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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 우리 일상을 바꾸려면 기후변화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 리베카 헌틀리 지음, 이민희 옮김
- 양철북
- 2024-02-19
기후 위기의 시대,수많은 과학적 증거도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기후가 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수많은 과학적 증거에도, 실제로 일어나는 기후 재난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대처가 지지부진한 까닭은 무엇일까?2019년 9월, 호주에서는 유례없이 큰 산불이 일어나 6개월 넘도록 진압되지 않았다. 6만 제곱킬로미터가 불타는 동안 33명이 죽었고, 야생동물 10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큰 재난이 일어났으니 사람들이 모두 기후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 벗고 나서게 되었을까?그러나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해 본 결과는 참담했다. 기후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초기에 산불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한 정부 탓일 뿐 자연재해가 아니라며, 오히려 환경론자들이 설치는 바람에 일이 더 커졌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리베카 헌틀리는 많은 사람이 말도 안 되는 환경 정책을 내는 정당에 표를 던지는 현상을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아 왔다.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기후 재난에도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움직이려면 대체 무엇이 필요한 걸까?헌틀리는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단순한 과학적 사실도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므로, 기후변화는 과학의 문제를 뛰어넘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규정한다. 기후변화에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까닭은 이 문제가 우리 내면과 가치관, 정체성, 젠더 감수성, 삶의 목적과 깊이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헌틀리는 심리학과 사회학, 진화심리학이라는 도구로 기후변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갖가지 감정을 하나하나 깊이 들여다보며,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일지 모색한다.“이 책은 내 주변 사람들이 기후 문제를 어떻게 대하는지, 인간으로서 우리가 미디어, 과학자, 정치, 사회로부터 얻는 정보나 일상적인 기후변화 경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지침서다. 이 책에서 나는 분노와 공포에서부터 사랑과 상실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모든 스펙트럼을 탐색한다. 기후변화는 이런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불러일으킨다. 나는 죄책감부터 하나씩 짚어 나가며 사랑으로 끝을 맺을 것이다.”“당신들이 우리 미래를 불태우고 있다”감성적인 10대 소녀들에게서 배우는 기후 대화법그레타 툰베리를 필두로 세계 곳곳의 10대 소녀들은 기성세대에게, 정치인과 기업인 들에게 소리친다. “죽은 행성에는 일자리가 없다.” “배운 이들의 말을 무시할 거면 왜 우리가 학교에 가야 하는가?” “기후변화 열일 중.” 이 아이들은 기성세대를 향해 삿대질하고 비난한다. 전혀 천진난만하지 않다. 분명하고 직접적인 심문으로 우리의 수치심을 일깨워 행동을 부추긴다.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때로는 유쾌하기도 하다. 10대 소녀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또래 친구들은 물론 보수적인 아버지나 길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이들까지도 설득해 낸다.“10대 소녀들은 천성과 환경, 호르몬 또는 SNS 같은 요인으로 너무 감성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기후변화 전달자로서는 이 점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들은 이론과 통계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정밀하게 조정된 감정적 호소의 힘을 이해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개인적이고도 감정적인 문제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오직 과학에 근거한 이성적인 주장만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과학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헌틀리 역시 10대 아이들이 등교하는 대신 기후 시위에 나선 것을 보고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했다. 아이들이 기성세대인 자신에게 뭐라도 해야 한다고 절박한 심정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되돌릴 수 있었는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는 세 딸아이의 물음에 뭐라도 답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헌틀리는 10대 소녀 기후 운동가들에서부터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후 소통 전문가, 기후 문제와 관련한 문제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자와 심리학자,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며 기후변화를 효과적으로 이야기하는 법을 찾아 나간다.“이제 나와 다른 사람들, 세상을 나와 다른 관점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떻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가 지구 살리기의 핵심 과제다. 이는 과학과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고 행동을 장려하느냐 하는 문제다. 방법은 문화권마다 다르겠지만 성공한다면 미래는 같을 것이다. 내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구원받은 세상을 함께 누릴 테니 말이다.”“대기업과 비교하면 제가 끼치는 영향은 아무것도 아니잖아요”죄책감, 부정, 회의…… 기후 메시지에 대한 반응들아주 오랫동안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는 빼빼 마른 북극곰이 작은 유빙을 딛고 선 모습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아직도 지구 온난화를 다루는 뉴스 보도에 간혹 등장한다. 마음이 아픈가? 물론이다. 내 문제처럼 느껴지는가? 글쎄. 매스컴에 등장하는 북극곰 이미지나 황량한 밭에서 땅을 일구는 체념한 제3세계 농부 같은 이미지는 기후 문제와 우리 사이의 거리감을 증폭시킨다. 한마디로 기후 문제가 ‘남의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다.사람들은 집단적인 위험보다는 개인의 위험을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자연적인 위험보다는 인간이 만들어 낸 위험을 훨씬 두려워한다. 또한 사회 집단들의 심리적 사회문화적 동력이 위험을 감수하거나 회피하게 만든다. 헌틀리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협에 가장 심드렁한 집단은 젊은 남성들이다. 인터뷰에서 한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회가 영화 <매드맥스> 스타일로 향한다 해도 나와 내 친구들은 문제없을 거예요. 우린 몸도 튼튼하고 미친놈들처럼 운전하니까요.” 우리가 30여 년 전부터 쭉 기후변화와 관련해 접하는 비관적인 소식은 경각심을 무디게 만든다. ‘아직 안 죽었잖아’ 식의 타성이 자리 잡은 것이다.환경론자들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일일이 간섭하는 잔소리꾼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헌틀리는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라거나 친환경 용기에 담긴 친환경 세제를 쓰라는 것 같은 환경론자들의 조언이나 ‘당신의 일회용 커피잔이 바다거북을 죽일 수 있다’ 같은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지금 살아가는 방식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강조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자기 행동을 탓하는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그 사실을 얼마간 부정하고 싶어진다. 죄책감을 유발하는 환경 메시지를 들으면 사람들은 반발한다. “저는 재활용으로 제 몫을 하고 있는데, 중국인들은 어떤가요?”“정부나 기업이 나서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헌틀리는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적 반발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며, 죄책감이나 수치심, 공포를 조장하는 환경 메시지의 실효성을 자세히 살핀다. 그리고 정치적 사회적 정체성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아본다.‘환경 불안’이라는 새로운 심리적 현상한편 이렇게 무관심한 사람들의 맞은편에는 지금의 현실에 절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에 ‘환경 불안’이나 ‘기후 우울증’, ‘생태 비탄’ 같은 병적 심리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공황 발작, 식욕 감퇴, 조급증, 불면증 같은 증세를 보인다. ‘출산 파업 운동’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는 생태 위기의 심각성 때문에 실존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지만, 권력층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기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운동이다. 한국에서도 출산 파업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20대 여성 비율이 33.5퍼센트에 육박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20대 여자 현상’, 기후 위기 감수성에서도 나타났다>, <시사인>, 2022년 1월 25일).하지만 헌틀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지점은, 기후변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고 관심을 두는 대상과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찾기만 한다면 기후 문제 해결책에 동의할 수는 있다는 점이다. 그 관심 대상은 사랑하는 아이들의 미래일 수도 있고, 피지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제주도 같은 특정 지역일 수도 있으며, 멸종 위기에 처한 홍관조 같은 동물일 수도 있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신경 쓴다는 말은 곧 사랑하는 대상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관심 대상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 기후 문제를 자꾸 이야기한다면 분명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고 저자는 주장한다.결국 희망은 사람들에게 있다당장 눈앞의 일들이 시급하니 몇십 년 후에 벌어질 기후 문제는 미뤄 놓고 싶은 마음, 정부나 기업의 책임이 더 크다며 자기 책임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 누군가 나서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대책 없는 낙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비관까지. 이러한 마음들이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하지만 우리가 그저 분리수거나 잘하고 자전거로 통근하면 모든 게 괜찮아지리라는 믿음은 지나친 낙관주의에 뿌리를 둔 모래 위에 쌓은 희망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각자의 감정들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이를 바꿀 계기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기후변화 시대에 최선의 희망은 기후변화가 지구에 이제껏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확실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단호한 투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목표를 이루려면 집단의 힘과 협력의 힘을 믿어야 한다. (……) 타인의 생각과 행동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간의 설득력에 희망이 있다.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 단체, 지역 사회에서 우리는 희망과 낙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희망은 개인적 희생이나 행동이 없어도 되는 막연한 꿈이어서는 안 된다. 행동은 희망을 낳는다. 희망은 타인을 대의로 이끈다. 이러한 희망은 우리에게, 그리고 지구에 유리하게 판도를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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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기후피해세대를 넘어 기후기회세대로 - 인류의 미래를 위한 도전
- 이재형 지음
- 퍼블리온
- 2024-02-19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 ★★★▶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안내서기후변화는 과거부터 배출되어 대기 중에 누적된 온실가스가 일차적 원인이다. 온실가스는 자연발생적으로도 존재했으나, 산업혁명 이후 인류에 의해 급격하게 배출되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기후변화는 산림생태계를 파괴하고, 영구동토층을 녹게 만들고,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이들은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시킨다. 그로 인한 결과를 이젠 우리도 겪고 있다.그런데 기후변화는 원인 제공 국가와 피해 국가가 불일치하고, 원인 제공 세대와 피해 세대가 불일치하고, 원인 제공 계층과 피해 계층이 불일치한다. 그렇기에 국제사회, 정부 및 기업은 이 불평등의 사다리를 개선하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막기 위한 대응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다음 세대는 실제로 기후변화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세대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의 물리적 피해를 직접 맞이할 수밖에 없는 세대다.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기후비용’을 세금 등의 형태로 직접 지불해야 하는 세대다. 이러한 세대를 ‘기후피해세대’라 부른다. 우리는 현재에 살지만, 우리의 자녀는 미래에 살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동시에 우리의 자녀들이 극단적 기후피해 상황에서도 어떻게 살지 안내해야 한다. ▶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결정된 미래’가 아닌‘개선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는 현재 세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을 접할 것이다. 그들은 아열대 기후에서 살아가고, 2월에 봄 소풍을 가고, 한여름 온도가 40℃는 일상이고, 단풍은 언제 왔는지도 모를 순간에 지나갈 것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전 국토가 바닷속으로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몰디브에서 모히토 한 잔’ 하고 싶다면,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름다운 산호초 그레이트배리어리프가 지구 바다의 골칫거리가 되어가는 것을 막고 싶다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나무’인 구상나무를 2080년 이후 한라산에서 고사목(枯死木)으로만 보고 싶지 않다면, 벚꽃축제를 3월이 아닌 4월에 즐기고 싶다면, 유례없는 가뭄과 홍수, 폭설 등 거대한 기상이변을 겪고 싶지 않다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다음 세대가 기후위기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지 않도록, ‘결정된 미래’가 아닌 ‘개선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시작하도록 촉구한다.▶ 지금 멈춰도 기후변화는 계속된다누군가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한다. 누군가는 기후변화는 사실이나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미 늦었기에 포기하자고 한다. 누군가는 기술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에 언젠가는 기후변화 문제는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절대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이미 기후변화는 과학,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자원, 금융, 투자, 교육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는 현재 기후변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미칠 강도와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이 책은 과거 세대와 현재 세대가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기후변화 피해를 받을 미래 ‘기후피해세대’를 위한 책이지만, 그 이면은 현재 세대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어른들을 위한 기후변화 지침서’다. 왜냐하면 미래 세대가 우리 나이가 됐을 때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 과거 상태로 절대로 돌이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다음 세대가 사회의 중심이 될 미래에 그들이 기후변화를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세대의 어른들이 지금부터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기에 어른들이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기후변화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어느 누구도 이를 피해갈 수 없다. 이에 유엔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전 세계 120여 개국이 탄소중립 목표 시기를 2050년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연료를 개발하고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후피해세대를 넘어 기후기회세대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기후변화 전문가로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의 리스크 분석과 금융기법, 그리고 국제협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저자의 경험과 고민이 담겨 있다. 개인이 실생활에서 기후친화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실천방안을 비롯하여, 탄소중립 지향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미래를 대비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현재를 살지만, 우리 자녀는 미래를 살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우리 자녀들이 마주칠 극단적 기후피해 상황에서도 살아가는 방법을 안내해야 한다. 아직 기후위기를 ‘기후기회’로, 기후피해세대를 ‘기후기회세대’로 바꿀 기회와 능력이 우리 세대에게 있다고 믿는다.”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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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길가메시 서사시
- 작자 미상 지음, 김종환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02-19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서사시다. 기원전 2750년경 우루크 왕이었던 길가메시를 주인공으로 했다. 그리스의 ≪오디세이아≫에 비견된다. 고대 수메르 신화가 풍부하게 녹아 있다. 길가메시 신화는 기원전 1900년부터 기원전 1600년 사이에 바빌로니아에서 체계화되었고, 기원전 1100년경에 신레케 운니니라는 시인이 그에 관한 전설을 아카드어로 편집해 한 편의 서사시로 엮었다.≪길가메시 서사시≫는 니네베(Nineveh)에 있는 아시리아의 왕 아슈르바니팔의 왕궁 서고 자리에서 출토된 12개 점토판에 새겨진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카드어로 기록된 이 점토판은 일명 ‘바빌로니아 표준판’으로 불린다. 전체 3600행 가운데 소실된 부분이 많아, 학자들이 부분적으로 전해진 여러 판본으로부터 ≪길가메시 서사시≫의 내용을 복원했다. 이 점토판들은 왕궁 서고 자리에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1872년 니네베에서 출토되어 대영박물관으로 옮겨진 점토판들에서 대홍수 이야기가 새겨진 점토판이 발견되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후 1930년 고전학자 톰슨(Campbell Thompson)의 편집본 출판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후 대부분의 번역은 ‘바빌로니아 표준판’으로 명명된 12개의 점토판을 근거로 한다.우루크의 왕 길가메시는 즉위 초반 폭정을 일삼는 오만한 인물이었다. 신들은 그를 견제할 목적으로 그에 버금가는 인간 엔키두를 만들어 낸다. 야생에서 짐승과 함께 지내던 엔카두는 문명의 세계로 인도되어 길가메시를 만난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친구가 되어 함께 모험을 떠난다. 그러다 두 사람은 신들의 노여움을 산다. 신들은 엔키두를 죽이되 길가메시는 살려두기로 결정하고 인간 가운데 가장 용맹하고 지혜로웠던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죽음을 지켜보며 죽음을 두려워하게 된다. 영생불멸의 삶을 얻고자 다시 모험을 떠나지만 이 또한 실패한다. 필멸하는 인간으로서 숙명 앞에서 영웅 길가메시도 예외는 아니었다.개정판에서는 초판의 1, 2장을 대폭 수정하고 12장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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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4-02-19
160만 구독 MKTV 국민 멘토 김미경,≪김미경의 리부트≫ 이후 3년 만의 단독 신작 출간100세 시대에 ‘갓생 1세대’, 40대를 재해석하다마흔 이후 펼쳐질 진짜 인생을 나답게 사는 법전 국민이 힘겨워하는 불황에 여느 세대보다 더 많이 흔들리는 이들이 있다. 가족을 짊어지고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40대들이다. 마흔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았았는데, 삶이 좀 더 안정될 거라 믿었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대기업과 금융권에서 올해 만 40세가 된 1982년생을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시킨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40대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지금의 40대는 10~20대 시절 IMF 외환위기로 부모가 실직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대학에 진학해 ‘취업용 스펙’을 처음 쌓기 시작한 세대다. ‘안정’을 추구하는 공무원 열풍과 ‘오늘만 산다’는 욜로(YOLO) 열풍 사이에서 ‘나다운 삶’은 뭔지 고민하기 시작한 첫 세대, 젊은 시절부터 100세까지의 삶을 준비하는 첫 세대도 지금의 마흔이다. 이처럼 마흔이 살아가는 세상은 매일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40’이라는 나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 불혹, 중년. 퇴사, 창업 등 우리가 떠올리는 40대의 이미지는 이들의 부모 세대인 60~70대가 40대였던 시절에 만들어진 마흔의 이미지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은 대한민국 자기계발 멘토이자 160만 구독자를 보유한 MKTV 크리에이터이며, 온라인 지식 커뮤니티 MKYU 대표인 김미경이 ≪김미경의 리부트≫ 이후 3년 만에 출간하는 단독 저서다. 30대 여성들에게 독한 코칭과 인생 솔루션을 제안하며 김미경에게 국민 멘토, 국민 강사, 국민 언니라는 타이틀을 안겨주었던 ≪언니의 독설≫을 펴낸 지 12년 만이다. 당시 서른의 불안과 두려움을 다독이며 30대의 10년을 열심히 살아온, 하지만 여전히 사는 게 어렵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40대를 위해 김미경이 다시 한번 나선 것.이 책은 뭔가를 시작하기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마흔이 되도록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40대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성장 매뉴얼이다. 마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금 필요한 마음가짐을 익히고, 여러 역할 속에서 인생의 균형을 찾으며 50대 이후의 인생 후반전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생 힌트’를 주는 김미경의 응원과 솔루션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갈, 자기 인생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모든 마흔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160만 구독 유튜브 채널 MKTV의 국민 멘토 김미경★ ≪김미경의 리부트≫ 이후 3년 만의 단독 신작★ 방송인 이금희, 코미디언 송은이, 배우 한가인 추천마흔이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마흔이면 안정될 거라 믿었다는이 시대의 여전히 불안한 40대를 향해 김미경이 들려주는 위로의 문장마흔을 앞두었다면, 마흔을 지나왔다면 가슴에 박힐 빛나는 응원의 말 학창 시절 IMF를 겪으며 부모의 고통을 지켜보았고, 20대엔 취업용 스펙을 쌓느라 치열하게 보냈고, 지금은 사회 곳곳에서 기성세대와 Z세대를 연결하며 가장 열심히 일하는 세대, 마흔. 가장 많이 벌고 가장 많이 쓰며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마흔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급변하는 세상을 경험하고 시시각각 적응하며 최선의 삶을 살아내온 ‘대한민국 갓생 1세대’다.그런데 마흔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 ‘불혹’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 때문인지, 100세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마흔’ 하면 퇴사, 은퇴, 노후, 치킨집 창업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한창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던 사람들도 30대 후반이 되면 자연스레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점검하며 인생 성적표를 매기기 시작한다. 평생 공부하며 자기 영역을 확장해온 국민 멘토 김미경. 누구보다 치열하게 40대를 보낸 덕분에 60세가 되어서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꿈꾸는 그는, 판에 박은 듯 똑같은 고민을 토로하는 3040 세대가 안타까워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지금의 마흔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알려주고, 어디서도 들려주지 않은 40대를 향한 위로와 응원을 전하기 위해서다.최악의 경제 불황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 급변하는 세상이 두려운 사람들, 당장 해내야 하는 여러 의무 속에서도 내 인생을 나답게 살고자 고민하는 30~40대라면 이 책이 귀중한 만남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져왔던 마흔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진짜 인생을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인생 성적표를 들여다볼 때가 아니다.”모든 걸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라 40대는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다. 일은 넘쳐나고, 아이는 아직 어리고, 돈은 아무리 벌어도 부족하다. 전 국민 공통과목인 내 집 마련, 재테크, 육아, 직장생활까지 해내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잊어버린다. 40대에는 저마다 크고 작은 인생의 숙제가 수시로 쌓인다. 가족이 아프거나, 집안에 돈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를 당하는 등 상상도 해본 적 없는 굵직한 사건도 수시로 벌어진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내 인생만 뒤처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울감이든 번아웃이든 마음의 병을 앓기도 너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김미경은 이것이 “정상”이라고, 그러니 자책하지 말라고 말한다. 자기 방도 없는 좁은 집에서 무명 강사로 일하며 세 아이를 키워온 워킹맘으로서, 자신 역시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의 마음으로 40대의 10년을 살아왔다고. 원래 40대는 이룬 게 없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이다. “당신은 잘못 살지 않았어요. 자신의 꿈을 좇아 성실히 잘 살아왔으니 스스로를 의심하지 마세요. 잘못된 건 딱 하나, 마흔에 모든 걸 이루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뿐이에요. 그 생각 때문에 지금 이렇게 우울하고 힘든 거예요. 안 해도 될 좌절을 굳이 하고 있는 거라고요.”“마흔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금방 뭐라도 완성될 것처럼 보이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 막상 들여다보면 내실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데 왜 여전히 돈이 없지? 내가 바보같이 살고 있나? 더 열심히 달렸어야 했나? 40대 때 나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나만큼 분주히 사는 사람도 드물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하나의 커리어가 무르익어 프로페셔널이 되고 돈을 벌기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10년 내내 선배 강사들을 따라다니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강의가 없는 날에는 혼자서 강의 자료를 만들고, 독학으로 영상 편집을 배우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돈이 벌리지 않았던 30대의 강사 김미경. 그는 돈을 못 벌면 경험이라도 벌겠다는 생각으로 일한 덕분에, 당시로서는 뭐가 될지 알 수 없는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자신만의 ‘실패 창고’에 가득 쌓아갔다. 이 경험들이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은 그가 40대 중반이 되었을 무렵의 일이다. 그제야 그는 당장 쓸모도 없고 돈도 안 될 것 같았던 십수 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사실 자기만의 자산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자산들은 마치 구슬과 같아서 따로따로 들여다보면 뭐가 될지 모르지만, 일단 꿰기 시작하면 너무나 귀한 자신만의 보물이 된다는 사실도.그는 열심히 살았는데 뭐 하나 이룬 게 없다고 불안해하는 마흔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작 몇 년 모은 구슬로 성공하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자신이 15년의 무명 생활 끝에 40대 후반에서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듯, 내 구슬을 만드는 데 15년, 꿰는 데 15년, 30년 이상 멀리 보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당신의 마흔은 잘못이 없다.”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말하고, 손으로 쓰며 외우는40대를 위한 ‘김미경식 성장 매뉴얼’ 나만 빼고 다들 잘 사는 것 같아 속상하다면?★ 누구나 자기만의 밑바닥이 있다★ 오늘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지금껏 성실히 살아온 나를 의심하지 말자 이미 늦은 것 같아 불안하다면?★ 40대도 아직 인재다, 자신에게 투자하자★ 100세 시대에 인생의 황금기는 60대부터다. 아직 20년이 남았다★ 마흔은 구슬을 꿰기 시작하는 나이, 벌써 인생 정산하지 말자주변에서 내 꿈을 무시한다면? ★ 내 공간과 내 시간부터 확보하자 ★ 내가 성장하겠다는데, 감히 누구도 끼어들게 두지 말자★ 나를 가장 잘 아는 내 안의 진짜 나, ‘리얼 미’에게 묻자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오늘도 불안에 지친 마흔에게”에서는 사람들이 왜 마흔이 되면 우울하고 불안한지, 마흔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이 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보여준다. “2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마음가짐”에서는 타인과의 비교 멈추기부터 나 자신과 친해지기, 나만의 인생 해석집을 만들기, 나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주변의 소리를 차단하기, 나만의 공간과 시간 확보하기 등 불안을 버리고 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빨리 가져야 할 습관과 자세를 소개한다. “3부 인생의 균형을 유지하는 연습”에서는 결혼 생활과 자녀 교육을 중심으로 40대 이후의 인간관계를 재정립하는 법을 안내한다. 마지막 “4부 두 번째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법”에서는 나의 존엄을 지키며 50대 이후의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 마흔부터 준비해야 할 경제 습관과 커리어 확장에 대해 말한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4가지 주제는 마흔부터 준비해야 할 ‘세컨드 라이프를 위한 인생 매뉴얼’의 필수 키워드나 다름없다. 막연한 은퇴 준비, 노후 대비가 아닌 50대 이후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계획을 실천하고 싶은 30~40대라면 뜨거운 위로와 응원뿐 아니라 유익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0세가 밤 12시라면, 마흔은 겨우 오전 9시 36분다시 뜨거운 인생을 살고 싶은 40대에게 결코 늦지 않았음을, 그리하여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책우리는 100세 시대를 산다. 100세를 기준으로 인생을 24시간에 빗대어 계산하면 1년은 대략 14분 24초, 그렇다면 40세는 오전 9시 36분이다. 이제 막 출근해서 일에 집중할 시간이다. 문제는 마흔에 덧씌워진 ‘중년’, ‘불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다수가 40대를 ‘꽤 먹은 나이’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퇴사하면 뭐 먹고 살지, 관심도 없는 카페 창업을 해야 할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50~60대, 70~80대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나에게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며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 마흔이어야 한다. 스무 살 무렵, 김미경의 꿈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이었다. 그때는 돈이 없어 포기해야 했던 꿈. 하지만 그는 한 번도 이 꿈을 놓지 않았고 30년이 지나 50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영어로 강의하기’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제 60세가 된 그는 마침내 꿈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 있다. 세 아이가 장성했고, 회사도 안정되고, 해외에서 강의를 요청할 만큼 커리어도 탄탄하게 쌓았다. 무엇보다 55세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한 덕분이다. 자주 잊어버리고 발음도 만족스럽지 않지만, 매일 성장 근육을 찢는다는 마음으로 꿈에 몰입한 결과다.모두가 극심한 불황기를 살아내고 있는 요즘, 어디를 둘러보아도 한숨이 가득하고 움츠러드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코로나19가 그랬듯 이 불황이 끝나면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그때 지금보다 더 많이 불안해하며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진짜 인생을 살아볼 준비를 할 것인가. 끝까지 나를 사랑하며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준비하자. 이 책이 당신의 빛나는 마흔을 힘껏 응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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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김용균, 김용균들 -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 권미정.림보.희음 지음,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기획
- 오월의봄
- 2024-02-19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내보이는 첫 번째 책 산재, 그리고 산재 이후의 남겨진 이야기 김용균을 다시 부르는 방법 한국 사회의 일터에서는 한 해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한다. 2018년 12월 10일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24살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도 그 비현실적 숫자의 하나가 되었다. 그가 화력발전소에서 일한 지 3개월만의 일이다. 비용과 안전을 저울질하는 이 사회의 단면이 드러났고, 산재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며, 위험을 외주화해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그것을 전가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이름은 고유명사이나,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위험의 외주화, 산재 사고 피해자를 지시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선보이는 첫 단행본인 《김용균, 김용균들》은 다시 이 김용균이라는 이름에서 시작한다. ‘기업의 살인’과도 같은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3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용균이라는 한 사람의 죽음과 죽음 이후를 기억하고 살아내고 있는 김용균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김용균을 호명했다. 김용균 씨의 주검을 발견한 후 산재 트라우마와 함께 삶을 살아내는 또 다른 생존자이자 피해자인 하청업체 동료 이인구 씨, 김용균 씨의 어머니이자 산재 피해자 가족이자 유족으로, 또 노동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김미숙 씨, 발전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로 김용균투쟁이 자신의 싸움이 된 이태성 씨가 그들이다.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죽음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함께 싸웠는지, 그 싸움의 구체적 면면들은 어땠는지가 그들 각각의 기억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시 기록되었다. 특히 이 책은 김용균 씨의 산재 사고의 진상과 함께, 김용균 씨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목해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산재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더 다각화하고 산재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겪은 삶의 크나큰 변화와 살아내기 위해 이어가고 있는 그들 각자의 싸움에 무게를 둔 것은 산재의 당사자는 산재를 직접 겪은 피해자만이 아니며, 산재 사건은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단절된 한 건의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피해 당사자와 유족만을 중심에 두고 산재 사건에 접근하는 기존의 관점을 넓히려는 시도임과 동시에 산재가 사회에서 고립된 별도의 사건, 즉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시도다. 또한 산재 사고가 어떤 시점에 깔끔하게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긴 그림자와 상흔을 남기며 장기간의 싸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점 역시 함께 드러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산재 이후에 남겨진 이야기: 살아서 그 죽음을 겪어내는 사람들 이인구 씨는 김용균 씨와 같은 하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이었지만, 발전소 정규직으로 30년을 일하다 발전소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다시 입사한 경력직 ‘오비(OB)’ 직원이다. 노조에는 호의적이었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고, 분위기 좋은 곳이 있으면 아내와 함께 데이트도 곧잘하던,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보다 안정적이라는 발전소 정규직으로 살아온 \'평범한\' 삶이었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동료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이후 삶이 크게 변했다. 이렇게 큰 참극을 겪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 수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 정규직 시절에 정규직들의 처지에만 관심을 쏟았던 과거를 반성하고, 발전소 민영화를 막아내지 못해 김용균 씨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데 책임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는 중대재해를 목격한 사람으로서, 산재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산재 피해자이자 생존자다. 산재 사건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되었던 대표적인 피해가 바로 이 산재 사고의 목격자들이 겪게 되는 심각한 정신적 외상 문제다. 이인구 씨는 동료의 주검을 발견하며 큰 충격적 경험을 했지만 그에 대해 보호를 받기는커녕, 마지막에 김용균 씨와 통화를 했다는 이유로 마치 피의자처럼 취급되어 경찰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잘못은 기업과 구조에 있는데 동료 노동자들은 죄책감까지 느껴야 한다. 심한 경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기도 한다(2020년 현대중공업 끼임 사고). 이인구 씨 역시 심한 이명과 불면에 시달렸다. 다만 이인구 씨를 비롯해 당시 김용균 씨와 함께 일했던 화력발전소 노동자들 여럿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산재 처리가 되어 해당되는 치료를 일부 받을 수 있었다. 김용균 씨 사건에 앞서 있었던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 이후 사고를 겪은 이들에 대한 정신적 어려움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직업 트라우마에 대한 공적 지원 체계가 조금은 자리를 잡은 덕이다. 김미숙 씨는 김용균 씨의 어머니다. 산재 피해 유가족이다. 자식이 스스로 잘못해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몰아가려는 회사의 모습을 보고 시작된 싸움이 또 다른 김용균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싸움으로 이어졌다. 자식의 죽음으로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었고, 자신과 가족에게 집중했던 삶에서 타인의 삶에 연대하는 삶으로 옮아갔다. 부당한 노동현실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 됐다.다만 저자들이 기록한 김미숙 씨는 정형화된 유족 혹은 \'노동자의 어머니\'의 모습은 아니다. 당연히 유가족이라고 해서 언제나 슬플 수는 없고, 온종일 길 위에서 싸우고 있을 수만도 없다. 그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족은 이래야 한다라는 편견에 맞서야 한다고 분명히 생각한다. 김미숙 씨는 흔들리기도 하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웃고, 이따금은 다시 공허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평범\'했던 과거의 삶과 싸우며 살아가는 지금의 삶을 저울질하지 않고 모두를 긍정한다. 자식 잃은 어머니가 되기도, 길 위에서 싸우는 몸이 되기도, 누군가의 손을 맞잡는 연대자이자 활동가가 되기도 하며 자신의 싸움을 해나간다. 이태성 씨는 발전 비정규직 노조 동료다. 또다른 발전소 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이고 노조 활동가였고, 김용균 씨와 서로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비정규직 문제를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에 발전 비정규직 대표로 참석하기로 되어 있던 날 새벽에 김용균 씨의 죽음을 알게 됐고, 그 기자회견에서 그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김용균의 죽음을 세상에 처음 알리게 됐다. 그 역시 가까운 후배를 산재로 잃었고, 산재 신청조차 하지 못했던 수많은 동료들의 얼굴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터진 울음이었다. 김용균의 죽음을 그대로 흘릴 수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그리고 김용균을 그대로 보낼 수 없었던 건 다른 발전 비정규직들도 마찬가지였다. 큰 싸움의 경험도 없었고, 팔뚝질조차 어색했던 발전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미친 듯이 싸웠다”. 노조를 포함한 수많은 주체들이 두 달여를 싸웠다. 당정 협의도 이루어졌고, 장례도 치렀다. 국무총리 산하의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져 조사도 마무리됐다. 그런데도 발전소는 변한 듯 변하지 않았다. 특조위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정규직 전환은 합의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이루어지지 않았고 발전소 내 작업환경 및 처우 개선도 미진한 상황이다. 김용균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위한 형사재판에서 사측은 또다시 말을 바꿨다. 원청은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했고, 왜 그렇게 노동자들이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산재로 인한 후배의 죽음이 후배의 과실로 기록된 것을 알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팠던 이태성 씨는, 이제 투쟁을 그만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의 죽음을 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함께 싸울 때 길도 생기고 힘도 생긴다는 걸 김용균투쟁으로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다. 다시, 김용균이 책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뿐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소를 둘러싼 문제의 시작과 범국민 추모제 등에서의 김미숙 씨의 발언, 그리고 여러 주체들이 함께했던 김용균투쟁에서 특히 집회를 기획하고 진행하거나 시각 작업을 맡았던 문화활동가들의 목소리도 같이 엮어 김용균 사건 자체도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려 노력했다. 김용균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대명사가 되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또 다른 김용균들이 함께 싸웠다는 것을 기록하고 산재가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그리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비극이라는 점을 전하고자 했다.산재로 사망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회적 사건이 되는 산재가 많지 않은 비극적 현실에서도 김용균 씨의 죽음은 이 사회를 울렸다. 국무총리 산하의 특조위도 구성되어, 김용균 씨의 산재 사망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인재였고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원하청이 분리되어 연속된 공정의 업무를 보게 만든 노동구조와 위험한 노동환경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계가 명백할지라도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개정되었고 중대재해처벌법도 제정됐다. 하지만 김용균 씨 사건과 똑같은 구조적 이유로 벌어지는 산재 사망사고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도, 동국제강에서도, 건설 현장에서도, 대우조선에서도 불안정 노동자인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보도되지 않은 죽음은 더 많을 것이다. 심지어 김용균 씨 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2022년 2월에서야 선고된 1심 결과에서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전 대표는 무죄 판정을 받았고, 원·하청사에게 선고된 벌금과 기타 피고인들에 대한 처분 역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그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처벌을 완화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지금 김용균을 다시 호명하고 그 죽음과 이후의 투쟁을 기록하는 것은 김용균이라는 한 사람뿐 아니라 같은 구조 속에서 목숨을 잃고 다친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그 길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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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인
- 2024-02-19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모를 때 가장 잔인하고 무감해진다.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무감한 공모를 깨닫게 되었고 마음이 아팠다.” _ 최은영(소설가)그 많은 깻잎은 누가 다 키웠을까?삶이 투쟁이 되는 깻잎밭 이주노동자 이야기깻잎, 고추, 토마토, 딸기, 계란, 김, 돼지고기…… 우리 밥상에 오르는 매일의 먹을거리는 이주노동자의 손을 거쳐 온다. 전체 농·어업에서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4명이 이주노동자이고,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크다.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로 텅 비어버린 농촌의 일터는 “이제 외국인 없으면 농사 못 짓는다”라는 말이 당연하리만큼, 이주노동자의 땀으로 채워지고 있다.《깻잎 투쟁기》는 우리 먹을거리의 핵심 생산자이자 한국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인 이주노동자의 삶을 전한다. 연구자이자 활동가인 저자는 직접 깻잎밭에서 일하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조건과 생활환경을 보았고, 농장주들로부터 농촌 사회에 이주민이 들어온 후 달라진 풍경과 농사일에 관해 전해 들었으며, 새벽에 찾아간 인력사무소에서는 미등록 이주민(‘불법 체류자’)이라는 낯선 세계를 만났다. 이 책은 결코 ‘인력’으로 치환될 수 없는 노동자들의 삶을 말한다. “이주노동자가 온다는 것은 단순히 ‘인력’이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오는 일이다. 이주노동자의 손과 함께 삶과 꿈도 온다.”‘못사는’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의 ‘슬픈’ 이야기더 나은 인권 사회를 향한 1500일의 여정!2020년 기준 임금 체불을 당한 이주노동자 31,998명, 사장이 가하는 성폭력을 피해 차라리 미등록 노동자의 길을 택하는 여성 노동자들,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허울뿐인 제도와 법, 인종 차별…… 이런 현실에 연루되지 않은 한국인은 아무도 없다. 한국인의 기본적인 생활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모를 때 가장 잔인하고 무감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무감한 공모를 깨닫게 되었고 마음이 아팠다. 《깻잎 투쟁기》가 많은 분에게 가닿기를, 그리하여 이 책이 잔인함에 이토록 관대한 이 사회를 변화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_ 최은영(소설가)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코로나 시대 건강권 문제까지농업 이주노동자에 관한 최초의 관찰기《깻잎 투쟁기》는 우리 밥상을 책임지는 농업 이주노동자에 관한 최초의 관찰기로, 캄보디아와 한국을 오가며 이주노동자를 직접 지원하고 이주노동 문제를 연구해 온 연구활동가 우춘희의 첫 책이다. 저자는 ‘한국에서는 누가 어떻게 농사를 짓고 있지?’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이주노동자들의 삶 속으로 뛰어든 지난 4년여의 치열한 기록을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생생하게 그렸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주거 시설과 임금 체불, 저임금 문제를 비롯한 노동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취업을 준비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애처로운 사연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어떻게 한국의 ‘외국인 고용 제도’(고용허가제)로 농촌에 들어오는지 설명한다. 4장에서는 농장주들에게 전해 들은 젊은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며 달라진 농촌의 분위기를 말하고, 5장에서는 인력사무소에서 알게 된 미등록 이주민(‘불법 체류자’)을 쓸 수밖에 없는 농촌의 사정을 말한다. 6장과 7장에서는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성폭력 문제를 비판하고, 코로나 시대에 두드러진 이주민의 ‘건강권’ 문제를 다룬다. 이외에도 최근 들어 논란이 일고 있는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 적용(2장)이나 건강보험료 ‘먹튀’ 문제(6장), 이주노동자가 ‘도망’가는 이유에 대한 사회제도적 분석까지(5장), 이 책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이주노동자의 삶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낸다.이주노동자들이 전한 이주노동 현장은 참혹했다. 장시간 고된 노동을 강요하며 법으로 정한 최저 시급도 주지 않았다. 몇 달 치 임금을 체불하는 사례도 많았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밭 바로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가 그들의 기숙사였다. 그 안에는 화장실도 없어 노동자들은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가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했다. 사업주의 언어폭력과 성폭력을 호소하는 노동자들도 많았다. 이 모든 일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수년째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그들의 이야기와 삶이 우리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_머리말에서“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_이주노동자가 ‘상시’ 거주하는 ‘임시’ 주거 시설 일렬로 늘어선 비닐하우스 단지, 홀로 차광막을 친 검은 ‘비닐하우스’. 화장실도 없고 곰팡이와 온갖 벌레만 가득한 그 작은 공간에 농업 이주노동자가 살고 있다. 그것도 매달 수십만 원의 돈을 지불하면서!우춘희 연구활동가는 직접 보고 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주거 환경의 실상을 이 책에 있는 그대로 서술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냉·난방장치가 허술한 데다 자연재해를 막아줄 안전장치가 전혀 없었다. 밭 한가운데 외따로 있던 한 비닐하우스 집은 잠금장치가 없어 아무나 들어올 수 있었고, 콘크리트 농수로 위에 그야말로 ‘얹어놓은’ 컨테이너 집은 집 밑에 물이 졸졸 흘렀다. 왕복 2차선 도로 옆에 있던 두 명이 누우면 꽉 차는 네다섯 평의 컨테이너에는 세 명의 이주노동자가 부대끼며 살면서 매달 75만 원을 냈고, 다 쓰러져 가는 폐가를 대충 고쳐놓아 한겨울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공간에는 다섯 명의 이주노동자가 월세로 2백만 원을 내고 살았다. 저자는 열악하다 못해 끔찍한 주거 시설을 들여다보며 집다운 집에서 살 당연한 권리에 대해 말한다. 컨테이너 두 개가 붙어 있는 열 평 남짓한 공간에 방, 부엌, 샤워실이 하나씩 있었다. 햇빛도 제대로 들지 않았고 환기도 전혀 되지 않았다. …… 집 안 곳곳에 온갖 벌레가 우글거렸다. 부엌은 각종 곰팡이가 마치 작은 생태계를 이루는 것 같았다. 관리를 안 해서가 아니라 환경이 그랬다. 그 공간에서 세 명은 방에서 자고 나머지 두 명은 방이 좁아 부엌 앞 공간에서 잔다고 했다. _21~22쪽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일손이 필요한 곳에 데려다가 채우는 ‘인력 수급 정책’의 대상으로만 본다. 오로지 어떻게 농촌의 부족한 인력을 채울지 골몰하며, 일하는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수요와 공급의 숫자에만 관심을 쏟는다. 이주노동자가 어떤 곳에서 사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일하는지,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는 하는지, 그 실상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_38쪽깻잎을 먹을 때마다 이주노동자가 생각난다_하루 종일 1만 5천 장의 깻잎을 따야만 하는 사람들한국인만 좋아해 먹는다는 깻잎은 이주노동자들의 장시간 고된 노동의 산물이다. 저자가 만난 깻잎밭 노동자들은 한 달에 고작 한두 번 쉬며 하루 10시간씩 일했다. 그들의 근로계약서에는 하나같이 하루 ‘근로 시간 11시간(휴게 시간 3시간 포함)’이 적혀 있었고, 그로 인해 임금은 최대 8시간만 최저 시급으로 계산해 받았다. 하지만 농장주들은 하루에 깻잎 1만 5천 장, 15상자를 채우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며 노동자들을 닦달했고, 심지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깎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매일 깻잎 15상자를 채우기 위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끼며 쉴 틈 없이 깻잎을 땄다. 소변을 참아서 방광염에 걸리거나 화장실에 덜 가기 위해서 물을 먹지 않는다고 말하는 노동자들의 사연은, 우리가 깻잎을 먹을 때마다 이주노동자들의 수고로운 손길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알려준다.깻잎밭에서 사람을 구한다고 연락을 받으면 이주노동자들은 일단 고개부터 절레절레 저었다. 오전 6시 30분에 밭에 나가서 오후 5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깻잎을 따야 1만 5천 장을 딸 수 있다고 그들은 말했다. 간단한 빵과 두유를 허겁지겁 먹고 밭에서 걸어서 5~10분 걸리는 간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 말고는 쉴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다고 했다. _76쪽‘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사람들_이주노동자는 어떻게 한국 농촌에 들어올까?2004년에 시행된 ‘고용허가제’는 한국인이 더는 일하러 오지 않는 곳에 국가가 직접 외국 인력을 선발해 취업을 알선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한국 정부와 고용 협약을 맺은 아시아 16개국에서 한 해 5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온다. 이 책에서는 실제 이주노동자들이 왜 어떤 경로로 한국에 오는지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저자가 직접 만난 취업 준비생들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한국어 학원에 다니며 ‘코리안드림’을 꿈꿨다. 사연은 제각각이었지만 공통된 이유는 바로 끝 모를 ‘가난’이었다. 줄줄이 딸린 가족들을 부양해야 해서, 어린 나이에 ‘신부대(지참금)’ 때문에 결혼하기는 싫어서,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해 시험에 유리해서……. 저자는 말한다. “그곳에서 그들의 삶을 보고 그들이 말한 ‘가난’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한국에서 일하려면 일단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보파(가명, 30대) 씨는 공장에서 일을 마친 후 한국어 학원에 다녔다.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캄보디아 사람들이 차린 학원이었는데, 그런 학원들이 공장 주변에 많았다. 공장에서 야간작업을 하느라 학원에 못 가는 날도 있었고, 늦게까지 일하다 가는 날에는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그래도 《너도나도 한국어》 교재를 늘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보고 또 보려 했다. _101쪽(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모두 한국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어능력시험 성적 유효 기간이 2년이기에 2년 내에 자신을 고용하고 싶다는 사업주로부터 선택을 받아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한국의 고용 센터는 보통 사업주가 신청한 구직 인원의 3배수로 알선하고, 사업주는 센터를 통해 구직자의 정보(키, 몸무게, 성별, 한국어능력시험 점수 등)를 검토해서 선택한다. _103쪽이주노동자가 온 후 농촌은 어떻게 변했을까?_농촌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노동자 이야기이 책의 4장에서는 이주노동자가 온 후 달라진 농촌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사과 농사에서 깻잎 농사로, 배추 농사에서 깻잎 농사로 바꾼 농장주들의 사연, 20·30대 젊은 이주 여성이 밭농사를 도맡으면서 한국 노인 여성의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이야기, 고용주로서 이주노동자를 대하고 관리하는 농민들만의 방식, 시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외국인 음식점과 동남아에서 온 각종 식자재를 파는 시골 마트의 풍경 등 어느 책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결국 김미자(가명, 60대) 씨네는 배추에서 깻잎으로 작물을 바꾸었다. ‘깻잎’은 여러 면에서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오는 이주노동자에게 맞춤인 작물이다. 일단 깻잎 농사는 1년 내내 일거리가 있는 노동집약도가 높은 일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노동자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_133쪽“(200평 기준 깻잎) 비닐하우스 한 동에 보통 3천만 원 정도 매출이 난다고 보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하우스 여섯 동을 갖고 있으니까 이 정도면 1억 8천만 원 정도 매출이 나겠죠. 여기서 농비, 인건비, 시설 투자비 빼고 나면 절반 정도 이익이 날 거예요. 그런데 농약 값 이런 건 별로 안 들거든요.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요. 하우스 세 동 정도는 (세 명의) 인건비로 나가고, 제 인건비는 나머지 세 동 정도 가져간다고 보면 돼요. 작년(2019년) 같은 경우는 깻잎이 대박 터졌거든요. 이 정도 규모에서 대박 터졌으면 이익이 한 2억 나왔을 거예요.” _137쪽 ‘현대판 노예제’가 된 고용허가제_‘사업장 변경 제한’이라는 굴레저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고용허가제가 농·어촌과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해서 만든 제도이지 “저개발국 사람들에게 시혜를 베풀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이주노동자의 인력만 이용할 뿐 그들이 한국에 정주해서 살 수 있는 기회는 결코 주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촘촘한 규정으로 이주노동자를 옭아매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것은 이주노동자가 직장을 쉽게 옮길 수 없게 만들어 사실상 ‘강제 노동’을 시키는 ‘사업장 변경 제한’이다. 이 책에서는 ‘사업장 변경 제한’의 문제점과 각종 폐해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 규정에 관한 2021년 말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깊이 들여다본다.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변경하려면 근로계약 해지에 대한 사업주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사업주의 위반 사항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명백한 불법도 입증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에 이주노동자는 되도록이면 사업주의 협조를 얻으려 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사업장 변경 신청 사례(3만 2140건) 중 근로계약 해지 또는 만료로 인한 신청이 전체의 85.6퍼센트(2만 7512건)였다. 사실상 이주노동자는 사업장을 바꾸기 위해 사업주의 동의가 필요한 셈이었다. _81쪽그동안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인력만 이용할 뿐 그들이 한국에 정주해서 살 수 있는 기회는 결코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에게 ‘인력’만을 요구한다. 이주노동자의 삶은 ‘영원히 일시적인(permanently temporary)’ 상태이다. 이주노동자는 한국에 와서 일을 하지만 여기에서 정착해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지는 못한다. 정해진 기간이 다 되어 비자가 만료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 빈자리를 다른 이주노동자가 와서 채운다. _127쪽‘불법 체류자’라야 노동 조건이 더 좋다고?_합법적 노예 상태와 불법적 자유의 역설2020년 초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자 고용허가제로 들어오기로 한 노동자들의 입국이 계속 지연되었다. 농업 현장에서는 봄철 파종을 앞두고서 인력 부족이 극심해졌고,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없던 농민들은 ‘불법 체류’ 노동자에게 월급을 더 올려주고 기숙사비를 안 받겠다고 제안하며 노동 조건을 협상했다. 그 결과 ‘합법 체류’ 노동자보다 ‘불법 체류’ 노동자가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다. 공급이 부족한 노동 시장에서 ‘합법 체류’ 노동자는 과도하게 엄격한 외국인 고용 제도(고용허가제)에 발이 묶였지만, ‘불법 체류’ 노동자는 이런 구속에서 벗어나 노동 조건을 두고 사업주와 협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비슷한 시기에 만난 억압받는 ‘합법 체류’ 노동자와 자유로운 ‘불법 체류’ 노동자의 사례를 비교함으로써, 외국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가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합법 체류 자격의 이주노동자는 임금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다. …… 반면 체류 기간이 지난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자신이 ‘합법적’ 체류 기간에 쌓은 전문성과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는 약간의 자유를(그들은 정식 계약을 맺은 상태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쉽게 그만둘 수 있었다) 토대로 삼아 일손이 부족한 사업주와 노동 조건과 주거 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노동자는 온갖 제도와 법이 구속하는 노예 상태에 놓이지만 ‘불법적’으로 체류하는 노동자는 이런 구속에서 벗어나서 협상력을 갖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_153~154쪽“불법이라서 월급을 더 조금 준다? 요즘은 그런 거 안 통해요. 코로나 때문에 (사람 구하기 힘들어져서) 기숙사비 안 받고 월급 160만 원을 줬어요. 그런데 이제 여자는 기본이 180만 원이고 남자는 200만 원이에요. 우리는 기숙사비도 전혀 안 받고 오히려 쌀도 사줘요, 좋은 쌀로. 그런데 지금 사람이 없어서 알아보니까 다른 농가는 우리보다 더 준다는 거예요. 여자는 200만 원, 남자 230만 원에서 최고 250만 원까지 준대요. 부부가 오면 합해서 450만 원에 맞춰준다고 하더라고요.” _157쪽“건강보험료 ‘먹튀’요? 바빠서 한 번도 병원에 못 갔어요”_외국인 건강보험료로 돈 버는 나라건강보험을 든 외국인들이 피부양자 등록을 악용해 세금은 적게 내고 의료 혜택만 받는다는 이른바 ‘건강보험료 먹튀’는 사실일까? 이 책이 전하는 실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보면, 최근 2018년부터 3년간 건강보험료 재정수지가 매년 증가해 누적 흑자 규모가 1조 원이 넘었다. 저자가 농업 현장에서 만난 이주노동자들은 일하느라 병원에 갈 시간도 없는데 건강보험료를 너무 많이 낸다고 하소연했다. “건강보험료를 좀 내려주세요. 저는 보험료를 제 능력 이상으로 이렇게 많이 낼 수 있는 형편이 못 됩니다.” “저희는 농촌에 살고, 한 달에 2~3번 쉬기 때문에 병원에 갈 시간도 없어서 그냥 약을 사서 먹습니다.”내국인은 소득과 재산 수준에 따라서 보험료가 산정되지만 외국인은 이런 과정 없이 내국인 보험 가입자의 평균을 낸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피부양자 인정 기준도 제한적이다. 특히 농업 이주노동자의 경우, 농장주들이 ‘사업자등록’을 안 한 경우가 많아 직장인가입자 자격을 얻지 못한다. 외국인 고용 제도는 그들에게 장기 거주할 기회를 주지 않는데, 보험 공단에서는 ‘장기요양보험료’를 제외해주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내는 보험료만큼 합당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을까? 저자는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해 기본적인 통역 서비스조차 없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며, 건강보험료 문제가 이주민 혐오로만 소비되는 것을 넘어 ‘이주민 건강권’ 문제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이주민들은 언어 장벽으로 인해 병원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다. 특히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잘 모르는 데다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막막해했다. …… 교통과 시간도 문제였다. 일단 농촌 마을에서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보통 하루 반나절은 써야 했기에 쉬는 날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만난 농업 이주노동자들 중에는 병원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아프면 병원에 가기보다 그저 고용주에게 부탁해서 약을 사 먹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_199~200쪽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는 직장가입자가 되지 못해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에 의무 가입한다. 직장가입자는 사업주와 보험료를 절반씩 내지만,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를 모두 부담한다.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가 내는 한 달 건강보험료는 2022년 기준 12~13만 원이다. _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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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꼭 잘해야 하나요?
- 이상룡 외 지음
- 글ego
- 2024-02-19
내가 가고 있는 길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다른 사람보다 뒤처진다고 생각될 때,나는 잘 살 고 있는 걸까? 의문이 들고 그대로 멈추게 됩니다.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보입니다.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담쟁이덩굴은 혼자 서지 못하지만 다른 대상에 의지하면 괄목하게 성장하는 식물입니다.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뻗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높은 담장도 훌쩍 넘어 드넓은 세상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요? 나만의 속도에 맞춰 꾸준히 나아간다면 우리의 삶은 충분히 풍성해지고 사랑스러울 거예요.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느려도 좋고 확신이 없어도 괜찮아요.꼭 잘해야 하나요?그만큼 하기도 쉽지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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