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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마도 아스파라거스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 황경신 지음
    • 소담출판사
    • 2015-11-30

    “내가 할 줄 아는 건 사랑밖에 없었다.”꿈인 듯 현실인 듯 써내려간 무수한 방식의 사랑 이야기50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의 신간 『아마도 아스파라거스』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미발표된 여섯 편의 단편이 새롭게 수록되었고, 2009년 출간되었던 『종이인형』 속 단편 중 일부가 고쳐 실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종말이 닥쳐오는 것도 두렵지 않고(「목성의 마지막 오후」), 재즈처럼 제멋대로인 그를 영원히 사랑하리라 다짐하고(「당신은 재즈처럼」),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스친 짧고 깊은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아마도 아스파라거스」), 서로를 너무 믿은 나머지 아이러니한 오해에 휩싸여 헤어지고(「차라리 체리파이」), 사랑의 풍경이 비로소 행복해지려던 찰나 죽음을 맞이하는(「팝콘 파라다이스」) 다양한 ‘사랑의 풍경’이 황경신 특유의 청아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전해진다. 언젠간 끝이 올 줄 알면서도 사랑에 마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담긴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다. 책 끝자락에 선물처럼 놓아둔 여섯 편의 미발표작들은 모두 ‘국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전 책 『국경의 도서관』 속 마지막 단편과 이어진다. 황경신이 이야기하는 ‘국경’이란 곳은, 언제든 찾아가기만 하면 현실은 자연스레 잊히고 그 생경한 풍경이 내 자라온 곳인 양 마음을 푹 놓게 되는, 언젠가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계속 읽고 싶은 이야기의 배경지이다. 음흉한 담쟁이넝쿨의 감시 아래 아슬아슬한 식사를 즐기는 ‘국경의 레스토랑’, 어린 산타가 자전거를 타고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국경의 크리스마스’, 누군가를 기다려주는 일을 직업 삼기 위해 훈련하는 ‘국경의 웨이터’ 등등……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처럼 태연하게 낯선 일이 벌어지는 국경의 어느 곳에서, 주인공은 잠시 놀랄 뿐 곧 태연하게 상황을 즐긴다. ‘국경’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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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 을냥이 (지은이)
    • 스튜디오오드리
    • 2022-02-24

    “어른은 왜 울고 떼쓰면 안 되나요?”일, 꿈, 사랑, 관계… 내 맘처럼 풀리지 않는 세상 속에서 자꾸만 넘어지는 걸음을 일으켜줄 다정한 이야기들“어른은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거야.”다짜고짜 어른이란 비행기에 태워져 속앓이하는 초보 어른들에게《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 을냥이 작가의 따뜻한 위로“조금만 더 천천히 어른이 될게요.”아무것도 손에 쥔 것 없이, 벌거숭이로 세상에 던져진 듯한 날날카롭지만 빛나는 단검처럼, 따뜻한 외투처럼 당신을 지켜줄 책“이것도 제대로 못 해?”, “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어.” “왜 또 징징대는 거야.”어른의 세상에 자비란 없다. 내가 선택하고 시작한 일엔 책임을 져야 하고, 맡은 일은 끝까지 마무리해야 하며, 실수를 저지르면 가차 없는 비난이 날아온다. 성인이 되어 자유가 생겼다지만 달콤한 시간은 찰나와 같고,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의무로 하루 중 대부분을 쓰디쓴 입맛을 다시며 보낸다. 사랑도, 관계도, 일도 내 맘처럼 술술 풀리지 않는다.《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을냥이 저자 역시 그런 하루하루를 보냈다.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업무를 맡겨 정규직 전환 한 달 전에 직원을 잘라버리는 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친하다고 생각해 고민을 털어놓은 지인에게 어이없는 조언을 듣기도 했으며, 상대에게 휘둘리는 을의 연애를 하기도 했고, 애써 용기 내 SNS에 업로드한 그림에 달린 악플을 보며 상처받기도 했다.이처럼 파도에 휩쓸리는 모래알처럼 매일 흔들리고, 불안에 떨고, 좌충우돌하며 보낸 본인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녹여낸 이 책은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초보 어른들에게는 혹독한 어른의 세계를 헤쳐 나가는 삶의 요령을, 나아가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인 경력직 어른들에게는 마음을 울리는 공감을 선사한다.어른도 때로는 모든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놀고 싶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쉬고 싶고, 새하얀 백지처럼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어서 무엇이든 꿈꾸고 싶고, 앞뒤 재지 않고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아이처럼 모든 감정 앞에서 솔직해지고 싶을 때가 있다.책은 어른으로 살아가는 고단함을 이야기하면서도 이런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아이의 마음을 인정하고 들여다보며 적절히 삶 안에 녹여내는 방법에 관해 고민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좌절했을 때 희망을 찾아내는 방법, 우울함과 무기력함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상처에서 회복하는 방법,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아내는 방법, 내 안에 단단한 중심을 세우는 방법을 보물찾기를 하듯 하나하나 모아나간다.모든 짐을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은 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혼란스러운 날,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보잘것없는 삶을 사는 것 같은 날…. 지치고 어수선한 마음을 이 따스한 책이 안아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을냥이 작가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이 글을 써 내려갔다.그래서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책 자체가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넘어졌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는 게 인생이라고. 그러니 힘들면 가끔은 누워 있어도 된다고. 지금 넘어져 있다 해도 언젠가는 일어나 달리는 날이 올 거라고. 그때까지 우리 힘내자고.“괜찮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은 날이 올 거예요.”단순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사랑스러운 을냥이,몹시도 귀여운 캐릭터가 건네는 반짝이는 인생의 조언들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곳곳에 등장하는 고양이 을냥이다. 단순하고 동글동글한 모습의 을냥이는 때로는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아이의 모습으로, 때로는 거친 세상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어른의 모습으로 나타나 촌철살인을 날리기도 하고, 지친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주기도 하고, 그동안 잊고 지낸 순수함을 일깨워주기도 한다.작가의 다정한 글과 함께 들어간 다양한 삽화와 네 컷 만화는 글의 의미를 더욱 확장할 뿐 아니라 귀엽고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더불어 선사한다. 독자는 앙증맞은 고양이가 건네는 말들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위로를 받으며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갈 힘을 얻고, 사랑스러운 얼굴로 건네는 현실적인 조언에 정신이 번쩍 드는 깨달음을 얻기도 하며, 앞으로도 쭉 비바람이 몰아치는 이 어른의 세계에서 살아갈 나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 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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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
    • 가우르 고팔 다스 지음, 이나무 옮김
    • 수오서재
    • 2023-12-27

    인도 아마존 베스트셀러‘깨어 있는 삶을 위한 인생책’지난 5년간 인도 아마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 온 현대 구루의 영적 자기계발서이다. 오늘날 인도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신적 멘토이자 라이프 코치이며 수도승인 가우르 고팔 다스의 첫 번째 저서. 삶의 다양한 측면과 인간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강연을 주위 사람들이 온라인상에 영상으로 올리면서 존재가 알려진 저자는 실제적인 내용과 논리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한 생동감 넘치는 대화 방식, 그리고 고대의 지혜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영감을 주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인생 상담가가 되었다.“우리는 모든 사람을 겉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이 겉에 가지고 있는 것이 속에서 느끼는 것과 동일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역설은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이 종종 가장 적게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방법은 터득했지만, 스스로 성공했다고 느끼도록 삶을 꾸려 나가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다.” -38쪽 유머와 깨달음의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저서와 강연은 무엇보다 ‘행복의 점검’이 주제이다. 행복이 세상을 치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에서 말했듯이, 행복은 기성품처럼 일정한 규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행동으로 실현되는 것이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행복 습관’을 들여야 한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세네카나 에픽테토스처럼, 혹은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영국 출신 승려 아잔 브라흐마처럼, 마치 지혜로운 누군가가 내 문제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나에게 말하며 생각을 인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주제별로 나뉜 각 장을 읽다 보면 우리 시대 영적 스승의 내레이션을 듣는 기분이다. 목소리 높이지 않고 삶의 길을 안내하듯이 단순한 언어 속에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우리 모두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슬프고, 우울하고, 외롭고, 누군가의 모욕에 상처받는 것이 정상이다. 그것은 완전히 정상이다. 그리고 고통이 끝난 후에 치유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늘 말한다. 치유는 고통을 겪을 때 시작된다. 진정한 고통을 경험하는 것은 치유 과정의 일부이다. 고통을 통과하도록 스스로를 허용하고, 그것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 또한 치유의 일부이다.” -46쪽우리의 삶 속에는 많은 작은 비밀들이 담겨 있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볼 수 없다. 가우르 고팔 다스는 우리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삶에서 힘든 시기에 직면했을 때 그의 강연을 들으며 힘을 얻고 방향을 발견한다. 삶과 화해하기를 원하고 온 마음으로 회복하기 원한다면, 특히 삶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라면, 그리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할 일’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적이거나 영적인 성향이 없을 수 있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새로운 여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오늘 나는 가장 큰 도전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만족을 미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 나는 큰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만족을 미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행복은 여행이다. 목적지가 아니다.” -87쪽 때때로 우리는 삶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알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길을 잃거나 실존적 위기를 느낄 때가. 삶의 목적이 없거나 방향을 상실하면 피로하다. 인생의 만성피로가 그것이다. 그때 필요한 책이 인생을 변화시키는 필독서들이다. 우리가 교차로에 있거나 혼란에 빠졌을 때, 또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삶의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들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부러졌다고 끝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 우리는 실수를 했다. 그렇다, 우리의 약한 순간을 겪었다. 그렇다, 우리의 마음과 삶에서 미끄러졌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일어나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살아 나가는 일이다.”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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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동안 맥주는 시원하고 밤공기는 포근할 것이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게스트하우스 -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동안 맥주는 시원하고 밤공기는 포근할 것이다
    • 장성민 지음
    • 위고
    • 2018-09-21

    ●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몇 시인지도 알 수 없는 새벽, 문득 머나먼 게스트하우스의 기억이 나를 찾아온다”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다면 목적지야 어디라도 좋다고 생각하며 20년간 여행을 떠난 약사. 그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얻은 이상한 위로에 관한 이야기. 그에게 게스트하우스는 이상한 우울-“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소득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하루”의 어느 순간 불현듯 찾아오는 우울, 그리고 그로 인한 무기력-을 달래는 유일한 방식이다.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쌓아올린 쓰레기를 알아챌 수 있는 곳, 밤이면 정원이나 사랑방에서 갈 데 없는 여행자들과 늙은 개와 동네 고양이들이 모여 친구가 되는 곳도 게스트하우스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선택하는 동안 당신이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도 별다른 노력 없이 어느 순간 그렇게 슥. 여행을 떠나기 전, 무슨 쓸데없는 짓을 했고 어떤 아픔을 겪었더라도 알고 보면 당신은 그리 나쁜 녀석이 아니며 또 잠깐의 아픔에 짓눌리지 않을 만큼 강하다는 걸 발견할 것이다. 또는 그렇게 착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말한다. 낯선 도시에서 “사랑받는 느낌이 드는 방”을 찾아내고 안도감을 느끼며, 동네탐험을 하고 늦은 밤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어쨌든 솔직하거나 솔직하지 않은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 동안” 당신은 당신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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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계속 -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계속 -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
    • 김교석 지음
    • 위고
    • 2018-09-21

    아무튼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나는 오늘도 ‘계속’ 한다‘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은 『아무튼, 계속』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얼리어답터가 아니면 뒤처질 것 같은 느낌에 괜히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 속에서 계속되는 무언가를 하나씩은 붙들고 살지 않을까? 『아무튼, 계속』은 무언가를 ‘계속’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전 『필름 2.0』 기자였고 현재 TV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는 성장과 변화와 발전에서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모든 순간들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 한참을 달리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기를 바란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영화 <4월 이야기>를 보고, 어릴 때 갖고 놀던 플레이모빌은 여전히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고, 평생 함께할 옷을 수집하는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어차피 흐르는 시간은 가만히 있어도 움직이는 무빙워크와 같다면 굳이 그 위에서 더 빨리 가겠다고 걷지 않겠다”어린 시절, 친구들이 장난감이나 야구 대신 닌텐도나 PC 게임에 하나둘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처음으로 혼자 뒤에 남겨진 듯한 아련함을 느꼈다. 친구들과 함께 열광했던 장난감들은 거실에서 치워졌고, 함께 놀던 놀이터는 못 보던 어린것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성장’이라는 궤도의 존재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철이 든다는 표현이나 나이에 맞게 정해진 타임테이블이 그냥 마뜩치 않았다. 라디오에서 ‘추억의 무슨무슨 차트’ 등을 들으며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가능하다면 아련함을 남겨두지 않고 아예 모든 시간을 끌어안고 살고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 한참을 달리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바로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흐르는 시간은 가만히 있어도 움직이는 무빙워크와 같다면 굳이 그 위에서 더 빨리 가겠다고 걷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대략, 이렇게 살게 됐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퇴근하고 뭘 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일상의 항상성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고 대답한다. 월수금 9시 반 수영, 퇴근 후 20분의 법칙, 위클리 청소, 계절별 계획표… 그렇게 돌고 돌아오는 계절처럼 매년, 매월, 매일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변화 없는 일상을 꿈꾸게 됐다. 이따금 뒤돌아보며 아스라함을 느낄 게 아니라 내가 그냥 그 자리에 머물면 되는 거였다. 그래서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상을 유지하는 삶을 살고 있다. 흐르는 시간에 맞설 수 있는, 내게 주어진 단 하나의 방법이다. 내 주변에는 없지만, 분명 어딘가에 흘러가는 시간을 자기 식대로 마주하고 붙잡으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금이 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길 바라는…”아무렴, 어떤 짓을 해도 시간은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돌아올 여름을 맞으며 지난여름에 느꼈던 감정을 또다시 느끼고 싶고, 그 뜨거운 바람과 연관된 이야기들이 다시 반복되길 바란다. 세월이 흘러도 부모님은 언제나 머릿속에 있는 건강한 모습 그대로 머물러 계셨으면 좋겠고, 살면서 마주했던 여러 행복한 순간들을 잊어버리고 살지 않기를 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붙잡으려고 노력했고, 시간의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내 삶에서 계속되고 있는 여러 ‘계속’들에 대한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한 번도 내 일상의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달밖에. 어쩌면 나는 내가 누렸던 행복들을 계속 그대로 붙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평생 같은 곳에 머물고자 애쓰는 사람의 이야기다. 지금이 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길 바라는…. 이 글이 당신의 일상을 점검하거나 지난 시간을 마주할 그 어떤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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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노래 -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노래 -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 이슬아 지음
    • 위고
    • 2024-02-19

    _노래와 함께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된다“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 이슬아 작가는 스스로 던진 이 물음에, 생각해보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한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이슬아는 가왕들이 차폭을 정확히 인지한 운전자처럼 두려움 없이 다음 소절로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에 감탄한다. 그런가 하면 잘 못 불렀는데도 좋아죽겠는 노래를 맞닥뜨릴 때마다 음악을, 삶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 된다. 어느덧 “나를 까먹으며 남의 노래를 보고 듣”게 된다. 『아무튼, 노래』는 아무튼 시리즈 마흔아홉 번째 책이자 이슬아 작가의 열 번째 책으로, 노래에 대한 오랜 사랑의 고백이면서 노래와 함께 점점 더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래된 사람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_태어나보니 노래방이 있었다삼대가 함께 모여 사는 이슬아의 집 거실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었다. 할아버지 한우는 술이 거나하게 취한 날이면 어김없이 집안 식구들을 호출하고 노래방 기계를 틀었다. 할머니 향자는 “먼동이 트면 철새처럼 떠나겠다”고 노래했고, 당숙모는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 거라고 노래했다. 어른들이 깜빡 잊은 사각지대에서 어린 이슬아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노래가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어린 이슬아는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이따금 노래를 잘하는 게 제일 멋진 일인데 글쓰기 같은 게 대체 무슨 소용이냐 싶었다. 술에 취해 노래할 때만 명곡의 힘을 빌려 마음을 내보이는 애인 때문에 꾸역꾸역 새벽의 시간을 견디기도 했다. 글쓰기가 두렵고 힘들 때 노래로 도망가곤 했다. 그때마다 노래는 넉넉한 품으로 노래에 대한 이슬아의 짝사랑을 받아안았다. 어느 날에는 한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며 자신이 노인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사랑밖엔 난 몰라”라고 노래하지만 사랑 말고도 많은 것을 알게 된 노인으로서 축가를 건네고 싶었다. 그렇게 알지 못하는 채로 스물아홉의 이슬아는 미래의 자신을 향해 까치발을 하고선 2절까지 꿋꿋하게 불렀다. _고속도로를 달리며, 바다 수영을 하며, <눈사람>을 들으며우리 모두가 그렇듯, 이슬아는 노래와 함께 순간들을 산다. 할아버지를 잃어 외롭고 상심한, 이제는 헤어진 오래된 연인에게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나직이 노래를 불러준다. 죽음 곁에서 생의 의지를 다지며 그와 함께 삶을 구석구석 사는 벗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눈도 닮고 코도 닮고 입도 닮았지만 이제 서로를 속속들이는 알 수 없게 되어버린 동생과 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며 노래 <밤운전>을 만든다. 살아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친구가 처음으로 바다 수영을 하며 삶의 기쁨에 잠기는 것을 바라볼 때 단 한 곡의 노래만 세상에 남아야 한다면 <안식 없는 평안>이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한 해가 끝나던 어느 날 정미조의 <눈사람>을 들으면서 마음속에 하얗고 커다란 벌판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노래를 부르면 부를수록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지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노래와 함께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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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당근마켓 - 우리는 그렇게 만날 수도 있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당근마켓 - 우리는 그렇게 만날 수도 있다
    • 이훤 지음
    • 위고
    • 2023-12-27

    _이훤 시인이 당근마켓에서 찾은 오래된 물건과 새로운 우정‘아무튼’ 시리즈 59번째 책은 시인이자 사진가인 이훤 작가의 『아무튼,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2023년 8월, ‘당근’으로 이름을 바꿨다)은 2023년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3천5백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중고 거래의 대명사가 되었을 만큼 친숙한 플랫폼이다. 이 특별할 것 없는 거래의 장, 일상의 온라인 공간이 어떻게 어떤 한 사람에게는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가 되었을까.이훤 작가는 물건을 좋아한다. 필요한 물건을 잘 고르는 일에도 재미를 느끼지만, 필요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물건을 눈여겨보았다가 큰맘 먹고 들여 애지중지 쓰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경험과 시간이 제한된 세계”에서 “엎질러진 시절을 다시 통과하게” 해주고 “먼 타인과 나의 생활을 포개어”주는 중고 물건에 매료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 쓰던 물건뿐만 아니라 그것을 들이고 내보낸 사람, 그 과정에 담긴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전하는 언어를 아껴 모은다. 『아무튼, 당근마켓』은 손 안에 전 세계를 쥔 것 같은 광활한 온라인 세상 한편에서, 도보 이동 가능한 반경 안의 ‘동네’ 사람들과 물건을 사고팔고 안부를 전하며 ‘이웃’이 되어가는 공간, 당근마켓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다. _비슷하게 간절한 사람들이 만나는 순간을 좋아한다 이훤 작가는 열아홉의 나이에 홀로 먼 나라로 이민을 갔다. 이방인으로서 그곳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들이는 사이 한국어가 빠르게 빠져나갔다. 그는 한국어를 붙들고 싶었다. “모국어와 타국어 사이 틈의 말을 찾아서, 나만 아는 방법으로, 세계를 다르게 경험하고 기록하고 싶”었기에 결국 시인이 되었다. 또 그는 ‘여기’ 아닌 ‘저기’, 외부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더욱 과거에 지냈던 곳이 그리워서 시간에 떠내려가는 장소와 장면들을 붙잡고 싶었고, 그래서 사진가가 되었다. 당근마켓에는 그와 비슷하게 지나간 것, 오래된 것을 붙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뭔가를 새로 들이기 위해 익숙한 것, 아끼는 것을 내놓는 사람도 많다. 남의 손이 절실한 사정이 있고, 그 사정에 응답하는 손이 있다. 저마다 다른 필요에 의해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물건과 노동의 교환가치는 새로 매겨진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내보내고 또 한쪽에서는 신중히 들이는 동안 수요와 공급이 밀고 당기며 스스로 균형을 이루는 이 자발적인 시장에서 이훤 작가는 중고 마켓의 아름다운 효용을 발견한다. “나에게 더는 필요하지 않은 소유가 누군가에게는 기다려온 바로 그 물건일 수 있다. 꼭 팔아야 하는 사정과 마침 그걸 찾던 손이 만날 수도 있다. 고맙잖나, 서로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는 감각은. 비슷하게 간절한 사람들이 만나는 순간을 좋아한다.” _우리는 그렇게 만날 수도 있다‘서로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는 감각’은 물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훤 작가가 다양한 중고 마켓 중에서도 유독 당근마켓을 좋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른이 되고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지내는 동안, 그는 동네에 속해 있다는 감각을 잃어갔다. 대체로 혼자 일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이따금 가벼운 인사와 안부 속에 둘러싸이고 싶은 날이 있었다. 자신의 ‘동네’와 ‘이웃’이 어디까지일지 생각하면 골똘해졌다. 그런데 단순히 중고 거래를 위해 시작한 당근마켓에서 뜻밖에도 ‘나의 동네와 이웃’을 만났다. 어떤 날은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게시판을 보다가 하루가 다 갔다. “만난 적 없지만 가까이 거주하는 이들이 (그 게시판에서) 온갖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친구를 만날 준비가 된 것처럼, 그렇지만 친구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사람의 선의를 아직 능동적으로 믿는 것처럼. 아직도 이런 데가 있다니.” 게다가 당근은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익명의 공간, 온라인 채팅으로 물건과 노동을 거래하는 마켓이지만, ‘매너 온도’라는 아름다운 장치 덕분에 판매자와 구매자가 공평한 위치에서 서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얼굴을 보고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서로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고 적절하게 개입하고 긴요하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거기서 배웠다. 이훤 작가는 말한다.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식어가는 이 시대에도, 개인과 개인이 만나 물건과 관계와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나눌 수도 있다고. 보여주고 나누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주고받으며 그날그날 필요한 유대가 그렇게 일어나고 또 시작될 수 있다고. 당근마켓에서 “우리는 그렇게 만날 수도 있다”고.『아무튼, 당근마켓』의 마지막 장에는 이훤 시인이 3천5백만 ‘당근인’들을 위해 선물한 시 「당신의 온도」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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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드럼 - 나의 현생을 한 번에 꺼줄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드럼 - 나의 현생을 한 번에 꺼줄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 손정승 지음
    • 위고
    • 2023-04-14

    _주 5일은 책에 밑줄을 치고 쉬는 날에는 드럼을 치는 생활음악인흥성거리는 홍대 앞 골목에서 노란 불빛을 밝히고 차분히 책 읽는 사람들을 반기는 동네서점, 땡스북스. 손정승은 그곳에서 7년째 책을 고르고 진열하고 소개하는 서점인이다. 책을 좋아해서 서점인이 되었고, 일주일 내내 책에 밑줄을 치면서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게 기쁘면서도 자신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책이라는 세계가 혹시라도 자신을 내치면 어쩌나, 스스로 먼저 질려서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싶어 종종거렸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대상, 자신이 몸담은 세계와 거리를 두는 것이 절실했다. 그렇게 책과 접점이라곤 하나 없는 세계를 찾아 헤매다가 드럼 앞에 앉게 되었다. 『아무튼, 드럼』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세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드럼 쪽으로 돌아앉았다가 어느새 음악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게 된, 주 5일은 책에 밑줄을 치고 쉬는 날에는 드럼을 치는 생활음악인의 이야기다. _‘이제 음악이 입체적으로 들리겠어요’첫날 스틱 잡는 법을 배우고 스네어드럼을 내려치던 순간, 스틱 끝에서 손으로 올라오는 떨림은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다. 어릴 때 방방을 타다가 땅을 디뎠을 때처럼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현실에서 살짝 붕 뜬 기분으로 레슨실을 성실히 오가는 사이, 스틱을 내려칠 때 전해오는 섬세한 떨림에, 베이스드럼의 페달을 밟을 때마다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묵직한 울림에, 별빛이 부서지듯 청량한 심벌 소리에 점점 몸과 마음을 빼앗겼다. 드럼을 배우기 전까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건 그저 반복적으로 많이 듣기라고 생각했는데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이 곡을 연주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가사에만 기울였던 귀를 드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렸다. 곡에 스민 드럼 소리를 열심히 찾고 음악을 듣는 시간이 아주 많이 늘었다. _드럼을 통해 나의 세계가 다시 한번 크게 확장되었다음악이 입체적으로 들리기 시작하면서, 음악의 언어에 대한 감각도 늘어갔다. 땡스북스 한편에 진열돼 있던 음반들을 다시 꺼내 보고, 드림팝, 슈게이징, 얼터너티브락, 사이키델릭팝 등 몇 번을 읽어도 물음표가 가시지 않아 감으로 때려 맞히던 음반 소개 내용들을 드럼을 배우고 나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 땡스북스 음반 진열장에 겹겹이 포개둔 시디들을 장르에 따라 다시 분류했고, 한 장 한 장 재킷이 잘 보이도록 진열했다. 스스로 음악에 문외한이라 여기며 멀리하던 음악 분야 책들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나서서 찾아 읽고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게 되었다. 책과 되도록 멀리 떨어져보고자 시작한 드럼이, 어느새 자신이 몸담고 있는 책의 세계를 확 넓힌 것이다. _어른이 되어 좋은 것들 드럼을 배우며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일은 달콤했다. 그래서 자꾸 욕심이 났다. 지금껏 몰랐던 재능이 있기를, 익히는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기를 내심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실력에 대한 자기객관화가 잘된 겸손한 학생으로 보이길 바랐다. 그래서 수업 때 배울 곡을 정할 기회가 주어지면 “하고 싶은 곡이지만 저한텐 아직 어려울까요?”를 덧붙이곤 했다. 그러면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노래를 고를 때 쉬울까 어려울까 고민하지 말고, ‘이걸 할 때 즐거울까?’만 생각하세요.”  드럼으로 밥벌이를 할 것도 아니며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확률도 낮다고 한계를 긋자 오히려 드럼 앞에 더 앉고 싶어졌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지워갈수록 현재의 즐거움이 선명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세상의 전부로 여기지 않을 수 있는 여유가, 좋아하는 대상과 바람이 통하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사랑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좋아하는 일에 흠뻑 빠지는 대신, 빠져나올 때를 전보다 더 잘 아는 어른이 되어 깨달은 진실이다. 어른이 되어 만난 덕분에, 드럼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_드럼의 뜨겁고도 여린 품성을, 여리면서도 정확하게 내는 소리를 닮아가고 싶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럼을 두고서 힘차다, 격하다, 시원하다 등 센 악기로 인식하지만 드럼은 철저히 외강내유형의 악기라는 것도 실감하게 되었다. 자신의 소리를 때에 맞게 줄일 줄 알고, 여운을 남길 줄 알며, 앞으로 나서지 않고 기타와 보컬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세 보이지만 섬세하고 유순한 악기. 손정승 작가는 드럼을 곁에 두고서 계속 닮아가고자 한다. 그것의 뜨겁고도 여린 품성을, 여리면서도 정확하게 내는 소리를. 『아무튼, 드럼』은 손정승 작가가 세상을 향해 여리면서도 정확하게 내는, 첫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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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로드무비 - 다른 사람이 되길 바란 적이 있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아무튼, 로드무비 - 다른 사람이 되길 바란 적이 있어?
    • 김호영 지음
    • 위고
    • 2018-09-21

    아무튼 시리즈 열세 번째 이야기, 로드무비: 진짜 유랑은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고등학교 시절 <이지 라이더>를 본 후 영혼이 탈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저자. 알아들은 대사라고는 데니스 호퍼가 수도 없이 내뱉었던 “헤이, 맨”밖에 없었지만, 뭔지 모를 강렬한 감정을 느끼며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거렸다. 이후 어디론가 떠나서 돌아다니는 영화들에 매료되었고, 이십대 후반부터는 실제로 긴 유학 생활과 해외 체류를 하게 된다. 정주(定住)와는 거리가 먼 떠돌이 생활. 『아무튼, 로드무비』는 저자가 그 생활에서 만난 ‘진짜’ 로드무비들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저자는 말한다. 그런 영화들로 인해 방황이 더 길어졌을 수 있었겠지만, 자기합리화와 무뇌화를 거쳐 삶의 정해진 틀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는 시간은 덕분에 조금 늦어졌는지도 모른다고. “나는 길 위에서, 능력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어떤 적성 같은 것을 얻었다”중학교 시절, 이사를 하면서 서울을 가로지르는 버스 유랑을 하게 된 저자.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하굣길, 그 길 위에서의 시간들 때문에(혹은 덕분에), 그 나이에 자신이 될 수 있었던 것보다 조금 더 사색적이고 조금 더 감성적인 아이가 되어갔다고 저자는 말한다. 건강을 조금 잃긴 했지만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덕분에 지금까지도 읽고 보고 생각하는 일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고. 저자는 어쩌면 자신의 로드무비는 그때 이미 시작되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어린 나이에 날마다 정처 없이 버스 유랑을 다니며 파노라마처럼 혹은 영화 이미지처럼 이어지는 도시의 풍경들을 바라보던 그때. 그리고 청년기에 낯선 이국에서 보낸 방랑의 시간과 그 후로도 이어진 유랑의 시간이 모두 한 편의 로드무비를 이루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가끔 삶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마다, 생의 모든 순간들이 필름 위에 새겨지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모든 것이 어떤 이름 모를 로드무비의 일부인 건 아닌지, 의혹에 빠져들곤 한다고.“길 위의 영화들,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나는 영화들”‘진짜’ 로드무비란 무엇일까? “<이지 라이더> 이후로 나를 매혹시킨 로드무비들은 유명 관광지를 순례하는 트립 무비나 자아의 성장 과정을 그린 교양 영화가 아니라, 진짜 로드무비들이었다. 그러니까,?길 위의 영화들.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나는 영화. 사람의 마을에서 시작해 사람의 마을로 돌아오며, 아, 잘 다녀왔네, 라고 흡족해하지 않는 영화. 떠남이 곧 유랑이고 방황임을 보여주는 영화.” 저자는 <천국보다 낯선>(자무시)에서 낡았지만 몸에 꼭 맞는 외투처럼 따라다니던 이십대의 가난과 고독을, <백색 도시>(알랭 타네)에서 왠지 리스본에서는 가능할 것 같은 삶의 가능성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벤더스)에서는 삼십대의 마지막 여름을 견디게 해주었던 음악과 가난하지만 담백한 삶, 그리고 낯설어서 아름다운 풍광을, 젊은 고다르의 심장과도 같은 영화 <미치광이 피에로>(고다르)에서는 생계를 위해서 프랑스의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마주했던 소멸해가는 젊음의 아름다움을,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카우리스마키)에서는 보헤미안적 삶과 로큰롤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한다.‘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계속, 스릴러, 스웨터, 외국어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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