어머니와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출산하다 위태로워진 엄마를 아빠가 병원에 데려간 사이 보트에 낯선 남성들이 들이닥친다. 경찰이 돌아다니며 강에 사는 집시를 잡아들인다는 사실을 익히 알았기에 릴은 자신과 동생들을 지키려 애쓰지만 남성들은 릴 남매를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보트에서 데려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테네시 칠드런스 홈 소사이어티 보육원. 그곳에서는 릴 남매에게 곧 부모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매일같이 마주하는 건 위생과 음식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과 직원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매와 벌이 주어지는 암담한 현실뿐이다.그로부터 칠십여 년 뒤 상원의원의 딸이자 연방검사 에이버리 스태포드는 한 요양원 행사에 참석했다가 팔찌를 잃어버린다. 그걸 찾기 위해 요양원을 다시 방문했을 때 그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팔찌를 가져갔던 노부인의 방에 들어갔다가 액자 속의 사진을 본다. 물가에 선 젊은 연인의 사진에서 에이버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평소와는 달리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일련의 사건들 속에 자기가 알아야 할 뭔가가 있다는 알 수 없는 믿음에 이끌려 에이버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파헤치려고 한다. 자기를 구하거나, 반대로 망가뜨릴지도 모르는 비밀을.굿리즈, 반스앤노블 올해의 책에 빛나는2017년 전 세계 100만 독자가 가장 사랑한 소설단 한 장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긴장감과 가슴 저미는 슬픔으로 가득한 이야기 - 굿리즈영미권에서 스토리텔링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리사 윈게이트의 신작이다. 작가의 책으로는 국내 첫 번역이다. 북리스트로부터 ‘한마디로 마스터 스토리텔러’라고 찬사를 들었을 만큼 첫 장만으로도 이야기의 묘미에 빠져들게 하는 작가는 이전까지도 매력적인 작품 세계를 꾸려왔지만 이번만큼은 전작들을 훌쩍 뛰어넘어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읽는 이라면 누구나 사로잡을 압도적인 서사를 선보인다.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일 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34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고 영미 아마존 독자들에게 폭발적이고도 꾸준하게 사랑받으며 굿리즈와 반스앤노블 등 주요 매체와 서점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소설이라는 장르 안에서 독자 대부분이 이 책에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는 것, 그리고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유수 언론으로부터 호평이 쏟아졌다는 사실은 이 책이 지닌 대중성과 작품성을 잘 보여준다.칠십여 년을 사이에 두고 촘촘하게 엮이는 아픔과 사랑의 직조이야기는 두 개의 시공간에서 평행하게 나아간다. 하나는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다른 하나는 1939년 미국 멤피스에서. 오랜 명문가의 자손이자 상원의원의 딸인 에이버리 스태포드는 법학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연방 지방 검찰청의 검사로 지내다가 건강이 나빠진 아버지를 대신할 준비를 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에이버리의 머릿속은 지금껏 생각해본 적 없는 자신의 앞날에 관한 수많은 질문으로 혼란해진다. 그사이 한 요양원 행사에 참석한 에이버리 앞에 어느 노부인이 나타나 그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며 바라본다. 의문만 생긴 채 그 자리를 떠나온 뒤 그녀는 요양원에서 자기 팔찌를 보관하고 있다고 연락받는다. 그리고 팔찌를 찾으려고 다시 방문한 그곳에서, 자신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 노부인의 방에 이끌리듯 들어간다. 그 방에서 물가에 선 젊은 연인을 찍은 사진을 보게 되고 사진 속 여성에게서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그로부터 칠십여 년 전 멤피스의 미시시피 강변, 열두 살 소녀 릴 포스와 네 동생은 보트에서 집시로 지내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강에서 나고 자란 그들에게 강은 먹을 것과 잘 곳을 주는 어머니와도 같다. 폭우가 쏟아지고 강이 성내던 어느 밤, 릴의 아빠는 출산으로 위험해진 엄마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강을 떠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남성들이 보트에 들이닥친다. 동생들을 잘 지켜야 한다는 아빠의 당부에 따르려고 애썼지만 릴은 동생들과 함께 그들에게 끌려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테네시 칠드런스 홈 소사이어티라는 보육원이다. 처음 보는, 눈빛에 두려움뿐인 수많은 아이 사이에서 릴은 곧 부모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듣지만 매일같이 마주하는 건 더러운 방과 옷과 침구, 먹을 것이라고는 옥수수죽뿐인 열악한 환경과 직원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매와 벌이 주어지는 암담한 현실뿐이다. 타의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된 릴 포스와 에이버리 스태포드,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이 두 인물의 이야기는 평행하게 나아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서로 엮이며 서서히 하나의 무늬를 만들기 시작한다.이토록 가혹하고 아름다운 생보육원에서 릴에게는 메이라는 새 이름이 주어진다. 동생들도 새로운 이름이 붙은 채 힘써볼 새도 없이 눈앞에서 하나씩 떠나간다. 이름을 빼앗기는 일은 개인의 정체성을 심하게 훼손시키는 행위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것을 낯설고 고달픈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하나의 방편으로 전복시킨다. 릴은 강에 사는 자유롭고 행복한 영혼, 메이는 가족을 잃고 보육원에서 살아가는 무력하고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인 자아다. 열두 살 아이가 힘센 어른들에 맞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뿐이다. 에이버리 역시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을 담아둔 채 노부인과 자신의 할머니 사이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아내는 일에 이유도 모른 채 매달린다. 현재의 고민을 덮으려는 그런 시도는 역설적이게도 그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물꼬가 될 수도 있다. 팔십 년에 가까운 시간을 사이에 둔 릴의 고난과 에이버리의 고뇌는 다른 듯 닮았다. 끝까지 자기를 버리지 않는 두 사람의 집념이 자기 믿음으로 이어져 사랑과 용기를 획득할 때 참담한 과거는 어느새 밝은 앞날의 그림자가 되어 있다. 찢기고 잘려나가도 삶은 계속된다. 어린아이와 여성이라는 약한 외피를 지닌 이 둘의 힘센 내면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작가는 미국 테네시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어떤 타자들, 좀더 세밀하게 말하자면 약한 자들의 고통과 의지를 누구나 비슷한 무게와 깊이로 느끼도록 친절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살아 있는 것들의 감정과 이야기의 본질을 꿰뚫은 이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자극적인 말들에 이목을 사로잡혀 세상과 인간의 선함을 믿지 않게 되는 시대에, 단지 재미를 채우는 대상이 아닌 삶을 긍정하는 수단으로서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바람과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처럼 세상을 바꿀 이야기를 또 하나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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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둑맞은 책 (커버이미지)
    [문학]도둑맞은 책
    • 유선동 지음
    • 손안의책
    • 2018-09-21

    제3회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연극과 웹툰으로 호평받은 <도둑맞은 책>의 원작 소설한때는 쓰는 작품마다 흥행을 기록하며, 들어오는 작품을 거절하느라 바빴던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은 시시껄렁한 작가로 전락한 후 슬럼프에 빠져있다. 지양과 영락, 두 제자와 함께 쓴 시나리오는 제작사로부터 거절당하고, 주업이었던 대학의 시나리오 강사 자리마저 동료 시나리오 작가에게 빼앗기며 삶의 여유가 바닥을 치고 있던 그때, 제자였던 김영회의 시나리오를 읽고 크나큰 충격에 빠진다. 그런 김영회의 재능에 열패감과 질투를 느낀 서동윤은 그를 작가팀에 합류시키고자 회유하지만, 거절하는 김영회. 그다음 날 아침 김영회는 변사체로 발견되고 유력한 용의자였던 서동윤은 살인 혐의를 벗게 된다. 이후 김영회의 아내 장보윤을 만난 서동윤은 김영회의 재능에 대한 질투와 그의 아내에 대한 탐욕까지 겹쳐 그의 작품을 훔치고 그의 여자도 빼앗으려 한다. 그리고 김영회의 인생을 통째로 훔치려고 하는데…<도둑맞은 책>은 장편영화 감독이자 드라마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인 유선동 감독의 첫 번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수상한 후, 동명의 연극과 웹툰으로 먼저 선을 보였다. 연극은 2014년 초연 이후 많은 관객에게 호평을 받으며 매해 상연되고 있고, 한국을 대표하는 스릴러 연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에 소설로 출간되는 <도둑맞은 책>은 그간 연극과 웹툰에서 미처 표현되지 못한 부분들을 첨부, 보완하여 원작 소설로써 독자에게 선을 보이게 된다.“<도둑맞은 책>은 한국형 스릴러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마지막 장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마력(魔力)의 책이다!”- 차승재 대표 (영화 <살인의 추억>, <타짜> 등 제작)스토리공모대전 수상 당시 영화인 차승재 대표의 심사평에서 볼 수 있듯 이 작품 <도둑맞은 책>에서는 한국형 스릴러의 새로운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전혀 선하지 않으면서도 비열한 주인공이 제자의 작품을 훔치고 그로 인해 성공 가도를 달리다 무너져 내리는 이야기의 결말까지,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스릴러적 쾌감을 이 작품에서는 선사하고 있다. 전체를 1부와 2부로 나눠 스릴러의 알싸함을 1부에서 풀어 놓고, 2부에서는 적대관계에 있는 두 인물이 <도둑맞은 책>을 두고 밀고 당기는 심리 스릴러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아리송해지는 결말까지. 작가 유선동은 작품을 읽는 독자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서로 교감하는 이야기를 첫 작품이라고는 생각되지 못할 만큼 멋지게 풀어내고 있다.영화와 드라마를 연출하던 작가의 솜씨가 작품 속에서도 고스란히 살아있는데, 1부의 각 장을 시작하는 영화 제목들이 모두 그 장의 내용을 대변할 만큼 높은 밀도를 선사하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빠른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와 촌철살인 같은 대사들은 작품 속으로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고, 독자는 작품을 읽는 내내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점이 이 작품 <도둑맞은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대다수의 사람들이 ‘질투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질투의 주체’가 된다.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남을 질투하고, 또 질투의 대상을 뛰어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어느 순간 허망하게 끝나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만약 당신에게 그토록 질투하던 대상이 직접 ‘될 수 있는’ 기획가 주어진다면, 그토록 질투하던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을 당신이 대신 살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자신의 삶을 버리고 그의 삶을 살겠는가?<도둑맞은 책>을 경험하고 나면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이다.그것이 옳은 것이든, 틀린 것이든.다만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지나친 질투는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그것도 아주 많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질투의 끝을 보여주는 이야기, <도둑맞은 책>- 작가의 작품 기획 의도 중에서작가의 기획 의도에서도 보이듯이 질투의 끝을 보여주는 이야기이자 한국형 스릴러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 <도둑맞은 책>. 지나친 질투는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기억하고, 영화와 소설을 아우르는 새로운 스릴러 작가의 시작이자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도둑맞은 책>을 탐미해보도록 추천한다. “섬뜩한 공포로 가득 찬 <도둑맞은 책>의 지하실. 그 지하실은 지금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겨레신문 “야! 한국사회” 칼럼 인용)- 손아람 작가 (<소수의견> <디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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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둠즈데이북 1 (커버이미지)
    [문학]둠즈데이북 1
    •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아작
    • 2018-09-21

    ‘여성은 시간 여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옥스퍼드 역사학도 키브린이 펼치는 파란만장한 중세 체험기.원인 불명의 질병과 싸우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2054년, 옥스퍼드의 역사학도 키브린이 14세기 중세로 홀로 역사 연구를 떠난다. 지도 교수 던워디는 위험등급 10의 중세로, 특히 “어린 여학생 혼자”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을 극구 반대하지만, 총명하고 씩씩한 수제자 키브린은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데 키브린이 시간 여행을 떠나자마자 ‘강하’를 담당한 기술자가 “뭔가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쓰러지고, 키브린 역시 중세에 도착하자마자 원인 모를 고열로 정신을 잃고 마는데….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은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겠지.”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 소설. 발표 즉시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쓸었고, 독일과 스페인의 SF 문학상까지 받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아마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SF와 판타지 100선> 선정. 철저한 연구와 뛰어난 글 솜씨, 잘 연마된 본능이 조합되어 평범한 SF가 다루는 영역을 훌쩍 뛰어넘었다. - <커커스 리뷰>고통과 희망을 함께 아우르는 놀랄 만한 작품. 최고의 SF 작가가 쓴 최고의 작품.- <덴버 포스트>영국 비밀정보부 ‘서커스’ 국장과 옥스퍼드 역사학부 ‘던워디’ 교수의 공통점존 르 카레에게 조지 스마일리가 있다면 코니 윌리스에게는 제임스 던워디가 있습니다. 키가 크고 성마른 느낌이 드는 초로의 남자입니다. 안경을 쓰고 있고요. 냉정해 보이지만 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나온 버전의 조지 스마일리와 닮았네요(오히려 소설의 스마일리와 게리 올드만은 하나도 닮은 데가 없죠). 던워디는 21세기 중반의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역사학자들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수없이 기획하고 감독했지요.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는 모두 이 사람이 등장합니다.던워디가 하는 일도 스마일리와 비슷합니다. 던워디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대개는 현장에 투입될 요원들을 감독하고 작전을 기획합니다. 시간 여행 중인 역사학자들은 사보타주를 할 수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스파이와 비슷합니다(정해진 역사의 흐름을 방해하려는 행위는 인과율을 거스르는 일로써 실행될 수 없습니다). 과거로 간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정말로 어디에서 왔는지,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서는 안 됩니다.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투입될 시공간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위장합니다. 역사학자들의 주요 업무는 정보 수집입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섞여 들어가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죠.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들은 아닙니다. 성당을 복원하려는데 어떤 물건은 자료가 유실되어서 생김새를 알 수 없으니 직접 과거로 가서 보고 오라는 식이죠. 그래서 시간 여행은 냉전 시대 스파이들의 삶과는 달리 대개 별일 없이 진행됩니다. 냉전도, 철의 장벽도, 숙명적인 적도 없습니다. 옥스퍼드는 ‘서커스’가 아니죠. 애초에 목숨을 거는 작전 같은 건 기획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현장에 투입된 요원들만 주의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파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으면 됩니다. 사람이나 건물, 그리고 고양이 같은 것들을요.던워디 교수의 비밀스러운 마음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첫 작품인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옥스퍼드의 역사학부 학생 바솔로뮤는 그런 면에서 시간 여행에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바솔로뮤는 심드렁합니다. 시간 여행에 대해 큰 열망을 가진 인물은 아니었죠.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졸업을 위해 경험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중의 런던으로 투입된 바솔로뮤는 성 폴 대성당을 사랑하게 되었죠. 바솔로뮤는 이 성당이 독일군의 폭격으로부터 살아남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개입할 필요가 없었죠. 그렇지만 바솔로뮤는 최선을 다해 성당을 폭격으로부터 지키고자 애씁니다. 던워디 교수는 바솔로뮤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하죠. 어차피 시간 여행자들은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 역사는 정해져 있고 시간 여행자들은 관찰 이외의 일을 했을 때는 오히려 사고만 일으킨다고요. 바솔로뮤는 던워디에게 항변합니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요. 사람의 마음은 수치와 자료만으로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그 결과와 성패를 미리 알고서도 어떤 일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고요. 던워디가 이 항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코니 윌리스의 팬이라면 이 사람이 좀 신경이 쓰일 겁니다. 코니 윌리스는 캐릭터의 선악을 확연히 구분하고 악역의 경우 인정사정없이 꽉 막힌 인간들을 만들어 냅니다만, 던워디는 이상하게 예외적인 캐릭터죠. 던워디는 좋은 사람 같지만 이상하게 냉소적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 사람한테는 뭔가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알고 보니 정말로 그랬습니다. <화재감시원>에서 아주 짧게 언급되고 지나가는 사건,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이 던워디의 세계관을 바꾸었으니까요.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에서 가장 긴 소설인 《둠즈데이북》은 시리즈 내에서 시간상으로는 가장 먼저 있었던 일입니다. 프리퀄이죠.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열성적인 학생은 최고로 위험한 시대로 꼽히는 중세로 가겠다고 우깁니다. 던워디는 그 고집을 꺾지 못했죠. 그리고 이런저런 불운이 겹친 끝에 사고가 납니다. 사고는 2054년에 있는 던워디의 세계와 1300년대로 투입된 키브린의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납니다. 두 시대의 옥스퍼드에서 모두 전염병이 발발하죠.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비 시스템이 갖춰진 시대와 민간요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그런데 2054년과 1300년대로 나뉜 두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먼저 보호하려 한다는 거죠. 불가피하게 우선순위가 생겨납니다. 던워디의 경우에는 키브린입니다. 키브린은 던워디를 잘 따랐던 총명하고 열성적인 학생이었고, 던워디는 자신이 그런 학생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커다란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때 그걸 다시 검사했어야 했는데, 이걸 한 번 더 봤어야 했는데, 아니 애초에 중세에 가지 못하게 해야 했는데. 던워디는 키브린이 정확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과거로부터 구해낼지 고민하느라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퍼진 옥스퍼드를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사람을 추궁하고,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동료를 채근하기도 합니다. 던워디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에서 ‘선(善)’에 속하는 사람이죠. 던워디는 자신의 우선순위(키브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더 고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지요. 던워디는 자기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일을 마지막까지 계속하는 것뿐이죠. <화재감시원>에서 냉정해 보이던 던워디는 사실 마음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던워디가 냉정한 이유는 애초에 마음이 쓰일 일이 없도록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던워디는 착한 사람입니다. 아마 다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던워디는 또 뛰어들 겁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을 통과한 던워디는 그 노력이 얼마나 커다란 희생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죠. 마음은 딱 소중한 만큼 위험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조직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위험을 가능한 한 배제해야 하죠.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 유독 특별한 캐릭터인 던워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그리고 독생자를 주셨나니한편 중세에서 키브린이 겪은 일들은 <화재감시원>이 제시한 또 다른 주제를 확장합니다. 바로 정해진 운명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중세에 간 키브린은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좋은 사람들도 있고 나쁜 사람들도 있죠. 그리고 전염병이 사람의 선악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퍼집니다. 키브린은 착한 아이들과 선한 사람들이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운명은 키브린의 기원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키브린은 인과율을 건드릴 수 없죠. 키브린이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과거의 역사 속에서 병으로 죽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어쩔 수가 없지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어요. 키브린은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계와 운명에 대한 믿음을 잃어갑니다. 키브린은 깨닫지요. 역사는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요. 선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이들은 모두 타인을 위해 죽음을 불사했고,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리고 비겁하게 도망친 이들은 살아남아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고요.그렇다면 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신의 뜻을 좇아 살아가던 중세의 선한 사람들을 저버린 신은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것일까요? 코니 윌리스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단편’ 중에는 아서 C. 클라크의 <동방의 별>이 있습니다. 이 단편은 질문으로 끝납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그 뜻을 헤아릴 수는 있을까? 바꾸어 말하면 이렇습니다. 만약 신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초월한 존재라면(당연히 그렇겠지만), 신이 선한 의도로 내린 은총이 그걸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는 고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해하지도 못할 신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통을 겪는 건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아서 C. 클라크는 여기서 멈춥니다.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 심리적 효용조차 줄어드는 신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클라크는 (종족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했고 구원의 가능성을 늘 탐색했지만, 신으로부터는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도 끌어내지 않았습니다(광고: 《낙원의 샘》을 꼭 읽어보세요). 그런데 기독교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코니 윌리스는 여기서 다시 출발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운명이 때로 잔혹한 건 사실이죠. 이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코니 윌리스는 인간 바깥이 아닌 내면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소금처럼 존재하는 선한 이들은 어디서 온 걸까 하고요. 코니 윌리스는 심지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신의 뜻을 이어가는 선한 인간들이야말로 신이 남긴 흔적이 아닐까 하고 묻는 듯합니다. 어쩌면 신은 이 세상을 만든 뒤에 다른 곳으로 떠나갔거나 무슨 사정이 생겨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그냥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태초에 신이 있었고 인간이 그를 본떠 만들어졌으므로, 그의 피조물 중 일부는 현재 부재중인 신의 선함을 기억하고 신이 행했을 법한 일들을 대신 해 내지요. 코니 윌리스는 (몇몇) 인간 스스로의 고결한 마음속에서 선한 신의 흔적을 찾습니다.이렇게 보면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종교적 묵상 같습니다. 중세로 떨어져 지상의 운명과 홀로 싸우는 키브린은 작품 내에 등장하는 성경의 복음서(특히 <마태오의 복음서>)와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키브린은 하늘에서 내려온 독생자지요(여성이 주인공인 시간 여행물이 매우 드문 점과 더불어 복음서를 재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그런데 이 독생자가 중세라는 ‘지상’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모든 일을 금방 해결해줄 수 있는 학과장은 소설 내내 부재중입니다. 그리고 부재중인 학과장의 권력을 사용 중인 학과장 대리 길크리스트는 자신의 안위 말고는 관심이 없죠. 길크리스트는 심지어 키브린을 희생시켜서라도 학교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역시 복음서와 닮았죠. 다른 점이 있다면 기적의 유무입니다. 《둠즈데이북》은 복음서에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권능을 뺀 다음 이 위기를 권능 없이 어떻게 헤쳐나갈 거냐고 묻는 듯합니다. 기적이 사라진 자리는 미약한 인간들이 그 몸과 마음을 바쳐 메꿉니다. 방파제를 쌓듯이요.《둠즈데이북》이 코니 윌리스의 작품치고는 지나치게 무겁고 우울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지요. 그러나 <화재감시원>이 던졌던 질문을 복음의 형태로 재현했을 때, 수난극이 펼쳐지는 건 피할 수가 없습니다. 천사도 기적도 없이 운명의 화살을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이들은 더 많은 피를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의 끝까지 가야 하니까요. 신의 아들이었던 예수 그리스도조차 하느님을 향해 왜 자신을 버리셨냐고 묻게 할 정도로 깊은 절망이 수난극의 핵입니다. 그저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 그 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슬픔과 상실을 겪는 수밖에 없습니다.코니 윌리스는 갑자기 평소와 다른 작품을 쓴 게 아닙니다. 코니 윌리스는 자신이 <화재감시원>을 통해 던졌던 질문에 답하고자 했고, 그 질문은 숙명에 대응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으니까요. 이는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동네 주인공들은 다들 왜 이렇게 착한가?” 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세계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니 윌리스는 답합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세계에서, 이기적이고 냉정하게 살아도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을 상황에서 스스로 피어난 선한 불꽃들이 방금 태어난 증거라고요. 이 불꽃들은 어둡기만 한 세계 속에서 홀로 창세기를 재현합니다. 텅 빈 우주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통해 태초의 말씀을 재현하는 것이죠. 이는 신과 닮은 피조물로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런 불꽃들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세상은 어두워야 하지요.(또 광고: 얼마 전 출간된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 《고양이 발 살인사건》에 실린 <동방박사들의 여정>이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꼭 함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아그네스는 너무 귀여워코니 윌리스는 1992년에 《둠즈데이북》을 쓴 뒤 아직까지 이만큼 무거운 소설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작가에게도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을 겁니다(코니 윌리스는 무고한 등장인물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이야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말했죠).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들은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입니다.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을 살핀다는 목적에 아무 관심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보여 줍니다. 찰스 디킨스 풍이랄까요.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를 단순화하고 한두 가지 매력을 극대화시킵니다. 요즘 작가들은 잘 쓰지 않는 방식이죠. 등장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코니 윌리스는 거의 늘 이런 방식을 쓰고, 또 거의 늘 성공합니다. 만약 다른 작가가 복음서를 재구성한 소설을 쓴다면 유다 이스카리옷의 비중이 커지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있었고요. 그러나 《둠즈데이북》에서 유다의 역을 맡은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 ‘복합적’인 캐릭터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대단히 어두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둠즈데이북》은 캐릭터들의 매력이 가득해서 계속 읽고 싶게 만듭니다. 중세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스토리 자체는 천천히 진행되지만(코니 윌리스는 자기가 꽂힌 것들을 끊임없이 작품 속에 집어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이 없어져요. 중세로 간 키브린이 거기 살던 꼬맹이 아그네스와 함께 보내는 일상을 보면 뭐랄까, 중세판 <초원의 집> 같은 느낌도 들고요. 키브린은 아그네스와 그녀의 언니 로즈먼드를 너무 사랑하게 되죠. 키브린은 이 아이들을 두고 다시 현재로 돌아가는 걸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키브린은 모든 독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죠. 거기에 자신도 포함돼 있다는 것도요. 잊지 못할 인물들을 마음에 남겨두는 것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죠. 오늘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둠즈데이북》을 읽을 이유는 충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책을 펼쳐 보시죠.★★★★★ 1993년 휴고상 수상★★★★★ 1993년 네뷸러상 수상★★★★★ 1993년 로커스상 수상★★★★★ 1994년 독일 쿠르드 라스비츠상 수상★★★★★ 1995년 스페인 이그노투스상 수상★★★★☆ 1992년 영국SF협회상 최종 노미네이트★★★★☆ 1993년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노미네이트★★★★☆ 1996년 프랑스 이마지네르상 최종 노미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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