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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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건용의 현대음악강의 - 현대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냈는가
-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이건용 지음
- 출판사한길사
- 출판일2014-10-08
작곡가 이건용의 현대음악강의 - 이건용 지음한길인문학문고 생각하는사람 시리즈 9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교수 이건용이 현대음악에 대한 그의 오랜 고민과 음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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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평점0점평가없음
- 저자공병호 지음
- 출판사21세기북스(북이십일)
- 출판일2014-10-08
공병호의 성경 공부 - 공병호 지음이 시대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 공병호 박사가 성경을 통해 얻게 된 삶에 대한 해답을 그의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그는 끊임없는 자기계발..
전자책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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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취향과 관계
- 권경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4-02-19
비슷하면 끌린다취향과 사회적 관계 분석 … 계급과 계층론에 기반한 사회과학 이론과 논의 살펴서양 속담에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깃털이 같은 새들은 함께 모인다)”라는 말이 있다. 유유상종, 끼리끼리 논다는 뜻이다. 취향과 관계 측면에서 보면 “비슷하면 끌린다”는 말로 대체할 수 있다.왜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바랄까? 유사한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더 수월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서로 비슷한 사람들의 경우, 공유하고 있는 지식이 많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공통적인 기반이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쉽고 상호 활동을 조정하기도 수월하다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비해 비슷한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는 이러한 위험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신뢰와 연대감을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어 쉽게 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관계가 유지될 가능성도 더 높다.‘취향’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어원적 의미에서는 ‘감각의 본능적 반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17세기 유럽에서는 ‘훌륭한 것을 감상’한다는 의미에서 ‘세련된 역량’으로 해석되었다. 또 18세기 칸트의 근대 미학을 통해서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술’ 혹은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경향’으로서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한편 사회자본 이론에서는 사람들의 관계를 자본으로 간주한다. 사회자본 연구 중 일부 연구들은 취향 또는 취미 활동을 통해 어떤 유익한 관계를 얻게 되는가를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이처럼 취향과 관계에 대한 용어들은 특정한 역사적 공간, 사회적 맥락 속에서 등장했으며 취향과 관련한 주류의 사회과학적 논의들은 대체로 계급과 계층론에 기반하고 있다.이 책은 취향과 관계에 대한 사회과학 이론과 개념들을 원래의 맥락을 고려하여 그 의미를 파악한다. 베블런의 ‘과시적 소비’, 부르디외 ‘구별짓기’, 유유상종 현상을 설명하는 ‘호모필리(homophily)’ 이론을 살펴보고 ‘옴니보어 가설’과 관련해 어떻게 취향이 특정 사람들과 자신을 구별하고 특정 사람들과는 연결하는 자원으로 활용되는지를 설명한다. 또 이들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이 이론들의 적합성 및 함의에 대해 평가한다. 취향의 문제와 관련해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혹은 소비하는 것들과 내 주변 사람들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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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치과질환과 상식
- 생활건강의학연구회
- 북아띠
- 2024-02-19
치아는 심장이나 위?장과 같이 신체의 중요한 기관의 하나이다. 그러나 타 기관과 같이 수가 단일하지 않고, 어린아이는 20개, 성인은 28?32개 이기 때문에 치아 한개 쯤 이야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치아 하나 하나 전부가 각기 맡은 임무가 다르므로 전부가 완전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구강내의 가장 흔한 질환은 크게 나누어서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치주병)인데 대부분 이 두 질환이 치아상실의 원인이 된다. 이 두 질환중 대개의 경우, 어린이에게는 치아우식증이 많고 성인에게는 치주병이 많아 노인이 되면 치아가 없는 무치악(無齒顎) 할아버지가 된다.이같은 무치악 할아버시는 을식을 적당히 씹기 때문에 위장병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써 필요한 영양섭취도 제대로 못하게 되어 빨리 노쇠하게 마련이고 모든 업무에도 의욕을 잃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국민의 우식이환율은 전체 국민의 72%나 되고 치주병이환율도 이에 못지 않다. 치아우식증은 해마다 증가일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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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치매 진행을 늦추는 대화의 기술 - 30년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 요시다 가츠야키 지음, 전지혜 옮김
- 아티오
- 2024-02-19
치매 환자와 살고 있는 가족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고는 합니다.“예뻐했던 손주에게 ‘시끄러워!’ 라며 근처도 못 오게 해요.””‘집에 갈래!’ 라며 말도 듣지 않고, 몇 번씩이고 자주 집을 나가 버려요.”“‘밥을 안 준다’ 라며 이웃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녀서 곤란해요.”이런 치매 환자에게 “뭐 하는 거야!”, “적당히 좀 해요!”, “왜 그러는 거예요” 라며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는 가족들도 적지 않습니다.짜증이 나거나, 슬퍼지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죠……. 가족들은 괴로움 마음에서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말이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대화 방식은 상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아마도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이 있는 많은 가족들 간에 이런 심한 표현을 나누는 일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아무것도 모르잖아’ 라며 한숨을 쉬며 짜증과 불만, 갑갑한 마음을 치매 환자에게 내보이는 일은 안타깝게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유감스럽게도 그런 대화 방식이나 부정적인 언어의 힘이 치매를 더 악화시켜 간병하기 더 어렵게 만들게 됩니다.치매 환자가 일으키는 ‘난처한 행동’은 모두 뇌의 기능 저하 때문입니다. 결코 환자 개인의 의도적인 심술이 아닙니다.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을 악인으로 만들기 위해 일어난 적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합니다…….지금까지 약 30년에 걸쳐 고령자 병동에서 근무했으며, 여러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마주해 왔습니다. 그곳에서도 가족들이 ‘대화 방식이나 환자를 대하는 방식을 알고 적절한 의사소통에 신경 썼을 때, 치매 환자의 증상이 진행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이 책에는 그러한 대화 방식의 비결과 기술을 한 권 안에 정리했습니다. 어떤 표현을 선택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상황별로 50가지나 되는 예시를 통해 대화 방식의 힌트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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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 웬디 미첼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02-19
‘치매가 있어도 좋은 삶’의 기록거의 모든 치매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 책의 저자는 치매 환자다. 2014년, 58세라는 이른 나이에 조기 치매를 진단받고, 그렇게 인생의 끝을 느낀 시점에서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기록한 것이다. 치매 당사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치매 이야기, 그녀의 기록은 한마디로 요약해서 ‘치매가 있어도 좋은 삶’이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치매는 병의 진행이 급속하지 않아서 시작과 중간과 끝이 선명히 이어지는 질환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설령 치매 환자가 되어도 지나치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그리고 ‘치매가 있어도 좋은 삶’을 나름대로 행복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저자는 치매 진단 이후에 행복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기까지 한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나는 가끔씩 치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받는 부담감을 털어내고, 사람들이 여전히 필사적으로 돌리고 있는 다람쥐 쳇바퀴에서 벗어나게 되어 순간적으로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병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찾아내는 내 능력 때문에 죄책감을 느낀다.”다행히도 낙관적인 성향의 저자는 오랫동안 치매를 앓으면서도 아주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 즐거움의 하나가 바로 ‘기록’이고, 이 책은 그 ‘결실’인 셈이다. 덕분에 독자들은 치매라는 어둠의 영역을 아주 밝은 필터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치매 환자의 ‘감각’과 ‘관계’, ‘의사소통’, ‘환경’, ‘감정’, ‘태도’ 등 치매가 불러오는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들여다보는, 치매 환자가 들려주는 치매에 대한 거의 모든 기록. 사실상 치매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우리에게 너무도 유용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치매 환자에게 좋은 소식은 매일 새로운 날이 시작되므로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사용하는 언어와 어조, 진행성 질병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꿀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기회는 치매를 진단받은 당사자이든 가족이나 지역 사회, 의료계에서 환자를 지원하는 사람이든 모두에게 있는데, 지원해주는 사람에게 훨씬 중요하다. 변화를 주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이 책을 내려놓고 바로 시작해도 된다.”치매의 진짜 모습을 담은,‘치매’보다 ‘인간’이 먼저임을 깨우치는 책!확실히 저자는 낙천적이다. 치매 환자임에도 치매의 긍정적인 면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스스로에게 각인시킨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장이 그렇다. “행복은 순간의 마음챙김, 현재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과거는 종종 흐릿해질 수 있고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달라진 것이 있을까? 우리 모두는 더욱 현재를 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단지 서투르게 된 것뿐이다. (…) 무엇보다도 치매가 가르쳐준 것은 우리 모두 지금 당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대부분의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내게 없는 것에 집중하는 반면, 치매 환자는 지금 당장의 순간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친구들에게 노래해주는 새 한 마리를 보면서, 돌아다니려고 밖에 있으면서, 나무줄기에서 내다보고 있는 다람쥐를 잡으면서 머릿속이 차분해지는 날이면 특별히 행복하다는 저자. 어떻게든 부족함을 남기는 전체적인 상황이 아니라 아주 작은 순간에도 아름다움을 보는 법을 배웠다는 저자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은 사실상 인생에서 충격적인 사건인 치매에 관한 이야기다. 거부할 수 없는 사건을 맞은 이들에게 어떻게든 최선의 삶을 살 것을 조언하는 저자의 치매 기록은 가슴 뭉클해지는 인간 승리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마따나, 치매 환자라고 해서 도대체 왜 인간적인 삶을 멈춰야 한단 말인가.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은 치매 환자를 비롯해 치매라는 질병에 곤혹스러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금 치매 환자 곁에서 손잡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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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친밀한 감시자 - 나는 보호관찰관입니다
- 탕페이링 지음, 서지우 옮김
- 유유
- 2024-02-19
사람의 마음속에는 선악을 판단하는 저울이 있다 보호관찰관의 일은 ‘균형 잃은 저울’의 추를 바로잡는 것우리 법에는 범죄인을 소년원이나 교도소에 수감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하며 전문 지식을 갖춘 누군가의 감독과 지도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를 보호관찰제도라고 하고, 이를 집행하는 사람을 보호관찰관이라고 하지요. 보호관찰관은 보호관찰소라는 정해진 장소뿐 아니라 보호관찰 대상자의 주변으로 늘 출장 면담을 다닙니다. 그러니 어디에나 있을 수 있지만 흔히 보이지는 않지요. 『친밀한 감시자』는 타이완의 여성 보호관찰관 탕페이링이 현장에서 경험한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삶과 자신의 일에 관해 기록한 책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일을 대상자의 실태를 ‘관찰’하고 사회의 안전을 ‘보호’하며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범죄 경험이 없는 대다수의 시민은 보호관찰관이라는 직업과 그들의 일에 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겁니다. 어쩌면 보호관찰이라는 제도의 실효성을 의심할지도 모르지요. 법이 금지하는 일을 저질러서 구형받은 범죄인을 왜 교도소가 아닌 지역사회로 돌려보내느냐고요. 시민의 입장에서라면 나의 안전을 위해 보호관찰관이 대상자를 어떻게든 엄격하게 통제하고 관리해 주기를 바랄 겁니다. 하지만 가해자에게 죄에 대한 동일한 대가를 돌려주는 것만이 형벌의 궁극적인 목적일까요? 강력한 처벌이 동반하는 법에 대한 두려움이 정말 재범을 방지할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우리 법은 처벌의 수위를 대체 어디까지 높여야 할까요? 어쩌면 범죄에 대한 해결책은 형벌이 아니라 교육과 교화일지 모릅니다. 엄격한 통제보다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그 속의 범죄 요인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모두의 안전을 보호하는 길이지요. 이 책은 바로 그 길, 사회의 안전을 보호하고자 대상자의 삶 면면을 살피고 그들을 범죄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사회로 복귀시키는 과정을 그립니다. 시민을 지키고 범죄를 바로잡는 건 결국 법이 아니라 사람보호관찰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구두수선공이었던 존 오거스터스입니다. 그는 1841년 보스톤 법원에서 교정 시설로 구금되려던 어느 알코올 중독자를 두고, 판사에게 자신이 그를 바꾸어 보겠다고 제안했지요. 3주 후 알코올 중독자는 정말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후 존은 사망하기 전까지 약 18년 동안 1,946명의 대상자를 선도했고, 이중 다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단 10명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노력은 미국 사회에 큰 방향을 일으켰고, 미국은 세계 최초로 보호관찰제도를 입법화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후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도 보호관찰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지요. 한국은 경제 수준과 국가 규모에 비해 굉장히 늦게 보호관찰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만큼 보호관찰소와 보호관찰관을 빠르게 늘려 나가고 있지만, 보호관찰관의 업무 영역과 대상자도 급증해서 현재 보호관찰관 한 명이 평균 150여 명의 대상자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지요. 보호관찰제도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 낮은 편입니다.이 책에는 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수많은 범죄자가 등장합니다. 저자는 그들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 무엇이 범죄의 씨앗이 되었는지를 찾아내지요. 그 과정에서 그는 각각의 대상자를 ‘범죄자’로 대상화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으로 대하며 그들 마음속에 있는 반사회적 감정과 비상식의 근원을 끄집어냅니다. 대상자를 존중하고 포용하면서 동시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설득하지요. 이런 고집스러운 뚝심 덕에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마음을 돌리고 과거를 반성합니다. 형벌로 해결하지 못한 범죄의 근원이 결국 한 사람의 노력으로 없어지는 것이지요. 사람의 본성은 복잡하고 그래서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변화시키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에 보호관찰관이 필요한 이유이지요.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다양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법의 빈틈을 느끼고 효용을 의심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는 사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사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지는 정의와 안전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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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친애하는 아침에게
- 윤성용 지음
- 멜라이트
- 2024-02-19
“아침의 볕처럼 당신에게 도착할 가장 깨끗한 진심” - 고수리(《마음 쓰는 밤》 작가)기어코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친애하는 아침에게 안부와 감사를 전하는 마음으로오늘 아침은 어떠셨나요. 지난밤에 두고 오지 못한 후회, 미처 해결되지 못한 불안이 어깨를 무겁게 짓눌러 몸을 일으키기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기대나 희망보다는 지루함과 답답함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집을 나서지는 않으셨나요. 하지만 오늘 우리는 분명히 새로운 하루를 앞에 두고 있고 늘 그랬듯이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어김없이 또 한 번의 아침을 맞았으니까요. 우리를 기어코 살아가게 만드는 아침에게 진심 어린 안부와 감사를 전하는 마음을 담은 윤성용 작가의 에세이 《친애하는 아침에게》를 멜라이트에서 선보입니다.아침은 초기화의 시간이다. 깊은 밤 동안 나를 괴롭혔던 생각과 과거에 대한 후회도, 내일에 대한 불안도, 친구와 술을 마시며 나누던 씁쓸한 이야기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아침이 되면 햇볕에 색이 바랜 것처럼 흐릿한 흔적만 남기고 모두 사라져 있었다. 아침은 언제나 내게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는 사실을 부드럽고 사려 깊게 일깨워준다. 만약 아침이 없었더라면 나는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 19쪽윤성용 작가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글을 씁니다.” ‘허기가 지고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당신의 글을 찾아 읽는다’는 누군가의 말에 평생 글을 쓸 이유를 찾았습니다. 2019년부터 아침과 안부와 책과 사람에 관한 에세이를 담은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여러 패널들과 영화, 책을 리뷰하고 대화를 나누는 팟캐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여행과 계절에 대한 에세이에 이어 이 책 《친애하는 아침에게》를 펴냈습니다.명랑함과 다정함을 전해준, 아침을 닮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답장《친애하는 아침에게》는, 우리의 아침이 매일매일 눈이 부시게 찬란하다고 감탄하거나 ‘아침의 기적’을 믿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 없이, 반복적이고 성실한 일상을 그저 기쁨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아침을 닮은 사람들’을 생각해봅니다. 부드럽게 안아주고 무거운 어깨를 쓰다듬어 기꺼이 오늘을 기대하게 만드는 아침 같은 그들의 다정함 덕분에 불안함과 자기혐오로 도피하는 대신 아침에 ‘일어나야 할 이유’가 많아졌습니다.여전히 나는 잠이 많은 편이지만, 예전에 비하면 오래도록 자는 날들이 줄었다. 일어나야 할 이유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침 안부를 묻고 싶다, 따뜻한 밥을 해먹이고 싶다, 편지를 쓰고 싶다, 날씨를 알려주고 싶다, 등을 토닥이고 싶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기를 소원하고 싶다, 그렇게 누군가를 향한 작은 바람들이 나의 몸을 일으켰다. 이제 나는 깊은 잠에 들어 심연에서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 - 27쪽명랑하고 웃음이 많은, 남은 날들을 자꾸만 응원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람을 생각하며 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마음먹으며 맞이하는 아침이란, 그 자체가 지극히 평온하고 단단한 위로이자 응원이 되겠지요. 작지만 분명한 기쁨들을 꿰어,더 좋은 삶과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하루《친애하는 아침에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똑같이 주어지는 아침이지만 작은 기대로 시작할 때 그리고 순간순간을 고스란히 감각하려고 노력할 때 발견할 수 있는 작고 분명한 기쁨들을 이야기합니다. 조용하고 일정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을 낯설게 본다면, 겨울의 볕과 봄볕 사이의 선명한 차이를 눈여겨본다면, 계절이 넘어가는 경계를 느끼게 된다면, 하늘의 구름을 올려다보며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한 번 더 떠올린다면 만날 수 있는 것들이죠.하지만 이런 깨달음을 갖기까지 우리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힘든 경험을 겪기도 합니다. 윤성용 작가 역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하루하루를 견디기 힘들어하며 변함없이 창가를 비추는 햇빛을 원망하며 울기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지난밤의 울음과 절망은 다음날 아침을 새롭게 맞이할 힘이 되기도 합니다.삶이란 세우고 무너지고 다시 세우는 과정일 것이다 . 우리는 계속해서 흔들리고 쓰러지고 좌절한다. 그럼에도 다시 몸을 일으켜 더 단단한 마음을 쌓아 올린다. 상처는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된다. 절망은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된다. 자기혐오는 자아를 새로운 단계로 이끈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성장한다. 그렇게 울음은 내일을 살아갈 준비가 된다. - 143쪽여기에 더해 오늘 겪었던 일에 “괜찮아”라는 말을 덧붙여보고, “우리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먼저 말하고 “조금 더 웃어보자”고 아침마다 다짐해봅니다. 이런 작은 행동이 만들어오는 작은 변화가 분명히 우리를,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천천히 알게 됩니다. 《친애하는 아침에게》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여전히 자신에 대해 배워가는 한 사람의 성장 기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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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친절한 불안 상담소 - 불안장애를 극복한 두 심리치료사의 가이드
- 조슈아 플레처.딘 스탓 지음, 오숙은 옮김
- 여문책
- 2024-02-19
◆ 유명 개그맨의 ‘공황장애’ 고백 이후10여 년 전에 한 유명 개그맨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털어놓아 세간을 놀라게 한 이후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숨이 잘 안 쉬어지고 곧 죽을 것만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는 그 증상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용기에 힘입어 다른 유명 연예인들도 공황장애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황장애는 한때 ‘연예인의 병’으로 불리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들도 이런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공황장애 환자가 4년 사이에 무려 44.5퍼센트나 증가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가장 강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불안장애는 건강염려증, 사회불안증, 광장공포증, 강박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범주가 있으며, 과호흡이나 호흡곤란, 심장 두근거림과 가슴 통증, 소화계와 수면 문제, 지나친 땀 흘림(발한), 안면홍조, 눈 떨림, 비현실감(이인증) 등의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동반한다.누구나 처음 이런 증상을 겪게 되면 자신에게 큰 문제가 생긴 것만 같아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며, 급격히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대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는 일이 잦아진 데다 변화의 속도 또한 너무 빠른 나머지, 세렝게티 초원에서 맹수들을 피해 살아남아야 했던 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끝없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불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그저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한 결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나와 있지만, 자신이 불안장애인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병원을 찾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는 경우는 제법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불안장애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감기 같은 질병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불안에 관한 책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일반인이 스스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지침으로 삼을 만한 대중서는 많지 않다. 『친절한 불안 상담소 - 불안장애를 극복한 두 심리치료사의 가이드』는 곧바로 정신과나 상담사를 찾아가기 망설이는 사람,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대상을 마주해야 하는 심리상담사나 교사, 자기 상태가 어떤 수준인지 궁금한 사람, 불안과 불안장애에 관해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 주변인이 불안장애로 고통받고 있어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펴낸 책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지금 당신은 불안한가? 세상에서 고립된 느낌이 드는가?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고 손에 흥건히 땀이 나며 호흡이 가빠오는가? 걷잡을 수 없이 몰아치는 온갖 생각에 휘둘리고 있는가?특히 “만약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러붙는가?중요한 일을 앞두고 왠지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에 시달리고 있는가?자신의 판단력이 못 미덥거나 금방이라도 공포감에 잠식당할 것 같은 느낌에 두려운가?불안 수준이 지나쳐 ‘공황장애’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안절부절못하는가?지금 너무 불안해서 미치겠다고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은가?자신의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불쑥불쑥 심리상담사나 의사를 찾아가고 싶어지는가?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임자를 제대로 만난 것이다.이 책이 당신에게 더없이 좋은 지침이 될 것이므로.우선 이 책의 저자들도 오랫동안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다가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위로와 희망을 얻고 완전히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들은 공황장애를 극복하면서 심리치료사 과정을 밟았으며, 인스타그램 공동체 플랫폼도 만들고, 책도 쓰고, 방송도 하고, 실제 상담도 하면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고 있다.그러니 일단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제아무리 심각한 불안장애라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불안 반응이 왜 일어나고 왜 필요한지 알게 되면 한결 마음이 놓이면서 지금 상황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오를 것이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심리 트레이닝병원에 가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뾰족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증에 대부분의 의사가 ‘스트레스’를 지목하는 것을. 그렇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불안’ 또한 마찬가지다. 인류가 처음 직립보행을 시작하며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던 때를 떠올려보자. 사방이 온통 위험하고 무서운 동물들로 가득했다. 동물만 위험했을까. 식물도 마찬가지였다. 아무거나 먹었다간 언제든 목숨이 위태로워졌을 것이다. 이런 엄혹한 진화의 과정에서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불안 반응이다. 그런데 지금은 과도한 불안 반응으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불안 또한 습관이라는 것!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야만 그나마 잠을 잘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에 반발심이 들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말한다. 불안 또한 흡연처럼 습관에 따른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게 대하고, 불안이 휘몰아쳐올 때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라고. 그러면 생각보다 금세 그 사나운 파도가 잦아들기 마련이며 평소 하던 일을 계속 하면 된다고. 불안은 우리 뇌의 아드레날린과 토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편도체(도마뱀의 뇌처럼 가장 오래되고 가장 빨리 작동하지만 별로 똑똑하지는 않은 부위)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생물학적 반응이므로 이 호르몬들과 신경계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만 갖추어도 불안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물론 전쟁이나 극단적인 참사 등을 겪어서 생긴 불안증이라면 심리상담사나 의사를 찾아가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극단적인 예외 상황 이외에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안 관련 증상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스스로 자기 상태를 점검해보고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극복 방법까지 제시한다. 그 모든 방법은 저자들이 이론서에서 보고 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보고 추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예컨대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상황 속에 ‘점진적으로’ 자신을 노출시키거나 아예 ‘홍수’가 덮치듯 한 번에 확 노출시키는 방법 등의 ‘노출법’을 소개하는가 하면, 지금 불안하다/불안하지 않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불안 자체를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살면서 낮은 수준의 불안을 느낄 때도 있고, 매우 심한 불안을 느낄 때도 있다. 일단 불안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매우 유익하며, 그것은 회복에도 정말 도움이 된다고 한다.스스로 자기 마음속에 갇혔다고 느낄 때, 생각이 너무나 빨리 치달릴 때, 마음이 마구 뒤엉켜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질 때, 일단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자가진단표’를 펼쳐서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점검해보자. 그다음 이웃의 친한 형이나 오빠가 들려주는 것 같은 친절한 조언에 귀 기울이며 불안이란 대체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지부터 알아보자. 급할 것 없다. 자가진단표의 점수가 예상보다 너무 높게 나와 더 두려워졌다면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책에서 알려주는 비법들 중 자신이 해볼 만하다 싶은 것을 적어두고 하나씩 실천해보도록 하자. 그래도 미덥지 못하다면 믿을 만한 심리상담사나 의사를 찾아가자. 어쨌든 나만 혼자 겪는 괴로움이 아니라는 것,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 스스로 해낼 수도 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내려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해낸 것이다!저자들은 불안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을 경험하며, 불안에 면역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렇게 보이는 일부 사람도 불안을 아주 능숙하게 감출 뿐이다. 불안은 나약함이 아니며 부끄럽게 여길 일도 분명 아니다. 자기 연민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인 회복에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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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침묵하는 산 - 일제강점기 조선 산악인의 그림자
- 안치운 지음
- 한길사
- 2024-02-19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근대 이전에도 산에 오른 옛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산에 오를 수 있던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사람이거나 재조(在朝) 일본인뿐이었다. 『침묵하는 산』은 일제강점기에 산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였고, 일제는 왜 등행을 장려했는지 그 이유를 파헤친다. 그 단서가 되어주는 이는 일제강점기에도 서구 알피니즘의 방식으로 조선의 산에 올랐던 예외적이고 탁월한 산악인 김정태다. 서글픈 근대 등반사의 풍경을 마주하고 친일 부역을 올바로 바라보기 위한 『침묵하는 산』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책이다.■ 58명의 얼굴들, 우울한 시선들, 웃는 이들은 없었다빛바랜 사진 한 장이 있다. 한국 근대 등반을 대표하는 오래된 사진이다. 때는 소화 15년, 1940년 11월 3일, 날이 춥고 흐렸다. 장소는 인수봉 정상.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 국적과 이름을 알 수 없는 58명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누구이고, 왜 곁눈질하면서 만나 점심을 먹고 재빨리 하강했으며, 약속한 듯 아무도 이 등반에 대해 말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저자 안치운은 “흑백의 질감이 과거의 시간을 압도하고 있는” 이 사진이 “기록을 넘어 삶의 역사적 풍경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의 산행에는 일제강점기 역사와 제국주의가 산에 가한 폭력, 재조 일본인의 풀뿌리 식민 지배 활동, 조선 산악인의 정체성과 친일 문제 등이 폭넓게 만나고 있는 것이다.‘친일’은 아직까지도 청산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화두다. 일본 제국주의의 산물이 많이 남아 있다. 『침묵하는 산』은 1940년 사진 속 시간으로 들어가 일제강점기 조선 산악인들의 빛과 그림자를 우리 사회의 공적 기억의 장에 올바로 세우기 위한 초석이다. 그들의 생채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들의 바른 행보를 찾기 위한 것이다. 산에 오르는 이들이 산을 난도질할 때, 산은 그들의 보이지 않는 욕망을 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산은 그렇게 억겁의 세월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면서 자신을 오르고, 통과하는 이들을 응시하는 존재다.”■ 조선총독부와 조선산악회의 관계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철도국’은 제국주의 상징인 철도를 개설하고 영업했다. 철도 개설은 경제 수탈과 대륙 공략을 위한 식민지 침투의 출발점이다. 산을 허물어 토지를 확보하고 그 위에 철도를 짓기 위해서는 산을 올라야 했다. 철도국 직원들이 만든 ‘조선산악회’는 말이 산악회지 실제로는 조선의 산하를 침탈하는 제국의 브로커였다. 철도가 생기면 제반 시설이 생기고 군대가 주둔한다. 대륙으로 팽창되는 길도 생긴다. 또한 철도국은 언제나 흑자 경영으로 총독부의 금고 역할을 했다. 『침묵하는 산』은 등행이라는 이름의 산행이 일본 제국주의의 선전 스펙터클이었으며, 철도는 제국주의의 세력 확장의 지름길이었다는 것을 분석한다.조선산악회 회장이었던 나카무라 료조는 금강산 탐승시설조사위원회 위원이었다. 금강산, 백두산 등 조선의 산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한 철도 개설은 1899년 일본 제국주의가 획득한 경인철도 부설권으로 시작된 것이다. 1905년 경부선, 1912년 군산선, 1914년 호남선과 경원선, 1915년에 함경선이 개통됐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 일제는 1907년에 남대문 성곽을 허물었다. 또한 조선총독부는 황국 신민화를 위한 체력 증진을 내세워 등행·등산을 적극 장려했다. 수많은 학교 등산부가 황민화를 목적으로 산에 올랐던 것이다. 이렇게 철도 건설은 조선을 수탈하는 일제의 광포한 폭력이었다.■ 일제강점기 조선 산악인의 정체성조선총독부 철도국 소속의 조선산악회에서 조선인들은 어떻게 산을 올랐을까? 일본 제국주의 권력 속에서 조선 산악인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었으며, 무슨 기록을 남겼을까?저자 안치운은 그 당시 예외적이고 특출했던 산악인 김정태(1916-88)에게 집중한다. 그는 대구에서 태어나 줄곧 경성에 살면서, 일제의 조선인 핍박이 극심하던 때에 일본인 중심의 조선산악회에 가입하여 조선인으로서 가장 왕성한 등반 활동을 했다. 1942년부터 해방 때까지는 김정태라는 이름을 버리고 ‘타츠미 야스오’란 이름으로 일제의 등반 행사를 주도했다. 만주 침략과 태평양전쟁 등이 일어나던 일제강점기 말기에도 강제동원되지 않고 금강산, 백두산, 북수백산 등을 초등(初登)했다. 해방 이후에는 자신이 속했던 ‘백령회’를 민족주의 등반 조직이라고 강조하며 친일 부역을 지웠다. 이승만 정부에서 김정태는 1946년부터 1954년까지 열한 번의 국토구명사업에 참여하고, 일제강점기의 등반 업적을 기반으로 한국 근대 산악계의 태산준령으로 우뚝 섰던 산악인이다.1931년 창립된 일본인 중심의 조선산악회는 조선총독부의 허가 아래 조선의 산하를 제 집 뒷마당처럼 올랐다. 1945년 해방이 되자 김정태를 비롯한 조선인들이 이 조선산악회를 이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름은 조직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인데, 조선산악회의 적자(嫡子)가 되기 위해서는 친일 혹은 반일을 따지는 것보다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조선산악회는 1948년에 한국산악회로 개칭했다. 『침묵하는 산』에서 저자 안치운은 김정태가 남긴 글과 그가 쓴 『천지의 흰눈을 밟으며』를 역사적 자료와 더불어 다시 읽고 평가한다. 과거를 합리화하며 감춘 사실들을 발견하는 데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고 한다. 조선총독부와 조선산악회가 남긴 자료들은 서구 알피니즘을 조선에 이식해서 초등의 역사를 이룩하게 해줬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식민지 수탈의 역사부터 철도 개발, 문화 정책, 친일 기업 등에 대한 한국·일본의 자료들을 새로운 근거로 종합했다. 또한 「역사 앞에 선 인간」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한 조선 산악인의 정체성을 옹호하는 글에 적극적으로 반론한다.■ 침묵하는 산은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김정태는 일제강점기 내내 조선 일본인이었다. 남긴 글을 보면 피식민지 조선인이라는 처지와 자의식을 볼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발휘되었다던 그의 등반 실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의 기록 속 등반의 기원부터 의심스럽다. 1929년,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은 김정태가 13세 되던 해 백운대 바위를 오르고, 그다음 해 인수봉을 등정했다고 썼다. 서양 사람들이 밧줄을 타고 오르는 것을 보았으며, 이즈음 단성사 영화관에서 두 편의 독일 영화를 보았던 덕분이라고 주장한다.『침묵하는 산』에선 김정태가 등반의 기원이라고 주장한 내용 가운데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들을 지적한다. 감독, 배우, 제작사까지 과하게 열거했던 근거에 연도나 줄거리 등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 김정태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등반 기원을 합리화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른 백운대·인수봉 등정 기록을 확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김정태의 흠집과 과오를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 아니라,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 조선 산악인들의 생채기를 통하여” 한국 근대 등반의 모습을 되찾고, 오늘날 우리들의 바른 행보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함이라고 강조한다.김정태의 삶과 기록을 파헤치면 ‘인수봉 등반 사진’의 비밀도 풀린다. 단서는 김정태가 남긴 일기다. 저자는 이 책 「해석과 왜곡 사이」에서 김정태의 일기를 번역하고 분석했다. 1940년 11월 3일 등반 행사의 주체는 엄흥섭(백령회 리더)이었고, 실무는 김정태가 맡았다. 일기에는 이날 행사의 이름이 ‘명자교환회’라고 적혀 있다. 김정태가 해방 이후 ‘민족적 대집단 등반’이라고 부풀려 말했던 이 행사를 김정태의 일기와 엄흥섭이 사후에 발표한 글로 얼개를 맞추어보면 이들이 어떻게 산을 자신의 생존 수단이자 권력으로 이용했는지를 알 수 있다.■ 김정태와 등반을 함께한 재조 일본인들재조 일본인은 일본의 조선 침략에서 큰 역할을 한 ‘풀뿌리 식민지 지배’의 중심이었다. 조선 지배를 위해서는 ‘철도 부설’과 ‘일본인 이식’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침묵하는 산』에서는 이때 조선 산악인들과 함께했던 세 명의 일본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이야마 다츠오, 이즈미 세이치, 이시이 요시오, 세 인물은 배경도, 경제적 계급도 식민지에서의 역할도 달랐다.이이야마 다츠오(1904-93)는 조선산악회 창립회원이다. 일본 제국주의는 철도 노선에 주요 관광지를 건설해서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했는데, 이이야마가 근무했던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그 일을 담당했다. 그는 백두산 종주 기록에서 “나는 늘 이런 요배와 만세에 저항심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조국 일본에 대한 절망과 조선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동시에 일제의 패망 후 조선인 방현의 도움으로 배를 타고 귀국하면서 “일본인들이 30년 혹은 40년 동안 피와 땀으로 이룩한 재산을 무턱대고 빼앗겼다”고 여긴 복잡한 식민자 2세다.이즈미 세이치(1915-70)는 경성제국대학 출신으로 1931년 조선산악회에 가입했던 문화인류학자다. 그는 열두 살에 조선에 왔고 재조 일본인으로서 최고 엘리트 계급에 속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동남아시아 전선에서 라틴 아메리카 탐험까지 숱한 산을 누볐다. 지금까지 이즈미는 한국의 산을 무한히 사랑했던 한국 근대 등반의 아버지라고 치켜세워지고 있다. 그는 타계하기 한 달 전까지 제주도를 방문하며 연구해 『제주도』라는 인류학 보고서를 펴내기도 했다. 저자는 과연 재조 일본인을 이렇게 단선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은지 질문을 던지며 그의 생애를 조명한다.이시이 요시오는 조선산악회의 마천령-백두산 종주 산행의 대장이었고, 앞의 두 사람과 다르게 김정태와 사적 우정을 많이 나눈 선배였다. 김정태는 일제강점기 내내 이시이의 도움을 받았다. 김정태는 이시이를 스폰서라고 부르며 “1935년 금강산 등행 이래 자주 어울렸던 그는 큰 철공업소 경영주로 성장, 적지 않은 경비를 기꺼이 내놓았다”고 썼다. 그리고 김정태는 자신의 소속을 이시이가 운영하던 ‘석정 공업소’라고 하며 활동했다.재조 일본인과 조선인은 갈등하고 대립했을까? 이들은 함께 조선의 산들을 올랐다. 한국 근대 등반사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재조 일본인들과 이들이 만든 조선산악회는 제국과 식민지 경계에 있다. 저자는 이들 모두 제국주의가 개인을 사회적·역사적으로 종속시킨 불행한 존재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남긴 기록에서 연원을 밝히고 당대의 의미와 현재적 의미를 동시에 규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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