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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모자를 쓴 여자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검은 모자를 쓴 여자
    • 권정현 (지은이)
    • 자음과모음
    • 2022-02-24

    실재와 허구, 현실과 비현실 그 경계를 뒤흔드는 미스터리 심리 환상극현진건문학상,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권정현 신작 장편소설현진건문학상과 혼불문학상을 수상하며 날카로운 상상력과 생생한 묘사로 흡입력 넘치는 작품 세계를 펼쳐온 권정현 작가가 세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새소설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인 『검은 모자를 쓴 여자』는 기묘한 사고로 아이를 잃은 여자의 혼란을 통해 상실감에서 기인한 불안을 집요하게 조명한다.이 소설은 에드거 앨런 포 『검은 고양이』의 고딕 호러와 아멜리 노통브 『머큐리』와 같은 심리 미스터리 장르를 교묘히 결합해 개인에게 일어나는 공포와 불안의 심리를 현실적인 긴장감이 넘치게 선보인다. 주인공 주변에서 크고 작은 미심쩍고 기이한 사고들이 발생하고, 그 사고의 원인과 진실을 알고 싶다는 욕구가 그녀를 사로잡으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끝없이 의심케 하는 밀도 있는 전개는 읽는 이를 점점 더 작품 속 세계로 끌고 들어간다.진실과 거짓이 빈틈없이 얽혀 경계가 사라지고 ‘내가 인식하는 세상’만이 오로지 진실이 되는 공간. 그곳에서 작가는 선과 악을 분명하게 나눌 수 없는 내면의 혼돈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드러내며 인간의 고통과 불행이 외부와 내부, 그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우리에게 질문케 한다.“나는 모든 밤과 모든 시간 속의 너를 기억해”악몽처럼 시작된 의심의 미로『검은 모자를 쓴 여자』는 현실에 대한 불온한 의심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다. 이 작품은 주변인, 가족 그리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는 혼란스러운 세계를 점진적으로, 그러나 동시에 파격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사고로 아이를 잃은 주인공 ‘민’. 그녀는 그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고 믿지만 상처에서 촉발된 불안은 마치 그림자처럼 계속해 민을 따라다닌다. 그 형태는 때로는 검은 모자를 쓴 여자로, 때로는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는 듯한 느낌으로 나타난다. 그러던 중 민은 입양한 아이 동수와 함께 데려온 검은 고양이가 원래 키우던 개를 갑작스럽게 공격하는 사건을 겪으며 자신이 다시 쌓아올렸다 믿은 평화의 얄팍함을 깨닫는다.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고양이도 동수도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부부 사이에 끼어 들어온 타자였다. 상처를 덮기 위해 급조된 환경이었다. 지금의 평화는 봄이면 무너진 축대 위에 흐드러지게 피어나곤 하는 개나리처럼 어딘지 위태로워 보였다. 축대가 무너지는 순간 노란 꽃들은 언제든 비명을 지르며 뭉개질 것이다.(70쪽) 그 후로도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사고들이 계속해 벌어지며 민의 소중한 것들을 하나둘 빼앗는다. 시간이 갈수록 그녀는 ‘타자’인 동수의 존재도, 무조건 아이의 편을 드는 남편의 행동도,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진다. 자신이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 모든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혼란한 마음을 안고 찾아간 무당에게서 민은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살아 있어. 살았는데 죽은 거나 다름없어. 아마 본인이 그런 마음일 거야. 살아도 송장처럼 살고 있는 게 보여. 제가 제 몸을 파먹고 있군. 가련해라!(121쪽)행복의 연약한 외피가 깨졌을 때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소설은 화자인 ‘민’의 의식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우리는 그녀의 심증에서 나오는 의심을 합리적인 추론처럼 듣게 되지만 실은 무엇이 진실인지 그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가 모든 불행의 시점마다 반복해 듣는 말이 있다. “그냥 사고였을 뿐이야…….”(44쪽)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단순한 사고라는 위로. 그녀가 단 하나 확신하는 것은 그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침내 남편의 차에서 의심스러운 고백이 담긴 일기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다.아이의 죽음은 정말 단순한 사고였을지, 검은 고양이는 정말로 불길한 악마의 전령일지, 동수의 엄마는 실재하는지. 환상과 현실이 서로 꼬리를 물듯 뒤엉켜 있는 세계 속에서 그녀가 의심하던 것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까.“(……) 나는 모든 밤과 모든 시간 속의 너를 기억해. 왜 그랬어, 도대체 왜?”“고통을 주고 싶었거든, 서서히. 피가 마르도록.”(227쪽)‘모든 밤과 모든 시간’ 동안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과연 누구이며, 그 존재는 그녀에게 왜 고통을 주고 싶은 것일까.작품은 불안을 겪는 인물의 내면 심리와 행동 양상을 밀도 있게 조명함과 동시에 미스터리적 요소를 곳곳에 촘촘히 배치해 페이지를 넘길수록 빠져드는 흡입력을 가졌다. 그로 인해 독자에게 미스터리라는 이름의 늪을 헤매는, 그리고 헤맬수록 더 그 늪에 가라앉는 듯한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소설은 전반에 걸쳐, 자신이 믿어온 견고한 행복이 밀물의 모래성처럼 고요히 무너져 내리고, 다시는 쌓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인간이 드러내고야 마는 날것의 내밀한 광기가 대담하게 흩뿌려져 있다. 작가는 그를 통해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상의 당연한 행복이 부서진다면, 당신의 내면에는 과연 무엇이 존재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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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담 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기담 룸
    • 하야미네 가오루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모모
    • 2022-02-24

    “기담이 재미없으면 그 즉시 널 죽일 거야.”“자, 이제부터 너희를 한 명씩 죽일 거야.”연쇄살인마의 예고 살인 속에서 살아남을 자는 누구인가?VR 기술로 접속하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SNS인 ‘룸’. 이 SNS 커뮤니티에 어느 날 10명의 게스트가 초대되었다. 누가 초대했는지 알 수 없는 채로, 호기심에 이끌려 들어온 10명의 게스트. 인형 아바타의 모습에 소년, 만화가, 히어로, 인형술사, 신문기자, 한량, 선생, 아이돌, 탐정이란 대화명을 쓰는 9명의 사람과 나. 그들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기담을 좋아한다는 것뿐.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이 룸의 호스트인 ‘머더러’가 대화의 포문을 연다.“나는 기담 룸의 호스트 ‘머더러’. 이제부터 너희를 한 명씩 죽일 거야.”뜬금없는 소리에 처음에는 모두 콧방귀를 뀌지만, 게스트 중 한 명이 죽었다는 기사, 머더러가 게스트 손등에 새긴 X자 표시, 머더러에 의해 팔이 꺾인 한 게스트의 비명, 한 사람씩 차례로 룸에서 사라지는 등 실제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하나씩 쌓이며 거짓말 같던 연쇄살인을 더 이상 장난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게 된다.도대체 왜 머더러는 이들을 죽이려는 걸까. 이 10명이 선택된 기준은 무엇일까. 이 방에서 살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게스트들의 뒷덜미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질수록 다음번엔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인 사람들은 머더러의 정체를 밝히려고, 이 방에서 살아 나가기 위해 공조를 하기도, 서로를 의심하기도 한다. 과연 이 미치광이 연쇄살인마의 예고 살인 속에서 살아남을 자는 누구일까.전 세대가 사랑하는 현대 추리소설의 대가 하야미네 가오루,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를 전격 소환하다!‘룸’이라는 밀실에서 연쇄살인마의 정체를 추적해나가는《기담 룸》은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 탄생 120주년과 사후 50주년을 기념해 쓰인 작품이다. ‘만약 그가 살아 있다면 지금 어떤 소설을 남겼을까?’란 질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란포의 소설에서 쓰인 밀실 트릭인 고서점과 같은 낡은 일본식 주택을 현대에 맞게 SNS 커뮤니티 ‘룸’으로 새롭게 창조해냈고, 탐정을 주축으로 살인자의 정체를 추적하는 전개 방식을 살려 “마치 란포가 살아 돌아와 쓴 것처럼 멋지게 그를 소환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일본 현대 추리소설의 대가라 불리는 하야미네 가오루의 필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하다. 하야미네 가오루는 생동감 넘치고 긴박한 이야기, 촘촘한 트릭 설정 등 매력적인 작품으로 데뷔 이후 30년이 넘도록 전 세대에게 사랑받아온 현대 추리소설 작가로,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 SNS상에 ‘가오루’ 붐을 일으킬 정도로 팬덤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평소 내놓는 작품마다 “커서도 계속 생각이 나 읽고 싶다”,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에 눈을 떴다”, “추리소설 입문자라면 단연코 그의 소설을 가장 먼저 읽어보길 추천한다”라고 칭송받고 있는데, 《기담 룸》을 통해 또 한 번 수많은 그의 소설 가운데서도 명실상부 마스터피스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대화, 치밀한 복선,현실과 분간할 수 없는 섬뜩함까지이 책을 집어든 순간 덮을 수도, 도망칠 수도 없을 것이다!기담 룸에 초대받은 게스트 10명은 각자 자신의 대화명과 어울리는 섬뜩한 기담을 한 가지씩 준비해 약속된 시간에 모인 다음, 한 사람씩 발표한다. 그것이 호스트이자 연쇄살인마 ‘머더러’의 요구 조건이었기 때문. 기담이 재미있거나 머더러의 정체를 밝히는 사람은 살려주겠다는 요구가 터무니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 게스트의 죽음을 보고서는 도망칠 수도,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기담을 이야기하는 회차가 늘어나지만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머더러를 만족시키지 못해 죽게 되면서 의심과 공포는 더해지고, 그러다가 마침내 살인자 머더러의 정체를 밝혀냈다고 확신한 순간, 사건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물론 나 자신조차도 철저히 의심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룸 안의 사람들이 나눈 대화 한마디, 각각의 기담 속에 감춰진 의미심장한 단서들을 조합하다 보면 살인자의 정체에 관한 깜짝 놀랄 만한 반전과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범인의 정체는 물론, 왜 이 10명이 선택되었고,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작가가 깔아둔 치밀한 복선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밝혀진다. 무엇을 추리하든 속단할 수 없는 결과, 그 결과가 말해주는 재미에 무릎을 탁 치며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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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의 저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기억의 저편
    • 김세화 (지은이)
    • 몽실북스
    • 2022-02-24

    ‘대구 MBC’의 전직 기자 김세화 작가자신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주인공 김환을 내세워지극히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며 묵직한 이야기를 선보인다.멈춰진 것은 기억만이 아니었다.방송 기자 출신의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을 배경으로 자신과 같은 방송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한다. 전문성 있는 단어들의 적절한 활용은 이 사건들을 보다 더 현실성 있게 만들어주며 그로 인해 이야기를 탄탄하게 뒷받침 해준다. 김환이라는 기자를 중심으로 위로는 부장들과의 갈등 상황이 그려지며 아래로는 후배들과의 어울림이 인상적이다. 사건과 사건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그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된다.비교당하는 쌍둥이쌍둥이인 인영이는 언제나 비교당하는 게 싫다. 한창 그런 게 싫은 초등학교 6학년이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되는 인영이는 비교당하는 게 싫어서 차라리 자신이 조금 더 멀리 가더라도 다른 중학교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점들이 그대로 자신의 일기장에 드러나 있다. 가족도 헷갈려 할 만큼 똑같이 닮은 점도 인영이에게는 스트레스다. 그렇게 일기를 썼다. 그리고 다음날 아이는 사라졌다. 자신이 좋아했던 친구와 또 다른 쌍둥이와 함께 사라졌다. 아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나와 모든 게 똑같이 생겼는데 어쩌면 그렇게 다를까?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DNA가 다른 걸까? _본문 중에서10년 전세 명의 아이들이 사라졌다쌍둥이 자매인 인영과 소영 그리고 그들의 친구 동구까지 한 마을에서 친하게 지내던 아이 세 명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그들이 어디 다른 곳을 간 것도 아니다. 단지 매일같이 놀던 산에서 놀았을 뿐인데 없어진 것이다. 당연히 가족들은 아이들을 찾아 나섰으며 경찰에도 신고를 했다. 경찰은 유괴나 납치를 의심했지만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고 온 동네와 산을 수색해도 아이들이 나오지 않자 수사는 지지부진해졌다. 10년 후세 명의 아이들이 나타났다그렇게 찾아도 나오지 않던 아이들이 유골로 발견되었다. 그것도 그렇게 찾아도 발견되지 않았던 그 장소에서 말이다. 등산객에 의해서 발견된 아이들. 경찰은 저체온증 같은 증상을 주장하며 자연사나 사고사를 강조하려 하지만 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제 사건은 전국적으로 방송이 된다.사건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것은 경찰이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기자들도 따라온다. 기자들은 가장 먼저 그리고 정확하게 사건을 취재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알릴 임무가 있는 것이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기자 김환. 그는 이 사건의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이었다.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는 그 사건을 맡아서 취재했었다. 아이들을 찾으려 가장 많이 노력도 했다. 당시 형사과장과 함께 시간이 날 때마다 용무산 그곳을 둘러봤었다. 아이들이 나타난 지금 그는 의문점이 든다. 왜 그때는 그렇게 찾아도 없던 아이들이 지금에서야 바로 이곳에서 나타난 것일까.어제부터 나를 혼란스럽게 한 의문이기도 하다. 지금 그 의문은 하나의 명제로 명료하게 정리됐다. 왜, 어제, 그 소나무 아래에서, 실종된 세 아이의 유골이 발견됐을까? _본문 중에서한 남자의 죽음또 다른 사건의 시작사건은 연달아서 일어난다. 세 어린이 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한 남자의 죽음이 경찰에게 알려진다.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이 사건은 분명 세 어린이 사건과도 연관성이 있다. 이 남자는 이 사건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10년 전 세 어린이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이 해결되지 않자 각종 제보들이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한 교수가 주장한 가설이 있었고 그것을 경찰이 뒷받침하면서 허락을 했고 그 결과 그가 의뢰를 받아서 일을 했던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이 한 가정을 엉망으로 만든 것을 본 그는 나중에서야 성금을 기부했었다. 그런 남자였다. 그는 왜 이제 와서 이렇게 시체로 발견된 것일까. 그것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말이다. 그를 죽인 사람은 무슨 이유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이학진 씨는 거구였기 때문에 사장은 상대적으로 왜소하게 보였다. 사진 하단에는 ‘실종 어린이 가족에 2천만 원 기부’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당시 기부 내용을 기사로 작성한 기자가 바로 나였다. 5년 전이었다. _본문 중에서합리적 의심사건은 계속된다세 명의 어린이들이 사라졌고 그 모든 과정을 취재한 김환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증거는 없었다. 경찰들도 형사들도 아이들을 찾지 못한 마당에 기자인 그가 아이들을 찾을 가망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최대한 많은 자료들을 모아왔다. 아이들의 가족들을 인터뷰하고 아이들이 갈 만한 곳을 수소문 했고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형사들에게 진행 상황을 확인했었다.이제 아이들이 나타났다. 그의 취재는 계속된다. 비록 이 사건을 맡아서 리포팅을 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러하기 때문에 그는 최선을 다해서 발로 뛰며 조사한다. 그로 인해 자신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한다.고도로 예민해진 나의 감각이 내 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을 포착했다. 발을 딛는 소리였다. 그다음에는 숨소리가 목덜미까지 다가왔다. _본문 중에서알 권리와 알릴 권리그 극간의 딜레마기자들은 사건을 취재한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그들이다. 그들이 알아낸 모든 사건들이 방송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도 걸러지게 된다. 때로는 빠르게 알려야 한다는 것에만 주력한 나머지 잘못된 오보를 알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키고자 자극적인 내용만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모든 방송의 내용은 달라진다. 평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자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박수정 기자가 그처럼 강하게 감정적으로 항의하는 모습 또한 그날 처음 보았다. _본문 중에서딜레마에 사로잡히는 것은 기자들뿐만 아니다. 경찰들 또한 밀려드는 제보로 인해서 어떤 것이 제대로 된 진짜 정보인지 구별하기 어렵게 되었다. 모든 제보를 다 확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들어오는 제보들을 무시할 수도 없다. 그로 인해서 사건의 해결은 더욱 더디게 이루어지게 된다. 사건은 해결되었지만취재는 계속된다김환의 활약으로 인해서 사건은 모두 해결되었다. 자신의 신상을 둘러싼 일들도 모두 해소되었다. 미지의 인물은 여전히 미스터리하게 남아있다. 이 인물들이 또 다른 이야기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다른 변수를 기대하는 것도 김환의 이야기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얼굴을 콕콕 찌르는 찬바람을 물리치려는 듯 내 심장이 열을 내며 빨라졌다. 뺨이 화끈거렸다. 맥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때부터는 새 출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_본문 중에서기자 출신의 작가는 자신의 페르소나 김환을 내세워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만큼 사건을 둘러싼 배경들이나 조건들, 등장인물들은 현실적이고 사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그같은 사실은 픽션을 허구의 이야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이야기처럼 만든다. 언젠가 어디선가 일어난 일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만큼 현실적이다. 다음에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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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살인사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꼭두각시 살인사건
    • 다니엘 콜 (지은이), 유혜인 (옮긴이)
    • 북플라자
    • 2022-02-24

    ‘미끼’라는 단어가 새겨진 피해자,‘꼭두각시’라는 단어가 새겨진 가해자!에밀리 백스터 경감은 봉제인형 살인사건과 그녀의 친구 윌리엄 ‘울프’ 폭스가 실종된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또 다른 잔인한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지만, 봉제인형 살인사건의 모방범죄가 발생하는 바람에 뉴욕으로 파견된다. 뉴욕 브루클린 다리에는 한 남성의 시체가 뒤틀린 자세로 매달려 있고 가슴에는 ‘미끼’라는 단어가 깊이 새겨져 있었다. 반면, 자살한 가해자의 가슴에는 ‘꼭두각시’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미국에서 발생한 끔찍한 연쇄 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백스터는 지난 수년 간 자신을 사로잡았던 슬픔과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하는데….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2016년 런던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영국, 미국, 일본, 독일, 러시아 등 주요 선진국 포함 32개국 번역 출간!영국TV 드라마화 제작 확정!2016년 4월 런던 도서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소설 《봉제인형 살인사건》시리즈는 다니엘 콜의 데뷔작으로서 영국, 미국, 독일, 일본을 포함한 32개국에서 출간되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데렐 가족》을 히트시킨 ITV社가 TV판권을 획득했다. 《꼭두각시 살인사건》은 생동감 있는 묘사, 입체적인 캐릭터, 치밀하고 절묘한 플롯,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긴장감 넘치는 구성으로 첫 문장에서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추리스릴러 소설의 대가의 반열에 오른 레이첼 애보트나 M. J. 알리지 같은 작가들도 다니엘 콜의 등단을 새로운 천재 작가의 탄생이라며 치켜세웠다. 신체의 여섯 부위를 바늘과 실로 꿰매 이어 붙인 살인사건이라는 섬뜩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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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 류현재 (지은이)
    • 마음서재
    • 2022-02-24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수상작’ 전격 출간!그물처럼 질기고 너울처럼 아찔한, 그날 밤의 미스터리검증된 스토리텔러들의 성지,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2020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재와 구성으로 스토리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은 화제작이 출간되었다. 실제에서 오는 완벽한 리얼리티, 내적 욕망을 자극하는 강렬한 감정 환기, 1초도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틱한 서사까지, 평단의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이 좀체 접하기 힘든 색다른 미스터리로 독자들을 자극하는 이유다.이야기는 현실과 과거, 세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기민하게 움직인다. ‘황금엉덩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검사 해심은 성범죄자들에게 중형을 때리기로 소문난 인물.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며 일개 공무원이라는 깊은 무력감에 빠진 어느 날, 다급한 전화를 받고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내용인즉,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일면식 없는 할머니를 상대로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것. 하지만 의뭉스러운 주변인들을 통해 이내 단순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좁은 욕조 안에서 벌어진 수십 년 전의 비밀과 맞닥뜨리며 충격에 휩싸인다.류현재 작가는 《네 번째 여름》의 출간으로 다시 한번 사실적이고 세밀한 자신의 세계관을 견고히 다졌다. 특히 이 작품은 비틀린 욕망과 서글픈 운명이 맞물려 빚어낸 오해와 질투, 복수와 치정의 드라마로 감당하기 힘든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날것의 리얼리티, 강렬한 감정 환기, 드라마틱한 서사극본으로 입증된 스토리텔러,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수상작한국형 미스터리 스릴러의 새로운 판을 짜 내려간 장편소설!망막에 맺히는 극강 리얼리티, ‘날것’의 삶을 ‘소설화’하다!미스터리 스릴러 《네 번째 여름》은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던 저자가 남해에 은둔하며 완성한 끈질긴 궁리의 결과물이다. 새벽을 일으키고 파도와 맞서는 거친 삶은 바다를 터전으로 사는 이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일. 활자를 읽는 순간, 눈앞에 상황이 그려지는 현실감은 현지에서 어부로 살아가는 작가가 보고 듣고 매만진 모든 경험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이 소설은 그 어떤 문장과 표현에도 꼬임이나 기교가 없다. 그리고자 하는 장면을 보이는 그대로 직접 투사하는 솔직함이 있을 뿐이다. 이는 단숨에 독자들을 ‘앵강만’이라는 실존 무대로 옮겨다 놓으며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살아 움직이는 검은 뻘과 바다, 코끝을 찌르는 달큰한 무화과 향기, 펄떡거리는 병어 비린내 등 전달 불가능한 시각적·후각적 느낌까지도 지체 없이 전두엽에 전달한다. 그 생생하고 즉각적인 리얼리티가 곧 어부 작가 류현재만이 가진 힘은 아닐지.필력에 스민 날것의 감각이 소설 전체를 지배하며 독자들을 압도하는 작품이다. 첫 장을 펼쳤을 때, 시퍼런 바다가 망막 위로 맺혔다면 이미 당신은 소설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는 증거. 탐닉하고 안 하고는 이제 당신 몫이 아니다. 오직 끝을 향해 내달릴 일만 남았을 뿐이다.모르핀보다 강렬하게, 내적 욕망을 저격하는 감정 환기 소설미스터리 스릴러의 끝은 언제나 둘 중 하나다. 진범이 밝혀지거나 혹은 죽거나. 그도 아니면 당신을 위한 폭풍 엔딩이 숨어 기다리고 있거나. 그러나 이 소설에는 낭자한 핏자국이나 빤한 반전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약물처럼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은근하고 끈질긴 심리적 자극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작품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에 움직이는 다양한 인물 군상과 관계들이 등장한다.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속물근성의 영석, 질투에 눈이 멀어 흑화하는 덕자, 위신이 깎일까 봐 체면 차리기에 급급한 해심, 지독한 사랑을 증오로 발현하는 문희. 거기다 어쩐지 거부할 수 없는 출생의 비밀, 비극으로 점철된 죽음까지, 마치 잘 짜인 태피스트리를 보는 듯한 설정들이 한 번쯤 욕망의 분출을 꿈꿔본 이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하다.인내와 도덕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얼마나 수많은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던가. 보통 상식과 기준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광기와 배신, 복수와 치정까지도 이 소설 안에서라면 얼마든 실현 가능하다. 발 들이지 않은 세계에 대한 극적인 쾌감, 보편 정서를 건드리는 강렬한 소재! 이는 모르핀보다 수십 배 더 강한 중독성으로 ‘금기’를 금기시하는 국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하나의 거대 줄기를 따라 올라가는 완전무결한 서사작품은 굵직한 두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비밀을 역추적해간다. 현재의 사건은 ‘황금엉덩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성범죄 전담 검사의 이야기. 여성아동범죄부 소속 검사 해심은 위계에 의해 벌어진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가 좁은 욕조 안에서 한 할머니를 범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 하지만 이내 단순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감춰진 전모를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과거의 사건은 수십 년의 지난한 역사를 간직한 남해 바다가 배경이다. 마을에는 ‘그것’에 미쳐 밤낮으로 배를 타는 사내가 있다. 그는 뒤틀린 욕망과 죄업으로 바닷사람들을 증오하고, 그 간악함은 물에서만 숨을 쉴 수 있는 한 여자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비밀을 새긴다.서로 닮은 듯 다른 두 가지 성범죄 사건, 그리고 박제돼버린 그날의 진실. 과연 이들의 운명에는 어떤 사연과 균열이 끼어들고 있는 것일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을 담보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숨 가삐 과거를 좇다 보면, 어느샌가 거대하고 내밀한 비밀에 손과 발이 묶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며, 그 이면에 가려진 추악한 민낯이 인간의 또 다른 본성임을 깨닫게 한다. 극적 요소가 절묘하게 배합된 한 편의 미스터리 드라마, 이 촘촘한 그물형 스토리가 주는 혼돈이 한동안 당신을 가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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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한번 베토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다시 한번 베토벤
    • 나카야마 시치리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너는 너의 예술 안에서만 살아라. 그것만이 너의 유일한 실존이다.” 2009년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의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다시 한번 베토벤』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어디선가 베토벤』의 다음 작품으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을 비롯해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나가우라 교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다시 한번 베토벤』은 초절정 인기 클래식 미스터리로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다. 미사키 요스케의 사법연수생 시절을 그리며 음악가의 길을 택하게 된 그의 여정을 다룬다. 물론 사건의 진상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미스터리로서의 재미와 반전도 한껏 보장한다. 누계 152만 부 돌파! 화제의 인기 클래식 미스터리! “진정한 미사키는 지금 무대 위에 있는 저 남자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기다렸을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가 드디어 돌아왔다. 전작 『어디선가 베토벤』에서 고등학생이었던 미사키가 피아노 앞을 떠난 지 정확히 5년 후, 이제 배경은 사법연수원이다. 『다시 한번 베토벤』에서는 미사키 요스케가 사법 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해 사법연수원에 들어온다. 수석 합격자인 것은 물론 아버지까지 에이스 검사인 것이 알려지면서 미사키는 연수생들과 교수들의 이목을 한껏 받는다. 그런데 미사키는 다른 사람의 관심과 칭찬에도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아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진다. 한편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고 법조계의 일원이 된 아모 다카하루는 미사키 요스케와 함께 검찰청 실무 연수를 받게 된다. 연수 중 참관한 피의자 소환 조사에서 두 사람은 마키베 히미코와 마주한다. 그림책 작가인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삽화가 마키베 히미코. 증거인 흉기에서 히미코의 지문만 나왔는데도 그녀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다.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기기 직전, 미사키가 갑자기 사건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사키는 과연 히미코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이렇게 아모와 미사키는 함께 사건을 조사하며 서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아모는 미사키의 이상한 행동에 영 그를 이해할 수 없다. 미사키는 클래식 알레르기라도 있는 것처럼 음악을 회피하면서도 음악을 들으며 악보라도 외운 듯 정확한 운지를 선보인다. 몰래 스튜디오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질 않나, 대회에 출전한다는 이유로 연수를 무단으로 빠진다. 미사키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법의 여신뿐만 아니라 음악의 신까지도 미사키의 손을 잡아준 걸까? 천재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의 파란만장한 사법연수생 시절! 증명 불가한 미스터리 트릭과 웅장한 베토벤 음악의 완벽한 조합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법연수원의 교수로 임명된 고엔지 시즈카도 깜짝 등장하며 ‘나카야마 월드’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에서 대활약 중인 시즈카가 사법연수원에서 미사키 요스케와 연을 맺는다. 전직 판사이면서 법조계에서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그녀가 과연 후진에게 어떤 가르침과 교훈을 주었을지, 또 이들의 인연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어질지를 기대하며 그들의 만남에도 주목해주시기를 바란다. 어두운 정열이 가슴을 검게 그을리고,낮게 흐르는 음울함이 으르렁거린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그는 엄청난 집필량을 자랑하며 다작을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늘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보통 월 700매 가량을 집필하는데 일에 쫓기지 않기 위해 나름의 방식대로 일정을 관리한다고 한다. 마감 일정을 달력에 적어두어 체크하는데, 일정에 쫓길 때는 2일에 1회 정도 마감이 있고, 여유가 있을 때도 3일에 1회 정도는 마감이 있다고 한다. 소설 연재는 대체로 1회에 50매 정도라 지금은 하루 25매 정도를 쓰는 속도로 작업 중이다. 가히 다산 다작의 미스터리 작가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작업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소설을 쓸 때는 5백 장이라면 5백 장, 머릿속에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편집자님께 요청받아 3일 동안 구상합니다. 플롯을 2천 자로 정리해 편집자에게 전달할 때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머릿속에 완성되어 있습니다. 그 후에는 그걸 다운로드만 하면 되는 것이라 편합니다. 그러니 다른 원고를 바꿔 쓰면 기분전환이 되는 겁니다.” 기분전환조차 다른 원고를 쓰면서 할 정도라고 하니 작품에 대한 그의 집념과 열정은 그 누구 못지않을 것이다. 다작의 비결이 또 있다.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시치리는 먼저 설계도를 그려놓고 조립만 하면 되는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렇다면 그는 음악, 범죄, 의학 등 다양한 테마의 미스터리를 쓰면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할까. 그는 한 인터뷰에서 취재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가령 수술 장면도 예전에 TV에서 본 심장 이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고 있어 의학적인 묘사에서 오류가 있는지 걱정이었다고도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읽어줘서 실수는 없었다. 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언제까지나 쇼팽』을 집필할 때도 폴란드 여행 비디오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 수집 루트, 그리고 자신만의 작법으로 소재와 반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세계 속으로 독자 여러분들도 빠져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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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는 잠들지 못하리라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더는 잠들지 못하리라
    • P. D.제임스 (지은이), 이주혜 (옮긴이)
    • 아작
    • 2022-02-24

    “사악하고 유쾌한 여섯 가지 살인 이야기”P. D. 제임스 탄생 101주년 기념, 작가 사후 미출간작 여섯 편을 골라 엮은, 작가 능력의 절정을 보여주는 단편집! 1939년 크리스마스이브, 무례한 가부장이 소유한 코츠월드의 한 영주 저택에 어딘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가난에 허덕이는 점잖은 부부, 꼭 끼는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정부, 지나칠 만큼 효율적인 비서, 곧 영국공군에 입대할 예정인 유명한 비행기 조종사, 그리고 집주인의 재산을 상속받을지 모를 어린 조카가 그들이다. 민스파이와 펀치가 한 차례 돌자마자 위협의 분위기가 치명적으로 고조되지만, 집안의 전통에 따라 손님들이 잠든 사이 거구의 집주인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방마다 선물을 주러 다니기 시작하는데….“P. D. 제임스의 소설은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면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죽음을 애석해했던 사람들은 이제 애도와 통곡을 그만둬도 되겠다.”<시카고 선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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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어 와이프 - 어느 날 나는 사라졌다 한때 사랑했던 남자에게서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디어 와이프 - 어느 날 나는 사라졌다 한때 사랑했던 남자에게서
    • 킴벌리 벨 (지은이), 최영열 (옮긴이)
    • 위북
    • 2022-02-24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달아나는 여자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남편치밀하게 추적하는 베테랑 형사실종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복수 서스펜스까지 ★★★USA투데이 베스트셀러★★★15만 부 아마존 베스트셀러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 작가 ★★★애플북스 최고의 책 선정꼬리에 꼬리를 물듯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부부 스릴러실종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복수 서스펜스까지 부부의 세계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한 권에 담아냈다. 한때 사랑했던 남녀가 서로를 증오할 때, 삐걱거리는 결혼생활만큼 끔찍한 스릴러는 없다. 베스라 불리는 한 여성이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달아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1년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듯하다. 그 시각 제프리라는 남자는 아내가 실종된 것을 알게 된다. 도주의 서스펜스에서 실종 미스터리로 이야기가 넘어가며 화자의 시점이 바뀐다. 달아나는 여자 베스, 실종된 아내를 찾는 남편 제프리가 각각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리고 제3의 인물 마커스 형사가 나타나 실종자를 추적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세 사람의 시점을 통해 세 가닥으로 펼쳐지는 줄거리는 혼란과 동시에 긴장감을 준다. 달아나는 여자와 실종된 여자의 시점이 하나로 합쳐지는 듯하다 갈라지고, 남편과 형사가 추적하는 대상은 같은 듯 다르다. 세 개의 줄거리는 점점 하나의 줄거리로 합쳐지고, 하나씩 드러나는 단서에서 네 사람의 연결 고리가 드러난다. 서스펜스로 시작한 이야기는 미스터리를 거쳐 마지막에 통쾌한 복수극으로 막을 내린다.아내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드러났다베스는 7년간의 결혼생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유를 만끽하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녀는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달아나는 중이다. 부엌으로 걸어오는 남편의 발소리를 생각하면 여전히 온몸이 경직된다. 하지만 언제 폭력을 휘두를지 몰라 조마조마하던 것도, 구타를 피하려고 몸부림치던 것도 그만하기로 했다. 핸드폰은 추적당할까 봐 켜지 않는다. 이혼을 입 밖으로 꺼냈을 때 남편은 그녀의 입에 총구를 쑤셔 넣었다. 남편이 좋아했던 긴 머리는 싹둑 잘랐다. 남편은 아내의 긴 머리채를 휘어잡고 이 방 저 방 끌고 다녔다. 그렇게 그녀는 사라지기로 했다. 남편은 똑똑한 사람이다. 어느 곳에도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된다.한편 나흘간의 출장에서 돌아온 제프리를 맞이한 것은 텅 빈 집이다. 아내의 차는 없고, 부엌은 엉망진창이다. 부동산중개인으로 자신보다 훨씬 돈을 잘 버는 아내는 그날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고 저녁 9시쯤 집에 돌아올 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아내의 쌍둥이 언니는 하루 종일 아내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날 밤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언젠가 아내는 가출을 한 적이 있다. 아내가 일부러 남편을 벌주려고 사라진 것일까? 하지만 이번에는 예감이 불길하다. 결혼생활은 삐걱대고 있었고, 다툼 끝에 아내에게 손찌검을 한 적이 있다. 아내의 행방을 찾아 페이스북과 이메일을 찾아보니 아내에게 남자가 있었다. 실종 신고를 받은 마커스 형사는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한다. 실종자가 사라지기 직전 고객에게 보여주기로 했던 집을 찾아가고, 직장 동료들을 중심으로 탐문 조사를 하고, 실종자가 타고 나간 자동차 행방을 찾고, 핸드폰 발신지와 통화 내역도 조사한다. 물론 실종 시점 남편의 행적도 조사한다. 실종자가 시체로 발견된다면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남편이다. 한쪽에는 추적하는 상대를 따돌리며 달아나는 여자가 있다. 그리고 한쪽에는 한 여자가 실종됐다. 실종된 여자가 타고 나간 차량은 발견되었지만, 사고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의도적으로 사라진 건지도 모른다. 담당 형사가 실종자의 핸드폰 발신을 추적해갈수록 달아나는 여자와의 거리는 점점 좁혀진다. 사라진 아내, 그녀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달아나는 여자, 그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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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 천선란 (지은이)
    • 안전가옥
    • 2022-02-24

    불구덩이에서 뛰어내리듯혹은 불구덩이로 뛰어내리듯그 순간 나는 이유 없이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졌다《천 개의 파랑》 천선란 작가가 선보이는 뱀파이어 로맨스 신작!그들은 모두 혼자였다. 하지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았던 혼자였다. 외로움에 온몸이 잠식되어 무감하게 살아가는 수연. 머나먼 타국으로 입양되어 고독한 이방인이 되어 버린 완다. 단 한 번도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보지 못한 ‘착한 딸’ 난주. 어느 날 문득, 그 존재가 그들의 눈앞에 운명처럼 나타난다. 외로운 사람의 피를 알아보고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뱀파이어. 소름 끼치게 아름답고 매혹적인 그 존재는 수연, 완다, 난주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 마는데…. |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존재, 뱀파이어뱀파이어는 지독한 저주인가 완벽한 구원인가“뱀파이어야. 이 사람들을 죽인 범인, 인간이 아니고 뱀파이어라고.”인천 구시가지에 위치한 철마재활병원. 재개발을 앞두고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가운데, 치매나 불구 환자들이 대부분인 이 병원에서 연쇄 자살이 일어난다. 벌써 네 번째.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한 형사 수연은 내막을 파헤쳐 보려 한다. 아무리 유서가 발견되었다고 해도 찜찜한 기분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밤늦게 단서를 찾으러 간 현장에서 수연은 자신보다 먼저 찾아온 손님을 맞닥뜨린다. 중년의 여자 완다. 완다는 ‘누군가를 잡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이 사건의 범인은 형사의 관할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범인이 누구냐고 캐묻는 수연에게 완다는 믿지 못하겠지만 범인은 ‘인간이 아니고 뱀파이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또다시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목덜미나 어깨에 두 개의 구멍이 있는지 잘 찾아보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죽음이 계속될 거라는 듯.그리고 철마재활병원 7층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 난주. 그녀는 가족이라는 짐을 짊어지고 어마어마하게 불어난 빚 독촉에 시달리며 마약성 약물을 빼돌려 불법적으로 푼돈을 버는 일상에 갇혀 버렸다. 그저 착하고 성실한 딸로 살아왔을 뿐인데 어느새 그렇게 되었다. 이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날 수는 있을지, 이런 인생인데도 계속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지, 깊은 절망에 빠져 있던 난주의 앞에 인간이 아닌 존재, 뱀파이어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난주를 구해 줄 수 있다고, 난주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면 기꺼이 그 손을 잡아 주겠노라고 속삭였다. 지독하게 완벽한 그 존재 앞에서 난주는 차마 거절의 말을 뱉지 못했다.완다는 어쩌다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으며 뱀파이어 헌터가 되었을까. 난주는 철마재활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흉흉한 일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리고 수연은 왜 하필 이 기묘한 사건에 말려들고 말았을까. 그 미스터리한 비밀의 실체가 우리 눈앞에 서서히 펼쳐진다.|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천 개의 파랑》 천선란 작가가 뱀파이어 로맨스로 돌아왔다!《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는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 SF어워드 2020 장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받았고, 《천 개의 파랑》, 《어떤 물질의 사랑》 등으로 현재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 천선란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장편소설이다. “외로운 사람의 피 맛을 알아보는 뱀파이어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 작품에서 뱀파이어는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되었을까. 지금까지 페미니즘, 소외 계층 등 사회문제를 소설에 계속 반영해 왔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뱀파이어라는 비주류의 존재가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이해되는지를 절묘하게 드러낸다. 작가가 독자에게 보여 주고자 한 것은 타자화되지 않은 뱀파이어라는 존재, 뱀파이어가 견뎌야만 하는 현실과 시간 그 자체다. 생존을 위해 피를 마셔야 한다는 이유로 배척당해야 했던 존재, 죽지도 않고 인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존재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곳곳에 엿보인다.고립을 강요당했던 뱀파이어가 살아남기 위해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 헤맨다는 설정 또한 흥미롭다. 소설에 등장하는 수연과 완다, 난주는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버려지거나 잊힌 존재다. 제대로 도움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혼자인 게 당연한, 사람에게서 치유받지 못하고 사람 때문에 거듭 고통을 겪어야 했던 그들이 뱀파이어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흐름이다. 이런 설정을 통해 작가는 이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무언가를 어떤 이유로든 이런 식으로 내버려 두고 외면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하고 묻는 듯하다.이 소설은 수연, 완다, 난주를 비롯해 릴리와 울란, 그레타 등 각각의 캐릭터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해석하며 감정과 여운을 느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흐름을 좇으며, 그다음에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며, 또 그다음에는 곳곳에 숨어 있는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을 찾아내며, 이 매혹적인 소설의 세계에 흠뻑 빠져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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