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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불온한 잠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 와카타케 나나미 (지은이), 문승준 (옮긴이)
- 내친구의서재
- 2022-02-24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더 고독하고 비정한 네 가지 사건에 맞닥뜨리다추리소설 전문서점 한켠에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서점 아르바이트와 수사를 병행하는 하무라 아키라. 수도 없이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한번 맡은 의뢰는 반드시 완수하는 명탐정 하무라가 《불온한 잠-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로 돌아왔다.의뢰만 맡으면 의뢰인이 죽거나 사라지거나, 아니면 백골 사체와 맞닥뜨리는 등 불운이 계속되는 탓에 세간에서는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탐정’이라고 부른다. 이번에는 어떤 의뢰들이 이 불행한 탐정을 찾아올까? 11년 전 홀로 고독사한 여인의 지인을 찾아달라는 표제작 〈불온한 잠〉을 비롯해 네 건의 사건파일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이별의 수법》, 《조용한 무더위》, 《녹슨 도르래》로 이어지는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는 출간할 때마다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그해 미스터리 랭킹을 독식하는 ‘믿고 보는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장편소설 이상으로 단편소설에 집요하게 매달려온 ‘단편의 명수’의 매력을 《불온한 잠》에서 확인할 수 있다.‘단편의 명수’ 와카타케 나나미가 선사하는하드보일드 미스터리 단편문학의 묘미!와카타케 나나미는 이상적인 미스터리 단편의 필수 요소를 다음과 같이 거론한 바 있다. “첫째, 적어도 두 번 이상의 반전. 둘째, 독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인상적인 복선. 셋째, 강렬한 마무리.” 작가 자신이 단편에 천착해왔기 때문일까. 《불온한 잠》에 실린 네 편의 단편은 독자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만드는 겹겹의 반전,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이는 곳곳의 복선, 마지막 문장 하나로 더해지는 서늘함까지……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충족한다. 여기에 투덜대면서도 의뢰인들의 말도 안 되는 요구까지 다 들어주는 주인공 하무라의 인간적인 매력이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미스터리 단편을 읽는 묘미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불온한 잠》에 실린 네 편의 단편은 다음과 같다.〈거품 속의 나날〉 : 말기 암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여성이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수양딸 하루카를 자신에게로 꼭 데려와 달라고 의뢰한다. 차로 태우고 오기만 하면 되는 손쉬운 의뢰인 듯했으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괴한들이 나타나 하루카를 납치하고, 간신히 괴한들의 손아귀에서 탈출하나 했더니 이번에는 하루카가 하무라에게서 도주하는데…….〈새해의 미궁〉 : 지인의 간곡한 부탁으로 지독하게 추운 섣달그믐날 유령이 나온다는 폐허 빌딩에서 경비를 서게 된 하무라. 이 빌딩과 관련된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하무라는 소문대로 끔찍한 하룻밤을 겪게 되나 무사히 경비 임무를 완수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빌딩에서 경비를 선 직후 사라진 경비원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도망친 철도 안내서〉 : 살인곰 서점에서 공을 들여 ‘철도 미스터리 페어’를 개최한다. 이 이벤트의 주목 상품은 한 유명작가의 몸을 관통한 탄환이 박힌 《ABC 철도 안내서》. 하지만 괴한의 습격으로 이 책을 도난당하고 만다. 하무라는 탐정은 결코 당하기만 하고 끝내지는 않는다며 반드시 책을 되찾겠다고 다짐하는데.〈불온한 잠〉 : 11년 전 홀로 죽은 한 여자의 부고를 늦게라도 알리고 싶다며 망자의 지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오래전 일이라 쉽지 않은 의뢰지만 하무라는 의뢰인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선뜻 의뢰를 받아든다. 간신히 그녀의 지인들을 찾아내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은 모두 그녀에 대해 말하기를 꺼린다. 여자들에게는 미움받고 남자들은 조종한 것처럼 보였던 그녀. 과연 그녀를 소중히 여긴 사람은 정말로 존재할까? 하무라는 자신보다 더 외로웠던 한 여자의 미스터리한 삶과 외로운 죽음을 들여다본다.코지 미스터리 + 여성 탐정으로 하드보일드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다!간결하고 건조한 문체로 도시의 비정한 사건을 다루는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대실 해밋이 창시하고 레이먼드 챈들러가 발전시킨 이 장르는 트렌치코트를 입고 어두운 뒷골목을 누비는 탐정 ‘필립 말로’의 찐한 남성미로 대표되며 오랫동안 남성 작가와 남성 탐정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한편, 잃어버린 개나 사라진 유언장을 찾는 등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가벼운 필치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는 코지(Cozy) 미스터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제인 마플’로 대표되듯 여성 탐정이 주로 활약해왔다. 와카타케 나나미가 남성 작가, 남성 탐정 일색인 하드보일드 문학에 여성 탐정이 활약하는 코지 미스터리로 도전장을 내민 것은 사실상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것도 나이는 어느덧 40대 중반을 넘어 노안이 오고, 사십견(?)으로 고생하고, 탐정 의뢰가 거의 없어 아르바이트로 풀칠하는 생활형 탐정 하무라 아키라로 말이다.하무라가 기존의 하드보일드 탐정과 대비되는 점은 단지 성별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하무라는 타인과의 관계에 선을 긋고 살아가는 고독한 도시의 한 마리 늑대가 아니다. 물론 하무라 역시 다치고 피 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맡은 일은 완수하고 마는 명탐정이다. 인간의 악의를 담담히 담아내는 와카타케의 필체도 하드보일드의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하무라는 서점에서 일하며 점장을 비롯해 이웃과 소통한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면도 하무라만의 개성을 더하며, 추리소설 전문서점은 코지 미스터리의 배경이 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때문에 일본 독자들은 코지와 하드보일드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장르의 장점을 융합한 ‘살인곰 서점 시리즈’를 ‘코지 하드보일드’라고 지칭하며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작가 와카타케 나나미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제인 마플’, 새러 패러츠키의 ‘V. I. 워쇼스키’, 수 그래프턴의 ‘킨지 밀혼’, 《양들의 침묵》의 클라리스 스털링 등 평소 여성 탐정(또는 여성 수사관)을 좋아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 이유는 첫째, 그들은 강하고, 둘째,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고 있고, 셋째,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넷째, 그런 가운데에서도 결코 여성다움을 잃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25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지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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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 김재희 (지은이)
- 몽실북스
- 2022-02-24
『경성 탐정 이상』의 김재희 작가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서점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코지 미스터리로 새로운 김재희 월드를 만들었다.도저히 못 잊겠어. 그래서 좋아. 책 냄새가.경성이라는 시대적 장소를 배경으로 이상이라는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사건을 추리하는 역할을 맡겼던 『경성이상탐정』의 작가 김재희. 이번 작품 『서점 탐정 유동인』에서는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사건을 그리면서도 강아람이라는 형사와 유동인이라는 서점 MD 캐릭터를 내세워서 사건의 묵직한 면에 코지한 따스함을 더하고 있다. 작가가 직접 MD들을 인터뷰 하고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잡아낸 그들의 특징은 이야기 속에서 동인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그대로 녹아있다. 현실적인 한국판 코지 미스터리는 이런 것이다.서점 MD 유동인에게사건이 도착하다.조용한 서점. 한 할아버지가 서점에서 근무하는 동인에게 책을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그가 찾는 것은 형사법과 관련된 책들. 마침 도착한 형사 아람은 일을 방해한 것 아니냐며 미안해 하지만 동인은 자신만의 추리력을 발휘해서 할아버지는 책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무엇을 보고 유추했을까. 강동경찰서 소속의 형사인 아람은 동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서점에 왔다.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새벽에 일어난 교통사고다. 피해자가 죽은 사건이다. 가해자가 도망친 뺑소니는 아니다. 가해자의 인적사항은 확보되었고 도망칠 염려도 없다. 사건에 대해서 그녀가 의심하는 부분에 대한 동인의 동의가 이어진다. 그들은 어디서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 것인가.“저 어르신이 너처럼 추리소설가 지망생이라면? 단순히 호기심이 많은 거라면?” _본문 중에서분명 사건 현장은 조작되었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다. 뒷받침해 줄 증거가 없다면 아무리 사건이 의심스러워도 해결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가해자가 발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사건 현장을 다시 가 보는 동인과 아람. 그들은 그곳에서 수상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범인은 사건 현장을 다시 찾는 법인가. 짝사랑의 시작그 시작은 봄이었다.언제나 늘 항상 친구만을 외치는 아람. 그냥 친구도 아니라 절친도 넘어선 불알친구임을 주장하는 그녀다. 그만큼 동인에 대한 관심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오히려 뒤집어 생각한다면 그만큼 동인에 대한 관심이 많음으로 볼 수도 있다. 봄. 하나의 사건이 끝났다. 아람은 사건을 해결해서 선배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동인에 대한 관심이 싹틈을 느끼게 된다. 사랑과 우정 그 사이. 썸과 연애의 그 사이. 간질간질한 감정의 싹이 아람의 마음 속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싹이 돋아날 여름이 오고 있다. 아람은 순간, 동인이 영화 <러브레터의>의 남자주인공처럼 보였다. ‘뭐야, 저 녀석 저러고 보니 분위기도 꽤 괜찮은데.’ _본문 중에서한 종가의 종부그녀의 실종한 남자가 찾아왔다. 그는 한 여자의 남편이면서 딸의 아빠이고 가정의 가장이다. 그런 그의 가정이 무너졌다. 딸은 서울에 있는 기숙사에 있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아내가 사라진 것이다. 아무 곳에서도 아내를 찾지 못하자 남편은 그녀의 실종 신고를 했다. 그렇게 사라진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닌 바로 서울 강동구에서다. 그녀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그럼 달방은 얻었겠는데? 분명히 딸과 연락하거나 만날 확률이 높으니까 그쪽 족치면 나와. 아는데 수소문해야 돼요. 연락을 딱 끊는 사람은 드물어요. _본문 중에서동인과 아람의 합동수사 끝에 그녀의 행방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남편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실종된 사람을 찾았다고 해서 무조건 집으로 보내지는 않는다. 자신을 숨기려고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녀에 대해서 아람은 어떤 대처를 하게 될까.음독 사건 발생 자살인가? 살해 시도인가?경찰서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아람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다급한 목소리의 동인이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서점에서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리면서 아람에게 빨리 와줄 것을 요청한다. 평화로울 것만 같은 서점에서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북적이는 행사장이지만 누군가 나쁜 맘을 먹으면 커피에 무언가 타는 것은 가능할 것 같았다. CCTV만 있으면 바로 확인이 가능한데 하필 설치 전이라니 안타까웠다. _본문 중에서사건에 경중은 없지만 아람에게는 동인이 근무하는 서점에서 사건이 발생한 만큼 그 어느 사건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가 마시던 컵에 누군가 무엇을 넣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왔다. 코로나로 인해 북토크 이벤트에서 사람들은 자리를 띄워서 앉았다. 피해자의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미 알고 있지만 정확한 증거가 없다.커피 한 잔의 여유그들을 향해 돌진하는 한 대의 차동인과 아람은 세 계절을 거치면서 사건을 함께 해결했다. 그 기간 동안 동인에 대한 아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널을 뛴다. 어느 날은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신처럼 멋지게 보여서 그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을 할까 하다가도 현실을 생각해 보면 그는 단지 자신의 친구임에 풀이 죽는다.사건 조사를 핑계대고 동인을 찾은 아람. 그들은 늘 가던 지하의 카페가 아닌 새로 생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그 때 그들을 향해 돌진하는 자동차. 카페의 유리 창문을 뚫고 들어온 차는 운전자가 문을 열고 기절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천만다행으로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 운전자는 무슨 이유로 사람들을 향해서 차를 운전한 것인가. 혹시 카페에 있던 누군가를 겨냥하고 상해를 가하려고 그런 것은 아닌가.탐정은 연애금지사건은 모두 해결되었지만 단 하나의 사건이 남아있다. 바로 아람의 연애 사건이다. 사건 해결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아람은 동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자신에게 다짐까지 받는다. 반드시 동인에게 고백을 하겠노라고 말이다. 아니 이 정도라면 동인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게 아람이 티를 내는데 말이다.동인을 향해서 뒤돌아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람. 동인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아니 단호하게 거절이다. 이유라고 드는 것이 더 황당하다. 탐정은 연애금지라니. 다른 더 타당한 이유를 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거절의 이유치고는 참 유동인스럽다. 그렇다고 포기할 강아람이 아니다. 한번 찍고 두 번도 찍고 열 번도 더 찍을 기세로 돌진하는 아람. 그런 아람을 향한 동인의 감정이 궁금해진다. 서점 탐정과 형사의 콤비. 신선하면서도 재미나고 독특한 조합에 언젠가는 다시 그들을 보고 싶어지게 될 것 같다. “그동안 내가 너 추리실력만 보고 조언만 구하려고 뻔질나게 하루에도 몇 번씩 미림문고에 간 줄 알아? 너 말이야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그러면서 모른 척 애쓰는 거지. 차라리 말해! 단념하라고 말이야. 나한테 희망 고문 따위는 하지 말라고.” _본문 중에서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에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실제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다시 쳐다보게 만든다. 작가의 말처럼 그들이 탐정인지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시종일관 유쾌한 콤비의 합은 『서점 탐정 유동인』이라는 이야기를 통통 튀게 만드는 요소이다.미림문고 MD로 일하는 유동인과 강동경찰서 형사인 강아람은 대학 동기이면서 둘도 없는 단짝 친구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 동인이 추리 소설가를 지망하면서, 아람이 사건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다시 연락하게 된 그들은 이제는 사건을 같이 해결하는 콤비가 된다. 봄. 새벽에 일어난 교통사고 한 건. 피해자는 죽었고 가해자는 조사 중이다. 아람은 이 사고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내고 동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들은 이 사건에 숨겨진 조작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여름. 실종신고가 들어온다. 아내가 사라진 것을 안 남편이 신고를 한 것이다. 특이점은 종가의 종부라는 것. 아무 증거 없이 사라진 그녀가 카드를 발급받게 된 것을 알게 된 남편은 서울까지 올라와서 아내를 찾겠다는 열정을 보이는데 그녀는 왜 사라진 것일까.가을. 동인이 근무하는 미림문고 북토크 행사장에서 한 여자가 쓰러진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그녀가 음독을 한 것 같다면서 그녀가 마시던 커피컵을 수거하라고 하는데 누가 그녀의 커피에 독을 넣은 것일까. 겨울. 동인과 아람이 있던 카페로 돌진하는 차량 한 대.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아람은 이 사건을 맡아서 운전자를 조사하게 된다. 알고 보니 그녀는 자신이 당한 것을 너무 억울해 하며 죽으려고 그랬다는데 그녀는 누구에게 어떤 사건을 당한 것일까.각 계절마다 하나의 사건을 아람과 동인이 해결해 나가는 형태의 이야기는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어서 흥미를 돋우면서도 현실성을 준다. 서점 탐정과 형사의 콤비. 신선하면서도 매력 있는 캐릭터가 새로운 코지 미스터리의 붐을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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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 세탁소
- 이재인 (지은이)
- 안전가옥
- 2022-02-24
| 2019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코지 미스터리 부문 대상 수상작작고 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에서 태어난 세탁소집 딸내미 백은조는 어쩌다 ‘세련되게 해결해 드리는’ 동네 탐정이 되었을까?“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한결같은 도시다.” 소설의 첫 문장에서 우리의 주인공 백은조는 자신의 고향 여수를 이렇게 묘사한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소도시가 그러하듯 엑스포라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계기로 기적적인 회생을 꿈꿨으나 한낱 일장춘몽이었음을 깨달았고, 〈여수 밤바다〉라는 로또가 터져 낭만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듯했으나 그마저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았던,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한결같을 수밖에 없는 은조의 고향, 여수. 심지어 은조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는 더 심하게 죽어 가고 있다. 골목 바로 옆 대학 캠퍼스가 망해 버리는 바람에 대학가 상권이니 하숙집이나 원룸이니 하는 것들이 모조리 문을 닫았다. 그런 막막한 동네로 은조는 돌아왔다. 그 흔한 대학 졸업장 하나 없이(다니던 대학이 이렇게 갑자기 문을 닫을 줄 누가 알았나!) 앞으로 뭘 해야 하나 전전긍긍하던 타이밍에 세탁소를 운영하던 부모님까지 은퇴 선언을 해 버리는 바람에, 급기야 1년도 넘게 세계 일주를 떠난다고 하는 바람에 궁여지책으로 세탁소를 떠맡을 수밖에 없었다. 백조 세탁소. 재개발에 성공한 옛 국동아파트 1단지, 현 서정 스타힐과 재개발에 실패한 국동아파트 2단지 사이에 위치한 작은 세탁소. 은조를 키워 준 소중한 가게이자 온 동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골목의 중심. 아무리 은조가 당차고 야무지다지만 다 죽어 가는 동네 세탁소를 물려받아 운영하기란 영 만만치 않다. 동네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삼총사, 2단지 관리 사무소 미숙 경리 부장님, 상가 만화방 ‘달려라 하니’ 캔디 사장님, 미용실 ‘세라 뷰티’ 세라 원장님은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며 잔소리와 어깃장을 쉴 새 없이 늘어놓는다. 첫 만남부터 석연치 않았던 서울에서 왔다는 이정도 형사와도 묘하게 계속 부딪힌다. 게다가 은조는 그냥 동네 세탁소 초보 사장일 뿐인데 여기저기서 터지는 사건 사고에 연이어 얽히며 뜻하지 않게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된다.정말 쓸데없이, 사람 마음 약하게 만들어서 은조를 기어이 나서게 만든다. 이 지긋지긋하게 한결같이 따뜻하고 다정한 이 동네가, 이 동네 사람들이.| 모두 화려한 주인공처럼 살 순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간다잔잔하고 심심하고 평범하게, 하지만…… 때로 화끈하고 멋지고 정의롭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다정한 마음이 모여 기어코 해피 엔딩을 일궈 내는 이야기《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 세탁소》에 나오는 인물들은 우회하지 않고 대놓고 구질구질하다. 은조는 화려한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며 서울 언저리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돌연 그 대학이 부실 평가를 받는 바람에 졸업장조차 받지 못하고 고향 세탁소를 운영하는 처지가 된다. 경찰대 수석 입학과 졸업을 자랑하며 한때는 광역수사대 에이스였다는 이정도 형사는 무슨 사연인지 시골 경찰서로 좌천되어 자잘한 신고와 민원에 시달리는 신세다. 재개발에 실패한 오래된 아파트 관리 사무소 경리 부장으로 잔뼈가 굵은 미숙 부장님은 가족을 건사하느라 자신의 패션 따윈 신경도 못 쓰며 살고, 한없이 화려하고 당당해 보이는 세라 뷰티 세라 원장님은 바람 잘 날 없는 남편 단속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나사 하나 빠진 듯해 보이는 달려라 하니 만화방 캔디 사장님은 두 친구 틈바구니에 끼여서 동네 북이 되기 일쑤다. 동네를 순회하며 폐지를 걷어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는 할머니는 또 어떻고. 하지만 사는 모양이 구차하다고 인생에 재미와 의미가 없을까. 은조를 비롯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 인생에 대한 애정과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빠르게 현실을 수긍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더라도, 해야 할 도리는 다하며 불의에 눈감지 않는다. 그때그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동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력이 돌고 희망이 깃드는 것은 그런 특유의 에너지 덕분이다. 위기에 빠진 누군가가 세탁물에 SOS 신호를 담은 쪽지를 넣어 보냈을 때, 인기 유튜버 실종 사건이나 옷 가게 도난 사건이나 불법 도박장 사건이 벌어졌을 때, 폐지 할머니가 다치고 실종되었을 때, 은조와 동네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거나 외면하는 쪽이 아니라 투덜투덜하면서도 일단 뭐라도 해 보는 쪽에 선다. 언제나 그래 왔듯이.소설 쓰기를 슬슬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에 이재인 작가는 고향 여수에 갔다가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이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이 소설에 대해 “아주 오래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저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고, 사소하고, 평범하고, 느린 것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작가의 마음속에 불꽃을 피운 ‘작고, 사소하고, 평범하고, 느린 것들’이, 그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이 《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 세탁소》에 고스란히 차곡차곡 들어차 있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일단 첫 장을 펼치고 나면 속절없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휙휙 페이지를 넘겨 순식간에 마지막 장에 이르렀을 때 열렬히 응원하고 응원받은 기분에 고양되고 말 것이다. 이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의 대단하고 기운 찬 행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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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스키마와라시
- 온다 리쿠 (지은이), 강영혜 (옮긴이)
- 내친구의서재
- 2022-02-24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온다 리쿠가 선사하는우리가 여름 소설에 기대하는 모든 것!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양대 문학상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작가 온다 리쿠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스키마와라시》는 낡아가는 도시 속 철거되는 건물들, 그곳에 나타나는 신비한 소녀의 이야기를 온다 리쿠 특유의 향수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었다.모든 것이 당연한 듯 변해가는 시절, 사라지는 것들을 향한 그리움은 그저 구시대의 산물일 뿐인 걸까? 한겨울에도 흰 원피스에 밀짚모자, 손에는 잠자리채를 든 채 곧 허물어질 낡은 건물을 맴도는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로 불리는 작가 온다 리쿠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감정들을 오싹한 서스펜스와 미스터리의 그릇에 담아 독자 앞에 내놓는다. 별개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결말의 상쾌함과 가슴 저미는 감동까지 맛보고 나면 우리가 여름 소설에 기대하는 모든 것이 이 한 권에 담겨 있음에 감탄하게 된다.《스키마와라시》는 온다 리쿠의 일본 내 인기를 반영하듯 2018년 3월부터 주고쿠신문, 마이니치신문, 주오신보 등 무려 19개 신문사에서 동시에 연재를 시작하여 1여 년에 걸친 연재기간 내내 큰 인기를 끌었다. 단행본으로 내달라는 독자들의 요청 또한 연일 쇄도했다. 2020년 8월 일본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에는 북리뷰사이트 ‘북로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기억 속, 틈새로 스며드는 거야.모두 기억을 공유하면 그 아이는 존재했던 것이 돼.”골동품점을 운영하는 형 다로와 동생 산타. 산타는 밤에는 골동품점 구석에 작은 바를 열고 손님을 맞는다. 어느 날 그 바에 골동품 업자들이 모여 기이한 이야기를 나눈다. 오래된 건물의 철거 현장에 나타나는 소녀가 있다는 것이다. 평소 이성적인 다로는 동네 꼬마들이 숨어들어온 것 아니겠냐고 치부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반전이 있다. 초겨울의 날씨 속에서도 소녀는 늘 얇은 여름 원피스에 밀짚모자 차림이었다. 다로와 산타는 그 소녀에게 기억의 틈새에 존재한다는 의미로 ‘스키마와라시’라는 이름을 붙여주지만, 이내 그 일을 잊는다.한편 산타는 한 가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오래된 물건을 만지면 그 물건이 간직한 기억이 보인다는 것. 하지만 정작 자신의 기억은 흐릿해서 어렸을 때의 일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가 “너, 여자 형제 있지 않았어?” 하고 묻자 산타는 건드리면 안 되는 무언가를 건드린 듯 오싹함을 느낀다.철거되는 건물들, 흰 원피스를 입은 소녀, 그리고 비밀을 품은 형제. 뿔뿔이 흩어져 있던 기억과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 크나큰 감동의 파도가 밀려온다.고도 성장기 시대에 세워져 어느덧 낡고 허물어가는 건물들시대의 종막에 바치는 온다 리쿠의 노스탤지어“요즘 세상에 철거되는 오래된 빌딩은 고속 성장기 때 연달아 세워진 건물이지. 이른바 일본의 여름이라고 불리던 시대야. 여름 시대의 상징이니까 여름옷을 입고 있다고 하면 어떨까?”《스키마와라시》에서 주인공들은 낡은 건물을 철거할 때 나타나는 소녀가 왜 하필 여름옷을 입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며 위와 같은 나름의 결론을 내놓는다. 1960년대 고도 성장기의 일본은 젊었고 뜨거웠으며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름옷을 입고 나풀나풀 뛰어다니는 소녀처럼 말이다.하지만 시간은 흘러갔고 위용을 뽐내던 화려한 건물들도 하나둘씩 철거된다. 한 시대가 끝난 것이다. 도쿄올림픽이 열린 해인 1964년에 태어나 고도 성장기와 함께 자랐으며, 어른이 되어서는 자연재해와 기나긴 경제 불황 속의 일본을 겪어낸 작가 온다 리쿠. 《스키마와라시》는 온다 리쿠가 일본의 어제에 고하는 작별인사이기도 하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무겁게만 표현한다면 타고난 이야기꾼 온다 리쿠가 아닐 것이다. 소설 전반에 흐르는 오싹함은 쉬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주인공 형제의 골동품점은 옛이야기를 담기에 맞춤한 배경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소녀는 오싹함과 그리움을 동시에 자아낸다.작가 데뷔 28년 만에 시도하는 새로운 도전& 온다 리쿠 ‘취향의 집대성’“난 (중략) 여자가 남성을 화자로 설정하여 쓴 ‘나는’ 하고 시작하는 일인칭 소설이 너무너무 싫어요. 거의 증오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에요.”_《삼월은 붉은 구렁을》1997년에 출간된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 온다 리쿠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남성 주인공의 1인칭 소설에 대해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그랬던 그가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남성 화자의 1인칭 소설인 《스키마와라시》를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그 답은 소설의 주제 의식과도 연결된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자신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스키마와라시》에는 근대건축부터 예술, 골동품, 오래된 커피숍, 도시의 다운사이징 등 온다 리쿠만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서스펜스, 판타지, 가족소설 등 장르마저 집대성하여 ‘온다 리쿠 월드의 정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실제로 온다 리쿠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모조리 집어넣어 총력전이라는 느낌으로 썼습니다.” 《스키마와라시》는 온다 리쿠를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 다양한 장르를 풍성하게 맛보는 온다 리쿠 입문서가 될 것이고, 오랜 팬에게는 28년 작가 인생의 ‘총력전’을 만나는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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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
- 나카야마 시치리 (지은이), 민현주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2009년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의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가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의 다음 작품으로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을 비롯해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나가우라 교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는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사법연수원의 교수로 임명되어 도쿄로 돌아온 시즈카. 시즈카의 옛 동료들이 연달아 사망한다. 전직 판사인 시즈카를 노리는 자가 있는 것일까. 시즈카는 휠체어 폭주 노인 겐타로와 함께 이에 맞서는데……최강의 실버 콤비가 선사하는 유쾌 통쾌 코지 미스터리!“시즈카도 시즈카지만 겐타로도 겐타로다!”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는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일본에서는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됨)으로 전직 판사 고엔지 시즈카와 휠체어 폭주 노인 고즈키 겐타로의 실버 콤비가 쿵짝을 이룬다. 전작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에서는 나고야에서 휠체어 탐정인 겐타로를 중심으로 대활약을 했다면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에서는 도쿄에서 사건을 파헤친다. 대장암 수술 때문에 도쿄에 오게 된 겐타로는 도쿄는 왠지 싫다며 투덜거리지만 뛰어난 입과 머리로 도쿄의 수족들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몫을 해낸다. 한편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병원에서 우연히 겐타로를 만난 시즈카 역시 사건을 함께 해결하자는 겐타로의 제안에 결국은 늘 응하고 만다. 이야기는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장암 명의의 의료 과실을 둘러싼 사건, 구조계산서 위조와 일급건축사의 의문사, 전직 경찰이었던 한 노인이 일으킨 교통사고, 전직 판사이자 옛 동료 다지마의 고독사, 현직 판사이자 후배인 마키세의 살해 사건이다. ‘말할 수 없는 증인’ ‘상은 잊지 않는다’ ‘철제 관’ ‘장례를 마치고’ ‘복수의 여신’인 각 챕터의 제목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단편 제목들의 오마주이기도 해 애거서 크리스티를 흥미롭게 읽은 팬이 있다면 이러한 요소도 함께 음미하며 작품을 잃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안하무인 휠체어 탐정과 결벽이 극에 달한 법조계 레전드 할머니가 티격태격 주거니 받거니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을 바라기만 해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전작과 비교해 대비되는 점은 이제까지는 주로 겐타로가 일당백을 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시즈카가 겐타로의 영향을 받아 과감하게 나선다는 것이다. 현직 경찰들도 시즈카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하나둘 시즈카를 찾아올 정도다. 물론 겐타로 역시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극과 극처럼 보이기만 했던 이 콤비가 점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아 통하는 듯함도 느껴진다. 작품 속 캐릭터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변해가는지 관찰하면서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셨으면 좋겠다. 이야기의 제왕 반전의 달인의 작품인 만큼 각 이야기에 숨어 있는 반전을 예측해 보는 것도 이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제안한다. 나고야에서 도쿄로!!! “성격은 안 맞아도 마음은 맞았어.”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엄청난 집필량을 자랑하며 다작을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늘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그는 2020년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1년 동안 한 달에 한 권씩 12개월 연속 타이틀을 출판사 12개 사에서 간행하는 대담한 기획에 도전했으며 성실히 완수해냈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먼저 설계도를 그려놓고 조립만 하면 되는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렇다면 그는 음악, 범죄, 의학 등 다양한 테마의 미스터리를 쓰면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할까. 그는 한 인터뷰에서 취재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가령 수술 장면도 예전에 TV에서 본 심장 이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고 있어 의학적인 묘사에서 오류가 있는지 걱정이었다고도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읽어줘서 실수는 없었다. 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언제까지나 쇼팽』을 집필할 때도 폴란드 여행 비디오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 수집 루트, 그리고 자신만의 작법으로 소재와 반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세계 속으로 독자 여러분들도 빠져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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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심야의 손님 - 오쿠라 데루코 단편선
- 오쿠라 데루코 (지은이), 이현욱, 장인주, 하진수 (옮긴이)
- 위북
- 2022-02-24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 , 일본의 애거서 크리스티 오쿠라 데루코 단편선잔혹한 이야기를 쓰면서도 품격 있는 문장 일본 최초 여성 탐정소설가의 작품선 일본 문학의 선구자 나쓰메 소세키, 후타바테이 시메이에게 사사“잔혹한 이야기를 쓰면서도 때때로 문장에 품격이 느껴지는 것은후타바테이 시메이와 나쓰메 소세키에게 사사했던 덕분이다.”심령 스릴러와 같은 사건을 추리로 파헤치는 구성력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오쿠라 데루코는 애거서와 크리스티(1890년 출생)와 비슷한 연대에 태어나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드물게 탐정소설을 쓴 인물이다. 일본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나쓰메 소세키, 후타바테이 시메이의 문하에서 공부를 하고 탄탄한 문장력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득력 있게 파헤친다. 그녀가 일본 최초로 단행본을 출간했을 때 당대 탐정 및 괴담 분야의 쟁쟁한 작가들이 앞다퉈 추천사를 쓸 정도였고, 문학계에서 ‘탐정소설계의 신성! 대망의 신여성 작가 등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오쿠라 데루코는 문학적 재능을 갖춘 데다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유럽에 체류할 때 모파상과 아서 코넌 도일의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일본이라는 나라와 여성이라는 한계가 없었다면 아마도 세계적인 탐정소설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아한 필체의 문장력으로 이야기 전개에도가와 란포가 말했듯이 오쿠라 데루코는 심령 세계에 심취했던 듯하다. 이는 당신 일본의 사회 분위기와도 연관이 있는 듯하다. 누군가 실종되었고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난 듯 소문이 나게 마련이다. 특히 그녀는 일본의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작의 자제가 사라졌다거나 귀족과 게이샤의 만남에 얽힌 사건들을 파헤치기도 한다. 그러나 마치 초현실적인 심령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가도 마지막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당위성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저자의 필력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범인의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이다. 비록 범죄를 저질렀지만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기묘하게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마치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사건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한 점에서 오쿠라 데루코는 인간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존재로 연민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오쿠라 데루코는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소설이면서 인간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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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앵무새의 정리 1 - 개정판
- 드니 게즈 (지은이), 문선영 (옮긴이)
- 자음과모음
- 2022-02-24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드니 게즈의 소설로 만나는수학의 위대한 순간들-프랑스 과학자협회 특별상 수상-수의 탄생부터 오늘의 수학이 존재하기까지 인류 문명의 수학 역사를 파헤치는가장 지적인 추리소설수학자이자 과학자였으며, 소설가로 활동했던 드니 게즈의 대표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앵무새의 정리』(1권, 2권)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인 드니 게즈는 『세계의 측량』으로 프랑스 한림원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20개 언어로 번역된 『앵무새의 정리』로 프랑스 과학자협회 특별상을 받았다. 드니 게즈는 그동안 작품을 통해 피타고라스와 페르마, 갈루아, 칸토어 등이야말로 소설에나 존재할 법한 인물이며, 무리수나 집합론, 공간기하학이 아주 흥미로운 주제이며 극적인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수학 소설에서 독보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앵무새의 정리』는 수의 탄생부터 오늘의 수학이 존재하기까지 인류 문명의 수학 역사를 파헤치는 가장 지적인 추리소설이다.삼각법, 대수학, 산술, 기하학, 확률… 등소설로 만나는 수학의 위대한 순간들가장 흥미로운 수(數)의 세계로의 여행드니 게즈는 수학이나 과학사의 중요한 주제들을 픽션의 힘을 빌려 흥미롭게 발전시켜 나가며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전문지식을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앵무새의 정리』는 프랑스에서 ‘1001개의 파피루스’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뤼슈 씨의 옛 동료인 수학자 그로루브르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추리소설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머지않아 자네 앞으로 배달될 상자 속에는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하고 값진 수학책들이 들어 있다네. 그것은 지금까지 하나로 정리된 적이 없는 것으로 개인 소장품으로는 가장 완벽한 수학 전집이라네. (……) 그 상자 안에는 그야말로 수년간에 걸친 추적 끝에 간신히 손에 넣은 5세기경의 고서 원본들도 더러 있다네.”옛 친구 그로루브르의 편지를 받은 뒤, 브라질 아마조니아로부터 배달된 엄청난 양의 장서들이 파리에 있는 뤼슈 씨의 서점에 도착한다. 뤼슈 씨는 친구 그로루브르가 자신에게 책을 보낸 데에는 어떤 절박한 이유가 있음을 확신하고, 서점 일을 도와주는 페레트와 그녀의 자녀들(조나탕, 레아, 막스) 그리고 기억 상실증에 걸린 파란 머리 앵무새 노퓌튀르와 함께 수수께끼들로 가득 차 있는 수학 책들을 ‘아마존 서재’에 그들만의 분류법을 통해 정리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경찰 서장으로부터 그로루브르가 자신의 숙소에서 화재로 숨졌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유서와도 같은 두 번째 편지를 전달받는다.그 편지에는 그로루브르가 골드바흐의 추측이나 페르마의 정리 같은 미해결된 추측을 증명해 냈고, 그 최고의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목숨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말로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가로채려는 어떤 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불태워 없애려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일까? 그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는 ‘1001개의 파피루스’ 서점으로 배달된 수많은 장서들 속에 숨겨져 있다.이렇게 시작된 수(數)의 세계로의 여행은 수의 탄생과 인도에서 이집트까지, 시라쿠사에서 코카서스 그리고 과학 아카데미 학회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진화가 이뤄졌던 모든 현장을 추적한다. 그리고 피타고라스, 탈레스, 유클리드, 디오판토스, 페르마, 칸토어, 오일러 등 위대한 수학자들이 이룩한 증명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미스터리한 죽음의 비밀에 조금씩 접근한다. 이처럼 드니 게즈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로 가득 찬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역사에 대한 경의를 담아냈다. 『앵무새의 정리』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수학의 역사와 이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수학적 추리소설을 선택한 독자들에게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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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앵무새의 정리 2 - 개정판
- 드니 게즈 (지은이), 문선영 (옮긴이)
- 자음과모음
- 2022-02-24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드니 게즈의 소설로 만나는수학의 위대한 순간들-프랑스 과학자협회 특별상 수상-수의 탄생부터 오늘의 수학이 존재하기까지 인류 문명의 수학 역사를 파헤치는가장 지적인 추리소설수학자이자 과학자였으며, 소설가로 활동했던 드니 게즈의 대표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앵무새의 정리』(1권, 2권)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인 드니 게즈는 『세계의 측량』으로 프랑스 한림원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20개 언어로 번역된 『앵무새의 정리』로 프랑스 과학자협회 특별상을 받았다. 드니 게즈는 그동안 작품을 통해 피타고라스와 페르마, 갈루아, 칸토어 등이야말로 소설에나 존재할 법한 인물이며, 무리수나 집합론, 공간기하학이 아주 흥미로운 주제이며 극적인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수학 소설에서 독보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앵무새의 정리』는 수의 탄생부터 오늘의 수학이 존재하기까지 인류 문명의 수학 역사를 파헤치는 가장 지적인 추리소설이다.삼각법, 대수학, 산술, 기하학, 확률… 등소설로 만나는 수학의 위대한 순간들가장 흥미로운 수(數)의 세계로의 여행드니 게즈는 수학이나 과학사의 중요한 주제들을 픽션의 힘을 빌려 흥미롭게 발전시켜 나가며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전문지식을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앵무새의 정리』는 프랑스에서 ‘1001개의 파피루스’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뤼슈 씨의 옛 동료인 수학자 그로루브르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추리소설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머지않아 자네 앞으로 배달될 상자 속에는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하고 값진 수학책들이 들어 있다네. 그것은 지금까지 하나로 정리된 적이 없는 것으로 개인 소장품으로는 가장 완벽한 수학 전집이라네. (……) 그 상자 안에는 그야말로 수년간에 걸친 추적 끝에 간신히 손에 넣은 5세기경의 고서 원본들도 더러 있다네.”옛 친구 그로루브르의 편지를 받은 뒤, 브라질 아마조니아로부터 배달된 엄청난 양의 장서들이 파리에 있는 뤼슈 씨의 서점에 도착한다. 뤼슈 씨는 친구 그로루브르가 자신에게 책을 보낸 데에는 어떤 절박한 이유가 있음을 확신하고, 서점 일을 도와주는 페레트와 그녀의 자녀들(조나탕, 레아, 막스) 그리고 기억 상실증에 걸린 파란 머리 앵무새 노퓌튀르와 함께 수수께끼들로 가득 차 있는 수학 책들을 ‘아마존 서재’에 그들만의 분류법을 통해 정리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경찰 서장으로부터 그로루브르가 자신의 숙소에서 화재로 숨졌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유서와도 같은 두 번째 편지를 전달받는다.그 편지에는 그로루브르가 골드바흐의 추측이나 페르마의 정리 같은 미해결된 추측을 증명해 냈고, 그 최고의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목숨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말로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가로채려는 어떤 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불태워 없애려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일까? 그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는 ‘1001개의 파피루스’ 서점으로 배달된 수많은 장서들 속에 숨겨져 있다.이렇게 시작된 수(數)의 세계로의 여행은 수의 탄생과 인도에서 이집트까지, 시라쿠사에서 코카서스 그리고 과학 아카데미 학회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진화가 이뤄졌던 모든 현장을 추적한다. 그리고 피타고라스, 탈레스, 유클리드, 디오판토스, 페르마, 칸토어, 오일러 등 위대한 수학자들이 이룩한 증명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미스터리한 죽음의 비밀에 조금씩 접근한다. 이처럼 드니 게즈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로 가득 찬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역사에 대한 경의를 담아냈다. 『앵무새의 정리』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수학의 역사와 이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수학적 추리소설을 선택한 독자들에게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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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어리석은 자의 독
- 우사미 마코토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 수상작!미스터리 여제 등극! 우사미 마코토의 대표작!어리석은 자의 독 “그 순간 우리는 공범이 되었다.”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을 수상한 우사미 마코토의 『어리석은 자의 독』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반전의 제왕! 이야기의 힘!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과 오승호(고 가쓰히로), 아사쿠라 아키나리, 하야사카 야부사카, 이시모치 아사미, 시즈쿠이 슈스케, 저우둥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미스터리를 출간해온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미스터리 여제 우사미 마코토의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인다. 『어리석은 자의 독』은 숲속 저택과 폐광 마을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로, 시대의 풍파에 휩쓸린 인간의 절망과 내면을 농밀하고 묵직하게 담아낸 충격적인 걸작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인간의 죄와 업보, 비극과 운명은 독자들의 손을 떨리게 할 만큼의 전율을 선사한다. 이에 걸맞은 반전도 함께 기다리고 있으니 꼭 즐겨보시기를 바란다. 소름 끼칠 정도로 무시무시하다!미스터리의 여제! 우사미 마코토의 충격의 걸작!“빈곤보다, 굶주림보다 무서운 것이 이곳에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절망이었다.” 『어리석은 자의 독』은 녹음 짙은 무사시노의 숲속 저택과 잿빛 폐광 마을에서 연이어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다. 범죄 소설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미스터리로, 장르의 범주를 뛰어넘어 인간 보편의 내면과 절망, 어두움과 괴이함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고급 요양원 ‘유즈키’에 있는 할머니의 회상에서 시작해 총 3장의 구성으로 복선 형식으로 전개된다. 1장에서는 2015년과 1985년의 두 이야기가 오고 가며 우연히 생년월일이 같은 두 여성, 기미와 요코의 만남을 그린다. 동생 부부가 자살을 하자 어린 조카 다쓰야를 떠맡아 키우게 된 요코는 1985년 우에노의 직업소개소에서 기미를 만나게 된다. 그 후 기미와 요코는 부담 없이 수다를 떠는 친구 사이로까지 발전해 요코는 기미의 소개로 거대 저택에 입주 가정부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집의 아들 유키오를 남몰래 동경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의 당주가 의심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고, 순식간에 과거의 업보가 그들을 집어삼킨다. 2장에서는 기미의 처절하고 강렬한 과거를 다룬다. 이제는 폐쇄된 탄광 마을인 지쿠호 지방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절망과 무력감, 고도 성장기의 이면에 존재하는 나약한 이들의 비극을 농밀하게 묘사한다. 기미와 유키오의 영혼을 집어삼킨 과거의 업보 역시 이 장에서 등장한다. 시대의 어둠에 몰려범죄를 선택하게 된 자들, 그래서 그 죄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자들의 절망이 꽤 묵직하게 그려진다. 어딘가 뒤틀려 버린 그들의 운명은 전부 1965년 지쿠호 지방의 폐광 마을에서 벌어진 음산한 살인사건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3장에서는 어떠한 계기로 유키오가 자신의 업보에서 해방되며 앞서 등장한 모든 복선이 회수된다. 이 험난한 여정을 굳건히 견뎌온, 또 받아들여온 이들의 최후는 무엇일까.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졌을 때 느껴지는 전율과 그 무시무시함에 탄식을 내지를 정도다. 이처럼 『어리석은 자의 독』은 범죄 소설의 형식을 빌린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한 편의 인간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시대의 이면에 드리워진 어둠을 피하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를 깊은 호흡으로 한번 마주해 보시기를 권한다. 읽을수록 숨 막히는 흡인력! 전율의 반전!“‘인간을 향한 관심’에서 작품을 쓰는 힘이 나옵니다.” 미스터리의 여제 우사미 마코토는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1957년 일본 에히메현에서 태어났다. 2006년 『룸비니의 아이』로 제1회 ‘유幽’ 괴담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방 도시에서 전업주부로 살아온 경험을 살려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괴담으로 끌어내는 작풍이 특징이다. 특히 인간에게 잠재된 어두운 감정을 묘사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또한 언제나 일상에 도사리고 있는 괴이함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을 교묘하게 드러내는 재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이러한 작가가 환상소설이나 괴기소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 된 것은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이며, 그 외에 레이 브레드베리, 스티븐 킹, 토머스 쿡 등의 작품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작가는 데뷔 이후, 『일곱 색의 동화』, 『들어가지 않는 숲』 등 호러 색이 짙은 작품을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다가 2009년 돌연 작가로서의 활동을 멈춘다. 그러다 2016년 다시 등장해 이전까지 썼던 작풍과는 다른 분위기의 호러와 심리 서스펜스, 미스터리와 휴먼 드라마를 융합한 작품을 쏟아 놓기 시작한다. 특히 2017년 『어리석은 자의 독』으로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복귀탄을 쏘아 올린다. 『어리석은 자의 독』은 인간의 절망과 내면을 농밀하고 묵직하게 담아낸 충격적인 걸작으로 범죄 소설과 미스터리, 호러의 경계를 자유분방하게 활보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처절한 심리와 업보, 비극을 담아낸 한 편의 휴먼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우사미 마코토는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의 질문을 받는다. 일상을 초월한 괴이를 소재로 공포 작품을 써 오다가, 『어리석은 자의 독』 이후부터 기이한 사건보다는 현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그리고 있는데,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이다. 이에 그녀는 사실 자신 안에서 그만큼의 변화는 없다고 말한다. 애초에 괴이함을 그린 이유는 두려움을 느낀 인간 존재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 따르면 일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괴이를 눈앞에 둔 사람들은 제각각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이는 겁먹은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허세를 부리는가 하면, 공포에서 벗어나려 하다가 당황하는 자도 있다. 그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이 있고, 그녀는 그런 인간의 모습에 흥미를 느껴 작품을 써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관심은 괴이함이 나타나지 않는 작품에서도 변함없다. 가령 범죄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의 경우에도 그녀의 관심은 범죄에 이르는 인간의 존재인 것이다. 즉 인간을 그린다는 점에서 호러나 미스터리나 다르지 않다는 게 그녀의 기본적인 태도인 것이다. 이렇게 작가는 작품을 대하는 자신의 일관적인 태도를 관철함으로써 2019년 출간된 『전망탑의 라푼젤』은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며 현재 일본에서 미스터리 여제로 등극한 듯하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로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는 우사미 마코토. 그녀가 자아내는 농밀한 내면의 깊이와 처절함, 비애와 비극을, 또 시대의 풍파와 운명 앞에 무력한 인간과 그러한 인간의 강인한 의지를 『어리석은 자의 독』을 통해 총체적으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서 밀려오는 그 무게감을 오롯이 감당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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