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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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에머슨의 자기 신뢰
-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황선영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02-19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에게 영감을 준 에세이!‘나는 나를 믿을 수 있는가?’는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게 되는 질문이다. 현대인들은 고도로 발달한 기술과 거대한 조직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다. 자신을 잃어버린 인간은 주체적 삶에서 벗어나면서 점차 병들어간다. 이 문제에 대해 프리드리히 니체, 마하트마 간디, 버락 오바마, 마이클 잭슨 등 많은 사람들에게 밝은 등대와 같은 길잡이 역할을 해준 사람이 랠프 월도 에머슨이다. 이 책은 인간이 자기 신뢰를 기초로 행동함으로써 더 나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깊은 통찰이 담긴 에세이다. 정치적으로는 독립했지만 문화나 사상적으로는 여전히 유럽에 종속되어 있던 19세기 미국의 정서에서 에머슨은 40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통해 많은 역사적 인물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1,500회가 넘는 강연의 내용을 정리해서 에세이로 출간했는데, 『자기 신뢰Self-Reliance』는 1841년에 발표한 『제1 수필집』에 실려 있는 글이다. 이 글은 미국의 정신적인 독립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에머슨은 ‘자신을 믿는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자기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는 것이 성공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자기 신뢰는 내면의 힘을 이끌어낸다. 자기 신뢰를 실천하면 내 안에 놀라운 힘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머슨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함을 강조하며 ‘현재’ ‘진실한 마음’ ‘선善과 정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19세기의 역작인 이 책을 현대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 원서에는 없던 장제목과 소제목을 임의로 달았다. 고전미와 추상적인 표현의 함축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에머슨이 이 책에서 설파하듯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는 모든 성취의 출발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자신을 믿고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짐으로써 더 큰 성공과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대를 초월한 진정한 자기계발서인 이 고전을 통해 가장 기본적이고도 궁극적으로 중요한 나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나답게 살고 싶다면 에머슨을 만나라!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1개의 소제목으로 에머슨의 지혜를 다루고 있다. 1장은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는 글을 모았다. 내 마음에 품은 신념을 믿으면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되며 내 안에 놀라운 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일에 전념하면 어느 누구보다 자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2장은 스스로의 참모습을 찾으라는 글을 담았다. 나의 참모습을 찾으면 순응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벗어날 수 있으며 스스로의 생각대로 자유롭게 행동하게 된다. 세상은 날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독창적인 시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3장은 스스로를 신뢰해야 삶의 혁명이 일어난다는 글들로 묶었다.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려 애쓰지 않고 진실하게 살면 진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온전히 현재를 살면서 자기에게 엄격한 주인 역할을 하면 시대와 나란히 걷는 사람이 될 것이다. 4장은 홀로 우뚝 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글을 모았다. 에머슨은 후회하거나 동정하지 말고 진실에 귀 기울이며 심장이 시키는 대로 주어진 일을 하라고 말한다. 후회하는 기도는 거짓 기도이기에 내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야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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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에밀 뱅베니스트
- 서종석 지음
- 컴북스캠퍼스
- 2024-02-19
‘주체’에 언어학적 지위를 부여한 뱅베니스트 언어학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을 넘어 포스트휴먼과 만나다프랑스의 언어학자 에밀 뱅베니스트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로 대표되는 구조주의 언어학의 흐름을 수용하면서도 소쉬르와는 다른 독자적 언어학 체계를 구축했다. 언어학자로서는 독특하게 ‘주체’ 개념에 주목한 뱅베니스트는 “‘나’는 ‘나’라고 말하는 자다”라는 정의로 구조 아래 억압되어 온 주체 개념에 ‘말하는 주체’라는 언어학적 지위를 부여했다. 뱅베니스트의 주체 이론은 그 범용성 덕분에 언어학을 넘어 철학, 예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책은 ‘말하는 주체’, ‘상호 주체성’, ‘담론’, ‘문자’, ‘동물의 언어’ 등 열 가지 키워드를 통해 뱅베니스트 언어학의 핵심 개념을 살핀다. 인공지능과의 의사소통을 고민하는 포스트휴먼 시대가 도래했다. 과연 기계는 스스로를 ‘나’로 의식하고 인간과 나란히 ‘언어적 주체’가 될 수 있을까? 뱅베니스트 언어학을 통해 답변의 실마리를 찾아보자.에밀 뱅베니스트(Emile Benveniste, 1902∼1976)1902년 시리아 알레포에서 태어난 뱅베니스트는 1913년 프랑스로 이주해 1924년 프랑스 귀화 시민이 된다. 사적인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유대인으로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이란어족에 능통한 언어학자로 거의 모든 인도·유럽어족의 언어를 다뤘다. 실뱅 레비의 추천으로 소쉬르의 제자 앙투안 메이예 밑에서 연구하며 파리고등연구원과 콜레주드프랑스를 거점으로 강의했다. 1927년 스물다섯 살의 젊은 나이에 메이예에게서 파리고등연구원 자리를 물려받아 브레알, 소쉬르, 메이예로 이어진 파리학파의 계승자가 된다. 대표 저서로 ≪인도유럽사회의 제도·문화 어휘 연구 1, 2≫(1969), ≪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 1, 2≫(1966/1974), ≪마지막 강의: 콜레주드프랑스(1968∼1969)≫(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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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휘트먼과 더불어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에밀리 디킨슨의 걸작 시 모음“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시인이다”버지니아 울프<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이 을유세계문학전집 126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인 가운데 한 명인 에밀리 디킨슨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시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파헤친 작가다. 특히 연대기적 시간의 중단을 형상화하며 유한이나 영원으로 범주화되지 않는 새로운 향유의 시간을 보여 준 그의 시 세계는 오늘날에도 수많은 독자로부터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내면으로 침잠하여 지상의 환희로 나아간 시인에밀리 디킨슨의 대표 시 선집19세기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장 가운데 한 명인 에밀리 디킨슨은 아버지 에드워드 디킨슨의 교육열 덕분에 당시 여성으로선 드물게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발병으로 애머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마운트 홀리요크 여성 신학교에 입학한 지 10개월 만에 고향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후 그녀는 어머니의 병상을 지키며 시를 썼다. 생전에 발표한 시는 몇 편 안 되지만 1886년 디킨슨이 죽은 후 여동생 라비니아가 그녀의 시를 발견하고 공개하면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그녀의 시 세계에서 가장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대기적 시간의 중단으로 영원의 옹호나, 유한도 영원도 아닌 임시적 정지이다. 하지만 아감벤의 관점에서 보면 디킨슨의 시에 나타나는 시간의 중단은 영원이나 임시적 정지가 아닌 새로운 시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시간은 순간적으로 포착하지 못하면 영원히 지나가 버리는 행복한 순간이자 가능성으로 가득 찬 세계다. 디킨슨에게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연대기적 시간의 중단은 영원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고, 여기서의 중단은 파괴인 동시에 해방을 가져오는, 완벽한 향유가 가능해지는 순간이다. 이러한 향유의 시간을 디킨슨은 기적이라고 부르며 죽음에서 그 작은 틈을 엿본다. 그에게 죽음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단으로 인해 메시아가 들어올 수 있는 작은 문이 생기고, 인간이 기원의 상태로 돌아가 부활할 수 있는 계기다. 특히 그녀의 문학 세계에서 주요한 주제인 중단에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단절이 파괴인 동시에 구원이라는 것이다. 시는 이러한 중단을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이며, 디킨슨의 경우 줄표와 행 바꾸기를 사용해 효과적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상실과 분열이 아닌탈주의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시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보이는 또 하나의 특징은 부재와 상실, 포기의 관념이다. 심지어 자아 분열을 디킨슨 시의 특징으로 보는 비평가도 있다. 하지만 들뢰즈의 관점에서 해석할 때 디킨슨의 시는 상실과 분열의 시가 아니라 탈주의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디킨슨은 시에서 종교와 결혼은 견고한 억압의 상징인데 종교의 억압성은 겨울 오후의 빛으로 표현되고 결혼은 대가가 핵심을 이루는 계약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이처럼 영원해 보이는 제도들이 늘 견고할 수는 없다. 견고한 체계에는 유동적인 미시 균열이 생긴다. 그것은 견고한 위계질서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균열을 일으켜 해체하려는 시도를 보여 준다. 그리하여 디킨슨의 탈주는 역량이 증강된 에너지로 나타나고, 그동안 갇혀 있던 영혼은 견고한 배치를 완전히 벗어나 탈주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 탈주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탈주가 퇴행함으로써 오히려 기존의 제도와 구속을 더 강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마침내 탈주에 성공하면 종교와 결혼 같은 제도를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배치를 만들어 낸다.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은 시인이 남긴 1,800여 편의 시 가운데 이러한 디킨슨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것들만 엄선해서 실었다. 이 책에 담긴 시들은 매우 간결하면서 이미지즘적이며 추상적인 사고와 구체적인 사물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시간에 갇힌 인간 의식의 한계에 대한 고통스러운 역설을 일깨우는 디킨슨의 시 세계는 오늘날에도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며 향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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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문기업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02-19
한 편의 영화처럼 자아의 성장과 치유 과정을산뜻하고 화창하게 그린 소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차려준 한 끼의 정성스러운 식사만으로도 상처받은 자아는 치유의 기력을 회복하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품게 된다. 사실상 삶의 기적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심이 내 마음에 닿는 순간, 그 진심이 쓰러진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 그것이 우리들 일상의 진정한 기적이다.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은 그 작은 기적에 관한, 참으로 따뜻한 이야기다.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 그리고 남자에게만 열중하는 엄마, 그로부터 내면의 우울에 시달리던 에밀리는 독립해서 살며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데, 그곳에서 유부남인 걸 속인 상사와 연애하다 결국 그에게 배신당하고, 직업과 돈은 물론 안식처까지 잃게 된다. 스물다섯 살에 삶이 막막해진 에밀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0년 이상 연락하지 않았던 외할아버지 집을 찾아간다. 마음에 상처가 가득한 에밀리는 낯선 바닷가 시골에서 다른 사람들의 친절과 자연의 서정을 처음에는 고스란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담담하게 부엌칼을 갈고, 식사를 준비하는 할아버지 모습을 바라보면서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음식에 대한 자세, 사람과 어울리는 일, 사물을 판단하는 방법……. 그녀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소원했던 부모와의 관계를 조금씩 회복해보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사소한 기적처럼 스멀스멀 자연과 사람이 주는 치유력이 발휘되는 것이다.상처받은 에밀리에게 할아버지가 해주는 요리들. 쏨뱅이 된장국, 전갱이 미즈나마스, 고등어 영양밥, 붉돔 초절임, 삼치 마멀레이드 구이, 감성돔 참깨 양념 오차즈케 등의 음식은 단순한 요리 차원을 넘어서는, 치유를 담은 ‘진심’의 표현이다. 독자들도 이 소설을 통해 미각이 활성화되는 한편, 더불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작은 ‘진심’이 일으키는 사소한 기적상처받은 자들에 대한 지극히 따뜻한 시선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그림 같은 소설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은 실제로 일본에서 영화화되어 호평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바닷가 작은 마을은 인간 본래의 성정을 회복시키는 ‘치유’ 공간으로, 그곳이 주는 요리 재료들로 인해 주인공 에밀리는 삶의 기운을 되찾는다. 실로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자연’과 함께,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받아준 자연과 같은 그곳 사람들이었다. 본래 다정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인간은 서로를 치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소문에 민감한 작은 마을이지만, 그래서 에밀리는 그곳에서도 소문에 상처받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작동하는 ‘치유’는 그깟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만하게 해준다. 무릇 성장하는 인간에게는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생기기에 그렇다. 에밀리는 할아버지를 비롯해 새로 구축된 인간관계에서, 그들의 작은 진심으로부터 ‘기적’ 같은 치유를 받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스스로의 의지로 새로 만들어나가게 된다.사람의 한없는 온기와 마음의 재생을 그린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은 가끔씩 ‘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우리의 팍팍한 현실을 차분히 위로하는 힐링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독자들도 이 소설에 기대어 작은 위로와 치유를 경험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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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4-02-19
제목만으로는 절대 이 소설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 _독자 리뷰★ 넷플릭스 영화 제작 예정★ 39개국 출간 300만 부 판매★ 「뉴욕 타임즈」 100주 이상 베스트셀러★ 미국 아마존 평점 4.6 리뷰 16만 개★ 틱톡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소설 할리우드 전설인 에블린 휴고, 그녀의 어린 시절은 사람들이 아는 것과는 다르다. 성장기부터 눈에 띄는 외모로 남들에게 대상화당하기 시작했고, 불행한 가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름다운 외모를 이용해 할리우드로 향했다. 남들이 욕망하는 대상이 되기 위해 과거를 지우고 억양까지 바꿔가며 이미지를 바꾸고, 그렇게 탈바꿈한 이미지로 할리우드의 아이콘이 된다. 에블린을 이야기할 때 일곱 번이나 결혼한 전적을 빼놓을 수 없다. 세간에서 보는 그녀의 결혼은 모두 에블린의 남성 편력에 의한 것이었지만, 현실은 처절했다. 다행히도 에블린은 이런 관심을 적당히 이용할 만큼 영리한 여성이었다. 그렇기에 독자로서 보는 에블린은 연민이 들지만, 완전히 마음을 주기 어려운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화려한 할리우드에 가려 있지만 어쩌면 에블린도 살아남으려 발버둥친 인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인생의 마지막 장에 와서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털어놓으려 한다. 에블린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리고 인터뷰어로 왜 하필 무명 기자인 모니크를 지목한 것일까?『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은 출간 직후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틱톡 챌린지로 화제가 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마치 에블린 휴고가 현존하는 배우처럼 느껴지는 흥미진진한 구성 덕분이다.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인 에블린 휴고의 이야기. 영화로 만나기 전에 소설로 그 속사정을 먼저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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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엘뤼아르 시 선집
- 폴 엘뤼아르 지음, 조윤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프랑수아즈 사강부터 장뤼크 고다르까지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시인 엘뤼아르의 작품 세계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결정판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 시인 폴 엘뤼아르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엘뤼아르 시 선집』이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본 선집은 을유세계문학전집 121번째 작품으로, 엘뤼아르의 방대한 시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초기작부터 대표작 및 마지막 작품까지 총 40권의 시집에서 130여 편의 시를 선별한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쓴 전쟁과 평화에 관한 시, 다다 운동에 참여하면서 쓴 실험시, 초현실주의 절정기에 탄생한 시,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을 통과하며 쓴 참여시로 다채롭게 변모해 갔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는 친근한 언어로 쓰인 후반기의 시들이 주로 소개된 까닭에 초현실주의의 전성기에 쓰인 전반기 시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본서는 엘뤼아르가 치열하게 살아간 삶과 그가 남긴 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시대와 생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엘뤼아르의 시적 특성을 순차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폴 엘뤼아르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국내 첫 시 선집양귀자의 소설 제목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엘뤼아르의 시 「모퉁이」의 전문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슬픔이여 안녕』은 엘뤼아르의 시 「약간 일그러진 얼굴」에서 영감을 얻었고,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 〈알파빌〉은 엘뤼아르의 시집 『고뇌의 수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엘뤼아르의 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이런 인기나 명성과 달리, 국내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명시 모음집에 그의 시 한두 편이 이따금 소개되거나,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이야기할 때 엘뤼아르의 시 「자유」가 언급되는 정도였다. 시인의 작품 세계가 워낙 방대하고 다채로운 까닭에 시집 한두 권으로 그를 대표하기가 어려운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이에 을유문화사는 엘뤼아르의 시 세계를 연구하여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조윤경 교수를 역자로 선정해 국내 최초로 그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시 선집을 출간했다. 폴 엘뤼아르가 우리 곁을 떠난 지 꼭 70년 만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이자 저항 시인으로 알려진 엘뤼아르는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사랑의 시와 가장 치열하고 투쟁적인 실천시를 동시에 남겼다. 개인적인 사랑과 인류애, 시와 현실적 참여를 결합하면서 현실에 대한 시적 대응을 치열하게 모색한 작가라 볼 수 있겠다. 본 선집에는 초기작부터 대표작 및 마지막 작품까지 총 40권의 시집에서 130여 편의 시를 선정해 수록했다.사랑 시부터 참여시까지, 엘뤼아르 시의 정수를 시대별로 총망라 본서를 편역한 조윤경 교수는 엘뤼아르의 시적 변화 과정을 보여 줄 수 있는 시들을 시기별로 골고루 엄선했는데, 프랑스어로 출간된 엘뤼아르의 여러 시 선집을 참고하고 문학사나 연구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시들을 검토하여 1차로 선별했다. 그리고 그동안 엘뤼아르에 관해 연구하면서 개인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던 시들을 2차로 추렸다. 이번 선집을 통해 연구자나 학생, 일반 독자 모두 엘뤼아르 시의 정수를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시대별로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시인의 작품 세계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사랑’은 연인 관계를 넘어 더 큰 함의를 내포한다. 그는 사랑에서 특히 윤리적 개념을 강조하여 사랑의 순수함, 충실함, 인류애, 자연 친화력, 상호 관계성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그래서 시 전체에서 사랑을 매개로 ‘나’와 ‘너’를 종합하려는 욕구, 이를 통해 가장 광범위한 ‘우리’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때의 ‘나’와 ‘너’의 관계는 사랑하는 두 연인에서부터 자신과 세계, 현실과 이상, 지상과 천상, 자아와 타자, 외면의 자아와 내면의 분신, 화자와 청자, 시인과 독자 등으로 상황에 따라 무한히 변화한다. 후반기의 참여시도 사랑 시의 연장이라 볼 수 있는데, 엘뤼아르가 형상화하는 사랑에 위대함과 인류애를 부여해 주며 영속된다. 나, 너, 우리가 드러내는 관계성은 시인이 꿈꾸는 삶과 행복의 근본 조건이 되고, 개인과 전체를 함께 염두에 두면서 항상 열린 관계성을 지향하는 시인의 의식을 나타낸다. 새로운 시선, 낯선 구조, 참신한 표현이 돋보이는 시 세계를 원문과 함께 최상의 번역으로 만나다 “시인은 영감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엘뤼아르는 ‘다르게’ 살고 ‘다르게’ 보는 것을 소명으로 삼았다. 그의 시 언어는 소박하고 평이하며 투명하지만, 단어들 간의 뜻밖의 조합이나 경구들의 쇄신 등으로 다르게 보기를 구현한다. 또한 시인은 간결한 언어를 좋아하여 수많은 명사 어구, 격언, 속담, 아포리즘 등 짧은 형식의 시구들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꿈과 현실, 현실의 표면과 이면 사이의 연결을 모색한다. 그래서 일상적인 말에 숨어 있는 시적 잠재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해독하기 어려운 난해함이나 낯선 이미지를 품고 있다. 이는 엘뤼아르의 시가 읽을 때마다 새롭고,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껏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엘뤼아르의 작품은 참신한 표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옮긴이 조윤경 교수는 “엘뤼아르의 시들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나는 이제 움직이지 않아 얼음 위의 비단’ 다음에 ‘처럼’을, ‘그녀’와 ‘그녀의 언약하는 입술’ 사이에 ‘와’를, ‘악덕’과 ‘미덕’ 사이에 ‘과’를 얼마나 넣고 싶었는지” 모른다며, 그러나 그의 시는 “조사나 접속사 같은 군더더기가 생략됨으로써 단어와 단어의 관계가 더욱 밀착되거나 반대로 직접적으로 충돌하여 충격적인 낯선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언어에 극도의 중요성을 부여하여 시어의 선택, 배열, 통사의 구조를 새롭게 하는 엘뤼아르의 시를 한국어로 옮겨 놓으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그래서다. 하지만 이렇듯 충돌로부터 빚어지는 생소함이 엘뤼아르의 시 세계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 선집은 표현의 적확성과 문체의 가독성뿐 아니라 이러한 엘뤼아르의 시적 특성까지 잘 살려 내고자 했으며, 독자들이 시인의 세계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원문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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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엠마 왓슨이 해리 포터를 고민했다 - Emma Watson Pondered Harry Potter
- 박찬준 지음
- 바른북스
- 2024-02-19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다섯 인물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아마존 13개국 선출간 (원제 : 《Wielding Your Wand》)<카투사 슬기로운 군대생활> 저자!엠마 왓슨, 키이라 나이틀리, 피터 딘클리지, 크리스 프랫, 조앤 롤링이 가진 높은 자존감의 비밀을 훔치다! 역전을 가능케 하는 삶의 태도가 드러나는 다섯 인물들의 인터뷰와 에피소드들을 통해, 허무해 보이는 인생 속 ‘진정한 성공’에 관한 주목할 만한 메시지를 던진다.엠마 왓슨, 키이라 나이틀리, 피터 딘클리지, 크리스 프랫, 조앤 롤링이 가진 높은 자존감의 비밀을 훔치다!엠마 왓슨은 왜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하차할 생각을 했는가? 키이라 나이틀리는 어째서 탈모, PTSD, 난독증을 당당히 고백할 수 있는가? 피터 딘클리지는 어떻게 135cm의 신장에도 불구하고 29살에 직장을 그만둔 뒤 에미상 남우조연상 최다 수상자가 될 수 있었는가? 크리스 프랫은 어떤 태도로 노숙자, 스트리퍼를 거쳐 제너레이션 어워드 수상자가 되었는가? 싱글맘, 수급자를 거쳐 세계 최고의 부호 중 한 사람이 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이 전하는 ‘인생 조언’은 무엇인가?《Wielding Your Wand》라는 제목으로 아마존에 선출간 된 《엠마 왓슨이 해리 포터를 고민했다》는 다섯 인물들의 삶을 통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자존감과 삶의 의미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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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02-19
★ BBC TV 드라마 제작중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1위 ★★ 2020년 브리티시 북 어워드 올해의 책 ★범죄소설의 새로운 트렌드를 연다!어느 착하고 명석한 여고생의 살인사건 해결일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세련된 스릴러.” 《가디언》『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샐 싱 미스터리 편』은 여고생 ‘핍’을 주인공으로 하는 미스터리 3부작 가운데 제1권으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를 아우르는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이라 평가받으며 영미권 최대 서평 사이트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goodreads choice award 영어덜트 소설 1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또한 이 작품으로 홀리 잭슨은 2020년 영국 대형서점 워터스톤스의 아동문학상, 영국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 메달상 후보에 올랐으며, 결국 그해 영국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가디언》 지는 홀리 잭슨을 앞으로 주목할 만한 작가로 꼽기도 했다.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A Good Girl’s Guide to Murder』은 현재 BBC TV 드라마(6부작) 제작중에 있으며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굿 걸, 배드 블러드Good Girl, Bad Blood』 편이 곧 국내 번역 출간 예정이다. \"팽팽한 긴장감, 강력한 흡인력, 우아한 구성까지 모두 갖춘 스릴러\" -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왜?\'라는 범죄 동기를 궁금해하는 이들을 사로잡을 긴장감 넘치는 범죄 미스터리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 팬이라면 이 책 역시 좋아할 것\" - 미국 영화 전문지 《콜라이더》(Collider)“반전을 거듭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그리고 매우 영리한 소설.” - 『비밀을 지키는 것에 대한 진실』 저자, 서배너 브라운\"홀리 잭슨의 책을 펼치자마자 정신 없이 읽어넘겼다. 영상화에 적합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소설임을 단번에 알았다\" - 드라마 제작사 문에이지(Moonage Pictures) 총괄 프로듀서 매튜 리드(Matthew Read)\"창의적이고 영리하며 눈을 뗄 수 없는, 그리고 영상으로 옮기기에 완벽한 소설\" - BBC3 총책임자 피오나 캠벨(Fiona Campbell)“흥미진진한 소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잘 짜인 줄거리, 흥미롭고 다양한 등장인물, 팽팽한 긴장감, 서서히 진행되는 로맨스, 거기에 유머 감각까지 갖춘 책.” - 《북트러스트》“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과 갖가지 동기로 독자를 예상 못 한 방향으로 끌고 간다. 긴장감을 즐기는 추리소설 독자에겐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 《커커스리뷰》 영국의 작고 조용한 마을 리틀 킬턴, 5년 전 종결된 동급생 살인사건을 새롭게 풀어가는 케임브리지 지망 여고생의 수행평가 프로젝트!“무슨 인터뷰인데?” 라비의 진갈색 눈썹과 눈 사이의 거리가 더 좁아졌다. “그…… 5년 전 일 관련해서요.” 라비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라비의 입술은 곧 화라도 낼 것처럼 오므라들었다. “왜?” 라비가 물었다.“왜냐면 전 선배의 형이 범인이라고 생각 안 하니까요. 제가 그걸 증명해 보일 거고요.” (p. 14)5년 전 여고생 앤디 벨이 샐 싱에 의해 살해됐다. 경찰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샐 싱을 범인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살인사건으로 떠들썩했던 바로 그 작은 마을에서 자란 여고생 핍은 범인을 확신할 수 없다. 이미 종결된 이 사건을 졸업반 과제로 선택한 핍은 마을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정체를 절박하게 감추려 하는 자가 있음을 서서히 밝혀내기 시작한다. 진짜 살인범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 과연 그는 핍이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진실을 외면했던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마지막 스피치! 어느 평범한 여고생의 학교 과제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교하게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솜씨가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만든다. 한 명 한 명 드러나는 용의자 파일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학교 제출용 프로젝트 중간보고서 형태로 정리가 된다. 누구 하나 의심스럽지 않은 사람이 없고 수사망을 좁혀갈수록 핍 주위로 위험과 협박이 도사리는 가운데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설은 단순하게 영원히 파묻힐 뻔했던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건 해결 후 핍의 과제 발표 스피치야말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제를 상기시킨다. 청소년 문학에 속하지만 마약, 데이트 강간 약물, 미성년자 강간 등의 문제를 거침없이 드러낸 이 소설은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줄 뿐만 아니라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개인과 한 가족, 나아가서는 마을 전체와 지역 사회를 불행에 빠뜨린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제가 이 과제를 하면서 저 자신은 물론 친구들,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뜨렸단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이 과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지만, 그 변화가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닌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제가 알지 못하는 것도 많습니다.” 핍은 잠시 말을 멈췄다. “왜 아직도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언론과 이 마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까요? 그건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언론은 저더러 앤디 벨의 진실을 파헤친 영재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런 기사들에서 샐과 라비 싱 형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죠. 제가 이 과제를 하기로 결심한 건 샐 싱 때문이었습니다. 샐 싱의 진실을 찾기 위해서였어요.” (p. 511)사건은 종결됐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여고생 핍의 과제 파일에 담긴 살인사건의 진범은?이 동네에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자가 있고, 내가 추적의 범위를 좁혀가자 그자는 겁을 먹었다.그냥 이대로 계속 추적해야 한다.비록 그게 쉬운 길은 아니지만 말이다. (p. 187)영국의 한 작고 조용한 마을 리틀 킬턴. 5년 전에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유령의 집이라도 보듯이 피해 다니며 백안시하는 가족이 있다. 당시 미모의 금발 여고생이던 앤디가 실종되고 그녀가 실종된 다음 날, 남자친구인 샐이 자기 아버지에게 범행 사실을 고백하는 문자를 남긴 뒤 자살한 채로 발견됨으로써 그 사건은 샐이 범인인 살인사건으로 종결되었다. 이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은 샐의 가족들을 슬슬 피해 다니며 수군댄다.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말소리는 목에 탁 걸려서, 혹은 아예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도 못하고 흩어져버려서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법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고 그 집 앞을 지나갈 때면 아이들은 요란스레 무리를 지어 갔다. 감히 어느 누구 하나 그 집 문 앞으로 달려가 손끝 하나 대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집은 사실 귀신 들린 집이 아니었다. 그 집엔 예전과 다름없이 세 명의 가족이 매일매일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전깃불이 저절로 깜박이고 공중에 의자가 날아다니는 그런 집이 아니었다. 그저 외벽에 ‘쓰레기 가족’이라고 스프레이로 낙서가 되어 있는 집, 유리창은 어디선가 날아든 돌에 깨져 있는 그런 집일 뿐이었다. (p. 10)이 작은 마을에서 케임브리지를 지망하는 매우 총명하고 명석한 여고생 핍은 개인 프로젝트로 샐이 살인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 종결된 사건을 새롭게 조사한다. 핍은 제일 먼저 샐의 남동생 라비를 찾아가고, 형의 범행과 자살에 줄곧 의문을 품어온 라비는 결국 핍과 함께하게 된다. 조사를 진행해갈수록 양파껍질 벗겨지듯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용의자 리스트에 의심 인물이 늘어만 가는데…… 그리고 급기야 핍에게 사건 조사를 그만두라는 협박 메시지가 날아든다. ‘마지막 경고다, 피파. 그만둬.’ 핍은 검은 잉크로 인쇄된 그 쪽지를 더는 읽어보지 않고 다시 접어 역사 교과서 표지 안에 끼워 넣었다. 핍은 두 손으로 책을 꺼낸 다음 사물함 문을 닫았다. 이제 분명해졌다. 누군가 핍에게 겁을 주려 하고 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핍을 지켜보고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협박은 먹혔다. 핍은 이제 두려움에 잠도 설치고 지난 이틀 밤은 어두운 창밖을 내다보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핍도 낮에는 밤보다 합리적이었다. 정말로 핍이나 핍의 가족을 해칠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이미 핍이든 누구든 해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협박을 받았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샐과 라비를, 카라와 나오미를 포기할 순 없다.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왔고, 앞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p. 360~361)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핍과 라비, 두 사람은 때로는 불법적이고 위험천만한 시도까지 불사하며 진실에 근접해간다. 그럴수록 더더욱 핍의 신변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5년 전 사건의 진실이 베일을 벗기 직전까지 왔다. 이제 피파는 정말로 두렵다. 과연 이 사건을 끝까지 계속해나갈 수 있을까?그나저나 정말 핍이 앤디 벨 사건을 여기서 이대로 접을 수 있을까? 샐 싱이 한 짓이 아닌 걸 알면서, 진짜 살인범이 핍과 같이 킬턴을 누비고 다니는 걸 뻔히 알면서 그 사실을 과연 모른 척할 수 있을까? 모른 척해야만 한다. 아닌가? 지난 10년간 핍이 사랑했던, 그리고 핍 이상으로 그 사랑을 되돌려주었던 바니를 생각해서. 그리고 핍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그래야 했다. 라비의 안전을 위한 길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만 접어야 한다고 라비를 어떻게 설득하지? 라비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숲에서 발견될 다음 희생자가 라비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을 계속 짊어지고 갈 순 없다. 이젠 안전하지 않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앤디 벨 일을 여기서 관두기로 결심하니 부서진 노트북 조각조각이 가슴에 와 박힌 듯 아팠다. 숨을 쉴 때마다 그 조각들이 핍의 가슴을 찌르고 갈라놓는 것 같았다. (p.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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