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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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형사의 분노
-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04-14
절망으로 가득 찬 메마른 세상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미스테리 걸작!베스트셀러 1위 《돌이킬 수 없는 약속》야쿠마루 가쿠 신작! 집 안 여행용 캐리어에서 발견된 노부인의 시신. 시신을 보관하고 있던 사람은 사망자의 딸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을 숨기고자 했던 딸의 진짜 목적은?한밤중 공원 화장실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살인이 어디까지나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는 용의자는 자신이야말로 성범죄 피해자라고 호소하는데….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안고 있는 충격적인 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워지지 않는 죄의 무게. 현대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걸작 미스터리 시리즈 최신작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츠메 형사 시리즈’ 최신작. 주인공 나츠메 노부히토 형사는 정든 히가시이케부쿠로 경찰서를 떠나 새로 발령받은 긴시 경찰서로 향한다. 도쿄 스카이트리가 내다보이는 스미다를 배경으로 한 이번 책에는 야쿠마루 가쿠 특유의 반전과 서사를 담은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생생하게 반영된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감동과 묵직한 여운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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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화려한 유괴
-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04-14
‘천재 범죄 집단 vs 천재 명탐정’의 불꽃 대결블루홀식스는 지금까지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유독 많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오승호’(고 가쓰히로), ‘저우둥’, ‘후루타 덴’(작가명 가나다 순)등의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마치 미스터리 출판사의 사명(使命)처럼 출간하여 왔다. 또한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우사미 마코토’, ‘하야사카 야부사카’, ‘레이미’를 발굴하였으며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 위주로 꾸준히 소개하여 대표 인기작가가 되었다. 이 또한 블루홀식스 출판사만의 기쁨이자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꽃피는 삼월에, 최근 한스미디어에서 『살인의 쌍곡선』으로 국내 미스터리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인 『화려한 유괴』를 선보이며 순도 높은 클래식 미스터리의 최정점으로 보는 독자들에게 큰 재미와 기쁨을 아낌없이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퀄리티 높은 미스터리를 매달 선보일 계획이다.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우리 블루 라이언스는 현재 일본 전 국민을 납치했다. 『화려한 유괴』는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작이자 중요한 대표작 중 하나다. 또 ‘트래블 미스터리’의 마스코트인 ‘도쓰가와 경부’와 견줄 만한, 작가의 또 다른 대표 탐정 캐릭터 ‘사몬지 스스무’가 등장하는 ‘사몬지 스스무 탐정 사무소’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화려한 유괴』는 1977년 첫 출간 당시부터 ‘천재 범인 집단이 일본 전 국민 1억 2천만 명을 유괴한다’라는 기발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20년 완성판이 출간되기까지 몇 차례나 새로운 판본으로 출간을 거듭하며 현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작 중에는 이와 같은 과감한 설정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미스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독 호평을 받는 작품들이 있는데, 『화려한 유괴』는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베스트 5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납치 사건을 그린 과감한 설정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책을 한번 펼치면 중간에 놓기 어려울 정도로 사로잡는 전개와 뛰어난 가독성도 주목할 만하다. 줄거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전대미문의 협박 전화가 총리 공관으로 걸려 온다. 그로부터 사흘 후, 도쿄의 초고층 빌딩 찻집에서 젊은 커플이 설탕통에 든 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연한 죽음인가, 협박 전화를 건 범인의 묻지 마 살인인가. 난항에 봉착한 경찰은 명탐정 사몬지 스스무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그가 사건에 뛰어든다. 하지만 사건은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게 되는데…… 이렇듯 사건은 기상천외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흐름 속에서 ‘천재 탐정 vs 천재 범죄 집단’의 치열한 대결 묘사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클래식 미스터리의 재미와 가치는 덤이다.유괴 납치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걸작!“미쳤어, 이 세상은.”“맞아.”“미치기는 했어도 아름다운 곳이지.” 클래식 미스터리의 레전드! 193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립 전기공업학교를 졸업한 후 11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후 사립탐정, 경비원, 세일즈맨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현상 공모에 도전한 끝에 1963년 단편 『일그러진 아침』으로 제2회 올요미우리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65년 『천사의 상흔』으로 제1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했다. 이렇게 작가로의 입지를 확보한 후, 니시무라 교타로는 2021년까지 출간 작품 수 약 700편, 누적 발행 부수 2억 부가 넘는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장 중의 거장이다. 그는 1961년 단편 『검은 기억』으로 데뷔 후 90세가 넘은 지금도 백 엔짜리 볼펜으로 특별 주문한 400자 원고지를 하루에 20장씩 쓰며 정력적으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현역 작가이기도 하다. ‘국민 작가’라는 수식어가 식상할 정도며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리빙 레전드’라 부르는 게 적합할 정도다. 실제로 아야츠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수많은 유명 중견 미스터리 작가들이 교타로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특히 1978년작 『침대특급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하는 그의 ‘트래블 미스터리’ 시리즈는 향수를 자극하는 일본 명소들을 아름답게 묘사할 뿐 아니라 열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활용해 참신한 트릭을 선보였다. 이러한 작가는 2017년 출간한 작품이 600편이 넘을 시점에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출간해 도쿄의 대형 전파탑인 스카이트리의 높이(634미터)를 넘기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2021년 현재 출간 작품 수 680편을 넘기며 작가의 목표는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2019년에는 대표작인 ‘도쓰가와 경부 시리즈’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고상’을 수상하며 또다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 자리에서 니시무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30년 정도 됐지만 아직도 마음은 신인과 같다. 집필 속도가 늦어지면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이 든다. 앞으로도 펜을 놓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 작가의 포부가 잘 느껴지는 대목이다. 680편이 넘는 작가의 작품 중 옥석 같은 작품을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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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환혼전 - 원혼을 부르는 책
- 김영미 지음
- 산수야
- 2023-04-14
세자 이호(李峼)와 대비전 궁녀 여리환혼전과 천구의 실체를 밝혀 대비를 살려내야만 한다!대비전 소속 궁녀 여리는 폐서고에 들렀다가 세자의 삿된 취미에 얽혀들고 만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는 조선 국본의 취미는 다름 아닌 귀신의 행방을 쫓는 것. 세자는 여리에게 내기를 제안하고, 여리는 어쩔 수 없이 응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점점 내기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궐에 천구(天狗)가 나타난다. 천구는 대유행 중인 책 ‘환혼전(還魂傳)’에 등장하는 괴물로 방울 소리와 함께 등장해 사람들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한편 환혼전에 대한 소문도 심상치가 않다. 귀신이 쓴 책이라느니, 소실된 뒷부분을 읽으면 천구가 찾아와 죽인다느니, 말들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괴이한 이야기뿐이다.그런데 천구의 등장 이후 대비가 갑작스레 의문의 병증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대비를 구하기 위해서는 환혼전과 천구에 얽힌 미스터리를 해결해야 한다. 전에 없던 복잡괴기한 수수께끼를 맞닥뜨리며 세자와 여리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공통의 목표와 미묘한 동질감으로 인해 두 사람은 내기를 끝내고 한편이 되어 미완성된 책 환혼전의 원본을 찾아 나선다.조선 왕조 사상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왕 인종세자 시절의 그가 풀어나가는 왕실 미스터리재위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왕 인종이 세상을 뜨던 날 밤, 경성에 괴물 소동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18년 전, 인종이 아직 세자였던 시절에는 궐 안에 괴물이 출몰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인종이 태어나기 얼마 전에도 궐에 기이한 짐승이 나타났다.모두 이성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나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엄연한 사실들이다. 주목할 만하게도 “조선 왕실엔 기이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즈음엔 특히 재변이 잦았”다(작가의 말). 『환혼전』은 ‘환혼전’이라는 가상의 책을 베틀 삼아 당대에 기록된 ‘거짓말 같은 사료’들을 촘촘히 그리고 튼튼히 직조한 역사 추리소설이다.작가는 당시 일어난 잦은 재변의 이유를 잦은 비극으로부터 찾았다. 『환혼전』이 추적하는 것은 기이한 사건들의 진상이다. 그러나 사건의 전말이 모두 밝혀졌을 때 종국에 우리가 깨닫게 될 진실은 공포 이면의 슬픔일 것이다. 소설 속의 세자 또한 그렇게 호기심 대신 비애를 장착하고 ‘어진 임금’, 인종(仁宗)이 될 준비를 해나간다.빈틈없는 플롯과 힘 있는 스토리 전개로 독자를 현장으로 불러내는 작가 김영미가 『김만덕』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역사 장편소설 『환혼전』을 내놓았다. 역사소설이라는 뼈대에 추리 요소를 가미한 이번 작품은 성실한 자료 검토와 작가 특유의 영화적 구성을 기반으로 정갈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소설은 어떤 사료도 배반하지 않은 채 차곡차곡 결말을 향한 발판을 마련해간다. 이야기 속에서 모든 발판들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플롯을 쌓아올린다. 작가는 역사와 추리라는 ‘장르’에 잡아먹히지도, 그것들을 잡아먹지도 않는 적정선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저 그것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 터를 하나 구축했다. 그 무한한 공간 안에서 막힘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진행은 역사와 추리라는 장르가 주는 빳빳한 긴장감을 잊게 만든다. 무엇 하나 건너뛰어 넘어갈 수 없는 크고 작은 발판 위를 밟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이야기 터 위에 불려가 역사의 현장에서 반짝이는 눈으로 단서를 주워 담고 있으리라 짐작한다.『환혼전』의 오묘한 매력은 작가가 인물과 감정 그리고 각 사건을 다루는 방식으로부터도 발생한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의 궐이며 주인공은 세자와 나인이다. 자연히 화려한 정치적 갈등과 권력 다툼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인물 간의 애틋한 연정에 관한 이야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환혼전』의 두 주인공인 세자와 나인 여리는 화려함의 중심에서 한발 비낀 위치에 스스로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상처 입고 잊혀버린 어둠들을 응시한다. 세자와 여리가 정을 쌓아나가는 방식은 로맨스라기보다 아이러니에서 발생하는 슬픔을 인식하는 이들끼리의 작지만 깊은 연대에 가깝다. 이로써 소설은 역사의 승자 혹은 패자를 조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승부처 아래 깔린 채 음지로 내몰려 역사 속에서 아예 지워져버린, “살아 있되 살아 있지 않은” 자들을 주목한다. 진득한 왕실 미스터리는 그 전모가 한 꺼풀 한 꺼풀 드러날수록 통쾌하기보다 어쩐지 서글퍼진다. 결론적으로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아무런 부조리도 전복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축축한 서스펜스 속에서도 승자가 밟고 선 그림자들을 응시하는 담담한 시선은 종국에 지금도 어딘가에서 귀신처럼 살고 있을 어둠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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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흑백합
-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3-04-14
단 한 글자도 놓치지 마라모든 것이 복선이며 단서다!‘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서프라이즈 부문 1위‘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내러티브 부문 2위‘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종합 4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7위 ‘미스터리 베스트 10’ 8위‘2000년대 미스터리 랭킹’ 8위“결말로 가면서 진실을 전부 알게 되었을 때는 허를 찔린 기분으로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여러 가지 복선이 눈에 들어와 번역한 문장들을 거듭 확인해야 했다.”-역자 후기 중에서 서정적인 분위기의 청춘 소설과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엮어낸 다지마 도시유키의 마지막 걸작!순수하고 아련한 청춘 소설로, 서늘하고 어두운 미스터리로도 그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절판 이후 미스터리 독자들 사이에서 복간 요청이 꾸준히 이어져 온 다지마 도시유키의 『흑백합』이 재출간됐다. 과거 출간 당시 저자가 촘촘하게 심어놓은 복선과 실마리가 미처 드러나지 못했던 점을 보완해 번역에 공을 들이고 세세한 역자 후기를 덧붙였으며, 신비스러운 순수문학과 음울한 추리문학의 복합적인 아우라를 모두 담아낸 일러스트로 표지를 새롭게 단장해 독자들을 만난다. 여름방학 동안 롯코산에 있는 아버지 친구의 별장에 놀러 간 열네 살 소년 스스무. 동갑내기인 가즈히코와 함께 햇살이 눈부신 연못가에서 자신을 연못의 요정이라 칭하는 소녀 가오루를 만나면서 세 아이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한편 전쟁이 한창인 시기에 독일 베를린에서는 고시바 회장의 해외 시찰 일행과 아이다 마치코라는 수수께끼 같은 여성이 조우하고, 그로부터 몇 년 후 호큐전철의 차장과 히토미라는 여학생이 고베를 중심으로 비밀스러운 교제를 이어나간다. 스스무가 여름방학 동안 쓴 어설픈 문장의 일기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적인 분위기와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독자들을 첫사랑의 기억으로 이끈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줄거리 이면에는 비정하리만큼 냉혹한 어른들의 사연이 감춰져 있다. 시대적인 불행과 사회의 편견이 한 인간을 궁지로 몰아가는 과정과 막다른 상황에서 택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결말이 주는 차가운 공포감이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 아래에 처연히 흐른다. 다지마 도시유키는 고전적이면서도 영리한 서술 트릭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독자들에게 소스라칠 만한 놀라움을 안긴다.재미와 문학성, 완성도를 음미하다 보면숨은 반전에 꼼짝없이 당할 것이다!1952년 고베의 롯코산. 산 아래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더운 여름을 보내기에 제격인 이곳에, 도쿄에 사는 데라모토 스스무가 여름방학을 맞아 놀러 온다. 스스무는 아버지 친구인 아사기 아저씨네 별장에 짐을 풀고 난 후 그의 아들인 가즈히코와 호리병 연못가에 갔다가 자신을 연못의 요정이라 칭하는 가오루라는 소녀를 만난다. 셋 다 열네 살 동갑내기. 스스무와 가즈히코는 가오루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마음을 빼앗겨 “두 사람이 동시에 고꾸라졌다가 함께 데구루루 굴러 떨어진 것 같은”(p.8) 첫사랑을 경험한다. 이들은 여름 내내 롯코산 곳곳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면서 우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쌓아나간다. 그러는 사이에 고시바 이치조 회장, 롯코의 여왕, 히토미 고모, 기요지 삼촌 등 주변의 어른들이 등장해 아이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부추기는 한편 이 어른들의 이야기 또한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작품을 이끄는 큰 축을 이룬다.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는 고시바 이치조 회장 일행과 아이다 마치코의 이야기,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스럽게 사귀는 호큐전철 차장과 히토미의 사연, 폭격이 이루어지는 선로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등 어둡고 냉혹한 줄거리가 아이들의 풋풋한 이야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까닭은 작가의 노련한 필력과 단단한 문장력 덕분이다. 흐르는 물을 따라가듯 쉽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작가의 노림수에 꼼짝없이 당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청량한 청춘소설을 읽는 사이 어느새 흑백합의 비정한 향기에 사로잡힌다『흑백합』의 또 다른 매력은 과거의 혼란스러웠던 특정 시기를 대변하는 장소와 인물들에 있다. 작품의 주된 배경인 롯코산은 전쟁 후 황폐해진 세상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솟아나는 장소를 상징한다. 지금의 롯코산은 나무 심기 운동 등으로 빼곡한 푸르름을 자랑하지만 전쟁이 막 끝난 당시의 롯코산은 “산의 표면이 여기저기 희끄무레하게 드러나 있”(p.15)는 애처로운 광경이다. 철재 공출로 로프웨이 역은 철거되는 등 황폐하기 이를 데 없는 산이지만 알고 보면 들꽃이 사방에 피어 있고 연잎이 표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연못이 곳곳에 위치해 사람들의 새로운 시작을 돕는 장소로 기능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낯선 관계와 감정을 발견하고, 어른들의 사연은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을 맺는다. 이는 과거의 묵은 일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간다는 상황을 암시한다. 또한 이 작품은 추리 소설치고는 그리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지만 인물마다 지닌 매력과 신비감이 상당한 소설이기도 하다. 당차고 솔직한 성격 이면에 복잡한 가정사로 외로움을 간직한 가오루와 표현력이 다소 부족해도 가오루와 가즈히코 사이에서 묘한 감정선을 드러내는 스스무, 약간의 허세와 유머 감각이 매력적인 가즈히코 세 아이들뿐 아니라, 여행도 유학도 아닌데 베를린에 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묘령의 인물 아이다 마치코, 전쟁 시기에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며 사업을 확장해가는 고시바 이치조 회장,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으로 운영 중인 찻집이 늘 호황을 이루는 미지의 인물 ‘롯코의 여왕’, 밝은 표정 이면에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을 쓸쓸히 바라보는 히토미 고모, 어린 히토미와 애정을 나누면서 히토미의 오빠인 기쿠오를 살해하는 미지의 인물 ‘차장’ 등 단순한 듯 보이는 대화와 문장에도 여실히 드러나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작품을 한층 입체감 있게 만든다. 곳곳에 깔렸다가 말끔히 회수되는 복선,읽을수록 새롭게 발견되는 상징작가는 길지 않은 분량에도 독자를 옴짝달싹 못 하도록 붙들어놓을 만한 트릭을 곳곳에 치밀하게 심어놓았다. 인물들이 처음 만나는 장면 묘사부터 주고받는 대화, 무심히 지나치게 되는 설정까지 가볍게 읽히는 모든 문장이 알고 보면 치밀하게 구성한 반전을 수식하는 곁가지 역할을 한다. 아이다 마치코는 대체 누구이고 이 사람은 독일에서 올 어떤 관계의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롯코의 여왕은 어떤 인물인가? 현재 시점에서 히토미 고모의 곁에 과거 호큐전철의 차장이라 짐작되는 사람이 존재하는가? 두 번이나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살인의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것은 감추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거듭된 반전은 처음부터 촘촘히 배치해놓은 복선으로 확인해볼 수 있으며,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홀린 듯 처음부터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지마 도시유키는 두 소년과 한 소녀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에 독자의 주의를 묶어둠으로써 마지막에 모든 것을 뒤집는 반전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는 영리한 트릭으로 독자들의 뒤통수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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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낯선 자의 일기
- 엘리 그리피스 (지은이), 박현주 (옮긴이)
- 나무옆의자
- 2022-02-24
2020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타임스>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아마존 베스트셀러 ★CWA 대거 상 수상 작가 빼어난 고딕 스릴러, 끝날 때까지 옴짝달싹할 수 없다! _피플 고딕 문학의 전통을 현대 서스펜스의 감각으로 재창조한 미스터리 소설영국 미스터리의 독보적인 존재감, 엘리 그리피스의 202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 『낯선 자의 일기』가 나무옆의자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고딕 문학의 전통을 현대 서스펜스의 감각으로 완벽하게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에 영미 주요 매체들은 “심장을 조여 오는 화려하고 다층적인 고딕 이야기”(가디언), “누가 이 아름다운 고딕 이야기를 거부할 수 있으랴”(커커스 리뷰), “도입부부터 흠잡을 데 없이 빠져든다”(옵서버)며 감탄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두운 밤, 인간인지 초자연적인 존재인지 모를 인물과의 조우, 인적 드문 곳의 폐가, 그리고 의문의 죽음. 17~18세기 영국에서 인간의 공포와 수수께끼를 다루었던 고딕 소설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소설이 시작하면 고전적으로 폭풍우의 밤이 펼쳐지고 기차 객실에서 낯선 사람의 내러티브가 들려온다. 독자들이 어리둥절해하는 찰나, 작가는 초점을 현대로 바꾸어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클레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평온했던 클레어의 일상은 동료 교사 엘라가 살해되면서 한순간에 뒤바뀐다. 그리고 시체 옆에 떨어져 있는 셰익스피어 희곡 「템페스트」 속 문구가 수수께끼를 던지며, 이제 소설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가상과 현실의 공포를 탐색한다.엘리 그리피스는 아마추어 탐정인 법의학 고고학자 루스 갤로웨이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소설 시리즈(Ruth Galloway Series)로 일찍이 영국에서만 1백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또한 영국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인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Mary Higgins Clark Award)과 영국추리작가협회 대거 상(CWA Dagger Award)을 수상한 데 이어 에드거 상까지 받으며 믿고 읽는 작가라는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낯선 자의 일기』는 고딕 공포 미스터리에 위트 있고 우아한 그리피스의 특징들이 더해져 서스펜스와 스릴은 물론 지적 쾌감과 양식적인 즐거움까지 골고루 선사하는 작품이다. “지옥은 비었다. 그리고 모든 악마는 여기에 있다.”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빅토리아시대 공포 소설의 한 구절잇따르는 기이한 사건에 소설 속 공포는 현실이 된다!영국 남부 서식스의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클레어 캐시디는 열다섯 살 딸 조지아와 하얀 푸들 허버트와 가족을 이루고 있다. 40대 중반으로 커다란 키에 항상 우아하고 단정한 그녀는 밤이면 일기를 쓰며, 빅토리아시대의 고딕 소설 작가 R.M. 홀랜드의 전기를 준비한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작가 홀랜드가 생전에 살던 집이 마침 그녀가 근무하는 학교의 별관으로 쓰이고 있다. 어쩌면 운명처럼 홀랜드를 연구하며 교사로서 성실히 살아가던 그녀의 삶은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인 엘라가 살해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엘라의 시신 옆에는 의문의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지옥은 비었다.” 그것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자 작가 홀랜드의 작품 중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 「낯선 사람」의 중요 구절이기도 하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엘라와 각별한 사이였던 클레어는 가장 먼저 신문을 받는다. 담당 형사인 하빈더 카우어는 어쩐지 클레어를 못마땅하고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본다. 엘라와 주변인들의 관계에 대한 하빈더의 집요한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던 날, 클레어는 집으로 돌아와 과거의 기록을 훑어보려고 일기장을 펼친다. 그런데 일기 끝자락에 누군가 써놓은 글씨를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잇따르는 사건에 클레어는 자신의 삶이 가장 좋아하는 문학과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포에 사로잡힌다. 살인 사건이 홀랜드의 미스터리한 삶이나 의문에 찬 가족사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일기에 접근한 자는 살인범과 동일인물일까? 그러는 사이 경찰은 사건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관련자 혹은 당사자로 등장하는 클레어를 용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영어 교사 클레어와 작가가 되고 싶은 비밀스러운 욕망을 가진 클레어의 딸 조지아, 그리고 살인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경찰 하빈더 세 인물의 관점이 교차하며 빠르게 흘러간다. 등장인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반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19세기 고딕 단편 『낯선 사람』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옮긴이 박현주의 작품 해설>>고딕 소설의 전통이 불러일으키는 문학적 전율소설을 읽을 때,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형식미에 매료되고, 현대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생활의 생생한 묘사에 공감한다. 『낯선 자의 일기』는 드물게 이 두 가지를 모두 성취한 작품이다. 소설의 도입부에 고딕 단편소설 「낯선 사람」이 인용되고, 그 후 클레어의 강의를 통해 독자들은 고딕 소설의 클리셰인 ‘3의 반복’을 발견한다. 문체상으로는 같은 문장이 세 번 반복되고, 플롯상으로는 같은 사건이 세 번 반복된다는 뜻이다. 이 소설의 서브플롯으로 작용하는 「낯선 사람」의 구조는 철저히 이에 따라 세워졌다. 화자를 포함한 세 명의 대학 신입생은 세 명의 선배들을 따라 입단식을 치르러 폐가에 가고, 거기서 두 명이 먼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에 기이한 죽음이 연이어 일어난다. 독자는 3의 법칙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일을 예측하고, 거기서 문학적 전율을 느끼게 된다.『낯선 자의 일기』의 메인 플롯도 역시 이 3의 구조를 형식적으로 따르고 있다. 40대인 클레어, 30대인 형사 하빈더, 클레어의 십대 딸 조지아, 세 사람의 관점이 소설 속에서 교차된다. 클레어의 가족은 클레어, 조지아, 그리고 허버트라는 개 셋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세 번의 사건이 등장하며 소설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이처럼 『낯선 자의 일기』에서는 변주된 고딕 소설적 형식을 통해 고전적으로 탄탄한 구조가 돋보인다. 현대 수사물에 적격인 여성 형사의 등장과 사회에서 위협받는 여성들의 연대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이 현대성을 놓치는 것도 아니다. 소설 안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인터넷 사이트 및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포함해서 여러 동시대적 레퍼런스가 등장하여 현장감을 높였다. 화자 세 명이 모두 여성이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여성이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결도 여성의 몫이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여성 형사인 하빈더 카우어이다. 하빈더는 시크교도의 가정에서 자랐고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도 신랄하게 말하듯, 비혼 여성 형사, 이민자, 성소수자 등 사회의 주변에 있는 집단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인물은 소수자의 전형성만을 가지고 정의되지 않고, 독특한 유머감각, 날카로운 관찰력, 결단력 있는 태도 등 개별성을 보여준다. 현대 수사물의 탐정으로서 누구보다도 적격인 개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고딕 소설적 설정에 현대 스릴러의 진행을 갖춘 이 소설은 또한 비블리오 미스터리의 성격까지도 지닌다. 책이나 고전 문헌에 얽힌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장르로서 『낯선 자의 일기』는 제목처럼 R.M. 홀랜드의 「낯선 사람」을 둘러싼 진실을 밝혀내며 다층적인 재미를 한 겹 더한다. 가상의 소설가 R.M. 홀랜드와 관련된 소문의 진상은 무엇일까? 그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은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유쾌한 대답들은 옛날 학교의 빈 방에 숨겨져 있다. 대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소설의 고전적인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며, 독자들은 자신도 이런 고전 탐사대의 일원이 되어 유령이 나오는 건물 속을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여성 소설적 관점에서는 주인공 세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사건 해결과 연결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클레어는 하빈더를 경계하고, 하빈더는 클레어를 질시하지만, 두 사람은 용의자 겸 피해자, 그리고 수사 당사자로서 같은 사건을 다루면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게 된다. 엄마에게 비밀을 감춘 청소년 딸인 조지아는 엄마와 함께 위험을 헤쳐 나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세대도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른 세 여성이지만, 사회에서 위협을 받는 위치라는 위기의식은 동일하고, 그러기에 연대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하지만 무엇보다도 『낯선 자의 일기』의 강점은 추리소설의 본연적 재미를 충실히 살렸다는 데 있을 것이다. 연속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범인이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면 과연 누구란 말인가? 언뜻 보기에는 인간의 힘으로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한 사건이지만, 작가는 사건 해결의 단서를 던지며 독자들이 범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유쾌하게 다른 길로 이끌기도 한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 인물들은 자기 자신의 두려움으로 앞을 보지 못하지만, 마침내 그 안개가 걷히면 환한 스코틀랜드의 호수처럼 맑은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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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소문
- 오기와라 히로시 (지은이), 권일영 (옮긴이)
- 모모
- 2022-02-24
“마지막 4글자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최고의 반전이라는 입소문이그 자체로 진실이 된 바로 그 소설, 『소문』 복간!2009년 국내에 처음 출간된 후 미스터리 독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반전 소설으로 꼽혔던 오기와라 히로시의 서스펜스 스릴러 『소문』이 새롭게 태어났다. 새로 런칭하는 향수 홍보를 위해 거짓 소문이 퍼진다. ‘한밤중 시부야에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 가는데, 뮈리엘 로즈를 뿌리면 괜찮다’라고 하는 도시전설과 같은 소문. 이 소문은 여고생들의 입을 타고 시부야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향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입소문 전략은 대성공을 거둔다. 그런데 소문이 현실이 되어 발목이 잘린 소녀의 시체가 하나둘 발견되는데…. [소문]의 일본판 띠지 앞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헉 소리가 나는 충격적인 마지막 한 줄.” 그리고 띠지 뒷면으로 이어지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읽기 시작하면 뒤가 궁금해져서 멈출 수가 없기에 주의 바랍니다.” [소문]은 바로 그런 소설이다. 한 번 집어들면 절대 멈출 수 없으며,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자기도 모르게 비명과 같은 신음이 터져 나오는, 그런 소설.“너, 그 소문 들어봤어?한밤중 시부야에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 간대. 그것도 양쪽 발목을 다 삭둑!그치만 뮈리엘 로즈를 뿌리면 괜찮대. 진짜라니까.”이 소설에서는 실재로 활용되는 마케팅 수법인 WOM(Word of Mouth)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악랄한 방식으로.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라 할 WOM은 플러스 이미지를 퍼뜨릴 때보다 마이너스 이미지를 퍼뜨릴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 인간의 잠재적인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는 방식일 때는 더더욱 강렬하다. 살인마가 나타나 소녀들의 발목을 가져가는데, 특정 향수를 뿌리면 무사하다는 소문을 여고생들 사이에서 퍼뜨렸을 때처럼 말이다. 신상품 런칭을 위해 경쟁 회사 향수에는 돼지 피가 들어 있다는 식의 악의적인 정보 조작조차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광고기획사의 WOM은 시부야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성공을 거둔다.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던 저자의 체험이 반영됐을 광고업계의 추악한 실태가 생생하게 묘사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동시에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상상력이 이 지점에서 탁월하게 발휘된다. ‘만약 그 거짓 소문이 진짜 현실이 된다면?’ 소녀의 발목을 자른다고 하는 살인마가 실제로 나타나서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끔찍한 살인마 레인맨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고구레와 나지마 콤비를 등장시키며 이야기의 끝을 향해 순식간에 달려 나간다. 그리고 맞이하는 충격적인 반전. 작가가 이 마지막 반전을 위해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복선을 깔아놓고 실마리를 남겨놓았는지 다시 살펴봤을 때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녀의 시체, 이마에 새겨진 R 표시,그리고 사라진 발목…….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 예상을 배신하는 범인의 정체,그리고 당신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반전이 마지막에 기다린다!일본에서 독자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반전 미스터리 랭킹을 뽑을 때마다 압도적으로 상단에 자리하는 작품인 『소문』이 12년 만에 복간되었다. 『소문』은 사실 2001년 발표 당시에는 평론가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여 매년 꼽는 베스트 랭킹에조차 전혀 오르지 못한 작품이었다. 2009년 국내에 번역·출간됐을 때도 눈 밝은 독자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나 작품의 명성에 견줄 만한 평가와 판매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마케팅 홍보 전략으로 만들어낸 거짓 소문이 실제 현실이 되어 발목 잘린 소녀들의 시체가 하나둘 나타난다고 하는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가,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마지막 반전으로 소문에 소문을 거듭하면서 『소문』은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 남는 작품으로 위치하였다. 작품의 운명이 ‘소문’을 통해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2021년 한국에 새롭게 출간되는 『소문』의 입소문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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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조선의 형사들 - 사라진 기와
- 정명섭 (지은이)
- 몽실북스
- 2022-02-24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소설의 대가 정명섭좌우포도청의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을 내세워조선 시대 사건들을 해결하고자 한다쇠도리깨와 육모 방망이그들 앞에 해결되지 않을 문제는 없었다.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 정명섭. 그중에서도 기존에 존재하는 역사를 바탕으로 그 위에 이야기를 쌓은 역사소설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작가가 내놓은 조선시대 군관들의 이야기다. 좌포도청과 우포도청에서 각기 발탁된 한 명의 군관. 그들이 힘을 합해서 자신들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한다. 사라진 의열당 기와임금이 알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사당의 기와가 사라진다. 궁궐의 물건은 함부로 빼돌릴 수 없다. 더군다나 마마의 위패를 모신 곳의 물건이 아니던가. 효심 깊은 임금이 알았다가는 난리가 날 것이다. 좌우포도청은 지금이야말로 자신들이 힘을 합해야 할 때임을 깨닫는다. 좌, 우포도대장은 각자 한 명씩 추천을 한다.“일단 사람을 많이 풀면 입단속이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입이 무겁고 솜씨가 좋은 군관을 하나씩 뽑아서 일을 맡기는 게 어떻겠소?” _본문 중에서현장에 나가 있던 두 명의 군관들은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만을 남기게 된다. 이제 하나의 같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그들은 필연적으로 힘을 합해야 함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돈독한 사이가 될 리 없는바 티격태격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시대를 막론한 고위층의 횡포무뢰배들을 풀고 노름판을 뒤지고 의금부로 압송해서 심문하고 겨우 기와의 행방을 찾았나 했더니 이제는 그들에게 새로운 문제가 찾아든다. 그것은 바로 한 구의 시신이다. 신고할 경우 자신들이 용의자로 몰릴까 남들이 외면하던 시신이었다. 한 양반 집에서 신고해서 이곳에 실려 온 시신은 누구인가. 이십 대 여자라는 것만 알 뿐 옷도 입지 않고 어떤 물건도 가지고 있지 않은 여자의 신분을 찾는 것은 난항에 부딪힌다. 형조참의 정약용의 도움을 받아서 딱 한 지점을 지정하지만, 병조판서의 집은 호락호락하게 조사를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살인이 벌어진 장소를 수색하던 중에 병조참판 공두서 대감 댁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공 대감 아들이 칼을 들고 위협을 가하고 노비들을 시켜서 대문을 막았습니다.” _본문 중에서다시 등장하는 사라진 기와찾은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형조참의 정약용은 이종원과 육중창에게 기와 사건을 다시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여자 시신 사건을 해결한 그들은 다시 기와에 집중한다. 기와의 행방을 찾는 가운데 그들은 사건을 해결하고 잡았던 사람들이 매를 맞고 장독이 올라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사건의 중심부에 다다를수록 이것이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귀양을 보냈던 자들이 돌아와서 한양 근처에서 기거한다. 지금은 비어 있는 그곳을 자주 드나들었던 자는 두 사람. 근처에 사는 사람으로 집안일을 해주던 사람과 짚신 장수였다. 그들은 이 집주인과 어떤 관계일까. 그들이 이곳에서 꾀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따라 온 좌우포도청의 포졸들과 형조의 관리들이 집 안팎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숨어있는 자는 없었고 별다른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두 군관은 안마당을 살폈다. 그러다 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들을 찾아낸 이종원이 육중창과 얘기를 주고받고는 정약용을 불렀다. _본문 중에서역사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 탑팩션이라는 장르는 실제로 있었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이 이야기도 역시나 그러하다. 조선의 형사들로 대비되는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 역시 실존 인물이었다. 그들이 기와 사건을 해결한 것도 실존하는 사실이었다. 본문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정약용도 역시나 실존 인물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추안급국안과 실록을 토대로 그 위에 자신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덧붙였다. 그 과정이 어긋남이 없고 완벽해서 하나의 실존했던 이야기처럼 맞물린다. - 소설 속 이야기들은 모두 작가의 창작입니다. 좌포청 군관 이종원과 우포청 군관 육중창은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관련 사건들은 모두 실록과 추안급국안에 나온 실제 사건입니다. 수사 과정에 대한 묘사 역시 실록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창작해냈습니다. _본문 중에서사라진 기와로부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중간에 별개의 사건으로 한번 넘어갔다가 다시 기와 사건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기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하나의 물건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할 것이다. 역사소설은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유발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이기에 그것을 소재로 할 때는 더욱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알고 있었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알지 못했던 숨어있는 역사를 발견하는 것도 팩션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사회성까지 드러내는 그런 사건들의 집합체가 바로 『조선의 형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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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 오승호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제7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작!미스터리의 마에스트로 오승호의 야심작!!제2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 수상! 2019년 제162회 나오키상 후보작가! 『스완』2020년 제7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가! 『스완』2020년 제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가! 『스완』제39회 요시카와 에이지 신인상 후보작 『마트료시카 블러드』 제3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작 『라이언 블루』 제72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작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과 『스완』, 『하얀 충동』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을 출간한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 『안녕, 드뷔시 전주곡』(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비롯해 『히포크라테스 선서』, 『히포크라테스 우울』(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을 출간해 왔으며, 츠지무라 미즈키, 이시모치 아사미, 하야사카 야부사카,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일본 미스터리를 소개해 왔다. 그 외에도 저우둥, 레이미 등 중화권 작가의 작품도 소개했으며 앞으로도 여러나라의 다양한 미스터리를 선보일 것이다.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은 주인공 요리코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오승호파 이색 미스터리다. 충격과 경악! 통쾌! 장르를 초월한 엄청난 대작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2019년 제7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분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온갖 불행을 짊어진 가장 운 나쁜 두 여자가이 세상의 부조리에 기관총을 갈긴다!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은 2015년 사회파 미스터리 『도덕의 시간』으로 데뷔해 가장 치열한 심사 과정을 거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오승호 작가의 2018년 출간작이다. 그의 작품은 소재와 표현 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며 출간 족족 화제에 올랐다. 그 결과 2015년 데뷔 후 2021년 현재까지 발표한 열 작품 중 무려 일곱 작품이 각종 문학상 부문의 후보에 올랐으며 그중 세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또한 현지 출간 후 엄청난 이목을 끌어 ‘멍투성이 청춘 성장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표어와 함께 그해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되어 2019년 제7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에서 오승호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쳐 보일까.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으로부터 3년. 무차별 살인범의 여동생으로 인생이 붕괴 직전인 ‘아오이’와 세뇌당해 감금 생활을 해온 ‘히나구치 요리코’가 볼링장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사건의 진상을 르포 형식으로 쓰기 위해 요리코가 보낸 지난 26년을 추적한다. 요리코가 풀어내는 자신의 과거는 다음과 같다.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한 오빠 ‘히나구치 아라타’가 식물인간 상태에서 불현듯 깨어난다. 이유 없이 무조건 폭력을 휘두르던 악질 문제남 오빠가 기억을 잃은 채 순한 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빚쟁이에게 시달리던 아빠는 요리코에게 트럼프를 남기고 사라지고 엄마는 생활고를 핑계로 요리코와 오빠 아라타를 데리고 백부님을 찾아가 신세를 진다. 백부는 사람들의 나약한 마음을 조종해 집을 뺏고, 자유를 뺏는 몹시 수상한 인물이다. 안락한 보금자리와 식사를 제공받는 대신 엄마와 요리코는 백부와 그의 아들 도키로에게 성적으로 유린당하며 교묘하게 세뇌되어간다. 이 과거를 쫓아가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며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두 여자의 처절함과 치열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작품을 읽는 내내 ‘뭐지, 이 소설은? 대체 정체가 뭐야, 이 소설은!’이라는 생각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 충격! 쾌감! 전율! 혼돈! 뭐라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오승호파 이색 미스터리의 매력을 꼭 맛보시기를 바란다. 충격, 경악, 그리고 통쾌! 모든 장르를 초월한 그야말로 엄청난 이야기!“그런 것만 읽다가는 제대로 된 어른도 될 수 없단다.” 오승호(고 가쓰히로)는 2015년 『도덕의 시간』으로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8년에는 연쇄 살인범의 출소 후 복귀로 혼란에 빠진 도시의 모습을 그리며 ‘인간은 어디까지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살인자와 공생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묵직한 주제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 『하얀 충동』으로 제2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사상 최대의 유괴 사건을 그리며 오야부 하루히코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장편 『로스트』,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오른 본 경찰 소설 『라이언 블루』, 요시카와 에이지 신인상 후보에 오른 본격 미스터리 『마트료시카 블러드』, 데뷔 5년 만에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은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등의 작품이 있다.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래, 출간한 저서 대부분이 문학상 후보가 된 오승호(고 가쓰히로). 그는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미스터리 천재작가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졸업 전에 취업 준비를 일절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 생활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대로 아무것도 못 한 채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취미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영상 제작에서는 실패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혼자 할 수 있는 일, 즉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기어코 그는 아르바이트에서 해고당한 그 실패를 성공으로 역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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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거짓의 봄
- 후루타 덴 (지은이), 이연승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제7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 부문) 수상작!일본에서 주목받는 작가 유닛 ‘후루타 덴’, 국내에 최초로 상륙하다!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과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앨리스 더 원더 킬러』, 저우둥의 『무차별 살인법』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작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거짓의 봄』을 출간한다. 역시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후루타 덴’의 작품이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 『안녕, 드뷔시 전주곡』(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비롯해 『히포크라테스 선서』, 『히포크라테스 우울』(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을 출간해 왔으며,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 『스완』, 『하얀 충동』을 출간했다. 그 외에도 츠지무라 미즈키, 이시모치 아사미,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일본 미스터리를 소개해 왔으며 그 외에도 저우둥, 레이미 등 중화권 작가의 작품도 선보인 바 있다.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각종 재미를 선사하는 여러 색깔의 미스터리를 선보일 것이다. 용의자와 전직 경찰의 치열한 심리 공방!속는 쾌감을 선사하는 걸작 미스터리 연작 단편! 『거짓의 봄』은 범인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수록한 걸작 미스터리 연작 단편집이다. 전직 경찰 가노 라이타가 범상치 않은 용의자 다섯 명을 상대하며 사건을 해결한다. 어딘지 허술해 보이는 순경 아저씨가 예리한 눈썰미와 추리력으로 용의자와 대결한다. 허를 찌르는 전개와 반전으로 2018년 제71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단편 부문)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거짓의 봄』은 어린 여자아이를 감금한 용의자와의 한 건을 다루는 「봉인된 빨강」, 보이스 피싱 사기 그룹의 리더 미쓰요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과 범죄 이야기인 「거짓의 봄」, 도둑과 장미 원예가 사이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인 「이름 없는 장미」, 핑크 살롱에서 일하는 것을 들킨 이후 친구의 노예가 된 미대생 미호의 심정과 오해가 불러일으킨 사건을 다루는 작품 「낯선 친구」, 마지막으로 아들과 아버지의 범죄를 다루며 전직 경찰 가노의 과거가 드러나는 「살로메의 유언」, 이렇게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다섯 가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작품은 비교적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서로 다른 흥미로운 소재로 다양한 독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지만 이러한 여러 작품을 관통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가노라는 경찰 캐릭터다. 언뜻 보기에는 얼빠진 듯한 40대 동네 파출소 순경 ‘가노’. 하지만 그에게는 ‘자백 전문가’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경찰 시절이 있었다. 그랬던 그가 어째서 지금 가미쿠라의 작은 파출소에서 미아 보호, 길 안내, 분실물 보관 등의 일을 하는 동네 순경이 된 것일까?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가노가 시시한 동네 순경이 아니라 명석한 두뇌와 카리스마를 가진 경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가노의 배경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궁금증은 마지막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각각의 이야기가 가노를 중심으로 꿰어진다. 반전의 반전으로 용의자를 일망타진하는 전직 경찰이 활약하면서 용의자의 숨통이 점점 조여진다. 그 긴박감과 긴장감, 마지막에 찾아오는 쾌감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 “인간의 리얼한 내면을 소설로 쓰고 싶다.” 젊은 콤비 작가 유닛의 이색적인 미스터리! 『거짓의 봄』의 작가 후루타 덴은 80년대생 젊은 여성 작가 두 명이 모여 만든 콤비 작가 유닛이다. 하기노 에이가 작품의 전체적인 설정과 플롯을 짜고 아유카와 소가 집필한다. 이 둘이 한 팀이 되어 후루타 덴이라는 공동 필명을 지었다. 와세다 대학 문학부 동기인 이들은 함께 살면서 치열하게 집필 활동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루타 덴은 2009년부터 소녀 취향의 장르 소설을 꾸준히 집필하며 실력을 쌓다가 2014년 후루타 덴이라는 필명으로 선보인 『여왕은 돌아오지 않는다』로 제1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날린다. 그 외에도 『제비꽃 저택의 죄인』 등을 출간하며 활동하다가 『거짓의 봄』으로 2018년 제7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거짓의 봄』의 특징은 각 이야기가 범인의 시점에서 전개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처음부터 범인의 정체를 밝히고 역으로 경찰이 이 범인을 추적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전개하면서 재미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의 추리를 도서倒敍) 추리라고 한다.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하는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애초에 범인을 폭로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작가의 입장에서는 서술하기 한층 까다롭다. 탄탄한 구성과 유려한 필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서야 기대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만큼 이것들이 성공했을 경우 독자가 느낄 재미와 쾌감은 두 배가 된다. 그리고 이 성공 사례가 바로 『거짓의 봄』이라고 할 수 있다. 『거짓의 봄』에 수록된 단편들 중 미대생 미호가 등장하는 네 번째 이야기와 아들과 아버지의 범죄를 둘러싼 다섯 번째 이야기는 내용이 연결되어 있다. 이에 설정과 플롯 담당인 하기노 에이는 총 5화로 구상해, 네 번째 이야기와 다섯 번째 이야기를 연속성 있는 이야기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한다. 미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에 관해서는 학생 때 미술부여서 그런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 약간 동경심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미대 분위기 속에서 ‘살로메’를 중심으로 명탐정과 범인의 대결이라는 박진감 넘치는 구조도 한번 즐겨보라고 제안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수록작과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기노 에이는 「봉인된 빨강」을 꼽는다. 창고의 삼중 열쇠라는 속임수와 가노에 의한 아슬아슬한 추락이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반면 아유카와 소는 「거짓의 봄」을 꼽으며 뭐니 뭐니 해도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은 작품이라 그렇다고 한다. 독자분들도 다양한 분위기와 색채를 발산하는 각각의 단편을 하나씩 음미하듯 읽고 마음에 드는 수록작을 골라보시기를 바란다. 또 후속작으로 ‘가노 라이타’ 시리즈를 ‘장편’으로 선보일 생각이라고 하니 향후 가노가 선보일 대활약도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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