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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미의 연인 - 이서영 소설집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유미의 연인 - 이서영 소설집
    • 이서영 (지은이)
    • 아작
    • 2022-02-24

    마음을 다해 사랑하며 투쟁하는 이들을 향한 찬가세상의 모든 강인한 약자들을 위한 송가제7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수상작 <유도선>을 비롯, 《악어의 맛》 이후 8년 만의 중단편 모음집!이서영 작가는 한국 사회파 SF의 명확한 축을 담당하는 작가다. 이 책을 가장 간단히 소개하려면 사회파 로맨스 SF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연인 간의 달달한 로맨스를 원하는 분들은 이 책을 집어 들기를. 모든 사랑스러운 사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자신의 처지에 관계없이, 삶의 어느 면이 투쟁일 수밖에 없음을 아는 이들 또한 이 책을 집어 들기를. 여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싸우며 살아가는 한 여성 작가가 있다.- 김보영, 소설가여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싸우며 살아가는 한 여성 작가가 있다간혹 소설의 현실 참여를 말할 때마다 나는 종종 그 모순적인 한계를 생각하곤 한다. 소설이 생산되는 과정이 갖는 어쩔 수 없는 본질 때문이다. 소설이란 결국 혼자 자기 방에 틀어박혀 긴 시간 글자를 찍어내야 나오는 물건이다. 그래서 소설이란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 물러난 지점이 있으며, 그 거리감 덕에 안온하게 덮이는 낭만이 있다.하지만 이서영의 소설은 어딘가 다르다. 많은 작가가 안온함 가운데서 어두운 현실을 들여다본다면 그녀는 그 어두운 현실 한가운데에서 안온함을 응시한다. 이서영은 참여 안에서 글을 쓰는 드문 소설가 중 하나다.이서영의 소설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녀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한 40대는 되는 작가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 이 믿음이 어찌나 확고했는지 지금도 간혹 웃음거리가 되곤 한다. 그녀는 당시 20대 초반이었다. 하지만 내 눈에 이서영 소설의 화자는 겪은 일이 워낙 많아 보였다. 지난 엄혹한 시대에 볼 꼴 못 볼 꼴 다 겪다가, 나이가 들어 초연해진 사람이 쓴 소설이려니 했다. 그녀의 삶이 어린 날부터 항거였으며, 노동운동가이자 사회 활동가로 살고 있음은 나중에 알았다. 이력은 소설의 생명력을 설명해주지만 초연함은 설명해주지 않았다. 사람이 어떻게 살면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마음을 다해 사랑하며 투쟁하는 이들을 향한 찬가세상의 모든 강인한 약자들을 위한 송가아이를 잃은 엄마는 무엇을 할까, 간단히 상상하면 좌절과 고통과 슬픔 속에서 무너져가며 생을 망가뜨릴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실제로 현실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들은 무엇을 하던가. 우리는 답을 안다. 그들은 투쟁한다.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센서티브). 과도한 배달 노동으로 친구를 잃은 소년은 무엇을 할까. 그들은 투쟁한다(로보를 위하여). 이주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투쟁한다(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한). 용역이 가게를 부순 노점상 주인은 무엇을 할까. 투쟁한다(우리는 한때 신이었고).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파업 문구를 내걸려고 보니 자신들이 이미 기계임을 깨달은 노동자들은 무엇을 할까. 여전히 파업한다(전체의 일부인). 이서영의 소설에서는 하다못해 저승사자마저 항소서를 쓴다(구제신청서). 이것은 그녀의 소설을 관통하는 하나의 큰 테마다. 약자는 강하다. 약자의 삶이 투쟁이며, 그러기에 부당한 현실을 바꾸어가기 때문이다. 세상은 언제나 약자에 의해 변화해왔다. 이는 분명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서영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고통에 주저앉거나, 슬픔에 침잠하며 방구석으로 숨어 들어가지 않는다. 삶에서 고통을 겪었다면 길은 한결같다. 싸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을 겪는다면 길은 한결같다. 싸운다. 비록 그 싸움의 끝에서 깨어 부서질지라도. 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한결같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기에 싸우며, 사랑하기에 연민하고, 사랑하기에 연대한다.*이서영의 인물들은 다 좋고 예쁘기만 하지 않다. 마치, 좋고 예쁜 것만 사랑한다면 뭐가 어렵겠느냐고 말하듯이. 그녀는 인간의 모순을 다 들여다보면서, 이 모순 전체가 사랑스럽지 않으냐고 말한다. <구제신청서>의 원혼은 원한을 품었어도 미움과 연민을 같이 갖는다. <꼬리에는 뼈가 있어>의 이예린은 거친 성깔의 장애인이지만 생명력이 넘친다. <유도선>의 이정직은 자신도 모르게 남의 삶을 망치지만, 자신의 평범함과 올곧음을 의심치 않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런 복잡성 속에서 살아간다. 작가가 <보시기에 나빴더라>에서 직설적으로 묻듯이,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도 누가 악마고 누가 신의 자녀인가는 혼란스럽다. 이서영은 이 모든 이들을 연민한다. 마치 이 전체를 다 보지 않으면 진실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듯이. 아니 거꾸로, 이 복잡성 덕분에 인간은 더욱 사랑스럽다고 말하듯이.살며 싸우며 사랑하라이 단편집은 이서영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을 배려하였는지, 이전 단편집 『악어의 맛』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쉬운 작품을 많이 배치한 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일면, 다양한 연인들이 등장하는 달콤한 로맨스 소설집으로도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아도 좋을 듯하다. 사랑은 또한 그녀의 소설을 관통하는 다른 테마다.이 사랑은 같은 처지 간에만 샘솟지 않는다. 이서영은 전혀 다른 처지에 서 있는, 어쩌면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을법한 이들 간의 사랑을 노래한다. 그녀의 소설에 인간이 아닌 이들이 종종 화자로 등장하는 이유가 그러하리라. 늑대소녀(로보를 위하여), 가상인격(유미의 연인), 길고양이(우리는 한때 신이었고), 저승사자(구제신청서), 여러 로봇들……. 인간처럼 등장하는 이들도 어딘가 다른 면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사회가 아웃사이더로 내친 이들을 대변한다. 하지만 그들은 내쳐졌다 한들 사랑하며 싸우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부서져도 세상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러기에 이들은 영웅적이다. 이것이 그녀의 낭만이리라. 이서영의 낭만은 아프고 서러운 것들을 덮고 모른 체하기에 갖는 낭만이 아니다. 그녀의 낭만은 삶의 바닥으로 내려가, 그 안에 있는 것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사람의 모자라고 잘못된 것을 다 보고도, 그래도 인간은 아름답고, 우리는 서로 사랑할만하지 않느냐고 믿는 낭만이다. 이 낭만은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신념에 가깝다.이 낭만은 그러므로 강인함이며, 멋이며, 아름다움이다.이 시대의 사회파 로맨스 SF를 만나다이서영 작가는 한국 사회파 SF의 명확한 축을 담당하는 작가다. 이 책을 가장 간단히 소개하려면 사회파 로맨스 SF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연인 간의 달달한 로맨스를 원하는 분들은 이 책을 집어 들기를. 모든 사랑스러운 사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자신의 처지에 관계없이, 삶의 어느 면이 투쟁일 수밖에 없음을 아는 이들 또한 이 책을 집어 들기를. 여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싸우며 살아가는 한 여성 작가가 있다.- 김보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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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병서의 단편 판타지소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윤병서의 단편 판타지소설
    • 윤병서
    • 도서출판 당나귀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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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 곽재식 지음
    • 네오픽션
    • 2023-04-14

    독보적인 기발함, 도발적인 유쾌함!미영과 양식의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오늘도 정상 영업합니다자유분방한 상상력과 독특한 과학적 호기심으로 무장한 작가 곽재식의 연작소설집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가 네오픽션 ON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작품은 전작 『ㅁㅇㅇㅅ : 미영과 양식의 은하행성서비스센터』와 같은 세계관과 인물을 공유하며 보다 가볍고 경쾌한 열두 편의 이야기를 선보인다.우주를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는 ‘초공간 도약 항법’이 개발된 미래. ‘이미영’ 사장과 ‘김양식’ 이사는 재정적인 위기에 시달리는 ‘은하행성서비스센터’를 건사하기 위해 오늘도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목적’과는 상관없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우주 끝에서 끝을 넘나든다. 그런데 일을 위해 방문하는 행성마다, 지구인인 미영과 양식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묘한 현상들이 벌어진다.시간을 멈추는 마법을 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좋은 말을 해주면 잘 자라는 식물은 정말 있을까? 겨울잠 장치가 있다면 이용자는 어떤 사람일까?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재미있는 상상과 질문들을, 곽재식 특유의 유쾌한 풍자와 날카로운 유머가 녹아 있는 이야기로 지금 만나보자!곽재식의 가장 자유분방한 SF 월드 [미영과 양식 시리즈]강렬한 개성을 품은 12행성을 누비는 열두 편의 색다른 SF!‘곽재식 SF 월드’의 대표작인 [미영과 양식 시리즈]의 주인공인 미영과 양식은 줄곧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목적’과는 상관없는 기상천외한 의뢰들을 맡게 된다. ‘은하행성서비스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마지못해 우주 끝의 행성까지 날아가면서 겪는 일들은 때로는 황당무계하고 때로는 그들이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비밀을 품고 있다.「철통 행성」은 행성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재앙에 대한 정보를 철통같이 방어하는 행정 시스템의 아이러니를, 「파동 행성」에서는 좋은 파동을 느끼면 식물이 잘 자란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만들어낸 기묘한 식물 행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지 행성」에서는 우주의 시간을 멈추려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양육 행성」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어떤 식으로 양육하는지, 「의미 행성」에서는 우주의 창조주는 과연 우주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을지를 묻는다. 「생명 행성」에서는 생명의 경중을 정하는 기준과 희생의 의미를 탐구하고, 「영원 행성」에서는 영원한 겨울잠 기계가 있다면 누가 이용할지 찾아본다. 손톱 한 조각만으로도 온전한 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재생 행성」에서는 ‘진짜 몸’의 가치는 무엇인지 물으며 , 「기억 행성」에서는 컴퓨터를 뇌에 심었을 때 발생하는 저작권 분쟁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분석한다. 「통제 행성」에서는 인류가 ‘평등한 출발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어디까지 통제해야 하는지, 「진공 행성」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을 둘러싼 우주의 탄생 비밀을, 「매매 행성」에서는 아이돌을 카피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슈를 다룬다.『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는 잡지 『독서평설』에서 1년간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연재작 열두 편으로 구성되어 어른은 물론 청소년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흥미진진하고 놀라운 사건들로 가득한 ‘미영과 양식’의 모험을 함께하는 동안, 탐구심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SF 소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ON 시리즈오리지널(Original) 네오픽션(Neofiction) 시리즈 ‘ON’에서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특별한 장르소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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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리주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의리주인
    • 강희찬 지음
    • 북레시피
    • 2023-12-27

    영 · 정조 치세가 펼쳐진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에 대한지적이고 서정적이며 깊이 있는 시대해석과 날카로운 통찰영·정조 시대를 우리는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조 사망 후 조선이 쇠락의 길로 나아가다 결국 열강에 국권을 잃었다는 역사적 사실로 보건대 과연 18세기 조선에 대한 이러한 평가가 맞는 걸까. 이 같은 의문을 토대로 저자는 18세기 조선의 현실을 소설로 그려보고자 했다. 주인공은 홍국영(1748~1781). 역사는 홍국영을, 정조의 집권에 큰 공헌을 했지만 이후 권력에 취해 스스로 자멸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와 달리 시대의 뒷배경과 홍국영에 대한 꼼꼼한 조사와 추론적 상상을 통하여 저자는 당시 조선의 현실과 한계를 새롭게 그려낸다.정조의 왕위 등극 과정에서 홍국영은 용기와 지략을 보여주었고 정조도 그런 그의 공로를 공식적인 문서로, 신하들과의 대화에서도 여러 번 인정했다. 그는 말 그대로 정조의 남자였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 악조건 속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던 충신이 권력의 탐욕을 드러내는 무능한 인간으로 변한 걸까? 그것이 진실일까? 그리고 그건 그의 잘못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생겼다. 작가로서 나는 홍국영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조명이라는 목적 외에도 조선, 특히 조선 후기를 다루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조선은 우리의 문화와 관습, 의식세계 및 사고방식에 여전히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770년대 영조 치세기로 당시 중국은 청나라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건륭제 시기였고 일본은 에도막부 시대가 이어지고 있었으며 서양은 근대화가 시작되었고 아메리카에서는 영국과의 전쟁을 통해 미국이라는 신생국가가 탄생하는 때였다. 당대 조선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생각과 세계관이 궁금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고인 물, 느리게만 흐르는 18세기 말 조선을 풍운의 시기로 바꾸려 한 홍국영의 성장기이자 시대의 고민과 비전을 제시한 새로운 역사소설!『의리주인』은 역사소설이지만 주인공이 자신과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주변 인물과 상황에 반응해나가는 성장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작품은 홍국영의 집안 배경과 성장 과정을 그리는 것을 시작으로 그가 조정에 진출하여 정조의 왕위 계승을 돕기까지의 긴박했던 순간들을 다루고 있다. 홍국영은 도성 밖에 살면서 도시화와 상업화를 경험할 수 있었고 또 명문가의 일원으로 조선이 청나라와 일본에 뒤처지는 시대적 흐름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배경 때문에 홍국영은 조선이라는 나라의 정체성과 조선이 구축해온 전통을 유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혼란을 겪는다. 장사를 하며 진로를 고민하던 홍국영은 일단 과거를 보고 조정으로 진출하기로 하지만 개인 성향 때문에 조정에서도 많은 고뇌를 하게 된다. 그러다 향후 왕이 되는 동궁(이후 정조)을 만나 곁에서 그를 지지하고 보호한다. 결국 여러 난관을 헤치고 동궁이 왕위를 물려받는 데에 홍국영이 큰 힘을 보태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의리주인』은 스릴 넘치거나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식의 전개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새 인물들의 의식 흐름을 따라 한 줄 한 줄 이야기 속으로 깊게 빠져들게 된다. 홍국영 인생의 후반부, 다시 말해 정조가 집권하고 홍국영이 권력을 잡았다가 실각하는 과정에 대한 후속편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되기도 하다. 제목으로 사용된 의리주인義理主人은 정치적 혼란 속에서 등극한 국왕, 특히 정조 임금의 즉위 정당성과 정치적 명분을 세우고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을 뜻한다.새로운 시대해석과 날카로운 통찰기존의 역사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형식의 매력적인 이야기 - 영화나 tv드라마를 통해 정조가 주인공인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홍국영이라는 인물의 관점으로 당시의 상황과 사건을 바라볼 수 있어 신선했고, 개인적으로 정조보다는 작가가 창조한 홍국영이라는 인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여, 30대, 박OO) - 역사소설을 읽을 때 나를 매료시키는 것은 작가가 충실하게 나열하는 역사적 사실도, 흥미로운 스토리라인도, 역사적 관점도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살아있는 목소리와 그들의 영혼을 만날 수 있는가의 여부다. 그런 측면에서 나를 만족시킨 작품이다. (여, 40대, 이OO) - 지적이고 서정적이며 깊이 있는 시대해석과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책을 읽고 18세 말 조선 역사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남, 40대, 김OO) - 매력적이고 사랑스런 인물인 홍국영과 함께한 즐거운 여행이었고 그가 시대와 여성에 대해 보여주는 애정이 특히 맘에 들었다. 책을 놓으면서 그를 떠나보내기가 아쉬웠다. 이 책은 시리즈가 어울리는 작품이고 정조가 왕위에 올라 홍국영과 함께 조선을 이끌어 가는 후편이 나오길 기대한다. 또 작가가 그 시기를 어떻게 그려낼지 몹시 궁금하다. (여, 30대, 신OO) - 이 책은 정조가 왕위에 오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홍국영의 성장기이고 그의 입을 통해 듣는 그 시대의 이야기이다. 흠뻑 빠져서 읽었다. 후속편에서는 보다 성숙한 홍국영의 또 다른 면모를 기대한다.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기존 한국의 역사소설과는 다른 뭔가 독특한 분위기, 리듬, 스타일을 보여줬다. (남, 30대, 김OO)[등장인물]홍낙춘(부): 예술에 재능이 있으며 과거를 보지 않음.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함. 이옥(모): 강한 생활력의 소유자로 도성 밖에서 장사를 시작해 삶의 터전 가꿈.주애(부인): 국영의 아내.자영/강선: 국영의 막내 여동생과 어린 아들.김하유: 성균관에서 만난 국영의 친구. 무과 시험을 통과하고 궁에서 일함.정민시: 성균관에서 만난 국영의 친구. 문과 급제 후 국영과 함께 근무.현기환: 국영의 죽마고우이자 역관.수화: 평양 출신 기생.동궁(왕세손): 후에 정조가 되는 왕세손. 왕위를 물려받는 데 어려움을 겪음.영조(왕): 연로하여 왕위를 동궁에게 넘길 시기를 고민.화완옹주: 후겸의 모친이자 영조의 딸. 영조의 총애를 바탕으로 조정의 막후 실력자.홍인한: 동궁의 작은 외할아버지로 조정의 실력자. 동궁의 반대파.정후겸: 국영의 친구이자 동궁, 국영과 갈등하는 반대파. 화완옹주의 양자.박얼박: 백정 출신으로 국영 집의 장사를 돕는 국영의 측근.진이: 궁궐 나인(과거 국영 집의 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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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 니키 얼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생각정거장
    • 2023-12-27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이달의 책’ 선정★ 세계 20개 언어로 출간이 확정된 최고 화제작어느 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나타난 의문의 상자“상자를 열어보겠습니까?”미국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TV 시리즈로도 제작 예정인 화제의 소설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가 출간됐다. 저자는 이 데뷔작으로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다.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상자와 함께 시작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어느 날, 현관문을 열었더니 작은 나무 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상자에는 받는 사람의 이름과 암호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상자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다. 이 초현실적인 현상을 접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패닉 상태가 된다. 도대체 상자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소설은 상자를 받은 뒤 선택의 기로에 놓인 8명의 이야기를 통해 순식간에 뒤집혀버린 세상을 보여준다. 수명이 정해진 새로운 세상에서 과연 옳고 그름은 무엇인지, 우리의 신념을 위협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평범했던 8명의 가족, 우정, 희망, 운명에 대한 마치 끈처럼 얽히고설킨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풀릴 것인가. 자, 이제 상자를 열어볼 시간이다.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데뷔작신선하고 독창적인 소재로 TV 시리즈 제작을 확정한 화제의 소설세상에 본인이 태어난 때는 알지만 죽는 때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상자가 당신의 수명을 알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패닉 상태가 된다. 일순간 뒤집혀버린 이전과 전혀 다른 세상, 무엇이 옳고 그른지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상황, 과거와는 또 다른 차별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우리가 오랫동안 지키고 믿어왔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저자의 첫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서사는 책에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저자의 날카롭고 매서운 시선이 하나의 개인으로서, 나아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사회를 구성하는 우리의 자세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예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가족에게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리라고는평소와 다름없는 날이다. 잠에서 깨어 커피 한 잔을 따른 후 밖으로 나간다. 현관문을 열었더니 작은 나무 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그 상자에는 당신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교외 주택가의 문 앞에서 사막의 텐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상자가 나타났고, 세계는 순식간에 패닉 상태가 된다. 도대체 상자는 어디에서 왔을까? 상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상자가 약속한 것은 과연 사실일까? 전 세계가 뭉쳐졌다가 흩어지는 가운데,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충격적인 선택에 직면한다. 자신이 언제 죽는지 알 수 있다면? 사람들은 과연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첫눈에 반한 니나와 모라는 연인 사이다. 신중하고 차분한 니나와는 반대로 모라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다. 서로 다른 성격을 반영하듯 모라는 상자를 열어보고 싶었지만 니나는 좀 더 지켜보고 싶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거스를 수 없었던 둘은 결국 상자를 열어본다. 그 순간 끝없이 밀려오는 후회와 슬픔, 어두운 미래를 마주한다.벤은 미래가 창창한 건축가다. 출장을 마치고 비행기에서 내려보니 온 도시가, 온 세계가 혼란 속에 빠져 있다.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다는 문제의 상자 때문이다. 벤은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 어두운 그림자가 덮친 절망의 순간, 상자가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에이미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자신보다 남의 목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크. 응급실에서 근무하며 수없이 많은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자신의 죽음 앞에서는 초연하기 어려워하는 의사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기에는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잭과 하비에르는 사관학교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다.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잭과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 부모님의 자랑이 된 하비에르. 다가올 밝은 미래만 기다리던 둘이었지만 상자를 열어본 뒤 운명이 뒤엉켜버린다. 신은 두 사람을 시험이라도 하듯 거스를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세운다.앤서니는 욕심과 야망으로 똘똘 뭉친 정치가다. 부유한 집안 환경, 엘리트만 모여 있다는 유명한 학교 출신.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과거가 있다. 하지만 상자가 나타나는 순간, 과오는 사라지고 오히려 상자의 힘으로 승승장구하는 정치인이 된다.소설은 인물들 각각의 일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로 얽히고설킨 그들의 운명과 선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알린다. 서두를 것 없다고 믿고 있던 커플, 알 수 없는 안식처에서 찾은 펜팔 친구, 자신을 구할 수 없는 의사, 서로의 꿈이 영원히 뒤엉킨 가장 친한 친구, 예상치 못한 이득을 누리게 된 정치인. 평범했던 8명의 가족, 우정, 희망,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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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날치, 파란만장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날치, 파란만장
    •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3-04-14

    줄꾼으로 살 것인가, 소리꾼으로 죽을 것인가조선 후기 판소리 명창 이날치, 국창 인생의 서막을 열다!천공을 가로지르는 건,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대형 줄이었다. 보통 줄보다 딱 두 배 길고 덩달아 두 배 높아 까마득했다. 그토록 위험천만한 말랑줄을 탈 수 있는 광대는 조선 천지에 단 한 명, 이날치뿐이었다. 소설 『이날치, 파란만장』은 조선시대 한양을 거점으로 한 남사당패를 배경으로 ‘소리꾼을 갈망하는 줄꾼 이날치’의 여정을 신명나는 한바탕 놀이로 풀어낸다. 구수한 팔도 방언과 해학적인 광대놀음, 왁자지껄한 장터와 떠들썩한 나루터 전경, 들뜬 명절 분위기와 각종 전통놀이 등 이야기 골짜기 굽이굽이에 수놓아진 유쾌한 풍경들은 사당패의 흥취와 어우러져 조선 민초들의 삶을 고스란히 엿보게 한다. 그 위에 두루 녹여낸 판소리 다섯 마당과 다채로운 민요들은 조선의 흥과 멋을 곱씹게 하는 동시에, 소설에 맛깔난 추임새를 더한다. 날치가 촤르륵, 부채를 펼치자 그것을 신호로 풍물패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얼음을 타는 듯 조심스럽다 하여 줄타기를 어름이라 하던가. 어름사니의 걸음걸음이 과연 얼음판을 지치듯 가뿐히 미끄러져 나갔다. 날치는 활활 부채질을 하며 양반걸음으로 앞으로 쭉 나아갔다가, 얌전히 뒷짐을 지고 사붓사붓 뒷걸음질을 치다가, 또다시 도포 자락을 펄렁이며 곧장 앞뒤로 왔다리 갔다리를 반복하였다. 그러곤 껑뚱껑뚱 줄 위를 날 듯 뛰다가, 양반다리를 한 채 공중부양을 하듯 튀어 오르기까지 하였다. 쥘부채를 모아 쥐고 가랑이 사이로 줄을 타고 앉았다 일어나기는 기본이고, 휘리릭 재주넘기는 덤이요, 몸을 뒤채며 눈을 찡끗대는 건 끼 부리기였다. (p. 38)소리꾼을 꿈꾸는 줄꾼, 이날치의 파란만장 오디세이!“줄을 작파할 것이다.” 비밀을 털어놓은 이도, 듣는 이도 놀랐다. “곧 면천첩을 사고 금강산에 칩거 중인 송방울을 찾아갈 거다. 내 기어코 소리꾼이 될 것이야. 함께 가자.”조선 후기, 전라도 담양. 김진사 댁 씨종인 아홉 살 계동은 역병에 휩쓸려 아비와 생이별을 하고 남사당인 화정패에 들어간다. 곧 화정패의 우두머리가 노름밑천을 대기 위해 계동을 팔아버리지만 그런 와중에도 계동은 “꼭 소리꾼이 되라” 했던 아비의 유언을 되새기며 소리를 배울 생각뿐이다. 그리고 십여 년 후, 훤칠한 도포 차림에 아찔한 인물치레를 뽐내며 줄 위에서 신묘한 재주를 선뵈는 최고의 줄꾼 이날치. 구용천에게 팔려갔던 계동이 2년 만에 다시 화정패로 돌아왔던 것이다. 그가 줄을 걸었다 하면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고, 여인들이 가슴앓이하며 볼을 붉히지만 정작 날치는 줄을 작파하고 소리판에 들어갈 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미천한 신분으로 임금을 알현하는 방법은 소리꾼이 되는 것뿐이었기에. 돈을 모아 반드시 면천하고, 금강산에 은둔한 명창 송방울을 찾아가 그의 제자가 되리라! 꼭 소리꾼이 되어 임금 앞에 고해야 할 것이 있다!어전에 나아가겠단 다짐은, 삶을 등지고픈 자신을 억지로 다잡기 위해 붙잡고 늘어진 망상일 따름이었다. 송선생의 말마따나, 구용천에게서 명예만 뺏으면 그뿐이 아니던가? 그의 악행을 목 터지게 소리치다가 속 시원히 죽는 것도 나쁘진 않을 성싶었다. 날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리고 피를 토하여 속을 게워내는 심정으로 붓을 휘둘렀다. 필사적이었다. 선지가 급하게 채워졌다. 눈알에 성성한 핏발이 일었다. 무서운 몰입이었다. 천인들도 완창을 들을 수 있도록 짧게 만든, 일각짜리 사설이었다. 몇 번의 해가 뜨고 또다시 몇 번의 달이 기울었다. 드디어 빼곡하게 찬 서책 앞에 제목이 박혔다. 아무개전. (p. 378)[리디북스] 1위를 기록한 『탄금』에 이은 장다혜 작가의 두 번째 조선 서스펜스 풍물 드라마 현재 TV 드라마 제작 중인 『탄금』의 장다혜 작가가 첫 소설을 펴낸 지 2년 만에 조선 후기 광대이자 판소리 명창 ‘이날치’를 소환하는 두 번째 이야기로 찾아왔다. 『이날치, 파란만장』은 실제로 특히 「춘향가」와 「심청가」를 잘 불렀던 의 제일 명창, 이날치(李捺治, 1820 ~ 1892. 본명 이경숙)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소설적 긴장감으로 생동감 넘치게 그려냈다. 날아다니는 물고기인 날치처럼 날쌔게 줄을 잘 탄다 하여 ‘날치’라는 예명이 붙었고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이라는 사실 이외 남아 있는 다른 기록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줄꾼과 소리꾼으로서 이날치의 탁월한 면모를 고리 삼아 작가는 소설 속에 실존 인물이면서 상상이 가미된 새로운 역사적 인물을 탄생시켰다. 전통적인 판소리에 현대적인 팝 스타일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국내 팝 밴드인 ‘이날치’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덩달아 조선 명창 이날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소설 속에서는 「춘향가」, 「심청가」를 비롯하여 「적벽가」, 「수궁가」,「사랑가」 등 판소리 한마당을 절절한 스토리와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완창 대목에서는 짜릿한 반전의 결말을 맛볼 수 있다. 도성이 텅 비었다. 광통교에도, 운종가에도, 용산나루에도, 송파시장에도 행객이 없었다. 일 년 내내 점포를 여는 갖바치, 수철장, 갓일장이, 옹기장이도 금일만은 점포 문을 걸어 잠갔다. 도성 문지기들은 하릴없이 하품만 쩍쩍 해대었다.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 갔나 했더니, 다들 강가에 우뚝 솟은 취화루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주변 모래사장은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복작대었다. 일각짜리 소리 『아무개전』을 듣기 위해서였다. 바람마저 얼어붙은 동절의 복판이었건만 이 대단한 기회를 놓칠세라 지팡이 짚은 노인부터 코흘리개 아이들, 쓰개치마를 뒤집어쓴 여인들까지 모두 취화루로 모여들었다. 해코지를 당할까봐 좀처럼 우마골에서 벗어나지 않는 백정들과 무당밭에 모여 사는 무녀들, 저자를 주름잡는 무뢰배며, 시주받으러 떠도는 걸립승까지 죄다 거동하였으니 사람이 사람을 구경하는 진풍경마저 벌어졌다. (p. 443)팝 밴드 \'이날치\' 보컬 안이호, 소설 『이날치』를 추천하다!\"하늘 위를 날던 줄광대는 슬며시 땅으로 내려와 이야기를 건네는 소리광대가 되었다\"하늘 위를 날던 줄광대는 슬며시 땅으로 내려와 이야기를 건네는 소리광대가 되었다. 그리고 급기야 사람들의 웃음을 타고 세상을 넘어 스스로 이야기가 되었다. 이 소설은 명창 이날치의 삶을 파헤친 역사물이 아니다. 기쁘면 노래하고 슬프면 곡을 하는 당연함을 꿈꾸고 결국 이루어낸, 그를 위한 찬가이다. 냉혹한 세상은 줄광대 이날치에게서 웃음을 빼앗고 눈물을 갈취하였으나 소리꾼의 갈증에 허덕이던 그는 끝내 삶을 내던져 부서지며 소리쳤으니 그야말로 ‘파란만장’을 살아내었다 할 수 있겠다. 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삶’을 살았던 명창 이날치를 ‘이야기 자체’로 존재하게끔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자료도 설명해주지 못한 인간 이날치의 모습을 눈앞에 그려 보여주는 것만 같다. - 안이호(소리꾼, 팝 밴드 ‘이날치’ 보컬) 핏빛의 원한과 회심의 복수, 못다 이룬 연정그러나 …… 소설 『이날치, 파란만장』에는 줄타기와 판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분의 귀천에 따른 군림과 복종 그리고 온갖 비리가 비루한 삶을 더욱 비참하게 물들이는가 하면, 그로 인한 끔찍한 장면들이 등골을 오싹하게 할 만큼 정교하게 묘사된다. 한편, 소복을 입은 눈먼 곡비와 연모하는 여인을 끝내 취할 수도, 버릴 수도 없었던 의빈 채상록의 연정 그리고 백연과 이날치의 구슬프고 애달픈 사랑의 말로가 가슴을 적신다. 날치는 달 밝은 밤 마당에 매어놓은 줄 위에서 홀로 연습을 하던 중 용두재 뒷골방에 사는 백연과 기이한 통성명을 하게 되고 그녀가 소리판 담 너머로 소리를 서리하는 걸 본 후 ‘소리’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다. 실상 백연의 유일한 바람은 다음 생에 뜬눈으로 태어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제 시신이 방치되어 까마귀에게 눈을 쪼아 먹히는 불상사가 없도록, 꼭 입관되어 제대로 땅에 묻혀야 한다. 해서 108명의 망자를 모신 후 자결할 결심을 하고 차곡차곡 제 관 값을 모을 뿐이다. 그녀의 본심을 알 리 없는 채상록은 정월 초하루, 광나루에서 초주검의 백연을 구한 인연을 언급하며 날치에게 그녀를 보살필 것을 부탁하지만 정작 가까워지는 두 사람을 보며 까닭 모를 불쾌감과 질투심을 느끼는데…….얼굴은 텅 빈 채였다. 세상 그 무엇에도 미련이 없는 듯 표정도, 핏기도, 생기도 없었다. 명과 암,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는 듯 아슬아슬하기만 했다. 쪽볕 한번 쬔 적 없는 듯 새하얀 살결 때문에 더 그리 보이는지도 몰랐다. 그 흰 낯에 박힌 요요한 눈동자가 별빛 아래 쨍그르르 빛났다. 안 보이는 것이 기이하다 여겨질 만치 커다란 눈이었다. 그 맹안盲眼에 삼라만상이 다 들어 있는 듯하다가도, 또 만사무심한 듯 보이기도 하였다. 지척에서 보니 아리잠직할 뿐, 소녀라기보단 막 피어나는 여인이었다. 조막만 한 얼굴에 꽉 들어찬 이목구비가 앳된 면모에도 강단이 묻어났다. 사내의 침묵이 길어지자 여인이 입술을 앙다물며 고갤 돌렸다. 흐드러진 월광에, 삼베옷을 입은 여인의 몸태가 희다 못해 푸르게 발광했다. 날치는 순간 눈이 시렸다. 찬 서리에 봉우리째 꺾여버린 목련. 그 무엇으로도 되살릴 수 없는 낙화에 얼굴이 있다면 바로 이럴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p. 50)◈ 등장인물 소개 ◈▻ 이날치 (23세): 줄꾼으로 살지 않겠다, 소리꾼으로 죽겠다!아찔한 인물치레로 여인들을 구름같이 몰고 다니는 조선 최고의 줄꾼. 제 얼굴 반반한 것이야 저도 알지만 부질없는 인기 따윈 믿지 않는다. 줄 위에선 환호 받지만, 줄 아래선 천대 받는 광대 신분으론 그 무엇도 할 수 없으니까. 반드시 면천하고 소리꾼이 되어 해야 할 복수가 있다.▻ 백연 (18세): 독초를 꺽지 마소서!장님 곡비. 가냘픈 몸씨엔 단단한 심지가 느껴지고, 커다란 맹안엔 삼라만상이 깃든 듯 오묘하다. 구슬프게 곡을 하는 건 망자를 위한 것이 아닌, 복을 지어 다음 생엔 뜬눈으로 환생하기 위함이다. 외톨밤처럼 가시를 세운채 홀로 살아가지만 생전 처음 날치에게 한줌 온기를 느끼고 흔들린다.▻ 채상록 (23세): 백연을 가져야겠다!한때 조선 신검으로 불리던 무인이었으나 공주에게 \'간택\'당해 날개 꺽인 의빈이 되었다. 공주의 요절로 한량처럼 소리판을 전전하다가 날치와 신분을 초월한 친구가 되었다. 다부진 체격엔 묵직한 기품이 흐르고 선 굵은 얼굴엔 사람좋은 미소를 띠고 있으나 가슴속엔 세상을 향한 분노뿐이다. 정월 초하루, 초주검의 백연을 구하고 격정에 휩싸인다.▻ 묵호 (40대): 화정패의 줄꾼이자 전직 약초꾼. 말수가 없고 무뚝뚝하지만 날치를 친아들처럼 묵묵히 챙긴다.▻ 꼭두쇠 (40대): 화정패의 우두머리이자 노름에 환장한 투전꾼. 빚으로 마누라를 잃고 손가락까지 잘렸으나 당최 노름병은 나을 기미가 없다.▻ 비금 (23세): 화정패의 칼춤꾼이자 꼭두쇠의 딸. 남사당패에서 자라 외모, 말투, 하물며 곰방대를 물고 짝다릴 짚는 폼까지 딱 사내놈 같다. 날치에게 꾸준히 들이대지만 매번 퇴짜를 맞는다.▻ 구용천 (40대): 예인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소리 조기교육을 받은 소리꾼. 잘난 소리꾼 동생에게 자격지심을 느껴 몸보신에 집착하지만 끝내 임금께 벼슬을 하사받아 국창이 된 인물.▻ 박상궁 (50대): 공주의 보모상궁 출신 채상록을 성에 안차는 사위 다그치듯 한다. 사사건건 \'아니되옵니다\'를 연발한다.▻ 얼쑤와 절쑤 (놀랍게도 20대): 화정패의 쌍둥이 살판쇠.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날치를 놀려먹는 낙으로 산다. 산적 같은 풍채, 넙데데한 얼굴이 꼭 한 쌍의 해치 같다.▻ 돌삼 (20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화정패의 조동아리. 입담이 좋은 뺀질이지만 무슨일이 있으면 눈시울부터 붉어지는 순수청년.▻ 춘봉 (40대): 화정패의 버나꾼. 충청도 말투에 매사가 늘쩍지근하지만 생존본능인지 접시만은 기가 막히게 빨리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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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장르소설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1
    • 이필원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성실하게 오늘을 창작하는 작가들의다채로운 여섯 장르 이야기들창간호의 처음을 여는 「가죽복원소」 는 한 획 차이로 가‘족’복원소가 되어버린 가죽복원소의 해프닝 같은 이야기를 다룬다. 가족을 복원해달라고 당돌하게 가게를 찾은 소녀는 어떤 해답을 들을 수 있을까? 복원하고 싶은 것과 복원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복원하지 않아야만 하는 것들을 작가는 따뜻한 손길로 다정하게 짚어준다.「사랑의 유통기한」은 글자 그대로 사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상상력으로 밀어붙여 보여준 작품이다. 오천 년 전에 만난 적 있다며 남자를 반가워하는 여자는 대체 언제적부터 그를 사랑했던 걸까. 소설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무형의 무모함과 무목적성을 절감한다.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다 바쳐 노래한 작은 것들의 이야기, 「작은 것들의 레퀴엠」. 어두운 밤 톡톡 잘려 나간 손톱의 시선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스물두 살 어린 소녀를 만나 확장되고 끝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로 빨려 들어간다.「연기수업」은 AI 배우가 등장한 시대에 ‘연기하는 인간’의 가치를 독특한 시선으로 보여준 매력적인 SF 소설이다. 입력된 정보대로 연기하던 AI 배우가 어느 날 연기가 배우고 싶어졌다. AI 배우가 의도치 않게 흘린 눈물은, ‘연기’일까 아니면 ‘오류’일까. 진정한 인간성에 대해 탐색해볼 시간을 줄 것이다.한 여자는 비몽사몽간에 목격한 장면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달빛을 등지고 낚싯대에 바늘을 꿰고 있는 사내의 실루엣. 한 여자의 자백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한 걸음씩 그러나 거침없이 희미한 기억의 퍼즐을 모조리 찾아낸다.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드러나는 그 충격적인 실루엣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달빛 속의 악몽」에서 만나본다.축축하고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검정 비닐봉지. 낯선 사내와 함께 우리 집에 불쑥 쳐들어온 저 검은 봉지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흰 살 생선」 속 작가가 만들어 놓은 징검다리를 건너다 보면 독자는 별안간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기이한 결말을 만난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 『이달의 장르소설』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6월 30일 드디어 공언한 대로 『이달의 장르소설 창간호가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장르의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SF, 호러, 판타지.이 여섯 장르의 콩나무들이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독자를 인도하게 될 것이다.이제 『이달의 장르소설』은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게 되며, 그렇게 뽑힌 작품들은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되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달의 장르소설』 창간호에는 「가죽복원소」-이필원(드라마), 「사랑의 유통기한」-정진영(판타지), 「작은 것들의 레퀴엠」-범유진(호러), 「연기수업」-표국청(SF), 「달빛 속의 악몽」-설혜원(미스터리), 「흰 살 생선」-박상호(스릴러), 이렇게 여섯 편의 소설이 실렸다.독자를 위로하는 따뜻한 드라마부터 한여름 밤을 소름 돋게 만들 호러,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기발한 판타지 등 여섯 장르, 여섯 작품을 엄선했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이달의 장르소설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2
    • 박선미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SF, 판타지, 호러한 권으로 여섯 가지 장르의 소설을 맛보는 놀랍고도 행복한 책 읽기!매달 공모해서 매달 나온다! 한국 장르소설 작가들의 가장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는 시간 한국 단편 장르소설의 신나는 축제 다채로운 여섯 가지 이야기를 만난다『이달의 장르소설2』는 아파트의 층간소음 문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 판타지 「14 1/2」로 시작된다. 쿵, 쿵! 공동 주택 생활자라면 언제든 한 번쯤 들을 법한 익숙한 소음이 들려온다. 소음이 이토록 쉬이 단단한 벽 너머로 울린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이 그만큼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14층과 15층 사이, ‘14 1/2’층에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인간관계에 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붉은 재킷」은 10분간의 허심탄회한 토로를 담아낸 몰입도 높은 2인칭 스릴러 소설이다. 화자인 남자는 한 아이를 납치하고, 그 아이의 아버지인 형사와 독대한다. 그리고 형사에게 사건의 전말을 밝히며 의미심장하게 묻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않냐고, 당신도 실수한 적이 있지 않냐고. 마주 앉은 ‘형사’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듣다 보면 헤어날 수 없는 모순의 늪에 빠질 것이다.「감점 포인트」는 확신에 찬 말과 날카로운 평가를 맞닥뜨리며 오늘의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제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감점을 매기는 서희. 면접에 떨어진 뒤 서희에게 찾아와 아무런 말도 없이 우두커니 벽에 기대어 있는 하나. 이들은 정말 괜찮은 걸까? 단호한 말들에 둘러싸여 버거워하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넌지시 모호하고 사려 깊은 위로를 전한다.「어느 쪽에서 보아도」는 언어와 사고(思考)의 세계를 항해하는 고차원적인 SF다. 어느 날 우주선의 감정을 나타내는 정서표현판이 달달한 산호분홍색으로 빛난다. ‘건조한 진흙’처럼, 존재 자체가 의심되는 아이러니한 색. 우주선의 주인과 우주선(기계지능)은 과연 이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아니, 꼭 바로잡아야만 하는 걸까? 인공지능 혹은 ‘기계지능’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상상의 한계를 부수고 허를 찌른다.「엘리베이터 거울 속으로 들어간 남자」는 실체 없는 인물이 보고, 듣고, 맡고, 느낀 것을 서술하는 감각적인 미스터리다.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 냄새, 목소리는 물론 자신의 과거도 기억하지만, 거울이 된 이유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가 거울이 된 미스터리한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 이렇게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어날 일은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이라고.「지구에서 사랑받은 우뭇가사리」는 우주를 넘어 다른 종족의 마음까지 끌어안는 사랑스러운 SF다. 외계인 가살의 최종 목표는 지구 정복, 첫 번째 임무는 지구인 샘플 ‘할모니’ 스캔. 하지만 그는 쉽게 샘플을 스캔하지 못하는데……. 외계인과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그들을 대해야 할까? 그날이 올 때까지, 다채로운 표현들로 무장된 이 이야기를 잊지 못할 것이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이달의 장르소설1』에 이어 『이달의 장르소설2』가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 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콩나무가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이 각양각색의 콩나무들이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달의 장르소설』이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고, 그렇게 뽑힌 작품들을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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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장르소설 3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3
    • 이신주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로맨스, SF, 판타지, 호러……한 권으로 각양각색 장르를 맛보는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매달 공모해서 매달 나온다! 한국 장르소설 작가들의 가장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는 시간한국 단편 장르소설의 혁신다채로운 여섯 가지 이야기를 만난다이번 『이달의 장르소설3』은 시대극과 공상과학적인 판타지를 섞은 「난세의 미꾸라지」로 이야기의 장을 연다.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평민들에게 어느 날 손만 문지르면 금화부터 동화까지 무작위로 제공되는 기계가 나타난다는 독특한 설정이 이목을 끈다. 하루 벌어 하루 넘기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재능과 자질이란 금전 몇 푼으로 그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일까? 이야기가 독자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그제야 제목의 진정한 의미가 와닿게 된다.두 번째 「시간을 되돌리면」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인공지능이 되어버린 남자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맵핑해 인간처럼 사고하도록 인공지능, 데이터를 구성한다면 그것은 과연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까. 만약 사람이라고 인정한다면, 과연 어떤 부분에서 그것을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될까. 과학적인 관점으로 시작해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는 이 SF 드라마는 마지막 문장을 보았을 때 큰 감동으로 밀려들 것이다.「벽 너머의 소리」는 용기를 내고픈 한 여고생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성장기를 담는다.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건 대부분 겪어봤을 경험이다. 그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용기 있는 타인을 향한 동경, 변하고 싶은 갈망과 그런데도 한 걸음 내딛는 게 어려운 망설임 등을 작가는 한창 섬세할 여고생의 모습으로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 여고생 주인공이 가진 특별하면서도 작고 사소한 ‘실 전화’를 통해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플라이 플라이어」는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풀어나간다. 오로지 주인공의 언어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시간을 뛰어넘는 ‘플라이어’라는 타임리프 소재는 물론, 그보다 더 넓은 우주 세계관 또한 짧은 이야기 속에 견고하게 구성해두어 이야기뿐 아니라 배경 세계에까지 흥미를 일으킨다. 동시에 일반적인 편견을 자연스럽게 깨는 작은 반전도 담겨있으니, 이토록 고밀도의 단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미세한 문제」는 청소기에 빨려 들어간 아내를 되찾기 위한 남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사라진 아내, 그리고 청소기를 켤 때마다 청소기 안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착각인지 확신할 수 없게 하면서 과연 이 부부의 진짜 ‘문제’는 어떤 것이었을지 끊임없이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놓치고 있을 아주 미세한 문제, 그리고 그 미세한 문제가 어떤 결말을 낳는지는 작품을 직접 보아야 깨달을 수 있다.마지막 「쓸모 있는 것들」은 더운 여름날,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한 번은 떠오를 만한 호러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저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서 ‘다 쓸모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 이야기는 대체 그 물건들은 어디에 ‘쓸모’가 있는 걸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해 목덜미를 서늘하게 하는 오싹한 결말로 마무리를 짓는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창간호부터 시작해 이번에 『이달의 장르소설3』이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 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콩나무가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이 각양각색의 콩나무들이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달의 장르소설』이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고, 뽑힌 작품들을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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