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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의 중점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우울의 중점
    • 이은영 지음
    • 나비클럽
    • 2023-04-14

    ● 심리적 시공간을 환상적으로 연출하는 이야기 마술사의 등장자신을 타인처럼 모른 척해온 이들을 위한 이야기 -박인성(문학평론가)살인자의 기묘한 심리를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 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한 이은영 작가. 걸핏하면 졸음에 빠지는 한 여자가 어릴 적 자신이 괴롭히다 죽인 친구의 시체를 확인하는 이야기로 자신이 외면해온 과거와의 싸움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마음을 강력하게 사로잡았다. 이는 한국 장르문학계에 자기 정체성이라는 미스터리를 탐색하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데뷔였다.특유의 메타포 활용과 기이하고 독특한 소재, 뜻밖의 반전으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는 이은영 월드를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우울의 중점》에는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수상작을 비롯해 환상적인 이야기 마술사의 탄생을 가능케 한 중단편 소설 다섯 편이 수록되었다.인생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어쩌면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이 미스터리의 진실인지도 모른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상처는 기억을 왜곡하거나 지워버리고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타인처럼 모른 척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렇게 버텨온 우리에게 삶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들로 가득하다. 이 소설집에 드러나는 일련의 미스터리 판타지, 혹은 초현실성은 미스터리의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따스하고 낯선 통로 역할을 한다. 이 통로를 지나면 마주하기 힘들었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는 뜻밖의 결말을 만나게 된다.●미스터리와 오컬트가 결합된오싹하면서 매혹적인 환상소설의 탄생 특수한 공간에 갇히게 된 연인, 기면증에 빠진 살인자, 의자와 한 몸이 된 사람, 머릿속의 지진을 겪는 주인공, 나이를 이상하게 먹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은영의 소설은 우리를 낯선 세계로 끌어들인다. 독특한 시공간이 펼쳐지는 오컬트적 환상성은 단순히 상상력 그 이상을 넘어 강력한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 ‘때로는 공포스럽고 때로는 불쾌하며 불가해하기까지 한 자기 정체성의 미스터리를 받아들이려는 시도야말로 비극적 자기인식을 넘어서 타인과 공존하는 방법’이라는 걸 보여준다. 미스터리와 오컬트 사이에서 흥미로운 장르적 결합을 통해 매력적인 환상 소설로 거듭난 이 작품들은 마력에 가까운 흥미진진한 서사구조와 함께 풍성한 맥락과 은유로 가득하다. 이에 박인성 평론가는 “초현실과 심리적 현실 사이를 넘나들면서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솜씨가 탁월해서 마술인지 알고 보는데도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일류 마술사 같은 솜씨”라고 평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이야기를 담은 중단편 소설 5편반복해서 읽어도 새롭게 빠져드는 놀라운 흡입력나는 오래전 헤어진 애인을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다. 어색하게 안부를 묻고 헤어지려는 순간 미스터리한 상황에 놓이는 두 사람. 테이블 밖으로 내딛는 발이 보이지 않는 투명한 막에 가로막힌다. 거꾸로 누구도 이 안에 들어올 수 없다. 오히려 보호막이 된 투명한 막 때문에 두 사람 모두 비정상적인 자유를 느끼며 서로를 마주한다. 초현실적인 상황이 벌어진 원인을 함께 탐색하던 와중, 폭풍이 불어와 주변 일대가 침수되어 버린다.‘우호진’은 걸핏하면 졸음에 빠져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별명이 잠탱이였다. 세무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 호진은 같이 근무하던 알바생 ‘지윤’의 수상한 말들 때문에 비밀로 묻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이십 년 전 친구들과 함께 괴롭히던 같은 반 아이를 그녀가 죽이고 묻어버린 일. 호진은 지윤이 그 일을 알 리 없다며 시신 묻은 곳을 파헤쳤다가 뜻밖의 존재를 만난다.이 작품은 남자 친구와 이별한 뒤 그와의 기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은효’가 아랫집 신혼부부의 작별을 관찰하는 이야기다. 은효의 집에 남자 친구와 같이 쓰던 물건들이 택배로 배달되고 매일 밤 방안에서 지진을 느끼지만 아랫집 부부는 이를 느끼지 못한다. 여자는 생판 남인 은효에게 남편과의 불화를 몇시간이나 털어놓고 은효는 이를 다 들어준다. 어느 날 아랫집 여자가 이유 없이 행방불명되지만 남편은 부인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이 미스터리는 다시 은효의 작별에 대한 기억의 환기로 돌아온다.환상적인 이야기 마술사로서의 작가의 마력이 더욱 발휘되는 작품은 와 표제작인 이다. 이 중 사람이 스스로 목을 맬 때 쓰이는 의자 이야기인 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린 작품으로 인간에게 붙어 있는 어두운 내면을 환상적으로 형상화했다.‘여은’은 자신이 태어난 날 의자 위에서 목을 맨 엄마에 대해 가족들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이 별로 없다. 의자는 곧 폐기되었지만 여은은 이따금 집안에서 기이한 일들을 겪으며 불안함을 느낀다. 섬뜩한 기억이 가득한 집을 떠나 오빠 ‘여훈’과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은 앞에 어느 날 ‘의자’가 다시 등장한다. 이번엔 오빠의 의뭉스러운 친구 ‘석희’와 함께이다. 이 작품은 현실적 고통이 잠재된 불안하고 우울한 인간의 내면을 무생물인 의자와 결합해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한 작품이다.표제작인 은 나이를 먹는 인간의 고통을 비유적으로 담은, 한 남녀의 기괴한 러브스토리이다. ‘조우’는 ‘디어텔로스’라는 돌연변이 인간종으로 태어났다. 수명은 일 년밖에 되지 않고 나이를 먹기 위해선 매년 한 번씩 인간의 신체 일부를 먹어야 한다. 뱀파이어보다 훨씬 더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생존 수단을 취해야만 겨우 인간 사회에 잠입해 살아갈 수 있는데 심지어 인간의 신체를 섭취할 때마다 외형도 그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변형된다. 그뿐 아니라 감정과 기억 역시 전이된다. 이 작품은 ‘조우’의 정체를 모른 채 그를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만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윤의’와 ‘조우’의 이야기다.소설의 결말에서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장면을 담은 에 대해 박인성 문학평론가는 이렇게 평했다. “생존수단에 있어서는 비인간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가 가장 인간적인 감정들의 전이를 경험함으로써 인간적 삶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결국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연료처럼 태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요령 없는 인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기적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다시 작별함으로써만 자기자신을 자각하는 비극적 인식의 연속 속에 놓여 있는 인물들이 그 연쇄의 반복을 끊어내는 방법을 모색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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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어라, 샤일록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웃어라, 샤일록
    • 나카야마 시치리 (지은이), 민현주 (옮긴이)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02-24

    2009년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의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웃어라, 샤일록』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역대급 금융 미스터리로 색다른 재미를 자아낸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을 비롯해 『테미스의 검』, 『네메시스의 사자』(와타세 경부 시리즈),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나가우라 교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웃어라, 샤일록』은 나카야마 시치리가 야심 차게 선보인 금융 미스터리다. 전설의 채권 회수맨과 신입 행원 콤비. 그러던 어느 날, 회수맨이 사체로 발견된다. 은행의 비밀을 많이 알았던 탓에 살해당한 것일까? 신입 행원 유키는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는데…… 전설의 회수맨 VS 최강의 악덕 채무자“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야. 반론은 거절한다.” 『웃어라, 샤일록』은 2008년 리먼 쇼크 이후를 배경으로, 은행의 세계를 조명한다. 역대급 최신 금융 미스터리로 채권 회수 업무에 종사하는 주인공 유키의 눈을 통해 일본 경제의 어둠을 묘사하고 있다. 신입 행원 때부터 출세 가도에 오른 듯하던 유키는 어느 날 느닷없이 섭외부로 발령을 받는다. 왜인지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모인 것 같은 섭외부. 그곳에서 유키는 채권 회수로 유명한 회수맨 야마가 과장과 만나게 된다. 야마가와 함께 채권 회수를 하러 현장을 발로 뛰며 유키는 회수맨으로서, 또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한층 성장한다. 그러다 갑자기 야마가가 사체로 발견되고, 이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경험하며 유키는 더더욱 성숙해진다. 아직 젊은 행원이 훌륭한 상사를 만나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게 되는 사회초년생의 이야기는 꼭 금융업계 종사가 아니더라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독자라면 공감하기 쉬울 것이다. 『웃어라, 샤일록』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주인공 유키는 각기 다른 다양한 채무자와 만나게 된다. 1장에서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자칭 데이 트레이더를, 2장에서는 고급 스피커 유닛을 생산하는 작은 공장의 경영자를, 3장에서는 신도 확보에 실패한 종교 단체를, 4장에서는 선거에서 참패한 전직 의원을,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리먼 쇼크의 여파로 건설 계획이 엎어진 프론트 기업을 만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채무자들은 동시에 살인 사건의 용의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금융이라는 테마에 살인 사건을 접목한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한층 가미하고 있는데,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금융과 살인 사건을 접목한 것은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이며 자신은 출판사가 백을 의뢰하면 백이십으로 돌려주려 한다고 말한다. 마치 작가라기보다는 장인 같은데, 자신은 그게 더 좋다고까지 말한다. 시치리의 성실성이 여실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자본으로, 자본에서 신용으로 점점 그 모습을 진화해 우리네 삶을 지배한다. 시치리는 이러한 돈, 더 나아가 신용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악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이러한 돈을 비판적인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에서도 접근하지 않는다. 중립적으로 열어놓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긴다. 열린 마음으로 시치리의 금융 미스터리를 흠뻑 느껴보기를 바란다. “상대를 너무 몰아넣지 말고 가끔은 상대 쪽에서 움직이기를 기다린다. 그것도 사냥의 일부다. 기억해둬.” 나카야마 시치리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로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내는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지 미스터리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마음으로 집필에 임하는 것일까? 나카야마 시치리는 한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그는 이를 위해 이야기의 맨 처음 대사 다섯줄의 길이라든지 ‘!’, ‘?’ 등 문장 부호의 양도 조절해 독자의 호흡에 맞도록 쓴다고 한다. 첫 페이지를 펼치면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흡입력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만의 세심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음악, 범죄, 의학 등 다양한 테마의 미스터리를 쓰면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는지도 궁금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취재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가령 수술 장면도 예전에 TV에서 본 심장 이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고 있어 의학적인 묘사에서 오류가 있는지 걱정이었다고도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읽어줘서 실수는 없었다. 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언제까지나 쇼팽』을 집필할 때도 폴란드 여행 비디오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 수집 루트, 그리고 자신만의 작법으로 소재와 반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세계를 한번 여행해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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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장난감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위험한 장난감
    • 박상민 지음
    • 몽실북스
    • 2023-04-14

    현직 의사가 쓴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의사이면서 작가인 박상민은 전작 『차가운 숨결』로 장르 소설계에 의학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한 획을 확실히 그었다. 『위험한 장난감』은 보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으로,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병원 내부의 권력 다툼과 알력 그리고 복수와 배신을 사실적이고 현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누군가 병원을 가지고 놀고 있다!소녀가 할아버지 방에서 발견한 수상한 장난감. 명성대학교병원에서 연달아 사망하는 입원 환자들. 업무상 과실치사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인턴 강석호. 세 개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폐쇄적인 대학병원의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다. 하지만 권력 유지와 복수를 위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괴물로 변해버린 이들이 있고 ‘위험한 장난감’은 그들의 폭력성을 상징한다.대학병원 최하층 계급인 인턴 강석호는 레지던트가 되기 위해 수상한 환자의 죽음에 대해 필요 이상 관여하여 자신의 처지를 위태롭게 하고 싶지 않아 외면한다. 하지만 2명의 환자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지면서 진실을 밝히고자 동분서주하던 그는 입원 환자가 연달아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잔혹한 음모와 속임수로 직조된 함정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진 걸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진실에 서서히 접근해가던 석호는 위험한 장난감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건 무슨 장난감이지?’소녀는 눈앞의 모형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그 정체 모를 물건에 호기심이 일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자상한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싶은 소녀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고 할아버지와 함께 남겨진 소녀는 지루했다. 할아버지는 소녀와 함께 있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방에 있었던 것이 장난감으로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과자로 생각해서 먹을 생각에 들떴다. 하지만 그것은 딱딱한 막대였고 실망한 아이는 그것을 집어 던졌다.할아버지 방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 도둑인가 생각했다. 할아버지였다. 다행이었다. 소녀는 할아버지의 방에서 하얀 종이를 본다. 할아버지는 얼른 그 종이를 치웠지만 아이는 두 개의 이름을 확실히 기억했다. 할아버지 친구인가?“이제부터 할애비랑 재밌게 놀아보자꾸나. 준비됐어요, 지수?”“응, 재밌을 것 같아. 근데 이거 무슨 장난감이야?”“위험한 장난감이지요.”할아버지의 말에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조그맣고 귀여운 장난감이 뭐가 위험하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드러나는 진실조여드는 압박감막다른 골목에 몰린 강석호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건에 뛰어 들었다. 분명 자신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앞길을 위해서 증언을 거부하는 동기들과 아무것도 없었다며 부인하는 교수들 속에서 자신은 분명히 보았고 확실한 사실이 있었음을 증명해야 했다. 이제는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심증은 확실했다.“내가 했던 충고 잊었어? 우리는 대학병원의 최하층 계급이야. 생각할 필요도,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네 탐정 놀이에 나는 끼워 넣지 마.”할아버지 집에서 이상한 물건을 발견하는 소녀와 대학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연속적인 죽음, 거기다 과실치사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인턴 강석호까지 각각 나눠져서 전개되는 세 개의 이야기가 한 곳에 교차하는 순간 모든 사건의 뒤에 숨겨져 있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똑같은 물질이라도 누군가에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그 물질은 유용하게 쓰이거나 독이 될 수도 있다. 장난감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놀잇감이지만 그것이 잘못 사용되는 순간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임무와 본분을 망각하고 괴물로 변해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위험한 장난감』은 정통 메디컬 미스터리의 명맥을 이어주는 획기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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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령생활기록부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유령생활기록부
    • 나혁진 (지은이)
    • 몽실북스
    • 2022-02-24

    세상을 외면하고 살았던한 남자의 삶죽음 이후유령이 되고서야 살아보는 새로운 삶인간의 삶이나유령의 삶이나 고달프고 힘들긴 마찬가지전작 <상처 검은 그림자의 진실>에서는 직관적인 태도로 사회에 실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정면으로 대응하던 작가 나혁진. 신작인 『유령생활기록부』에서는 전작보다 약간은 힘을 뺀, 그러면서 유머스러움을 더하고 조금은 유해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블랙코미디적인 느낌이 강한 이 작품은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어쩌다 보니 죽음이젠 어떻게 살아가지?제대로 된 사회생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애초에 허영풍의 삶은 그랬다.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했고 사회에서 도태되는 삶을 살아가던 그였다. 죽음을 마주한 날도 역시나 그랬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기대 그리고 절망감. 그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나는 두 눈을 크게 부릅뜬 채 내 뱃속을 온통 휘저어놓는 칼의 움직임을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_본문 중에서졸지에 유령이 되고 보니 막막할 뿐이다.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자신이 왜 유령이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사람과는 다른 유령의 특징에 당황하는 일은 예사다. 자신과 같은 유령을 찾지만, 세상에서 누가 유령인지도 모르겠다. 사고 현장에서 유령 친구를 기다려 보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유령이 되지 않았다. 겨우 새로운 친구를 찾았나 했더니 진실을 아는 순간 사라졌다.사람들의 생활에개입하는 유령유령 친구를 찾던 허영풍은 죽기 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찾아간다. 처음으로 찾은 것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사귀었던 여자친구. 헤어진 지도 벌써 5년이나 지났지만, 딱히 할 일 없는 유령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령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아니던가.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진 그는 즉시 행동으로 옮긴다. 헤어졌던 여자친구에게 닥쳤던 사건을 해결한 이후로 시간은 흘러 또 5년이 지났다. 즉 자신이 죽은 후로 5년이 지난 셈이다. 이제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져 가는 이때, 그는 오래된 친구였던 대학 친구를 찾아 나선다. 대학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그의 모습에 당황하는 허영풍.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석현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학창 시절 늘 웃는 낯이었던 그의 얼굴에는 넌더리 나 근심 따위의 감정이 아니라 압도적인 절망감마저 짙게 느껴졌던 것이다. _본문 중에서엄마,죽었어도 한번 자식은 영원한 자식이다.친구를 찾아다녔던 허영풍은 명절을 맞이해서 고향으로 향한다. 고향이라고 해봐야 늙은 노부모만 계실 뿐. 그는 혹시나 유령생활을 벗어날 길이 생길까 싶어 노심초사하지만 그럴 일은 주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부모를 속이려는 계략에서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서 사건을 해결한다. 세월은 흘러서 이제 영풍에게는 엄마 한 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세상에 자신만 혼자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두려워진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유령생활을 청산하고 이제 그만 정리하고 싶다. 자기의 죽음에 대한 사건을 다룬 특집 프로그램에서 범인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발견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자기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고 이 세상을 가볍게 떠날 수 있을까. “이 에미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무슨 복이 있어 20년 만에 널 다 만나고. 한 번만 더 우리 아들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 _본문 중에서판타지적 존재인 유령과현실적인 사건의 절묘한 조합유령이라는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작가는 그런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는 살아있을 때는 별 볼일 없던 존재였다. 죽었다고 해서 그런 특징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죽음 이후에 자신이 살아있을 때 만났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들, 또는 그들에게 일어날 뻔했던 문제들을 해결함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낸다. 살아있을 때보다 더 존재가치를 드러낸 유령. 역설적인 접근이다.살아 있으되 살아 있지 않은 시체 같은 삶. 사람이되 유령이었던 삶. _본문 중에서죽음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무겁기보다는 살짝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현실적인 문제에 유머스러움을 반영시켜서 블랙코미디스러움을 꾀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자가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존재를 내세워서 생전의 삶과 별다르지 않음을 조건으로 삼았다. 아무것도 없는 제로, 무에서부터 시작하는 그의 삶은 하나씩 사건을 해결하면서 성장해간다. 흡사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게임 퀘스트 같은 느낌도 준다. 작가는 영화 제목을 소제목으로 삼았다. 제목이 사건의 힌트인 셈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책을 읽는다면,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본다면 그 둘의 조합이 묘하게 맞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유령생활기록부』는 끝났다. 그의 생활기록부에는 어떤 내용이 쓰여 있었을까.삼십 대의 남자, 허영풍은 다른 이들처럼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거나 하지 않고 오직 복권에만 빠져 있다. 오늘도 스포츠 복권을 손에 들고 뚫어지라 쳐다본다. 그러다 돈만 날렸다. 분식집에서는 밥을 먹다 시비가 붙고 돈은 날리고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던 그는 비 오던 날 골목에서 칼에 찔려 죽는다.아니 죽었다. 그리고 유령으로 다시 살아났다. 이제 그는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었다. 유령이 되어도 좋은 것은 없다. 처음에는 자신의 집에서 생활했지만, 그곳이 정리되자 갈 곳이 없어졌다. 그렇게 떠도는 유령이 되었다. 비로소 찾은 유령 친구들은 하나둘 떠난다. 그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사연을 해결해 주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영풍은 엄마의 죽음까지 보게 된다.살아서도 별 존재 가치 없던 한 남자의 인생은 유령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인다. 그런다고 알아줄 이 하나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작가는 유령의 성장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생활기록부는 처음에는 불만스러웠을지 몰라도 마지막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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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장르소설 1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1
    • 이필원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성실하게 오늘을 창작하는 작가들의다채로운 여섯 장르 이야기들창간호의 처음을 여는 「가죽복원소」 는 한 획 차이로 가‘족’복원소가 되어버린 가죽복원소의 해프닝 같은 이야기를 다룬다. 가족을 복원해달라고 당돌하게 가게를 찾은 소녀는 어떤 해답을 들을 수 있을까? 복원하고 싶은 것과 복원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복원하지 않아야만 하는 것들을 작가는 따뜻한 손길로 다정하게 짚어준다.「사랑의 유통기한」은 글자 그대로 사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상상력으로 밀어붙여 보여준 작품이다. 오천 년 전에 만난 적 있다며 남자를 반가워하는 여자는 대체 언제적부터 그를 사랑했던 걸까. 소설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무형의 무모함과 무목적성을 절감한다.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다 바쳐 노래한 작은 것들의 이야기, 「작은 것들의 레퀴엠」. 어두운 밤 톡톡 잘려 나간 손톱의 시선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스물두 살 어린 소녀를 만나 확장되고 끝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로 빨려 들어간다.「연기수업」은 AI 배우가 등장한 시대에 ‘연기하는 인간’의 가치를 독특한 시선으로 보여준 매력적인 SF 소설이다. 입력된 정보대로 연기하던 AI 배우가 어느 날 연기가 배우고 싶어졌다. AI 배우가 의도치 않게 흘린 눈물은, ‘연기’일까 아니면 ‘오류’일까. 진정한 인간성에 대해 탐색해볼 시간을 줄 것이다.한 여자는 비몽사몽간에 목격한 장면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달빛을 등지고 낚싯대에 바늘을 꿰고 있는 사내의 실루엣. 한 여자의 자백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한 걸음씩 그러나 거침없이 희미한 기억의 퍼즐을 모조리 찾아낸다.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드러나는 그 충격적인 실루엣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달빛 속의 악몽」에서 만나본다.축축하고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검정 비닐봉지. 낯선 사내와 함께 우리 집에 불쑥 쳐들어온 저 검은 봉지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흰 살 생선」 속 작가가 만들어 놓은 징검다리를 건너다 보면 독자는 별안간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기이한 결말을 만난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 『이달의 장르소설』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6월 30일 드디어 공언한 대로 『이달의 장르소설 창간호가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장르의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SF, 호러, 판타지.이 여섯 장르의 콩나무들이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독자를 인도하게 될 것이다.이제 『이달의 장르소설』은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게 되며, 그렇게 뽑힌 작품들은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되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달의 장르소설』 창간호에는 「가죽복원소」-이필원(드라마), 「사랑의 유통기한」-정진영(판타지), 「작은 것들의 레퀴엠」-범유진(호러), 「연기수업」-표국청(SF), 「달빛 속의 악몽」-설혜원(미스터리), 「흰 살 생선」-박상호(스릴러), 이렇게 여섯 편의 소설이 실렸다.독자를 위로하는 따뜻한 드라마부터 한여름 밤을 소름 돋게 만들 호러,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기발한 판타지 등 여섯 장르, 여섯 작품을 엄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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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장르소설 2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2
    • 박선미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SF, 판타지, 호러한 권으로 여섯 가지 장르의 소설을 맛보는 놀랍고도 행복한 책 읽기!매달 공모해서 매달 나온다! 한국 장르소설 작가들의 가장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는 시간 한국 단편 장르소설의 신나는 축제 다채로운 여섯 가지 이야기를 만난다『이달의 장르소설2』는 아파트의 층간소음 문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 판타지 「14 1/2」로 시작된다. 쿵, 쿵! 공동 주택 생활자라면 언제든 한 번쯤 들을 법한 익숙한 소음이 들려온다. 소음이 이토록 쉬이 단단한 벽 너머로 울린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이 그만큼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14층과 15층 사이, ‘14 1/2’층에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인간관계에 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붉은 재킷」은 10분간의 허심탄회한 토로를 담아낸 몰입도 높은 2인칭 스릴러 소설이다. 화자인 남자는 한 아이를 납치하고, 그 아이의 아버지인 형사와 독대한다. 그리고 형사에게 사건의 전말을 밝히며 의미심장하게 묻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않냐고, 당신도 실수한 적이 있지 않냐고. 마주 앉은 ‘형사’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듣다 보면 헤어날 수 없는 모순의 늪에 빠질 것이다.「감점 포인트」는 확신에 찬 말과 날카로운 평가를 맞닥뜨리며 오늘의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제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감점을 매기는 서희. 면접에 떨어진 뒤 서희에게 찾아와 아무런 말도 없이 우두커니 벽에 기대어 있는 하나. 이들은 정말 괜찮은 걸까? 단호한 말들에 둘러싸여 버거워하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넌지시 모호하고 사려 깊은 위로를 전한다.「어느 쪽에서 보아도」는 언어와 사고(思考)의 세계를 항해하는 고차원적인 SF다. 어느 날 우주선의 감정을 나타내는 정서표현판이 달달한 산호분홍색으로 빛난다. ‘건조한 진흙’처럼, 존재 자체가 의심되는 아이러니한 색. 우주선의 주인과 우주선(기계지능)은 과연 이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아니, 꼭 바로잡아야만 하는 걸까? 인공지능 혹은 ‘기계지능’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상상의 한계를 부수고 허를 찌른다.「엘리베이터 거울 속으로 들어간 남자」는 실체 없는 인물이 보고, 듣고, 맡고, 느낀 것을 서술하는 감각적인 미스터리다.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 냄새, 목소리는 물론 자신의 과거도 기억하지만, 거울이 된 이유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가 거울이 된 미스터리한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 이렇게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어날 일은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이라고.「지구에서 사랑받은 우뭇가사리」는 우주를 넘어 다른 종족의 마음까지 끌어안는 사랑스러운 SF다. 외계인 가살의 최종 목표는 지구 정복, 첫 번째 임무는 지구인 샘플 ‘할모니’ 스캔. 하지만 그는 쉽게 샘플을 스캔하지 못하는데……. 외계인과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그들을 대해야 할까? 그날이 올 때까지, 다채로운 표현들로 무장된 이 이야기를 잊지 못할 것이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이달의 장르소설1』에 이어 『이달의 장르소설2』가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 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콩나무가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이 각양각색의 콩나무들이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달의 장르소설』이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고, 그렇게 뽑힌 작품들을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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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장르소설 3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3
    • 이신주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로맨스, SF, 판타지, 호러……한 권으로 각양각색 장르를 맛보는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매달 공모해서 매달 나온다! 한국 장르소설 작가들의 가장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는 시간한국 단편 장르소설의 혁신다채로운 여섯 가지 이야기를 만난다이번 『이달의 장르소설3』은 시대극과 공상과학적인 판타지를 섞은 「난세의 미꾸라지」로 이야기의 장을 연다.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평민들에게 어느 날 손만 문지르면 금화부터 동화까지 무작위로 제공되는 기계가 나타난다는 독특한 설정이 이목을 끈다. 하루 벌어 하루 넘기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재능과 자질이란 금전 몇 푼으로 그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일까? 이야기가 독자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그제야 제목의 진정한 의미가 와닿게 된다.두 번째 「시간을 되돌리면」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인공지능이 되어버린 남자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맵핑해 인간처럼 사고하도록 인공지능, 데이터를 구성한다면 그것은 과연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까. 만약 사람이라고 인정한다면, 과연 어떤 부분에서 그것을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될까. 과학적인 관점으로 시작해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는 이 SF 드라마는 마지막 문장을 보았을 때 큰 감동으로 밀려들 것이다.「벽 너머의 소리」는 용기를 내고픈 한 여고생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성장기를 담는다.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건 대부분 겪어봤을 경험이다. 그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용기 있는 타인을 향한 동경, 변하고 싶은 갈망과 그런데도 한 걸음 내딛는 게 어려운 망설임 등을 작가는 한창 섬세할 여고생의 모습으로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 여고생 주인공이 가진 특별하면서도 작고 사소한 ‘실 전화’를 통해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플라이 플라이어」는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풀어나간다. 오로지 주인공의 언어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시간을 뛰어넘는 ‘플라이어’라는 타임리프 소재는 물론, 그보다 더 넓은 우주 세계관 또한 짧은 이야기 속에 견고하게 구성해두어 이야기뿐 아니라 배경 세계에까지 흥미를 일으킨다. 동시에 일반적인 편견을 자연스럽게 깨는 작은 반전도 담겨있으니, 이토록 고밀도의 단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미세한 문제」는 청소기에 빨려 들어간 아내를 되찾기 위한 남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사라진 아내, 그리고 청소기를 켤 때마다 청소기 안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착각인지 확신할 수 없게 하면서 과연 이 부부의 진짜 ‘문제’는 어떤 것이었을지 끊임없이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놓치고 있을 아주 미세한 문제, 그리고 그 미세한 문제가 어떤 결말을 낳는지는 작품을 직접 보아야 깨달을 수 있다.마지막 「쓸모 있는 것들」은 더운 여름날,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한 번은 떠오를 만한 호러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저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서 ‘다 쓸모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 이야기는 대체 그 물건들은 어디에 ‘쓸모’가 있는 걸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해 목덜미를 서늘하게 하는 오싹한 결말로 마무리를 짓는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창간호부터 시작해 이번에 『이달의 장르소설3』이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 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콩나무가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이 각양각색의 콩나무들이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달의 장르소설』이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고, 뽑힌 작품들을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이달의 장르소설 4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4
    • 박상현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로맨스, SF, 판타지, 호러……한 권으로 각양각색 장르를 맛보는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매달 공모해서 매달 나온다! 한국 장르소설 작가들의 가장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는 시간 창작의 최전선을 달리는 우리 작가들의 여섯 가지 장르소설 『이달의 장르소설4』가 출간됐다.성실하게 오늘을 창작하는 한국 작가들이 그려낸 선명하고 다채로운 여섯 가지 장르소설은 출간 전부터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의 기대를 모았다.‘이번 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기발하고 신선한 공모전이 열렸다. 매달 공모하고 출간해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다양한 장르소설을 한데 엮은 『이달의 장르소설4』는 작가와 이야기 그리고 독자들이 자유롭게 교감하는 광장의 역할을 할 것이다.한국 단편 장르소설의 혁신다채로운 여섯 가지 이야기를 만난다가을을 여는 『이달의 장르소설4』은 각각의 독특한 장르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어딘가 가슴 저린 여운을 남기는 여섯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거울아 거울아」는 동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마법 거울이라는 소재를 우주 SF 배경에 자연스레 녹여내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사실감을 훌륭하게 살려냈다. 또한 모티브가 된 동화와 달리, ‘거울’을 통해 힘과 권력을 가진 자의 분쟁이 아닌 평범하디 평범한 개인의 소소한 소망과 희망을 보여주면서 공감을 끌어내고, 마지막에는 잔잔한 여운과 힐링을 남긴다.「엄마, 제발 그 별로 돌아가세요」는 독특한 서술 스타일로 장르를 규정할 수 없어 ‘미스터리’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자신의 어머니가 외계인이라 주장하는 아들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드라마이면서, 정말 화자의 주장대로 화자의 어머니가 외계인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점에서 SF 미스터리의 분위기를 풍기고, 작품의 끝에 다다라 그간의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다시 곱씹어 보면 지극한 리얼리티 소설처럼도 느껴진다. 이 복합적인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텁텁한, 먹먹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감각을 선사해준다.「모르페우스의 문」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아이가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상황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자를 비하하고 질타하며 몰아세워 간다. 작중 가해자는 피해자의 우스꽝스러운 영상을 온라인상에 퍼뜨려 사이버 폭력을 저지르고도 그저 장난이며, 별거 아니라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인터넷 사회가 된 현재의 학교폭력의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근의 학교폭력은 단순히 폭행을 저지르는 방식이 아니다. 물리적으로는 상처가 남지 않더라도, 이 보이지 않는 형태로 진행되는 폭력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를 작품은 ‘타임루프’라는 소재를 통해 와닿도록 보여준다.「심청전」은 전래동화 「심청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과거 공양미 삼백 석을 위해 인당수에 뛰어들어야 했던 ‘심청’을 시작으로 현재, 근미래, 미래 세계에서의 ‘심청’의 삶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과연 인당수에 몸을 던져야 했던 심청의 효는 진정 본인의 효심 하나만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작품을 읽은 뒤 작가의 말은 상당히 뼈아프게 다가온다. 인권이 향상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사람의 상품화는 더 은밀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그렇기에 미래에는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무엇이 심청을 ‘효녀 심청’으로 만들었을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오토바이」는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남편의 흔적을 찾아가는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온화하고 유순하며 착한 성격으로 보이던 남편이 숨기려 했던 모습이 무엇인지, 아내의 추적 과정을 따라 순차적으로 밝혀지면서 작품의 끝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특히 심지가 굳고 자신만의 강단과 고집이 있는 아내의 캐릭터는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 「귀신은 있다」는 귀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상호 작가는 『이달의 장르소설』을 통해 매달 색다른 도전을 시도하고 있으며, 스릴러, 영어덜트 판타지를 지나 이번에는 호러를 소량 첨부한 드라마를 보여준다. 이번 작품에서는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끌다가도 짧으면서도 강렬한 임팩트를 줌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섬찟함과 애잔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창간호부터 시작해 이번에 『이달의 장르소설4』이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 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콩나무가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이 각양각색의 콩나무들이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달의 장르소설』이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고, 뽑힌 작품들을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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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장르소설 5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이달의 장르소설 5
    • 임규리 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04-14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로맨스, SF, 판타지, 호러……한 권으로 각양각색 장르를 맛보는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매달 공모해서 매달 나온다! 한국 장르소설 작가들의 가장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는 시간 창작의 최전선을 달리는 우리 작가들의 여섯 가지 장르소설 『이달의 장르소설5』가 출간됐다.성실하게 오늘을 창작하는 한국 작가들이 그려낸 선명하고 다채로운 여섯 가지 장르소설은 출간 전부터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의 기대를 모았다.‘이번 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기발하고 신선한 공모전이 열렸다. 매달 공모하고 출간해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다양한 장르소설을 한데 엮은 『이달의 장르소설5』는 작가와 이야기 그리고 독자들이 자유롭게 교감하는 광장의 역할을 할 것이다.한국 단편 장르소설의 혁신다채로운 여섯 가지 이야기를 만난다이번 출간으로 누적 단편 30작을 달성한 『이달의 장르소설5』에서는 무엇보다 톡톡 튀는 설정이 돋보인다. 첫 장을 여는 「시체꽃」은 축축한 장마와 더불어 한 건물을 통째로 뒤덮은 정체불명의 거대한 식물이 분위기를 압도하며 시작한다. 곰팡이와 버섯, 이끼와 포자가 가득한 공간에 대한 묘사는 그곳에 들어서는 주인공의 경외하는 마음에 절로 몰입하게 만든다. 여기에 특색 뚜렷한 인물들이 더해지니 인상적인 단편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마저 든다.「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1인칭 주인공 서술구조를 유쾌하게 살려낸 작품이다. 주인공은 다단계 사업으로 여러 물건을 파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간에도 틈틈이 자신의 판매 상품을 홍보하면서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PPL을 떠올리게 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렇게 한참 웃다 보면, 처음 주인공이 말한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라”라는 말은 여러 반전을 거쳐 이야기의 말미에 닿아선 그 의미가 사뭇 달라져 있을 것이다. 「네레이스」는 청소년 소설에서 보기 드문 죽음과 상실에 대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청소년의 시선으로 진중하게 담아낸다. 작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을 모티브로 해, 비극적인 사고로 인한 죽음뿐 아니라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청소년들을 실의와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 등을 꼬집으며 그 속에서 하루하루 미래를 다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낸다.네 번째 「누시」는 공포 영화와 슬래셔 무비의 흐름을 타고 장르소설의 정석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특히 러브크래프트의 호러 소설과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음산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에 집중하면서도 위기와 맞물리는 서스펜스, 곳곳에 적절하게 섞인 복선까지 탄탄하게 잡아내고 있다.「오 분의 세계」는 기계를 통해 5분 동안 50년의 완전히 다른 가상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연다. 만약 이처럼 가상세계에서 50년이라는 긴 시간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면, 그때도 가상세계에서의 경험을 단순히 ‘경험’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을까? 실제로는 5분일 뿐인 체감 50년의 시간이라는 오묘한 딜레마를 안고서 주인공과 함께 살아가다 보면, 문득 지금의 내 삶은 어떠한지 한 번쯤 돌아보게 될 것이다.「봄날, 히어로」는 대미를 장식하는 가슴 따뜻한 영어덜트 단편이다. 심각한 골형성부전증이라는 장애로 인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집 밖으로 나설 수 없는 봄과 수없이 넘어지고 떨어져도 굴하지 않고 파쿠르를 하는 하늘. 서로 정반대인 두 아이의 짧지만 그만큼 소중한 시간에 함께 하고 나면, 하늘을 동경하며 ‘나만의 히어로’라고 부르던 봄이, 자신의 히어로를 위한 히어로가 되는 순간에는 가슴 뭉클한 벅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이토록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니!독자들이 매달 기다리게 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전무후무한 장르소설 공모전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갯불로 구운 콩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창간호부터 시작해 이번에 『이달의 장르소설5』이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번갯불에 구운 콩 맛을 보듯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장르소설의 상찬을 맛보게 되었다. 여기 담긴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제각각 다른 토양에서 자란 콩나무들이다. 콩나무가 줄기를 뻗어 잭을 상상도 못 한 놀라운 세계로 유혹했듯, 이 각양각색의 콩나무들이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달의 장르소설』이 매달 만나는 즐거운 모험이자, 한 달에 한 번 점심값으로 책식을 하는 또 다른 식사 한 끼가 되었으면 한다.앞으로 『이달의 장르소설』은 더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광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연말에는 광장에 모인 독자들이 『이달의 장르소설』 중 최애 장르소설을 선정하고, 뽑힌 작품들을 『올해의 장르소설』로 출간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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