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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그렇게 고요히 반짝였지 (커버이미지)
    [문학]우리는 그렇게 고요히 반짝였지
    • 가네코 후미코
    • 왓북
    • 2024-02-19

    “내게 종교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저 계속해서 쓰는 것이다.”100년 전 여성 작가들의 펜 끝에서 배어 나온 삶의 이야기낮에는 집안일, 밤에는 글쓰기시대와 현실에 묻혀 사라질 뻔한 그들의 반짝이는 꿈과 일상일본 근대 여성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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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커버이미지)
    [문학]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 범유진.최유안.길상효 지음
    • 책폴
    • 2024-02-19

    공동 창작의 새로운 시도로 이루어 낸 흥미로운 앤솔러지 프로젝트! 세 명의 작가 x 모두를 위한 테마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 발 가까이 세계를 마주하는 책폴 청소년문학 ‘저스트 YA’ 시리즈 두 번째 책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공동 창작’에 관한 호기심과 모험심을 안고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세 명의 작가가 인물, 사건, 배경의 설계도를 함께 그려 나가며 1년여에 걸쳐 이야기를 완성한 소설집이다. ‘앤솔러지’라는 협업의 과정을 따로 또 같이 구축해 낸 서사는 시종 고른 호흡으로 촘촘히 흘러간다.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단단한 완결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앤솔러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세 명의 작가가 가닿은 키워드는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10대들이 찾아낸 ‘비밀 공간’이다. 하루가 다르게 실감하는 생태 환경의 위기, 방식이 달라질 뿐 끝없이 되풀이되는 폭력, 오해와 미움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작가들이 찾아낸 희망은 어떠한 모습일까? 2000년의 해진, 2018년의 하연, 2039년의 제니를 잇는 수상한 마을의 비밀은 마침내 또 다른 가능성이 된다. 2000년의 해진이 발견한 ‘음모와 은폐의 공간’은 ‘모른 척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전해져 끝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2018년의 하연이 간직한 ‘나만의 비밀 기지’는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과 구원의 상징이 되며 2039년의 제니가 맞닥뜨린 ‘반전과 배신의 공간’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면 삶에 다가오는’ 용기와 가능성을 일깨워 준 것이다. 이렇듯 나보다 더 큰 ‘우리’를 의연하게 확장해 나가는 10대들의 이야기는 어제와 오늘을 지나 내일에 다다른다. 책의 각 장 도입에 담은 그림작가 비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좀 더 생생하게 분위기를 이끌며, 작품이 끝나고 이어지는 작가 이자연의 ‘첫 번째 리뷰’는 독자의 이해를 한층 도우며 작품 안팎의 의미를 되새긴다. 하나의 공간 x 세 개의 시간 x 무거운 비밀 시간을 이어 온 세계 끝에서 발견한 비밀과 진실 그리고 희망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는 ‘소설’이라는 이름의 모험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책이다. ‘앤솔러지’라는 협업 과정을 처음부터 같이 직조해 낸다면? 각자 풀어 나간 서사가 하나의 세계로 책을 관통한다면? 그리하여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작가는 이야기의 얼개를 처음부터 함께 구상해 나갔다. 범유진 작가는 『아홉수 가위』『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등의 소설과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등 앤솔러지 소설집에도 활발히 참여하는 등 해가 갈수록 작품의 깊이와 넓이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최유안 작가는 단편집 『보통 맛』과 장편소설 『백 오피스』 등의 소설을 쓰고, 소설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국제 정세를 가르치고 있다. 길상효 작가는 그림책과 동화, 소설을 쓰고 번역도 하며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제10회 비룡소문학상, 제5회 웅진주니어그림책상을 수상하는 등 장르와 독자를 넘나드는 전천후 이야기꾼이다. 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딱히 세 작가의 ‘공통분모’라 여길 지점이 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들고, 마감을 하며 살아가는’ 작가의 삶을 연대하는 이들은 공통의 호기심과 두려움을 안고 첫걸음을 뗐고 그 어떤 작업보다 꼼꼼하게 서사를 설계하고 끈끈하게 서로를 독려하며 작품을 지어 올렸다. 범유진 작가는 2000년 7월을, 최유안 작가는 2018년 10월을, 길상효 작가는 2039년 8월을 배경으로 어느 가상의 마을에 10대들이 찾아낼 수 있는 공간을 숨겨 놓은 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살아 숨 쉬는’ 비밀을 독자들이 무리 없이 발견해 가도록 한다. 서로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는 궁극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생태적 환경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지속적인 갈등이 어떻게 우리를 뒤흔들고 다시 일으키는지에 관한 탐구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우리 사회의 문제들-왕따, 폭력, SNS, 비밀과 소문, 배신, 혐오-이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섬세히 다루고 있고 지금 우리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가장 긴급한 이슈인 ‘생태 환경 문제’도 주요하게 전제한다. 2000년에서 2018년, 2039년으로 해가 갈수록 생태 환경과 기후는 점점 위기에 처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은 당장 눈앞에 닥친 일상적 고민과 갈등에 뒤흔들린다. 숨 쉬고 살아가는 데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이 ‘뭔가 조금씩 엇나가고 있음’은 서서히 직감하게 되는 것이다. 지역 개발에 혈안이 되어 끝내 환경을 파괴한 댐 건설, ‘장마’라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거센 비, 바짝 마른 호수와 더는 피지 않는 꽃들과 죽어 가는 나무들……. 그러나 세상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사라지지 않는 무형의 흔적들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남는 법”이라는 작품 속 노인의 말처럼, 한순간 우리를 무너뜨리지만 끝내 다시 일으키는 존재들. 사랑이자 구원이자 희망일 수도 있는 그것을…… 우리는 마침내 무어라 부르게 될까. 10대의 비밀이 반짝반짝 빛나는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한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그럴 수 없게 만드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 자신이 당한 일을 고발하기 위해. 아이들이 괜찮지 않은 것을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_범유진 작가의 말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연을 따라가며 어쩌면 우리가 세상과 사람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과 함께,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생각과 감각 들이 세상에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세상이 더 넓고, 무엇보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랐습니다. _최유안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아픔을 넘어 사촌과 아랑의 아픔까지 마주해야 했던 해진에 이어 에피아의 아픔을 멀리서 안타까워하다가 자신의 곁에도 오래도록 위로받지 못한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손 내밀던 하연이 일으킨 파도가 제니를 떠밀어 어디론가 나아가게 했습니다. 이야기를 짓는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더 늦기 전에 제니에게 희망을 쥐여 주면서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_길상효 작가의 말에서 ‘그곳’을 알기 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된 세 주인공은 결심한다.물러서지 않기로, 모른 체하지 않기로. 소설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대가 변해도 낡은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2000년, 2018년, 2039년 총 세 개의 시간이 흘러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1장 ‘2000년 7월’은 여름 방학을 맞아 삼촌의 집에서 지내게 된 열여섯 살 해진의 이야기다. 해진은 자라면서 삼촌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고 삼촌과 엄마아빠의 사이도 썩 가깝지 않다. 그럼에도 삼촌 집에 내려오게 된 까닭은 엄마아빠가 해진에게 ‘손사래 칠 만큼’ 실망하게 된 사건 때문이다. 학업과 성적에 대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요해 온 엄마아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해진을 늘 못마땅해했다. 그러다 ‘원치 않는 사건’까지 개입하였다는 사실에 질색하고는 해진에게 잠시 혼자 떨어져 지내라는 유배 아닌 유배를 보낸 셈이다. 해진은 아빠에게 삼촌 집에 가면 또래의 사촌이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 막상 가 보니, 꽤 오랫동안 삼촌 혼자 지내온 듯 보인다. 마을 사람들도, 삼촌의 눈빛도, 구조가 독특한 집 구조도. 왠지 심상치 않은 동네라고 느끼는 가운데 해진이 무엇보다 가장 이상하다고 느낀 건 물이다. 평소처럼 손을 씻고 수건에 닦는데 어디선가 악취가 풍긴다.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맞은편 빈집도 수상하긴 마찬가지. 분명 삼촌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하면서 왜 ‘절대 저곳엔 들어가면 안 된다’고 못 박듯 말한 걸까. 이 모든 건 부모가 생각하듯 그저 ‘심약한 정신 상태’인 해진 개인의 문제인 걸까? 앞에서는 한없이 친절하다가도 동네 여기저기에서 삼촌을 흉보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해진에게도 들려온다. 각자의 이익에 따라 철저히 경계를 짓는 사람들, 끼리끼리 경멸과 혐오를 주고받는 사람들,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 그 때문일까, 애써 잊으려는 해진의 상처는 도무지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맞은편 빈집에 들어간 해진이 ‘비밀 공간’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하면서 일상이 뒤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겹겹이 쌓아 올린 퍼즐을 하나씩 풀 듯, ‘현재’의 해진과 ‘과거’의 해진과 해진이 발견한 ‘빈집의 아주 오래된 비밀’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는 입체적 서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2장 ‘2018년 10월’은 현실 안팎의 그림자를 알아 가면서 ‘비밀 공간’을 구해 내는 열여섯 살 하연의 이야기다. 하연에게, 모든 것의 시작은 인스타그램의 ‘하트’다. 이웃에 사는 단짝 은지가 갑자기 하트를 많이 받을 즈음이었다. 하연은 호기심에,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질투 어린 마음에 ‘자기만의 콘텐츠’를 골똘히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그려 올린 것이 바로 비밀 기지 입구다. 사실 이 공간은 하연의 집 지하에 있는데, 누가 봐도 평범한 지하실은 아니다. 비밀스러운 마법의 공간으로 가는 것처럼 생긴 입구를 지나 어둠 안에 숨어 있는 곳. 하연은 비밀 공간을 그저 모티프로만 가져와서 동굴처럼 처리하고 이것을 그림으로 활용해 보기로 한다. 아이돌 가수의 ‘하트’ 한 번으로 하연의 콘텐츠를 급속히 인기를 얻게 된 어느 날, 라이베리아라는 낯선 나라의 한 소녀가 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내온다. ‘Hello’라고 투박한 인사를 건넨 에피아가 궁금해서 하연은 아프리카를 찾아보았지만 낯설고 멀기만 한 곳이다. 사실 낯선 일들은 하연의 주변에도 끊이질 않는다. 가을인데 한여름 장마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고, 이렇게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건 사실 예사롭지 않다. 온난화로 곳곳에 빙하가 녹으면서 살 곳을 잃었다는 북극곰들, 잔뜩 열이 오른 지구, 점점 가라앉는 나라들. 하연과 에피아의 일상 안팎에는 지금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머릿속 가득 물음표를 띄우고 집에 돌아가던 어느 날, 하연은 집 근처를 돌아다니는 수상한 노인을 발견한다. 노인은 하연의 가족관계를 줄줄이 꿰뚫고 있는 것도 모자라 ‘하연만이 안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곳, 지하 공간에 대해서 묻는다. 분명 남몰래 숨겨 놓은 보물처럼 여겼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복잡한 의문이 늘어가는 하연에게, 에피아는 ‘너무 끔찍하고 잔인하고 아픈’ 자신의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비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하연의 비밀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다고. 에피아는 언젠가 하연에게도 자신이 그런 선물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된다. 에피아와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우연히 어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는데……! 서로 다른 비밀을 간직한 하연과 에피아는 ‘안전한 내일’에 가닿을 수 있을까? 동시대를 살아가는 하연과 에피아가 소통하면서 ‘지금 이곳’의 테두리를 넓혀 가는 이야기가 깊은 공감을 전하는 작품이다. 3장 ‘2039년 8월’은 새로운 희망을 안고 이사한 마을에서 상상 못했던 비밀을 맞닥뜨리는 열일곱 살 제니의 이야기다. 할머니네로 이사를 가면 제니는 덩굴장미 앞에서 사진부터 찍을 생각이었다. 덩굴장미가 가득한 그곳은 이제 제니가 살게 될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드넓은 호수가 나타나는 순간, 제니는 낯선 풍경에 당황한 채 말을 잃는다. 어릴 적 보아 온 호수는 간데없고 주위를 에워쌌던 초록도 생기를 잃고 바래 있는 것이다. 호수 반대편에 펼쳐지던 기억 속의 시골 풍경도 사라진 대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악취만이 호숫가에서 풍겨 오는 듯하다. 예상과 다른 일은 호수 말고도 더 있다. 자기만의 방이 생기는 줄 알고 좋아한 제니 앞에 ‘이모’라는 존재가 들이닥친 것. 차분하고 조용한 편인 엄마와 달리 이모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언제나 집 안을 분주하게 만들곤 하는데 제니는 이모에게 할머니 집이 머문 이 동네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를 듣게 된다. 조선시대에서부터 시작된 괴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건 댐 건설로 생긴 호수 바닥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체가 파묻혔다는 이야기. 댐이 들어선다는 걸 알고 온갖 폐기물을 갖다 버린 회사도 있고 사람까지 파묻어 버려서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는 이야기. 제니는 이모의 말을 들으며 할머니 집에 오던 날 호숫가에서 맡았던 ‘냄새’를 떠올린다. 혹시 그때 이 마을을 뒤덮었다던 냄새와 같은 것인지…… 제니는 잊고 있던 그 냄새가 밤새 주위를 감도는 기분에 휩싸인다. 제니는 전학한 학교에서는 철저히 ‘무존재’로 지내기로 다짐한다. 있는 듯 없는 듯 지내야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묵묵히 학교와 집을 오가던 어느 날, 자꾸 제니를 흘깃거리고 말을 붙이려다가 끝내 집 앞까지 찾아온 반 아이, 지오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오래전 할머니가 집을 비울 당시 이집에 살았다는 지오가 ‘지하 공간’에 두고 온 뭔가를 찾아야 한다며 제니에게 부탁한 것. 할머니 집에 그런 공간이 있었다니! 제니는 어른들 몰래 지오와 지하에 내려가고, 그곳에서 상상도 못했던 엄마의 비밀을 목격하는데……! 한 마을을 관통해 온 시대와 세대의 연결 고리를 통해 비밀과 희망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 향하는 탄탄한 밀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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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서발췌 세설신어 (커버이미지)
    [문학]원서발췌 세설신어
    • 유의경 지음, 김장환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02-19

    ≪세설신어≫는 후한(後漢) 말에서 동진(東晉) 말까지 약 200년 동안 실존했던 제왕과 고관 귀족을 비롯해 문인·학자·현자·승려·부녀자 등 700여 명에 달하는 인물들의 언행과 일화 1130조를, <덕행(德行)>편부터 <구극(仇隙)>편까지 36편에 주제별로 수록해 놓은 이야기 모음집이다. 당시의 문화·예술·정치·학술·사상·역사·사회상·인생관 등 인간 생활의 전반적인 면모를 담고 있어 중국 중고시대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다.≪세설신어≫는 그 자체로 훌륭한 산문 작품으로 위진 시대 언어 예술의 높은 품격을 보여준다. 번잡한 수사학이 극성했던 당시의 문학 풍토에서 고도의 간결미와 함축미를 지니고 있는 ≪세설신어≫의 담백한 문장은 한 줄기 청신한 바람이었다. 위진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은 형이상학적인 심오한 철리를 논하는 현학(玄學)이었다. 주로 속세를 벗어나 펼치는 고상한 담론인 청담(淸談)으로 표현됐다. ≪세설신어≫는 청담의 대가들에 대한 기록은 물론이고 청담의 다양한 주제와 방법 등이 집약되어 있어 청담의 보고라 할 수 있다. 현학과 청담에 능해야만 비로소 명사로 행세할 수 있었던 당시 문사들에게 ≪세설신어≫는 자연히 ‘명사들의 교과서’로 인식됐다.≪세설신어≫의 수준 높은 사유 활동의 면면은 중국 미학사상의 한 장을 차지하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통일신라대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시대 이규보를 비롯해 여러 문인 학자들이 즐겨 애독하고 그들의 시문에 폭넓게 수용한 예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풍이 조선시대까지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세설신어≫는 국내의 한문학 연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자료이다.≪세설신어≫는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에 녹록한 책은 아니다. 짧은 이야기 안에 밀도 높은 철학과 역사가 담겨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곳곳에 숨어 있는 비유와 암시, 유머와 기지, 조롱과 독설, 함축적이고 추상적인 품평어를 이해해야 하며, 무엇보다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 책은 원전의 1130조의 고사 가운데 전체 내용을 균형 있게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주요한 137조를 가려 뽑은 것이다. 각 편에는 이해를 위해 해당 편목에 대한 설명을 실었으며 번역문과 원문 뒤에 해당 고사에서 비롯한 고사성어를 첨부했다. 가볍고 얕은 언사가 난무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진정으로 맛있는 말과 멋있는 말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우리의 사유 수준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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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림 (커버이미지)
    [문학]원시림
    • 이조원
    • 심바이오시스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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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해한 남자 (커버이미지)
    [문학]유해한 남자
    • 펠릭스 발로통 지음, 김영신 옮김
    • 불란서책방
    • 2024-02-19

    삶은 의도만큼 의도하지 않은 행위들로 결정되는 것일까. 28세의 젊은 미술평론가 자크 베르디에가 자기 삶을 반추한다. 타인의 죽음을 부르는 불길한 삶. 불의의 사고들. 누구를 해치려는 사악한 의도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형언할 수 없는 부주의와 사소한 허영이 있었을 뿐. 자신의 책임을 집요하게 되물으며 그늘 속을 배회하는 청년은 자기 운명이 죽음을 부르는 숙명에 내몰렸음을 깨닫는다. 그가 애절하게 갈구했던 사랑마저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자, 그는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는다.발로통이 그려내는 세계 속 인물들은 언제나 그림자의 음모 속에 놀아난다. 그림자가 비밀스레 속삭이고, 우리를 얽맨다. 의지와 다짐, 생각과 계획은 그림자의 속삭임 앞에 속수무책이다. 침묵해야 할 때 말하게 하고, 말해야 할 때 침묵을 강요한다. 사랑이 폭력이 되고 폭력은 체념을 낳고 체념은 다시 갈망을 불러일으켜 눈먼 사랑이 되는 종잡을 수 없는 순환의 고리 속에서 베르디에는 길을 잃는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는 의지가 매번 타인을 속이기도 하고, 결국 진실이 언제나 진실이 될 수는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바로 베르디에와 우리를 슬픔과 절망, 그리고 분노로 향하게 한다. 우리는 모순적이고 안달하고, 쉽게 상처받고 어렵게 화해하며, 금방 잊거나 아주 오래 간직한다.우리의 의지만큼 우리의 불의가 우리 삶을 주관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 것일까. 삶을 지속하는 것이 끊임없이 타인을 침해하는 사건의 연속이라면 우리는 그런 삶을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건들에 의도가 없었다면. 베르디에는 무해한 존재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했지만, 우리는 자신을 극복하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어떻게 우리는 자신을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우리 밖으로 나갈 수 없듯, 어쩌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극복한다는 환상만을 갖는 셈이다. 환상을 유지할 때 우리는 낙관하고, 환상이 깨질 때 슬픔을 느낀다.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삶에서 낙관도 비관도 없이 매 순간 솔직함과 진실을 찾는 수밖에 없다. 현재에 우리 자신이 어찌해 볼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 삶이고, 그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면, 슬픔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것 말고는 슬픔의 도리란 달리 없다. 자크 베르디에 씨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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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별에 관한 인터뷰 (커버이미지)
    [문학]이별에 관한 인터뷰
    • 이진솔 지음
    • 북랩
    • 2024-02-19

    만남과 사랑과 헤어짐이라는 삶의 파편들그 사이에서 위태롭게 유영하는 우리젊은 작가 이진솔이 담담하게 적어낸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사랑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평생을 함께한 부부도 죽음 앞에선 이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이별을 품고 있다는 것이 사랑의 속성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별까지를 포함해서 사랑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젊은 작가 이진솔은 그의 삶에서 겪은 상실과 아픔을 글에 녹인다. 이 책에 수록된 스무 편의 단편은 모두 만남과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행복한 만큼 아프고, 사랑하는 만큼 괴로운 마음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간다.우리는 모두 세상에 내던져져 떠돌다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주고받는다.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고, 또 헤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는 그 마음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에 대한 스무 개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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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가 지나간 자리엔 - 글팜 앤솔로지 01 (커버이미지)
    [문학]이야기가 지나간 자리엔 - 글팜 앤솔로지 01
    • 금호수
    • 글팜
    • 2024-02-19

    외로움에 사무친 존재에게 함부로 손을 내밀지 마.그게 인간이 아니라면 더더욱 말이야.금호수, 「홀린 것은 누구인가」질곡산은 사람이 아닌 것이 득시글거린다는 소문이 도는 흉흉한 산이다. 어느 날 ‘나’는 질곡산에 올랐다가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진다. 겨우 눈을 뜨자 보이는 건 낯선 천장이다.매서운 칼날에 베여 쓰러졌어도그의 이상은 스러지지 않았다.골드라이트, 「정도전」정몽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위백’은 급하게 정도전을 찾아간다. 정도전에게서 사건의 배후를 듣게 되면서 정도전과의 첫 만남을 회상한다.창밖의 여자는 항상 울고만 있다.그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다.해랑(偕朗), 「거울」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은둔하고 있는 ‘나’는 어느 날부터 계속 창밖의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 볼 때마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여자는 매일 자신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이 보기가 싫어 외면해 보지만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초코칩이 되어 언제 반죽에 먹혀버릴지 모르는 인생일지라도우리는 매일 해진 칫솔로 이를 닦는다.히음, 「발자국의 경계」땅속에 묻혔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일제히 분해되면서 땅이 갈라지며 지구는 반죽을 시작했다. 땅에 파묻히지 않기 위해 달팽이처럼 텐트를 이고 개미처럼 이동을 시작한 인간들. 그 중에서도 양치를 하는 이들이 있다.늙어 쓸모없어졌어도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사람으로 살게 해준다면 현실 세계가 아니어도 좋았다.희태, 「메토피아」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노인들은 하나의 사회 문제가 되어버린다. 오늘도 반지하에서 하루를 시작한 영애에게 한 남성이 찾아온다. ‘메토피아’ 베타버전 참가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한 그는 영애에게 참가를 권한다.삶이 지나간 자리에 내가 남듯, 이야기가 지난 자리에는 달라진 당신이 남는다.소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삶(「정도전」)을 지나 현재에서 자신(「거울」)과 타인(「홀린 것은 누구인가」)을 마주보다 미래로 시선(「발자국의 경계」, 「메토피아」)을 향하게 하면서, 과거의 당신과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너를 잇는다.이 다섯 편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상을 관철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정도전’과, 자신을 분리된 타인으로 인지해서야 스스로를 돌보게 된 ‘나’, 외로움에 사무친 존재에게 동질감을 느낀 ‘자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를 닦는 ‘K’와 늙고 병들었어도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영애’까지.그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경계를 넘어 현실 속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삶이 지나간 자리에 내가 남듯, 이들의 이야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또 달라진 모습의 당신이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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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이혼합니다 (커버이미지)
    [문학]이제 이혼합니다
    •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02-19

    “58세 여성의 꿈을 응원합니다”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격 ‘이혼’ 이야기이제 ‘이혼’이 인생의 불명예가 아닌 세상이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이혼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아직까지 남성 중심적인 편견이 세상의 중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혼합니다》는 그 편견을 뚫고 자유를 위한 비상을 시도하는 ‘50대’ 여성의 이혼 분투기다. 58세의 평범한 주부 스미코는 그 시대 우리네 엄마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어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며 가정을 건사하고 자신의 일은 뒷전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여자의 삶’을 살아왔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부터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돈도 벌지만 가사와 육아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인 남편에게서 무시와 굴욕을 느끼던 생활에 환멸과 한계를 느끼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자유’를 꿈꾸게 된다. 그 자유를 위한 선택이 주인공에게는 ‘이혼’이었던 것. 저자 가키야 미우는 결혼난, 저출산, 고령화, 재해, 주택 대출 등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치고 있는 사회 문제를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너무도 리얼하게 풀어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생생한 인물 묘사와 거침없고 솔직한 대사로 우리가 차마 꺼내놓지 못한 속내를 그대로 저격하면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람들이 늘상 쓰고 살아가는 가면을 거침없이 벗겨내고 좀 더 솔직하게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상과 삶의 고민들을 여러 각도에서 샅샅이 작품에 투영하여 심경 변화와 감정선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불합리한 현실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꼬집는 작가의 시선이 매력적인 소설. 《이제 이혼합니다》는 여성만이 아닌 남성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삶, 자유를 위한 도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할 것이다.자유를 위한 아름다운 도전그것이 ‘이혼’이기에 더욱 빛나는 소설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삼 다른 여자가 생기거나 자신 몰래 빚을 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혼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니! 주인공은 세상의 상식이 자신을 이상한 여자라고 비웃을까 두려워 오래도록 망설이며 참아왔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갈등과 고민을 뒤로하고 전격 이혼에 나선다. “아내”와 “엄마”라는 쇠사슬을 벗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로 결심한 것. 《이제 이혼합니다》는 50대 베테랑 주부의 이혼 도전을 그린 유쾌한 소설이다. 누군가에겐 ‘이혼’이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삶의 자유다. 그 누구의 삶에서도 자신을 속박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마련인데, 소설 속 주인공에겐 그것이 억압적인 결혼생활이었을 뿐.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독박 육아, 꿈꾸던 이상과는 다른 결혼 생활의 현실과 남편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한다. 아직도 ‘여성’의 세상은 오지 않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스미코는 그야말로 오랜 시간 동안 ‘이혼’을 선망하던 여성으로, 드디어 삶의 자유를 획득하기로 결정하는데…. 《이제 이혼합니다》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앞으로의 인생을 조금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고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을 이 세상의 모든 스미코를 응원하는 소설이다. 이제 당신의 응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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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인의 햇빛 일기 (커버이미지)
    [문학]이해인의 햇빛 일기
    •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4-02-19

    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하여『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후 8년이해인 수녀 신작 시집 『이해인의 햇빛 일기』 출간수도자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따스한 사랑을 전해온 이해인 수녀가 8년 만에 전하는 신작 시집. ‘위로 시인’이자 ‘치유 시인’으로서 아픈 이들에게 건네는, 반짝이는 진주처럼 맑게 닦인 백 편의 시가 담겼다. 1부와 2부는 투병 중에도 나날이 써낸 신작 시만으로 엮었다.“저마다 무슨 일인가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날을 샌 존재들에게”(황인숙 시인, 추천의 글) 시인은 작은 햇빛 한줄기로 가닿고자 한다. 때로 생경하고 낯선 고통 앞에서도 “아파도 외로워하진 않으리라” 결심하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인의 맑고 고운 언어들이, 우리의 상처와 슬픔에도 “환한 꽃등”(「아픈 날의 일기 1」) 하나씩 밝혀줄 것이다. “이 시집의 제목을 ‘햇빛 일기’라고 한 것은 햇빛이야말로 생명과 희망의 상징이며 특히 아픈 이들에겐 햇빛 한줄기가 주는 기쁨이 너무도 크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하여『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후 8년이해인 수녀 신작 시집 『이해인의 햇빛 일기』 출간아파도 외로워하진 않으리라아무도 모르게 결심했지요상처를 어루만지는 나의 손이 조금은 떨렸을 뿐내 마음엔 오랜만에환한 꽃등 하나 밝혀졌습니다– 「아픈 날의 일기 1」 부분수도자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따스한 사랑을 전해온 이해인 수녀가 8년 만에 전하는 신작 시집. ‘위로 시인’이자 ‘치유 시인’으로서 아픈 이들에게 건네는, 반짝이는 진주처럼 닦인 백 편의 시가 담겼다. “저마다 무슨 일인가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날을 샌 존재들에게”(황인숙 시인, 추천의 글) 시인은 작은 햇빛 한줄기로 가닿고자 한다. 때로 생경하고 낯선 고통 앞에서도 “아파도 외로워하진 않으리라” 결심하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인의 맑고 고운 언어들이, 우리의 상처와 슬픔에도 “환한 꽃등” 하나씩 밝혀줄 것이다. 1부 ‘내 몸의 사계절’과 2부 ‘맨발로 잔디밭을’은 투병 중에도 나날이 써낸 신작 시들로 엮었다. “처음으로 만난/햇빛의 고요/햇빛의 만남”(「햇빛 향기」) 속에서 시인은 매일 아침을 새롭게 맞이할 “넉넉한 양분”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이웃에게 “둥근 사랑을/시작한다.”(「햇빛 주사」) 아픔을 겪어내는 나날이지만 시인은 숨 쉬는 기쁨을, 우리가 여전히 서로의 곁을 지켜줄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 3부 ‘좀 어떠세요?’에는 해인글방에서 펴낸 소책자 「작은 위로 · 작은 기쁨」 중 스물네 편을, 4부 ‘촛불 켜는 아침’은 이전에 발표한 시들 중 열여섯 편을 선정해 실었다.“살아서 주고받는인사말 한마디에큰 바다가 출렁이네”여기에는 아픔을 오롯이 마주하는 구체적인 몸이 있다. “오늘따라/얼굴이 많이 부어/낯선 내가 거울 속에서/어색하게 웃고”(「독을 빼는 일」) 있으며 “설명할 수 없는/통증을 견디고 있는/미지의 벗들을”(「통증 단상 2」) 기억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아무 일 없는 평범한 하루를 더 간절히”(「아픈 근황」) 그리워하는 순간이 늘어난다. 그러나 시인은 때로 많은 것을 낯설고 야속하게 만드는 아픔이, 결국에는 더 넓은 세상을 끌어안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안다.내가 나를 알아보고다른 이를 알아보고매일매일 함께 사는 기쁨을새롭게 감사할 수 있으니(……)지금 여기야말로미리 누리는 천국이란 생각을 하며명랑한 웃음을 되찾는 중이에요– 「천국에 대한 생각」 부분“어딘가에 깊이 숨어 있던/고운 언어들”(「비 오는 날」)로 시인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모든 존재들의 이름을 부른다. “다시 마주하는/내 일상의 장소와 소임을/감동하며 받아안는/눈부신 기적”(「코로나 격리 후기」)에 감탄하며 “계속 발견하는/나의 기쁨 목록들”(「최근에 기뻤던 일」)을 시로 받아 적는다. 시인에게 이 삶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자, 상처를 껴안고 꽃으로 피워내는 법을 배우는 학교, 서로에게 손 내미는 순례의 여정이다. “쾌활한 무구함과 이웃 언니 같은 담백한 다정함”(황인숙, 추천의 글)으로 시인은 우리에게 동행을 청한다. 아픔과 슬픔을 내치지 않고 정겹게 길들이되 그 곁에 머물기 위해서는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며. “내내 아파하는 이들에겐/마음껏 그리워하라고 말하는 게/더 아름다운 위로가 아닐까”(「이별의 아픔」) 일러주며. 다만 “들키지 않게/꾸준히 기도해”주고 “그가 잠시 웃으면/같이 웃어”(「슬픈 사람들에겐」)주는 방법으로. 우리는 나란히 이 아픔을 건너갈 수 있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또 내일도그냥 그냥 기뻤다고 고백하리라”한 장의 러브레터로 살다 갔다고누군가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꿈 일기⎯카드를 사며」 부분 이렇게 시인은 여전히 계절마다 촛불을 밝히고 우리에게 고운 편지를 쓴다. “각기 다른 모습의 손님들을/한 송이 꽃이라고 생각하며”(「손님맞이」) 더 많은 이들을 온 마음으로 끌어안는다. 저마다의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무언가/늘 줄 궁리를 하느라/삶이 좀 바쁘고”(「나의 취미는」) “하루 종일/무언가를 줍는”(「열매를 줍다」) 시인의 편지는 그 자체로 작은 기도이자 햇빛 한줄기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이름을 부르며/살아왔는지 얼마나 많이/이름이 불리워지며 살아오고 살아냈는지” 잊지 않고 “내가 아는 이름들을 향해/무조건 사랑한다며/가만히 목례를”(「이름 부르기」) 하는 마음. “순례자로 오늘을 살게 해주시길”(「고백」) 거듭 바라는 마음. 이제 시인은 노래한다. “앉아서도 멀리 갈게요/노래를 멈추지 않는 삶으로/겸손한 향기가 될게요”(「꽃의 말」) 이 시집은 뭉근하고 강한 사랑으로, 아픈 이들을 위한 햇빛으로 온다.8년 만에 내놓는 『이해인의 햇빛 일기』가 많은 이들 곁에 가까이 닿기를 바란다.“아침에 눈을 뜨면 ‘또 하루를 살아야겠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는 ‘또 하루를 살았구나’감탄의 기도를 바치면서, 기도하면서 우리 함께 길을 가기로 해요.”‒ 시인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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