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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야미하라
-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04-14
츠지무라 미즈키의 파격적인 변신!첫 본격 호러 장편 미스터리!마지막 장, 당신이 느낀 공포가 뒤바뀐다.블루홀식스는 지금까지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작가의 작품들이 유독 많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오승호’(고 가쓰히로), ‘저우둥’, ‘후루타 덴’(작가명 가나다 순)등의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마치 미스터리 출판사의 사명(使命)처럼 출간하여 왔다. 또한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오승호’(고 가쓰히로),‘우사미 마코토’, ‘하야사카 야부사카’등을 발굴하였으며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 위주로 꾸준히 출간하여 대표 인기작가가 되었다. 이 또한 블루홀식스 출판사만의 성과이자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츠지무라 미즈키의 『야미하라』를 출간하였다.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다음으로 블루홀식스가 소개한 츠지무라 미즈키의 작품으로,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본격 호러 장편 미스터리로 지금까지 출간해 온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재미가 돋보인다.올여름, 작가 특유의 심리 묘사가 주는 섬뜩함과 오싹함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일상에 존재하는 꺼림칙한 악의가 점점 목을 조여온다. 『야미하라』는 츠지무라 미즈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본격 호러 장편 미스터리다. 먼저 작품의 제목인 ‘야미하라’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는 타인에 대한 괴롭힘을 뜻할 때 일본어와 영어 해러스먼트(harassment)를 결합해 ‘○○하라’라고 표현한다. 그 예로 성희롱을 뜻하는 세쿠하라,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파와하라,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직장인 여성을 차별한다는 뜻의 마타하라, 정신적 괴롭힘을 뜻하는 모라하라, 음주를 강요하는 괴롭힘을 뜻하는 아루하라 등이 있다. 일상 속 괴롭힘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이렇게나 많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인데,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에 의해 또 하나의 조어가 탄생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누구나 겪었을 법하지만 특별히 무어라 말하기 어려웠던 불쾌감과 공포, 즉 야미 해러스먼트, 야미하라가 바로 그것이다. 호러 장편 소설을 집필하고 싶었다던 작가는, 누구나 예측할 만한 호러 소설이 아닌 작가 특유의 호러 소설을 쓰고야 말았다. 자기 정당화를 방패 삼아 자신의 어둠을 타인에게 강요해 불쾌감을 주는 행위의 다양한 양상을 그려내며 공포의 소재로 삼는다. 이런 경우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을 당하거나, 뭔가 ‘쌔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거나, 학교에서나 회사에서, 또는 친구들 사이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야미하라는 무궁무진하게, 그것도 매우 입체적인 방식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이를 예리하게 포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낸다. 호러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야미하라』에는 귀신이니 저주, 좀비 같은 요소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고 질식할 것만 같은 공포감을 조성하며 독자들을 끊임없이 사로잡는다. 구체적으로 제1장의 주인공은 반장을 맡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다. 어느 날 전학 온 남자에게서 ‘오늘 집에 가도 돼?’라고 묻는다. 이후에도 여학생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려고 하는 태도에 공포를 느낀다. 제2장은 아파트 단지, 제3장은 회사, 제4장은 초등학교, 마지막 장은 가족. 총 5장 구성으로 쓰여진 작품은 각 에피소드마다 ‘야미하라’가 발생하는 장소가 바뀐다. 현대 사회의 여러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다양한 양상의 야미하라를 다루며 일상의 공포를 물씬 전달한다. 더욱이 작가가 여기저기 장치해둔 복선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를 따라가며 각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추리하다 보면 본격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도 한껏 느낄 수 있다. 이전의 츠지무라 미즈키의 작품을 읽어보신 독자라면 작가의 새로운 모습에 매료될 것이며, 처음으로 츠지무라 미즈키를 접하는 독자 또한 작가 특유의 내면 묘사와 이로 인한 공포감에 사로잡힐 것이다. 한여름, 작가의 작품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그놈들이 오면 사람이 죽는다.“그놈들은 자신의 어둠을 강요해.” 츠지무라 미즈키는 2004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로 제3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그 후 2008년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횡보를 걸으면서 2011년 『츠나구』로 제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열쇠 없는 꿈을 꾸다』로 제147회 나오키상을, 2018년 『거울 속 외딴 성』으로 제15회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심리 묘사와 감동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을 대변하는 이야기꾼인 만큼 일본 여성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가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독서를 좋아하고 특히 「셜록 홈즈 시리즈」 등을 즐겨 읽었으며 초등학교 3학년 때 호러풍 습작 소설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아야쓰지 유키토의 『십각관』을 읽고 큰 충격을 받은 이후 그의 팬이 되었다. 심지어 편집부의 도움으로 아야쓰지 본인과 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까지 되었다. 2002년 지바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했는데 지바대학을 선택한 이유도 그곳에 미스터리 연구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 후에도 일과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고, 앞서 말했듯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로 2004년 데뷔했다. 이러한 츠지무라 미즈키는 작품 활동을 통해 주로 청소년, 여성, 아이의 흔들리는 심정을 투명한 문체로 섬세하게 그려내 왔다. 대표작으로는 블루홀식스에서 출간한바 있는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가 있는데, 여기서는 아들과 엄마의 시선을 포착하며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는 실제로 아들이 있기도 해서인지, 소년을 주인공으로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인 「야미하라」와 관련해 작가는 줄곧 호러 장편 소설을 집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경험해 봤을, 딱히 규정할 만큼 친숙한 관계가 아닌 사이에 본인의 생각이나 사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소재로 고민하다가 ‘야미하라’에 다다르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따뜻함, 섬세한 심리묘사가 특장점이었던 츠지무라 미즈키가 「야미하라」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매우 성공적으로 변신한다. 따뜻한 관계뿐만 아니라 섬뜩함과 공포, 두려움의 감정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호러 소설에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살려내는 작가의 파격적인 변신을 기대하며 작품을 즐겨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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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언더독스
-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04-14
2021년 제164회 나오키상 후보작! 202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5위거대한 스케일! 압도적 재미! 롤러코스터 액션의 결정판!뉴 하드보일드 리더, 나가우라 교의 액션 첩보 스릴러! 국내 최초로 나가우라 교의 『머더스』를 소개했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그보다 더욱 스릴감 넘치는 작품 『언더독스』를 출간한다. 샤센도 유키의 『낙원은 탐정의 부재』, 후루타 덴의 『거짓의 봄』과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 우사미 마코토의 『어리석은 자의 독』, 미키 아키코의 『기만의 살의』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작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나가우라 교의 『언더독스』를 선보이는 것이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 『안녕, 드뷔시 전주곡』(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비롯해 『히포크라테스 선서』, 『히포크라테스 우울』(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시즈카 할머니 시리즈)를 출간해 왔으며,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 『스완』, 『하얀 충동』,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을 출간했다. 그 외에도 츠지무라 미즈키, 이시모치 아사미, 우사미 마코토, 미키 아키코의 작품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일본 미스터리와 저우둥, 레이미 등 중화권 작가의 작품도 선보인 바 있다.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각종 재미를 선사하는 퀄리티 높은 미스터리를 매달 선보일 계획이다.강대국을 상대로 국가 기밀을 빼돌려라! “우리는 홀로는 이길 수 없었던 패배자들이 모인 오합지졸, 언더독스니까.” 『언더독스』는 1996년 말부터 1997년 초, 중국 반환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홍콩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액션 첩보 스릴러 소설이다. 더는 잃을 것 없는 패배자들의 역습!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액션으로 2021년 제164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2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5위에 올랐다. 일본 농림수산성 관료였던 고바 게이타는 비자금 조성 사건에 휘말려 가진 것을 전부 잃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탈리아인 대부호 마시모 조르지아니의 의뢰로 세계를 뒤흔들 계획을 맡게 된다. 그 의뢰는 반환 직전의 홍콩에서 반출되는 플로피 디스켓과 서류를 빼앗아 달라는 것이다. 즉 국적이 다른 ‘패배자’ 동료들과 한 팀이 되어 홍콩의 은행 지하에 숨겨진 국가 기밀을 가로채는 것. 고바는 이 의뢰를 반강제적으로 떠맡게 되어 홍콩으로 출국한다. 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속속들이 등장하는 각국 기관과 경쟁자들, 점점 커지는 스케일과 많은 희생자에 얽힌 음모와 예상치 못한 결말까지. 인생에서 실패를 겪고 무능력한 패배자 취급을 당하며 무시당하던 아무 힘 없는 언더독들이 한팀으로 활동하며 나름의 재능을 발휘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현지 반응은 아주 뜨겁다. “환상적인 결말까지 단숨에 읽게 되는 걸작이다.”(문예평론가 기타가미 지로), “지금, 나가우라 교에 의해 소설은 모든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이 됐다.”(야에스 북센터 영업부 매니저 우치다 도시아키) “신이 내린 마스터피스가 등장했다!”(프리랜서 서점 직원 우치다 다케시) “농밀하고 속도감 있는 하드보일드 영화를 보는 듯 압도적인 묘사와 현장감에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심장이 멎을 뻔했습니다!!! 기절할 뻔했습니다!!”(기노쿠니야쇼텐 후쿠오카 본점 무네오카 아쓰코) 앞선 반응에서 알 수 있듯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속도감과 생동감은 나가우라 교의 주특기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나가우라 교가 펼쳐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대규모 첩보전이 진행되는 도시 홍콩을 상상하며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보시기를 바란다. 오늘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내일은 모르겠다.더는 잃을 것 없는 패배자들의 역습!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속도감! 뉴 하드보일더 리더 나가우라 교! 그는 1967년 사이타마현 출생으로 호세이 대학 경영학부 졸업 후, 출판사 근무 등을 거쳐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병과 함께 사는 작가로, 방송작가로 활약하던 30대 후반에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난치병에 걸려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매우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로 이제껏 해왔던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여러 궁리를 한 끝에 소설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2011년 퇴원 후 처음으로 작품을 집필했다. 그것이 바로 『붉은 칼날』이며 이 작품으로 제6회 소설현대장편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후속작을 집필하다가 다시 대장암 초기 선고를 받고 항암 치료를 받게 된다. 병마와 싸우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펜을 놓지 않았으며 그 결과 두 번째 작품인 『리볼버 릴리』가 탄생한다. 국가의 특수기관에서 스파이 훈련을 받은 주인공이 활약하는 작품으로, 뛰어낸 액션 묘사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제19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하며, ‘2017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6위, ‘2017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3위에 올랐다. 『머더스』로는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충격적인 전개로 호평을 받으며 2020년 제7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고, ‘2020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6위에 올랐으며 제2회 호소야 마사미쓰상을 수상했다. 네 번째 작품이 바로 『언더독스』다. 중국 반환 직전의 홍콩에서 벌어지는 첩보전을 다룬 이야기로 2021년 제164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이처럼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각종 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르면서 뉴 하드보일드 리더로서의 자리를 탄탄히 잡아가고 있다. 현재는 몸 상태도 많이 회복되어 연 2회 정도 입원하면서 집필을 계속한다고 하니 앞으로 그의 행보에 더욱 기대가 될 따름이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나가우라 교의 참신하고 새로운 하드보일드를 만끽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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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여섯 번째 2월 29일
- 송경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4년에 한 번, 그날은 어김없이 돌아왔다그때마다 수현은 진실의 모자이크 조각을 받았다윤년에만 돌아오는 2월 29일불법 콜택시를 하며 병든 엄마를 돌보던 ‘수현’은포커 사이트에서 우연히 알게 된 ‘현채’와 만난다경찰의 총을 갖고 있던 현채를 보고기구한 현실에 돈이 절실했던 수현은그녀와 함께 은행의 현금 수송 차량에서 현금을 탈취한다그러나 어설픈 탈취 과정에서 은행원이 총에 맞아 죽고현채가 ‘매 2월 29일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기면서모든 게 뒤엉키기 시작하는데……『굿와이프』, 『왓쳐』 한상운 드라마 작가 극찬!“많은 경우, 불행은 갑자기 다가오지 않으며 일상에 고여 있다 어떤 계기로 폭풍처럼 모든 것을 부수고 지나간다. 그 과정을 이렇게 리얼하고 힘있게 그려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차가운 불꽃 같은, 정통 하드보일드 장르의 귀환근래 한국엔 「신세계」 이후 「불한당」, 「아수라」와 같은 하드보일드 누아르가 연달아 개봉하면서 ‘하드보일드’는 ‘누아르’와 동일시되었다. 둘은 범죄와 폭력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분명 비슷한 점이 있다. 그러나 엄밀히 구분하자면 누아르는 범죄 세계와 범죄 세계의 인물들을 스토리의 주연으로 한 작품을 포괄해 부르는 ‘장르’이고, 하드보일드는 이러한 작품에서 범죄와 폭력을 그 어떤 견해 없이 건조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을 일컫는다. 하드보일드는 특성상 누아르와 결합하기엔 쉽지만, 언제나 누아르일 필요는 없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이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때로는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볼 수 있을 것 같은 범죄의 경계선에 선 사람들이 이야기의 주체일 때 하드보일드의 건조함과 비극성이 극대화되기도 한다.이러한 점에서 『여섯 번째 2월 29일』은 가히 ‘정통 하드보일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홀로 아픈 엄마를 모시면서 불어나는 병원비와 생활비를 메우고자 불법 콜택시를 시작한 주인공 수현이 충동적으로 현금 수송 차량의 현금을 탈취하면서 일상의 궤도에서 튕겨져 나간다. 그리고 4년마다 정차하는 비극의 협궤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런데 이 현금 탈취가 정말 비극의 ‘시작점’이 맞긴 했을까? 작품은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2월 29일을 중심으로 수현의 삶과 변화를 관조하고 조명하면서 담담하게 파국을 담아낸다. 건조하지만 긴장된 이야기에 독자의 감정까지 절로 억제되지만, 작품의 끝에 다다르면 억눌렸던 감정들이 둑이 터지듯 강렬한 여운으로 가슴을 적실 것이다.현실에서도, 또 지금까지도여전히 일어나는 일상의 범죄를 단죄한다2000년대 접어들 무렵부터 현재 이르기까지, 사회는 정말 빠르고 급진적인 변화를 겪었다. 그 변화의 여파인 것처럼 수많은 범죄가 양산되기도 했다. 심지어 이 범죄들은 특별하게 다루어지는 강력범죄도 아니었다. 특히 불법 파일 공유, 불법 촬영, 신분 도용과 스토킹 등 디지털을 사용해 행할 수 있는 갖은 범죄들은 한때 범죄와 연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또 그래도 된다는 듯이 벌이던 일들이었다.현재는 그러한 범죄에 대한 인식도 새로이 잡히고, 법적 처벌도 지정되면서 사회 전반이 크게 성숙해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범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이전처럼 당당히 말할 수 없게 되었을 뿐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 치밀해지고 조직적으로 변했다. 지금도, 그 범죄들을 행하는 주체들은 대단한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많다.세상이 디지털화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마치 디지털상에서 익명으로 벌이는 일들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여긴다. 아무 생각 없이, 안일하게 쏘아댄 화살이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과연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걸까? 총을 쏜 자는 쏜 일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총에 맞은 사람은 깊은 상처와 흉터을 매만지며 언제까지고 그 일을 기억한다. 『여섯 번째 2월 29일』은 은빛으로 번쩍이는 디지털 시대에 검은 그림자와 같은 실태를 고발하고, 또 경고한다. 당신이 너무도 쉽게 저지르고 잊어버린, 사소하다고 생각한 그 행동이 언젠가 당신을 집어삼키러 올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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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여섯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 아사쿠라 아키나리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04-14
마지막 전형에서 만난 여섯 명의 취준생!“여기 있는 여섯 명 모두 구제불능의 인간쓰레기야.”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첨단 IT기업 ‘스피라링크스’가 처음으로 진행하는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최종 전형까지 살아남은 여섯 명은 한 달 후 있을 그룹 토론에서 서로 간의 시너지만 보여주면 전원이 합격을 할 수도 있다는 통지를 받는다. 그에 따라 여섯 명은 최고의 팀을 만들어 가지만, 토론일 직전 회사 측으로부터 변경사항을 통보받는다. ‘합격자는 단 한 명. 누구를 합격시킬지는 지원자들끼리 스스로 결정할 것.’ 어제까지의 동료가 한순간에 라이벌이 되어버린 상황. 그런데 토론장에 는 각자의 이름이 쓰여진 여섯 개의 봉투가 놓여있었다. 봉투 안에는 ‘OO는 살인자’라는 고발문이 들어 있었다. 여섯 명이 한 거짓말과 그들이 감추고 있던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범인의 목적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인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신작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은 기업의 입사 시험을 배경으로 한 청춘 미스터리 소설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치밀한 구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 허를 찌르는 결말로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매년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기업 채용 절차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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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열린 어둠
-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3-04-14
“대담한 수수께끼, 빈틈없는 수렴, 광풍의 반전,아름다운 문장이 빚어내는 미묘한 심리와 서정까지!미스터리 애호가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책”_옮긴이 양윤옥‘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가 꼽은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관능’과 ‘트릭’을 아름답고 기묘하게 결합한아홉 편의 초절정 반전 미스터리『백광』 단 한 권으로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최고의 몰입감과 문학적 충격을 동시에 선사한 천재 작가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열린 어둠』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독자들을 환상적 미스터리의 늪에 빠뜨릴 아홉 편의 단편 미스터리가 담겼다. 치밀한 서술 트릭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장르적 재미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을 한없이 냉철한 시선으로 응시해 서정미 넘치는 문체로 담아내며 문학적 격조까지 놓치지 않는 렌조 미키히코. 그의 작품들은 빈틈없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트릭’과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인간적인 욕망’이 완벽히 융합한다.『열린 어둠』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홉 편의 이야기는 컴퓨터가 설계한 듯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트릭이 작동하며 전개되는데,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로직으로 서사가 매끄럽게 짜여 있다. 뿐만 아니라 고아한 동양풍과 모던한 서양풍, 서민적 코믹풍과 하드보일드한 느와르풍 등 단편마다 다채로운 분위기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눈 밝은 일본 미스터리 애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로 꼽힌 작품들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열린 어둠』은 비슷비슷한 장르소설에 지루해진 독자들의 본능을 건드리며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3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모두가 애타게 기다려 온 환상적 추리 명작의 화려한 귀환을 직접 확인해보자.어둠이 열리면 드리워지는 욕망의 아홉 가지 그림자렌조 미키히코가 쳐놓은 덫에서 결코 빠져나갈 수 없다!초상화 여인에게 홀려 모델을 살해하는 화가의 이야기(〈두 개의 얼굴〉), 유괴 사건의 진상을 고백하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과거에서 온 목소리〉), 밀실에서 목 졸린 채 발견된 반신불수 소녀의 이야기(〈화석의 열쇠〉), 아내와 남편 양쪽을 동시에 미행하는 흥신소 직원의 이야기(〈기묘한 의뢰〉), 쥐를 위해 친구의 인생을 훔치는 남자의 이야기(〈밤이여, 쥐들을 위해〉), 사랑과 배신으로 얽힌 남자 둘, 여자 둘의 이야기(〈이중생활〉),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국민 배우의 이야기(〈대역〉), 6년을 기다려 복수를 완성하는 조폭의 이야기(〈베이 시티에서 죽다〉),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 폭주족 고등학생의 이야기까지(〈열린 어둠〉). 『열린 어둠』에 실린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상황에 놓여 있지만, 모두 마음에 비밀스러운 욕망을 품고 있다. 어떤 인물은 ‘정념’을, 어떤 인물은 ‘복수’를, 어떤 인물은 ‘진실’을 또 어떤 인물은 ‘인간의 따스한 온기’를 욕망한다. 인물들은 빛(사회의 잣대) 아래에서는 감추어두던 욕망을 어둠(개인의 잣대) 아래에서는 자유롭게 꺼내 기어이 실현하고야 만다. 그러나 욕망을 실현하는 순간 인물들은 자신이 좇던 게 욕망의 그림자였을 뿐 욕망의 본 모습이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마침내 맞닥뜨리게 되는 의외의 진상이 광풍의 반전이자 마지막 한 방이 되어 독자의 가슴을 후려친다.먼저 읽은 일본 독자들은 “살아 있는 동안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니 행운이다!”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아홉 편의 이야기는 모두 1980년대에 발표되었지만 시대적 거리감이나 문화적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이야기들이 우리로 하여금 알고 싶지만 쉽게 알 수 없는 의외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정답을 맞혀보게 만드는 미스터리의 본질을 탁월한 품격으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 어둠』은 묻는다. 당신이 품고 있는 비밀스러운 욕망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욕망을 실현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될 욕망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누구도 알아맞힐 수 없는 아홉 가지 수수께끼“이 이야기,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는 걸까?”방금 ‘침실에서’ ‘내 손으로 죽인’ 아내가, ‘번화가 러브호텔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다는’ 형사의 전화를 받는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게이코가 신주쿠에 있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호텔에서 살해되었다니…. 게이코라면 바로 방금 전까지 이 카펫 위에 쓰러져 있었다. 내가 죽였다. 이 손으로, 이 침실에서 내가 죽였다.”(〈두 개의 얼굴〉 중에서)첫 번째 작품 〈두 개의 얼굴〉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 불가해지는 상황이 펼쳐져 작가가 어떻게 개연성을 갖춰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지, 어떤 트릭을 활용할지 아무리 상상해봐도 도저히 복선의 회수가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러나 결말을 읽고 나면 빈틈없이 수렴되는 트릭과 이러한 트릭을 창조해낸 작가의 상상력에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이것이 독자가 만끽하는 첫 번째 충격이다.두 번째 작품을 읽으면서부터는 첫 번째 작품 속 트릭을 이해했으니 작가의 트릭을 간파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작가의 수를 읽어보지만 예측은 빗나갈 것이다. 이어 아홉 번째 작품을 다 읽을 때까지 독자는 단 하나, 렌조 미키히코의 트릭은 결코 학습할 수도 간파할 수도 없다는 점만을 분명히 알게 된다. 작품마다 독창적이고 완벽한 트릭으로 똑같은 사기꾼에게 아홉 번 속는 듯한 어이없는 느낌을 선사하는 이 책은 크게 속을수록 크게 기쁠 미스터리 독자들이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책이다.뜨거운 정념과 차가운 복수를 넘나드는가식 없는 욕망으로의 초대“누구도 도망칠 수 없는 건, 바로 마음”욕망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다. 인간은 가지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가질 수 없는 것까지도 갈망하는 존재다. 그래서 때때로 욕망은 비극을 불러온다.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그 끝에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욕망할 것인가? 『열린 어둠』의 인물들은 욕망을 거침없이 추구한다. 상대를 죽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파괴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가질 수 없으면 부서뜨리고, 믿을 수 없으면 속여넘기고, 살릴 수 없으면 죽여버리는 등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그들에게서는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뜨겁게 살아가는 생명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욕망은 결코 채워질 수 없기에 인물들은 자신들이 욕망하는 대상을 가질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살아야 할 원동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상대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이유로 자살을 계획하는 여자(〈이중생활〉의 ‘마키코’)에게서 더는 살아갈 가치가 없음을 깨달은 이의 우울감이 엿보이고, 대역에 의해서 자신이 살해될 것임을 인지한 남자(〈대역〉의 ‘하세쿠라 슌’)에게서 어떤 연기를 해도 자신이 아닌 것 같았던 배우의 해방감이 전해진다.『열린 어둠』은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욕망과 충동에 이끌리고 허물어지는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냉철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유려하고 섬세한 문장들로 표현해낸다. 수수께끼의 연출과 해명에 중점을 두는 장르 문학의 경우 인간의 감정 묘사나 장면의 예술적 연출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그러나 렌조 미키히코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을 살아 있게도 하고, 죽게도 만드는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인물의 심리와 극적인 장면들을 더없이 아름다운 문장에 담아내 문장 그 자체를 음미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트릭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독자들에게 분명 깊은 여운을 남길 이 책에서 쉽게 빠져나오기는 어려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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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04-14
20년의 세월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열한 살의 가바타 렌지는 야구 시합 도중 머리에 공을 맞고 정신을 잃는다. 그러고 깨어나니 20년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 있었다.게다가 자신의 약혼자라며 니시조노 코하루라는 여성이 나타나 하는 말이, 어린 시절의 의식이 먼 시간을 넘어 어른의 몸에 들어왔다는 것이다.그러는 동안 과거로 간 어른 가바타 렌지는 당시 발생했던 끔찍한 일가족 살인 사건에서 한 소녀를 구하러 가는데…….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SF 미스터리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는 10대 때부터 주목을 받아 온 미스터리 소설가 오츠이치의 또 다른 필명인 나카타 에이이치의 7년 만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다카하다 쿄이치로의 『타임리프 내일은 오늘』이라는 작품을 읽고 시간을 뛰어넘어 소년과 소녀가 만나면서 어떤 사건에 말려드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현재 영화감독과 각본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전작들은 일본에서 전부 영화로 제작되었다. 본 작품 역시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줄 것이다.SF와 로맨스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청춘 미스터리 화제작집필하는 작품마다 영화화되는 작가 나카타 에이이치의 7년 만의 장편소설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가 출간되었습니다.17세에 등단하여 『GOTH 리스트 컷 사건』으로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받으면서 일본에서 주목받는 추리소설 작가 중 한 사람이 된 오츠이치. 그는 또 다른 필명인 나카타 에이이치로 애잔한 연애 이야기를 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의 원제는『단델라이온(민들레)』으로, 시간 여행 로맨스인 미국의 SF 소설가 로버트 F. 영의「민들레 소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소설들은 그 흥미로운 설정 때문에 종종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미 오츠이치라는 필명의 작품으로 만화와 영화로 제작되었던 시간 여행 로맨스 단편 『너밖에 들리지 않아 Calling You』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본 작품 역시 언젠가는 영화로 만날 것이 기대됩니다. 작가의 작품들은 다양한 장르 속에 녹아 있는 특유의 매력적인 감성 때문에 영화화까지 되면서 사랑받고 있습니다.독자 여러분들도 나카타 에이이치의 이상하고, 흥미롭고, 가슴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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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왁서
- 정용대 지음
- 델피노
- 2023-04-14
지금껏 없던 이야기.‘왁서’라는 신선한 소재, 스포츠계와의 충격적 연관성는 기존에 전혀 다루지 않았던 왁싱 스페셜리스트, 왁싱 기술자, 즉 왁서라는 직업이 전면으로 등장해 왁싱샵 살인 사건에 감춰진 세력의 배후를 추적하는 스릴러 소설이다왁싱샵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 피해자는 스포츠부 기자 정재섭.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된 후에도 사망한 재섭의 약혼자 세진은 여전히 의문을 가진다. 재섭은 왁싱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었고, 생전 왁싱샵을 다닌 적이 없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왁싱샵에서 살해당한 약혼자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왁서가 되는 세진의 위험한 추적이 흥미진진하게 계속된다.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앞둔 시기, 왁서가 된 세진이 하나씩 들춰내는 진실은 ‘건드릴 수 있는 경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의문을 남기며 독자들을 깊은 스릴러의 매력으로 인도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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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 안드레아 바츠 지음, 이나경 옮김
- 모모
- 2023-04-14
〈NPR〉, 〈리얼 심플〉, 〈마리끌레르〉 선정 ‘올해의 책’,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선정 도서, 넷플릭스 영상화 확정,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의 심리 스릴러낯선 여행지에서 벌어진 두 건의 살인우리의 완전범죄는 이번에도 성공할까?“번개는 같은 곳에 두 번 치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삶에서 똑같은 불행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학 시절 만난 십년지기 친구 크리스틴과 매년 우정 여행을 떠나는 에밀리는 이 속담을 믿었다. 작년 캄보디아에서 있었던 끔찍한 악몽이 다신 벌어질 리 없다고 생각했다. 완벽했던 칠레의 마지막 날 밤, 그곳에서 만난 한 남자와 호텔로 돌아간 크리스틴이 폭행에 저항하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피땀으로 물든 새벽, 남자의 시체를 처리한 뒤 각자의 생활로 돌아간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일관한다. 에밀리는 죽은 남자들의 환영을 보는 등 걷잡을 수 없는 공포에 시달린다. 의지할 곳은 크리스틴뿐인 에밀리는 시시때때로 그녀를 찾지만, 같은 일을 겪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태평하고 천연덕스러운, 심지어 자신을 의심하고 협박하는 크리스틴의 모습이 혼란스럽기만 하다.잠시 거리를 두려던 찰나 호주에 살던 크리스틴이 갑자기 미국에 돌아오고 에밀리는 그녀로 인해 연인 애런과의 관계를 비롯한 삶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에 불안해한다. 크리스틴은 아무 때나 불쑥 나타나 서슴없이 말을 내뱉으며 에밀리의 주변 사람과 상황을 쥐락펴락한다. 사건의 범인을 찾는 수사망이 좁혀오는 데도 불구하고. 에밀리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부정하는 대신 무서울 정도로 밝고 활기차며 각별히 주의해도 모자랄 여행 이야기를 일삼는 그녀의 행동이 점점 거슬리다가 결국 크나큰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같은 번개를 연달아 맞은 두 여자의 완전범죄 시나리오는 크리스틴이 에밀리에게 돌아온 그날부터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의존과 집착으로 점철된 독성적인 우정유일한 공범인 친구가 숨통을 죄어올 때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존재가 별안간 낯설게 느껴질 때 삶은 무너진다.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알 수 있는가, 안다고 말하는 것 중 ‘진실의 비율’은 얼마인가. 에밀리의 심리 치료사 에이드리엔의 말처럼 어떤 느낌이 진짜라고 해서 그것이 진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는 바로 그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작가는 극단적으로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여성의 심리를 날카로운 필치로 그려낸다. 독자는 처음에는 화자 에밀리의 입장에서 두 사람 사이의 어긋난 힘의 균형과 지배관계에 자연스럽게 의문을 품는다. 계속 휘둘리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유독한 관계에 혀를 내두르다가도 어느새 특유의 짧은 호흡과 팽팽한 줄다리기에 압도되고 만다. 선악 판단이 불가한 채로 혼돈에 휩싸여 읽다 보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저 보이지 않는 전쟁, 소리 없는 각축전을 숨죽인 채 바라볼 수밖에 없다.에밀리는 크리스틴으로 인해 일, 연애 등 평범한 일상마저 파괴되기 시작하자 그녀를 가리키는 수상한 증거와 단서를 수집해나간다. 친구의 과거가 밝혀질수록 견고했던 비밀 동맹은 서서히 와해된다. 독자는 홀린 듯이 크리스틴이 흩뿌려놓은, 또 감춰놓은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그러면서 에밀리의 배신에 동조한 것을 들킨 듯 심장을 부여잡기도 하고, 때론 별일 아닌 듯 넘어가는 크리스틴의 반응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희일비하는 스릴을 경험하게 된다. 에밀리의 안전한 존재에 대한 갈망과 크리스틴의 애정의 이름을 한 권력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 작품은 뒤틀린 관계가 치달을 수 있는 지독한 끝을 보여준다.세 이국의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두 여자의 반격과 드리워진 반전의 그림자여행을 떠날 각오가 된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에는 절친한 친구와의 여행으로 지옥에 떨어진 여성이 등장한다. 칠레와 캄보디아를 넘나드는 긴박한 전개가 내일이 없는 두 여자의 본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과감한 서술과 만나 텅 빈 고속도로를 탄 듯 질주한다. 또 미국으로 돌아온 에밀리의 숨을 조여 오는 극심한 트라우마와 정신적인 고통, 공범이라는 굴레는 이전의 사건들로 한껏 상기된 독자의 열기를 식혀준다. 개성 넘치는 환경과 분위기로 주위를 환기시키는 세 나라의 매혹적인 공간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한편 공간적인 배경뿐만 아니라 촘촘히 쌓이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두 주인공의 개인적인 서사 또한 흥미진진하다. 에밀리의 과거가 가끔씩 툭툭 튀어나와 독자에게 실마리를 제공한다면, 크리스틴의 과거는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경악에 몰아넣는다.작품 전반에 걸쳐 에밀리는 끝없이 자문한다. “우리가 이런 끔찍한 일을 끌어들이는 걸까?” “우리가 쉽게 분노하는 위험한 인간들을 불러 모으는 걸까?”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데 익숙했던 에밀리는 마지막에 가서는 해결할 문제와 눈앞에 놓인 위험을 제대로 마주하고 깨우친다. 종이에 손을 베이듯 어린 시절부터 천천히 아로새겨진 무수한 폭력의 양상을. 작가는 사회에 만연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갖은 위협을 작중 에밀리와 크리스틴의 모든 선택과 결정의 과정에 담아낸다. 그렇게 행해진 일들이 결국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극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우리는 여기에 없었다》는 긴장이 극에 달한 순간에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완전히 동화되는 소름 끼치는 서스펜스를 기다린 독자에게 큰 희열을 안겨줄 것이다. 또 다 읽은 뒤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말에 전율을 느끼며 결코 잊지 못할 스릴러 목록에 이 책을 추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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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3-04-14
흔적도 없이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 가능할까?『죽음의 꽃』으로 범죄 스릴러를 선보였던 이동건 작가의 신작 『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이미 출간 전에 영상화, 웹툰 계약까지 체결되어 화제가 된 작품으로, 작가는 더욱 탄탄해진 범죄 미스터리로 무장하고 독자들을 찾아왔다.작가는 『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많은 미제 살인사건에 대한 궁금증에 기발한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접 조명한다.사회에서 소외된 채 완벽한 살인 기술을 연마하는 데에만 골몰한 주인공 종혁. 종혁은 자신의 과거와 살인 기술을 모두 숨긴 채 공장에 다니며 살아가지만, 어찌된 연유인지 꼬리가 밟힌다. 그의 위험한 능력을 탐내는 이들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그는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져든다.작가는 종혁이 청부 살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폐해지는 모습과 동시에 그를 매수하여 살인을 청탁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이미 성공하여 부와 명예를 거머쥔 그들의 끝없는 탐욕과 위선, 배신과 살인. 종혁의 눈을 통해 그들의 추악함이 독자에게 낱낱이 전해진다. 이 작품에는 살인자 종혁을 쫓는 이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그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 뿐. 과연 완전 범죄를 꿈꾸는 종혁은 끝까지 잡히지 않을 수 있을까? 종혁이 잡힌다 하더라도 종혁을 고용한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는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살인 병기 종혁을 통해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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