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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못해 사는 건 인생이 아니야 - 팍팍한 현실을 보듬어 안는 인생 돌봄 에세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마지못해 사는 건 인생이 아니야 - 팍팍한 현실을 보듬어 안는 인생 돌봄 에세이
    • 안희정 지음
    • 대경북스
    • 2024-02-19

    팍팍한 일상을 보듬어 안는 생활 돌봄 에세이가고자 하면 길이 보이고 넘어진다고 길이 없어지지는 않는다.우리네 일상 참 고되고 팍팍하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그런지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철없는 아이처럼 미래는 늘 두렵고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삶을 포기할 용기마저 없으니 마지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삶에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어깨에 짊어진 짐은 계속해서 무게를 더한다.그래서 인생의 많은 날이 무료하고 종종 버티기 힘들고 때로는 영문도 모른 채 슬퍼진다. 하지만 빼앗긴 들에 사는 사람은 봄이 찾아오더라도 따스함의 환희를 누릴 자격이 없다. 삶이, 별 볼 일 없는 일상이 우리를 낙심하게 만든다고 당하기만 해선 안 된다. 삶의 노예가 아닌 주체로 살아가는 것. 이것은 나와 당신, 우리가 짊어진 공통의 과제다. ‘마지못해 사는 삶’을 ‘그래도 살아낼 만한 삶’으로 바꿔야 한다. 살아 숨 쉬는 한 언제든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막다른 골목에 있거나,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세상이 끝나지는 않는다.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며 항상 장밋빛으로 빛날 수도 없다. 그걸 깨닫는다면 개미처럼 절벽을 내려갔다가도 다시 올라올 수 있다.오늘의 일상이 주는 안전과 안락함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도전을 할 때다. 나태함에 빠지기 전에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 나가서, 기꺼이 비에 젖자. 옷이 젖는 건 큰일이 아니다. 옷은 젖을 수밖에 없다. 빗물은 곧 마르게 마련이다.눈앞에 초록 불이 켜지듯 인생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일단 잡으려고 시도해 봐야겠다. 기회가 진짜 기회가 될지 아니면 위기가 될지 아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몸을 던지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답이라 생각되겠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극히 적은 이유는 현재 삶이 유지되리라는 착각 때문이다. 내 의지대로 두 손과 두 발을 쓰며 생각하고, 일하고, 운동하고, 가족을 돌보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대화하는 그 모든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일은 내가 가진 진실한 행운이다. 살아있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진정으로 살아있는 게 아니다. 진짜 삶이란 가만히 머물러 폐로 숨만 쉬는 게 아니라 살아서 팔딱팔딱 움직이는 것이다. 가수 강산에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란 노래 제목같이. 흘러가는 방향대로 이끌려 가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이 참된 생명의 유지다.그리고 때론 너무 달렸다 싶으면 쉬어가야 한다. 정말 이 길이 나를 위한 길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럴 때의 포기는 진짜 포기가 아니라 잠깐의 충전, 또는 새 출발을 위한 숨 고르기이다. 가슴을 따갑게 만드는 자신을 향한 시선과 내면의 망설임을 이기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도 있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도 용기가 맞다.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타인이 던지는 비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나만이라도 타인과의 비교를 멈춰야겠다. 누구보다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발전하기 위해서 자신을 더 관대한 마음으로 돌봐야겠다. 비교의 감옥에 갇혀 영혼을 고문하기보다 도전과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 불가, 대체 불가의 유일한 나를 만들어야 한다.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스무 살의 젊음을 부러워할 때 50대의 상사는 나의 젊음을, 70대의 엄마는 50대의 젊음을, 90을 바라보는 옆집 할머니는 엄마의 젊음을 못 견디게 부러워하며 말한다. 참 좋은 시절이라고.더는 잡을 수 없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나의 청춘은 이미 끝났다고 탄식하고 싶지 않다. 그 시간에 오늘의 젊음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할 수도 있다. 영혼은 결코 나이를 먹지 않으니까. 당신도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꿈을 다시 한번 깨워보면 어떨까. 늦었다는 말이야말로 힘껏 끊어버리자. 늦었다고 생각하는 이 순간조차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는다. 꿈꾸는 자에게 기회는 언제든지 되살아난다.오늘을 팍팍함을 견디고 기적과도 같은 내일을 꿈꾸며 차곡차곡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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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내 운전 -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마침내 운전 -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 신예희 지음
    • 애플북스
    • 2023-12-27

    개성과 위트 넘치는 문체로 사랑받는 신예희 작가가 생생하게 전하는 좌충우돌 운전 성장기!“모든 초보 운전자는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장롱면허 15년 경력 신예희 작가의 본격 운전 에세이. 운전면허는 오래전 취득했지만 운전을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아 주위의 보챔에도 귀 닫고 지내던 어느 날, 막다른 골목이자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용인 어드메 난개발 지역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의 초기 입주자로 이사하게 된 것이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가게 3종 세트, 즉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빵집, 저가 커피점도 없는 불모지에서 2년 넘게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심리 상태가 상당히 아슬아슬함을 자각한다.그래서 찾아간 신경정신과에서 의사의 한마디가 묵직하게 날아와 가슴에 꽂혔다. “지금 상황이 그러하니, 운전을 하는 것도 도움될 겁니다.” 저자는 병원에서 나오는 그 길로 당장 자동차를 계약하고 운전 연수를 시작하며 도로로 나선다! 식은땀이 흐르고 비명이 끊이지 않는 우당탕탕 초보 시절을 거쳐 어엿한 8년 차 운전자가 되기까지, 심각하지만 웃지 않을 수 없는 그의 에피소드와 운전으로 넓어진 세상, 차오른 자신감의 이야기.출간 의의 및 특징전국의 모든 (늦깎이) 초보 운전자를 응원합니다! 초보 운전자가 도로에서 맞닥뜨리는 진땀 나는 위기의 순간들……. 웃으면 안 되는데 신예희 작가의 유쾌한 필력에 웃음이 새어 나온다. ‘비보호 좌회전’이 비 오는 날엔 조심해서 좌회전하라는 뜻인 줄 알았다는 참신한 상상력과, 하이패스를 시원하게 그냥 패스해버리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호기심 해결은 덤이다. 클랙슨 소리의 단계별 차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지? 빵과 빠앙, 빠아앙의 미묘한 차이와 더불어 이런 소리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의 ‘쁘억!’까지, 섬세한 고찰을 읽다 보면 비운전자는 그저 재미있을 것이고 운전자는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하며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 것이다. 자칭 월방연(월드와이드 방향치 연합회) 한국 지부장인 작가가 ‘어서오세요 화성시입니다’의 무한궤도에 빠져드는 모습은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력 중의 력, 기동력, 운전으로 넓어진 세상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할 때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가진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운전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동네에 살며 느끼게 된 고립감에서 탈출하게 도와주는 동아줄이 되기도 한다. 집에 틀어박혀 일만 하다가 마음이 답답해져도 언제든 주차장에 내려가 액셀을 밟고 누군가 만나러 갈 수 있고, 마트나 커피숍에 가서 맛있는 것을 사 먹으며 기분전환 할 수 있다. 혼자 훌쩍 떠나는 당일치기 근교 여행도 가능해진다. 프리랜서라는 장점까지 더해지면 도로가 한가할 때 길을 나서 호젓하게 자연을 즐기다가 맛있는 밥 사 먹고 길 막히기 전에 돌아오는 일이 더 이상 어렵지 않다. 때로는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동할 때마다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차를 얻어 타야 한다면, 상대가 아무리 호의적이고 친절해도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 것이다. 력 중의 력, 기동력을 얻게 되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할 일이 없어지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늘어난다. 마침내 운전을 해냈다는 성취감은 때로 일상을 견고하게 살아내는 자신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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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 즈음에 읽었으면 좋았을 책들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마흔 즈음에 읽었으면 좋았을 책들
    • 주선용 지음
    • 북씽크
    • 2015-11-30

    “과연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요? 과연 책이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러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고 한다. 책만큼 위대한 것은 없다고 말이다. 책은 바보를 천재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책은 악한 사람을 착한 사람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책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무수하고 온갖 상처를 입은 불쌍한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책은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좌절하고 아파하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어떤 삶이라도 거뜬하게 살아낼 수 있는 위대하고 강인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탈바꿈시킨다. 그 뿐만이 아니다. 책은 가난과 궁핍에 찌들어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책은 천한 사람들을 귀한 사람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하루에도 백 권 이상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일이다. 특히 인생의 반을 지나온 마흔의 중년들에게는 더 더욱 그렇다. 그런 마흔의 중년들에게 건네주고 싶은 이 책을 통해 그런 고민을 일단은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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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에 드러난 삶의 속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에 드러난 삶의 속살
    • 윤창욱 지음
    • 시그마북스
    • 2018-09-21

    영화가 내게 묻다25편의 영화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우리는 영화 속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더불어 내가 아닌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한다. 이 책 <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은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우리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 즉 상처와 위로, 암울했던 시대로부터의 탈주, 갈림길에서의 선택, 폭력과 저항,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커다란 주제와 관련된 영화를 통해 영화 속 주인공들의 내면의 모습을 작가가 느낀 대로 새롭게 해석하고, 그와 함께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찾아 그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영화의 매혹, 즉 영화가 가진 아름다움과 상처 치유의 힘을 나누고 싶어 이 글을 썼다고는 하지만, 전문적인 영화 비평보다는 에세이의 본질에 충실했음을 알 수 있다. 전문 영화평론가가 아니기에 개별 영화 자체가 지닌 상징적 장치들의 의미와 영화 속에 담겨 있는 삶의 여러 가지 모습들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접근하려 노력했으며, 그 속에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담아내려 했음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영화 속 삶의 속살을 통해 우리의 삶은 무엇 때문에 쓰라리고,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상처받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려 했다. 그리고 힘든 선택의 순간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나아가 잘못된 질서와 삶의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짚어보려 했다. 각각의 영화에 던져진 다양한 질문들은 그와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최근의 영화를 그다지 많이 다루지 않았다. 작가 자신에게 깊은 인상을 준 영화들, 앞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는 영화들을 고르려 했기 때문이다. 이는 독자들과 좀 더 오랫동안 소통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작가와 비슷한 시대의 기억을 공유한 사람들과 좀 더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으리라. 하릴없이 설레게 하거나 우울한 몽상으로 우리를 이끌던 영화들, 더러는 분노에, 때로는 사무치는 그리움에 우리를 떨리게 하던, 그런 영화들로 말이다. 아픈 삶에 대한 공감과 위로, 매혹적인 이야기, 사랑스럽거나 슬프거나 쓸쓸한 장면들 속에 담겨 있는 삶에 대한 통찰. 어쩌면 작가 자신을 매혹시켰던 영화의 힘과 아름다움은 바로 이 속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는 무수한 삶들이 있고 숱한 삶의 사연들만큼이나 사람들은 저마다 상처와 쓸쓸함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 속 타인의 상처 읽기는 작가에게 있어 영화 읽기의 핵심이 되었다.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많은 위안을 얻었듯,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좋은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작가가 그러했듯 영화 속 타인의 상처 읽기를 통해 우리의 상처 또한 드러내고, 치유할 수 있음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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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의 서재 - 간소한 삶과 소중한 일상의 책 읽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마흔의 서재 - 간소한 삶과 소중한 일상의 책 읽기
    • 장석주 (지은이)
    • 프시케의숲
    • 2021-03-03

    흔들리는 마흔에게 건네는 단단한 말들시인 장석주의 산문 스테디셀러 ‘내가 벌써 마흔이라니...’ 문득 나이가 마흔 줄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 우리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인생의 절반이 지나가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나? 아직 인생이 뭐고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는데,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그런 막막함은 누구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이 책의 작가는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크고 작은 성공을 하고...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대요. ‘음, 뭐지? 행복하지가 않잖아.’ 그게 서른여덟 살. 결국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녹색이 우거진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마당에 나무도 심고, 개도 키우고, 저절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동네였죠. 하지만 그런 곳에서도 마흔의 시간은 똑같이 흐릅니다. 내가 삶을 잘 살고 있는 걸까? 새롭게 뭔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진정한 나를 알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의 작가는 외면할 수 없는 마흔의 질문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 서재로 틀어박힙니다. 그리고 지혜로운 답을 찾아, 읽고 또 읽었습니다. 3만여 권이라는 엄청난 수의 장서가 그 흔적으로 남았죠. “이 책은 ‘마흔’과 ‘서재’로 이루어진 한 채의 소슬한 집이다.” 작가의 치열한 질문, 그리고 열정적인 독서는 마침내 이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마흔의 서재》. 세상의 모든 마흔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말들이 곳곳에 수놓아져 있는 책입니다. 누구보다 심하게 마흔을 앓았던 작가이니 만큼, 어설픈 위로나 공허한 말들은 일절 늘어놓지 않아요. 그래서 때로는 단호하게 느껴질 정도죠. 작가가 벼린 생각의 단단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과연 마흔들에게 어떤 말들을 건네고 있을까요? 작가가 전하는 것은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이에요. 간소한 삶과 소중한 일상의 가치를 계속 독자들에게 상기시킵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요. “행복은 거창한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사소함에서 온다. 햇빛 한 줄기, 물의 반짝임, 이웃의 친절함, 방금 구워낸 크루아상, 황금빛 맥주 첫 잔, 제주도의 비자나무 숲길, 레몬향, 따뜻한 크림스파게티,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다정한 키스의 순간들, 작은 선물……. 이 모든 것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일상을 둘러보라. 그리고 그것들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어라.”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작가는 이런 것들의 가치를 이 책 전반에 걸쳐 조용히 웅변합니다. 페이지 곳곳에 가만히 놓여 있는 아름다운 문장에 자주 눈이 멈추게 돼요. 참, 작가는 이십 대에 시인으로 등단해 여러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이미지를 고안하고 이를 표현해내는 데에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이 책은 2012년에 처음 출간되었어요. 작가는 그간 여러 권의 산문집을 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책이랍니다.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의 진폭이 그만큼 크고 울림이 컸다는 뜻이겠지요. 40개의 꼭지로 새롭게 정비하면서, 더러는 문장을 더하기도 하고 덜어내기도 했습니다. 기존 책의 틀을 대체로 존중하면서, 새로이 마흔에 접어드는 세대에게 좀더 와닿을 수 있도록 약간의 변화를 줬습니다. 마흔에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오늘의 고전’으로 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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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과 마음 사이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말과 마음 사이
    • 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18-09-21

    닿으려 했지만 닿지 못했던우리를 위한 관계수업하고 싶은 말과전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길을 잃은 당신에게우리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확신이 그릇되었음을 알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말은 마음을 다 담지 못하고, 마음은 말을 미처 따라가지 못합니다. 말과 마음이 같지 않다 보니 우리는 그 사이에서 관계를 고민합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은 말과 마음 사이에서 만나고 헤어지며 살아갑니다.말, 마음, 사이. 이 세 길이 우리 삶의 모든 길은 아니겠지만, 이 길을 걷지 않는 사람 또한 없습니다. 부족하나마 세 가지 길을 하나씩 살피며 제가 알게 된 것과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책이 좀 더 평안한 길로 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프롤로그에서상담전문가가 전하는 소통의 기술과 관계의 관리를 위한 조언누구에게나 관계란 쉽지 않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쉽지 않다. 힘든 대상은 멀리 있지 않고 옆에 있다. 배우자라서 더 서운하고, 부모라서 더 힘겹고, 자녀라서 더 실망하고, 친구라서 더 배신감 느끼고, 동료라서 더 화가 난다. 그런 관계의 어려움은 말의 어긋남에서 시작되고, 진솔한 마음 전하기는 늘 서툴다. 그럼에도 결국 말이 아니고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이라 사람은 사람에게 속앓이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말과 마음, 그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풀며 고민하며 살아간다. 《말과 마음 사이》의 저자 이서원은 상담전문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특히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관련 상담을 해오는 과정에서 친밀한 관계에 잠재한 분노에 주목했다. 기대는 실망이나 낙담을 낳고, 크든 작든 관계에서 폭력적인 언행과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회복보다는 확인을 받으려고 투쟁하다 서로에 대한 분노를 낳는다. 하지만 이를 되돌리거나 개선할 방법 또한 말과 마음이다. 《말과 마음 사이》는 말, 마음, 사이라는 세 가지 길을 살피며, 닿으려 했지만 닿지 못했던 우리를 위한 관계수업을 들려준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어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시처럼, 이 책은 사람들 사이에 말과 마음이 있어 이어주고 풀어주고자 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의 기술보다말의 태도가 중요하다말의 기술을 말하는 책들은 넘쳐나지만, 말의 태도를 알려주는 책들은 접하기 힘들다. 무례한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까다로운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기술에 관심이 간다. 하지만 기술 이전에 태도에 신경 쓰지 못한다면 관계는 더 심란해질 수 있다. 말의 기술은 말의 목적을 결정짓지만, 말의 태도는 관계 자체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다가서는 말투와 몸짓, 눈빛 하나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말과 마음 사이》에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가 소개된다. 고등학생 아들이 오토바이를 훔쳐 경찰에 잡혔고, 아버지가 어렵게 피해자와 합의하여 아들을 데리고 나온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호기심에 훔쳤냐고 묻고 아들은 그랬다고 한다. 아버지는 긴말하지 않고 당부한다. “앞으로는 훔치고 싶을 때 훔쳐, 알았어?” 그 후 아들은 절대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았다고 한다. 훈계보다 아들을 믿는다는 표현 한마디로 많은 것을 전했고 모두 받아들여졌다. 이 책의 저자 이서원은 20년 넘게 가정폭력상담소에서 가해자 상담을 해왔고, 부부 대상으로도 오랫동안 상담해왔다. 그런 만큼 친밀한 관계에서 빚어지는 아픈 말과 상처, 그로 인한 분노에 주목해왔다. 책의 1부는 ‘말’이다. 저자는 상담 경험을 통해 보아온 ‘닿지 못했던 말에 관하여’ 전한다. 아픈 말은 힘이 세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로 위로하지 말 것, ‘너만 힘들어?’라는 말보다는 ‘너도 힘들지?’라고 말할 것, 과묵과 침묵을 구별할 것, 상대 입장에 공감부터 해주고 나의 심정을 말한 다음 해결법을 제시하는 ‘Y 대화법’ 등을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말은 찌르지만마음은 찢긴다2부는 ‘마음’이다. 저자는 ‘담지 못했던 마음에 관하여’ 다양한 사례를 전한다. 마음은 말에 찔리기도 하지만, 관계가 어긋나면서 찢기기도 한다. 마음은 얼룩말의 무늬 같아서, 흰 바탕에 검은 무늬일 수도, 검은 바탕에 흰 무늬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행복에 고통이 섞인 것일 수도, 고통에 행복이 섞인 것일 수도 있다. 또한 마음은 날씨와 비슷하기도 하다. 늘 맑아도 흐린 날은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는 친밀한 사이에서 갑자기 터져 나오는 말이다. 언제든 나한테 그럴 수 있다고 보느냐,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다고 보느냐에 따라 같은 일도 아주 다르게 다가온다. 세상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사람은 부모 형제나 다른 사람이 언제든 나한테 섭섭하게 할 수 있다고 보므로 크게 상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부조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며 상심하고 분노한다. 저자는 관심과 간섭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조금만 더’를 반복하다 함께할 귀한 시간을 놓치지 말 것, 집요함과 고집을 구분하여 마음의 짐을 덜어낼 것, 상대가 화를 낸다면 표면 감정보다는 그 아래 자리 잡은 슬픔을 보고 위로할 것, 얼어 있는 마음은 제거보다 녹여야 할 대상이라는 것, 목적 없는 활동의 목적은 행복이라는 것을 전한다.사랑의 반대말은 미움도 무관심도 아닌누름이다3부는 ‘사이’이다. ‘다가가지 못했던 사이에 대하여’ 그간의 상담 사례와 함께 관계 그리고 세상 속 나라는 존재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랑의 반대말이 미움도 무관심도 아닌, 누름이라고 말한다. 부모의 사랑이 아무리 커도 그것이 누름으로 받아들여지면 자녀는 위축되고 결국 솟음이 일어난다.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누름과 그 반작용인 솟음을 살펴본다. 또한 관계에는 당함과 입음도 존재한다. 우리는 힘들었던 과거에 묶일 수도 벗어날 수도 있다. 지나간 당함은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의 입음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다양한 악이 생겨난다. 저자는 악은 선으로 갚는 게 아니라, 정(正)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잡은 다음 용서해야 반복되지 않는다. 세상 속 나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으로 다룬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나는 누구인지 스스로 묻고,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나인지 자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인생사 6:4이므로 근소한 차이라도 마음이 가는 쪽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23년간 상담해오면서 우리가 길을 잃는 세 가지 길, 말 길, 마음 길, 사이 길에 대한 따뜻한 조언을 생생한 이야기로 책에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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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순 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말순 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 최정원 지음, 유별남 사진
    • 베프북스
    • 2015-11-30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식의 마음으로함께 물든다는 것...70대 소녀 같은 어머니와 40대 결혼 못한 늙은 아들의 동거 생활은 어떨까? 두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살며, 꿈꾸며, 사랑할까? 윤수일의 <사랑만은 않겠어요>를 즐겨 부르고, 매일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밤하늘을 보며 눈물 짓는 소녀 같은 어머니.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퇴근한 아들을 위해 두 눈을 부비며 밥상을 차리고, 한정식 집보다 많은 반찬의 도시락을 싸주면서도 국물 없는 한 끼에 미안해하는 변함없는 어머니의 사랑… 그리고 이제는 오랜 세월 묵혀두어야만 했던 어머니의 아픔에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나이가 된 늙은 아들이 써내려가는 이야기. 마치 13년차 권태기 부부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자母子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소소하게 건네는 말 한 마디에 울컥 가슴이 먹먹해지는 각각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는 어느새 누구의 가슴에나 살고 있는 ‘어머니’라는 이름에게로 가 닿는다. 가족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그것을 딛고 피어난 감동이 ‘어머니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을 잊고 사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물할 것이다. 모자를 바라보는 오랜 지기 유별남 작가의 따듯한 시선이 담긴 사진 작품들은 이야기의 한 조각이 되어 감동을 더해준다.등대 같은 사랑, 그대 때문에 내 인생은 한 번도 허기질 때가 없었습니다13년 전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받기만 하는 사랑에 익숙했던 무뚝뚝한 아들이 혼자가 된 어머니와 함께 살며 발견한 소소한 깨달음과 감동을 수십 가지의 짧은 글로 담아냈다. 아들을 위해 마치 카우보이처럼 담배와 소주를 양 주머니에 장전해 돌아오는가 하면, 깜깜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소녀처럼 눈물 짓기도 하고, 다이어트 한다며 찐 옥수수와 찐 고구마, 그리고 꽈배기를 폭풍 흡입하기도 하고, 이른 아침 잠든 아들을 위해 까치발을 들고 아침밥을 짓고,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 걸이 되어 손수 아들을 배웅하는 어머니… 마치 13년차 권태기 부부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자母子의 모습을 한 편의 시트콤을 보듯 웃고 울며 읽어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새 잊고 살았던 어머니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공자도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런 사람의 몸속에서 10개월 동안 따듯한 마음을 먹고 태어나 40여 년의 세월 동안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녀는 나의 봄이었고, 여름이었고, 가을이었고, 겨울이었습니다. 봄에는 꽃향기로 마음을 향기롭게 만들어주었고, 더운 여름에는 큰 가지로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해주었고, 가을에는 푸른 하늘같은 마음으로 맑은 숨을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고, 겨울에는 난로처럼 따듯한 마음으로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중에서 인생의 절반을 넘긴 아들은 고백한다. 아내도, 아이도, 싸가지도, 그 흔한 머리카락도 갖지 못해 우울하다가도, 문을 열고 들어서면 졸린 눈을 비비고 나와 어김없이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가 있어 서럽지 않다고.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계절이었다고. 어머니는 100%의 사랑을 주고, 0%의 실망을 안겨준 여인이라고. 이제는 그 사랑에 부끄럽지 않은 염치 있는 삶을 살겠다고. 이 책은 그 아낌없는 사랑에 보내는 늙은 아들의 고마움의 편지이자 반성문이다. 절망을 씻어낸 가족의 희망서로를 향한 따듯한 시선뜨거운 여름 내내 재미난 많은 이야기들 뒤에 숨은 수많은 아픔을 보았다. 재미는 아픔을 밟고 일어선 가슴 시린 감동이었다. 그리고 묵묵히 그 아픔을 글로 담아내는 지기의 땀방울과 눈물을 보았다. - 유별남 (사진작가)이 책은 억지로 슬픈 감정을 짜내거나 어쭙잖은 교훈을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덤덤히 써내려간 이야기에 왈칵 눈물이 솟구치는 것은, 가족의 아픔과 절망을 서로를 향한 사랑과 위로로 씻어낸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표를 내고 들어온 아들에게 걱정 없다며 맛있는 밥을 한 상 차려주는 말순 씨의 씩씩함이, 흰 눈을 보며 40년간 묵혀두었던 아픔을 꺼내 보이는 담담함이, 그토록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남자1호 일랑 씨를 향한 잠들지 않는 외로움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눈물겨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것에 있다. 이런 모자를 바라보는 오랜 지기 유별남 작가의 따듯한 시선이 담긴 사진들은 이 책의 감동을 더해준다. 때로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책 곳곳에 수록된 40여 편의 사진 작품은 이야기의 한 조각이 되어 그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대신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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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씀 붙들고 기도하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말씀 붙들고 기도하기
    • 김성목
    • 도서출판 당나귀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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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 김지윤 지음
    • 소담출판사
    • 2018-09-21

    SNS, 유튜브 누적 조회수 1,500만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관계·소통 분야 가장 사랑받는 강의 USTORY&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의슬픔도 사랑도 자유롭게 말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혜민 스님이 연인이나 부부, 부모 자식 관계가 어려운 분들께 적극 추천한 책왜 말을 못하는가? 싫다고, 화난다고, 슬프다고, 도와달라고 말을 해야 당신이 산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자기표현의 기회를 잃고 살아왔다. 억울함을 항변하면 말대꾸한다고 더 혼이 났고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꽁하고 있지 말라고 또 야단을 맞았다. 긍정적인 감정과 밝은 말은 언제나 환영받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고, 급기야 화나고 슬프고 섭섭하고 불쾌한 감정 자체를 억압하게 되었다.그러나 그때그때 표현하지 않으면 화병이 된다. 화산처럼 불시에 폭발하고 만다. 관계가 나빠질까 봐 참았지만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킨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관계가 나빠질 것 같지만,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관계도 한결 편안해진다. 사랑을 할 때도 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상처를 줄이며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 이야기가 있어야 사랑이다연인들은 만나서 돈을 소비하고, 시간을 소비하고, 문화를 소비하고, 섹스를 소비하고, 술과 고기를 소비하고, 커피를 소비한다. 그런데 정작 서로의 존재 자체는 소비하지 않는다. 열심히 맛집을 찾아다니고 예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함께 여행을 떠나지만 자기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만나도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걸어 다니기도 귀찮아 모텔에 들어가 습관적인 섹스를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있어야 사랑이다. 나의 가족, 나의 역사, 나의 꿈, 나의 비밀…….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서로를 깊이 알게 되고 관계가 견고해진다. 좋은 데이트는 당신 자신이 드러나는 순간이 많은 데이트다. 그렇다면 당신 자신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당신이라는 존재는 이야기,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드러난다. 즉 무엇을 하느냐보다 당신과 당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데이트의 질을 결정한다. 당신이 화를 내는 이유, 그 영화를 보기 싫은 이유, 섹스가 달갑지 않은 이유, 오늘은 집에 일찍 가고 싶은 이유,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 아버지와 할 말이 없는 이유, 밥을 빨리 먹는 이유, 눈물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통해 당신을 알려주는 것, 또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 당신 자신이 사랑의 콘텐츠가 되는 데이트다. 즉 무엇을 하느냐보다 당신과 당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데이트의 질을 결정한다. -본문에서 섹스에는 말이 필요하다섹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섹스 도중에 혹은 하고 난 후에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단지 성욕을 채우는 사이가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또 섹스를 하는 사이라면 임신에 대한 이야기도 반드시 해야 한다. 교육 주제가 성이다 보니 각자의 성생활에 관한 대화가 자연스레 이어졌는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섹스를 하는 도중에 하고 싶은 말은 하는 부류와 침묵의 섹스를 하는 부류. ‘침묵의 섹스’파는 충격에 빠졌다. “세상에, 어떻게 섹스를 하면서 말을 해요? 진짜 말을 해요?”‘말하는 섹스’파도 충격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다.“뭐라고요? 말을 안 한다고요? 그럼 서로 원하는 걸 어떻게 알아요?” 그렇게 충격에 빠진 그날, 우리들의 저녁 식사 속도는 느려졌다. 당신은 어떤가? 물론 서로의 감정과 마음의 변화와 흥분되는 곳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기 때문에 입 아프게 말할 필요가 없어서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그런 이유가 아닐 것이다. 섹스를 하기 전에, 섹스를 하면서, 섹스를 하고 나서 대화가 없는 것은 분명 부자연스럽다. (……) “좋아?” “좋았어?”로 표현되는 단세포적이며 전형적인 닫힌 질문으로 스킨십은 침묵의 전진을 한다. 그냥 좋으면 다인가? 스킨십이 진행될 때 “좋아” “싫어” 말고 좀 더 다른 이야기들이 필요하다. 여기는 동물의 왕국이 아니니까. -본문에서 섹스를 하는 사이라면 임신 가능성과 그 후 대책에 관해 항상 대화해야 한다. 그런데 강의 때 어떤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요?” 뭐라고……?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하냐고?섹스는 해도 임신 얘기는 꺼낼 수 없다고……?그 학생의 말은…… 섹스는 하는 사이인데,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만큼 친하거나 편하지 않다? 아니면 임신 얘기를 할 만큼 신뢰가 쌓이거나 자유롭지 않은 관계인데, 섹스는 한다? 어떤 식으로 해석해도 이해가 안 됐다. 이상하지 않나? 섹스는 되는데 임신 얘기는 안 된다니. 섹스를 하는 사이라면 반드시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피임 이야기로 흘러갈 것이다. 이때 말도 안 되는 질외사정을 피임이라고 할 게 아니라 주도면밀하게 피임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여성이 콘돔 사용을 원하면 남자의 낯빛이 어두워지는 경우가 꽤 있는 모양이다. 전체 피임 방법 중 콘돔 사용 비율이 약 10퍼센트에 그친다고 한다. 그 미묘한 느낌의 차이 때문에 남자가 콘돔 착용을 꺼린다고. 만일 경구피임약 복용이나 여성 쪽에서 시도할 수 있는 다른 피임법에 대해 흔쾌히 동의가 된다면 그건 선택의 자유다. 하지만 여성 편에서의 피임법도 싫고 남성 편에서의 피임법도 싫다면, 치열한 대화가 필요하다. - 본문에서 슬프다고, 화났다고 말해도 괜찮다 슬픔은 말리는 게 아니다. 그러니 누군가 슬퍼하면 위로한답시고 슬퍼하라고 말라고, 힘내라고, 울지 말라고 말리지 말자. 우리는 실컷 슬퍼해야 한다. 슬픔은 자신을 알아줄 때에만 우리 곁을 떠난다. 말하지 못한 슬픔은 결국 우리를 제대로 살아있게 하지 못한다. 사랑을 상실했을 때, 상처받았을 때 또 기분이 나쁠 때나 서운할 때도 우리는 말해야 한다. 말할수록 자유로워지고 표현할수록 행복해진다. 나 자신과의 관계도, 타인과의 관계도 훨씬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상대는 기분이 나빴다는 걸 절대 모른다. 왜냐, 내가 웃었으니까. 나조차도 내 감정을 재빨리 눌러 없애버렸으니까. 나처럼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혹은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알아차린다 해도 감정을 타이밍에 맞게 상대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우린 왜 그럴까? 아마도 말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말은 하지만 진짜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받는다고, 서운한 말도 해본 사람이 한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서운한 이야기들이 화석처럼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러다 어쩌다 말을 할 일생의 기회가 생기면 대부분 문제가 생긴다. (……) 절대로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차분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쌓아둔 만큼 서러움은 격하다. 화산 폭발이다. 작은 씨앗만 했던 서운한 이야기가 바위를 동강내는 화산 폭발의 스케일로 끝을 맺는다. -본문에서사람다우면, 나다우면 된다인생은 마이 웨이. 한 번뿐인 인생, 남의 이목 때문에 하고 싶은 일 못하고 입고 싶은 옷 못 입고 살면 얼마나 억울한가. 특히 여성은 더더욱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외모 평가는 늘 따라다니고, ‘바람직한 여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면 인생이 피곤해진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자. 여자다워지려고 애쓰지 말자. 그냥 사람다우면 되는 거고 나다우면 되는 거다. 중요한 건, 나답게 사는 것이다. 일단 예쁘거나 참해야 하고, 옷도 조신하게 입어야 하고, 몸가짐도 정숙해야 한다. 뚱뚱한 모습은 좋지 않다. 야한 것은 품위가 없다. 적당한 시기에 결혼을 해야 하고 출산을 해야 하고 아이를 하나 낳으면 못쓴다. 무엇에 못쓰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못쓴다. 그리고 음식을 잘해야 한다. 집안일도 잘해야 한다. 크린토피아 직원도 아니건만 빨래도 다림질도 잘해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지는 알 바가 아니다. 여성의 사회적 업적이나 성공에는 관심 없다. 니가 사회적으로 무엇을 이루었든 겸손하게 가족 안에서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 아름다운 여성의 행복하고 덕이 있는 삶. 이 범주에서 벗어나면 바로 튄다. 세다, 이기적이다, 철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아가 살아 넘치는 여성은 불편한 존재가 된다. 나 또한 이런 시선과 프레임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나이 마흔에도 입고 싶은 레드 하나를 속 시원히 결제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두려웠는가 생각해 보면, 그저 타인의 시선인데 말이다. -본문에서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남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여자는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남자는 강인하고 독립적이며 여자는 나약하고 의존적이다, 남자는 목표 지향적이고 여자는 관계 지향적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숱하게 들어왔고 그래서 내면화한 이야기들이다. 이는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라고 해서, 여자는 감정적이고 의존적이며 관계 지향적이라고 해서 성숙한 인간이 아니거나 열등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성숙한 인간상이 기득권을 가진 서양 남성 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런 거였다. 우리가 가진 관점은 프로이트 같은 똑똑한 서양 남자들의 눈을 빌린 것이었다. 그리고 성숙한 인간상은 대개 남성이다. 반쯤은 속은 느낌이었다. (……)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인 서양의 발달 이론으로 인해, 훌륭한 사람은 독립적이고 이성적이며 감정적이지 않고 민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러다가 사기나 당한다며 더 강해지도록 요구받았다. 감정을 단련해야 한다고 독려받는 동시에 나약하고 성숙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되었다. 이런 생각이 우리 사회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줄지 몰라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의존성과 상호 연결성을 약화시켰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고독하고 힘들었던 것이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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