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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 이순신 - 장편소설 (커버이미지)

    이순신 - 장편소설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이재운 지음
    • 출판사책이있는마을
    • 출판일2014-10-08

    이순신 - 이재운 지음이재운 장편소설. 장수된 자의 충은 백성으로 향해야 한다는 뜻을 펼친 이순신. 그런 그를 소설가 이재운이 '나라를 믿지 말고 백성을 믿어라' 외치며..

  •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인간과 예술, 시대와 호흡한 음악 이야기 (커버이미지)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인간과 예술, 시대와 호흡한 음악 이야기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서영처 지음
    • 출판사이랑
    • 출판일2014-10-08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 서영처 지음삶의 여러 접점을 통해 보다 쉽고 편안하게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음악 에세이다. 음악 속에 갇혀 음악을 이야기하는 책이..

전자책목록

전체 2401건(211/266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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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 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커버이미지)
    [인문]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 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4-02-19

    카리브해의 휴양지부터 생명의 보고 아마존 열대우림까지,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총천연색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열대의 기후, 자연, 음식, 인종, 경제, 정치, 종교, 역사를 참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려낸 책이다. 지리학자의 여행기는 풍요로우면서도 따뜻하다.” -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여행에 대한 같은 시선과 방향성을 지닌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짜릿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세계테마기행〉 오성민 PD세상에 ‘좋고’ ‘나쁜’ 장소는 없다저마다의 특색을 지닌 ‘다른’ 장소가 있을 뿐이다“열대 지역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연중 온난한 기후가 펼쳐지는 온대 지역 사람들은 무더운 열대 또는 극도로 추운 한대 지역에서의 삶을 쉽게 상상하지 못한다. 때로는 온대 지역에서 사는 것만을 ‘좋은’ 삶이라 여기며 열대나 한대 지역 같은 ‘나쁜’ 곳에서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이 이어질 것이라 결론내리기도 한다. 왜 이런 오해와 편견이 우리 머릿속에 당연한 사실처럼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 역사적으로는 유럽의 식민지배 이후 널리 펴진 서구 중심적인 시각이 한 원인일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편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온대 기후가 아닌 다른 기후 지역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여행안내서’라는 평을 받은 『지리학자의 인문여행』의 저자 이영민 교수의 신작이다. 앞선 책이 여행 고수인 지리학자의 시선에서 여행이 우리 삶에 필요한 이유, 의미를 남기는 여행법 등을 살펴본 이론편이었다면, 이 책은 그 실전편이다. 지리학자의 여행답게 특정 도시나 대륙이 아닌 중요한 지리학적 정보 중 하나인 기후를 중심으로 카리브해의 휴양지부터 생명의 보고 아마존 열대우림까지 전 세계 곳곳의 열대 지역을 여행한다. 기후는 일정한 지역에서 여러 해에 걸쳐 나타나는 기온, 비, 눈, 바람 따위의 평균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세계 각 지역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그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된 인간의 삶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니 이 지구상에 ‘나쁘거나 좋은’ 장소는 있을 수 없다. 오직 서로 ‘다른’ 장소들이 있을 뿐이다. 가난하고 야만적인 사람들이 사는 곳? 아름다운 지상낙원? 우리는 열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전 세계 열대 지역 이야기를 가장 상세하고 방대하게 담아낸 책! 지리학자에게 열대는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열대는 책 한 권으로는 다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만큼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열대는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험하고 불편한 곳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낯설면서도 친숙한 곳이다. 저자는 이 책에 오해와 편견을 거둬내고 총천연색의 다양함이 살아 숨쉬는 있는 그대로의 열대를 담아내고자 했다.‘열대’ 하면 우리 머릿속에는 다양한 장면들이 떠오른다.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휴양지, 초록빛 지옥이라 불리는 깊고도 깊은 열대우림, 가난하고 야만적인 사람들,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뒤섞여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동체, 진귀한 것들이 넘쳐나는 생명의 보고 아마존, 광활한 평원이 펼쳐져 있는 세렝게티…. 놀랍게도 이 모든 모습이 다 열대다. 이 책에서는 그 다채로운 열대의 풍경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카리브해의 휴양지부터 생명의 보고 아마존 열대우림까지, 열대 기후가 펼쳐놓은 이색적인 자연환경, 삶과 문화 속을 여행하다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1부에서는 열대 지역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지리적 현상, 열대의 각 기후대(열대우림 기후, 열대몬순 기후, 열대사바나 기후)별 특성을 들여다보고, 아시아·오세아니아·아메리카·아프리카 열대 지역의 대륙별 특징을 비교해본다. 또한 열대를 향한 다양한 편견과 그 편견이 자리 잡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열대 지역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고 게으르며 야만적’이라는 생각은 유럽의 식민지배 이후 뿌리 깊게 사람들의 머릿속에 새겨졌다. 그러나 열대의 가난이나 내전 등 부정적 상황의 원인은 ‘환경’ 때문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삶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서구 선진국에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역사적 상황을 먼저 이해해야만 열대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거두고 비로소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열대에 대한 기초적인 지리 정보를 습득했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열대 여행에 나선다. 가장 전형적인 열대 기후 특성이 나타나는 보르네오섬, 아마존, 빅토리아호,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열대 고산지대, 열대 바다휴양지의 6개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열대는 무조건 덥고 습할 것 같지만 실은 열대의 자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태양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으므로 다른 기후대에 비해 기온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마다 독특한 지리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후가 펼쳐지고, 이에 따라 빛조차 들지 않는 무시무시한 열대 정글은 물론, 일 년 내내 봄 기운이 넘치는 고산지대,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마야 유적의 신비로움과 조화를 이루는 휴양지 등 아름답고 풍요로운 열대의 자연이 제각각의 매력을 드러낸다.3부에서는 열대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초점을 맞춰 여행이 진행된다. 서구의 입장에서 열대는 대항해 시대 이전까지 비어 있는 암흑의 땅이었다. 자신들과 교류하지 않았기에 마치 그곳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역사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그러나 유럽 진출 이전에도 이곳에는 사람이 살았고 문화·인종·종교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유럽 대항해 시대 이전과 이후를 나눠 열대와 타 지역 간의 문화 교류 흔적을 쫓아보고, 열대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이 된 싱가포르를 여행하며 어떻게 그들이 자연환경의 한계를 극복해 글로벌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지리학자가 추천하는 최고의 여행 기술,‘우열’이 아닌 ‘다름’의 관점에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이 책은 예능 프로그램 의 한 장면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아프리카 열대의 르완다에서 온 젊은이들이 한겨울에 우리나라를 찾았고, 겨울철 앙상한 나무를 보고는 “나무에 나뭇잎이 없네?”라며 신기해하는 장면이었다. 사시사철 초록잎으로 풍성한 그들의 삶터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 장면을 보며 우리에게 평범한 삶터가 그들에게 낯선 여행지이듯 우리에게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여행지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는, 당연하지만 쉽게 잊고 지내는 이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은 어떤 것이 다르고 어떤 것이 같은지를 경험하는 시간이지 우열을 판가름하는 시간이 아니다. 그저 ‘다름’의 관점에서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을 높이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는 최고의 여행 기술이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은 한 가지 더 있다. 열대는 우리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다른 세계 같지만 실은 그곳의 삶이 우리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열대 동물들의 서식처인 열대우림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한 기름야자에서 짜낸 팜유는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보르네오섬의 아름드리 열대 나무는 원목으로 수출되어 가구 제품의 원료가 되고 있다. 아마존 개발에 따른 열대우림의 파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다. 이를 열대 지역 사람들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열대가 주는 풍요로움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는 것은 결국 선진국 사람들이다. 장소·사람·문화의 관계를 연구하는 지리학자의 여행은 겉으로 드러난 것 너머에도 시선이 닿는다. 낯선 것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고, 낯익은 것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한다. 이 책은 지리학적 여행이 어떤 앎과 경험의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가장 낯선 열대라는 지역을 통해 생동감 있게 전해준다.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여행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독자들 또한 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많은 경험을, 더 의미 있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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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소멸 시대의 농촌 교육, 우리가 몰랐던 진실들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커버이미지)
    [사회]지방 소멸 시대의 농촌 교육, 우리가 몰랐던 진실들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 양희준 외 지음
    • 학이시습
    • 2024-02-19

    지방 소멸 시대, 농촌과 농촌 교육의 초상말 그대로 ‘지방 소멸’의 시대다. 학생이 없어 학교가 문을 닫는다. 교육계는 그간 학생 수 감소를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간주하고, 이에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대응해 왔다. 도시에 견주어 부족한 농촌의 교육 자원을 보완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지방, 특별히 농촌 인구는 계속해서 소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저자들은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경험한 세 지역의 학교를 찾아가 농촌 교육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거기서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문제의 재인식, 패러다임의 전환, 구체적인 전략 개발저자들은 농촌 지역 학생 수 변화의 원인이 ‘저출생’에만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 출생율 저하에 따른 자연적 감소는 물론, 학령인구의 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농촌의 학생 수 감소를 어쩔 수 없는 상수로 두고 대응책만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감소 자체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프로젝트 개발 방법론을 활용해 농촌의 학생 수 감소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도출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문제 인식과 참여를 보다 용이하게 만드는 실용적인 도구들을 이 책에서 만나 볼 수 있다.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가 보여 주는 교육의 미래이 책이 지니는 또 한 가지 의의는 현재 농촌 교육의 초상에서 교육의 미래와 희망을 발견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장은 저자들의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들은 농촌 교육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과 더불어, 농촌 교육의 가치 자체를 재인식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 우리가 찾는 희망이 농촌 교육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저자들의 주장은 낭만주의적인 낙관에 머무르지 않는다. 교사, 학부모, 정책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들여다본 생생한 교육 경험에서 발견한 의미이고 희망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로서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함께 묻고 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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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에 펼쳐놓은 하늘나라 캐나다 - 캐나다 횡단 기행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지상에 펼쳐놓은 하늘나라 캐나다 - 캐나다 횡단 기행 에세이
    • 김정구 지음
    • 북랩
    • 2024-02-19

    밴쿠버에서 로키 산맥과 퀘벡을 지나 노바스코샤까지캐나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천혜의 관광자원! 풍부한 지하자원!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캐나다!지구촌을 누비며 삶을 탐구하는 여행작가 김정구그가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캐나다의 모든 것캐나다는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로 시작해 세계의 강국으로 우뚝 선 나라다. 천혜의 관광자원과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젊고 명석한 두뇌들이 모여들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21세기의 황금어장이라 할 수 있는 캐나다를 횡단하며 그곳에서 만난 역사와 문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책 한 권에 담았다.저자는 캐나다의 서쪽 끝 밴쿠버 아일랜드부터 로키 산맥과 퀘벡을 지나 동쪽 끝 노바스코샤까지 횡단하면서 각 지역의 특색과 인문학적 요소들을 글로 풀어냈다. 이처럼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캐나다 여행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때론 날카로운 시선으로, 때론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캐나다를 바라보며 그곳에 대한 모든 것을 독자와 공유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캐나다의 절경을 담은 사진들도 풍부하게 수록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바야흐로 엔데믹의 시대에 접어드는 요즘, 캐나다 여행 계획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선행학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모든 여행이 그렇듯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고, 이 책을 읽고 떠난 캐나다 여행과 그렇지 않은 캐나다 여행은 분명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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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의 순간들 (커버이미지)
    [문화/예술]지속의 순간들
    • 제프 다이어 지음, 이정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우리는 보통 표지를 넘기고 첫 장을 읽은 뒤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독서를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게 읽기를 권한다. 다음과 같이.1. 빠르게, 그러나 너무 빠르지는 않은 속도로 책장을 넘기며 사진을 훑는다.2. 1번을 몇 번 반복한다.3. 이제 보통의 독서를 시작한다.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이 과정에서 사진의 리듬감을 느꼈다면 『지속의 순간들』을 더 풍부하게 읽을 기반이 마련됐다. 리듬감은 반복되는 피사체 때문에 생기고, 반복되는 피사체는 이 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 안에서 반복되는 눈, 등, 모자, 계단, 이발소, 시각 장애인을 만난다. 언뜻 보면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똑같이 눈을 감고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는 시각 장애인을 찍은 듯한 두 사진은, 한 사진가의 작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한 명은 시각 장애인이 아닐뿐더러, 같은 사진가가 찍은 것도 아니다. 하나는 에번스가, 하나는 케르테스가 찍었다. 만약 누군가 장난으로 에번스의 사진에 케르테스의 이름을 써 놓는다면 눈 밝은 독자라도 헷갈리기 쉽다.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그러나 알고 보니, 이 사진의 정보는 잘못 알려져 있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도로시아 랭이 아니라 벤 샨이다.”슬쩍 바꿔 놓아도 이상하지 않은 것은 사진가뿐만이 아니다. 랭이 찍은 주유소와 잭 리가 찍은 주유소는 같은 곳인 것처럼 닮았다. 이런저런 광고판과 작은 건물, 몇 개 없는 주유기가 마치 쌍둥이 같다. 하지만 랭의 사진은 1940년경에, 리의 사진은 1971년에 찍혔고 둘은 다른 주유소다. 같은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사진이 약 30년의 시차를 두고 다시 찍힌 것이다.이처럼 같고도 다른, 다르고도 같은 사진들이 책의 전반에 걸쳐 꾸준히 나열된다. 책에 내재된, 책이 만드는, ‘책의 리듬’이다.사진 무더기 속에 손을 넣으면“이 책의 목표는, 제본된 책이라는 한계 안에서 사진 무더기 속에 손을 넣으며 요행을 바라는 경험을 흉내 내 보는 것으로 한다.”『지속의 순간들』에는 사실 하나의 리듬이 더 있다. 그 리듬은, 아이러니하지만 앞서 말한 리듬을 무시할 때 탄생한다.이 책은 사진 무더기와 같다. 저자는 우리에게 손을 넣으며 요행을 바라는 독서를 하길 권장한다. 차례에서 볼 수 있듯 본문은 17페이지부터 406페이지까지 장 구분 없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하나의 글이다. 그 사이에 100여 장의 사진과 그 이상의 사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진과 이야기들은 피사체별로 어느 정도 구획되어 있어 앞서 말한 리듬을 따라 순서대로 읽어도 괜찮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75페이지에서 389페이지로 껑충 건너뛰는 것이 더 좋다. “그렇게 해야 보다 다양한 대안적 순열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중간중간에 다른 곳으로 옮겨 가면 좋을 곳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거리’에 대한 에번스의 사진이 ‘내부와 외부’를 언급하는 단락에 소환되어 새롭게 자리 잡기도 하고, 루이스 하인의 사진 속 눈먼 걸인이 스티글리츠의 사진 속 선실에 불현듯 호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일 뿐,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다. 페이지를 넘나드는 리듬은 책에 내재된 것이 아니다. 읽는 독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책에 외재한, 독자가 만드는, ‘독자의 리듬’이다.멈춰 있던 순간들이 만나고, 삶은 지속된다“우연은 우연이 아닌 게 될 때까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나? 얼마 동안이 순간이고, 지속되는 순간인가?”두 리듬을 생각하면 우연에 관한 질문이 불가피해 보인다.사진은 순간을 찍는 기술인데, 그 순간이 여러 사진가, 여러 피사체에서 반복된다는 것을 ‘책의 리듬’은 보여 준다. 그 순간들은 우연히 반복된 것인가? ‘독자의 리듬’이 중간을 뛰어넘어 이곳과 저곳의 연결을 보여 준다면, 그 둘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아니면 독자가 우연히 보았기 때문에 연결되었을 뿐인가?제프 다이어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다. 대신 반복되는 순간들을 다양하게 보여 주고, 순간과 지속의 관계를 묻고, 다시 질문할 뿐이다. (실제로 글이 질문으로 끝난다.) 하지만 답이 될 만한 좋은 예를 들어 준다. 그는 벽에 손자국을 내고 있는 소년을 찍은 유진 스미스의 사진과 손 모양의 핏자국이 남은 벽을 찍은 낙트웨이의 사진을 ‘우연히’ 연결시킨다. 이는 ‘손’이라는 피사체를 공유하는 ‘책의 리듬’과 109페이지에서 400페이지로 이동하는 ‘독자의 리듬’의 만남이기도 하다. 찍은 작가도, 찍힌 시기와 장소도 다른 두 사진이 연결된다. 스미스는 낙트웨이와, 1950년대는 1999년과, 피츠버그는 페치와 연결된다. 나아가 소년의 낙서는 피의 낙서와 맞닿는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제프 다이어는 여기서 입을 꾹 다문다.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멈춰 있던 순간들이 만나면, 삶은 지속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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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재생의 진실 - 지속가능한 지역 살리기 (커버이미지)
    [인문]지역재생의 진실 - 지속가능한 지역 살리기
    • 정윤성 지음
    • 씽크스마트
    • 2024-02-19

    지속가능한 지역 살리기 지방은 소멸할 것인가!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여러 정책을 내놓고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마다 너도나도 지역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근본적으로 나아지는 것은 없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비판하면서 ‘지역재생’의 허와 실을 말한다. 책의 제목이 『지역재생의 진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단순히 현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재생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일본의 정책을 분석하고 창조적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이 소멸의 위험에 처한 지방이 다시 힘을 얻어 진짜 ‘지역재생’으로 이어지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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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인의 중세 이야기 - 우리만 몰랐던 중세를 한 권에 담아낸 지식 교양서 (커버이미지)
    [역사]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인의 중세 이야기 - 우리만 몰랐던 중세를 한 권에 담아낸 지식 교양서
    • 엘레아노르 자네가 지음, 네일 맥스 엠마누엘 그림, 김완수 옮김
    • 팬덤북스
    • 2024-02-19

    당신이 알고 있던 ‘암흑의 시대는 잊어라!중세 뒤에 숨겨진 역동적이고 찬란했던 천 년 세월의 비밀을단 한 권으로 읽어낸다!중세의 암흑이라는 오해와 그 속에 감춰진 찬란한 진실중세 유럽의 시대는 보편적으로 476년 서로마가 게르만족 출신 장군 오도아케르의 손에 의해 멸망한 해부터를 시작으로 보고 있지만, 그 끝은 아직까지도 여러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난립한 채 정확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국가제도와 계몽적 사상문화가 등장한 18세기 초부터를 근대라고 상정할 경우, 유럽의 중세는 1,200년이 넘는 방대한 세월을 배경으로 한 격동의 시기였으며 그 안에는 교황권의 부상, 봉건제의 확립, 기사의 출현, 십자군을 통한 동서 문명의 교류, 대학의 탄생, 르네상스, 종교개혁 등과 같이 서양사의 굵직한 줄기를 이룬 중요한 순간들이 찬란하게 뻗어 오늘날 서양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중세시대는 오랫동안 ’암흑시대‘라는 이명으로 함께 통용되어왔으며, 배타적인 기독교 세력과 경직된 봉건제도가 예술과 사상의 발전을 가로막고 사회를 정체시킨 퇴보의 시기였다고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게 오늘날의 실정이다.서로마의 멸망 이후 근대 시민국가의 사회가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정말로 중세는 내내 암흑으로만 뒤덮여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중세 유럽은 서양의 그 어느 시기보다도 역동적이었고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다양성의 시기였으며 현재의 서양문화와 사상의 기초가 다져진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다가 중세는 찬란한 변혁의 순간이 가득했던 진실을 뒤로 한 채 암흑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으며, 이러한 오해는 과연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사료부족의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오해의 시작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인의 중세 이야기》는 본격적인 중세의 역사를 설명하기에 앞서 바로 이 근본적인 의문점에 대해서부터 논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암흑시대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두 명의 범인으로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의 시인 페트라르카와 뒷시대의 추기경이자 역사가였던 카이사르 바로니우스를 예로 들어, 두 사람의 서로 상반된 목적으로의 단어 사용을 지적하고 있다.페트라르카는 자신의 고향이었던 도시 로마를 수도로 하여 번영했던 고대 로마제국에 대한 환상을 지나치게 품은 나머지, 로마제국이 지배하던 과거의 유럽이야말로 진정한 문명의 시대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자연스럽게 제국의 멸망 이후의 시대는 문명의 시대가 아닌 암흑으로 뒤덮인 시대가 되었으며, 그는 로마제국이 지배하던 당시의 역사가 아니면 듣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페트라르카가 사용한 암흑시대는 고대의 멸망 이후의 역사를 비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반면, 바로니우스는 페트라르카와 달리 16세기를 산 역사학자로서 자신이 연구하려 한 훨씬 이전의 중세 역사 중에서 로마제국이 멸망한 직후의 혼란과 가장 가까웠기에 유독 사료의 소실이 컸던 11세기 이전까지의 시대를 가리키며 암흑시대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바로니우스는 ’암흑‘을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처참한 사료의 소실과 부족에 의한 연구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다행히 오늘날 역사학자들은 바로니우스가 사용했던 ’사료가 부족한 시기‘로서의 의미로 암흑시대라는 용어를 정의하였으며 더 정확하게는 사료의 소실이 심각했던 11세기 이전의 중세 초기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지만, 암흑이라는 용어에서 발현되는 날것 그대로의 부정적인 의미로 중세를 인식하게 된 대중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복잡했지만 흥미로웠던 그 시대를 재미있는 만화로 쉽게 만나다!이 책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만화적 표현과 저자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독특한 서사를 통해 중세 유럽의 역사를 읽다보면, 그동안 우리가 단순히 ’중세이니까‘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중세시대의 역사적 특징들에 관해 새롭게 의문을 제기하고 다시 한 번 새롭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예를 들어, 중세 내내 유럽 전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생각되는 교황의 권위는 초창기까지만 해도 동로마 황제의 권력 아래 예속되어 좌지우지되었을 뿐 아니라, 교황 자신이 경쟁 가문에게 거리에서 신변의 위협을 당했을 만큼 미약했다고 말하면 사람들을 믿기 힘들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교황이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에게 서로마의 왕관을 씌워준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그가 서방의 기독교 세계를 통일하고 이교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라는 교과서적 시각에서 벗어나 교황 자신들이 동로마로부터의 영향권에서부터 벗어나고자 한 방편일 뿐 아니라 매우 약한 자신들의 신변과 권위를 지켜줄 수 있는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려 했던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숨겨진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이외에도 중세에 확립된 봉건제가 흔히 생각하듯 권력의 정점인 왕이 자기 아래의 귀족에게 봉토를 다스릴 권리를 하사하는 방식이 아닌 모든 지역을 다스리지 못하는 왕권의 공백을 지역 영주들이 차지하게 된 것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중세의 종교가 학문의 발전을 억압한 것이 아닌 오히려 열렬한 후원자였다는 사실, 여성, 유대인, 동성애자와 같은 당시의 사회에서 소외받던 인격체들이 남긴 기록도 분명 존재하지만, 권력과 영향력을 가졌던 당시 지배층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양으로 인해 역사 속에서 외면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만화로 유쾌하지만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중세를 안다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를 안다는 것분명 중세는 현재 서양문명의 정신을 이룬 토대가 만들어진 시기였고, 당연히 근대 이후에도 중세시대의 사고방식은 약간의 변형을 이룬 채로 서양 역사에 그대로 전승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이후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감에 따라 중세 유럽의 가치 역시 유럽을 벗어난 여러 인류에게 전달되었으며, 결국 중세를 ’암흑세계‘로만이 아닌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전 세계 사회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과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는 길이라고 역설한다.유럽의 중세를 암흑시대라는 낡은 꼬리표로만 바라보고 외면하는 것이 아닌 오늘날 세계의 근간이 되고 있는 서양문명의 뿌리가 만들어진 역동적인 시기라는 생각으로 새롭게 인식하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문제는 어떻게 일어날 것이고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이를 해결한 새로운 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바로 중세의 역사를 통해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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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 대화에 필요한 유머와 위트 - 리더들의 센스와 위트 넘치는 일화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지적 대화에 필요한 유머와 위트 - 리더들의 센스와 위트 넘치는 일화들
    • 김승묵 지음
    • 리더북스
    • 2024-02-19

    나태주 시인이 추천한 책!“상황에 따라 적절한 유머와 위트를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는데,이 책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만남은 인연이고, 관계는 노력이다.’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상대방과의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인데, 친밀감의 대부분은 웃음의 바탕 위에 형성된다. 그래서 유머와 위트를 적절히 사용하면 상대방과의 유대가 형성되어 좋은 신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유머 감각이란 어떠한 사건이나 사회적인 이슈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발견하여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인데, 유머와 위트에는 관심이 많았으나 적절히 구사하는 데 한계를 느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포스코, LG그룹, KSA에서 근무했으며, 인사/교육 분야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HR전문가로 인정받는 홍익대 김승묵 교수가 그동안 지적 대화나 강의, 유명인사들과 교분을 쌓으면서 사용한 유머와 위트를 소개한다. 특히 리더, 유명인사, 정치 지도자들의 센스와 위트 넘치는 일화들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고, 문학 속 문인들의 촌철살인, 생활 속의 유머와 위트를 읽다 보면 왜 유머와 위트가 일을 유쾌하게, 관계를 명랑하게, 직장을 밝게 만드는지 알게 될 것이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국내외 유명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데 적절한 유머와 위트를 사용하여 관계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다. 현대 사회의 젊은이들은 이성보다 감성을 겸비한 리더를 좋아하는데, 그들과 적절히 주고받는 위트는 꼰대 문화를 벗어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무기로 작용한다. 또한 어느 나라든 국가를 이끌어 가는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막말이 아니라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약점을 교묘히 가리는 ‘위트 전략’이 유용한 무기로 활용된다. 미국의 거물 정치인들은 유머 집필자를 별도로 고용하기도 하는데 미국의 ABC 방송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공한 정치인의 필수자질로 유머와 위트를 뽑은 국민이 무려 74%에 달했다.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위트가 부족하며 소속 정당의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부드러운 유머나 위트로 상대방을 머쓱하게 만드는 능력이야말로 현대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다.옛시조나 현대시들은 상징과 은유, 비유와 응축의 효과가 절묘하다.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함축된 단어로 표현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사건들을 교훈적으로 녹여내는 기술이 뛰어나 독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야기를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고 한 수의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두터운 정을 나눌 수도 있는 게 옛시조와 현대시의 매력이다.작가들은 복잡한 상황이나 혼란스러운 사회현상을 기막히게 풍자하는 능력이 탁월한데,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에서 국민 혹은 독자의 생각을 대변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옛시조와 현대시에 나타난 작가들의 촌철살인 위트 속에는 인생의 고귀한 교훈이 담겨있다.유머와 위트는 긍정적 감정을 유발하며 긍정적 감정은 주어진 상황에 좋은 영향을 준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 그리고 유쾌하고 즐겁게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지적 대화에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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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의 리플리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지하의 리플리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대표작이자 범죄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리플리 시리즈를 을유문화사에서 10년 만에 새로이 완역했다. 1955년부터 1991년까지 36년에 걸쳐 완성된 이 시리즈는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 캐릭터 톰 리플리를 창조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알랭 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와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 등으로 영화화되며 화제를 모았다.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의 상세한 해설을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고,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특색을 살린 박스 세트는 500세트만 한정 제작하여 소장 가치를 높였다. 범죄소설의 고전 ‘리플리’ 5부작, 독점 출간‘20세기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로 알려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은 이른바 ‘리플리아드(The Ripliad)’로 불리는 리플리 시리즈다. 1955년부터 1991년까지 36년에 걸쳐 완성된 리플리 5부작은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 캐릭터 톰 리플리를 창조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르네 클레망 감독, 알랭 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 앤서니 밍겔라 감독,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 등으로 영화화되며 화제를 모았고, 스티븐 자일리언 감독, 앤드루 스콧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리플리<가 연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 1955년 초판 발행 후 약 70년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절판되지 않고 계속해서 영상화되는 리플리 시리즈의 매력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 서평 담당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학 평론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마이클 더다는 이렇게 말했다. “하이스미스가 창조해 낸 가장 유명한 캐릭터 톰 리플리는 평온하고, 아내와 친구들에게 헌신적이고, 미식가이며, 부득이 킬러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이 조용한 탐미주의자는 오직 필요할 때만 몽둥이로 내리치고, 목을 조르고, 익사시킨다. 때로는 친한 친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가끔 첫 살인의 추억이 그를 불편하게 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죄책감은 느끼지 못한다. 그가 살인을 하는 이유는 자신과 친구들과 사업 파트너들과 집을 보호하기 위함일 뿐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톰 리플리는 누구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취향을 소유한 탐미주의자지만 도덕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기꾼이자 살인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설이 진행되면서 독자는 리플리에게 공포와 혐오감뿐 아니라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하이스미스가 독자로 하여금 리플리의 가장 소름 끼치는 면조차 공감할 수 있게끔, 독자가 자기 영혼의 어두운 구석을 마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이스미스는 리플리의 머릿속으로 우리를 초대해 그가 왜 그런 기행을 저지르는지를 이해시키고 그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도록 조종한다. 이상 심리를 지닌 범죄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이러한 방식은 당대에 참신한 시도로 평가받았을 뿐 아니라 한니발 렉터와 같은 후대의 연쇄 살인범 캐릭터에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문학사상 독창적이고도 기이한 캐릭터고아 출신으로 뉴욕 뒷골목을 전전하며 살아가던 톰 리플리가 디키 그린리프를 찾아 먼 길에 나선 이유는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는 일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리플리는 이탈리아에서 만난 디키에 매료된다. 리플리와 비교해 디키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다. 많은 돈, 멋진 외모, 아름다운 여자친구까지. 리플리는 동경과 자기혐오의 굴레에 사로잡힌다. 그는 지루하고 비루한 현재의 삶을 벗어나 ‘내가 아닌 누군가’, 즉 디키의 삶을 가로채려 한다. 시리즈 속에서 톰 리플리는 ‘자기방어’가 최우선이며, 그래서 살아남는다. 리플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저질렀던 살인들은 노력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고 불친절한 사람들, 세계를 향한 자신의 심미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지식한 이들에 대한 복수였다. 무엇보다 외부로부터 끝없이 가해지는 공격 속에서 리플리가 진심으로 지키고 싶어 하는 건 가족의 인정, 타인의 평가, 개인의 양심 같은 거대한 기준이 아니다. 그는 아내 엘로이즈와 가구, 옷, 하프시코드, 정원, 그림 같은 소유물을 지키고자 한다. 특히 그 모든 소유물을 집약하는 ‘집’이라는 공간이 중요하다. 디키를 죽인 다음 리플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로마에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다. 그는 그 아파트를 자신의 취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치장한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재능 있는 리플리』를 집필하던 1955년에 남긴 메모에서 “리플리가 글을 쓰는 것 같았다.”라고 적으며 자신이 “약간 사이코패스적인 면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하이스미스의 전기 작가인 조안 쉔카는 그의 소설이 “독자를 도덕적 상대성, 전이 가능한 죄책감, 불안정한 정체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아들인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리플리 캐릭터, 나아가 하이스미스 본인에 대한 설명으로도 읽힌다. 20세기 문학사상 독창적이고도 기이한 캐릭터를 창조한 하이스미스는 사후 약 30년이 지난 지금 유럽에서 도스토옙스키, 콘래드, 카프카, 지드, 카뮈 같은 위대한 심리소설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2008년에는 『타임스』 선정 역대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 50인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이스미스의 대표작이자 범죄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리플리 시리즈를 하이스미스 탄생 100주년(2021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번역과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김미정 역자가 옮긴 새 번역은 하이스미스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당시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세한 각주를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의 심도 깊은 해설을 함께 실었고,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특색을 살린 박스 세트는 500세트만 한정 제작하여 소장 가치를 높였다.• 거짓말을 진실로 믿는 사람들, ‘리플리 증후군’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만을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한다. ‘리플리 병’ 또는 ‘리플리 효과’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은 공식적인 질환이 아님에도 실제로 소설 속 리플리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20세기 후반 정신 병리학의 연구 대상으로 떠올랐다. 리플리 증후군은 개인의 사회적 성취 욕구는 크지만 그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통로가 막혀 있을 때 자주 발생한다.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꿈꾸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으면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서 살고자 하는 것이다. 2022년에 공개되어 화제를 모은 수지 주연의 >안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애나 만들기< 등 리플리 증후군을 소재로 한 작품이 꾸준히 제작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사회적인 병리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 영화 거장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작가 하이스미스의 대표작들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50년 이상 작품 활동을 하면서 22편의 장편 소설과 수많은 단편 소설을 발표했는데, 그중 20편 이상이 영화로 각색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앨프리드 히치콕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1959), 클로드 샤브롤의 >올빼미의 울음<(1987), 토드 헤인즈의 >캐롤<(2016) 등이 있다. 리플리 시리즈 역시 『재능 있는 리플리』를 원작으로 한 >태양은 가득히<(1960), >리플리<(1999) 이외에도 여러 차례 영화화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하의 리플리』는 로저 스포티스우드 감독, 배리 패퍼 주연의 >지하의 리플리<(2005)로, 『리플리의 게임』은 빔 벤더스 감독, 데니스 호퍼 주연의 >미국인 친구<(1977), 릴리아나 카바니 감독, 존 말코비치 주연의 >리플리스 게임<(2005)으로 영화화되었다.2. 지하의 리플리디키 그린리프가 남겨 준 유산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던 리플리는 프랑스의 부유한 여성인 엘로이즈와 결혼하여 정상적인 생활에 안착한 듯하다. 그러나 그는 우연히 만난 더와트라는 화가로 변장하면서 또다시 사건에 휘말린다. 더와트 작품의 진위 문제가 대두되고, 여기 의심을 품은 사람들이 그의 주변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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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휘의 발견 - 마에스트로의 삶과 예술 (커버이미지)
    [문화/예술]지휘의 발견 - 마에스트로의 삶과 예술
    • 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 에포크
    • 2024-02-19

    “우리가 팔을 휘저으면 거기 음악이 있다!”보이지 않는 소리로 모두를 이끄는 연금술사,지휘자가 말하는 지휘의 일음악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악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작곡가에 따라서 아주 불친절하게 설명해놓는 경우도 있고 악보의 지시어가 상세하다고 해서 그게 그 음악의 전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클래식’이라 불리는 서양 고전음악은 음반으로 기록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며, 따라서 당대에 그 음악이 어떻게 연주되었는지, 작곡가는 어떤 음악을 상상하고 그 음악을 만들어냈는지 우리로서는 정확히 알 길이 없다. 그렇다면 고전음악을 연주한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그대로 흉내 낼 만한 모범이 없는 소리를,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소리를 존재하게 하는 데에는 무슨 마법이 숨어 있는 걸까? 그런데 이런 의문에 해답을 줄 열쇠가 있다. 악보의 행간을 읽고, 작곡가와 그 시대를 들여다보고, 100여 명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다양한 악기 소리를 이해하는 한 사람. 자신이 가진 온갖 지식과 경험과 통찰, 그리고 때론 순발력을 동원하여, 과거의 작곡가와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무대 위 음악가들과 등 뒤 객석에 앉아 숨죽이고 있는 청중을 눈에 보이지 않는 한곳으로 이끌고 가는 사람. 그가 바로 지휘자다.이 책 『지휘의 발견: 마에스트로의 삶과 예술』은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을 책임지며 명망 높은 지휘자로 활동해온 존 마우체리(John Mauceri, 1945~)가 50여 년에 걸친 자신의 경력을 진솔하게 되돌아보고, 선배 지휘자들과 스승들 ― 번스타인과 카라얀, 스토코프스키, 토스카니니 등 ― 의 발자취를 꼼꼼히 기록하여 쓴 ‘지휘의 일대기’다. 국내에서는 『클래식의 발견』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마우체리의 저작으로, 『클래식의 발견』이 음악 전반에 관한 길잡이였다면 이 책은 그가 평생 종사해온 지휘라는 분야의 비밀을 엿보게 하는 자그마한 창문과도 같다. 그의 말마따나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문 지휘의 세계로 탐험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휘의 일, 지휘의 신비지휘자를 가리키는 말은 다양하다. 이탈리아인들은 ‘대가’ ‘거장’을 뜻하는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때론 ‘오케스트라의 수장’을 뜻하는 카포 도케스트라(capo d’orchestra)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프랑스인들은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셰프(chef)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그러나 이들 단어로는, 들리지만 보이진 않는 힘을 나직이 돕는 지휘자 노릇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마우체리는 지휘자를 뜻하는 영단어 컨덕터(conductor)가 본래 ‘전도체’를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지휘자의 일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작곡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소리를 생산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협업에 힘입어 그 에너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본문 168~169쪽) 정말로 그렇다. 지휘자는 혼자 방에 틀어박혀 악보를 연구하고 무대 위에 홀로 서서 악단을 끌고 가는 고독한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음악을 둘러싼 모든 것, 모든 사람, 모든 에너지와 관계를 맺으며 이를 조율하는 리더이기도 하다. 지휘는 혼자 하는 일인 동시에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협업이며, 지휘자 고유의 개성을 드러내는 작업인 동시에 지휘자 자신을 내려놓은 채 작곡가의 의도와 여러 악기 및 목소리가 빚어내는 화음을 청중에게 전하는 작업이다. 이토록 까다롭고 복잡한 일이라니. 하지만 무대 위에서든 녹음실에서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또한 지휘자이기에, 마우체리는 ‘신비’ 혹은 ‘마법’이라는 말로 자신의 직업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으리라.(479쪽) 물론 지휘에도 일종의 기술이 있다. 총보를 읽는 법, 바통을 쓰는 법(물론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처럼 바통 없이 맨손으로 지휘하는 이들도 있다), 동작 언어를 사용하는 법(가령 레너드 번스타인은 유명한 ‘뜀꾼’이었다) 등 배워서 터득할 수 있는 기법이 존재한다. 이 책 전반부(1~3장) 역시 여러 지휘자의 사례를 통해 그런 테크닉에 관한 유용한 팁을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지휘는 테크닉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결국엔 테크닉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해진다. “오토 클렘퍼러와 제임스 러바인은 몸동작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휠체어에 앉은 채로도 주요 작품들을 성공적으로 지휘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휘 박사 학위를 따고 바통 테크닉을 마스터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연로한 지휘자는 필경 얼마간의 청력 상실을 겪을 수밖에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소리를 주무르고 균형을 유지하는 그들의 통찰력은 해가 가면 갈수록 오직 날카로워지기만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지휘는 운동으로 치자면 마라톤인 까닭이다.”(480쪽)이 책은 그런 불가해한 지점에 관한 경험과 일화를, 그 순간이 어떻게 빚어졌는가를 풍부하고도 섬세하게 들려준다. 어쩌면 바로 그 지점이 위대한 지휘자들을 서로 구별되게 해주고, 마우체리와 같은 인물을 지휘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는지도 모르겠다.예술과 비즈니스 사이에서 진동하는직업으로서의 지휘자이렇듯 신비와 마법으로 가득한 것이 지휘의 일이라지만, ‘생계 수단’이라는 면에서 놓고 보면 지휘도 일종의 비즈니스다. 지휘자는 어쨌든 부름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에, 오케스트라 경영진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또 앞서 수많은 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지휘자의 책무라고 했는데, 그 관계 속에서 주도권 싸움이 빠질 수 없고 성악가라든지 연출자와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그러니 이 분야에서도 ‘이름난 지휘자가 곧 실력이 출중한 지휘자’라는 등식은 성립하기 어렵다. 사실 그 ‘실력’이라는 것의 기준도 저마다 다를 테고 말이다.이런 생활인으로서 지휘자의 애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유럽에서 활동하는 객원 지휘자다. 무대 위에 오를 때야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들어서지만 실상은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도는 봇짐장수에 가까워서, 트렁크 가방에는 무대의상과 평상복은 물론이고 심지어 전동 연필깎이까지 짐이 한가득이다. 게다가 악보는 종이요, 종이 뭉치는 또 얼마나 무거운가.(397쪽) 그렇게 짐가방을 이고 지고 호텔방에 들어서면 종일 틀어박혀 악보 연구에 매진한다. 공연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와서는, 국제전화 요금도 비싸니 전화기는 쳐다도 안 보다가 책을 뒤적이던 중 외로움을 끌어안고 잠에 든다.(419쪽) 그러니 카라얀으로 대표되는 화려한 지휘자 이미지는 지휘자라는 직업의 극히 작은 일면일 뿐이다. 마우체리는 “재미 보십시오(Have fun)”라는 인사말을 상당히 싫어한다는데, 지휘가 기쁨을 주는 일인 것은 맞지만 그 기쁨에 ‘재미’는 없기 때문이란다.(392쪽) 경력과 명성을 쌓아 음악감독 직책을 맡게 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화려한 삶에 좀 더 가까워지기도 하나(“집으로 돌아오는 길, 점보제트기의 3A석에 앉아 미모사 칵테일을 마시며 벽에 발을 올려놓고 맛있는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닌 게 아니라 대단히 성공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422쪽), 일이 있으면 있어서 괴롭고 없으면 없어서 괴로운 삶은 여전하다. 마우체리는 말한다. “따라서 무릇 지휘자란, 막대한 도전과 주변의 기대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를 할 수 있으니 실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가 하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고.(4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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