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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가 말했다 (커버이미지)
    [사회]그녀가 말했다
    • 조디 캔터, 메건 투히 (지은이), 송섬별 (옮긴이)
    • 책읽는수요일
    • 2022-02-24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고발하며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단 하나의 기사3년간의 취재, 수백 건의 인터뷰 끝에 탄생한퓰리처 상 수상 탐사보도 이면의 생생하고 치열한 기록그들이 일으킨 행동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시작뉴욕타임스, 애틀랜틱, 아마존, NPR ‘올해의 책’ 선정 도서플랜비 엔터테인먼트 제작, 캐리 멀리건 주연의 영화화 확정!“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도 당했다.”2017년, 성적 학대를 당한 여성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며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흐름과 반향을 만들어낸 미투 운동. 『그녀가 말했다(She Said)』는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뉴욕타임스〉의 두 기자, 조디 캔터(Jodi Kantor)와 메건 투히(Megan Twohey)의 숨가쁜 취재 과정과 피해 여성들의 용기와 행동, 그것으로 인한 변화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우리는 2017년 10월 5일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및 성적 착취에 대한 기사를 발표했고, 놀라운 마음으로 둑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속해 있는 언론의 세계에서 이야기, 즉 기사는 목적이고, 결과이자, 최종 생산물이다. 그러나 세상 전체를 바라본다면 새로운 정보를 담은 기사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대화의 시작, 행동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시작이다.”_조디 캔터, 메건 투히배우 지망생이나 갓 입사한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권력형 성범죄,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기업문화와 법 체계의 문제〈뉴욕타임스〉가 하비 와인스타인 관련 특종을 터뜨리기 전부터, 그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루머는 줄곧 끊이지 않았다. 수상 후보에 오른 여자 배우들은 더 이상 와인스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오스카 시상식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공공연한 농담처럼 회자될 정도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단순한 바람기로만 보았다. 그간 와인스타인에 관한 루머를 파헤치려던 기자들도 있었지만 모두 기사를 써내는 데는 실패했다.하비 와인스타인은 교묘했다. 그는 배우 지망생이나 자신이 운영하는 영화사에 갓 입사한 여성들만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문제가 생길 시 회사 공금으로 합의금을 지불했다. 그러는 한편 캠퍼스 내 성폭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배급하고, 여성 행진에 함께 참여하는 등 대중 앞에서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다. 〈뉴욕타임스〉의 두 기자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가 취재에 착수하며 만난 첫 번째 취재원이었던 배우 로즈 맥고언은 기사화하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1997년 선댄스 영화제 기간에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후 매니저에게 그 사실을 알린 뒤 변호사를 고용했고, 그 결과 와인스타인으로부터 합의금 10만 달러를 받았으나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모든 스튜디오에서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고 돈으로 입막음해요. 기밀 유지 협약서를 안 쓰는 사람이 없어요. 선을 넘으면 안 돼요, 곧바로 대체되니까.” 그녀가 말했다.조디와 메건은 취재 도중 가해 행위에서 일종의 패턴을 발견했다. 역겨울 만치 되풀이되는 호텔 방 이야기. 갓 입사한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 일을 빌미로 섹스를 요구하는 끔찍한 거래, 그리고 진실을 아는 자들의 기나긴 침묵. 와인스타인은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지배하는 권력을 가진 남성 그 자체였다. 그는 일하고, 성공하고 싶었던 열정적인 젊은 여성들의 자존감을 철저히 짓밟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할 법 체계는 아이러니하게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변화를 가로막았다. 성추행 합의 시에 작성해야 하는 기밀 유지 서약서는 공정한 법적 거래라기보다는 은폐를 연상시키는 표현들로 이루어졌다. 피해자들은 피해 사건 관련 증거를 전부 넘겨야 했고, 언론사의 인터뷰에 응해서도 안 되었다. 두 기자는 성폭력에 맞서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무기 중 어떤 것은 성폭력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하비 와인스타인이 23년형을 선고받기까지침묵을 깨고 기사화에 동의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용기취재를 이어가던 기자들은 와인스타인 관련 기사를 터뜨리려면 확실한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증거나 증인 없이는 고전적인 “그가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식의 논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피해자의 고백을 가해자는 부인할 것이고, 증거가 없으니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의 편을 들며 결론 없는 논쟁을 이어갈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증거는 피해자들의 공식 발언이겠지만, 문서의 형태로 남은 합의금 거래가 증거로 더해진다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에, 전·현직 직원들과 피해자들을 통해 관련 법적 기록과 이메일, 회사 내부 문건 등을 획득하기 위해 애썼다. 지금까지 와인스타인 보도에 성공한 이는 아무도 없으니, 완벽하게 보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그러나 〈뉴욕타임스〉의 취재 움직임을 파악한 하비 와인스타인이 엄청난 명성의 변호인단과 사립탐정을 고용하며 기사 발행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수를 썼고, 그 때문에 기사 집필이 결정된 9월 29일부터 첫 기사 발행을 마친 10월 5일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의 6∼7장은 흡사 첩보물과도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런 그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는 마침내 약 3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와인스타인에 대해 제기된, 기존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혐의들을 밝혀냈다. 취재 과정에서 취재를 이끈 두 기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한 팀을 이루며 움직이고 판단했던 동료 기자들의 헌신, 그리고 기사 발행 전 와인스타인 측에 취재 자료를 미리 공개해 답변을 구하는 모습 등은 유서 깊은 언론사의 정통한 취재 과정을 확인시키며 “탐사보도에 관한 신(新)고전이 될 만한 책”이라는 서평을 실감하게 한다.물론 무엇보다 오랜 고민 끝에 침묵을 깨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그것의 기사화에 동의한 피해자들의 용기가 아니었으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프로젝트였다.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기사화에 동의하기로 한 로라 매든, 배우 경력이 위태로워질 위험을 무릅쓰고 인터뷰에 응한 배우 애슐리 저드와 귀네스 팰트로, 합의서에 서명하고 침묵해야 했지만 법적 제재의 가능성을 감수하고 인터뷰에 응한 런던의 제작자 젤다 퍼킨스까지. 말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들의 용기가 다른 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신뢰였다. “제가 과거에 당신이 겪었던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가 당신의 경험을 통해 함께 다른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미투 운동 이후 세상은 얼마나 변화했을까?그것의 목격자는 바로 우리다.하비 와인스타인과 관련한 〈뉴욕타임스〉의 첫 기사가 나간 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소셜미디어에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게시했다. 각자 자유 의지로 앞으로 나섰고, 와인스타인 관련 취재에 필요했던 수개월에 걸친 신뢰 쌓기나 설득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이 변화의 핵심은 과거의 일에 대해 책임을 지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여성들 중 더 많은 수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기업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조사에 착수했으며 대표를 해고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기준을 세우지 못한 상태인 데다,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대중들의 의견 일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기업 이사회에서부터 술집에 모인 친구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가이드라인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었다.이듬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을 무렵 조디와 메건은 새로운 질문에 집중하게 되었다. 미투 운동 이후 실제로 얼마만큼이 변화했는지, 그 변화가 지나치게 큰지, 아니면 아직도 불충분한지 하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대답이 될 만한 하나의 사건을 마주한다. 2018년 미국 대법관 최종후보자였던 브렛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이었다.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하비 와인스타인 고발 기사로 인해 ‘미투 운동’이 촉발된 이후 그 1년간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되짚어볼 수 있는 지점으로 작용한다. 과학자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블레이지 포드는 대법관 인준을 앞두고 있던 브렛 캐버노로부터 고등학생 시절 성폭행 당한 사건을 기사화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뷰에 응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으며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 청문회에 나서서 당시 사건을 증언하기로 마음먹는데,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오가는 주저함과 후회, 다짐과 정의감 등 복합적인 감정이 증언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결국 캐버노는 대법관으로 인준받았지만,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흐름과 영향력이 결코 멈추지 않음을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두 기자는 취재 시 기사화에 동의해준 귀네스 팰트로와 애슐리 저드와 같은 여배우를 비롯해 포드 박사, 여러 여성 피해자들을 한곳에 초대해 아직까지는 불완전한, 그러나 위대한 변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데, 그들의 대화와 다짐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 흐름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우리가 또 다른 목격자임을 확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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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 - 오늘부터 시작하는 에코 라이프 (커버이미지)
    [사회]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 - 오늘부터 시작하는 에코 라이프
    • 조지나 윌슨 파월 (지은이), 서지희 (옮긴이)
    • 문예춘추사
    • 2022-02-24

    친환경은 ‘나’와 ‘지구’를 위한 최고의 ‘선택’ 지금 당장, 당신의 삶을 ‘친환경’으로 리셋하라! 여행 잡지 기자로 비행기를 버스 타듯이 하며 막대한 비행의 탄소 발자국을 남기고, 혼자서 일주일 만에 작은 산을 이룰 양의 플라스틱 물병들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던 저자는 문득 지구를 걱정하게 된다. 모두가 자신처럼 산다면 이 지구는 금방 못쓰게 될 것이 아닌가. 이후 저자는 지속 가능한 삶,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하는 일에 앞장서게 된다. 물론 이 책도 그와 같은 노력의 하나이다. ‘ESG\'가 새로운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변화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우리 삶의 기반을 보다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 각자 ‘친환경’이 올바른 길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그 길에서만큼은 서로서로 부추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가족과 친구를 부추기고, 기업을 독려하며, 올바른 의미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야 한다. 이 책은 그 길의 최전선에서 가장 기본적인 지도를 그려준다. 종이봉투가 항상 비닐보다 더 친환경적인지, 전기 차는 지구에 얼마나 더 유익할지, 식기세척기와 손 설거지 중 어느 쪽이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지 등 140여 가지의 일상적인 친환경 관련 질문에 대답함으로써 독자 여러분이 실제로 친환경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 책의 지침을 따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에 들어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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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가족이 된다 - 핏줄신화를 넘어 또 다른 가족을 상상하며 (커버이미지)
    [사회]그렇게 가족이 된다 - 핏줄신화를 넘어 또 다른 가족을 상상하며
    • 정은주 (지은이)
    • 민들레
    • 2022-02-24

    모든 아이들에게는 보금자리가 필요하다아동학대 사건으로 위기아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따뜻한 부모 품에서 자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양한 이유로 부모의 품을 떠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는 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함께 찾는다. 건강한 입양문화가 정착되어 좀 더 많은 아이들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과 입양가정, 위탁가정이 당면한 어려움을 알려 제도 개선의 방향을 모색한다.‘정상가족’과 혈연중심주의를 넘어, 새로운 가족을 상상하며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 그 바탕에는 결혼과 출산으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정상’으로 취급하는 혈연중심주의가 깔려 있다. 우리 사회가 ‘출생’에 방점을 찍고 ‘뿌리’에 집착하는 한 아동복지의 척박한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원가정 바깥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들을 조명한다. 베이비박스를 만든 사람들, 학대아동을 보호하는 그룹홈 운영자, 입양대기아동을 돌보는 위탁모, 보육원을 퇴소한 청년들, 해외입양인들과 국내 입양가족 등 당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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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 과로사·과로자살 사건에 부딪힌 가족, 동료, 친구를 위한 안내서 (커버이미지)
    [사회]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 과로사·과로자살 사건에 부딪힌 가족, 동료, 친구를 위한 안내서
    •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지은이)
    • 나름북스
    • 2022-02-24

    애도하고, 치유하고, 도약하다과로 권하는 사회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말하기 다음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극복하고 나아가기를 바라는 연대의 기록 “그만두라고 말하지 못했다”과로로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이토록 절실한 이야기현대 한국사회가 건강한 삶과 ‘워라밸’을 외친다지만, 지치고 아파도 근면 성실하게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여전히 미덕으로 통한다. ‘열심히 일하다 죽은’ 사건이 연일 보도되는데 ‘일 중독’과 ‘빨리빨리’가 한국인의 경쟁력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이 와중에 과중한 일 때문에 죽음을 맞는 사람은 점점 늘고, 드러나지 않은 무수한 과로사와 과로자살 사건 뒤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에 내던져진 유족들이 있다. 갑작스럽게 닥친 가족의 과로죽음은 남은 사람들을 다양한 종류의 고통으로 몰아넣었지만, 이들은 과로 때문에 가족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나아가 더는 이런 죽음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한고비 한고비를 돌파해 왔다.자조모임을 꾸려 서로 의지하고 도운 유가족들은 이 책에서 자신과 동료들의 사례를 직접 썼다. 모임 내에서 심리 치료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얻은 이야기, 떠올리기 어려웠던 사건 당일부터 산재 신청 과정 등 다양하게 휘몰아치는 감정과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지원을 위해 유가족모임에 참여 중인 법률 전문가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글을 보탰다. 모임에서 만난 유족들은 가족의 과로사, 과로자살 이후 남겨진 사람의 상태가 매우 닮았다는 것을 알았다. 경찰 조사에서의 곤경과 장례 절차,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와의 갈등,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해 도움을 얻거나 물어볼 곳이 전혀 없었다는 점까지 공감한 이들은 홀로 힘겨워할 다른 유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들이 겪은 모든 절차와 심경을 책에 담았다.평온하던 일상에 과로사, 과로자살이라는 암초를 만난 유가족은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허둥지둥하고 나면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거나 가족을 탓하는 주위 사람들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또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성 재해와 달리 죽음 이후에 업무 관련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로사, 과로자살의 특성상 유가족들은 이를 입증해야 하는 기나긴 시련에 놓인다. 그러나 과로사와 과로자살은 개인의 나약함 때문에, 가족이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며 과로 권하는 사회가 빚은 사회적 죽음이다. 그래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남겨진 이들의 울분을 자세히 밝히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 과로죽음 이후 처리해야 하는 절차와 과정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과로사와 과로자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도 이 책에 담겼다. 지은이들은 “다시는 과로죽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지만, 비슷한 일을 겪게 될 유가족, 동료, 친구들이 있다면 우리보다는 덜 분노하기를 바라며, 조금 더 존중받기를 바라며 이 책을 내놓는다”라고 밝혔다.경찰 조사부터 부검, 산재 보상과 소송까지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에 관한 거의 모든 조언과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부터 죽음 이후의 절차,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과 판정까지 과로사, 과로자살에 관한 현실적 대처를 망라한 이 책은 앞서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유가족들이 하고 싶은 말과 현재의 심경까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조언과 증언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과로의 정의와 과로사, 과로자살의 규모를 다룬 후 과로사와 과로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때 기준이 되는 법률의 해당 부분을 싣고 해설했다. 2장에서는 과로사 혹은 과로자살 소식을 접한 직후 유가족들이 겪은 상황과 마음을 솔직하게 정리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경찰 조사, 부검, 장례를 치르며 기력을 소진하고, 절망과 상실감은 물론 죄책감이나 고인에 대한 원망까지 생겨 혼란했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사망 신고, 재산 조회, 연금과 보험, 상속, 긴급복지제도 등을 안내했다.아울러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진정으로 고인을 애도할 수 있고 그것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격려한다. 그래서 3장에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과 승인 과정을 자세히 다룬다. 가족이 일 때문에 죽었다는 걸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과제 앞에서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좌절하며 고인의 일과 삶을 되짚는 유족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 회사에 대응하는 법, 언론과 여론 상대하기, 노무사나 변호사 선임하기,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만나기 등의 경험을 나누며 산재 신청 방법과 자료 수집,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사 과정, 산재 승인되었을 때와 불승인되었을 때 각각의 대처를 수록했다.한 사람의 죽음이 과로 때문이었음을 인정받는 것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남은 동료들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가 일했던 일터가 한 사람을 파괴할 정도의 문제가 있었다는 말인데 이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유가족들은 일터에 남겨진 동료들과도 암담한 마음을 나누기 위해 과로사나 과로자살이 발생한 일터 사례를 직접 찾아 인터뷰했다. 4장에 드러난 게임회사 직원이나 병원 간호사의 과로죽음 사건은 과로의 메커니즘과 폭력적인 기업 시스템, 과로죽음을 양산하는 사회 구조를 재차 확인시킨다. 남겨진 동료들은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직접 행동에 나서는 등 크고 작은 연대로 변화를 강구하고 있었다.“과로를 멈춰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선명한 주장은 우리 사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다. 5장에서는 과로사, 과로자살을 줄이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야간노동을 최소화하며, 기업 문화의 변화와 정부 규제가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함께 목소리 낼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힘을 키우고 과로의 위험성, 노동권을 교육해야 한다는 희망을 담았다.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사라진 유족들에게 긴급한 경제적 지원과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행정 절차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도 서술했다. 특히 오로지 유가족 개인에게 부여된 과로죽음 입증의 책임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험에서 도출된 문제 제기다. 소극적인 기관들 사이에서 ‘알아서’ 증거를 찾아다녀야 했던 막막했던 기억은 전반적으로 산업재해자 당사자에게 입증 책임을 무겁게 지우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꼬집는다.산재를 승인받아도 그렇지 못해도 유가족들에게는 살아남아 잘 치유하는 과정이 남았다. 6장에서는 올바른 끝맺음을 위해 심신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유가족들의 일상과 삶의 노력을 서술했다. 가족의 죽음이라는 갑작스러운 암초를 딛고 당당히 인생을 재설계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주 값진 변화다. 가족이 없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을 잘 영위하며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유가족들의 모습은 과로죽음 유가족은 물론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다. “과로해서 죽을 수 있다, 우리가 증인이다”과로 권하는 사회를 바꾸고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과로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과로사에 대한 정확한 조사나 통계도, 예방 대책도 없다. 의학적 용어가 아니라 정식 사망 원인이 될 수 없는 ‘과로사’의 규모는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질환 사망자 중 업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된, 즉 산업재해로 승인된 숫자로 짐작할 뿐이다. 뇌심혈관질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것은 2019년에 503명이었다. 업무상 재해로 승인되는 비율이 신청 건수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직업군, 자영업자와 특수고용노동자 등의 과로사는 포함되지 않으니 이보다 훨씬 많은 과로사가 매년 발생한다는 뜻이다.과로자살의 경우 파악이 더 어렵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사망 사건이 업무상 재해로 근로복지공단에 신청, 승인된 수치를 통해 추측할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 35건이 업무와 관련 있는 자살 사망으로 인정받았는데, 자살의 산업재해 신청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은 상황에서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과로의 대표적인 양상이 장시간 노동이며 업무에 의한 심리적 부담은 평가하지 않으니 질적인 측면에서의 과로는 사각지대에 있다. 그래도 ‘과로자살’은 오늘날 ‘과중노동에 의한 자살’의 의미에서 더 나아가 ‘업무로 인한 자살’, ‘업무와 관련된 자살’까지 통칭하게 되었다. 절대적인 장시간 노동이 없었더라도 일하다가, 일 때문에, 일터에서 주는 압박 때문에, 상사에게 받은 모멸감 때문에 발생한 자살은 모두 과로자살이다.이 책에서는 과로사, 과로자살을 ‘장시간 노동 등 과중한 업무 부담 및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일하는 사람의 사망 및 자살’로 정의하고, 이때 장시간 노동 등 과중한 업무 부담 및 심리적 부담을 ‘일하는 사람이 건강을 유지할 수 없고, 가족 및 사회생활을 원활히 유지할 수 없는 정도의 업무’로 정의한다.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잃는 결과를 낳기 전이라도 가족생활을 양보해야 하거나 원하는 만큼의 사회생활, 취미생활,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은 이미 ‘과중한’ 업무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게다가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계속해서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과로사’라는 용어가 익숙한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 일본, 대만뿐이다. 노동자의 건강보다 죽을 때까지 일해서 성과를 내는 일을 더 중시한 결과다. 과로사, 과로자살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쓴 일본에서는 2014년 과로사방지법을 제정했고, 자살을 포함한 정신장애의 업무 관련성을 평가하기 위해 ‘업무에 의한 심리적 부하 평가표’도 마련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과로죽음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공론화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과로죽음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저자들은 입을 모은다.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에 생긴 관심인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는 재난 참사 피해자가 권리의 주체임을 강조한다. 피해자를 참사와 관련된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할 주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 사고에서 ‘살아나올 권리’부터 진실, 정의, 안전, 회복까지의 권리를 과로사, 과로자살 유가족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과로사, 과로자살 유가족은 특히 정의의 권리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재난 참사의 책임자가 간접적이고 폭넓은 데 비해 산업재해인 과로사나 과로자살은 명백한 사고 책임자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구조를 방치한 채 회사를 경영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이 분명하다. 그러니 피해자 및 가족에게도 안전하지 않은 일터를 그대로 운영한 자들이 ‘사과’하고 그 죽음이 과로사, 과로자살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온전한 회복과 애도가 시작될 수 있다. 책임 있는 자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정의와 회복의 권리에서 중추가 된다. 이 책이 과로죽음에 맞닥뜨린 가족, 동료, 친구들의 권리가 진정으로 바로 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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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커버이미지)
    [사회]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 SB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팀 (지은이)
    • 동아시아
    • 2022-02-24

    배워서 너 줄게, 내 얘기 한 번 들어볼래?역사 속에서 캐낸,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유튜브 클립 누적 조회수 1억 돌파!대한민국에 선풍을 불러일으키는 시사교양 다크호스한국 근현대사의 굴곡마다 켜켜이 쌓인 개개인의 삶그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시간동아시아 출판사의 신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SBS에서 제작·방영하는 동명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방송에서 이야기꾼 역할을 맡은 장도연·장성규·장항준 세 사람이 방송 진행에 앞서 자료로 제공 받는 대본을 토대로 하여, 방송 과정에서 이야기꾼과 이야기 친구 사이에서 일어난 상정하지 못했던 케미스트리 작용들까지도 더해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방송 제작팀이 공들여 수집하고 정리한 철두철미한 자료에 현장의 목소리가 더해졌으며, 각 방송 아이템을 다룬 PD들이 소회를 담은 PD노트가 더해져, 나무랄 데 없는 한 권으로 재탄생했다.“현대인은 무엇이든지 알고 있다. 알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이다.”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nold Toynbee)의 말이다. 우리는 ‘○○○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책에 한 줄로 새겨진 역사를 배우면서도 그 중심에 선 ‘사람’이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맥락에서 사건을 일으켰는지는 알지 못한다. 〈꼬꼬무〉의 연출을 맡은 최삼호 PD는 “사건의 중심에는 여지없이 ‘사람’이 있다”라는 말로 〈꼬꼬무〉의 기획·제작 의도를 명쾌하게 축약한다. 마찬가지로, 이 책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근현대사의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캐치해내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관계가 아니다.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존재했던, 또한 사건 전후에 계속해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렇기에 이 책이 이야기하는 것은 정보나 지식이 아니오, ‘이야기’ 그 자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시간은 우리에게 역사를 넘어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를 선사한다.‘쉽게 배우는 역사’에서, ‘쉽게 말하는 역사’로!시사 교양의 틀을 뒤엎는 전복적인 시도“텔레비전 시사 교양의 시대는 끝났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수년 전, 어쩌면 십수년 전부터 미디어 전문가들의 일각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던 소리다. 사실 시사 교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둘러보면 세상에는 온갖 콘텐츠가 넘쳐흐르고, 방송을 포함한 올드 미디어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점점 줄어만 간다. 그러다 보면 방송사는 생존을 위해서 좀 더 ‘안전한’ 길에 더 많이 투자할 수밖에 없다. 자극적인 드라마, 시청률을 많이 뽑아낼 수 있는 예능. 들이는 제작비에 비해서 시청률을 많이 뽑아내기도 어렵고, 광고를 따오기도 어려운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었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사람들은 이제 시사 교양을 접하기 위해서 더 이상 전적으로 텔레비전에 의존하지 않는 시대다. 그런데 그런 흐름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단아가 있다. SBS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로라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뛰어넘는 고공행진으로, 나날이 시청률 기록을 경신 중이다.일각에서는 〈꼬꼬무〉와 〈유퀴즈〉(tvN)을 한데 엮으면서, 그 이례적인 성공 요인을 분석하기도 한다. 코로나 시대, 사람들 사이에서 팽배해진 ‘소통’의 욕구, 화려한 연예인의 신변잡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일반인들의 ‘진솔한’ 이야기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말하자면 이것은 눈높이의 전환이다. 특히나 〈꼬꼬무〉, 시사 교양이라고 하는 대분류 속에서 그 전환은 유달리 극적이다. 지식과 정보를 일부 계층이 전유하는 시대가 지나고, 대중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각종 미디어에서는 “쉽게 배우는 ○○”이라는 테마를 내세우곤 했다. 전문가가 대중의 눈높이로 내려와 말을 건넨다는 것. 물론 의미 있는 시도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었다. 전문가는 어디까지나 전문가고, 온전히 일반인의 눈높이로 내려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꼬꼬무〉에서는 아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이야기꾼들은 역사 전문가가 아니거니와,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또한 역사를 공부하고자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이 주고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이야기’인 것이다. “청춘 시절 나의 눈과 귀를 잡아끌던 현대사의 뜨거운 순간들이 여기 모두 담겨 있”다고 표현한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 개개인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그렇기에 〈꼬꼬무〉가 자아내는 감정선은 시사 교양이라고, 역사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적이다. 이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각자의 경험을 반추하며 울고 웃는다. 이 책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는, 그런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했던 제작팀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왜 우리는 〈꼬꼬무〉를 보면서 울고 웃을까?지나간 사건이 단지 과거에 머무를 뿐이라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거기에서 얻을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꼬꼬무〉에 쏟아지는 폭발적인 관심과 반응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방송 제작팀이 방송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다고 하는 것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주관적인 시선”이다. 1955년의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을 상기하면서 그날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복기한다. 미치광이 살인마로 남은 ‘박흥숙’이라는 이름을 다시 떠올리면서, 국가 폭력과 개발 패러다임에 의해 희생되고만 소시민 개개인의 삶을 반추한다. 1992년 휴거 소동에만 그치지 않고, 잊힐만 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한부 종말론의 존재는, 세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현재’에 대해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방증한다.〈꼬꼬무〉 파일럿 방송에서부터 시즌 1 그리고 2021년 봄 방영을 시작한 시즌 2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다양한 사건들을 방송으로 다루면서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목소리 또한 함께 분출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꼬꼬무〉를 통해 과거의 사건을 접하면서,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공감하고 있다. 이 격렬한 반응은 ‘현재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는 증거이며, 동시에 이들의 이야기가 오늘날의 우리가 대답을 내놓아야 할 질문을 날카롭게 던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통해서, 보다 날카롭게 정제된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역사 속의 문제들을 통해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잔존해 있는 문제들을 직면한다.자, ‘그날’의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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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 - 어느 수줍은 국어 교사의 특별한 시리아 친구 이야기 (커버이미지)
    [사회]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 - 어느 수줍은 국어 교사의 특별한 시리아 친구 이야기
    • 김혜진 (지은이)
    • 원더박스
    • 2022-02-24

    전액 장학금 준다는 프랑스를 뒤로하고 한국에 와 생고생 중인 시리아 엘리트 청년그를 만나 어쩌다 NGO 활동가가 되어 버린한국의 평범한 중학교 국어 교사그들이 친구가 된 뒤,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들이주민이나 난민과 함께 사는 삶은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일도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한반도 밖 다양한 곳에서 온 구성원들이 한국 사회를 함께 지탱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학교에서 다문화 교육, 세계 시민 교육이 중요해진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많은 편견과 차별에 둘러싸여 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말이 큰 반향을 일으킨 건 선의와 상관없이 이미 우리가 차별적 언행을 일삼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편견과 차별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편견이고 무엇이 차별인지는 알기 어렵다. 그 대상자의 입장에 서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렇기에 낯선 존재와 친구가 되어 그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차별주의자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다.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의 저자 역시 압둘와합과 친구가 되기 전만 해도 ‘이슬람 포비아(공포증)’ 상태였음을 조심스레 고백한다. 하지만 와합과 친구가 되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의 눈에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시리아와 시리아 사람들의 삶도 어느덧 친근하게 다가왔다. 시리아 전쟁과 그로 인해 발생한 난민 문제도 더 이상 남의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다.저자는 기대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와합과 그 가족 이야기, 시리아 이야기를 다른 이들도 알게 된다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시리아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또 시리아의 비극에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그가 이 책을 쓴 이유기도 하다.“혹시 시리아 사람이라서 싫니?”-불편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압둘와합과의 첫 만남중학교 국어 교사인 저자는 어느 날 서울 강남역에서 한 시리아 청년을 만난다. 압둘와합이라는 아랍풍 이름부터 무척 부담스러웠지만, 은사님의 요청이라 마다할 수가 없었다. 은사님은 “혹시 시리아 사람이라서 싫니?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도 돼.”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더더욱 거절할 수가 없었다. 명색이 교사인데 국적에 따라 사람을 차별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미루고 미루다 결국 만나기로는 했지만 뭔가 모를 불편함은 여전했다. 막상 만나 보니 그 시리아 청년은 한국어를 곧잘 했고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게 할 줄 아는 능력도 있었다. 경계심이나 두려움이 가신 것은 아니었으나, 고향에서 유프라테스강(세계 4대 인류 문명 발생지의 그 유프라테스강!!)에 발 담그고 달콤한 수박을 먹곤 했다는 이야기에 발동한 호기심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흥미로운 첫 만남 이후, 저자는 그렇게 낯선 문명에서 온 이와 친구가 되었다.“난 이슬람이 싫으니까, 다른 교수 찾아 보게.”-한국에 온 시리아인 1호 유학생이 겪은 일들압둘와합은 시리아에서 최고 대학으로 인정받는 다마스쿠스 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프랑스로 유학 갈 예정이었지만, 어느 날부턴가 프랑스가 아닌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다마스쿠스 거리에서 길을 못 찾고 헤매던 한국인 유학생을 우연히 도운 것을 계기로 한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와 돈독한 관계가 되어, 어느샌가 ‘한국인들의 대부’와도 같이 되어 버린 압둘와합. 시간이 지나 그 친구들이 하나둘씩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자 와합은 그들이 무척 그리웠다. 그러다 그때까지 한국으로 유학 간 시리아인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내가 가야겠다”고 결심한다.가족, 지도 교수, 선배 변호사 들의 만류에도 기어코 선택한 한국행이었지만, 한국에서의 출발은 막막하기만 했다. 시리아와 한국은 수교국이 아니라 국가 장학금은 신청도 할 수 없었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원을 백방으로 찾아 나섰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았다. 면전에서 “솔직히, 나는 이슬람과 무슬림이 싫어. 다른 학교 다른 교수님을 찾아가 보게.”라고 이야기하는 교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적과도 같이 비자 만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한 대학원의 입학 허가를 받았고, 그렇게 한국에서 법학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와합은 지금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랍 법과 한국 법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이제 우리 가족은 난민이 되었구나.”-친구의 가족이 난민이 되니 보이는 것들와합이 겨우겨우 서울에서 자리를 잡고 일상을 찾아가고 있을 즈음, 모국 시리아는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독재자 아사드를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시위가 전국에서 일어났고, 정부가 이를 폭력으로 탄압하면서 결국 반군(자유시리아군)이 생겨나고 내전이 시작되었다. 초반에는 자유와 민주를 염원하는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반군이 승기를 잡는 듯 보였으나, 시리아를 둘러싼 주변국과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이 과정에서 와합의 고향 락까는 그 악명 높은 IS의 본거지가 되고 만다. 와합의 가족은 IS의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한때 시리아 북부 지역의 유력 가문이기도 했던 와합의 가족은 그렇게 난민이 되어 지금 터키에서 지내고 있다.시리아의 전쟁과 이로 인한 난민 문제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와합은 시리아를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한다. 모금 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믿을 만한 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와합은 바로 단체를 만든다. 그게 바로 현재 시리아 난민 구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헬프시리아’다. 저자는 자신의 말이 씨앗이 되어 진짜로 시민 단체가 만들어지자, 어쩔 수 없이(?) 이에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헬프시리아는 그동안 작은 규모의 단체임에도 의미 있는 성과들을 내 왔다. 큰 규모 국제기구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작은 규모의 난민 캠프를 찾아 구호 활동을 펼쳐 왔는데, 적은 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 비행기표 값을 아끼기 위해, 와합이 국내 취재진이나 연구진의 현지 가이드 일을 하게 될 때 며칠씩 따로 시간을 내어 인근에서 적절한 물품을 사 필요한 난민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다 현지에서 물품보다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학교 세우기’에 집중하여, 2019년에는 시리아 쿠부리 지역 난민 캠프 근처에 9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등학교를 설립하기에 이른다.‘과연 그들은 무슬림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만나 본 적이 있을까?’-혐오와 협박을 쏟아냈던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한국 사회에 잘 적응해서, 시리아를 돕는 뜻깊은 일까지 하면서 훌륭하게 지내는 것 같은 와합마저도 온갖 악플과 위협에 시달리며 지낸다. 와합의 SNS에 “한국에서 떠나지 않으면 죽이러 가겠다”는 내용의 살벌한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길에서 “테러리스트 아니냐”, “너희 같은 애들 때문에 정부가 쓸데없는 데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여러 번 있다.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대거 들어왔던 2018년은 우리 사회에 무슬림과 난민에 대한 반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다. 신분이 노출된 난민들에게 섬뜩한 혐오의 메시지와 협박이 마구 쏟아져서 인권 단체들이 난민 혐오 범죄 대응단을 따로 꾸릴 정도였다. ‘와합은 주변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가족 같은 친구들이라도 있지만 아는 이도 없이 이런 혐오와 협박에 노출되는 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저자의 걱정은 한층 확장되어 갔다. 무슬림은 강간범이고 이들이 들어오면 대한민국 여성들이 위험해질 거라는 주장을 보면서는,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과연 무슬림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만나 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집필이 더욱 절실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만난 무슬림 친구 압둘와합을 잘 소개하면 이들의 마음도 열릴 거라 믿기에. 시리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나라-압둘와합이 들려주는 시리아의 역사·문화·정치《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압둘와합이 들려주는 시리아 이야기’다. 시리아인의 시각으로 시리아의 역사·문화·정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아주 소중한 글이다. 한국에는 늘 서구의 시선으로 소개되고 있는 시리아와 중동에 대한 이야기가 못내 불편했던 압둘와합은 이번 기회를 맞아 최선을 다해 자국의 이야기를 전한다.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교차로에 정확히 위치한 시리아의 입지 조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로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살고 있는 도시 다마스쿠스, 로마 제국에 기독교 전파의 싹을 틔운 시리아 출신 황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시리아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이런 시리아가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스스로 서기 위해 투쟁하고, 또 독립 이후에 내부 혼란을 겪는 이야기는 한국의 현대사와도 겹치는 점이 많다.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전쟁의 복잡한 양상도 그의 설명을 듣다 보면 조금씩 이해가 간다. 늘 이웃 가게를 배려하는 시리아 상인들의 독특한 문화는 읽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든다.저자는 책 머리에서 “이 책을 읽고 시리아의 아픔에 공감하는 이가, 더 나아가 평화를 향한 꿈을 함께 꾸는 와합의 친구가 한 명이라도 더 늘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가 공존하는 삶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독자들의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란다.압둘와합은 누구인가요?압둘와합 알무함마드 아가(Abdulwahab Almohammad Agha). 대학원 박사 과정 학생이자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시리아에서는 다마스쿠스 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전액 장학금이 보장된 프랑스 대신 국교도 수립되지 않은 한국을 선택해, 한국에 온 시리아인 유학생 1호가 되었다. 한국과 시리아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법을 공부하며 ‘아랍 법(이슬람법 포함)과 한국 법 비교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평화로운 시리아로 돌아가 집 앞 맑은 유프라테스강에 발을 담그고 꿀같이 단 수박을 먹으며 한국에서 시리아를 사랑해 주는 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시리아 구호 인권 단체 헬프시리아가 궁금하다면?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helpsyriaplease블로그 https://blog.naver.com/helpsy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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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커버이미지)
    [사회]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 마야 괴펠 (지은이), 김희상 (옮긴이)
    • 나무생각
    • 2022-02-24

    모두를 위한 경제성장이라는 말에 언제까지 속을 것인가?착취와 파괴를 우리는 더 이상 성장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성장 과열로 과부하에 걸린 지구!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생각과 행동은 무엇인가?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연속 40주 Top 10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독일 국영방송 ARD의 ‘지금 바로 읽어야 할 책’ 선정작“마야 괴펠은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_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2019 애덤 스미스 상 수상2019 BAUM의 환경 및 지속가능성 상 수상2021 에리히 프롬 상 수상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새로운 관점세계는 지금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전환점)’를 지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뉴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이미 얼마나 위험한 세계에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한편에서는 요즘같이 편안한 세상이 이전에 없었던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파괴’와 ‘위기’가 늘 상존하고 있다. 환경도 그렇고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 세계를 지탱해왔던 여러 시스템이 엄청난 과부하가 걸린 채 폭발 직전인 상태다.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경제학자이자 ‘미래를 위한 과학자 모임(Scientists for Future)’을 주도하고 있는 마야 괴펠 박사는 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지금의 드라마틱한 상황이 하룻밤 사이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입증해 보인다. 지금의 위기는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이 알면서 저지른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더 이상 지금처럼 살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우리의 현재는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우며, 근대 이후 앞다투어 그려졌던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렸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희망 어린 시선 또한 근심과 두려움으로 뒤바뀌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과거와 현재의 잣대로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바른 인식과 함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다. 이에 마야 괴펠 박사는 이 책에서 영원한 성장을 지향하는 우리 경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찾는다.지구와의 공존을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지금의 위기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만 하는가? 삶의 터전 지구의 환경과 인간의 행복을 서로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는가? 금지와 통제, 죄책감, 그리고 성장에 대한 신화와 과학기술의 약속 사이에서 어떻게 올바른 길을 찾아갈 것인가? 경제, 환경, 생태, 과학, 가치와 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 책은 더 이상 땜질식의 처방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목표와 원칙, 그리고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더 이상 지구를 고갈시키는 방법으로 우리의 살 길을 찾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자녀 세대에게 지금보다 더 절망적인 미래를 안겨줄 뿐이다. 부와 자원의 공정한 분배, 사회공동체 가치의 회복, 그리고 생태적인 균형과 안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비판적으로 하지만 용기에 가득 찬 어조로, 이 책은 현재의 암울하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밝고 희망찬 미래로 향하는 길을 밝혀준다. 새롭게,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매일 조금씩 미래를 만들어가면 된다. 외면이 아닌 분담과 책임으로 미래를 바꿔야 한다기술과 경제성장의 신화 속에서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마야 괴펠 박사는 경고한다. 더 많은 것을 누릴수록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모두를 위한 경제성장이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도 허튼 소리다. 밀물이 모든 배를 띄운다(A rising tide lifts all boats)는 ‘낙수 효과’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즐겨 쓰던 말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이 부의 불평등을 해결해줄 것이라 호언장담했지만, 빈부 격차는 더욱 극심해지고 무분별한 개발로 하나뿐인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어떻게 하면 파괴를 향해 나아가는 이 경쟁에서 우리는 빠져나올 수 있을까? 마야 괴펠 박사는 외면이 아닌 우리 각자의 분담과 책임만이 파국으로 치닫는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껏 해오던 그대로 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다른 누구에게 기댈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이 매일 하나씩 차근차근 변화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우리 각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의 의지를 키울 첫 행보는 상자, 즉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일상을 바깥에서 살펴보는 일이다. 지금껏 당연하게만 여기고 그 안에 갇혀 지냈던 상자를 근본적으로 철저히 재검토해야 어떤 것이 환경보호, 공존이라는 목적과 부합하는지 생각해볼 실마리가 주어진다. 이런 실마리로 새로운 신념을 다지고 이에 알맞은 행동 모델을 세울 때 그다음 행보가 이어질 것이다. 상자의 흔들림이 심할수록 새로운 생각은 우리에게 용기를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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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커버이미지)
    [사회]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 하미나 (지은이)
    • 동아시아
    • 2022-02-24

    질병과 낙인 너머,공동의 우울에 관한 가장 치열하고 다정한 탐구불안과 우울의 파편을 모아 2030 여성들의 언어로 ‘우울증’을 다시 쓰다2003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은 2017년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줄곧 OECD 국가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우울증’은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었고, 꾸준히 사회문제로 호명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정신질환을 진단받는 2~30대 여성이 많아지고,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다.정신과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당사자들의 수기가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질병을 제거하거나 부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질병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하미나 작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모든 질병 서사는 그 자체로 귀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든 우울이 자꾸 한 사람의 경험으로만 비춰질 때,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살피기 어려워진다. 우울증이 개인의 고통으로만 비칠 때, 그에 대한 해석은 개인의 환경과 특성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2~30대 여성들은 대체 왜 우울할까? 저자는 ‘제2형 양극성장애’(조울증)를 진단받은 당사자로서, 우울증을 앓는 2~3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아 우울증을 둘러싼 여러 질문에 당사자의 이야기로 직접 답하고자 한다. 조울증을 진단받고 살아가며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정신과에서 겪었던 어딘가 불편한 경험들, 여성 운동 단체 ‘페미당당’에서 활동하며 마주한 여성을 향한 폭력과 그에 맞서 싸우다 자주 분노하고 무력해지고 우울해졌던 순간들, ‘우울증 측정 도구’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며 공부했던 정신의학 지식들, 그리고 31명의 인터뷰이를 만나 긴밀히 소통하여 그러모은 이야기들. 2년에 걸쳐 진행한 이 모든 작업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우울증’이라는 이름의 고통을 당사자들의 언어로 다시 정의해 나간다. 파편화된 우울의 조각을 공동의 경험으로 복원하여 우울증을 공론화할 수 있는 사회적 장을 마련하고, 보다 평등한 관점에서 우울증을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앤 보이어는 “질병의 역사는 의학의 역사가 아니라 세상의 역사다”라고 말했다. 하미나 작가는 의학적 질병과 사회적 낙인 너머, 여성의 고통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다. 여성들이 증언해 준 고통과 폭력의 역사를 옹호하기 위해 치열하고 사려 깊게 풀어낸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김희경의 추천의 글처럼 “고통을 이해하는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여성의 우울은 어떻게 ‘질병’이 되었나?세상은 누구의 고통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우리는 우선 자신의 고통부터 믿어야 한다”‘우울증에 걸린 여성’은 오랫동안 일방적인 치료와 분석의 대상이었다. 하미나 작가는 이 오랜 일방통행의 관계에 반기를 들고, ‘우울증에 걸린 여성’으로서 ‘우울증’이라는 거대한 의학 지식이 만들어져 온 역사를 파헤친다. 모든 지식이 그러하듯,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의학 역시 특정한 사회적 맥락 안에서 만들어지고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우울증과 자주 동반하여 나타나는 신체형 장애의 뿌리인 ‘히스테리아’를 다시 검토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성 환자들이 대다수였던 ‘히스테리아’라는 병명의 어원은 ‘자궁’이다. 고대 이집트 고문서에서는 “마비 증세를 보이며 신체질환을 호소하거나 그 원인을 찾지 못하는 여성의 질병”을 “자궁의 굶주림”으로 진단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신의학이라는 학문의 문을 연 장 마르탱 샤르코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시 히스테리아의 원인을 탐구했지만, 그들에게 여성 환자는 연구를 위한 ‘재료’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은 여자들의 고통을 ‘믿지 않았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의 1부는 정신의학의 역사에서 출발해 우울증을 진단·측정·치료하는 시스템에는 자본, 전문가 집단, 지식의 생산자였던 백인·남성들의 고정관념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는 것을 차례차례 짚는다. 그렇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라 기대되는 현대 의학은 여성의 우울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정신의학 교과서는 여성 우울증의 원인으로 ‘호르몬’을 꼽는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 변화에 따른 월경 주기를 가지기 때문에 기분 변화도 더 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 방식은 우울을 경험하는 여성의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을 지운다. 여성은 감정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취약한 존재가 되고, 의학적 설명 외에 자신의 고통을 둘러싼 배경을 살피기 어려워진다. 하미나 작가는 호르몬은 충분한 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유병률이 높은 질병은 현대 의학 안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병명을 진단받지 못해 우울과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엄살로 여겨지고 침묵을 강요당한, 여전히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고통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우울증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이해받지 못했던 고통에 다시금 이름을 붙이고 자리 없는 아픔에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의 관점에서 누구의 아픔을 어떻게 들여다보아야 할까.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질병 당사자로서, 동시에 연구자로서 연대하며 답하고자 한 시도가 응축된 기념비적인 첫 저작이다.환자가 아닌 행위자로, 대상이 아닌 주체로우리의 경험을 지식으로 만들어 가는 시도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속 우울증 여성 당사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서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다. 하미나 작가는 당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질병을 받아들이고 회복해 나가는지를 조명한다. 여성들은 의학적 자원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적절히 활용하여 자기 몸의 전문가로서 치료에 참여한다. 이 책은 가장 대중적인 약물 치료부터 종교, 무속신앙, 정신분석학에 기반한 상담 치료 등 인터뷰이들의 다양한 치료 경험을 전하며, 우울증 연구와 치료의 ‘대상’으로만 그려졌던 여성 환자들의 주체성을 되살린다.인터뷰이들의 질병 서사가 한자리에 모일 때, 우리들 ‘사이’의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저자는 “우리의 고통을 해석할 자원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우리에 의해서 다시 쓰이고 말해지고 발견되어야 한다”라는 말에서 출발해, 그간 진료실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한국 사회에서 2~30대 여성들이 우울을 겪게 되는 배경을 구조적으로 짚어 나간다. 2부에서는 당사자들이 추적해 나간 우울의 원인을 〈가족〉, 〈연애〉, 〈사회〉로 나누어 소개한다. 하미나 작가가 만난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가족 제도 안에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필요 이상의 노력을 하며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애써”왔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내몰려진 여자들은 당장 필요한 돌봄을 받기 위해 남성 연인을 동아줄이라 여기며 관계를 맺었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입고 고립”된 경우도 많았다. 또한, “사회가 강요하는 규범과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의 균열 사이에서 가난하고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이며, 이 사회의 ‘표적’이 되어 성적인 폭력에 노출”되기도 했고, “보상이 따르지 않는 사회에서 고립감과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다.여성들이 고통을 마주해야만 했던 배경과 맥락이 유사하다면, 그것은 개개인의 사적인 서사를 넘어 보다 넓은 장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피해자가 자살한 게 아니라, 사실은 그 여자의 손을 빌려 행해진 타살”이라는 인터뷰이의 말처럼, 여성의 우울은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어 왔지만 명백한 사회의 현상이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에 담긴 사회적 자원을 통해 우울증이라는 고통에 접근할 때,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치유와 회복이 가능해질 것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탐구하고새로운 공동체와 돌봄 관계를 발명하는이야기의 결말을 바꾸는 여자들하미나 작가는 치열하게 자신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배우자고 말한다. “일상에서 연약함을 치워버리고 골칫거리로 여기는” 사회에서, 고통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3부에서는 우울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들이 어떤 고민과 어려움을 마주한 채 회복의 길에 들어서고자 고군분투하는지를 보인다. 인터뷰이들은 자신의 고통을 설명하기 위한 자원을 찾고자,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아픔을 겪는 타인을 돕고자 끊임없이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죽음이 가장 논리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했던 시기를 지나,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고민한다. 혼자서 아픈 연인을 돌봐야 한다는 무게감에 짓눌리면서도, 돌봄의 현장에 머물며 여러 선택 앞에서 흔들릴지언정 도망치지 않는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는 연인을 돌보며 그가 자신의 고통을 조금 더 다양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내고, 보살핌이 통제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소통하며 서로를 돌본다.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타인과의 관계를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7장. 자살〉) 기꺼이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일은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까?(〈8장. 돌봄〉), 과거의 상처를 묵인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나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9장. 회복〉) 하미나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위와 같은 질문을 덧대고 답하며, 자기 삶의 결말을 바꾸어 가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지식으로 만들어 간다.이 책은 우울증에 관한 사회적·과학적 자원을 제공하여 우울증 당사자들이 ‘의사-환자’라는 전통적인 관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정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우리 사회가 그 이야기의 옹호자가 될 때, 고통을 이해하는 보다 평등한 관점이 세워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연구자가 연구실에서 써 내려간 보고서가 아니며, 환자 개개인의 경험을 담은 수기 또한 아니다. 우울의 조각을 연결하여 찾아낸 가장 적확한 언어로 우울증을 탐구하는 이 책은, 질병 이후의 삶을 함께 일궈나가기 위한 뜨거운 선언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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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커버이미지)
    [사회]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 캐서린 샌더슨 (지은이), 박준형 (옮긴이)
    • 쌤앤파커스
    • 2022-02-24

    “가장 큰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외침이 아닌,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다.”- 마틴 루터 킹불의와 혼돈의 시대에서 용감하게 침묵을 깨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실천적 지침서2017년 4월, 한 남성이 항공기 좌석에서 거칠게 끌려나가는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며 공분을 일으켰다. 당시 69세의 의사 데이비드 다오는 예약을 과도하게 받았다면서 좌석 포기를 종용하는 항공사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공항 보안국 요원 세 명이 다오를 강제로 끌고 나갔고, 이 과정에서 다오는 코뼈와 치아 두 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사람들은 다오가 받은 부당한 대우에 집중했지만, 간과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당시 다수의 승객은 그 상황을 휴대 전화로 촬영해 나중에서야 SNS에 분노를 피력했을 뿐, 물리력을 행사하는 보안국 요원을 제지하지 않고 침묵했던 것이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목격하더라도 ‘누군가 나서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굳이 자신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한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책임의 분산으로 인해 나타나는 ‘방관자 효과’라고 부른다. 암허스트 대학교 심리학과 학과장인 캐서린 샌더슨은 전 세계를 뒤덮고 사회적 이슈가 된 침묵과 방관, 무관심이 불러일으키는 엄청난 나비 효과를 목격하며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방관자 효과》를 집필했다. 이 책은 스탠리 밀그램의 유명한 복종 실험을 포함해 수많은 심리학 연구와 실험, 신경 과학적 뇌 반응 측정을 통해 행동하기보다 침묵을 선택하는 인간 본성을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또한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침묵이 모여 사회적으로 커다란 부정적 반향을 일으키게 되는지 경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진단과 경고에만 머물지 않고 본성을 거슬러 행동하기로 결정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실제적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조언함으로써 불의와 혼돈을 넘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실천적 지침서를 완성했다.침묵의 방관과 행동하는 양심…이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사람들은 흔히 성폭행이나 기업의 대규모 횡령 같은 중대 범죄는 ‘특별한’ 악인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캐서린 샌더슨은 불행하게도 이러한 판단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1999년, 같은 반 친구 에릭 해리스와 함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0여 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부상자를 낸 딜런 클리볼드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는 이렇게 말했다. “남들은 우리 아이가 비뚤어진 목적을 가진 괴물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악마 같은 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하지요.”왜 우리는 악인만 나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추정할까? 친구나 가족 그리고 자신은 좋은 사람이고, 그런 짓을 저지를 리 없다고 믿어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이들도 직장 동료를 추행하고, 학교 친구를 따돌리는 등 일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끔찍한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믿는 이가 부추겨서, 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발을 들이면서 도덕적 기준에 대한 감각을 잃고 결국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따돌림과 버나드 매도프가 일으킨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는 모두 침묵 속에서 시작되었고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역사에 기록된 수많은 범죄와 악행을 저지른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행위는 다수에 의해 쉽게 무시되거나 간과되었다. 나쁜 행동이 실현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악인들의 개인적 결정이 아닌, 다수의 선한 사람들이 침묵하지 않고 나서서 행동하지 못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방관자 효과》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이른바 ‘괴물’을 찾아내 막는 것만으로는 끔찍한 행동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선한 사람을 나쁜 선택으로 이끄는 원인을 찾아내고 주변에서 목소리를 내야 그릇된 행동을 막거나, 적어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의와 혼돈이 지배하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 세기 전 마틴 루터 킹이 남긴 연설은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킹 목사가 말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침묵의 방관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낼 행동하는 양심이 될 것인가.“이 사회적 전환기에 벌어진 가장 큰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격렬한 외침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었음을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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