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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 2 : 살은 돈이다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커버이미지)
    [문학]꼴 2 : 살은 돈이다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8-09-21

    이 세상에 사람의 생김새만큼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진지한 사회 참여적 성격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만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준 우리 시대 대표 작가 허영만 화백이 만화 인생 30여 년 동안 천착했던 사람의 얼굴, 사람의 이야기를 관상과 함께 풀어놓은 책 『꼴』이 출간되었다. 출간과 함께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허영만 화백의 관상 만화 『꼴』, 2008년 6월 1권 ‘얼굴을 보고 마음을 읽는다’를 시작으로 2권 ‘살은 돈이다’에 이어 드디어 3권이 출간되었다. 3권의 주제는 ‘귀 잘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는 없다’이다. 1권과 2권이 관상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법 맛보기’ 편이었다면, 3권은 체계적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단계이다. 3권은 얼굴 전체의 형상과 부분별 의미, 그 안에 담긴 우주 섭리와 인생철학을 통해 상법의 깊이는 물론 허영만 화백 특유의 촌철살인적 위트까지 전한다. 13만 장의 그림을 그리는 동안 평생 따라다녔던 허영만 화백의 화두 ‘얼굴’의 비밀!사람의 얼굴을 보고 과거와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험한 일이다. 허영만 화백이 그런 일을 자초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평생을 만화 그리는 것 외에는 딴 데로 눈 돌려본 적 없는 허영만 화백이 그려낸 만화 인물은 대한민국 국민 수보다 더 많을 것이다. 허영만 만화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현장성인 만큼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사람의 얼굴, 사람의 이야기는 허영만 화백 인생의 화두이며, 밑천이기도 하다. 그 인물들의 얼굴을 지면에 다시 살려내면서 작가는 어느 때부터인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사람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운명은 타고나는 것인가? 왜 누구는 귀하게 또 누구는 천하게 살아가는가? 왜 누구는 부자로 또 누구는 빈 쌀독 때문에 근심 그칠 날이 없는 것인가? 아름답고, 선하고,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노력하면 인생이 달라지는가? 그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단서는 무엇인가? 30여 년 마음에 가장 큰 의문으로 남았던 사람의 얼굴과 인생에 작가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람의 생김새와 운명에 대해 다루는 관상은 그래서 작가에게 더없이 흥미롭고, 탐구해볼 만한 분야이다. 34년의 기다림, 3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얼굴의 비밀을 풀어가는 허영만 화백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공부를 통해 작가가 얻은 결론은 관상은 변하고 운도 변한다는 것. 타고난 관상은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변한다는 얘기다. ‘원고를 만들기 위해 이보다 많은 공부를 한 적은 없었다’고 말하는 허영만 화백. 어쩌면 『꼴』을 그리기 위해 그동안 그 많은 그림을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는지도 모른다. 진솔한 인생관과 진실한 삶의 지혜를 다듬어가는 처세의 학문, 관상인간의 운명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관상은 학문으로서의 가치 또한 매우 높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관상은 대개 입신공명이나 길흉화복을 점치는 하찮은 방술로 인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크게는 정치 관계에서 작게는 처세, 사람을 쓰고 친구를 사귀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는 매우 다양하고 방대하다. 관상은 바로 우리 인생에 있어 실용.실천 철학으로, 진솔한 인생관과 진실한 삶의 지혜를 다듬어나갈 수 있는 처세의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흔히들 사람의 인상을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고는 한다. 실제로 실생활에서는 사람의 외모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고, 그 평가는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외형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까지 읽을 줄 안다면 개인의 취향이나 잘못된 근거로 사람을 평가하고, 대사를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로 새롭게 조명되는 사람의 얼굴, 관상의 세계 『꼴』은 ‘사람의 얼굴을 통해 마음을 읽는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관상이 자칫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거나 외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겉모습과 마음은 결코 다르지 않고, 마음의 변화와 관상의 변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독자보다 먼저 관상을 접한 작가의 깨달음이다. 결국 허영만 화백의 『꼴』은 심법, 즉 마음의 지혜를 다루는 만화가 될 것이다. 중국 고대 인물서부터 서양인까지,정치인, 연예인서부터 현상수배범까지…34년 동안 천착한 것이 사람의 얼굴이지만 또 그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꼴』을 그리기 위해 준비한 기간 3년, 관상의 대가 신기원 선생을 만나 사사 받은 지 1년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다룬 자료는 중국 고대의 인물에서부터 한국과 일본, 서양인에 이르기까지,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서부터 경찰서 벽에 붙어 있는 현상수배범까지 방대하고 다양하다. 특히 국내에서 발행된 관상 관련 책들은 모두 독파했으며, 중국?일본의 관상법에 대한 자료들도 상당한 양에 이른다. 그만큼 관상과 인생 지혜에 대한 깊이 또한 더해가고 있다. 관상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얼굴 한 곳 한 곳의 생김새에 집착하기보다 사람의 내면의 모습까지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허영만 화백의 위트 가득한 이야기 속에서 삶의 지혜와 처세의 도를 터득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꼴』은 허영만 화백 만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역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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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1 (커버이미지)
    [문학]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1
    •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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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진짜 인생은 (커버이미지)
    [문학]당신의 진짜 인생은
    • 오시마 마스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09-21

    제152회 나오키상 후보작!세 사람의 삶이 빚어내는 세 가지 이야기\"가가미 씨, 당신의 진짜 인생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홀리 씨 때문에 뒤틀렸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당신의 진짜 인생은?\"가가미 씨가 불쑥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에 별이 하나, 둘, 반짝이고 있다. 하얗게 반짝거리는 빛은 자그마한데 유난히 고결하고 명징하다.베스트셀러 ‘비단 배’ 시리즈의 작가이자 판타지 소설의 대가 모리와키 홀리, 당신의 진짜 인생은? 홀리 씨가 던진 이 한마디에 이끌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우시로 게이코, 그녀는 홀리 씨의 비서로 일하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담당 편집자의 권유로 자신이 흠모하는 홀리 씨의 저택에 제자로 들어간 신인 작가 구니사키 마미, 그녀는 그녀만의 특별한 고로케를 튀기기 시작하는데, 그녀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세 사람의 삶이 빚어내는 세 가지 이야기! 무언가 써야만 살아갈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너, 그럼 그걸 써야지. 그렇잖아? 쓴다는 건 그런 거잖아? 너, 쓰겠다고 마음을 정했으면, 그렇게 맥없는 글로 얼버무리면 안 돼. 거기다 너, 아무것도 안 썼잖아. ‘마법의 고로케’라고 제목은 거창하게 붙였으면서, 마법의 고로케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쓰지 않았잖아. 그럼 쓴 게 아니지. 나는 그렇게 생각해. 너, 정했잖아, 그렇지? 쓰겠다고.” 모리와키 홀리, 우시로 게이코, 구니사키 마미, 그들 앞에 ‘진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이 책은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또 그렇게 살고 있는지 우리에게 질문하게 만든다.‘글쓰기’에 사로잡힌 세 여자들의 진짜 운명은?신인작가 구니사키 마미는 담당 편집자인 가가미의 권유로 존경하는 판타지 작가 모리와키 홀리의 제자가 된다. 그러나 말이 제자이지 집에 들어가 실제 하는 일은 홀리의 시중을 드는 것이다. 홀리의 거대하고 유니크한 저택에서는 비서인 우시로 게이코가 일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홀리는 마미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베스트셀러 ‘비단 배’ 시리즈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이름인 ‘처칠’이라고 부르겠다고 한다. 편집자인 가가미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지만, 비서인 우시로는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여러 가지로 당황스러운 데다, 홀리 선생님이 실은 이제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안 마미는 저택에서 도망친다. 한편 마미의 출현으로 홀리는 자신의 과거와 자신이 낳은 이야기를 되돌아보게 된다. 부모를 잃은 어린 시절, 데뷔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해 도와 준 남편 미노시마. 그러나 인기 작가가 된 후 미노시마와 이혼, 그는 저택을 떠났다. 홀리는 우시로를 비서로 데려오고 자신은 소설에 전념했지만, 서서히 창작 의욕을 잃어간다. 그리고 우시로 자신이 버리고 온 과거, 모리와키 홀리의 원고를 우시로가 대신 집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가가미와 우시로가 나타나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게 된 구니사키 마미. 그러고는 홀리 선생님과 전 남편 미노시마의 추억의 맛을 재현하겠다고 고로케를 만들기 시작한다. 소설은 어떻게 쓰는지 모르지만, ‘고로케의 말은 들을 수 있다’ 는 마미의 고로케는 주위 사람들에게 대호평이다.누군가를 만나 인생이 달라졌다면…. 나의 진짜 인생은 무엇일까.당신을 만나기 전? 아니면 지금의 내 인생? 그런데 진짜 인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모리와키 홀리 비단 배 시리즈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판타지 소설의 여왕. 언젠가부터 멈춰버린 이야기, 펜을 들어 다시 비단 배를 움직이게 할 것인가?우시로 게이코 인기작가 홀리 씨의 개인비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버리고 홀리 씨의 저택을 관리하며 비밀스럽게 작가를 대신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구니사키 마미 슬럼프에 빠진 신인작가. 자신이 흠모하는 홀리 씨의 대저택에 들어가 특별한 고로케를 튀기기 시작하는데, 그녀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세 사람의 삶이 빚어내는 세 가지 이야기! 무언가 써야만 살아갈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추천의 말* 처음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점점 이 이상한 세계에 스며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멋진 판타지와의 만남, 신비롭고 미궁에 빠지게 만드는 소설을 만나다.* 내 ‘진짜 삶’을 찾아, 살아보고 싶게 만든다!- 아마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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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패리시 부인 (커버이미지)
    [문학]마지막 패리시 부인
    •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09-21

    한 여자는 모든 것을 가졌다그리고 또 한 여자는 그녀의 모든 것을 가질 준비가 되었다부와 권력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이 시대의 새로운 고전★★★ 2017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전 세계 15개국 출간“수년간 수많은 책을 리뷰해오면서 손에 꼽을 정도의 책이었다.스토리가 워낙 재미있어서 분량이 상당한데도 이틀 만에 다 읽었다.자매 작가라서일까, 굉장히 섬세하고 치밀하다.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요즘 흔히 말하는 발암과 사이다 요소를 모두 갖춰 독자들에게 큰 재미와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리뷰어 서평 중에서정식 발간되기도 전에 15개국에 판권이 계약되며 많은 언론과 기성작가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리브 콘스탄틴의 첫 번째 소설이다. 리브 콘스탄틴은 자매인 린 콘스탄틴과 발레리 콘스탄틴의 필명으로, 두 사람은 그리스 출신 할머니에게서 들은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집필하기로 하고 영상통화를 하며 플롯을 짜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비밀스러운 이야기의 살을 붙여나갔다. 이 작품은 옛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만큼 전통적인 이야기의 얼개를 지녔으며 예로부터 대부분 사람이 매력적으로 느껴온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았거나 꿈꾸었을, 평범하지만 이루기 어려운 욕망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앰버 패터슨은 지쳤다. 미주리 시골 마을 출신의 그녀는 지극히 평범해서 어디에 있어도 배경과 섞여 보이지 않는, 아무도 아닌 삶이 지긋지긋했다. 앰버는 존재감 없는 일상의 나열일 뿐인 인생을 새롭게 뒤바꾸고 싶어 한다. 그녀는 스스로 현재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권력, 금발과 파란 눈에 부동산 거물 잭슨 패리시까지 차지한 대프니 패리시가 가진 것들을 그녀라고 해서 누리지 못한다는 법은 없었다. 해안가 옆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호화로운 저택들이 비밀스럽게 자리한 코네티컷 비숍 하버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프니와 그녀의 남편 잭슨을 동화 속에서 막 빠져나온 것처럼 완벽한 커플이라고 여긴다. 앰버는 자신이 늘 꿈꿔온 모습을 형상화한 듯 부유하고 이상적으로 살아가는 패리시가(家)의 삶에 뛰어들기 위해 대담하고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그들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려면 가장 먼저 가족의 안주인인 대프니를 산 채로 집어삼켜야 했다. 마침내 앰버는 그 위험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 그녀가 목표를 정하고 바라본 이상 누구도 그녀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다. 그녀는 시야에 들어오는 걸림돌은 무엇이든 제거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이야기는 총 세 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는 앰버 패터슨의 이야기, 2부는 대프니 패리시의 이야기, 3부는 앰버와 대프니, 두 여성의 이야기다. 앰버, 그리고 그녀와 정반대로 살고 있는 듯한 대프니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 감춰져 있던 비밀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과연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누가 될까?모든 이가 부러워하는 부유한 커플,그리고 그들의 화려한 세계를 차지하기 위해짙은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한 여자…스릴러 마니아들을 충격에 빠뜨릴 심리 서스펜스의 새로운 목소리‘이 소설의 놀랍고도 만족스러운 결말은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 없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린 콘스탄틴과 발레리 콘스탄틴 자매가 리브 콘스탄틴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첫 작품이다. 두 사람은 그리스 출신 할머니에게서 들은 옛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고 거기에 자신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더해나갔다. 서로 떨어져 사는 자매는 영상통화를 하며 플롯을 짜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완성했다. 소설은 그 중심축에 미스터리의 면모를 지녀 독자가 이야기 아래 자리한 비밀을 추적하게 하는 한편,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한 만큼 부와 권력, 사랑 그리고 그것들을 향한 통제 불가능한 욕망까지 대부분 사람이 매력을 느끼는 전통적인 서사의 주제들을 충실히 반영해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이 데뷔작은 정식으로 발간되기 전 15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고, 수많은 언론과 기성작가가 리브 콘스탄틴의 출발에 아낌없이 감탄과 찬사를 보냈다.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화려한 욕망으로 가득한 세계앰버 패터슨은 미주리의 작은 마을 출신이다. 그녀는 지극히 평범해서 어디에 있어도 배경과 섞여 보이지 않는, 익명과도 같은 삶에 지쳤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나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면서 그녀는 대가 없이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고생은 충분했다. 그녀는 이 곤궁한 일상에서 탈주해 스스로 받아 마땅한 보상을 누리겠다고 마음먹는다. 앰버가 설정한 목표물은 잭슨 패리시다. 그는 부동산계의 거물로 막대한 부는 물론 수려한 용모와 매너, 사교성까지 갖춘 보기 드문 남성이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이미 아내인 대프니 패리시가 있다. 해안가 옆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호화로운 저택들이 비밀스럽게 자리한 코네티컷 비숍 하버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프니와 잭슨을 동화 속에서 막 빠져나온 것처럼 완벽한 커플이라고 여긴다. 금발과 파란 눈에 패리시가(家)의 많은 돈과 권력, 잭슨 패리시까지 차지한 대프니를 보며 앰버는 그 자리가 자기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이 늘 꿈꿔온 모습을 형상화한 듯 부유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패리시가를 통째로 가로채기 위해 대담하고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첫 번째로 실행할 것은 가족의 안주인인 대프니를 산 채로 집어삼키는 것이다.부와 권력의 뒷면을 들춰보는 이 시대의 새로운 고전이야기는 총 세 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는 앰버 패터슨의 이야기, 2부는 대프니 패리시의 이야기, 3부는 앰버와 대프니, 두 여성의 이야기다.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키스≫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 속 인물에 비견될 만한 희대의 악녀 앰버, 그리고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 아픈 비밀을 품고 있는 대프니. 상반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많은 이가 선망하는 부와 권력의 이면이 드러난다. 이 소설은 다음과 같은 의문에서 시작한다. 왜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는 막대한 부와 명예를 지니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누구는 가진 것이 없어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삶을 짐처럼 이고 가야 하는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소설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이어간다. 주어진 조건이 어떠하든 세상에 나온 이상 인간으로서 어떤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가. 선악과 빈부, 사랑과 미움, 유혹과 질투 등은 현재에도 유효한,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다. 저마다 살아 움직이는 등장인물을 내세워 숨 막힐 만큼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며 그 안에서 인간이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시대의 새로운 고전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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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즈 (커버이미지)
    [문학]메이즈
    • 온다 리쿠 지음, 박정임 옮김
    • 너머
    • 2018-09-21

    매혹적인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를 탄생시킨 시리즈의 첫 번째 모험!직육면체의 하얀 건물 미로 속으로 사람들이 사라진다.‘인간 소멸’의 규칙을 밝혀내기 위해 모인 네 명의 남자들이 알아낸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아시아의 서쪽 땅끝, 중근동 지역으로 보이는 어떤 나라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곳’, 인간이 ‘존재할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그곳에 사람들이 탐험을 가거나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다가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이 전해온다. 반면에 다행히 그곳에서 무사히 돌아왔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충격에 후유증을 앓거나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평생 마음속에 담아두어야만 하는 슬픈 이야기도 함께 전해온다.그리고 이 건물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네 명의 남자가 모인다. 간바라 메구미와 그의 친구 도키에다 미쓰루, 군인인 스콧, 현지인 조력자인 셀림. 메구미와 스콧, 셀림은 무언가 비밀스러운 일을 진행하면서, 대신 미쓰루에게는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별칭이 주어진 채 이 의문의 사건을 둘러싼 음모를 밝혀달라는 역할이 주어진다. 그러고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미쓰루는 ‘존재하지 않는 곳’ ‘존재할 수 없는 곳’에 관한 가설을 하나씩 세워나간다. 그런 가운데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밤, 셀림과 스콧이 사라지는 등 메구미와 미쓰루는 알 수 없는 미궁에 점점 빠지고 만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 미궁의 끝은 어떤 결말로 다가올 것인가.이 책 《메이즈》는 미로의 수수께끼를 쫓으며 몽환적인 장면이 곳곳에 가득한, 또 현실적인 생동감이 살아있는, 온다 리쿠의 세계관이 담긴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세상의 모든 소리를 없앤 온전한 정적,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는 하얀 건물,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듯한 잿빛 가시넝쿨, 찰나의 시간에 갇혀 허공에서 빛나고 있는 사람들 등은 인간의 삶이 사실은 환영과 무의식 사이에서 헤매는 작은 편린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만드는 장치로써 존재한다. 즉, 이 작품에서 ‘미로’가 갖는 의미는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를 비춰내는, 일종의 은유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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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커버이미지)
    [문학]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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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석사냥꾼 (커버이미지)
    [문학]운석사냥꾼
    • 김용태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8-09-21

    한적한 시골 마을에 떨어진 운석그리고 사라진 딸...실종된 딸을 추적하면 할수록, 과거의 그림자가 쫓아온다!우리는 과거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늘 미래를 바라보면서 현재를 살지만, 현재 우리를 만든 것이 과거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과거에서 아무리 멀리 도망친다고 한들 말이다. 주인공 희령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늘상 허우적대고 있다. 희령은 힘껏 과거로부터 도망치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그녀는 모래주머니라도 발목에 찬 것처럼 늘 삶이 힘겹다. 고향을 떠나 있던 16년은 조금 나았지만, 고향으로 다시 내려오고 다시 그녀는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남편 면수는 차라리 거기에 무신경해지기를 택한다.악몽보다 더 끔찍한 것은, 딸 별이의 실종이다. 밖은 간밤에 떨어진 운석을 찾으러 온 외지인들로 떠들썩한데, 희령은 그런 돌덩어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조용하지만 수상쩍은 시골마을. 희령은 어려서부터 이곳이 싫었다. 딸이 없어진 지금은 모든 마을 사람들이 의심될 정도이다. 약초꾼, 최집사, 이권사, 전장로…… 그리고 마을을 찾아온 운석사냥꾼들까지. 용의선상에 놓인 인물들은 희령의 과거와는 관련이 없지만, 계속해서 그녀가 애써 감춰놓았던 과거를 들춘다. 딸에게 다가가면 갈수록, 과거의 진실도 점점 가까워진다.『운석사냥꾼』은 능수능란하게 독자를 과거로 내몰았다가, 현재로 데려왔다가, 더 깊은 과거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빠르고도 끈질기게 작품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영화를 볼 때 그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비가 오는 밤. 비에 젖은 주인공만큼이나 한기와 물기가 몸을 감싸고 있는 듯한 기분. 칠흑 같은 밤에 속절없이 둘러싸인 위태로운 느낌. 김용태 작가는 이걸 4D 영화보다도 잘한다. 『운석사냥꾼』을 펼친 순간 독자는 아마 구와마을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것이다. 소설은 끊임없이 악인과 죽음과 희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낱낱이 까발린다. “아직 괴물까지는 아니라는 거 증명하란 말이야.”작중 희령의 말에서 ‘괴물’과 ‘인간’은 한 끗 차이라는 감상이 든다. 과연 ‘괴물’과 ‘인간’의 차이는 뭐란 말인가? 우리가 ‘괴물’이 아닌 ‘인간’임을 증명하기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무엇일까? 『운석사냥꾼』은 괴물이 되기 직전인 인간들이 뒤엉키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의 생생한 인물 묘사도 돋보인다. 케이스릴러 네 번째 시리즈인 『운석사냥꾼』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여름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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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8-09-21

    강렬하고 매혹적이다.‘나폴리 4부작’ 완간!‘나폴리 4부작’ 제4권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전 세계 43개국 출간 예정*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노미네이트* 2016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15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노미네이트* 2015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 1위’* 2015 가디언지 ‘작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 2015 BBC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는 전 세계를 ‘페란테 열병’(#ferrante fever)에 빠뜨린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마지막 이야기다. 레누와 릴라라는 두 주인공의 우정은 유년기와 사춘기를 그린 제1권『나의 눈부신 친구』에서 시작해 청년기인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와 중년기인 제3권『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를 지나 노년기인 제4권『잃어버린 아이 이야기』까지 계속된다. 제3권『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에서 릴라와 레누가 결혼과 출산 등을 경험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갔다면 제4권『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는 이들의 우정이 다시 시작된다. 숨 쉴 틈 없이 전개되는 강렬한 내러티브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리는 페란테가 써내려간 강렬하지만 섬세한 이야기 속에서 릴라와 레누 사이에 존재하는 우정과 애증은 물론 여성 일반에 내재하는 모순, 여성이 겪는 보편적 경험을 발견한다. 피에트로와 이혼한 레누는 비이성적이고 잔혹한 니노와의 사랑과 섹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개인의 심연을 낱낱이 파헤치는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은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다시 나폴리에서 시작된 우정의 굴레전작인 제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에서 레누는 피렌체에서 명문가 집안의 아들이자 대학교수인 피에트로와 결혼 생활을 시작하며 작가로서 성공한다. 레누와 달리 릴라는 나폴리를 떠나지 않고 햄 공장에서 일하면서 아들 젠나로를 키운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삶을 개척해갔던 레누와 릴라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나폴리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나는 나 스스로 강해졌음을 느꼈다. 이제는 내가 출생의 피해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내 출생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출생에 어떠한 형태를 부여하고 나와 릴라를 비롯한 모두를 위해서 우리의 출생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날 나를 나락으로 끌어내리던 것이 이제는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해줄 바탕이 되었다. 1982년 어느 날 아침 나는 릴라에게 전화를 걸었다.“좋아. 너희 집 위층을 얻을게. 고향으로 돌아갈게.” 자신에게 고향 동네 나폴리는 부모님보다도 릴라를 더 의미한다고 말하는 레누. 이러한 레누가 나폴리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함으로써 릴라와 레누의 벗어날 수 없는 우정의 굴레는 노년기까지 이어진다. 레누가 릴라의 집 위층에 살게 되면서 한동안 멀어졌던 이들의 우정이 다시 회복한다. 그들은 비슷한 시기에 3주 간격을 두고 출산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정과 애증이라는 양가감정은 릴라와 레누의 관계에서 여전히 교차한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 레누는 자신이 릴라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졌다고 확신한다. 릴라의 평가에 지나치게 깊이 의존했던 과거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누는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고 출간한 책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나는 릴라에게 선견지명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앞으로도 항상 그런 릴라의 능력을 인정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는 성인이 되는 것이란 내게 릴라가 주는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릴라가 내게 영감을 준다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조차 숨기려 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이처럼 레누는 이제 릴라를 필요로 하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러한 레누의 발언을 마냥 신뢰할 수는 없다. 질투, 경쟁, 애증이라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여전히 뒤섞여 레누와 릴라의 관계를 견고하게도 희미하게도 만들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는 특히 이러한 양가감정이 릴라와 레누의 막내딸들에게서 잘 드러난다. 레누는 자신의 딸 임마와 동갑내기인 릴라의 딸 티나를 서로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낀다. 티나가 예쁘고 총명하고 의사표현도 확실히 하는 데 비해 임마는 발달이 더디고 발음도 어눌하다는 것이다. 릴라와 비교하는 것에서 벗어난 듯싶더니 이제 레누는 자신의 딸을 릴라의 딸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느낀다. 임마와 티나에게서 비롯되는 레누와 릴라의 감정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함으로써 더욱 복잡해지고 영원히 풀리지 않게 된다. 레누와 릴라는 성격이나 환경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조적이지만 지식욕, 글쓰기에 대한 욕망, 세상을 바꿔보려는 의지 등은 비슷하다. 작가 레이첼 커스크는 이 두 사람을 “하나의 완벽한 여성이 둘로 나뉜 것 같지만 사실 레누와 릴라는 그 자체로 완벽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즉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면서 보완하며 경쟁한다. 오직 레누의 내레이터로만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언뜻 보면 레누만 릴라에게 의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레누에게 의존하는 이제까지 보지 못한 릴라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릴라가 지진을 겪은 뒤 자신이 살면서 시달려온 ‘경계의 해체’ 현상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포착할 수 있다. 지금껏 릴라가 한 모든 노력은 결국 자기 형태를 잃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사물과 사람을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조종했는데도 액체가 범람하면 릴라는 자신의 형태를 잃어버렸다. 그럴 때면 혼돈만이 유일한 진실이 되고 그렇게나 활발하고 용맹한 릴라는 사라지고 겁에 질려 무無가 되고 말았다.“나라는 사람은 못 돼먹었어. 우정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지. 너는 정말 친절해, 레누.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나를 대해주었지. 하지만 오늘 저녁 나는 확실히 깨달았어. 어디건 용매 작용을 하는 것이 있어. 굳이 지진이 나지 않아도 따스한 열로 서서히 모든 것을 파괴하지. 그러니 부탁이야. 나 때문에 기분이 상하거나 내가 안 좋은 말을 하면 귀를 막아버려.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제발 부탁이니 지금 나를 떠나지 말아줘. 네가 떠나버리면 나는 추락하고 말 거야.”살해, 폭력, 뇌물수수, 동성애 등 현실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페란테의 글쓰기『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많은 사람이 살해당하고 폭력과 마약에 연루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부패한 공권력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서로 다르게 대하는 불공정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같이 사회운동을 했지만 부유하고 좋은 집안 출신인 나디아는 해외로 무사히 도피한 데 반해 그렇지 못한 파스콸레를 걱정하는 동생 카르멘의 말은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있는 집 자식들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데 우리 오빠 같은 사람들만 곤경에 처하게 할 수는 없어.” 학자로서 저명한 아이로타 교수는 뇌물 혐의로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니노도 뇌물 공여자와 수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만 교활하게 뇌물수수 혐의에서 벗어난다.“리나 이모는 그렇게 생각한대요. 아빠가 국회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래요.”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심했다.“아니, 임마.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아빠가 중요한 사람이어야 아빠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그것은 완전히 빗나간 대답이었다. 니노는 능숙함으로 함정에서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앞서 말했듯이 이는 우리에게도 그리 낯선 장면이 아니다. 온갖 폭력이 난무하고 전후 이탈리아의 격동적인 사회 변화를 이야기하는 페란테의 글 속에서 독자들은 우리 사회를 반추하며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지식과 돈이 다른 가치들을 잠식하며 아이로타 교수와 니노 같은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 이 정도쯤은 감수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다. 페란테는 릴라와 레누의 기나긴 우정사를 서술해가는 가운데 현대 사회의 부정적 면모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페란테는 동성애도 다룬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던 알폰소는 릴라의 영향으로 이른바 커밍아웃을 하게 된다. 그는 남들과 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선언할 수 있게 된다. 알폰소는 다음과 같이 고백함으로써 그간 힘겨웠던 자신의 심정도 토로한다. “리나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은 내가 명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준 일이야. 리나는 내가 여자의 맨발을 스치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남자의 맨발을 만지고 싶은 욕망에 죽을 것 같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었어. 그의 손을 쓰다듬고 손톱깎이로 그의 손톱을 다듬어주고 거뭇한 여드름을 짜주고 싶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줬어. 무도회장에서 그에게 왈츠를 출 줄 알면 내게 춤을 청해 달라고, 내게 자신이 얼마나 잘 리드하는지 보여 달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알폰소와 같은 동성애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편견, 혼란은 현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폴리 4부작’은 레누라는 내래이터의 개인사를 기록한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이처럼 페란테는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과 감정을 놀라울 정도로 섬세히 표현하면서도 이탈리아의 특수한 현실, 그리고 여기서 반추되는 현대 사회의 보편적 문제들이 노골적으로 서술한다. 이는 우리가 페란테의 글에 강하게 빠져드는 이유다. 페미니즘 소설의 가능성을 보여준 엘레나 페란테페란테는 ‘나폴리 4부작’을 통해 여성들이 겪는 보편적인 경험과 그 안에 내재된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여성에 대한 페란테의 관점은 ‘나폴리 4부작’ 전체를 관통하지만 특히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는 레누와 릴라가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고 노년의 삶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은 더욱 부각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충과 조금도 동떨어져 있지 않다. 독자들은 페란테가 서술하는 나폴리에 사는 여성의 현실에서 현대 사회의 여성이 부딪히는 현실을 반추해볼 수 있다. 일례로 레누는 자신이 사실 가부장제에 기대어 성공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그리고 그럴까봐 두려워한다. 나는 보잘것없는 책 두 권으로 모든 여성에게 지금까지 자기 자신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것을 고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연기했지만 실은 내 독자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편의상 그런 말을 믿었을 뿐 실은 나도 보수적인 내 동년배 여성들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닐까. 말만 번지르르하게 했지 나야말로 사내의 욕구를 나나 내 딸들의 욕구보다 더 중요하게 여길 정도로 철저하게 남성에게 주조된 여성이 아닐까. 이외에도 독자는 ‘나폴리 4부작’에서 드러나는 페미니즘적 요소를 빈번히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페란테는 탁월하게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묘사한다. 사랑, 시기, 질투, 분노, 탐욕, 연민이 교차하는 지점을 날카롭고 직선적으로 서술한다. 각자의 욕망으로 가득한 나폴리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는 독자에게 마약처럼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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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희와 나 - 2017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커버이미지)
    [문학]한정희와 나 - 2017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 이기호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8-09-21

    아픈 시대를 통렬히 사유하고 불가능한 위로의 가능한 공감을 모색한다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이기호의 「한정희와 나 “「한정희와 나」는 타자에 대한 절대적 환대가 얼마나 허상에 불과한지 고백한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이면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한정희에 대한 이해의 실패와, 그런 실패를 소설로 쓸 수 없는 문학적 실패를 이중으로 경험하는 소설가 ‘나’의 속절없음은 윤리의 곤궁困窮을 드러낸다.” ― 심사평 중에서이기호, 구병모, 권여선, 기준영, 김경욱, 김애란, 박민정, 최은영, 편혜영…동시대 한국 소설의 가장 뜨거운 자취! “최종심에 오른 10편의 소설은 사회적 ‘사건’을 문제 삼는다. 이때의 사건은 개인적 사고가 아닌 구조적 폭력이고, 일회적 실수가 아닌 지속적 재난이다. 학교나 군대 내의 폭력, 여성이나 노인에 대한 혐오, 세월호와 같은 인재人災에 침묵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고 있기에 어둡고 무거웠지만 그에 응전하는 힘도 강했다.”―심사평 중에서◆ 수상작, 이기호의 「한정희와 나」‘웃기는’ 작가 이기호, 더 깊어진 시선으로 세상의 고통을 담담히 그리다!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한정희와 나」는 소설가인 ‘나’의 눈으로 바라본, 아내의 먼 친척뻘이자 딱한 사연을 갖고 나의 집에 얹혀 살게 된 초등학교 육학년 ‘한정희’에 대한 이야기다. 허허실실 ‘웃기는’ 이야기꾼으로 먼저 알려졌던 작가는 더욱 깊어진 시선과 담담한 문체로 한 인간으로서나 작가로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 이해와 공감, 위로의 한계를 털어놓는다. 나의 아내는 어린 시절 집안이 기울면서 ‘마석 엄마아빠’라고 부르던 선량한 부부의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들에게 원래 부모에게서보다 더 따뜻하고 편안한 보살핌을 받았던 아내는 그들이 훗날 입양한 아들의 딸인 한정희를 잠깐 맡자고 제안한다. 정희의 아빠는 감옥에 갔고 이혼한 엄마는 소식이 요원하며 조부모인 마석 엄마아빠는 늙고 가난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방탄소년단’ 사진과 립밤과 로션과 교과서를 꺼내 놓는 정희에게서 아내의 어린 시절을 상상하며 마음 아파하고, 나를 ‘고모부’라고 부르는 정희와 차츰 가족처럼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내 정희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학폭위’에 회부되고,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정희를 보면서 나는 이전의 연민과 환대를 거둬들이고 만다. 정확한 실패라는, 가장 절실한 문학의 윤리 “작가로 십오 년 넘게 살아오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쓰려고 했던” 나이지만 한정희를 온전히 보듬거나 완전히 이해하는 데 결국 실패하고 만 것이다. 소설은 그 실패의 기록이다. 「한정희와 나」의 화자인 소설가 ‘나’와, 작가 이기호를 분리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인간으로서 또 작가로서 부딪히는 ‘사람, 환대’의 한계에 대한 나의 토로는 곧 작가 이기호의 솔직한 고백이라고 볼 수 있다.작가는 숙련된 배우와도 같아서 고통에 빠진 사람에 대해서 그릴 때도 다음 장면을 먼저 계산해야 하고, 또 목소리 톤도 조절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아서 고통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그게 잘 되지 않는 고통…… 어느 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고통이란 오직 그것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어쩐지 내가 쓴 모든 것이 다 거짓말 같았다. 누군가의 고통을 이해해서 쓰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보면서 쓰는 글. 나는 그런 글들을 여러 편 써왔다._「한정희와 나」 중에서 그러나 이때의 실패를 패배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 아니, 오히려 “정확한 실패는 가장 절실한 문학의 윤리”다.(심사평) 나와 네가 누구든, 어떤 곳에서 어떻게 만났든, 너를 향한 나의 어쭙잖은 연민이나 서투른 위로는 자주 더 큰 상처가 되고 말았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불가능성을 인지할 때, 실패를 부인하지 않을 때 어쩌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이해’가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의 드문 여지를 작가는 씁쓸한 고백 가운데서도 남겨두려는 듯하다. 우리는 왜 애꿎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가 이기호 작가의 자선작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은 ‘불쌍하지만 불편한’ 타인과 ‘나, 우리’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불쌍하지만 어딘지 조금 이상한 권순찬이라는 남자가 불쑥 나타나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인정 많은 사람들은 그를 가엾어 하며 도우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착한 사람들의 온정이라는 게 결국 눈앞의 불편한 존재를 치워버리고 싶은 바람이나, 상대를 대상화하는 독선적인 시혜는 아니었는지 작가는 묻는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그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는 왜 애꿎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지에 대해서. _「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중에서 작가의 실패에 대한, 그러나 패배는 아닌 고백을 어떤 위안으로 받아들일지는 이제 독자의 몫이다. “정확한 실패는 가장 절실한 문학의 윤리다. 치열한 무력감을 통해 문학의 실체와 미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학적 증언을 듣고 난 후 상처받을 권리와 위로해줄 의무는 이제 독자들에게 있다.”(심사평)◆ 수상 후보작 8편 여성, 혐오, 청년, 재난… 소설, ‘침묵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다 나머지 8편의 후보작들도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사건과 치밀하게 연결지어 파고든다. 특히 수상작 「한정희와 나」를 포함해 ‘아이’를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고리로 등장시키거나 나아가 어린이, 청소년, 청년 세대가 당사자로서나 간접적으로 겪는 냉혹한 세상을 배경 삼는 작품이 많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권여선 작가의 「손톱」은 기댈 가족 없이 혼자이면서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인 20대 초반의 ‘저학력·저임금·비숙련 여성 노동자’를 등장시켜 비참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되기 힘든 청년 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물류 정리를 하다 다쳐 붉게 멍든 주인공 ‘소희’의 손톱은 노동의 열외지대 혹은 가장 열악한 사각지대에서 마땅히 표출할 곳 없이 내면에 꾹꾹 응축한, 청년의 울분과 상처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지난해 국내 최초 페미니즘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다산책방)에 참여한 구병모, 최은영 작가는 이번에도 여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다. 타인에 대한 무례한 관심과 가부장적 질서를 작동 원리로 삼는 마을에 내던져진 임신 여성의 이야기인 구병모 작가의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와, 초등학생 시절 친구에 대한 기억을 통해 ‘아들중심주의’와 가정폭력을 폭로하는 최은영 작가의 「601, 602」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중심문화와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기준영 작가의「마켓」과 박민정 작가의「바비의 분위기」 역시 각각 무책임하거나 무례한 주변인들에게 둘러싸인 유산한 여성과, 사촌오빠의 여성혐오 범죄를 목격하며 자신도 주변 남성에게 위협을 느끼는 대학원생을 통해 여성이 처한 위태로운 위치와 혐오 문제를 비튼다. 사회적 재난으로 어린 자녀를 잃고 이민을 떠난 유가족의 아픔에서 출발한 김경욱 작가의 「고양이를 위한 만찬」, 이른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과 노인혐오 문제를 소재로 삼으면서 나의 자녀라 할지라도 알 수 없는 타인의 이면을 의심하는 김애란 작가의 「가리는 손」, 군대 내 폭력과 산업재해 피해자 문제를 등장시켜 반성하거나 책임질 줄 모르는 가해자를 묘사한 편혜영 작가의 「개의 밤」 등 8편의 소설은 모두 “침묵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면서 개인과 사회를 향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구병모,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만삭의 임신부이자 이른바 ‘경단녀’인 ‘정주’는 교사인 남편의 전근으로 갑작스레 시골로 이사 간다. 남에 대한 무례한 관심과 지나친 간섭, 외부인에 대한 노골적인 편견으로 가득 찬 분위기에 정주는 숨이 막힌다. 남편은 그런 그녀를 오히려 비난한다. 마을은 합리적인 삶의 방식이 되려 이상한 것으로 치부되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런 어르신에게 ‘여자들이’ 애를 안 낳는다는 사고방식부터 바뀌어야 아이들이 태어날 거라는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거나,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서요’ 같은 최소한의 이유를 첨언해보았자 좋을 일은 없다는 걸 정주는 익히 알고 있었다. _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중에서권여선, 「손톱」스물한 살 ‘소희’는 쇼핑몰 안 신발 가게에서 일하며 최저임금을 받아 근근이 살아간다. 아빠는 처음부터 없었고, 엄마는 소희가 중학생이던 때 집 보증금과 소희의 언니 ‘본희’ 명의로 대출받은 돈을 갖고 도망갔고, 얼마 전에는 본희마저 엄마와 같은 방식으로 소희를 떠났다. 월급 백칠십 만원 가운데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얼마나 더 모으면 빚을 갚을 수 있을지 희망 섞인 계산을 하다 월세와 보증금이 그사이 오를 수 있다는 공포에 소스라치는 소희의, 폭발 직전의 고단함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얼굴이 붉어지고 눈가가 이글이글 달아오른다. 뭔가 또 퍽 터질 것만 같다. 언니가 사라졌을 때도, 손톱이 깨졌을 때도, 소희는 이렇게 뭔가로 가득 차서 터질 것 같았다. 무섭다. 소희를 이렇게 두면 안 되는데, 이렇게 혼자 놔두면 안 되는데.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어쨌다고? 내가 뭐? 내가 뭘? 뭘? 뭘?_「손톱」 중에서기준영, 「마켓」시연은 임신 칠 주 만에 아이를 유산한다. 남편 지섭은 유산 사실은 비밀로 한 채 임식 소식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알려 소원한 고부를 엮으려 하지만 시연은 그 사실이 딱히 놀랍거나 화가 나지는 않는다. 백화점 매장 직원이었던 시연의 예전 직업과, 사돈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으려 하는 시연의 부모님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어머니 앞에서 시연은 그저 졸립다. 시연은 막연히 이혼을 생각한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도 피, 유전자 정보 속에 이 삶이 살 만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내용들이 흘러 다녔을 것이고 아이는 선언을 했다고. 난 여기서 내릴 겁니다. 어머니 다음 생에서 만나요._「마켓」 중에서김경욱, 「고양이를 위한 만찬」미국에 이민 온 지 이십 년은 훌쩍 넘은, 아마도 지금은 이혼을 한 것으로 짐작되는 노부부의 저녁 시간. 식사를 준비하는 부인의 불만 가득한 푸념 속에서 이들이 왜 이민을 오게 됐는지, 이민자로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남편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조금씩 드러난다. “현장체험학습만 안 갔어도, 컨테이너에서 자고 있지만 않았어도, 소방차만 제때 도착했어도, 탈출하라는 안내만 있었어도, 저기 앉아서 내가 만들어준 잡채를 입안 가득 넣고 오물오물하고 있겠구나. 오물오물하면서 엄지를 척 들어보였겠구나. 그러면 ‘천천히 먹어, 내 새끼’ 하고 말해줬을 텐데.”_「고양이를 위한 만찬」 중에서김애란, 「가리는 손」‘나’는 이혼 후 아들 ‘재이’와 단둘이 산다. 동네 청년들이 노인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CCTV가 SNS로 퍼지면서, 인형뽑기 놀이를 하다 화면 한구석에 찍힌 재이도 조사를 받는다. 나는 (외국인으로 암시되는)아빠를 닮은 외모로 편견을 받는 재이가 폭행을 목격한 충격과 괜한 오해에 상처받지는 않았을지 걱정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입을 가리는 손이, 놀람이 아니라 터져 나오는 웃음을 숨긴 건 아닐지 의심이 든다. 나는 늘 당신의 그런 영민함이랄까 재치에 반했지만 한편으론 당신이 무언가 가뿐하게 요약하고 판정할 때마다 묘한 반발심을 느꼈다. 어느 땐 그게 타인을 가장 쉬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한 개인의 역사왕 무게, 맥락과 분투를 생략하는 너무 예쁜 합리성처럼 보여서. _「가리는 손」 중에서박민정, 「바비의 분위기」대학원생 유미는 도서관에서 ‘높은 확률로’ 옆자리에 앉아 자신의 움직임을 의식하면서 종일 축구 경기나 연예 뉴스를 보는 남자에게 기묘한 불편함을 느낀다. 유미는 사촌오빠와 친남매처럼 각별한 사이지만, 짝사랑이란 허울로 같은 대학교 학생인 여성을 스토킹하면서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모욕적인 편집 사진을 유포한 오빠를 이해할 수 없다. 오빠와 유미 옆자리 남자의 모습이 교차된다. 오빠의 가장 큰 잘못에 대해 유미는 기억했다. 그녀의 PC통신 아이디를 해킹해서 그녀의 사적인 기록을 훔쳐보고, 졸업을 목전에 둔 그녀에 대한 악질적인 소문을 퍼뜨렸다는 걸 유미는 기억하고 있었다. 온통 수재들이라는 그 학교 학생들은 왜 고작 그런 소문 때문에 그녀를 비웃었다는 걸까._「바비의 분위기」 중에서최은영, 「601, 602」‘나(주영)’는 여덟 살 무렵 옆집에 살았던 친구 ‘효진’과 그의 가족을 회상한다. 똑똑하고 쾌할한 효진이었지만, 사실은 예의바른 모범생으로 소문난 다섯 살 위 오빠 ‘기준’에게 거의 매일 심각한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효진의 부모님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오빠가 동생 버릇 잡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아하고, 나의 부모님도 남의 일이라며 신경을 끄라고 말한다. 기준은 아랫사람 대하듯 자기 엄마에게 충고를 늘어놓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내 눈에는 그가 마치 작은 효진이 아빠처럼 보였다. 효진이 아빠도 효진이 엄마에게 그렇게 소리치곤 했으니까. 그럴 때면 효진이 엄마는 아들의 기분을 살피며 머쓱한 웃음을 짓곤 했는데 그 이상한 웃음이 아들에 대한 노골적 굴종의 포즈라는 것을 나는 나중에야 이해하게 된다._「601, 602」 중에서편혜영, 「개의 밤」 ‘김’은 장인의 회사에 다니면서 산업재해 피해자나 유가족과 ‘협상’하는 일을 전담으로 맡고 있다. 유학 생활을 하다 군대에 간 김의 처남이 가혹행위를 저질러 누군가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아내와 처가 식구들은 처남을 두둔하며 ‘유족들이 돈을 뜯으려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하며 김에게 처벌을 줄이기 위한 탄원 서명을 받아오라고 종용한다. 그런 일을 겪었다고 해도, 더한 일을 겪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누군가를 폭행한 것은 처남의 선택이었다. 과거와 상관없이 처남은 후임을 폭행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후임과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둘 중 어떤 사람이 될지 스스로 선택해서 지금에 이른 것뿐이다._「개의 밤」 중에서* 후보작 가운데 김숨의 「이혼」은 저작권 문제로 인하여 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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